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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사가 보복 기소” “국회가 소추권 남용”

    “검사가 보복 기소” “국회가 소추권 남용”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 유우성씨에게 ‘보복 기소’를 했다는 이유로 현직 검사로선 처음으로 탄핵소추된 안동완(54·사법연수원 32기) 부산지검 2차장검사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재판이 20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안 검사 측은 국회가 정치적 목적으로 탄핵소추권을 남용했다며 역공에 나선 반면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측은 안 검사가 권한을 남용해 법을 위반했다고 맞섰다. 이날 오후 헌재에서 열린 탄핵 재판 첫 변론에서 안 검사 측 대리인 이동흡 변호사는 “고위 공직자에 의한 헌법 침해로부터 헌법을 수호하고 유지하기 위한 탄핵소추의 본질을 벗어났다. 오로지 정치적 목적으로 추진된 것이라는 점에서 탄핵소추위원 측이 탄핵소추 발의 권한을 남용한 게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안 검사가 유씨를 기소한 것이 공소권 남용이라고 본 항소심과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2심 법원은) 내용을 제대로 심리하지 않은 채 막연히 어떤 의도가 보인다고 판시했다”고 항변했다. 안 검사도 “보복 기소라는 주장은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의혹 제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국회 측 대리인으로 나선 김유정 변호사는 “피청구인은 검사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직무인 공소권 행사와 관련해 헌법과 법률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반박했다. 탄핵소추를 주도한 민주당 ‘검사 범죄 대응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과 이 사건 당사자인 유씨도 이날 재판을 방청했다. 유씨는 “이번 기회에 검사가 합당한 처벌을 받아 좋은 선례가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 검사 탄핵소추안은 지난해 9월 21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검찰이 유씨의 간첩 혐의 사건에서 증거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자 이미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별도의 대북 송금 사건을 가져와 유씨를 ‘보복 기소’했다는 게 사유다. 안 검사는 유씨가 기소된 사건의 담당 검사였다. 이 사건은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으나 항소심과 대법원은 외국환거래법 혐의에 관해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했다며 공소를 기각했다.
  • 현직 검사 최초 탄핵심판 첫 변론…“소추권 남용” vs “보복 기소”

    현직 검사 최초 탄핵심판 첫 변론…“소추권 남용” vs “보복 기소”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 유우성씨에게 ‘보복 기소’를 했다는 이유로 현직 검사로선 처음으로 탄핵소추된 안동완(사법연수원 32기·54) 부산지검 2차장검사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재판이 20일 본격 시작됐다. 안 검사 측은 국회가 정치적 목적으로 탄핵소추권을 남용했다며 역공에 나선 반면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측은 안 검사가 권한을 남용해 법을 위반했다며 맞섰다. 이날 오후 헌재에서 열린 탄핵 재판 첫 변론에서 안 검사 측 대리인 이동흡 변호사는 “고위 공직자에 의한 헌법 침해로부터 헌법을 수호하고 유지하기 위한 탄핵소추의 본질을 벗어났다. 오로지 정치적 목적으로 추진된 것이라는 점에서 탄핵소추위원 측이 탄핵소추 발의 권한을 남용한 게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안 검사가 유씨를 기소한 것이 공소권 남용이라고 본 항소심과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2심 법원은) 내용을 제대로 심리하지 않은 채 막연히 어떤 의도가 보인다고 판시했다”고 항변했다. 안 검사도 “보복 기소라는 주장은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의혹 제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회 측 대리인으로 나선 김유정 변호사는 “피청구인은 검사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직무인 공소권 행사와 관련해 헌법과 법률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반박했다. 탄핵 소추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검사 범죄 대응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과 이 사건 당사자인 유씨도 이날 재판을 방청했다. 유씨는 “이번 기회에 검사가 합당한 처벌을 받아서 좋은 선례가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 검사 탄핵 소추안은 지난해 9월 21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검찰이 유씨의 간첩 혐의 사건에서 증거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자 이미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별도의 대북 송금 사건을 가져와 유씨를 ‘보복 기소’했다는 게 사유다. 안 검사는 유씨가 기소된 사건의 담당 검사였다. 이 사건은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으나 항소심과 대법원은 외국환거래법 혐의에 관해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했다며 공소를 기각했다.
  • 부산시, 국가도시공원 유치 나선다...낙동강하구 지역

    부산시가 국가도시공원 유치에 나선다. 부산시는 7일 오후 2시 시청 국제회의실에서 ‘2021 국가도시공원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는 제1호 국가도시공원 부산 유치를 위한 전략구상을 비롯해 20대 대선공약 제시 및 공론화, 시민과 시민사회단체의 담론 형성 및 참여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승환 동아대학교 명예교수(국가도시공원전국민관네트워크 상임대표)가 ‘제1호 국가도시공원 부산유치전략과 시민참여방안’에 대해, 이동흡 부산시 파크시티 추진단장이 ‘부산시의 국가도시공원추진방향’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이어 토론에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전문가, 부산시의원 등이 참여, 의견을 나눴다. 국가도시공원은 도시자연경관을 보호하고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 생활을 향상시키고자 국가가 지정하는 도시공원으로 시는 낙동강 하류 지역 750만㎡에 전국 1호 국가도시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시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국가도시공원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난달 12일, 첫 회의를 개최해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위한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이근희 부산시 녹색환경정책실장은 “제1호 국가도시공원은 낙동강 유역을 세계적인 생태관광 거점 공간으로 조성하고, 부산의 동서 불균형을 없애는 상징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며 “경제적 효과와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부산발전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임성근 전 부장판사 탄핵 무산…“재판부 합리적 결론 경의”(종합)

    임성근 전 부장판사 탄핵 무산…“재판부 합리적 결론 경의”(종합)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 탄핵소추를 헌법재판소가 각하했다. 헌재는 28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임 전 부장판사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 재판을 열어 재판관 5(각하)대 3(인용) 의견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재판관 1명은 심판 절차를 종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국회가 올해 2월 4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법관인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결정한 지 8개월여 만에 나온 결론이다. 각각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이미선 재판관은 각하, 유남석·이석태·김기영 재판관은 인용(파면 결정) 의견을 냈다. 문형배 재판관은 유일하게 심판절차 종결 의견을 냈다. 법관을 파면하려면 헌법재판관 6명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다수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에 의하면 탄핵심판의 이익이란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하기 위해 심리를 계속할 이익”이라며 “파면을 할 수 없어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게 된다면 탄핵심판의 이익은 소멸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청구인(임 전 부장판사)이 임기 만료 퇴직으로 법관직을 상실해 이 사건에서 본안 심리를 마치더라도 공직을 박탈하는 파면 결정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음이 분명하다”며 “탄핵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므로 각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선 재판관은 각하 의견을 내면서 “헌법이 공직 보유를 탄핵심판 절차를 유지할 전제조건으로 확정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다만 현행 헌법재판소법 아래에서는 임기 만료로 퇴직한 경우 심판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인용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헌재가 재판 독립의 의의나 법관의 헌법적 책임 등을 규명하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법관 독립 침해 문제를 사전에 경고해 예방할 수 있다”며 ‘심판의 이익’이 있다고 봤다. 또 “피청구인의 재판 개입 행위는 형사수석부장판사라는 지위에서 사법행정 체계를 이용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재판 독립과 공정성에 심각한 위협일 뿐 아니라 여러 재판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져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이같은 결정에 임 전 부장판사 측은 “탄핵심판 절차의 법리에 따라서 합리적 결론을 이끌어내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피청구인 임 전 부장판사의 대리인 이동흡 변호사는 이날 헌재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피청구인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재판심리를 진행해 준 것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변호사는 소수 의견에 대해선 “어디까지나 소수 의견”이라면서 “헌재에서 소수 의견으로서 의견 낸 것에 대해선 구속력이 없으니 크게 문제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안으로까지 나아가서 판단할 수 없다는 게 헌재의 법적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재판 당사자인 임 전 부장판사의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오늘은 본인이 출석을 못 했는데 앞으로 본인의 소회 이런 것도 밝힐 기회가 있지 않나 싶다”며 “참고로 모든 탄핵심판절차에서 ‘나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이렇게 여러분들에게 폐를 끼쳐 송구스럽다’는 의견을 진술한 적 있다”고 전했다.임 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던 2014∼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추문설’을 칼럼에 쓴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그는 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들의 대한문 앞 집회 사건 판결문을 수정하도록 지시하고, 프로야구 선수들의 원정도박 사건을 약식명령으로 종결하도록 하는 등 재판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 국회는 이 같은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79표·반대 102표·기권 3표·무효 4표로 가결했다. 당시 현직이었던 임 전 부장판사는 2월 말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한편 임 전 부장판사는 재판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기소됐으나 1·2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검찰이 상고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 헌재, 임성근 전 판사 ‘법관 첫 탄핵심판’ 돌입

    헌재, 임성근 전 판사 ‘법관 첫 탄핵심판’ 돌입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심판 첫 변론 준비기일이 24일 열렸다. 법관으로서 헌정 사상 처음 탄핵심판대에 오른 임 전 부장판사는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소심판정에서 국회 측과 임 전 부장판사 측이 각각 사전에 제출한 답변서를 토대로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 제출 및 증인 신청 목록을 확인하는 절차를 가졌다. 이날 재판은 임 전 부장판사 탄핵심판의 수명재판관으로 지정된 이석태·이영진·이미선 재판관의 심리로 진행됐다. 이석태 재판관은 임 전 부장판사 측에 탄핵소추 의결서에 제시된 사유인 재판 개입 행위에 대해 사실관계를 인정하는지 따져 물었다. 국회는 지난 2월 임 전 부장판사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 등 3건의 재판에 개입한 행위가 헌법에 위배된다며 탄핵 소추했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일관되게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는 지시·간섭이 아니었다”며 탄핵소추가 각하돼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재판 개입 혐의로 기소된 임 전 부장판사는 지난해 1심에서 ‘직권 없이는 직권남용도 없다’는 법리에 따라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국회 측이 증거로 제출한 2018년 전국법관대표회의 의결 내용을 문제 삼기도 했다. 임 전 부장판사 측 법률대리인인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은 당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진보 성향의 우리법연구회 출신 비율이 높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참여연대가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헌재법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변 회장 출신의 국회 측 법률대리인인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은 “국민으로서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맞섰다. 지난달 28일 임기가 만료돼 법복을 벗은 임 전 부장판사는 본격적인 탄핵심판 변론이 시작되는 다음 기일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단독] 특활비 폐지하는데… 軍, 여전히 ‘깜깜이 특경비’

    [단독] 특활비 폐지하는데… 軍, 여전히 ‘깜깜이 특경비’

    용처가 불투명한 특별활동비가 폐지·축소 추세인 가운데 ‘제2의 특활비’로 불리는 특정 업무 경비가 별다른 지출 증빙 없이 군 법무실장들에게 월급처럼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여전히 국민 혈세가 군 내부에서 쌈짓돈처럼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이 각 군 본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5년(2016~20년)간 수사 활동비 지급 내역에 따르면 해군, 공군, 시설본부, 정보사령부의 법무실장은 ‘특정업무경비’(특경비) 명목으로 매달 22만원씩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육군은 법무실장에게 특경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특경비는 본래 각 기관의 수사·감사·예산·조사 업무에 소요되는 실경비 충당을 위한 예산이다. 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특정 업무를 직접 상시로 수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월정액으로 지급하지 않고 지출 내용을 증빙해야 한다. 업무수행에 일정액 이상 명백하게 사용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개인 정액으로 지급할 수 있다. 그러나 군 법무실장은 군 기관 내 법 조직을 총괄하는 역할로 일선 수사를 상시로 수행하지 않음에도 증빙이 필요 없는 월정액 수령으로 매달 특경비를 받고 있다. 사실상 월급 보전성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군 법무실 전직 근무자는 “특경비를 회식비 등으로 쓰기도 했다”고 제보했다. 특경비는 그간 시민단체 등에서 ‘눈먼 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특활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허다해 2013년에는 당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특경비를 유용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돼 낙마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법무실장은 실질적 수사활동을 상시·지속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특정 날짜에 특정금액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지급받을 경우 지출내용을 기록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이것도 없다는 것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즉각 환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단독]특활비는 사라지는데 軍, 여전히 ‘깜깜이’ 특경비 월급처럼?

    [단독]특활비는 사라지는데 軍, 여전히 ‘깜깜이’ 특경비 월급처럼?

    군 법무실장에 증빙 없이 특경비 매달 지급강대식 의원 “예산 지침 위반, 환수해야”용처가 불투명한 특별활동비가 폐지·축소 추세인 가운데 ‘제2의 특활비’로 불리는 특정 업무 경비가 별다른 지출 증빙 없이 군 법무실장들에게 월급처럼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여전히 국민 혈세가 군 내부에서 쌈짓돈처럼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이 각 군 본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5년(2016~20년)간 수사 활동비 지급 내역에 따르면 해군, 공군, 시설본부, 정보사령부의 법무실장은 ‘특정 업무 경비’(특경비) 명목으로 매달 22만원씩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육군은 법무실장에게 특경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특경비는 본래 각 기관의 수사·감사·예산·조사 업무에 소요되는 실경비 충당을 위한 예산이다. 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특정 업무를 직접 상시로 수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월정액으로 지급하지 않고 지출 내용을 증빙해야 한다. 업무수행에 일정액 이상 명백하게 사용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개인 정액으로 지급할 수 있다. 그러나 군 법무실장은 군 기관 내 법 조직을 총괄하는 역할로 일선 수사를 상시로 수행하지 않음에도 증빙이 필요 없는 월정액 수령으로 매달 특경비를 받고 있다. 사실상 월급 보전성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군 법무실 전직 근무자는 “특경비를 회식비 등으로 쓰기도 했다”고 제보했다. 특경비는 그간 시민단체 등에서 ‘눈먼 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특활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허다해 2013년에는 당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특경비를 유용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돼 낙마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법무실장은 실질적 수사활동을 상시·지속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특정 날짜에 특정금액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지급받을 경우 지출내용을 기록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이것도 없다는 것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즉각 환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지식이 살아 숨쉬는 것 같아요”...‘경기꿈의대학’ 강좌 열기 뜨겁다

    “지식이 살아 숨쉬는 것 같아요”...‘경기꿈의대학’ 강좌 열기 뜨겁다

    “책장에 꽂혀있던 지식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운영하고 있는 ‘경기꿈의대학’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 학생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도록 평소 교육과정에서 접하기 힘든 분야 위주로 강좌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3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안산교육지원청의 경우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안산대, 신안산대, 한양대, 서울대 등과 협력해 방문형 62개 강좌, 거점형 11개 강좌 등 총 73개의 경기꿈의대학 강좌를 개설했다. 방문형은 학생이 대학 또는 기관을 직접 방문해 수강하고, 거점형은 지리적 접근의 어려움 해소하기 위해 교수의 소속기관이 아닌 지역의 지정시설에서 학생이 수강하는 형태이다. 안산교육지원청은 특히 ▲생명과학 실험을 통한 의생명과학자 체험 ▲C언어 코딩을 통한 알고리즘의 이해와 문제해결 ▲미리 만나는 경영학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경찰관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범죄학 등 교과지식 위주의 학습에서 벗어날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꾸렸다. 안산교육지원청은 “지난해 경기꿈의대학에 참여한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개선 의견 등을 반영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강좌를 개설했다”고 말했다.이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워 ‘경기꿈의대학’ 참여 학생수가 지난해 1학기에 1146명에서 올해 1학기 1822명으로 전년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에서 개설한 ‘실험을 통한 생활 속 화학 원리 탐색’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안산 고잔고 3학년 학생은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이 우리 일상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면서“ 책장에 꽂혀있던 지식들이 하나하나 살아나 숨 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안산교육지원청 이동흡 교육장은 “경기꿈의대학의 다양한 강좌를 통해 삶의 역량을 기르는 참다운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손성진 칼럼] 두 귀를 다 열어야 제대로 들린다

    [손성진 칼럼] 두 귀를 다 열어야 제대로 들린다

    국민 대다수가 속이 뻥 뚫릴 것 같은 느낌으로 새 정부를 보고 있다. ‘불통’의 아이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소통을 보고 전 국민은 환호했다. 비서관들과 허심탄회하게 정책을 논하고 정책과 인사의 배경을 국민 앞에 공개하는 모습은 당연한 것인데도 갓 딴 과일처럼 신선해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대통령 주변에서 불통의 그림자가 하나둘씩 어른거린다. 요사이 가슴이 정말 답답한 사람들이 있다. 원자력 관계자들도 그런 사람들이다.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에 국책연구소 등의 관계자들은 할 말을 못 하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새 정부 인사들은 그들과 아예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원전을 하지 않겠다고 한 마당에 무슨 대화가 필요하냐는 뜻일까. 전 정부의 적폐를 새 정부가 손보는 것은 그른 것을 바로잡는 개혁의 이름으로 국민의 공감을 얻는다. 4대강 사업의 전면 재감사도 그런 점에서 명분이 충분하다. 그러나 적폐 청산과 개혁이 국민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사안일 때는 매우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교육정책도 그중 하나다. 그러잖아도 조령모개하는 교육정책은 손바닥 뒤집히듯 단칼에 바뀌고 있다. 학부모나 학생들은 현기증을 느낄 정도다. 정책이 교육감 단 한 사람의 소신으로 좌지우지된다면 교육 독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특목고가 교육적폐라 할지라도 40년의 역사가 있다면 충분한 논의를 거친 사회적 합의는 필수적이다. 전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인사 논란의 원인을 전적으로 청와대에 지우기는 어렵다. 근본 원인을 따지자면 사회지도층에 광범위하게 퍼진 ‘도덕성의 몰락’이다. 우파 정부나 좌파 정부나 능력도 있고 몸가짐도 깨끗한 ‘도덕군자’를 찾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쨌든 좀더 나은 사람을 찾기 위해 깊이 있는 검증을 하지 못한 것은 문제다. 지체 없이 사후 조처를 취하지 못하는 것도 새 정부에 대한 믿음을 반감시킨다.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건 테러를 당한 기분”이라든가 “남자들이 가장 열광하는 대상은 여교사”라고도 말한 인물이다. 그런 사람을 ‘미국 트레킹’이라는 야당의 조롱을 당하면서까지 대통령의 방미 수행단에 참여시킬 필요가 있었을까. 문제의 여성관에 신임장, 면죄부를 준 모양새다. 여당 의원들과 여성단체, 언론들이 수없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청와대는 고요의 바다처럼 반향이 없다. 어제 인사청문회에 나온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도 마찬가지다. 그를 둘러싼 의혹은 부동산 투기, 편법 증여, 위장전입, 무기 중개업체 2억 자문료 등으로 전 정부 초기 37일 만에 사퇴한 김병관 전 국방장관 후보자와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러나 송 후보자는 끝내 물러서지 않았다. 4년 전에도 이동흡·김용준·김종훈·김병관·한만수 후보자 등이 줄줄이 검증에 걸렸다. 흠결의 경중과 종류가 다르기는 하지만 야당과 언론의 공세와 지적에 계속 버티지는 않고 스스로 물러났다. 지금은 ‘인사 참사’의 재현이 싫어서인지 안경환 후보자를 제외하고는 책임지우거나 지는 태도를 찾을 길이 없다. 완전한 소통은 대통령 혼자만의 노력만으로 성취할 수 없다. 국정을 보좌하는 인물들이 소통하지 않는다면 화살은 대통령에게로 돌아간다. 경유값 인상안처럼 불쑥 던져 놓고 여론의 동태를 보는 것이 소통이 아니다.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이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임을 인식하지 못한 것 자체가 단견 정치다. “쇼(Show)통, 불통, 먹통, 호통만 치는 4통 정부”라는 야당 대표의 비난을 정치 공세라고만 할 수는 없다. 국정 농단의 주범이라는 원죄 때문에 야당의 말은 무조건 틀렸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정책 반대파일수록 대화와 경청을 통해 소통해야 독선에서 벗어날 수 있다. 듣기 싫어도 들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이 두 귀를 다 막았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두 귀를 다 열어야 한다. 한 귀만 열고 한 귀는 막는다면 반쪽 소통에 그칠 것이다.
  • [사설] 타 기관들도 특수활동비 줄이고 내역 공개하라

    청와대가 ‘눈먼 돈’, ‘깜깜이 예산’ 등으로 불리는 특수활동비를 줄이기로 했다. 먼저 올해 청와대 비서실 특수활동비와 특정 업무 경비로 책정된 161억원 중 5월까지 사용하지 않은 127억원의 42%에 해당하는 53억원을 절감하기로 결정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31% 삭감한 111억여원을 요구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청와대에서 열린 첫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반적인 특수활동비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특수활동비로 지급했던 대통령 가족의 식비를 대통령 월급에서 처리토록 했다. 진작에 해야 했을 일이다. 대통령이 솔선수범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특수활동비의 정비에 나선 만큼 국회·검찰·경찰 등 다른 기관들도 동참해야 한다. 지난해 18개 부처에서 사용한 특수활동비 총액은 8869억 9600만원이다. 특수활동비의 규정은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에 소요되는 경비’다. 영수증 제출 의무가 없어 지출 내역을 알 수 없는 탓에 애당초 투명성 문제를 안고 있었다. ‘눈먼 돈’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고 실제 헛말이 아님도 수시로 입증됐다. 최근 물의를 빚은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사이에 오간 ‘돈봉투’의 출처 역시 특수활동비로 알려졌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2008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매월 특수활동비의 일부를 생활비로 사용하는가 하면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특정 업무 경비를 금융상품에 투자, 재산 증식에 이용해 지탄을 받았다. 금일봉, 회식비, 여행비 등으로 쓰인 사례도 적잖게 적발됐다. 개인 돈인 양 썼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해당 부처 및 기관의 힘에 밀려 번번이 실패했다. 오히려 특수활동비가 늘었다. 특수활동비의 개선은 공직사회의 신뢰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과 같다. 국민 혈세를 권력기관에서 특수활동이라는 명분으로 ‘쌈짓돈’ 쓰듯 하는 행태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어서다. 특수활동비가 권위주의 정부의 산물, 적폐로 인식되는 판에 전면적인 손질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 국익과 공익 등 업무 특성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폐지해야 한다. 꼭 필요한 예산이라면 업무추진비 등 검증 가능한 지출 항목에 편입시켜 양성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청와대의 특수활동비 축소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국회도 이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할 때다.
  • [씨줄날줄] ‘묻지 마’ 특수활동비/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묻지 마’ 특수활동비/최광숙 논설위원

    1993년 2월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청와대 집무실을 둘러보다 한쪽 모퉁이에 별도로 만든 작은 방 안을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다. 아무것도 없는 방에 천장까지 높은 큰 금고가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YS는 그 자리에서 “금고를 떼어내라”고 지시했다. 초대형 금고여서 해체하는 데만 며칠이 걸렸다. 해체한 금고의 부품은 창문으로 내보내 기중기에 실어 날라야 했다. (김영삼 대통령 회고록)그 금고는 과거 청와대에서 얼마나 많은 돈이 오고 갔는지 알게 해 주는 웃지 못할 풍경이었다. 우리나라 ‘검은돈’ 정치의 상징이 금고인 셈이다. 꼬리표가 없는 현금 뭉치들이 통치자금, 비자금, 특수활동비 등 갖가지 이름으로 금고로 향했다. 대통령의 집무실뿐만 아니라 청와대 비서실장, 정무수석 방에도 크고 작은 금고가 있었다. 오래전 검찰총장실을 방문했던 한 인사는 특수활동비로 추정되는 돈이 든 금고를 기억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검찰의 ‘돈 봉투 만찬’에 대해 감찰을 지시하면서 돈의 출처인 ‘특수활동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특수활동비는 기밀이 요구되는 정보활동 및 사건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다. 일반적인 업무추진비와 달리 영수증을 따로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권력의 쌈짓돈’으로 쓰일 소지가 다분하다. 실제로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국회 운영위원장, 신계륜 전 새정치연합의원이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던 시절 특수활동비의 일부를 생활비와 자녀 유학비로 각각 사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13년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헌법재판관 때 월 400만원의 특수활동비를 개인통장에 넣어 사용한 것이 드러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했다. 노무현 정부의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의 특수활동비 12억 5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올해 정부의 특수활동비는 8982억여원에 이른다. 국가정보원이 이 중 절반인 4947억원, 국방부 1814억원, 경찰청 1301억원, 법무부 288억원, 청와대 265억원 등이다. 특수활동비는 매년 증가 추세다. 엄청난 예산을 쓰는 만큼 안보도 튼튼해지고 국민 살림살이도 나아져야 하는데 실상은 정반대다. 이번 돈 봉투 만찬에서 보았듯 특수활동비가 목적과 달리 ‘깜깜이 예산’으로 전락하고 있다. 국민 혈세가 어디 쓰이는지 국민의 알 권리와 예산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이제는 특수활동비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다만 안보 관련 분야에 대해서만은 제한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최광숙 논설위원
  • 박근혜-최순실 검찰 조사서 만날까…대질신문 가능성

    박근혜-최순실 검찰 조사서 만날까…대질신문 가능성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는 21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을 예정인 가운데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조사실에서 대질 신문을 받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하면서 최씨를 비롯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주요 인물을 불러 대질(對質) 신문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수사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공모 관계로 지목됐기 때문에 한배를 탄 셈이고 기본적으로는 서로 엇갈리는 진술을 하지 않으리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그간 박 전 대통령이 표명한 입장을 보면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도 엿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작년 11월 대국민 사과문에서 최씨에 관해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췄던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지난달 27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 변론일에 이동흡 변호사가 대독한 의견서에서는 “최순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잘못된 일 역시, 제가 사전에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누구보다 앞장서서 엄하게 단죄를 하였을 것”이라고 했다. 최씨가 영향력을 행사해 이권 농단을 한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지만 일련의 행위가 최씨 개인의 잘못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최씨는 더는 권력에 기대 출구를 모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양측이 특정한 사실을 둘러싸고 세세한 부분에서는 기억이 다르거나 진술이 엇갈릴 개연성도 충분히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최씨를 소환해 박 전 대통령의 핵심 혐의에 관련해 대질신문함으로써 증거를 보강하거나 의외의 사실을 새로 파악할 수도 있다. 최순실 게이트 수사의 돌파구를 제공한 인물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을 불러 대질신문을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나 조사 시간 및 효율성 등 문제를 고려해 굳이 대질신문까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선고 21분 만에 “파면” 주문

    선고 21분 만에 “파면” 주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종 선고가 내려진 10일,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330㎡ 넓이의 헌법재판소 재판정에 온 국민의 이목이 쏠렸다. 이날 오전부터 선고 뒤까지 재판정의 모습을 시간 순으로 짚어 봤다.# 07시 30분 삼엄한 경비 속에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이날 오전 7시 30분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7시 50분쯤에는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출근했다. 바쁜 스케줄 때문에 머리에 말았던 분홍색 헤어롤 두 개를 미처 제거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오전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8명의 재판관이 모두 헌재로 들어갔다. # 10시 30분 헌재 심판정 좌석을 취재진과 방청객이 속속 메우기 시작했다. 8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방청 기회를 얻은 몇몇 시민들은 사진을 찍으며 역사적 순간을 기념했다. 오전 10시 35분쯤부터 양측 대리인단도 입장하기 시작했다. 판사 출신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측 이동흡 변호사와 악수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지만 이내 자리로 돌아와 긴장된 표정으로 선고를 기다렸다. # 11시 00분 재판관 8명은 오전 11시 정각이 되자 차례로 심판정에 입장해 각자의 자리에 앉았다. 곧이어 이정미 권한대행이 “지금부터 2016헌나1 대통령 박근혜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입을 떼며 ‘역사적 선고’가 막을 올렸다. 100여명의 방청객과 40여명의 양측 대리인단은 숨을 죽인 채 이 권한대행을 응시했다. # 11시 03분 92일간의 재판 경과에 대해 설명을 마친 이 권한대행이 “지금부터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말하자 몇몇 방청객들은 일순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 권한대행은 침착한 목소리로 ‘8인 재판부로 인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받았다’라는 박 대통령 측 주장에 대해 판단을 내렸다. 그는 “(박 대통령 측 논리는) 결국 심리를 하지 말라는 주장”이라며 단호하게 못박았다. # 11시 08분 본격적으로 탄핵 사유별 재판부의 판단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고조됐다. ‘언론의 자유 침해’와 ‘세월호 7시간’ 등에 대해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오자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잠시 눈을 감으며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 11시 12분 ‘최순실(61·구속 기소)에 대한 국정 개입 허용’ 부분과 관련해 이 권한대행이 박 전 대통령의 행위를 나열하며 ‘헌법과 법률에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하자 심판정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오전 11시 20분쯤 이 권한대행이 “피청구인의 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고 말하자 박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소추위원 측은 안도감이 엿보였다. # 11시 21분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마침내 이 권한대행이 분명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하자 방청석이 일순 술렁였다. 안도의 한숨과 탄식이 뒤섞였다. 이동흡 변호사는 바쁘게 움직이던 펜을 내려놓고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몇몇 소추위원들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천장을 올려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 11시 22분 이 권한대행이 “선고를 모두 마친다”고 선언했다. 이에 맞춰 8명의 재판관은 곧바로 심판정에서 나갔다. 박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실망한 듯 빠르게 자리를 떴지만 국회 소추위원과 대리인단은 악수를 나누며 선고 결과를 자축했다. # 11시 26분 권 위원장은 심판정에서 나오자마자 수백명의 취재진 앞에서 담담히 소회를 밝힌 뒤 “감사합니다”라며 짧은 브리핑을 마친 뒤 11시 30분쯤 승용차를 타고 헌재를 빠져나갔다. 92일간 펼쳐졌던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이렇게 막을 내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헌재 탄핵 인용…박 전 대통령측 대리인단 “재심 청구 논의할 것”

    헌재 탄핵 인용…박 전 대통령측 대리인단 “재심 청구 논의할 것”

    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대리인단 등 탄핵반대 측은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탄핵심판 재심을 청구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탄핵심판 절차에 중대하고 명백한 법 위반이 있거나 중대한 사항에 대한 판단을 누락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경우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탄핵소추 의결 절차와 헌재의 8인 체제 재판부 구성, 고영태 등 주요 증인신청 기각 등을 재심사유라고 주장하는 박 전 대통령 측이 이를 근거로 조만간 탄핵심판 재심을 청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측 대리인 이동흡 변호사는 최종 선고에 참석하기 위해 헌재에 도착, 취재진에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날 선고 직후 기자회견에서 개인 의견이라면서 재심청구 여부에 대해 전체 대리인단과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탄핵심판 결과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지를 규정한 별도의 법령은 없다. 헌재는 그동안 개별 재심 청구 사건에서 재심이 가능한 경우를 간접적으로 밝혀왔다. 1995년 헌법소원 재심 사건에서는 “재판부의 구성이 위법한 경우 등 절차상 중대하고 명백한 위법이 있어 재심을 허용하지 않으면 현저히 정의에 반하는 경우에는 재심이 허용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001년 헌법소원 재심 사건에서도 “헌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사항에 관해 판단을 유탈한 때는 재심이 허용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청구 기간을 잘못 계산해 헌법소원 청구를 각하한 경우도 재심사유에 해당한다고 본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서석구 또 망언 “촛불 세력에 날개 달아주면 대한민국 망한다”

    서석구 또 망언 “촛불 세력에 날개 달아주면 대한민국 망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됐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에 속한 서석구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 선고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서 변호사는 10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청사를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판결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서 변호사는 갑자기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헌재의 이날 선고를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2015년 1월 내란 음모·내란 선동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서 변호사는 “지금 이거는요. 결국 이석기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이 촛불 세력의 날개를 달아주게 되면 대한민국이 망합니다”라면서 “박 대통령이 구속이 되고, 그 대신에 이석기 사면을 주장하는 세력을, 이 세력들이 나오면 결국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촛불집회에 날개를 달아주게 되고, 그것이 민심처럼 포장돼서 나갈 때 대한민국의 운명은 참답합니다”라고 계속 엉뚱한 발언을 했다. 서 변호사는 이날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대한 대리인단의 재심 청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뒤 “그건 나중에 (검토하겠다)”라고 짧게 말했다. 하지만 대리인단의 이동흡 변호사는 선고 전 “어떤 결과가 나오든 승복하겠다”고 짤막하게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朴측 “특검 수사 자료, 탄핵 여부 결정에 사용 말라”

    박영수 특검 인권침해 조사할 것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 결과 자료를 박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결정짓는 데에 활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7일 박 대통령 측 이동흡 변호사 등 15명은 헌법재판소에 참고서면을 제출해 “특검팀의 수사 결과 발표는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가 아니므로 헌재는 이것을 사실 인정의 자료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특검팀의 수사 결과 발표는 공소장에 기재한 범죄사실이 아니고 기자와 국민을 상대로 수사 결과라는 이름을 빌려 자신들의 의견을 낸 비공식 문서에 불과하다”며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도 사법적 판단을 거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 측이 이날 참고서면을 공개한 것은 국회 소추위원 측이 헌재에 특검팀 수사 결과 등을 참고자료로 제출한 데 대한 대응책이다. 국회 측은 지난 6일 특검팀의 수사 결과 발표문과 공소장 등 약 400쪽 분량의 문서를 헌재에 참고자료로 제출했다. 정식증거가 아니기 때문에 평의과정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는 없겠지만 박 대통령의 공모 혐의가 드러난 문서를 제출함으로써 재판관들의 결정을 돕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다만 양측 대리인 모두 특검팀 수사자료를 증거로 신청하지는 않았다. 국회 측은 이미 탄핵사유가 충분해 추가 증거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고, 박 대통령 측은 특검 수사 내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관계자는 “참고자료는 재판관들이 안 봐도 된다. 증명력이 없기 때문에 재판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김평우·조원룡 변호사는 이날 ‘박영수 특검팀 및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범법 행위 및 인권침해 조사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김 변호사는 “특검팀이 수사라는 미명 아래 인권 침해와 불법 수사를 해 90일 동안 전대미문의 ‘공포검찰’ 시대를 이 땅에 연출했다”며 “힘을 합쳐 이를 기록할 백서를 만들고 시민단체들을 법적으로 지원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조사위는 활동가를 모집해 특검팀의 인권 침해 수사에 대한 제보를 받을 방침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박 대통령 ‘정치적 무능’ 앞세운 대리인단 변론, 헌재서 통할까

    박 대통령 ‘정치적 무능’ 앞세운 대리인단 변론, 헌재서 통할까

    지난달 27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최종변론기일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은 ‘정치적 무능력은 파면 사유가 안 된다’는 취지의 변론을 폈다. 하지만 대리인단의 논리가 탄핵심판 결정에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다. 앞서 대리인단 소속 이동흡 변호사는 지난달 27일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 결정상의 잘못은 탄핵심판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고 연합뉴스가 2일 전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구조에 실패하고 자신의 연설문 작성에 있어서 민간인인 최순실(61·구속기소)씨에게 조언을 구한 행위 등이, 비록 대통령의 무능에서 비롯됐지만 대통령 파면을 정당화할 사유는 아니라는 논리다. 최씨의 광범위한 국정농단과 청와대 참모진들의 인사전횡이 위법한 행위로 평가받는 것과는 별개로,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해 방치한 대통령의 책임은 단지 ’무능‘일 뿐 탄핵사유는 아니라는 취지의 변론이다. 대리인단은 또 “탄핵소추 사유인 ’국정파탄‘ 부분이 사실이더라도 대통령의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결정상 잘못은 탄핵사유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대통령 측의 변론 전략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헌법재판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통령이 마땅히 알아야 할 정책 등을 몰랐다는 것은 범행에 대한 고의가 없어 ’과실‘로 평가될 수는 있어도 ’무능‘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朴대통령 탄핵사유 13개…盧 재판보다 3배 더 열려

    朴대통령 탄핵사유 13개…盧 재판보다 3배 더 열려

    대한민국 헌정 사상 두 번째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의 재판이 이제 운명의 선고만을 남겨놓고 있다. 대통령 탄핵심판은 외국에서도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아 박 대통령 사건은 13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과 늘 비교의 대상이었다. 같은 탄핵심판이었지만 탄핵의 사유가 서로 극명하게 달라 재판 양상은 판이하게 진행됐다.●최종변론 3시간12분 對 6시간20분 2004년 4월 30일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은 휴정시간 20분을 제외하고 총 3시간 12분이 걸렸다. 당시 헌재는 양쪽 대리인단에게 최종의견을 밝힐 시간을 30분으로 제한했지만 국회 측 김기춘 소추위원 등 5명은 2시간 가까이 발언을 이어 갔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측이 항의하자 국회 측 한병채 변호사는 “헌재를 이렇게 ‘망가’(일본 만화)로 만들었으면 변론을 들어야 할 것 아닌가. 지금 역사적 재판이야”라고 말해 장내가 술렁이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열렸던 박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는 국회 측 권성동 법사위원장 등 4명이 1시간 10분여 동안 최후변론을 이어 갔다. 반면 박 대통령 측에서는 이동흡 변호사를 비롯해 15명의 대리인이 차례로 나와 5시간여 동안 변론을 했다. 이날 재판은 휴정시간 20분을 제외하고도 총 6시간 20분이 걸렸다. ●통상 경호 對 24시간 경호 헌재는 지난달 22일 경찰에 8명의 재판관에 대한 특별 경호를 요청했다. 헌재 앞 시위 등이 나날이 거세지면서 재판관들의 신변이 위협받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에 따라 실탄을 소지한 경찰이 24시간 내내 재판관들을 근접 경호하고 있다. 반면 노 전 대통령 때는 신변 위협이 지금처럼 크지 않아 경찰에 특별 경호를 요청하지 않았다. ●재판 횟수 7차례 對 20차례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준비 절차 없이 7차례 만에 재판이 끝났다. 당시 헌재는 6차 변론에서 재판을 끝내려 했지만 국회 측의 이의 제기로 한 차례 연기됐다. 반면 박 대통령 사건에서는 준비 절차만 3차례 진행한 뒤 17번의 변론이 더 이어졌다. 박 대통령 사건 재판이 노 전 대통령 때보다 3배 가까이 많이 열린 것은 탄핵사유의 가짓수 차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노 전 대통령 때는 국회가 주장한 탄핵사유가 3가지에 불과했지만 박 대통령의 경우 13개(헌법 위반 5개·법률 위반 8개)에 이른다. 게다가 노 전 대통령 때에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사실관계 다툼이 이번에는 치열하게 다뤄졌다. ●출석증인 3명 對 25명 노 전 대통령 사건 때는 최도술씨 등 관련자 3명만 증인 출석이 이뤄졌다. 이에 반해 박 대통령 사건에서는 최순실(61·구속 기소)씨를 비롯해 무려 25명이 헌재 증언대에 섰다. 이를 놓고 ‘박 대통령 측이 무더기로 증인을 신청해 지연전략을 쓴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변론종결까지 50일 對 81일 노 전 대통령 사건의 경우 국회의 소추의결서가 헌재에 접수된 지 50일 만에 재판이 종결됐지만 이번에는 81일이 걸렸다. 소추사유가 많고 사실관계가 복잡해 재판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20년 정치여정서 단 한 번도 부정·부패 연루된 적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서면진술을 통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국회의 탄핵소추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변호인인 이동흡 변호사가 대독한 서면진술에서 박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신념으로 펼쳐온 정책이 저와 특정인의 사익 의혹에 사로잡혀 부정한 것처럼 인식되는 현실이 참담하다”며 국정농단 의혹을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인간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있으며 결과에 대한 정당성 못지않게 그 과정의 정당성이 보장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와 역사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헌재 재판부에 탄핵안 기각을 요청했다. 다음은 박 대통령 서면진술 요지. 1998년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에 입문한 뒤로 대통령에 취임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단 한순간도 개인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해 바른 정치를 펴려 노력해 왔다. 20여년 정치 여정에서 단 한번도 부정·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다.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일이라는 신념으로 펼쳐 온 정책이 저와 특정인의 사익을 위한 것이라는 의혹에 사로잡혀 부정한 것처럼 인식되는 현실이 참담하다. 최순실은 40여년간 가족들이 챙겨줄 옷가지 등 소소한 것들을 챙겨주며 도와준 사람이다.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때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표현을 최씨에게 물어본 적 있다. 최순실은 그 어떤 사심을 내비치거나 부정한 일에 연루된 적이 없고, 이로 인해 믿음을 가진 건데 저의 그런 믿음을 경계했어야 하는 늦은 후회가 든다. 최순실에게 인사·외교와 관련될 수 있는 많은 문건을 전달하고 국정 농단하게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최순실로부터 추천받아 공직자를 임명한 사실도 없다. 최순실을 포함해 어느 특정인의 사익에 협조하지 않았고 공무원을 면직한 것도 추호도 없다. 최순실과 주요 정책이나 외교 문제를 상의하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모금은 한류를 확산하고 체육인재 양성을 통해 국위를 선양하고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에도 도움이 되고 일자리가 창출돼 서민 경제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좋은 뜻을 모아 설립한 선의가 제가 믿은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왜곡되고 우리나라 유수 기업 관계자들이 검찰과 특검에 소환돼 장시간 조사를 받고 급기야 국가 경제에 헌신한 회장이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되는 걸 보고 마음이 아프다. 삼성뿐 아니라 어떤 기업으로부터 부정 청탁을 받거나 이를 들어준 게 없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당일 저는 관저 집무실에서 국가 안보실과 정무수석실로부터 사고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고받고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할 것을 독려했다. 당일 제가 관저에서 미용 시술을 받았다거나 의료 처치를 받은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저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대한민국 대통령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보낸 시간들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한 시간이고, 그 과정에서 아쉬움이 많지만 국민 여러분과 함께해서 행복했다.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주변을 살피며 관리하지 못한 불찰로 국민들 마음을 상하게 한 것이 아쉽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든 우리 국민을 위해 지금의 혼란이 조속히 극복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남이 지킨 선의의 약속까지 왜곡돼서는 안 된다. 헌재 재판관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과 혜량을 부탁드린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국회측 4명 쟁점별 변론… 대통령측 13명 ‘5시간 마라톤 변론’

    국회측 4명 쟁점별 변론… 대통령측 13명 ‘5시간 마라톤 변론’

    국회측 13명·대통령측 20명 참여 권성동, 감정 북받쳐 잠시 중단도김평우, 부적절 발언 지적에 사과재판부, 변호인단 발언 보장 노력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마지막 변론기일이 열린 27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국회 탄핵소추위원단과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사력을 다한 법리 다툼이 벌어졌다. 이날 최종변론은 5시간 남짓 ‘마라톤 변론’을 이어 간 박 대통령 측 변론을 포함해 총 6시간 40여분이 지나서야 마무리됐다.최종변론은 양측이 각자의 입장을 정리해 순서대로 늘어놓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평소 변론기일에서 보인 격론과 다른,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지만 상대의 논리적 모순을 지적하며 날 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대통령 측은 마지막까지 국회 탄핵소추 및 탄핵심판 재판 절차에 대한 문제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날 국회 측은 탄핵소추위원단장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소추위원 6명과 황정근 변호사 등 대리인단 13명이 최후변론에 참석했다. 대통령 측은 이동흡·이중환 변호사 등 대리인단 20명이 법정에 나섰다.재판은 강 주심과 이 권한대행이 사건 증거조사와 관련한 발언을 한 이후 곧바로 국회와 대통령 측의 최종변론으로 이어졌다. 권 위원장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에 대한 한마디 책임도 언급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음모’를 운운한 피청구인의 모습이나, 신성한 법정에서 표출된 일부 지나친 언행으로도 사안의 본질을 가릴 수 없다”면서 공세를 폈다. 권 위원장은 발언 도중 감정이 북받치는 듯 발표를 잠시 중단하는 모습도 보였다.이어 황 변호사는 박 대통령의 헌법 및 법률 위반 사항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탄핵 인용을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드러난 증인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최순실(61·구속 기소)씨가 어떻게 국정에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 설명했다. 이용구 변호사는 ‘세월호 7시간’ 의혹을 거명하며 대통령이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행적을 보면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로 생명의 위험에 빠진 국민을 구조하는 일이 해경이나 관련 담당자들이 할 일이고 자신의 직무가 아니라고 인식했다”며 “대통령은 국민의 신의를 저버렸고, 이 사유 하나만으로도 대통령은 파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언한 이명웅 변호사를 포함해 소추위원단 측은 총 1시간 14분가량 최후변론을 진행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대통령 측은 총 13명의 변호사가 나서 5시간 남짓 ‘마라톤 변론’을 이어 갔다. ‘각자 대리’를 원칙으로 각각 다른 주장을 편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탄핵 각하와 탄핵 기각을 주장했다. 가장 먼저 최후변론에 나선 이동흡 변호사는 낮은 목소리로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기존에 대통령 측이 주장했던 탄핵 기각 사유에 더해 헌법 체제 유지를 위한 탄핵 기각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 변호사는 “1987년 체제로 이뤄진 ‘대통령 5년 단임제’가 시행된 이후 벌써 두 명의 대통령이 탄핵(소추)됐다”면서 “12년마다 대통령이 탄핵된다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혼란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박 대통령이 직접 작성한 최후 진술을 대독한 뒤 최후변론을 마무리했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평우 변호사도 최종변론에 나섰다. 김 변호사는 지난 22일 16차 변론기일에서 헌재 재판부에 공정성 등을 정면으로 문제 삼으며 태도 논란 등이 일었던 점을 의식한 듯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변론 중간 최씨에 대한 기소장을 문제 삼으며 “‘비선 실세’의 뜻을 알고 대통령을 잡겠다는 것이냐”고 언급하자 이 권한대행이 “발언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제지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자 “용어선택이 부적절했다”며 곧바로 사과했다. 구상진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탄핵소추 사유 자체가 될 수 없다며 각하를 주장했다. 구 변호사는 “국회가 제출한 탄핵사유에는 구체적인 사유와 행위가 하나도 없다”면서 “탄핵심판 대상 요건도 없고 특정 사실에 대한 기재도 안 돼 있는데 어떻게 탄핵 소추를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는 이날 마지막 변론기일인 만큼 최대한 변호인단의 발언권을 보장하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앞선 변론기일에는 무리한 주장이나 재판부에 대한 모욕적 발언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지에 나섰던 이 권한대행은 이날 김 변호사의 일부 발언에 대해 수위를 지적한 것을 제외하곤 양측 변호사들의 발언을 제지하지 않고 최후변론을 모두 경청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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