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우선주의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통합신당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박순애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유람선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페미니스트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66
  • “한국, 무임승차 안돼…국방지출 늘려야” 트럼프의 新국가안보전략

    “한국, 무임승차 안돼…국방지출 늘려야” 트럼프의 新국가안보전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만 유사시 억제를 인도·태평양 최우선 안보 과제로 규정하고, 이에 필요한 동맹국의 역할 증대와 국방비 확대를 전면적으로 요구하는 새로운 국가안보전략(NSS)을 공개했다. 백악관은 5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경제·군사 전반의 전략 지침을 담은 NSS를 발표했다. 미국이 공식적 안보전략을 제시한 것은 2022년 바이든 행정부 이후 3년 만이다. 새 NSS는 아시아 파트에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함으로써 대만 분쟁을 억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명시했다. 특히 “제1도련선 어디에서든 침략을 저지할 수 있는 군대”를 구축하겠다고 천명하며, 대만을 중심으로 한 지역 억제력을 미군·동맹군의 결합된 임무로 규정했다. 제1도련선 안에는 한국이 포함되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 방어를 위한 한국의 역할 강화를 지속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한 것도 그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NSS는 그러나 “미국은 이를 단독으로 수행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동맹국의 국방비 증액을 강하게 압박했다. 특히 “동맹은 집단 방어를 위해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미국의 외교는 제1도련선 내 동맹국에게 시설 접근권 확대·자체 방위지출 증액·억제 역량 강화에 투자하도록 촉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NSS는 또 “제1도련선을 따라 해양안보 문제를 연계시키면서 대만 점령 시도나, 대만 방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을 저지할 미국과 동맹의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의 비용 분담 증가를 강력히 요구함에 따라, 우리는 이들 국가에 적국을 억제하고 제1도련선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역량에 초점을 맞춰 국방 지출을 늘릴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일 양국에 대한 국방비 증액 요구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억제하기 위한 대중국 견제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앞서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에는 “한국의 국방비를 GDP 대비 3.5%로 조속히 증액한다”는 합의가 명시된 바 있어, 실제 압박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또한 중국을 직접 거명하는 문장은 제한했지만, NSS는 ▲국가 주도의 산업전략·보조금 ▲불공정 무역관행 ▲지식재산권 도용 ▲희토류 등 공급망 위협 ▲펜타닐 원료 수출 등을 거론하며 사실상 중국 견제를 전면화했다. 미국은 또한 “남중국해 장악 가능성”을 거론하며 일본·인도 등 역내 파트너와의 해양안보 협력 강화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전략에서 ‘서반구 우선주의’, 즉 트럼프식 먼로주의(돈로주의·Donroe Doctrine)를 공식 천명했다. NSS는 “미국이 아틀라스처럼 세계 질서를 떠받치던 시대는 끝났다”며 “서반구의 안정과 미 국토 접근권 보호를 위한 먼로주의를 재확인·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높이고 파나마 운하에 대한 영향력 확대 의지를 보임으로써 제기된 이른바 ‘돈로주의’를 미국의 외교·안보 원칙으로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민 정책에서도 NSS는 “대규모 이민의 시대는 끝났다”며 국경·마약·인신매매 대응 등 강력한 통제 기조를 재확인했다. 한편 29페이지 분량의 이번 NSS에서 한국은 단 3회 등장했으며, 북한은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바이든 정부의 2022년 NSS에 북한이 3차례 등장하고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발표한 NSS에 북한이 17차례나 등장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구체적인 안보 전략 수립의 가이드라인이 될 이번 NSS에 북한이 등장하지 않은 것은 미국의 외교·안보 우선순위에서 북한이 상대적으로 밀린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의향을 여러 차례 밝힌 것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어 보인다.
  • 중·일 갈등 유탄 맞은 韓, 주변국 외교 ‘올스톱’ 위기…푸틴, “러시아인 평균수명 150세까지 연장” 약속

    중·일 갈등 유탄 맞은 韓, 주변국 외교 ‘올스톱’ 위기…푸틴, “러시아인 평균수명 150세까지 연장” 약속

    2025년 11월 21일 동북아시아의 외교 기상도는 ‘시계 제로’ 상태입니다.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대만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의 불똥이 엉뚱하게 한국으로 튀었습니다. 중국이 일본에 대한 분노를 이유로 한국이 포함된 3국 장관급 회의를 일방적으로 취소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핵 방어 인공섬’을 띄우고, 유럽(네덜란드)으로부터 반도체 기업의 경영권을 되찾아오는 등 서방의 포위망을 뚫기 위한 ‘기술 요새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중·일 갈등 나비효과: 한국 외교 ‘올스톱’ 위기 [홍콩 명보] 중·일 간의 외교적 난타전이 결국 동북아 3국 협력 체제를 마비시키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이달 24일 마카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16회 한·일·중 문화장관회의’의 잠정 연기를 한국 측에 통보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이례적으로 강경한 어조를 통해 “일본 지도자의 대만 관련 노골적인 오류 발언이 중국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전후 국제 질서를 위협했다”고 명시했습니다. 즉 ‘일본이 분위기를 망쳤으니 회의를 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이는 단순한 일정 변경이 아닙니다. 일본을 고립시키기 위해 한국과의 다자 협의 채널까지 거부하겠다는 중국의 ‘연좌제’ 성격의 외교 전술로 해석됩니다. 이에 따라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모색하던 한국 정부의 구상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일본이 자신의 길 고집하면 중국은 필요한 조치 나설 것” [중국 신화망·홍콩 아시아타임스] 중국 정부의 경고는 이제 ‘경제 보복’ 시나리오로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허융첸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일본이 잘못된 길을 고집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모든 결과는 일본이 감수해야 한다”고 최후통첩을 보냈습니다. 아시아타임스는 덩샤오핑의 통역관 출신인 가오지카이 수저우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이 준비 중인 ‘보복 패키지’를 공개했습니다. 여기에는 ▲희토류 수출 금지 ▲일본산 해산물 및 농산물 수입 중단 ▲일본 관광 금지 ▲무비자 협정 취소 등이 포함됩니다. 가오 교수는 “중국인 관광객 1명이 일본 여행을 취소할 때마다 일본 소매업체와 호텔은 약 27만 8000엔(약 256만원)의 손실을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를 전체로 환산하면 일본 경제는 약 8억 9300만 달러(약 1조 2500억원) 규모의 매출 증발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미국은 발 빼고 있고 대만은 침묵 모드 [중국 관찰자망·영국 BBC] 흥미로운 점은 갈등의 당사자인 미국과 대만의 태도입니다. 중국 관찰자망은 일본 이와쿠니 기지에서 미국의 ‘타이푼 미사일 시스템’이 철수된 것을 두고 “미국이 일본을 앞세워 놓고 정작 자신들은 발을 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일본 내 ‘미국 회의론’을 자극하려는 심리전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BBC는 정작 이번 사태의 원인인 대만 정부(민진당)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일본의 과격한 지지 발언이 오히려 중국의 민족주의를 자극해 대만의 안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서입니다. 일본 혼자 앞서나가는데 미국은 관망하고 대만은 숨죽이는 기묘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中, 바다 위 만리장성 구축 [홍콩 SCMP] 남중국해의 긴장을 고조시킬 거대한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SCMP는 중국이 배수량 7만 8000t급 ‘이동식 인공섬’을 건설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중국 최신 항공모함인 푸젠함과 맞먹는 규모로, 단순한 해상 기지가 아닙니다. 이 인공섬은 보급 없이 238명의 병력이 4개월간 거주할 수 있으며, 특히 ‘초물질’(Metamaterial)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해 핵폭발 충격까지 견딜 수 있는 벙커를 갖추고 있습니다. 2028년 실전 배치가 완료되면 남중국해 분쟁 도서 지역에서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 역할을 하며 군사적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네덜란드, 넥스페리아 경영권 中에 반환 [미국 NYT] 네덜란드는 칩 제조업체 넥스페리아의 지배권을 중국 모회사에 반환했습니다 미·중 기술 전쟁의 최전선인 반도체 분야에서 서방 연합의 균열이 감지되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네덜란드 정부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제동을 걸었던 칩 제조업체 ‘넥스페리아’(Nexperia)의 경영권을 중국 모회사(윙텍)에 반환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네덜란드 경제부 장관은 이를 “선의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에 대한 우려 속에서, 유럽 국가들이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기 위해 독자적인 행보를 시작했음을 시사합니다. 중국으로서는 막혀있던 반도체 공급망의 숨통을 틔워줄 중요한 승리입니다. 지리자동차, 칭화대 산하 로봇 스타트업에 1억 4100만 달러 투자 [중국 CAIXIN] 중국 산업계 내부에서는 ‘기술 자립’ 투자가 활발합니다. 중국 자동차 굴기의 상징인 지리(Geely) 그룹은 칭화대 산하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로봇 에라’에 1억 4100만 달러(약 1974억 원) 규모의 투자를 주도했습니다. 자동차 제조 공정에 AI 로봇을 투입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테슬라의 ‘옵티머스’에 대항할 자체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입니다. 美 대법원, 트럼프 관세 뒤집을 확률 70% [러시아 이즈베스티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전 세계가 떨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야는 미국 대법원이 이를 제지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무차별 관세가 법적 근거가 부족하며, 대법원이 이를 뒤집을 확률이 70%에 달한다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측은 관세 철폐 시 미국의 손실이 3조 달러(약 42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럼에도 시장은 법적 제동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만약 관세가 무력화된다면 미·중 무역 전쟁의 양상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것입니다. 푸틴, “러시아인 평균수명 150세까지 연장” 약속 [러시아 모스크바 타임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인의 평균 수명이 기록적으로 낮아지자 “최대 150년까지 연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AI 주권’을 강조하며 독자적인 생성형 AI 기술 확보를 지시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이 기술을 통해서 러시아인의 기대 수명을 150세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한 점입니다. 러시아인의 평균 수명이 팬데믹 여파로 72.8세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나온 이 발언은, 기술적 자신감의 표현이라기보다는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정치적 수사로 해석됩니다. 中, ‘더 떨어지면 안 된다’ 부동산 바닥 다지기 총력전 [미국 블룸버그] 중국 경제의 뇌관인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중국 정부가 또다시 부양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신규 주택 구매자에게 주택담보대출 보조금을 지급하고 소득세 환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4년째 이어지는 부동산 침체의 바닥을 확인하고, 3.06% 수준인 주택담보대출 금리 매력을 앞세워 실수요자를 시장으로 유인하려는 고육지책입니다. 이코노미스트, 32개국 여론조사서 中 호감도 급상승 [중국 환구망] 중국 관영매체는 서구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체제 선전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32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전년 대비 11%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환구망은 이 결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세계, 특히 젊은 층이 중국의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크게 추락한 상태지만, 세계적으로는 중국 이미지가 좋아지는 추세입니다. 권위주의적 공산당 통치를 선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최근 서구세계 유튜버들이 중국 여행 등에 대해 우호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고, 중국산 게임 등도 세계적 유명세를 떨치면서 ‘문화의 힘’이 커지고 있는 것이 중국 호감도 상승의 배경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습니다.
  • 중·일 갈등 유탄 맞은 韓, 주변국 외교 ‘올스톱’ 위기…푸틴, “러시아인 평균수명 150세까지 연장” 약속 [한눈에 보는 중국]

    중·일 갈등 유탄 맞은 韓, 주변국 외교 ‘올스톱’ 위기…푸틴, “러시아인 평균수명 150세까지 연장” 약속 [한눈에 보는 중국]

    2025년 11월 21일 동북아시아의 외교 기상도는 ‘시계 제로’ 상태입니다.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대만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의 불똥이 엉뚱하게 한국으로 튀었습니다. 중국이 일본에 대한 분노를 이유로 한국이 포함된 3국 장관급 회의를 일방적으로 취소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핵 방어 인공섬’을 띄우고, 유럽(네덜란드)으로부터 반도체 기업의 경영권을 되찾아오는 등 서방의 포위망을 뚫기 위한 ‘기술 요새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중·일 갈등 나비효과: 한국 외교 ‘올스톱’ 위기 [홍콩 명보] 중·일 간의 외교적 난타전이 결국 동북아 3국 협력 체제를 마비시키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이달 24일 마카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16회 한·일·중 문화장관회의’의 잠정 연기를 한국 측에 통보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이례적으로 강경한 어조를 통해 “일본 지도자의 대만 관련 노골적인 오류 발언이 중국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전후 국제 질서를 위협했다”고 명시했습니다. 즉 ‘일본이 분위기를 망쳤으니 회의를 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이는 단순한 일정 변경이 아닙니다. 일본을 고립시키기 위해 한국과의 다자 협의 채널까지 거부하겠다는 중국의 ‘연좌제’ 성격의 외교 전술로 해석됩니다. 이에 따라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모색하던 한국 정부의 구상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일본이 자신의 길 고집하면 중국은 필요한 조치 나설 것” [중국 신화망·홍콩 아시아타임스] 중국 정부의 경고는 이제 ‘경제 보복’ 시나리오로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허융첸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일본이 잘못된 길을 고집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모든 결과는 일본이 감수해야 한다”고 최후통첩을 보냈습니다. 아시아타임스는 덩샤오핑의 통역관 출신인 가오지카이 수저우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이 준비 중인 ‘보복 패키지’를 공개했습니다. 여기에는 ▲희토류 수출 금지 ▲일본산 해산물 및 농산물 수입 중단 ▲일본 관광 금지 ▲무비자 협정 취소 등이 포함됩니다. 가오 교수는 “중국인 관광객 1명이 일본 여행을 취소할 때마다 일본 소매업체와 호텔은 약 27만 8000엔(약 256만원)의 손실을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를 전체로 환산하면 일본 경제는 약 8억 9300만 달러(약 1조 2500억원) 규모의 매출 증발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미국은 발 빼고 있고 대만은 침묵 모드 [중국 관찰자망·영국 BBC] 흥미로운 점은 갈등의 당사자인 미국과 대만의 태도입니다. 중국 관찰자망은 일본 이와쿠니 기지에서 미국의 ‘타이푼 미사일 시스템’이 철수된 것을 두고 “미국이 일본을 앞세워 놓고 정작 자신들은 발을 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일본 내 ‘미국 회의론’을 자극하려는 심리전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BBC는 정작 이번 사태의 원인인 대만 정부(민진당)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일본의 과격한 지지 발언이 오히려 중국의 민족주의를 자극해 대만의 안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서입니다. 일본 혼자 앞서나가는데 미국은 관망하고 대만은 숨죽이는 기묘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中, 바다 위 만리장성 구축 [홍콩 SCMP] 남중국해의 긴장을 고조시킬 거대한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SCMP는 중국이 배수량 7만 8000t급 ‘이동식 인공섬’을 건설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중국 최신 항공모함인 푸젠함과 맞먹는 규모로, 단순한 해상 기지가 아닙니다. 이 인공섬은 보급 없이 238명의 병력이 4개월간 거주할 수 있으며, 특히 ‘초물질’(Metamaterial)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해 핵폭발 충격까지 견딜 수 있는 벙커를 갖추고 있습니다. 2028년 실전 배치가 완료되면 남중국해 분쟁 도서 지역에서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 역할을 하며 군사적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네덜란드, 넥스페리아 경영권 中에 반환 [미국 NYT] 네덜란드는 칩 제조업체 넥스페리아의 지배권을 중국 모회사에 반환했습니다 미·중 기술 전쟁의 최전선인 반도체 분야에서 서방 연합의 균열이 감지되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네덜란드 정부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제동을 걸었던 칩 제조업체 ‘넥스페리아’(Nexperia)의 경영권을 중국 모회사(윙텍)에 반환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네덜란드 경제부 장관은 이를 “선의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에 대한 우려 속에서, 유럽 국가들이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기 위해 독자적인 행보를 시작했음을 시사합니다. 중국으로서는 막혀있던 반도체 공급망의 숨통을 틔워줄 중요한 승리입니다. 지리자동차, 칭화대 산하 로봇 스타트업에 1억 4100만 달러 투자 [중국 CAIXIN] 중국 산업계 내부에서는 ‘기술 자립’ 투자가 활발합니다. 중국 자동차 굴기의 상징인 지리(Geely) 그룹은 칭화대 산하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로봇 에라’에 1억 4100만 달러(약 1974억 원) 규모의 투자를 주도했습니다. 자동차 제조 공정에 AI 로봇을 투입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테슬라의 ‘옵티머스’에 대항할 자체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입니다. 美 대법원, 트럼프 관세 뒤집을 확률 70% [러시아 이즈베스티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전 세계가 떨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야는 미국 대법원이 이를 제지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무차별 관세가 법적 근거가 부족하며, 대법원이 이를 뒤집을 확률이 70%에 달한다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측은 관세 철폐 시 미국의 손실이 3조 달러(약 42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럼에도 시장은 법적 제동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만약 관세가 무력화된다면 미·중 무역 전쟁의 양상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것입니다. 푸틴, “러시아인 평균수명 150세까지 연장” 약속 [러시아 모스크바 타임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인의 평균 수명이 기록적으로 낮아지자 “최대 150년까지 연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AI 주권’을 강조하며 독자적인 생성형 AI 기술 확보를 지시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이 기술을 통해서 러시아인의 기대 수명을 150세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한 점입니다. 러시아인의 평균 수명이 팬데믹 여파로 72.8세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나온 이 발언은, 기술적 자신감의 표현이라기보다는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정치적 수사로 해석됩니다. 中, ‘더 떨어지면 안 된다’ 부동산 바닥 다지기 총력전 [미국 블룸버그] 중국 경제의 뇌관인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중국 정부가 또다시 부양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신규 주택 구매자에게 주택담보대출 보조금을 지급하고 소득세 환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4년째 이어지는 부동산 침체의 바닥을 확인하고, 3.06% 수준인 주택담보대출 금리 매력을 앞세워 실수요자를 시장으로 유인하려는 고육지책입니다. 이코노미스트, 32개국 여론조사서 中 호감도 급상승 [중국 환구망] 중국 관영매체는 서구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체제 선전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32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전년 대비 11%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환구망은 이 결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세계, 특히 젊은 층이 중국의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크게 추락한 상태지만, 세계적으로는 코로나19 펜데믹 종료 이후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는 추세입니다. 권위주의적인 공산당 일당 통치를 선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최근 서구세계 유튜버들이 중국 여행 등에 대해 우호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고, 중국산 게임 등도 세계적 유명세를 떨치면서 ‘문화의 힘’이 커지고 있는 것이 중국 호감도 상승의 배경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습니다.
  • EU, 아마존·MS ‘디지털시장법’ 조사 착수… 규제 땐 총매출 최대 10% 과징금

    유럽연합(EU)이 미국 빅테크 기업의 핵심 수익원인 ‘클라우드’ 시장에 칼을 빼들었다. EU 내 클라우드 시장의 3분의2를 미국 기업이 장악한 가운데 클라우드 1·2위 기업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를 대상으로 불공정 행위 규제법인 ‘디지털시장법’(DMA) 적용 및 위반 여부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규제 대상이 되면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물어야 할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테레사 리베라 EU 청정·공정·경쟁 담당 부집행위원장은 “클라우드 컴퓨팅서비스는 유럽의 경쟁력과 회복력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 전략적 부문이 공정하고 개방적이며 경쟁적인 조건에서 성장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까닭에 두 거대 미국 기술 기업에 DMA 의무를 적용해야 하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부터 전면 시행된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고자 일정 규모 이상인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 키퍼’로 지정해 불공정 행위를 금지하는 등 특별 규제하는 법이다. 게이트 키퍼로 지정되면 6개월 내에 의무조항을 준수해야 하며 위반으로 결론 나면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뉴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현재 애플을 포함해 7개 기업이 게이트 키퍼로 지정됐는데 이 가운데 5개가 미국 기업이다. AWS와 애저를 겨냥한 EU의 이날 발표는 23개국이 개최한 ‘유럽 디지털 주권 정상회의’에 맞춰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이 미국, 중국 기술 기업에 의존하는 속국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공공 조달을 시작으로 ‘유럽 우선주의’가 우리의 주된 원칙이 돼야 한다고 강력하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 노건기 전 산업부 실장 “美·中 G2 의존도, 한류 콘텐츠 다변화 돌파해야”

    노건기 전 산업부 실장 “美·中 G2 의존도, 한류 콘텐츠 다변화 돌파해야”

    사단법인 에너지밸리포럼(대표 문재도)은 지난 18일 한국광융합산업진흥회(회장 윤경모)와 공동으로 노건기 전 산업통상부 통상교섭실장을 초청해 ‘글로벌 통상환경과 에너지’를 주제로 제79차 정례포럼을 개최,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포럼에는 광주·전남도, 나주시 관계관 및 한국전력공사, 한전KDN, 에너지밸리기업개발원, 해양 도시가스 등 광주·전남 지역의 에너지 관련 기업체 임직원과 포럼 회원 100여 명이 참석해 미래 에너지 정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노 실장은 이날 강연에서 최근 글로벌 통상환경이 보호주의와 자국 우선주의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미국의 관세 조치와 함께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 유럽연합(EU)과의 협상 결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노 실장은 특히 공급망 분절화와 경제안보 리스크 확대로 인해 다중 블록화 시대가 도래했음을 경고했다. 이러한 블록화 현상은 분야별로 심화하고 있는데, 지정학(안보) 분야에서는 하나의 세계가 G7+α와 브릭스(BRICs)+α로 나뉘고 있으며, 기정학(기술) 분야는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기술 네트워크 블록화가, 지경학(자원) 분야는 자원을 둘러싼 글로벌 공급망 블록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첨단기술과 중국의 핵심광물 수출통제 강화를 G2(미·중) 패권 경쟁 심화의 대표적 영향으로 꼽았다. 노 실장은 이 같은 엄중한 통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하면서, 높은 G2(미·중) 의존도와 반도체·자동차 등 특정 수출 품목 편중 문제를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핵심적인 돌파구는 3대 다변화 전략이다. 첫째, 한류 콘텐츠 기반 우호적 분위기 형성: 한류 콘텐츠를 기반으로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하여 통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둘째, 지역 다변화: 특정 국가에 쏠린 수출 의존도를 지역적으로 다변화해야 한다. 세째, 품목 다변화: 반도체, 자동차 등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다양한 품목으로 넓혀야 한다. 나아가, 노 실장은 다자 교역체제의 미작동과 신통상 규범의 부상으로 인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에너지 정책 등 글로벌 에너지 이슈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새로운 통상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국내 에너지 정책의 핵심 변수로 에너지 자원 수급, 기후변화 대응 등을 꼽으며, 에너지 기술 표준 주도, 탄소저감형 산업구조 가속화와 에너지 통상이 연계되는 정책 거버넌스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에너지밸리포럼 정례포럼은 광주시·전남도를 미래 에너지산업의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한전과 협력사, 대중소기업,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간 포럼으로, 미래 에너지 산업에 관한 정보 교류와 네트워크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 헤그세스 “한국 핵추진잠수함 도입 적극 지원”

    헤그세스 “한국 핵추진잠수함 도입 적극 지원”

    한미 ‘전작권 전환 속도’ 공감대… 안규백 “핵무기 보유 안 해”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4일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잠수함뿐 아니라 수상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57차 SCM을 마치고 진행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관련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승인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 드린다”며 “당연히 군당국으로서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아시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동맹들의 능력이 더 제고되기를 원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대한민국은 모델과 같은 국가로 (트럼프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더 강력한 능력, 최고의 능력을 갖추는 것에 대해 마음을 열고 승인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헤그세스 장관은 핵추진잠수함 건조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는 자세히 밝힐 수 없다며 “핵추진잠수함과 관련해 국무부, 에너지부 등 다른 관계기관과 계속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 정부는 잠수함뿐 아니라 수상함, 전투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앞으로 협력을 더 확대하고 심화·강화해 나가길 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 해군 군함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한국에서 진행하는 것과 조선업을 넘어 지상 장비로까지 MRO를 확대할 계획도 전했다. 양국은 방산 부문, 국방 연구,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양국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을 했지만 공동성명은 발표하지 않았다. 이견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헤그세스 장관은 “합의된 내용이 크다 보니 최종 조율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아직 양국 간에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작업이 진행 중인 관계로 추후에 합의문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SCM에선 이재명 정부가 임기 중 실현을 목표로 내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관련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성명에도 이와 관련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주한미군이 대만 유사시 투입되는 등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동맹을 통해 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분명히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면서도 역내 비상사태에 따른 유연성 제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 간 솔직한 대화를 통해 효과적으로 대처하게 될 것이고, 결론적으로 대북 재래식 방어에서는 대한민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작전에서 남한의 주도적인 역할을 언급한 것은 전작권 전환을 암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 장관은 우리나라의 국방비 증액 계획을 설명했으며 헤그세스 장관은 이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안 장관은 ‘한국이 핵무기 개발 추진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대한민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가입된 나라로서 핵을 본질적으로 가질 수 없다. 한반도 비핵화는 흔들림 없는 약속”이라고 답했다. 이날 헤그세스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도 전작권 전환에 관한 언급이 오갔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전작권 조기 회복은 한미동맹이 한 단계 더 심화되고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한반도 방어를 한국이 주도하게 되면 인·태 지역에서 미국의 방위 부담도 경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헤그세스 장관은 “한국이 국방비를 증액하고, 최첨단 재래식 전력 및 원자력 추진 잠수함 확보 등을 통해 국방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냈던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한국이 만약 핵무기를 원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지지한다는 입장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한국의 핵무기 보유)은 엄청난 도약이다. 북한에 매우 도발적일 것”이라며 “(한국의 핵 보유에 대해)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처럼 강력한 반대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데스크 시각] 스트롱맨의 시대

    [데스크 시각] 스트롱맨의 시대

    지난 1일 폐막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스트롱맨(Strongman)들의 무대였다. 관세로 전 세계를 주무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4연임 수순에 들어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글로벌 다자외교 무대에서 세기의 담판을 벌였다. 올해 주제는 ‘지속 가능한 내일 건설’이었지만 관심은 그보다 미중 무역 갈등 합의, 북미 정상 간 만남 여부 같은 이슈에 쏠렸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세계는 ‘선출된 강력한 통치자’의 시대로 회귀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물론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 등이 대표적 사례다. 국제정치학자인 에리카 프란츠, 앤드리아 켄들 테일러, 조지프 라이트는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19세기까지 세계는 힘과 군사력이 지배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야 세계는 처음으로 제도·동맹·규칙을 통해 전례 없는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에서 스트롱맨 스타일의 지도자가 다시 등장하며 세계는 더 큰 위험과 오판, 충돌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벌어진 관세 갈등, 국경분쟁, 우크라이나·중동 전쟁 등 세계의 긴장은 ‘규칙과 합의’가 아닌 ‘개인 의지’로 통치하는 지도자들이 형성한 세상의 ‘초기 충격’이라는 분석이다. 동맹 약화와 분쟁 증가, 불확실성의 일상화다. 지난달 30일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주요 2개국(G2)이 일시적인 확전 중지에 들어섰지만 이들 정상은 향후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진로를 바꿀 수 있는 만큼 일시적 휴전 이상의 의미로는 볼 수 없다. 여기에는 각자 국내적으로 전례 없는 내부 통제력을 장악한 게 보탬이 됐다. 공화당과 사법부를 장악한 트럼프 대통령은 삼권분립 체제조차 자신의 정치적 도구로 만들었다. 시 주석은 인민독재를 했던 마오쩌둥 전 주석조차 부러워했을 정도의 권력을 쌓았다. 국제무대에서도 제지하기 어려운 파트너가 된 이들 지도자는 어떤 다자 합의라도 철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는 국제사회의 신뢰와 예측 가능성이 땅에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권위주의 정권은 그렇다 쳐도 민주주의는 유권자에게 선택의 기회와 그 후의 책임을 동시에 안긴다. 2017~2021년 트럼프 1기 재임 당시 미국 국민은 다자외교를 신뢰하지 않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 반대파에 대한 혐오와 겁박, 사법부에 대한 위협 등을 경험했다. 그러고서도 지난해 대선에 다시 나선 그를 역대 최다 득표율로 당선시켰다. ‘현대판 왕’을 꿈꾸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민주주의는 참 역설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을 두고 ‘예스, 킹(Yes, King) 랠리’였다는 비아냥마저 나오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신라 금관 모형이 미국에선 밈(온라인 유행 콘텐츠)까지 나올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왕정과 독립전쟁을 치르며 왕에 대해 몸서리칠 정도로 반감 유전자를 가진 미국 국민, 그런 그에게 황금관을 선물할 정도로 무역 협상이 절실한 한국인들, 이들 국가의 미래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스스로 왕으로 군림하고픈 미국 대통령의 유아(幼兒)적 욕구를 충족시켰을진 몰라도 냉혹한 스트롱맨의 시대에 한국의 외교 협상 전략은 더 냉혹해져야 한다. APEC은 끝났지만 한미 무역 협상은 아직 끝맺음 되지 않았다. 대미 투자액을 줄였다고는 하나 반도체 관세, 농축산물 개방을 두고선 벌써 이견이 불거졌다. 양해각서(MOU)가 확정 발표되고 팩트시트가 나와도 그 이후를 안심할 수 없다. 무역과 안보가 자비 없이 압박당하는 시대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은 어디로 가야 할지 정치권도 정신 차려야 한다. 이재연 국제부 차장
  • 시진핑 “진정한 다자주의 이행하자”…트럼프 떠난 뒤 아태공동체 제안

    시진핑 “진정한 다자주의 이행하자”…트럼프 떠난 뒤 아태공동체 제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다자무역 시스템을 함께 지키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이행하자”며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APEC 정상회의 연설문에서 “우리는 APEC이 경제성장 등을 촉진해온 초심을 굳게 지켜야 하고, 계속 개방 발전 중의 기회를 나누고 상생을 실현해야 한다”며 “보편적 특혜가 주어지고 포용적 경제 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중 간 첨예한 무역 갈등이 계속되는 데다 특히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각국과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이 이를 견제하며 아태지역 공동체를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APEC은 1993년 첫 정상회의에서 ‘아태공동체 형성’ 비전을 제시했는데 이러한 구상을 시 주석이 다시 상기시킨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9~30일 경주에 머물며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특별연설을 했고, 미중 정상회담을 가진 뒤 30일 곧바로 출국했다. 시 주석은 100년 만의 세계적 변화가 빨라지고 국제정세가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발전의 불안정·불확실 요인이 늘어가고 있다.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높을수록 한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너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첫째로 다자 무역시스템을 함께 지키자”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이행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무역 시스템의 권위와 효과를 제고하자”고 말했다. 이어 “둘째로 개방형 지역경제 환경을 함께 만들자”면서 무역·투자 자유화, 금융 협력 심화, 지역 경제 일체화의 점진적 추진 등을 언급했다. 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고품질 실시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회원 확대 계기를 잘 활용해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건설을 위해 힘과 역량을 모으자”고 했다. 이 밖에도 “산업망·공급망 안정을 함께 지키자”, “무역 디지털화·녹색화를 함께 추진하자, ”보편적·포용적 발전을 함께 촉진하자“는 등의 제안을 내놨다. 시 주석은 “중국은 이미 최빈국 수교국의 100% 세목에 무관세 대우를 하고 있으며, (관련 협정 체결을 통해) 아프리카 수교국의 100% 세목에 무관세 조처를 하고자 한다”면서 “중국은 각국과 공동 발전하고 공동 번영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시진핑 “다자무역 시스템 함께 지키고 이행하자”

    시진핑 “다자무역 시스템 함께 지키고 이행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다자무역 시스템을 함께 지키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이행하자”고 제안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APEC 정상회의 본회의 연설문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주의 무역 시스템의 권위와 유효성을 제고하자”며 이렇게 말했다. 시 주석은 또 100년 만의 세계적 변화가 빨라지고 국제정세가 복잡해지고 있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발전의 불안정·불확실 요인이 늘어가고 있다.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높을수록 한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너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계속되는 데다 특히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일방적인 관세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이 다자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견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9~30일 방한해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특별연설을 했지만 정상회의 본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고 30일 시 주석과 회담한 뒤 곧바로 출국했다.
  • 이 대통령 “모두를 위한 AI, 뉴노멀로… AI 이니셔티브 제안할 것”

    이 대통령 “모두를 위한 AI, 뉴노멀로… AI 이니셔티브 제안할 것”

    오는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대한민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인공지능(AI)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것”이라며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 비전이 APEC 뉴노멀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특별연설에서 “오늘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 혁신의 핵심은 바로 인공지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지난 5월 통상장관회의에서 통관 행정 분야에서의 인공지능 도입과 인공지능 기술 및 표준에 대해 논의했고 인공지능 활용에 관한 협력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또 정부의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구성, 인공지능 고속도로 건설 추진, 인공지능 기본법 시행 등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경주에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첨성대가 있다”며 “데이터 기반으로 별의 움직임을 읽어낸 첨성대처럼 인공지능 또한 데이터에 기초해 인류에 새로운 통찰과 방향을 제시할 지성의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을 선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고개를 들며 당장의 생존이 시급한 시대에 협력과 상생, 포용적 성장이란 말이 공허하게 들릴지 모르겠다”라고짚었다. 이어 “그렇지만 이러한 위기 상황일수록 역설적으로 역내 플랫폼인 APEC의 역할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곳 경주는 우리가 되새겨야 할 협력과 연대의 가치가 오롯이 녹아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국시대의 패권 경쟁과 외세 압박 속에서도 천년 왕국 신라는 시종일관 외부 문화와의 교류, 그리고 개방을 멈추지 않았다”며 “그 힘으로 분열을 넘어 삼국을 통일하고 한반도에 통합의 새 시대를 열어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날마다 새로워지며 사방을 아울렀던 신라의 정신이야말로 이번 APEC 정상회의 주제인 연결, 혁신, 번영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역내 신뢰와 협력의 연결 고리를 회복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공급망 협력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APEC 최초로 공급망의 지속 가능성을 화두로 민관 합동 포럼을 개최해 민간이 공급망 논의에 적극 참여할 길을 열었다”고 전했다. 또 “2023년 공급망안정화법을 개정해 국내외 공급망에 대한 위기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며 “지난 5월 통상장관회의에선 APEC 연결성 청사진 이행 계획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디지털을 통해 인적, 물적, 제도적 연결성을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경제 성장과 발전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는 선도 국가로서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청년 인재 육성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올해 8월 대한민국은 APEC 미래 번영기금을 설립하고 100만 달러를 기여했다”며 “청년들의 지식 교류와 디지털 역량 강화는 물론 인구, 환경 문제 등 핵심 과제에 관한 연구, 창업 지원과 기술 훈련 등 5대 중점 분야를 우선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열풍 일으킨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는 K팝 아이돌과 팬들이 강력한 연대로 어둠을 물리치는 혼문을 완성했다”며 “위기와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하나되는 연대와 협력이 우리 모두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끄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자명한 진리는 지난 겨울 오색 응원봉으로 내란의 어둠을 몰아낸 우리 대한민국의 K민주주의가 증명한 것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산업화를 일궈내고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가 그리고 오늘의 우리 대한민국이 여러분에게 위기를 헤쳐갈 영감과 용기를 선사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 李대통령 “내란 몰아낸 K민주주의가 증명…연대가 밝은 미래 이끌어”

    李대통령 “내란 몰아낸 K민주주의가 증명…연대가 밝은 미래 이끌어”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최근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선 K팝 아이돌과 팬들이 강력한 연대로 어둠을 물리치는 혼문을 완성한다”며 “위기와 불확실의 시대일수록 하나 되는 연대와 협력이 우리 모두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끄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 자명한 진리는 지난 겨울 오색의 응원봉으로 내란의 어둠을 몰아낸 우리 대한민국의 K민주주의가 증명한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4개 대륙·21개 경제체제가 연결된 협력의 무대, 2025 APEC을 모두의 무대로 만들어 줄 것을 믿는다”며 “전쟁의 빚더미에서 산업화를 일궈내고,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민주주의를 지켜온 대한민국의 역사가 오늘의 우리 대한민국이 여러분에게 위기를 헤쳐갈 영감과 용기를 선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연결은 단절의 시대를 잇는 연대의 힘”이라며 “대한민국은 글로벌 책임강국으로서 역내 신뢰와 협력의 연결고리를 회복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20년 전 대한민국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의장국인 대한민국이 발표한 부산 로드맵에는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체제를 지지하는 회원 여러분의 단합된 목소리가 담겨있었다”며 “그러나 2025년 오늘날 APEC을 둘러싼 대외적 환경은 그때와 많이 다르다”고 했다. 이어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고개를 들며 당장의 생존이 시급한 시대, 협력과 상생, 포용적 성장이란 말이 공허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며 “그렇지만 위기의 상황일수록 역설적으로 연대 플랫폼인 APEC의 역할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공급망 협력을 언급하면서 “수막새라는 전통 기와는 처마 끝에서 빗물과 바람으로부터 건물을 지켜내고 서로 다른 기와 조각을 단단히 이어 하나의 지붕을 완성한다. 연결의 지혜를 품은 수막새가 천년 세월을 버티며 동아시아 문명의 지붕을 지켜왔던 것처럼 인적, 물적, 제도적 연결이야말로 APEC의 성장과 번영을 위한 든든한 지붕이 되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핵심은 인공지능(AI)이라며 ”대한민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AI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 [사설] 李 “재앙 될 합의 안 돼”… 한국형 투자 해법 관철해야

    [사설] 李 “재앙 될 합의 안 돼”… 한국형 투자 해법 관철해야

    오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35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관세 협상은 물론 북핵·원자력협정 등 민감한 안보 의제가 맞물려 있어 한미동맹의 실질적 균형과 국익의 향배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은 일본이 아니다”라며 “한국에 재앙이 될 합의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과 미국의 협상이 또 다른 준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일본이 빠른 타결을 위해 현금성 공공자금을 투입한 것과 달리 한국은 민간 중심의 투자와 공공금융의 보완을 병행하는 유럽식 협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많지 않고 한미 통화스와프의 안전판도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재정의 지속성과 금융 안정성을 함께 고려한 현실적 해법이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협상에 이어 한미 협상까지 ‘세트 외교 성과’를 엮어 내려 한다는 점이다. 그의 방식은 상대국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자국 우선주의다. 단기적 정치 성과를 위해 동맹을 거래 대상으로 삼는 건 동맹의 자세가 아니다. 한국은 감당 가능한 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일방적 양보로 이룬 합의는 동맹의 자산이 아니라 국가의 위기가 된다. 타결이 늦어지더라도 지속 가능한 균형의 틀을 세우는 게 진짜 성과다. 이번 회담의 더 큰 변수는 안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며 “우리에겐 제재가 있다. 대화를 시작하기에 꽤 큰 카드”라고 했다. 최근 북한을 실질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이어 제재 완화까지 언급한 것은 사실상 북핵 협상의 방향을 ‘폐기’에서 ‘관리’로 바꾸는 신호다. 북미 회담 성사에 급급해 제재 완화가 먼저 논의되고, 그 대가로 북한의 부분적 핵 동결이나 사찰 허용이 교환된다면 이는 핵보유국 지위를 승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는 과정에서 한미연합훈련 축소, 주한미군 감축 같은 군사적 거래가 뒤따를 가능성도 크다. 북한은 이미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 등을 통해 제재 내성을 키웠다. 원칙 없는 대북 유인책은 자칫 체제 유지의 보증수표로 변질될 위험이 크다. 이번 정상회담은 동맹의 방향을 새롭게 조율하는 자리여야 한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로 압박해도 한국은 감당 가능한 범위에서 산업과 안보의 국익을 지켜 내야 한다. 특히 원전 수출과 기술 자립을 둘러싼 한미원자력협정 논의에서도 핵심 기술의 주권과 자율성을 관철하는 냉철함이 필요하다.
  • “돕겠다” vs “추천하겠다”…트럼프·다카이치 첫 정상회담

    “돕겠다” vs “추천하겠다”…트럼프·다카이치 첫 정상회담

    아시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일본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두 정상은 미일 동맹을 “역대 최강 수준”으로 격상하겠다고 밝히며 무역과 안보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블룸버그·로이터·교도통신 등은 이번 회담이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첫 대면이라면서 “양국이 새 황금시대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언제든 돕겠다”…다카이치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필요하면 어떤 일이든 돕겠다. 우리는 가장 강력한 동맹국”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을 만들겠다”며 “양국이 함께 번영의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언급하며 신뢰를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전 총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우정에 감사한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는 훌륭한 친구였다. 당신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5500억 달러 대미 투자 이행 서명 두 정상은 회담 후 ‘미일 무역합의 이행 공동문서’에 서명했다. 합의문에는 일본의 5500억 달러(약 787조 원) 대미 투자 계획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공정한 합의”라며 “이익의 90%를 미국이 배분받는 구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 문서는 투자 방식이나 절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는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가 다카이치 내각이 전임 합의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못을 박았다”고 분석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미일 무역합의 이행 공동문서’에 서명했다. 합의문에는 일본의 5500억 달러(약 787조 원) 대미 투자 계획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공정한 합의”라며 “이익의 90%를 미국이 배분받는 구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 문서는 투자 방식이나 절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에 일본 내에서는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다카이치 내각이 전임 합의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못을 박았다”고 분석했다. 희토류·핵심광물 협력 체계 서명 양국은 ‘핵심광물과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협력 체계’에도 서명했다. 문서에는 “양국이 산업 기반과 첨단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핵심광물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국은 금융 지원과 무역 조치, 비축제도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이 12월부터 희토류 수출 통제를 예고하자 미국은 일본과 호주를 포함한 동맹국과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호주 앤서니 앨버니즈 총리와도 같은 취지의 협력 체계를 맺었다. 납북자 가족 면담…“미국은 끝까지 함께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을 만나 “미국은 전적으로 그들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가능성에 “이번엔 일정상 어렵지만 다음 기회를 보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납치 문제 해결은 일본의 책무”라며 공조 강화를 약속했다. 다카이치 “트럼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 백악관은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교도통신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도쿄 정상회담 후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외교를 높이 평가하며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자리에서 “짧은 기간에 세계가 훨씬 더 평화를 누리게 됐다”고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일본 현지 방송 닛테레(니혼테레비)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추천 의사를 전달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했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직후 첫 통화에서도 중동 정세 안정에 기여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태국과 캄보디아 간 휴전 협정을 중재한 점을 추천 사유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들어 전 세계 8개 분쟁이 자신의 중재로 종식됐다고 주장하며 “나는 평화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앞서 아베 신조 전 총리도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방위비 2% 조기 달성·무기 구매 확대 예고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의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늘리는 시점을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로 앞당기겠다고 보고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해온 ‘방위비 분담 확대’ 정책과 같은 방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새로운 군사장비 주문을 대규모로 수주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F-35 전투기 추가 구매와 순항미사일 배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새 황금시대” 선언…핵항모 조지워싱턴호 시찰 예정 두 정상은 오찬 뒤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로 이동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지에서 연설하고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시찰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을 구축했다. 함께 세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위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조 강화 속 日 재정 부담이 변수”다카이치 내각이 방위비와 대미 투자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속에서 일본이 얼마나 협상력을 확보할지도 향후 과제다.
  • 다카이치 “트럼프 노벨평화상 추천”…두 정상 ‘위대한 동맹’ 선언 [핫이슈]

    다카이치 “트럼프 노벨평화상 추천”…두 정상 ‘위대한 동맹’ 선언 [핫이슈]

    아시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일본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두 정상은 미일 동맹을 “역대 최강 수준”으로 격상하겠다고 밝히며 무역과 안보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블룸버그·로이터·교도통신 등은 이번 회담이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첫 대면이라면서 “양국이 새 황금시대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언제든 돕겠다”…다카이치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필요하면 어떤 일이든 돕겠다. 우리는 가장 강력한 동맹국”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을 만들겠다”며 “양국이 함께 번영의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언급하며 신뢰를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전 총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우정에 감사한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는 훌륭한 친구였다. 당신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5500억 달러 대미 투자 이행 서명 두 정상은 회담 후 ‘미일 무역합의 이행 공동문서’에 서명했다. 합의문에는 일본의 5500억 달러(약 787조 원) 대미 투자 계획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공정한 합의”라며 “이익의 90%를 미국이 배분받는 구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 문서는 투자 방식이나 절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는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가 다카이치 내각이 전임 합의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못을 박았다”고 분석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미일 무역합의 이행 공동문서’에 서명했다. 합의문에는 일본의 5500억 달러(약 787조 원) 대미 투자 계획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공정한 합의”라며 “이익의 90%를 미국이 배분받는 구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 문서는 투자 방식이나 절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에 일본 내에서는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다카이치 내각이 전임 합의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못을 박았다”고 분석했다. 희토류·핵심광물 협력 체계 서명 양국은 ‘핵심광물과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협력 체계’에도 서명했다. 문서에는 “양국이 산업 기반과 첨단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핵심광물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국은 금융 지원과 무역 조치, 비축제도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이 12월부터 희토류 수출 통제를 예고하자 미국은 일본과 호주를 포함한 동맹국과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호주 앤서니 앨버니즈 총리와도 같은 취지의 협력 체계를 맺었다. 납북자 가족 면담…“미국은 끝까지 함께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을 만나 “미국은 전적으로 그들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가능성에 “이번엔 일정상 어렵지만 다음 기회를 보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납치 문제 해결은 일본의 책무”라며 공조 강화를 약속했다. 다카이치 “트럼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 백악관은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교도통신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도쿄 정상회담 후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외교를 높이 평가하며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자리에서 “짧은 기간에 세계가 훨씬 더 평화를 누리게 됐다”고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일본 현지 방송 닛테레(니혼테레비)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추천 의사를 전달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했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직후 첫 통화에서도 중동 정세 안정에 기여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태국과 캄보디아 간 휴전 협정을 중재한 점을 추천 사유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들어 전 세계 8개 분쟁이 자신의 중재로 종식됐다고 주장하며 “나는 평화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앞서 아베 신조 전 총리도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방위비 2% 조기 달성·무기 구매 확대 예고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의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늘리는 시점을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로 앞당기겠다고 보고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해온 ‘방위비 분담 확대’ 정책과 같은 방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새로운 군사장비 주문을 대규모로 수주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F-35 전투기 추가 구매와 순항미사일 배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새 황금시대” 선언…핵항모 조지워싱턴호 시찰 예정 두 정상은 오찬 뒤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로 이동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지에서 연설하고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시찰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을 구축했다. 함께 세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위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조 강화 속 日 재정 부담이 변수”다카이치 내각이 방위비와 대미 투자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속에서 일본이 얼마나 협상력을 확보할지도 향후 과제다.
  • [강유덕의 유럽 프리즘] 환경을 앞세운 유럽의 보호무역

    [강유덕의 유럽 프리즘] 환경을 앞세운 유럽의 보호무역

    얼마 전 유럽연합(EU)은 철강 수입에 대한 무관세 쿼터를 축소하고, 품목별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연간 300만t 이상을 EU에 수출해 온 한국에도 적용된다. 올해 2월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등 주요 품목의 관세를 대폭 인상한 데 이어 EU 역시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철강산업의 세계적 공급 과잉은 오래된 문제다. 이미 2018년부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한국은 한미 FTA 협상의 부대조건으로 일정 물량의 쿼터를 확보해 관세 면제를 받은 바 있다. 당시 EU는 미국의 일방적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미국산 196개 품목에 대한 보복관세를 준비했다. 막판 협상을 통해 조치가 보류됐지만 이 사건은 EU가 통상정책의 기조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이후 EU는 ‘개방형 전략적 자율성’을 내세웠다. 자유무역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유럽의 전략적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EU의 철강 관세 인상 조치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지난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의회 연설에서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조치를 예고했다. 그는 유럽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의 세이프가드 조치를 확대·연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유럽 철강산업이 청정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전 세계적인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친환경 전환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보호무역의 논리를 기후변화 대응과 연계한 것이다. 둘째, 철강을 전략산업으로 간주하고 생산능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산업안보적 관점이다. 이는 미국의 ‘경제안보형 보호무역’ 논리와 비슷하다. EU의 접근법이 흥미로운 것은 ‘명분’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에 근거한 일방적 관세 조처를 했다면, 유럽은 환경 보호나 지속가능성 등 규범적 명분을 앞세운다. EU가 도입 중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탄소배출권거래제(ETS), 공급망 실사법(CSDDD)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규범 기반 보호무역’은 단순한 관세 인상보다 더 정교하고 설득력을 갖는다. 문제는 한국의 약점이 바로 이 규범 영역에 있다는 점이다. 환경·노동·인권과 같은 글로벌 규범에 대한 대응이 미흡할 경우, 한국산 제품은 비관세 장벽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조치는 보호무역의 세계적 확산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EU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 준다. 특히 환경과 전략산업 보호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보호무역이 강화되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이제는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환경과 노동 기준 등 국제 규범에 대한 대응력이 경쟁력의 새 기준이 되고 있다. 자국 산업 보호 논리에 사회적 규범과 당위성이 더해지는 현실에서 무역 정책은 그만큼 더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강유덕 한국외대 LT학부 교수
  • [데스크 시각] ‘코리아 퍼스트’가 죄악인가

    [데스크 시각] ‘코리아 퍼스트’가 죄악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두 번째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그의 지지자를 일컫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도 자국을 앞세운다. 권위주의적인 통치로 미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고 관세전쟁으로 세계인의 눈초리도 곱지 않으나 여전히 그를 ‘애국자’라고 칭하며 따르는 사람이 무수히 많다. 아시아와 유럽의 오랜 동맹은 그의 입장에선 계산기 속 숫자일 뿐이다. 명분보다 실리를 내세우는 그의 ‘거래주의 외교노선’을 우린 어떻게 봐야 할까. 한국에선 “천박하다”, “대통령이 아닌 장사치”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한국의 이익에 반하는 그의 발언이 아주 지긋지긋하다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든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제 시작이지만 “2029년 1월까지 어떻게 견디느냐”는 한숨 섞인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수출과 무역이 국가경제의 근간인 한국에선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반응이다. 비판 여론 속에서 확인되는 의외의 사실도 있다. 비난을 할지언정 그를 “무능하다”고 얕잡아 보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세계의 많은 사람이 트럼프에 대해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라고 조롱하지만 거기에 ‘무능’이라는 단어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를 썩 좋아하진 않지만 ‘협상 달인’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트럼프가 쓴 책 ‘거래의 기술’을 보면 그의 협상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작은 일에 매달리는 대신 협상의 판을 키우고 늘 최고의 결과를 내도록 승부사 기질을 펼쳐야 한다고 말한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과 약점을 정확히 파악해 유연한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협상에선 우위를 점하고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하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실제 협상에서 이런 방법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달변가는 많지 않다. 조화와 윤리, 예의를 중시하는 동양적 가치관 아래에선 더욱 써먹기 어려운 방식이다. 하지만 협상의 주체가 ‘국가’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가는 자국민의 안녕과 안전을 보장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코리아 퍼스트’를 외칠 땐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고 국익을 앞세워야 한다. 특히 시급히 국민을 보호해야 할 상황이라면 외교적 우위 요소를 십분 활용해 신속하고 압도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캄보디아 사태를 보면 씁쓸한 마음이 든다. 수많은 한국 국민이 감금당하는 상황이 수년간 이어졌지만 캄보디아 정부는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런데도 캄보디아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은 2022년 1789억원에서 2023년 1805억원, 지난해 2178억원, 올해 4353억원으로 계속 늘었다고 한다. 당장 여권에선 캄보디아에 대한 ODA 예산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북도도 올해 새마을 세계화 사업과 관련한 캄보디아 ODA 예산을 집행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외교가 한편에선 여전히 주저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번 사태를 ODA와 연계시켜선 안 된다는 목소리다. ‘국격’이 걱정된다고 한다. 그럼 ‘코리아 퍼스트’가 죄악인가. ‘실용외교’를 내세운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7월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연간 수조원이 들어가는데도 납득이 가지 않는 해외 원조 사업이 많다”고 쓴소리를 했다고 한다. 국격은 열심히 따지면서 국민의 이익은 계속 뒷전에 미뤄 두겠다는 것인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논리 구조다. 이번 캄보디아 사태를 계기로 해외 원조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국내에선 예산이 조금만 투입돼도 여기저기서 ‘퍼주기 논란’으로 시끄러운데 해외로 나갈 땐 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아름다운 원조’라는 포장지를 둘러야 할까. 지금은 ‘코리아 퍼스트’를 외쳐야 할 때 아닌가. 정현용 국제부장
  • ‘전쟁 가능한 국가’로 가는 일본…새 총리, ‘전쟁포기’ 헌법 뜯어고친다

    ‘전쟁 가능한 국가’로 가는 일본…새 총리, ‘전쟁포기’ 헌법 뜯어고친다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일본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 자리에 오르면서 ‘강한 일본’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조짐이다. 21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날 자민당과 연정 파트너인 유신회의 연립 정권 합의문에는 ‘헌법 9조 개정’이나 ‘스파이방지법’ 등이 포함돼 있다”면서 “이는 자민당의 연정 파트너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생긴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평화 헌법의 핵심인 일본 헌법 9조는 전쟁 포기와 육해공군 전력 보유 금지와 국가 교전권 부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자민당의 연정 파트너였던 공명당은 외교와 안보 정책에서 자민당의 극우적 성향을 제어하는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자민당이 헌법 9조 개정 또는 폐기를 통해 만들려 했던 ‘전쟁 가능한 국가’에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자민당과 유신회가 발표한 연립 정권 합의문은 과거 공명당이 자민당의 연정 파트너였던 시절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이번 합의문 서두에서 강조된 부분은 ‘자립하는 국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합의문에는 “전후 가장 엄혹하고 복잡한 국제 안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본열도를 강하고 풍요롭게 만들고, 자존과 긍지를 가진 ‘자립하는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내정 및 외교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또 2024년 자민당과 공명당이 연정 시 체결한 합의문의 외교 항목에는 인권과 법치가 명시돼 있었지만, 이번 합의문에서는 ‘인권’, ‘법의 지배’ 등의 용어는 사라졌다. 앞서 유신회는 연정 구성 논의 과정에서 헌법 제9조 개정에 관한 양당 협의회 설치,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 방위 장비 수출 제한 규정 대폭 완화, 외국인에 관한 위법 행위 대응 등이 필요하다고 자민당 측에 제안했다. 이에 따라 합의문에도 ‘헌법 9조 개정’을 위한 조문 초안 협의회 설치가 명시돼 있다. 양당은 유사시 국회의원 임기 연장 등을 가능케 하는 ‘긴급사태조항’에 대해서도 공동 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더불어 유신회가 제안했던 3대 안보 문서의 조기 개정 길도 열렸다. 일본 정부가 2022년 책정한 3대 안보 문서에는 2022년 당시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이던 방위비를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에 GDP 대비 2%로 늘리고, 이때까지 방위비 총 43조엔(약 406조원)을 확보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재는 이달 27일쯤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를 올리라고 압박할 것에 대응해 방위비 증액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것을 염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방위비 증액에 필요한 일부 재원은 법인세, 소득세, 담뱃세 증세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어서 일본 국민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양당의 이번 합의문은 중도 보수 성향의 공명당이 연정에서 빠져나가고 우익 정당인 유신회가 자민당과 손잡으면서 일본이 한층 더 우경화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싣는다. ‘강한 일본’ 내세우는 다카이치자민당과 유신회의 연립 정권 합의문은 앞서 다카이치 총리가 총재 선거 당시 주장해 왔던 ‘강한 일본’의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총재 선거 때 ‘강한 일본’을 내세우며 헌법에 자위대 명기, 스파이방지법 제정, 외국인 불법 체류자 대책 등 우익 성향의 공약을 쏟아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며 “시마네현의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행사에 차관급인 정무관 대신 장관인 각료를 참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당의 이번 합의문 곳곳에서는 ‘국가’가 끊임없이 강조된다. 여기에는 일장기를 훼손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국장손괴죄’이 포함돼 있으며 외국 세력에 의한 첩보·스파이 행위를 단속하는 스파이방지법을 신속하게 통과시켜 일본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특히 스파이방지법의 경우 공명당이 헌법 9조 개정과 함께 반대했던 정책이라는 점에서 향후 일본이 자국 우선주의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정책에서 ‘다카이치 색’이 강하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 다카이치는 21일 저녁 첫 내각을 출범한다. 유신회는 당분간 각료를 내지 않고 ‘각외 협력’에 머무를 예정이다.
  • 충격적인 일본 현실…새 총리, 결국 ‘전쟁포기’ 헌법 뜯어고친다 [핫이슈]

    충격적인 일본 현실…새 총리, 결국 ‘전쟁포기’ 헌법 뜯어고친다 [핫이슈]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일본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 자리에 오르면서 ‘강한 일본’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조짐이다. 21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날 자민당과 연정 파트너인 유신회의 연립 정권 합의문에는 ‘헌법 9조 개정’이나 ‘스파이방지법’ 등이 포함돼 있다”면서 “이는 자민당의 연정 파트너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생긴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평화 헌법의 핵심인 일본 헌법 9조는 전쟁 포기와 육해공군 전력 보유 금지와 국가 교전권 부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자민당의 연정 파트너였던 공명당은 외교와 안보 정책에서 자민당의 극우적 성향을 제어하는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자민당이 헌법 9조 개정 또는 폐기를 통해 만들려 했던 ‘전쟁 가능한 국가’에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자민당과 유신회가 발표한 연립 정권 합의문은 과거 공명당이 자민당의 연정 파트너였던 시절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이번 합의문 서두에서 강조된 부분은 ‘자립하는 국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합의문에는 “전후 가장 엄혹하고 복잡한 국제 안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본열도를 강하고 풍요롭게 만들고, 자존과 긍지를 가진 ‘자립하는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내정 및 외교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또 2024년 자민당과 공명당이 연정 시 체결한 합의문의 외교 항목에는 인권과 법치가 명시돼 있었지만, 이번 합의문에서는 ‘인권’, ‘법의 지배’ 등의 용어는 사라졌다. 앞서 유신회는 연정 구성 논의 과정에서 헌법 제9조 개정에 관한 양당 협의회 설치,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 방위 장비 수출 제한 규정 대폭 완화, 외국인에 관한 위법 행위 대응 등이 필요하다고 자민당 측에 제안했다. 이에 따라 합의문에도 ‘헌법 9조 개정’을 위한 조문 초안 협의회 설치가 명시돼 있다. 양당은 유사시 국회의원 임기 연장 등을 가능케 하는 ‘긴급사태조항’에 대해서도 공동 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더불어 유신회가 제안했던 3대 안보 문서의 조기 개정 길도 열렸다. 일본 정부가 2022년 책정한 3대 안보 문서에는 2022년 당시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이던 방위비를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에 GDP 대비 2%로 늘리고, 이때까지 방위비 총 43조엔(약 406조원)을 확보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재는 이달 27일쯤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를 올리라고 압박할 것에 대응해 방위비 증액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것을 염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방위비 증액에 필요한 일부 재원은 법인세, 소득세, 담뱃세 증세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어서 일본 국민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양당의 이번 합의문은 중도 보수 성향의 공명당이 연정에서 빠져나가고 우익 정당인 유신회가 자민당과 손잡으면서 일본이 한층 더 우경화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싣는다. ‘강한 일본’ 내세우는 다카이치자민당과 유신회의 연립 정권 합의문은 앞서 다카이치 총리가 총재 선거 당시 주장해 왔던 ‘강한 일본’의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총재 선거 때 ‘강한 일본’을 내세우며 헌법에 자위대 명기, 스파이방지법 제정, 외국인 불법 체류자 대책 등 우익 성향의 공약을 쏟아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며 “시마네현의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행사에 차관급인 정무관 대신 장관인 각료를 참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당의 이번 합의문 곳곳에서는 ‘국가’가 끊임없이 강조된다. 여기에는 일장기를 훼손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국장손괴죄’이 포함돼 있으며 외국 세력에 의한 첩보·스파이 행위를 단속하는 스파이방지법을 신속하게 통과시켜 일본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특히 스파이방지법의 경우 공명당이 헌법 9조 개정과 함께 반대했던 정책이라는 점에서 향후 일본이 자국 우선주의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정책에서 ‘다카이치 색’이 강하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 다카이치는 21일 저녁 첫 내각을 출범한다. 유신회는 당분간 각료를 내지 않고 ‘각외 협력’에 머무를 예정이다.
  • [사설] 한미 통상 협상 막바지… ‘부담 최소·국익 최대’ 관철해야

    [사설] 한미 통상 협상 막바지… ‘부담 최소·국익 최대’ 관철해야

    한미 간 무역 협상이 타결 가시권에 들어섰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향후 10일 내 결과를 예상한다”고 했고, 구윤철 부총리도 “빠른 속도로 조율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최종 합의문에 서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25% 상호관세 완화를 전제로 ‘빅딜’의 윤곽이 잡혀 가지만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와 세부 이행 조건을 놓고 여전히 견해차가 작지 않다. 미국은 ‘자국 우선주의’ 기조 아래 일본과의 협상처럼 한국에도 ‘투자 백지수표’를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3500억 달러 선불 투자에 합의했다”고 주장했으나 정부는 이를 공식 부인했다. 문제는 협상 속도전에 밀려 성과 중심주의로 흐를 가능성이다. 협상 타결 자체가 정치적 성과로 포장된다면 한국은 산업·금융 분야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협상단은 힘에 밀린 타협이 아니라 배수진의 각오로 국익을 지키겠다는 단호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관세 완화의 명분 아래 대규모 선투자, 시장 개방, 금융 규제 완화 등이 연동된다면 후폭풍은 길어질 수 있다. 외환시장 안전핀으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나 원화 계좌를 통한 투자 방식 등 실효성 있는 장치를 확보해야 한다. 열흘 내 타결보다 중요한 건 협정의 내실과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다. 이번 협상은 결과에 따라 향후 수십년간 한국 산업의 경쟁 구조와 투자 흐름이 좌우될 대형 거래다. 미국의 선거 일정이나 APEC 정상회의 등 시간표에 쫓겨 졸속으로 결론 낼 이유가 없다. 협상의 성패는 속도가 아니라 디테일과 완결성에 달렸다. 정부는 직접투자 규모, 납입 시기, 수익 배분 등에서 불리한 조건을 끝까지 조정하면서 민간 대기업의 개별 합의가 정부의 통상 전략을 앞서지 않도록 조율해야 한다. 베선트 장관의 말처럼 “세부 사항이 관건”이라면 그 세부 항목 하나하나가 곧 국익의 무게와 직결된다. 외교적 체면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의 내실과 지속 가능성이다. 정부는 협상 타결을 서두르기보다 이번 협정이 미국의 우선주의가 아닌 한국의 실질적 이익을 담보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세세한 디테일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이번 협상에는 정치와 경제, 정부와 민간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경제·통상 라인의 고위 당국자들이 동시에 미국으로 향했고, 이재용·최태원 등 주요 그룹 총수들도 이번 주말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부담 최소·국익 최대’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직접투자 규모나 수익 배분 방식에서 불리한 선례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
  • 넘치는 자기애와 과시욕 사이… 트럼프 노벨평화상을 탐하다[글로벌 인사이트]

    넘치는 자기애와 과시욕 사이… 트럼프 노벨평화상을 탐하다[글로벌 인사이트]

    트럼프 1기 시절 북미 정상회담한반도 비핵화와 종전 노력에도100번째 노벨평화상 기대 좌절중동의 ‘아브라함 협정’ 주도 공로2020년·지난해 후보 명단에 올라계속되는 수상 불발 ‘자존심 상처’‘앙숙’ 오바마 평화상 수상도 자극내년 美 중간선거에 활용할 수도 내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연 노벨평화상을 탈 수 있을까. ‘노벨상 시즌’인 매년 10월은 수상자 발표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며 특히 평화상은 가장 큰 관심을 받는다. 과학자(물리학상 등)나 경제학자(경제학상), 작가(문학상)에게 주는 다른 분야의 상과 달리 평화상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이 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전 세계를 들었다 놓았다 한 ‘이슈 메이커’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 가능성이 거론돼 여느 때보다 주목받았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코리나 마차도에게 영예가 돌아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에는 자신이 수상하리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권력과 부를 동시에 가져 부러울 것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염원하는 이유는 뭘까.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꿈꾼 건 1기 집권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 공화당 의원들은 2018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해 한반도 비핵화와 한국전쟁 종전을 위해 노력했다며 2019년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특히 2019년 수상자로 선정되면 100번째 노벨평화상이라는 영예까지 안게 돼 트럼프 대통령도 상당한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당시 노벨평화상은 에트리아와의 전쟁을 종식한 공로로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에게 돌아갔고,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노벨위원회가 시상을 공평하게 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로 아머드 총리는 이듬해 수천명의 사상자를 낳은 ‘티그레이 내전’을 일으키는 등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이 정식 외교 관계를 맺은 평화협정 ‘아브라함 협정’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노벨평화상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이유로 후보가 됐지만 수상자로 선정되지는 않았다. 이에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잇따른 수상 불발이 그의 자존심과 명예욕을 자극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앙숙’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상에 자극받아 노벨평화상에 집착한다는 해석도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수상했는데 시어도어 루스벨트(1906년)와 우드로 윌슨(1920년), 지미 카터(2002년)에 이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네 번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오바마 전 대통령이 별다른 성과 없이 상을 받았다며 여러 차례 불만을 드러냈다. 올해 수상자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9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오바마는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상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으로 노벨평화상을 탐낸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내년 11월에는 미국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어 10월 발표되는 수상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선정된다면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나는 수상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이 받기를 원한다. (내가 받지 못한다면) 미국에 큰 모욕”이라며 내셔널리즘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미국은 오바마 전 대통령 이후로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노벨평화상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상식을 하는 다른 5개 부문과 달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수상자에게 상을 준다. 상을 만든 알프레드 노벨이 유언장을 통해 평화상만은 노르웨이 의회에서 심사하고 시상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평화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노벨위원회는 노르웨이 의회가 지명한 5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최종 결정 과정에서 독립적 의사결정을 보장받는다. 크리스티앙 베르그 라르프비켄 노벨위 사무총장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수상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우리도 특정 후보에게 언론의 주목이 쏠리는 것을 안다”면서도 “위원회가 진행하는 논의에서 그런 것에 휘둘릴 일은 전혀 없다. 위원회는 개별 후보를 각자 자질에 따라 검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노벨평화상은 선정 기준이 불명확하며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1973년 베트남전 휴전을 이끌었다는 이유로 선정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캄보디아 비밀 폭격을 주도했던 터라 노벨위원회 위원 2명이 항의 표시로 사임하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 독재에 비폭력으로 저항한 아웅산 수치(1991년 수상)도 무슬림 로힝야족 학살에 침묵해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내년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라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와의 분쟁에 단호하게 개입했다며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들어 가자지구 전쟁까지 8개의 지구촌 분쟁을 해결했다고 강조하는 등 일찌감치 선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우크라이나 전쟁도 해결한다면 수상 가능성은 높아진다. 앞서 지난 8일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발표되자 미국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 확률은 2.7%에서 6%로 수직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과도한 불법 이민자 단속 정책, 치안 유지를 명목으로 한 주요 도시 주방위군 투입, 청년 보수활동가 찰리 커크의 죽음을 계기로 선포한 이념 전쟁 등은 수상 자격을 둘러싼 갑론을박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뉴욕타임스(NYT)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오랜 적대국인 하마스까지도 신뢰하게 만들었다”며 “부디 국내에서도 같은 외교를 시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