한미 외교차관, 4년 만에 전략대화 “北비핵화에 공통 의지”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한국을 방문 중인 앨리스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과 10일 비자 문제를 비롯한 양국 현안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외교부는 박 차관과 후커 차관이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제10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갖고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 비자 문제 등 경제 현안, 지역 및 글로벌 협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는 지난 2021년 7월 열린 뒤 4년 만에 개최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차관은 지난달 크리스토프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에 이어 이번 후커 차관의 방한으로 미 국무부 고위급 인사가 잇따라 한국을 찾으며 한미동맹에 대한 우선순위를 보여준 데 대해 평가했다. 또 급변하는 국제 경제·안보 환경에서 양국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을 계기로 성사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상급 교류를 앞두고 차관 전략대화가 열려 뜻깊고 의미 있다고 했다.
후커 차관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및 방위공약이 확고하다며, 정무차관으로 부임한 뒤 수석대표로서의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한 것은 철통같은 한미동맹에 대한 미측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양측은 한미동맹이 70년 이상 양국 간 협력을 더욱 심화・확대해 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안보・경제뿐만 아니라 첨단기술 및 인적교류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달 조지아주에서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한국인 근로자들이 대규모 체포·구금된 사태 이후 한미 상용방문 및 비자 워킹그룹이 출범해 주한 미국대사관 내 전담 데스크 설치와 단기상용(B1) 비자 활용 방안 명시 등을 협의한 데 대해서도 양측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후속 협의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미측이 한국 측의 대미 투자의 긍정적 효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한국 국민들이 안정적인 투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후커 차관의 발언을 소개했다.
두 차관은 또 최근의 한반도 관련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는 가운데 대북정책 관련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박 차관은 이재명 정부의 북한과의 대화 및 협력 재개를 위한 노력과 ‘E.N.D 이니셔티브’에 대해 설명하고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계속 협력하자고 했다.
양측은 또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미일 3국 간 공조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3국 협력을 지속적으로 구체화하기로 했다.
후커 차관은 또 올해 APEC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우리 정부의 역할과 기여에 대해 평가하고 정상회의와 경제인 행사 등에서 다양한 경제·사회 현안에 대한 성과 도출을 위해 미측도 가능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전략대화에서는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오는 29일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 일정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조현 외교부 장관도 후커 차관과 조찬을 함께하며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조선, 원자력, 첨단기술 등 전략적 분야에서의 협력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로 이행될 수 있도록 각별하게 챙겨봐줄 것을 당부했다. 후커 차관은 지난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신속하고 충실하게 이행하기 위해 최대한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차관은 한미 동맹의 현대화를 비롯해 조선, 핵심 광물 공급망, 에너지, 핵심 신흥 기술 분야를 포함한 경제 협력의 강화,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논의했다”며 “아울러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통의 의지를 포함해 북한이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에 대해 일치된 접근법을 유지할 것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또 후커 차관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70년 이상 평화, 안보, 그리고 번영의 핵심축 역할을 해온 한미 동맹의 굳건한 힘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강력한 연합방위태세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 지속 보장을 통해 동맹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미국의 굳은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