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오혜성
    2026-09-04
    검색기록 지우기
  • 역대 3위
    2026-09-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
  • 이현세 거장의 대표작 ‘남벌’, 30년 만에 뮤지컬로 재탄생… 10월 초연

    이현세 거장의 대표작 ‘남벌’, 30년 만에 뮤지컬로 재탄생… 10월 초연

    대한민국 만화계 거장 이현세의 대표작 ‘남벌’이 약 30년 만에 최초로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남벌’은 오는 10월 23일부터 11월 14일까지 티켓링크 1975 씨어터에서 초연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개막 준비에 나섰다. 1994년 발표되어 단행본 100만 부 판매를 돌파한 원작 만화 ‘남벌’은 중동발 에너지 위기로 촉발된 국제적 분쟁과 수용소의 비극 등 치밀한 정세 묘사로 거대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메가 히트작이다. 무대로 옮겨진 뮤지컬 ‘남벌’은 원작의 웅장한 스펙터클과 선 굵은 야성을 고스란히 계승하되 주인공 ‘오혜성’의 고뇌와 결단을 중심으로 서사를 한층 밀도 높게 재구성했다. 작품은 억류된 2,000여 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한 사투에서 출발한다. 빼앗긴 가족의 비극을 딛고 전장으로 뛰어든 오혜성, 절망 속에서도 운명을 개척하는 ‘최엄지’,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카오루’ 등 다채로운 신념을 품은 인물들의 묵직한 인간애가 돋보인다. 150분의 러닝타임 동안 단순한 승패를 넘어 ‘무엇을 위해 싸우고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깊은 질문과 감동을 던질 예정이다. 대작에 걸맞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음악 역시 극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전장의 속도감을 담은 강렬한 비트부터 인물들의 내면을 어루만지는 서정적 선율까지 총 26곡이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어우러져 객석에 짙은 여운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공연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고 ㈜감탄사가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 시대를 관통하는 명작의 부활에 공연계와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공포의 외인구단’ 까치와 엄지를 아신다면…경북 울진군 이현세 만화거리 마을 [한ZOOM]

    ‘공포의 외인구단’ 까치와 엄지를 아신다면…경북 울진군 이현세 만화거리 마을 [한ZOOM]

    웹툰(Webtoon)을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 영화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엔딩 크레디트(Ending Credits)에서 ‘웹툰 원작’ 이 네 글자를 보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고, 웹툰 작가로 성공하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런데, 이런 세상에 살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얼마 전까지 만해도 만화를 본다는 것은 시간낭비이자, 일탈이었고 심지어 나쁜 행동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러한 사회적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 만화를 작품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작가들이 있었다. 특히 군부독재시절 글자 하나하나까지 검열을 받아야만 했던 창의력 말살의 시대에 등장한 이현세, 허영만, 김수정, 박봉성, 황미나 등의 작가들은 대한민국 만화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선구자들이었다. 이 작가들의 작품은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로, 드라마로 만들어졌고, 세월이 흐른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 만화의 선구자 '공포의 외인구단'  작가 이현세  작가들 중에서도 ‘식객’, ‘타짜’ 등의 흥행을 통해 유명해진 허영만 작가는 미디어에도 자주 출연하여 대중의 인지도가 높다. 반면,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지금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진 작가가 있다. 바로 ‘공포의 외인구단’의 이현세 작가이다. 2012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각계 전문가 100명과 독자 1000명을 대상으로 만화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이현세 작가의 대표작인 ‘공포의 외인구단’이 1위에 선정되었다. ‘공포의 외인구단’은 1986년 작품이다. 출간된 지 약 30년이 흘렀음에도 1위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만화에서 이 작품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이 작품은 자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경북 울진군 매화면 ‘이현세 만화거리마을’ 경북 울진군 매화면은 이현세 작가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곳은 부친의 고향이다. 이현세 작가는 포항에서 태어났고 경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시라소니 역할을 맡았던 조상구 배우를 만났는데, 조상구 배우를 모티브로 ‘까치 오혜성’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매화면 매화마을 역시 많은 지방 소도시처럼 인구감소 위기로 고민하고 있었다. 비록 이현세 작가가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모친이 이현세 작가를 임신한 곳이었기 때문에 그 작은 인연을 가지고 주민들이 이현세 작가를 찾아 설득했다. 이후 마을 곳곳에 이현세 작가가 창조한 캐릭터들이 그려지기 시작했고, 2017년 이 곳에 ‘이현세 만화거리 마을’이 탄생했다. 매화초등학교와 면사무소가 있는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커다란 벽에 그려진 ‘공포의 외인구단’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반대편에는 마을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만화거리는 매화초등학교와 매화면사무소가 있는 곳에서 시작하는 ‘1구간’, 만화도서관이 있는 복지회관에서 시작하는 ‘2구간’ 그리고 마을 가운데 있는 3구간, 총 세 개 구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 3구간은 ‘공포의 외인구단’ 전편 줄거리 명장면을 걸으면서 감상할 수 있는 구간이었다. 남벌열차 카페와 만화도서관 작품을 감상하며 걷다 보니 어느 새 마을의 끝에 이르렀다. 마을 끝에는 매화천이 흐르고 있었고 그 옆에는 오래 전 철로를 달리던 새마을호 열차의 1량을 개조해 카페로 만든 ‘남벌카페’가 있었다. 카페 입구에는 ‘공포의 외인구단’의 주인공 까치, 엄지, 마동탁의 동상이 서 있었고, 정문 옆 커다란 벽에는 이현세 작가의 또 다른 대표작 ‘남벌’의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남벌(南伐)’은 이현세 작가의 1990년대 초반 작품이다. 조선시대 효종이 병자호란의 치욕을 씻고자 청나라를 상대로 북벌(北伐)을 추진했던 것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대한민국이 일본 정벌전쟁을 일으킨다는 내용으로 대히트를 기록했다. 남벌카페에서 다시 마을로 들어서니 매화마을 복지회관이 나타났다. 복지관 1층에는 ‘만화도서관’에 들어서니 약 2000권의 만화책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이 곳에는 ‘공포의 외인구단’, ‘남벌’, ‘그리스 로마신화’, ‘아마게돈’, ‘폴리스’와 같은 이현세 작가의 대표작품뿐만 아니라 허영만, 이두호, 박봉성 등 유명작가들의 시그니처 작품들도 있었다. 이제는 대여하기도, 구매하기도 어려운 작품들을 마주하니 반가움에 눈물이 날 정도였다. 만화가 그린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사람들 일본의 로봇 과학자들을 인터뷰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과학자가 된 동기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과학자들은 어린 시절 텔레비전에서 본 ‘아스트로 보이(Astro Boy, 한국명 : 아톰)’을 보며 인간과 교감하는 인조인간 로봇을 만드는 꿈을 꾸었다고 했다.  2008년 마블 스튜디오(Marvel Studio)가 공개한 아이언맨(Iron Man)은 1963년 故 스탠리(Stanley Martin Lieber, 1922~2018)’가 창조한 만화 캐릭터였다. 현존하는 하이테크가 집대성된 아이언맨에 성인들은 열광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아이언맨을 보고 자란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인류가 인공지능 하이테크 수트를 만들 수 있다는 꿈을 꾸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은 만화에서 재미를 찾는다. 하지만 누군가는 만화가 그리는 세상을 현실로 만드는 꿈을 꾸기도 한다. 변신로봇을 타고 우주여행을 하는 꿈을 꾼 적이 있다. 당장은 불가능하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꿈을 꾸는 세대들이 그 꿈을 놓지 않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일 것이다.
  • 우리 집에 놀러와… 세계로 초대장 보낸 사람들

    우리 집에 놀러와… 세계로 초대장 보낸 사람들

    “고향에서 제2의 인생을 찾았습니다.” 제주 구좌읍 행원리에 사는 오혜성(55)씨는 9일 “누군가 우리 집에 온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주택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에 등록한 새내기 호스트(집주인)인 오씨는 방문객(게스트)을 ‘친구’로 표현했다. 멀리서 친구가 찾아왔는데 어떻게 대접을 안 할 수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바닷가에서 갓 잡아온 문어와 한참 살이 오른 보말(‘고둥’의 제주도 사투리)을 식탁에 내어놓고 오손도손 대화를 하다 보면 밤새는 줄 모르고 시간이 훌쩍 간다고 했다. 오씨가 처음부터 민박업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그저 어렸을 때 살았던 제주가 그리워서 4년 전 외할머니 집을 헐고 새로 전원주택을 지었다. 2층짜리 지중해풍 주택으로 방은 2개만 만들었다. 오씨 부부 말고는 이용할 사람이 없어서다. 부산에서 사업을 했던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내려와 이곳에서 바람을 쐬곤 했다. 그러다 지난해 오씨는 아내를 설득해 아예 제주로 이사를 왔다. 하지만 부부가 살기에는 적막했다. 한참 일할 나이에 하던 일을 그만두면서 무기력해지는 것도 느꼈다. 이에 그가 내린 결론은 집을 가지고 뭔가를 해 보자는 것이었다. 공들여 지은 이곳에 사람들을 초대하면 활력이 생길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오씨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라면 인원수마다 추가 비용을 받겠지만 우리는 머무는 사람 수에 관계없이 하루 숙박비만 받는다”며 “금전적 관계를 뛰어넘어 경험을 공유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 크다”고 말했다. ●은퇴 후 외롭지 않아요, 시니어 호스트 가정집을 빌려주는 ‘공유 민박’이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를 한 50대 이상 시니어들에게 공유 민박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직장을 그만두면서 단절된 사회적 관계가 호스트와 게스트로 연결되는 새로운 관계로 발전하며 “새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다. 우리나라에서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50대 이상 호스트 수는 1300명을 넘는다. 강원도 속초에서는 50·60대가 전체 호스트의 40%를 이룬다. 연령대별 호스트 증가 속도(전년 대비)에서도 50·60대(129%)가 가장 빠르다. 70대 이상도 92%의 증가율을 보인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60세 이상이 전 세계 에어비앤비 호스트 중 10%를 차지한다. 넉넉하지 못한 재정 상황 때문에 부수입을 벌기 위해 호스트를 하는 경우(49%)도 많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43%)에서 방을 내주기도 한다. 지난해 7월부터 부산 남구 대연동에서 공유 민박을 하는 정현숙(52)씨는 “매일 여행 다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미국, 벨기에, 이스라엘, 홍콩, 대만 등 세계 각지에서 오는 외국인 손님들을 맞이하다 보면 이곳이 한국인지 외국인지 헷갈릴 정도로 이국적인 풍경이 그려질 때가 많다고 했다. 노인복지센터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는 정씨는 혼자서는 두 가지 일을 모두 감당할 수 없어 지금은 딸의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그의 집이 ‘부산 마마앤도터’로 불리는 이유다. 정씨는 “나중에 요양보호사 일을 그만두고 나면 온전히 호스트의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면서 “지금은 차근차근 배우며 준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일을 하면서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라고 했다. “어디서 오셨어요?” “맛있게 드셨어요?” 등 기본적인 영어는 할 수 있지만 대화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는다는 것이다. 정씨는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면서도 “외국인 손님과 함께 산책을 하거나 관광지를 둘러볼 때 영어를 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호스트에서 게스트, 다시 호스트로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사는 전제우(32)·박미영(31) 부부는 공유 민박을 하면서 삶의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같은 회사(SK텔레콤)에서 만나 2014년 결혼을 했을 때만 해도 평범한 직장인들이었다. 그러다 같은 해 9월 신혼집의 방 한 칸을 외국인 손님에게 내주면서 새로운 세계를 맛봤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유목민(디지털 노마드)의 삶에 푹 빠진 것이다. 이듬해 어렵게 들어갔던 회사를 둘 다 그만뒀다. 양가 부모를 모신 자리에서 프레젠테이션도 했다. 세계시장과 국내시장 환경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왜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도 가지면서 자신들의 생각을 전했다. 단순히 현재의 삶으로부터의 ‘일탈’이 아닌 새로운 ‘경험’을 위한 도전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들은 훌쩍 떠났다. 지난해 7월부터 올 7월까지 1년 동안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태국, 호주, 하와이, 남미, 멕시코, 쿠바, 미국, 유럽 등을 거쳤다. 말 그대로 세계일주를 하고 온 것이다. 숙소는 자신의 집 또는 주변 호스트의 집을 방문했던 외국 게스트들과 연락이 닿아 그들 집에 머물렀다. 지난 7일부터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대안예술공간 ‘이포’에서 여행 사진전을 열고 있는 이 부부는 “공유 민박이 일시적 관계에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유대가 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왔다”면서 “공유 민박 등 공유 경제의 핵심은 ‘공유’지 ‘경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돈을 버는 문제로 접근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이들이 1년 동안 여행만 한 것은 아니다. 디지털 노마드를 추구하는 이들은 개발자답게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짤방(짤림 방지용 인터넷 이미지) 검색기, 여행(AO Trip), 좋카만(‘좋아요’를 부르는 카드 뉴스 만들기) 앱 등 평소 관심 있던 서비스를 내놓았다. 지난 8월부터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옥집을 구해 이곳을 공유 민박 장소로 쓰기로 했다. 현행법상 주인이 거주를 안 하는 민박은 불법이기 때문에 창천동에 있는 집은 정리할 예정이다. 이들은 “세계 여행을 하면서 한국적인 걸 많이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호스트 역시 ‘한국의 얼굴’이란 마음가짐으로 외국인들과 다양한 한옥 체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을 입히다… 미술관이 된 민박집 예술인이 많이 모여 사는 서울 홍대에서는 이색적인 장면도 연출된다. 공유 민박 최초로 게스트하우스 공간을 미술 전시관으로 꾸몄다. 조각가 이길래·김민기, 설치미술가 송송, 도예가 한정은이 에어비앤비 호스트 6명과 협업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지난 7월부터 3곳의 게스트하우스가 순차적으로 새 단장에 나섰다. 다음달부터 한정은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는 ‘민즈 하우스’가 마지막으로 문을 연다. 민즈 하우스 호스트인 이민정(39·푸드 칼럼니스트)씨는 “홍대를 찾는 외국인 게스트 상당수가 영화감독 등 예술인”이라면서 “이들에게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와 작가를 널리 알리고 싶어 이런 기획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길래 등 국내 유명 작가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아트 디렉터(미술평론가 김병수)가 발벗고 나서준 덕분에 첫출발이 성공적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시 비용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후원한다. 이씨는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시도를 했으면 좋겠다”며 “공유 민박이 한국의 예술을 알리는 또 하나의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각가 김민기와 함께 작업한 ‘우&우 하우스’ 호스트인 최우성(38·이벤트 기획업)씨는 “이달부터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면서 “외국인들의 관심이 기대 이상으로 뜨겁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가 이현세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가 이현세

    갓 태어나서 큰집에 양자로 갔다 10대의 나는 연좌제에 떨었다 20대의 나는 까치였다 30대의 나는 최고 작가였다 40대의 나는 영화를 말아먹고 심의·검열과 싸웠다 50대의 나는 내 시대는 갔다고 생각했다 60대의 나는 웹툰을 배웠고 처음 신인상도 받았다 70대의 나는 동화를 쓰고 싶다 20년 동안 ‘삼촌’과 ‘숙모’로 알아 왔던 분들이 실제로는 나를 낳아 준 사람들이었다. 나 자신의 우둔함에 질식할 것 같았고, 아무 말도 안해준 식구들이 야속했다. 방황하기를 한 달여, 그 숙모가 조용히 말했다. “친자식에게 더운 밥 한 그릇 제대로 못 먹인 나만큼이나 아프겠니. 나를 봐서라도 이래선 안 된다.” 어머니는 눈빛으로 아들의 마음을 읽으셨던 것이다.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박찬호가 어떤 사람인지 아세요? 자기가 이긴 게임에서 던진 공들, 경기장 입장권을 다 갖고 있는 친구예요. 미국 생활에서 여러 번 위기가 왔는데, 그때마다 자기 자신이 너무 소중하고 아까워서 포기를 못했다더군요.” 화실 창가에 놓인 박찬호 투구 모습 모형(피규어)을 유심히 들여다보자 그가 말했다. 그는 박찬호를 매우 좋아하고, 또 친하다고 했다. 그의 등번과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사러 미국 LA 다저스 구장까지 갔다 오기도 했다. “자기를 정말 사랑합니다. 자유, 독립, 자존이라는,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3가지 가치를 가장 확실히 실현한 친구죠.” 그건 어떻게 보면 자신과 닮았다는 말이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화실. 이현세(60) 만화가는 아무런 준비 없이 평소처럼 앉아 있었다. 눈가의 주름과 희끗희끗한 머리만 빼면 영락없는 ‘까치’였다. -‘현세는 자기 아버지가 누군지 아직 모르나 봐요.’ 친척들이 하는 나직한 수군거림이 대형 스피커 음량으로 내 귀에 꽂혔다. 경주 시내로 나가 재수를 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20년 동안 ‘삼촌’과 ‘숙모’로 알아 왔던 분들이 실제로는 나를 낳아 준 사람들이란 걸 알게 된 것은.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참석한 문중 시제(時祭). 엄마와 숙모, 누나들 모두 나에게 비밀로 해 왔던 ‘천기’를 집안 어른들이 누설하고 말았다. 내가 갓난아기 때 큰집에 양자로 들어갔고, 생부는 내가 아홉살 때 돌아가신 삼촌이었다는 사실. 나 자신의 우둔함에 질식할 것 같았고, 아무 말도 안 해준 식구들이 야속했다. -수험서를 덮고 매일 술만 마셨다. 왜 그렇게 20년을 꽁꽁 숨겼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혼자서 끙끙 앓으며 방황하기를 한 달여. 어느날 밤 술에 취해 ‘숙모’의 품에 안겨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그 숙모가 조용히 말했다. “친자식에게 더운 밥 한 그릇 제대로 못 먹인 나만큼이나 아프겠니. 나를 봐서라도 이래선 안 된다.” 어머니는 눈빛으로 아들의 마음을 읽으셨던 것이다. -그 일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대학을 포기하고, 만화의 길을 걷기로 했다. 혼자서 서울로 왔다. 경주가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는데 서울은 또 달랐다. 생활은 만만치 않았고 정착할 곳도 찾아지지 않았다. 문하생으로 받아 달라고 무수한 만화작가 화실의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내가 제법 ‘성공’을 한 뒤 그분들 중 한 분을 뵀는데 “눈빛에 반항기가 줄줄 흘러 부담스러웠다”고 당시 얘기를 하셨다. 처음 자리잡은 곳은 순정만화로 유명한 나하나 선생님 화실이었다. 그다음은 개그만화의 하영조 선생님 화실. 액션만화를 추구했던 나에게 두 분 선생님과의 작업은 오히려 큰 도움이 됐다. 순정만화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미학과 개그만화의 익살맞은 표정 연기 등이 합쳐져 까치를 비롯한 내 만화의 등장인물 라인업이 구축될 수 있었다. -분단의 비극을 오롯이 간직한 우리 집의 가족사를 떼어 놓고는 나와 만화를 말할 수 없다. 일제 때 만주에서 살던 할머니는 해방 직후 서른 언저리에 아들 셋을 데리고 경북 울진 고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고향이라고 해도 먹고살 게 없었다. 얼마 후 둘째 아들은 “내가 돈 벌어 오겠다”며 다시 만주로 나갔다. 그러다 38선이 그어지면서 둘째는 졸지에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됐다. 가족이 다시 만나게 된 것은 6·25가 터지고 북한 인민군이 남쪽까지 밀고 내려오면서였다. 둘째는 인민군이 돼 나타났다. 형제가 어울리는 모습이 마을 사람들 눈에 띌 수밖에 없었는데, 그게 화근이 됐다. 인민군이 퇴각한 후 첫째 아들이 괴뢰군 부역자로 몰려 헌병대에 끌려갔다가 죽임을 당했다. 큰아들은 처형되고 둘째 아들은 월북. 할머니는 차라리 만주에 계속 있는 게 나았다고 생각하시지 않았을까. 1956년 셋째 아들의 장남으로 내가 태어났다. 할머니는 나를 큰며느리에게 양자로 보냈다. 종가의 대를 잇기 위해서였다. -우리 일가는 내가 태어나기 전 전쟁 직후에 흥해(현재 포항시 북구 흥해읍)로 터전을 옮겼다. 부역자 가족이란 딱지를 달고서 울진에 계속 머물 수는 없었다. 길러 준 어머니는 잡화점을 냈고, 낳아 준 아버지는 자갈땅을 사서 밭을 일궜다. 그 덕에 끼니를 거르지는 않았다. 초등학교 2학년쯤 됐을 때 ‘삼촌’이 경주역의 기차 수리 공장에 취직했다. 어느 날 삼촌에게 “크레파스를 사 달라”고 졸랐다. 선뜻 돈을 주셨다. 하지만 나는 극장에서 서부영화를 보고 만화책을 빌려 보느라 그 돈을 다 써 버렸다. 다음날 저녁 삼촌이 집에 들러 새로 산 크레파스로 그림 한번 그려 보라고 하셨다. 엉겁결에 나는 “저한테 돈 주겠다고만 하시고 그냥 가셨잖아요”라고 둘러댔다. 삼촌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내가 착각했다”며 다시 돈을 주셨다. 아들이 거짓말하는 걸 다른 가족들이 알게 되는 게 싫으셨던 것이다. -그게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다음날 수업을 받는데 작은누나가 파랗게 질린 얼굴로 교실로 왔다. 아버지가 일하던 공장으로 뛰어갔는데 할머니와 큰어머니, 숙모가 통곡을 하고 있었다. 앞에는 아버지가 하얀 무명천에 덮여 누워 있었다. 전기 감전이라고 했다. 삼일장 내내 나는 학교에 있었다. ‘삼촌은 나를 거짓말하는 아이로 알고 돌아가셨겠구나’ 생각하니 죄스럽기도 했지만, 억울하기도 했다. 10여년 후 그가 나의 진짜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직후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게 그 일이었다. -학교 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그럭저럭 공부를 잘해서 지역 명문인 경주중에 입학했지만 줄곧 형사들의 감시 속에 살았다. 연좌제에 걸려 인생이 막혀 있다는 생각이 점차 커져 갔다. 경주고에 들어가면서 원래 좋아했던 술이 더 잦아졌다. 방과 후에 당시 경주오거리에 있던 막걸리집에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고등학교 때 가장 열성이었던 건 미술부 활동이었다. 고1 때 유도에 빠져 2학년 때는 경북 대표로 전국체전까지 나가기도 했지만, 미술만큼은 아니었다. 특히 스케치는 어렸을 때부터 꽤 소질이 있었다. 미대 진학을 유일한 길로 생각했다. 연좌제의 공포가 나를 더욱 미술로 몰아갔다. 그러나 미대 입학원서를 쓰기 위해 안과에 가서 색맹검사를 했더니 색약 판정이 나왔다. 그때는 왜 그렇게 색약에 대해 엄격했는지. 당시 입시제도하에서 나는 미대 지원을 아예 할 수가 없었다. -유신과 군사정부 치하에서는 노래나 영화가 그렇듯 만화에 대해서도 검열이 심했다. 이를테면 갈등이 증폭되는 스토리나 격투 장면 같은 게 들어가는 그림은 허용되지 않았다. ‘아이들이 액션만화를 보면 커서 데모를 하기 쉽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스포츠 만화로 방향을 돌리고 ‘공포의 외인구단’을 처음 내놓은 것이 1982년. 26세 때였다. -내가 만화를 그리는 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캐릭터다. 날 대신해 움직여 줄 수 있는 아바타만 구현하면 그다음부터 소재나 스토리는 부차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스토리 궁핍을 느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생각으로 만들어 낸 게 필생의 캐릭터인 ‘까치 오혜성’이다. 한(恨)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의지로 부딪쳐 결국 파괴되는 인간이랄까. 가족사 때문에 트라우마와 핸디캡에 시달려야 했던 성장기의 아픔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기도 하다. -‘공포의 외인구단’ 이전에도 나는 대본소(만화방) 시장에서 꽤 인지도 있는 작가였다. 하지만 외인구단은 기존 작품과 차원이 달랐다. 어린이 만화만 있던 시절, 극단적이고 상처투성이인 주인공 영웅이 다른 캐릭터들과 함께 고난에 시달리다 결국 이를 극복하지만 최후에는 처절히 파멸하는 이야기의 만화는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대략 한 달에 한 권씩 2년간 30권을 내놨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대본소의 맨 앞칸에는 언제나 외인구단이 자리잡았다. ‘까치’를 이름으로 내건 만화방들이 속속 생겨났다. -나이 서른 전에 최고액을 받는 작가가 됐는데, 권투(‘지옥의 링’)든 시대극(‘사자여 새벽을 노래하라’)이든, 페미니즘(‘며느리 밥풀꽃에 대한 보고서’)이든 뭘 그려도 잘 팔렸다. ‘남벌’은 서울대 신입생들이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중 하나로 선정됐다. 만화가 뜨니 나도 스타가 됐다. 맥주 등 광고 CF에까지 나올 정도였다. 돈도 정말 많이 벌었다. 돈이 나를 거쳐 밖으로 흘러나가는 게 문제였지만. 마흔을 갓 넘긴 1997년부터는 세종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나의 40대는 ‘전쟁’의 시기였다. 첫 번째 난관은 1996년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아마게돈’의 대실패였다. 한동안 영화계에서 최고의 손실액 기록을 보유했을 정도다. 총감독으로서 투자를 담당했던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손해를 많이 봤다. 돌이켜보면 그건 영화도 아니었다. 영화 문법도 모르는 총감독의 오만과 무지 탓이다. -두 번째 난관은 ‘천국의 신화’ 필화 사건이다. 대하 역사물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건 서른 살 때였다. 미국에 가서 광활한 그랜드캐니언을 마주하고 나니 ‘내가 왜 스포츠 만화나 그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0여년간 ‘환단고기’ 등 역사서들을 공부하고 ‘100권’을 목표로 1996년 1부 3권을 내놨다. 그러나 2년 뒤 청소년 음란물 시비로 검찰에서 기소하고, 법원이 30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터무니없는 심의와 검열에 내가 고개를 숙이면 어느 작가가 이겨 낼 수 있겠나’ 하는 생각에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최종 무죄 선고를 받은 것은 6년이 흐른 뒤였다. 당시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던 아이들(1남 2녀)이 끝까지 아버지를 믿어 준 데 대해 지금도 고마움이 크다. -50대가 되니 세상이 많이 변해 있었다. 더 이상 예전의 인기 만화 작가 ‘이현세’는 존재하지 않았다. 처음엔 ‘내 시대는 갔구나’ 하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했지만 이게 당연한 세상의 섭리 아닌가.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그려 큰 인기를 얻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두 ‘쓰레기’라고 생각한다. 표현이 좀 과한가?(웃음) 완벽하다고 여긴 작품은 없다. 그리고 원래 나는 ‘옥에 티’가 많은 작가다. ‘공포의 외인구단’에도 같은 사람인데 야구 글러브가 왼손, 오른손 바뀌어 그려진 장면들이 있다. 나는 쓰레기통 속에서 수많은 ‘가짜 꽃’을 피우다가 언젠가는 한 송이 진짜 꽃을 피우는 게 작가라고 여긴다. 내 작품은 아직도 쓰고 구겨서 쓰레기통에 집어던질 습작의 연장선상이다. 난 천재형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부모님께 극단적인 집중력과 낙관주의를 물려받았다. 한창때는 한번 그리기 시작하면 하루이틀 꼬박 밤을 새우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 덕분에 마감은 종종 늦었지만 펑크를 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남들은 그림을 그리면서 어떻게 배가 고프고 화장실에 갈 수 있을까’ 생각했을 정도다. -얼마 전부터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서 ‘천국의 신화’ 6부를 시작했다. 남녀노소 다 볼 수 있도록 수위를 조절했지만, 나로서는 무척 감사한 일이다. 작년 말에는 네이버에서 ‘웹툰 신인상’까지 받았다. “60 평생에 처음으로 신인상을 받았다”고 하니 후배 작가들이 다들 자지러졌다. -지금 연재 중인 천국의 신화는 10년 정도 더 해야 한다. 6부는 고조선 멸망으로 끝난다. 이후 여러 민족들이 군웅할거했던 시기를 지나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예정이다. 그 뒤에는 나도 70대가 된다. 그때는 동년배를 위한 동화를 그리고 싶다. 아니면 손주를 위한 동화를 쓰고 있을지 모르겠다. 문제는 큰아이가 30대 후반인데, 이 녀석들이 셋 다 결혼을 안 했다는 거다. 김태균 사회부장 windsea@seoul.co.kr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만화가 이현세(60)씨는 한국 만화의 ‘오늘’을 있게 한 대표적인 작가다. 1979년 ‘저 강은 알고 있다’로 데뷔한 그는 1982년 ‘공포의 외인구단’을 통해 운명에 맞서는 열정과 지고지순한 사랑을 역동적인 그림체로 선보여 만화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나이 불과 26세였다. 이후 ‘지옥의 링’(1985), ‘야수의 전설’(1985), ‘며느리 밥풀꽃에 대한 보고서’(1988), ‘아마게돈’(1988), ‘블루엔젤’(1989), ‘폴리스’(1992), ‘남벌’(1994), ‘천국의 신화’(1997) 등 히트작과 문제작을 내놓으면서 ‘불온’과 ‘미숙’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던 만화를 대중문화의 중심부로 격상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초로(初老)의 나이에도 ‘천국의 신화’ 6부를 웹툰에 연재하는 여전한 ‘현역’이다. ▲경주중·경주고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1997~) ▲한국만화가협회 회장(2005~2007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2009~2012년)
  • 한국만화 명작 100選… ‘공포의 외인구단’ 1위

    한국만화 명작 100選… ‘공포의 외인구단’ 1위

    ‘꺼벙이’와 ‘둘리’, ‘오혜성’ 중에 가장 대표적인 한국만화 캐릭터는 무엇일까. 허영만과 이현세, 고우영, 이두호 중에 불멸의 역작을 가장 많이 남긴 작가는 누구일까. ●부천 박물관에 ‘100선 만화방’ 한국 만화역사 100여년을 빛낸 대표작품 100편의 명단이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신문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우리 만화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 보고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만화 명작 100선’을 공동으로 선정, 22일 발표했다. 만화는 오랜 세월 한국인의 정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중요한 문화 콘텐츠로 성장해 왔고, 최근에는 ‘K코믹스’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입지도 빠르게 넓혀 가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작품들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분석·평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관심과 조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서울신문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우리 만화사의 주역들을 ‘명예의 전당’으로 초대하기로 했다. 만화가 52명, 평론가 10명, 교수 18명, 출판기획자 20명 등 만화 전문가 100명에게 조언을 구해 ‘한국만화 명작 100편’을 최종 선정했다. 그 결과 1위는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1982)이 차지했다. 서울신문은 앞으로 다양한 기획기사를 오프라인·온라인(www.seoul.co.kr)으로 게재할 예정이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새달 경기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에 ‘명작 100선 만화방’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유통 포함 생산효과 2조원 만화는 문화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산업적으로도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0년 국내 만화산업의 생산유발 효과는 기획·제작 단계에서만 1조 3597억원에 달하고 유통 부문까지 포함하면 2조 1162억원에 이른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현재 국내 만화계는 K코믹스를 영화, 드라마, 스포츠, 음악에 이은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한국 만화 명작 100편 선정이 여기에 강한 추진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만화 아트 마켓 나온 이현세 스케치의 가격은…

    만화 아트 마켓 나온 이현세 스케치의 가격은…

    국내 대표 만화가 이현세 화백이 그린 인기작 ’폴리스’ 주인공 오혜성의 연필 스케치 100만원, 국내 역사 만화를 그리는 데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백성민 화백이 말의 역동성을 포착한 수묵화 500만원, 국내 만화계의 맏형 이두호 화백이 수채화로 그려낸 신천동 판자촌 풍경은 300만원, 시사 만화가로 유명한 박재동 화백이 바라본 한강 저녁 풍경은 30만원….  한국 만화가 ‘아트 마켓’의 가능성에 도전한다.  국내 첫 만화 아트 마켓인 ‘33+컬렉션(Collections)’ 개막식이 14일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내 디자인갤러리에서 열렸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현세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 방중혁 서울애니메이션센터장 등 각계 인사를 비롯해 만화계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다음달 14일까지 이어지는 ‘33+컬렉션’은 국내 유명 만화가의 육필 원고와 원화 등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행사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아르떼피아가 공동 주최한다.  그동안 자선 행사나 정부 주관 사업 차원으로 만화 원화 시장이 열린 적은 있었으나, 민간 차원의 본격적인 만화 아트 마켓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만화를 ’제9의 예술’로 명명하고 만화 작가들의 원화를 구입해 소장하는 문화가 일상이 됐다. ‘꼬마 니콜라’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장 자크 상페의 경우 원화가 수백~수천만원대로 거래되고 있을 정도다. 이번 만화 전문 아트 마켓은 해외에 견줘 저평가돼 있는 국내 만화의 예술 가치를 끌어올리고 만화가의 창작 활동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만화계는 이번 행사가 아직 시장 가격조차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국내 만화 아트 마켓의 틀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현세 이두호 이희재 김동화 김형배 백성민 박재동 오세영 김혜린 등 주요 작가 33명을 비롯해 권가야 석정현 최규석 하일권 등 신진 작가, 만화적인 상상력이 뛰어난 현대 미술 작가 등 65명의 작품 168점이 전시된다. 초기작에서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출판 만화 원고, 원화, 삽화, 스케치 등이 망라 됐다. 작품당 가격은 적게는 15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에 이른다. 총 판매 예상 가격은 무려 2억원이다.  김병헌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원장은 “(애호가들에게는) 유명 작가들의 생생한 숨결과 섬세한 펜 터치를 가까이에서 접하고 소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만화 아트 마켓이 제대로 뿌리 내리면 창작력을 발산해야 할 작가들에게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는 시스템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대중매체 여성 위주… 남자이야기 하고 싶었죠”

    “대중매체 여성 위주… 남자이야기 하고 싶었죠”

    “이번 작업은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색약인 제가 어떻게 컬러 만화를 할 수 있을지, 오프라인 만화에 집착해 오던 제가 온라인 만화와의 중간 지점을 어떻게 찾을지, 외국(만화시장)에서 어떤 자리를 꿰찰지 등등 모든 게 도전이었습니다.” 한국만화의 자존심 이현세(56) 작가가 11일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남자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이야기인 ‘비정시공’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비정시공’은 작가의 영원한 페르소나인 오혜성이 주인공이다. 그가 조직폭력, 정계, 재계 등을 넘나들며 펼치는 복수극이자 성공 드라마다. 로미오와 줄리엣 식의 로맨스도 곁들이며 온·오프 라인에서 동시에 연재해 주목받았다. 다음은 이 작가와의 일문일답. →최근 연재를 시작한 3부작 마지막 ‘레드 파탈’도 남자 뱀파이어 이야기다. 다시 강한 남자 이야기로 돌아간 계기는. -1994년 ‘남벌’ 이후로 통 남자 이야기를 다루지 못했다. 3년 전에 갑자기 남자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 매체가 어머니, 아줌마, 여성 위주로 가고 있어 남자를 그려보고 싶었다. 역발상이다. 사실 나도 가정에서 집사람의 권력이 세지면서 많이 위협받고 있어 위기 의식이 있었다.(웃음) →곽경택 영화감독도 (출판기념회에) 왔던데 영화로 만들게 되나. -구색 맞추기 위해 온 거다.(웃음) 기회가 닿으면 3부작 가운데 하나 정도 영화로 만들고 싶다. →색약이라 컬러 작업이 힘들지 않았는지. -평생 컬러를 안 하려고 했다. 세종대 강단에 서고 있는 게 도움이 됐다. 학생들 가운데 컬러 감각이 뛰어난 친구들이 있는데, 졸업 뒤 인턴으로 화실에서 작업을 같이했다. →첫 온·오프라인 시도인데 느낀 점은. -웹이라는 게 독자들의 즉각적인 댓글을 무시하려고 해도 그럴 수가 없더라. 요즘 젊은 작가들은 작품하기 정말 힘들겠다, 이렇게 치열하게 살고 있구나 하고 느꼈다. 난 전통 오프라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 젊은 작가들은 타블릿, 인터넷, 3차원(3D)까지 이용한다. 개인적으로 만화가 인생 30여년만에 새롭게 느끼고 배운 게 많았다. →한국만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데. -긍정적이다. 한국은 만화 그리는 테크닉이 최고다. 스토리텔링도 최고다. 능력은 최고인데 국내 시장은 거의 없다. 그래서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젊은 작가들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한국 만화가 세계로 가려면. -그래픽도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내용도 가벼운 게 아니라 진지하고 깊게 들어가야 한다. 소재 면에서 무협 판타지와 흡혈귀는 한국적인 소재는 아니지만 널리 알려져 있어 배경 설명이 따로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장기적으로는 웹에서 서사 만화를 정착시키고 싶다. 1년 정도는 그리스·로마 신화, 아라비안나이트 등을 소재로 어린이 만화 일러스트레이션 책을 만들고 싶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캐릭터계 국가대표 뽑는다

    한국형 SF만화영화의 장을 연 ‘태권브이’부터 1980년대 명랑만화를 주름잡았던 ‘아기공룡 둘리’, 국산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세계에 알린 ‘꼬마펭귄 뽀로로’까지….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을 통해 온 국민에게 친숙한 ‘토종 캐릭터’들이다. 서울시와 SBA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네티즌 투표와 전문가 평가를 통해 이 가운데 진정한 ‘국가대표 캐릭터’를 뽑는다. 시는 내년 1월19일까지 인터넷 포털 다음의 ‘만화속 세상’ 특별페이지(cartoon.media.daum.net/characters100)를 통해 ‘한국 100대 캐릭터’를 선정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시는 국내 캐릭터 관련 전문가 등 15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단을 꾸린 뒤 이달 초 만화·애니메이션·게임·캐릭터 등 4개 분야 110개의 후보군을 선정했다. 위원단 측은 “역사적 가치나 출판 등 사업 확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점수를 매겼다.”고 말했다. 만화의 경우 명랑순정 만화의 대명사 ‘영심이’와 시사만화의 최고참인 ‘고바우 영감’, ‘까치’ 오혜성 등이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둘리’와 함께 영원한 맞수인 집주인 ‘고길동’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애니메이션 부문에서는 최근 아침 유아 TV프로를 장악한 EBS 방송 캐릭터들이 강세를 보였다. 펭귄 ‘뽀로로’는 공룡친구 ‘크롱’과 후보군에 올랐고, 방귀대장 ‘뿡뿡이’와 냉장고나라 ‘코코몽’도 동반 선정됐다. ‘캐릭터 부문’에서는 ‘뿌까’와 ‘마시마로’, 게임 부문에서는 ‘카트라이더’의 주인공 ‘배찌’와 ‘다오’ 등이 후보에 올랐다. 시는 지난 23일부터 진행된 투표 결과에 선정위원단의 평가점수를 더해 2월 초에 최종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네티즌 투표만 100% 반영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캐릭터 100’도 함께 선정해 순위와 함께 발표한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만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아름다운 세상을 꿈꿀 수 있죠”

    “만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아름다운 세상을 꿈꿀 수 있죠”

    “만화를 보는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이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악다구니 같은 세상이 만화 때문에 갑자기 아름다워지지 않겠지만, 적어도 만화를 읽는 순간만큼은 아름다운 세상을 꿈꿀 수 있죠. 힘든 일이 있어도 만화가 있다면 살 만한 세상이 아닌가 합니다.” 김용환의 코주부를 시작으로 이상무의 독고탁, 허영만의 이강토, 김수정의 둘리, 이현세의 오혜성, 박봉성의 최강타, 고행석의 구영탄 등을 거쳐 백성민의 토끼에 이르기까지. 국내 만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독자들과 함께 웃고 울었던 28개의 캐릭터 중심으로 한국 만화 100년을 돌아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내 인생의 만화책’(가람기획 펴냄)이다. 늘 만화가 있어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만화 기획자 황민호(47)가 지었다. 학산문화사, 서울문화사와 함께 국내 3대 만화 출판사로 꼽히는 대원씨아이의 편집인인 그는 어렸을 때 소년중앙, 어깨동무, 새소년과 떨어져서 살 수 없었고, 놓친 만화가 없을 것이라고 자부할 정도로 만화광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만화를 업(業)으로 삼은 것은 아니다. 월간지, 여성지 등에서 기자 생활을 했고 대기업 홍보실을 거쳐 만화와 만난 게 1991년. 우연히 만화 잡지 ‘소년 챔프’를 창간하는 작업에 합류하게 됐다. 이후 ‘소년챔프’, ‘월간챔프’, ‘영챔프’, ‘투엔티세븐’, ‘주니어 챔프’ 편집장을 거치며 19년째 만화와 함께하고 있다. ●만화 기획자로 19년째 만화와 동고동락 최근 서울 용산 사무실에서 만난 황 편집인은 책을 쓰는 과정에서 부족한 자료와 빛바랜 기억에 의지해야만 했던 점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코주부 같은 경우는 국립도서관에 요청해 어렵사리 옛날 신문을 복사했고, 라이파이는 작가에게 얻어다가 보고 다시 돌려주기도 했다. 정말 넣고 싶었던 박기정, 권웅, 이근철, 오명천의 작품들은 자료 수집 문제로 싣지 못했다. 만화를 보는 게 ‘죄’로 여겨졌고, 책꽂이에 꽂아둘 수도 없었고, 만화책은 아궁이 불쏘시개로 전락하던 시절이 있었으니 자료가 부족하다는 것이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지만 뼈아픈 이야기다. “만화에 대한 인식이 낮아 만화가 역사적인 자료로 인정받지 못했죠. 시와 소설은 아주 오래 전 자료도 남아 있지만 만화는 불과 40~50년 전 자료도 없어요. 늦었지만 제대로 된 아카이브를 구축해야 해요. 그래야 먼훗날 만화에 나타난 21세기 초 한국 사회상 같은 연구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야기는 점점 위축되고 있는 출판만화 시장으로 옮겨졌다. 한 때 최고 인기를 구가했던 ‘영챔프’도 판매 부진으로 오프라인 출판을 중단하고 온라인으로 전환했을 정도다. 하지만 만화 자체의 미래는 그리 어둡지 않다는 게 그의 견해. “10년 전만 해도 만화는 종이로 보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인터넷으로, DMB로, 전자책으로, IPTV로, 앱스토어 등으로 접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졌습니다. 그런 만큼 재미있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돌파구를 찾아야죠. 물론 종이로 보고 싶다는 욕구가 있으니 출판 만화가 없어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애니북스나 미우 등 일반 코믹스와는 차별화를 두고 만화를 보지 않던 독자까지 겨냥해 시장을 넓히고 있는 고급 만화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죠. 만화를 보는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여러 연령층으로 저변을 확대해 나간다는 청신호이니까요.” 국내 대형 만화 출판사들이 펴내는 책 가운데 70~80%가 일본 만화인 점이 아쉽다고 했더니,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언젠가 독일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 갔다가 코스프레 이벤트를 봤더니 독일 청소년들이 온통 일본 만화 ‘나루토’에 나오는 주인공 모습을 했더라고요. 세계적으로 일본 만화의 영향력은 매우 크죠. 더 늘어나야겠지만 우리 만화가 국내에서 20~30%를 점유하고 있는 것도 다행이에요. 자국 만화는 아예 없고 일본 만화만 보는 나라도 있으니까요.” ●“만화 도약 위해 좋은 이야기 많이 나와야” 그는 대원에서 나온 책 가운데에서는 ‘마제’, ‘프리스트’, ‘모델’, ‘아일랜드’, ‘아크로드’ 등이 유럽 시장에 수출돼 잘 팔리고 있을 만큼 한국 만화의 역량이 세계에서 일본 다음 가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스토리에 있어서는 아직 쫓아가야 할 부분이 많다고 덧붙이며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일본 만화잡지 편집장들이 한국을 찾았는데 우리 만화 잡지를 들춰보더니 무슨 내용인지 모르면서도 그림만 보고 감탄을 연발하더라는 것. 당장 계약할 것 같았지만 일본에 돌아간 뒤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림은 탁월했지만 번역을 해 읽어 보니 스토리가 흡족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그의 추측이다. “좋은 이야기가 많이 있어야 우리 만화가 더 도약할 수 있습니다. 대개 좋은 소재가 있으면 소설로 쓰거나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려고 하지 만화로 만들려고는 하지 않아요. 또 만화 분야에서 좋은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나오더라도 다른 장르로 떠나는 일이 많죠. 다양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다양한 분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을 그릇으로 만화를 선택하는, 만화에 대한 문화적인 인식이 성숙해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한국 만화 캐릭터 가운데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를 하나 꼽아달라고 했더니 흥부에게 아들 중에 누가 제일 잘났는지 데리고 와보라는 소리와 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20세기의 캐릭터를 정리했으니 기회가 닿는다면 21세기에 등장한 캐릭터도 분석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대통령이 영화를 보고, 오페라를 보고, 소설을 읽고 감명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오잖아요. 그런데 만화를 읽었다는 이야기는 아직 못 들어봤죠. 대통령도 만화를 봤더니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초대 이사장 이현세 화백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초대 이사장 이현세 화백

    “어느덧 나이가 들어 저 개인이 아니라 만화라는 장르와 만화계, 동료와 후배들을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입장까지 왔다는 게 대견스럽습니다.” ‘까치 아버지’ 이현세(55) 화백을 최근 서울 개포동 화실에서 만났다. 27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초대 이사장 취임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한국 만화 100주년으로 새로운 100년을 시작해야 하는 올해 중책을 맡게 된 것. 진흥원은 만화 콘텐츠 인프라 구축과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한국만화 발전을 목표로 오는 9월 문을 연다. 부천만화정보센터가 그 전신이다. “걱정이 태산”이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여러 갈래로 벌여 놓은 작품 활동을 이어 가야 하고, 세종대에서 후진도 양성해야 하고 그야말로 금쪽 같은 시간을 보내며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기 때문. 늘 혼자 ‘독립만세’를 외치던 사람이 조직에 몸담게 된 점도 걱정거리다. 그러나 집중과 몰입으로 태산을 털어버리겠다며 눈을 빛낸다. 머릿속으로는 어느 정도 로드맵을 짜놓은 분위기였다. ●국내 만화계는 온·오프라인 과도기 “우리나라의 여러 분야에 진흥원이 많지요. 왜 이 시점에서 만화영상진흥원이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어요. 정체성을 빨리 찾는 게 최우선 목표입니다. 인재 채용, 정책 개발, 연구 활동,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 할 일이 많습니다.” 국내 만화계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혼란의 과도기다. 이 화백은 양쪽의 장단점을 살펴보면 길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은 콘텐츠 실험성에서 최적의 요건을 갖췄다. 다만 아마추어리즘이 짙어 가볍게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인지도를 볼모로 원고료 면에서 제대로 대우받는 경우가 드물고, 독자와의 소통이 원활하지만 시시각각 피드백을 따라가려다 보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게 쉽지 않다. 반면 전통적으로 양질의 콘텐츠와 그에 걸맞은 대우에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던 기존 오프라인 작가들은 시장이 좁아지며 위기를 맞았고, 온라인에 적응하지 못하고 상당수가 현업을 떠났다. “갑론을박 시기는 지났습니다. 온라인이 대세라면 적극 활용해 어떻게 수익을 올리고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급선무죠.” 조만간 이 화백도 생애 처음으로 온라인 만화를 지면과 동시에 연재할 예정이다. 격투기 선수가 정치인으로 커가는 대하 드라마식 작품이란다. 상투적일 수도 있지만 이현세적인 스타일을 아우르는 작품이며 그의 페르소나 오혜성은 등장하지만 엄지는 나오지 않는다는 귀띔. 1978년 월남전 소재의 ‘저 강은 알고 있다’가 공식 데뷔작이니 만화가 인생도 벌써 30년을 넘겼다. “100타이틀 정도 될까요?” 몇 작품을 했는지 일일이 세지 않아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껄껄 웃는 그는 오늘날 이현세를 있게 한 ‘공포의 외인구단’을 기억나는 작품으로 첫손 꼽았다. 스토리는 물론 지우개 작업까지 혼자했던 ‘국경의 갈가마귀’는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이라고. 사전 심의 없는 세상에서 마음껏 그리고 호쾌한 즐거움을 줬던 ‘아마게돈’과 ‘남벌’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시련의 순간도 많았다. 미운 정 고운 정이 뒤엉킨 ‘천국의 신화’가 우선 떠오른다. 음란물 시비에 휘말렸고, 재판을 받는 6년 동안 40대의 열정을 빼앗긴 작품이라고 했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가 크게 실패한 ‘아마게돈’은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 없어 배임죄를 저질렀다고 돌이켰다. ‘동경 4번지’ 송의성, ‘도전자’ 박기정 작가 등의 작품을 즐기며 만화가의 꿈을 키웠던 이 화백. 그의 작품을 보고 만화가가 된 후배들도 부지기수다. 그러한 후배들에게 지구력을 강조한다. “선배보다 재능이 뛰어나며 체계적으로 공부해 철학도 분명한 후배들이 많아요. 하지만 쉽게 싫증 내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 아쉽지요. 지구력만 갖추면 훌륭한 작가들이 많이 나올 겁니다.” ●후배작가들 지구력 갖춰야 만화 콘텐츠에 진지하게 접근해 달라며 독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소설, 영화, 연극, 뮤지컬 등의 창작자에 견줘 고뇌와 열정이 결코 뒤처지지 않지만 만화가는 작가로서 무게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요. 프랑스나 벨기에 등에서 만화 장르가 예술이 된 것은 독자들이 만화를 어떻게 대했느냐를 살필 수 있는 좋은 사례입니다. 초·중·고등학교에 만화 커리큘럼이 있을 정도로 진지한 접근이 이뤄진다면 만화의 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창천수호위’를 통해 한국적인 그래픽 노블에 도전했고, 웹 게임 원작 만화 제작에도 뛰어든 이 화백은 근래 들어 역사 학습 만화에도 붓을 대고 있다. 마지막 꿈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예순이 넘어서는 손자 손녀들을 위해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동화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 마지막 삶은 그렇게 애들을 위해 살았으면 합니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갈 곳 잃은 노 前대통령 추모 표지석 은행 연차쓰면 보너스 휴가 英 동성애 군인이 표지모델로 인터넷 시세 300만원짜리 팔러가니… 박물관·미술관으로 ‘문화 피서’ 떠나요 올여름 한옥마을서 “1박2일”
  • 스파이더맨·헐크·아이언맨…슈퍼 히어로가 몰려온다

    스파이더맨·헐크·아이언맨…슈퍼 히어로가 몰려온다

     스파이더맨, 엑스맨, 헐크, 아이언맨, 판타스틱4, 데어데블. 만화와 영화를 통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마블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22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을 통해서다. 아시아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하려는 SICAF는 마블코믹스전을 비롯해 대중성 있는 다양한 전시를 곁들이며 ‘만화의 바다’로 안내한다. 특히 같은 기간 바로 옆에서 국내외 캐릭터 비즈니스 업체 160여곳이 참여하고 아기공룡 둘리, 뽀롱뽀롱 뽀로로, 뿌까, 스폰지밥, 포켓몬스터 등의 캐릭터들이 뛰노는 서울캐릭터·라이선싱페어가 나란히 열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마블코믹스 70주년 기념 한국 상륙  마블코믹스는 슈퍼맨, 배트맨 등이 대표하는 DC코믹스와 함께 미국 만화계에서 쌍벽을 이루는 전문 출판사. 국내 첫 전시회라 기대가 크다. 창립 70주년을 맞은 마블코믹스는 DC코믹스보다 조금 늦게 출발했지만, 1939년 첫 슈퍼 히어로 서브마리너스를 시작으로 1941년 캡틴 아메리카를 등장시키며 DC코믹스를 따라잡았다. 또 1960년대에 헐크,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엑스맨, 판타스틱4 등을 줄줄이 쏟아내며 미국 만화시장의 50%를 점유하는 회사로 떠올랐다. 슈퍼 히어로를 소개하는 코너 외에도 불스아이, 닥터 둠, 그린고블, 베놈, 마그네토 등 슈퍼악당을 소개하는 섹션과 슈퍼 히어로와 슈퍼 악당들이 크로스오버돼 등장하는 마블유니버스 섹션도 관심이다. 영화화된 작품의 트레일러 상영과 만화책 등 관련 상품 전시도 있다. 스파이더맨 등 슈퍼 히어로들과 함께 하는 사진 촬영은 덤.   ●추억의 한국 만화를 대형 팝업북으로  한국 만화 100년을 기념한 전시도 빼놓을 수 없다. 만화책을 열면 ‘공포의 외인구단’의 오혜성과 백두산 등이 야구장을 배경으로 입체적으로 튀어나온다. ‘장길산’, ‘누들누들’, ‘둘리’, ‘머털도사’ 등 한국 만화 명장면을 담은 대형 팝업북이다. 관객들이 직접 펼쳐볼 수 있는 소형까지 모두 30여개의 팝업북이 마련됐다. 이밖에 평면 이미지까지 합쳐 명장면 180여개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지난해 SICAF 어워드 수상자로 한국 만화 태동기를 장식했던 박기정 작가의 만화 인생 46년을 돌아보는 특별전도 꾸려진다.  신일숙 작가의 ‘리니지’, 이명진 작가의 ‘라그나로크’ 등 대표적인 판타지 작품과 환상적 분위기의 구체관절 인형 20여기가 관객들을 판타지의 세계로 초대하기도 한다. 판타지 만화전이다. 홍콩 타이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7개국의 만화를 만나며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아시아 만화 재발견전도 있다. 인기 웹툰을 비롯해 박기정 작가의 ‘도전자’, 김형배 작가의 ‘21세기 기사단’, 김원빈 작가의 ‘주먹대장’ 등을 플래시 기법을 활용해 무빙툰으로 만드는 등 새로운 기술과 만화의 결합으로 즐거운 디지털 만화전도 관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윤태호, 주호민, 홍윤표 등 인기 만화 작가들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만화포차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60개국 1673편 출품돼 풍성  페스티벌은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도 동시에 펼쳐진다. SICAF의 핵심인 애니메이션 영화제다. 아드만스튜디오의 클레이 애니메이션인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 가운데 ‘빵과 죽음의 문제’가 개막작으로 화려한 시작을 알린다.  공식경쟁 부문과 특별초청 부문을 합쳐 역대 최다인 60개국 1673편이 출품됐고,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9개국 167개 작품이 심사위원 및 관객들을 맞이한다.  장편 경쟁 부문은 가수 이적의 소설을 5명의 젊은 감독들이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제불찰씨 이야기’(한국), 아빠를 찾아 나선 소녀 미아의 모험기 ‘미아와 미고’(프랑스), 아일랜드 전설을 다룬 ‘켈스의 비밀’(아일랜드 프랑스 벨기에),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를 재해석해 지난해 안시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그랑프리를 받았던 ‘블루스를 부르는 시타’(미국), 체코 최초의 3D 애니메이션으로 중세 프라하가 배경인 ‘염소 이야기-오래된 프라하의 전설’(체코) 등으로 압축됐다.  특별초청작 249편 가운데 일본 영화감독 이와이 슌지가 시나리오와 프로듀서를 맡은 SF물 ‘바통’과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탄탄한 일본 애니메이션 ‘블리치-페이드 투 블랙’(극장판 3기), 한국 애니메이션의 고전인 ‘똘이 장군’, 1990년대 큰 인기를 끈 ‘머털도사와 108 요괴’ 등도 눈에 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13일 TV 하이라이트]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20분) 많은 해외 입양인들이 한국에 찾아와 뿌리 찾기를 시도하지만 입양기관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기록에 문제가 있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해외 입양과 그기록의 진실과 거짓, 그리고 입양을 둘러싼 논의 속에 잊혀져 있던 입양인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본다. ●걸어서 세계속으로<프랑스 파리>(KBS1 오전 8시30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문화와 첨단의 실험문화가 공존하는 프랑스 파리로 떠난다. 익히 알려진 문화유산과 박물관, 미술관을 찾아다니기보다는 파리 시내를 분주히 오가며 길거리의 예술가들을 만나고 광장과 공원에서 이뤄지는 문화활동을 살펴본다. ●솔약국집 아들들(KBS2 오후 7시55분) 은정씨 집에서 부딪힌 광호와 영달의 갈등은 더욱 깊어진다. 선풍에게 은지는 절대 안 된다고 으름장을 놓는 옥희와 은지를 좋은 혼처에 선을 보이려고 하는 문숙. 그런데 인터넷에 퍼져버린 은지와 선풍이의 야릇한 동영상 때문에 두 집안은 발칵 뒤집힌다. 한편, 복실은 수진에게 정성을 다하는 대풍에게 상처를 받는다. ●천추태후(KBS2 오후 10시25분) 천추태후는 첩보를 통해 거란이 송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알아내고, 그 틈을 타 고려가 황제국임을 선포한다. 거란의 사신 야율적렬은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당장 선포를 거두라 하지만, 천추태후는 거란이 고려를 계속 속박하려 든다면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오히려 거란 사신을 위협한다. ●2009 외인구단(MBC 오후 10시50분) 외인구단은 등장과 함께 선언한 대로 연전연승 행진을 이어간다. 오혜성의 타격을 집중적으로 보며 마동탁은 오혜성의 드라이브 타법 자세로 송구의 방향을 연구한다. 드디어 유성과 서부, 마동탁과 오혜성의 결전의 날. 주자로 나온 혜성과 3루수 마동탁의 첫번째 대결이 펼쳐진다. ●잘먹고 잘사는 법(SBS 오전 9시50분) 안방극장의 톡톡 튀는 감초 탤런트 방은희의 도심 속 자연을 닮은 집을 최초 공개한다. 헬스클럽을 방불케 하는 운동방부터 당구방까지 갖춘 집. 혼자 사는 딸을 위해 어머니가 챙겨주신 건강식과 방은희표 카레라면까지 탤런트 방은희가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만나본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55세 이상 인구 10명 중 8명이 앓고 있는 퇴행성 관절염. 그러나 최근 젊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관절 부상, 비만, 심지어 신발의 종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만 보기 어렵다. 퇴행성 관절염의 치료법과 생활 속 관절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윤태영 “‘엄지’ 김민정 나타나기를 1년 기다렸다”

    윤태영 “‘엄지’ 김민정 나타나기를 1년 기다렸다”

    배우 윤태영이 ‘엄지’ 역을 1년이나 기다려 김민정과 더욱 애틋한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윤태영은 27일 오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MBC 특별기획드라마 ‘2009외인구단’(연출: 송창수, 극본: 황미나, 원작: 이현세)의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제일 먼저 캐스팅 되고 ‘엄지’라는 인물이 나타나기를 1년이나 기다렸다.(웃음)”며 “그래서 첫 촬영 때부터 더 애틋한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정씨는 그 동안 드라마를 통해 봤던 이미지와 너무 달라 굉장히 편안하다.”며 “특히 남자가 리드해야 하는 부분도 먼저 리드한다. 연기하는 것을 보면 ‘연기를 정말 잘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편안하게 촬영하는 것 같다.”고 함께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윤태영은 20년 만에 드라마로 부활하는 ‘2009 외인구단’에서 최고의 투수 ‘오혜성’을 연기한다. 윤태영은 “원작이 없는 작품이었다면 부담감도 덜했을텐데…. 기존의 30, 40대 분들에게는 ‘외인구단’이 굉장히 크게 각인된 작품이다. 그래서 더 힘든 것 같다. 실제 연기를 해보니 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만화가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원작으로 한 MBC ‘2009 외인구단’은 윤태영, 김민정, 박성민, 송아영, 임현성, 문영동, 이한솔, 박정학, 이정준 등이 출연하며 오는 5월 2일 첫 방송된다. 서울신문NTN 이동준기자 (인천 송도) juni3416@seoulntn.com / 사진=한윤종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009 안방극장 흥행코드 ‘천재’들의 항연

    2009 안방극장 흥행코드 ‘천재’들의 항연

    요즘 안방 극장에는 단연 천재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호랑이를 쫓아다니는 등 기행을 일삼는 천재화가 김홍도부터 세상이 다 인정하는 스승 앞에서도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신윤복, 독선적인 태도로 주위에서 혀를 내두르는 강마에까지 다양한 천재들이 브라운관에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평범치 않은 행동으로 평범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드라마 속 각양각색의 천재들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우선 드라마 속 천재들은 남다른 재능은 있지만 그 재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역경에 부딪히며 순탄치 않은 삶을 산다. SBS 수목드라마 ‘바람의 화원’에서 신윤복(문근영 분)은 형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돌로 자신의 손을 찧고 그림을 포기하려 한다. MBC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세계적인 지휘자 강마에(김명민 분)는 천부적인 자질로 대중들에게 더 높이 평가 받는 정명환 때문에 떠돌이 지휘자 생활을 계속하며 천재 콤플렉스 속에 살아온 아픔이 있다. 내년 상반기 MBC에서 방영 예정인 ‘2009 외인구단’의 오혜성(윤태영 분) 또한 어린 시절 던지기를 잘해 동네 불량배들에게 끌려 다니며 소매치기를 도와줘야 했으며, 부상당한 몸으로 무리한 투구를 하다가 어깨부상으로 야구를 포기해야 하는 좌절을 맛보게 된다. 하지만 천재들은 진흙 속에 묻힌 진주를 알아보는 현명한 스승 덕에 본격적인 천재의 행보를 걷게 된다. 신윤복의 스승인 김홍도(박신양 분)는 본인의 스승이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제자인 신윤복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림을 그려야 하는 이유를 몸소 깨닫게 해준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는 ‘절대 음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소중함을 모르는 제자 강건우(장근석 분)가 생업을 위해 음악을 포기하자 “꿈을 한번 꿔보기라도 하라.”며 설득해 음악의 길로 돌아오게 만든다. ‘2009 외인구단’의 손병호 또한 부상으로 인해 야구를 포기한 오혜성의 천부적인 재능을 알아보고 지옥 훈련을 통해 투수가 아닌 타자로 거듭나게 도와준다. 그렇다고 드라마 속 천재들이 천부적 재능만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천재들 또한 1%의 재능을 바탕으로 99%의 노력을 함으로써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었던 것.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강마에의 평생 라이벌이자 천재 지휘자로 알려진 정명환은 지나치게 꼿꼿한 자세로 항상 주변의 미움을 받는 괴팍한 강마에보다 항상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정명환 또한 강마에를 이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했지만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코피는 들이마시고, 누렇게 뜬 얼굴은 화장으로 가리는 감추어진 노력형 천재인 것으로 드러났다. ‘바람의 화원’의 남장여자 신윤복은 다시 여자로 변장하는 위험을 무릎 쓰고 여자들이 그네 타는 곳을 찾아가는 등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발로 뛰는 노력을 서슴지 않았다. ‘2009 외인구단’의 오혜성 또한 견디기 어려운 지옥훈련에서 벗어날 기회가 있지만 스스로 복귀해 훈련에 임할 만큼 지독한 의지와 노력을 통해 재활에 성공했다. 이처럼 안방극장을 사로잡는 천재들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여, 보는 이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신문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현세 만화경]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이현세 만화경]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얼마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환상적인 경기를 펼친 한국 야구대표팀을 두고 모 신문에서 ‘외인구단’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감회가 깊었다. 벌써 30년이 다 돼 가는데도 야구기사에는 여전히 ‘외인구단’과 ‘까치’가 오르내린다. 80년 ‘공포의 외인구단’을 발표하면서 까치는 스타가 되었고, 이현세는 주인공 까치의 동력만으로도 지금까지 밥을 먹고 산다.‘공포의 외인구단’에는 두 개의 헤드카피가 있다. 당시 암울한 세상을 살던 젊은 남자 독자들의 어깨에 잔뜩 힘을 실어준 ‘강한 것은 아름답다.’는 카피와 여자라면 한번쯤은 듣고 싶었을 ‘네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카피다. 힘의 논리라는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강한 것은 아름답다.’는 카피는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강한 설득력을 가졌고 인스턴트 사랑이 시작되는 그 시기에 ‘네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로맨틱한 카피는 남자 만화에 여자 독자들을 끌어들인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외인구단에는 또다른 카피 하나가 숨겨져 있다.‘강한 것은 아름답다.’는 카피가 손병호 감독의 것이고,‘네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카피는 까치 오혜성의 것이라면 숨겨진 그 카피 하나는 외인구단 6인의 카피다. 바로 ‘최소한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살고 싶다.’는 것이다. 알고 보면 공포의 외인구단은 손병호나 까치만의 것이 아닌,6인의 이야기이다. 정신적·신체적으로 불구자였던 6인의 부랑아들은 자포자기의 최후 순간에 외인구단에 선발되고 생존율 제로의 지옥훈련을 떠나기 전 손병호 감독을 향해 상처 입은 맹수처럼 으르릉댄다.“우리가 지옥훈련을 견디고 살아서 돌아오면 당신은 우리에게 도대체 무엇을 줄 수 있습니까.” 맹수조련사의 대답은 간단했다.“최소한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살게 해주겠다.” 지옥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6인의 외인구단은 과연 감독의 말처럼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행동한다. 찾아온 미국 아버지를 쫓아버리는 혼혈아인 하국상이 그렇고, 중요한 시합 날 기어코 결혼식을 올리는 최경도가 그렇다. 그리고 투수 조상구의 경우는 훨씬 더 극적이다. 조상구는 천재타자 마동탁의 전용타격 연습용 투수로 전락한, 오로지 생활을 위해 마동탁의 수모를 견디는 퇴물 선수다. 그런 그가 지옥훈련에서 돌아와서 9회말 투아웃에 주자 2·3루를 두고 4번타자 마동탁과 마운드에서 만난 것이다. 아무리 지옥훈련에서 거듭난 조상구라 해도 상대 마동탁은 신이 내린 천재타자다. 웃으며 서 있는 것은 마동탁이고, 갈등하는 것은 조상구다. 팀의 완전한 승리를 위해 마동탁을 피하고 다음 타자와 승부할 것인가, 아니면 자존심을 걸고 마동탁과 진검 승부를 할 것인가. 더구나 아버지를 부끄럽게 여기던 어린 아들이 처음으로 친구들을 몰고 야구장에 와 있다. 그 때 강철의 사나이 손병호가 마운드에 올라 조상구에게 일갈한다.“내가 약속한 대로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팀의 승리를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한다면 내가 용서할 수 없다. 너희들은 그만한 자격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일 것이다. 최소한 나는 까치가 등장한 이후 그리기 싫은 소재나 내용을 그려본 적은 없다. 그리고 싶은 것만 그리고 산다. 그런 면에서 나는 정말 행복하다. 하지만 내게도 하루 두 시간도 채 못 자고 오로지 그림만을 그리던 긴 시간이 있었다. 불면증에 피골이 상접했던 시절이었지만 불행했던 것은 아니다. 얼마전 김모 국회의원과 소주 한 잔을 나누었는데 서로 죽이 맞아 금세 소주 서너병을 비워버렸다. “이 선생, 나 영국 유학시절 때 말이우, 박사 학위 공부가 좀 지겨웠거든. 귀국할까 하다가 외인구단을 보게 됐단 말이우. 나도 나중에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살아야 되겠다 싶어 그 공부 끝내버렸수. 고맙소, 이 선생!” 김 의원은 이 덕담을 농담으로 던졌겠지만,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산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것이다. 만화가
  • 격투기 드라마 제작 “파이트”

    세계적인 격투기 대회 가운데 ‘프라이드’와 ‘K-1’이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누워서도 승부를 겨룰 수 있는 ‘프라이드’를 종합격투기로, 서서 싸우는 ‘K-1’을 입식타격기로 구분하지만 대개 이종격투기로 뭉뚱그려 바라보기도 한다. 이른바 이종격투기가 안방극장에서 거센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이종격투기를 본격 소재로, 현재 방송가에 돌아다니는 시놉시스만 줄잡아 10여 개라고 한다. 내년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현재 제작이 가시화된 작품도 3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외주제작사 CK미디어웍스의 ‘사랑하지…않아’와 케이팍스의 작품(제목 미정)이 가장 주목된다.세계 최고 대회의 자리를 놓고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는 ‘프라이드’와 ‘K-1’의 장외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재희와 최여진이 캐스팅됐고, 고소영도 출연 가능성이 높은 ‘사랑하지…않아’는 불의의 사고로 항공정비사의 꿈을 접고 ‘프라이드’ 선수가 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게 된다.‘프라이드’ 주관사인 DSE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계획이다. 경기 장면을 실제 대회가 열리는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촬영하고,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와 미르코 크로캅 등 슈퍼스타들의 얼굴을 비추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찬규 CK미디어웍스 대표는 “올 연말 열리는 ‘프라이드 남제’ 기자회견에 맞춰 일본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라면서 “제대로 된 격투기 장면을 드라마에 담겠다.”고 말했다. 케이팍스의 작품은 이현세의 유명한 권투 만화 ‘지옥의 링’을 ‘K-1’ 소재 16부작 드라마로 각색할 계획이다. 고난을 극복하고 ‘K-1’ 챔피언에 오르는 오혜성과 첫사랑 엄지의 이야기다. 이미 일본 TBS 방송국과는 내년 6월 방영 계약을 맺었고, 국내 방송사를 물색하고 있다. 현재 연출가, 작가, 연기자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케이팍스측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 모습을 찍기 위해 ‘K-1’ 주관사인 FEG와 선수 출연 및 경기장 촬영, 초상권 사용 등을 담은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전했다.밥 샙이나 레미 본야스키의 경기 모습을 드라마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 마사토는 직접 출연한다고 한다. 김재원과 윤태영이 출연할 예정인 제이투엔터의 ‘웃지마라 정든다’도 ‘K-1’ 파이터들의 승부 세계를 소재로 하고 있다. 영화 ‘아유 레디?’의 윤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현재 국내 격투기 단체들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드라마] 가슴 따뜻한 가족 이야기 풍성

    [드라마] 가슴 따뜻한 가족 이야기 풍성

    설을 맞아 훈훈한 ‘가족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을 찾아간다. 방송사들이 오랜만에 마주 앉은 가족들의 가슴을 잔잔하게 달굴 ‘우리네 가족 이야기’를 담은 다양한 특집 드라마들을 준비했다. SBS는 8일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엄마의 전성시대’(극본 박언희 김진수, 연출 박경렬)를 방영한다.50대에 늦둥이를 임신한 엄마와 직장 문제로 아이 갖는 걸 주저하는 20대 딸이 동시에 임신하면서 일어나는 갈등과 화해를 통해 ‘출산과 모성애’의 참된 의미를 짚는다. 고두심과 이태란이 각각 엄마와 딸로 출연해 극을 이끌어간다. KBS2TV는 어머니의 재혼을 소재로 한 2부작 드라마 ‘새 아빠는 스물아홉(극본 구선경, 연출 이재상)’을 10일 오전 10시30분 방영한다.14살의 나이차이를 극복한 담임선생과 학부모의 사랑을 소재로 한 이 드라마에서 옥소리는 여중생 딸을 둔 엄마역을, 안재환은 담임선생님역을 연기한다. MBC는 11일 오전 9시45분 이현세의 만화를 원작으로, 복수를 뛰어넘는 두 젊은이의 처절한 사랑을 통해 진정한 화해의 모습을 그린 ‘해후(극본 김진숙, 연출 한철수)’를 편성했다. 이 드라마는 아버지가 죽인 남자의 심장을 이식받은 오혜성이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나서 죄책감에 유족을 찾아가 죽은 남자의 딸 최엄지를 사랑하게 된다는 비극적인 멜로물. 이보영과 강경준이 각각 최엄지와 오혜성을 맡아 만화의 감동을 재현한다. 이밖에 KBS는 9일 오후 3시15분에 경남 남해군 남면 사촌마을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로 잡아낸 설특집 2부작 드라마 ‘내 손을 잡아요’(극본 서현주, 연출 김용규)를 방송한다. 댄스 스포츠를 중심으로 제대를 앞둔 김중위(김태현)와 섬마을 분교에 갓 부임한 정은미 선생(조안)의 사랑과 분교생들의 꿈과 희망, 마을 사람들과의 화합을 따뜻하게 그렸다.SBS는 10일 오전 10시30분 조선족 후예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핑구어리’(극본 윤성희, 연출 김형식)를 선보인다. 제목 ‘핑구어리’는 조선 사과와 중국 배를 접붙여 탄생시킨 사과배의 이름. 이 드라마는 한국에 뿌리내린 조선족이 국내에 살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홍수현과 권오중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산타도 외면하나봐요”/음성 꽃동네 ‘쓸쓸한 성탄절’

    “예전 같으면 꽃동네 전체가 성탄 분위기로 북적였을 텐데 올해는 영 신이 안나네요.” 2003년 한해 ‘소외된 자들의 천국’에서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한 충북 음성군 꽃동네의 크리스마스 이브는 을씨년스러운 날씨만큼이나 쓸쓸했다.하지만 한편에서는 꽃동네를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려 놓겠다는 희망의 꽃도 함께 피고 있었다. 24일 오후 9시30분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린 ‘예수성탄 대축제’에서 가족(수용자)들과 함께 연극을 선보인 이상영(65)씨는 “으례 축제분위기에서 열렸는데 올핸 풀이 많이 죽어 있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설립자 오웅진 신부의 개인비리 사건으로 가라앉은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겨울바람이 살속을 파고드는 이날 꽃동네에는 가족과 수녀·수사들만 가끔 오갈 뿐 찾아오는 외부인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위문방문 차량과 행렬이 줄을 잇던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우유송’에 맞춰 춤을 춘 오혜성(7)군은 “작년엔 사탕과 과자도 많이 받았는데 오늘은 별로 없다.”면서 서운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꽃동네 수도원에서 기도에 전념하고 있다는 오 신부는 끝내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마테오 수사는 “아무 말씀이 없으시고 가끔 산책도 하시지만 미사와 꽃동네 운영 등 어떤 일도 관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오 신부는 96년부터 2000년까지 꽃동네 국고보조금 및 후원금 34억 6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진 뒤 꽃동네는 80만명이던 회원과 장기 자원봉사자들이 크게 줄어들었다.꽃동네 관계자는 “연간 100억원에 이르던 회비가 25%쯤 줄고 장기 자원봉사자 대신 방학을 이용한 대학생 봉사자들만 찾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후원금 등이 줄면서 가족을 위한 성당 건립 등이 대부분 중단됐다. 많을 때는 200명 가까이 영세를 받았지만 이날은 38명에 불과했다.오 신부 사건이 터지면서 경황이 없는 통에 부랑인을 데려오거나 노숙자들을 선별,가족으로 입소시키는 활동을 제대로 못한 탓이다. 그 어느때보다도 힘든 한해를 보낸 꽃동네는 전체 2140여명가운데 1500여명이 참가한 이날 축제를 계기로 다시 태어나려 하고 있었다. 부랑인으로 떠돌다 가족이 된 할머니들이 ‘당신은 누구시길래’라는 뮤지컬을,노인 가족들이 포크댄스를 선보이자 곳곳에서 모처럼 함박웃음이 터져 나왔다.몸이 불편한 이들이 어설프지만 정성껏 준비한 장기를 자랑할 때는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12개 팀이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뽐내고 가족들이 이를 지켜보는 사이 시간은 자정을 넘겨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박 수사는 “오 신부의 혐의가 사실이든 아니든 이번 사건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 개혁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오 신부가 1976년 꽃동네를 세우던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신부가 회장으로 있을 때 재직하던 총무과장,행정실장,회계 책임자 등도 모두 바뀌었다.사건직후 신순근 신부가 새 회장으로 오는 등 천주교 청주교구 신부들이 주요 보직을 맡아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 박 수사는 “내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순백의 눈이 펄펄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온 세상을 뒤덮은 눈이 꽃동네가 입은 상처도 함께 안아주기를 바라는 심정일 것이다. 음성 이천열기자 sky@
  • 육군, ‘자살예방’ 만화 제작 배포

    신세대 군 장병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홍보수단은 만화? 육군은 26일 인기 만화가 이현세(李賢世)씨가 그린 장병 교육용 만화 ‘까치병장’ 3만5,000부를 발간,소대급 부대에 1부씩 배포했다. 군내 자살 사고가 심각한 범죄행위라는 사실을 병사들에게 홍보하는데 만화만한 게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97년 3월 육군 초대 만화작가로 위촉된 이후 장병용 만화교재제작에 역량을 기울여온 이씨가 그린 ‘정상에서 만납시다’란 제목의 이 만화는 병사들에게 자살이 자신과 동료·가족·부대·국가에대한 배신이며 범죄행위라는 사실을 특유의 힘 있는 그림과 스토리를통해 알려주고 있다. 만화는 군 입대를 거부하던 주인공 마동탁이 친구 오혜성의 설득으로 입대한 뒤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자살하려다 결국 자살의 비굴함과 죄악을 깨닫고 삶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느낀다는 내용. 이씨는 만화제작을 위해 병영생활을 직접 체험했으며 지난 6월 비무장지대(DMZ) 작전중 지뢰를 밟아 부상한 이종명·설동섭 두 중령의살신성인 정신도 만화에 담았다. 노주석기자 joo@
  • 군 교육용 만화 나왔다/초대 육군작가 이현세씨 작 ‘까치병장’

    ◎신세대장병 병영생활 적응과정 그려 인기 만화작가 이현세씨가 군 교육용으로 그린 만화 ‘까치병장­오대장성’이 발간됐다. 육군은 3일 초대 육군 만화작가로 위촉된 이씨가 병영생활을 만화로 엮은 까치병장 제1탄 ‘오대장성’편 3만3천부를 발간해 일선 장병들에게 배포했다고 밝혔다.‘오대장성’은 병사의 최고참인 병장을 대장 중장 소장 준장과 함께 일컫는 병영내 속어이다. 모두 160쪽 분량의 이 작품은 주인공인 ‘까치’(오혜성)가 ‘오대장성’가운데 하나인 병장으로 ,‘엄지’가 까치의 애인으로 등장해 까치가 초년병 시절 이민을 떠난 엄지를 그리워하며 탈영직전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고참이 된 뒤 갓 전입온 신병을 참다운 군인으로 이끌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군에서 자체 제작한 만화교재가 신세대들로부터 외면 당해 왔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해 이씨를 초대 육군 만화작가로 위촉해 신세대 취향에 맞는 만화교재를 발간하게 됐다”면서 “5월말까지 장병과 군무원을 상대로 강릉무장간첩 침투사건 등에 대한 만화소재를 공모해 까치병장 2탄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