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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워서 선풍기 틀었는데…“흉기될 수 있다” 충격 경고, 왜 [지금, 지구]

    더워서 선풍기 틀었는데…“흉기될 수 있다” 충격 경고, 왜 [지금, 지구]

    전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폭염 대응 수칙을 지킬 것을 권고했다. 최근 WHO는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줄이기 위한 행동 지침을 크게 네 가지 범주로 제시했다. 첫 번째 ‘더위 피하기’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외출과 격렬한 신체 활동을 피해야 한다. 외출한다면 그늘에 머물러야 한다. 햇볕 아래에서는 체감 온도가 실제 기온보다 10~15도 높을 수 있다. 하루 중 2~3시간은 시원한 장소에서 보내고, 물에 들어갈 경우에는 혼자 수영하지 않는 등 익사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 폭염 경보와 관련 정보를 계속 확인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두 번째 ‘집 시원하게 유지하기’낮 동안에는 창문과 블라인드 등을 활용해 직사광선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외부 기온이 내려가는 밤에 창문을 여는 게 좋다. 전기 제품은 가능한 한 사용을 줄이고, 선풍기는 기온이 40도 미만일 때만 사용해야 한다. 40도 이상에서는 선풍기가 오히려 체온을 높일 수 있다.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에는 온도를 27도로 설정하고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실내가 실제보다 약 4도 더 시원하게 느껴질 수 있고, 냉방 비용도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다. 세 번째 ‘몸 시원하게 하고 수분 유지하기’폭염 상황에서는 가볍고 헐렁한 옷과 침구를 사용하고 시원한 물로 샤워하거나 목욕하면 좋다. 물기가 있는 천이나 물을 뿌린 스프레이, 젖은 가벼운 옷 등을 활용해 피부를 식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규칙적으로 물을 마셔야 한다. WHO는 시간당 물 한 컵을 마시고 하루 최소 2~3ℓ(리터)의 수분을 섭취할 것을 권고했다. 주변의 폭염 취약계층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65세 이상 고령자와 심장·폐·신장 질환자, 장애인, 혼자 사는 사람 등에게 정기적으로 안부를 물어야 한다. 네 번째 ‘영유아와 어린이 보호’주차된 차는 내부 온도가 순식간에 높아질 수 있으므로 어린이나 동물은 잠시라도 절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는 어린이가 햇볕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그늘을 이용하거나 실내에 머물게 해야 한다. 유모차를 마른 천으로 덮는 것도 피해야 한다. 내부 온도를 오히려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얇고 젖은 천을 사용하고 필요할 때마다 다시 적셔 온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휴대용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냉각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어린이에게는 피부를 덮을 수 있는 가볍고 헐렁한 옷을 입히고,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 햇볕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WHO “폭염, 심각한 건강 위협” 경고전 세계 40도 넘는 ‘살인 더위’에 몸살폭염으로 인한 산불 피해도 이어져WHO는 폭염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심각한 건강 위협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WHO에 따르면 2000~2019년 전 세계적으로 폭염과 관련해 매년 약 48만 9000명이 사망했다. 특히 최근 전 세계 곳곳에서 살인적인 더위가 이어지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폭염의 여파로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는 올해 들어 최고 온도인 화씨 115도(섭씨 46.1도)까지 치솟았고, 애리조나주 피닉스와 캘리포니아주 엘센트로도 화씨 117도(섭씨 47.2도)를 기록했다. 특히 야간 최저기온도 화씨 80도대 후반~90도대 초반(섭씨 32도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폭염 취약층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일본 혼슈 도카이 지방을 중심으로 5일 연속 기온이 40도를 넘었다. 관련 통계가 있는 2010년 이래 5일 연속 40도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도 7월 내내 폭염이 계속됐고, 곳곳에서 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새로 썼다. 주요 도시 중 충칭시는 일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인 날이 26일 연속 이어졌고, 최고 기온 41.6도를 찍었다. 특히 충칭의 지난달 21~27일 최고기온은 40도를 넘겼다. 유럽도 상황은 비슷하다. 프랑스 기상청은 지난달 29일 남서부 누벨아키텐·미디피레네 등의 낮 최고기온이 39~40도, 일부 지역은 41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했다. 스페인 기상청(AEMET)도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남서부와 에브로강 계곡, 북동부 등을 중심으로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 기온은 32~39도로 예보됐으며, 전남권과 경상권은 최고 기온이 39도 이상으로 치솟는 극한의 더위가 예상된다. 폭염은 남부 지역을 넘어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에서도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서울은 이날부터 당분간 낮 최고 기온이 37도로 관측됐다. 인천은 34도, 수원은 36도, 춘천도 35도까지 오른다. 그 밖에 청주와 대전, 세종은 37도, 전주는 36도까지 치솟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무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유럽 산불 확산…“폭염이 산불 규모 키워”폭염·가뭄 영향에 헝가리 원전도 중단이러한 상황에 각국에선 당분간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새로운 산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리스 서부 관광지인 케팔로니아섬에서는 최근 산불이 발생해 여러 마을 주민이 대피했다. 프랑스에서는 남부 바르 지역 대형 산불이 바람 방향이 바뀌면서 접근이 어려운 산림지대로 이동해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주 수만 헥타르를 태운 대형 산불 대부분이 진화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재발화가 이어지고 있다. 서부 카세레스에서는 약 800명의 주민이 대피했다가 귀가했지만 화재가 완벽히 진압되지 않아 자택 대기 명령이 유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유럽의 폭염이 더 강하고 빈번해지면서 산림을 건조하게 만들고 산불 규모와 지속 기간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염과 가뭄의 영향은 산불을 넘어 에너지와 수자원에도 미치고 있다. 다뉴브강 수위가 헝가리와 세르비아, 루마니아에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헝가리는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유일한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했다. 헝가리 정부는 앞으로 닷새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르비아에서도 다뉴브강 수위가 198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최대 수력발전소의 전력 생산량이 평소의 20% 수준으로 감소했다. 과학자들은 기록적인 폭염과 강수 부족, 기후변화가 올여름 유럽의 대형 산불과 가뭄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간이 저지른 환경 오염은 지구 온난화를 불렀고 이는 결국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더 이상 기후 위기는 남 일이 아닌, 현재 우리가 직면한 뼈 아픈 현실입니다. [지금, 지구]는 지금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 위기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3대 메가 프로젝트 성공하려면 원전 건설 계획 내놔야”[김상연의 Deep Into]

    “3대 메가 프로젝트 성공하려면 원전 건설 계획 내놔야”[김상연의 Deep Into]

    대형원전 4기·SMR 2기 추가 필요호남에 최소 원전 2기는 건설해야반도체 공장 가동 위해 LNG 활용재생에너지만으론 전력 공급 부족에너지 정책 쉽게 못 바꾸게 해야원전 40~50%·‘재생’ 30%가 적당한일 해상풍력 공동 개발 고민을기후변화에 따른 사회안전망 시급인공지능(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전력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을 만큼 에너지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얼마 전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도 결국은 안정적이고 충분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는 모호한 상황이다. 탈(脫)원전인지, 감(減)원전인지, 아니면 탈탈원전인지 불투명하다. 서울신문은 5일 국회에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과 인터뷰를 갖고 글로벌 경쟁의 급물살 속에서 대한민국의 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견해를 들었다. 김 의원은 보수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기후·에너지 전문가로 국회의원에 선출됐으며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국회에 들어오기 전에는 국내 최초의 기후변화 대응 비영리민간단체인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등을 역임하며 오랫동안 기후 문제와 환경 문제에 천착했다. -현대 산업은 에너지가 경쟁력이라고 할 정도로 에너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경쟁에서 이기려면 국가의 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기후 위기가 도래한 이후 이왕이면 깨끗한 에너지, 탄소가 덜 나오는 에너지를 추구하게 됐다. 대표적인 게 재생에너지와 원전인데, 이 둘을 놓고 이념적 싸움이 벌어졌다. 그러다가 AI 시대를 맞아 특정 에너지만으로는 어렵다는 인식과 함께 탈원전으로부터 방향이 바뀌고 있다.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모두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는 건 다행이다. 물론 여전히 원전은 안 된다는 분들이 계시지만 예전만큼 목소리가 강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원전 반대론자들도 인식이 바뀐 것일까. “여전히 주장은 계속하지만, 정책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예전만큼 많이 환경단체의 영향력이 정책에 반영되는 것 같지 않다. 그들의 목소리를 신경은 쓰겠지만 정책의 방향을 바꿀 정도는 아닌 것 같다. AI 시대에는 가능한 에너지원을 모두 활용해야 하며, 이념에 편향되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여기에 대다수 국민이 동의한다. 원전, 재생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등으로 우리나라의 전력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보수 쪽 의견에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말 수립되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6~2040)에 대형원전 4기와 소형모듈원전(SMR) 2기, 즉 ‘4+2기’ 설치를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데. “얼마 전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이 총 24.7기가와트(GW)다. 그것을 위해서는 4+2기가 최소한 필요하다. 원자력학회 전문가들은 3대 메가 프로젝트 이전에 이미 4+2를 주장했을 정도다. 이번 정부 임기 안에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정말로 끝내고 싶다면 원전 추가 건설 계획부터 내놓아야 한다. 물론 계속적인 추가 원전 건설을 위해서는 사용후핵연료 시설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 -다른 나라의 원전 현황은 어떤가. “중국은 매년 10기씩 원전을 짓고 있고 2030년쯤엔 세계 1위 원전 국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동부 해안 지역, 즉 우리 기준으로 서해 쪽에 집중적으로 원전을 짓고 있다. 그 지역에 2030년까지 총 100GW 이상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것처럼 원전이 정말 위험하다고 한다면, 우리나라에 짓는 원전보다 지금 중국이 서해 쪽에 짓는 원전이 더한 상황이다. 중국은 또 석탄 발전소를 1200곳 이상 돌리고 있다. 국토가 넓으니 석탄, 원전, LNG, 재생에너지 등을 모두 활용한다. 미국은 아시다시피 현재 원전 1위 국가다. 기후 대응을 얘기하려면 이처럼 미국과 중국의 방향을 알아야 한다. 기후 문제를 국내 환경 문제로 보면 안 된다. AI 시대를 맞아 각국은 자국 우선주의에 따라 모든 에너지원을 끌어다 쓰는 쪽으로 가고 있다.” -추가적인 원전은 어디에 지어야 하나. 호남 반도체 제조 공장을 위해 호남에 지으면 되나.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호남 반도체를 추진한다면 원전 역시 지어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호남에 짓겠다는 반도체 팹(Fab)이 4개니까 최소한 원전 2개는 호남에, 나머지 2개는 얼마 전 신규 원전 부지 공모에서 주민 수용성이 이미 확인된 경남 등 다른 지역에 지어도 좋다. 그런데 추가 원전은 지금 짓기 시작해도 2040년에야 완공된다. 현 정부의 계획대로 호남 반도체 공장을 2030년에 가동하려면 일단은 LNG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는 지속성이 떨어져 안정적 전원 공급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다만 LNG는 환경단체가 반대할 것이다. LNG는 석탄보다 탄소 배출이 절반밖에 안 되는데도, LNG를 쓰자고 하면 반기후론자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만으로 반도체 팹을 돌리는 것은 역부족이다. AI 시대에 원전이 추가로 건설되기 전까지 10~15년은 LNG를 통한 전력 공급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정부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할 때 전력 공급, 즉 원전 건설부터 얘기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렇다.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굉장히 이율배반적이다.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반도체 공장을 못 돌린다는 것을 정부도 안다. 현 정부의 오랜 지지층이 환경단체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얘기를 못 하는 것이고 시간을 두고 국민 여론을 지켜보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이미 많은 인력이 빠져나가고 산업 생태계가 무너졌다고 관련 업계가 토로하는데, 탈원전 정책으로 우리 원전 산업은 얼마나 타격을 입었나. “국내 원전 제조 기업 근로자가 탈원전 여파로 5000명에서 500명 수준까지 줄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용접 같은 핵심 기술을 가진 숙련 인력도 대거 현장을 떠났다. 윤석열 정부 때 원전 정책이 회복돼 숙련 인력들을 다시 불러들이면서 지금은 간신히 80~90% 수준으로 채워졌다. 원전 생태계가 망가지는 데는 4년이 걸렸지만 다시 복구하는 데는 10년 이상 걸린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안심하지 못하는 것 같다. “불확실성이 없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래야 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호남 반도체도 그렇지만 반영되는 계획을 빨리 확정해 달라는 것이다. 그래야 발주가 들어가고 부품을 제작할 수 있지 않겠나.” -미국 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는 장기 계약 기자재를 건설 허가 이전부터 조기 발주해 인허가와 제작을 병행할 수 있지만, 한국은 선(先)발주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어 인허가 전까지 미리 제조가 사실상 불가하다 보니 일감이 끊기는 경우가 많다고 원전 협력업체들은 토로한다. 원전 생태계 유지를 위해 장기 계약 기자재에 대해서는 선발주가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을까. “일리가 있다. 문재인 정부 때 하루아침에 탈원전이라는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정부 정책이 갑자기 변해서 큰 생태계가 망가졌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쉽게 못 바꾸도록 법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원전 생태계 유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고민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우리 기후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는데, 앞으로 이 분야는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비효율적이지만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20~30% 정도는 재생에너지로 하는 게 맞다. 태양광이 국토 크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면, 해상 풍력 발전을 검토해 볼 만하다. 지금은 비싸지만 규모의 경제가 되면 가격을 낮출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이 해상 풍력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도 고민해 볼 만하다. 한일 간 넓은 바다에서 해상풍력으로 얻은 전기를 양국이 나눠 쓰는 것이다. 사실 유럽은 전력이 연결돼 있다. 독일도 프랑스 원전에서 나온 전기를 수입해 쓴다. 반면 우리는 에너지로 치면 독립된 섬이다. 대만도 지진 때문에 원전은 못 하는 대신 2030년 목표 전력에서 LNG 비중이 50%에 달하고 해상 풍력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일본도 경제성 때문에 해상 풍력이 속도가 안 나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은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할까. 원전, LNG, 화력, 재생에너지 등 종류별로 비율을 구체화할 수 있을까. “원전 40~50%, 재생에너지 30%, 나머지는 LNG와 수소, 이런 비중이 적당하다. 지금 우리나라는 원전이 30~35% 비중이다. 프랑스는 원전 비중이 50~60%다. 독일은 탈원전이라고 해놓고 전기를 프랑스 원전에서 수입해서 쓴다. 자기네 땅에만 원전이 없다고 탈원전 국가라고 한다. 독일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력이 부족해지자 결국 석탄을 태웠다. 전형적인 반기후 국가가 된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환경단체들은 독일을 모범적 탈원전 국가라고 한다.” -환경 문제는 보통 진보 정당의 전유물처럼 인식돼 왔다. 보수 정당에서 환경 전문 국회의원은 처음 보는 것 같다. “환경을 보호하지 말자는 보수주의자는 한 명도 없다. 다만 개발하면서 환경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케이블카다. 스위스처럼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환경단체는 케이블카는 무조건 안 된다고 한다.” -그래도 환경단체가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는 가치 있는 일 아닌가. “기후는 단순한 환경오염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문제다. 에너지는 산업 경쟁력과 연결된다. 따라서 환경단체의 좌파적 시각이 아닌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특히 에너지는 호흡이 긴 문제인 만큼 정책이 갑자기 바뀌면 안 된다. 영화 한 편 보고 원전 정책을 바꾸는 식이어선 곤란하다. 환경 감성팔이도 경계해야 한다. 환경단체들은 기후변화로 북극곰들이 죽어간다고 하지만 실상은 오히려 개체수가 늘었다. 지금 국가가 할 일은 온실가스 감축뿐 아니라 국민이 기후변화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주는 것, 즉 기후변화에 따른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스타벅스코리아가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꿨을 때 비판하셨고, 결국 스타벅스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무심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환경 정책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는데. “종이 빨대는 재활용이 안 된다. 플라스틱 빨대와 친환경에 차이가 없다. 보통 사람들도 불편하지만 빨대가 없으면 음료를 마시기 힘든 노약자나 장애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가 특히 종이 빨대에 불편해했다. 국민 생활이 걸린 문제를 경솔하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환경단체의 목소리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열·빛에 민감한 매미씨 “떼창, 더 커졌네”

    열·빛에 민감한 매미씨 “떼창, 더 커졌네”

    원래는 암컷 부르는 구애의 소리체온 15~18.5도 이상은 돼야 울어매미는 본래 밤에는 울지 않지만 빛 공해에 말매미 도심에서 요란 “여름이 뜨거워서/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매미가 울어서/여름이 뜨거운 것이다/매미는 아는 것이다……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매미는 우는 것이다.“ (안도현, ‘사랑’ 중에서) 평년보다 짧았던 여름 장마가 지난달 25~26일에 공식 종료됐다. 비가 그치기 무섭게 작열하는 햇빛, 가마솥 안을 방불케 하는 무더위와 함께 올해도 어김없이 매미는 요란스럽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름 곤충의 대명사인 매미가 지구에 등장한 것은 약 5억 5000만 년 전이다. 인류가 처음 지구상에 등장한 것이 500만~300만년 전이니 지구 역사로 따지자면 매미는 인간이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선배다. 전 세계에 약 3000종의 매미가 살고 있다. 한국에는 털매미, 늦털매미, 참깽깽매미, 말매미, 유지매미, 참매미, 애매미, 쓰름매미, 소요산매미, 세모배매미, 호좀매미, 풀매미 12종이 산다. 북한 지역에만 서식하는 두눈박이좀매미와 국내 과수농가에 큰 피해를 주는 외래종 꽃매미도 있다. 물론 호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더운 지역에는 더 많은 종류의 매미들이 서식한다. 어떤 이에게는 여름의 낭만을 느끼게 하고 또 다른 이에게는 귀를 따갑게 하는 매미의 울음은 사실 수컷이 암컷에게 짝짓기를 요청하는 구애의 소리다. 암컷은 발음기관이 없어 울지 못한다. 매미 울음소리는 성충으로 한 달가량 짧은 시간 이내에 자기 유전자를 후세에 전달하기 위한 본능적 행동이다. 매미는 몸통 중간에 있는 진동막, 발음근, 공기주머니로 소리를 낸다. 발음근이 진동막을 빠르게 울려 소리를 만들기 때문에 진동막이 떠는 속도에 따라 울음소리는 달라진다. 복부 안에 있는 공기주머니는 진동막에 의해 소리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몸집이 클수록 울음소리는 크고 요란해진다. 매미의 형태는 종마다 다르기 때문에 울음소리도 달라 다른 종과의 짝짓기를 막는 역할도 한다. 매미가 울기 위해서는 온도와 빛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모두 맞아야 한다. 변온동물인 매미가 울기 위해서는 체온이 일정 온도 이상 돼야 한다. 체온이 낮으면 발성 기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울지 않는다. 울기에 적합한 체온 범위는 종에 따라 다른데 보통 15~18.5도 이상이면 매미가 울기 좋은 환경이 된다. 6월 초에 나타나는 털매미는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울 수 있다. 폭염이나 열대야가 심할 때 매미 소리가 유독 심한 것도 매미의 체온이 올라가 울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시적 표현을 허용한다면 매미는 여름의 전령사임은 분명하지만 과학적으로 접근한다면 여름이 더울수록 매미 소리는 더 시끄러워진다. 평년보다 선선한 여름이거나 밤 기온이 차가워지는 9~10월부터 매미 소리를 듣기 어려워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래 매미는 밤에 울지 않지만 도심지역에서 밤에도 매미 소리가 요란한 것은 빛 공해 때문이기도 하다. 시골보다 아파트가 밀집하고 빌딩이 많은 도심에 서식하는 말매미는 빛에 민감하기 때문에 불야성을 이루는 도심지역에서는 밤에도 울 수밖에 없다. 결국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서 여름철 기온이 계속 높아지고 도심지역은 빛 공해까지 심하니, 매미들이 밤낮없이 시끄럽게 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AI 농기계로 벼베고 모내고…폭염 뚫은 햅쌀 ‘빠르미’ 수확

    AI 농기계로 벼베고 모내고…폭염 뚫은 햅쌀 ‘빠르미’ 수확

    ‘국내 최단’ 빠르미 수확·이앙 등 한 번에AI로 자율주행 콤바인·무인 트랙터 등이앙기 뒤로 드론이 따라가며 비료 살포박수현 지사 “농촌 곳곳에 AI 적용”김기재 당진시장 “현장 기술 지도 최선” 충남 당진에서 폭염을 이겨낸 국내 최단기간 재배 벼 품종인 ‘빠르미2’가 수확을 시작했다. 폭염이 한창인 들녘에서는 AI 농기계로 동시 수확과 이앙이 이뤄지면서 농업에도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적용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31일 당진시 신평면 논에서 ‘AI 자율주행 농기계 활용 빠르미향 벼 수확·이앙 행사’를 개최했다. 박수현 지사와 김기재 당진시장, 농업단체 회원, 농가, 유관 기관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햅쌀 기부, 빠르미향 특성 보고, AI 농기계 수확·이앙 시연 등의 순으로 진행했다. 도가 개발한 빠르미는 80일 안팎으로 △노지 이기작(빠르미+빠르미) △노지 이모작(옥수수·감자·강낭콩+빠르미, 빠르미+감자·배추 등) △시설하우스 삼모작(수박+빠르미+오이 등) △한 번 모내기로 두 번 수확하는 움벼 재배 등이 가능하다. 수확한 빠르미는 지난 5월 6일 모내기를 실시한 뒤 86일이 경과했다. 빠르미는 농자재와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물 사용량은 53%, 비료 10%, 농약 50% 절감 효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과 비료, 농약 사용 저감은 지구 온난화 원인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물질인 메탄가스를 32% 줄이며 탄소중립도 뒷받침한다. 이날 행사는 자율주행 콤바인이 수확한 논을 AI 트랙터가 갈아엎는 동시에, 무인 로봇 운반차가 나른 모판을 옮겨 실은 직진자율주행 이앙기가 모내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류 퇴치 드론은 스테이션을 이륙해 논 구석구석 미리 정해둔 경로를 비행하며 조류가 싫어하는 소리를 내보내 참새 등을 쫓았다. 이어 투입한 자율주행 콤바인은 3단계 자율작업 기능을 탑재해 작업자가 직접 운전해 농경지 외곽을 한 바퀴 돌면 이후부터는 스스로 수확부터 곡물 배출까지 전 과정을 진행했다. 무인으로 땅갈이 작업을 펼친 트랙터는 기기 자체에서 판단·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하고 있다. 작업자가 스마트폰을 한 번 터치하자 경로 생성과 작업 등을 스스로 진행했다. 벼베기·땅갈이 작업 옆, 빠르미를 미리 수확해 만들어 둔 무논에서는 직진자율주행 이앙기가 모내기 작업을 펼쳤다. 이앙기 뒤로는 드론이 따라가며 비료를 살포하고 이앙기로의 모판 운반은 무인 로봇 운반차가 맡았다. 박수현 지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생산되는 쌀인 빠르미처럼,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농업에 AI를 적용해 첨단 기술로 인한 이윤과 혜택이 농촌 곳곳에 스며들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기재 당진시장은 “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쌀을 재배할 수 있도록 현장 기술 지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한 달간 109명 사망 충격…“모든 걸 잃었다” 고립된 ‘이곳’ 대체 무슨 일이 [지금, 지구]

    한 달간 109명 사망 충격…“모든 걸 잃었다” 고립된 ‘이곳’ 대체 무슨 일이 [지금, 지구]

    “안에 아이들이 갇혀 있어요!” “도와주세요!”쏟아지는 비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건물들. 빗물로 난장판이 된 도로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사람들. 한 어린 소녀는 식량이 담긴 상자를 지키기 위해 팔을 높게 들고 허리까지 차오른 빗물을 헤치며 힘겹게 걸어간다.짧은 시간 동안 좁은 지역에 매우 많은 양의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구름 폭우’로 인해 매년 고통받는 파키스탄. 파키스탄 사람들의 분노는 전 세계를 향해 있다. 매년 집중호우로 인해 홍수 피해를 보는 파키스탄에서 최근 폭우와 홍수로 한 달 사이 100명 넘게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28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NDMA)은 지난달 26일부터 최근까지 전국에서 폭우와 홍수로 10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많은 비가 내린 뒤 무너진 건물에 깔려 숨졌다. 또 사망자의 절반가량은 아프가니스탄 국경과 가까운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주에서 발생했다. 누적 부상자 수도 300명가량인 것으로 추정됐으며 주택은 400여채가 파손됐다. 지난주 동부 펀자브주에서는 지붕 붕괴나 익사 등으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7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 영상에는 홍수가 난 도로에서 빗물을 헤치며 걸어가거나 보트를 타고 대피하는 이들의 모습이 담겼다. 펀자브주 무리드케 지역에서는 아직도 고립된 이들이 구조대를 기다리고 있다. 이크라 살만(32)은 “홍수로 사방이 빗물에 둘러싸인 지 벌써 4일이나 지났는데도 아직 구조대가 오지 않고 있다”며 “전기도, 깨끗한 물도 없는데 식량마저 완전히 바닥났다”고 토로했다. 무함마드 람잔(45)은 “물이 너무 빠르게 차올라 소지품을 챙길 시간조차 없었다”며 홍수가 일어난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다.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무함마드 파이살은 홍수로 인해 동네가 며칠 동안 고립됐다며 “우리 아이들이 집 안에 갇혀 굶주리고 있는데 아무도 도와주러 오지 않는다. 전기도 끊기고 마실 물도 완전히 바닥 난 상태”라고 전했다. 파키스탄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주 후반에 전국적으로 폭우가 또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다. 파키스탄의 이웃국인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지난 20~26일 1주일 동안 홍수와 폭우로 34명이 숨졌다. 또 동부 누리스탄주에서는 100명가량이 실종됐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 남아시아 국가에서는 매년 6~9월 몬순 우기가 이어진다. 이 기간에 내리는 비는 폭염을 식혀주고 농작물 재배에도 도움이 되지만, 남아시아 국가의 하·배수 시설이 열악한 탓에 대규모 인명 피해도 잇따른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기후 변화로 인도 히말라야 지역과 파키스탄 북부 지역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지역에 매우 많은 양의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이른바 ‘구름 폭우’가 자주 발생한다. 앞서 2022년 파키스탄에서는 기록적인 홍수와 폭우로 1737명이 숨졌고, 집계된 경제적 손실도 400억 달러(약 55조 6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6~8월 몬순 우기 때도 파키스탄에서 대홍수가 발생해 1000명가량이 숨지고 1000명 넘게 다쳤다. 한 매체는 “파키스탄의 무질서한 도시 계획으로 인해 농촌에서 도시로 급격한 인구 이동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홍수에 특히 취약한 지역이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 거의 기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에 속한다. 2024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탄소 배출량 1위 국가는 중국이었다. 이어 미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일본 순이었다. 중국은 세계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로,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태양광 및 풍력 발전에도 투자하고 있으나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석탄 화력 발전과 산업화에 대한 의존도로 인해 2위를 차지했다. 인도는 급속도로 성장하는 경제와 많은 인구, 에너지 부문에서 석탄 의존도가 높아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은 2021년 탈레반이 정권을 되찾은 이후 경제 침체와 국제적 고립 속에서 당국의 재난 대응 능력은 한층 약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점점 더 심해지는 홍수, 가뭄, 물 부족 현상 등이 해당 지역의 수백만명의 사람들을 점점 더 큰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인간이 저지른 환경 오염은 지구 온난화를 불렀고 이는 결국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더 이상 기후 위기는 남 일이 아닌, 현재 우리가 직면한 뼈 아픈 현실입니다. [지금, 지구]는 지금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 위기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데스크 시각] 폭염은 오늘도 약자를 노린다

    [데스크 시각] 폭염은 오늘도 약자를 노린다

    1995년 7월 13일, 미국 시카고의 낮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치솟았다. 체감온도가 52도에 이르자 낡은 아파트는 가마처럼 달아올랐다. 사흘째 체감온도 38도를 넘기자 사람들은 견뎌내지 못했다. 구급차는 부족했고, 병상이 가득 찬 병원은 환자를 받지 못했다. 불과 일주일 새 739명이 숨졌다. 가혹한 날씨가 전부였을까.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부검소에 이어 사망자들이 살던 곳을 살폈다. 삶과 죽음을 가른 ‘사회적 요인’이 무엇이었는지 밝히기 위해서였다. 대부분 취약계층이 모여 사는, 에어컨조차 변변치 않은 비좁은 아파트였다.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친구나 가족과는 연락이 끊긴 늙고 가난한 1인가구가 많았다. “수백명이 잠긴 문과 닫힌 창문 너머 남들이 잘 찾지 않는 후덥지근하고 통풍이 안 되는 사적인 공간에 갇혀 홀로 숨을 거두었다.”(클라이넨버그 ‘폭염사회’ 중) 폭염은 소리 없이 다가왔고, 고립된 삶을 앗아갔다. 클라이넨버그는 시카고의 비극이 자연재해가 아닌 고립과 빈곤, 무관심이 결합된 사회적 참사라고 설명한다. 폭염은 평등하지 않았으며 차별적으로 가혹했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더뎌질 기미가 없는 가운데 ‘올여름이 가장 시원하다’는 역설적인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야외 노동이 불가피한 건설노동자와 배달기사, 농민과 공동체와 교류가 드문 쪽방촌 주민, 홀로 사는 어르신에게 이번 여름은 혹독하다. 6월에 1만명 이상 초과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유럽 소식을 무감각하게 흘려 넘겼지만, 장마 이후 폭염이 엄습하자 국내 상황도 심상치 않다. 행정안전부는 폭염 재난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응급실에 실려온 온열질환자가 1500명에 육박하고, 9명(27일 기준)이 숨졌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죽음도 감안해야 한다. 온열질환 죽음을 증명하려면 사망 전후 직장(直腸)의 온도를 재야 하는데 홀몸노인들은 늦게 발견되는 일이 잦다. 문제는 폭염이 갈수록 길고 거칠어진다는 점이다. 1973~1982년에는 8월 중순이면 폭염이 끝났지만 2016~2025년에는 8월 중하순으로 늦어졌다. 올여름 전국 열대야 일수는 7.8일로 1973년 이래 가장 많다.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도 대응에 나섰다. 취약계층에 냉방기기를 전달하고, 야외노동이 불가피한 이들과 쪽방촌 주민을 위한 무더위쉼터, 저소득 고령층을 위한 안전숙소를 운영한다. 그러나 고립된 이들에게 여름은 여전히 위태롭다. 서울의 1인가구 비율은 39.9%(2024년)로 17개 광역자치단체 중에 가장 높다. 1인가구 중 70세 이상이 19.8%다. 이들은 일상적 교류가 적을뿐더러 사회안전망을 빠져나가기 쉽다. 희생을 줄이려면 클라이넨버그가 했던 것처럼 ‘사회적 부검’(social autopsy)이 필요한 까닭이다. 1995년 참사 이후 시카고 당국은 희생자들의 사회경제적 환경을 꼼꼼하게 살폈다. 조사 결과 인종, 연령, 빈곤율이 죽음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대응체계를 바꿨다. 덕분에 1999년 다시 폭염이 닥쳤을 때 사망자는 110명으로 줄었다. 우리는 어떤가. 2012년 폭염을 겪고서 질병관리본부에서 ‘폭염피해백서’를 만들었지만, 지속되지 못했다. 2018년 최악의 폭염으로 백서가 부활했지만, 이듬해 폭염이 시들하고 팬데믹이 닥치면서 흐지부지됐다. 단순히 몇 명이 쓰러졌다고 업데이트하는 식으론 한계가 있다. 왜 그렇게 오랫동안 폭염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는지 직업과 평균소득, 가족관계, 동거인과 에어컨 유무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 폭염은 불가항력적일지 몰라도 시스템이 있다면 희생을 줄일 수 있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역학 조사의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사망자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 문제를 인지하고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이다. 시간이 많지는 않다. ‘일상의 위기’가 된 폭염은 오늘도 약자들을 노린다. 임일영 사회2부장
  • 북극 심해 바닷속에서 육아를?…희귀 10㎝ ‘꼬마오징어’ 첫 포착 [핵잼 사이언스]

    북극 심해 바닷속에서 육아를?…희귀 10㎝ ‘꼬마오징어’ 첫 포착 [핵잼 사이언스]

    지구상에서 가장 극한 환경 중 한 곳인 북극의 심해 속에서도 오징어가 살고 있었다. 최근 서호주대학 해양연구소 연구팀은 희귀한 북극 오징어가 바닷속에서 사는 모습을 처음으로 촬영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극지 생물학’(Polar Biology)에 발표했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법한 이 오징어의 이름은 ‘북극 밥테일 오징어’(Arctic bobtail squid·학명 Rossia moelleri)로 길이가 10㎝로 짧으며 동글동글한 몸매를 자랑한다. 연구팀은 지난해 9월 원격 조종 수중 로봇(ROV)을 이용해 그린란드 북동부 국립공원 인근 피오르 해역에서 이 오징어를 찾아냈다. 당시 연구팀은 수온 약 -1.6°C인 수심 50m 부근에서 처음 이 오징어를 발견했다. 생명체가 살기 힘든 최악의 조건이지만 놀라운 점은 혹한의 바닷속에서도 암컷 성체가 많은 알을 정성스럽게 돌보는 모습도 확인됐다. 특히 오징어와 같은 두족류가 환경 변화와 수온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발견으로 평가받는다. 연구를 이끈 페이지 마로니 박사는 “극한의 환경에서 북극 오징어가 최초로 촬영된 것은 미지의 심해 생태계와 생명체의 강인한 회복력을 보여준다”면서 “오징어가 환경 변화에 예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속도로 온난화되는 북극의 생태학적 변화를 추적하는 데 귀중한 기준점을 제공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꼬리 짧은 오징어라는 뜻의 북극 밥테일 오징어는 귀엽고 화려한 외모를 가졌으며 먹이사슬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중요 포식자다. 카멜레온처럼 색상이 변하는 게 특징으로 북극해에 서식하는 세 종의 밥테일 오징어 중에서는 가장 크고 혹독한 추위에 가장 잘 적응한 종으로 알려져 있다.
  • 삼성전자, 공동주택 환경서 고효율 히트펌프 ‘EHS 올인원’ 실증

    삼성전자, 공동주택 환경서 고효율 히트펌프 ‘EHS 올인원’ 실증

    삼성전자가 공동주택 전기 난방 시대를 겨냥해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 실증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용인시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에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인 ‘EHS 올인원’을 설치하고 실제 아파트와 동일한 환경에서 성능 검증을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실증에서는 기존 가스보일러와 비교해 난방 성능과 에너지 절감 효과를 비롯해 냉방·급탕 성능, 전력 소비량, 소음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삼성전자는 확보한 데이터를 향후 공동주택 히트펌프 보급 확대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EHS 올인원’은 현재 유럽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제품으로, 하나의 실외기만으로 냉방과 바닥 난방, 급탕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국내 주거용 히트펌프와 달리 별도의 에어컨 설치가 필요 없어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에너지 효율도 강화했다. 냉방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급탕에 재활용하는 ‘열 회수’ 기술을 적용해 전력 소비를 줄였으며, 지구온난화지수(GWP)가 기존 냉매보다 약 68% 낮은 R32 냉매를 적용했다. 최근 건물 부문의 탄소중립이 글로벌 과제로 떠오르면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고효율 히트펌프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단독주택에 이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히트펌프 보급 확대를 검토하는 등 전기 기반 난방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임성택 삼성전자 DA(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실증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동주택의 전기 기반 냉난방 전환을 지원하고 건물 부문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히트펌프 기술 개발과 보급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유럽 괴물 산불… 가뭄이 말리고 폭염이 키웠다

    유럽 괴물 산불… 가뭄이 말리고 폭염이 키웠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과 폭염에 이어 프랑스와 스페인을 덮친 최악의 동시다발 산불로 주말 사이 현지 주민과 관광객 등 30만명이 대피했다. 자체 소방력만으로는 진화가 불가능해 현역 군 병력 1만 2000명이 현장에 전격 배치되는 등 유럽의 기후 안보 위기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25일(현지시간) 남서부 보르도 주변 주민 5만 5000명에게 긴급 추가 대피 명령을 내렸다. 앞서 인근 휴양지 캅 페레 지역 일대 19만 7000명에게 대피령이 발령된 데 이어, 프랑스에서만 25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해 임시 대피소로 몸을 숨겼다. 보르도 시장의 인력 지원 요청에 따라 육군 특수 재난 구조 부대 소속 군인 7500명이 현장에 배치됐으나 시속 40ꏾ50㎞의 강풍이 마을 주변을 휩쓸며 진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CNN은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인근 주민 6만명이 산불을 피해 대피했고, 접경한 남부 톨레도 지역에도 화염이 확산하며 추가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동부 해안인 발렌시아주의 한 마을에서는 산불이 강풍을 타고 민가를 덮치면서 유독가스에 질식한 주민 1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인명 피해도 현실화됐다. 스페인 정부는 이번 산불로 마드리드 인근 2만 5000㏊가 불탄 것을 비롯해 북부 과달라하라(3만 2000㏊) 등 올해 전역에서 서울 면적의 2배에 달하는 총 13만㏊의 산림이 소실됐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국방부도 마드리드 주정부의 요청으로 군 전문 재난 대응 부대 소속 군인 4500명을 투입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프랑스 소방 당국은 올여름 남유럽을 강타한 살인적인 폭염은 평년 수준을 6.5도나 웃돌았으며 수개월간 이어진 대가뭄과 결합하면서 숲 전체가 작은 불씨 하나에도 폭발하는 화약고로 변했다고 진단했다. 이 여파로 올해 12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투르 드 프랑스’의 최종 결승 코스도 사상 최초로 전면 차단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대피 규모가 ‘유럽 단일 산불 역대 최고치’라며 기후 학자들의 분석을 인용해 “이는 단순한 일회성 계절 재해가 아니라 향후 수년 안에 남유럽 전체가 일상적으로 마주하게 될 ‘기후 안보 위기’의 잔혹한 전초전”이라고 평가했다. 환경 싱크탱크 E3G의 톰 버커 의장은 “최근 해당 지역에서 목격된 연속적인 기상 이변은 대자연의 방어막이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각국 정부의 정책적 예측과 실제 기후 재앙 통계 사이에 거대한 괴리가 있음을 증명한다”고 경고했다.
  • AI로 바다 살펴 기후위기 대응한다

    AI로 바다 살펴 기후위기 대응한다

    지난 6월 서유럽은 섭씨 40도를 훌쩍 넘는 불볕더위가 발생해 에어컨 없이 지냈던 유럽 국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지구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올해는 슈퍼엘니뇨까지 겹쳐 폭염의 강도는 극심할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폭염, 집중호우, 가뭄, 태풍 등 극한기상 현상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커지면서 정확한 기후 예측 기술이 필요해지고 있다. 특히 바다는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며 막대한 양의 열과 탄소를 저장하고 순환하는 동시에 대기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해 엘니뇨, 라니냐를 비롯한 계절 및 장기 기후 변동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바다를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후탄소순환연구단은 AI 기반 전 지구 해양 예측 모델 ‘KIST-오션’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실렸다. 기존 해양 예측 모델은 복잡한 물리 방정식을 계산하기 위해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오랜 시간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예측과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 분석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KIST-오션은 수십 년 동안 축적된 전 지구 3차원 해양 데이터를 학습해 미래 해양 상태를 예측하게 훈련된 AI 모델이다. 전 지구 해양의 수온, 해류, 염분 등 다양한 물리 정보를 바탕으로 해양의 입체적 상태를 5일 간격으로 예측하고 수심 600m까지 변화를 생성할 수 있다. 특히 GPU 한 대만으로 약 200일치 전 지구 해양 예측 결과를 단 몇 초 만에 생성할 수 있어 기존 수치모델 대비 계산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연구팀은 KIST-오션이 실제 해양의 물리 현상을 얼마나 정확하게 재현하는지도 검증했다. 가상의 바람 생성 실험에서는 대기 변화에 따른 해양 파동과 용승과 침강 현상이 기존 해양물리 이론과 일치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또 2015년 슈퍼 엘니뇨 사례에서도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상승과 해양 내부 열 분포 변화 등 주요 발달 과정을 성공적으로 재현했다. 이는 KIST-오션이 단순히 과거 데이터를 학습한 수준을 넘어 대기와 해양 사이의 복잡한 물리적 상호작용까지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KIST-오션의 높은 계산 효율 덕분에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를 반복적으로 분석하거나 대규모 앙상블 예측에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이끈 강대현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KIST-오션은 AI를 이용해 계산 효율성과 뛰어난 예측 정확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을 뿐만 아니라 대기와 해양 간의 복잡한 물리적 관계도 현실적으로 재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라며, “이번 AI 모델을 적극 활용해 향후 기후 위기 대응 역량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재난 된 폭염·폭우 피해, 국가 배상 책임 어디까지?… 예측·예방가능성 엄격히 따지는 법원

    재난 된 폭염·폭우 피해, 국가 배상 책임 어디까지?… 예측·예방가능성 엄격히 따지는 법원

    최근 지구 온난화 등의 여파로 폭염, 폭우 등 예상 밖의 기상현상이 일상화 되면서 관련 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국가기간시설물에 대한 국가 관리 책임은 엄중하게 묻는 반면, 기상현상에 따른 사고에 대해선 국가 책임 범위를 제한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으로 도로 ‘블로우업’ 사망사고… 法 “국가 책임”50대 남성 A씨는 지난 2023년 7월 30일 오토바이를 타고 국유지인 공주의 한 하천 제방 옆 콘크리트 포장 농로를 주행하던 중, 도로가 약 30㎝ 솟아오른 곳을 지나다 오토바이가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뇌출혈 등의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사고 발생 보름 만인 같은해 8월 15일 사망했고, 유족들은 도로 관리 주체인 공주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수원지법은 지난해 10월 “도로가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결여했다”면서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A씨의 책임을 고려해 공주시의 책임을 70%로 제한하고, A씨의 부친에게 약 2억 2760만원, 형제자매 3명에게 각 500만원과 그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공주시는 “갑작스런 폭염으로 인해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블로우업’ 현상으로 예견이 어려웠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솟아오른 부분이 도로 포장 과정에서 발생한 이음새 부분이었던 점을 들어 “도로의 팽창·이완을 고려해 이음새 부분의 보수 관리가 이뤄졌더라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폭우 하천 범람 사고엔 ‘이용자 안전주의 의무’ 강조김해에 거주하던 70대 남성 B씨는 비가 오던 지난 2020년 7월 29일 자전거를 타고 은행을 방문한 뒤 집으로 돌아가던 중 경원교 아래 하천 옆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다 폭우로 불어난 하천에 빠져 급류에 휩쓸렸고, 3일 뒤 사망한 채 발견됐다. B씨 유족들은 “안전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자전거도로 진입을 차단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 김해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창원지법은 ▲진입로 입구에 ‘강우시 하천 출입을 금지해달라’는 안내판이 설치돼있는 점 ▲비가 많이 내린 날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산책로를 이용하지 않고 우회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 등을 들어 김해시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두 사건의 결과를 가른 것은 국가의 관리 책임 범위의 차이였다. 즉, 도로의 균열 등 국가가 관리하는 시설의 하자가 사고의 원인일 경우엔 국가에 적극적으로 책임을 묻지만, 단순히 날씨로 인해 예상 가능한 사고에 대해선 이용자도 책임의 의무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공주시는 도로 공사를 한 뒤 이음새가 온도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꾸준히 점검·보수를 할 책임이 있는 반면, 김해시의 경우 안전 안내판 설치로 최소한의 관리 의무를 이행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또 A씨는 주행 중인 오토바이에서 갑자기 도로가 솟아올라 있을 것을 예측하기 어려웠지만, B씨는 전날 밤 내린 폭우로 하천이 불어났을 거라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점도 고려됐다. 재난 수준 폭우 사고엔 “현실적으로 예방 불가”또 사실상 국가가 대응하기 어려운 재난 수준의 기상현상에 대해서도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전남 구례에서 볼링장을 운영하던 C씨는 지난 2020년 8월 5~8일 쏟아진 기록적 폭우로 섬진강이 넘쳐 볼링장 침수피해가 발생하자 “섬진강댐의 관리주체로서 적절하게 하천 수위를 조절했어야 했다”며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지난해 11월 수자원공사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당시 여름 장마가 54일간 지속돼 기상관측이 전국으로 확대된 1973년 이래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고, 특히 섬진강의 경우 예년 대비 평균 강수량이 192%에 달해 1966년 이후 최대 강수량으로 기록된 점 등을 언급하며 “이같은 폭우 상황에선 댐 수위를 낮춰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할 시간이 촉박하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수자원공사도 어찌할 도리가 없는 수준의 폭우였단 취지다. 같은해 8월 집중호우 당시 전북 진안 용담댐 방류량이 급증하면서 하류에 위치한 D씨의 카페가 침수된 사고에 대해서도 서울중앙지법은 한국수자원공사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당시 폭우로 인한 유입량이 예년보다 5배 이상 많아 방류량 증가가 불가피했고, 기상청의 오보로 날씨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단 이유에서다.
  • 유산균 먹고 폭염·한파 견디는 장한 벌

    유산균 먹고 폭염·한파 견디는 장한 벌

    4~40도서 생존율 70% 이상 상승장 강화해 효소 생산 에너지 절감보충제 섭취량과 방어 효과 비례심각한 더위엔 환기·차광 더 중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여름 폭염, 겨울 한파가 매년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사람도 버티기 힘들지만 동물도 날씨의 변덕을 온몸으로 견뎌야 한다. 꿀벌의 경우 생체리듬과 서식 환경이 이상 고온과 한파 등 기후변화로 변하면서 폐사로 이어지곤 한다. 꿀벌은 날갯짓과 대사열, 물의 증발을 동원해 벌통 안을 34~36도로 정교하게 유지한다. 하지만 바깥 기온의 진폭이 조절 능력을 넘어서는 순간 극심한 열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이와 관련해 벌들의 장 건강을 챙겨주면 날씨 변화에 견디는 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란 자볼대 식물보호학과, 이란 축산과학 연구소 꿀벌연구과, 캐나다 앨버타대 생명과학과 공동 연구팀은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유익균 프로바이오틱스와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성분인 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먹인 꿀벌이 온도 스트레스에서 견디는 능력과 생존율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7월 16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갓 우화(羽化·날개가 없던 곤충의 애벌레나 번데기가 날개를 가진 성충으로 탈바꿈하는 과정)한 일벌들에게 젖산균, 비피더스균 등 6종을 복합한 프로바이오틱스와 치커리 뿌리에서 추출한 프리바이오틱스 이눌린을 21일 동안 먹였다. 보충제 농도는 2.5~10g/ℓ까지 단계별로 나눠 투입했다. 이후 벌들을 4도, 15도, 35도, 40도에서 최대 열흘 동안 노출했고, 생존율과 항산화효소 활성을 측정했다. 극한 저온인 4도에서 아무것도 섭취하지 않은 꿀벌은 실험 종료 시점에 이를수록 빠르게 대부분 죽었지만 7.5g/ℓ 이상 고용량을 섭취한 꿀벌의 생존율은 70% 이상이었다. 중간 정도 저온인 15도에서는 최대 용량인 10g/ℓ을 섭취한 꿀벌들은 실험 종료 시점까지 80%가 넘는 생존율을 보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보충제 농도가 높을수록 방어 효과가 커지는 소위 ‘용량 의존적 경향’도 나타났다. 온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벌 몸속에서는 활성산소가 늘고 이를 없애기 위해 카탈라아제·초과산화물 불균등화효소 같은 항산화효소를 동원한다. 보충제를 섭취하지 않은 벌들은 이 효소들의 활성이 크게 치솟았지만 보충제를 먹은 개체들은 오히려 효소 활성이 뚝 떨어졌다. 고온인 40도에서 일반 꿀벌은 보충제를 섭취한 꿀벌과 비교해 아스코르브산 과산화효소 활성이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유익균이 장 속에서 활성산소를 미리 제거하고 장벽을 튼튼하게 해준 덕에 벌의 몸이 효소를 쥐어짜낼 필요 자체를 줄인다. 효소를 만들어 유지하는 데 드는 막대한 에너지를 아낌으로써 스트레스 대응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는 것이다. 물론 유산균이 더위나 추위를 견디게 하는 데 만능은 아니었다. 40도의 극한 고온을 넘어서는 경우는 보충제 섭취 여부를 떠나 벌들은 사흘 내에 대부분 죽어버렸다. 고온이 단백질을 변성시키고 효소를 망가뜨리는 등 직접적 세포 손상을 가해 장 건강이 주는 이점을 압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심각한 더위에는 영양 보충보다 벌통 환기, 차광 같은 물리적 대응이 1차 방어선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나즈메 사헤브자데 이란 자볼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벌의 장내 미생물을 돌보는 일이 기후변화로 인한 벌의 폐사를 막는 새로운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멸종위기 금정산 깃대종 ‘가는동자꽃’ 개화

    멸종위기 금정산 깃대종 ‘가는동자꽃’ 개화

    국가 희귀·특산식물 보전기관인 부산시 화명수목원은 금정산 깃대종이자 멸종위기 희귀식물인 ‘가는동자꽃’이 수목원에서 개화를 시작했다고 14일 밝혔다. 깃대종이란 특정 지역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반영하고 사람들에게 보호 필요성이 인식되는 상징적 동·식물을 의미한다. 가는동자꽃은 우리나라에서 오직 부산 금정산에서만 자생하는 보호종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자 희귀식물(CR)로 지정되어 있다. 꽃은 7~8월에 피고, 지름 2.5cm 정도로 짙은 홍색을 띤다. 꽃잎은 5개로 위 가장자리가 잘게 갈라지는 특징이 있다. 산지습지에서만 자라는 습지 의존성 식물로 산지습지 건강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온난화가 지속되면 가장 먼저 없어질 식물로 소개되고 있다. 수목원 측은 현지 외 보전 차원에서 지난해 가는동자꽃을 수목원 내에 도입해 증식·보전해 왔다.
  • 10년에 한 번 온다더니…한 달 만에 온 폭염중대경보, 지구는 ‘미지의 영역’ 진입 [핫이슈]

    10년에 한 번 온다더니…한 달 만에 온 폭염중대경보, 지구는 ‘미지의 영역’ 진입 [핫이슈]

    올해 여름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가운데 경북 포항과 경산에는 지난 12일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다. 폭염중대경보는 기상청이 올해 폭염특보 체계를 18년 만에 손보며 신설한 최상위 단계로, ‘일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이거나 일 최고기온이 39도 이상’인 상황이 하루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 내려진다. 기상청이 최고 체감온도에 따른 온열질환자 발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질환자가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변곡점이 체감온도로는 38도, 기온으로는 39도 부근으로 나타난 점을 근거로 폭염중대경보 발령·해제 기준을 정했다. 지난 3월 기상청은 폭염중대경보가 ‘10년에 1번’ 정도로 드물게 발령될 것으로 추정하고, 지난 6월부터 폭염중대경보 제도를 시행했다. 그러나 제도를 시행한 지 한 달여 만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면서 올해 여름 폭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두 겹으로 하늘을 덮고, 그 아래로 뜨겁고 습한 남풍까지 파고든 ‘이중 열돔’ 현상이 10년 만에 올 줄 알았던 경보를 한 달 만에 울리게 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유럽은 이미 한 달째 찜통 더위이러한 현상은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유럽은 이른바 ‘오메가(Ω) 열돔’에 갇혀 에펠탑을 비롯한 명소들이 운영 시간을 줄였고, 온열질환 사망자도 잇따르고 있다. 오메가 열돔이란 상공의 강한 고기압이 그리스 문자 ‘오메가’ 모양으로 자리 잡으면서 뜨거운 공기를 오랫동안 가둬 폭염을 지속시키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미 지난달부터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린 유럽 곳곳은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폭염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도 1만명을 넘어섰다. 초과 사망자란 통상적인 상황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망자 수를 넘어선 추가 사망자를 의미한다. 미국은 이달 들어 195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이상고온을 겪으며 국토의 3분의 2가량에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중국과 대만 일대는 대규모 태풍 피해를 입었다. 지구온난화와 엘니뇨 현상이 겹치면서 발생한 태풍 ‘바비’로 중국 저장성에서만 나무 700그루가 뿌리째 뽑혀 나갔고 200만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미지의 영역에 진입한 지구 기후”아시아 일대와 유럽, 북미 대륙까지 강타한 이상 기온의 ‘배후’에는 관측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전 세계 해수면 온도가 있다. 영국 가디언이 12일(현지시간) 유럽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데이터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전 세계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92도를 기록, 2024년의 종전 최고 6월 기록(20.86도)을 넘어섰다. 해수면 온도는 관측이 시작된 1979년(20.25도) 이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카를로 부온템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국장은 가디언에 “현재 상황은 우리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기후 수준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신호”라며 “해수면 온도가 높은 수준까지 오른 데다 엘니뇨가 본격화할 가능성까지 있어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많은 해수면 온도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해수면 온도 상승은 폭염중대경보를 유발한 ‘이중 열돔’ 현상과도 연관이 있다. 지구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면 바다에서 증발하는 수증기와 대기로 유입되는 열에너지가 증가한다. 이로 인해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하고 한반도 쪽으로 확장하기 쉬워진다. 여기에 티베트고기압까지 겹치면 상공에는 두 겹의 고기압이 형성되고, 남쪽에서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공기까지 더해져 이른바 ‘이중 열돔’ 현상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더 큰 문제는 바다에 쌓인 열에너지가 허리케인과 태풍을 폭발적으로 키우는 일종의 ‘에너지 엔진’으로 돌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디언은 “지난 수십 년간 바다는 지구 온난화로 발생하는 열기의 90% 이상을 흡수하며 기후 변화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 왔지만. 해양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2020년에는 해양에 공급되는 열량이 초당 히로시마 원자폭탄 5개에 해당하는 수준, 지난해에는 해양에 공급되는 열량이 초당 히로시마 원자폭탄 11개에 가까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어 “해수면의 열량이 치솟으면서 대기 중으로 더 많은 수증기가 공급되고 이는 전례 없는 강도의 폭우와 슈퍼 태풍 등 기상 재해를 유발한다”며 “바다가 온난화의 완충지가 아닌, 재앙을 증폭시키는 가해자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더위가 14일과 15일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비의 양이 적은 남부는 더위가 계속 이어지겠고, 중부지방도 비가 그치고 나면 다시 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관측됐다.
  • ‘소 방귀·트림’도 기후위기 요인… 메탄 줄이는 사료첨가제 키운다

    ‘소 방귀·트림’도 기후위기 요인… 메탄 줄이는 사료첨가제 키운다

    소의 트림이 기후위기를 부르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정부가 메탄 저감 기술 육성에 나섰다. 소의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함께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만큼 국제 사회는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섰다. 한국도 사료첨가제 개발과 상용화를 지원하며 관련 시장 경쟁력 확보를 노린다. 13일 기후 데이터 플랫폼 클라이밋워치(Climate Watch)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농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6.24기가톤(GtCO₂e)으로 전체 배출량의 12.4%를 차지했다. 농축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절반가량은 소가 먹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이다. 메탄은 대기 중 체류 기간이 이산화탄소보다 짧지만 단위 질량당 온난화 효과가 훨씬 커 기후변화 대응에서 우선 감축 대상으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메탄 감축을 가장 비용 효율적인 기후 대응 수단 중 하나로 평가한다. 연구자들은 농축산업이 화석연료 산업에 맞먹는 메탄을 배출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소의 트림과 방귀가 석탄발전소를 운영하고 도시가스로 난방을 하는 만큼이나 기후위기에 나쁘다는 것이다. 농축산업은 앞으로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인구 증가와 육류 소비 확대가 맞물리며 전 세계 가축 사육 규모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주요 국가와 글로벌 기업은 소의 위 속 미생물 활동을 조절해 메탄 생성을 줄이는 사료첨가제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제품이 꾸준히 상용화돼 판매되고 있으며 실제 메탄 배출을 줄이고 있다. 국내는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아직 기술 개발과 실증 단계에 머물고 있다. 사료첨가제의 메탄 저감 효과를 입증하려면 소를 대상으로 장기간 시험을 진행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우수한 기술을 확보했더라도 한 마리에 수천만원이 넘는 소를 대상으로 한 실증은 위험 부담이 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메탄 저감 사료첨가제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사업에 참가한 민간기업이 기술을 개발하면 소 위액 실험을 지원한다. 또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선정해 민간업체가 실제 소를 대상으로 실증시험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지원사업을 통해 국내 기업 기술 경쟁력을 높여 국제 무대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는 한편 농축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기반도 강화한다. 이재식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저메탄 사료는 축산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핵심 수단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국산 메탄저감제의 개발과 보급은 아직 초기단계”라며 “관련 기업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 “지금도 밥 먹기 무서운데 또?”…지갑 탈탈 털어갈 ‘역대급 쇼크’ 온다

    “지금도 밥 먹기 무서운데 또?”…지갑 탈탈 털어갈 ‘역대급 쇼크’ 온다

    전쟁으로 치솟은 전 세계 식량 가격이 역대급 이상 기후 현상 때문에 앞으로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구 온난화와 맞물린 거대한 자연재해가 전 세계 농작물 수확을 위협하면서 우리 식탁 물가에 미치는 충격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란 전쟁 속 ‘슈퍼 엘니뇨’ 예고…세계 식량 공급망 비상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나타나는 ‘슈퍼 엘니뇨’ 기후 현상이 전 세계 식료품 가격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그 여파가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전 세계 식량 가격은 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극단적인 이상 기후까지 더해지면서 전 세계 식량 공급망이 ‘이중 충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과학자들은 엘니뇨가 폭염과 홍수, 폭풍을 동반하는 강력한 수준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이미 태평양의 수온이 상승하고 있으며 올해 말 바다 표면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아질 확률이 63%에 달한다고 확인했다. 이른바 ‘고질라 엘니뇨’라 불리는 거대한 이상 기후가 지구를 덮치고 있는 셈이다. 골드만삭스 “전 세계 식량 원자재값 15.8% 급등할 것”이미 치솟은 생활비로 전 세계 가정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슈퍼 엘니뇨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물가가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에 각국 중앙은행도 긴장하고 있으며 높아진 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딧의 분석가들은 “최근 유럽을 덮친 폭염은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엘니뇨가 올해 하반기 새로운 물가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의 예측에 따르면 이번 2026~2027년 엘니뇨는 과거 심각했던 이상 기후들보다 더욱 강력할 전망이다. 금융기관 골드만삭스의 분석가들은 이번 슈퍼 엘니뇨로 인해 전 세계 식량 원자재 가격이 15.8% 급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충격은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작물 수확 및 물류 차질 여파…2028년까지 지속 다만 기후 재앙이 전 세계 식량 공급망에 스며드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작물마다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시기가 다르고 강이나 운하의 수위가 낮아져 운송에 차질을 빚는 등 여러 물류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그 피해가 2028년 하반기에 이르러 완전히 드러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기관 UBS의 분석가들은 엘니뇨가 전 세계 비와 기온을 뒤흔들며 지역마다 다른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했다. 아프리카 남부와 남미 북부에는 심한 가뭄이, 브라질 남부와 아르헨티나 등지에는 홍수가 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이란 전쟁으로 이미 에너지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엘니뇨가 겹치면 작은 공급 차질도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저소득 국가들이 이번 기후 재앙으로 가장 심각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암컷인 줄 알았는데”…더위에 취한 수컷 곤충의 짝짓기 대혼란 [사이언스 브런치]

    “암컷인 줄 알았는데”…더위에 취한 수컷 곤충의 짝짓기 대혼란 [사이언스 브런치]

    올여름은 예년보다 훨씬 무더울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사람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가마솥더위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지 못하는 변온동물들에게 종의 존속을 뒤흔드는 치명적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단순한 더위로 인한 폐사를 넘어 곤충의 짝짓기 본능과 화학적 소통 체계마저 완전히 교란돼 동성들끼리 짝짓기를 시도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혀졌다. 영국 세인트 앤드루스대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열 스트레스가 수컷 송장벌레 간 동성 상호작용 발생을 증가시킨다고 10일 밝혔다. 통제 조건하에서도 상당한 빈도의 수컷 간 접촉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연구 결과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7~9일 열리는 ‘실험생물학 2026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기후 변화로 인한 온도 변화는 이미 일부 야생 동물 종을 생리적 한계로 몰아넣고 있으며 물고기, 파충류와 대부분 무척추동물과 같은 변온동물에게 치명적이다. 열 스트레스는 생리학뿐만 아니라 사회 및 번식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지만 인과 관계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송장벌레의 일종인 무늬송장벌레를 이용했다. 새나 설치류 같은 작은 척추동물의 사체를 땅에 묻고 협력해 유충에게 먹이를 주고 천적으로부터 새끼들을 보호하는 정교한 부모 돌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평균 20도의 통제 조건과 3일 동안 26도의 모의 폭염 상황에서 벌레들이 얼마나 자주, 오래 동성 짝짓기 행동을 하는지 관찰했다. 이후 곤충의 표피에서 표피 탄화수소(CHCs)를 추출해 가스 크로마토그래피-질량 분석기를 이용해 분석했다. 표피 탄화수소(CHCs)는 곤충에게 두 가지 매우 중요한 기능을 제공한다. 하나는 뜨겁고 건조한 환경에서 수분 손실과 탈수를 막기 위해 큐티클을 방수 처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짝을 식별하고 성별을 구분하는 데 사용되는 개체 간 화학적 의사소통 기능이다. 그 결과, 열 스트레스가 심해질수록 동성 간 성적 행동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인식 외에도 표피 탄화수소 기반의 의사소통을 보더라도 온난화로 인한 폭염 때문에 오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런 오인은 장기적 번식 성공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솔렌 모렐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열에 의해 유발된 표피 탄화수소 프로파일 변화가 행동 및 번식 결과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 펄펄 끓는 지구, 해양 생물 ‘멍청이’ 만든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펄펄 끓는 지구, 해양 생물 ‘멍청이’ 만든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올해 여름은 온난화에 엘니뇨 현상까지 겹쳐 평년보다 덥고 극한 기상이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구가 뜨거워지면 ‘더워서 생활하기 불편한 것 빼고는 크게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실제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변화를 유발합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으로 인한 해양 산성화는 다양한 바다 생물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캐나다 아카디아대 생물학과, 대만 중앙연구원 해양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온난화로 인해 바닷물에 녹아드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계속 높아질 경우 오징어를 비롯한 두족류의 뇌 부피가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7~9일 열리는 ‘실험생물학 2026 컨퍼런스’에서 발표됐습니다. 두족류는 좌우 대칭형이며 몸통이 머리 위에 붙어 있고 머리 밑에 다리가 존재하는 동물로 1000~1200종에 이릅니다. 개와 비슷한 개수의 신경세포(뉴런)를 지녀 바다에서 가장 지능이 높은 동물로도 유명합니다. 연구팀은 부화 순간부터 무늬오징어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쪽은 현재 바다와 비슷한 수준의 pH(산도) 8.20 수준의 수조에, 다른 쪽은 기후변화 예측 시나리오에 따라 2100년의 바다를 상정한 pH 7.80의 수조에 넣었습니다. 90일 후 오징어를 수조에서 꺼내 머리를 보존 처리해 확산형 자기공명영상(dMRI)으로 촬영했습니다. 연구팀은 몸통 크기에 따른 뇌 부피 변화도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곳에 있었던 오징어들의 뇌 부피가 감소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감소 폭이 가장 컸던 뇌 부위는 시력과 관련 있는 곳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바다 환경과 비슷한 수조에서 자란 오징어에 비교했을 때 시각 관련 뇌 부위가 52~62% 작았습니다. 바다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오징어의 사냥 행동이 감소하는 이유도 시력이 나빠지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개럿 앨런 캐나다 아카디아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두족류를 대상으로 했지만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다른 동물들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 “중국산 최고” “신이 내려준 선물” 품절 대란…유럽 난리 난 이유 [지금, 지구]

    “중국산 최고” “신이 내려준 선물” 품절 대란…유럽 난리 난 이유 [지금, 지구]

    “더는 못 참아” “살려줘!”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절망 섞인 비명. 가만히 서 있어도 숨이 턱 막히는 더위 속, 집 안에서조차 땀을 뻘뻘 흘리며 벽만 바라보는 사람들. 그들의 시선 끝에는 꽉 막힌 규제와 가혹한 법률이 버티고 있다.실외기 하나 달 수 없어 방 안이 거대한 찜통으로 변해버린 지옥 같은 현실.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살인 폭염’의 공포가 유럽 전역을 집어삼키고 있는 가운데 ‘뜻밖의 구세주’가 나타났다. 지금 유럽인들은 살기 위해 ‘중국산’을 붙잡고 있다. 최근 유럽 전역에서 살인적인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동식 에어컨을 비롯한 중국산 냉방 가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홍콩 성도일보는 ‘중국관찰’ 코너에서 유럽 현지 맞춤형 설계를 갖춘 중국산 이동식 에어컨이 폭염을 이겨내게 돕는 구세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의 세입자와 집주인들이 까다로운 설치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중국산 이동식 에어컨을 앞다퉈 찾고 있다는 것이다. 성도일보는 프랑스의 냉매 관련 규정, 독일의 소음 기준, 이탈리아의 노후·역사 건축물 외벽 규제 때문에 일반적인 에어컨 제품을 들여놓기 어려운 상황에서 복잡한 설치 과정이 필요 없는 중국산 이동식 제품들이 급부상했다고 짚었다. 또한 성도일보는 미켈란젤로의 작품 ‘아담의 창조’를 패러디해 중국산 이동식 에어컨을 신이 내려준 것처럼 묘사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유럽 폭염에 아시아 에어컨 제조업체들 호황냉감 이불 등 다양한 중국산 냉방 제품 인기앞서 로이터통신도 지난 25일 기사에서 유럽의 폭염으로 아시아 에어컨 제조업체들이 호황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중국 메이디, 한국 삼성전자·LG전자, 일본 미쓰비시전기 등 가전기업들의 에어컨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전했다. 메이디 측은 로이터에 이동식 에어컨 주력 모델인 포르타스플릿(PortaSplit)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중고 제품의 가격이 신제품 가격을 넘어서는 경우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메이디 측은 “5월 마지막 2주간의 폭염이 판매를 크게 끌어올렸다”라면서 “포르타스플릿은 일부 판매망에서 품절됐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매체도 중국산 에어컨 열풍을 소개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프랑스, 스페인, 독일, 영국 등 에어컨 보급률이 비교적 낮은 서유럽 시장에서 메이디의 에어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70% 넘게 증가했다. 중국의 또 다른 가전업체인 그리전기는 1~6월 유럽 지역에서 에어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0% 넘게 늘었으며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보유한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고 중국 경제 매체 이차이에 밝혔다. 이동식 에어컨뿐만 아니라 햇빛 가리개용 모자, 휴대용 선풍기, 냉감 이불 등 다양한 중국산 냉방 제품들이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 수요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일부 유럽 누리꾼들은 중국산 에어컨을 구하기 위해 장거리 여행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온라인상에 공유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 200㎞를 운전한 끝에 마지막 하나 남은 제품을 샀는데 가격이 이미 100유로(약 17만원)나 오른 상태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프랑스산 에어컨이 있다면 그걸 사겠지만 우선 당장 에어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프랑스가 중국산 제품을 허용한다면 중국산을 사겠다”고 말했다. WHO “유럽서 폭염 관련 초과 사망자 1300명 이상”“기후 변화 경고…폭염 대비 보건 대책 시행 장려”SPF “사망자 모든 연령대서 발생…85%는 고령자”유럽은 최근 ‘살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유럽에서 평년보다 초과 사망자가 1300명 이상 나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6월 21일 이후 유럽에서 고온과 관련한 초과 사망자가 1300명을 넘는 것으로 기록됐다”고 적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열 스트레스는 흔히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데, 유럽의 주택과 직장, 학교는 이런 기온을 견딜 수 있도록 지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한 세대에 한 번’ 발생하던 폭염이 이젠 거의 매년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이미 경고받았다”며 유럽 국가들에 “폭염 대비 보건 대책을 시행할 것을 장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에 앞서 이번 폭염 피해가 가장 컸던 프랑스 당국도 역대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된 지난 23일 이후 사망자 수가 증가 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프랑스 공중보건청(SPF)에 따르면 24일 기록된 사망자는 모든 원인을 통틀어 1200명 이상으로 집계됐고, 25일과 26일엔 하루 14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4월과 5월 하루 평균 사망자가 900~1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일일 수백명, 24일 이후로 사흘간 대략 1000명의 추가 사망자가 생긴 셈이다. 사망자 증가는 폭염 적색경보가 발령된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파리를 포함한 수도권과 북서부 노르망디, 브르타뉴, 중서부 루아르, 보르도를 비롯한 남서부 지역이 대표적이다. SPF는 확인된 사망자의 85%가 65세 이상 고령자로 파악됐으나, 초과 사망자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한 만큼 폭염이 전 인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소별로도 병원, 노인요양시설, 자택 등에서 사망 건수가 모두 증가했다. 특히 24일 이후 수도권 지역에서 자택 사망 건수가 40%가량 급증했다. 당국은 독거노인 등의 피해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이 발표한 이날 자료는 전자 사망 증명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실제 사망자는 이러한 초기 데이터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과 이번 달 연달아 찾아온 폭염은 북부 아프리카에서 유입된 뜨거운 공기가 유럽 상공에 정체되며 발생했다. 고기압과 양옆을 가로막은 저기압 배치가 그리스 문자 Ω(오메가)와 비슷하다고 해서 오메가 열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유럽인들 더위에 약해” 美서 조롱 나오기도프랑스 4가구 중 1가구만 에어컨 보유프랑스인 6명 중 1명 “지구 위해 불편 감수”이 같은 상황에 온라인상에서는 미국인들, 특히 미국 남부 사막지대나 열대성 기후 지역에 사는 이들 사이에서 프랑스와 서유럽 사람들이 자신들은 매년 겪는 더위조차 견디지 못한다는 식의 조롱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오드리 풀바르 파리시 국제관계 담당 부시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미국 언론인과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 중 일부는 파리의 모든 방에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파리를 비판하고 조롱해 왔다”며 “정말 어이가 없다”고 적었다. 그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국가로서 여러분은 지구 온난화와 그로 인해 프랑스가 겪고 있는 피해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며 “에어컨 보급률이 90%에 달하는 여러분의 도시들도 이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에어컨 사용이 보편화한 미국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4가구 중 1가구만 에어컨을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전통적으로 에어컨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다. 이달 초 발표된 입소스 여론조사에서도 프랑스인의 78%는 에어컨이 환경에 해롭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6명 중 1명은 지구를 위해 불편을 감수할 수 있다고 했다. 인간이 저지른 환경 오염은 지구 온난화를 불렀고 이는 결국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더 이상 기후 위기는 남 일이 아닌, 현재 우리가 직면한 뼈 아픈 현실입니다. [지금, 지구]는 지금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 위기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한여름 그늘 드리운 가로수, 도시 폭염 식히는 ‘천연 에어컨’ [달콤한 사이언스]

    한여름 그늘 드리운 가로수, 도시 폭염 식히는 ‘천연 에어컨’ [달콤한 사이언스]

    올해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5월부터 무더위가 찾아왔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회색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시는 여름만 되면 거대한 가마솥처럼 변한다. 호주, 영국, 가나, 스위스, 멕시코, 노르웨이, 독일, 캐나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벨기에, 칠레, 덴마크, 브라질, 미국,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웨덴, 인도, 방글라데시, 부르키나파소 22개국 77개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한 대규모 국제 공동 연구팀은 폭염을 식힐 진짜 인프라는 에어컨 같은 냉방장치가 아니라 ‘나무’라는 답을 내놨다. 이 정책 논평은 기후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플로스 기후학’ 7월 2일 자에 실렸다. 도시숲은 도시 평균 기온을 낮추는 냉각 효과, 대기오염과 소음 저감, 빗물의 토양 침투 촉진과 빗물 유출 완화, 자외선 차단, 여가 및 정서적 공간 제공 등 다양한 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난화가 가속화하면서 도시숲 조성에 대한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거리의 가로수와 도심 숲은 ‘있으면 좋은 경관 장식’쯤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세계 각국의 연구와 정책 보고서 141건을 바탕으로 도시에서 나무와 숲이 주는 이점을 종합 평가했다. 이를 근거로 도시숲을 상하수도, 도로, 전력망 같은 ‘필수 핵심 기반시설’로 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 자란 나무와 나무 여러 그루가 모여 만든 그늘(캐노피)은 한번 잃으면 회복되는 데 수십 년이 걸리거나 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시 숲 보호와 투자는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연구팀은 ▲도시 숲 조성과 관리를 법과 전용 재원 배정 ▲저소득, 소외 지역일수록 녹지가 적어 폭염 피해가 더 커지는 ‘녹색 불평등’을 주민 참여로 해소 ▲국가 기후 및 생물다양성 전략에 도시숲을 명시적으로 포함 ▲원격탐사, 인공지능(AI) 기반 관리와 수종 다양화로 도시숲 회복력을 키울 것 등 4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팀을 이끈 마누엘 에스페론 로드리게즈 영국 뱅거대 박사는 “도시숲을 핵심 생활 기반시설로 인정하고 투자하는 일은 전 세계 수십억 도시 거주자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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