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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韓·UAE의 방산·AI 협력… 외교통상 다변화 교두보 삼길

    [사설] 韓·UAE의 방산·AI 협력… 외교통상 다변화 교두보 삼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기존의 4대 핵심 협력 분야인 투자·방위산업·원자력·에너지에 더해 인공지능(AI), 우주개발, 헬스, 문화 등이 포함된 미래지향적 첨단기술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은 양국의 100년 동행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원자력 신기술·AI 및 글로벌 시장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 등 7건의 양해각서(MOU) 체결식도 가졌다. 새 성장 엔진이 필요한 우리에게 UAE는 기회의 땅이다. UAE는 한국이 중동 지역에서 유일하게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나라로 정치·경제·안보 협력의 폭이 가장 넓다. 한국의 첫 원전 수출국이며 세 번째 원유 도입국으로서 전략적 협력의 중요도가 크다. 세계 8위의 산유국이자 중동의 제2경제대국인 UAE는 ‘석유 이후 시대’에 대비한 미래 산업 기반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고, 불안한 중동 정세로 국방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통령도 그제 동포간담회에서 “중동에서는 UAE가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앞으로 반도체와 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제3국으로의 공동 진출 등을 협력할 수 있다. 우리 기업들로서는 첨단기술 분야 등 글로벌 사업 전반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여 나가야 할 때다. 양국 간 체결된 협정이나 MOU 등에 따른 후속 이행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중동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우리의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할 무대다. 미중일 중심의 외교 전략에서 중동·아프리카로 외교 다변화를 실현할 수 있는 시발점이다. 향후 정권 교체 여부와 상관없이 중동과의 지속적인 우호 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와스타’ 문화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와스타는 아랍어로 ‘인맥’이나 ‘연줄’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우호적인 아랍인들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해야 한다. 특히 아랍 청년세대는 K컬처의 주소비 계층이다. 청년 교류 활성화 방안을 양국 외교 관계 도약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 2030년까지 UAE에 새로운 코리아센터를 만들고 이를 출발점으로 아랍 22개국에도 한국문화원을 설립하는 방안을고민해야 한다. 대통령의 UAE·이집트·남아공·튀르키예 등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이 한국 외교통상의 지평을 크게 넓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中 흑연 수출통제에… 인조흑연 국산화·대체 수출지 찾는다

    중국 정부가 이차전지 핵심 연료인 흑연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킨 지 나흘 만인 23일 민관이 함께 대안 모색에 나섰다. 인조흑연 국산화를 앞당기고 중국을 대체할 전략 수출지를 찾기 위해 긴밀하게 힘을 합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장영진 1차관 주재로 ‘민관 합동 흑연 공급망 대응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 국내 배터리 3사, 지난해 인조흑연 국산화에 성공한 포스코퓨처엠 등이 참석했다. 2019년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불화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규제 당시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소재 국산화 및 수입선 다변화를 달성한 선례를 이차전지 산업 분야에서도 재현해야 한다는 데 민관은 뜻을 모았다. 이에 포스코퓨처엠은 연간 8000t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 1공장을 연내 조기 가동, 내년 상반기 생산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소규모 협력모델 연구개발 재원(예산 97억원)을 지원해 국내 인조흑연 생산 개시를 준비해 왔다. 포스코퓨처엠은 내년에 1만t 규모의 제2 공장을 세운다. 포스코퓨처엠은 2025년 전기차 47만대 분인 연간 1만 8000t의 인조흑연을 생산하고 2030년에는 물량을 15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철강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콜타르)을 가공하는 공정이어서 국내에서 100% 원재료 조달이 가능하다. 12월을 기해 중국의 수출 통제가 시행되는 점을 감안해 산업부는 코트라 등 유관기관 합동으로 ‘흑연 수급대응TF’를 가동한다. 정부는 또 탄자니아·모잠비크 등지에서 대체 물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 호주, 中 끊어내려 8년간 연구했지만…“결론은 ‘탈중국 불가능’”

    호주, 中 끊어내려 8년간 연구했지만…“결론은 ‘탈중국 불가능’”

    호주 정부가 지난 8년간 공급망 ‘탈중국’ 가능성을 살피고자 비밀리에 3번의 연구를 진행했지만 결론은 모두 ‘불가능하다’고 나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중국 공급망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나라 등에 시사점이 크다. 호주 외교통상부(DFAT)와 재무부는 각각 2015년과 2020년에 탈중국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첫 번째 연구는 토니 애벗 전 총리의 지시로 시작됐다. 애벗 정부는 ‘중국에 대한 경제·무역 의존도를 키우면 중국의 압박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미국의 경고를 받아들여 탈중국 검토에 나섰다. 두 번째 연구는 스콧 모리슨 정부에서 이뤄졌다. 2015·2020년 보고서 모두 “어떤 시장도 호주 제품의 수출국으로서 중국을 대체할 수 없다”며 “중국을 배제한 무역 다변화는 한계가 있다. (대체 시장으로 각광받는) 동남아 역시 중국을 기반으로 시장을 추가하는 정도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결론 내렸다. ‘세 번째 연구는 지난해 5월 집권한 앤서니 앨버니지 정부에서 진행됐다. 이 역시도 이전 정부 보고서와 동일한 결론이 나왔다. 세 개의 연구 모두 ‘정부의 대중국 입장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무역 상대로 호주산 철광석과 액화천연가스, 농산물을 대규모로 사들인다. 지난해 두 나라 교역액 규모는 1950억 달러(약 260조원)에 달한다. 중국과 호주는 2020년 4월 모리슨 총리가 베이징을 겨냥해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뒤 관계가 급전직하했다. 중국은 비공식적으로 호주산 석탄과 소고기, 와인, 보리 등 수입을 금지하는 보복 조치에 나섰다. 현재 호주 정부 고위층은 3번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중국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호주는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같은 이념적 장애물에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쪽으로 방향 전환에 돌입했다고 SCMP는 설명했다.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는 앨버니지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면서 서서히 풀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양국 정상회담이 6년 만에 열린 뒤로 중국은 호주 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잇달아 해제하고 있다. 같은 해 12월 호주 외교장관 방중을 시작으로 고위 관리 간 교류가 재개됐다. 앨버니지 총리는 연내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 첫 출근 막힌 김태현 연금공단 이사장…“지속가능한 연금개혁”

    첫 출근 막힌 김태현 연금공단 이사장…“지속가능한 연금개혁”

    김태현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일 “지속가능한 국민연금제도를 만들겠다”는 취임 포부를 밝혔다. 재정 건전성에 치우친 연금개혁을 진행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 노동조합이 출근길을 저지하면서, 김 이사장의 취임식은 잠정 연기됐다. 김 이사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국민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은 지금 세대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서 반드시 이뤄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사회적 논의과정을 통한 상생의 연금개혁을 지원해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안정적인 노후소득보장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최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경기침체 우려 등이 큰 만큼 이에 대응한 기금운용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수익 원천 다변화와 선점을 위해 신규 자산군·전략을 신속하게 도입할 방안을 강구하고, 수익률 제고를 위해 책임투자 안착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일용근로자 등 노후 준비 취약계층을 발굴하여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고, 보험료 지원대상을 확대해 가입 문턱을 낮춰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김 이사장의 취임식이 진행되지 않아 연금공단이 취임사를 따로 배포했다. 김 이사장이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으로 출근하려 하자, 노조원들은 “국민연금 망치는 부적격 이사장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들고 출입을 저지했다. 김 이사장은 “나한테 전문가가 아니라고 하는데, 전문가라고 자부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연금) 문외한도 아니다”며 설득을 시도하다 “무리하게 (출근) 할 생각은 없다”고 발을 돌렸다. 김 이사장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로 입직한 뒤 외교통상부, 금융위원회,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을 거쳤다. 이에 대해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는 “윤석열 정부가 국회에 연금특위가 꾸려져 중요한 제도개혁 논의가 시작되는데, 경력상 연관성과 전문성을 찾기 어려운 모피아 출신 이사장의 졸속 임명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도 논평에서 “연금제도의 취지와 목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정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연금개혁의 의지가 이사장으로서 필요한 덕목”이라면서 “그러나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전 사장은 증권과 자산운용, 보험 등에 전문성을 보이며 금융 전문가의 길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참여연대는 “윤석열 정부는 당면한 연금개혁을 연금재정 안정화와 시장의 논리에 따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이는 결국 사적 연금 활성화를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국민연금 보장성을 악화하고 기금의 거버넌스 구조 후퇴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 인물에 대한 임명을 철회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 [경제연구원장 릴레이 인터뷰] “中 사드 보복 심각하진 않을 듯… 아세안과 FTA 확대도 방법”

    [경제연구원장 릴레이 인터뷰] “中 사드 보복 심각하진 않을 듯… 아세안과 FTA 확대도 방법”

    우리 경제가 ‘시계 제로’의 상황에 놓였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우리 내부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통상압력이 기정사실화되는 등 안팎으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보는 외부의 시선도 다르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면서도 한국에 대해서만은 반대되는 예측을 내놓았다. 서울신문은 주요 경제연구기관장들로부터 우리 경제의 현재 상황과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첫 번째로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을 18일 세종국책연구단지 본원에서 만났다. 현 원장은 중국의 이른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은 그리 심각한 양태로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중국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경제관료들은 한국과의 갈등이 자국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강경 모드인 공산당과는 다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현 원장과의 일문일답. →사드 배치 문제로 불거진 중국과의 갈등을 어떻게 보고 있나. -중국이 사드에 민감한 이유는 내부 권력 구도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은 덩샤오핑 이후 장쩌민, 후진타오 등 주석들이 10년간 집권한 뒤 후계자에게 권력을 물려주는 집단지도체제를 이어 왔다. 집권 5년차에 후계자를 지명하고 그 후계자가 나머지 5년을 준비해 주석에 오르는 식이었다. 하지만 시진핑은 기존 패턴에서 벗어나 ‘스트롱맨’(강한 사람)을 추구하고 있다. 올해가 집권 5년차인데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많다. 그 일환으로 대미 강경 메시지를 내세우고 있다. 사드에 대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그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다. 시진핑의 대내외 이미지는 공산당 선전부가 직접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선전부가 관장하고 있는 한류 문화 콘텐츠와 중국 국영 여행사들이 먼저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중국의 보복이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나. -경제 문제에 관한 한 중국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한국과 중국 경제는 본질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보완적 관계다. 이를테면 중국은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부품의 40~50%를 한국에서 조달한다. 정치와 경제를 따로 떼어서 봐야 할 상황이란 얘기다. 지난해 12월 초 중국의 핵심 싱크탱크인 국무원발전연구중심 관계자들을 만났는데 그들도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사드 배치에 강경한 당 선전부와 달리 관료 등 경제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는 얘기다. 국제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측 관료들과 물밑으로 접촉하면서 경제적인 측면을 지속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미국은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합리적인 대안이 있을까.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늘리는 게 일차적인 해법이겠지만, 그보다는 효율적인 홍보와 설득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최근 일본 도요타와 미국 포드 같은 글로벌 기업과 손정의 소프트뱅크(일본) 회장, 마윈 알리바바(중국) 회장 등이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현대자동차도 31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한다고 한다. 트럼프가 채찍을 휘두르니 기업들이 맞춰 주는 모양새다. 우리 정부 차원에서 한국이 미국 경제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리를 개발하고 설명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전 세계 교역량이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미국의 한국으로의 수출이 늘어났는데, 그 이유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이라는 점 등을 구체적인 자료를 토대로 설득해야 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역설적이게도 환율을 조작하는 당사자는 ‘트럼프 정부’가 될 것이다. 국채를 발행해 국가 인프라에 투자하고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이 트럼프의 정책 기조다. 이렇게 되면 금리가 올라 ‘강(强)달러’로 갈 수밖에 없다. 원화를 비롯해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는 약세를 보일 것이다. 이렇게 신흥국 통화 약세를 조장한 트럼프가 스스로 그 나라들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은 대단한 모순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는 오르든 내리든 환율이 요동친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 트럼프의 불확실성으로 (취임도 하기 전에) 환율이 출렁거려서 우리는 이미 피해를 보고 있다. 그런 면에서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이참에 지나치게 높은 미국, 중국 무역 의존도를 낮추고 교역 상대국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가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이른다. 일본(5%)의 3배, 미국(10%)의 1.5배다. 또 아세안의 모든 회원국이 연 4~5%씩 성장하고 있다. 아세안과의 FTA를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지역경제동반자협정(RCEP)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몇 년간 침체에 빠졌던 브라질, 러시아, 중동 등 자원대국의 경제가 유가 상승으로 플러스 반전이 예상되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3%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돌파구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당연한 얘기지만 경제체질의 개선이 최우선 과제다. 조선과 철강 등 공급과잉 상태에 있는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결국 해답은 ‘지식서비스 산업’이다. 지금까지는 으레 경기가 나쁘면 케인스식 통화·재정 거시정책을 펴야 한다는 게 정설이었고, 대부분의 나라가 그렇게 해 왔다. 하지만 더이상은 아니다. 지금은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술을 하면서 재정을 풀어야 약발도 듣는다. 수술을 피하면서 영양주사만 맞는 것은 치료가 아니다. →혼란스러운 탄핵정국에서 유일호 부총리를 정점으로 한 정부 경제팀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무엇인가.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 강대국들을 상대로 당당한 경제외교를 펼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당장 성사되지는 않더라도 각국의 장관, 의회 책임자들을 만나려고 노력하면서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경제관계장관들에게 “정치와 경제는 분리해서 보아야 한다”고 강하게 설득해야 한다. 이건 외교부 장관이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유 부총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자주 접촉하다 보면 작은 돌파구가 생기고, 그것이 해결의 실마리로 이어질 수 있다. →차기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생색 안 나고 인기 없는 정책을 해야 한다. 업적에 연연해선 안 된다. 창업과 기업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일어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 규제를 풀고 창업을 통해 성공한 기업인이 존경받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국의 스티브 잡스, 한국의 빌 게이츠가 나올 수 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현정택 원장 프로필 ▲1949년 경북 예천 출생 ▲경복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MIT 경영학 석사, 조지워싱턴대 경제학 박사 ▲행정고시 10회, 재정경제원 대외경제국장, OECD 공사, 여성부 차관, 청와대 경제수석, 외교통상부 경제 통상대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무역위원회 위원장, 청와대 정책 조정수석
  • 바레인 왕세자 첫 내한

    바레인 왕세자 첫 내한

    중동의 석유 부국인 바레인의 살만 빈 하마드 알 칼리파(43) 왕세자가 30일 방한했다. 1976년 양국이 수교한 이래 바레인 왕세자가 방한한 것은 처음으로, 2일까지 머무르며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한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살만 왕세자가 오후 한국에 왔으며, 1일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황식 국무총리와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수교 이후 바레인 왕세자 방한은 처음이자 최고위급 방한”이라고 말했다. 1999년 왕세자로 책봉된 살만 왕세자는 바레인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경제개발위원장·군최고부사령관 등을 역임했다. 그는 방한 기간 이 대통령, 김 총리 등과 만나 경제협력 등 양국 관계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특히 김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이중과세방지협약에 서명할 예정이다. 2일에는 경제4단체장 주최 오찬과 삼성·LG 등 기업인들과 만나 민간 부문 간 협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바레인 한국대사관이 외환위기 때 폐쇄됐다가 지난해 말 재개설된 뒤 살만 왕세자 방한이 이뤄졌다.”며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로 원유 수입선 다변화도 필요한 만큼, 산유국 바레인과의 관계 증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아인혼 “모든 파트너 이란원유 구매 줄여야” 김재신 “국제노력 동참… 급격한 조치 부작용”

    아인혼 “모든 파트너 이란원유 구매 줄여야” 김재신 “국제노력 동참… 급격한 조치 부작용”

    “우리는 (한국을 비롯한) 우리의 모든 파트너들이 이란으로부터의 원유 구매와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줄여줄 것을 권한다.”(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조정관) “(대이란 제재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겠다. 그러나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미 간 계속 긴밀하게 협력하자.”(김재신 외교통상부 차관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에서 만난 대이란 제재 관련 한·미 협의 대표들은 이렇게 날선 공방을 벌였다. 신경전은 아인혼 조정관이 협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이란 상황과 북한은 연관돼 있다.”며 한국 측의 국제적 의무를 강조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이란 사태의 진전이 우리가 북한 문제에 대한 진전을 거두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란 문제에 대해 한·미 정부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란도, 북한도 비확산 문제이고 이를 해결하려면 한국 등 국제사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인혼 조정관은 김 차관보와 1시간가량 협의한 뒤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금융담당 차관보와 함께 기자들과 별도로 만나 “한·미 양국의 국익에 이란 문제도 포함되는 만큼 우리 측과 협력해 나갈 것을 희망한다.”고 측면 압박을 이어갔다. 특히 글레이저 차관보는 “전체 국제사회가 이란산 석유 의존을 줄이고 이란 중앙은행을 고립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한국도 이 같은 국제적 노력에 걸맞은 결정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측 대표단의 거센 공세에 우리 측은 대이란 제재가 필요한 만큼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당장 원유 감축 규모 등을 협의하는 대신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 측의 동참 요구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했고, 국내적으로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며 “그러나 급격한 조치는 한국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미측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방수권법으로 인해 우리 금융기관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면 곤란하다는 입장을 확실히 밝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미가 같이 노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미가 서로의 입장을 확인함에 따라 협의에서는 이란산 원유 감축 비율 등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대신 우리 측은 미국의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대한 증산 요청 상황을 봐 가며 수입선 다변화 및 에너지 절감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고, 미측은 구체적 이행 방안을 계속 협의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 요구를 명확히 함에 따라 대체 원유 확보 과정에서 빚어질 물가 상승을 차단하는 방안을 찾는 데 부심하고 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소집된 간부회의에서 “물가안정책임관이라는 최근의 직책 지정에 걸맞게 차관보는 물가안정에 최우선 책임을 지고 업무를 수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미경·전경하기자 chaplin7@seoul.co.kr
  • ‘압박하는 美 설득하는 韓’ 이란 원유감축 협의 돌입

    ‘압박하는 美 설득하는 韓’ 이란 원유감축 협의 돌입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과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금융담당 차관보가 16일 오후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이란의 핵 개발로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를 의미하는 미국의 국방수권법 발효에 따른 이란 제재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한 달여 만에 다시 방한한 아인혼 조정관은 인천공항에 도착, 기자들과 만나 “이란으로부터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유용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 왔다.”며 “그동안 논의가 필요한 다른 이슈들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한국 측에 기대하는 이란산 원유 수입 삭감 폭 등에 대한 질문에는 “내일 외교통상부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한·미가 함께 직면한 도전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아인혼 조정관을 수석대표로 한 미국 측 대표단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방문, 김재신 차관보 등과 만나 국방수권법에 따른 이란 제재 내용과 향후 이행 계획을 설명하고 입장을 교환할 예정이다. 미 대표단은 이어 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를 방문, 업계 담당 당국자들과 의견을 나눈 뒤 18일 출국한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 측에서 오겠다고 해서 이뤄진 만큼 우선 그들의 상세한 설명을 들을 것”이라며 “우리 측은 법 이행 과정에서 우리 기업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당국자는 “미국 측이 법 실행에 있어 구체적으로 정해야 할 것들이 있으니 우리 측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허심탄회하게 협의할 것”이라며 “이번 협의에서 감축 퍼센트까지 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리 측이 이란산 원유를 현행 수입량(전체의 9.8%)의 15~50%를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국방수권법에 따른 예외 조항을 적용받기 위한 조건은 ‘해당 국가가 이란산 원유 수입의 상당량을 감축한다고 결정한다.’고 돼 있어 ‘상당량’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한 소식통은 “감축 규모 외에 단계적 감축 계획과 미국을 통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증산 요구, 수입선 다변화 등도 함께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통상법치국가에 걸맞은 법률 기능 갖추자/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통상법치국가에 걸맞은 법률 기능 갖추자/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한민국은 ‘통상법치(通商法治) 국가’라 할 만하다. 그동안 자유무역협정(FTA), 한·미 쇠고기 협상 등을 계기로 수많은 통상법적 이슈가 대중매체를 통해 여과 없이 전달돼 왔다. 투자자·정부 소송, 간접수용, 네거티브시스템, 독소조항, 신금융서비스 규제, 비위반 제소, 허가·특허 연계 등 전문개념이 인터넷 토론을 지배하고, 좌우진영으로 짜여진 TV토론을 통해 비전문가들의 입속에서 해석됐다. 이런 것 하나하나가 관련 산업 종사자나 시민단체들의 반응에 큰 파급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마치 고대 아테네의 소피스트들처럼 진리나 도덕적 기준 없이 정치적 입장만을 그때그때 강화하기 위해 토론하고 댓글을 다는 행태가 오히려 영웅시됐다. 그 결과 한·미 FTA는 4년 가까이 표류하고, 쇠고기 교역은 정상화되지 않았으며, 국가 이익과 농업 자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쌀시장 조기관세화는 뒷전이다. 이런 시행착오의 주요 원인은 통상법적 이슈에 대한 권위 있는 해석이 내려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단체나 언론이 각자의 구미에 맞는 전문적 비전문가를 내세워 의혹과 논쟁을 확대재생산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국가이익에 입각해 모든 이해관계를 조정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전문적 이슈에 대한 권위를 잃은 것은 문제다. 통상법적 이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미리 국민에게 제공해 사실에 입각한 토론이 이뤄져야 하는데, 협상 보안만을 강조하다 뒤늦게 ‘언론 플레이’를 해 국민의 신뢰를 잃은 측면도 있다. 정부가 간과하거나 숨긴 쟁점들이 하나 둘 FTA 반대 진영에 의해 제기될 때마다, ‘사후약방문’ 식으로 설명하다 보니 신뢰는 더욱 무너졌고 설득력도 잃었다. 그래서 반대 진영은 허위·과장 주장의 진실이 드러날 때는 논점을 바꾸었으며, 과거 주장의 사실 여부보다는 새 문제점에 대한 비판과 의혹만 키웠다. 그동안 정부 전반의 국제협력 기능이 강화되긴 했지만 통상협상과 조정을 담당하고 있는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자체의 통상법률 기능은 유명무실해졌다. 현재 과장 1명, 국제변호사 3명 및 행정직원 1명으로 운영되고 있는 통상법무과가 본부의 법률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있고, 그나마 통상교섭본부에 합류한 소수의 법률전문가들도 각 지역·기능과로 흩어져 해외공관으로 나가 있다. 관계 부처의 통상팀들은 통상교섭본부의 자문보다는 별도의 외부자문을 신뢰한 지 오래다. 교섭대표만 30여명이며 수백명의 전문변호사로 구성된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충분한 권한과 능력을 바탕으로 관계부처로부터 절대적 신뢰를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향후 여러 FTA를 이행해 가면서 수많은 국제통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투자자·정부 분쟁도 체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중국, 일본 등과의 FTA 협상도 해야 한다. 브릭스(BRICs) 등 각국의 수입규제 조치가 점차 고도의 위장전술을 띠고 있어, 보다 정교한 법률 대응이 필요하다. 특채 파동과 번역 오류 문제로 개혁 모드에 돌입한 외교통상부는 채용 경로 다변화에 따른 외교역량 강화와 순혈주의 타파의 기치를 내걸고 있다. 보다 전문성을 갖춘 국내외 변호사를 외교역량 업무에 대거 투입하여 진정한 법률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는 것은 이런 개혁 방향과 맞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고의 대외무역의존도를 자랑하는 우리는 정부차원에서 공익적 성향이 강한 통상전문변호사를 적극 양성해야 한다. USTR의 수석변호사(General Counsel)는 30명의 교섭대표급 직원 중에서도 서열 7위의 고위직이다. 우리도 통상교섭본부에 실장급 수석변호사를 임명하고, 통상 분쟁과 수입규제 대응 및 협상법률자문(번역 포함)을 각각 담당하는 하부조직을 정비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작은 정부를 구현하는 마당에 조직 확대와 예산 증액이 수반되는 방향의 조직개편이기는 하나, 언제까지나 전문적 통상법 이슈에 관해 정부의 권위가 소피스트 괴변에 무력화될 수는 없다. 물론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법률 자문의 성과를 바탕으로 관계부처들의 신뢰를 획득하고 국민에게 효용을 입증해 내는 것은 외교통상부의 책임이다.
  • ‘신흥·개도국과 맞춤형 경협’ 확대

    내년부터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과 맞춤형 경제협력을 확대한다. 수출입은행 등을 통한 대규모 해외프로젝트의 금융지원 방안도 마련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호주의와 자원 확보 등 국가 간 갈등요인이 부각된 데다 세계경제 회복세 둔화 등 위험요인에 따라 대외경제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외교통상부,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1년 대외경제정책 추진 전략’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아시아 권역별 특수성을 감안해 동남아, 서남아, 중앙아시아 지역과 경협전략을 새로 짠다. 개도국이 요구하는 농업기술·교육·IT 등 개발협력과 연계한 복합 경협을 통해 경제성장을 지원하고, 신흥국을 대상으로 경제성장 단계에 따른 차별적인 제품 수출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 내년 초 추가협정문을 정식서명한 뒤 1분기에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협상 중인 호주, 터키, 콜롬비아와의 FTA는 내년에 조속히 타결할 계획이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칠레 등 이미 발효된 FTA는 양허수준을 끌어올리고, 중남미·아프리카·중동·중앙아시아 등에서 FTA 신규 추진국을 발굴할 계획이다. 대규모 해외프로젝트의 금융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에 1000억원(출자), 무역보험기금에 1000억원(출연) 등 정부의 출자·출연을 확대하는 한편, 공기업 보유 주식의 수은 현물 출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원전과 플랜트, 자원개발 등 대규모 해외사업 분야에 대한 수은의 수출금융지원도 올해보다 50%가량 늘리기로 했다. 에너지와 희유금속(희토류) 등 필수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지원체계도 구축한다. 수은 등 국책금융기관의 자원개발금융을 확대하고 융자 외에도 매장량 기초금융 등으로 지원수단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출입은행의 지원규모는 올해 3조 1000억원에서 내년에는 3조 6000억원으로, 무역보험공사의 보증규모는 올해 2조원에서 내년 2조 5000억원으로 각각 늘린다. 한편 공적개발원조(ODA) 선진화를 위해 2012년까지 26개 중점협력국을 대상으로 양허성 차관과 무상원조를 통합한 국가 지원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 밖에 내년 상반기 역내경제감시기구(AMRO) 설립을 통해 아시아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체제 안착이 시도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공채 선진화 예정대로”… 여론역풍 넘을까

    “공채 선진화 예정대로”… 여론역풍 넘을까

    행정안전부 감사를 통해 외교통상부 특채 과정의 위법성이 드러남에 따라 행정·외무고시제도 개편안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는 당초 계획대로 공직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되 특채와 관련한 문제점은 행안부 통합관리를 통해 수정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치권과 여론의 역풍이 예상 외로 거세 시행을 하더라도 상당 부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외교 아카데미 도입 등 다른 분야 공무원 채용구조 개편 작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6일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당정협의, 공청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지만 (공직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의) 기본 방향은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맹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외교부 특채 논란이 자연스럽게 ‘특채 비중확대’를 골자로 하는 선진화 방안과 결부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많은 국민이 이번 파문에 대단히 실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선진화 방안은 그러한 문제점을 막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부처별로 이뤄지던 특채제도를 행안부가 통합해 관리함으로써 해당 부처 고위공무원의 입김 등 부정적인 요소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맹 장관은 “특채를 각 부처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제도로 내버려 둬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5급뿐만 아니라 6·7급 등 다른 직급에 대한 특채도 행안부와 협의해 진행할 수 있도록 세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행안부는 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채 비중의 점진적인 확대 및 유예기간 설정으로 기존 고시준비생을 구제하고, 각 분야 실무 전문가들을 특채로 선발할 때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행안부는 행시 명칭을 폐지하고 전문가 특채를 전체 5급 채용 규모의 50%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공직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당초 행안부의 목표와 달리 선진화 방안은 발표와 동시에 기존 수험생 및 일반 국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서류와 면접만으로 진행한다면 고위층 자녀가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였다. 공직채용제도를 다변화해 공직사회에 만연한 ‘고시 순혈주의’의 폐해를 방지하고 전문성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는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게다가 여론의 역풍이 불면서 정치권까지 행시 폐지 및 5급 공채제도 도입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선 상태다. 한나라당은 특채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을 주문했고, 민주당 등 야당은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행안부의 희망과는 다르게 5급 공채제도 도입이 이뤄지더라도 내용이나 시기 등의 조정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 아카데미 도입 계획도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외교 아카데미 입학생 50여명을 선발해 1년간 3학기 과정을 영어로 교육, 10% 정도를 탈락시킨 뒤 5급 외무공무원으로 임용하는 방식이다. 입학생 선발은 1차 서류전형, 2차 선발시험, 3차 면접으로 이뤄진다. 외교 아카데미는 필기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서류와 면접만으로 선발하는 특채보다는 검증절차가 까다롭다. 하지만 높은 영어면접 비중으로 인해 외교관 자녀, 해외 생활 경험이 많은 수험생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어 불공정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장관의 딸’ 특채 파문] “외교관 자녀에 유리한 전형” 비난 우려

    외교통상부가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3일 딸의 특별채용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합격을 취소하면서 조기 진화에 나섰지만, 이를 비난하는 글들이 폭주해 외교부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등 특혜 논란은 오히려 확산되는 모습이다. 유 장관의 직접 사과·해명에도 특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은 외교관 자녀가 외무고시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외무고시(정원 30여명) 선발은 일반전형과 영어능통자 전형(정원의 10% 수준)으로 나뉘는데, 이중 영어능통자 전형에서 매년 외교관 자녀 1~2명이 합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외교부가 순혈주의를 깨고 외교 다변화를 위해 5~6급을 200명 가까이 특채했을 때도 상당수의 외교관 자녀가 합격해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오는 2013년 외무고시가 폐지되고 ‘외교아카데미’를 통해 외교관을 선발하면 이들 자녀의 합격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의 필기시험 위주에서 영어 및 제2외국어, 자질 평가가 중요해지는 만큼 해외생활 경험이 많은 외교부 관계자들의 자녀가 좋은 점수를 얻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외교부는 기자회견과 다음 아고라 등을 통해 이번 채용 과정이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해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 장관의 딸이 자격요건을 충분히 갖춘 데다, 과거 3년간 관련 실무를 경험했고 채용 절차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류전형과 면접과정에서 ‘장관 딸’이라는 점이 특혜로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장관 딸이라는 점을 알 수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의혹이 남는다. 이날 언론개혁시민연대 박영선 대외협력국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009년과 2010년 외교통상부 특별채용시험 공고문을 사진으로 찍어 비교한 결과를 소개하고 “2009년 9월 발표된 특채 공고문에는 지원자격이 ‘국내외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나 박사학위를 획득한 자’로 제한됐으나 올해에는 ‘박사학위 또는 석사학위를 취득한 자’로 낮춰졌다. 유 장관의 딸은 석사학위 소지자로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2차심사 과정에 어학평가 및 외교역량평가란을 통해 ‘TEPS 정기시험’ 개별응시를 치르게 했고 공무원으로서 기본역량 평가도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서류심사 후 최종면접을 거치는 과정으로 간소화했다. 게다가 면접에 참여한 위원 5명 중 외교부 관계자가 2명이 포함된 점으로 볼 때 외교부의 해명은 궁색한 변명으로만 비쳐진다. 김규환·김미경기자 khkim@seoul.co.kr
  • [특파원 칼럼] 한국·프랑스 관계 더욱 발전해야/이종수 파리특파원

    [특파원 칼럼] 한국·프랑스 관계 더욱 발전해야/이종수 파리특파원

    특파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서 이런저런 환송 모임이 잦다. 모임은 주로 포도주 몇 잔 기울이면서 이야기하는 분위기로 흘러간다. 자연스레 어지러운 한국 정치, 프랑스의 이슈 등 두 나라 상황과 양국 관계가 화제에 오른다. 양국 관계에 대해 기자가 가끔 하는 말이 있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한국과 프랑스 모두 국제무대에서 그다지 센 나라도 아니면서 서로를 무시하는 것 같다.”고…. 관점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기자로서는 연수 2년, 특파원 3년의 기간 동안 파리에 머물면서 실감한 것이다. 이 상황은 두 나라의 지정학적 특수성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지구촌 유일의 분단 국가인 한국으로서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 중심의 외교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일각에서 외교 다변화를 포함, ‘다양성’을 강조하지만 한국은 아직 다양성을 다급하게 원하지는 않고 있어 보인다. 사정은 프랑스도 엇비슷하다. 주요 관심은 유럽과 아프리카·중동 지역이다. 눈을 아시아로 돌릴 경우 여전히 일본과 중국의 비중이 크다. 인도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유럽통합이라는 대의를 주창했고 그 과정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서 프랑스에 유럽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또 식민지 지배의 영향으로 갖게 된 아프리카에서의 무역·군사적 이해관계도 놓치기가 아쉽다. 석유가 풍부한 중동도 관심을 늦출 수 없는 곳이다. 최근 변화라면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무게를 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두 나라가 서로 관심을 가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사정은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국제 정세를 보노라면 한국이 프랑스를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활용이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북한과 미국 관계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두 나라 관계가 냉각될수록 기존의 6자회담 틀에서 접점을 찾기가 어렵지 않을까? 대안으로 미국·북한 모두와 관계가 껄끄럽지 않은 제3의 국가의 중재를 생각할 수 있다. 프랑스는 물론 북한과 수교하지 않은 나라다. 그러나 유네스코에 북한 대표부가 있는 데다 프랑스가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러시아와 유지해온 관계를 고려하면 북한이 거부감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쿠바 특사설의 주인공 자크 랑 전 문화장관도 최근 인터뷰에서 그 가능성에 동의했다. 한국이 프랑스를 활용해야 할 근거는 또 있다. 프랑스가 지배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아프리카와 중동은 한국의 자원 외교의 텃밭이다. 평소 교류가 활발하지 않은 한국이 이 지역에 가서 직접 자원 외교를 펼치는 것보다 프랑스를 징검다리로 삼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특히 정유업계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토탈사가 프랑스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효과는 더 커진다. 민감 지역의 교민 안전 문제도 프랑스가 필요한 대목이다. 2008년 아프리카 차드에서 내전이 발생했을 때 한국 교민이 억류된 바 있다. 당시 우리 외교통상부도 백방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실제 교민들을 안전하게 철수시킨 것은 차드에 파병된 프랑스 장갑차였고 인근 가봉에 주둔하던 프랑스 군용기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프랑스의 위상이 커지고 있다. 유럽의 정치적 통합을 가속하는 과정을 주도하고 지중해연합 구상을 통해 아프리카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한국이 4강 외교의 울타리에 갇힐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굳이 프랑스가 아니어도 무방할 것이다. 국제사회에 존재하는 5강 혹은 6강 국가를 활용하자는 취지다. 그게 참된 실용주의 아닐까? 이종수 파리특파원 vielee@seoul.co.kr
  • [李대통령 취임 6개월] 공약이행 점검해 보니

    [李대통령 취임 6개월] 공약이행 점검해 보니

    ■ 경제공약 어떻게 됐나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경제 살리기’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기대감이었다. 그 분위기는 지난 4·9 총선까지 이어져 여당이 기록적인 압승을 거두는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취임 6개월이 지난 현재, 대통령 스스로 공언했던 ‘경제대통령’의 이미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무리한 목표설정과 정책판단 미스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외악재와 정책미스의 결합 이 대통령 입장에서 정권 출범 초기의 불운을 탓할 대목이 있음은 분명하다. 원유·광물 등 원자재의 전세계적인 급등과 이로 인한 10년래 최고의 물가 오름세,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등으로 인한 금융불안,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경기의 하강 등이 왜 하필 이때 나타나느냐는 탓을 해볼 수는 있다. 그러나 물가상승을 부채질한 고환율 정책,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잘못된 상황판단 등은 정권에 대한 지지도 하락과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져 정책 전반의 추진력 상실을 부채질했다. ●연간 7% 경제성장률 달성 이른바 ‘747 플랜’(매년 7% 성장,10년 내 국민소득 4만달러,10년 내 7대 강국)으로 대표되는 성장목표는 안팎의 악재 속에 출발부터 공수표가 돼 버렸다. 대통령 스스로 지난 18일 공개된 미국 ‘야후’와의 인터뷰에서 “(747은)10년 내에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 후년에도 자신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생각하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5% 이하다. 일자리도 대선공약에서 밝힌 연간 60만개 확대는커녕 올해 연간목표인 20만개도 버거운 상태다. 지난달 일자리는 전년 동월 대비 15만 3000개 증가에 그쳤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좌초한 상태다. 대운하특별법 제정 추진 등 한때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으나 국민들의 강한 반대와 촛불정국 등이 맞물리면서 사실상 용도폐기됐다. 지난 19일 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 김성조 의원은 “당에서도, 정부에서도 대운하는 전혀 추진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공공부문 개혁 공기업 민영화도 추진동력이 약화됐다. 정부 출범 초기에는 60∼70개의 공기업이 민영화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지난 11일 발표된 정부의 1차 선진화 계획에서는 공적자금 투입기업 14개를 포함해 27개에 불과했다. 앞으로 2,3차 계획에도 민영화 대상 기업의 수가 많지 않을 것임을 감안하면 민영화 대상은 당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규제혁신과 감세 규제 혁신과 감세는 다른 부문보다는 비교적 공약 실천도가 높은 부분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국회에서 서비스산업 활성화, 토지이용 규제 완화, 대기업 투자제한 철폐 등의 입법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수도권 규제 완화는 현 정부가 참여정부 균형발전 정책을 큰 틀에서 지속하기로 함에 따라 뒷전으로 밀리는 형국이 됐다. 현재 국회에는 법인세율 인하, 연구개발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 확대, 유류세 탄력 인하율 확대 등 내용을 담은 법 개정안들이 제출돼 있다. 종부세는 올해 손대지 않고 양도세는 시장 파급효과를 감안해 신중하게 인하를 검토하는 쪽으로 추진되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각종 지표 변화는 5개월만에 물가상승률 3.6%→5.9%로 새 정부는 지난 6개월 동안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따른 글로벌 신용경색과 원자재가 상승, 그에 따른 국제 경기 하락에 시달렸다. 그러나 방향을 잘못 잡아 배가 더욱 흔들리는 상황을 맞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21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 3.6%에서 7월 5.9%로 껑충 뛰었다. 한은의 물가 목표 범위인 3.5%를 훌쩍 넘어섰다. 고물가 시대의 주 원인은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일인 2월25일 배럴당 92.21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20일 기준 110.70달러로 치솟았다. 그러나 실용정부는 고유가 추세를 내다보지 못한 채 ‘고성장’ 구호에 매달리면서 고환율 정책이라는 ‘헛발질’을 했다. 취임 당시 949.9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21일 1054.90원으로 11%나 올랐다. 이는 고스란히 물가 폭등으로 이어졌다. 연 30만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출범 당시 실용정부의 구호 역시 약발이 다한 분위기다.2월 21만명 수준이던 신규 일자리 숫자는 지난달 15만 3000명으로 뚝 떨어졌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 등을 했지만 이는 일자리의 원천인 중소기업이나 서비스산업이 아닌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외교안보 대북 정책 시행착오로 관계 냉랭 한·미공조 美 쇠고기 등으로 흔들 지난 6개월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내놓았던 외교안보 공약인 ‘MB독트린’과 대북 정책인 ‘비핵·개방·3000’구상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정·보완돼야 할 상황에 처했다. MB독트린이 제시한 한국외교의 7대 과제와 원칙은 큰 틀에서는 이상적이었으나 추진 과정에서 지난 정부와 무조건 달라야 한다는 ‘노무현과는 반대’기조가 강하게 작용했고, 내실 없는 실용주의까지 더해져 실책을 연발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는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통일부 등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질책으로 이어졌다. MB독트린은 비핵·개방·3000으로 대변되는 전략적 대북 개방정책과 ▲국익을 바탕으로 한 실리외교 ▲한·미동맹 발전 ▲아시아 외교 확대 ▲기여 외교 강화▲문화 코리아 지향 등을 담고 있다. 이 중 비핵·개방·3000은 대북 정책을 남북 관계보다 북핵 문제와 연계시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후 6·15,10·4선언 이행 여부를 둘러싼 갈등으로 남북 관계가 단절된 데다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까지 발생하자 비핵·개방·3000만 앞세워온 정부의 정책 부재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통일부는 비핵·개방·3000이 허울뿐인 공약(空約)이라는 비판에 직면하자 최근 자료집을 통해 3단계 이행계획을 밝혔으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미 관계 복원과 한·일 관계 개선, 한·미·일 공조 강화 등 지난 정부와 다른 방향의 ‘실리 외교’는 미국산 쇠고기 개방 파동과 일본 교과서의 독도 영유권 명기 문제 등으로 뒤통수를 맞고 원칙부터 재정립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이른바 4강(强) 외교에 치우치다 보니 아시아 외교와 기여 외교, 에너지 외교 확대는 아직까지 시동도 걸지 못하고 있다. 기여 외교와 관련, 정부는 최근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지난해 말 1인당 국민소득(GNI) 대비 0.07%에서 2015년까지 0.25%로 확대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국가 위상을 고려할 때 ODA나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등 기여 외교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진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대북 정책과 외교 정책을 재정립하고 4강에서 벗어나 외교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며 “과거 소극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가져야 선진 외교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광장] 버려야 할 말 ‘4강 외교’ /이목희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버려야 할 말 ‘4강 외교’ /이목희 편집국 부국장

    이명박(MB) 정부의 외교가 죽을 쑤고 있다. 인적 쇄신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사람만 바꾼다고 될까. 지금 주요 외교정책 포스트는 베테랑 외교관들이 차지하고 있다. 다른 외교관이나 학자 출신으로 돌려막아 봐야 그저 그럴 것 같다. 인적 쇄신이 필요할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게 있다. 외교의 큰 틀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MB정부는 한·미동맹 복원을 중심으로 4강외교 완성을 내걸었다. 이 대통령은 당선 직후 4강 대사부터 만났다.4강에 특사를 파견했다. 쇠고기협상 타결을 통해 미국의 환심을 사려 했고, 일본과의 미래 관계를 강조했다. 중국·러시아와도 잘 지내겠다고 다짐했다. 이렇듯 전방위로 애썼으니 4강과의 관계가 적어도 나빠지지는 않았어야 했다. 그러나 “4강 모두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좀 나은 듯하지만 나머지 세 나라에서는 불평·불만이 쏟아진다. 정권 출범 6개월만에 동북아의 ‘왕따’가 우려된다는 비아냥이 나온다. 왜 이렇게 됐을까. 변화하는 동북아, 나아가 세계 정세에 둔감했던 탓이다. 정권 초기부터 낡은 외교 패러다임으로 일관하니 상황이 꼬일 수밖에 없다. 외교통상부의 한 고위관리는 “4강 외교라는 용어부터 없애자.”고 대통령직 인수위 핵심들에게 건의했다고 한다.‘4강’이란 말은 한국을 스스로 낮추는 면에서 사대주의적이다. 그리고 상대방도 환영할만한 말이 아니다. 미국이 자신을 중국·러시아·일본과 동렬에 넣으면 좋아하겠는가. 중국 역시 한반도에서 미국보다 앞서가려 하고 있다.‘4강’이라고 싸잡는 것이 유쾌할 리 없다. 일본·러시아는 ‘4강’이라고 부르면서 그에 합당한 대접을 않는다고 불쾌해한다. ‘4강 외교’라는 말 자체에서 벗어나자는 건의는 이 대통령의 핵심참모들에 의해 딱지를 맞는다. 인수위 시절 이미 대통령 해외순방 일정을 비롯해 4강에 전념하는 외교플랜이 만들어졌다. 과거 패러다임에 의하면 새 대통령의 해외순방 순서는 정해져 있다. 미국-일본-중국-러시아 순이다.MB 정부도 그에 맞춰 외교일정을 짰다. 하지만 당장 중국측이 이의를 제기했다. 일본보다 중국에 먼저 와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순위에서 밀린 러시아는 “그러려면 아예 가을로 미루자.”고 했다.EU국가들은 한국의 새정부에 무시당했다고 서운해한다. 5년 뒤 다시 새 대통령이 탄생하면 중국은 일본을 넘어 미국보다 자신을 먼저 찾아달라고 요구할 게 틀림없다. 미국-일본-중국-러시아라는 서열화된 4강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날이 갈수록 어려운 처지에 빠진다. 한국은 경제규모가 세계 13위인 중견국가다. 새 대통령이 국제사회 기여도를 높이겠다는 등 통큰 자세를 먼저 보였다면 얼마나 멋지겠는가. 첫 방문지를 중동이나 아프리카로 하는 것을 검토해 봄 직했다. 다변화외교, 자원외교는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미·일·중·러 4개국과의 관계강화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물밑에서 조용히, 견제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하는 것이 옳다. 지구촌을 넓게 볼 때 북핵을 비롯한 동북아 현안이 오히려 쉽게 풀릴 수 있다. 정부 발표, 공문서와 연구서에서 ‘4강’이란 용어를 추방하기 바란다.‘한반도 주변국’ 혹은 ‘G4’ 등을 적절히 쓰면 된다. 그러면 언론 역시 따라갈 것이다. 용어에서 해방되면 정신이 자유로워진다. 새 외교는 그렇게 시작될 수 있다. 이목희 편집국 부국장 mhlee@seoul.co.kr
  • [기고] 너무 소홀한 ‘아프리카 외교’/박원화 외교통상부 대사·고려대 겸임교수

    [기고] 너무 소홀한 ‘아프리카 외교’/박원화 외교통상부 대사·고려대 겸임교수

    아프리카 하면 질병, 가난, 내전 등으로 살지 못할 곳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 상황만 보아도 짐바브웨의 무가베 대통령 때문에 아름답고 풍요한 곡창이 기아의 땅으로 변하였고, 석연찮은 케냐의 대통령 선거결과 부족간 내전으로 1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수단의 다르푸르 사태는 아프리카에서 피부 색깔과 종교 차이에 따른 차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인종청소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아프리카에 과연 희망은 있는가 하는 의문을 품게 하였다. 아프리카는 2005년도 세계 국민총생산의 약 2%(9800억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구가 세계 12%(8억 4000만명)나 되는 아프리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생명도 포기할 용의가 되어있는 이들의 아픔이 인접 대륙(특히 유럽)으로 전가되기 때문에 서방 선진국들은 수년전부터 아프리카 발전문제를 G-7 회의의 중요의제로 삼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가 2000년부터 아프리카연합(AU)을 구성하여 연 2회 정상 회의 등을 통해 문제를 자체 해결하고자 하였으나, 사태가 개선되기보다는 악화되고 있는 현실을 배경으로 한다. 과거 비동맹정책노선에서 아프리카 등 대 후진국 외교를 중시한 중국은 지금 자원확보 외교로 전환하여 국익을 거양하고 있으며, 이러한 국익 거양에 있어서 과거 서방 종주국들의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자원이 없는 한국이 아프리카를 어려운 곳이라는 인식으로만 대하여서는 아니된다. 이는 2006년도 1인당 국민소득이 5만달러를 초과하여 세계에서 룩셈부르크 다음으로 고 소득국인 산유국 적도 기니의 이름도 알아야 배럴당 100달러인 고유가 시대에 자원외교를 할 수 있고 또 54개국이나 있는 아프리카의 숫자적 중요성도 알아야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남북한 대립외교에 이어 북핵문제를 둘러싼 주변 4강국 외교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외교에 있어서 이명박 정부의 자원, 에너지 외교 추진 천명은 참으로 참신한 CEO적 국정 운용 방법이다. 다만, 실용측면의 외교만 강조할 경우, 상호 신의와 존경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외교 가치에 배치되는 것으로서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유의하여야 한다. 인간관계에 있어서와 같이 국제관계에서도 신의를 구축한 후, 상호 이익이 되는 거래를 추진하는 것이 시간을 요하지만 낭패를 막을 수 있다. 그런데 그간 우리나라가 아프리카에 원조한 1억달러 정도의 액수는 일본의 100억달러, 중국의 440억달러와 크게 차이가 나며, 중국의 주석과 총리가 지난 수십 년간 매년 아프리카를 각기 순방하는 등 후진국들에 대하여 꾸준한 공을 들인 결과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일본보다 대국의 대접을 받는다. 이에 비하여 우리는 1982년 전두환 대통령이 아프리카 방문후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이 방문한 것이 전부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효과가 금방 나타날 수 없는, 달리 말하여 우리 목전의 이익과 직접 연결이 되지 않는 아프리카에 대하여 우리나라가 그간 소홀히 하여 왔다. 자원외교를 뒷받침하기 위하여서도 이를 극복하여야 하는데 이는 아프리카 등 후진국의 문화와 언어를 알고 이들의 인간성을 사랑하면서 장기 근무하는 다양한 외교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으로 시작하여야 한다.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외교의 다변화와 전문성은 이라크의 김선일 피살 사건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한국인 인질 사건에서도 여실히 증명된 바 있다.
  • 새해 부처별 주요 현안

    새해 부처별 주요 현안

    국방부는 새해 상반기 중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점을 최종 확정한다. 지난해 말 국방개혁법이 통과됨에 따라 ‘국방개혁 2020’에 본격 시동을 건다. 외교통상부는 북한 핵문제 해결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에 매진할 계획이다. 산업자원부는 ‘5년내 수출 5000억달러, 무역 1조달러 달성’ 목표를 세우고 첫걸음을 뗀다. 새해를 맞아 정부 각 부처들이 헤쳐나가야 할 주요 현안들을 살펴본다. # 재정경제부 정책 불신 해소를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당정이 합의한 분양가 상한제의 확대 적용과 원가공개 문제에 대해서는 일관성 있는 정책방향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단기적으로는 대선 국면을 맞아 경기활성화에 관심이 쏠린다. 재정을 조기 집행할 것인지 아니면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릴 것인지, 경기 부양의 폭을 정해야 한다. 환율 안정을 위해 정부가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하는 것도 과제다. 현실적으로 시장 개입에 한계가 있다면 중소기업 종합대책 등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미시적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와 과잉 유동성 해소 문제,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서민경제의 주름살 완화, 한·미 FTA 협정을 앞둔 서비스업의 경쟁력 향상 및 구조조정 강화 등도 현안이 아닐 수 없다. # 교육인적자원부 학교의 교육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 본격화된다. 교원능력개발평가제(교원평가제)가 법제화되고, 경력 중심의 교원승진·인사 제도를 능력 중심으로 바꾼다. 교장공모제를 도입하고 교원양성·선발·연수체제도 개선한다.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꾸준히 진행하고, 방과후학교에 대한 지원을 늘려나간다. 대학특성화 및 구조개혁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 대학 통·폐합 등은 물론 특성화를 촉진하는 소프트웨어적 구조개혁을 병행한다. 국립대 법인화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한다.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실현을 위한 교육 대책으로 누리사업을 확대한다. 산업현장에 맞춤형 인재를 기르기 위한 전문대 특성화와 산학협력도 활성화한다. 학생부 반영 비중을 늘리는 새로운 대입제도를 처음 실시하고,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개방형 자율학교가 첫 선을 보인다. 교육감 주민직선제도 처음 도입한다. # 과학기술부 ‘한국 첫 우주인’ 선발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이 가장 큰 현안이다. 현재 최종 후보 2명이 뽑힌 상태이며, 이들은 3월쯤 러시아 가가린훈련센터에서 기초훈련, 우주 적응 및 우주 과학실험 수행을 위한 임무훈련 등을 받은 뒤 최종 1명이 2008년 4월쯤 러시아 우주왕복선 소유즈호에 탑승하게 된다. 특히 생명공학 분야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새해부터 10년 동안 14조 2881억원을 투자,60조원 규모의 시장을 창출해 2016년쯤에는 생명공학분야 세계 7위의 기술 강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가생명공학 육성체계 혁신, 연구개발 선진화 기반 확충, 바이오 산업의 발전 가속화 및 글로벌화, 법·제도 정비 및 국민 수용성 제고 등의 4대 전략,14대 실천과제를 수립해 추진하기로 했다. # 통일부 납북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금이 처음으로 지급된다. 국회 상임위 통과를 앞둔 ‘전후 납북자 피해자 지원법안’은 미귀환 납북자 가족과 3년 이상 납북됐다 귀환한 납북자 가족에게 납북기간, 생계 등을 고려해 위로금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반기엔 개성공단 본단지 분양이 시작된다.3월부터 10만㎾급 송전이 이뤄지고 6월 1단계 기반시설,7월엔 기술훈련센터가 준공된다. 분양이 본격화되면 200∼300개 국내기업이 입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 외교통상부 북한 핵문제 해결,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한·미 동맹 강화 및 외교 다변화, 내부 인사·조직 혁신 및 외교역량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현안으로 꼽는다. 북한 핵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안보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은 외교부가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과제다. 대외 관계의 기본축인 한·미 동맹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것과, 일·중·러 등 주변국들과 동북아 공동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실질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것도 당면한 현안이다. 한·미 FTA 등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FTA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시한보다 내용이라는 자세를 갖고 협상에 임할 예정이다. # 법무부 법무행정의 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특히 권위적이고 변화에 둔감하다는 이미지를 벗어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우선 법무부와 16개 전 소속기관에 성과관리시스템(BSC)을 구축한다. 조직의 임무, 비전, 목표 등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1800여명의 직원이 16만명에 이르는 보호관찰대상자 및 소년원생을 단일망에서 업무처리를 할 수 있는 보호통합정보시스템도 구축한다. 여권자동판독기 도입 등으로 출입국심사를 현재보다 훨씬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 국방부 상반기 중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점이 최종 확정된다. 한·미 양측은 지난해 10월 열린 제38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2009년 10월에서 2012년 3월 사이에 전작권을 전환키로 합의했는데, 그보다 구체적인 환수시점을 정하는 것이다. 현재 2300여명 규모인 이라크 자이툰부대 병력이 4월까지 1200명선으로 감축된다. 상반기 중에 국방부는 ‘임무종료 계획’을 수립, 자이툰부대를 연말에 최종 철군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레바논에 국군이 새로 파병된다. 용산, 동두천 등의 미군기지가 옮겨갈 평택기지 터에 대한 시공이 3∼4월중 시작된다. 지난해 말 국방개혁법 통과에 따라 올해부터 ‘국방개혁 2020’이 본격 시동을 건다. # 행정자치부 공무원 연금 개혁문제가 핫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연금 개혁은 현재 행자부가 마련한 위원회에서 최종 시안을 마련 중이며, 부처 협의를 거쳐 상반기 중에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법안이 마련되고, 국회 처리과정에 공무원 노조와 기존 연금 수급자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에 정부의 입장이 얼마나 확고한지가 관건이다. 아울러 공무원노조 단체와 첫 교섭이 시작될 전망이다. 지난해 공무원 노조가 합법화됐지만, 노조 단체간 교섭위원 선임이 늦어지면서 정부와 노조간 교섭이 이뤄지지 않았었다. 새해엔 역사적인 대면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정부에서도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 문화관광부 문화관광부의 새해 최대 목표는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이다. 강원권 관광 자원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다시 한번 대한민국 발전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다. 1월 유치 신청서 제출을 시작으로 담당 부처와 협의해 국제적인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친다. 둘째는 사행성 게임에 대한 후속 대책이다. 올해 게임산업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세부적인 후속조치를 만들어 실행할 계획이다. 게임산업의 중장기적인 발전은 물론 경마, 경륜, 경정, 스포츠 토토 등 사행성 게임에 대한 통합적인 감독과 감시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기구와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셋째는 한국 영화 산업의 발전을 위해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이다. 영화산업진흥기금을 과연 어디다 쓸 것인가에 대한 세부적인 자금 계획 수립과 함께 사용처 등을 선정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 농림부 개방화 물결에 따른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현안으로 꼽힌다. 쌀과 쇠고기라는 양대 민감한 품목을 둘러싸고 미국 등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상이라 새해에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는 시점에서 최근 불거져 나온 ‘쇠고기 뼛조각’ 문제를 어떻게 조율하는가도 관건이다. 미국은 수입위생조건을 뼛조각을 포함하는 조건으로 다시 작성하자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에 신청한 광우병 위험등급 최종 결과가 나오는 5월전까지는 재협상 자리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쌀 수입 문제도 관심거리다.3월을 전후해 중국쌀과 칼로스쌀 등 밥쌀용 쌀 의무수입물량(MMA)의 반입이 이뤄질 전망이다.2006년에는 초반 예상과 달리 중국쌀과 미국산 칼로스 쌀이 큰 호응을 얻었다. # 산업자원부 2006년 수출 3000억달러 달성의 다음 단계로 ‘5년내 수출 5000억달러, 무역 1조달러 달성’ 목표를 세웠다. 세부 실천작업의 첫걸음을 떼게 된다. 악화된 국내외 여건에 대한 대응 강화도 시급한 현안이다. 원화 강세, 인접국과의 경쟁 격화, 고유가, 대·중소기업간의 양극화 등 부문별로 대응책 마련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추진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제도화의 완성’에 무게를 뒀다. 우선 고용 친화적인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위해 신산업정책을 추진한다. 부품소재의 글로벌 공급 기지화를 위한 여건 조성도 핵심과제다.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 육성 및 바이오·나노·로봇과 같은 미래산업의 성장 동력화도 촉진할 계획이다. # 정보통신부 가장 큰 현안은 방송통신위원회(정통부+방송위원회) 설립과 관련, 정통부의 주장을 얼마만큼 반영하는가이다. 현재 국무조정실은 내년 4∼5월에 통합기구 발족을 위한 관련 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입법예고안은 정통부로선 만족할 만한 수준이지만 방송위가 반발하고, 한나라당에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입법예고안에서 논의가 잠정 보류된 우정사업본부의 독립청(가칭 우정청) 설립 또는 공사화 건도 새해 주요 논란거리로 부각될 것으로 예측된다. 방송통신융합 서비스인 인터넷TV(IPTV)의 상용화 일정을 잡는 일도 중요하다.IPTV는 KT 등에서 기술적으로는 준비돼 있지만 통신과 방송 양 진영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상용화가 1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 보건복지부 복지정책의 큰 틀인 ‘사회투자국가’ 기반 조성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사회투자국가란 인적자본과 사회자본에 대한 투자를 통해 경제활동 참여기회를 넓히고 더 나은 일자리를 제공해 성장과 사회통합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개념이다. 세부적으로 아동발달 지원계좌, 사회서비스 일자리, 노인특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개혁에 따른 관련법 시행령 개정, 의료법 전면개정 등 굵직한 입법 현안들도 대기 중이다. 장기수발보험의 2008년 7월 시행에 맞춰 시범사업에 나서고 복지시설을 확충하는 등 준비도 내년에 이뤄져야 한다. 건강보험과 의료급여의 모럴 해저드를 막아 재정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보장성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 환경부 경인운하 건설사업과 군장 국가산업단지(장항단지)조성사업 등을 둘러싼 산업계, 환경단체, 지역주민들의 첨예한 이해대립과 사회적 갈등을 풀어가야 한다. 세계적인 기상이변 사태에 대비, 기후변화에 대응한 온실가스(CO2)저감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의무 동참 유도가 예상된다. 온실가스 저감의무 참여에 대비, 산업계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 모의거래제 실시, 개도국 매립지의 청정개발체제(CDM)지원 등 온실가스 저감 로드맵 작성과 이행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새해부터 ‘교통환경에너지세’를 도입, 종전 교통세입의 15%를 환경분야에 활용해 에너지세제의 환경친화성을 높일 계획이다. # 노동부 어느 해보다 많은 법·제도 정비 과제들이 대기하고 있다. 우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 노사관계 로드맵 관련 입법의 후속법령 정비가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공익사업장 파업때 필수 유지업무의 범위, 정확한 대체근로 허용의 범위 등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비정규직 관련법들이 금년 7월부터 발효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시행령·시행규칙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특히 파견업무의 확대, 차별의 기준 등이 현안이 될 전망이다. 학습지교사·화물노동자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방안,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된 산재보험 개혁방안의 법제화 역시 중요한 과제다. 취업알선, 직업훈련, 실업급여의 원스톱 제공 등을 골자로 한 고용서비스 선진화 방안도 중점 추진대상이다.1500억원을 투입, 결식아동·부랑인 지원 등을 하는 사회적 기업 일자리 창출도 핵심 현안 중 하나다. # 여성가족부 올해도 보육, 여성, 가족 등 세 가지 큰 방향에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보육 분야는 9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 보육시설을 점차 국공립으로 전환하고, 민간시설은 부모가 만족할 수준으로 질을 높이면서 보육 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여성 분야에서는 사회적 지위를 올리고 일자리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경제성장이나 교육 수준에 비해 여성의 권한 척도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인 점을 감안해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자는 취지다. 특히 일하고 싶어하는 여성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취업교육과 시스템을 만들 방침이다. 가족 분야 정책은 기존의 가족 기능이 약화되는데 대해 사회적 책임과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노인부양이나 간병, 보육 등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늘어만 가는 가족 구성원들의 부담을 사회가 맡도록 시스템화하는 게 골자다. 가족 친화적 공동체를 시범운영하는 등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 # 건설교통부 올해 집값의 주요 변수로 꼽히는 전·월세 문제 대처방안을 비롯, 분양원가 공개 방안, 분당 규모 신도시 공급, 청약제도 개편안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말 취임 때 전·월세 문제 대처방안과 관련해 수요와 공급, 월세전환 물량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등 사전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이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올봄 발생할 수 있는 전세난에 대한 선제 대처를 천명한 만큼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관심거리다. 1월 중에는 분양가제도 개선위원회에서 검토 중인 분양원가 공개 여부 및 범위가 발표된다.2∼3월 중에는 분당급 규모의 신도시 예정지가 확정된다. 예정지 발표는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과제다.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은 청약제도 개편안이다. 지난해 12월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상반기로 연기됐다. 차관급 본부장으로 하는 주거복지본부도 1월 말 출범할 예정이었으나 건교부가 주택정책 주도권을 상실하면서 무기 연기되는 분위기다. # 중앙인사위원회 공무원 정년 조정 문제가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인사위는 계급에 따라 차별을 둔 현행 공무원 정년제의 개선(단일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단일화의 방향은 확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정년 조정은 우리 사회의 고령화와 청년실업 문제, 민간기업의 고용에 미치는 영향, 공직의 적정인력 유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무원 노조와의 협상에서 정부안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바쁘다. 비정규직 문제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개선과 고용 안정을 골자로 한 비정규직 법안이 7월 시행됨에 따라 인사정책 분야에서도 공직내 비정규직 처리가 화급한 사안이 될 수 있다. 수십년간 지속돼 온 공무원 시험제도의 개편도 피해갈 수 없는 과제다. 단순한 지식의 평가보다는 응시자의 실제 역량과 자질을 측정할 수 있는 형태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는 2012년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 현재 여수를 비롯해 모로코(탕헤르), 폴란드(브로츠와프) 등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내년 12월 제14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유치국이 결정된다. 올해 부산항에 이어 인천항과 평택항에도 ‘항만 노무공급 상용화’ 도입을 추진한다. 항만의 국제 경쟁력 제고와 물류비 절감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사항도 확대 시행한다. 원산지 표시에서 현재 ‘원양산’으로 표기되던 것이 7월부터 ‘원양산’ 표시와 함께 해역명(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등) 또는 그 수역을 관할하는 국가명을 함께 표시해야 한다. 수산물 품질인증제 대상 품목이 늘어난다. 기존 112개에서 135개로 확대되고, 중금속과 항생물질 등을 품질 인증 기준에 포함해 안전성을 강화한다. 양식 수산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산물 양식재해보험제도’도 마련한다. # 공정거래위원회 일단 2월 임시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게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를 자산 10조원 이상,2조원 이상의 중핵기업으로 한정하고 순자산의 40%까지 투자할 수 있게 했지만 정치권은 중핵기업의 범위를 자산 5조원 이상으로 좁히라고 주문, 논란이 예상된다. 공정위에 준 조사권을 주는 계좌추적권과 경쟁당국과 조사를 받는 사업자가 합의를 통해 사건을 종료하는 동의명령제의 신설 등도 관심이다. 3월28일부터 기존의 소비자보호법이 소비자기본법으로 바뀌는 데 따른 정책과제도 산적해 있다. 소비자기본법이 발동하면 소비자는 시장에서 기업의 판도를 결정짓는 주도적 역할을 한다.
  • [사설] 송민순 외교안보팀에 걸린 과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임명으로 참여정부 후반 외교안보 라인이 새로 구축됐다. 통일부 장관 자리가 남아 있으나 외교부와 국방부, 국정원에 새 수장이 들어섬으로써 외교안보 라인의 큰 틀은 갖춰진 셈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에 송 장관 기용이 유력한 만큼 새 외교안보 라인은 사실상 ‘송민순 체제’라고 하겠다. 급변하는 북핵 상황을 감안할 때 ‘송민순 팀’의 과제는 실로 막중하다. 임기 말 내각으로서 대외정책의 안정적 관리에만 머물 수 없는 현실이다. 무엇보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여부가 송민순 체제에서 결판날 공산이 크다. 그 향배가 평화적 해결 쪽이든, 아니면 또다른 위기상황으로 치닫든 일사분란하게 능동적으로 대응할 체제를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이후 외교안보팀이 보여준 대내외 혼선을 더 이상 되풀이해선 안 될 것이다. 한껏 좁아진 한국 정부의 대외 입지를 확대하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새로운 북핵 위기가 발생하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북핵 문제가 평화적 해결 국면에 접어들 경우에도 우리 정부가 소외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지금 한반도는 50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변곡점에 서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면 외세에 휘둘렸던 과거의 부끄러운 역사를 되풀이할 수도 있다. 새 외교팀은 이를 위해 한·미 관계의 균열을 메우는 데 역점을 두기 바란다. 한·미 동맹이야말로 우리 국익을 극대화할 지렛대임을 재삼 인식해야 한다. 중국과의 공조 등 외교다변화도 한·미 동맹에 바탕을 둘 때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임기 말 외교안보팀이라지만 향후 수십년 한반도 외교 지형을 결정할 책무를 지고 있음을 새 팀은 명심해주기 바란다.
  • 한덕수 韓·美FTA 체결지원위원장 인터뷰

    한덕수 韓·美FTA 체결지원위원장 인터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여부가 국민적 핫 이슈로 부각된 요즘, 주목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지난 11일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한·미 FTA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57)가 바로 그다. 통상산업부 차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국무조정실장 등 그동안의 화려한 경력이 말해주듯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통상전문가다. 그래서 통상문제에 대한 그의 향후 역할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광복절인 15일 오후 늦게 광화문의 외교통상부 6층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영국의 경제잡지인 이코노미스트에 특집(2001년 9월27일자)으로 게재된 분석 기사를 읽고 있었다.FTA와 관련해 반대론자들의 주장과 이에 대한 답변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돼 있는 기사라고 설명했다. 최근 다시 꺼내 읽고 있는데, 이번이 세번째라고 했다. 부총리를 그만둔 뒤 위원장으로 임명받기전 잠깐 쉬면서 ‘칼의 노래’를 다시 읽었고,‘미스 사이공’,‘맘마미아’‘지킬 앤 하이드’ 등 뮤지컬과 영화 ‘괴물’을 봤다고 한다. “정말 대단합디다. 관람석이 꽉 차는 걸 보고 우리 국민들의 문화 수준이 이렇게 높구나 하는 생각에 놀랐습니다.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실감나게 하고, 스토리도 재미있고, 촬영 기법도 대단하고…. 한류가 아시아에 이어 유럽쪽으로 퍼지고 있다는 게 너무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현상을 보는 순간 한·미 FTA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갖게 됐습니다. 능력 있는 민족 아닙니까. 너무 축소 지향적이고 내부 지향적인 사고를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패배주의적인 시각에서 탈피해 자신감을 갖고 뛰면 한·미 FTA 체결의 결실은 분명 맺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한 위원장은 문화 얘기로 한·미 FTA의 화두를 먼저 꺼냈다. 경제부총리에서 ‘FTA 홍보대사’로 직함이 바뀐 것 같다는 조크에 “굳이 말한다면 ‘제2의 성장동력발굴 지원팀장’ 정도로 하면 어떻겠느냐.”며 FTA 체결이 성장동력 확보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위원회의 구체적인 활동에 관심이 많은데. -현재 FTA 협상은 협상을 담당하는 통상교섭본부, 해당 업종 등의 피해에 대한 지원책을 강구하는 경제부처 등이 있다. 위원회는 이들이 제대로 일할수 있도록 국민·국회·언론·각 이해당사자 등을 상대로 설득과 협조를 요청하는 게 주된 업무다. 이 가운데 사실(fact)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게 급선무다. 잘못 알려진 게 너무 많다. 한·미 FTA를 체결하면 상당수 업종이 죽을 쑤고, 근로자 등 고용이 불안하다고 잘못 알려져 있다. 적어도 제조 업종은 미국에 비해 불리한 것이 없다. 다만 섬유 업종이라고 하더라도 제품·직물·원사·방적 등 부문별로 득실은 또다를 수 있다. ▶개방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너무 깊은데. -예를 들어 유통시장의 경우 이마트가 이나마 성장한 것도 선진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월마트·카르푸 등 외국 유통업체가 한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철수하지 않았는가. 1988년 우리가 물질 특허를 인정했을 때 국내 제약회사들이 다 망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지금은 국내 제약업체가 10여개의 독자적인 물질 특허를 보유할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했다.99년 수입선 다변화 제도를 통해 일본 등에서 전자제품 등의 수입을 제한하던 것을 풀었는데, 지금은 반도체 등 국내 전자부문이 세계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개방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현재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가만히 있는다고 다른 곳도 가만히 있지는 않는다. 세계적인 추세를 외면해서는 안된다. 외국의 사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홍콩 등은 개방을 통해 지금 국가경쟁력을 톱클래스로 올려놓았다. 중국도 70년대 후반 국민들을 제대로 못먹여 살렸으나, 덩샤오핑의 흑묘백묘(黑猫白猫·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잡으면 된다)의 실용주의 철학으로 지금은 10%대의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시장경제와 개방에 따른 결과다. ▶협상 과정에 대한 공개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가능한 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FTA특위)와는 모든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감한 부분은 협상이 끝날 때까지 비공개를 요청할 것이다. 협상이 끝난 이후 본서류는 공개하되, 구체적인 협상진행 과정 등이 담긴 자료는 3년 동안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미국은 10년을 비공개로 해야 한다고 했지만, 우리가 3년으로 주장해 관철시켰다. ▶중국이 농산물시장 양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는데, 미국과 먼저 해야 하는 이유는. -언론보도와는 달리 중국이 구체적인 안(案)을 제시해 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세계시장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수입 규모는 연간 1조 7000억달러 가량 된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안 국가 전체가 수입하는 규모보다 훨씬 많다. 중국보다 미국의 시장성이 훨씬 좋다는 얘기다. 특히 우리 입장에서 보면 중국의 추격이 만만찮다. 중국과 겨루려면 산업구조가 고도화돼야 한다. 농업은 막대한 타격이 우려된다. 그래서 미국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뒤 중국과 하겠다는 2단계 전략을 갖고 있다. ▶상당수 국민들이 한·미 FTA의 장점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업종 상황을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에서는 손해볼 게 없다는 게 각종 자료를 통해 이미 입증된 상태다. 제조업은 우리가 비교 우위가 있는 게 분명하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해당 업체들의 수출 물량이 늘어나게 되고, 동시에 경쟁력도 향상된다. 이렇게 되면 근로자가 구조조정을 걱정하는 일은 없다고 본다. 장사가 잘되는데 왜 구조조정을 하겠는가. 서비스 부문에서는 우리쪽이 경쟁력이 뒤떨어지지만, 우리쪽에 투자가 들어오는 긍정적인 효과가 생긴다. 고용창출의 효과로 이어진다. 통상 외국기업이 들어오면 전체 직원의 95% 가량을 내국인을 고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컨설팅·법무지원·회계 등 각 분야에서 고용이 늘어나게 된다. 농업 부문도 쌀을 제외하면 해볼 만하다. 예를 들어 전남 함평에는 한우고기 브랜드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롯데백화점 등 73개 업체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경남 하동에는 연소득 1억원대의 영농 고소득자 112명을 키우겠다는 농촌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농업에도 잘만하면 ‘블루오션(Blue Ocean)’이 있다는 얘기다. 현재 농업경영자의 60%가 60세를 넘었다. 농산물 개방유예기간을 10∼15년으로 잡는다면 이들은 70세가 넘는다. 따라서 후계자를 키우고 본인들의 노후를 위한 복지 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정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농업의 경쟁력 향상에 정부가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FTA가 이념적 논쟁에 휩싸여 있는데. -FTA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봐야 한다. 국익을 위한 것이냐가 중요하다. 교조적인 시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체제의 우월은 이미 끝났고, 영국 노동당도 세계가 변했다고 선언하지 않았나. 미국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을 반대했던 민주당이 도입했던 사례 등이 이를 말해 준다. ▶정부의 협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가 산업자원부 장관을 만났는데,“한국 정부의 FTA 협정문은 일류급이고 터프(공격적)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독자적인 협정문을 만들어 제출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몇나라밖에 안된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의 협상 능력은 향상되고 있다. ▶앞으로 있을 미국과의 3차 협상 등에서 개성공단 부문도 논의하나. -개성공단 부문은 역외가공의 형식으로 우리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싱가포르·아세안(ASEAN) 등과 FTA를 체결할때 이 부문을 모두 포함시켰다. 그러나 한·미 FTA에서 개성공단 문제는 경제적인 측면만으로는 풀기 어렵다.6자 회담 참가 등 북한이 국제적인 신뢰를 얻지 않으면 쉽지 않을 수 있다. 미국측도 급한 것부터 하자고 했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논의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중이다. ▶국민들이 개방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개방을 한다고 하면 겁부터 내는 패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덩치가 큰 미국과 하면 우리가 손해를 본다는 막연한 피해 의식이다. 이를 극복해야 한다. 우리는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고,12위의 무역대국이다. 넓은 세상으로 나가야 하고, 세계와 어울려야 한다. 그리고 세계 최강국과 경쟁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성공해 왔다. 민족적인 잠재력도 대단하다. 한·미 FTA를 체결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들이 잘 살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세계화·고령화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제2의 성장동력을 찾는 전략으로 개방을 택할 수밖에 없다. 세계화의 효과를 극대화해서 생산성을 올려야 한다. 무역과 투자의 규모를 늘리고, 돈·사람·기술이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에 대해 정책적인 배려는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사회안전망을 갖추지 않고,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는 시장경제와 개방은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사설] 피랍 KBS기자 풀려나긴 했지만

    엊그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지역에서 취재활동을 하다 무장단체에 납치된 KBS 용태영 특파원이 하루만에 풀려났다. 용 기자가 건강한 모습으로 석방돼 퍽 다행스럽다. 용 기자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압승한 팔레스타인 정국을 취재하다 프랑스인 기자 등과 함께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 무장단체에 납치됐었다.2년 전 김선일씨 납치·살해 사건을 겪은 터라 온 국민이 용 기자의 신변 안전에 가슴을 졸였던 게 사실이다. 용 기자의 조기 석방은 외교통상부가 기민하게 대응 조치를 취한 결과다. 정부는 납치소식이 알려진 직후 긴급대책본부를 구성한 데 이어 대책반을 급파하는 등 체계적으로 영사 시스템을 가동했다. 김씨 사건 때 어떠한 창구도 없어 납치 무장단체와 변변한 접촉도 하지 못한 것과는 격세지감이다. 우리 외교의 다변화도 용 기자의 석방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6월 역사상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을 방문, 한·팔레스타인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같은 해 10월에는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이 방한했으며 팔레스타인에 한국대표부도 개설했다. 특히 하마스 정권이 들어선 이후 미국 등이 지원 중단의사를 밝혔음에도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비록 조기 석방이란 결과가 나와 다행이지만, 납치는 테러와 함께 대표적인 반인류 범죄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특히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분쟁지역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 취재에 나선 외국 언론인을 납치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주이스라엘대사관은 용 기자에게 가자지구에 들어가지 말도록 여러차례 주의를 줬다고 한다. 위험한 분쟁지역 취재 준비에 허점은 없었는지도 점검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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