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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과원-KISTI, ‘AI 실증 활성화 및 AX 통합지원 모델 확산’ 업무협약

    경과원-KISTI, ‘AI 실증 활성화 및 AX 통합지원 모델 확산’ 업무협약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지역혁신연구센터가 3일 ‘AI 실증 활성화 및 AX 통합지원 모델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KISTI가 개발·운영하는 ‘AX 통합지원 모델(AXIS)’을 경과원의 기업지원과 AI 실증 프로그램에 연계해 기업별 AI 전환 수준을 진단하고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AXIS는 기업의 AI 전환 수준을 분석하는 ‘AX 진단·컨설팅’과 산업별 AI 전환 사례를 축적한 ‘AX 융합 아카이브’ 등을 연계한 통합지원 체계다. 양 기관은 ▲AX 진단·컨설팅 활용 ▲성과 환류 및 모델 고도화 ▲AI 실증 프로그램 고도화 ▲공동사업 발굴 및 성과 확산 등 4개 분야에서 협력한다. 또 올해 KISTI의 ‘AX 진단·컨설팅’과 ‘AX 융합 아카이브’를 경과원 AI 실증 프로그램에 적용하는 시범운영(PoC)을 도내 기업을 대상으로 우선 추진한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은 진단·컨설팅 등 관련 지원을 무료로 제공받는다. 이후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지원 대상과 협력 분야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임종빈 경과원 AI본부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경과원의 기업지원·실증 인프라와 KISTI의 AX 진단·컨설팅 전문성을 결합해 도내 기업의 AI 전환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전문기관과 협력을 확대해 기업의 AI 도입과 현장 적용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과도한 사교육 경쟁 아니었으면 자녀 28% 더 낳았다”

    “과도한 사교육 경쟁 아니었으면 자녀 28% 더 낳았다”

    “옆집만큼 해 줘야”… 사교육비 더 써경쟁 없었으면 평균 자녀 수 2.45명“세금 매겨서 출산장려금 재원으로” 남의 집 자녀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는 교육 경쟁이 사교육비를 끌어올리고 출산까지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지위 경쟁’이 없었다면 1970~1975년생 여성의 평균 자녀 수는 실제 1.92명보다 28% 많은 2.45명이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은 2일 경제정책연구센터(CEPR)·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공동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김성은 세종대 교수, 미셸 테르틸 독일 만하임대 교수, 염민철 미국 버지니아커먼웰스대 교수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핵심은 부모들이 자녀의 성적이나 교육 수준을 다른 집과 비교할수록 사교육비를 더 쓰게 되고, 자녀 한 명에게 들어가는 교육비 부담이 커지면서 결국 낳는 자녀 수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부모가 자녀의 교육 성취를 다른 집 자녀와 비교해 평가하면서 경쟁적으로 교육 투자를 늘리는 현상을 ‘지위 경쟁’으로 정의했다. 다른 가구가 사교육비를 늘리면 자신의 자녀가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고, 이에 대응해 다른 부모들도 교육비를 늘리는 일종의 ‘군비 경쟁’이 벌어진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교육비가 개별 가구의 부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변 가구의 지출이 늘수록 자녀 한 명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육 투자 수준 자체가 높아지고, 결국 부모 입장에서는 적은 수의 자녀에게 더 많은 돈을 쓰는 선택을 하게 된다. 사교육 경쟁이 교육비 증가를 거쳐 출산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분석 결과 이런 지위 경쟁 효과가 없었다면 1970~1975년생 여성의 평균 자녀 수는 2.45명으로 추정됐다. 실제 평균인 1.92명보다 0.53명, 약 28% 많은 수준이다. ‘옆집 사교육비’가 다른 가구의 지출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상위 15% 가구의 사교육비가 10% 감소하면 하위 50% 가구의 소득 대비 사교육비 비중도 평균 6%에서 0.4~0.9% 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뿐 아니라 교육 경쟁에 대한 우려가 큰 나라일수록 출산율이 낮고 하락 속도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싱가포르, 칠레 등이 대표적이었다. 해법으로는 사교육 경쟁 자체를 낮추는 방안이 제시됐다. 단순히 개별 가구에 출산지원금을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부모까지 교육비를 늘리도록 만드는 경쟁의 연결고리를 약화해야 한다는 취지다.이날 발표자들은 “비교의 기준이 되기 쉬운 고소득층의 사교육 지출에 세금을 매겨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출산장려금으로 지급하는 것”을 방안으로 제안했다.
  • “과도한 사교육 경쟁 아니었으면 자녀 28% 더 낳았다”

    “과도한 사교육 경쟁 아니었으면 자녀 28% 더 낳았다”

    “옆집만큼 해 줘야”… 사교육비 더 써경쟁 없었으면 평균 자녀 수 2.45명“과지출 시 세금 매겨서 장려금으로” 남의 집 자녀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는 교육 경쟁이 사교육비를 끌어올리고 출산까지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지위 경쟁’이 없었다면 1970~1975년생 여성의 평균 자녀 수는 실제 1.92명보다 28% 많은 2.45명이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은 2일 경제정책연구센터(CEPR)·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공동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김성은 세종대 교수, 미셸 테르틸 독일 만하임대 교수, 염민철 미국 버지니아커먼웰스대 교수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핵심은 부모들이 자녀의 성적이나 교육 수준을 다른 집과 비교할수록 사교육비를 더 쓰게 되고, 자녀 한 명에게 들어가는 교육비 부담이 커지면서 결국 낳는 자녀 수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부모가 자녀의 교육 성취를 다른 집 자녀와 비교해 평가하면서 경쟁적으로 교육 투자를 늘리는 현상을 ‘지위 경쟁’으로 정의했다. 다른 가구가 사교육비를 늘리면 자신의 자녀가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고, 이에 대응해 다른 부모들도 교육비를 늘리는 일종의 ‘군비 경쟁’이 벌어진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교육비가 개별 가구의 부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변 가구의 지출이 늘수록 자녀 한 명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육 투자 수준 자체가 높아지고, 결국 부모 입장에서는 적은 수의 자녀에게 더 많은 돈을 쓰는 선택을 하게 된다. 사교육 경쟁이 교육비 증가를 거쳐 출산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분석 결과 이런 지위 경쟁 효과가 없었다면 1970~1975년생 여성의 평균 자녀 수는 2.45명으로 추정됐다. 실제 평균인 1.92명보다 0.53명, 약 28% 많은 수준이다. ‘옆집 사교육비’가 다른 가구의 지출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상위 15% 가구의 사교육비가 10% 감소하면 하위 50% 가구의 소득 대비 사교육비 비중도 평균 6%에서 0.4~0.9% 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뿐 아니라 교육 경쟁에 대한 우려가 큰 나라일수록 출산율이 낮고 하락 속도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싱가포르, 칠레 등이 대표적이었다. 해법으로는 사교육 경쟁 자체를 낮추는 방안이 제시됐다. 단순히 개별 가구에 출산지원금을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부모까지 교육비를 늘리도록 만드는 경쟁의 연결고리를 약화해야 한다는 취지다.이날 발표자들은 “비교의 기준이 되기 쉬운 고소득층의 사교육 지출에 세금을 매겨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출산장려금으로 지급하는 것”을 방안으로 제안했다.
  • 달걀 안 깨고 1㎏ 물병도 거뜬… 사람 손처럼 부드러운 로봇 손 나왔다

    주로 딱딱한 물건을 찍어내는 3D 프린터로 고무처럼 부드럽고 잘 늘어나는 제품까지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찾아냈다. 이 방법을 활용해 다양한 물건을 손쉽게 집을 수 있는 로봇 손도 개발됐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극한물성소재연구센터, 서울과학기술대 생산시스템 및 설계공학전공 공동 연구팀은 AI로 3D 프린팅이 가능하면서 고무처럼 크게 늘어나는 ‘소재 레시피’를 찾아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연구팀은 액체 소재에 빛을 비춰 원하는 모양으로 굳히는 ‘DLP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했다. 또 AI로 프린터에서 잘 출력되는 소재, 점도가 높아 출력하기 어려운 소재 등에 관해 학습을 시킨 뒤 최적의 소재 레시피를 찾도록 했다. 그 결과 AI는 최적의 소재 조합을 찾아냈고 이 소재는 실제 DLP 3D 프린터에서 안정적으로 출력됐고 원래 길이의 6배 이상 늘어나는 높은 신축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공기압을 이용해 사람의 근육처럼 부드러운 움직임을 만드는 장치인 ‘소프트 액추에이터’를 3D 프린팅해 작동시켰는데 공기를 넣자 풍선처럼 부풀면서 사람의 손가락처럼 자연스럽게 휘어지는 것이 관찰됐다. 또 여러 개의 액추에이터를 결합해 만든 소프트 로봇 손은 1㎏ 물병을 들어 올리고 달걀, 유리병, 달걀판, 컴퓨터 마우스, 종이 등 모양과 단단한 정도가 다른 물체들을 안정적으로 집어 드는 데 성공했다. 이승철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기술은 로봇, 웨어러블 기기, 맞춤형 의료기기까지 3D 프린팅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여기 위에 집을 짓지 마시오” 경고 무시했더니…20년 뒤 부자 동네서 잇따른 불행 [월드픽]

    “여기 위에 집을 짓지 마시오” 경고 무시했더니…20년 뒤 부자 동네서 잇따른 불행 [월드픽]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부촌에서 희소 소아암 발병 사례가 잇따른 가운데 해당 지역에 건물을 짓지 말라는 경고가 담긴 20여년 전 문서가 발견됐다. 캘리포니아 포스트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의 라데라 랜치에서는 2013~2024년 10여년간 최소 6건의 ‘유잉 육종’(Ewing sarcoma) 사례가 진단됐다. 유잉 육종은 주로 소아나 청소년의 뼈 또는 뼈를 둘러싼 근육 등 연부조직에 발생하는 희소암이다. 미국암학회에 따르면 유잉 육종은 미국 내에서도 연간 200~240명 정도만 진단받을 정도로 드문 암이다. 라데라 랜치는 오렌지 카운티 남부에 조성된 계획도시로 주민 소득 수준과 초·중·고교 학군이 우수한 지역으로 평가받는 신흥 부촌이다. 이 지역에서 유잉 육종을 진단받은 사례 6건 중 브로디 매티슨은 약 1년간의 투병 끝에 지난 3월 숨졌다. 매티슨의 암 사망 직후 그의 가족은 라데라 랜치에서 유잉 육종 진단을 받은 세 가족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에 이들 가족은 같은 지역에서 희소암 진단 사례가 여러 건 나온 것을 이상하게 여기게 됐다. 이들은 페이스북 그룹에 글을 올려 가족 중 암 진단자가 있는지 알려 달라고 요청했는데, 곧 제보가 수십건 쏟아졌다. 브로디의 어머니 메건 매티슨은 “이 도시 인구가 약 2만 5000명이고, 그중 페이스북 그룹에 몇천명이 들어왔을 뿐인데 62건의 응답을 받았다”면서 “어떤 사람은 자기가 사는 동네 한 곳에만 뇌종양 환자가 3명이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반려동물의 암 발생도 비정상적으로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들 제보가 독립적으로 증명되지 않았고, 암 발병 지역이라고 입증되지 않았지만, 주민 상당수가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확신하기엔 충분한 수준이라는 것이 주민들의 여론이다. 당초 주민들은 라데라 랜치의 학교 부지에서 농약이나 제초제를 과다하게 사용한 영향이 아닌지 의심했다. 그러던 중 또 다른 종류의 희소암 등의 진단 사례도 보고됐다. 활막육종 등 기타 희소암 진단 사례 6건이 추가된 것이다. 한편에서는 이 지역이 과거 유정 매립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포스트가 입수한 캘리포니아주 자연자원보전국 문서에 이 지역과 관련해 의미심장한 ‘경고’ 문구가 담겨 있었다. 2002년 2월 26일 이 지역에 있던 유정이 밀봉돼 매립될 당시 주 석유가스감독관의 결재를 받은 이 문서에는 엔지니어 플로이드 리슨이 “이 유정은 추가적인 검토 없이 그 위에 건설이 이뤄져선 안 된다”고 손글씨로 적은 메모가 있었다. 다만 왜 유정 매립지 위에 건설이 이뤄져선 안 되는지, 또 ‘추가적인 검토’가 실제로 이뤄졌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별도의 메모에는 그 문장을 화살표로 가리키며 “최종 서한에 넣을 것”이라고 덧붙여져 있었다. 당시 이 문서 결재자 중 한명인 석유가스감독관 대행 케네스 헨더슨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 타임스)와의 짧은 인터뷰에서 왜 그 문구가 문서에 적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유정 밀봉이 현행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놨다. 자연자원보전국은 LA 타임스에 해당 메모가 ‘사무적 오류’였을 수 있다고 밝혔지만, 왜 굳이 “최종 서한에 넣을 것”이라는 추가 메모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다만 폐유정이 라데라 랜치의 유잉 육종 사례를 유발했다는 연관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학계에서는 유잉 육종 발병의 유전적 메커니즘은 일부 밝혔지만, 역학적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러나 UC 어바인 환경보건격차연구센터의 캐런 링컨 소장은 해당 메모 내용을 그냥 넘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링컨 소장은 “해당 메모가 유정의 위험성을 경고했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저라면 그 가능성을 무시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엔지니어가 폐유정 위에 건축하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기했다면, 그 우려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주택이 그 위에 주변에 지어지기 전에 우려가 해소됐는지 묻는 것은 합리적인 문제 제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정의 상태나 밀봉 방식, 밀봉에 쓰인 재료, 또는 가스나 다른 물질이 유정을 통해 주변으로 이동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을 수 있다”면서 “결론을 내리기 전에 해당 유정에 관한 기록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폐유정이 적절히 밀봉되지 않았거나 시간이 지나 밀봉이 약화했을 경우 지하의 가스나 다른 물질이 지표로 이동하는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정 이력과 주변 생산 이력에 따라 잠재 오염물질에는 메탄, 탄화수소, 벤젠, 기타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 링컨 소장의 설명이다. 이 중 일부는 건강상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또는 그러한 영향이 의심되는 발암 물질이다. 잠재적 노출 경로에는 실외·실내 공기, 토양가스, 지하수 등이 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유출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곧 유잉 육종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지 여부는 별도로 확인돼야 할 문제다. 라데라 랜치는 과거 목장의 일부였던 땅에 1990년대 후반부터 주거구역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현재 주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단지는 1997년 8100채의 주택을 짓는 개발사업에 따라 조성됐다. 1999년 첫 주택이 분양됐고, 2000년대 초 공사가 진행되면서 옛 유정들이 폐공됐다. 캘리포니아주 지질에너지관리국(CalGEM)은 일반적으로 밀봉된 유정 위에 건물을 짓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당국이 유정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과 더불어 누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당국은 현행 기준에 맞춰 밀봉된 유정은 누출 가능성이 낮지만 100% 보장할 순 없다고 밝히고 있다. 캘리포니아 남부의 유잉 육종 사례를 조사한 UCLA 연구는 진단 사례가 이례적으로 집중된 지리적 구역을 확인했으며, 환경적 위험요인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진은 “인과관계는 추론할 수 없다”고 신중을 기했다.
  • 3D 프린터로 사람 손만큼 민감한 인공 근육 만들었다

    3D 프린터로 사람 손만큼 민감한 인공 근육 만들었다

    이전까지는 3D 프린터로 주로 딱딱한 물건을 찍어냈지만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고무처럼 부드럽고 잘 늘어나는 제품까지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극한물성소재연구센터, 서울과학기술대 생산시스템 및 설계공학전공 공동 연구팀은 AI로 3D 프린팅이 가능하면서 고무처럼 크게 늘어나는 소재 ‘레시피’를 찾아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기술로 복잡한 형태로 출력하면서도 원래 크기보다 6배 이상 늘어날 수 있게 해 로봇 손부터 몸에 착 붙는 웨어러블, 맞춤형 의료기기까지 3D 프린팅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최근 소프트 로봇과 웨어러블 기기,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 등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복잡한 모양을 가지면서도 부드럽고 잘 늘어나는 소재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구팀은 액체 소재에 빛을 비춰 원하는 모양으로 굳히는 3D 프린팅 기술인 DLP를 활용했다. DLP는 복잡한 구조를 빠르게 제작할 수는 있지만 소재를 잘 늘어나고 튼튼하게 만들수록 프린팅 소재의 점도가 높아져 출력이 어려워지고, 반대로 잘 출력되도록 묽게 하면 신축성과 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AI로 프린터에서 잘 출력되는 소재, 점도가 높아 출력하기 어려운 소재 등에 관해 학습을 시킨 뒤 최적의 소재 레시피를 찾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다양한 배합의 액체 소재를 작은 틀에 넣어 굳힌 뒤 얼마나 잘 늘어나는지, 단단한지, 빛을 받으면 얼마나 빨리 굳는지, 얼마나 잘 흐르는지 등을 측정해 소재의 배합과 각각의 성능을 연결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머신러닝으로 학습시켰다. 그 결과, AI는 최적의 소재조합을 찾아냈다. 이 소재는 실제 DLP 3D 프린터에서 안정적으로 출력됐고 쉽게 끊어지지 않고 원래 길이의 6배 이상 늘어나는 높은 신축성을 보이기도 했다. 또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공기압을 이용해 사람의 근육처럼 부드러운 움직임을 만드는 장치인 ‘소프트 액추에이터’를 3D 프린팅해 작동시켰는데 공기를 넣자 풍선처럼 부풀면서 사람의 손가락처럼 자연스럽게 휘어지는 것이 관찰됐다. 또 여러 개의 액추에이터를 결합해 만든 소프트 로봇 손은 1㎏ 물병을 들어 올리고 달걀, 유리병, 달걀판, 컴퓨터 마우스, 종이 등 모양과 단단한 정도가 다른 물체들을 안정적으로 집어드는 데 성공했다. 이승철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잘 늘어나는 소재 하나를 개발한 것을 넘어 AI를 활용해 원하는 성능의 소재를 보다 빠르게 찾아내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기존에는 연구자가 수많은 소재를 직접 배합하고 시험하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했다면 앞으로는 AI가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망한 소재 조합을 먼저 찾아내고 연구자가 이를 실험으로 검증하는 방식으로 시행착오와 소재 개발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아주대-일본 교토대, ‘첨단에너지과학연구센터’ 개소…차세대 배터리 공동 연구

    아주대-일본 교토대, ‘첨단에너지과학연구센터’ 개소…차세대 배터리 공동 연구

    경기 아주대는 G-램프(G-LAMP) 사업단이 지난달 19일 일본 교토대에서 ‘첨단에너지과학연구센터(CARES, Center for Advanced Research in Energy Science)’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국제 공동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주대와 교토대는 신설 센터를 거점으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이차전지(수계 아연전지·전고체전지·소듐이온전지 등)를 함께 개발한다. 아주대는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전극과 전해질 소재를 직접 설계·합성하고, 배터리 제작과 최종 성능 평가를 이끈다. 교토대는 배터리 내부의 전기화학 반응과 작동 원리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와 함께 두 대학은 연구진 및 대학원생 교류, 공동 세미나 개최, 대형 국제 연구과제 발굴도 추진할 계획이다. 안병민 아주대 G-램프 사업단장은 “교토대는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이라며 “실질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하고 연구자들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양교 대학원 복수학위제 도입 등 지속적인 연구 협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주대는 앞서 2025년 4월 미국 뉴욕주립대(SUNY-ESF)에 1호 글로벌 협력 연구센터(지속가능 물질 및 에너지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한편, 아주대는 2023년 교육부의 ‘램프(LAMP)’ 사업에 선정된 후 2028년 8월까지 총 24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물질·에너지과학 분야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 ‘비움과 쉼’…경기관광공사, ‘비움 여행지’ 6곳 추천

    ‘비움과 쉼’…경기관광공사, ‘비움 여행지’ 6곳 추천

    엊그제만 해도 유례없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는데, 벌써 선선한 바람과 함께 사색에 잠기기 좋은 9월이 다가오고 있다. 경기관광공사가 멀리 떠나지 않아도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 6곳을 추천했다. 몸과 마음에 잠시 쉼표가 필요한 날, 복잡한 일상을 비워내고 온전한 평온으로 채우기 좋은 곳이다. [수원 남수헌] 8월 정식 운영을 시작한 ‘남수헌(南水軒)’은 전통 한옥의 단아한 미학에 현대적인 편의를 더한 한옥 체험형 복합문화공간이다. ‘남수’와 ‘헌’을 결합해 이름 붙여졌으며, 수원화성 성곽길 인근에 자리해 한옥의 정취와 수원화성의 풍경을 함께 만날 수 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골목을 사이에 두고 안채, 사랑채, 별당채가 정갈하게 펼쳐져 마치 작은 한옥마을에 들어선 듯한 풍경을 선사한다. 중정을 품은 마당과 나무 한 그루, 처마 밑으로 스며드는 햇살이 어우러져 한옥 특유의 고요하고 단정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총 12개의 한옥 객실은 객실 유형에 따라 다실과 마당을 갖추고 있으며, 일부 객실에서는 프라이빗 온탕도 즐길 수 있다. 1층에는 갤러리카페 ‘오스수원’과 한옥 라이브러리가 마련돼 숙박객뿐 아니라 일반 방문객도 이용할 수 있다. 전시와 차, 책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수원화성 성곽길을 걷다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포천 국립수목원] 광릉숲 중심부에 자리한 포천 국립수목원은 550여 년의 세월 동안 자연 그대로 보전되어 온 생태계의 보고다. 1468년 조선 세조의 능림으로 지정된 이래 철저히 보호받아 온 온대 북부지역의 대표적인 천연림으로, 그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내부에는 산림박물관, 산림생물표본관,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등 전문 연구·전시 시설과 함께 다채로운 생태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하늘을 찌를 듯 곧게 솟은 ‘전나무 숲길’과 고요한 물결이 드리운 ‘육림호’ 산책로는 울창한 숲의 정취를 만끽하며 천천히 걸어보기에 좋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싱그러운 숲의 향기를 느끼며 일상의 번잡함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 [가평 잣향기푸른숲]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600m에 자리한 가평 잣향기푸른숲은 울창한 잣나무 숲길을 걸으며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산림치유 공간이다. 수령 80년 이상의 잣나무림이 국내 최대 규모로 분포하고 있어, 숲에 들어서는 순간 하늘 높이 곧게 뻗은 푸른 나무들이 웅장한 풍경을 연출한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싱그러운 숲의 향기를 느끼며 도심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완만한 경사의 무장애 나눔길을 비롯해 다양한 숲길이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숲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산책로 곳곳에는 평상과 벤치 등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걷다가 잠시 쉬어가며 바람 소리와 새소리 등 숲의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끼기 좋다. 또한 숲체험과 산림치유 프로그램, 목공체험 등 다양한 산림복지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화성 매향리평화기념관] 화성 매향리평화기념관은 반세기 넘게 미군 폭격훈련장으로 사용됐던 매향리의 역사를 기록하고 평화의 가치를 전하는 역사·문화 공간이다. 1950년대 쿠니사격장이 들어선 이후 주민들은 오랜 시간 폭격의 굉음과 불발탄의 위험 속에서 살아야 했으며, 주민들의 노력 끝에 2005년 사격장이 폐쇄됐다.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기념관은 붉은 벽돌과 자연광이 어우러진 차분한 공간으로,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에서 쿠니사격장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 평화를 되찾기 위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옛 쿠니사격장 존치건축물에도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다. [부천 자연생태공원] 지하철 7호선 까치울역 인근에 위치한 부천 자연생태공원은 도심 속에서 수목원과 식물원, 자연생태박물관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생태 휴식공간이다. 공원 내 부천무릉도원수목원에는 1,000종의 식물이 식재돼 있으며 암석원, 약용식물원, 명상원, 하늘호수 등 다양한 테마 공간이 이어진다. 약 2km 길이의 무장애 데크길 ‘누구나숲길’이 조성돼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숲을 거닐 수 있으며, 유리 온실로 조성된 부천식물원에서는 날씨와 계절에 관계없이 다양한 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해가 지면 공원은 빛과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진 야간 관광명소로 변신한다. 야간 관광 콘텐츠 ‘부천 루미나래 도화몽’은 약 1.5km의 수목원 산책로와 데크 숲길을 따라 12개 콘텐츠로 펼쳐진다. 조명과 영상이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낮에는 초록빛 수목원을 산책하고 밤에는 빛과 미디어아트로 물든 숲을 거닐며 서로 다른 매력의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의정부 직동근린공원] 의정부 도심에 있는 직동근린공원은 울창한 숲과 산책로가 어우러진 대표적인 도심 속 녹색 쉼터다. 도심과 바로 맞닿아 있으면서도 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수목과 산책로가 이어져 한층 여유로운 숲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공원은 칸타빌라정원, 청파원, 힐빙정원, 피크닉정원 등 4개 테마 공간으로 구성돼 계절마다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축구장을 비롯한 다목적 체육시설과 어린이 야외체험장, 야외공연장 등을 갖추고 있으며, 곳곳에 정자와 숲속 쉼터가 마련돼 있어 산책 중 잠시 머물며 휴식하기도 좋다. 공원 산책로는 북한산국립공원 사패산 일대의 안골계곡까지 이어진다. 울창한 나무 사이를 따라 걸으며 도심 가까이에서 호젓한 숲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 젤렌스키, 최장기 집권할까? 전시 선거 거부…“분열 쓰나미” [권윤희의 월드뷰]

    젤렌스키, 최장기 집권할까? 전시 선거 거부…“분열 쓰나미”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젤렌스키는 2019년 73.22%의 압도적 지지로 집권했지만 러시아 침공 직전 신뢰도가 37%까지 떨어졌고, 전쟁 발발 뒤 90%로 치솟은 뒤 최근 다시 50%대로 내려왔다.● 현재 우크라이나 국민 다수는 전쟁 중 대통령선거에는 반대하지만 전투 중단과 계엄 해제를 전제로 하면 61.7%가 선거 실시를 원하며, 가상 결선에서는 젤렌스키보다 잘루즈니·페도로우·부다노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년 3개월째 재임 중인 젤렌스키가 정권 부패 책임론과 대선 실시 요구에 휩싸이면서, 그가 언제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다음 대선에서도 ‘국민의 종’으로 선택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9년 4월, 드라마에서 대통령을 연기했던 코미디언 출신 정치 신인이 실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대선 결선에서 73.22%를 얻어 페트로 포로셴코 당시 대통령을 압도했다. 취임 직후 그를 신뢰한다는 응답도 80% 안팎에 달했다. 3년 뒤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경제와 개혁 성과, 부패 척결을 둘러싼 실망이 커지면서 2022년 2월 젤렌스키의 신뢰도는 37%까지 떨어졌다. 집권을 가능하게 했던 압도적 기대가 상당 부분 사라진 상태였다. 같은 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을 때 젤렌스키는 키이우를 떠나지 않고 항전을 지휘했고 신뢰도는 단숨에 90%까지 치솟았다. 정치적으로 추락하던 대통령에게 전쟁은 두 번째 집권과 다름없는 국민적 결집을 가져다줬다. 전쟁은 대통령선거도 멈췄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부터 계엄령을 유지하고 있다. 계엄 기간에는 대통령선거를 실시할 수 없다. 2019년 5월 20일 취임한 젤렌스키의 5년 임기는 2024년 5월 끝났지만 헌법 108조에 따라 후임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30일 현재 그의 재임기간은 7년 3개월을 넘었다. 독립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오래 대통령을 지낸 레오니드 쿠치마 재임기간과 불과 3년여 차이다. 젤렌스키의 신뢰도는 최근 다시 50%대로 내려왔다. 자신이 발탁했던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은 해임 뒤 젤렌스키 정권의 부패와 전쟁 수행력을 비판하며 대통령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을 향한 반부패 수사도 시작됐다. 전쟁 중 선거를 원하는 국민은 15% 규모지만, 전투가 중단되고 계엄령이 해제된다고 가정하면 61.7%가 선거 실시를 원했다. 그 선거를 가정한 가상 결선에서는 발레리 잘루즈니, 페도로우, 키릴로 부다노우가 모두 젤렌스키를 앞섰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한동안 뒤로 밀렸던 부패 문제와, 차기 권력을 둘러싼 갈등이 우크라이나 국내 정치의 뇌관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37%→90%→50%대…전쟁 전과 달라진 젤렌스키젤렌스키는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평범한 교사가 대통령이 되는 역할을 연기한 뒤 같은 이름의 정당을 이끌고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다. 기성 정치권의 부패와 특권을 청산하겠다는 공약을 앞세워 2019년 대선에서 압승했다. 정권 초반의 기대는 빠르게 식었다. 경제 상황과 개혁 성과, 부패 척결에 대한 정부 평가가 나빠지는 동안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집계한 젤렌스키 신뢰도는 2022년 2월 37%까지 내려갔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은 이런 흐름을 바꿨다. 젤렌스키가 수도 키이우에 남아 전쟁을 지휘하면서 신뢰도는 90%까지 뛰었다. KIIS는 전쟁 초기 전시 지도자를 중심으로 국민이 결집하는 이른바 ‘깃발 아래 결집’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신뢰도는 다시 낮아졌다. 2023년 말 77%, 2024년 2월 64%, 같은 해 5월 59%로 내려왔다. 올해 7월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실시된 KIIS 조사에서는 55%가 젤렌스키를 신뢰했고 40%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보다 이틀 늦게 실시된 레이팅 그룹(Rating Group) 조사에서는 젤렌스키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59%,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8%였다. 같은 조사에서 잘루즈니는 68%, 부다노우는 62%, 페도로우는 58%의 신뢰를 받았다. 젤렌스키를 여전히 신뢰한다는 응답이 과반이지만, 전쟁 직후 90%에 달했던 압도적인 국민 결집은 사라졌다. 국방장관 해임에 수천명 거리로…옛 최측근은 공개 도전가장 직접적으로 젤렌스키에게 맞서기 시작한 사람은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이다. 젤렌스키는 지난달 페도로우를 해임했다. 페도로우는 디지털전환부 장관을 거쳐 국방장관에 발탁된 젤렌스키 정부의 핵심 인사였다. 드론과 국방기술 도입을 주도하며 전쟁 중 인지도를 높였다. 해임 뒤에는 예상보다 큰 반발이 나왔다. 지난달 31일 군인과 참전군인, 시민 등 수천명이 키이우 도심을 행진하며 페도로우의 복직을 요구했다. 시위대에서는 “부패가 사람을 죽인다”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페도로우는 거리에서 얻은 힘을 대통령실로 돌렸다. 지난 23일 BBC 인터뷰에서는 대통령실 주변의 부패 의혹을 거론하며 젤렌스키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었는지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자신이 장관으로 일하는 동안 젤렌스키에게 불법적이거나 청렴 기준에 어긋나는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고도 밝혔다. 25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는 국가기관의 비효율과 전쟁 수행까지 문제 삼았다. 우크라이나가 변하지 않으면 러시아에 점차 밀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페도로우가 장관일 때는 정부의 전쟁 수행을 지지했다며 해임 뒤 발언이 달라졌다고 맞받았다. 페도로우는 여기서 더 나아가 대통령선거를 요구했다. 젤렌스키는 지난 23일 전쟁 중 선거가 우크라이나를 갈라놓는 “쓰나미”가 될 수 있다며 페도로우의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나 페도로우는 “선거가 실시되지 않으면 우리는 더 이상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라며 전쟁 중에도 선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2019년 집권시킨 ‘반부패’…수사는 대통령실 주변으로부패 문제는 젤렌스키 정치의 출발점과 맞닿아 있다. 그는 2019년 기성 정치권의 부패와 올리가르히의 영향력을 줄이겠다고 약속하며 집권했다. 하지만 지금 우크라이나 국가반부패국(NABU)과 반부패특별검사실(SAPO)의 수사는 대통령실 주변까지 올라왔다. NABU와 SAPO는 지난 19일 현직·전직 의원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등이 연루된 범죄조직 사건을 공개했다. 같은 날 이리나 무드라 당시 대통령실 부실장과 관련된 장소에서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젤렌스키는 무드라를 해임했다. 지난 5월에는 젤렌스키의 오랜 측근인 안드리 예르마크 전 대통령실장도 4억 6000만 흐리우냐가 넘는 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피의자 통보를 받았다. SAPO는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당 사건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젤렌스키도 부패 수사와 자신을 분리했다. 하지만 페도로우는 법적 책임과 별도로 대통령의 정치적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부패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강한 위치에서 끝내는 것을 막고 있다”며 국방 예산으로 장기간 사익을 챙겨온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2019년 젤렌스키를 대통령으로 만든 반부패 의제가 전쟁 5년차에는 대통령실 주변 수사와 옛 최측근의 공개 비판이라는 형태로 다시 그의 앞에 놓였다. 지금 선거는 15%만 찬성…전투 멈추고 계엄 풀리면 61.7%우크라이나 법은 계엄 기간 대통령·의회·지방선거를 금지한다. 젤렌스키의 임기가 2024년 5월 끝난 뒤에도 대통령직이 공석이 되지 않은 이유도 헌법에 있다. 헌법 108조는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현직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하도록 한다. 여론도 전쟁 중 투표소를 여는 데에는 부정적이다. KIIS 조사에서 전투가 계속되는 동안 선거를 실시하자는 응답은 15%였다. 휴전과 안전보장이 확보된 뒤 실시하자는 응답은 23%, 최종 평화협정 체결과 전쟁 종료 뒤 선거를 치르자는 응답은 57%였다. 반면 사회·마케팅연구센터(SOCIS)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는 전투가 중단되고 계엄령이 해제될 경우 61.7%가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계속 미뤄야 한다는 응답은 25.7%였다.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유권자 다수는 선거보다 전쟁 수행을 우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투가 멈추고 계엄령이 해제되면 지금까지 미뤄진 대통령 경쟁도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차에선 선두권…결선에선 잘루즈니·페도로우·부다노우에 열세선거가 열리면 젤렌스키가 다시 2019년의 압승을 재현할 수 있을까. SOCIS가 같은 조사에서 대통령선거를 가정해 물었더니 1차 투표 지지도는 젤렌스키가 22.3%, 잘루즈니가 21.4%였다. 페도로우는 13.1%였다. 결선 가상대결에서는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잘루즈니는 젤렌스키를 66.2% 대 33.8%, 페도로우는 63.8% 대 36.2%, 부다노우는 60.3% 대 39.7%로 앞섰다. 잘루즈니는 전면 침공 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으로 전쟁을 지휘하며 전국적 인물이 됐다. 페도로우는 젤렌스키 정부에서 디지털전환부 장관과 국방장관을 지낸 뒤 공개 비판자로 돌아섰다. 부다노우도 군사정보국장을 거쳐 현재 대통령실장을 맡고 있다. 세 사람 모두 러시아와의 전쟁 속에서 정치적 몸집을 키웠다. 실제 선거가 열릴 때까지 후보와 전황, 휴전조건이 달라질 수 있으나 젤렌스키가 다음 선거에서 맞닥뜨릴 정치 환경은 분명 2019년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젤렌스키 7년3개월째…쿠치마 최장기 기록까지 3년3개월독립 이후 우크라이나 최장기 집권 대통령은 레오니드 쿠치마다. 쿠치마는 1994년 7월 19일부터 2005년 1월 23일까지 10년 188일 재임했다. 젤렌스키는 2019년 5월 20일 취임해 30일 현재 7년 3개월째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가 2029년 11월 말까지 재임할 경우 쿠치마의 재임기간을 넘겨 최장기 집권 대통령이 된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잘루즈니와 페도로우 등 잠룡들의 대선 실시 요구와, 정권 부패에 대한 책임론도 커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서방과 러시아의 휴전 협상이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젤렌스키가 언제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다음 대선에서도 ‘국민의 종’으로 선택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AI, 내 글에서 ‘나’를 지웠구나

    AI, 내 글에서 ‘나’를 지웠구나

    사람이 쓴 1000개 글 AI로 재작성글쓴이 개성 나타내는 지표 반토막원본과 의미 같지만 무미 건조해져다양성 침식해 장기적 창의성 제한 2022년 11월 30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처음 대중에게 공개됐다. 그로부터 4년 가까이 지난 지금 읽기, 쓰기, 그리기 등 다양한 일을 대신하면서 AI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게 됐다. 그런데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컴퓨터과학과, 계산 언어과학 연구센터, 심리학과, 정보과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생성형 AI가 사람들의 글쓰기 형태를 유사하게 만든다고 2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행동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 25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레딧 스토리, 뉴스 기사, 학술 논문 초록, 에세이, 소셜미디어(SNS) 게시물, 정치 연설을 포함한 88만 개 이상의 텍스트를 수집해 챗GPT 출시 전후 글쓰기 복잡성 분산 추이를 분석했다. 또 챗GPT 출시 이전에 사람이 작성한 글 1000개를 무작위로 선정해 챗GPT-3.5, 라마 3 70B, 구글 제미나이 프로 모델에게 명확성 개선, 문법 수정 등 12가지 중립적 프롬프트를 제시한 뒤 다시 쓰도록 했다. 연구팀은 AI가 작성한 글과 원본을 비교해 저자를 파악할 수 있는 특성을 얼마나 변화시켰는지 분석했다. 또 어휘 특성 분석 기법으로 특정 어휘 사용과 개인적 특성 간 상관관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세밀히 조사했다. 그 결과, AI로 다시 작성된 글은 원본 텍스트와 의미상으로는 달라지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렇지만 글쓴이의 개인적 특성을 드러내는 지표인 ‘복잡성의 변동성’은 최대 50%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쉽게 말하면 AI가 쓴 글에서는 저자의 개성을 거의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의 글쓰기에서는 각자 성향에 따라 특정 단어를 많이 쓰는 패턴이 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나, 너, 우리 같은 대명사를 자주 쓰고 의리나 친밀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친구와 관련된 단어를 많이 사용하며 나이에 따라 과거, 현재, 미래를 뜻하는 단어를 쓰는 빈도와 방식이 달라지는 식이다. 그런데 AI가 글을 고치면 이런 특징적 단어 사용이 사라져 극히 평범하고 표준적인 글, 소위 건조하고 재미없는 글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신경증을 드러내는 부정적인 감정 단어나 도덕적 순수성과 연관된 종교적 단어, 성별에 따른 사회적 관계 단어의 사용 패턴은 AI가 그대로 놔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AI는 통계적으로 가장 확률이 높은 텍스트를 생성하도록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언어적 다양성을 침식하고 지배적 언어 패턴을 강화한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 또 이런 언어의 동질화 현상은 주류 집단의 목소리를 증폭시키는 반면 소외 계층의 언어적 특성을 소외시킬 우려가 크다. 연구를 이끈 모르테자 데그하니 USC 교수는 “언어와 사고의 상관관계를 생각한다면 LLM으로 인한 언어 사용의 획일화는 장기적으로 인류의 인지적 유연성과 창의성을 제한해 사고 범위 자체를 좁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트럼프, 한국 또 때렸다…“미국 안 돕고 ‘No Thanks’ 라더라” 주장 반복, 배경은? [핫이슈]

    트럼프, 한국 또 때렸다…“미국 안 돕고 ‘No Thanks’ 라더라” 주장 반복, 배경은?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의 이란 비핵화 노력에 동참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하며 ‘사양하겠다’(No Thanks)고 답했다는 주장을 재차 내놓았다. 로이터 통신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한 글을 올리며 “다소 관련 없는 얘기지만 최근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고 적었다. 이어 “한국 측으로부터 ‘사양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재차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취재진에게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화를 공개하며 이란 문제에 대한 한국의 지원 거부에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한국이 미국의 이란 비핵화 노력에 ‘사양하겠다’고 답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알기론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통화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공개한 한미 정상 간 마지막 통화는 미중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5월 17일이다. 정상 간 대화를 둘러싼 ‘진실게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친밀감도 거듭 과시했다. 그는 해당 게시글에서 “북한의 김정은과 나의 매우 좋은 관계를 고려할 때, 미국이 오래전 한국과 연합군사훈련에 참여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연합훈련은 비용이 많이 들고 그중 상당 부분을 미국이 부담한다”며 “(이러한 훈련은) 북한에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은 지난 16일 올린 글과 내용이 거의 같다. 유사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배경에는 한국의 방위비나 안보 현안을 한미 협상의 압박 카드로 사용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갈취하는 트럼프, 절대 믿지 마”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갑작스럽게 축소하고 북한에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등 북한과 밀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한미 동맹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 경제·정책 연구센터(CEPR)의 딘 베이커 소장은 현지 매체인 유라시아리뷰에 25일 공개한 기고문에서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뜯어내기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베이커 소장은 “미국과 한국이 오랫동안 계획해 온 합동 군사 훈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축소를 지시한 최근의 조치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은 이스라엘을 제외하고 누구도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행정부의 약속이나 조약 의무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 자신의 첫 임기 때 협상했던 무역 협정조차도 무시하며 자신의 약속을 지키려 하지 않는다”며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밀착하려는 행보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에 핵무기를 발사할 수단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상황의 아이러니는 더욱 심각해진다”며 미국의 대중 견제 정책을 언급했다. 베이커 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무력시위를 원할 경우 한국과 같은 동맹국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이란이 파괴한 바레인 기지가 미국의 이란 공습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처럼, 한국이 제공할 기지가 미·중 군사적 충돌 시 엄청난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과 전 세계가 명심해야 할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치하는 미국은 동맹국으로 믿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어느 나라든 미국을 동맹국으로 여기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관세 협상과 관련해서도 베이커 소장은 한국이 미국을 절대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 문제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은 완전히 무의미하다”며 “한국은 관세 인하의 대가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관세를 인상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대미 투자를 약속으로만 남겨두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 실질적인 대가를 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 “한국 갈취하는 트럼프, 절대 믿지 마…미국은 동맹국 아니다” 뼈 때리는 지적 [핫이슈]

    “한국 갈취하는 트럼프, 절대 믿지 마…미국은 동맹국 아니다” 뼈 때리는 지적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갑작스럽게 축소하고 북한에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등 북한과 밀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도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미국 경제·정책 연구센터(CEPR)의 딘 베이커 소장은 현지 매체인 유라시아리뷰에 25일 공개한 기고문에서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뜯어내기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베이커 소장은 “미국과 한국이 오랫동안 계획해 온 합동 군사 훈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축소를 지시한 최근의 조치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은 이스라엘을 제외하고 누구도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행정부의 약속이나 조약 의무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 자신의 첫 임기 때 협상했던 무역 협정조차도 무시하며 자신의 약속을 지키려 하지 않는다”며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밀착하려는 행보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에 핵무기를 발사할 수단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상황의 아이러니는 더욱 심각해진다”며 미국의 대중 견제 정책을 언급했다. 베이커 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무력시위를 원할 경우 한국과 같은 동맹국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이란이 파괴한 바레인 기지가 미국의 이란 공습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처럼, 한국이 제공할 기지가 미·중 군사적 충돌 시 엄청난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과 전 세계가 명심해야 할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치하는 미국은 동맹국으로 믿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어느 나라든 미국을 동맹국으로 여기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관세 협상과 관련해서도 베이커 소장은 한국이 미국을 절대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 문제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은 완전히 무의미하다”며 “한국은 관세 인하의 대가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관세를 인상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대미 투자를 약속으로만 남겨두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 실질적인 대가를 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친트럼프’ 폭스뉴스도 북미대화 비관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연내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 내에서 ‘친트럼프’ 언론으로 분류되는 폭스뉴스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폭스뉴스는 지난 23일 ‘김정은과 핵 포커 게임하는 트럼프-그러나 카드는 누가 쥐고 있나?’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핵무기와 운반 수단을 늘리고 러시아라는 새 후원자를 확보하면서 미국의 대북 협상 지렛대가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미 협상 지형은 2018~2019 북미 회담 당시와는 많이 달라졌다. 2018년 당시에는 유엔 대북 제재와 경제난, 식량 문제 등이 북한의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현재의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에 대량의 포탄·미사일·병력을 제공했고 그 대가로 경제 지원을 두둑이 받았다. 중국도 북한의 핵 문제를 공식 발언에서 덜 언급하고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 급급할 이유는 더 줄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폭스뉴스에 “8년 전에는 트럼프가 지렛대를 쥐고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며 유화 제스처를 보냈지만, 북한은 ‘충분하지 않다’고 일축한 뒤 단거리 탄도미사일 약 10발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와 관련해 폭스뉴스는 “이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만으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얻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북미 회담의 성과, 핵 폐기 아닌 관리일 듯전문가들은 북미 회담이 성사된다면 현실적 성과는 핵 폐기보다 핵 위험의 관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더불어 북미 협상이 재개될 경우 주한미군과 한미 연합방위 태세가 가장 민감한 쟁점이 될 수 있다. 한반도 안보가 한국의 의지와는 별개로 북한과 미국의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이란 의미다. 차 석좌는 “주한미군과 관련해 북한은 철수를, 한국은 주둔을 원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는 불분명하다”며 “한국은 미국과 북한이 직접 협상하는 과정에서 안보 이익이 희생되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기를 바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학생이 만든 미래차’ 영광서 달린다

    전남광주 영광군이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한국자동차연구원 e-모빌리티 연구센터에서 ‘2026 대학생 자작 자동차 경진대회’를 개최한다. 영광군과 한국자동차공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대회에는 전국 45개 대학에서 60개 팀, 2000여 명의 대학생이 참가한다. 이는 지난해 참가 규모(53개 팀, 1800여 명)를 넘어선 역대 최대 수준이다. 참가 차량은 국제 규격에 맞춘 포뮬러 경주차로 710cc 이하 엔진이나 80㎾ 이하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고 시속 150㎞까지 주행할 수 있다. 경기는 차량 성능검사를 시작으로 가속, 스키드 패드, 오토크로스·짐카나, 내구레이싱 등 다양한 종목으로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자율주행 기술을 겨루는 부문이 시범 운영돼 눈길을 끌고 있다. 자율주행 포뮬러 부문에 1개 팀, EV 자율주행 부문에 2개 팀이 참가해 인공지능(AI), 센서 기술, 자율주행 알고리즘 등 미래 차 핵심 기술을 실제 차량에 적용하며 실전에 가까운 검증에 나선다. 대회 기간에는 현대자동차와 한국지엠 등 주요 후원사들의 현장 기업 설명회, 전기차·스포츠카 전시, 드리프트 시연 등 학생과 기업을 잇는 교류의 장도 펼쳐진다.
  • “낮 외출 금지, 가쓰동도 사치”…12년 전 예측 ‘2050년 日 폭염’ 이미 현실로 [와쿠와쿠 도쿄]

    “낮 외출 금지, 가쓰동도 사치”…12년 전 예측 ‘2050년 日 폭염’ 이미 현실로 [와쿠와쿠 도쿄]

    12년 전 예측 이미 현실로더 가혹해진 2050년 일본 “오늘 군마현 이세사키시의 최고기온은 43도까지 치솟겠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외출을 삼가십시오.” 2050년 8월 어느 날, 일본의 일기예보입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문을 닫고 야외 운동은 금지됩니다. 농지와 건설 현장에서도 한낮에는 일을 할 수 없습니다. 도쿄에서는 열사병 환자가 급증해 구급차를 불러도 도착하기까지 1시간 넘게 걸립니다.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 일본 기업과 기후 전문가들이 최근 다시 그린 가상의 ‘2050년 일기예보’입니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24년 뒤 일본의 여름이 어떻게 달라질지를 실제 일기예보 형식으로 보여준겁니다. 일본이 2050년 날씨를 미리 예보한 건 처음이 아닙니다. 시계를 12년 전으로 돌려보겠습니다. 2014년 세계기상기구(WMO)는 기후변화가 계속됐을 때 2050년의 날씨가 어떻게 달라질지를 보여주기 위해 각국 방송사와 ‘2050년 일기예보’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일본에서는 NHK가 참여했습니다. 당시 예보 속 2050년의 도쿄는 최고기온 30도 이상인 ‘한여름날’이 50일 넘게 이어지는 도시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36년 뒤의 미래였죠. 그런데 그 미래는 2050년까지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2023년 도쿄에서는 한여름날이 이미 64일이나 이어졌습니다. 2050년을 상정했던 폭염이 27년이나 먼저 현실이 된 것입니다. 결국 일본은 12년 만에 2050년의 일기예보를 다시 써야 했습니다. 이번엔 도쿄대와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국제농림수산업연구센터 등이 제작에 협력하고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 집필진이 감수에 참여했습니다. 새로 그린 2050년의 여름은 한층 가혹합니다. 최고기온 40도 이상인 ‘혹서일’이 일본 곳곳에서 나타나 연인원 157개 관측지점이 40도를 넘습니다. 위협은 폭염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가상 예보에는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100m에 달하는 이른바 ‘슈퍼 태풍’이 일본에 상륙하는 상황도 등장합니다. 오사카만에는 최대 5m가 넘는 폭풍해일이 밀려듭니다. 일본인의 밥상도 달라집니다. 세계적인 고온과 가뭄으로 가축 사료와 식용유 원료가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치솟기 때문입니다. 폭염은 젖소와 돼지의 사육에도 영향을 줍니다. 새 일기예보는 이런 변화를 일본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가쓰동’(돈까스 덮밥) 한 그릇으로 보여줍니다. 돼지고기와 달걀, 튀김용 기름까지 여러 재료가 동시에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지금처럼 부담 없이 먹기 어려운 음식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12년 전 일본이 먼 미래라고 생각하며 그렸던 ‘2050년의 폭염’은 이미 현실이 됐습니다. 당시 예보가 틀린 게 아니라, 현실이 너무 빨리 예보를 따라잡은 셈입니다. 이번에 다시 그린 2050년의 여름은 어떨까요. 24년 뒤의 예보가 또 몇십 년 먼저 현실이 되는 일은 없을까요. 이번만큼은 ‘2050년 일기예보’가 끝내 틀린 예보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 中, 드론 그렇게 쏟아내더니…전쟁 나면 40% 모자란다 [밀리터리+]

    中, 드론 그렇게 쏟아내더니…전쟁 나면 40% 모자란다 [밀리터리+]

    우크라이나가 드론 자체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모터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에서는 여전히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세계 드론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그런데 정작 중국이 고강도 전쟁에 들어가면 자국군이 요구하는 드론을 모두 만들어내지 못할 수 있다는 중국 연구진의 분석이 나왔다. 산업시설을 전시 체제로 총동원하고 민간 공장까지 군수 생산에 투입해도 수요의 약 60%만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간) 자유유럽방송(RFE/RL)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중국산 완제품 드론 구매를 줄이는 대신 모터와 리튬 배터리, 광섬유 등 핵심 부품을 계속 대량 수입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자국의 드론 생산 규모가 연간 1000만 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우크라이나가 수입한 중국산 드론 부품 물량은 이미 지난해 전체의 약 76%에 달했다. 비타 홀로드 우크라이나 국립과학원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아직 필요한 규모와 속도, 가격 면에서 중국 공급업체를 대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조차 중국산 부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중국 내부 연구에서는 뜻밖의 약점이 드러났다. 지난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베이징공대 국방동원연구센터의 장지하이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갑작스러운 전쟁이 발생했을 때 중국 드론 산업이 군의 수요를 얼마나 충족할 수 있는지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4일 학술지 ‘시스템 시뮬레이션 저널’에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연구진은 드론 조립 공장뿐 아니라 하위 시스템과 부품 공급업체까지 연결한 다단계 공급망을 모델로 만들었다. 여기에 재고와 생산 능력, 기존 주문량, 예산, 민간 공장의 군수시설 전환 가능성까지 반영했다. 분석 결과 중국 산업계를 전시에 최대한 동원하더라도 군이 필요로 하는 드론의 약 60%만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필요한 드론 10대 가운데 4대 정도를 제때 채우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크라도 中 부품 못 끊는데…정작 중국도 생산 한계 세계 최대 수준의 제조업 기반을 갖춘 중국이 전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완성품 조립 능력보다 복잡하게 얽힌 공급망에 있다. 드론을 갑자기 더 많이 만들려면 기체뿐 아니라 센서와 전자장비, 동력계통 등 수많은 부품 생산을 동시에 늘려야 한다. 일부 핵심 부품에서 병목이 생기면 다른 공장에 여유가 있어도 완성품 생산은 늦어진다. 민간기업을 군수 생산에 투입한다고 문제가 바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연구진은 새로운 생산 라인을 짓고 실제 가동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산 능력을 확대해도 단기간에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이 평시 보유한 막대한 민간 드론 생산 능력을 전시에 그대로 군용으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군용 드론은 요구 성능과 부품, 통신·항법 장비 등이 민수용과 다르고 기존 민간 주문까지 동시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현대전의 경쟁이 단순히 무기 성능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 이를 얼마나 빠르고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산업 역량으로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드론 수백만대 쓰는 전쟁…이젠 ‘공장’도 전투력 이 같은 분석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대량 소모되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정찰용 소형 드론부터 1인칭시점(FPV) 공격 드론, 장거리 자폭 무인기까지 대량으로 투입되면서 기체와 부품이 빠르게 소모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자체 생산을 크게 늘리고도 중국산 부품을 계속 대량 수입하는 것도 전장의 막대한 수요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전에서는 성능 좋은 드론을 개발하는 것만큼 손실된 기체를 얼마나 빨리 보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막대한 비축량을 갖췄더라도 전쟁이 장기화하면 생산 라인과 부품 공급망이 함께 버텨야 한다. 다만 이번 연구가 실제 전쟁에서 중국의 드론이 반드시 40% 부족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은 아니다. 특정 전시 상황을 AI로 모의 분석한 결과인 만큼 전쟁 규모와 기간, 비축량, 드론 종류와 산업 동원 수준에 따라 실제 공급 능력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세계 드론 공급망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중국조차 고강도 전쟁에서는 생산 병목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은 의미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주듯 미래 전쟁에서는 ‘누가 더 좋은 드론을 갖느냐’뿐 아니라 ‘누가 더 오래,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느냐’도 승패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수도권은 밀고 지방은 당기고… 데이터센터 밀당[데이터센터의 명암]

    수도권은 밀고 지방은 당기고… 데이터센터 밀당[데이터센터의 명암]

    AI 확산으로 전국 곳곳에 건설 추진 중“사회적 합의 없이 증설만 매몰” 지적도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며 전국 곳곳에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반면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 증설에만 매몰돼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수도권에서는 주거환경을 위협하는 ‘기피시설’로 반발을 사고 있다. 지방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첨병으로 환영받지만 실효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이처럼 상반된 평가를 받는 데이터센터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자는 취지로 국내외 사례, 기술적 대안, 해법을 총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특혜 요구도 법 위에 서려는 것도 아닙니다. 안전하고 평온하게 살겠다는 겁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주민 김모씨는 지난 14일 오전 금천구청 앞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 집회에서 ‘데이터센터 결사반대’ 피켓을 들며 이같이 말했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이었지만 김씨는 오전 8시 20분부터 40여분간 구 및 구의회 관계자들의 출근길 앞에 섰다. 소형 스피커에서는 “우리 동네 우리가 지켜낸다”, “아이들을 위해 동네를 지켜라” 등의 노랫말이 반복해 흘러나왔다. 독산동 주민들은 지난 2월부터 평일 오전마다 금천구청 앞에 모여 지난해 10월 금천구청역 인근에 착공한 수전용량 4.98㎿ 규모 데이터센터 건립을 막아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날로 172일째 지속된 집회에는 많게는 50여명의 주민이 참여한다. 데이터센터 시행사와 주민 간에 송사도 생겼다. 독산동 데이터센터는 2900여 가구 아파트 단지와 어린이집, 학교, 구민체육센터 등 공공시설이 밀집한 곳에 건립 중이다.  AI인프라 유치 놓고 반응 ‘극과 극’금천 “주거지에 건설 안 돼” 반대동해는 최대 120조 투자·고용 기대지방으로 갈수록 통신비 부담 커져국내 데이터센터 60% 수도권 집중일자리 창출 효과 입증 사례는 부족주민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센터 전자파와 각종 전자 설비의 화재 위험성, 옥상 냉각설비서 뿜어져 나올 열기 등은 사전에 모두 예측하기도, 통제할 수도 없다고 주장한다. 시행사 측은 구의 중재로 지난 2월부터 한 달 이상 건설을 중단하고 건축물 안전 점검도 했지만 주민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인허가 기준 금천구 내 데이터센터는 5곳으로 현재 전국 자치구 중 가장 많다. 독산1동 데이터센터반대 비대위원회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주거지 인근이 아닌 산업단지나 바닷가 등 외곽에 짓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찾은 강원 동해시는 독산동과 정반대였다. 지난 6월 말 GS가 북평제2일반산업단지에 초대형 데이터센터(2.4GW급)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직후 거리 곳곳에는 축하 현수막이 내걸렸다. 최대 120조원이 투입되는 데이터센터는 빠르면 오는 10월 착공해 2029년까지 2단계에 걸쳐 지어진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4년간 투입 인원은 총 7만명, 데이터센터 가동에 따른 상주 직원은 2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천곡동에서 음식점을 하는 한창옥(69)씨는 “대기업이 들어오면 당연히 인구가 늘고 돈이 돌고 상권이 살아날 것 아니냐”며 “공사 기간에는 근로자들이 북적거려 장사에 숨통이 트이고, 공사 뒤에도 직원들이 상주하니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50여 객실을 갖춘 숙박업소 대표 엄재철(58)씨는 “공사 관련 업체와 장기 사용 계약을 맺기 위해 세탁과 청소 서비스, 음식점과의 제휴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양섭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동해시지회장은 “임대용으로 쓸 건물의 신축 부지를 물색하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여기는 원래 월세 물건이 부족한데 공사에 들어가면 임대 수요가 크게 늘어 물건을 더 찾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청년들의 기대도 크다. 취업준비생 최근혜(29)씨는 “많은 친구들이 타지로 나가는 이유가 대부분 취업 때문인데 좋은 일자리가 있으면 굳이 고향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나도) 당연히 도전해 볼 것”이라고 했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북평제2산단은 반경 1㎞ 안에 주택이 거의 없어 소음, 진동, 발열로 인한 피해가 비교적 적을 전망이다. 전억찬 강원경제인연합회장은 “민원이 없을 뿐만 아니라 바로 옆에 화력발전소가 있어 전력도 충분하다”며 “인구가 갈수록 줄어 도시 활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가 건립돼 사람을 불러들이고, 지역경제를 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데이터센터에 따른 고용 효과는 아직 실증된 사례가 많지 않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데이터센터를 유치한 지역에서 건설 기간에는 고용이 크게 늘지만, 이후 운영 인력을 보면 평균적으로 100~200개 정도의 일자리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곽준수 동해시의원도 “데이터센터가 실질적으로 지역에 어떠한 효과가 있을지 냉철하고 면밀하게 분석하고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AI 연구소·대학 연구센터, AI 스타트업·기업, 로봇·바이오·반도체·제조업, 지역 인재 양성 등 생태계가 조정되어야 실제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데이터센터 수요처인 기업과 클라우드·정보기술(IT) 서비스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통신 회선 요금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기피시설로 반발을 사면서도 정작 데이터센터는 수도권에 몰리는 역설이 반복된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으로 165곳의 데이터센터 중 60%(99곳)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산업통상부는 2029년 전체 데이터센터의 약 80%가 수도권에 몰릴 것으로 전망한다. 데이터센터의 명암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이제 막 시작 단계다. 이선미 참여연대 기획팀장은 “혁신 산업 인프라 등이란 인식과 이에 대한 기대감 등이 6·3 지방선거에도 반영됐다”면서도 “다만 국내의 경우 상대적으로 해외만큼 데이터센터가 이슈화되지 않아 부작용보다는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가 앞선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 “어민 민생 위한 곳”…중국, 남중국해 C자형 인공섬 군사기지화 반박 [핫이슈]

    “어민 민생 위한 곳”…중국, 남중국해 C자형 인공섬 군사기지화 반박 [핫이슈]

    중국이 남중국해 파라셀(중국명 시사) 군도의 안델로프 암초(중국명 링양자오)를 군사기지화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중국 관영 언론이 곧바로 반박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0일 일부 해외 언론이 링양자오에 진행 중인 중국의 건설 사업을 또 과장 보도했다며 이는 섬 주민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논란의 중심이 된 안델로프 암초는 파라셀 군도 서쪽에 있는 면적 15㎢ 규모의 산호초 지대로 최근 중국은 1단계 매립 공사를 완료하며 인공섬으로 탈바꿈했다. 이에 로이터 통신은 19일 안보 전문가와 군 관계자들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의 군사 기지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타임스는 먼저 명·청 시대부터 이곳에서 어민들이 조업했고 역대 중국 정부가 지속해서 관할권을 행사했다며 시사군도 전체에 대한 중국의 주권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군사기지화 의혹에 대해서도 현지 전문가의 말을 빌려 반박했다. 딩둬 남중국해연구소 국제·지역문제연구센터 소장은 “남중국해에서 조업하는 어부들은 강렬한 햇빛, 강풍, 폭우 등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몇 주씩 노출된 채 안전하게 쉴 곳이나 배를 수리할 곳조차 없는 곳에 노출되어 왔다”면서 “이번 건설 사업은 중국 어부들의 생활 수준 향상을 위한 것으로 사람 중심 개발 철학의 직접적인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쉬샤오둥 화양해양협력·해양거버넌스센터 부이사장도 “추가 건설을 통해 해상 수색·구조와 재난 예방·대응을 위한 인프라를 강화하고 남중국해의 항행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상업용 위성사진 업체 밴토르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중국이 안델로프 암초에서 대규모 인공섬을 조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곳은 원래 바다에 거의 잠겨 있던 산호초 구역이었으나 지금은 길이 6㎞에 달하는 거대한 C자 모양의 인공섬이 됐다. 이는 위성 사진으로도 쉽게 확인되는데, 섬 안쪽으로 군함 등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항만과 부두 시설이 형성됐다. 특히 부두 길이는 약 680m인데, 위성 사진에는 해안 경비함 한 척이 정박해 있는 모습도 담겼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최소 6개월간 준설선과 바지선이 작업을 마친 후 매립 지형의 윤곽이 드러났다며, 이번 완공으로 남중국해가 점점 더 군사 무대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동향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PLA트래커의 창립자 벤 루이스는 “남중국해 북부는 대만과의 분쟁에서 특히 중요한 지역으로 안델로프 암초는 이상적인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면서 “이곳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군에게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싱가포르 안보 전문가 콜린 고도 “안델로프 암초가 중국의 전략핵잠수함 방어를 위한 남중국해 내 요새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은 1974년 당시 남베트남군을 몰아낸 이후 파라셀 군도 전체를 실효 지배하고 있으나 베트남 역시 이 지역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베트남 정부는 중국의 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안델로프 암초에 대한 영유권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 “北 핵무기 57개”… 비핵화 흔드는 트럼프

    “北 핵무기 57개”… 비핵화 흔드는 트럼프

    북한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한미 연합훈련 축소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반응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 핵무기는 57개’라며 핵보유 인정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북한이 대화의 ‘허들’을 높이자 11월 중간선거 전 정치적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스몰딜’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김정은과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과 친서를 주고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고 반응했다. 특히 그는 이날 또 다른 행사에서 ‘목표가 여전히 비핵화인가’라는 질문에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김 부장이 훈련 축소에 미온적 반응을 내놓은 지 2시간여 만에 나왔다.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을 전격 조기 종료하면서까지 러브콜을 보냈지만 북한이 사실상 추가 제안을 요구하자 이번엔 비핵화 대신에 핵동결·군축을 전제로 제재를 푸는 스몰딜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김 부장은 훈련 축소에 관해 “우리는 그에 대해 평할 가치도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며 “훈련의 규모나 기일이 줄어든다고 해서 도발적, 공격적 성격의 군사 연습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기 취임일인 지난해 1월 20일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지칭했고, 이후에도 비슷한 표현을 썼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57개라는 수치까지 특정했다. 사실상 북핵 용인으로 대화 재개에 힘을 실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북한은 이날 오후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참은 “오후 5시쯤 북한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탄도미사일 십여 발을 포착했다”며 “포착된 미사일은 300여㎞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군은 600㎜ 초대형방사포(KN-25)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외교가에선 이 역시 ‘몸값 높이기’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한미 연합훈련 취소가 아닌 단축(21일까지) 조치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도 있다. 북한이 일단 미온적 반응을 보이긴 했으나 북미 간 ‘밀고 당기기’ 양상은 지난해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해제’까지 시사하며 북한에 러브콜을 보냈지만 당시 북한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반면 이번에 김 부장은 “우리 국가수반이 트럼프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좋은 추억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 밝힌 바 있다”며 “두 지도자들의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고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은 북핵에 관한 현실적 판단에 기반했다는 점에서 이재명 정부의 대북 기조와 맞닿는 부분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핵동결·축소·비핵화’라는 3단계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에 두되, 핵동결과 감축 등 상황을 관리하며 현실적으로 접근하자는 구상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필요에 따라 스몰딜을 타결하고 북한의 요구를 과도하게 수용할 경우 한미 간 안보 사안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핵화 목표가 요원해지는 것은 물론 북한의 요구에 따라서는 주한미군 감축이 검토되거나 한미가 합의한 핵추진잠수함 후속 협의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두진호 한국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김 부장이 ‘근원적 위협이 제거되지 않는 한 축소는 의미가 없다’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이는 뒤집어 얘기하면 근원적 위협을 제거해야 협상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한미 연합훈련 축소로 미 전략자산 전개는 축소된 것이고, 나아가 북중러가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던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도 거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현역 같은 100세 고령자 비결… 청춘처럼 깨어나는 면역세포

    현역 같은 100세 고령자 비결… 청춘처럼 깨어나는 면역세포

    나이 들면 면역세포도 노화100세부터 인체 면역계 재편‘CD4 CTL’이 지친 세포 깨워 이웃 나라 일본은 기대수명도 높고 100세 이상 초고령자의 숫자도 많은 대표적인 ‘장수 국가’다. 흔히 장수의 비결을 식단이나 체계적 의료 시스템에서 찾지만 과학적으로 명확한 근거를 가진다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오사카대 단백질 연구소, 이화학연구소(리켄) 통합 의과학 센터, 게이오대 의대 미생물·면역학과, 초(超)장수자 의학 연구센터, 이탈리아 휴먼 테크노폴 공동 연구팀은 110세 이상의 초장수자 혈액을 분석한 결과 인체 면역계가 재편되는 것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나이가 들수록 면역계가 약해진다는 오랜 전제를 다시 보게 하는 결과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셀 리포츠’ 8월 20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70세 이상 일본인 남녀 28명의 T세포 4만 3584개를 세포 단위로 분석했다. 실험에 참가한 이들은 70~90대 8명, 100~109세 10명, 110세 이상 초장수자 10명이었다. 분석 결과, 독특한 것이 관찰됐다. 전체 T세포 중 ‘CD4 세포독성 T림프구’ (CD4 CTL)가 100세 무렵부터 급증한다는 점이다. T세포는 면역을 지휘하는 CD4와 감염되거나 돌연변이 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CD8로 나뉜다. 그런데 CD4 CTL는 면역을 지휘하는 동시에 직접 처리에도 나서는 독특한 세포다. 전체 T세포 중 CD4 CTL 비율의 중앙값이 각각 4%, 9.6%, 17.6%로 연령에 따라 계단식으로 상승하는 것이 발견됐다. 초장수자는 T세포 다섯 개 중 하나꼴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경향은 0세부터 110세 이상까지 1512개 시료, 500만개 이상의 면역 세포를 담은 자료를 인공지능으로 재분석했을 때도 똑같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나이가 들수록 면역세포들도 노화해 ‘소진’ 상태가 될 것으로 여겨져 왔다. 세포가 힘이 빠진 소진 상태인지는 PD-1이라는 물질을 관찰하면 쉽게 알 수 있다. PD-1이 켜져 있으면 지친 세포라는 의미다. 면역항암제는 바로 이 표식을 건드려 지친 면역 세포를 다시 깨우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110세 이상 노인들의 CD4 CTL에서는 PD-1의 발현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도로 분화했지만 지치지 않은 ‘현역’ 상태였다는 것이다. 면역계는 젊을 때는 밖에서 침입하는 다양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응하도록 작동하지만 나이가 들면 T세포를 만드는 흉선이 줄어들면서 외부 침입자보다는 노화 세포나 암과 같은 이상 증식 세포, 잠복해 있다가 다시 활동하는 바이러스 같은 몸속에서 생겨나는 것들에 대응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실제로 초장수자들의 CD4 CTL 수용체 서열을 대규모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자 비소세포폐암, 유방암, 간세포암 환자에게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서열들이 확인됐다. 그런데 정작 이들 중 해당 암을 앓은 사람은 없었다. 겉으로 드러나기 전 단계의 이상 세포에 CD4 CTL이 대응해 온 흔적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추정이다. 연구를 이끈 하시모토 고스케 오사카대 교수는 “면역 노화는 낡아서 망가지는 과정이 아니다”라며 “초고령자에게서 나타나는 면역 변화는 그저 낡아가는 것이 아니라 면역계가 스스로를 재조직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젤렌스키에 칼 겨눈 우크라 ‘드론 영웅’…페도로우 “전시 대통령 선거하자” [핫이슈]

    젤렌스키에 칼 겨눈 우크라 ‘드론 영웅’…페도로우 “전시 대통령 선거하자” [핫이슈]

    우크라이나의 ‘드론 영웅’으로 불리는 미하일로 페도로우(35) 전 국방장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사실상 반기를 들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전시 대통령 선거 실시를 촉구했다. 그는 “장기화한 전쟁 속에서도 완전한 민주적 절차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민주주의는 러시아에 인질로 잡힐 수 없다. 우리가 싸우는 이유는 바로 자유로운 유럽 국가로 남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가 구조적인 통치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어떤 개혁은 진행되고 어떤 개혁은 저지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로 영원히 살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 페도로우 전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국가 비상사태에도 부패 척결에 어려움을 겪고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국가를 이끌고 있다고 암시했다. 다만 실제로 우크라이나에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헌법에 따라 2022년 2월 개전 이후 시행된 계엄령으로 선거를 할 수 없다. 선거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회에서 계엄령을 해제한 후 날짜를 정해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5월 20일 취임해 원래대로라면 2024년 5월 19일 임기가 끝났다. 그러나 계엄령이 이어지면서 여전히 젤렌스키는 대통령직을 수행 중인데,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불법이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젤렌스키 대통령을 “선거 없는 독재자”라고 부르며 대선 실시를 요구했으나 현재는 관계가 크게 개선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치 분석가인 아르템 브론주코프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전면전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해야 할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면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원래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 전환부 장관을 역임했다. 군사, 정치 경험이 거의 없으나 디지털 전환부 장관 당시 우크라이나군에 드론 기술을 앞장서 도입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월 그를 국방장관에 전격 기용하며 힘을 실어줬고 실제로 장거리 드론을 앞세워 전황의 흐름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페도로우 전 장관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우크라이나에서 ‘드론 영웅’으로 불렸으나 지난 7월 15일 전격 경질됐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만큼 정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개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으나 전쟁 중 호평받던 장수를 바꿨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문이 제기됐다. 당시 세간에 알려진 경질 이유는 올렉산드르 시르스키(60)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간의 전략 전술의 차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페도로우 전 장관의 경질은 국민적인 반감으로 이어져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그의 장관 복귀를 요구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회연구센터(Socis)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실시한 대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투표 참여 의향이 있는 유권자 중 22.3%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지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 우크라이나 대사가 21.4%, 페도로우 전 장관은 13.1%를 기록해 3위를 기록했다. 잘루즈니 대사는 전쟁 초기부터 총사령관을 지내며 대중의 지지를 얻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불화설 이후 2024년 2월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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