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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낯선 두려움… 혐오·배척의 괴물을 만들다

    낯선 두려움… 혐오·배척의 괴물을 만들다

    사회적 범주 벗어나면 괴물 낙인AI시대에도 ‘괴물 만들기’ 계속인종·국가 등 정상성 통제 수단포용적 태도로 인간성 존중해야 16세기 이탈리아 볼로냐의 수집가이자 박물학자였던 울리세 알드로반디가 집필한 책에는 얼굴이 털로 뒤덮인 채 원피스를 입고 있는 소녀 앙투아네트 곤살부스의 초상이 있다. 앙투아네트는 다모증이라 불리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을 뿐이지만, 알드로반디는 동물을 주제로 한 책에 이 초상을 넣었다. 곤살부스와 같은 병을 앓았던 아버지는 카나리아 제도를 침략한 스페인인들에게 붙잡혀 프랑스 궁정으로 끌려왔다. 당시 수많은 예술가, 의사, 박물학자들은 곤살부스 가족을 동물, 심지어 괴물로 취급하며 여러 그림을 남겼다. 경계에 위치한 존재를 괴물로 만드는 행위는 21세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4년 대선 당시 ”불법 이민자들을 사람이 아닌 동물”이라고 말했고, 취임과 동시에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의 전면 폐지를 지시했다. 한국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구에선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 때문에 6년째 공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이슬람에서 금기시하는 돼지고기를 공사장 앞에서 구워 먹거나 돼지머리를 가져다 두는 주민들의 행동은 트럼프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영국의 작가이자 역사가인 수레카 데이비스가 쓴 ‘괴물의 탄생’은 인간의 역사 속에서 ‘괴물’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생겨나고 타자화의 도구로 사용되는지 추적했다. 괴물은 언제나 인종, 국가, 젠더, 섹슈얼리티 등 사회적 범주가 규정될 때 그 경계를 침범하는 이들을 배제하고 정상성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됐다. 낯선 두려움이 타자를 비인간화하는 방식으로 변이된 것이다. 고대 로마 박물학자인 플리니우스는 기후와 환경에 따라 괴물 종족이 탄생한다고 여겼다. 과거 사람들은 또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괴물이 될 수 있다고 믿었으며 임신한 여성이 괴물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괴물을 낳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18세기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폰 린네는 인간을 지리에 따라 아메리카인, 유럽인, 아시아인, 아프리카인의 네 유형으로 분류하고 인종을 서로 다른 성격으로 정형화하기도 했다. 그는 아시아인은 “거만하고 탐욕스럽고”, 아프리카인은 “교활하고 게으르고 무심하다”고 묘사했다. 책에는 괴물로 간주된 수많은 인물의 이야기를 시각 자료와 함께 풀어놓는다. 16세기 유럽 문화 속 마녀에 대한 고정관념을 엿볼 수 있는 알브레히트 뒤러의 판화 ‘염소를 거꾸로 탄 마녀’, 1788년 포르투갈의 궁정 화가인 주제 콘라도 호자가 왜소증 환자들을 화폭에 담은 ‘결혼식 행진’, 19세기 서구 사회에서 특이한 신체를 가진 사람들을 볼거리로 내세운 전시 ‘프릭쇼’ 광고 전단 등이 소개된다. 이 시각 증거들은 괴물을 혐오하고 배척하면서도 동시에 강렬한 흥미를 느끼며 끊임없이 이들을 소비한 인류의 역사를 보여준다. 저자는 인공지능(AI) 시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괴물 만들기’의 전염성을 경고한다. 그는 “공동체나 국가에 속하거나 속하지 않는 사람, 공동체의 통합성과 고유성을 위협한다고 상상되는 ‘괴물 같은 존재들’에 관한 수백 년의 서사는 또 다른 유사한 서사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낸다”며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가난하고 소외되고 취약한 타 집단을 괴물로 취급하는 대신, 모두의 인간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조선의 중심에서 오늘의 서울까지… ‘종’소리 울리는 ‘길’[서울 로드]

    조선의 중심에서 오늘의 서울까지… ‘종’소리 울리는 ‘길’[서울 로드]

    조선 통금·해제 알리던 보신각종서울신문 균열 보도에 모금 운동1980년대 국민 힘 모아 다시 제작전차·가로등·주상복합·주택단지국내 최초의 기록이 즐비한 거리소설가 구보처럼 천천히 걸어볼까조선부터 구름처럼 사람 몰리던 곳고관대작 피하기 위해 ‘피맛길’ 생겨해방 후 예술가·민주화운동의 길로 종로는 서울의 자치구 중 유일하게 이름에 ‘길(路)’을 담고 있다. 종이 울리는 길이란 뜻이다. 조선 초기 도성을 여닫고 인정(人定·통행금지)과 파루(罷漏·통행금지 해제)를 알리는 종을 매단 종루(보신각)가 있던 데서 유래했다. 요즘에는 한 해를 보내고 새해의 평안과 희망을 기원하며 찾는 보신각이, 조선 시대에는 일상을 통제하는 국가 시설이었다. 같은 공간이 시대에 따라 다른 의미와 기능을 품은 셈이다. 보신각은 여러 차례 보수를 거쳤다. 지금의 종은 국민 성금으로 만들어졌다. 1984년 서울신문이 보신각종에 생긴 균열을 보도한 것이 계기가 됐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모금 운동이 이어졌고, 국민 손으로 다시 세웠다. 조선 시대에도 ‘종로’는 한양의 중심이었다. 광화문 남쪽으로 뻗은 세종대로는 관청이 늘어선 육조거리였고, 그와 직각으로 놓인 종로는 팔도의 물자와 사람이 구름처럼 몰려 ‘운종가(雲從街)’로 불렸다. 동대문(흥인지문)과 서대문(돈의문)을 잇는 이 거리에는 독점적 영업권이 있는 육의전(명주·종이·어물·모시·비단·무명)이 있었다. 이곳에선 때때로 탐관오리를 공개처형함으로써 국법의 엄중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광화문우체국 맞은편에 표지석으로 남아 있는 혜정교가 그 무대였다. 육조거리와 종로거리가 마주치는 곳인 동시에 죄인을 다스리는 우포도청 앞이어서 공개형을 치르기에는 최적이었다. 팽형(烹刑) 또는 부형(釜刑)으로 불렸는데, 끓는 가마솥에 죄인을 담그는 공개형이란 의미다. 다만, 삶는 흉내만 내 경각심을 주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한다. 권력의 서슬을 피하기 위한 작은 길도 있었다. 말[馬]을 피[避]하기 위해 만든 곳이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고관대작을 피해 서민들이 이용하던 좁은 뒷길, ‘피맛골’이다. 해방 이후에는 문인과 언론인, 예술가의 집합소였고, 독재정권 때는 경찰을 피해 시위대가 숨어드는 해방구였다. 1974년 지하철 1호선 공사 때 일부가 사라진 뒤 종로1가 교보문고 뒤쪽에서 종로3가까지 사잇길이 남았다. 길 양쪽에 해장국과 생선구이, 빈대떡을 파는 식당과 술집이 즐비했다. 2009년 청진동 재개발로 피맛골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비판이 제기됐다. 이미 개발이 진행된 곳을 제외하고 종로2가에서 종로6가에 걸쳐 있는 피맛골을 수복재개발구역으로 지정해 예전 모습을 재현하기로 하고, 2012년 종로3가~종묘 구간에 대한 정비사업을 완료했다. ‘청진옥’ ‘서린낙지’ ‘한일관’ 같은 노포가 인근으로 옮겨져 명맥을 잇고 있다. 종로는 근대 문물이 가장 빨리 유입된 곳이기도 하다. 1899년 돈의문에서 종로를 거쳐 청량리에 이르는 최초의 노면전차가 개통됐다. 1900년 전차가 야간 운행을 시작하면서 정거장과 매표소를 밝힐 불이 필요했다. 최초의 전기 가로등 3개가 들어섰다. 덕분에 종로의 밤은 대낮처럼 밝고 활기찼다. 일제강점기 종로는 민족의 자존심을 건 격전지였다. 일본인이 명동과 충무로 등 남촌 일대 상권을 개발했다면, 청계천 북쪽 종로 상권엔 조선인이 많았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장군의 아들’과 드라마 ‘야인시대’로도 유명한 김두한의 주무대가 이 일대인 까닭이다. 김두한의 흔적이 남은 곳들도 근래까지 꽤 있었다. 김두한이 한때 기거했고, 한국기원 근처여서 지방에서 올라온 바둑기사들이 많이 묵었던 종로 YMCA 옆골목 ‘종로 용일여관’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1980~90년대에 안동식 장터국밥과 석쇠불고기를 파는 ‘시골집’으로도 유명했지만, 2020년 재개발로 사라졌다. 1930년대 종로2가에 있던 화신백화점(현 공평동 종로타워 자리)은 최첨단 문물을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1935년 화재 이후 지하 1층, 지상 6층의 현대식 건물로 재건됐다. 당시 경성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고,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일루미네이션이 설치된 핫플레이스였다. 창업자 박흥식은 조선총독부와 밀착해 조선 최고 갑부가 된 인물로, 훗날 해방정국에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의 제1호 검거자로 구속됐다. 1934년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주인공 구보는 전차에서 내려 이 길을 배회한다. “구보는 전차 선로를 두 번 횡단하여 화신상회 앞으로 간다. 그리고 저도 모를 사이에 그의 발은 백화점 안으로 들어서기조차 하였다.” 구보와 모던보이가 거닐던 경성의 랜드마크 화신백화점은 1970년대까지 명맥을 이었지만, 1980년 부도에 이어 1987년 철거 수순을 밟았다. 화신백화점 자리에서 멀지 않은 북촌의 한옥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데몬헌터스’를 통해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한국 최초 디벨로퍼’가 고민 끝에 남긴 흔적이다. 1920년대 ‘건축왕’ 정세권(1888~1965)은 북촌과 익선동 일대에 한옥 단지를 조성했다. 100평 규모의 사대부 한옥이 아니라, 서민도 살 수 있도록 10~40평대로 공급했다. 당시로는 파격적으로 수도나 전기가 들어오도록 했다.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북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통왕’ 박흥식, ‘광산왕’ 최창학과 함께 1930년대 ‘경성 3대 왕’으로 불릴 만큼 부를 일궜지만, 삶의 궤적은 전혀 달랐다. 친일파로 이름을 남긴 다른 둘과 달리 정세권은 독립운동을 후원하고, 조선어학회에 사옥을 기증했다.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고문을 당했고, 뚝섬에 있던 3만평 땅과 재산, 건설면허를 빼앗겼다. 그럼에도 지원을 이어갔고 1957년 ‘큰 사전’의 간행을 이끌어냈다. 훗날 고향의 단칸 농가에서 숨진 그가 남긴 것은 ‘큰 사전’과 쌀되, 밥공기, 수저 한 벌뿐이었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종로3·4가로 들어서면 개발독재 시대의 잔재가 눈에 띈다. 애초 이 일대는 2차세계대전 말기 미군 공습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소개(疏開) 공지대였다. 목조건물 밀집지대에 소이탄이 떨어질 경우 불이 옮겨붙는 것을 막기 위해 중간중간에 빈터를 마련한 것이다. 1960년대 종묘 앞 일대 ‘종삼(鍾三)’은 길이 1㎞, 넓이 5만㎡의 땅에 2200여 동의 무허가 판잣집과 대규모 사창가가 뒤섞인 슬럼가였다. 역대 서울시장 중 가장 굵은 족적을 남긴 ‘불도저’ 김현옥 시장은 1966년 판자촌을 쓸어버리고 1968년 ‘나비 작전’이란 이름으로 남은 사창가를 없앴다. 그 자리에 세워진 ‘세운상가’ 지구는 한국 최초이자 최대의 주상복합 건물군이다. 당대의 건축가이자 3공화국 핵심들과 교분이 남달랐던 김수근이 설계했다. 1㎞ 길이의 거리가 보행로가 될 수 있도록 입체화시켜 데크로 잇고, 1~4층에는 상가를, 5층 이상은 아파트를 두는 주상겸용 복합건물군을 배치하는 ‘큰 도시 속에 작은 도시들’ 콘셉트였다. 현대상가를 시작으로 세운상가,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풍전호텔, 신성상가, 진양상가 등 8개 대형건물이 이어진 형태다. 1960년대 후반 세운 지구는 서울의 핵심 상권인 동시에 저명인사들이 앞다퉈 입주하던 최고급 아파트였다. 하지만 영광은 짧았다. 1970년대 신세계, 미도파에 이어 롯데백화점까지 을지로 일대에 문을 열자 상권의 중심이 움직였다. 강남 한강변에 현대·한양 등 대형 고급아파트가 건립되자 재력가들의 주거도 움직였다. 끝으로 1970년대 김중업이 설계한 삼일빌딩을 비롯한 미학적 완성도가 높은 건물이 속속 들어서자 세운상가를 두고 ‘위압감을 주고 볼썽사납다’는 평가와 함께 서울의 녹지축을 단절시켰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때 미래 서울의 상징으로 주목받던 세운 지구는 도심의 흉물로 쇠락했다. 지난한 논란을 겪고도 세운재정비촉진지구 4구역 개발을 둘러싼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처럼 종로는 수백년 동안 레이어(겹쳐입기)를 하듯 새 옷을 입고 매무새를 고쳤지만, 어딘가에는 과거를 품고 있다. 왕조의 수도에서 격동의 근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는 종로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길인 동시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연을 품고 있는 공간이다.
  • 27년 전통의 품격, KALPAK과 함께하는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투어 선보여

    27년 전통의 품격, KALPAK과 함께하는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투어 선보여

    매년 1월 1일 정오, 전 세계 클래식 음악 팬들의 시선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무지크페라인(Musikverein) 황금콘서트홀로 집결한다. TV 화면이나 음반을 통해서만 마주할 수 있었던 이 음악 축제는 단순히 한 해를 시작하는 음악회를 넘어, 세계 최고 권위의 클래식 공연이다. 한진트래블의 하이엔드 여행 브랜드 KALPAK이 클래식 애호가들의 일생일대 숙원인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 현장 감상 테마 여정을 선보였다. 해당 음악회는 전년도에 예매가 진행되지만, 100% 추첨제로 운영되어 전 세계 클래식 공연 중 가장 티켓을 구하기 힘든 최고 난도의 무대로 꼽힌다. KALPAK은 해당 공연의 티켓을 확보해, 고객들로 하여금 1월 1일 새해 당일 음악회를 즐길 수 있게끔 했다. 이에 더해, 고객들은 대한항공 비엔나 직항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 클래스) 탑승을 통해 180도 풀 플랫 침대형 좌석과 고급 기내식, 전용 라운지 등 고품격 서비스를 즐기며 몸과 마음 둘 다 상쾌하게 여정을 시작하고 끝맺을 수 있다. -투간 소키예프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선율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는 상임 지휘자를 두지 않는 전통에 따라, 매년 다른 거장 지휘자의 손끝에 그 선율을 맡긴다. 다가오는 신년 연주회는 곡의 정교한 해석으로 전 세계 오케스트라의 러브콜을 받는 거장 투간 소키예프(Tugan Sokhiev)가 단상에 오른다. 황금빛으로 물든 무지크페어라인홀의 웅장함 속에서 소키예프의 손끝에 펼쳐지는 빈 필하모닉의 음악은 그 자체로 전율이자 대체 불가능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투간 소키예프는 툴루즈 카피톨 국립교향악단과 볼쇼이 극장 음악감독을 역임하며 클래식계 거장 반열에 오른 지휘자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의 전설적인 지휘 교수였던 일리야 무신(Ilya Musin)의 정통 음악적 계보를 잇는 한편, 오랜 기간 프랑스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정교하고 화려한 음색을 구축해 낸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특히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등 세계 최정상 교향악단과의 협연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에너지와 섬세한 아티큘레이션은 그의 시그니처다. 특히 전통적인 템포와 격조를 중시하는 빈 필하모닉과의 만남에서 더욱 유려하고 찬란한 화음을 만들어 낸다. -비엔나의 고풍스러움과 모던함이 어우러진 프라이빗 거처 이번 여정의 호텔은 비엔나의 유구한 역사와 품격을 고스란히 담아낸 최고급 호텔로 선정됐다. 고객들은 두 호텔 중 취향에 맞는 한 곳에서 숙박하게 된다. 먼저, 19세기 오스트리아 제국 왕가의 고풍스러움과 클래식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보존된 호텔 임페리얼(Hotel Imperial)에 머물며 과거 개인 궁전이었던 이곳의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와 품격 있는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특히 14개의 샹들리에가 반짝이는 입구는 투숙객들에게 잊지 못할 화려함을 새겨 준다. 과거 찰리 채플린과 지그문트 프로이트 등 다양한 유명 인사들이 방문했던 이곳은, 지금도 롤링 스톤스, 레이디 가가 등 스타들의 안식처가 되어 주고 있다. 또는 모차르트가 거주하던 아파트를 개조해 럭셔리함을 극대화한 로즈우드 비엔나(Rosewood Vienna)에서 휴식을 취하게 된다. 이곳은 비엔나의 새로운 하이엔드 기준을 제시했다고 일컬어지는 곳으로,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정교한 맞춤 가구, 묵직한 대리석 마감, 그리고 섬세한 예술품 컬렉션으로 채워져 조용하지만 압도적인 우아함을 풍긴다. 고객들은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후, 비엔나의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거닐며 취향에 맞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KALPAK 관계자는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는 클래식 음악의 본향에서 인생 통틀어 가장 화려한 새해를 선물해 줄 것”이라며 “투간 소키예프의 섬세한 선율과 역사유산이 숨 쉬는 비엔나의 정취를 온전히 만끽해 보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 톱스타 여배우, 알고 보니 회사만 3개 운영…화가로도 활동 중

    톱스타 여배우, 알고 보니 회사만 3개 운영…화가로도 활동 중

    배우 하지원이 본업인 연기 활동을 넘어 회사 대표와 화가로도 활약하며 바쁜 근황을 전해 이목을 끌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유인라디오’에 출연한 하지원은 MC 유인나와의 대화 속에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일상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유인나가 5살의 하지원과 5명의 하지원 중 어떤 선택을 하겠냐는 질문에 그는 “무조건 5명 하지원”이라며 “지금 할 일이 너무 많다. 어떨 땐 그런 생각을 실제로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현재 자신이 직접 이끌고 있는 사업 현황에 대해서도 밝혔다. “지금 회사가 3개가 있다. 엔터도 하고 아트 회사, 화장품 회사 총 3개를 운영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유인나가 모든 사업에 직접 깊게 관여하는지 묻자, 그는 “맞다. 작가로도 활동할 땐 그림도 그려야 하고 회의도 참석해야 하고 할 일이 좀 많다”고 답하며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그는 다방면에서 활발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배우 매니지먼트를 아우르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외에도 예술 분야를 겨냥한 아트 관련 회사와 화장품 전문가인 친언니와 함께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뷰티 사업까지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미술 작가로서의 행보도 눈에 띈다. 그는 지난 2021년 화가로 정식 데뷔한 이후 꾸준히 회화 작업을 선보이며 예술가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개인전과 단체전,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전시에 참여하며 화가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1월 ‘싱가포르 아트위크 2026’에 작가 자격으로 참석해 자신의 작품을 동남아시아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 대만 국가명 지운 광주비엔날레 ‘논란’

    9월 5일 개막하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가 대만 파빌리온(전시관) 명칭으로 국가명(Taiwan) 대신 국립대만미술관의 영어 약칭(NTMOFA)을 사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대만 정부와 참여 예정 작가들은 정치적 이유에 따른 정체성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9일 광주비엔날레 재단 등에 따르면 파빌리온은 비엔날레 본전시와 별도로 국가나 지역을 대표하는 성격의 전시다. 다국적 작가 그룹이나 특정 기관이 주관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국가명 표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비엔날레 파빌리온 포스터에서 대만은 국가명 대신 전시를 주관하는 국립대만미술관의 약칭으로 표기됐다. 대만 측은 애초 기획 단계에서 광주비엔날레 재단과 협의를 거쳐 국가명으로 계약까지 체결했는데 개막을 20일가량 앞두고 명칭이 변경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막이 임박한 시점까지 전시 준비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 대만 파빌리온 운영 자체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만 문화부는 광주비엔날레 재단 측에 일방적인 명칭 변경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만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참여 작가 10명도 명칭 변경에 항의하는 공동 성명을 내는 등 집단 반발했다. 작가들은 작품과 예술가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국가·지역적 배경을 주최 측이 임의로 삭제하는 것은 예술의 자율성과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일부 작가는 전시 참여를 거부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재단 측은 “정치적 의도나 외부 압력에 따른 조치가 아니다”면서 “전시를 주관하는 국립대만미술관과 체결한 협약서에 따라 기관 이름을 사용했을 뿐이며, 협약 내용에 근거한 행정적 조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만 측은 당초 협의·계약 과정에서 사용했던 명칭이 개막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바뀐 만큼 재단의 설명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 ‘대만’ 이름 지운 광주비엔날레…대만 작가들 “전시 불참”

    다음 달 5일 개막하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가 국가별 전시관인 ‘파빌리온’의 대만 명칭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이 대만 파빌리온 포스터에서 ‘대만(Taiwan)’이라는 국가명을 삭제하고 국립대만미술관의 영어 약칭만 표기하면서다. 대만 정부와 참여 작가들은 정치적 이유에 따른 정체성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파빌리온 명칭이다. 파빌리온은 광주비엔날레 본전시와 별도로 국가나 지역을 대표하는 성격의 전시로, 다국적 작가 그룹이나 특정 기관이 주관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국가명을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 대만 파빌리온은 ‘대만’이라는 국가명 대신 전시를 주관하는 국립대만미술관의 영어 약칭으로 표기됐다. 대만 측은 당초 기획 단계에서 ‘대만 파빌리온’이라는 명칭으로 광주비엔날레 재단과 협의를 거쳐 계약까지 체결했는데, 개막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명칭이 변경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시 준비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대만 작가들이 참여할 예정이었던 전시 공간은 개막이 임박한 시점까지 전시 준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파빌리온 운영 자체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만 문화부는 광주비엔날레 재단 측에 명칭의 일방적인 변경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만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참여 작가들도 집단 반발에 나섰다. 대만 파빌리온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작가 10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명칭 변경에 항의했다. 일부 작가는 전시 참여를 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정신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광주비엔날레에서 참가자의 정체성이 제약받고 있다며, 국가명 삭제는 단순한 행정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와 세계 예술 공동체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작가들은 작품과 예술가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국가·지역적 배경을 주최 측이 임의로 삭제하는 것은 예술의 자율성과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정치적 의도나 외부 압력에 따른 조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재단 측은 전시를 주관하는 국립대만미술관과 체결한 협약서에 따라 기관 이름을 사용했을 뿐이며, 협약 내용에 근거한 행정적 조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만 측은 당초 협의·계약 과정에서 사용했던 명칭이 개막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바뀐 만큼 재단의 설명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주주의와 인권, 표현의 자유를 핵심 가치로 내세워온 광주비엔날레에서 참가자의 국가·지역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번 사태가 국제 예술계의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가슴 만지면 행운 찾아와” 속설에…복원 보름만에 ‘금빛’으로 변했다 [월드픽]

    “가슴 만지면 행운 찾아와” 속설에…복원 보름만에 ‘금빛’으로 변했다 [월드픽]

    ‘가슴을 만지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속설이 있는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의 명물 가수 달리다의 청동 흉상이 관광객들의 끊임없는 손길에 복원된 지 3주도 안 돼 가슴 부분이 다시 금빛으로 변했다. 18일(현지시간)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파리시는 지난달 25일 몽마르트르 달리다 광장에 있는 흉상의 표면을 보수해 관광객들의 손길로 금빛으로 변한 가슴 부분을 원래의 어두운색으로 복원했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계속 흉상의 가슴을 만지면서 새로 입힌 표면의 녹청이 빠르게 닳아 없어졌고, 지난 10일쯤부터 가슴 부분이 다시 특유의 금빛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동한 이탈리아계 가수 겸 배우인 달리다는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프랑스 대중음악계를 대표한 스타다. 생전 전 세계적으로 1억 2000만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하고 50개 이상의 골드 디스크를 받았다. 달리다는 1962년부터 세상을 떠난 1987년까지 몽마르트르에 살면서 이 지역을 상징하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 파리시는 1997년 그의 사망 10주기를 맞아 옛 주거지 인근에 청동 흉상을 세웠고 이후 수많은 관광객과 팬이 찾는 명소가 됐다. 특히 관광객들 사이에서 달리다 흉상의 가슴을 만지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수많은 사람이 같은 부위를 만져왔다. 이 때문에 가슴 부분의 어두운 표면만 닳아 없어지면서 금빛 광택이 드러났고, 이 모습 자체가 몽마르트르의 인기 있는 관광 포인트가 됐다. 파리시가 흉상의 표면을 복원한 지 3주도 안 돼 가슴 부분이 다시 금빛으로 변하자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당국의 보수 작업을 조롱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달리다 동상이 다시 상의 탈의 상태가 됐다. 페인트칠은 아무나 즉흥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저가 마트 페인트로 대충 칠하는 데 돈이 얼마나 들었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파리시는 이번 보수 작업에 약 3000유로(약 490만원)가 들었다며 표면 복원은 “본질적으로 일시적인 조치이지만 작품이 반복적인 접촉에 노출되지 않는다면 수개월간 유지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박물관 소장품을 관리하듯 전문 인력을 동원해 흉상에 필요한 유지 보수를 계속할 것”이라며 작품 자체나 접근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관광객들의 반복적인 접촉을 막을 방법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달리다 흉상의 가슴을 만지는 관행은 단순한 문화유산 관리 문제를 넘어 성차별 논쟁으로도 번진 상태다. 일부 여성 단체와 녹색당 정치인들은 이 같은 행동을 “남성 우월주의적이고 모욕적”이라고 규정하며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만드는 행위라고 비판해왔다.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는 한 예술가가 이러한 관행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미로 달리다 흉상에 흰색 코르셋을 입히기도 했다. 반면 달리다의 남동생이자 가수 겸 배우인 올랜도는 “이 가슴을 만지는 행위에서 어떤 불경함도 느끼지 못한다”며 “이는 달리다를 더욱 영원히 기억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 “표절 꼼짝마”…전문가도 못 찾는 미세한 차이 AI가 잡는다 [사이언스 브런치]

    “표절 꼼짝마”…전문가도 못 찾는 미세한 차이 AI가 잡는다 [사이언스 브런치]

    화가의 붓 터치, 소설가의 문장 구조, 연주자의 미세한 화성과 리듬의 변형 등 예술가들은 작품 속에 저마다 자신만의 흔적을 남긴다. 이를 예술가들이 무의식적으로 남기는 ‘지문’이라고 부른다. 재즈는 특정 연주자에게 고유한 작곡, 즉흥 연주, 연주 기법 등이 결합되기 때문에 애호가라고 하더라도 예술적 지문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예술의 영역으로만 알려진 창작과 즉흥 연주의 비밀을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놔 눈길을 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음악 및 과학 연구센터, 런던 퀸메리대 디지털 음악 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녹음된 음원으로부터 개별 연주자들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게 해주는 음악적 지문을 식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논쟁이 있는 예술 작품의 저작자를 판별하고 예술가의 스타일을 구분할 뿐만 아니라 문화유산이나 음악 교육에 있어서도 통찰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 결과는 인공지능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신 러닝’ 8월 18일 자에 실렸다. 재즈 음악의 경우 작곡은 미리 쓰인 아이디어를, 즉흥 연주는 아이디어를 자발적으로 구체화하는 방식을, 연주는 다른 음악가들과 함께 물리적으로 실험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재즈 연주가 오디오 녹음 형태로 존재하고 녹음 환경이나 장비 유형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재즈에 대한 컴퓨터 분석은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연구팀은 빌 에번스, 오스카 피터슨, 델로니어스 몽크, 칙 코리아, 키스 자렛, 맥코이 타이너, 아마드 자말 등 유명 재즈 피아니스트 20명이 공연한 1629회의 연주회에서 발췌한 84시간 분량의 데이터셋으로 연주자를 식별하도록 지도학습 모델을 훈련시켰다. 녹음들은 음표가 연주되는 시점과 음높이를 보여주는 디지털 표현 방식인 ‘미디 피아노 롤’ 형식으로 변환됐다. 그 결과, 가장 성능이 뛰어난 모델은 94.4%의 정확도로 연주자를 식별해 냈고 멜로디, 화성, 리듬, 완급 등을 분리해 해석 가능성을 높인 모델은 91.3%의 정확도를 보였다. 각 요소를 개별적으로 테스트했을 때 화성이 가장 정확한 예측 결과를 제공했고 그다음으로 리듬, 멜로디였으며 완급으로 구분하는 것이 가장 부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개발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분석하면 빌 에번스가 하행하는 장7도 또는 단7도 아르페지오를 빈번하게 사용한다는 점과 오스카 피터슨이 선율적 인클로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 등 기존 재즈 교과서의 분석과 정확히 일치하는 음악적 특징을 성공적으로 포착했다. 연구팀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 모델과 웹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하기도 했다. 연구를 이끈 휴 체스턴 케임브리지대 박사는 “이번 기술은 음악가들이 흔히 화성 진행, 리듬 구조, 선율적 모티브 등 연주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패턴이나 지문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 담양서 한국·캐나다 예술 교류전…‘집 그리고 또 다른 장소들’ 개최

    담양서 한국·캐나다 예술 교류전…‘집 그리고 또 다른 장소들’ 개최

    전남광주 담양에서 한국과 캐나다 작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문화예술 교류전이 열린다. 담양군문화재단은 오는 21일부터 10월 11일까지 담빛예술창고에서 ‘집 그리고 또 다른 장소들 HOME AND OTHER PLACES’ 전시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개막식은 21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이번 전시는 광주 남구 이강하미술관과 캐나다 웨스트 바핀 코어퍼레이티브가 공동 기획하고 담양군문화재단이 협력한 국제 전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후원, 주한캐나다대사관의 협력으로 진행된다. 전시에는 캐나다 북극 킨가이트 출신 이누이트 예술가 17명과 한국 작가(김설아·이조흠·주세웅) 3명이 참여한다. 참여 작가들은 ‘집’을 주제로 고향과 새로운 공간 사이에서 느끼는 정체성과 삶의 변화를 다채로운 작품으로 풀어냈다. 2024년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캐나다 파빌리온 프로젝트로 시작해 토론토와 오타와 순회전을 거쳐 이번에 담양에서 결실을 맺게 됐다. 전시 기간 아티스트 토크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관람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10:00~18:00)까지 가능하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판매대에서 가장 먼 미술관, 까르띠에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판매대에서 가장 먼 미술관, 까르띠에

    보석상이 미술관을 지으면 무엇을 걸까. 까르띠에의 답은 뜻밖에도 ‘자기 지우기’였다. 1984년 프랑스 파리 근교에 문을 연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는 보석도 시계도, 브랜드의 화려한 역사도 없다. 오직 동시대 미술이 있을 뿐이다. 설립을 주도한 당시 회장 알랭 도미니크 페랭은 예술가들에게 기업이 무엇을 해 주면 좋겠느냐고 물었고, 돌아온 답은 간섭 없는 지원이었다. 프랑스 기업 메세나의 효시로 꼽히는 이 재단은 그렇게 40년 넘게 상업과 예술 사이에 단단한 벽을 세워 왔다. 1994년 파리 라스파이 대로로 옮겨 온 재단 건물은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한 유리 상자다. 정원과 전시장이 투명하게 겹쳐 보이는 이 공간에서 재단은 데이비드 린치, 무라카미 다카시, 론 뮤익처럼 당시 제도권 미술관이 쉽게 품지 못하던 이름들을 과감히 초대했다. 수학과 나무, 원주민 예술처럼 미술 바깥의 주제까지 전시장으로 끌어들인 기획들은 재단의 안목을 증명하는 목록이 됐다. 전시장 어디에도 매장은 없고, 도록에는 제품 사진 한 장 실리지 않는다. 후원하되 개입하지 않는다는 창립의 원칙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거리 두기가 만들어 낸 효과다. 팔려는 의도가 보이지 않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브랜드의 안목을 신뢰한다. 재단이 일찍 알아본 작가들이 세계 미술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동안 까르띠에라는 이름은 자연스럽게 동시대 미술의 감식안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10월 재단은 루브르 맞은편 팔레 루아얄 광장의 옛 백화점 건물로 확장 이전했다. 설계는 이번에도 장 누벨. 40년을 함께 늙어 온 건축가와 재단이라니, 이 관계 자체가 후원의 철학을 말해 준다. 개관전은 40년 소장품전. 제임스 터렐과 론 뮤익이 한 지붕 아래 모였다. 명품의 예술 후원이 흔해진 시대에 까르띠에가 여전히 각별한 이유는 순서에 있다. 마케팅을 위해 예술을 부른 것이 아니라 예술을 위해 마케팅을 물렸다. 판매대에서 가장 멀리 지은 미술관이 결국 브랜드를 가장 빛나는 자리에 올려놓은 셈이다. 이세라 아츠인유 대표·작가·방송인
  • ‘소금으로 시각화한 헌법 정신’...박다인 작가, 법과 예술의 경계 허문다

    ‘소금으로 시각화한 헌법 정신’...박다인 작가, 법과 예술의 경계 허문다

    ‘2톤의 하얀 소금산이 주는 평화와 치유의 힘이 느껴지네요’ 박다인 작가가 오는 26일부터 9월 7일까지 서울 인사동 GALLERY H에서 초대 개인전 ‘염원(鹽願): 소금의 기도, 소금산에서’을 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이어온 ‘염원: 소금의 기도’ 연작을 한데 모아 선보이는 국내 첫 초대 개인전이다. 소금 회화 30여 점과 2톤이 넘는 소금을 쌓아 만든 대형 설치작품, 퍼포먼스 영상, 관객 참여형 작업이 한 공간에 펼쳐진다. 전시의 중심에는 ‘법이 무너진 이후 우리는 어떻게 공동의 약속을 다시 세우고 함께 머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자리한다. 작가는 회화 속에서 물과 먹의 흐름을 바꾸며 결정으로 남는 소금의 성질을 실제 소금산의 지형으로 확장한다. 가장 오래된 물질인 소금을 만지고 건네는 단순한 몸짓을 통해, 법의 언어가 닿지 못하는 사회적 균열 속에서 공동체의 회복 가능성을 탐구한다. 소금으로 다시 세우는 평화와 치유의 약속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예술가의 길을 걸어온 박다인 작가는 헌법을 단순한 통치 기술이 아니라 공동체가 공유하는 믿음과 가치를 담는 그릇으로 바라본다. 박 작가는 고대 문명의 동맹 표지이자 성경 속 변하지 않는 약속의 상징인 ‘소금’에 주목해 왔다. 분열과 대립이 깊어진 현대 사회에서 오랜 세월 화해와 약속의 의례에 쓰인 소금의 힘을 ‘평화와 치유의 기술’로 다시 제시하는 방식이다. 전시작인 ‘염원’ 회화 연작은 소금의 삼투압과 결정화 과정을 회화의 생성 구조로 끌어들인 작업이다. 작가는 이를 ‘퍼포먼스적 회화’라 부른다. 한국의 산하를 그린 종이 위에 소금을 뿌리면, 소금은 물과 먹의 흐름을 밀어내고 당기며 스스로 길을 만든다. 어두운 먹빛 사이로 남은 흰 소금 결정은 회복탄력성과 희망을 상징하는 물질적 증거가 된다. 전시장에 솟은 2톤의 소금산…관객이 완성하는 언약전시장 지하에 2톤이 넘는 소금산이 축조된다. 종이 위 소금 물길이 실제 공간에 솟아오른 ‘기도의 지형’이다. 소금산은 부패를 막고 생명과 염원을 보존하는 거대한 제단 역할을 한다. 관객 참여 퍼포먼스도 함께 진행된다. 원형으로 배치된 소금산 둘레에 앉은 관객들은 소금 결정을 손으로 만지고 서로 건네며 작업에 참여한다. 미세한 결정이 모여 하나의 산을 이루듯, 관객 각자의 소망은 하나의 행위 안에서 교차한다. 관객들이 전시 기간 모은 소금과 언약은 작가의 회화 작업으로 옮겨져 폐막일인 9월 7일 새로운 작품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박다인 작가는 서울대 법대를 우등 졸업한 뒤 동경예술대학 석사를 거쳐 현재 영국 UCL 슬레이드 미술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국제법과 헌법적 가치를 예술적 언어로 전환하는 작업을 지속해 오고 있으며, 런던 사치 갤러리와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 등 글로벌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평균 73세 130명이 만드는 기적… 백세합창단, 바리톤 고성현과 한 무대

    평균 73세 130명이 만드는 기적… 백세합창단, 바리톤 고성현과 한 무대

    국내 최대 규모의 시니어 합창단인 ‘백세합창단’이 오는 9월 1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제4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Forever! Meistersingers!(명가수여! 영원하라!)’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평균 연령 73세의 시니어 단원 130명이 무대에 오른다. 60인조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세계적인 바리톤 고성현의 찬조 출연이 더해져 한층 풍성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핵심 키워드인 ‘마이스터징어(Meistersinger)’는 중세 독일에서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엄격한 훈련을 통해 시와 음악을 익히고 노래했던 시민 음악가를 뜻한다. 전문 음악가가 아닌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일궈온 시니어들이 음악으로 자신의 경험과 신념을 전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최동천 백세합창단 단장은 “이번 공연은 단원들이 살아온 시간의 무게와 기쁨이 담긴 진실한 고백”이라며 “과거의 마이스터징어들이 그러했듯, 다음 세대에 삶의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페라 거장들의 합창곡부터 민요·뮤지컬까지 다채로운 무대공연의 포문은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중 합창곡인 ‘Silentium ~ Ert eure deutschen Meister’로 연다. 일과 예술이 분리되지 않는 삶과 평범한 시민이 예술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 이번 연주회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제시한다. 이어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제1차 십자군의 롬바르디아인》 중 그리움과 향수를 노래한 ‘O Signore, dal tetto natio’를 연주한다. 이 밖에도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The Impossible Dream’, 카를 오르프의 ‘O Fortuna’,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의 ‘Sunrise, Sunset’ 등 도전과 운명, 세월의 흐름을 다룬 명곡들이 차례로 올려진다. 한국적 정서를 담은 ‘내 맘의 강물’, ‘총각 타령’, ‘경복궁 타령’ 등 화려한 합창 무대도 준비됐다. 협연을 맡은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1997년 창단 이후 ,500여 회의 공연을 이어온 교향악단으로, 2025년과 2026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대표예술단체’로 선정된 바 있다. 찬조 출연하는 바리톤 고성현은 한국 가곡 ‘청산에 살리라’ 등을 독창으로 선보이며, 공연 마지막에는 백세합창단과 함께 앙코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한편, 백세합창단은 창단 이후 매년 롯데콘서트홀에서 대형 오케스트라와 정기연주회를 개최해 왔으며, 2025년 4월에는 일본 요코하마 시니어 국제가요제에서 외국 단체 최고상인 ‘국제교류상’을 수상하며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 조각가의 13점 선물…서대문 복주산공원이 미술관 됐다

    조각가의 13점 선물…서대문 복주산공원이 미술관 됐다

    평범한 산책로가 60년 넘게 지역과 함께해 온 주민 작가의 뜻깊은 나눔으로 일상 속 야외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서울 서대문구는 북아현동에서 60여 년간 거주해 온 주영숙 조각가가 지역 주민들을 위해 자신의 작품 13점을 복주산근린공원에 기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기증은 오랜 삶의 터전에 대한 주 작가의 애향심과 이웃들이 일상에서 언제든 문화와 예술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뤄졌다. 구는 작가의 뜻을 살려 접근성이 좋고 주민들의 발길이 잦은 복주산근린공원 입구에 조각 작품을 배치했다. 이에 따라 단조롭던 공원 입구는 주민들이 산책하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기증 작품들은 주로 ‘가족’을 주제로 다뤄 공원을 찾는 남녀노소에게 따뜻함과 정서적 안정감을 전한다. 별도의 예산 투입 없이 공원 환경을 개선하고 문화적 품격을 높였다는 점에서 지자체와 지역 예술가의 상생 사례로 평가된다. 박운기 구청장은 “이번 기증은 조각품 배치를 넘어 주민 일상에 ‘문화적 풍요’를 선물한 뜻깊은 일”이라며 “복주산근린공원을 예술과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정성껏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 기도, 나를 기다리는 쉼… 한 줌의 고요가 내려앉는다 [박상준의 문장 여행]

    기도, 나를 기다리는 쉼… 한 줌의 고요가 내려앉는다 [박상준의 문장 여행]

    한때는 쇼핑하듯 휴식을 찾아 헤맸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홀로 여행을 떠나고, 요가 수업을 듣고, 템플스테이를 검색하고…그렇게 하고 있을 때면 마음이 든든했다. 이제야 제대로 쉬는 법을 알게 된 것 같기도 하고…그렇게 몇 년을 보내고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나는 남이 차려준 고요를 받아먹기만 했지 혼자 고요 속에 머무는 방법은 몰랐다는 걸. 공백의 ‘휴식의 말들’ 중에서 휴식은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쉼’을 뜻한다. 우리에겐 휴식이 필요한데 그게 참 어렵다. 일을 그만두고 오래도록 쉬는 것도 아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잠깐의 쉼이 이렇게나 소원한 일이어야 할까. 칠곡 왜관수도원의 침묵 가운데 홀로 스며 오늘의 고요를 배운다. ●고요를 기다리며 며칠 전 평창에 다녀왔다. 봉평 작은 책방은 90분 남짓 혼자만의 시간을 제공했는데, 책을 보고 커피를 마시다가 창밖으로 뜨거운 여름이 지나는 풍경을 침묵 속에 마주할 수 있을 듯했다. 물론 번번이 그렇지만 출장이어서 다음을 기약하다 돌아왔다. 그런 날의 목록이 먼지처럼 쌓인다. 다음에, 여유로울 때 여유롭게 누려야지 하고 미뤄둔 장소들. 하지만 여유로울 때는 굳이 여유를 찾을 까닭이 없다. 여유는 그것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간절하다. 그래서 휴식이 필요하다. 우리가 여유라고 부르는 말은 실상 휴식의 다른 표현인 경우가 많다. 공백 작가는 ‘휴식의 말들’(유유)에서 휴식에 관한 100가지 문장과 자신의 휴식을 겹쳐본다. 이는 체력도 약하고 그렇다고 운동을 즐기는 것도 아닌데 감각은 예민해 누구보다 ‘쉽게 지치는 사람’인 작가가, 자신만의 휴식을 찾아 떠난 여정의 고백이기도 하다. 그는 수전 손택이 ‘다시 태어나다’에 기록한 “나는 혼자 있을 수 있기를, 그것이 단지 기다림이 아니라 내게 가치 있기를 바란다”라는 휴식의 말을 빌려 답을 대신한다. 기다림은 대상이 있지만 혼자 있을 때는 기다림의 객체와 주체가 모두 나 자신이다. 그때 기다림은 내 안에 한 줌의 고요가 가만히 내려앉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일상의 바깥에서 ‘피정’하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문화영성센터에서 피정으로 혼자 묵었다. 피정은 천주교 신자들이 일상 바깥에서 묵상이나 기도를 통해 자신을 살피는 일이다. 말은 삼가고 그러므로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글자 그대로 풀면 ‘고요 속으로 숨어드는 것(避靜)’일 테다. 불교의 템플스테이와 비슷한 개념이다. 미리 말하지만 나 역시 천주교 신자는 아니다. 더 솔직하자면 승효상 건축가가 지은 문화영성센터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사실에 끌렸다. 마침 그 공간이 경북 웰니스관광지이자 묵상의 수도원이고 일반인에게도 열려 있으니, 묵언까지는 아니어도 소리 없이 흐르는 침묵의 시간을 거닐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기도소의 어둠 안에서 ‘혼자 고요 속에 머무는 방법’을 조금은 깨칠 수 있었다. 문화영성센터는 4층 건물이다. 각 층의 방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아트리움의 중정과 접한다. 그리고 중정 위 다리를 몇 걸음 건너 곧장 기도소다. 센터에 묵어가는 누구나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장소다. 기도소는 자그마한 공간에 십자가가 없고 위쪽에 세로로 가늘고 긴 창 하나가 나 있어 빛이 내릴 따름이다. 그 한 줄기 빛의 창으로 인해 밤과 낮의 분위기가 다르다. 이른 아침에는 시간이 빛으로 차는 걸 보는 것만으로 충만하다. 밤에는 불을 켜지 않으면 어둠 가운데 머물게 되는데, 침묵은 그로 인해 한층 명료하다. 눈을 감은 채 숨을 고르며 마음의 잡념을 지워내고 나면 맑은 고요가 깃든다. 그리 다다른 고요 속에서 자신이 “서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한 뼘 더 넓어진 마음으로 스스로를 안아” 줄 수 있는 출발점이다. ●순례자가 지은 건축의 순례 문화영성센터는 1인실과 2인실로 이뤄져 있다. 1인실은 수도자의 방을 연상케 한다. ‘독방’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가구는 침대와 성경이 놓인 책상 정도다. 창은 동쪽으로 나 있어 아침 햇살이 옅은 커튼 너머로 비친다. 서랍에는 수도원의 일과표가 있다. 오전 5시에 일어나 독서기도와 아침기도로 시작해 오후 8시 끝기도(대침묵)로 끝나는 하루다. “온전한 마음으로 들어오라. 홀로 머물러라. 다른 사람이 되어 나가라.” 일과표 아래 적힌 성 알폰소 마리아 데 구리오리의 글은 수도의 의미를 부연한다. 단 하루로 ‘다른 사람’이 되길 원하는 건 욕심일 테지. 우선 혼자서 휴식하는 법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승효상 건축가는 ‘솔스케이프’(한밤의 빛)에서 건축이 가지는 서사를 읽어보라 권한다. 그는 수도원을 순례하고 ‘묵상’이라는 책을 쓴 이후 문화영성센터 설계를 의뢰받았다. 방이나 기도소에서 성 베네딕도의 계단을 따라 1층 중정으로 나아가는 걸음에서 순례를 시작한다. 팥배나무의 중정은 소담하지만 그윽한 정원이다. 콘크리트 건물 가운데 초록의 기운이 무성하다. 정원 북쪽에는 24시간 개방하는 경당이 있다. 12m 높이 경당은 또 하나의 커다란 ‘기도실’이다. 경당 가는 복도는 점점 낮아져 점점 땅으로 스미는 듯하다. 경당 4층 위쪽에 해당하는 옥상은 하늘성당이다. 숙소 북쪽에서 건물 바깥으로 나아가 다다른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여 자연스레 머리 위로 하늘을 인 자리다. 서쪽으로는 벽의 상층부가 네모나게 뚫려 있는데 그 너머에는 낙동강과 각산, 선석산, 영암산이 넘실댄다. 해 질 녘에는 노을이 아름답다. 그 시간에 첨탑 아래 무릎을 꿇자 지붕 위 작은 창들(성 베네딕토의 별자리)로부터 빛의 메아리가 번진다. 순간 기도란 종교적 행위를 떠나 고요의 기다림이기도 하다는 걸 알게 된다. 고요가 깃드는 여정을 명상이나 사색이라 부를 수도 있겠다. 그러니 이곳에 작은 순례의 길이 존재한다 해도 과장은 아닐 듯하다. ●홀리한 홀리데이 수도원은 본래 수도사들이 자급자족하며 기도하고 생활하는 장소다. 왜관수도원은 도시계획으로 도로가 나며 면적이 줄어들기는 했어도 여전한 공동체의 ‘마을’이다. 문화영성센터 동쪽은 옛 순심학원의 기숙사 건물로 쓰이던 마오로관이다. 지금은 강당, 명상실 등이 문화영성센터의 부속 건물 역할을 한다. 이 또한 승효상 건축가가 리모델링했다. 옛 건물의 목구조와 마룻바닥이 새로 옷을 입어 산뜻하다. 센터 건물과는 2층 통로로도 연결된다. 마오로관 옆은 스테인드글라스가 만들어지는 유리공예실, 수도원과 성당, 출판사, 목가구공장 등이 위치한다. 문화영성센터의 가구도 수도원 목공장에서 직접 만들었다. 남쪽에는 기념품의 집과 카페가 있는 수도자 쉼터가 있다. 수도원 성당 등은 누구에게나 개방하므로 피정을 목적하지 않아도 천천히 수도원을 산책하며 마음을 보살필 수 있다. 수도원의 구심은 구 왜관성당이다. 1928년에 지어졌으니 그 땅에 깃든 시간의 증언이다. 매주 일요일에는 왜관에 사는 필리핀 사람들이 영어 미사를 드린다. 내부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으므로 왜관 홀리 페스티벌(9월 4~6일)에 맞춰 방문해도 좋겠다. 홀리 페스티벌은 ‘Holy(신성한)한 곳에서 Holiday(휴일)’를 보내는 콘셉트의 축제다. 축제 기간 동안 왜관수도원은 음악과 미디어아트가 어울린 축제의 장으로 바뀐다. 야외에서는 라이브 콘서트가, 성당 내에서는 파이프오르간 연주가 열린다. 수도사와 함께하는 수도원 투어나, 하늘성당에서 열리는 미사도 축제의 일부다. 더위를 피해 늦은 휴가로 문화영성센터를 찾겠다면 이 시기가 알맞다. 가실성당에서도 열린다. 왜관성당은 가실성당의 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했다. 가실성당이 어머니 성당인 셈이다. 지난 1923년에 지은 가실성당은 경상북도에서 가장 오래됐다. ‘가실(佳室)’의 뜻처럼 ‘아름다운 집’이다. 최근에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촬영지로 알려지며 많은 이들이 찾는다. 극 중 금명(아이유)의 결혼식을 촬영했다. 이맘때는 배롱나무꽃이 피어 드라마보다 화사하다. 또 성당 정면 우측 벽돌에는 ‘KELLY’라는 글자가 눈길을 끈다. 누가 새겼는지, 새긴 이의 이름인지 그리워한 이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어찌 보면 성당을 훼손한 흔적일 뿐인데 그대로 놓아둔 마음이, 가실성당을 찾은 이들을 일일이 호명하여 축원처럼 다가온다. 성당 외벽에 KELLY가 있다면 내부는 에기노 바이너트라는 이름으로 기억된다. 그는 지난 2000년 가실성당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작업한 예술가다. 1945년 부비트랩 사고로 오른손을 잃은 이후에는 왼손만으로 작업한다. 가실성당은 내부를 개방해 그의 스테인드글라스 그림을 볼 수 있다. 다정함이 깃든 그림은 성당을 한층 친근하게 물들인다. 성당을 떠나기 전에는 주차장 옆 놀이터로 걸음을 옮긴다. 그네뿐인 자그마한 잔디밭은 독립 영화의 한 장면처럼 존재한다. ●칠곡의 행복한 ‘가시나들’ 몇 해 전부터 ‘칠곡’ 하면 ‘가시나들’이 따라붙는다. ‘칠곡 가시나들’은 다큐멘터리 영화 제목이다. 여든 살이 넘은 할머니들이 뒤늦게 한글을 배우고 글로 세상을 읽고 써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다큐멘터리에는 ‘칠곡 가시나들’의 일상이 봄의 쑥처럼 자라고, 여름 장맛비처럼 호쾌한데 그 동네가 바로 약목이다. 약목면 두만천 변에는 칠곡 가시나들 벽화거리가 펼쳐진다. 7구간으로 나눠 그린 벽화는 시화가 중심이다. 할머니들이 쓴 시와 그림은 어찌 보면 단출하다. 화려하고 북적대는 여행지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심심한 풍경이다. 그렇지만 한 편 한 편의 시는 할매들의 단단한 묵상이고 사색의 언어다. 처음 손잡던 날 ‘도둑질핸는 거보다 더 쿵덕거린다’던 강금연 할머니의 사랑, ‘짝대기 집고 다니도 행복하다’시는 박금분 할머니의 행복이 축복처럼 전해진다. 이들에게는 시를 쓰는 시간이 뒤늦게 찾은 휴식이었을까. 나는 그 가운데 김두선 할머니가 화투장 두드리며 쓴 시를 오늘 휴식의 말로 삼는다. ‘돈 따마 하드 사무까 / 마이 따바야 백원이다’ 칠곡가시나들 벽화거리 가까이는 약목시장이 있다. 벽화만큼이나 슴슴한 시장인데 그래서 각별하다. 시내를 쉬엄쉬엄 산책하는 건 또 어떻고. 장식 없고 가식 없는 시가는 느긋한 걸음을 이끈다. 칠곡에서 제일 오래됐다는 빵집에 들러서는 쌀 카스텔라를 하나 산다. 주인아주머니가 무려 설탕 꽈배기 반쪽을 턱 하니 시식하라고 건넨다. 한 손에 쌀 카스텔라를 들고 한 손에 꽈배기 반쪽을 들고 걷는다. 따가운 여름 햇살은 쉬이 수그러들지 않은 채인데, 휴식은 그늘에만 있지 않아서 손끝의 설탕이 달달하게 녹아든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언어와 반언어(카를 크라우스 지음, 안병률 옮김, 북인더갭) “선동가는 말을 붙잡는다. 예술가는 말에 사로잡힌다.” 비평가 카를 크라우스는 우리에게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지난 세기 서구 지성의 역사를 한 번쯤 들춰본 사람이라면 어디서든 반드시 한 번은 그의 이름을 마주칠 것이다. 잡지 ‘횃불’을 창간해 당대 언론, 법, 예술의 위선을 신랄하게 비판한 지식인으로 명성을 떨쳤다. 베냐민, 아도르노, 브레히트와 같은 작가들이 크라우스에게 존경을 표했다. ‘언어와 반언어’는 그의 아포리즘과 에세이를 번역한 것으로, 크라우스의 저작이 한국어로 옮겨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동가의 비밀은 자신을 대중들만큼이나 어리석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대중들은 선동가만큼이나 영리하다고 믿게 된다.” 촌철살인의 문장이 찌르듯 아프다. 268쪽. 1만 7500원. 목소리가 들린다(최정원 지음, 창비) “지헌아. 그래도 믿어라. 이런 세상이잖냐. 세상이… 너무 변해 버렸잖냐. 그러니 우리라도 변하지 말아야지. 변하지 않는 것 하나는 지키고 살아야지.”/ “그게 뭔데요.”/ “선의, 사랑, 믿음 같은 것들. 세상이 이 꼴이 나기 전부터 인간이 가치 있다고 여겼던 것들. 역사와 전통이 있는 미덕들 말이다.”/ “무슨 개소리야. 하나가 아니잖아.”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진 서울이 배경이 된 전작 ‘허밍’(2025)의 세계관을 이어받되 새 인물이 끌고 가는 장편이다. 저수지에서 건져 올려진 이세가 마주한 것은 사람이 나무와 괴물로 변하는 ‘나무병’이 휩쓸고 간 폐허다. 자신의 정체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된 이세는 감염된 지헌의 곁에 남는다. 생존이 최대 과제가 된 세계에서 파도에 무너질 모래성을 다시 쌓아 올리려는 인물들을 통해 ‘선’이라는 낡은 믿음이 여전히 세상을 떠받칠 수 있는지 묻는다. 340쪽. 1만 6000원. 상처에 시럽 뿌리기(이영주·원영원 외 4명 지음, 한겨레출판) “사람마다 무섭고 두려운 게 다르니까. 시간이 지나면 아무렇지 않을 거야.”/ “어른이 되면 귀신 같은 건 안 무섭죠?”/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을걸? 그런데 나는 안 무서워.”/ “언니는 뭐가 제일 무서워요?”/ “살아야 하는 거. 그럼에도 살아내야 하는 거.” 정식 등단 절차는 밟지 않았지만 뛰어난 문학적 역량이 돋보이는 신인을 발굴해 소개하는 ‘셋셋’ 시리즈의 세 번째 책. 신인 작가 여섯 명의 소설과 시를 각각 세 편 담았다. 관용구 ‘상처에 소금 뿌리기’를 비튼 제목처럼 수록작들은 아물지 않은 기억을 덧내는 대신 오래 들여다보는 쪽을 택한다. 집을 나선 아버지, 얼굴을 바꿔 돌아온 어머니, 세상에서 잊혀 물살이가 된 존재까지 손을 놓쳐 버린 관계들이 이어진다. 212쪽. 1만 4000원.
  • 세상을 뒤집은 캔버스… 삶의 무게를 고백하다

    세상을 뒤집은 캔버스… 삶의 무게를 고백하다

    종로 세화미술관, 타계 뒤 첫 전시거꾸로 된 형상·절단된 신체 활용땅·신발 화면 위쪽 올려 소통 강조‘나뉜 소 두 마리 I’ 나치 단절 추구‘1965’ 조각, 인간 형상 원초적 탐구“전쟁·분단 없어도 좋은 그림 그리길” 전쟁은 예술가의 영혼을 파괴한다. 선전의 도구로 활용될 것인가, 시대를 고발하는 증언자로 설 것인가. 심판대에 오른 예술가는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받는다. 동족 간의 전쟁, 타민족을 절멸시키려는 전쟁이 이어졌던 유럽 땅에서 태어난 게오르그 바젤리츠(1938~2026)는 침묵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목격한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과 상흔, 독일 분단의 역사를 끊임없이 캔버스에 새겼다. 역설적이게도 전쟁은 예술의 새로운 변혁을 이끌기도 한다. 동독의 리얼리즘과 서독 주류의 추상미술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기로 택한 그는 거꾸로 뒤집힌 형상, 절단된 신체로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만들어 냈다. 지난 4월 30일 세상을 떠난 바젤리츠가 생전 마지막으로 구상한 미술관 전시이자 타계 후 첫 미술관 회고전이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펼쳐진다. 종로구 세화미술관은 독일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현대미술의 핵심적인 인물로 꼽히는 바젤리츠의 전시를 13일부터 선보인다. 회화, 드로잉, 조각 등 모두 46점을 공개하며, 이 가운데 39점이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한 해 전부터 작가와 함께 준비해 온 전시는 작가의 급작스러운 타계로 추모 성격을 더했다. 전시는 바젤리츠의 1960년대 초기작부터 생애 마지막 시기의 작품까지 60년에 걸친 화업을 되짚는다. 작가는 끊임없이 표현 방식을 바꾸는 실험으로 새로운 회화의 가능성을 증명해왔다. 전시장 입구에 놓인 초기작 ‘나뉜 소 두 마리Ⅰ’(1966)는 마치 어긋난 두 개의 캔버스가 붙어 있는 듯한 모습처럼 보인다. ‘절편 회화’라 불리는 시리즈 중 하나로 과거와의 완전한 단절을 추구했던 작가의 회화적 의도가 담겼다. 나치 정권은 목가적 풍경과 동물의 이미지를 영웅주의의 상징으로 악용했는데, 작가가 그 이미지를 물리적으로 해체해 버린 것이다. ‘발’과 ‘신발’의 모티프가 강하게 드러난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다른 세계와 소통하는 통로는 하늘이 아니라 땅”이라고 강조했던 그는 이성을 상징하는 머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겨진 발을 화면의 맨 위에 가져다놓는다. 때로는 상체가 잘려 나간 하반신과 신발만을 화면에 배치하기도 한다. ‘에켈리’는 구두를 신은 다리와 그 아래 놓인 거꾸로 된 숲의 풍경으로 채워 넣었다. ‘나중에 구두가 발견되었다’에서는 독일의 국가적 상징인 독수리를 땅으로 추락하는 형상으로 표현했다. ‘프랑스에서의 엘케 II’는 아내 엘케 크레치머를 반추상적 형태와 절제된 색채로 담아낸 초상화다. 마치 살점을 뜯어 붙여 놓은 듯한 신체와 희미한 형상은 시간의 흐름과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암시한다. 초기의 강렬한 표현에서 후기의 절제된 화면에 이르기까지 아내의 초상은 작가의 조형 언어 변화와 함께 시간의 흐름, 인간 존재의 유한성에 대한 성찰을 담았다. 원시성이 느껴지는 조각들도 만날 수 있다. 미술관 야외에는 높이 3.6m의 대형 조각 ‘1965’가 놓였다. 사슬톱과 도끼로 깎은 나무를 청동으로 주조한 작품에서는 인간 형상에 대한 그의 원초적 탐구를 만날 수 있다. 전시장 공중에 매달린 해골 형상의 ‘제로 모빌’은 생의 중력과 팽팽하게 맞닿은 죽음의 긴장감을 드러낸다. 전시 마지막은 말년의 ‘골드 페인팅’ 연작과 타계 3주 전에 미술관 측과 진행한 인터뷰로 채워졌다. 노년에 이른 거장은 역설적으로 가장 화려한 금빛으로 나이 들어가는 신체의 연약함과 삶의 무게를 담담히 고백한다. 화면을 가득 채운 금빛 바탕 위에 놓인 신체는 가느다란 선으로 묘사된다.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는 그다음 예술의 변혁이 전쟁이나 분단에서 비롯되지 않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꼭 그렇게 무시무시한 정치 체제를 먼저 경험해야만 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앞으로는 달라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찬란함이 가신 자리, 마지막 잔상이 빛을 발한다. 쓸쓸하고 아름답다. 전시는 12월 27일까지.
  • 숙명여대-용산문화재단, 자치구 문화예술 확산 위한 ‘임형주의 아트 클래스’ 개설

    숙명여대-용산문화재단, 자치구 문화예술 확산 위한 ‘임형주의 아트 클래스’ 개설

    숙명여자대학교 미래교육원과 용산문화재단이 지역사회 문화예술 발전과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협력 프로그램으로 ‘비욘드 아트 클래스(Beyond Art Class)’를 오는 9월 개설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숙명여자대학교와 용산문화재단의 업무협약(MOU)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대학의 우수한 교육 인프라와 전문성을 지역 문화예술 콘텐츠와 접목하여, 대학과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맞춤형 문화예술 교육을 실현한다. ■ 임형주 이사장 직접 참여… ‘감상하는 예술’에서 ‘참여하는 예술’로 이번 과정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팝페라 테너이자 크로스오버 음악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임형주 용산문화재단 이사장이 아트디렉터로 직접 참여한다. 임형주는 수강생들이 직접 팝페라 합창을 배우고 함께 노래하는 콰이어 클래스(Choir Class)를 5주에 걸쳐 진행한다. 일방적으로 강의를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수강생들이 함께 노래하며 하나의 합창을 완성해 나가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12주 과정의 마지막에는 수강생들이 직접 무대에 참여하는 ‘우리들의 아름다운 노래’ 합창 발표회가 열린다. 비욘드 아트 클래스는 용산아트홀에서 열리는 팝페라 페스티벌 관람을 교육 과정에 편성해, 수강생들이 강의실에서 배운 문화예술을 지역 공연 현장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감상 위주’의 교육을 넘어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예술 교육으로 지평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 지역 주민의 참여 문턱 낮추고 문화예술 협력 프로그램 확대 용산구민에게는 수강료 할인 혜택을 제공해 지역 주민의 참여 기회를 넓혔으며, 프로그램 종료 이후에도 문화예술을 매개로 수강생들이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커뮤니티를 구축할 계획이다. 교육 과정은 최근 문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클래식, 미술, 아트컬렉팅, AI 예술 등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분야를 폭넓게 아우른다. 또 각 분야를 대표하는 최고 전문가들이 강사진으로 나서며, 음악을 넘어 일상 속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시야를 넓히는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한다. 숙명여대와 용산문화재단은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대학의 지식·교육 자원과 지역 내 문화기관의 문화예술 자원 및 지역 예술가들을 연결하는 협력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과정 운영을 맡은 노은정 주임교수는 “비욘드 아트 클래스는 단순히 유명 예술인의 강의를 듣는 프로그램을 넘어 대학과 지역 문화기관이 각자가 가진 자원과 전문성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기획한 과정”이라며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직접 참여하면서 삶 속에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욘드 아트 클래스’는 오는 9월 12일부터 12월 12일까지 총 12주간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숙명여자대학교 미래교육원에서 진행된다. 수강 신청 및 자세한 내용은 숙명여자대학교 미래교육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이름보다 얼굴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이름보다 얼굴

    몇 해 전부터 유명 연예인이 개인전을 여는 일이 낯설지 않게 됐다. 실제로 몇몇 연예인 작가의 작품들이 키아프, 서울 옥션, 홍콩 아트페어 등에서 판매되고 호평을 받아 왔다. 개막 전부터 작품이 모두 팔렸다는 소식, 억대 낙찰가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뒤따르며 이들은 ‘아트테이너’라는 신조어로 불린다. 대중의 호기심과 인지도가 만나 만들어 내는 이 현상은 화제성만큼이나 한국 미술계의 취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평가 체계의 부재다. 일반 작가는 공모전을 통과하고, 레지던시에 들어가고, 기획전에 이름을 올리고, 또 평론가의 검증을 거치고 그렇게 몇 년을 버텨야 겨우 개인전을 열 수 있다. 이들 신진 작가는 포트폴리오, 학력, 수상 경력, 전시 이력 등 자신의 작업을 증명해야 한다. 반면 유명인은 인지도 자체가 검증을 대신한다. 그들의 작업은 종종 ‘새로운 도전’이나 연예계 활동의 ‘확장된 활동’으로 해석되며, 검증이나 비판보다는 호기심의 대상이 된다. 전시가 열리기도 전에 작품이 팔리는 현상은 예술적 완성도가 아니라 예술가의 인지도가 이미 가격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이는 무명 작가들이 수십 년에 걸쳐 쌓아야 할 신뢰를 단숨에 도달하게 만든다. 이 차이는 결국 기회의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한 원로 아트테이너 대작 사건은 아트테이너 전반에 존재하는 검증 부재 문제를 드러낸 사례다. 그는 평론, 공모전 같은 통상적 검증 절차 없이 유명세만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실제 제작자가 누구인지 오랫동안 확인되지 않은 채 작품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아트테이너 시장이 작품의 진위와 제작 과정을 검증할 별도의 장치를 갖추지 못했음을 보여 준다. 두 번째는 시장의 투기화다. 완판이라는 단어가 마케팅 언어로 소비되면서, 컬렉터들은 작품 자체보다 향후 되팔 수 있는 구매 경향을 보인다. 갤러리 입장에서도 판매가 보장되는 유명인 전시를 우선 배치할 공산이 크고, 이는 결과적으로 무명·신진 작가들이 설 수 있는 전시 공간과 기회를 뺏는 부작용으로 이어진다. 작가의 인지도가 곧 시장 가치로 환산되고 있는 셈이며, 그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게 문제다. 그렇다고 아트테이너의 창작 활동 자체를 막거나 폄훼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진입이 아니라 이후의 검증 구조다. 첫째, 상업 갤러리와 아트페어는 아트테이너 작가에게도 동일한 비평적 리뷰를 의무화해 작품이 인지도가 아닌 맥락 속에서 평가받도록 해야 한다. 둘째, 미술 전문지와 평론가 집단이 유명세와 무관하게 독립적인 비평을 지속적으로 펴내 대중이 유명인의 작품과 신진 작가의 작품을 나란히 비교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를 기회를 넓혀야 한다. 문제는 누가 그림을 그리느냐가 아니라, 그 그림이 어떤 기준으로 평가받느냐를 미술계 스스로 다시 세우는 일이다. 이름을 가리고도 좋은 작품을 가려낼 줄 아는 안목과 제도, 그것이 지금 한국 미술계에 필요한 진짜 완판의 조건이다. 이미경 미술사학자
  • [이광호의 어찌보면] 귀향과 환대는 가능한가… ‘오디세이아’의 현재성

    [이광호의 어찌보면] 귀향과 환대는 가능한가… ‘오디세이아’의 현재성

    서구의 문학적 자산은 지중해의 파도에서 시작됐다. 오디세우스의 항해는 끊임없이 귀환하는 깊은 기억의 서사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의 한 사람인 크리스토퍼 놀런의 영화적 야심이 ‘오디세이’에 이르렀다는 것은 필연이다. 이 이야기는 끝없이 다시 쓰는 일종의 거대한 ‘매트릭스’이며 놀런의 영화는 그 현재적인 응답이며 질문이다. 광대한 신화적 서사를 따라가는 놀런의 영화는 특유의 ‘비선형적 서사구조’를 연출한다. 영화적 시간은 오디세우스가 돌아오기 직전 고향 이타카를 현재점으로 하여, 승리와 고난의 기억, 그리고 귀향 이후의 ‘자기 증명’의 싸움을 전개한다. 초자연적 장면에서 컴퓨터그래픽(CG)의 판타지적인 재현을 억제하고 사실주의적 매체 기법을 동원한다.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에 실물 세트와 실제 항해 등의 연출 방식은 신화적 ‘숭고’를 영화적 스펙터클의 ‘실감’으로 대체한다. 250만 달러의 거대 자본이 투여된 ‘아이맥스 서사시’로서 가능한 결과물이다. 서구 문화사에서 귀향은 부재하는 혹은 변질된 고향과 현존하는 자아 사이의 간극 때문에 생기는 병리적 갈망의 문제였다. ‘귀향 불가능성’은 유럽 지성사의 반복되는 정서이다. 귀향 과정에서의 오랜 부재와 시련, 변장한 귀환, 자기 증명과 폭력적 재통합 등의 서사적 요소들은 패턴화되어 있다. 놀런은 오디세우스를 신들의 저주를 극복하는 초인적인 영웅이 아니라, 전쟁의 책임과 속죄를 떠안은 문제적 개인으로 묘사한다. 오디세우스의 실존적 붕괴는, 놀런의 영화에서 반복되는 죄의식과 트라우마, 기억의 상실과 회복, 정신적 감금 같은 요소들을 통해 드러난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환대의 윤리를 배반하고 ‘폐허’를 마주한 자의 자기 처벌에 가깝다. 칼립소가 주는 망각의 약초를 먹으며 보낸 7년은 그 죄의식과 정체성으로부터의 회피와 망각의 시간이다. 제우스의 법인 ‘크세니아’, 즉 환대는 그리스에서는 여행자와 상인의 안전한 여행을 위한 장치였다. 환대의 법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손님을 향한 주권자인 주인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자크 데리다가 말한 ‘조건적 환대’에 해당한다. 그런데 주인 혹은 손님이 이 환대의 약속을 저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낯선 손님에 대한 주인의 선의는 때로 배반과 죽음으로 돌아온다.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헬레네의 사건에서 트로이 목마의 속임수와 페넬로페에게 구혼하는 자들의 행패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서사에서 환대는 배신과 파괴의 통로가 된다. 환대의 윤리가 사라진 세계는, 승리를 위한 속임수와 야만적인 폭력과 문명의 붕괴가 있을 뿐이다. 오디세우스는 전쟁의 승리를 위해 환대의 윤리적 파탄을 자초한 인물이며, 한 세계의 종말을 먼저 알아챈 인물이다. 아내를 압박해 온 ‘나쁜 손님들’인 구혼자들을 처단하는 것은 환대의 법을 회복하는 시도일 수 있다. 오디세우스는 환대의 법을 배반한 자이면서 그것의 피해자이며, 또한 환대의 규범을 회복하기 위해 투쟁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폭력만으로 그것이 가능할 때, 환대의 윤리는 온전하게 복구되지 않는다. 남편이 없는 20여년 동안 이타카를 지킨 페넬로페는 누구인가? 그녀는 여자는 왕이 될 수 없다는 법 때문에, ‘수의 짜기’라는 시간의 지연을 통해서만 오로지 ‘기다리는 자’로 그려진다. 페넬로페는 ‘호스티스’로서의 ‘여성-환대자’로서의 역할을 떠안았으면서도, 환대의 주체적인 지위에서 배제된다. 전쟁의 승리자인 남성 영웅은 그 지혜로움과 도덕적 딜레마 때문에 외로운 존재다. 그는 세이렌의 소리를 들으면서도 자기 몸을 묶는 도착적인 자기 억압을 통해서만 ‘귀향하는 주체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미국적 억양을 가진 백인 참전 군인의 신체를 통해서 그 보편적 주체를 재현할 때, 주인공의 트라우마는 미국적 주체의 알레고리로만 제한될 수 있다. 놀런은 오디세우스를 다시 떠나는 자로 만들어 길고 긴 ‘귀향담’을 ‘디아스포라의 서사’로 다시 쓴다. 오디세우스는 불가능한 귀환을 통해서 창조적 떠돎(노마디즘)과 망명을 다시 시작한다. 망명이 집과 자아 사이의 구조적으로 ‘치유될 수 없는 균열’을 의미한다면, 이상적인 단 하나의 고향은 더이상 가능한 목적지가 아니다. 영화 마지막 불타는 트로이 목마 이미지는 전쟁의 지혜와 승리의 상징이 아니라 환대의 법이 사라진 세계의 종말을 보여준다. 지금 환대의 윤리는 전 지구적으로 파국을 맞고 있다. 자국 중심주의와 극우 이데올로기로 인해 이방인들은 추방되고, 이질적인 것과 공존하려는 노력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아프가니스탄과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그리고 모로코와 스페인 국경의 바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귀환할 자신의 국가가 있는 오디세우스의 영웅적 귀향과는 다른 차원에서, 고향 자체가 지워진 ‘난민’들의 이산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환대의 윤리가 붕괴된 세계의 파국은 진행형이다. ‘나’는 그 사람을 진정으로 맞이했을까. 신화는 이토록 서늘한 방식으로 귀환한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 “서른, 이제 청년의 피크” 한예종 무용원… 다음 30년을 묻다

    “서른, 이제 청년의 피크” 한예종 무용원… 다음 30년을 묻다

    한예종 무용원 개원 30주년 ‘리:무브 에라’21~23일, 무용원 현재와 미래를 공연으로“무용원, 세계적인 무용수 활동시대 열어”다음 30년의 화두는 장르 넘어선 네트워크 “2000년대 이전에는 꿈꿀 수 없었던 국제 수준의 무용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시대가 열렸고, 무용원이 그 국제화 분위기를 이끌어 왔습니다.”(나경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 “지난 30년의 과정은 앞으로의 20년, 30년 후를 계획하는 그런 단계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 장르를 넘어서 어떻게 교류하고 서로 수용하면서 네트워크를 구성해 나갈지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듯합니다.”(신창호 교수·무용원 1기) “어디를 가든 한예종 교육 수준이 최고라고 말합니다. 기본기가 갖춰지지 않은 채로 예술은 나오지 않아요. 이제는 그 기본기의 끝에서 다양성, 예술성, 개성을 펼칠 수 있는 그런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김기민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무용원 13기)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개원 30주년을 맞아 11일 서울 서초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경아 원장은 “겨우 30년, 청년의 피크를 지나는 시기”라는 표현을 꺼냈다. 결산의 자리에서 스스로를 아직 자라는 중인 조직으로 규정한 셈이다. 1996년 3월 문을 연 무용원은 당시 실기 일변도이던 국내 무용 교육을 실기·창작·이론으로 나누고 전공을 세분화했다. 신체의 기량과 표현성을 키우는 실기, 독창적인 안무가를 길러내는 창작, 춤을 연구하는 이론을 세 축으로 삼은 구조다. 교수진의 진단도 같은 쪽을 향했다. 조주현 교수(무용원 4기)는 “고전 발레의 엄격한 기본기와 동시대 무용수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함께 확장하는 교육이 한예종의 방향성이자 우리의 정체성으로 쌓였다”고 말했다. 신창호 교수는 “학교의 전략이 2030에서 이제 3040, 4050을 내다보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현대무용 전공의 특성상 예술이 어떻게 변할지 늘 예측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고민은 21~23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30주년 기념공연 ‘리: 무브 에라(RE: MOVE ERA)’에 그대로 얹힌다. 21일 무대는 ‘케이아츠 발레: 어 리빙 트래디션(K-ARTS BALLET: A Living Tradition)’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조주현 교수는 “20주년을 갈라로 치렀으니 30주년은 화려한 결과보다 그 결과를 가능하게 한 교육의 본질을 올리고 싶었다”며 “제목을 이렇게 정한 것도 그 전통에 머물러 있지 않고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싶어서였다”고 소개했다. 1부 ‘K-ARTS Conservatory 2026’(조주현 재구성·안무, 김현웅·유회웅 조안무)은 19~20세기 초 발레의 상징적 레퍼토리를 다시 짜 축적된 훈련의 시간을 드러낸다. 2부 ‘돈키호테 스위트’는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재구성·연출했다. 김기민은 ‘돈키호테 스위트’를 설명하며 마리우스 프티파(1818~1910)의 안무와 알렉산드르 고르스키(1871~1924)의 재안무를 80%가량 그대로 두었다고 했다. “후배들이 좋은 안무를 공부하고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그는 자신의 재학 시절을 “해외로 나가는 무용수가 없어 기본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던 성장기”로 회고했다. 김선희 명예교수가 러시아 바가노바 출신의 블라디미르 킴·마르가리타 쿨릭을 초빙하면서 기본기의 틀이 잡혔고, 그 영향이 전국의 학교와 학원으로 번졌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정작 지금의 후배들에게 그가 주문한 것은 반대편이었다. 연습 중 “조금 지저분하게 춰 보라”고까지 말했다고 한다. 기본기가 몸에 밴 탓에 언제 턴을 돌지, 언제 손가락을 펼칠지가 첫날부터 사흘째까지 똑같이 읽혔기 때문이다. 그는 “예술에서는 똑같이 할 수가 없다. 각자의 개성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김현웅 교수(무용원 5기)는 “공연을 준비하면서 저 역시 오래 학교에서 함께했던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면서 “또 이렇게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후배가 돌아와서 우리 학생들을 독려하고 이끌어가는 에너지를 보면서 여러 모로 경의를 표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고 돌이켰다. 22일에는 신창호 교수의 ‘시메트리(Symmetry)’, 안성수 교수의 ‘스윙 어게인(Swing Again)’, 전성재 교수의 ‘되돌아본 내일’이 오른다. ‘시메트리’는 인간과 포스트휴먼의 관계를 다루며 학생들이 리서치 단계부터 참여해 생성형 AI(인공지능) 도구를 실제 창작에 적용했다. 최근 제23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그랑프리를 받은 무용수 정건세(28기)는 ‘시메트리’를 연습하면서 “인공적인 것과 인간의 자연적인 것을 결합하다 보니 오히려 투박하지만 솔직한 몸의 언어를 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성재 교수(무용원 2기)의 ‘되돌아본 내일’은 자본도 장치도 없이 훈련된 몸만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는다. 1996년 입시를 치른 뒤 학생과 교육자로 이 학교에 머문 그 자신의 시간이 겹쳐 있다. 그는 무용원의 강점으로 ‘창의적 선행 수업’을 꼽았다. 전공별로 갈라져 있던 수업을 열어 발레·한국무용·현대무용 학생이 함께 배우게 하고, 음악원·연극원·영상원 학생들과 부딪히게 하는 과정이다. 신창호 교수의 말처럼 “다음 30년에는 네트워킹과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중요해진다”는 게 이유다. 23일에는 안덕기 교수(무용원 1기)의 ‘몸으로 100년’과 정재혁 교수의 ‘놀음 Hang-Out(행아웃)’을 선보인다. ‘몸으로 100년’은 신무용부터 오늘의 춤까지 우리춤 100년을 몸의 언어로 훑는다. 출연하는 무용수 김규년(24기)은 “무당춤, 부채춤 같은 장면을 익히며 내가 아직 무용을 잘 몰랐구나 싶었던 연습 기간”이라고 했다. ‘놀음 Hang-Out’은 동래학춤과 바로크 음악의 즉흥성을 포개 놓는다. 초연 멤버인 교수들과 함께 서는 무용수 윤형서(27기)는 “선생님 세대와 우리 세대 중 누가 더 잘 노는지 봐 달라”고 했다. 공연 기간 극장 로비에서는 기념 전시 ‘RE: MOVE ERA 움직임의 시간들’이 열리고, 12월에는 30년의 기록을 담은 디지털 갤러리가 공개된다. 무용원은 그간 무용수와 안무가뿐 아니라 교육자와 연구자, 예술 행정가를 길러 왔다며 앞으로 창작과 리서치, 기술 융합, 국내외 협업을 넓히겠다고 했다. 지난 30년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전문성을 기른 시간이었다면, 다음 30년은 시대를 스스로 읽고 방향을 제시할 예술가를 기르는 시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나경아 원장은 “우리 무용계에는 숨겨져 있는 보물 같은 독립 예술가(무용수·안무가)들이 존재하고 성장해 나가고 있다”면서 “그들을 기억해 주시고 유심히 살펴보시면 그들이 앞으로 남은 30년 동안 또 꽃을 피울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당부와 기대를 곁들여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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