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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 뒤에 숨은… 날것의 마음을 캐내다

    말 뒤에 숨은… 날것의 마음을 캐내다

    말·욕망으로 마음이 더럽혀지기 전아무것도 새겨지지 않은 원형 탐색설화 속 소재로 재치 있게 말 비틀어 우리 마음을 한번 들여다보자. 세상의 온갖 말과 욕망으로 더럽혀져 있는 그것. 그래서 시인은 ‘생(生) 마음’을 찾는다. 날것 그대로의 마음은 어떨까. 흔히 백지에 비유되고는 하는데, 정말로 그럴까. 아무것도 새겨지지 않은, 최초의 마음. 김복희(40) 시인의 새 시집 ‘생 마음’은 거기서 시작한다. 이 시집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마음의 한 연구’라고 할 수 있겠다. “아 이 마음// 백지에 놓기 위해/ 백지부터 만들기로 한다/ 처음부터 내 손으로 할 일/ 내 땀 내 피로 할 일 … 생 마음은 독한 것이군/ 소금에도 곰팡이 난다는데/ 소금보다 더 독한 것이군/ 생사람 잡듯 마음을 잡는다 … 백지를 가리키며/ 말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넌지시 보여줄 수도 있으리라/ 생 마음은 독하지만 정한 것이라고”(‘생 마음’ 부분) 김복희보다 훨씬 앞서 마음의 정체가 무엇인지 골몰했던 자가 있다. 바로 부처다. 시인은 이 대선배를 깍듯이 예우한다. 시집 곳곳에서 부처의 이름을 ‘샤라웃’(Shout out)하고 있다. 제목들을 보자. ‘하느님 부처님 외로운 선생님’, ‘부처님 가운데 토막’, ‘저승서 부처님 기다리듯’…. 그중에서 ‘부처의 목’이라는 시가 퍽 재밌다. “배추를 나르는데/부처의 목이 들린 것이다/ 보살님 이거 배추 아닌 거 같아요/ 옆의 보살님은 울력에 여념이 없으시고/ 배추가 배추지요 만면에 웃음까지 띠신다/ 나는 허리를 펴고 스님을 찾는다/ 하지만 배추가 너무 많다/ 배추가 쌓인다 … 부드러운 흙으로 만든 부처님/ 이라면/ 물에 녹아 배추에 다 스몄을 것이다/ 얼마나 부드러운 거슬림일까/ 한 입 한 입/ 쌀밥에 침 섞어 삼킬 수 있는// 정말로 부처를 본뜬 부처라면”(‘부처의 목’ 부분) 대선배를 존경하는 줄 알았는데 글쎄, 부처의 목을 홀랑 ‘배추’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고는 ‘쌀밥’과 함께 꿀꺽 삼킨단다. 이래도 되나. 불경한 것 아닐까. 그러나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부처가 추구했던 부처의 마음일 수도 있겠다. ‘나’를 고집하지 않는 것. 대신에 부드러운 흙이 되는 것. 아삭한 배추가 되는 것. 그리하여 누군가를 위한 맛있는 한 끼 식사가 되는 것. 지상에서 그것만큼 거룩한 일이 어디 있을까. “얼굴이 자꾸 당신에게로 흐른다/ 얼굴이 온통 당신에게로 느슨해진다/ 눈 코 입 귀가 다 저항하는데/ 아 그렇다면 흐르는 건 피부로군/ 가죽이로군/ 나지막하군/ 여기 있으면 누가 죽이기라도 하나/ 살려고 용을 쓰네 참나”(‘가죽을 남김’ 부분)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과 ‘가죽’은 마음의 반대다. 그것들은 자꾸만 ‘당신’에게로 가려고 한다. “당신의 눈 코 입 귀 위/ 그늘/ 심장 폐 허파/ 드리우려고/ 가는/ 가죽/ 온통 당신 앞에/ 아무것도 아닌 채/ 있으려고 가는”(‘가죽을 남김’) 당신에게 가봤자 ‘아무것도 아닌’ 게 될 뿐이다. 그러나 자꾸 나의 얼굴과 가죽은 당신에게로 가려고 한다. 존재의 무게를 잊고 편하게 가서 의탁하려고 한다. 안 될 일이다. ‘나’를 붙잡아야 한다. 시 쓰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누구도와 아무도를 배우는 요정/ 요정이 처음 시를 배우겠다고/ 인간이 쓰는 시를 배우겠다고// 나를 찾아왔을 때// 나는 ‘나’를 쓰는 법부터 가르쳤다/ 요정은/ ‘나’를 향해/ 멀리 돌아가는 시를 쓴다// 누구도와 아무도를 알려준 날// 요정은/ 시에 외롭다는 말을 없애는 법을 알려달라고 했다”(‘요정을 가르치기’ 부분) 김복희는 201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내가 사랑하는 나의 새 인간’, ‘희망은 사랑을 한다’, ‘스미기에 좋지’, ‘보조 영혼’ 등의 시집을 썼다. 이번 시집은 시 안에 ‘이야기’가 두드러진다. 한국의 설화에서 여러 소재를 가지고 왔다. 관습적으로 쓰이는 우리말의 문장을 재치 있게 비틀어 시를 전개하는 지점들이 반짝인다. 언어 습관 뒤에 감춰진 우리의 ‘생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하려는 듯하다.
  • 공민왕 숨결 서려 있는 ‘임영관’…잉어가 이어준 사랑 ‘월화거리’[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공민왕 숨결 서려 있는 ‘임영관’…잉어가 이어준 사랑 ‘월화거리’[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강릉, 고려·조선 때 대도호부 지위강릉읍성, 남대천 북쪽에 자리잡아 객사 ‘임영관’ 현판은 공민왕 친필읍성 내부 한은 등 공공 건물 밀집명주동, 카페·식당 등 문화의 거리영동선 노선은 예국고성 훼손 피해 ‘월화거리’ 무월랑·연화 이야기 담겨 왕릉 방불케 하는 ‘명주군왕릉’ 명소 강원도 평창에서 강릉으로 넘어가는 대관령이라면 곧 아흔아홉 굽이를 떠올린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게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 사람도 없지 않을 듯하다. 오늘날 영동고속도로는 인천에서 강릉을 잇는 명실상부한 동서횡단길로 기능한다. 이 고속도로는 1971년 신갈에서 새말을 잇는 왕복 2차로로 초라하게 시작했다. 대관령을 넘어 강릉까지 전 구간이 개통된 것은 1975년이다. 대관령 옛길 일부를 고속도로로 활용했으니 아흔아홉 굽이 분위기는 어느 정도 남아 있었다. 지금처럼 산악도로 답지 않게 4차로의 큰 길이 된 것은 2001년이다. 이제는 ‘대관령을 넘어간다’보다 ‘대관령을 지나간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국사성황신·대관령산신 기리는 단오제 여유로운 가족여행이라면 한번쯤은 아흔아홉 굽이로 유명했던 경강로(京江路)로 대관령을 넘어 봐도 좋을 것이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나들목에서 대관령양떼목장을 지나가는 456호 지방도다. 일부는 2차로 시절 고속도로로 쓰던 길을 지방도로 되돌린 것이니 이것도 새로운 경험이 되겠다. 무엇보다 경강로 주변엔 강릉단오제 주신(主神) 범일국사를 모신 국사성황사가 있다. 대관령산신당엔 강릉을 위협하던 말갈을 물러가게 했다는 김유신 장군이 민간신앙의 대상이 되어 자리잡고 있다. 강릉단오제는 새로 빚은 신주(神酒)를 국사성황신과 대관령산신에게 올리며 영동 지역이 근심을 떨치게 해 달라고 비는 것으로 막을 올린다. 강릉(江陵)이라는 땅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시대다. 고려사에는 1194년 ‘좌도병마사 최인이 정예 군사 수천 명을 이끌고 남적(南賊)을 공격했는데, 강릉성에 이르러 복병을 설치하고 기다렸다’는 내용이 보인다. 강릉성의 존재도 여기서 처음 나타난다. 남적이란 당시 남부 지방 곳곳을 휩쓸었던 반란세력을 일컫는데 이들이 동해안까지 진출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고려는 강릉을 동원경, 명주, 하서부, 경흥도호부 등으로 불렀다. 고려사는 ‘1308년 강릉부로 고쳤다. 1389년 대도호부로 승격시켰다. 별호는 임영(臨瀛)’이라고 적었다. 강릉의 고구려 시대 이름은 하슬라(何瑟羅)다. 토착어를 음차해 한자로 표기했지만 순수한 우리말 어감이 살아 있다. 하슬라의 ‘하’는 바다나 태양을, ‘슬라’는 땅이나 나라를 의미하는 것이라 한다. 그러니 바닷가 고을이나 해돋는 고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신라는 고구려로부터 이 땅을 빼앗은 이후에도 하슬라라는 이름을 한동안 쓰다가 742~765년 재위한 경덕왕이 한자식 이름인 명주(溟州)로 바꾼다. 명주는 글자 그대로 바닷가 고을이라는 뜻이다. 옛 이름 하슬라의 의미를 그대로 살린 것이다. 임영 역시 바닷가 고을이라는 뜻이다. ‘강변의 언덕’이란 뜻을 가진 강릉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짐작한다. 당나라 시인 이백(701~762)의 ‘아침에 백제성(白帝城)을 떠나며’에 강릉이 나온다. ‘아침에 무지개 구름 사이로 백제성을 떠나 / 천 리 밖 강릉을 하루 만에 돌아온다’는 대목이다. 백제성은 중국의 장강 삼협에 있었다고 한다. 문학작품에서 강과 바다는 ‘끝없이 이어진다’거나 ‘넓고 아득하다’는 이미지로 혼용되곤 한다. 우리 땅이름이 중국화하는 과정에서 장강 북안 징저우(江陵)가 힌트가 됐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강릉은 고려시대 대도호부의 지위를 조선시대에도 그대로 물려받았다. 대도호부사는 종3품으로 지방관으로는 위계가 높았다. 강릉읍성은 대도호부사가 행정과 군사를 총괄하던 치소(治所)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고려시대 토성으로 처음 쌓은 것으로 보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은 ‘1512년(중종 7년) 석성으로 고쳐 쌓았다. 문을 4곳에 두었고 우물이 14곳, 연못이 2곳’이라고 적었다. 개축한 읍성의 둘레를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1134.6m인데 실제는 1826m라고 한다. 지대가 높은 북쪽과 서쪽 일부는 토성을 그대로 유지해 차이가 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임영관 삼문·칠사당만 옛날 그대로 강릉읍성은 남대천(南大川) 북쪽에 남북이 긴 마름모꼴 모양으로 자리잡았다. 남대천이라는 이름도 강릉대도호부 관아 남쪽에 있는 큰 하천이라는 뜻에서 지어졌다고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이 기록한 대로 강릉읍성은 동서남북에 가해루(駕海樓), 망신루(望宸樓), 어풍루(馭風樓), 빙허루(憑虛樓)의 누각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제는 보이지 않는다. 읍성 내부 지역은 지금도 관아를 중심으로 한국은행, 기상청, KBS 방송국, 우체국, 과거엔 전화국이었을 KT 지점,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 공공성 있는 건물이 밀집한 모습이니 역사는 이어지고 있다. 강릉대도호부 관아는 939년(고려 태조 19년) 세워졌다는 조선시대 기록이 있다. 모두 83칸의 건물이 있었다지만 지금은 객사 정문인 임영관 삼문과 수령의 집무공간인 칠사당만 옛날 것이다. 대도호부 정문과 동헌, 서쪽 언덕 위 의운루(倚雲樓)와 객사 임영관은 최근 복원한 것들이다. 배흘림기둥이 인상적인 임영관 삼문은 강원도에서 유일한 고려시대 건축물이다. ‘증수임영지’에 따르면 염양사(艶陽寺)가 폐사되면서 옮겨 지은 것이다. 임영관 현판은 공민왕의 친필이라고 한다. 공민왕이 1366년 낙산사에 관음 기도를 드리러 가다 강릉에 들렀다. 그런데 큰비가 내리며 강릉에서 열흘 동안 머물렀을 때 임영관 편액을 썼다는 전설이 있다. 삼문 뒤편의 객사 임영관은 일제강점기 초기엔 보통학교로 쓰였다. 하지만 1930년대 이 자리엔 콘크리트로 경찰서 건물이 지어졌다. 수난은 광복 이후에도 이어졌다. 동헌과 칠사당 사이엔 1955년 강릉시청이 들어섰다. 동헌은 강릉시장 사택으로 쓰이다 1967년 헐렸다. 관아에서 길을 건너면 명주동이다. 개성 있는 카페와 음식점, 공연장이 들어서면서 문화의 거리로 발전하고 있다. ‘시나미 명주길’이라는 이름도 붙여졌는데 시나미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을 뜻하는 강원도 사투리라고 한다. 차분하고 품위 있는 골목이라는 인상이었다. ●옛 남대천 철교, 도보다리 ‘월화교’로 강릉시내 중심부에는 또 다른 옛 성터가 남아 있다. 동예(東濊)의 중심이던 시절의 예국고성이다. 동예라면 ‘삼국지’ 동이전을 떠올리게 된다. ‘같은 성끼리 혼인하지 않았고, 호랑이를 섬겨 신으로 여겼다. 살인자는 죽였고, 도적이 없었다. 10월에는 하늘에 제사 지내고 밤낮으로 마시고 춤추고 노래 부르며 즐겼는데, 이 축제를 무천(舞天)이라 했다’는 대목이다. 월화거리는 강릉읍성 동쪽에 있다. 월화거리는 중앙시장과 더불어 강릉을 대표하는 먹거리 타운으로 떠올랐다. 조선총독부가 1925년 수립한 ‘조선철도 12년 계획’에는 부산과 안변을 잇는 동해선도 들어 있다. 일제는 동해선 노선을 정하는 과정에서 1938년 예국고성을 조사한다. 1962년 동해선의 일부로 개통된 영동선 노선이 남대천을 건넌 이후 역(逆) 기역자(ㄱ)자 모양으로 크게 꺾어진 것도 예국고성 성벽의 훼손을 피하려 했기 때문으로 짐작한다. 옛 남대천 철교는 이제 월화거리와 월화정을 잇는 도보다리 월화교로 탈바꿈했다. 대신 KTX 강릉선은 지하터널로 남대천을 건너 강릉역으로 진입한다. 월화거리는 흔적도 찾기 어려운 예국고성의 서쪽 성벽을 따라 조성한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남대천에서 가까운 예국고성 주변은 지대가 낮은 듯 보인다. 예국고성을 버리고 강릉읍성을 새로 세운 것도 상습적인 수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높은 지대를 선택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월화거리는 ‘무월랑과 연화 부인’의 사랑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월화거리에서 조명이 아름다운 월화교를 건너면 월화정이다. 짐작처럼 무월랑과 연화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지은 이름이다. 월화정 설화는 강릉 출신 문인 교산 허균의 ‘별연사고적기’에 자세히 실려 있다. 무월랑은 강릉에 머물던 시절 연화와 사귀었는데 경주로 돌아간 뒤 연락이 없었다. 연화는 잉어를 잡아 뱃속에 편지를 넣은 뒤 다시 놓아 주었는데, 이튿날 경주의 무월랑 집에서 음식재료로 사들인 물고기가 바로 그 잉어였다는 내용이다. 강릉 김씨 시조가 되는 김주원의 부모가 곧 두 사람이다. 김주원은 신라하대 진골귀족으로 강릉에서 독자적 세력을 형성해 명주군왕에 봉해졌다. 강릉에는 왕릉을 방불케 하는 김주원의 무덤 명주군왕릉도 있으니 한번 찾아가 봐도 좋을 것이다. 글·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 “이념 아닌 기술로 부강하게” 日 신생정당 ‘팀 미라이’ 돌풍

    “이념 아닌 기술로 부강하게” 日 신생정당 ‘팀 미라이’ 돌풍

    ‘디지털 민주주의’를 앞세운 젊은 정치 실험이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바로 창당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정당 ‘팀 미라이’를 두고 하는 얘기다. 1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출범한 팀 미라이는 이번 선거에서 14명의 후보를 내 비례대표 의원 11명을 배출했다. 이는 목표로 제시했던 5석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성과다. 우리말로 ‘미래’를 의미하는 이 정당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정책 설계와 의사결정 참여 확대 등 디지털 민주주의 구현을 핵심 정체성으로 삼고 있다. 창당 두 달 뒤 치러진 지난해 여름 참의원 선거에서 안노 다카히로(35) 대표가 비례대표로 당선되며 국정 무대에 처음 진입했고, 득표율 2%를 넘겨 정당 요건을 충족했다. 팀 미라이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젊음’이다. 후보 평균 연령은 39.5세, 당선자 평균 연령은 40.2세로 일본 국정 정당 가운데 가장 젊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존 8석에서 4석으로 줄어든 공산당 당선자 평균 연령(60.5세)과 비교하면 스무살이나 어리다. 도쿄대·교토대 출신과 금융·IT 경력자, AI 엔지니어 등 고학력 전문직 중심 인력으로 구성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창당을 주도한 안노 대표 역시 도쿄대 출신 AI 엔지니어다. 팀 미라이의 돌풍 배경에는 기존 정치권과 다른 접근 방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 인력 중심 구조와 정책 전문성 강조 전략이 정치 불신을 느낀 일부 유권자층의 공감을 얻었다는 평가다. 이념 대립 대신 문제 해결을 강조한 메시지도 차별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주요 정당들이 소비세 감세 경쟁을 벌인 것과 달리 팀 미라이는 이번 선거에서 유일하게 세율 유지를 주장했다. 대신 성장 투자 확대와 현역 세대 지원, 기술 기반 행정 개혁을 제시했다. 이어 인구 감소 대응책으로 AI·로봇 활용을 강조하며 “전국 어디든 자율주행으로 이동할 수 있는 사회를 10년 내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분열을 조장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깎아내리지 않는다”는 기조도 기존 정치 담론과 다른 색채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출구조사에서 무당파층이 가장 많이 선택한 야당이 팀 미라이(28%)였다고 전했다. 정치 피로감이 실제 표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이번 결과가 일본 정치 구도를 단기간에 흔들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산케이신문은 도쿄 외 지역에서의 낮은 득표율을 지적하며 “지지확대가 앞으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서울광장] 고향이 있는 이들이 부럽다

    [서울광장] 고향이 있는 이들이 부럽다

    충남문학관을 운영하는 소설가 이재인 선생을 뵈러 충청남도 서산에 다녀왔다. 지난해 인터뷰를 인연으로 안부를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그동안 입버릇처럼 “한번 놀러가겠다”고 했는데 실행하게 된 것이다. 한국문인인장박물관을 겸하는 충남문학관은 그의 고향 예산에 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은 홍성이다. 그런데 서산에서 만나자고 한다. 그는 “이참에 내포(內浦) 문화예술인 순례를 한번 해 보자”고 했다. 이 선생이 최근 펴낸 ‘내포를 따라 걷다’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내포는 ‘안개’의 한자식 표기라고 한다. ‘개’는 바다나 하천의 물가를 뜻하는 순수한 우리말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내륙 깊숙이 자리잡았으면서도 바다와 소통하는 땅이 안개다. 이런 지형을 가진 충청도 서쪽 10개 고을이 곧 내포다. 이 선생은 박태신 내포지방고대문화연구원장과 함께 나왔다. “백제가 마지막 항전을 벌인 주류성이 내포 지역이라는 연구를 오래 하신 분”이라고 박 선생을 소개한다. 필자는 주류성이 세종시 운주산이었다고 주장하며 주류성출판사까지 운영하는 최병식 선생과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다. 다른 학설을 내세우는 두 분 사이에서 눈치를 제대로 봐야 할 판이다. 박 선생은 필자를 만나자마자 “그동안 운주산 이야기를 쓴 기사를 다 읽었다”며 ‘선전포고’를 했으니 더더욱 가슴이 뜨끔할밖에. 이 선생과 박 선생은 사제지간이라고 했다. 이 선생이 예산고등학교 국어교사이던 젊은 시절 박 선생은 학생이었다는 것이다. 두 분에겐 실례되는 표현이겠지만, 함께 나이 들어 가는 스승과 제자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스승과 제자가 지역 문화를 함께 끌고 가는 모습이기도 했다. 박 선생은 피성으로도 알려진 당진 면천의 몽산성 이야기에 진심이었다. 조선시대 면천읍성은 거의 완벽한 모습으로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백제시대 몽산성은 의미가 부각되지 못한 채 훼손돼 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것이었다. 이 선생은 아동문학가 사무실부터 가자고 한다. 그러면서 “이 양반 말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기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엄포를 놓는 것이었다. ‘아동문학가’와 ‘사무실’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 그대로 조규선 선생은 서산시장을 지냈다고 했다. 그럼에도 아동문학 신인상에 당선돼 등단했으니 그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인물이었다. 조 선생은 서울신문과의 추억이 있다며 반가워했다. 그는 젊은 시절 새마을 지도자였다고 한다. “다른 사람을 비방하지 않는 풍토를 조성하자”는 운동을 비롯해 이런저런 봉사활동이 알려지면서 충남 대표로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됐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게 질문할 내용은 미리 청와대에서 받았다. 막상 대통령과 마주서니 밤새 외운 내용이 생각나지 않았다. 머뭇거리다가 “충남은 말도 느리고 행동도 느리기로 유명했지만 각하께서 새마을운동을 시작한 다음부터 말도 빨라지고 행동도 빨라졌다”고 외쳤다. 대통령이 박장대소하면서 졸지에 스타가 됐다는 것이다. 조 선생은 다음날 서울신문에 기사가 크게 실렸다며 웃었다. 오후에는 박수복 화백의 해인미술관을 찾았다. 인사동에서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 미술관은 대호만 방조제를 막아 생겼을 넓은 간척지가 바라보이는 명당에 자리잡고 있다. 뒷동산에 오르면 서해바다가 보인다고 한다. 추상화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한국적 필치의 세화(歲畫)가 인상적이다. 새해를 시작하며 행운을 기원하는 세화의 전통을 이어 가고 있는 것도 반갑다. 마지막 일정은 몽산성에 오르는 것이었다. 박 선생은 산성에 올라 열변을 토하는 것만으로도 후련한 표정이었다. 헤어지며 건네받은 ‘백제부흥전’ 논문집에는 박성흥·박태신 두 저자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앞의 함자는 부친이라고 했다. 박 선생은 백제 역사를 밝히는 작업을 대를 이어 하고 있었다. 당일치기 내포 순례를 마친 감상은 고향이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도로 옮겨간 다음에도 줄곧 서울 사람 흉내를 내고 있다. 그런데 고향이 있는 사람은 무엇을 해도 고향을 위한 활동이다. 반면 서울 사람은 성심을 다하고자 해도 쏟아낼 대상이 없다. 생전 처음 이런 생각을 했으니 불러 준 이 선생이 고맙다. 서동철 논설위원
  • 생활문화 거점 확장… 금천 ‘독산센터 별마루’ 조성

    생활문화 거점 확장… 금천 ‘독산센터 별마루’ 조성

    서울 금천구는 오는 11일 생활문화공간 ‘독산생활문화센터 별마루’(별마루) 개관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5일 밝혔다. 기존 시흥권역에서만 운영되던 ‘생활문화공간 어울샘’과 연계해 독산권역에 새롭게 생활문화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별마루는 독산동 문성고개 지명에서 따온 순우리말 이름으로, 일상 속 생활문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별마루는 금천구가족문화센터 2층에 총면적 217.22㎡ 규모로 조성됐다. 미술과 공예 체험형 생활문화 활동이 가능한 개방형 공간인 ‘마주침 공간’, 합창이나 악기 연주 등 동아리 활동이 가능한 ‘견우별’과 ‘직녀별’ 등이 있다. 개관 기념행사인 ‘별마루 집들이’는 11일 오후 3시 열린다. 금천구에서 활동하는 ‘국제청소년합창단’의 축하공연, 별의 이미지를 활용한 소품 제작 퍼포먼스 등이 예정돼 있다. 같은 날 별마루 외에도 1인가구지원센터, 공동육아나눔터 등을 갖춘 금천구가족문화센터도 함께 개관한다. 이후 별마루는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운영된다.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대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주말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생활문화 활동을 원하는 금천구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유성훈 구청장은 “시흥권역에 이어 독산권역까지 생활문화가 확장되는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며 “주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영어 공부 좀 더 효과적으로 하고 싶다면…

    영어 공부 좀 더 효과적으로 하고 싶다면…

    해외여행, 업무, 외국인 친구 사귀기 등 다양한 이유로 올해도 어김없이 영어 정복을 새해 계획으로 세우는 사람이 많다. 두 달 만에 외국인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게 해준다는 광고에 홀려 학습지, 온라인 강좌를 신청한다. 그렇지만, 강의를 틀어놓기만 하고 딴짓하기 일쑤이고, 학습지도 하루 이틀 미루다 보니 점점 쌓여간다. 단어를 공부하는 것이 외국인과 대화하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언어는 기본적 단어와 뉘앙스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우리말도 비슷한 것 같지만 뉘앙스가 다른 단어가 많고, 한자를 알면 비슷한 단어를 유추할 수 있게 된다. 외국어 공부도 왕도는 없다지만, 좀 더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올해는 반드시 영어를 정복하겠다’라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들이 나와 눈길을 끈다. ‘영어 어감 사전’(유유)은 20년 동안 실용 영어와 교양 영어를 가르쳐 온 영어교육 전문가인 저자가 한국어로는 비슷한 의미로 뭉뚱그려지지만, 분명히 다르게 쓰이는 단어 80여 쌍을 모아 단어 속뜻을 짚어준다. 똑같은 ‘자유’지만 왜 표현의 자유에서는 ‘프리덤’(freedom)을 쓰고, 자유의 여신상에서는 ‘리버티’(liberty)를 쓸까. 즐거움을 이야기할 때 플레져(pleasure)와 조이(joy)를 어떻게 구분할지 자세히 보여준다. 단순히 유의어 사이의 의미 차이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뉘앙스 차이로 나타나는 영미권 사고방식과 인식 차이를 설명한다. 읽고 나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고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 ‘프리덤’과 억압이나 구속에서 풀려난 자유 ‘리버티’를 구분할 수 있게 되고, 단순한 욕구가 충족돼 느끼는 즐거움인 ‘플레져’와 내면 깊은 곳에서 솟아난 즐거움인 ‘조이’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런가 하면, ‘1일 1페이지 영어 어휘력 365’(현대지성)는 열심히 외워도 뒤돌아서면 금방 까먹는 단어를 머릿속에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수원대 프랑스어문학 교수인 저자는 영어 단어 중 60% 이상이 라틴어와 프랑스어에서 유래했다는 점에 착안해 어원을 통해 단어를 유추하고 쉽게 외울 수 있게 돕는다. 제목만 봐서는 단어나 나열한 뻔한 단어 책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라틴어 어원과 함께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형태와 의미를 갖게 됐는지 어원 계통도를 보여주고, 어휘가 갖는 역사적, 사회적 의미를 설명해준다.
  • 김규남 서울시의원 주관, 이윤진 통번역가·자녀 2인 서울시의회 의장 표창 수상

    김규남 서울시의원 주관, 이윤진 통번역가·자녀 2인 서울시의회 의장 표창 수상

    지난 1월 26일 서울시의회 김규남 의원(국민의힘, 송파1)의 주관으로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전 아나운서이자 통·번역가인 이윤진 씨와 그의 자녀 이소을 양, 이다을 군에 대한 서울시의회 의장 표창 수여식이 열렸다. 이날 수여식은 이종환 서울시의회 부의장이 직접 시상했다. 이윤진 씨는 23세에 춘천 MBC 아나운서로 입사해 9시 뉴스 앵커로 활동했으며, 이후 방송 및 콘텐츠 분야를 거쳐 통·번역가로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고려대학교 미디어대학원 언론학과를 졸업했으며, OBS경인TV 1기 공채 아나운서로 근무한 뒤 프리랜서 통역사 및 번역가로서 국제 정상회의, 세계 포럼, 주요 글로벌 행사에서 전문 통번역과 영어 MC 역할을 수행해 왔다. 국제 무대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 통번역과 국제 행사 진행을 통해 원활한 글로벌 소통을 지원하고, 대한민국의 문화와 콘텐츠를 정확하고 품격 있게 전달함으로써 서울시의 국제 교류 활성화와 도시 위상 제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표창을 받았다. 이소을 양과 이다을 군은 국제통번역협회 어린이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어린이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외국어 교육의 기초로서 우리말의 중요성을 알리고, 올바른 모국어 이해가 사고력과 의사소통 능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데 기여해 왔다. 이를 통해 건전한 언어 교육 문화 조성과 교육적 공공성 제고에 이바지한 공로로 함께 표창받았다. 이윤진 씨는 수여식 이후 이어진 차담회에서 “아이들과 함께 오랜 해외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이렇게 뜻깊은 표창을 받게 되어 더욱 의미가 깊다”라며 “무엇보다 가족이 함께 같은 자리에서 상을 받게 되어 개인적인 영광을 넘어 큰 기쁨과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서울시의 높은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제 역량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소을 양은 서울시의회의 역할과 의정 활동에 대해 이종환 부의장과 김규남 의원에게 질문하며, 과거 학생의회 활동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리며, 더 열심히 공부해 서울과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뜻을 전했다. 이 부의장은 “훌륭한 분과 미래 세대가 함께 표창받게 되어 매우 뜻깊다”라며 “앞으로도 각자의 자리에서 서울시를 빛내는 역할을 계속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공부도 중요하지만 항상 밖에서 신체활동을 열심히 하며 건강하게 자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다을 군에게 서울시청소년의회 활동을 소개하며 참여를 권유했고, 이에 이다을 군은 “꼭 참여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서울시청소년의회는 청소년들이 직접 의정 활동을 체험하며 정책 제안과 토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참여형 제도로,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과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의원은 “국제무대에서 서울의 가치를 알린 전문가와, 언어와 소통의 중요성을 실천해 온 미래 세대가 함께 인정받은 매우 의미 있는 자리”라며 “서울시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인재 양성을 위한 환경 조성에 의회 차원에서도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밝혔다.
  • 2040 남성 조준한 ‘침대 위 불청객’… 이유 없는 죽음, 한 해에 200여명 목숨 앗아간 그것은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040 남성 조준한 ‘침대 위 불청객’… 이유 없는 죽음, 한 해에 200여명 목숨 앗아간 그것은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 기자인 유영규 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 기사입니다. 서울신문은 기사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AI 음성을 이용해 ‘범죄는 흔적은 남긴다’ 연재물의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모든 시신은 죽음의 순간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품고 있다. 하지만 시신은 결코 친절하지 않다. 그들이 남긴 파편화된 단서들을 모아 하나의 문장으로 엮어내는 것은 온전히 남겨진 자들, 즉 법의학자들의 몫이다. 그러나 때로는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거대한 벽을 마주하기도 한다. 의학적으로 완벽에 가까울 만큼 건강했던 남자가 어느 날 밤,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한 채 영원한 잠에 빠져드는 현상. 법의학계의 해답 없는 난제, ‘청장년 급사증후군(SMDS·Sudden Manhood Death Syndrome)’이 바로 그것이다. 한밤의 불청객, 예고 없는 이별2010년 8월, 경남 김해의 한 아파트에서 29세의 젊은 가장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퇴근 후 평소처럼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잠자리에 들었던 그는 다시는 눈을 뜨지 못했다. 술을 마신 것도, 지병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아내는 “남편은 그저 평온하게 잠들어 있었다”며 오열했다. 2011년 3월, 충북 청주에서도 비슷한 비극이 일어났다. 57세의 대학교수 B씨가 새벽녘 침대 위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외상도 없었고 독극물 반응도 음성이었다. 타살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죽었다. 법의학자들은 사인을 적어 넣는 칸에 결국 익숙하고도 곤혹스러운 이름을 써넣었다. ‘청장년 급사증후군’ 이 증후군은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남성을 조준한다. 통상 오전 2시에서 4시 사이, 깊은 밤에 사건이 발생한다. 전날 과식을 했거나 성행위를 했다는 등의 정황이 보고되기도 하지만, 이는 추정일 뿐이다. 심장, 뇌, 중추신경, 심지어 관상동맥 하나하나까지 샅샅이 훑어도 장기는 ‘정상’이라는 대답만 내놓는다. 죽었으나 죽을 이유가 없는 역설, 이것이 SMDS의 본질이다. 차가운 메스 끝에서 시작되는 시신과의 대화부검은 시신이 남긴 마지막 고백을 듣는 과정이다. 대중은 흔히 부검을 ‘칼로 몸을 여는 행위’로만 기억하지만, 실제 부검의 시작은 오감을 동원한 검안이다. 부검의는 메스를 들기 전, 시신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훑는다. 코와 입가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기도 한다. 특정 독극물은 달콤한 과일 향을 풍기기 때문이다. 성폭력 흔적이나 누군가에게 저항하며 생긴 ‘방어흔’이 없는지 살피는 과정은 부검의 신성한 첫 단계다. 이후 가슴부터 배 아래까지 절개하는 본격적인 시신 해부가 시작된다. 장기를 하나씩 들어내 무게를 재는 것은 결정적인 단서를 찾는 과정이다. 심장과 폐, 간, 신장 중 어느 곳에 출혈이 있는지, 그 양이 치사량을 넘는지를 확인한다. 가장 마지막에 열리는 곳은 머리다. 뇌를 들어낸 뒤 두개골 내부의 상태를 확인하며 외부 충격의 흔적을 쫓는다. 모든 과정을 마친 뒤 법의학자들은 장기와 뼈를 원위치에 놓고 정성스럽게 봉합한다. “부검 후의 모습이 부검 전보다 더 평온하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법의학계의 불문율은 망자에 대한 마지막 예우다. 동양인에게 내린 잔혹한 저주?흥미로우면서도 섬뜩한 사실은 이 증후군이 유독 동양인 남성에게 집중된다는 점이다. 서구권에서는 드문 이 현상이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오래전부터 공포의 대상이었다. 각국은 이 의문의 죽음을 가리키는 고유한 단어를 가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폿쿠리(ぽっくり)’, 필리핀에서는 ‘붕궁우트(Bungungut)’, 태국 등 동남아에서는 ‘논라이타이’라고 부른다. 우리말로 풀이하자면 ‘가위눌림에 의한 죽음’ 정도로 해석된다. 의학적으로는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브루가다 증후군(Brugada Syndrome)’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모든 사례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이러한 ‘원인 불명’의 비극은 생의 시작점에서도 나타난다. 1세 이하 영아들에게 발생하는 ‘영아 급사증후군(SIDS)’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한해에만 92명의 아이가 이 이유 없는 죽음을 맞이했다. 전체 영아 사망의 6%를 차지하는 이 현상 역시 남자아이들에게 더 빈번하며, 한밤중과 이른 새벽 사이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SMDS와 기묘하게 닮아 있다. “현실은 CSI가 아니다”한 때 유명했던 과학수사 드라마 ‘CSI’ 속 호레시오 반장이 현장에서 단숨에 범인을 지목하고 사인을 밝혀내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하지만 실제 국과원 전문가들은 그런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다.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법의학은 만능열쇠가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무지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겸손의 학문에 가깝다. 2011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40대 중 원인불명 급사로 분류된 사람만 248명이다.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했다는 21세기에도, 매년 수백 명의 청년이 ‘이유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나고 있다. 국과원의 한 간부는 씁쓸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시신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을 겁니다. 다만 그걸 모두 읽어낼 만큼 우리가 아직 똑똑하지 못한 것이죠. 그래서 현장에서 잘난 척하는 드라마 주인공들을 보면 화가 납니다. 우리는 여전히 시신이 던진 수수께끼 앞에 무력한 학습자일 뿐이니까요.” 범죄의 흔적은 선명할지 모르나, 생명의 불꽃이 꺼지는 흔적은 때로 너무나 희미해서 인간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청장년 급사증후군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미스터리는 오늘도 차가운 부검대 위에서 법의학자들의 메스 끝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그들의 침묵을 언어로 바꾸기 위한 싸움은 지금 이 순간에도 소리 없이 계속되고 있다.
  • 박근형 호통에 ‘울면서 덤빈’ 신인 여배우, “지금은 칸의 영왕”

    박근형 호통에 ‘울면서 덤빈’ 신인 여배우, “지금은 칸의 영왕”

    배우 박근형이 ‘칸의 여왕’ 전도연을 혹독하게 트레이닝시켰던 과거를 회상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는 박근형을 필두로 송옥숙, 마술사 최현우, 아일릿 원희가 출연해 세대를 초월한 토크를 선보였다. 이날 박근형은 과거 한 방송에서 언급해 파장을 일으켰던 ‘똥배우’ 발언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근형은 “꽤 오래전 일인데 방송에서 똥배우라고 말을 한 적이 있었다”며 “나중에 후배 한 사람이 자기가 똥배우라며 나한테 욕을 먹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연극 연습할 때 연출 선생이 나더러 ‘야, 이 똥배우야. 그렇게 해서 배우가 되겠어?’라고 했다”며 본인이 들었던 독설을 소개하려던 것이 본의 아니게 후배를 저격한 것처럼 비춰졌다고 해명했다. 이어 MC 김구라가 전도연과의 일화를 묻자, 그는 “전도연 씨는 보통 성질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드라마 촬영 당시 일화를 전했다. 두 사람은 과거 드라마 ‘사랑할 때까지’에서 부녀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박근형은 당시 신인이었던 전도연에 대해 “딸 역할로 나와서 대사를 하는데 앵무새처럼 외운 대사를 그대로 하더라. 같이 6개월 동안 할 건데 내가 그걸 듣자니 너무 괴로웠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연습 끝나고 (전도연에게) ‘대사 해봐라. 우리말은 끊고 맺는 장단이 있는데 그걸 지켜야 한다. 아까 대사는 앞뒤가 맞지 않았다’고 얘기했는데, 옆에서 선배들이 ‘애들 데리고 그만하셔라’고 말렸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전도연은 기죽지 않았다. 그는 “전도연 씨는 개의치 않고 울면서 덤볐다”며 “스스로 다시 해보고 본인이 속상해서 울고 계속 하더라”고 지금은 월드스타가 된 전도연의 근성을 증명했다. 그는 “그걸 6개월 동안 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정말 대단한 아이구나’ 싶었다. 나중에 TV에서 활약하는 걸 보니 역시 그런 끈질김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극찬했다.
  • 세종시 1~2월 우리말 글귀 ‘함께라면, 파도마저도 희망으로 반짝인다’

    세종시 1~2월 우리말 글귀 ‘함께라면, 파도마저도 희망으로 반짝인다’

    세종시는 시민 참여로 선정한 1∼2월 바르고 고운 우리말 글귀로 ‘함께라면, 파도마저도 희망으로 반짝인다’를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글귀는 서로가 곁에 있다면 역경과 난관도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시는 2026년 새해를 맞아 새 출발점에 선 시민들에게 함께 나아가는 과정의 중요성과 도전 앞에서도 긍정적인 시선을 잃지 말자는 다짐을 전한다고 설명했다. 글귀는 지난해 11월 25일부터 12월 16일까지 시 누리집 등을 통해 시민에게 추천받은 글귀 96건 중 내부 심의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시는 이달의 글귀를 주요 도로변과 전광판, 공공기관 현수막 등에 게시하면서 새해의 시작과 다짐을 알릴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새해는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다시 걸음을 내딛는 시기”라며 “이번 글귀가 시민들에게 서로를 응원하며 함께 나아가는 한 해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3월부터 격월로 ‘바르고 고운 우리말 글귀’를 선정해 시민 참여를 바탕으로 한글문화 확산 사업을 추진 중이다.
  • 초대규모·고난도 추론도…한국형 ‘소버린 AI’ 전쟁

    초대규모·고난도 추론도…한국형 ‘소버린 AI’ 전쟁

    SKT, 매개변수 500B AI 모델 발표네이버클라우드, 옴니모달 AI 2종LG, 엑사원 통한 품질·추론력 강조글로벌 선두와 격차 속 기반 구축 국가 주도의 ‘소버린 AI’를 둘러싼 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됐다. 국가대표 인공지능(AI) 자리를 두고 각축전에 돌입한 5개 정예팀(네이버클라우드·SK텔레콤·LG AI연구원·업스테이지·NC AI)은 30일 서울 강남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1차 발표회에서 초대규모 모델, 효율 중심 설계, 산업 현장 적용 등 서로 다른 전략을 앞세워 한국형 AI 모델을 제시했고 1000여명의 관람객은 연신 탄성을 내뱉었다. 시선이 가장 집중된 발표는 SK텔레콤이었다. 도입 영상에 ‘페이커’가 등장하자 객석은 환호했다. 이어 공개된 ‘A.X K1’이 매개변수 500B(5000억개) 규모라는 설명이 나오자 분위기는 한층 달아올랐다. 발표 말미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영상 메시지로 “우리말 모델이 없으면 주도권을 가질 수 없다”며 독자 AI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옴니모달 AI 모델 2종을 공개했다. 국내 최초로 텍스트·이미지·음성을 하나의 구조에서 함께 학습한 8B 규모의 네이티브 옴니모달 모델과 여기에 추론 및 도구 활용을 결합한 32B 모델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들 모델을 토대로 추후 ‘초대규모 옴니모달 파운데이션 모델’을 선보인 뒤 산업·서비스별로 특화된 버티컬 AI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규모보다 ‘질’을 내세웠다. 236B급 ‘K-엑사원’을 통해 고난도 추론과 판단 능력을 강조하며, 개발 목표로 잡았던 모델과 대비해 평균 성능이 웃돌았다는 수치를 제시했다. 단순한 크기 경쟁이 아니라 실제 운영 가능한 프런티어 AI를 지향한다는 메시지다. 유일한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는 효율과 책임을 강조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이건 투자 실험이 아니라 여러분들의 세금으로 하는 일”이라며 “목표는 분명하다. 글로벌 3강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100B급 ‘솔라 오픈’을 출발점으로 단계적 확장을 예고했다. 산업 현장성을 전면에 내세운 NC AI는 이연수 대표가 직접 나서 제조·국방·게임 등 실제 현장 적용을 전제로 한 100B급 ‘VAETKI’와 단계적 고도화 로드맵을 제시하며 도메인 중심 전략을 분명히 했다. 이날 공개된 국내 모델들의 성과는 글로벌 AI 평가지표에서도 일부 확인됐다. 글로벌 AI 성능 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인텔리전스 지수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가 이날 공개한 고성능 추론 모델은 44점을 기록했다. LG AI연구원과 업스테이지의 기존 모델은 각각 43점, 38점이었고 이날 공개된 최신 모델은 더 높은 점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최상위권에는 각각 73점을 기록한 구글의 ‘제미나이 3 프로’와 오픈AI의 ‘챗GPT 5’가 자리하고 있다. 이런 격차에도 이번 프로젝트는 단기 순위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 주권과 산업 적용력을 포함한 소버린 AI의 기반을 쌓는 과정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과기정통부는 1차 평가 결과를 내년 1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5개 정예팀 가운데 한 곳이 1차 평가에서 탈락하며, 이후 최종 1~2개 팀이 남을 때까지 약 6개월 주기로 경쟁이 이어진다.
  • [정은귀의 시선] 반짝이는 것들

    [정은귀의 시선] 반짝이는 것들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희에게 온 서양 나라에서 온아 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어린 양(羊)들의 등성이에 반짝이는 진눈깨비처럼 - 김종삼, ‘북치는 소년’ 올해의 마지막 칼럼을 위해 이 시를 적어둔 것은 12월 16일이었다. 그날, 그리고 그 전날, 나의 일상에는 큰일이 없었다. 가을 학기는 잘 마무리했고, 곧 있을 국제학술대회 발표 원고도 일찍 끝냈다. 남은 일은 학교 회의들 몇, 그리고 학회 갔다 부모님 댁에 들렀다 다시 서울로 복귀하고 행복한 성탄절을 맞이하면 되는 거였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 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하셨다. 가벼운 감기였는데 갑자기 악화하신 아버지는 며칠 뒤 이 세상 소풍을 끝내셨다. 작별 인사라도 나눠야 할 것인데 그런 여유는 허락되지 않았다. 아버지를 고향 선산에 모시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다시 세속의 도시로 돌아와 이 시를 바라본다. 아버지가 떠나신 12월 19일 이전에 이 시를 읽을 때는 시에 등장하는 가난한 아희의 마음을 남의 일처럼 짐작만 했다. 여기 가난한 아희는 고아원에 있는 아이다. 시인 김종삼은 한국전쟁 직후의 폐허 속에서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를 많이 썼다. 전쟁 중에 혼자가 된 아이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비 온 뒤 대나무가 자라듯 빠른 속도로 이 땅에 고아원이 지어지던 시기다. 부모를 잃고 고아원에서 사는 아이는 성탄 카드를 받는다. 먼 나라에서 온 구호물자의 일부겠지. 알록달록 빨강과 초록과 하양이 어우러져 화려하게 장식된 카드가 아이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북 치는 소년이 그려진 카드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이 어떤 위로가 될까. 시의 첫 줄 ‘내용 없는 아름다움’은 다음 연에서 구체적인 사연과 함께 엮인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일, 가난과 배고픔을 해결해 줄 수 없는 카드 한 장은 대체 어떤 힘이 있을까. 어린 양의 등성이에 반짝이는 진눈깨비도 마찬가지다. 별 쓰임새 없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하지만 시는 내용 없는 아름다움의 허무한 무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어린 양의 등에서 반짝이는 진눈깨비나 가난한 아이에게 온 성탄 카드나 모두 어떤 다른 층위의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아름다움이 모두 내용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한때는 모든 것이 의미를 갖기를 바랐다. 튼실하고 알찬 내용이나 사유가 아니면 어떤 형식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아름다움은 뭔가를 구체적으로 만들지 않고 스러지면서 신비한 힘을 발하기도 한다. 한순간 반짝이다 사라지는 이슬처럼, 눈처럼. 먼 나라에서 온 카드처럼, 당장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어떤 전언(傳言)처럼, 아버지 떠나신 날 엄마와 내가 함께 본 새벽 5시의 샛별처럼. 아버지와 작별하고 돌아와 부모님 댁에서 나는 아버지의 일기장을 열어 보았다. 오직 아버지만 알고, 열고, 닫았던 일기장에는 내가 다 이해 못 하는 아버지의 일상과 마음이 빼곡한 한자어로 적혀 있다. 의미를 간신히 꿰어 맞추어 본다. 정갈하게 우리말을 구사하신 아버지의 또 다른 세계는 내게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는 삶이 ‘찰나’라는 걸 가르쳐 주고자 서둘러 떠나셨는지도 모르겠다. 하루와 한 해는 어떻게 같은 시간 안에 놓이는지. 길다고 하는 먼 인생길이 실은 진눈깨비처럼 가볍게 떨어졌다 녹아내리는 찰나의 일임을, 반짝이는 것은 사라짐을 동반함을 가르쳐 주고자. 어린아이의 무구한 시선으로 이 시를 읽으니 시의 아름다움과 찰나의 반짝임이 주는 아름다움이 다르지 않음을 알겠다. 내용을 다 알지 못하더라도 괜찮아. 지금 이 순간, 반짝이며 내게 오는 것을 다정하게 껴안으며 거기 기대어 다시 또 하루를 살면 돼. 전체를 다 알지 못해도, 완결된 문장의 마침표가 없어도 괜찮아. 그 반짝임으로 우리는 세상의 비애를 잊고 다른 꿈을 꿀 수 있으니, 그렇게 새날을 맞으면 된다고.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오제이티’는 현장 실무 교육으로…문체부, 외국어 15개 우리말 순화

    ‘오제이티’는 현장 실무 교육으로…문체부, 외국어 15개 우리말 순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오제이티’, ‘빅샷’ 등 외국어 15개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다고 23일 밝혔다. ‘오제이티’는 현장 실무 교육, ‘빅샷’은 유력 인사나 핵심 인물, ‘휴리스틱’은 경험적 판단, ‘마일스톤’은 단계 목표 또는 성과 지표, ‘딜 클로징’은 계약 체결 등으로 순화했다. 또한 ‘북 큐레이션‘은 책 추천, ‘로 데이터’는 미가공 자료, ‘라이징 스타’는 신예나 샛별로 다듬었다. 이번 외국어 순화는 전국 15세 이상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 수용도 조사’를 토대로 진행됐다. 조사에서는 응답자 76.6%가 ‘오제이티’를 반드시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하는 외래어로 꼽았다. 콘텐츠 분야 전문용어 62개도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다. ‘플롯’은 구성, ‘크로마키’는 화면 합성 기술, ‘로케이션’은 현지 촬영, ‘트레일러’는 예고편, ‘티저’는 예고 영상, ‘쿠키 영상’은 부록 영상, ‘스토리노믹스’는 이야기 산업, ‘맥거핀’은 미끼 장치로 표준화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국민도 문화 콘텐츠를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용어를 정비했다”면서 “앞으로도 새로 유입되는 낯선 외국어 표현을 신속히 검토해 우리말 대체어를 마련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 주소 사각지대 해소..어린이놀이시설 등에 주소판 설치

    주소 사각지대 해소..어린이놀이시설 등에 주소판 설치

    지방자치단체들이 주소 사각지대 해소에 나서고 있다. 촘촘한 주소로 응급 상황 시 정확하고 신속한 출동 등을 위해서다. 충북 청주시는 어린이 놀이시설 161곳에 사물주소판 설치를 완료했다고 21일 밝혔다. 사물주소는 도로명 등을 활용해 공원, 놀이터 등 다양한 생활 밀접 시설에 부여하는 위치표현 체계다. 어린이놀이시설은 그동안 건축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주소 표지판이 설치되지 않아 위급상황 발생 시 정확한 위치 안내가 어려웠다. 이에 시는 이번에 아파트 단지와 도시공원, 어린이집, 복지시설 내의 어린이놀이시설에 도로명과 번호가 적힌 사물주소판을 설치했다. 시 관계자는 “응급상황이나 범죄 발생 등 긴급출동 시 위치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어 골든타임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생활 편의시설 전반에 사물주소판 설치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충남 부여군은 부여읍 비닐하우스 밀집 지역에 새 도로명을 부여했다. 정동 1~6길, 자왕 1~6길, 저석 1~5길 등 총 16개 구간의 새 도로명이 탄생했다. 군은 이 구간에 도로명판 49개와 건물번호판 325개를 설치했다. 그동안 이 지역은 주소 부재로 농자재 구매, 농산물 거래, 인력 수송 과정에서 농민들 불편이 컸다. 인천시는 지난 15일 계양산, 천마산, 함봉산, 가족공원 등 4개 둘레길(총 17.3km)에 대한 도로명을 확정했다. 이번에 확정된 도로명은 ‘계양산에움길’, ‘천마산에움길’, ‘함봉산에움길’, ‘가족공원길’이다. 산책로와 둘레길 특성을 살려 ‘굽이져 돌아가는 길’을 의미하는 순우리말인 ‘에움길’을 접목한 게 특징이다. 시 관계자는 “둘레길 전 구간에서 정확한 위치 정보 기반이 마련됐다”라며 “등산객과 보행자의 길 찾기 편의성이 향상되고 산불·사고 등 비상 상황 발생 시 소방·경찰의 신속한 구조와 대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SK오션플랜트, 고성군에 이웃돕기 성금 2000만원 기탁

    SK오션플랜트, 고성군에 이웃돕기 성금 2000만원 기탁

    SK오션플랜트는 연말연시를 맞아 경남 고성군에 이웃돕기 성금 2000만원을 맡겼다고 17일 밝혔다. 성금은 회사 임직원들이 사내 봉사단인 ‘띠앗봉사단’을 통해 십시일반 모았다. 회사와 임직원 1대 1 매칭 모금으로 의미를 더했다. SK오션플랜트는 2009년부터 사내 봉사단체인 ‘띠앗봉사단’을 중심으로 매년 봉사활동과 기부금 전달 등 지역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띠앗’은 형제자매의 우애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띠앗봉사단은 지역사회 취약계층 어르신을 돕고자 생필품 지원, 실버카 기탁, 경로당 노후 물품 지원, 의약품 후원 등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저소득가정 아동 보호와 자립 기반 지원, 장학금 수여 등 미래세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5월에는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최한 ‘희망 2025 이웃사랑 유공자 포상식’에서 경남모금회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강영규 SK오션플랜트 사장은 “구성원들의 작은 정성이 주변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지역사회와 이해관계자 행복을 추구하는 경영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北장사정포 잡는 ‘우레’ 전력화 마쳤다

    北장사정포 잡는 ‘우레’ 전력화 마쳤다

    서울과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 장사정포를 유사시 타격할 수 있는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의 전력화 작업이 최종 완료됐다. 지난 2014년 체계 개발에 착수한 지 11년 만이다. 16일 군에 따르면 KTSSM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미사일 방어체제인 킬체인(Kill-Chain) 핵심 전력이다. 지하 갱도에 숨겨진 장사정포를 수미터 오차범위 내에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는 180㎞로 알려졌다. 천둥을 뜻하는 순우리말인 ‘우레’라는 별칭도 있다. KTSSM은 지난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전 이후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하기 위해 2014년 체계 개발에 착수해 지난 2020년 개발을 마쳤다. 작전 배치는 올해 처음 진행됐다. KTSSM 전력화 완료에 따라 적 위협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킬체인 역량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방사청은 사거리와 관통력이 증대되고 생존성과 작전능력이 향상된 차량형 KTSSM-Ⅱ체계 개발도 2027년까지 마칠 계획이다. KTSSM-Ⅱ는 사거리가 약 300㎞로 늘어날 예정으로, 성공시 함경북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북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오게 된다. 오성식 방위사업청 유도무기사업부장은 “KTSSM 전력화 완료를 통해 군 작전 수행 능력이 상승해 킬체인 역량이 한층 강화되었다”며 “향후에도 고도화된 지대지유도무기의 개발을 위해 관련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방위사업청은 미사일전략사령부에서 KTSSM 전력화 완료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방사청 유도무기사업부장, 각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 한글 문화도시 초석 다진 세종, 다음은 한글문화 교류 역량 강화

    한글 문화도시 초석 다진 세종, 다음은 한글문화 교류 역량 강화

    국내 첫 한글 문화도시인 세종시의 자리매김을 위해서는 한글 자원의 발굴·발전과 한글문화 교류를 선도하는 도시 역량 강화 등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런 내용은 최근 완료된 ‘제2차 한글사랑 5개년 계획(2026~2030년) 연구 용역’에 담겼다고 시는 4일 밝혔다. 한글사랑 지원 조례에 따라 시는 5년마다 한글·국어 시책의 기본 방향과 추진 목표 등을 담은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제1차 계획(2021∼2025년)을 통해 한글 관련 행정 조직을 정비하고 사업 확장을 통해 한글 문화도시 기반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용역 결과 2차 계획은 1차 계획의 연속성 확보와 한글 정신의 창의적 실현, 한글 사랑을 비전이 담겼다. 이를 위해 한글 문화복지 확대, 한글문화·산업의 선순환 구조, 한글문화 교류 확대 및 국내외 선도역량 강화 등을 추진 전략으로 제안했다. 한글 문화복지 확대와 관련해 한글·우리말 사용 촉진을 위한 공공언어 환경 개선, 시민 참여·주도형 한글사랑·한글문화 사업 활성화, 한글사랑 캠페인 등을 제시했다. 한글문화·산업의 선순환 구조 형성을 위한 창의적인 한글문화 자료 및 관광자원 개발, 지역 한글문화 예술인·산업인 육성, 한글문화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도 마련 등을 주문했다. 연구에 참여한 고려대 안병섭 교수는 “제1차 계획의 상당 부분이 이행됐고 일정 부분은 계획 이상의 성과를 냈다”며 “한글 문화도시 기반 위에 문화·예술·산업 등 각 분야에서 품격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민 세종지역학센터장은 “한글 도시라는 상징성을 매개로 공유·소통한다면 새로운 로컬리티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용역 결과 검토를 거쳐 2차 계획을 수립·시행할 예정이다.
  • “캐즘·스내킹이 뭐지”…어려운 외래 용어,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더니

    “캐즘·스내킹이 뭐지”…어려운 외래 용어,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더니

    스내킹과 캐즘 등 낯선 외래 용어가 쉬운 우리말로 다듬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일반 국민이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외래 용어 10개를 선정해 알기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다고 2일 밝혔다. 다듬은 말 후보안은 전국 15세 이상 국민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등을 바탕으로 국어심의회 국어순화분과위에서 최종 심의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할 외래 용어로 ‘스내킹’(76.0%)과 ‘캐즘’(75.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정식을 대신해 간단히 먹는 식사를 뜻하는 ‘스내킹’(Snacking)은 ‘간편 식사’로, 초기 시장과 주류 시장 사이에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끊기는 현상을 일컫는 ‘캐즘’(chasm)은 ‘일시 수요 정체’로 다듬었다. 최근 건강 운동 분야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도 손봤다. 몸의 중심을 지지하는 근육을 뜻하는 ‘코어(Core) 근육’은 ‘중심 근육’으로, 1분 동안 발이 땅에 닿는 횟수를 의미하는 ‘케이던스’(Cadence)는 ‘걸음 수’로 바꾸었다. 또 ‘북 토크’(Book talk)는 ‘책 만남’, ‘그린 리모델링’(Green remodeling)은 ‘친환경 새 단장’, ‘메디컬 테스트’(Medical test)는 ‘신체 정밀 검진’으로 다듬었다. 이 밖에도 ‘블러핑’(Bluffing)은 ‘전략적 허세’, ‘피지컬 에이아이’(Physical AI)는 ‘실물 인공 지능’, ‘바이오헬스’(Biohealth)는 ‘생명 건강’으로 순화해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외래 용어들을 일상생활에서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정비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앞으로도 국민이 필요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새로 들어오는 낯선 외래 용어를 신속히 발굴해 쉬운 우리말로 다듬고, 소셜미디어(SNS)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정은귀의 시선] 서서 잠들어도

    [정은귀의 시선] 서서 잠들어도

    차려입고 벗어던지는그 모든 복잡하고 세세한일들이 이제 끝났다!일렁이는 달이긴 가지들 사이로부드럽게 움직인다.슬기로운 나무들은늘 그렇듯 꽃눈을 준비해반드시 오는 겨울에 대비하고추위 속에 선 채 잠들어 있다.- WC윌리엄스, ‘겨울나무들’ “나무야 나무야 서서 자는 나무야 / 나무야 나무야 다리 아프지 / 나무야 나무야 누워서 자거라” 우연히 라디오에서 어린 날 동요를 듣는다. 서서 자는 나무가 눈에 들어오는 계절이다. 아이는 천진한 눈으로 서서 자는 나무를 안타깝게 바라본다. 하지만 아이야, 누워서 자는 나무는 죽은 나무란다. 나무는 서서 자야 한단다. 나는 속으로 말한다. 한동안 노랑 빨강 주홍, 다채롭게 물든 나무들로 눈이 호사를 누렸는데 계절은 어김없다. 그 풍성한 아름다움 다 내려놓고 나무들은 이제 벌거벗고 서 있다. 공부방 창밖으로 노란 잎들이 햇살 속에 보석처럼 빛나던 은행나무도 차가운 비 내리면서 잎들을 다 잃었다. 전사처럼 숙연하다. 계절은 말한다. 한 걸음 또 내디뎌야 해. 겨울나무를 보며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시를 다시 읽는다. 간결한 시어를 가지고 일상에서 경험하는 슬픔과 아름다움을 정갈한 지혜로 선보이는 시인. 시가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질문할 때 나는 자주 그의 시로 되돌아온다. 시는 우리가 사는 세계를 비추는 맑은 거울인데, 그 거울이 특별한 것은 거울을 만드는 시인의 시선이 특별하기 때문이다. 시의 시작, “차려입고 벗어던지는” 일들은 나무에 이파리가 돋아나고 연한 연두가 초록이 돼 무성해지고 다시 울긋불긋 물들었다 시들어 떨어지는 전 과정을 뜻한다. 그게 다 끝났다 한다. 봄, 여름, 가을 지나 겨울이 시작된 것이다. 네 계절을 지나는 일들을 시인은 단 세 줄로 날렵하게 처리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이파리가 떨어지고 가지가 드러나는 과정을 ‘leaves falling, branches becoming bare’라고 직접적으로 쓰지 않고 ‘attiring and disattiring’이라며 옷을 입고 벗는 과정으로 의인화했다는 점이다. 친구나 가족처럼 나무를 익숙하게 끌어당기는 동시에 언어적으로는 낯설게 만드는 선택이다. 잎이 피고 지는 과정을 새롭게 세밀하게 생각하게 하는, 시인의 시적 비범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attire’는 격식을 갖춘 복장을 뜻하니, 생각해 보라. 제대로 의복을 갖춰 입고 벗는 일이 얼마나 성가시고 복잡한지. 제사 지낼 때 한복 두루마기를 꼭 갖추시는 아버지를 생각하면 제대로 입는 성장(盛裝)은 보통 일이 아니다. 나무에 이처럼 격조를 부여하는 시인의 시선이란! 나무는 이제 메마른 가지로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긴 가지들 사이 달이 보인다. 시인은 이를 ‘liquid moon’이라고 했다. 액체와 달을 결합시키는 날렵한 시선을 우리말로 옮기느라 한참 고심했다. 여러 단어를 생각하다 ‘일렁이는 달’로 했는데, 나는 이 선택이 마음에 든다. 달은 고형이 아니라 우리 눈에 일렁이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다가오는 겨울이 혹독한 계절임을 잘 안다. 춥고 쓰라린 바람이 불 것이다. 계절의 힘겨움은 피할 수 없다. 비켜 가지 않고 반드시 오는 계절 앞에서 나무는 꽃눈을 준비해 두고 선 채 잠들어 있다. 시인의 시선이 포착하는 나무의 슬기로움은 두 가지다. 꽃눈을 몰래 준비해 두는 것. 그리고 서서 자는 것. 나무가 꽃눈을 벌써 준비해 뒀다는 것을 우리는 모른다. 하지만 야무지게 준비하고 보초를 서듯 서서 잠든 나무들. 시를 읽으면 추워지는 계절 앞에서 우리 마음에도 중심이 선다. 단단해진다. 내 안에 숨겨 둔 꽃눈은 무엇일까, 어떤 자세로 이 겨울을 견뎌야 할까. 나무의 슬기로움을 배워 내 안의 꽃눈을 잘 피워 내야지, 꽃과 잎과 함께한 기쁜 시간이 있었으니 서서 자도 괜찮다고, 겸손하게 자세를 갖춘다. 그걸로 됐다. 예정된 계절, 추위 속에서, 슬기로움을 저 나무에게서 배운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만둣집 이름이 ‘놀랄만두하군’…재밌는 ‘우리말 간판’ 찾는 공모전 열린다

    만둣집 이름이 ‘놀랄만두하군’…재밌는 ‘우리말 간판’ 찾는 공모전 열린다

    외국어 간판 사용이 흔해지는 길거리에서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을 찾는 공모전이 열린다. 국어문화원연합회는 컨슈머인사이트와 함께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문화행사를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참가 방법은 거리, 시장, 동네 골목 등에서 찾은 우리말 가게 이름을 ‘쉬운 우리말을 쓰자’ 홈페이지에 사진과 함께 올려 응모하는 방식이다. 다음 달 10일까지 응모를 받는다. 접수된 가게 이름은 ▲우리말 기준 적합성 ▲재미와 말맛 ▲독창성 등을 기준으로 ‘가게 이름 선정위원회’에서 예비 심사를 진행한다. 이후 전국 1000명 대상 국민 선호도 조사와 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수상작이 결정돤다. 수상작은 12월 24일 발표한다. 업종마다 3개 내외의 수상작을 뽑고, 선착순 접수자를 우선 고려해 선정한다. 총상금은 200만원 규모다. 으뜸, 버금, 보람, 기쁨 상으로 나눠 상품권과 음료 기프티콘 등을 증정한다. 지난해에 열린 공모전에는 총 1400여 개의 가게 이름이 접수됐다. 5개 업종별로 나눠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이 선정됐다. 으뜸 수상작으로 만두 전문점 ‘놀랄만두하군’이 뽑혔는데, ‘놀랄 만도 하군’이라는 표현을 재치 있게 비틀어 만든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버금상으로는 업종별 1위를 차지한 ‘마른애들’(소매업, 건어물), ‘바르지오’(생활서비스업, 도배·장판), ‘속편한내과’(의료·교육업, 내과), ‘집나온거북이’(여가생활·숙박업, 숙박) 등이 꼽혔다. 이외에도 ‘잔비어쓰’(주점), ‘더빛나개’(반려동물미용), ‘전국머리자랑’(미용실) 등이 우리말을 재치 있게 활용한 가게들로 호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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