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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킨슨병 원인 잡아낼 게놈지도 만들었다

    파킨슨병 원인 잡아낼 게놈지도 만들었다

    파킨슨병은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이다. 60세 이상 인구의 1.2%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 따라 발병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4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1420만명 정도의 환자가 생길 것으로 예측되기도 하고 있다. 문제는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어 치료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노화연구소(NIA) 공동 연구팀은 파킨슨병 발병 뇌 조직의 단일세포 3차원 후성 유전체 지도를 처음으로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656개의 파킨슨병 연관 신규 유전자들을 찾았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실렸다. 대규모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GWAS) 연구가 진행되면서 파킨슨병 연관 유전변이들이 밝혀지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유전변이들은 전체 파킨슨병 환자의 22% 정도만 설명할 수 있다. 나머지는 게놈의 98%에 해당하는 비전사 지역에 존재하기 때문에 기능 해석에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팀은 최신 생물학 분석 방법인 단일세포 유전체 기술과 3차원 후성 유전체 기술을 통해 일반인 13명과 파킨슨병 환자 9명의 사후 중뇌 흑색질에서 약 11만개의 세포를 추출해 전사체와 후성 유전체를 개별 세포 수준에서 분석했다. 이를 통해 20여개의 파킨슨병 연관 유전자들이 인간 흑색질의 8가지 세포군에서 보이는 질환 특이적 발현 패턴을 보인다는 사실과 함께 희소돌기아교세포, 미세아교세포 등 신경교세포의 후성 유전적 변화들이 파킨슨병 발병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를 이끈 정인경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을 유전자 조절 단계에서 재해석하고 분자 메커니즘 기반으로 환자를 재분류해 맞춤 의료에 적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다양한 복합유전질환 규명에도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항암제 효과, 이제는 인공지능으로 미리 파악한다

    항암제 효과, 이제는 인공지능으로 미리 파악한다

    기존에 외과수술, 화학 항암제, 여기에 방사선 치료만 떠올렸던 암 치료 기술은 표적 항암제, 면역 항암제 등 다양한 치료기술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똑같은 암을 앓는 환자라도 항암제 효능은 제각각이다. 개인의 생물학적 차이가 원인이기 때문에 환자별로 항암효과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고려대 컴퓨터학과, 한양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공동 연구팀은 분자 수준에서 측정한 여러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해 환자 맞춤형 항암제의 실제 효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정보학 분야 국제학술지 ‘브리핑스 인 바이인포메틱스’에 실렸다. 전문가들은 암을 대표적인 유전체 관련 질병, 게놈 병으로 본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유전체에 계속 변이가 축적되면서 질병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암 조직은 정상 조직과 달리 유전자 발현 양상도 다르다. 유전변이와 유전자 발현 양식은 똑같은 암에 걸린 환자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항암제에 대한 반응도 달라지게 한다. 연구팀은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후성유전체, 지질체 등 다양한 분자 수준에서 만들어진 생체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하는 다중 오믹스 기술을 적용했다. 연구팀은 컴퓨터 네트워크 분석하는 것처럼 암세포에서 파생된 세포주와 항암제, 환자의 유전자를 연결점(노드)으로 해 각 노드를 연결해 연결선(엣지)를 만든 뒤 항암제 반응성, 유전자 변이, 단백질 상호작용에 대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렇게 얻은 정보를 인공지능 심층신경망에 학습을 시켜 개별 항암제 효능을 도출해 낼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항암제 효과를 예측하는 방법은 항암제 저항성에 주로 초점을 맞춰 실제 항암제가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는 다소 소홀했다. 이번 기술은 기존 모델보다 크게 향상된 93% 정도의 정확도로 나타났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기술은 암 환자에게 적합한 약물의 후보를 제안함으로써 맞춤 항암 치료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국인 100만명 진단기록 분석했더니…심장질환-치매 연관성 있다

    한국인 100만명 진단기록 분석했더니…심장질환-치매 연관성 있다

    한국 과학자가 포함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한국인 100만 명의 진단기록을 분석한 결과 치매와 심장질환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가천대 의대, 카이스트,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이스라엘 벤구리온대 공동 연구팀은 100만 명 규모의 의료데이터와 차세대 유전체 서열분석 기술을 이용해 치매와 관련한 동반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를 찾았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신경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중개 정신의학’(Translational Psychiatry)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있는 100만명 규모의 진단 기록과 대표적인 의학 빅데이터인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수집한 20만명 규모의 유전변이 데이터와 장기간 추적 인지 및 행동기능 분석, 세포실험 결과, 인공지능 딥러닝 기반의 뇌·심장 MRI 영상분석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방대한 데이터를 초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심장질환과 알츠하이머 치매는 동반질환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으며 관련 유전자를 발견했다. 동반질환은 고혈압과 당뇨처럼 한 환자에게 두 개의 질환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패턴을 말한다. 이번 연구는 명확한 질환의 전후 관계를 보여주고 있지는 않지만 심장질환자의 경우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반질환 관련 유전자 변이는 두 가지 이상 질환에 관여하는 유전적 변이로, 하나의 유전변이가 있을 경우 다면발현현상으로 두 가지 이상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ADIPOQ’라는 유전자가 심장질환과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에 동시에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KISTI 연구팀은 2019년에도 UCSF 연구진과 함께 미국 내 1000만명 규모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조현병 환자의 동반질환 패턴을 밝혀내기도 했다.
  • 100명 중 1명 발병한다는 조현병 유전적 원인 밝혀냈다

    100명 중 1명 발병한다는 조현병 유전적 원인 밝혀냈다

    2001년 영화 ‘뷰티플 마인드’는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수학자 존 내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내쉬는 게임이론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균형이론을 만든 천재 수학자로 오랜 동안 조현병에 시달려왔다. 조현병은 망상과 환각, 비정상적 사고 등 감정, 지각, 인지, 행동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상 증상을 보이는 정신질환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조현병은 흔하지 않은 질병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전 세계, 모든 민족에서 100명 중 1명꼴로 발병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듯 흔한 정신질환의 근본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어 치료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 연구진이 조현병 발병의 주요 요인 중 하나를 새로 밝혀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연구팀은 후천적으로 뇌 특이적 체성 유전변이가 조현병을 발병시킨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정신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생물 정신과학’ 9일자에 실렸다. 조현병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유전적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그동안은 환자의 혈액이나 타액을 분석해 돌연변이를 찾으려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에 연구팀은 조현병을 앓다가 사망한 27명의 뇌 조직을 이용해 ‘전장 엑솜 유전체 서열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뇌에만 존재하는 특이 체성 유전변이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조현병을 유발시키는 뇌 특이적 체성 유전변이들이 뇌신경 정보 교환과 신경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에 주로 분포하는 것도 찾아냈다. 결국 뇌 체성 유전변이가 뇌신경회로를 파괴하거나 교란시켜 조현병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뇌 체성 돌연변이 연관 조현병 환자 진단과 치료법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정호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조현병 발병에 체성 유전변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혀냄으로써 조현병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은 물론 다른 신경정신질환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한국인 게놈 전체 분석해보니...서양인과 3902만개 유전체 다르다

    한국인 게놈 전체 분석해보니...서양인과 3902만개 유전체 다르다

    한국인 약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유전체(게놈) 빅데이터가 구축됐다. 이번 게놈 빅데이터에 따르면 서양인과 한국인은 3902만개 정도의 유전체가 다른 것이 확인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KOGIC), 게놈연구재단(GRF) 게놈연구소(PGI), 바이오벤처기업 클리노믹스, 울산대 의대, 울산병원, 영국 케임브리지대, 미국 뉴멕시코대, 뉴멕시코대 통합암센터, 하버드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한국인 1094명의 전장 게놈과 건강검진 정보를 통합 분석한 ‘한국인 1천명 게놈’(Korea1K) 프로젝트 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28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한국인의 유전적 다양성을 지도화시키기 위해 2015년부터 시작된 ‘울산 1만명 게놈사업’ 중 첫 번째 성과로 올해 말까지 1만명 게놈 데이터가 추가로 확보될 계획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2003년 미국과 영국에서 완성된 인간참조표준게놈지도, 흔히 표준게놈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교한 결과 3902만 5362개의 변이가 발견됐다. 한국인 1000명의 게놈이 인간표준게놈과 약 4000만개가 차이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변이들 중 34.5%는 한국인에게서만 발견되는 독특한 변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한국인만의 독특한 유전적 변이와 기능, 역할을 잘 설명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게놈 빅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번에 구축된 게놈데이터 역시 이를 위해 구축된 것으로 특히 한국사람들이 잘 걸리는 암과 관련한 유전적 변이 예측에 유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기존 한국인 위암 환자의 게놈데이터를 이번에 구축한 게놈 데이터와 기존에 구축된 서양인 중심의 데이터와 비교한 결과 암세포와 관련된 체세포 변이 예측은 Korea1K 데이터가 훨씬 잘 설명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은 건강검진 때 혈액 검사로 알수 있는 중성지방, 갑상선 호르몬 수치 등 11개 검사 항목이 15개 영역 467개 유전자 변이와 관련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특히 이 중 4개 영역은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것이며 9개 영역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이번에 구축된 1094명의 바이오 빅데이터 크기는 5MB 크기의 음악파일 2억개 저장이 가능한 1페타바이트(PB)이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참여자들의 자발적 동의를 바탕으로 수집된 모든 정보는 익명화 절차를 거쳐 저장됐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결과 중 한국인의 변이빈도는 ‘Korea1K’ 누리집(http://1000genomes.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연구 1저자인 전성원 UNIST 생명공학과 연구원은 “기존에 수행됐던 전장 유전체 연관분석(GWAS)들은 한정된 영역에서만 유전변이를 볼 수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한국인 게놈 전체를 읽어 모든 부분에서의 변이를 파악할 수 있으며 유전자 연관성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니모’가 영원히 사라진다…흰동가리, 기후변화 적응 못해 ‘멸종 위기’

    ‘니모’가 영원히 사라진다…흰동가리, 기후변화 적응 못해 ‘멸종 위기’

    애니메이션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연 말린과 니모 부자(父子)의 실제 모델인 흰동가리가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다고 과학자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등 연구진은 26일(현지시간) 흰동가리는 독특한 번식 습성을 지녀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10년 넘게 파푸아뉴기니 동부 연안에 있는 킴베 섬 주변 바다에서 흰동가리를 관찰해온 결과, 이들 물고기는 짝을 선택하는 방식이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말미잘과 거기에 공생하는 흰동가리는 생존을 위해 산호에 의존해야만 한다. 이 점을 고려하면 현재 산호는 해수온 상승과 오염 등 위협과 인간의 침입 등 위험에 노출돼 있어 거기에 의존해야 하는 말미잘과 흰동가리 역시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는 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를 주도한 CNRS 소속 브누아 푸졸 박사는 “흰동가리가 적응하고 있다는 점이 보장되려면 이들이 번식에 성공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흰동가리는 안정적이고 양호한 환경에 의존하는 매우 특별한 번식 주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각 말미잘에는 흰동가리 암컷 한 마리와 성적으로 활발한 수컷 한 마리 그리고 성적으로 활발하지 못한 수컷 여러 마리가 함께 산다. 그런데 만일 거기서 암컷이 죽으면 성적으로 활발한 수컷이 암컷으로 변하는 ‘성 전환’이 이뤄지고, 성적으로 활발하지 않은 수컷들 중 가장 큰 개체가 성적으로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흰동가리는 환경적인 제약이 있으면 이런 번식 방식을 다르게 바꾸는 유전변이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푸졸 박사는 지적했다. 이는 기후 변화가 이대로 억제되지 못하면 흰동가리가 멸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유엔(UN) 산하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기후 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을 1.5℃ 미만으로 억제하더라도 지구상에서 적어도 70%의 산호가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만일 기온 상승 수준을 2℃ 미만으로밖에 제한하지 못하면 산호는 물론 거기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흰동가리 등 생명체는 사실상 멸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생태학 회보(Ecology Letter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조현병 일으키는 핵심 유전자 10개 찾아냈다

    [달콤한 사이언스]조현병 일으키는 핵심 유전자 10개 찾아냈다

    조현병은 과거에 정신분열증으로 알려진 정신질환으로 생각, 감정, 지각, 행동 등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증상이 종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의 경우 조현병 환자는 전체 인구의 0.7%, 전 세계적으로도 1% 정도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조현병 환자는 약 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현병은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뇌의 생화학적, 해부학적 이상으로 생거나 살면서 겪는 각종 환경적, 심리적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아직까지는 정확히 발병원인이 알려져 있지는 않은 상태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연구진이 조현병을 유발하는데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 조현병의 원인은 물론 치료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유전자의학센터, 하버드-MIT 브로드연구소 스탠리정신의학연구센터, 의학 및 인구유전학프로그램 공동연구팀은 전장엑솜분석(whole exome sequencing)이라는 방법을 이용해 조현병을 유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10개의 새로운 DNA를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5~19일까지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미국인간유전학회’(ASHG) 2019 연례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전 세계 5개 대륙에 살고 있는 2만 5000명의 조현병 환자와 10만명의 일반인의 게놈을 전장엑솜분석이라는 기법으로 비교했다. 전장엑솜분석은 생명체의 모든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전장유전체분석과는 달리 실제 단백질을 합성하는 부분인 엑손만을 선별해 분석하는 방법이다.엑솜은 전체 유전체 중 약 1%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실제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변이의 80% 이상이 엑솜에서 발견되는 만큼 질병 원인 유전자를 찾을 때 많이 쓰이는 방법이다. 그 결과 조현병 위험을 높이는 10개의 유전자를 새로 찾아냈는데 이 중 2개는 글루탐산염 수용체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루탐산염 수용체는 뇌 세포간 신호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이들 유전자의 기능 감소가 조현병 증상을 촉진시키거나 악화시키는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더군다나 이들 10개 유전자는 뇌 신경발달 지연과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유발시키기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매사추세츠병원 유전의학센터 타진더 싱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한 유전자는 변이와 명백한 분자적 메커니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현병을 유발시키는 실질적 원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조현병 발병의 생물학적 경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새로운 유전적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2만 7000여개 유전변이 질환 예측 가능한 3차원 게놈지도 나왔다

    2만 7000여개 유전변이 질환 예측 가능한 3차원 게놈지도 나왔다

    한국과 미국 공동연구진이 게놈의 위치와 형태까지 파악할 수 있는 3차원 지도를 만들어 2만 7000여개에 이르는 유전변이 질환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루드윅 암연구소와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공동연구팀은 인체 27개 부위 조직의 3차원 게놈 지도를 해독해 치매, 심혈관 질환 등 2만 7000여 종에 이르는 복합질환 관련 유전변이 기능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 실렸다. 과학기술과 의학이 발달하면서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을 찾아내려는 시도도 다양해지면서 관련 질환을 일으키는 중요한 유전변이들이 발견되고 있지만 모든 기능을 밝혀내는데는 여전히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특히 여전히 불치병의 영역에 남아있는 이들 질병의 유전적 변이는 DNA가 단백질을 만들지 않는 비전사 지역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기존의 1차원적 DNA 염기서열 분석으로는 질병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핵이라는 3차원 공간 안에 존재하는 게놈들이 공간상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3차원 게놈 구조를 연구한다면 비전사 지역에 존재하는 유전변이까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3차원 게놈 구조 연구는 몇 가지 종류의 세포주에만 국한돼 분석돼 있으며 질환과 직접 연관이 있는 각 인체 조직을 표적으로 한 게놈 3차 구조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체 내 27개 조직을 대상으로 게놈 3차원 구조를 규명하기 위해 ‘표적 염색질 3차 구조 포착법’이라는 새로운 실험기법을 활용해 3차원 게놈 지도를 만들었다. 그 결과 인간 게놈에 존재하는 90만개에 이르는 3차원 게놈 염색질 고리 구조를 찾아내고 이들 중 상당수가 각 인체조직에서 특이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또 연구팀은 이번 발견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기능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던 2만 7000여 개 이상의 질환 연관 유전변이들의 기능을 예측하고 설명해내는데 성공했다. 정인경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복합 질환의 메커니즘 규명을 위해 비전사 게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다수의 중요 유전변이를 3차원 게놈 구조 해독을 통해 규명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퇴행성 뇌질환을 포함해 다양한 복합 질환의 새로운 메커니즘과 치료 표적 발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국내 연구진, 알츠하이머 새로운 원인 찾아냈다

    국내 연구진, 알츠하이머 새로운 원인 찾아냈다

    노년층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바로 치매이다. 치매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발생하는데 절반 가까이가 알츠하이머로 인해 나타난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에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쌓이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정확한 분자유전학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 발병의 새로운 원인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 서울대 의대, 연세대 의대 스탠리의학연구소,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 공동연구팀은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후천적 뇌 돌연변이가 알츠하이머의 원인 중 하나라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2일자에 실렸다. 기존에 알츠하이머 유전체 연구는 주로 환자의 손과 발에서 채취한 혈액을 이용해 전장유전체 연관분석을 하거나 가족력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발견된 일부 유전자들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뤘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앓다 사망한 52명의 뇌 조직을 제공받아 ‘전장 엑솜 유전체 서열 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알츠하이머에 존재하는 뇌 체성 유전변이를 찾아냈다. 또 뇌 체성 돌연변이가 알츠하이머의 중요원인으로 알려진 신경섬유다발 형성을 비정상적으로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이번에 밝혀졌다. 이정호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원인으로 여겨지는 신경섬유다발 형성에 체성 유전변이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확인했다는데 의미가 크며 앞으로 퇴행성 뇌신경질환 연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게 될 것”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뇌전증 동반하는 소아 뇌종양 원인 규명

    뇌전증 동반하는 소아 뇌종양 원인 규명

    사람의 두개골 속에 생기는 모든 종류의 종양을 뇌종양이라고 하는데 자라는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소아 뇌종양은 아이들의 성장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자라 악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군다나 소아에게서 나타나는 뇌종양에는 난치성 뇌전증(간질)이 뒤따른다는 특징이 있는데 아직까지 정확히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국내 연구진이 난치성 뇌전증을 일으키는 소아 뇌종양의 근본 원인과 뇌전증 발생 원리를 밝혀내고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 17일자(현지시간)에 실렸다. 이번 연구를 통해 외과 수술로도 쉽게 치료되지 않는 소아 뇌종양 환자의 난치성 뇌전증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아 뇌종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뇌전증은 일반 뇌전증 환자에게 사용되는 항뇌전증 약물에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난치성으로 분류되고 현재로서는 별다른 치유법이 없는 상황이다.연구팀은 소아 뇌종양 환자의 뇌 조직과 뇌종양을 유발시킨 동물을 이용해 분자 유전학적 분석을 실시했다. 우선 뇌전증이 동반된 소아 뇌종양 중 일종인 신경절 교세포종 환자의 종양조직을 분석한 결과 신경줄기세포에 ‘비라프’(BRAF V600E)라는 유전변이가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동물에게서도 똑같은 신경절 교세포종을 유발시킨 뒤 관찰한 결과 소야 뇌종양 환자와 똑같은 증상을 보인다는 것을 알아 냈다. 즉 태아의 뇌 발달 과정 중에 신경줄기세포에 ‘비라프’ 돌연변이가 나타나면 난치성 뇌전증이 동반된 소아 뇌종양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또 연구팀은 현재 피부암과 갑상선암 표적 항암제로 사용되는 비라프 저해제를 동물에게 주입한 결과 난치성 뇌전증이 치료되는 것도 확인했다.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카이스트 교원창업기업 ‘소바젠’을 통해 소아 뇌종양 난치성 뇌전증 치료약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1저자 고현용 카이스트 연구원은 “소아 뇌종양 환자의 신경줄기세포에서 발생한 돌연변이가 난치성 뇌전증 발생의 핵심역할을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라며 “난치성 뇌전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와우! 과학] 외로움은 타고나는 것…외로움 유발 유전 특성 발견 (연구)

    [와우! 과학] 외로움은 타고나는 것…외로움 유발 유전 특성 발견 (연구)

    외로움이 유전적 특성에서 기인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진은 세계 최대규모인 영국 바이오뱅크(Biobank)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45만 2302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데이터에는 유전자적 정보와 함께 ▲함께 사는 가족이 있는지 ▲혼자 산다면 얼마나 자주 친구 또는 가족과 만나는지 ▲스스로 얼마나 자주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됐다고 느끼는지 ▲얼마나 자주 스스로 외로운 사람이라고 느끼는지 등의 질문에 대한 답변도 포함돼 있다. 분석 결과 외로움이나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에게서 총 15가지의 유전변이를 찾았다. 유전변이는 유전자의 변화, 유전자의 조합 변화, 염색체의 변화, 염색체수의 변화 등 유전 조성의 변화에 의하여 생기는 형질(形質)의 변이이며, 자손에게 유전한다. 연구진은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인 유전변이를 찾았으며,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 중 약 5%는 부모로부터 관련된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유전변이는 비만이나 낮은 학력, 신경질적인 성격 등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체중이 감소하면 ‘외로움 유전자’의 성질도 변화를 보여서 이전보다 우울감이나 외로움을 덜 느끼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 연구를 이끈 존 페리 박사는 “우리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주변 환경 또는 경험하고만 연관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연구는 유전자 역시 외로움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로움은 사외의 주요 문제 중 하나다. 특히 나이가 든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우리는 유전자 적 특성과 환경적 특성이 어떻게 이로움에 영향을 미치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붉은박쥐’ 진화의 비밀, 세계 최초로 풀었다

    ‘붉은박쥐’ 진화의 비밀, 세계 최초로 풀었다

    색깔 등 변이… 진화 단서 찾아 “인간 장수 등 연구에 기여할 것” 국내 연구진이 ‘황금박쥐’로 알려진 붉은박쥐의 게놈(유전체)을 세계 최초로 분석했다. 이로써 멸종 위기의 붉은박쥐 보전·복원을 위한 유전적 토대가 마련됐으며 인간 장수 등을 연구하는 데 기여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12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박종화 생명과학부 교수가 이끄는 게놈산업기술센터 연구진이 붉은박쥐의 게놈을 해독하고, 다른 생물과 비교·분석을 마쳤다. 이번 연구는 류덕영 서울대 수의대 교수팀과 함께 진행했고,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맹식)와도 협업했다.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됐다. 붉은박쥐의 국내 개체 수는 450∼500마리밖에 되지 않는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452호로 지정돼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충북 단양 고수동굴에서 죽은 채 발견된 붉은박쥐를 이용해 DNA 시료를 얻고 게놈을 해독했다. 연구팀은 붉은박쥐의 게놈을 해독한 결과를 다른 박쥐 7종, 육상 포유동물 6종의 게놈과 비교하면서 관련 유전적 변이를 분석해 냈다. 특히 붉은박쥐의 게놈에서는 박쥐 색깔과 맹독으로 알려진 비소에 강한 특성 등에 관한 유전변이를 찾아냈다. 박쥐는 일반적으로 검은색으로 표현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색깔을 가진다. 연구진은 다른 동물의 게놈과 붉은박쥐의 게놈을 비교하면서 붉은색을 띠게 하는 유전변이를 발견했다. 또 붉은박쥐에는 비소 저항성 유전자 서열에 변이가 있는 것을 찾았다. 이 부분은 붉은박쥐가 중금속으로 오염된 동굴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진화 단서를 제공한다. 붉은박쥐의 개체 수가 마지막 빙하기 후반부터 줄어들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번 분석에서 1만∼5만년 전부터 붉은박쥐가 속한 애기박쥐과 박쥐들의 개체 수가 급감했고, 붉은박쥐가 특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화 교수는 “국가적으로 붉은박쥐 같은 생물자원의 유전 정보를 모아 빅데이터로 만들 필요가 있다”며 “박쥐 게놈에서 장수 관련 유전정보를 더 깊이 연구해 궁극적으로 암 치료와 수명 연장에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붉은박쥐 게놈 세계 최초 분석

    붉은박쥐 게놈 세계 최초 분석

    국내 연구진이 ‘황금박쥐’로 알려진 붉은박쥐의 게놈(유전체)을 세계 최초로 분석했다. 이로써 멸종위기의 붉은박쥐 보전·복원을 위한 유전적 토대가 마련됐을 뿐 아니라 오래 사는 붉은박쥐의 유전변이는 인간 장수 등을 연구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12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박종화(?사진?) 생명과학부 교수가 이끄는 게놈산업기술센터 연구진이 붉은박쥐의 게놈을 해독하고, 다른 생물과 비교·분석을 마쳤다. 이번 연구는 류덕영 서울대 수의대 교수팀과 함께 진행했고,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맹식)와도 협업했다.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됐다. 붉은박쥐의 국내 개체 수는 450∼500마리밖에 되지 않는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452호로 지정돼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충북 단양 고수동굴에서 죽은 채 발견된 붉은박쥐를 이용해 DNA 시료를 얻고, 게놈을 해독했다. 연구팀은 붉은박쥐의 게놈을 해독한 결과를 다른 박쥐 7종과 육상 포유동물 6종의 게놈과 비교하면서 관련 유전적 변이를 분석해냈다. 특히 붉은박쥐의 게놈에서는 박쥐 색깔과 맹독으로 알려진 비소(As)에 강한 특성 등에 관한 유전변이를 찾아냈다. 박쥐는 일반적으로 검은색으로 표현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색깔을 가진다. 연구진은 다른 동물의 게놈과 붉은박쥐의 게놈을 비교하면서 붉은색을 띠게 하는 유전변이를 발견했다.또 붉은박쥐에는 비소(As) 저항성 유전자 서열에 변이가 있는 것을 찾았다. 이 부분은 붉은박쥐가 중금속으로 오염된 동굴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진화 단서를 제공한다. 붉은박쥐의 개체 수가 마지막 빙하기 후반부터 줄어들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번 분석에서 1만∼5만년 전부터 붉은박쥐가 속한 애기박쥐과 박쥐들의 개체 수가 급감했고, 붉은박쥐가 특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화 교수는 “국가적으로 붉은박쥐 같은 생물자원의 유전정보를 모아 빅데이터로 만들 필요가 있다”며 “박쥐 게놈에서 장수 관련 유전정보를 더 깊이 연구해 궁극적으로 암 치료와 수명연장에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사진설명 붉은박쥐.
  • 우울증은 대물림?…관련 유전변이 17종 발견

    우울증은 대물림?…관련 유전변이 17종 발견

    흔히 우울증으로 불리는 주요 우울증 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MDD)와 관련한 유전 변이 17종이 발견됐다. 이는 우울증에 유전적 위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증거인 것.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등이 참여한 미 연구진은 이번 발견으로 우울증(MDD) 이면의 생물학적 요인에 관한 이해를 높이고 치료를 위한 길이 열렸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네틱스’(Nature Genetics) 최신호(1일자)에 발표했다. 주요 우울증 장애(MDD)는 기분 부전 장애(Dysthmic Disorder), 달리 분류되지 않는 우울 장애(Depressive Disorder Not Otherwise Specified)와 함께 우울 장애로 구분된다. 여기서 우울 장애는 기분의 장애를 주요 특징으로 나타내는 기분 장애의 한 유형을 말하며, 조증이나 혼재성, 또는 경조증 삽화의 과거력이 없다는 점에서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와 구별된다. 즉 주요 우울증 장애(MDD)는 가장 기본적인 우울 장애의 하나인데, 지금까지 대부분 전문가는 그 원인이 유전과 환경이라는 두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는 것으로 생각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주요 우울증 장애(MDD)는 우울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전 세계에서 약 3억 5000만 명 이상이 영향을 받고 있다. 주요 우울증 장애는 기분 변화나 피로, 수면 손실, 식욕이 원인일 수 있다. 연구진은 자발적으로 공유되는 45만 명 이상의 유전자 프로 파일을 이용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이 중 약 12만 1000명에게 우울증 병력이 있었다. 이번 연구 공동저자로 교신저자이기도 한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로이 펄리스 박사는 “이번 발견으로 우울증은 뇌 질환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이번 새로운 고찰을 살려 더 나은 치료법을 개발하는 중요한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빅데이터 이용해 암 유전자 찾는다

    빅데이터 이용해 암 유전자 찾는다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콕콕’ 집어내 찾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이현주 교수팀은 유전자를 짧은 길이의 DNA 조각으로 나눈 차세대 염기서열 데이터라는 생체 빅데이터를 이용해 암을 유발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유전자 영역을 찾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자연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9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신호 내 잡음 제거에 쓰이는 ‘웨이블릿 변환기법’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생체 빅데이터에서 암과 연관성 높은 유전자들만 선별해 냈다. 돌연변이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들을 신호로 보고 그 이외에 정상적인 유전자들을 잡음으로 보는 식으로 해서 체세포 유전자의 유전자 갯수가 변한 영역만을 찾아내도록 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얻은 정보들을 암과 연관성이 높다고 알려진 영역들과 비교한 결과 기존 유전자 변이 검출방식보다 더 많은 유전자를 빠르게 검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47개의 난소암 세포에 이번 기술을 적용한 결과 기존 검출방법보다 2배 가까운 변이유전자를 검출하는데 성공했다.  이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알고리즘은 바이오 빅데이터를 이용해 암과 연관된 유전변이 영역 뿐만 아니라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도 예측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새로운 루푸스 유전변이 발견, 표적치료제 개발도 가능

    새로운 루푸스 유전변이 발견, 표적치료제 개발도 가능

     국내 연구팀이 루푸스 원인 유전자 및 발병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치료 효과가 확인된 약제도 함께 찾아냈다. 이로써 기존 치료제를 대체, 맞춤치료가 가능한 새로운 약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배상철(사진) 교수팀과 미국 오클라호마 의학연구재단(OMRF) 공동 연구팀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의 1만 700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체내 면역 유전자의 유전변이를 ‘면역칩(Immunochip)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정밀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새로운 유전자 10개(GTF2I, DEF6, IL12B, TCF7, TERT, CD226, PCNXL3, RASGRP1, SYNGR1, SIGLEC6)의 유전변이를 확인했으며, 루푸스와의 연관성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또 기존에 보고된 46개 루푸스 원인 유전자의 유전변이에서 질병과의 연관성을 거듭 확인했다. 배상철 교수는 “오랜 기간에 걸쳐 밝혀진 루푸스 유전자 수가 46개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다수의 루푸스 유전자를 동시 발견한 이번 연구는 루푸스 유전성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게 되어 그 의미가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또 후성유전적(epigenetic) 특징과 유전자 발현에 대한 분석을 통해 기존에 확인된 유전자에 나타나는 유전변이 중 질병 발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기능성 유전변이도 새로 찾아냈다. 이와 함께 다수의 루푸스 유전자가 면역세포인 B세포와 T세포에서 특징적으로 발현되고 있으며, 유전변이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어 여러 면역 기전에 관여한다는 점도 함께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새로 규명한 루푸스 유전자 10개의 활성에 영향을 주는 치료약제 56개도 찾아냈다. 이 약제들은 기존 루푸스 치료약제를 포함해 다른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들이다. 실제로, 유전자 GTF2I는 혈액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이마티닙(imatinib)과 시스플라틴(cisplatin)에 의해 유전자 활성이 조절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치료약제를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최신 전략인 ‘약제 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 개념을 적용할 경우 루푸스 유전자를 표적물질로 조절하는 효과적인 약제를 보다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이 지원한 연구 결과는 유전학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25일자로 게재됐다.  배상철 교수는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는 다수의 유전자 변이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면서 생기는데, 이번에 찾은 유전변이로 전체 루푸스 유전성의 24%까지 규명되어 루푸스 발병 기전을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약제 개발에 대한 단초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면서 “특히 이번 연구는 한국인 등 유전적으로 유사한 동아시아 인종에서 얻어낸 결과로, 향후 한국인 루푸스 환자의 맞춤치료에 응용할 수 있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용어 설명]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주로 여성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로,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환경적, 호르몬적 인자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비슷한 자가면역질환이면서도 류마티스관절염은 주된 공격 목표가 관절인 반면, 루푸스는 인체 부위를 가리지 않고 공격하기 때문에 훨씬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흔히 ‘천의 얼굴’을 가진 병이라 일컬어지는 치료가 매우 어려운 질환이다. ‘루푸스’라는 명칭은 ‘늑대’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하는데, 피부의 모양이 마치 늑대에 물린 것처럼 붉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약제 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약제들의 타겟을 분석 및 이해한 후 이를 다른 질환에 활용하는 개념으로, 약제개발 비용 및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약제 개발전략이다. 이미 안정성이 확보되어 있고 기전이 밝혀져 있는 수많은 기존 약제를 컴퓨팅 기법으로 스크린하여 질환의 기전에 적절한 약제를 찾아 신속하게 임상시험을 진행하면 약제 개발 실패의 위험이 감소한다는데 착안한 개발전략이다. 남성 성기능 장애에 사용되는 비아그라가 대표적인 예로, 비아그라는 당초 고혈압 및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 “인류 농경 시작은 2만 3000년 전…1만년 더 앞당겨져”

    “인류 농경 시작은 2만 3000년 전…1만년 더 앞당겨져”

    인류 농경 역사에 대한 그간의 모든 기록을 ‘갈아엎을’지도 모르는 새로운 발견이 공개돼 학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과학자들이 그동안 1만 2000년 전으로 알려져 있던 인류 농사 문화의 시작 시점을 2만 3000년 전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하이파 대학 등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갈릴리 해안 근처 오할로 II 발굴현장의 유물들을 분석한 끝에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89년 갈릴리 해안 인근 호수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처음 발견된 오할로 II 발굴현장은 원래 수렵 및 채집 생활을 하던 인류가 잠시 머물렀던 거처로 여겨졌었다. 그런데 이 장소에서 시기와 맞지 않게 ‘정착지’의 흔적이 발견된 것. 오할로 II 지역은 화재가 나 탄화된 뒤 강바닥 퇴적물에 묻혀 잘 보존된 덕분에 훼손되지 않은 곡물이 많이 남아있을 수 있었다. 여기서 발견된 곡물 잔해는 15만 여 점인데, 이들 중 많은 이삭에서 인간에 의해 여러 대에 걸쳐 인공적으로 재배됐을 때 발생하는 유전적 변이가 발견됐다. 연구에 참여한 바르일란 대학교 에훗 바이스 고고학 교수는 “자연 상태의 호밀과 보리는 이삭이 서로 잘 떨어지는 형태를 띠는 반면, 인공 재배에 의한 유전변이를 거친 이삭의 경우 이삭들이 서로 가깝게 붙어있게 해주는 작은 흠집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해당 장소에서 발견한 곡물의 36%가 이러한 변형을 거쳤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연 상태의 보리가 이런 변화를 보일 확률은 10%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는 꽤 오랜 기간 경작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과학자들은 또한 지금의 농경지에서 발견되곤 하는 잡초들의 조상에 해당하는 13종류의 고대 잡초를 확인했다. 잡초들은 경작지 주변에서 특히 잘 자란다. 연구팀은 당시에도 농사 시도로 인해 토지이용이 전환되면서 잡초가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석재 농기구도 여러 점 발견됐다. 발굴현장에서 발견된 고대 움막의 바닥에서는 곡물을 빻는데 사용했던 석판(grinding slab)이 발견됐고, 녹말 입자가 묻어있는 돌 칼날도 발견됐다. 연구에 참여한 이스라엘 하이파대학 대니 나이델 교수는 “이 장소에서 발견된 돌칼에 묻은 입자를 분석해 본 결과 곡물 수확 당시에 묻은 물질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농업은 1만2000년 전 중동에서 처음으로 인류가 작물과 가축을 길들이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농업 덕분에 고대인들은 식량원을 찾아 방황하는 대신 한 장소에 정착할 수 있었다. 식량 수급량도 증가해 부락의 규모는 커졌고 개인에게는 여러 기술을 연마할 여유가 생기면서 각종 전문가가 등장했다. 이에 따라 기술발전이 가속됐고 결과적으로 문명이 탄생한 것. 만약 과학자들의 이번 주장이 사실일 경우 인류는 보다 일찍 문명 발달을 이룩했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에 참여한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바르셀로 스템버그 교수는 “당대의 우리 선조는 우리가 알고 있던 것 보다 현명하고 노련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덧붙여 “본격적 농업문화는 훨씬 나중에 이루어졌을지 모르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초보 수준의 농사는 원래 알려진 것보다 월등히 이전 시점에 시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따라서 해당 시기 고대인들의 지적 능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이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플로스 원’(Public Library of Sciences One)저널에 소개됐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심근증 유발 유전자 변이 정밀진단 가능해져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최의영 교수팀(이경화·정혜문·이경아·박철환·박혜성 교수)은 환자 혈액에서 채취한 DNA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심근증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는 새로운 진단법을 개발하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이와 함께 심장 MRI 최신 지도영상 기법을 이용해 조직검사 없이도 심근의 조직상태를 알아낼 수 있는 새 진단법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심혈관계 저널 중 최고로 꼽히는 국제학술지(Circulation.IF=14.948)에 게재돼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심근증은 심장이 확장되거나, 두꺼워지거나, 지방 침착이 생기는 등 심장근육 이상으로 생기는 여러 가지 질환군의 통칭이다. 특히, 비후성 심근증은 인구 500명당 1명에서 발생하는 흔한 심근증으로, 부정맥 발생으로 인한 급사, 이완기 심장 기능장애로 인한 운동 시 호흡곤란 및 말기 심부전으로의 진행, 심근 허혈로 인한 흉통, 실신, 심방세동 발생과 이로 인해 뇌졸중을 유발하는 질병이다.  이런 심근증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현재 혈액검사 및 엑스레이 촬영, 심초음파, 조영술 등 다양한 검사 및 진단기법이 동원되고 있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직접 심장의 근육조직을 채취하는 조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연구팀은 심근 비후를 가진 여성(39) 심근증 환자에게서 혈액을 채취, PCR 시퀀싱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내 전 DNA의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의 DNA에서 심근증을 유발하는 ‘3243A>G’ 유전자 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심장 MRI 영상지도 기법을 이용해 환자의 심근 조직상태를 분석해 실제 침습적 심장 조직검사를 통해 분석한 광학현미경 및 전자현미경적 소견에 필적하는 결과를 거뒀다.  미토콘드리아 3243A>G 유전자 변이의 경우 일반인 300명중 1명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며, 심근증의 경우 비후성 심근증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후성 심근증에서 미토콘드리아 유전변이 및 심장 MRI기법을 이용해 고위험군을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최의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하는 번거로움과 위험하고 침습적인 검사가 아닌 비교적 간단한 혈액의 미토콘드리아 내 DNA 분석을 통해 심근증을 쉽게 진단하고, 직접 조직을 채취하지 않고서도 MRI를 이용한 영상지도 기법으로 심근의 조직상태를 알 수 있는 새로운 진단법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이어 “이를 통해 심근증 환자들의 개별화된 조직 특성 및 유전변이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기존의 약물치료와 함께 새로운 효소치료, 조기 이식형 제세동기 치료 등 맞춤치료를 제공할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참고 정보]미토콘드리아 내 DNA와 심장 MRI  최근 심장 운동의 에너지원인 ATP를 생성하는 미토콘드리아에도 DNA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이들 DNA는 매우 안정적으로 모계 유전된다. 즉, 미토콘드리아 내에 존재하는 DNA의 유전자 변이에 의해 심근증이 발생할 수 있는 것. 또, 이 같은 심근증은 비후성 심근증 형태로 나타나며 전신 침범 소견과 함께 말기 심부전으로의 진행되거나 심각한 부정맥을 일으켜 돌연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비후성 심근증은 대표적인 유전질환으로, 세포핵에 존재하는 사르코메어(sarcomere)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 유전자 검사를 해보면 세포핵의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는 경우는 60%에 지나지 않는 등 기존의 유전자 진단방법에 한계가 있었다.  또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한 심장 MRI(자기공명영상)를 통한 진단기법으로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정확한 좌우심실 용적, 기능 및 심근의 조직학적 특성인 치환 섬유화 정도, 심근조직의 세포외 용적(간질용적)을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심근의 생검 조직검사보다 더욱 정확히 전체 심장의 조직학적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것.  연구팀은 비후성 심근증에서 심근 내 치환섬유화 정도가 많을수록 심실빈맥 등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됨에 따라, 어떠한 유전학적 변이가 좌심실 내 섬유화 정도를 더 증가시키는지 규명해 낼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심장MRI는 심장의 조직을 가장 미세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이나, 시행의 어려움과 기술적 문제로 국내에서도 몇몇 병원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와 관련한 정확한 지침을 확립하기 위해 최의영 교수가 실무 책임을 맡아 지난해 말에 심장 MRI 사용 지침을 제시하기도 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천의 얼굴’ 루푸스, 원인 유전변이 규명

    ‘천의 얼굴’ 루푸스, 원인 유전변이 규명

     발병 양상이 너무나 다양해 흔히 ‘천의 얼굴’로 불리는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이하 루푸스)’의 발병 원인이 되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최초로 규명됐다. 또 한국인은 물론 다른 인종에도 적용할 수 있는 ‘루푸스 예측모델’도 함께 개발, 루푸스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팀은 ‘HLA-DRB1’ 유전자 내의 특정 아미노산 변이가 루푸스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The HLA-DRβ1 amino-acid positions 11-13-26 explain the majority of SLE-MHC associations)는 권위있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근호에 게재됐다.  루푸스는 류마티스성 자가면역질환으로, 환경적인 요인과 함께 다수의 유전자 변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한다. 지금까지는 ‘HLA’ 유전자가 루푸스 발병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히 어떤 유전자 변이가 영향을 주는 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HLA 유전자 내에 존재하는 루푸스 원인 유전자의 변이를 규명하기 위해 한국인 루푸스 환자 950명과 대조군 4900명의 HLA 유전자 변이를 정밀 분석했다. 분석에 사용된 유전자 변이는 기존에 연구된 단일염기다형성(SNP) 뿐만 아니라 A, B, C, DQA1, DQB1, DRB1, DPA1, DPB1 등 HLA 유전자 8종의 유전형과 아미노산 서열 변이도 추가로 포함됐다. 특히, 이번 연구에는 배상철 교수팀이 최근 발표한 HLA 유전형과 아미노산 서열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한국인 HLA 기준자료’를 적용해 분석하는 등 다양한 통계 기법을 활용했다.  그 결과, ‘HLA-DRB1’ 유전자 내 11·13·26번 위치의 아미노산 변이가 루푸스 발병과 연관된다는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루푸스 발병에 중요한 유전자 변이로 알려진 ‘HLA-DRB1*15:01’과 ‘HLA-DRB1*03:01’은 이번에 규명한 3개의 아미노산 변이로 인해 단순히 파생됐다는 사실도 추가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또 해당 아미노산 조합을 통해 개발된 새로운 ‘루푸스 예측모델’이 한국인은 물론 다른 아시아인이나 백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모델임도 입증했다.  배상철 교수는 “HLA 유전자와 주변 DNA염기는 인간 유전체에서 가장 변이가 심하고 구조가 복잡해 그동안 루푸스 발병과 연관성 있는 유전자 변이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HLA-DR의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3개의 아미노산 변이가 밝혀짐에 따라 루푸스 발병 경로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이해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이어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발병 예측모델을 활용할 경우 한결 정확한 발병 예측이 가능해 루푸스 예측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주로 여성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로,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전·환경·호르몬 인자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비슷한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은 주된 공격 목표가 관절인데 비해 루푸스는 인체 어느 부위든 가리지 않고 공격하기 때문에 훨씬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때문에 ‘천의 얼굴’을 가진 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루푸스’라는 명칭은 ‘늑대’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는데, 피부의 모양이 마치 늑대에 물린 것처럼 붉어진다고 해서 붙여졌다.   ■HLA  HLA(조직적합성항원)는 루푸스의 자가항원 인식부터 자가항체 발생까지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인자 중 하나인 최초 항원결정 부위와 결합하는 단백질로, 자가항원에 대한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항원표출세포의 표면에 존재하는 HLA 단백질은 T세포와 상호작용하여 선천성 면역반응과 후천성 면역반응을 동시에 유발한다. 루푸스는 자가항원에 대한 자가항체를 생산하고 그로 인해 발생된 자가항체-항원 복합체는 혈관 및 신체기관에 축적되어 신체 전반에 걸친 다양한 염증반응을 나타내는 만성 질병이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목숨을 건 학도병 탈출기… 첫 기록을 꺼내다

    목숨을 건 학도병 탈출기… 첫 기록을 꺼내다

    어느 독립운동가의 조국/윤재현 지음/나남/592쪽/3만 5000원 “꿈에 그리던 광복군이 된 것은 한없이 기뻤으나 장쑤성 린촨시에서 보낸 시간은 지루하고 무료했다. (중략) 시간을 뜻있게 보내기 위해 우리끼리 잡지를 만들기로 하고 몇몇 동료가 함께 나섰다. 이름은 ‘등불’로 정했다.”(225쪽) 3·1절 95주년을 맞은 우리에게 ‘조국’이란 무엇인가. 이 가슴 뛰는 단어를 떠올리며 세상에 나온 잡지 ‘등불’은 ‘장정’(김준엽)이나 ‘돌베개’(장준하) 등의 책에도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다. 중국 민가의 개를 훔쳐 먹을 만큼 비참했던 광복군 간부 훈련반 시절 저자인 고(故) 윤재현 박사는 동료인 김준엽·장준하 등과 의기투합해 책을 펴냈다. 종이가 없어 속옷을 벗어 손으로 필사한 책이었다. 저자는 미국 보스턴칼리지에서 교수로 정년퇴임한 생물학자다. 유전변이 쥐를 다룬 그의 논문은 지금도 ‘네이처’나 ‘사이언스’ 등 세계적 과학저널에 인용될 만큼 인정받는다. 하지만 그가 해방 공간에 머문 시기는 불과 3년. 무장해제를 조건으로 가까스로 귀국한 광복군과 불순세력으로 내몰린 임시정부 지도자들의 처지를 한탄하다 급작스럽게 미국행을 택했다. 1948년 28세의 젊은 나이에 도미하기까지 그의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저자는 19세에 일본 교토의 도시샤대학으로 유학 갔다. 하지만 침략 전쟁에 광분한 일제에 등떠밀려 1940년대 초 중국의 전장으로 향했다. 저자는 “‘일본군 입대’란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 앞에 몸부리치다 온갖 좌절과 분노를 쏟아냈다”고 했다. 앞장서 학병 지원을 선전하고 다닌 당시 조선 최고 지식인들은 저주의 대상이 됐다. 이후의 삶은 광풍처럼 휘몰아쳤다. 용산 25부대 입영 이후 설원을 내달려 배치된 전장, 살아 있는 중국인을 창검으로 찔러 죽이던 훈련, 중국 변방의 비참한 조선인 술집 접대부들, 고문과 사형의 위험을 무릅쓰고 감행한 탈영, 2400㎞를 걸어 73일 만에 도착한 충칭의 임시정부. 이들을 맞은 건 백범 김구였다. 저자는 “위대한 혁명 영웅을 만나 감격과 기쁨에 또 한 번 목이 메었다”고 회상했다. 몸도 씻고 수염도 깎고 화톳불을 피워 이투성이 옷을 태운 저자 일행은 밤을 지새워 목놓아 조선의 옛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다시 미군 정보기관인 OSS에 배속돼 특수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국내 침투가 임박한 1945년 8월 10일, 훈련 책임자로부터 일제의 항복 소식을 전해 듣는다. 이런 경험은 고스란히 우리나라 최초의 학병 탈출기인 ‘사선을 헤매며’(1948)에 담겼다. 임시정부 부주석을 지낸 우사 김규식은 책 서두의 추천사에서 “심신상의 고통은 이루 기록할 수도, 형언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단 한 권 남았던 책은 보존 상태가 불량해 내용을 알아보기가 불가능했다. 저자의 조카인 김현주 광운대 교수는 1994년에 타계한 윤 교수를 대신해 ‘사선을 헤매며’와 임시정부 소개 책자인 ‘우리 임시정부’(1946), 소설 ‘동토의 청춘’(1979)을 엮어 책을 펴냈다. 책은 우리의 태만과 방종을 꾸짖는 고함 소리와 같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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