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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일 연결한 고대 해상 관문…사천 늑도 가치 다시 본다

    한·중·일 연결한 고대 해상 관문…사천 늑도 가치 다시 본다

    가야시대 동아시아 해상교역의 핵심 거점이었던 경남 사천시 ‘늑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대 한·중·일을 잇는 국제무역항이자 교류의 중심지였던 늑도의 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남해안 대표 해양역사문화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남연구원은 최근 ‘경남의 발견-고대국가(가야) 초기 동아시아 국제무역항 사천 늑도(勒島)’를 발간하고, 기존 연구 성과와 최근 조사 결과를 종합해 늑도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분석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천만 초입에 자리한 늑도는 거센 조류 속에서도 주변 내해를 활용해 선박이 안전하게 정박할 수 있는 천혜의 입지 조건을 갖춘 섬이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기원전 3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까지 한반도와 중국, 일본을 연결하는 해상교역의 중심지 구실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늑도 유적은 단순한 기항지가 아니라 교역과 생산, 문화교류가 함께 이뤄진 국제교류 공간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늑도에서는 여러 차례 발굴조사를 통해 한국식 동검과 철제 저울추, 일본 야요이 토기, 중국 한나라·낙랑계 유물, 반량전·오수전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이는 늑도가 고대 동아시아 해상 네트워크의 핵심 거점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꼽힌다. 사적 제450호인 늑도 유적에서는 조개더미(패총), 무덤, 집자리와 함께 한반도 남부 최초의 온돌 시설도 확인됐다. 최근 시굴조사에서도 집자리 등 새로운 유구가 발견되면서 해상교류 거점으로서의 역사적 가치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경남연구원은 이 같은 역사적 가치에 비해 늑도의 대중적 인지도와 문화자원 활용 수준은 아직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늑도 유적과 지역 해양문화자원을 연계한 다양한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대표적으로 폐교된 늑도분교를 활용한 전시·체험·디지털 복합문화공간 조성, 섬 둘레길을 중심으로 한 순환 탐방로 구축, 빈집을 활용한 체류형 마을호텔 조성, 주민 해설사가 참여하는 상생형 운영 모델 등이 제안됐다. 연구를 수행한 고민정 경남연구원 선임조사연구위원은 “늑도 유적은 가야의 성장 과정과 고대 동아시아 해상교류 역사를 보여주는 세계사적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이라며 “남해안의 풍부한 해양문화유산과 연계해 경남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관광 콘텐츠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남의 발견’은 경남연구원 홈페이지(gni.re.kr) 연구 카테고리 ‘브리프’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고양시 “빅데이터로 돌봄 사각지대 144명 찾아”

    고양시 “빅데이터로 돌봄 사각지대 144명 찾아”

    경기 고양시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수조사를 통해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 144명을 새롭게 발굴해 통합돌봄 서비스를 연계했다. 9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월 8일부터 7월 3일까지 장기요양 등급 기각·각하자와 재가급여 미이용자 등 돌봄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민 1972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44개 동 행정복지센터 통합돌봄 담당 직원들이 대상 가구를 방문하거나 전화 상담을 통해 거주 환경과 건강 상태, 돌봄 제공자 유무, 복지서비스 이용 실태 등을 확인한 결과 144명이 통합돌봄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이들을 대상으로 즉시 서비스를 연계했다. 또 서비스 이용을 거부한 1359명은 ‘잠재 수요자’로 분류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건강 상태가 악화되거나 가족 돌봄에 공백이 생길 경우 필요한 서비스를 신속히 지원하기 위해서다. 고양시의 통합돌봄 서비스인 ‘고양온돌’은 노인과 장애인 등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자신이 살던 곳에서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고양시 관계자는 “서비스를 거부한 대상자 가운데 상당수가 고양온돌 사업을 알고 있었다”며 “당장 지원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필요한 시점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홍보와 모니터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서울 강서구, 희망온돌 성금으로 초복 맞이 삼계탕 나눔

    서울 강서구, 희망온돌 성금으로 초복 맞이 삼계탕 나눔

    서울 강서구가 역대 최대 모금액을 기록한 ‘2026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으로 취약계층 어르신들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지원한다고 8일 밝혔다. 우선 화곡8동 희망드림단은 초복인 오는 15일 취약계층 어르신 100명을 대상으로 삼계탕 등 보양식과 여름철 후원 물품을 전달하는 ‘건강 꾸러미 나눔 행사’를 열 예정이다. 이 행사는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과 화곡8동 까치산 탑본의원 후원 등으로 마련한 350만원으로 준비했다. 건강 꾸러미에는 기력 회복을 위한 삼계탕, 전복죽 등 간편 보양식과 여름용 이불이 담겼다. 또한 등촌2동은 독거어르신 60명을 대상으로 한방갈비탕, 전복삼계탕, 소불고기 등 여름철 영양식을 제공하는 ‘여름 든든 밥상 나눔’ 사업을 진행한다. 우장산동은 독거어르신이나 저소득 중장년 1인 가구 등 55가구에 삼계탕과 과일, 겉절이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구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진행한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에서 서울 자치구 역대 최대인 80억 6000만원을 모금했다. 모인 성품은 겨울철에 배분한 뒤 성금은 복지가 필요한 곳에 쓰이고 있다. 진교훈 구청장은 “주민들의 따뜻한 후원이 어르신들이 무더위를 이겨내시는 데 큰 힘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촘촘한 돌봄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금천구,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우수 자치구 선정

    금천구,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우수 자치구 선정

    서울 금천구는 2026년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에서 우수 자치구로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관으로 지난 24일 열린 ‘2026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 유공자 표창 수여식 및 성과공유회’에서 금천구는 ‘모금회장 기관 표창’을 받았다.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는 구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력해 겨울철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민관 협력 나눔 캠페인이다. 금천구는 이번에 당초 목표액이었던 18억원의 120.3% 수준인 총 21억 6000만원을 모금했다. 취약계층에 김치를 지원하기 위한 신규 사업 ‘금(천구 김)치가 온다’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구는 후원받은 김치 7만 3843㎏과 구의 배분 사업으로 확보한 1만 6000㎏ 등 총 8만 9843㎏의 김치를 1만 1302가구에 전달했다. 금천구는 행정동 부문에서도 가산동 주민센터가 표창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가산동은 기업들이 밀집한 G밸리를 중심으로 기업과 주민들이 합심해 적극적인 나눔을 실천해 왔다. 유성훈 구청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역대 최고 모금액을 달성할 수 있도록 온정을 모아주신 지역주민과 기업·단체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나눔 문화가 확산되는 따뜻한 금천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도서관 천장 틈 쏟아지는 햇살… 그날의 파란 여름이 떠올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도서관 천장 틈 쏟아지는 햇살… 그날의 파란 여름이 떠올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도서관 길이 92m 종묘 정전 모티브내부 삼각 구조에 ‘책의 산’ 경외감조선 실학자 황윤석 ‘기록의 대가’53년간 57권 백과사전급 일기 남겨1~2층 잇는 계단 잔뜩 꽂힌 만화책고독하지만 고독하지 않은 도서관‘취석정’ 정자 마당 7개 고인돌 눈길‘운곡습지’ 탐방로 1코스 원시림 방불“혼자서 있을 수 있는 자유는 정말 중요하지. ··· 그러니까 책을 읽는 것은 고독하면서 고독하지 않은 거야. 독서라는 것은, 아니 도서관이라는 것은 교회와 비슷한 곳이 아닐까? 혼자 가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면 말이야.“ 마쓰이에 마사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중에서 어떤 의미들은 한참이 지나서야 우리 안에 살아 숨 쉬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눈부시게 환한 햇살, 윤슬처럼 반짝이던 눈동자, 나란히 앉아 수박을 베어 물던 얼굴들. 황윤석도서관에서 책장을 넘기다 내가 당신들과 여름의 한가운데를 함께 지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밑줄 쳐진 시간들 여름날, 할머니의 과수원이었다. 점심을 먹고는 마루에 누워 사탕을 녹여 먹고 있었다. 햇살은 한 뼘씩 슬그머니 얼굴 위로 번졌다. 졸음을 견디지 못해 잠이 들려는 찰나, 미처 녹아내리지 못한 사탕이 목구멍에 턱하고 걸렸다. 놀란 나는 캑캑거려 사탕을 뱉어내고는, 손바닥 위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다 서러워 그만 소리 내어 울고 말았다. 뒤늦게 놀라서 달려오던 할머니의 발자국 소리가 그 여름 그늘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 전북 고창 황윤석도서관에서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비채)를 읽다가 그날의 파란 여름이 떠올랐다. 책을 내려놓고 고개를 드니 도서관 용마루의 투명한 틈새로 하늘색이 보였고 햇살이 넉넉하게 쏟아졌다. 나는 왜 여태껏 그날을 기억하고 있을까. 우리의 인생에는 이처럼 밑줄 쳐진 시간들이 있다. 사카니시에게는 존경하던 건축가 무라이와 보낸 스물세 살의 한철이 그랬을지 모를 일이다. 무라이의 설계사무소는 매해 7월 말에서 9월 중순 사무실을 여름 별장으로 옮겨 일했는데 그해에는 국립현대도서관 설계 공모를 준비한다. 소설은 중년이 된 사카니시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 너무도 아름다운 그 시절의 여름을 회고하는 내용이다. 고창은 소설 속 여름 별장이 있는 아오쿠리 마을과는 다르다. 아오쿠리는 가상의 지명으로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의 어디쯤이다. 아사마산 기슭의 휴양지로 초기에는 외국 선교사들의 별장지였고 시간이 지나 저명한 인사들의 휴양지로 변화했다. 그럼에도 고창에서 여름 별장을 떠올린 건 고창이 간직한 ’짓다‘라는 행위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고창에는 태초의 건축이 깃들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고인돌이다. 건축학자 김봉렬은 고인돌을 “최초의 견고한 건축물”이고 “예술적 기념물”이라 했다. 고창 고인돌은 죽림리와 상갑리, 도산리 일대에 1748기가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군집이다. 여름 별장이 생각난 이유는 또 있다. 건축가가 설계한 도서관이 있어서다. 고창 황윤석도서관은 tvN ‘알쓸신잡’ 등으로 잘 알려진 유현준 건축가가 디자인했다. 지난해 12월 개관했는데 곧장 고창의 랜드마크로서 도시의 자긍심을 높였고 여행자들의 목적지가 됐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책의 성소 도서관은 어떤 곳이어야 할까? 70대의 노 건축가와 20대 신입 건축가가 마주 앉아 도서관 건축에 관해 이야기 나누던 소설 속 장면을 좋아한다. 유현준 건축가가 이 소설을 읽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 곁의 건축가가 도서관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소설과 비교해 들여다보는 건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에는 스웨덴 건축가 군나르 아스플룬드의 우드랜드 공동묘지(숲의 묘지)가 중요하게 언급된다. 그는 훗날 스톡홀름공공도서관을 설계했다. 그래서 무라이는 도서관을 ‘교회와 비슷한 곳’이라 말했을지도. 건축가들에게 도서관은 성스러운 장소인 걸까? 황윤석도서관은 우리 왕가의 제례 공간인 종묘의 정전(101m)을 모티브로 했다. 길이가 무려 92m에 달한다. 첫인상은 그로 인해 강렬하다. 벽면서가인 북마운틴과 맞은편 열주의 벽이 92m 끝의 소실점을 향하는데 공간의 깊이가 극대화된다. 또 삼각의 구조가 겹치며 북마운틴 서가는 그 이름처럼 책의 산이 된다. 건축이 연출하는 책의 경외감이다. 첫걸음을 뗀 많은 이들은 ‘도서관이 이런 곳이었나’라며 감탄했겠다. 유현준 건축가는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에서 황윤석도서관 건립 과정을 상세히 소개한다. 그는 도서관을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용하지만, 결국 개개인이 선택한 자리에서 홀로 책에 몰입하는 장소라고 말했다. 소설 속 사카니시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때는 누군가 옆에 있어도 혼자인 것 같았다고 했다. 스승 무라이는 ‘혼자 가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장소’라고 답한다. 유 건축가는 가로로 긴 도서관에 여러 개의 사선으로 이를 형상화한다. 그리고 비스듬한 선들은 장방형의 공간에 여러 개의 단면을 연출한다. 도서관 정문이 있는 남쪽 처마는 직선이 아니다. 서에서 동으로 가며 낮아진다. 건물의 용마루는 의도적으로 동서축을 살짝 틀었다. 2층 높이의 도서관 내부는 거대한 북마운틴 서가가 대각선으로 공간을 가른다. 그러므로 폭과 너비, 빛의 세기와 그림자, 각기 다른 공간의 구조를 만든다. 그 결과 92m의 단면은 조금씩 달라지고, 이용자는 각자의 위치에 따라서 매번 다른 공간적 경험을 가진다. 군중 가운데 ‘혼자서 있을 수 있는 자유’가 존재하는 것이다. ●여름휴가를 고창 도서관에서 황윤석의 흔적 또한 눈여겨볼 일이다. 황윤석도서관은 왜 그 이름이 붙었는지부터 전시하고 설명한다. 황윤석은 고창에서 태어난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기록의 대가’다. 1729년에 태어나 열 살 때부터 1791년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까지, 53년간 57권에 달하는 이재난고(頤齋亂藁)를 남겼다. 정치, 경제, 문학, 수학, 천문학, 예술 등을 아우르는 백과사전 급의 일기는 당시 시대상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자료다. 이를 건축으로 풀면 세상의 모든 이치와 지혜를 담은 책의 집, 도서관이겠다. 이재난고의 책을 펴듯 두서없는 걸음으로 도서관 자료실을 옮겨 다닌다. 북마운틴을 사이에 두고 남쪽 자료실은 층고가 높아 성스럽다. 도로와 맞댄 북쪽 자료실은 단층이어서 포근하다. 북마운틴 난간에서 남쪽 자료실을 내려다보면 창가 쪽으로 열주, 즉 서까래까지 연결된 거대한 나무 기둥이 압도하는데, 폭넓은 판형의 기둥이 열람석 사이 칸막이 역할을 해 이용자들은 혼자만의 독서를 즐길 수 있다. 북쪽 후문 입구에는 무인카페가, 반대편 서쪽 끝에는 예각의 삼각 공간이 있는데 조용히 작업하기에 알맞다. 1~2층을 잇는 계단 서가에는 만화책이 잔뜩 꽂혀 있다. 곳곳의 숨은 자리들은 낯선 이들마저 환대한다. 도서관 안에는 이미 고창 사람뿐 아니라 여행자가 한데 섞여 책을 읽거나 공간을 누리는데, 멋진 서재에 들어온 듯한 기분은 도서관을 별장처럼 느끼게 한다. 왠지 이 아담한 도시에서 조금 긴 여름을 보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침 휴가를 계획하기 시작하는 여름의 초입이다. 여름 여행은 바다를 먼저 떠올리는 이가 많겠지만 모두가 푸른 바다에 풍덩 뛰어드는 것으로 여름을 견디지는 않는다. 때로는 느긋하게 시골 동네의 시간을 빌려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아침에 일어나 슬리퍼와 반바지 차림으로 도서관에 들리고, 느긋하게 고창읍성을 한 바퀴 걷고 다시 도서관에 와서 오후의 책장을 넘기는 하루. 도서관은 휴관인 월요일과 주말을 제외하고는 오후 10시까지 문을 여는데, 해가 기울고 밤이 깃든 시간은 또 어떤 비밀의 장막을 열어젖힐까. 고독하지만 고독하지 않은 장소, 그런 목적지가 있어 동네 사람처럼 얼마간의 여름을 지날 수 있을 테지. 그러고 보니 사카니시가 머물던 여름 별장의 방은 침대가 있는 서고였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지만 각자이기도 한 공간, 1층 남쪽 창가에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읽다가 가끔씩 뒤를 돌아보면 북마운틴 서가 위로 햇살과 그림자가 조금씩 기울고 있었다. ●고인돌이 있는 특별한 풍경 고창에는 옛사람의 도서관 같은 공간이 여럿 있다. 노동저수지 인근의 취석정이 대표적이다. 조선시대 선비 노계 김경희가 을사사화를 겪고 고향으로 내려와 지었다. 지금의 건물은 300년쯤 지나 후손들이 고쳐 지은 건물이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한옥으로 가운데 한 칸이 온돌방이고 나머지는 계자난간을 두른 마루다. 난간에는 태극, 팔괘 등을 조각했으니 그에게 이곳은 하나의 우주였겠다. 정자 이름 취석(醉石)은 술에 취해 바위 위에서 잠들기도 했다는 도연명의 일화에서 따왔다. 마루에 앉아 세상을 내려보듯 마당을 살피면 일곱 개의 커다란 취석이 보인다. 그냥 봐도 예사 돌이 아니란 걸 알겠는데 고인돌이다. 처음 정자를 지은 노계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담장 안팎으로는 정자만큼이나 나이를 먹은 느티나무 여러 그루가 자란다. 덕분에 나뭇가지가 하늘을 가려 숲에 안긴 듯하다. 선비들은 작은 별장 같은 집에서 고인돌을 바라보며 책을 읽고 글을 짓고 친구를 불러 환담했겠다. 고창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이다. 고인돌은 고창고인돌박물관을 목적지 삼아도 좋다. 주변이 온통 고인돌의 군집이다.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등 고인돌의 형태를 고루 살필 수 있다. 더운 여름에는 모로모로 탐방열차를 타고 돌아보는 게 낫다. 잠깐씩 내려 유적지를 관람하고 해설도 들을 수 있다. 고창의 숨은 명소 운곡습지도 같이 돌아볼 일이다. 죽림리 고인돌 유적 옆에 운곡습지탐방안내소가 위치한다. 원래 360여 명의 사람들이 살던 농촌은 영광원자력발전소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저수지를 조성하며 사라졌다. 28년이 지나 다시 알려졌을 때는 습지가 되어 있었다. 자연은 놀랍게도 스스로 폐경지를 변화시켜 산지형 저층습지로 만든 것이다. 탐방로는 4개 코스가 있는데 죽림리 안내소에서 원점으로 회귀하는 오베이골 자연복원습지 중심의 1코스를 추천한다. 습지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구간이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날 만한 좁은 데크 위를 걷는데, 이곳의 주인은 이제 사람이 아닌 습지라는 선언 같다. 원시림에 가까운 초록의 습지는 도서관보다 고요하다. 허물어진 담장 등은 사람이 살던 시절의 흔적을 전한다. 그 또한 습지 식물에 뒤덮인 채다. 오베이골 자연복원습지 반대편에는 운곡습지 생태공원이 있다. 가족 단위에 적합한 공원이다. 안내도에는 죽림리와 연결돼 있지만 통행이 어렵다. 용계리 탐방안내소(친환경주차장)로 이동해 도보나 탐방열차를 이용해야 한다. 생태공원 내에는 또 하나의 커다란 고인돌이 볼거리다. ‘동양 최대 고인돌’로 무게가 300톤에 달한다고. 거대한 바위 앞에서 다시금 고인돌은 청동기의 무덤이 아닌 성전일 수도 있었겠다 싶다.
  • 서울 중구, 현대아울렛 동대문점과 ‘나눔 바자회’

    서울 중구, 현대아울렛 동대문점과 ‘나눔 바자회’

    서울 중구는 오는 11일과 12일 이틀간 현대아울렛 동대문점과 함께 ‘나눔 바자회’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구청 본관 1층 로비와 야외 공간에서 열린다. 기업의 사회공헌(CSR) 사업과 연계한 민관 협력으로 마련됐다. 타미힐피거, 쉬즈미스, 네파, 크록스 등 7개 브랜드 상품을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자리다. 판매 수익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해 폭염에 대비한 취약계층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다양한 먹거리 부스도 운영된다. 중림종합사회복지관 어르신 일자리 사업장인 전통주 문화 플랫폼 ‘약현’은 전통주를 판매하고 시음 행사도 한다. ‘모구모구과자점 인 신당’과 ‘로이터 브레드가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과류를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기부한다. 방문객을 위한 기부 이벤트도 진행된다. 신용카드나 간편결제로 후원할 수 있는 ‘기부 키오스크’에서 1만원 이상 기부하면 ‘퍼스널 컬러 진단’ 또는 ‘재미로 보는 운세·진로 코칭 사주’ 체험권을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현대아울렛 동대문점은 그동안 1400여만원을 기부하고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바자회에도 참여하는 등 꾸준한 나눔을 실천해 왔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중구에 재난 구호 물품을 지원하기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김길성 구청장은 “민관이 협력해 마련한 바자회가 폭염에 취약한 이웃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박미경의 사진의 첫 문장] 한옥의 원리로 사진을 축조하다

    [박미경의 사진의 첫 문장] 한옥의 원리로 사진을 축조하다

    네모난 ‘정방형’의 프레임 안에 둥근 ‘월문’(月門)이 그득하다. 노인이나 어린이,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배려해서 문지방을 곡선으로 휘어서 낮춘 월문. 500여년 전에 지어진 경상북도 봉화 충재종택의 대문으로, 실용성과 더불어 환대의 정신이 담겨 있다. 사회적 약자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인 ‘베리어 프리’(barrier free)가 세계 여러 나라의 건축설계에 이용되기 시작한 것이 1970년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문지방을 넘는 어깨가 으쓱해진다. ‘한옥 사진가’로 이름이 양명한 이동춘의 ‘정방도’(正方圖)는, 한옥 속 도식의 원리를 시각화한 사진 시리즈다. 충재종택 외에도 안동 퇴계종택, 학봉종택과 서애종택, 청계종가, 간재종택, 후조당, 삼구정, 도산서원, 병산서원, 광거당, 소수서원, 창은정사 등 우리 한옥 건축의 구조적 완결성과 사상적 깊이를 고스란히 보여 주는 명소들을 가로와 세로 네 변의 비율이 꼭 같은 정방형의 사진틀에 담았다. 정방형은 전통 한옥의 공간 구성에 중요한 원리로 쓰인다. 한옥은 전체적으로 정방형의 틀에 공간이 배치되어 있으며 가옥의 중심에는 넓은 대청마루가, 그 양옆으로는 온돌방이 서로 마주 보게 놓인다. 다른 공간과 사물들 역시 동서남북 사방을 기준으로 질서 있게 구성되며 출입문, 창호, 기둥, 마루 끝선 등이 모두 정방형 안에서 정렬된 구조로 나타난다. 각 방이나 마루의 크기 또한 한 칸, 두 칸 혹은 세 칸 단위의 정방형으로 그려지며, 사방 끝에는 담장이나 툇마루가 둘러 있어 외부와 내부의 경계가 정방형의 틀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닫힌 듯 열리며 고르게 펼쳐진 정방형들의 무수한 반복이 한옥의 공간미를 이루는 것이다. 2025년, 전시를 통해 처음 선보인 정방도는 이동춘이 ‘한옥 외길’ 30여년의 여정 끝에 도달케 된 사각의 지점이다. 단순히 정사각의 네모난 사진 프레임 안에 풍경을 담은 것이 아니라 “한옥의 원리대로 한옥 사진을 축조했다”는 평을 듣는다. 정방도의 모든 풍경은 한지에 담겨 더욱 멋스럽고 특별하다. 박미경 류가헌 갤러리 관장
  • 전북도 연구사업과 종자주권 자긍심이 토종생강 살렸다

    전북도 연구사업과 종자주권 자긍심이 토종생강 살렸다

    ‘중국종자생강’에 밀려 겨우 명맥을 유지하던 토종 ‘재래생강’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의 재래생강 우수성 입증 연구에 우리나라 생강 시배지 완주 봉동읍 농가들의 종자주권 자긍심이 더해져 도출된 성과다. 29일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과 농가 등에 따르면 완주 생강 재배면적 200여 ㏊ 가운데 0.2%까지 떨어졌던 재래생강 재배 비율이 최근 10%까지 급증했다. 재래생강의 뛰어난 약리적 기능성이 알려지면서 제값을 받게되자 수확량 위주의 중국종 재배에 치중했던 농가들이 다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김용회 완주재래생강보존회 이사는 “2022년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의 연구사업 전에는 재래생강 가격이 ㎏ 당 7000원으로 중국종에 비해 겨우 1000원 더 높았지만 최근에는 1만 5000~1만 6000원으로 두배 가까운 값을 받고 있다”며 “토종생강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면서 종자 구입을 문의하는 농가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재래생강은 660㎡당 생산량이 800~1000㎏으로 중국종(1300~1500㎏)보다 30% 이상 적고 수확과 가공에 손이 많이 가 농가들이 재배를 외면, 사라질 위기에 직면했었다. 봉동 농가들이 재래생강 재배를 다시 확대하게 된 배경은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의 연구사업 결과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연구원의 재래생강 우수성 발표와 완주군농업기술센터의 재배 권장에 농가들의 의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헐값에 판매되던 재래생강도 소비가 늘면서 제값을 받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생강을 재배한 지역인 만큼 재래생강을 지키고 부활시켜야 한다는 움직임도 일어났다. 봉동은 생강 종자를 온돌 밑에 저장하는 토굴식 전통농업(국가농업유산 13호)을 고수하는 지역이다. 수백년 보존된 토굴 854개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를 추진 중이다. 앞서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은 재래생강의 핵심 유효 성분 함량이 중국종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2021년부터 완주 봉동은 물론 국내 최대 생강 주산지인 충남 서산 등을 방문해 재래생강과 중국종자생강 재배 현황을 파악하고 샘플을 수거해 분석에 들어갔다. 연구 결과 재래생강의 항산화·기능성 유효 성분이 중국종보다 1.2~2.9배나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재래생강과 중국종자생강의 항산화 및 기능성 물질 비교 연구’ 결과다. 재래생강의 진저롤(gingerol) 함량은 g당 1.350mg으로, 중국종의 1.020mg에 비해 약 1.3배 많았다. 생강의 알싸하고 얼얼한 맛을 내는 진저롤은 항산화, 항염증, 면역 증진 및 항암 효과를 내는 대표적인 기능성 성분이다. 특히, 재래생강을 121℃에서 8시간 증숙할 경우 진저롤이 쇼가올 (shogaol)로 변해 약리 효과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가올 함량은 재래생강이 g당 1.791mg으로 중국종 0.948mg에 비해 1.8배 높았다. 항산화물질인 플라보노이드는 재래생강이 100g당 98.4㎎로 중국종 32.97㎎보다 2.9배나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수진 연구사는 “재래생강은 단순히 양념 채소로 소비하기는 아까울 정도로 유용성분이 풍부해 기능성 식품, 의약품 원료, 프리미엄 디저트 등 고부가가치 바이오·가공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경식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장은 “종자주권을 지키고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재래생강에 대한 연구사업을 추진했다”며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은 오는 7월 한국저장유통학회에서 ‘증숙처리가 국내산 생강의 기능성 물질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그간의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 [길섶에서] 새 소리 치유법

    [길섶에서] 새 소리 치유법

    한 달 전쯤 목포 여행을 다녀왔다. 호텔 대신 원도심 안의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숙소로 골랐다. 오랫동안 한약방으로 쓰이던 공간을 개조한 곳이었다. 겉만 한옥일 뿐 호텔 객실 못지않은 세련미로 치장한 요즘 한옥 숙소들과 달리 세월의 흔적이 배어 있는 소박한 풍경이 오히려 정겨웠다. 예상 밖의 즐거움도 있었다. 아침마다 새 소리에 잠이 깼다. 뒷마당 벚나무 가지 위를 제 집인 양 드나드는 새들의 소란스러운 인사에 눈이 절로 떠졌다. 짜증은커녕 반가움이 앞섰다. 휴대폰 알람 대신 새 소리를 들으며 기상한 게 얼마 만인가. 그대로 누운 채 한참 새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마음이 평화로워지면서 하루를 시작할 에너지가 온몸에 차오르는 충만감이 느껴졌다. 지난 주말 신간 서평을 훑어보다 “단 6분만 새 소리를 들어도 8시간 동안 불안과 걱정이 누그러진다”는 책 인용문에 무릎을 쳤다. 한옥 온돌방에 누워 아무 걱정 없이 새 소리를 듣던 안온한 시간들이 떠올랐다. 아파트에서는 라이브로 듣기 어려우니 새 소리 알람으로라도 바꿔 볼까.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 금산 ‘영천암 무량수각’·청양 ‘장곡사 설선당’ 보물 된다

    금산 ‘영천암 무량수각’·청양 ‘장곡사 설선당’ 보물 된다

    충남의 대표적 조선시대 사찰 건축물인 금산군 ‘영천암 무량수각’과 청양군 ‘장곡사 설선당’이 보물로 지정된다. 30일 충남도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이 영천암 무량수각과 장곡사 설선당을 각각 국가 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두 사찰 건축물은 조선시대 조성된 전통 목조건축의 구조적 특성과 공간 구성, 시대적 건축 양식 등을 보여주는 도내 대표적인 건축 문화유산이다. 무량수각은 산중 수행과 생활이 가능하도록 온돌방에 불상을 안치한 인법당(因法堂) 형식의 건축물이다. 건축물은 상부 다락 설치와 불단 상부 반자 상승 등의 공간을 입체적으로 구성해 인법당 건축 구조와 구성 측면에서 학술 가치가 크다. 영천암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승장 영규대사 등의 진영을 모시고 춘추 제향을 이어온 역사적 의미도 지니고 있다. 설선당은 승려들이 경전을 강론하고 참선을 수행하던 공간 건축물이다. 사찰 내 교육과 수행 기능을 함께 담당했다.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 주심포 양식을 기반으로 맞배지붕과 부섭지붕이 결합한 형식을 갖췄다. 경내 국가 보물인 장곡사 대웅전과 함께 사찰 배치와 기능적 관계 이해에 중요 자료로 평가받는다. 김재균 도 문화유산과장은 “도내 문화유산의 체계적 보존·관리와 활용으로 지역 문화유산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 광에서 인심 났다… 강남구 이웃돕기 46억원 모금

    광에서 인심 났다… 강남구 이웃돕기 46억원 모금

    서울 강남구는 ‘2026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캠페인을 통해 역대 최대인 46억원을 모금했다. 구는 지난 2일 캠페인에 참여한 고액기부자 및 특별기여자 26명을 초청해 감사장을 전달하고,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낸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캠페인은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올해 2월 14일까지 진행됐다. 개인과 단체, 기업이 한마음으로 참여한 결과 총 46억원의 성금이 모이며 강남구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모두가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더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한 지역사회의 연대가 기록적인 모금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성과는 일부 고액 기부만으로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보탠 정성이 곳곳에서 이어지며 모금의 온기를 키웠다. 한 동의 주민들은 함께 이뤄낸 축제 참여 포상금 120만원 전액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주민 공동체가 만든 기쁨을 다시 이웃과 나누며 지역 안에서 나눔의 가치를 확산한 사례다. 특히 한 주민은 본인 역시 공적 돌봄서비스를 받는 취약한 형편이었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5만원을 기부해 깊은 울림을 줬다. 구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기여자들에게도 순차적으로 감사장을 전달하고, 모든 기부 참여자에게 감사 서한문을 발송해 예우를 이어갈 계획이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웃을 위해 마음을 보태주신 뜻이 소중하다”며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가운데서도 이웃을 위해 정성을 보태주신 분들께 더 깊이 감사드리며, 작은 기부도 존중받는 문화를 통해 더 많은 주민이 나눔에 함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동작 ‘희망 온돌’ 목표 금액 103% 달성

    동작 ‘희망 온돌’ 목표 금액 103% 달성

    서울 동작구는 취약계층을 위한 모금 캠페인 2026년 ‘희망 온돌 따뜻한 겨울나기’에서 목표액 14억원의 103%인 14억 3825만원의 성금 및 물품을 모금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지난 2월 14일까지 진행된 캠페인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및 동작복지재단의 민관 협력으로 이뤄졌다. 구는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 동작 기부릴레이 페스타, 모금 키오스크 설치 등 다각적인 노력으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했다. 총 성금액은 전년 대비 1억 3114만 원이 증가한 8억 3458만 원이고, 물품은 6억 367만 원 어치로 집계됐다. 확보된 재원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관내 저소득 가구를 위한 복지 사각지대 발굴, 생계 및 교육비 지원, 동별 맞춤형 복지 혜택 제공 등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박일하 구청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구민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목표 이상의 결실을 맺었다”며 “소중하게 모인 성금과 성품은 도움이 절실한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되도록 투명하고 공정하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 서울서 가장 뜨거웠던 강서의 ‘희망온돌’

    서울서 가장 뜨거웠던 강서의 ‘희망온돌’

    서울 강서구는 ‘2026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에서 2년 연속 서울 자치구 최대 금액을 모금했다고 9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모인 모금액은 전년 대비 약 32억원 증가한 80억 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목표액 25억원의 3.2배 수준으로, 역대 자치구 모금액 중 1위다. 세부적으로는 현금 15억 600만원, 현물 65억 5400만원이 모였다.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는 저소득층의 겨울나기를 돕기 위해 구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모금 활동이다. 특히 기부자가 다음 기부자를 추천하는 ‘기부 나눔 릴레이’에는 481명이 참여해 전년 대비 81% 늘어난 27억원을 모금했다. 어린이집·유치원 125곳에서도 ‘사랑의 저금통 마음 모으기’에 참여해 3600만원 상당을 보냈다. 현물 기부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등촌3동의 한 어르신은 어려운 대학생을 위해 2000만원을 익명으로 후원했다. 발산1동의 한 주민은 이사 중 찾았다는 동전 13만 4290원을 비닐봉지에 담아 전달한 뒤 급히 자리를 떴다. 성금 5억 6000만원은 생계·의료·주거·교육비 지원이 필요한 915가구와 장애인·어르신·아동복지시설 24곳에 전달됐다. 성금과 성품은 추석 명절 지원금이나 저소득 청년 1인 가구를 지원하는 ‘강서청년둥지사업’, 희귀질환 아동 치료비 등 복지 사각지대 이웃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기부자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지역 곳곳에 의미 있게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 “쓰레기 더미 아닌 밝은 세상서 새로운 인생 살아요”… 영등포구, 저장강박 위기가구 지원

    “쓰레기 더미 아닌 밝은 세상서 새로운 인생 살아요”… 영등포구, 저장강박 위기가구 지원

    “혼자서는 엄두도 못 냈는데 주민센터에서 먼저 찾아와 도와줘 다시 사람답게 사는 느낌이 듭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1동의 노인맞춤돌봄 생활관리사와 주민센터의 도움으로 다시 생활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을 마련한 어르신은 이렇게 말하며 감사를 전했다. 구는 저장강박으로 위생과 안전에 어려움을 겪던 어르신의 주거환경을 개선했다고 30일 밝혔다. 구에서 추진 중인 ‘마을안(安)희망살이’ 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사업은 저장강박으로 화재 위험, 악취, 해충 발생 등 열악한 환경에 놓인 가구를 대상으로 청소, 도배, 장판 교체 등을 지원해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재원은 구청 복지정책과에서 추진하는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캠페인으로 모금된 성금이다. 생활관리사는 지난 18일 1.5평 남짓한 좁은 집에서 장기간 쓰레기와 함께 생활하는 어르신을 발견했다. 이후 주민센터가 즉시 현장을 확인하고 선제적 지원에 나섰다.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은 어르신을 여러 차례 설득해 쓰레기 청소에 대한 동의를 얻고, 집 안을 채운 약 1톤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이후 방역작업까지 완료해 어르신의 위생과 안전을 확보했다. 청소가 끝난 어르신 집에는 쓰레기에 가려져 있던 침대, 책상, 소형 샤워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비가 완료된 뒤 어르신은 “예전에는 물건이 너무 많아 눕지도 못하고 앉아서 자다 보니 다리가 아팠다. 이제는 침대에 누워 다리를 뻗고 잘 수 있어 꿈만 같다”고 전했다. 주민센터는 해당 어르신을 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해 주거 환경과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돌봄 서비스 및 복지 자원을 연계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관찰할 계획이다. 최호권 구청장은 “저장강박이나 사회적 고립으로 어려움을 겪는 위기가구는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지역 내 위기가구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신속하고 체계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 김용일 서울시의원, 남가좌 1·2동 비전공유회 참석

    김용일 서울시의원, 남가좌 1·2동 비전공유회 참석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서 의정활동하고 있는 김용일 의원(서대문구 제4선거구, 국민의힘)은 지난 26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남가좌1동 및 남가좌2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2026 동 비전공유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날 비전공유회에서 김용일 의원은 새해 인사와 함께 주민들의 건강관리를 당부하며 “살기 좋고 발전하는 우리 동네를 위해 시의원으로서 모든 역량을 쏟겠다”라는 다짐과 함께 큰절로 세배를 올려 참석한 주민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1부에서는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나서 서부선, 강북횡단선, 경의선 및 내부순환로 지하화 등 지역의 지형을 바꿀 큰 틀의 토목 사업과 지역 발전 비전을 공유했다. 또한 마을버스 및 자율주행버스, 중앙공원 지하 유비쿼터스 시스템, 서울시립 김병주도서관, 맨발길, 서울형 키즈카페, 어르신 일자리 등 주민 실생활과 밀착된 현안들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 진행된 2부 민원 청취 시간에는 직접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실질적인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하며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남가좌1동에서는 7716번 버스 등 노선 조정을 통한 교통 불편 해소와 경의중앙선 배차 간격 축소 및 정시 운행 준수 문제, 제설시설 보완 등을 논의했다. 또한 모래내 상권 활성화를 위해 낙후된 주차 환경 정비, 온누리상품권 사용 편의 확대, 공중화장실 확충, 버스정류장 온돌 의자 설치 등 생활 밀착형 개선 사항들을 논의했다. 남가좌2동에서는 수변감성도시 조성과 홍제천 카페마당, 백련산 숲속치유센터, 명지대 상권 활성화, 명지대 MCC관의 주민 개방 확대 등을 논의했다. 또한 겨울철 경사로 염화칼슘 부족, 제설차량 추가 배치, 목욕탕 신설, 염화칼슘 포장지의 지퍼백설치, 식당의 RFID음식물쓰레기 관리 등이 논의됐다. 김 의원은 비전공유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오늘 논의된 서대문의 비전이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정책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길섶에서] 고난이 유익이라

    [길섶에서] 고난이 유익이라

    최근 만난 고위공무원 출신 인사에게 “생신 축하” 인사를 건넸더니 돌아온 답이 뜻밖이었다. “원래 생일이 이날이 아닌데 호적을 늦게 올려 그리됐다네.” 그러고는 깜짝 놀랄 얘기를 들려줬다. 중앙부처 요직을 두루 거쳐 장관까지 오른 ‘만능 운동맨’인 그는 태어나자마자 죽을 고비를 겪었다고 했다. 부모는 곧 죽을지도 모르는 아들을 온돌방 아랫목에 한참을 눕혀 놨는데 따뜻한 기운이 돌면서 가까스로 살아났다는 것. 그 뒤로도 병치레를 했으나 ‘운동과 열공’으로 극복해 오늘날까지 왔다고 회고했다. 여든을 바라보는 그는 지금도 왕성하게 책을 쓰고 세미나에 참석하고 후배들과 만나 토론한다. 주변에 잘된 사람들을 보면 ‘비바람을 맞아 진짜 단단하게 된’ 경우가 많다. 어렸을 적 끼니도 제대로 못 먹었던 60대 지인은 구두닦이 등 고생하며 한 단계씩 올라 지금은 굴지의 중견기업을 운영한다. 성경 시편에 나오는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를 아는 사람들이다. 반대로 쉽게 무너지고 포기하는 사람들은 고난을 겪어본 적 없는, 인생 편하게 살아온 경우가 상당수다.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 송파, 2026 겨울나기 성금 21억원… “한 달여 남았지만 목표액 97%”

    송파, 2026 겨울나기 성금 21억원… “한 달여 남았지만 목표액 97%”

    서울 송파구는 취약계층 성금인 ‘2026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캠페인 모금액이 계획했던 금액의 97%를 기록해 목표 조기 달성이 예상된다고 15일 밝혔다. 현재 모금액은 목표액 21억 7000만원의 96.9%인 21억원이다. 지역 내 법인들의 적극적인 기부가 큰 역할을 했다. 엠키스코어는 최고 기탁금액인 현금 1억원을 기부했다. 홀빅과 사마스전자도 각각 1000만원을 보탰다. 롯데백화점은 크리스마스마켓의 온정을 담아 성금과 성품 8000만원을 보냈고, 롯데월드는 홀로 겨울을 나는 저소득층을 위한 필수품 키트 100박스를 전달했다. 키트에는 백미 2㎏, 간편식과 생필품, 냄비 등이 담겼다. 법인 외에도 각계각층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유치원·어린이집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모은 성금을 보내왔고, 한 학생은 본인이 받은 장학금 100만원을 전액 기부했다. 지역 나눔 리더인 이모 씨 가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300만원을 기부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넓히는 데 이바지했다. 구는 오는 2월 14일까지 모금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총 29억 5000만원의 성금과 성품이 모여 홀몸 어르신과 장애인, 한부모가족 등 저소득 가정과 지역 내 복지 시설에 전달됐다. 서강석 구청장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송파를 행복한 나눔 공동체로 만들고 있다”라며 “복지 사각지대 없는 송파를 만드는데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송상현의 기개, 지키지 못한 성… 그 언덕엔 아픔이 있다[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송상현의 기개, 지키지 못한 성… 그 언덕엔 아픔이 있다[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부산을 찾는 사람들이 편리하게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수단은 단연 지하철이다. 부산은 오늘날에도 세계로 열린 창이듯 유사 이래 대일(對日) 국방과 외교의 최전선이었다. 임진왜란 초기 분전의 역사가 어린 부산진성, 동래성, 다대진성은 물론 외교와 교역 창구였던 초량 왜관을 부산역에서 바로 이어지는 지하철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자갈치시장과 광복동을 지나는 지하철 1호선은 부산의 역사를 관통한다. 오늘은 지하철을 타고 동래로 간다. 행정구역으로는 부산시 동래구다. 과거 부산은 동래도호부의 일개 면이었으니 주객이 뒤바뀐 꼴이다. 동래성을 돌아보려면 언덕길도 올라야 하는 만큼 운동화 끈을 단단히 매야 한다. 동래의 재미에서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동래시장 초입 소박한 식당의 가성비 밀면에 감탄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부산 출신 친구들이 왜 동래복국을 되뇌는지 비로소 알게 됐다. 본격적인 동래성 탐방은 수안역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지하철 1호선 동래역에서 지하철 4호선으로 갈아타고 한 정거장만 가면 된다. 동래에서 가장 번화한 수안역사거리는 동래교차로라 불린다. 역사적인 이름을 가진 충렬대로와 명륜로가 이곳에서 교차한다. 충렬대로는 임진왜란 당시 순국한 93위의 선열을 모신 충렬사를 지난다. 명륜로는 동래부 향교가 있는 명륜동으로 이어지는 길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동래성 탐방을 비극의 역사로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 수안역은 성벽에서 50m 남짓 떨어진 서남쪽 해자가 있던 자리다. 해자란 성 밖에 물길을 파 적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구조물이다. 2005년 지하철 공사 과정에서 동래성 전투의 참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당시 왜군에 희생된 동래부 관민은 5000명에 이른다. 수안역 동래읍성임진왜란역사관에선 당시 전투가 역사책 내용보다 훨씬 참혹했음을 알려 준다. 임란 초기 참혹했던 동래성 전투송상현 “죽어도 길 빌려줄 수 없다”왜군에 맞섰던 관민 5000명 희생수안역에서 7번 출구로 나선 다음 충렬대로를 따라 낙민역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조선군이 왜군에 맞섰던 동래성 남문 터였음을 알리는 표석이 보인다. 송상현은 전세가 기울자 당상관의 관복인 붉은색 조복(朝服)을 갑옷 위에 입고는 죽음을 준비했다. 당시 ‘싸우지 않으려면 길을 빌려 달라’는 왜군에 ‘싸우다 죽기는 쉬워도 길을 빌려주는 것은 어렵다’고 했던 송상현의 기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동래시장을 알리는 푯말을 따라 걷다 보면 동래부 관아가 나타난다. 일제강점기 동래장터에서 일어난 항일운동을 기념하는 동래만세거리이기도 하다. 망미루(望美樓)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동래도호아문(東萊都護衙門)이라 편액했으니 관아 정문에 해당한다. 망미루는 일제강점기 일본 상인의 개인 정원이었던 금강공원으로 뜯겨 가는 불행을 겪었다. 2014년 관아 주변으로 다시 옮겨왔지만 길이 새로 나고 건물이 들어차면서 제자리에 복원하지 못하고 지금의 옹졸한 모습이 됐다. 동래독진대아문(東萊獨鎭大衙門)은 동래부의 특별한 군사적 위치를 보여 준다. 독진은 병마절도사나 수군절도사에 예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군사권을 행사했다. 이전에도 동래부에는 정3품 부사 아래 판관이 군사행정을 보좌했다. 그러다 1655년(효종 6년) 경상좌병영 휘하 경주진영에서 독립한 것이다. 동래독진대아문도 금강공원으로 옮겨졌다가 돌아왔다. 애초 동래부 관아는 동래도호아문, 동래독진대아문, 동헌인 충신당이 일렬로 자리잡은 당당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이제 송공단(宋公壇)으로 간다. 동래성 전투에서 순절한 이들을 기리는 제단이다. 송상현이 죽음을 맞았다는 정원루 자리에 1742년 동래부사 김석일이 세웠다. 정원(靖遠)이란 ‘멀리 있는 왜인들을 바로잡아 편안하게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송공단은 동래부 관아의 부속시설이었다. 하지만 지금 송공단과 관아 사이는 동래시장 건물이 가로막고 있다. 역사적 의미를 부여해 시장의 개성을 살린다면 탐방객에게도, 상인들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송공단은 순절한 이들 기리는 제단동래시장 건물에 막혀 관아와 단절역사적 의미 부여해 개성 살렸으면송공단을 나서 서북쪽 골목으로 방향을 잡으면 동래구청이 지척이다. 동래성의 서쪽 담장 내부에 해당한다. 동래구청은 옛 건물을 헐어낸 자리에 새로 건물을 지어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수안역처럼 지반공사를 하다 사창(司倉)을 비롯한 관청의 부속 시설과 온돌·우물 등 생활 유적이 대거 출토됐다. 동래구청 지하에 유적전시관이 들어서 흔적의 일부를 확인할 수 있다. 승용차로 동래관아 일대를 둘러보고 싶다면 동래구청 건물과 바로 옆 주차타워에 차를 세우기를 권한다. 관아와 시장 골목으로 들어서면 주차할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 구청 주차장은 당연히 주차요금도 큰 부담이 없다. 문제는 동래구청유적전시관이 많은 탐방객이 찾을 토·일요일과 휴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는 것이다. 멀리서 찾은 손님들이 섭섭하지 않도록 동래구가 개선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동래성은 고려시대 처음 쌓았다고 한다. ‘고려사’에는 동래성을 1021년(현종 12년) 수리했고 1387년(우왕 13년)에는 고쳐 쌓았다는 기록이 보인다. 동래의 입지를 보면 고려시대에도 당연히 왜구의 침입을 저지하기 위해 성을 쌓았을 것으로 짐작하게 된다. 하지만 최초의 축성은 발해의 옛 땅에서 발호한 동여진 해적 때문이었다고 한다. 동여진 해적은 동해안은 물론 한반도 동남부를 넘어 대마도와 일본 규슈 일대에도 진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동래부 화원 변박이 1760년(영조 36년) 그린 ‘동래부 순절도’를 보면 임진왜란 당시 동래성의 모습을 짐작하게 한다. 동래성은 임란 이후 방치됐던 것을 1731년(영조 7년) 북쪽 마안산 구릉을 따라 크게 확장했다. 애초 평지성의 성격이었던 동래성에 산성의 개념을 결합해 수용 인원을 늘리고 방어력도 높인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의 동래성은 성벽의 아랫부분만 일부가 남아 있을 뿐이다. 반면 영조 당시 확장한 마안산 성벽은 북문과 인생문, 동장대, 서장대 등 상당 부분 복원이 이루어졌다. 북문에서 가까운 성벽 내부에 있는 복천동고분군의 존재는 동래가 일찍부터 금관가야 세력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복천동에서 중국과 일본의 토기가 다수 출토된 것은 동래가 가진 지정학적 성격을 상징한다. 복천동고분군은 잘 정비돼 있고 복천박물관의 전시는 국립박물관이 부럽지 않을 만큼 수준이 높다. 그럼에도 넉넉한 주차장까지 모두 무료다. 동래부, 조선시대 일본 사신 관문왜란 때 현으로 강등됐다가 복귀정3품 문관 부사 임명해 외교 대응동래부는 조선 초기에는 동래현이었다. 일본 사신의 관문으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1547년(명종 2년) 도호부가 됐다. 하지만 왜란 때 가장 먼저 왜군의 수중에 떨어지자 동래는 다시 현으로 강등됐다. 하지만 1599년(선조 32년) 동래도호부로 복귀한다. 종3품 당하관을 보임하는 다른 도호부와 달리 동래부사에 정3품 문관 당상관을 임명한 것은 외교 기능 때문이었다. 일본과 관계된 내용이라면 경상감사를 거치지 않고 왕에게 직접 장계를 올렸다. 일본 사절이 왜관에 도착하면 돌아갈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보고하고, 회답을 받으면 다시 왜관에 알리는 역할도 했다. 왜관은 조선 영토에 설치된 외국인 거류지다. 하지만 메이지 유신 이후 커진 국력을 업고 동래부 관리의 통제를 무시하는 일본인이 늘어난다. 급기야 1872년 일본 외교문서에 ‘왜관은 일본인 거류지로 일본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이듬해 실각하는 대원군 정권이 통제권을 상실하고 일본의 행정력이 개입하면서 오히려 조선 관리의 출입이 제한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결국 1876년 강화도조약 체결로 치외법권이 인정되기에 이르렀다. 동래성을 돌아보면서 우리가 이런 치욕의 역사를 애써 잊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새삼 반성하게 된다. 글·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 중구,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12억원 조성…“다음달 14일까지”

    중구,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12억원 조성…“다음달 14일까지”

    서울 중구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진행 중인 ‘2026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에 12억 1000여만원의 성금·품이 모였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모금 목표액의 69%다. 중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시작한 이번 모금은 다음달 14일까지 진행된다. 구는 설 명절을 앞둔 만큼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모금은 겨울철 방한용품부터 여름철 폭염 대응까지 1년간 홀몸 어르신, 장애인, 사회복지시설, 쪽방촌 주민 등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에 쓰인다. 모금이 시작되자마자 지역사회 곳곳에서 온정 이어졌다. 개인 후원자 조양씨가 6000만원, ㈜투데이아트 대표 박장선씨가 4000만원을, 메리츠화재해상보험(주)와 새마을금고 명동지점에서 취약 주민을 위해 각 5000만원을 전달했다. 한화손해사정도 3000만원을, 한국캐피탈은 2000만원을 기탁했다. ㈜유진건업과 ㈜백송기업은 각각 1000만원을 중구어린이집연합회는 1500만원, 중구교구협의회와 지지무역은 각 1000만원을 후원했다. 중구 기업들은 성품으로 주민 일상에 힘을 보탰다. BAT로스만스는 간편식과 유산균, 목욕·방한용품을 300가구에 전달했다. DIG에어가스는 라면 200박스, 서원라이프는 쌀 150포, 우리원헬스케어에서는 쌀 200포를 후원했다. 겨울철을 맞아 김치 나눔도 이어졌다. 롯데호텔서울이 김치 1200㎏을 후원했고, ㈜조선호텔앤리조트 2000㎏와 ㈜호텔롯데 1500㎏의 김치를 임직원들이 직접 담궈 총 650가구에 전달했다. 영락교회와 시각장애인연합회 중구지회도 저소득 가구에 김장김치를 나눴다. 김길성 구청장은 “따뜻한 나눔에 동참해주신 모든 후원자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민간과 협력해 어려운 이웃에게 꼭 필요한 도움이 전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김지철 충남교육감 “학생 주도성·미래역량 강화”

    김지철 충남교육감 “학생 주도성·미래역량 강화”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2026년 교육방향으로 ‘학생 주도성·미래역량 강화’ 정책을 제시했다. 김 교육감은 8일 도교육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5년 주요 성과와 2026년 12대 중점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그는 “올해는 충남·대전 행정통합 논의,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전면 시행 등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변화 속에서 경쟁이 아닌 협력, 배제가 아닌 포용, 속도가 아닌 방향이라는 교육 본질과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학생 개개인 특성을 반영하는 맞춤교육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출발선이 평등한 차별없는 보편교육 확장 등에 주력했다”며 “올해 정책 목표로 ‘협력적 주도성 확산으로, 지속가능한 미래교육 실현’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책 목표 실현을 위한 12대 중점 추진과제는 △참된 마음과 삶을 키워가는 인성교육 △미래형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 △맞춤학력 책임교육 △민주시민을 기르는 학생자치활동 △맞춤형 세계시민교육 △지속가능한 환경교육 △충남 온돌봄 △독서·인문교육으로 자기주도성 신장 △촘촘한 안전망 구축 △충남형 인공지능교육 안착 △진로·직업교육으로 학생 주도성 함양 △민주적 학교문화와 교육협력 강화 등이다. 김 교육감은 “2014년 시작한 12년의 여정을 이제 올해 6월로 마무리한다”며 “현재에 안주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충남교육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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