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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로봇, 제주 마을회관서 옥돔 굽는다

    “기계에 옥돔을 넣기만 하면 알아서 최적의 온도를 맞춰 타지 않게 구워내는 로봇을 주방에 투입합니다.” 인공지능(AI) 로봇이 제주 마을회관 주방에서 옥돔을 굽고 장애인 보호작업장에서 커피를 내리는 시대가 현실이 된다. 제주도는 생활 밀착 공간에 AI와 로봇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주방 로봇’ 실증사업에 나선다고 4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스마트빌리지 보급·확산 사업’ 공모에 선정된 도는 총사업비 25억원을 투입, 2027년까지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사업은 고령층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마을회관과 복지시설의 조리 부담을 줄이고 지역 공동체 기반의 디지털 전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주요 내용은 조리 자동화 기반의 스마트 주방 구축과 로봇 연계 맞춤형 레시피 개발, 도민 참여형 체험·실증 운영 등이다. 조리 자동화 설비는 평균 1억 3000만~1억 5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해 실증은 서귀포시 토평동마을회관과 발달장애인 보호작업장 ‘희망나래꿈터’에서 시작된다. 토평동마을회관에는 옥돔구이 등 단순·반복 공정에 특화된 조리 로봇이 도입돼 공동 급식과 지역 행사 시 인력 부담을 줄이는 모델을 검증한다. 희망나래꿈터에는 핸드드립 커피 로봇이 설치된다. 발달장애인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협업형 운영 방식으로, 직무 참여 기회를 넓히는 데 의미를 둔다. 김남진 도 혁신산업국장은 “내년 실증 대상지를 추가 확대하고 주방 로봇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홍보관도 조성할 계획”이라며 “AI 기술의 일상 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도민 체감도를 끌어올리는 디지털 전환 정책을 꾸준히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 “옥돔 굽고 커피 내리고”… AI 주방로봇, 마을회관·복지시설 속으로

    “옥돔 굽고 커피 내리고”… AI 주방로봇, 마을회관·복지시설 속으로

    “기계에 옥돔을 넣기만 하면 알아서 최적의 온도를 맞춰 타지 않게 구워내는 로봇을 주방에 투입합니다.” 제주 마을회관 주방에서 로봇이 옥돔을 굽고, 장애인 보호작업장에서는 인공지능(AI) 로봇이 커피를 내리는 상상이 눈앞의 현실이 되는 셈이다. 제주도가 마을회관과 복지시설 등 생활 밀착 공간에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주방로봇’ 실증사업에 나선다며 4일 이같이 밝혔다. 이번 사업은 고령층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마을회관과 복지시설의 조리 부담을 줄이고, 지역 공동체 기반의 디지털 전환 모델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스마트빌리지 보급·확산사업’ 공모에 선정돼 총사업비 25억원을 투입, 2027년까지 2년간 사업을 추진한다. 조리 자동화 설비는 평균 1억 3000만~1억 5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뜨거운 불 앞에서 장시간 서서 반복 조리를 해야 하고, 무거운 조리기구를 다루는 탓에 근골격계 질환과 호흡기 질환 위험도 크다. 이번 사업은 다수가 이용하는 공동체 공간의 특성을 반영해 조리 종사자의 근골격계 질환과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고,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주방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핵심 사업은 ▲조리 자동화 기반 스마트 주방 구축 ▲사용자 맞춤형 로봇 연계 레시피 개발 ▲도민 참여형 체험·실증 운영 등이다. 올해 첫 실증 대상지는 서귀포시 토평동마을회와 발달장애인 보호작업장 희망나래꿈터 등 2곳이다. 토평동마을회 다목적회관에는 옥돔구이처럼 단순·반복 공정이 많은 조리에 로봇을 투입해 주방 노동 강도를 낮추는 모델을 시험한다. 지역 행사나 공동 급식 때 인력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희망나래꿈터에는 핸드드립 커피 로봇이 들어선다. 발달장애인과 로봇이 함께 작업하는 협업형 운영 모델로, 단순 자동화를 넘어 직무 참여 기회를 넓히는 데 의미가 있다. 도는 내년 실증 대상지를 4곳 추가 선정하고, 도민이 직접 주방로봇을 체험할 수 있는 홍보관도 별도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AI·로봇 기술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체감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김남진 도 혁신산업국장은 “이번 사업은 지역공동체를 시작으로 주방라는 대표적인 생활 현장에 AI와 로봇 기술을 접목해 실제 사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도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 내가 먹은 생선구이, ‘제주산 옥돔’ 아니라고?…“값싼 옥두어였다”

    내가 먹은 생선구이, ‘제주산 옥돔’ 아니라고?…“값싼 옥두어였다”

    값싼 ‘옥두어’를 ‘옥돔’으로 속여 판매한 제주지역 한 음식점 업주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옥돔과 옥두어는 농어목 옥돔과에 속하는 어류로, 유전자는 다르지만 생김새가 비슷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2단독 배구민 부장판사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가 대표로 있는 법인에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금고형 이상의 처벌 전력이 없고 뒤늦게나마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2023년 11월 30일부터 지난해 9월 12일까지 제주시 소재 식당을 운영하면서 옥두어를 ‘제주산 옥돔’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4000만원 상당 옥두어 1245㎏을 구매한 뒤 1마리당 3만 6000원짜리 옥돔구이로 속여 2500여개를 판매했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약 9000만원으로 조사됐다. 당시 식당에 설치된 메뉴판에는 옥두어를 사용하면서도 ‘옥돔’구이로 표시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듯 다른 옥돔·옥두어…구우면 구분 어려워 식당에서 옥두어를 옥돔으로 속여 파는 사례는 종종 적발된다. 이들은 언뜻 보기엔 비슷한 형태지만, 옥돔은 눈 밑에 은백색 삼각형 반점이 있고 몸 중앙에 불규칙한 노란색 세로 방향의 띠무늬가 있어 구분된다. 옥두어는 눈 밑에 은백색 삼각형 무늬가 없다. 옥돔의 등지느러미는 주황색이며, 꼬리지느러미는 담황색 바탕에 5~6개의 노란 가로줄 무늬가 있다. 옥두어는 검은색이나 회색의 등 지느러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굽거나 국거리 재료로 사용하면 이러한 외형적 주요 특징이 사라져 이들을 구분하기 어렵다. 가격은 옥돔이 옥두어보다 4배 가까이 비싸다.
  • 사라진 돌하르방 하나… 대체 무사 영 되수광?

    사라진 돌하르방 하나… 대체 무사 영 되수광?

    제주 지킨 ‘원조’ 돌하르방은 48기뿔뿔이 흩어져서 1기는 ‘행방불명’읍성마다 몸집·손 모양 각양각색돌하르방 있는 곳 대부분 유적지이달 절정 ‘수국 명소’도 들러보길제주는 ‘비바리’(일반적으로 ‘여자’를 뜻하는 제주 사투리)의 세계다. 제주를 만들었다는 신화 속 ‘마고할망’부터 세계유산 해녀까지 죄다 비바리다. 그럼 ‘소나이’ (‘남자’의 제주 사투리)는 뭘 하고 있었을까. ‘소나이’ 가운데 그나마 두드러진 활약을 하고 있는 건 ‘돌할아버지’ 돌하르방 정도다. 돌하르방에도 문화유산이 있다. 총 48기였는데 현재 남은 건 47기다. 제주도 안에 45기, 서울에 2기, 그리고 1기는 행방불명이다. 돌하르방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가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돌하르방이라는 이름의 유래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베일에 싸여 있다. 이번 여정에서는 제주와 서울의 돌하르방을 찾아 나선다. 돌하르방의 비밀에 한걸음 다가서 보자는 뜻이다. 잘 몰랐을 뿐 돌하르방이 있는 곳은 대부분 제주의 대표 유적지다. 관광으로서도 그리 ‘손해 볼 것 없는’ 여정이라는 얘기다. ‘다들 어디 계서쑤꽈?’ ‘다들 어디 계셨습니까’의 제주 사투리다. 여러 해 전에 제주의 돌하르방을 찾아 다닌 적이 있다. 당시에는 돌하르방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하나하나 찾으려니 시간이 너무 걸린 탓에 중도에 답사를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 돌하르방을 원래 위치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일었고, 일부는 아쉽게나마 옛 형태대로 집합을 이뤘다. 그러니까 4인 1조의 ‘완전체’가 됐다는 뜻이다. 그 덕에 돌아보기도 한결 수월해졌다. 하지만 지금도 일부는 여전히 흩어져 있다. 특히 옛 제주목에 속했던 돌하르방들이 그렇다. 대체 ‘무사 영 되수광?’(왜 이렇게 되셨어요?)인지…. ●삼다도서 가장 유명한 ‘소나이(男)’ 돌하르방 답사 여정에서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돌하르방의 개념 정립이다. 돌하르방은 ‘조선시대 관청인 제주목, 대정현, 정의현의 성문 앞(혹은 성문 밖)에 세웠던 현무암 석인상’이다. 이 정의는 꽤 중요하다. 언제, 어디에 세웠는가로 돌하르방의 본질이 규정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검색 사이트에는 “불교 미륵 신앙의 영향을 받아 육지에서 큰 돌을 미륵이라 부르는 것처럼 미륵, 돌미륵이라 불리기도 한다”고 표기돼 있는데, 이는 명백히 잘못된 사실이다. 재질과 형태가 비슷할 뿐 돌하르방과 불교는 아무 연관이 없다. 관청 외 장소에 세워진 석인상도 마찬가지다. 돌하르방이라 불리기는 하지만, 문화유산으로서의 돌하르방은 아니다. 제주 향토사 학계 등에 따르면 돌하르방이라는 이름이 공식 채택된 때는 1971년이다. 당시 제주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할 때 어린이들이 ‘돌할아버지’라는 의미로 즐겨 부르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돌하르방으로 굳어졌다. 제작 연대는 조선 영조 30년인 1754년(태종 18년인 1418년 대정성을 시작으로 정의성과 제주성에 세워졌다는 주장도 있다) 즈음으로 추정된다. ‘탐라지’에 제주목사 김몽규가 세운 것으로 기록돼 있다. 당시 제주의 행정구역은 제주목과 대정현·정의현 등 1목 2현이었다. 세 곳에는 모두 읍성이 있었다. 돌하르방은 제주목사가 머무는 제주읍성의 동서남문에 각 8기씩 24기, 현감이 머무는 두 현성의 동서남문에 각 4기씩 24기를 세웠다. 돌하르방이라 불리는 건 이때 세워진 48기의 석인상을 뜻한다. 당시에는 ‘옹중석’이라 불렸다. 문제는 문헌에 누가, 언제 세웠는지만 적었다는 거다. 그러니까 돌하르방을 세운 고위 지방관의 이름과 공덕만 중요했을 뿐 누가, 어떤 가치를 담아, 어떤 과정을 거쳐 돌하르방을 제작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던 거다. 돌하르방을 둘러싸고 갖가지 추리가 난무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각 돌하르방에는 수문장, 수호신, 벽사 등 주술적 의미가 담겼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내륙의 하마비(下馬碑)처럼 ‘여기서부터 지방관이 머무는 성내(城內)로 진입한다”라는 경계 표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니까 마을마다 세웠던 내륙의 장승과는 결이 꽤 다른 셈이다. 돌하르방은 모두 48기였으나 현재는 47기만 남았다. 제주성에 있던 24기 가운데 동문 밖의 2기는 1960년대에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옮겨졌다. 문화유산 지정 때도 제외됐다. 남은 21기도 관덕정(2기), 제주목관아(4기), 제주대학교박물관(4기), 제주시청(2기), 삼성혈 입구(4기), 제주민속사자연박물관(2기), 제주 KBS(2기), 제주돌문화공원(1기) 등에 뿔뿔이 흩어져 있다. 1기는 언제, 어떻게 사라졌는지 묘연하다. 강원 동해시 묵호항역에 제주가 원산인 돌하르방이 1기 있기는 하다. 1960년대 언저리에 묵호로 옮겨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돌하르방이 제주목관아에 있다가 ‘실종’된 것인지를 규명하려면 학술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수난의 시대 이겨낸 돌하르방들 정의현 읍성과 대정현 읍성의 돌하르방도 한때 흩어졌었지만, 현재는 대정성터 남문의 4기를 제외하고 ‘4인 1조의 완전체’ 형태를 갖추고 있다. 제주성에 견줘 24기 전체를 비교적 쉽게 돌아볼 수 있다. 각 성의 돌하르방들은 모양이 다르다. 키는 제주목 돌하르방의 평균 신장이 187㎝로 가장 크다. 이어 정의현 141㎝, 대정현 134㎝ 순이다. 제주목관아의 한 학예사는 “각 읍성의 위계에 따라 크기를 달리했을 것”이라며 “대정 몽생이(망아지를 뜻하는 단어로 몸집이 작은 사람을 낮춰 부르는 말)라는 옛 표현처럼 지역별 특성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당시 제주목사는 정3품의 당상관이었고 대정현감과 정의현감은 종6품의 당하관이었다고 한다. 현재 돌하르방의 표준 모델로 지정된 것은 제주목의 돌하르방이다. 제주도 기념품 등에도 이 표준 모델이 쓰이고 있는데, 정의현 읍성이나 대정현 읍성의 돌하르방을 상대적으로 귀엽게 보는 시각도 있는 만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돌하르방은 모두 모자를 쓰고 있다. 제주목 돌하르방은 모자 높이가 높고 넓은 테가 달린 벙거지 형이다. 정의성, 대정성으로 갈수록 모자 높이가 낮아지고 테두리도 좁아진다. 이 모자로 인해 돌하르방의 기원을 놓고 ‘북방 유입설’(몽골 영향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니까 몽골 지배기에 몽골의 장수를 모사했다는 것인데, 현재는 사문화돼 가는 모양새다. 대신 우리나라 남녘의 ‘벅수 문화’가 영향을 줬다는 ‘남방 기원설’, 해양 기술이 강성했던 옛 탐라가 내륙의 문화를 부분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제주 자생설’ 등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돌하르방의 손 모양에도 차이가 있다. 왼손과 오른손을 위아래로 교차해 배 위에 얹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마치 창을 들고 찌르려는 것처럼 옆으로 제쳤거나 평행하게 맞잡은 경우도 있다. 또 주먹을 쥔 듯한 정의현 돌하르방과 달리 대정현의 경우 대체로 손바닥을 편 모양새다. 이런 이유로 오른손이 위에 있으면 문관, 왼손이 위에 있으면 무관이라거나 유난히 가슴이 튀어나온 돌하르방은 여성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성을 지킨다는 측면에서 남자, 무관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돌하르방은 조선이 일제에 망하고 광복 후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급격히 위엄을 잃었다. 뿔뿔이 흩어지는 수난도 겪었다. 그나마 정의현의 경우 1980년대 성읍민속마을이 조성되면서, 대정현에서는 이보다 늦은 2018년에 제자리에 가깝게 복원됐다. ●손해 볼 것 없는 ‘돌하르방 찾기’ 여정 아쉽게도 제주목 ‘출신’의 돌하르방은 형태를 온전히 갖추지 못한 편이다. 복잡한 제주 도심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어 둘러보기도 어렵다. 제주대박물관에 전시된 돌하르방이 그나마 가장 완전한 편이다. 박물관에서는 암각화의 일종인 칠성석상, 민속문화유산인 동자복, 집터 등을 다질 때 쓰던 땅 다짐돌 등 제주의 다양한 석물 문화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제주목관아와 돌문화공원에서는 각각 입장료를 내야 돌하르방과 만날 수 있다. 관덕정과 탐라국의 기원이 됐다는 삼성혈 등은 제주의 대표 역사 유적지인 만큼 방문할 때 돌하르방도 꼭 함께 찾아보길 권한다. 정의읍성은 표선면에 있는 조선시대의 성곽이다. 제주를 대표하는 민속마을인 성읍마을을 감싸고 있다. 아직 입장료를 받고 있지는 않지만, 제주도 내 대부분의 관광지가 유료화되는 추세인 만큼 조만간 유료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대정읍성은 대정읍에 있다. 내비게이션으로는 ‘추사관’을 검색해야 헛걸음하지 않고 정확하게 찾아갈 수 있다. 추사관은 제주로 유배돼 온 추사 김정희의 삶과 예술 세계를 기리는 공간이다. 그의 걸작 ‘세한도’를 모티브로 삼은 외형이 독특하며 내부의 건축적 조형미도 빼어나다. 돌하르방은 추사관과 보성초등학교 주변에 흩어져 있다. 대체로 키가 작아 친근하게 느껴진다. 돌하르방은 수많은 ‘밈’(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콘텐츠 등 파생 문화)을 낳았다. 가장 널리 알려진 건 ‘슉 슈슉 돌하르방’이다. 난타 공연에서 칼춤 추는 장면을 모티브로 만든 것인데 여전히 소셜미디어(SNS)에서 유행하고 있다. 제주시 호텔난타 정문 옆에 있다. 제주시 다음카카오 본사 앞의 ‘인터넷 하는 돌하르방’, 서귀포시 김영갑갤러리 안의 ‘카메라 돌하르방’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돌하르방 인증샷 명소다. 요즘 제주에서 주목할 만한 이슈 두 가지를 소개한다. 우선 수국이 절정을 향해 가고 있다. 이맘때 많은 여행자를 불러 모으는 꽃이다. 정의읍성과 대정읍성 주변에도 수국이 만개했다. 다른 지역과 달리 검은 현무암 성벽과 어우러진 수국의 자태가 무척 인상적이다. 성산일출봉, 휴애리자연생활공원 등 유무료 수국 명소들도 이달 하순이면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한라산 자락 고즈넉한 기린빌라리조트 ‘가성비 갑’ 숙소로 꼽히는 한라산 중산간의 기린빌라리조트는 3차 단지를 오픈한다. ‘기린캠프랜드’ 야영장과 야외 수영장 등의 시설로 구성됐다. 야영장 주변에 나무가 부족한 점은 아쉽지만 눈뜰 때마다 한라산이 보이는 건 최고의 강점이다. 한라산 중산간에 조성된 수영장도 분위기가 고즈넉하다. 실내에 유아 전용 풀도 있다. 3차 단지 공식 개장일은 새달 1일이다. 기린빌라리조트는 제주에서도 최고의 가성비가 돋보이는 숙소다. 무려 50평대의 고급 타운하우스를 15만원 선에 이용할 수 있다. 가구마다 야외 개별 정원이 있어 음식물 등을 조리해 먹기에도 좋다. 일반에 분양된 건물 일부도 리조트 측이 숙박업소로 위탁 관리하고 있다. 부대 시설이 부족하고 환경 정비 부분이 다소 아쉽기는 해도 숙소라는 면에서만 보면 비교 대상을 찾기 힘들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부족한 부대 시설은 제휴로 대체하고 있다. 골프장, 음식점, 상효원 등 관광지의 제휴 업소를 찾아가면 대폭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맛집 한 곳 덧붙이자. 제주 도두항의 ‘몰래물밥상’은 서울 특급호텔 조리장 경력을 가진 주인장이 차려 내는 밥상이 맛깔스러운 집이다. 붕어찜처럼 시래기를 깔고 조리한 갈치조림이 특히 인상적이다. 여기에 단일 메뉴로도 충분할 옥돔구이, 갈치튀김 등이 ‘딸려’ 나오는데, 입에 착 붙는다.
  • 김진표 의장과 대만 언급 없이 70분 회담… JSA 방문 후 일본으로

    김진표 의장과 대만 언급 없이 70분 회담… JSA 방문 후 일본으로

    판문점 찾아 ‘철의 여인’ 면모 과시종이 원고 없이 공동언론 발표 이용수 할머니 과잉 제지 논란지난 3일 저녁 한국에 도착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주한미군 장병 격려 등 약 23시간 동안의 강행군 일정을 이어 간 뒤 이날 저녁 일본으로 떠났다. 미국 최고위급 인사가 JSA를 찾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을 한 이후 처음이다.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은 판문점 안보견학관에서 JSA 대대의 브리핑을 받은 뒤 JSA를 둘러봤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군의 위협 속에 대만 방문을 강행한 데 이어 북한군과 대치 중인 판문점을 찾음으로써 ‘철(鐵)의 여인’의 면모를 연달아 보여 줬다. 이날 오전 펠로시 의장은 국회에서 김 의장과 회담을 하고 공동 언론 발표를 했다. 김 의장은 회담에 앞서 직접 국회 본청 앞에 나가 태극기와 성조기가 겹쳐진 배지를 재킷에 착용한 펠로시 의장을 맞았다. 두 사람은 방역 상황을 고려해 악수 대신 팔꿈치 인사로 화기애애한 첫인사를 나눈 뒤 의장대를 사열하며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펠로시 의장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김 의장의 취임일이 7월 4일인 것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우리 관계가 깊은 인연이라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어 대표적 지한파인 민주당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교위원장, 한국계 미국인인 앤디 김 연방하원의원 등 대표단 구성원을 소개했다. 국회 접견실 옆 오픈홀에서 열린 회담은 오전 11시 55분부터 1시간 10여분간 진행됐다. 회담에는 국민의힘 권성동·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및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믹스 위원장과 김 의원 이외에 마크 타카노 하원 재향군인위원장, 수전 델베네·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연방하원의원,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배석했다. 특히 펠로시 의장은 공동 언론 발표에서 종이 원고를 읽은 김 의장과는 달리 원고 없이 자연스럽게 한미 관계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JSA 일정을 감안해 질의응답은 진행되지 않았다. 공동 언론 발표를 마친 펠로시 의장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에서 오찬하게 됐다”며 사랑재에서 열릴 오찬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찬 행사에는 미국 하원 대표단과 회담에 참석한 인사들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오찬 메뉴는 냉채와 옥돔구이, 새우전, 감자, 한우갈비 양념구이, 비빔밥과 궁중 신선로 등 한식이 준비됐다. 가야금, 해금, 첼로, 키보드 등의 국악 앙상블 ‘화수목’팀의 공연도 이어졌다. 펠로시 의장은 2015년 방한 때도 사랑재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정말 좋았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펠로시 의장이 중국이 반발하는 가운데 대만을 방문한 것과 관련한 언급은 회담에서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전엔 주한 미국대사관 관저에서 미국 해병대원과 한국 대학생들을 만나는 비공개 행사를 열었고 그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JSA 방문 일정을 마친 펠로시 의장은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로 이동해 오후 8시 15분쯤 다음 행선지인 일본으로 출발했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펠로시 의장 면담을 위해 국회에서 대기하다가 경호원들의 과잉 제지로 휠체어에서 넘어져 다쳤다.
  • 먹는 재미 넘어 즐기는 맛의 향연… 유행하는 퓨전 음식 찾아보세요[김새봄의 잇(eat) 템]

    먹는 재미 넘어 즐기는 맛의 향연… 유행하는 퓨전 음식 찾아보세요[김새봄의 잇(eat) 템]

    ‘컨템퍼러리 퀴진’은 동시대에 유행하는 요리법이나 식재료를 활용해 독창적인 메뉴를 내는 고급 레스토랑을 의미한다. 단순히 코스를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식에 일식 요리법을 접목하거나, 전형적인 양식 메뉴를 한식으로 풀어내는 등 식문화 간 크로스오버로까지 나아간다. 먹는 재미 너머 즐기는 재미가 가득하다. 장마가 시작됐다. 후덥지근하고 끈적이는 장마 기간에 독창적 메뉴와 플레이팅을 선보이는 멋진 다이닝으로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이번 주 김새봄의 잇템은 ‘최근 핫한 컨템퍼러리 퀴진’이다.고기·해산물 조합에 놀라운 경험 ①이타닉가든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조선팰리스 호텔 36층, 좁고 하얀 통로를 따라 가면 금문(金門)이 매력적인 입구의 ‘이타닉 가든’이 등장한다. 에메랄드빛 카펫이 깔린 근사한 내부는 전면 통창을 통해 보이는 천상의 광경에 하늘에 동동 떠 있는 기분을 선사한다. 둥근 이끼쟁반에 강원도 정선에서 가져온 자작나무 수액이 시작이다. 은은하고 청량한 자작나무의 특별한 향이 건강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산뜻한 유채 세비체를 거치는 세 가지 주전부리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서양식으로는 아뮤즈부쉬로, 특히 블랙 트러플을 올린 주악은 쫀득하고 부드럽다. 은은히 씹히는 작은 주악에 트러플 풍미가 입안에 가득 퍼지며 놀라움을 안긴다. 그 정점은 울릉도 칡소와 전복을 겹겹이 겹쳐 만든 밀푀유로 이어진다. 보통 메인 메뉴는 고명은 화려하게, 메인 재료는 본연의 맛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게 일반적이나 손종원 셰프는 이런 고정관념을 산산히 깨뜨린다. 고기와 해산물의 조합이라니. 고민의 흔적이 치열하게 묻어난다. 마지막 자개장에 나오는 당근 정과, 대추모양 가나슈, 해창막걸리 초콜릿 봉봉 등 디저트는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디테일이 가득하다. 이타닉가든에 쏟아지는 호평이 이해되는 이유다.풀내음·바다향이 샴페인 꼬드겨 ②임프레션 돌출된 채광창을 마주한 테이블에 앉으면 서울의 바쁜 나날들을 잠시 피해 도산공원 숲속에서 피크닉을 하는 듯 눈과 마음이 맑아진다. 윤태균 셰프는 제철 재료를 충실히 살려내는 기본 중 기본을 지키면서도 의외의 조합으로 포인트를 준다. 아뮤즈부쉬로 등장한 아스파라거스와 캐비어. 완벽하게 조리한 아스파라거스는 이보다 더 부드러울 수 없고 향긋한 풀내음과 캐비어의 옹골찬 바다향은 샴페인을 살살 꼬드겨 불러낸다. 이어 등장하는 가리비는 서머트러플 우산을 쓰고 나온다. 부드러운 크림과 맞닥뜨리는 산딸기는 얼핏 상상이 잘 안 되지만 야생의 산딸기 산미가 잘 어우러져 신선한 조화를 이룬다. 참나물과 알배추, 샬럿, 비네그레트로 감싼 킹크랩, 바지락 에멀젼으로 콘소메를 부은 옥돔구이와 비름나물, 표고와 전복, 이베리코하몽을 겹겹이 곁들인 메인까지 재료 박물관이라 해도 될 정도로 제대로 살려낸 원물들은 미식을 가장 본질적으로 즐길 수 있게 한다.제철 식재료로 현대적 요리 꾸려 ③류니끄 산지의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현대적인 요리를 꾸리는 데 중점을 둔 류태환 셰프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전국 각지 식재료를 발굴해 일본과 프랑스 요리에 접목한 ‘하이브리드 퓨전’ 요리를 선보인다. 신사동 시절부터 코스가 길기로 유명했는데 도산공원 쪽 이전 후에도 중심은 변치 않았다. 웰컴 디시부터 기선을 제압한다. 무려 네 가지가 제공되는 아뮤즈부쉬. 테이블을 가득 채운 이색적인 색채와 재료, 조리법의 조화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시각적으로 강렬한 ‘퍼플 드래곤플라이’. 전남 해남에서 온 자색 배추를 말려 잠자리 날개를, 자색 고구마를 튀겨 꼬리를, 자색 양배추 퓌레로 몸통을 만들었다. 잠자리 눈은 자색 배추 피클로, 몸통 윗부분은 오세트라 캐비어로 한 치 빈틈없이 완벽한 모양새를 뽐낸다. 류 셰프의 주특기인 진짜처럼 만드는 가짜, 흙밭의 ‘돼지감자’는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과 유쾌하게 웃으며 즐길거리가 된다. 튼실한 돼지감자를 부드럽게 구워내고 돼지감자와 채소로 흙을 표현했다. 딜을 작게 잘라 흙속의 풀을 묘사했는데 얼마나 완벽한지, 흙을 모두 걷어내고 감자만 골라 먹을 뻔했다.장류·곡물·채소 국내산만 찾아 써 ④일드 청담 ‘도심 속의 섬’이라는 모티브로 제주도, 울릉도, 신안, 남해 등 전국의 섬에서 얻은 식재료로 맛을 살렸다. 일식을 기본으로 한식을 조화한 코스 요리를 한다. 소금 그리고 장류, 곡물, 채소 등을 모두 국내에서 직접 농사 지은 것만을 찾아 사용하는 데 자부심이 있다. 새우에 쯔유 젤리를 산뜻하게 만들어 올린 첫 요리와 초된 밥에 대게살, 우니를 쌓아올려 생산초잎으로 마무리한, 풀어진 초밥 느낌의 요리는 일식 느낌을 지속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바닷장어로 만든 딤섬은 스시의 마지막 피스를 떠올리게 하는데 새우살과 마름 열매, 채소로 만든 소와 만두피 대신 사용한 ‘불맛 솔솔’ 바닷장어는 다진 새우 사이사이에서 나오는 육즙과 장어의 고소한 기름이 어우러져 좋다. 아기자기하게, 색다른 조합으로 쌓아 이어 나가는 각각의 디시가 이어진다. 마지막 식사는 초당옥수수로 만든 달콤한 콩국수. 부드럽게 익힌 문어와 싱그러운 캐비어를 깔아 한식, 일식, 양식을 한데 어우른다. 푸드칼럼니스트
  • 자리물회·고기국수·빙떡… ‘슬로푸드’ 제주 7대향토음식 맛의 방주 등재 추진

    자리물회·고기국수·빙떡… ‘슬로푸드’ 제주 7대향토음식 맛의 방주 등재 추진

    제주의 밥상은 담백하고 순수하다. 본연의 재료를 살려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조미료가 들어간다면 예의가 아니다. 말 그대로 ‘슬로푸드’ 웰빙 밥상이자 힐링밥상이다. 그래서인지 이탈리아 비영리 국제기구인 슬로푸트국제협회에서 주관하는 프로젝트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푸른콩된장, 제주흑우, 꿩엿, 고소리술 등 23개 품목이나 이름을 올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식생활 문화가 급변하는 가운데 제주 고유의 향토음식을 보존하고 육성하기 위해 ‘2022년도 제주향토음식육성 시행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총 4억 3000만원을 투입해 향토음식 도록(圖錄) 제작, 창업 및 요리교실 운영, 향토음식 품평회 및 경진대회, 향토음식 관광콘텐츠화 지원, 향토음식점 표지판 등 제작에 나선다. 2015년부터 지정된 51개 향토음식점에 대한 관광콘텐츠화 사업을 추진하며, 통일된 향토음식점 표지판 제작 및 메뉴 디자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홍보를 강화한다. 특히 2013년 도민들 공모로 선정된 제주의 7대 대표 향토음식인 자리물회, 갈치국, 구살국(성게국), 한치물회, 옥돔구이, 빙떡, 궤기국수(고기국수)는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슬로푸드국제협회에서 주관하는 맛의 방주에 제주 전통음식을 추가로 등재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한다. 이에 제주향토음식 명인인 김지순(낭푼밥상 대표) 원장과 고정순(제주향토음식문화연구소) 소장이 제주 고유의 맛을 담을 수 있도록 직접 레시피를 제작해 대중화에 나선다. 아울러 1인 가구의 증가와 간소화되는 음식문화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향토음식을 활용한 ‘제미(濟味)담은 청정제주 먹거리 가정간편식(HMR) 개발사업’에 올해부터 3년간 총 6억원을 투자해 진행할 예정이다. 한인수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제주 고유의 향토음식은 보존돼야 할 제주의 문화유산이자 동시에 다양한 관광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분야”라며 “제주 전통음식 먹거리문화와 관광자원의 결합으로 제주농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데 일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公슐랭 가이드] 소문 안 내도 알앙옵서예~ 제주도청 근처 ‘맛 도둑’

    [公슐랭 가이드] 소문 안 내도 알앙옵서예~ 제주도청 근처 ‘맛 도둑’

    제주도 푸른 밤엔 흑돼지 근고기 두근두근 육즙 팡!만나요 서넛이서 갓 잡은 우럭 조림 성게미역국에 짠!돌, 바람, 여자가 많아 붙여진 삼다도는 옛말. 돌, 바람은 그대로이지만, 이제는 남자 많고, 관광객 많고, 제주살이하는 ‘이주민’이 많다. 그리고 하나 더. 한 집 건너 한 집 할 정도로 돼지고기 음식점이 즐비하다. 특히 인기 많은 음식점은 제주 흑돼지 근고기집이다. 과거 어느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가공할 두께의 근고기 메뉴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이후 더욱 유명해진 이 맛집에는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소위 ‘위장 취업’ 붐이 일었던 적도 있다. # 알음알음 입소문 난 근고기 맛집 ‘아랑2’ 하지만 공무원들이 가기엔 멀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제주도청 주변에도 알음알음 입소문이 도는 근고기집이 생겼다. 바로 ‘아랑2’다. 행복한 밥상을 추구한다는 흑돼지와 김치요리전문점으로 이미 유명세를 탄 아랑식당이 ‘알코올’과 함께하는 저녁손님들을 위해 준비한 두 번째 식당이 ‘아랑2’다. 모듬 메뉴도 있지만, 내 주문은 무조건 근고기. 보통 삼겹살의 4배 두께에 노릇노릇 초벌구이 돼 나오는데, 신선한 육즙이 강제수용됐다가 입 안에서 툭툭 터지듯이 해방을 맞는 그 맛은 드셔봐야 안다니까. 돼지고기와 궁합이 척척 맞는 멜젓은 취향마다 다르지만 욕심부리지 말고 손목 스냅으로 살짝~. 김치찌개도 엄지 척! 10팀 정도 받는 크지 않은 식당이니까, 조용히 조촐하게 부담 없는 가격에 행복한 저녁을 즐기고 싶다면 ‘아랑2’로 알앙옵서예!#진짜가 나타났다… ‘원님네 포장마차’배짱이 두둑한 사장과 그 배짱도 표현이 부족한 것 같은 진짜배기 메뉴로 입이 호강하는 곳, ‘원님네 포장마차’다. 원님네의 장점은 메뉴 하나하나가 단일 전문점 뺨치는 수준이다. 메뉴로 바로 직행이다. 돔베고기, 우럭조럼, 아나고구이와 탕, 고등어구이, 옥돔구이, 꼼장어수육, 문어와 계절메뉴가 주요 선수들이다. 아나고구이는 담백한 바다 맛에 빨간 양념, 송송 썰어 넣은 파가 어우러져 입에서 살살 녹는다. 우럭조림에 들어가는 우럭은 제주바다에서 그때그때 잡히는 거라 정말 싱싱하다. 전에 우럭조림을 먹으면서 침이 닳도록 칭찬하니까 함께한 일행이 우럭이 너무 크다, 양식이다 뭐다 딴죽 건 적이 있다. 그러다가 재수 없이 내장에서 미처 다듬지 못한 주낙(낚시)이 입에 씹혀서 바다에서 직접 잡아올린다는 게 자연히 입증되기도. 그리고 주 메뉴를 시켰을 때 서비스로 내어 놓는 게 몸국이다. 맛을 본 손님들이 점심장사도 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맛을 느껴야 한다고 강권해도 “아이고, 저녁 장사만 해도 버치다”며 손사래를 치는데, 이 또한 사장의 자신감이다. 가게를 옮겨 소문내지 않아도 금세 손님들이 알아서 홍보하고, 손님을 몰아오기 때문이다. 거기다 멸치볶음, 배추와 파김치, 달래김치, 호박과 시금치무침 등 계절재료를 가지고 정갈하다 못해 인공지능이 해 놓은 듯 시감각적으로 맛을 담아낸 밑반찬도 일품이다. 그러나 오늘 소개하고 싶은 메뉴는 요즘 제격인 성게미역이다. 파릇파릇한 제주해역을 노닐다 온 성게와 돌미역은 씹으면서 눈을 감고 음미할 수밖에 없다. 둘이 오면 아쉽고, 서넛은 와야 이 맛 저 맛 맛보기 제격이다. 김정훈 명예기자 (제주도청 공보관실 주무관)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한식의 마침표’ 참기름 신라 땐 폐백 품목 꼽혀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한식의 마침표’ 참기름 신라 땐 폐백 품목 꼽혀

    참기름은 적은 양으로도 고소한 맛을 내 입맛을 살려 주는 전통 향신료다. 신라시대부터 폐백 품목에 들어갈 만큼 역사가 깊다. 참기름이 들어간 음식보다 빠진 음식을 찾는 것이 더 빠를 정도로 우리 식탁에서 빼 놓을 수 없다. 참기름이 가장 많이 쓰이는 음식은 나물이다. 채소를 데친 뒤 다른 양념을 먼저 넣고 마지막에 참기름과 깨소금을 뿌려 고소한 맛을 낸다. 참기름은 생나물을 무칠 때, 들기름은 묵거나 말린 나물을 무칠 때 쓴다. 참기름은 나물에 있는 비타민A가 몸속에 잘 흡수되도록 돕는 효과도 있다. 고기 요리에도 참기름이 빠지지 않는다. 불고기, 갈비찜 등에 쓰이는 양념 간장에는 설탕, 다진 파, 마늘, 후추와 함께 참기름이 들어간다. 소의 콩팥, 천엽, 간류 등을 먹을 때도 참기름에 소금을 넣은 장에 찍어 먹는다. 제주 옥돔구이처럼 생선에도 참기름을 발라 굽고 동태전을 지질 때도 쓴다. 한과, 약과, 강정 등을 만들 때도 참기름을 넣는다. 찹쌀밥에 참기름과 꿀을 넣어 쪄내면 약밥이 된다. 참기름은 전달래전 등 화전(花煎)을 부칠 때도 사용했다. 몸이 약한 환자에게 먹였던 흰죽은 참기름을 부어 볶은 쌀로 쑨다. 미역국도 미역과 소고기를 참기름으로 볶은 뒤에 끓인다. 된장이나 고추장을 넣은 찌개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소금이나 새우젓으로 간을 한 맑은 찌개는 참기름 한 방울로 마무리한다. 감자, 고추, 깻잎, 김 등을 튀겨서 버무린 부각은 참기름으로 일단 양념한 뒤에 다른 기름으로 튀긴다. 김이나 더덕구이는 참기름을 발라 굽고 육포도 잘 발라진 살에 간장, 꿀, 후추 등 양념을 바르고 참기름을 바른다. 예로부터 향유(香油), 진유(眞油), 지마유(芝麻油) 등으로 불렸던 참기름은 고려시대에 한과를 만드는 데 쓰였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한과 금지령도 내려졌다. 고려 명종 때 각종 행사에 한과가 너무 많이 쓰여서 왕실의 참기름이 바닥나자 백성들로부터 참기름을 쥐어 짜내는 등 폐단이 심해지기도 했다. 매우 귀한 기름이라서 이때부터 가짜 참기름이 등장했다. 조선시대 초기에도 연회나 사대부 잔치에 참기름 사용을 금지했다. 전 세계적으로 참기름 생산량은 연간 100만t가량이다. 전체 식물성 기름 생산량의 0.7%에 불과하다. 하지만 연간 생산량 증가율은 3.9%로 식물성 기름 13개 중 4위에 오를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에서 참기름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는 일본으로 20.1%를 차지한다.
  • [씨줄날줄] 제주도 육지화/오승호 논설위원

    제주 음식에 대한 학술연구 자료들을 보면 19세기 말까지 제주도 사람들은 조, 메밀, 보리 등의 잡곡을 분식으로 만들어 주식으로 삼았다고 한다. 늙은 호박이나 콩·팥을 삶은 다음 곡식가루를 넣어 쑨 범벅이나 메밀가루를 반죽해 삶은 무채를 넣어 돌돌 말아서 만드는 빙떡은 주식이었다. 그러다가 1960년대 보리밥과 쌀밥이 본격적으로 주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범벅이나 빙떡은 특별한 날 먹는 음식으로 변했다. 1970~80년대 이후에는 관광산업 영향으로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음식 문화가 생긴다. 이런 제주 음식의 변화 과정을 ‘육지화’(landization)라 표현하기도 한다.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빙떡을 자리돔물회, 갈치국, 성게국, 한치물회, 옥돔구이, 고기국수와 함께 7대 향토음식으로 정했다. 제주도는 올해 3억 5000만원을 들여 7대 향토음식의 조리기술을 표준화하는 요리법 제작에 나선다고 한다. 제주 음식의 관광상품화다. 유네스코는 2010년 12월 제주어(語)를 소멸 위기 언어 5단계 가운데 4단계인 ‘아주 심각한 위기에 처한 언어’로 등록했다. 제주 문화의 육지화 탓도 있을 것이다. 2012년 4·11총선 당시 제주도에서 출마했던 한 후보는 ‘지역방언 보존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영불(英佛)해협을 터널로 연결하는 구상은 17세기에 해저부의 지질을 연구하기 시작한 이후 여러 차례 시굴이 이뤄졌으나 중단을 반복하는 등 적잖은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군사적 이유가 주 걸림돌이었다. 결국 1984년 대처 영국 총리와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 간 해협터널에 관한 협정이 체결돼 공사를 시작, 1994년 5월 6일 50.5㎞에 이르는 해저터널을 완공했다. 목포와 제주를 연결하는 해저터널(85㎞) 건설 사업이 2007년 당시 박준영 전남지사와 김태환 제주지사가 해저터널 건설을 위한 대정부 공동 건의문을 발표한 이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에는 이낙연 전남지사가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지사는 그제 기자회견을 갖고 “해저고속철도는 국가적 어젠다로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원희룡 제주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확인 결과 국토교통부에서 지자체 의견을 듣고 있고 결론이 안 났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입장 차이를 보였다. 해저터널은 천문학적인 사업비가 들어가기에 경제적 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한다. 더 중요한 건 안전성 등 기술적인 문제다. 지자체 간 소모적 논쟁을 벌여선 안 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입장을 정리해 교통정리할 필요가 있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김준의 바다 맛 기행] (14) 제주 여름 인기 보양식 자리

    [김준의 바다 맛 기행] (14) 제주 여름 인기 보양식 자리

    제주에서는 음력 6월 20일이 ‘닭 잡아먹는 날’이다. 닭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뭍이나 섬이나 서민의 여름 보양식으로 닭을 따를 게 없다. 예나 지금이나 말이다. 연산군이 먹었다는 말고기나 제주도를 대표하는 흑돼지를 추천하지만 말은 함부로 먹을 수 없었고, 돼지는 여름에 잘 먹어야 본전이었다. 제주 중산간이야 그랬다지만 해안에서는 어땠을까. 제주 갯가에서 여름철 인기 최고는 단연 물회였다. 특히 자리물회는 갈치국, 성게국, 한치오징어물회, 옥돔구이, 빙떡, 고기국수와 함께 제주를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름철 자리물회는 다섯 번 먹으면 보약이 필요없다. 제주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그 비밀은 ‘막된장’이다. 여기에 팔딱팔딱 뛰는 싱싱한 자리의 지방, 단백질, 아미노산, 칼슘이 더해진다. 씹을수록 구수한 맛은 바로 아미노산과 칼슘에서 비롯된다. 참기름을 바른 듯 기름진 자리를 뼈째 썰고, 여기에 갖가지 생생한 야채가 어우러지니 완벽한 보양식이다. 그렇게 바닷가에선 자리물회로 입맛을 살리고 중산간에서는 자리젓으로 대신했다. 제주에선 ‘자리’라고 말하지 ‘자리돔’이라고 하지 않는다. 4~7월, 딱 넉 달 동안 잡는다. 참돔과 감성돔처럼 ‘귀족 포스’가 풍기는 것은 아니지만 자리에게도 명문가 출신임을 입증하는 ‘가시지느러미’가 있다. 돔은 ‘가시지느러미’를 의미한다. 가장 작고 볼품없지만 제주 사람들의 보릿고개와 여름철 영양을 책임졌던 생선이다. 옛날엔 자리물회를 아무나 먹을 수 없었다. 통나무배 ‘테우’를 타고 ‘사둘’이라 부르는 그물로 자리를 뜨던 시절엔 지금처럼 냉장보관이 쉽지 않았고, 길도 좋지 않아서 물회는 현지에서나 맛볼 수 있는 음식이었다. 동이 트려면 두어 시간 기다려야 하는 신새벽에 보목항으로 향했다. 4시면 자리를 뜨기 위해 ‘자리밧’으로 나서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자리는 여름에 돌밭에 산란한다. 이런 곳을 ‘걸바다밭’이라 하며 특히 자리가 모여 사는 바다를 ‘자리밧’이라고 한다. 집안의 ‘우영팟’이 ‘채소 싱싱고’라면 ‘걸바다밭’은 ‘생선 싱싱고’쯤 될까. 자리는 돌밭을 일구며 살아온 제주사람을 꼭 닮았다. 어미는 산란할 때까지 곁에서 알을 지킨다. 고향을 떠나지 않는 것은 자라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어민들은 새벽같이 서둘러 자리밧으로 향하는 것이다. ‘한국수산지’(1910)에 제주에는 ‘자리밧’이 282망이 있다고 했다. 자리밭 몇 개만 잘 봐도 봄부터 여름까지는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자리밭마다 이름이 붙어 있는 것도 그만큼 섬살이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가장 인상적인 자리밭은 성산읍 신풍리와 신천리 경계에 있는 ‘식게여’라는 곳이다. 제주 사람들은 제사를 ‘식게’라고 한다. 제를 올리는 시간은 보통 밤늦은 시간이다. 마치고 나면 12시가 훌쩍 넘는다. 좋은 자리밭을 차지하려면 새벽에 나가야 하는데 늦잠은 큰 낭패다. 그래서 어민들은 식게가 끝나자마자 자리밭으로 나가 배를 세우고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이 소문이 퍼지면서 자리밭 이름도 ‘식게여’가 됐다고 한다. 제주의 바다 밑은 흘러내린 용암이 파도와 바람에 깎여 뾰족뾰족 솟아 있다. 후리그물질을 할 수도 없고, 저인망으로 긁어 잡을 수도 없다. 조심스럽게 그물을 내렸다가 들어 올려서 잡는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사둘’이다. 통나무배 ‘테우’를 타고 나가 사둘로 자리를 떴던 것이다. 요즘에는 보목동, 서귀포, 모슬포 등에서 축제나 체험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모슬포에는 지금처럼 주어선과 보조어선이 어울려 자리를 잡는 어법을 처음 개발한 어부 김요생의 공덕비가 세워져 있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 제주 장수음식은 ‘나물된장국’

    제주도의 최고 장수음식은 ‘나물 된장국’으로 조사됐다. 제주도와 제주발전연구원은 65세이상 노인중 85세이상 고령자 비율이 높은 제주지역 7개 장수마을의 고령자 789명을 대상으로 장수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전통음식을 조사한 결과 ‘나물 된장국’이라는 응답이 19.1%로 수위를 차지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어 전복죽(12.8%), 몸국(9.4%), 빙떡(8.4%), 톳나물(7.7%), 옥돔구이(5.6%), 생선회(5.2%), 성게국(5.1%) 등이 뒤를 이었다. 장수에 영향을 미치는 식품으로는 해초류(28.9%), 생선류(22.9%), 야채류(19.7%), 전통발효식품(17.0%), 육류 및 축산물(5.9%), 곡류(4.2%) 순으로 응답했다. 제주발전연구원 관계자는 “제주 장수식품의 특징은 고급품이 아닌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담백한 맛을 지니며 부차적 가공이 없는 소박한 음식이란 특징이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가 2001∼2004년 4년간 65세 이상 노인인구중 85세이상 고령자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 남제주군 대정읍 하모3리가 28.5%로 도내 최장수 마을로 나타났다. 그 다음이 북제주군 애월읍 고성2리 24.5%, 북제주군 한경면 산양리 19.2% 등의 순이었다. 제주도는 2003년 기준 노인인구중 80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20.43%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아 ‘장수의 섬’으로 알려져 있다.2004년말 현재 제주지역 100세 이상 노인인구는 모두 55명이며, 성별로는 남자 6명, 여자가 49명이며, 지역별로는 제주시 22명, 북제주군 18명, 남제주군 8명, 서귀포시 7명으로 조사됐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송이’ 탐스러워 味치겠네

    ‘송이’ 탐스러워 味치겠네

    이제 가을이다. 오곡이 무르익는 이 즈음 온갖 먹을거리들이 풍성하지만 ‘맛의 보배’는 단연 송이다. 인적이 드문 깊은 산중에 보물처럼 하나 둘씩 숨어 있는 송이는 가히 맛의 진객(珍客)이라 할 만하다.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더웠던 탓에 송이의 발아가 2주정도 늦어졌다. 그래서인 경북 울진·봉화 등에서는 지금 자연 송이 채취가 한창이다. 산신이 내린 별미 송이를 맛보러 가자. 단단한 육질과 그윽한 솔향…. 버섯인지 고기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마침 10월1일부터는 울진에서 송이축제도 열린다. 비교적 싼값에 송이를 맛보고, 또 채취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울진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산과 들, 바다에 먹을거리들이 지천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깊은 산중에서 나는 ‘송이’는 별미 중의 별미로 손꼽힌다. 우리나라에서 송이가 많이 나는 지역으로는 경북 울진과 봉화, 강원권의 양양이 잘 알려져 있다. 연간 송이 생산량과 품질이 으뜸이라는 울진을 찾았다. 국내 최대의 송이 산지는 울진이다. 화강암과 편마암이 풍화된 토질과 동해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의 영향으로 육질이 단단하며 특유의 향이 강해 미식가들 사이에 유명세를 타고 있다. 소나무가 울창해 ‘송이산’이라 불리는 경북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의 야산을 이 일대 송이 채취권을 가지고 있는 구산3리 김동석(66)씨와 함께 올랐다. 마을을 지나 비포장 임도를 한참 달렸다. 눈에 보이는 것은 소나무가 가득한 산뿐.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여기는 야생동물의 천국입니다. 수달, 산양, 고라니는 기본이고 멧돼지도 많아요. 그래서 올 겨울에는 아마 수렵을 허가해야 할 것 같아요. 농가의 피해가 너무 크거든요.” 울진군청 산림과 김진업 계장의 말대로 울진은 태곳적 원시림이 그대로 간직돼 있는 동식물의 천국이다. 이런 곳이라야 ‘송이’가 자란단다. 소나무 중에 으뜸이라는 금강송이 가득한 야산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산을 올랐다. 향긋한 소나무향이 진동한다. 가파른 오르막을 30분 올랐나? “여기는 몇 년 전만 해도 송이가 많던 곳인데 올해는 하나도 찾을 수가 없어요. 아마 소나무가 너무 늙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라는 김씨.‘아니 소나무가 늙은 것이랑 송이랑 무슨 관계지.’라는 의문이 문득 들었다. 그러자 김씨는 “송이는 소나무가 늙으면 갑자기 자취를 감춰요. 보통 20∼50년 된 소나무 주변에 제일 많이 납니다.”라고 한다. 과학적으로 입증은 되지 않지만 송이는 나무의 나이를 정확하게 알고 있단다. 또한 나뭇가지 하나만 다쳐도 그 해에는 송이가 나지 않는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송이를 ‘영물’이라고 부른다. 인간이 인간을 만들어 낼 정도로 과학이 발달한 지금도 송이를 인공 재배할 수 없다면 더 이상 이야기해서 무엇하랴. 땀이 아마에 송알송알 맺힐 때쯤되자 김씨는 “자, 다왔습니다. 여기가 송이밭이라예.”라고 말한다. 소나무 주변을 둘러보니 신기하게 하얀 송이가 머리를 들고 있다. 7∼8개의 송이가 군데군데 흩어져 있었다. 신기하다. 기다란 나뭇가지로 조심스레 땅을 찔러 송이를 뿌리부터 들어낸다. 그러고는 옆에 가지런히 놓는다. 요즘 1등급 송이는 금값이다.1㎏에 20만원이 넘는다. 그래서인지 혹시 송이에 흠집이라도 생길까 마치 갓난아이를 다루듯 한다. 김씨가 “어∼이”하고 외치자 동네 주민들 몇 사람이 나타난다.“여기 이제 송이가 올라오네. 잘 지켜.”라며 낙엽들을 한 움큼 집어 덮어 놓는다. 송이는 햇빛을 받으면 갓이 퍼져 상품성이 떨어지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송이가 별로예요.”라는 임재성(57)씨. 올 여름 너무 더워서인지 송이가 작년에 비해 양이 많이 줄었다.“송이는 정말 민감해요. 한마디로 예민해서 조금만 습해도, 더워도, 추워도 생산량이 급감합니다.” 땅속의 온도가 섭씨 19도 정도 돼야 송이가 제대로 자란다. 그래서 9월 초순부터 산속의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송이철이 시작된다.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 무더워 송이철도 늦어지고 생산량도 줄어들었다. 이렇게 송이를 채취하고 다들 산속으로 들어간다. 조금 걸어가니 송이꾼들이 사는 움막이 나온다. 밥을 해먹을 수 있는 간단한 취사도구가 보인다.“여기는 한 달 동안 저희들이 자는 곳이에요. 밤새 송이를 지키기 위해서 이렇게 움막에서 새우잠을 잡니다.”라고 말하는 전종록(65)씨. 금값보다 비싼 송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밤잠 설치는 것이 문제이겠는가. “아무리 송이가 귀하기로 여기까지 손님이 오셨는데 송이 맛 좀 보여드리지.”라는 김성광(69)씨. 송이를 툭툭 털더니 손으로 바로 쭉쭉 어 내온다. 기름소금에 살짝 찍어 입에 넣었다. 향긋한 솔 향이 입안에 확 돈다.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은은한 향기가 입에서 코로, 목으로 전해진다. 이번엔 깨물어 봤다. 아작아작 씹히는 맛이 뭐랄까. 생밤보다는 부드럽고 고기보다 질기지 않지만 뽀드득 뽀드득 씹히며 살짝 배어 나오는 육즙 맛이 역시 ‘가을산의 보물’답다. 송이의 갓을 떼어 굵은 소금을 뿌리더니 빨갛게 달아오른 숯불 위에 올렸다.“잘 보세요. 송이 갓에서 노란 기름이 자글자글 나옵니다.”라는 김씨. 정말 2분 정도 지나자 노란 기름이 송이 갓에 모인다.“자 드세요.” 오∼고소하고 달콤함에 염치도 없이 한 개를 홀랑 먹어 치웠다.9월 중순에는 1㎏에 60만원을 호가했다니…. 역시 비싼 이유가 있었다. 이렇게 감탄사를 연발할 때쯤 송이 서너 개를 쭉쭉 찢어 넣고 끓인 송잇국을 한 그릇 떠 건넨다. 쫄깃쫄깃한 송이를 건져 먹고 국물을 마셨다. 약간 갈색을 띠는 국물인데 그야말로 송이의 모든 것이 녹아 있는 듯했다. 그윽하고 달콤함이 몸 전체로 퍼져 갔다. 젊은 소나무의 잔뿌리에 기생하며 소나무의 영양을 빨아먹고 사는 ‘송이’의 영양가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힘이 불끈 솟는다. 입이 즐거우니 몸도 마음도 즐겁다. 이것이 바로 식도락 여행의 맛 아닐까. 금보다 귀하다는 송이와 함께 한다면 이보다 즐거운 여행이 따로 있을까. 송이도 일반 버섯이 자라는 형태와 동일하다. 송이균은 소나무 뿌리 가장 끝부분인 세근(細根)에 붙어 탄수화물과 무기양분을 먹으며 자라난다. 이렇게 소나무와 공생하면서 자실체(버섯)를 만들어 내는데, 이것은 아직까지 인공적으로 불가능하다. 땅속 5㎝부근에서 송이가 만들어져 땅위로 나오는데 10일 정도 걸린다. 땅위로 나온 송이는 보통 4∼5일이면 갓이 생긴다. 송이는 하루에 1㎝ 이상 자란다. 동의보감에 송이는 소나무의 기운을 품고 자라나 독이 없으며, 맛이 달고 향이 짙어 버섯 중에 으뜸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독특한 향과 맛으로 각광받는 송이는 고단백 저칼로리의 건강식품이자, 다이어트 식품이다. 특히 비타민 B가 풍부하며 구아닐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혈액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며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등 성인병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특히 송이에 있는 다당체는 항암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일본인들에게 인기다. 울진 사람들은 송이를 조미료라고 한다. 모든 음식에 다 잘 어울리며 궁합이 맞는다는 뜻이다. 불고기, 잡채, 된장찌개, 국이나 밥을 지을 때 등 어디든지 송이를 넣으면 향긋한 향과 쫄깃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단 주의할 점은 화학 조미료나 마늘, 파, 양파 등 양념을 줄이고 맵고 짜거나 얼큰한 찬(국물)에는 적합하지 않다. 송이는 등급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1등급은 비쌀 때는 ㎏당 50∼60만원을 호가하지만 부러지거나 갓이 완전히 퍼진 등외품은 몇 만원이면 먹을 수 있다. ■ 제4회 울진 송이축제 경북 울진군이 10월1∼3일 제4회 울진 송이축제를 연다. 관광객들이 직접 송이를 채취할 수 있는 각종 송이 관련 체험행사들이 마련돼 있다. 송이채취체험은 축제기간중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에 두 번 실시하며 참가비는 1인당 1만원이다. 참가자는 송이를 한 개씩 가지고 갈 수 있다. 이와 함께 축제기간 동안 송이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사먹을 수 있다. 울진에서 개발한 산 오징어와 송이를 함께 무친 ‘오송회’를 1만 2000원에 맛볼 수 있다. 팔씨름 대회, 굴렁쇠 굴리기, 보물찾기, 송이 경매 등 다채로운 참여 행사와 댄스 페스티벌, 추억의 콘서트, 불꽃놀이 등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문의는 울진군청 산림과 (054)783-5119,tour.uljin.go.kr 청정 계곡과 바다, 태곳적 원시림을 간직하고 있는 산 등 경북 울진은 자연을 느끼며 쉴 수 있는 우리나라에 마지막 남은 웰빙 관광지. 덕구온천은 온천공을 일부러 뚫지 않고, 자연적으로 솟는 용출수를 그대로 끌어다 쓰는 온천으로 이름 높다. 약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 온천으로 신경통·근육통·피부병 등에 좋다고 한다. 덕구온천호텔에 대온천장이 있고, 별도로 운영하는 테마온천탕 덕구온천스파월드에 딸린 전망좋은 노천탕이 있다. 산 속에 자리 잡아 주변 산세가 좋고 공기도 맑다. 맥반석동굴사우나·물안마폭포탕·레몬탕·재스민탕·히노키탕·황옥쉼터를 갖췄고, 노천탕 옆 원목을 깔아놓은 선탠장에선 숲경치를 즐길 수 있다. 실내엔 대형 물치료시설인 액션스파·테라쿠아가 있다. 대온천탕 6000원. 스파월드(수영복 입장) 어른 1만원, 어린이 8000원. 매일 아침 7시 덕구계곡을 따라 원탕까지 직원 안내로 2시간짜리 트레킹을 할 수 있다. 각국의 이름난 다리를 본떠 만든 다리들도 눈길을 끈다. 11월30일까지 단풍시즌을 맞아 주중 9만 8000원, 주말 11만 8000원(2인기준)에 호텔과 조식, 스파월드 이용까지 할 수 있는 패키지를 운영한다.(054)782-0677.www.duckku.co.kr 이밖에 조선시대 송강 정철이 꼽은 동해안 최고의 비경인 망양정과 월성정이 있으며 신라시대에 창건된 비구니 도량인 불영사,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불영사 계곡 등도 찾아갈 만하다. 호텔 식당가에서도 송이 요리 잔치가 한창이다. 송이를 전골 찜 구이 등으로 고급스럽게 만든 요리를 길게는 10월 말까지 즐길 수 있다. 서울프라자호텔의 중식당 도원(310-7345)은 자연송이를 넣은 상어지느러미찜, 게살요리, 전복 등을 준비했다. 일식당 고토부키(310-7343·10월15일까지)에서는 덮밥, 솥밥, 주전자찜, 초밥정식 등을 즐길 수 있다. 중식 8만∼13만원, 일식 3만 6000∼15만원. 홀리데이인서울 한식당 이원(710-7266∼7)은 자연송이 조랑떡국과 너비아니, 자연송이 솥밥과 갈치조림, 자연송이 된장찌개와 옥돔구이 등을 죽, 탕평채, 전유화, 후식과 함께 선보인다.3만∼4만원. 밀레니엄서울힐튼의 중식당 타이판(317-3237)과 일식당 겐지(317-3240)에서는 맛과 영양이 풍부한 자연송이로 버터구이, 해물스프, 전골, 튀김 등을 제공한다.12만∼18만원. 임페리얼팰리스의 일식당 만요(3440-8150)에서는 자연송이 맑은 국, 송이구이와 튀김, 송이버섯밥 등으로 구성된 자연송이 정식과 송이버섯 전골, 소금구이, 송이 해산물찜 등의 일품요리를 제공한다. 정식 15만원. 웨스틴조선호텔 일식당 스시조(317-0373)의 자연송이 특선요리는 송이 초밥, 송이 주전자찜, 송이 튀김 등으로 구성된 송이 코스.12만∼18만원 롯데호텔 서울점의 일식당 모모야마(771-1000)는 송이튀김과 송이덮밥을, 중식당 도림은 자연송이 코스 및 각종 일품요리를, 한식당 무궁화는 송이반상과 송이영양돌 솥밥 등의 메뉴를 각각 준비했다.3만9000∼20만원.
  • [25일 TV 하이라이트]

    ●사랑을 할거야(MBC 오후 7시55분) 옥순과 헤어지기로 한 성훈은 아픈 마음과 분노를 참지 못하고 하늘과 다툰다.하늘은 아버지와 할머니가 모두 어린 것들이 무슨 사랑이냐며 자신과 보라의 사랑을 무시하는데 화가 난다.영환은 윤 여사를 찾아와 보라를 가슴아프게 하지 말자며 은근슬쩍 장모님의 점수를 따려고 든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1시25분)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1만여 가구가 오물과 쓰레기가 가득한 물 위의 임시 거처에서 살고 있다.주민들은 하수처리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고,다른 곳으로 이주해 갈 능력도 없다.아이들은 나쁜 위생환경으로 건강상태도 나쁘고 각종 질병에 시달리며 생활한다.각 나라의 하수처리시설에 대해 살펴본다. ●책,내게로 오다(EBS 오후 9시20분) 이시영 시인의 시집 ‘은빛 호각’속에는 이 시인이 35년간 시인으로 살아온 세월이 담담하게 담겨 있다.이 ‘은빛 호각’은 문인들이 선정한 ‘2003년에 간행된 가장 좋은 시집’이기도 하다.‘소년에게 길을 묻다’에서는 라이너 침닉의 ‘북치는 사람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게릴라 리포트(iTV 오후 8시15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노동당과 ‘이라크 파병반대 국민행동’ 주최로 영화 ‘화씨 9/11’시사회가 열렸다.시사회 현장에는 450석 규모의 의원회관 대회의실이 가득차 영화에 대한 큰 관심을 드러냈다.영화 시사회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으며,보고 난 후의 소감을 들어본다. ●결정!맛대맛(SBS 오전 10시50분) 여름특집으로 설악산 대 제주도의 맛대결을 보여준다.공기 좋고 물 좋은 강원도 설악산의 산채비빔밥과 모듬 생선구이.가장 가고 싶은 환상의 섬 제주도의 해물 뚝배기와 옥돔구이.설악산과 제주도의 진미를 찾아간다.서수남 이연경 홍록기 하리수 등이 출연,맛의 우열을 가른다. ●도전!지구탐험대(KBS2 오전 8시30분) 동남아시아의 인기스포츠 세팍타크로.‘발로 차다.’는 뜻의 ‘세팍’,‘공’을 뜻하는 ‘타크로’의 합성어인 ‘세팍타크로’는 말 그대로 팔을 사용하지 않고,오로지 발로 공을 차서 네트를 넘기는 경기다.여자 축구선수 유문희가 태국의 세팍타크로에 도전장을 던졌다. ●일요스페셜(KBS1 오후 8시) 일본의 ‘겨울연가’ 열풍.겨울연가의 주인공 배용준은 일본내에서 ‘욘사마’로 불리며 일약 존경받는 인물로 떠올랐다.또 이런 열풍이 경제적인 효과로 이어져 겨울연가 관련 콘텐츠 산업과 관광 수입이 급성장하고 있다.한편의 드라마로 인해 바뀐 일본내 한국의 위상을 전한다.
  • 살살 녹는 달콤한 섬,제주 3박4일 허니문 따라잡기

    ◆첫째 날 - 남원큰엉 낭만 산책 → 나도 드라마 주연 섭지코지 요즘 제주도 내 호텔이나 펜션엔 예비 신혼부부들의 예약문의가 빗발친다.괴질 확산,이라크전 발발 등에 겁먹은 커플들이 앞다투어 제주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호텔,펜션 등 고급 숙박업소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평일에도 방 잡기가 쉽지 않다.제주 허니문여행의 강점은 드라이브를 통한 자유여행.차량을 빌려 이동하며 멋진 곳에서 ‘둘만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제주엔 세화∼성산 등 정취가 넘치는 드라이브 코스가 적지 않다.카메라와 삼각대만 있으면 준비 끝.3박4일간의 신혼여행을 가상해 코스를 돌아본다.결혼식 후 숙소 도착까지의 일정은 뺐다. 느지막하게 잠을 깬 곳은 남제주군 남원읍 남원리 바닷가의 한 펜션 2층 침실.커튼을 올리고 창문을 여니 쪽빛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방파제를 때리는 파도 소리 요란하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산책을 나선다.숙소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남원큰엉 산책로’ 출발점.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철썩철썩 바위를 때리는 파도를왼쪽에 끼고 호젓한 오솔길을 천천히 걷는다.오른편엔 신영영화박물관의 이국적 풍광이 분위기를 띄운다. 이따금씩 산책에 나선 가족을 만날 뿐,둘만의 시간을 방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산책로가 1㎞는 족히 넘을 듯.왕복 40분 정도 소요. 돌아오다가 파도마을 입구의 통나무집 식당인 ‘별주부전’에 들러 된장 뚝배기를 먹는다.뚝배기 맛이 창 밖에 펼쳐진 새파란 바다만큼이나 시원하다.식사가 끝나면 맘씨 좋은 종업원이 향기 진한 원두커피까지 서비스한다. 간단하게 짐을 챙겨 차에 오른다.목적지는 드라마 ‘올인’의 배경인 섭지코지.남원에서 12번 순환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30분쯤 가면 신산리∼성산 해안도로와 만난다.여기서 5분쯤 더 가면 모래 색깔이 유난히 고운 신양 해수욕장이다.햇살에 반사돼 반짝이는 물결이 마치 비단결 같다. 해수욕장에서 섭지코지까지는 차로 5분 정도.길이 좁아 차량이 마주올 때 매우 조심스럽다.주차장부터 올인 세트장까지는 오른쪽에 벼랑과 바다를 끼고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드라마의 인기 때문인지 평일인데도 인파가 만만치 않다.주말이나 휴일엔 아예 오지 않는 편이 나을 듯. 성당으로 지은 야외세트는 서구풍 별장 같다.예쁘기는 하나 별다른 개성은 느껴지지 않는다.그래도 마치 주인공이라도 된 양 선남선녀들은 짝지어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야외세트와는 달리 그 오른편으로 펼쳐진 벼랑과 바다는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섭지코지에서 나오면 성산일출봉이 눈 앞에 있다.성산부터 세화까지는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오른편엔 벌써 파란 빛이 도는 우도가 보인다.하얀 포말을 만들며 부서지는 파도가 해안 가득 널린 한치와 어우러져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둘째 날 한라산에 한번 도전해보자.한라산에 올라야 제주도를 제대로 볼 수 있다.‘힘들지 않을까’하고 겁부터 먹기 쉽지만,가장 짧은 ‘영실코스’를 택하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남원에서 12번 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중문에 이르고,여기서 99번 도로로 바꿔타고 북진하면 영실코스 가는 길이다.매표소에서 표를 끊은 뒤 차를 몰고 영실휴게소까지 올라간다.산행코스는 영실휴게소∼영실기암∼윗세오름대피소의 3.7㎞. 30분쯤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기암절벽이 펼쳐진다.절벽 꼭대기엔 뾰족한 바위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이름하여 ‘오백나한’바위다. 30분쯤 더 오르니 키큰 나무들은 사라지고 허리에도 못미치는 관목이 산을 뒤덮고 있다.오른편 능선 아래의 벼랑은 마치 병풍을 두른 듯 하다.등산로엔 벗어나지 말도록 말뚝과 줄이 쳐져 있는데,살짝 줄을 넘어 능선에 오르니 옹기종기 자리잡은 10여개의 오름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윗세오름 대피소는 해발 1700m.멀리 남쪽으로 서귀포와 중문 앞바다,서쪽으로 대정·고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백록담은 자연 휴식년제가 실시 중이라서 더이상 올라갈 수 없다. 산을 내려와 99번 도로를 타고 되짚어 내려오다 보면 길 오른쪽에 에덴승마장(064-738-9247)이 나온다.말에 올라 마부의 안내로 들판과 언덕을 30분 정도 도는데,1인당 1만1000원.렌터카업소를 통해 미리 예약하면 8000원에 할인해준다. ◆셋째날 - 산방굴사 불상앞서 둘만의 백년가약 짐을 모두 챙겨 차에 싣고 숙소를 나선다.서귀포,중문을 모두 지나쳐 들어선 곳은 산방산∼송악산 드라이브 코스.산방산(395m)은 중턱의 ‘산방굴사’까지만 올라갈 수 있다.널찍하게 뚫린 굴엔 불상이 모셔져 있고,그 밑에선 약수가 나온다.약수 한 잔 마시고,부처님 앞에서 다시 한번 백년가약의 다짐을 해보면 어떨지. 산방산 앞엔 비경의 용머리해안이 있다.산 위에서 보기에 용머리처럼 생겼기 때문인데,실은 바닷가로 내려가야 용머리 바위의 장관을 느껴볼 수 있다.수만년 동안 파도를 맞아 기묘하게 파인 바위들이 너무 신기해 오는 사람마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산방산에서 제주도 남단 송악산까지는 10분밖에 안 걸린다.송악산 자체는 볼품이 없지만 내려다보는 전망은 일품.동쪽으로 산방산과 형제섬이 한 눈에 들어오고,남쪽으로 가파도와 마라도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꽁치 낚시에 한번 도전해보자.송악산을 지나 대정∼수월봉 드라이브 길에 들어서면 왼편에 갯바위들이 펼쳐지는데,요즘 꽁치낚시가 한창이다.다가가 보니 아이스박스마다 꽁치가 가득이다.5분도 안돼 한 마리씩 낚아올리는 것이 보기만 해도 신이 난다.인근 낚시점에서 릴낙시 세트를 빌리고 미끼(새우)는 사면 된다. 글·사진 제주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항공편 및 렌터카 대한항공(1588-2001) 및 아시아나항공(1588-8000)이 서울 김포공항을 비롯한 대도시 공항에서 제주까지 비행기를 띄운다.요금은 김포∼제주 기준 월∼목요일 7만 5900원,금∼일요일 8만 900원. 대장정렌트카투어(064-711-8288) 등 10여개 렌터카 업체들이 있다.보통 예약한 다음 공항에서 차를 인도받으며,허니문 커플의 경우 숙소까지 데려다준 뒤 차를 인도하기도 한다.어느 경우든 인도받을 때 흠집 등 차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이상이 있으면 계약서에 이를 기재해놓아야 나중에 말썽이 없다. ●숙박 최근 호텔뿐만 아니라 해안가나 초원 등에 자리잡은 펜션도 많이 찾는다.숙박료는 객실 위치,요일 등에 따라 7만∼15만원 정도.펜션이라도 무늬만 펜션인 곳도 있으므로 잘 알아보고 예약해야 한다.남원읍 해안가에 위치한 파도마을(064-764-9114),귤농장에 자리잡은 서귀포시 귤림성(064-739-3331),초원과 오름이 앞에 펼쳐진 북제주군 애월읍 그린리조트(064-792-6100) 등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운치가 있다. 대장정투어(02-3481-4242)는 해오름,중문펜션 등 이색숙소 3박 및 렌터카(뉴EF소나타 3일),조식 3회를 묶은 자유여행 허니문 상품을 커플 기준으로 44만∼62만원,파도마을 2박과 롯데(또는 신라)호텔 1박을 묶은 상품은 82만원에 판매한다. ●먹거리 옥돔구이,성게국,해물뚝배기,흑돼지 고기,오분자기 구이,꿩요리,갈치회 및 국 등이 제주도의 맛을 대변하는 음식이다.옥돔·갈치요리는 제주공항 인근의 청해원(064-744-6677),흑돼지 고기는 협재해수욕장 앞의 상록가든(064-796-8700),해물뚝배기는 성산 일출봉 입구의 등경돌식당(064-782-0707),남원읍 파도마을 입구의 별주부전(064-764-8899)이 맛있다.
  • [대~한민국 24시] 제주국제공항

    제주관광의 시작이요 끝인 제주국제공항.하루 200여편의 국내·국제선 여객기가 뜨고 내리는 이곳은 명실상부한 제주의 현관이다.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연간 823만여명,하루 평균 2만 2000여명 꼴이다.올해는 월드컵과 주 5일 근무제 등을 계기로 사상 처음 연간 1000만명을 돌파하리라는 예상도 나온다.제주공항은 1942년 1월 일제가 군비행장으로 개항,1949년 1월 민간항공기인 KNA가 최초로 취항한 데 이어 1958년 1월 대통령령으로 제주비행장이라는 명칭을 부여받았다.그로부터 반세기,이제 제주공항은 비행기가 연간 5만 5000여 차례 운항하고 천차만별의 사람들이 백태의 양상을 보이는 격세지감의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국제관광지 제주도의 관문,제주국제공항의 아침은 여명이 다할 즈음 첫 출발·도착편 비행기와 승객들을 안전하게 보내고 받으려는 새벽 근무 에어사이드 요원들의 잰 몸놀림으로 시작된다.소방·항무통제·관제·레이더 등등. 이어 6시 30분쯤 20여명의 환경미화원들이 청사 안팎을 쓸고 닦을 때 항공사 발권직원과 임검경찰,수하물 검색요원 등 ‘공항 사람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오전 7시 제주발 서울행 첫 비행기를 타려는 승객들이 공항 고가도로를 통해 한사람 두사람 도착하면서 공항은 서서히 제 모습을 그려간다. 그러나 4만 6600여㎡의 3층짜리 거대한 청사건물은 구둣발을 크게 내딛지않아도 울릴 정도로 적막하다.상가도 식당도,청사 맞은편과 왼편 5만여㎡의 유료 주차장도 아직은 텅 비었다.3층 출발대합실 오른쪽 구석에 자리잡은 스낵코너에서만 커피잔이 달그락거릴 뿐이다. 일반적으로 첫 비행기 손님들은 ‘급한 사람들’이다.제주에 왔다 서울로 돌아가 긴급히 볼 일이 있거나 일을 보고 그날 다시 내려 올 제주사람들,아니면 인천국제공항으로 달려가 국제선 수속을 밟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그래서인지 승객들의 복장은 낮이나 저녁편 출발 승객들에 비해 비교적 단정하고 얼굴도 무표정한 쪽이다. 서울에서 출발한 첫 여객기가 도착하고 제주발 서울행 2∼3회차 비행기가 뜨는 오전 8시를 전후한 시각,고요하던 공항은 드디어 작은 소음들로 깨지기 시작한다. 제주공항에 상주하는 경찰·세관·검역소·병무청·출입국관리사무소 등 16개 국가기관과 82개 국영기업 및 사기업체 직원수는 2100여명.이 가운데 당일 근무자 1200여명이 꾸역꾸역 들어오는 것도 이때부터다. 대합실 3층에 있는 서점과 구두미화소,선물의 집,약국,토산품 판매점,농특산 마트 등 공항 상가들도 어느새 포장을 젖히고 손님받기에 들어갔다. 이어 5분에서 10분 간격으로 비행기가 도착하고 뜨는 오전 9∼10시,1층 국내선 도착대합실과 3층 출발대합실은 가고 오는 사람들로 점차 소란스러워가고 청사 앞 교통경찰들의 호루라기 소리도 덩달아 바빠진다. 주차장 곁 승차대에서부터 ‘부산 아시아경기대회’‘36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대축전’‘WEL-COME TO ASIAN GAME’이라 적힌 부산아시안게임 회전식 선전탑이 서 있는 공항 입구까지 100여m는 벌써 말쑥하게 세차를 마친 개인택시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낮12시 지나 정기편 외에 특별기와 연착된 비행기마저 내려 승객들이 한꺼번에 출구로 쏟아질 즈음 대합실 로비는 그야말로 ‘난장’이다. 2번 출구쪽으로 내국인 면세점을 만드느라 공사중인 요즘은 장소가 비좁아 특히 더하다. ‘최○○씨 △△△여행사’‘○○친목회 ▲▲관광’‘○○로터리클럽 ××투어’ 등 이름이나 소속이 적힌 피켓 수십개가 출구앞에 난무한다.자기승객을 먼저 찾으려는 몸싸움들도 치열하다. 나온 승객을 미처 찾지 못해 탑승 여부를 확인하며 핸드폰을 마이크로 착각한 듯 마구 소리를 질러대는 사람들,짐 찾으랴 마중객과 인사하랴 대합실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바쁜 승객들,“흩어지지 말고 나를 따라오라.”면서 혼자 잰 걸음으로 나가는 여행사 가이드들의 모습 등 여러 ‘가관’은 주 5일근무제에 막바지 피서철까지 겹친 요즘 제주공항 도착대합실 로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신혼부부 등 ‘알짜’손님을 끌기 위해 호객꾼들이 은밀히 움직이는 것도 이 때다.그 엉킴과 북적임 속에서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여행 온 사실을 어떻게 알고 접근하는지,추려내는 솜씨가 가히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비슷한 시각 3층 출발대합실도 시끄럽긴 하지만 가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아랫쪽보다는 훨씬 덜하다. 그래도 항공사 발권카운터 앞은 북새통이다.좌석번호를 배정받으려는 사람들,미처 예약하지 못한 대기승객들,그리고 마일리지를 확인해 달라는 사람들까지 한꺼번에 매달리는 바람에 창구 여직원의 “차례로 하세요.”소리는 아예 쉬어버렸다.창구를 막지 않고 세로로 줄을 선다면 수속시간이 훨씬 빨라질 텐데 그놈의 ‘조급증’이 수속을 더욱 더디게 만드는 셈이다. 국제선쪽은 지난 11∼18일의 일본 오봉절 연휴가 끝나면서 다소 한가해졌다.연휴 때는 도쿄(東京)·오사카(大阪)·나고야(名古屋)·후쿠오카(福岡)·히로시마(廣島) 등지에서 하루평균 600명씩의 일본인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떠나는 통에 출입국관리사무소,세관,검역소 등 CIQ 요원들은 냉방 사실마저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국제선 대합실의 꼴불견은 ‘엔화’를 의식한 여행사와 호텔직원들의 지나친 몸사리기다.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은 우리식대로 인솔해 가는데 반해 일본인들에 대해서는 지나치리만큼 저자세다.상대가 상대인 만큼 ‘이랏샤이 마세(어서 오십시오)’‘우레시이 데스(반갑습니다)’라는 인사와 피켓 글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여행사 가이드나 호텔 판촉담당 직원들의 ‘허리 90도 굽히기’는 광복 57주년을 무색케 할 정도다. 그러나 제주공항에 소란과 무질서,꼴불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점심시간을 전후한 시각,불고기 정식,낙지덮밥,갈비탕,옥돔구이 정식,생선초밥,전복죽,새우튀김 정식 등을 파는 2층 식당과 팥빙수,돈가스,햄버거,프라이드치킨 따위를 파는 그 곁 패스트푸드점은 식사하고 차를 마시며 담소하는 모습들로 메워진다.커피·햄버거·보리빵·음료·샌드위치를 파는 스낵코너들도 마찬가지. 대합실 주변 상가에서 선물을 사거나 눈요기를 즐기는 승객들도 많다.제주특산품 매장의 제주한란·풍란코너,제주보리빵 코너,제주 도자기숍,제주갈옷 판매점,옥돔판매장,돌하르방 코너 등은 특히 인기다. 시간이 넉넉한 축은 동백나무와 귤나무,와싱토니아 등 제주 자생수목과 아열대식물이 가득한 공항공원에서 사진을 찍거나 청사 2층 ‘작은 박물관’에 진열된 ‘가야시대 투구’‘농경문 청동기’‘통일신라시대 토용(土俑)’등 진귀한 우리 유물과 사료를 감상하는 여유도 보인다. 제주 출발 첫 비행기가 서울행이었듯 마지막 도착편도 오후 9시45분 도착 서울발 대한항공 KE1269편이다. 서둘러 나오는 승객들 틈에 월드컵과 함께 국민복 1호로 등장한 ‘Be The Reds’가 박힌 붉은악마 티셔츠가 유난히 눈에 띈다. 오후 10시 넘어 대부분의 ‘공항 사람들’이 물러가고 10시30분쯤 관광협회 소속 직원들이 마지막 퇴근채비를 차릴 무렵 공항청사는 다시 어제처럼 적막으로 무거워진다. 유도로등과 활주로등,비행기 진입등,그리고 비행장 등대 불빛이 을씨년스러워지는 가운데 공항은 어둠으로,밤으로 다가간다. 그러나 이 불들이 밝혀주고 있는 한 공항은 잠들지 않는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한·일 정상 경주회담­이모저모

    ◎하시모토 “65년 방한때 불행했던 「과거」 체험”/양국정상 바닷가 치자꽃길 거닐며 정담/친필사인 축구공 교환… 월드컵 성공 기원 김영삼 대통령과 하시모토 일본총리의 정상회담이 열린 23일 제주의 하늘은 맑았다.전날 만찬에 이은 전격적인 55분간 단독회동에 이어 이날도 단독조찬회담,확대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려 하시모토 총리의 짧은 방한기간동안 두 정상간 4번의 대좌가 이뤄졌다.공동기자회견도 서귀포 앞바다를 배경으로 치자꽃과 수국이 흐드러지게 핀 야외에서 개최돼 한층 운치가 있었다. ▷단독정상회담◁ ○…김대통령과 하시모토 총리는 이날 상오 7시30분 조찬을 겸한 단독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4자회담등 대북정책 전반에 관해 집중 논의. 밝은 연록색 상의에 노타이 간편복 차림을 한 김대통령은 먼저 조찬장에 들어와 하시모토 총리의 도착을 기다리는 동안 『날씨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날씨가 쾌청해 정말 다행』이라며 밝은 표정.이어 김대통령은 짙은 밤색 상의에 역시 노타이 차림의 하시모토 총리가 조찬장에 도착하자 악수를 교환. 김대통령은 『우리 속담에 비가 오면 반가운 손님이 비를 동반한다는 이야기가 있고 또 날씨가 좋으면 좋은 손님이 와 날씨가 좋다는 말이 있는등 날씨에 따라 손님을 접대하는 인사말이 달라진다』고 소개하고 『오늘은 좋은 손님이 와 날씨가 좋은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은 웃음.하시모토 총리는 『제주도 풍경이 정말 아름다운데 취재기자단이 앞을 가로막고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가 없어 안타깝다』고 조크해 좌중은 또 한차례 폭소. 두 나라 정상은 이어 취재기자단을 물리친 뒤 양측 통역과 기록을 위한 아주국장만을 배석시킨 채 조찬을 겸한 단독정상회담을 시작. 이날 조찬은 옥돔구이와 쇠고기 무국,명란젓,계란찜등 한정식. 두 정상의 조찬 단독회담은 상오 8시30분까지 예정되어 있었으나 20여분이 길어져 8시50분에 종료. 두 정상은 조찬회담이 끝난 뒤 회담장밖 베란다로 나란히 걸어가 잠시 환담했으며 김대통령은 베란다에 장식된 제주도 돌하루방과 물레방아,그리고 여러 종류의 꽃들에 대해 하시모토총리에게 직접 설명. ▷확대정상회담◁ ○…단독정상회담을 마친 김대통령과 하시모토 총리는 상오 9시 월라룸으로 자리를 옮겨 양국 외무장관등이 배석한 확대정상회담을 30분동안 진행. 김대통령과 하시모토 총리는 본격 회담이 시작되기 전 가벼운 대화를 주고 받았는데 배석자를 포함,양측 모두 부드러운 웃음이 여러차례 이어져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반영. 김대통령은 『단독회담에서 많은 얘기를 했으며 기자들이 사진찍고 나가면 또 얘기를 하자』고 말해 한·일간 논의할 내용이 많음을 암시. 김대통령은 이어 『카메라맨은 일요일에 쉬는 것 아니냐』 『야마시타대사는 정장을 하고 있으니 더 무게가 있어 보인다』고 조크를 던지기도. 하시모토 총리는 『외무장관회담이 잘 끝났느냐』고 이케다 일본외상에게 물었고 이케다 장관은 『무척 화기애애했다』고 답변해 좌중에 웃음. 이날 확대정상회담이 열린 월라룸은 91년 한·소정상회담에 이어 지난 4월에는 김대통령과 클린턴 미국대통령간 한·미정상회담이 열렸던 곳으로 한국과 주변 3강 정상간 회담이 한번씩 개최된 장소로 기록.월라룸 벽면에는 원래 서양 유화가 3점 전시되어 있었으나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모두 한라산을 배경으로 한 사진들로 교체. 이날 확대 정상회담에는 우리측에서 공로명 외무장관,김태지 주일대사,유종하 외교안보수석,구본영 경제수석,윤여준 공보수석이,일본측에서 이케다 외상,야마시타 주한대사,가토 외무성 아주국장,안도 총리비서관등이 참석. ▷공동기자회견◁ ○…김대통령과 하시모토 총리의 공동기자회견은 상오 10시13분부터 시작,통역을 통해 모두발언과 내·외신 기자들과의 일문일답등으로 30여분간 진행. 김대통령과 하시모토 총리는 확대정상회담이후 간단한 휴식을 취한 뒤 숙소인 호텔신라 야외잔디밭에 마련된 공동기자회견장으로 다정하게 걸어나와 정상회담 결과와 한·일 양국간 공동 관심사등에 관해 담담하게 답변. 하시모토 총리는 과거사 인식과 군대위안부등 「예민한」 질문을 받자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지난 65년 한국을 방문,당시 야당의원이었던 김대통령을 만났던 일과 국민학교 2학년 시절등 개인적 경험을 실례로 들면서비교적 차분하게 답변. 하시모토 총리는 『패전당시 국민학교 2학년이었는데 65년 방한시 일본교육에서 배우지 못했던 역사의 불행했던 현실을 직접 체험하게 됐다』고 소개.그는 이어 『예를 들어 창씨개명은 학교에서 알지 못했으나 그런 행위가 한국민에게 얼마나 큰 마음의 상처를 주었는지 상상도 못할 정도』라고 언급. 회견을 마친 뒤 양국 정상은 보도진이 지켜보는 곳에서 「2002년 월드컵 한·일 우호협력」이라는 글씨가 쓰인 축구공 2개에 각각 날짜와 친필로 서명을 한 뒤 악수를 하고 축구공을 서로 교환하면서 월드컵 공동개최의 성공을 기원. 양 정상이 교환한 축구공은 국내 프로축구경기 공인구 제조업체인 「키카」사 제품이었으며 신제주초등학교 4학년생인 고근혁·조익성 두 어린이가 축구공을 전달. 이어 두 정상은 상의를 벗은 채 바닷가 전망대까지 함께 걸어가며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등을 화제로 잠시 환담한 뒤 숙소로 되돌아갔다. ▷일본총리 출발◁ ○…김대통령은 하시모토 총리의 환송을 위해 상오 11시13분쯤 먼저 김광일 청와대비서실장등 공식 수행원들과 호텔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하시모토 총리가 내려오자 악수를 한 뒤 나란히 현관쪽으로 걸어나갔다. 두 정상은 현관앞에서 하시모토 총리가 제주국제공항을 향해 리무진에 탑승하기 직전 다시 사진기자들을 위해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했으며 하시모토 총리가 차에 올라타자 김대통령은 손을 흔들어 환송.〈서귀포=이목희·이도운 기자〉
  • 제주 전국연극제 21일 개막/“둥그데 당실 큰 무대” 꾸민다

    ◎도·연극협·도민,개막8일 앞두고 준비 부산/서울제외 14개시도대표 극단 참가/칠머리당굿·민요경창등 민속행사도 마련 이달 하순부터 제주문예회관대극장에서 개최될 제10회 전국연극제를 앞두고 이 행사를 「만점잔치」로 치르기 위한 제주도민들의 손놀림이 분주해지고 있다. 제주도는 내무국장을 반장으로 한 추진대책반을 구성,홍보업무는 물론 시·도출연팀과 도내 기업체·학교 등과의 자매결연업무·관객유치업무 등을 5개부서로 나눠 추진하고 있으며,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 집행위원회도 참가극단들에 대한 영접과 환송·무대설치및 철거과정에 이르는 제반사항 점검에 열을 쏟고 있다. 오는 21일부터 6월4일까지 15일동안 열릴 올 제10회 전국연극제에는 서울을 제외한 14개 시·도대표 극단과 문화부장관을 비롯한 중앙관계자,지역 예총및 언론사관계자 등 1천1백여명의 손님들이 참가할 예정으로 있어 주관처인 제주도와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는 이 기회에 제주의 인심과 향토성 짙은 풍물을 알리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우선 올 연극제개최 주제인 「둥그데 당실 큰무대」에 부합되도록 연극제 기간중 문예회관 뒤뜰에 향토음식점을 열어 몸국·빙떡·옥돔구이·전복죽등 제주고유의 향토음식을 선보이고,문예회관 앞마당에는 대형 오방색천과 깃발 솔대 바람개비 등으로 야외무대를 장식해 제주 칠머리당굿 보존회로 하여금 매일 하오6시부터 한시간동안 「제주 놀이굿 한마당」을 공연토록할 작정이다. 또 문예회관 놀이마당에서는 제주시·서귀포시·북제주군·남제주군 공연팀이 참여하는 「시·군의날」을 운영,사진전·민속놀이·민요경창 등을 펼칠예정이며 옥내행사로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부 주관의 제주풍물작품 전시회를 문예회관 전시실에서 갖기로 하는등 문예회관내 모든 공간을 축제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한 연극제참가 극단들을 성원하기 위해 이들 극단과 자매결연한 도내 60개 기관·단체·기업체,23개 중고교,6개 향우회들로 공연관람은 물론 각종 환영위문행사를 갖도록해 제주의 진짜 인심을 보여주기로 했으며 특히 올 전국연극제가 제주에서는 처음 열리는 만큼 공연전단과 포스터등 1만7천부를 제작,배포하고 15일 부터는 대형아치와 선전탑·꽃탑·축등·현수막등을 거리 요소요소에 설치해 행사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방침이다. 올 연극제의 경우 공연횟수는 극단당 1일 2회에 한하며,제주·충남·부산·전남등 4개 시·도팀이 초연작품을 선보이게 되고 관람객수는 연인원 2만1천여명에 이를것으로 연극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연극제 준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정용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장은 『올 연극제는 도민모두가 참여하는 인정행사로 추진되도록 힘쓰고 있다』며『아무쪼록 연극제행사가 행사자체로 끝나지 말고 지방연극인들의 창작의욕 고취와 지역간 문화격차 해소에 이바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도별 참가극단과 공원일정및 작품은 다음과 같다. ▲5월21일=충남(극단천안)「목걸이와 올가미」▲22일=부산(극단현장)「자갈치」▲23일=경기(안산지부)「물새야 물새야」▲24일=제주(제주극협)「붉은섬」▲25일=경남(극단입체)「님의 침묵」▲26일=전남(극단선창)「꽃며느리」▲27일=광주(극단드라마스튜디오)「봄날」▲28일=대전(극단동인앙상블)「막차탄 동기동창」▲29일=전북(극단황토)「굴레쓴 사람들」▲30일=충북(상당극희)「사로잡힌 영혼」▲31일=대구(극단넝쿨)「쥬라기 사람들」▲6월1일=인천(극단중앙)「등신과 머저리」▲2일=경북(극단에밀레)「춤추는 꿀벌」▲3일=강원(극단태백무대)「초승에서 그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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