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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하늘에 독립운동가

    밤하늘에 독립운동가

    제81주년 광복절인 15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수백 대의 드론이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유관순 열사의 모습을 밤하늘에 수놓고 있다. 이날 광안리에서는 ‘광복절, 대한민국의 빛을 되찾은 날’을 주제로 ‘드론 라이트쇼’가 열렸다. 부산 연합뉴스
  • 10만원권 나오면 진짜 안중근 의사?… 광복절에 다시 떠오른 ‘화폐 도안’ 제안

    10만원권 나오면 진짜 안중근 의사?… 광복절에 다시 떠오른 ‘화폐 도안’ 제안

    광복절을 맞아 고액권 지폐 도안 인물을 독립운동가로 바꾸자는 논의가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다시 불붙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광복절인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 시민의 게시물을 별다른 설명 없이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10만원권 도안에 각각 유관순 열사와 안중근 의사의 얼굴을 합성한 이미지가 담겼다. 게시물 작성자는 “광복 81주년, 신사임당이 어떤 위대한 일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게 더 맞지 않나 싶다”며 현행 화폐 도안 인물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독립운동가를 화폐 도안에 담자는 주장은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2007년 한국은행이 5만원권과 10만원권 화폐 도안 인물 후보를 선정할 당시에도 백범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등 주요 독립운동가들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그러나 당시 한은은 양성평등 의식 제고와 여성의 사회 참여를 촉진한다는 이유 등으로 5만원권 인물로 신사임당을 최종 확정했다. 이후 10만원권 발행 계획은 정부 논의 과정에서 무산된 바 있다. 이를 두고 시민들과 누리꾼 사이에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광복의 의미를 고려하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헌신한 독립운동가가 고액권의 얼굴이 되는 것이 타당하다”며 호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미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정착된 화폐 도안을 정치적 메시지나 소셜미디어 이슈에 맞춰 매번 바꾸는 것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과 혼란을 초래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광복절마다 반복되는 화폐 도안 인물 논란은 단순한 인물 교체 요구를 넘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역사적 가치와 상징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 “광복은 새로운 출발”…천안시·독립기념관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

    “광복은 새로운 출발”…천안시·독립기념관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

    충남 천안시는 15일 독립기념관에서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열고 나라를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천안시와 독립기념관이 공동 주최한 이번 경축식에는 장기수 천안시장과 김희곤 독립기념관장을 비롯해 보훈단체 회원,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경축식은 자료 기증자 감사패 전달에 이어 기념사, 경축사, 대표 학생들의 ‘미래세대의 다짐’, 천안시립무용단의 경축공연, 광복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독립기념관은 광복 81주년을 맞아 복합전시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한 제7관 ‘기획전시관’을 15일 재개관했다. 장기수 시장은 “광복은 굳건한 신념과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헌신이 맺은 결실이자 새로운 출발이었다”며 “유관순 열사와 이동녕 선생을 배출한 애국충절의 고장으로서 독립의 가치를 천안의 미래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희곤 독립기념관장은 “대한민국이 거둔 광복은 치열하게 펼친 독립운동의 고귀한 결실”이라며 “올해 광복절 문화행사 주제를 ‘나의 소원, 평화의 문화’로 정하고, 제7관을 다시 열면서 ‘백범의 생각과 뜻, 온 세상을 비추다’ 제목으로 선생의 겨레 사랑 정신을 그려냈다”고 강조했다.
  • 독립 영웅, 2026년 오늘로 돌아오다

    독립 영웅, 2026년 오늘로 돌아오다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2026년 현대의 모습으로 재탄생한 독립 영웅들. 사진 왼쪽부터 윤봉길 의사(교육자)·김구 선생(정치인)·유관순 열사(학생)·윤동주 시인·안중근 의사(군인)가 각자의 본래 직업과 못다 이룬 꿈을 살린 모습으로 돌아왔다. 사진은 구글 나노바나나 프로를 통해 제작했다. 윤봉길 의사는 생전 야학 교재 농민독본을 저술했으며 문맹 퇴치와 민족의식 고취에 앞장섰다. 백범 선생이 주도하던 한인애국단에 가입한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열린 일본군 전승 경축식에서 폭탄을 투척했다. 이후 의사는 일본 헌병대에 연행돼 가혹한 고문을 당했으며 사형을 선고받고 1932년 12월 19일 순국했다. 한평생 애국의 길을 걸은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참여하고 한인애국단을 결성해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 등의 항일 독립운동을 지휘했다. 해방 후에는 신탁 통치를 반대하고 비상국민회의를 결성했으며 남북 협상을 통한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해 힘썼다. 이후 1949년 6월 26일 안두희에 의해 암살됐다. 유관순 열사는 이화여자보통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1919년 3·1 운동에 참여했다. 이화학당이 휴교한 뒤 고향인 천안에서 대규모 만세 운동을 전개했으나 일제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이후 체포된 열사는 서대문 감옥에서 옥살이하다 모진 고문 끝에 1920년 9월 28일 18세 꽃다운 나이에 순국했다. 윤동주 시인은 일제강점기의 대표적인 민족 시인으로 ‘서시’와 ‘별 헤는 밤’ 등 식민지 현실 속에서 민족의식과 자아 성찰을 담은 시를 꾸준히 창작했다. 일본 유학 중 조선인 유학생들과 일제 통치에 대해 비판하고 민족문화의 발전과 조선 독립에 관해 토론하기도 했다. 이후 일제 경찰에 붙잡혀 옥고를 치렀으며 해방을 불과 몇 달 앞두고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했다. 안중근 의사는 일제의 국권 침탈에 맞서 계몽 운동과 의병 활동에 나섰다. 러시아 연해주로 망명한 뒤 의병 부대를 조직했으며, 이후 의병을 이끌고 국내진공작전을 펼쳤다.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대한제국의 일제 식민지화를 주도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 사살했다. 체포된 뒤 뤼순 감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동양 평화와 한국 독립의 정당성을 역설했고, 옥중에서 저술 활동을 이어갔다. 이후 1910년 3월 26일 사형이 집행돼 순국했다.
  • “김구·안중근이 살인자?” 역사 왜곡에 조롱까지…‘심각하다’는 SNS 수준

    “김구·안중근이 살인자?” 역사 왜곡에 조롱까지…‘심각하다’는 SNS 수준

    광복절을 이틀 앞두고 틱톡·스레드 등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한국 독립운동가 폄훼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주 다가오는 광복절을 맞아 틱톡을 중심으로 독립운동가 조롱 게시물을 조사한 결과 여전히 많은 게시물이 남아 있어 논란이 됐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조사 결과 “너무나 심각한 수준”이라며 “독립운동가 폄훼 글이 넘쳐났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독립운동가에 관한 욕설이 난무하고, 역사적 사실과는 전혀 다른 글이 퍼지고 있으며,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을 순위로 나누는 등 그야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공개된 게시물에는 김구·안중근·유관순 등 주요 독립운동가를 근거 없이 범죄자로 규정하거나, 이들의 역사적 공적을 왜곡·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 교수는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있다지만 이런 잘못된 글은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행위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행동을 이제 멈춰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누리꾼들은 이런 악성 콘텐츠를 발견하게 되면 적극적인 신고를 통해 게시물 노출이 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스레드 측에서는 이런 게시물이 더 이상 올라오지 못하도록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SNS에는 한국 독립운동가를 조롱하는 게시물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독립운동가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기여도로 순위를 매기는가 하면, 자신들이 좋아하는 게임이나 아이돌을 독립운동가와 비교하는 등의 내용이다. 지난 3·1절에는 유관순 열사를 조롱하는 AI 영상이 여러 개 공개돼 거센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유관순 열사가 방귀를 뀌고 시원하다고 말하거나 일장기를 향해 애정을 표하자 일장기에서 입이 나타나 ‘나 너 싫어’라고 말하는 내용이다. 또 다른 영상에선 상반신은 열사, 하반신은 로켓인 기계장치가 ‘유관순 방귀 로켓’이라고 외치며 우주로 날아간다. 이 외에도 김구 선생 사진에 ‘얼굴은 이게 뭐냐?’ ‘사람은 맞음?’이라는 문구를 넣어 조롱하거나, 대표적인 친일 인사 이완용 사진에는 ‘와 포스 봐라, 바지에 지릴 뻔’이라며 찬양하는 게시글도 논란이 됐다. 당시 국가보훈부는 틱톡코리아에 요청해 독립운동가를 조롱하는 영상물을 삭제했다. 다만 이러한 악성 콘텐츠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은 어려운 상황이다. 현행법상 사자(死者)에게는 모욕죄가 적용되지 않아 단순 비하나 조롱만으로는 형사 처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자명예훼손죄를 적용하려 해도 허위 사실을 적시했을 때만 죄가 성립되는 등 요건이 까다로워, 교묘한 조롱성 악성 콘텐츠 제재에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 한강 수영장 핑크 원피스 수영복 남성의 정체…10대 성매수 전 시의원의 소름 돋는 제안 [주간사건일지]

    한강 수영장 핑크 원피스 수영복 남성의 정체…10대 성매수 전 시의원의 소름 돋는 제안 [주간사건일지]

    [주간사건일지 요약]● 최근 한강 수영장에 여성용 원피스 수영복을 착용한 남성이 등장했다는 소식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 아동 성매매 등 혐의를 받는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광복절을 앞두고 소셜미디어(SNS)에 독립운동가를 조롱하는 게시물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친여동생을 성폭행한 2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번 주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을 정리한다. 한강서 ‘여성 수영복’ 입은 남성 목격담 화제최근 한강 수영장을 찾았다는 A씨는 분홍색 원피스 수영복을 입은 남성의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했다. 사진에는 성인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분홍색 원피스 형태의 수영복을 입고 풀장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주변에서는 어린이를 포함한 많은 이용객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A씨는 “왜 남자가 분홍색 여성 수영복을 입고 한강 수영장에 오는 것이냐”며 “왔다가 깜짝 놀랐다”고 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나도 이 사람을 봤다. 경찰이 데리고 나가는 모습도 목격했다”는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실제 경찰 출동 여부와 해당 이용객이 현장을 떠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성년 피해자 2명’… 경찰, 최영중 전 시의원 구속 송치 아동 성매매 등 혐의를 받는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청주청원경찰서는 지난 6일 최 전 의원을 미성년자의제강간, 성착취물 제작, 성매매 권유, 성착취 목적 대화,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최 전 의원은 2024년 10월부터 약 1년간 세 차례에 걸쳐 중학생 피해자와 차량과 모텔 등에서 성관계를 하고 나체 사진을 촬영해 보내도록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피해자에게 친구나 지인을 데려오면 돈을 더 주겠다고 제안하는 등 성매매를 권유하고, 부적절한 성적 대화를 이어간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비슷한 시기 최 전 의원이 또 다른 미성년자 1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정황도 확인해 관련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휴대전화에서 추가 피해자로 보이는 여성의 신체를 촬영한 사진을 확인하고, 여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최 전 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성관계를 한 사실은 있지만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구속 기한 만료에 따라 최 전 의원을 우선 검찰에 넘겼지만, 추가 피해자 여부와 여죄에 대한 수사는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 기록을 검찰에 추가 송치할 예정이다. 광복절 앞두고 독립운동가 조롱 여전 지난 3·1절 당시 유관순 열사나 안중근 의사를 조롱해 논란이 일었던 게시물이 광복절을 열흘 앞둔 상황에서도 여전히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1절에는 한 틱톡 이용자가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유관순 방귀 로켓’과 ‘안중근 방귀 열차’ 영상 등으로 독립운동가를 조롱해 공분을 샀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4일 최근 각종 SNS 조사 결과를 전하며 “독립운동가에 관한 외모 평가, 기여도 순위 매기기, 좋아하는 게임과 아이돌을 독립운동가와 비교하기 등 게시들이 또 올라와 있었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안중근, 유관순, 김구 등 유명 독립운동가들을 이용해 자신의 계정을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러한 악성 콘텐츠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은 어렵다. 현행법상 사자(死者)에게는 모욕죄가 적용되지 않아 단순 비하나 조롱만으로는 형사 처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자명예훼손죄를 적용하려 해도 허위 사실을 적시했을 때만 죄가 성립되는 등 요건이 까다로워 교묘한 조롱성 악성 콘텐츠 제재에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서 교수는 “이런 악성 콘텐츠를 발견하면 누리꾼들의 적극적인 신고로 게시물 노출이 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플랫폼 측에서는 이런 게시물이 더 이상 올라오지 못하도록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모 집 비우자 여동생에 ‘몹쓸 짓’…징역 5년 받은 20대 항소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친여동생을 성폭행한 2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지난 4일 부산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부장 나원식)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B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대한 7년간의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B씨는 지난해 1월과 10월, 부모가 외출한 틈을 타 집에서 여동생 C양을 폭행하고 두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폭행 혐의의 경우 피해자인 C양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힘에 따라 공소가 기각됐다. B씨는 경찰 수사 초기 단계에서는 범행을 전면 부인했으나, 검찰 수사 단계에 이르러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친동생이자 어린 피해자를 자기 성적 욕구 해소의 수단으로 삼았다”며 “범행 장소와 내용,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죄책이 매우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나 B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 첫 공판은 19일 부산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 유관순 열사에 “왜 이따구로 생겼지?”…광복절 앞두고 또 조롱

    유관순 열사에 “왜 이따구로 생겼지?”…광복절 앞두고 또 조롱

    광복절을 약 열흘 앞둔 상황에서 각종 소셜미디어(SNS)에 독립운동가를 조롱하는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가오는 광복절을 맞아 각종 SNS를 조사해 봤더니 독립운동가 조롱 게시물이 여전히 많았다”고 밝혔다. 서 교수에 따르면 독립운동가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기여도로 순위를 매기는가 하면, 자신들이 좋아하는 게임이나 아이돌을 독립운동가와 비교하는 등의 게시물이 잇따랐다. 이 같은 게시물들이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김구 선생 등 유명 독립운동가들을 이용해 자신의 계정을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는 게 서 교수 설명이다. 앞서 지난 삼일절 때도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유관순 방귀 로켓’과 ‘안중근 방귀 열차’ 영상이 틱톡에 올라와 공분을 산 바 있다. 이 외에도 김구 선생 사진에 ‘얼굴은 이게 뭐냐?’ ‘사람은 맞음?’이라는 문구를 넣어 조롱하거나, 대표적인 친일 인사 이완용 사진에는 ‘와 포스 봐라, 바지에 지릴 뻔’이라며 찬양하는 게시글도 논란이 됐다. 당시 국가보훈부는 틱톡코리아에 요청해 독립운동가를 조롱하는 영상물을 삭제했다. 다만 법조계에 따르면 이러한 악성 콘텐츠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은 어렵다. 현행법상 사자(死者)에게는 모욕죄가 적용되지 않아 단순 비하나 조롱만으로는 형사 처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자명예훼손죄를 적용하려 해도 허위 사실을 적시했을 때만 죄가 성립되는 등 요건이 까다로워, 교묘한 조롱성 악성 콘텐츠 제재에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 교수는 “악성 콘텐츠를 발견하면 누리꾼들의 적극적인 신고로 게시물 노출이 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플랫폼 측에서는 이런 게시물이 더 이상 올라오지 못하도록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 독립·문화 도시 등 담아낸 ‘천안시 애국가 영상’ 눈길

    독립·문화 도시 등 담아낸 ‘천안시 애국가 영상’ 눈길

    충남 천안시가 독립 정신과 자연경관, 문화도시 등 지역 특색을 담아낸 특별한 애국가 배경 영상을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천안시에 따르면 애국가 선율에 ‘천안의 아름다움이 담긴 애국가’ 홍보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1분 9초 분량의 영상은 시 홍보담당관실에서 자체 제작했다. 하늘에서 바라본 독립기념관 일출로 시작한 이 영상에는 태극기와 독립 열사 동상을 통해 ‘독립운동 성지 천안’을 알린다. 이어 대한민국 교통 요충지 천안과 유관순열사사적지·국보 봉선홍경사갈기비 등이 포함된 대표 관광명소 ‘천안 8경’을 비춘다. 태조산 산림레포츠단지와 천안박물관·홍대용과학관 등을 통해 현대적·활기찬 도시와 함께 역사·과학의 문화도시를 알리며 영상은 마무리된다. 시는 8월 3일 월례회의에서 첫 공개를 시작으로 다양한 지역 행사에 영상을 공식 활용하고, 지역 내 관련 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배포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 특색을 담아 시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천안시 공식 소셜 미디어(SNS) 등을 통해 시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천안 시청·도시공사 노조 “파크골프협회, 좌표찍기 용납 못해”…고발 검토

    천안 시청·도시공사 노조 “파크골프협회, 좌표찍기 용납 못해”…고발 검토

    충남 천안시청공무원노조와 천안도시공사노조는 14일 천안시파크골프협회 일부 임원이 담당 공무원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회원들에게 노출해 집단 민원을 독려하고 있다며 일명 ‘좌표찍기’ 선동 중지를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회 일부 임원이 풍서천파크골프장과 유관순파크골프장 운영과 관련해 담당 팀장의 휴대전화 번호와 사무실 전화번호를 협회 단체대화방 등에 공유하고 회원들에게 반복적인 민원 전화를 하도록 선동하는 등 ‘좌표찍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공무원의 개인정보를 다수에게 유포하고 조직적으로 민원을 집중시키는 행위는 정당한 의견 개진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화번호를 공유받은 회원들은 돌아가면서 사무실이나 담당 직원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다른 시군에서는 협회가 운영권을 갖고 있는데 왜 시에서 운영하느냐’고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더 심각한 것은 해당 협회 관계자가 과거에도 파크골프장을 위탁받아 운영하던 도시공사 직원들에게 욕설과 부당한 언행, 월권적 행위 등을 반복해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됐었다”며 “반성 없이 다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집단 민원 선동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파크골프 운영권을 시에서 받아내기 위해 집단 민원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공무를 수행하는 노동자의 개인정보 유포, 조직적인 민원 선동, 반복적인 업무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협회 측은 조만간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 5·18 설명했더니 “쌤, 좌파세요?”…교사 5명 중 1명, ‘정치 중립’ 민원 경험

    5·18 설명했더니 “쌤, 좌파세요?”…교사 5명 중 1명, ‘정치 중립’ 민원 경험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은 학생들에게 현실 정치와 사회 문제를 다루는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들이 정치 편향 민원과 신고를 우려해 역사교육과 시사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정책연구원은 9일 전국 만 16세 이상 70세 미만 국민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 내 민주시민교육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2.4%는 학생들에게 현실 정치의 쟁점과 사회문제를 다루는 시민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생들이 관련 내용을 배워야 할 공간으로는 ‘학교’를 꼽은 응답이 66.4%로 가장 많았다. 교사가 수업에서 현실 정치와 사회 문제를 교육적 소재로 활용하는 데 찬성한다는 응답도 67.4%에 달했다. 학교에서 시민교육을 하는 데 동의한다는 응답은 83.7%였지만, 현재 학교 시민교육 수준이 부족하다는 응답도 66.0%에 이르렀다. 교사노조는 국민들이 학교 시민교육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학교는 사회적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서는 ‘정치적 중립성’ 민원이 무서워 아무 교육도 하지 못 하는 상황이다. 교사노조가 지난해 전국 교사 19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사 교육권 침해 및 정치 관련 민원 사례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0.2%가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했음에도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항의나 민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신고나 고소를 하겠다는 위협을 받은 경험은 8.7%, 실제 신고·고소 등 법적 절차를 겪은 경험도 2.0%로 집계됐다. 현장 사례도 다양했다. 초등학교 사회 수업에서 일제강점기와 3·1운동, 유관순 열사를 설명했다가 “학교가 좌파로 치우쳤다”는 민원을 받은 사례가 있었고, 교과서에 따라 5·18민주화운동을 설명했는데도 “좌파 사상 주입”, “공산당 교육”이라는 항의를 받았다는 응답이 나왔다. 영화 ‘서울의 봄’, ‘택시운전사’, ‘1987’ 등을 수업 자료로 활용하거나 세월호 계기 교육, 독도·통일교육을 진행한 것 역시 정치 편향 민원으로 이어졌다는 사례도 조사됐다. 학생들의 혐오 표현과 역사 왜곡 발언을 지도하는 과정에서도 민원이 제기됐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일베 용어 사용이나 지역 비하 표현, 나치 찬양 발언 등을 지도했다가 “가스라이팅”,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는 항의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선거공보물을 활용한 시민권 수업이나 교실 게시물의 문구, 심지어 분필 색깔까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사례도 있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교사들은 스스로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호소했다. 조사에서는 “민원을 우려해 역사 수업에서 교과서 내용만 읽는다”, “시사 문제는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 “수업 중에도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는 응답이 쏟아졌다. 교사노조는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시민교육 확대 자체가 아니라 교사가 교육과정에 따라 안심하고 수업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정책연구원은 “문제는 시민교육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교사가 교육과정에 근거해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면서 “교육당국은 시민교육 강화를 요구하기 전에 정당한 교육활동을 정치 편향 민원과 신고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에서 한용운·이중섭·박인환 특별전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에서 한용운·이중섭·박인환 특별전

    서울 중랑구는 2027년 2월까지 망우역사문화공원의 중랑망우공간에서 특별전 ‘사랑의 온도 : 사랑으로 기록된 위대한 유산’을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24일 시작된 이번 전시는 망우역사문화공원에 모셔져 있는 문화예술인 한용운, 이중섭, 박인환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명하고 이들이 남긴 문화적 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마련됐다. 특히 올해는 한용운의 시집 ‘님의 침묵’이 발간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로 역사적 의미가 크다. 또한 이중섭 탄생 110주년과 서거 70주기, 박인환 탄생 100주년과 서거 70주기를 맞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전시는 격동의 시대 속에서도 자신만의 신념과 예술 세계를 펼쳐온 세 인물의 삶을 살펴보고, 이들이 남긴 다양한 기록과 작품을 소개한다. 조국을 향한 염원을 담아 ‘님의 침묵’을 펴낸 한용운,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화폭에 담아낸 이중섭, 시대의 상실과 청춘의 감성을 시로 노래한 박인환의 삶과 예술 세계를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또 국립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성북근현대문학관, 박인환문학관, 이중섭미술관 등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이 소장한 자료도 함께 선보인다. 앞서 구는 지난달 31일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과 공동 주최한 순회 전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억상자’를 성황리에 마무리하며 4만 2000명 이상의 관람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근심을 잊는다’는 망우(忘憂)의 이름처럼, 이곳은 한용운, 방정환, 유관순 열사 등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위인 80여명이 잠들어 있다. 구는 망우 일대의 역사문화유산과 울창한 자연을 구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고자 공원을 가꾸어 왔으며 무장애 보행로 조성과 셔틀버스 마련 등 편의성을 높여 누구나 문턱 없이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류경기 구청장은 “앞으로도 망우역사문화공원에 잠들어 있는 인물들의 역사적 의미와 문화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널리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 천안시, ‘관광택시’ 인기…민관 협업 관광교통 활성화 선정

    천안시, ‘관광택시’ 인기…민관 협업 관광교통 활성화 선정

    충남 천안시가 운영하는 ‘천안 관광택시’가 소규모·개별 관광객(FIT)을 위한 맞춤형 교통수단으로 인기다. 16일 시에 따르면 ‘2025~2026 충남·천안 방문의 해’를 맞아 대중교통 이용객의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해 관광택시 서비스를 도입했다. 천안 관광택시는 관광객의 일정과 목적에 맞춰 독립기념관, 유관순열사기념관, 천안삼거리공원, 병천순대거리 등 지역 주요 관광지를 자유롭게 선택해 둘러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대중교통 접근이 어려운 관광지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어 관광객들의 이동 편의를 높이고 있다. 운행 기사들은 단순한 이동 서비스를 넘어 현장에서 관광지와 지역 역사를 설명하는 안내 가이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이용 요금은 4시간 8만원, 8시간 16만원이지만, 시에서 50%를 지원한다. 추가 이용 시 시간당 2만원이 추가된다. 시는 한국관광공사 주관의 ‘민관 협업 관광교통 활성화 사업’ 공모에 선정됨에 따라 관광택시의 온라인 판매 기반 확대 등에 나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다시 찾고 싶은 천안을 만들 수 있도록 안전과 서비스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독립기념관, 초중 학교에 ‘독립운동사 교육교재 보급

    독립기념관, 초중 학교에 ‘독립운동사 교육교재 보급

    독립기념관(관장 김희곤)은 학교 현장의 독립운동사 교육 활성화를 위해 전국 초중학교에 ‘역사수업 키트’를 보급한다고 28일 밝혔다. 역사수업 키트는 독립운동 역사 자료를 중심으로 인물과 사건을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학교 현장의 효율적인 수업 운영을 위해 교사용 지도서, 수업용 프레젠테이션(PPT)과 함께 학생용 교구재가 1학급 단위로 제공된다. 올해 보급되는 역사수업 키트는 3종이다. 초등 저학년용은 국가 상징과 관련해 ‘무궁화’가 주제다. 초등 고학년용은 여성 독립운동가 유관순을 주제로 그의 생애와 독립운동 등으로 구성됐다. 중등용은 올해 100주년을 맞은 6·10 만세운동을 비롯해 3·1 운동, 광주학생독립운동 등을 관통하는 학생들의 독립운동을 조명하도록 구성된 교재다. 2018년부터 시작된 독립기념관 교육 콘텐츠 보급 사업은 현재까지 전국 3570여 학교의 26만 79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 ‘자주 근대화’ 열망 흐르던 길… 그 몰락도 돌담은 보았으리라 [서울 로드]

    ‘자주 근대화’ 열망 흐르던 길… 그 몰락도 돌담은 보았으리라 [서울 로드]

    정동 걷기, 조선의 황혼을 걷는 일구한말 외교현장이던 손탁호텔 자리아관파천 고종의 길 끝엔 러 공관탑발굴 중 뒤늦게 발견한 비밀통로도근대 1번지이자 민주화 향한 길목벧엘예배당에선 독립선언서 인쇄성공회회관, 민주항쟁 인사의 거점중정 분실은 사랑의열매 회관 변신시대의 꿈들 피어나던 돌담 아래더이상 나라 설움 없는 사람들이여유 즐기며 무심하게 흘러간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이영훈 작사·작곡 ‘광화문 연가’)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동 13층 정동전망대에 오르면 덕수궁의 날렵한 지붕과 석조전, 빌딩 숲과 어우러진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1980년대 이문세의 명곡이자 이후 뮤지컬로도 유명해진 정동길은 점심때는 직장인들로, 밤이면 연인들로 붐비지만, 곳곳에 굴곡진 근현대사의 흔적이 묻어 있다. 정동(貞洞)이라는 이름은 태조 이성계의 사랑에서 비롯됐다. 1396년 둘째 부인이자 정치적 조언자였던 신덕왕후가 숨지자 태조는 경복궁 서쪽, 현재 영국대사관 자리에 정릉을 조성했다. 사대문 안에 묘지를 둘 수 없지만, 애틋한 마음에 궁 가까이 두려 한 것이다. 하지만 태조의 정실부인인 신의왕후의 소생 태종은 왕자의 난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정종의 양위로 보위에 오른 뒤 신덕왕후를 후궁으로 강등하고 묘를 경기도 양주(현재의 성북구 정릉동)로 옮겼다. 뒤끝이 남은 태종은 명나라 사신의 객관을 수리할 자재를 충당한다는 이유로 정릉의 정자각을 헐고, 봉분을 깎아 무덤의 흔적을 없앴다. 조선 중기 고위 관리와 왕족이 거주하던 고급 주택지 정동은 19세기 말 ‘양인(洋人)촌’으로 바뀌었다. 1883년 미국 공사가 땅을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영국, 러시아, 프랑스 공관이 속속 들어섰다. 인천항으로 이어지는 마포나루와 가까운데다 도성 접근성이 탁월해서다. 서양식 건물이 속속 들어섰고 외국인을 구경하려는 인파가 몰렸다. 이때는 이미 조선의 앞날에 먹구름이 몰려오던 때였다. 소설가 김훈이 무크지 ‘정동이야기’에서 “정동을 걷는 일은 조선의 낙일(落日) 속을 걷는 일”이라 했듯 정동길은 근대화를 향한 열망이 폭발하는 공간인 동시에 왕조의 국운이 낙조처럼 빠르게 저물어간 현장이었다. 일본과 친일 내각을 견제하려던 고종과 명성황후는 러시아 공사의 인척으로 입국한 앙트와네트 손탁을 신임했다. 백척간두에 섰던 조선 왕실은 대외 교섭을 위해 외국어에 능통하고 교양을 갖춘 인물이 필요했는데 프랑스어·독일어·영어에 능통한 그가 적임자였다. ‘외교가의 꽃’이 된 손탁은 고종에게 하사받은 정동 가옥을 리모델링해 사교장으로 만들었고 배일 운동 근거지로 활용했다. 이때만 해도 친러파였던 이완용과 서재필, 윤치호, 이상재 등 정동구락부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 1895년 을미사변 이후 일본에 의해 경복궁에 감금당한 고종은 명성황후처럼 언제 죽임을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를 느꼈다. 몇 차례 시도 끝에 1896년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에 성공했다. 손탁의 공이 컸다. 아관파천 1년 뒤인 1897년 고종은 경운궁(덕수궁)으로 환궁해 대한제국, 즉 조선이 자주독립국임을 선포했다. 이듬해 고종은 감사의 뜻으로 서양식 벽돌 건물을 지어줬고 손탁은 이를 ‘빈관(호텔)’으로 만들었다. 손탁빈관은 2018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중요 공간인 글로리호텔의 모티브로 알려져 있다. 러일전쟁 패배로 한반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1909년 손탁이 강제 추방당하면서 호텔도 기울었다. 1917년 이화학당이 사들여 기숙사로 쓰다가 철거했고1922년 새로 지은 프라이홀마저 6·25전쟁 때 폭격을 당했다. 전후 재건됐지만 결국 1975년 화재로 전소됐다. 이곳에 2004년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이 들어섰고, 손탁호텔의 흔적은 표지석으로만 남았다. 1886년 미국 북감리교회 선교사 메리 스크랜튼이 정동에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신식 여성교육기관인 이화학당은 유관순 열사 등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요람이다. 정동길 로터리를 지나 언덕 끝 정동공원에 있는 옛 러시아공사관은 6·25전쟁으로 훼손돼 탑과 지하 일부만 남은 채 방치됐다. 1973년 탑이 복구돼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고 1977년 사적으로 승격됐다. 1981년 공사관 발굴 과정에서 지하 비밀통로와 밀실이 발견돼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덕수궁 선원전에서 러시아공사관까지 이어지는 120m 길이의 ‘고종의 길’은 아관파천 때 피신 동선이다. 오랫동안 미국 공사관 이면도로로 쓰이다가 2011년 토지 교환으로 복원·개방됐다. 토지 교환은 고종의 길과 맞닿아 있는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과도 맞물려 있다. 1938년 덕수궁 선원전 터를 훼손하고 지어진 사택은 광복 후 주한미국대사관 소유로 넘어갔다. 2003년 대사관 기숙사 건립을 위해 문화재 조사를 하던 중 선원전 유구가 확인되자 양국 정부가 교환에 합의했다. 정동은 ‘근대화 1번지’다. 1885년 북감리교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가 세운 배재학당은 교가, 교복 등을 도입한 최초의 서양식 근대 교육기관이었다. 고종은 1887년 ‘유용한 인재를 기르고 배우는 집’이라는 뜻으로 배재(培材)학당이란 이름을 내렸다. 1916년 준공된 역사박물관에는 배재학당 출신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초판본, 유길준의 친필 서명이 담긴 ‘서유견문’, 독일 블뤼트너사가 1911년 제작한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연주회용 피아노가 있다. 같은 해 아펜젤러가 세운 정동제일교회는 최초의 민간 병원 정동병원이 옮긴 자리에 들어섰다. 교회의 역사기념관 역할을 하는 벧엘예배당 내 파이프오르간 안쪽 송풍실은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가 인쇄된 곳이다. 1918년 설치된 한국 최초의 파이프오르간으로 1951년 폭격에 소실됐다가 2003년 원형 복원됐다. 1905년에 지어진 성공회 서울대성당 옆 한옥은 대한제국 당시 귀족 자녀들의 교육공간으로 쓰인 경운궁 양이재다. 현재 성공회 서울교구장 공관으로 사용 중이다. 정동길은 한국 민주화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영국대사관을 향하는 오솔길 초입에서 보이는 베이지색 타일 건물은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 김중업이 설계한 성공회회관이다. 1980년대 재야인사들은 세실레스토랑에서 시국을 논의했고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했다. 가까운 곳에 있는 붉은 벽돌 건물은 한때 악명 높은 중앙정보부 분실이었지만 현재 사랑의열매 회관으로 탈바꿈했다. 김중업이 박정희 정권을 겨냥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다가 1971년 프랑스로 추방된 것과 달리 라이벌 김수근은 이 건물과 남영동 대공분실(현 민주화운동기념관)을 설계했다. 열강 침탈의 아픔이 서린 정동길은 서울시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산책로가 됐다. 과거 연인이 걸으면 헤어진다는 덕수궁 돌담길 속설은 1989년 가정법원이 서초동으로 이전하며 시나브로 잊혔다. 한때 정동 일대는 법조타운이었다. 시립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은 옛 대법원청사다. 한국 최초의 법원인 한성재판소 자리에 일제가 1928년 경성재판소를 지었다. 볼거리로 가득해 어디서 시작할지 고민된다면 서울시가 조성한 5가지 테마의 ‘정동 근대역사길’을 추천한다. 평소 보기 힘든 역사·문화 시설을 개방하는 ‘정동야행(貞洞夜行)’은 10월에 찾아온다. 정동야행은 2015년 중구가 시작한 국내 최초 문화재 야행으로 올해 11번째를 맞는다.
  • 전쟁과 이주, 산업화가 빚어낸 세계인의 소울푸드 ‘순대’ [한ZOOM]

    전쟁과 이주, 산업화가 빚어낸 세계인의 소울푸드 ‘순대’ [한ZOOM]

    초등학교 시절, 주산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면 반드시 재래시장을 관통해야 했다. 시장은 늘 활기찬 볼거리로 가득했지만, 순대를 파는 구역만큼은 어린 내게 곤욕스러운 곳이었다. 특유의 비릿하고 무거운 냄새는 초등학생이 견디기에 무척 역겨웠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순대를 잘 먹는 친구는 또래 사이에서 ‘용감한 어린이’ 대접을 받을 정도였다. 오늘날 도축 및 세척 기술과 냉장 유통이 발달하면서, 그 기억 속 냄새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제 순대는 떡볶이와 함께 ‘스트리트 푸드’의 양대 산맥을 이루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조차 즐겨 찾는 세계적인 음식이 됐다. 하지만 서민 음식의 대명사인 순대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속에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묵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 잔칫날에나 맛보던 귀한 음식 놀랍게도 순대는 오랫동안 상류층이 즐기던 귀한 음식이었다. 조선 중기 요리서인 ‘음식디미방’(飮食旨味方)에 기록된 순대 조리법을 보면, 개 창자를 손질하고 속을 채우는 과정이 무척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는 정교한 요리였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당시에는 돼지 창자 자체가 귀했다. 1960년대 초반까지도 돼지 사육 두수가 많지 않았기에, 순대는 특별한 날에만 맛볼 수 있는 ‘별식’이었다. 경기도 용인의 ‘백암장터’ 등 일부 지역에서 순대가 명맥을 이어왔음에도 수백 년 동안 전국으로 확산되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이 재료의 희소성 때문이었다. ■ 순대의 고향, 함경도와 ‘아바이’의 정(情) 순대의 본고장으로는 흔히 함경도를 꼽는다. 산세가 험해 논농사 대신 밭농사와 가축 사육이 발달한 함경도는 고기를 가공하고 보관하기에 유리한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집안 어르신의 생신이 다가오면 여인들은 전날 밤부터 부엌에 모여 돼지 창자를 손질하고 찹쌀과 채소, 선지를 채워 순대를 빚었다. 함경도 사람들에게 순대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정성과 정(情)의 상징이었다. 이 귀한 음식은 1950년 겨울, 한국전쟁의 포화와 함께 남쪽으로 내려오게 된다. ■ 흥남 철수와 맛의 이주, ‘오징어순대’의 탄생 1950년 12월, 흥남부두는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 중공군의 공세를 피해 남하하던 수많은 피난민이 국군을 따라 강원도 속초에 짐을 풀었다. 모래사장 위에 판잣집을 짓고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며 형성된 마을이 바로 지금의 ‘아바이마을’이다. 실향민들은 고향이 그리울 때마다 순대를 만들었지만, 돼지 창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 절박한 마음으로 지천에 널린 오징어 몸통에 순대 속을 채워 넣은 것이 바로 ‘오징어순대’다. 고향의 맛을 지키려던 실향민들의 애환이 낯선 재료와 만나 새로운 식문화를 탄생시킨 순간이었다. 반면 임시 수도였던 부산에 정착한 실향민들은 운이 조금 더 좋았다. 물류 중심지인 부산에는 대규모 도축장이 활성화돼 있었고, 그곳에서 나오는 풍부한 돼지 부속물 덕분에 함경도식 순대의 원형을 유지하며 돼지국밥과 같은 독특한 음식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 ■ 산업화, 순대를 서민의 품으로 전쟁이 끝나고 10여 년이 흐른 1960년대, 충남 천안시 병천면에 대규모 햄 공장이 들어섰다. 공장에서 햄을 만들고 남은 돼지 내장이 장터로 쏟아져 나오자, 상인들은 이 저렴하고 풍부한 재료로 순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것이 오늘날 전국 3대 순대로 꼽히는 ‘병천순대’의 시작이다. 묘하게도 병천은 1919년 유관순 열사가 독립만세를 외쳤던 ‘아우내 장터’가 있는 곳이다. 항일 운동의 성지에서 반세기 후, 산업화의 부산물로 탄생한 순대가 대중의 허기를 달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정부의 양돈 육성 정책으로 돼지 사육이 급증하면서 창자 값이 하락했고, 수백 년 동안 귀했던 순대는 비로소 완전한 서민의 음식이 됐다. ■ 한 봉지의 순대에 담긴 역사 오늘도 퇴근길에 가족을 위해 순대 한 봉지를 산다. 손에 들린 이 소박한 간식이 국민 음식이 되기까지 얼마나 고단한 세월을 거쳐왔는지 이제는 안다. 밤을 새워 정성을 쏟던 함경도 여인들의 손길, 전쟁을 피해 내려온 피난민들의 그리움, 그리고 척박한 시절을 견뎌낸 강인한 생활력이 이 검소한 음식 안에 고스란히 응축돼 있다. 순대 한 점을 입에 넣는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과 끈질긴 생명력을 함께 맛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 한용운·유관순·이중섭… 역사가 잠든 길, 도시를 보듬다[서울 로드]

    한용운·유관순·이중섭… 역사가 잠든 길, 도시를 보듬다[서울 로드]

    ‘효의 길’서 ‘망자의 공간’ 된 망우리독립운동가·문학인 기리며 공원화채석장 절벽은 ‘용마폭포공원’ 변신봉화·망우·용마산 병풍 두른 21㎞흩어진 역사·저마다의 사연 이어져‘길에는 주인이 없고,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 조선 영조 때 실학자 신경준은 ‘도로고(道路考)’에 이렇게 썼다. 소설가 김훈은 ‘허송세월’에서 ’“길은 소통의 통로란 의미”라고 풀었다. 오래 전부터 길을 중심으로 사람과 재화, 서비스가 움직이고 건물이 들어섰다. 이처럼 길은 도시의 경쟁력이자 풍경이며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600여년 역사의 서울에는 많은 길이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이 쫓겨갔던 유배길부터 3·1 운동과 4·19 혁명, 6월 민주항쟁, 2002년 월드컵, 두 번의 탄핵 촛불까지, 역사의 변곡점마다 길이 있었다. ‘서울 로드’에서 길에 스며든 과거와 현재, 미래를 풀어보려 한다.한양에 도읍을 정한 태조 이성계는 고려 왕릉 대부분이 개성 산악지대에 있어 참배하기 불편하고 관리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자신과 자손들의 안식처를 가까운 곳에 두고자 했다. 항간에는 무학대사의 권유로 자신의 능지(건원릉)를 답사하고 환궁하던 태조가 “이제 근심을 잊을 수 있겠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지금의 경기 구리시와 서울 동쪽을 잇는 고개에 ‘망우’(忘憂)라는 이름이 붙은 유래다. 이후 건원릉을 품은 동구릉에 태조를 비롯한 7명의 왕과 10명의 왕비가 잠들었고, 망우리는 왕들이 조상의 능침을 살피러 가는 ‘효(孝)의 길’이 됐다. 망우리에 공동묘지 이미지가 씌워진 것은 일제강점기 때다. 조선총독부는 자신들이 정한 공동묘지 외에는 묘를 쓰지 못하게 했다. 경성부는 1920년대 전후로 서울의 동서남북(신당리, 아현리, 이태원, 수철리)에 부립 공동묘지를 만들었다. 사대문 밖 묘지가 부족해지자 1933년 경성부는 망우리 일대 임야 75만평을 사들이고 그중 52만평을 묘역으로 조성했다. 왕릉으로 이어지던 신성한 땅은 그렇게 ‘망자의 공간’이 됐고, 서울 각지에서 밀려난 수만 기의 무덤이 흘러 들어왔다. 6·25전쟁 때 가매장된 무연고 시신도 옮겨지면서 망우리는 거대한 죽음의 군락이 됐다. 1973년 3월, 4만 7700여기의 분묘가 가득 차 더 이상 묘지를 쓸 수 없게 됐다. 1990년대 들어 이곳에 묻힌 위인을 기리자는 움직임이 이어졌고, 1997년부터 독립운동가와 문학인 등 15명의 무덤 주변에 추모비가 세워졌다. 1998년 공원화 사업을 통해 망우리공원이란 이름을 얻었고, 4.7㎞의 산책로인 ‘사색의 길’이 조성됐다. 공원을 찾는 이들이 늘자 서울시는 2016년 인문학 길인 ‘사잇길’을 추가 조성했다. 그사이 지속적인 이장으로 6209기까지 줄어든 분묘들은 울창한 나무 그늘에서 한국 근현대사의 목격자로 남았다. 길 위에서 만나는 이름은 경이롭다. 만해 한용운, 소파 방정환, 화가 이중섭, 독립운동가 오세창, 그리고 열사 유관순 등 근대사의 거인 80여 명이 잠들어 있다. 1920년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한 유관순 열사는 이태원공동묘지에 묻혔다가 1936년 택지 개발로 2만 8000여기의 무연고 묘와 함께 ‘이태원 무연고 합장분묘’에 모셔졌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1938년 유언으로 평남 강서군 선산이 아닌 비서이자 제자 유상규가 묻힌 망우리에 묻어달라고 했다. 1973년 강남 대개발 당시 도산의 유해는 신사동 도산공원으로 이장됐지만, 옛 묘지석은 우여곡절 끝에 2016년 망우리로 돌아왔다. 망우동에 자리한 ‘중랑망우역사문화공원’은 2022년 개편 이후 묘지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난해까지 214만명이 다녀갔다. 공원 안에 있는 ‘중랑망우공간’에서는 5월 17일까지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억상자’ 전시도 열린다. 공원을 벗어나 용마산으로 발길을 옮기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지난해 11월, 지상 10m 높이에 설치된 ‘용마산 스카이워크’는 개통 이후 ‘노을 맛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지난 2월 한 달에만 23만 명이 다녀갔다. 조금 더 가파른 능선을 타면 고구려의 숨결이 서린 ‘용마산 보루’가 나타난다. 삼국이 한강 유역을 놓고 다투던 시절, 고구려가 쌓아 올린 요새다. 근현대사의 아픔을 간직한 망우산에서 시작해 스카이워크를 거쳐 고구려의 기상에 닿는 이 길은 그 자체로 거대한 역사 연대표가 된다. 산자락을 내려오면 마주치는 용마폭포공원은 도시의 성장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이다. 1960~80년대 개발시대 급팽창하던 서울을 짓기 위한 돌을 캐내던 채석장의 깎여나간 절벽에 51m 높이의 인공폭포를 설치했다. 1993년 조성 당시 동양 최대 규모였다. 중랑구는 흩어진 역사의 조각을 모아 하나의 퍼즐로 엮어냈다. 봉화산과 망우산, 용마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중랑천을 끼고 중랑구 전체를 감싸고 도는 21㎞의 ‘중랑동행길’이다. 이 중 망우의 역사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구간은 중랑망우공간에서 시작해 용마산 스카이워크와 용마폭포공원을 거쳐 중랑천 장평교에 닿는 7.3㎞ 길이의 ‘망우·용마산길’이다. 길의 마침표는 중랑천변 장미길이 찍는다. 1999년 외환위기 당시 공공근로사업으로 심기 시작한 장미 덩굴은 어느새 1000만 송이의 거대한 터널을 이뤘다. 중랑천 범람을 막기 위해 높게 쌓았던 제방은 5월이면 장미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저마다 사연을 품은 길들을 하나로 이은 중랑동행길은 도시가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지혜를 일깨운다.
  • ‘분노의 현대캐피탈’ 챔프전 끝까지 왔다

    ‘분노의 현대캐피탈’ 챔프전 끝까지 왔다

    분노의 힘은 여전히 막강했다. 벼랑 끝에 내몰렸던 현대캐피탈이 안방에서 2연승을 거두며 남자배구판 ‘복수혈전’을 마지막까지 끌고 갔다. 현대캐피탈은 8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5~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4차전에서 대한항공에 3-0(25-23 25-23 31-29) 승리를 거뒀다. 1, 2차전에서 풀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3, 4차전은 현대캐피탈이 연속으로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2승2패 균형을 맞췄다. 2차전 5세트 14-13으로 앞선 상황에서 나온 비디오판독 논란 때문에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여기는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전투력은 이날도 대단했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도 “아직 우리의 분노는 식지 않았다. 우승해야 씻겨 내려갈 것”이라고 말하며 의지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1, 2세트 접전이 이어졌지만 막판 뒷심이 조금 더 강한 쪽은 현대캐피탈이었다. 1세트 23-23에서 대한항공 임재영의 결정적인 서브 범실이 나왔고 24-23에서 레오가 블로킹에 성공하며 현대캐피탈이 승리했다. 2세트는 24-22에서 허수봉의 서브범실로 1점을 내줬으나 최민호의 속공이 먹히며 재차 승리를 가져왔다. 아슬아슬하게 듀스 승부를 피했던 현대캐피탈은 3세트 23-24로 뒤진 상황에서 상대 서브범실로 기사회생한 뒤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29-29까지 동점이 이어진 후 현대캐피탈은 레오의 백어택으로 앞서 나갔고 긴 랠리 끝에 다시 레오의 오픈 공격으로 경기를 매조지며 포효했다. 허수봉이 20점, 레오가 17점으로 이날도 승리를 합작했다. 역대 남자부에서 1, 2차전을 내준 팀이 우승한 사례는 없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0%의 기적을 현실로 리버스 스윕 가자!’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대항항공으로서는 10일 안방인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각오다. 경기 후 블랑 감독은 “오늘은 선수들이 분노뿐 아니라 우승 의지를 내비친 경기였다”면서 “선수들이 경기에 너무 몰입돼 있었고 맡은 바를 잘해줬다”고 미소 지었다. 주장 허수봉은 “역전 우승이라는 드라마를 장식하기까지 1경기 남았다”면서 “최선을 다해 이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은 “집중력을 다시 끌어올려야할 때”라며 “시리즈를 끝내는 경기인 만큼 아마 현대캐피탈도 같은 각오로 임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 선수도 팬도 뭉쳤다… 현대캐피탈 ‘전화위복’

    선수도 팬도 뭉쳤다… 현대캐피탈 ‘전화위복’

    블랑 감독 “분노를 기폭제로” 당부팬들 ‘빼앗긴 들에 봄 온다’ 현수막오늘 4차전서 ‘복수혈전’ 결과 주목 “되묻고 싶다. ‘인’인가 ‘아웃’인가? 당연히 ‘인’이다. (승리를) 도둑맞았다.” 남자배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비디오 판독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피해자 입장인 현대캐피탈은 선수단은 물론 팬들까지 하나로 똘똘 뭉치며 차원이 다른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승리는 날아갔지만 쓰라린 기억이 전화위복이 되는 분위기다. 지난 6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5~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3차전을 3-0으로 이긴 뒤 인터뷰실을 찾은 현대캐피탈 레오는 2차전 5세트 14-13에서 자신의 서브가 아웃이라는 판정에 대해 여전히 납득하지 못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그 상황을) 보지 않았나. 보이는 그대로다”라며 노기등등한 모습을 보였다. 억울한 일을 되갚아주겠다는 복수심이 그 무엇보다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깔끔하게 2차전을 졌다면 생기지 않았을 에너지가 유관순체육관을 가득 채우면서 이번 시즌 그 어느 때보다 현대캐피탈의 피가 뜨겁게 끓고 있다. “(조원태) 총재(겸 대한항공 구단주)와 심판위원장이 모두 같은 굴레 안에 있다”, “V리그의 판독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와 같은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던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이 “분노를 기폭제로 삼자”고 했던 당부가 대한항공이 감당하기 버거운 경기력으로 나타나는 형국이다. 여기에 팬들까지 배구장에서 보기 드문 현수막을 내거는 등 2차전 판독 논란이 현대캐피탈을 제대로 ‘원팀’으로 묶고 있다. 팬들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목청 높여 응원하며 이날 원정 응원을 온 대한항공 응원단의 목소리를 집어삼켰다. 분노에 달아오른 현대캐피탈의 전투력은 대한항공이 챔프전 직전 승부수로 띄운 외국인 교체마저 무력화했다. 새로 합류한 마쏘에게 1차전 18점, 2차전 15점을 내줬던 현대캐피탈은 3차전에서 마쏘를 7득점으로 꽁꽁 묶었다.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도 “상대 서브가 강하게 들어와 제대로 활용을 못했다”고 털어놨다. 블랑 감독이 “총재에게 전해진 불편한 말은 사과드리고 추후엔 감정에 의한 발언은 삼가겠다”며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현대캐피탈은 아직 2차전 악몽을 털어버릴 생각이 없는 분위기다. 주장 허수봉은 “영상을 수십번 돌려봤고 잠도 못 잤다”면서 “챔프전에서 리버스 스윕을 보여주겠다”고 결기를 다졌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경기해야 하는 것 이상의 서사가 얽히면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더 흥미로워졌다. 배구판에서 보기 드문 ‘복수혈전’이 8일 4차전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지 배구팬들의 시선이 경기장으로 쏠리고 있다.
  • 오심 논란 딛고 압승… 현대캐피탈 ‘반격의 서막’

    오심 논란 딛고 압승… 현대캐피탈 ‘반격의 서막’

    블랑 감독 “죽을힘 다할 것” 각오레오·허수봉, 대한항공 코트 폭격2패 뒤 첫 승… 내일 천안서 4차전 “죽을힘을 다해 싸우겠다.”(필립 블랑 감독) 억울한 일을 겪고 벼랑 끝에 내몰린 사령탑의 각오는 비장했고 선수들의 투쟁심은 불타올랐다. 분노로 똘똘 뭉친 현대캐피탈이 실력으로 논란 없이 깔끔하게 복수에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은 6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5~26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3-0(25-16 25-23 26-24)으로 꺾고 승부를 4차전으로 끌고 갔다. 풀세트 접전을 펼친 1, 2차전과 다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 경기였다. 이날 경기에 앞서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4일 2차전 5세트 현대캐피탈이 14-13으로 앞선 상황에서 나온 레오의 서브가 아웃됐다고 판정한 것이 정심이라고 발표했다. 인·아웃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나온 공식 발표지만 블랑 감독은 “V리그의 판독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며 재차 강하게 비판했다. 감독부터 선수까지 독기를 한가득 품고 나선 현대캐피탈은 1세트를 수월하게 이겼다. 레오는 서브 득점 1개를 포함해 공격성공률 77.78%로 8점을 올리며 대한항공 코트를 폭격했고 허수봉, 김진영, 신호진, 황승빈은 100%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2세트는 접전이 이어지며 24-23까지 쫓겼지만 현대캐피탈은 신호진의 퀵오픈으로 세트를 끝내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절박한 대한항공이 거세게 맞서 3세트 듀스 승부가 펼쳐졌지만 마지막에 웃은 건 현대캐피탈이었다. 현대캐피탈은 24-24에서 레오의 백어택이 성공하며 25-24로 앞섰고 허수봉이 퀵오픈으로 경기를 끝내며 무실 세트 승리를 거뒀다. 레오가 공격성공률 63.64%로 23점, 허수봉이 58.33%로 17점을 올렸다. 팀 공격성공률은 65.38%였다. 승리가 확정되자 경기장을 가득 채운 현대캐피탈 팬들도 울분을 토해내듯 뜨거운 함성을 쏟아냈다. 선수들에게 “분노를 기폭제 삼자”고 당부했던 블랑 감독은 “2차전을 이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2연승을 거뒀다는 마음으로 남은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2차전 마지막 서브의 당사자인 레오는 “당연히 인이었고 도둑맞았다”고 불평하며 “판정에 대한 아쉬움은 접고 동기부여의 일부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허수봉은 “이번 시즌 유독 기준이 왔다 갔다 했는데 2차전 서브 때문에 멘털이 흔들렸다”면서 “우리가 리버스 스윕 전문 팀이라 챔프전에서도 리버스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4차전은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 현대캐피탈, 3시간 대혈투 끝 챔프전行

    현대캐피탈, 3시간 대혈투 끝 챔프전行

    현대캐피탈이 3시간이 넘는 대혈투 끝에 우리카드를 꺾고 2년 연속 챔피언전 무대에 올랐다. 현대캐피탈은 2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3전2승제)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2-25 22-25 25-18 41-39 15-12)로 우리카드를 꺾었다. 지난 2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1승을 챙긴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챔프전에 진출했다. 현대캐피털은 지난 2024~25 시즌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현대캐피탈은 우리카드에 먼저 두 세트를 내주며 끌려갔다. 우리카드는 1세트에서 아라우조와 김지한, 알리 등이 고른 득점을 내고 2세트에서는 이상현이 공격을 이끌면서 앞서갔다. 두 세트를 먼저 내준 현대캐피탈은 이어 레오, 허수봉, 바야르사이한이 착실히 점수를 쌓아가면서 3세트를 가져왔다. 4세트는 17번의 듀스가 이어지는 그야말로 ‘피 튀기는’ 접전이 펼쳐졌다. 경기 중반까지 우리카드가 17-10까지 점수를 벌리면서 손쉽게 경기를 마무리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내리 4점을 얻어내며 추격의 발판을 쌓았고 결국 23-23 상황까지 쫓아갔다. 이어 듀스 상황이 이어졌고 현대캐피탈이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41-39로 세트스코어를 2-2로 만들었다. 양팀 선수들이 모두 지친 상황에서 펼쳐진 마지막 5세트에서도 시소 게임이 이어졌지만, 결국 허수봉과 레오가 맹공을 퍼부으면서 대역전극을 마무리했다. 현대캐피탈은 다음 달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과 5전 3승제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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