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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카이치 전격 승리에 日 증시상승·엔화급락

    다카이치 전격 승리에 日 증시상승·엔화급락

    보수 강경파이자 친부양책 지지자인 사나에 다카이치가 자민당 대표 경선에서 전격 승리하자 일본 증시는 상승으로 화답했고, 엔화 가치는 급락했다. 그는 지난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하는 등 양적완화와 재정부양책을 지지하는 ‘아베노믹스’의 오랜 지지자로 알려져있다. 6일 일본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닛케이 225 지수는 장 초반 약 4%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엔화 약세가 해외에서 일본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 국내 수출업체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데 베팅했다. 이달 말 차기 총리에 오르는 다카이치가 양적 완화와 다양한 감세 계획을 비롯한 이른바 ‘신아베노믹스’가 단기적으로 일본 경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다카이치 총재는 세계 4위의 일본 경제에 대한 뚜렷한 정책 비전으로 경쟁자들과 자신을 차별화했다”고 짚었다. 다만 이날 달러 대비 엔화 가격은 급락했다. 이날 오전 한때 엔·달러 환율은 약 2개월 만에 달러당 150엔대까지 올랐다. 유로 대비로도 한때 유로당 175엔대 후반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일본 채권 은 다카이치 일본 정부가 감세 재원 마련을 위해 더 많은 채권을 매각할 수 있다는 우려로 몇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재의 저금리 기조는 최근 일본 중앙은행이 낸 메시지와 충돌한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기준금리는 3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은행의 목표치인 2%를 초과한 인플레이션과 민간 지출의 부진에도 여전히 0.5%대에 머물러 있다. 일본은행이 이달 말로 예정된 다음 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추측이 커지고 있었지만 다카이치 총재의 당선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이제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노무라 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기우치 다카히데는 “일본 중앙은행은 아마도 다카이치 총재의 정책 결정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관망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일본은행이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자민당 경선에서 승리한 직후인 지난 4일 “정부와 일본은행이 한 발짝씩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은 온스당 3900달러를 넘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하며 올 한해 원자재 시장의 특징이었던 랠리를 이어갔다. 비트코인도 주말 동안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OPEC+가 올해 초보다 느린 속도로 하루 13만 7000배럴의 공급 중단에 나서기로 지난 5일 합의한 뒤 유가는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의 선물 지수도 상승했다.
  • [열린세상] 긴축의 관행과 시대의 부조응

    [열린세상] 긴축의 관행과 시대의 부조응

    사회과학자들은 신자유주의가 풍미했던 20세기 말~21세기 초를 긴축의 시대라 말한다. 세금과 정부 규모를 줄이고, 규제를 풀고, 질서를 잡자는 ‘줄푸세’는 한국뿐만 아니라 많은 선진국 정치인들의 기조였다. 세금을 줄여 기업들이 초과이윤을 획득하면 사회로 그 효과가 확산되는 낙수효과가 기대된다는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뒷받침됐다. 이러한 기조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전을 받았다. 진보 정치세력뿐만 아니라 트럼프를 위시한 보수 우파 정치인들도 재정을 투하하거나 ‘양적완화’ 등을 통해 시중에 돈이 돌게 하는 조치가 긴축보다 중요할 때가 있음을 받아들였다. 물론 적극적 재정정책, 보편적 복지, 사회적 합의의 방식에서 나라별로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 긴축은 신자유주의의 전성기와 상관없이 도전받은 적이 없는 사회의 운영원리였던 게 아닐까 싶다. 한국의 산업화 과정은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고용보험과 같은 사회보험 없이 수십년을 진행해 왔다. 노동 3권도 1987년 이전에는 꿈꾸기 어려웠다. ‘허리띠를 졸라메고’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권을 유예해 온 것이다. 국민의 건강, 노후, 일할 권리, 직장 민주주의는 ‘당연한’ 것이 아닌 ‘과분’하거나 ‘사치’처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그런데 허리띠를 졸라매고 헌신으로 나라를 세웠다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긴축 관행으로 풀 수 없는 일들이 누적되고 있다. ‘이쯤 했으면’ 족하다고 하는 일들의 한계가 무너지고 있다. 우선 의료 사태를 보자. 전공의들은 결국 입시 직전까지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정부는 필수의료에 대한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가를 억제하고, 핵심 필수의료를 제공하는 대학병원은 낮은 수가를 견디기 위해 임용하는 전임 교수 수를 제한하고 진료 시간을 줄이고 낮은 임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련의·전공의 시스템을 구축해 경영을 해 왔다. ‘낮은 건보료’, ‘낮은 수가’, ‘낮은 임금’의 긴축 관행으로 끌고 온 ‘3저 체제’는 더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전공의들의 사직, 의대생들의 휴학을 정부가 다 제한하고 막더라도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이상 쉽게 풀리기는 어렵다. 두 번째로 매일같이 회자되고 있는 국가대표 대기업인 삼성전자의 어려움도 긴축의 관행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엔비디아에 납품하려는 HBM 3E 반도체 수율 향상을 위해서는 패키징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꽤 오랜 기간 패키징을 아웃소싱했다. 전문기업이 있어서일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제조업체가 아웃소싱을 하는 이유는 원가절감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은 1980년대까지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최소화하면서 원가경쟁력을 형성하고,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에는 자동화 설비투자, 인력 및 모듈제품의 아웃소싱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형성해 왔는데 아웃소싱됐던 부차적 영역들이 갑자기 핵심으로 대두되더라도 이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제값’을 쳐 주는 대신 52시간제 폐기나 주말 근무 활성화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헌신으로 문제를 극복하자는 기성세대의 목소리에 공감하는 사람의 숫자는 희소해지고 있다. 중진국, 선진국으로 불리던 한국에서 태어나 자유민주주의 교육으로 개인이 됐고, 부모들을 통해 “너희들 때는 그런 일을 겪지 말아야 한다”고 교육받은 이들이 긴축의 문법에 수긍할 리 만무하다. 철모르는 ‘MZ세대’의 여러 특징을 비난하거나, 그저 ‘소통 부족’이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좀더 ‘진실의 순간’에 마주해야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역시 세계에서 적응을 가장 잘하는 한국인들이고 이들의 선택은 합리적이라고 봐야 한다. 긴축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살 이들에게 제대로 된 몫을 주면서도 성장할 수 있다는 혁신의 약속,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경제운영의 전환, 그리고 그것들이 개인의 성장서사로 약속될 수 있다는 신뢰를 어떻게 구축할지 고민할 시간이다.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 [씨줄날줄] 슈거 하이

    [씨줄날줄] 슈거 하이

    설탕이 몸에 좋지 않다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것은 본능이라는 말도 있듯 단맛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어렵다. 설탕을 먹었을 때 쓴맛은 느끼지 못하고 행복하고 황홀한 느낌이 드는 일시적 흥분 상태를 ‘슈거 하이’(sugar high)라고 한다. 문제는 이런 일시적 흥분 상태가 한두 시간밖에 지속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올라갔던 혈당이 떨어지면 저혈당 증세로 피곤하고 우울한 감정까지 온다고 한다. 경제에서도 슈거 하이라는 용어가 많이 쓰인다. 경제용어로는 백악관 경제자문관을 지낸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제프리 프랑켈 교수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경우엔 저금리와 유동성 공급, 감세 등으로 인해 경기가 근본적인 개선 없이 좋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길게 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 차례에 걸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저금리와 유동성 공급의 시대를, 짧게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시절 감세와 재정지출로 인한 경제 호황기를 사례로 들 수 있다. 트럼프의 감세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됐다. 트럼프가 집권한 첫해인 2017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2.4%였지만 2018년에는 2.9%를 기록했다. 2019년 4월 미국의 실업률은 감세 정책에 힘입어 반세기 만에 최저인 3.6%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슈거 하이 효과를 입증하듯 2019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2%로 떨어졌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3.5%로 추락하기도 했다.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를 슈거 하이에 비유하며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밴스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내부 자료를 보면 해리스는 이미 수평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밴스의 주장대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가 일시적 흥분 상태인 슈거 하이로 끝날지, 민주당 전당대회 대관식 이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 中 3중전회에 쏠리는 눈… 시진핑 ‘부동산 해법’ 내놓을까

    中 3중전회에 쏠리는 눈… 시진핑 ‘부동산 해법’ 내놓을까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오는 15~18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경기 부진과 부동산 위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수출 규제 증대 등 ‘3중고’를 겪는 중국이 어떤 개혁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세계의 시선은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부동산 시장 침체 문제를 해결하고자 베이징 지도부가 어느 수준으로 ‘돈풀기’에 나설 것인가에 쏠려 있다. 11일 신화통신 등을 종합하면 중국에서는 5년마다 열리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사이에 7차례 전체회의가 치러지는데, 3중전회는 이 가운데 3번째로 개최되는 회의다. 보통 1·2중전회에서 지도부를 선출하고 3·4·5중전회에서 구체적인 정치·경제 정책을 마련한다. 6·7중전회에서 차기 당대회를 준비한다. 역대 3중전회에서 중국 역사를 바꿀 획기적 조치들이 나왔다. 1978년에는 ‘개혁개방’이 공식화됐고, 1993년에는 사회주의 시장경제 노선이 나왔다. 2018년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관례대로면 이번 3중전회는 지난해 가을 열렸어야 했지만 이렇다 할 언급 없이 미뤄졌다. 당시 친강 외교부장과 리상푸 국방부장 등의 연쇄 낙마로 내부 분위기가 나빠져 합의된 경제 정책을 내놓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3중전회의 최대 관전 요소는 ‘중국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어느 정도 규모로 제시될 것인가’이다. 현재 베이징에서는 대로변에서도 폐업한 사무실이나 식당 공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등 코로나19 후유증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 최고가 대비 50~60% 수준의 아파트 급매물이 종종 나오고 일부 주민은 베이징 주택을 팔아 베트남 등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3중전회 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방정부의 미분양 주택 구입을 돕고자 얼마나 많은 돈을 찍어 낼지 세 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2008~2014년 양적완화에 나섰던 것처럼 24조 위안(약 4544조원) 규모의 ‘무제한 돈풀기’에 나서는 것이다. 두 번째는 유럽 중앙은행이 2009~2012년 양적완화와 비슷한 13조 위안 규모의 대규모 자금을 동원할 가능성이다. 이 두 가지는 정부 부채 급증과 위안화 가치 하락, 인플레이션 확대 등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세 번째는 중국이 2015~2018년 시행한 ‘도심 판자촌 재개발’ 수준의 프로젝트를 재개하는 것이다. 3조 6000억 위안이 필요하다. 블룸버그는 현 공산당 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이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짚었다.
  • 유럽 기준금리 0.25%P 인하…캐나다 이어 ‘피벗’ 동참

    유럽 기준금리 0.25%P 인하…캐나다 이어 ‘피벗’ 동참

    최근 몇 년간 고물가에 대처하기 위해 강도 높은 금리 인상 정책을 유지했던 주요 국가들이 통화정책을 ‘완화’로 전환하기 시작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했다. 바뀐 금리는 오는 12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CB는 6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4.25%로 결정했다. 수신금리와 한계 대출금리는 각각 연 3.75%, 연 4.50%로 내렸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를 0.5% 포인트씩 올리는 ‘빅스텝’을 밟으며 금리 인상을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23개월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올해 들어 스위스·스웨덴·캐나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먼저 인하를 시작했고, 주요 경제권인 유로존까지 동참한 것이다. ECB는 이날 이번 인하로 한국(3.50%)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금리 격차는 0.75% 포인트로 줄어들었다. 미국(5.25∼5.50%)과의 격차는 1.00∼1.25% 포인트로 더 늘어났다. ECB는 통화정책 자료에서 “9개월간 금리 동결 이후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지난해 9월 회의 이후 물가상승률이 2.5% 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인플레이션 전망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ECB는 유럽 재정위기 등을 이유로 2022년까지 6년 넘게 제로 금리를 유지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양적완화가 이루어지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환경까지 악화하자 물가는 급등했다. 이를 조절하기 위해 ECB는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0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기준금리 4.50%는 1999년 유로존 출범 이래 최고치다. 한편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보다 먼저 통화정책 전환에 나서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지난 5일 캐나다 중앙은행은 10개월 넘게 유지하던 기준금리 5.0%를 4.75%로 인하했다. 앞서 스위스중앙은행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인하했고, 이어 스웨덴 중앙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4.0%에서 3.75%로 낮춘 바 있다. 영국도 인플레이션 압박이 낮아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릴 가능성 커지고 있다.
  • 유럽중앙은행, 기준금리 0.25%p↓…2년만에 방향 전환

    유럽중앙은행, 기준금리 0.25%p↓…2년만에 방향 전환

    유럽중앙은행(ECB)이 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으며 금리인상을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1년 11개월 만의 방향 전환이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4.25%,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연 3.75%, 연 4.50%로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기준금리 3.50%)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금리 격차는 0.75%포인트로 줄었다. 미국(기준금리 5.25~5.50%)과는 1.00~1.25%포인트로 확대됐다. 바뀐 금리는 오는 12일부터 적용된다. ECB는 통화정책 자료에서 “9개월간 금리 동결 이후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지난해 9월 회의 이후 물가상승률이 2.5%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인플레이션 전망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ECB는 그러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3월 2.3%에서 2.5%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2.6%에서 2.8%로 각각 올려잡았다. ECB는 “최근 몇 분기 동안 진전에도 임금 인상률이 높아져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며 “물가상승률이 내년까지 목표치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추가 금리인하와 관련해서는 “특정 금리 경로를 미리 정하지 않는다”며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기간에 정책 금리를 충분히 제한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인하는 제로(0) 금리 정책을 시작한 2016년 3월 이후 8년 3개월만, 수신금리를 기준으로는 연 -0.5%까지 내린 2019년 9월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ECB는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6년 넘게 제로 금리를 유지했다. 그러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양적완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환경 영향으로 물가가 급등하자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0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작년 9월 이후 기준금리 4.50%는 1999년 유로존 출범 이래 최고치였다. 유로존의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연말 10%를 넘겼다가 지난해 10월부터 2%대에 머물면서 목표치인 2.0%에 근접했다. ECB는 여기에 각국 경기침체 우려도 가시지 않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먼저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앞서 스위스·스웨덴·캐나다 중앙은행이 올해 들어 금리를 인하했으나 주요 경제권인 유로존의 인하 결정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ECB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0.6%에서 0.9%로, 내년 전망은 1.5%에서 1.4%로 수정했다.
  • ‘아베노믹스’ 대리 집행한 일본은행… 日 장기 경제불황 불렀다

    ‘아베노믹스’ 대리 집행한 일본은행… 日 장기 경제불황 불렀다

    지난해 12월 기준 가계빚이 1886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가채무는 1109조원으로, 적자가 65조원에 이른다. 최근 발생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파장 역시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4월 연쇄 부도’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흉흉한 소문도 나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웃 나라의 과거를 돌아볼 때다. 승승장구하던 일본 경제는 주식과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1990년대부터 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들었다. 2012년 총리가 된 아베 신조는 일본 경제를 재건하겠다며 이른바 ‘아베노믹스’ 정책을 야심 차게 추진한다.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대규모 양적완화와 재정지출을 감행했다. ‘바주카포’나 ‘헬리콥터 머니’ 같은 표현이 나올 정도로 많은 돈이 시중에 뿌려졌다. 이때 행동대장으로 나선 게 바로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었다. 여러 명의 총리와 재무장관, 일본은행 총재부터 실무자에 이르는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하고 비공개 내부 자료와 개인 일기까지 망라해 일본은행의 25년을 재구성했다. 1998년 4월 신일본은행법 시행부터 시작한다. 법 개정으로 일본은행은 숙원이었던 금융정책 전결권을 얻었다. 이후 제로금리부터 양적완화, 2008년 리먼 쇼크, 엄청난 규모의 통화량 확대를 의미하는 ‘이차원 완화’, 코로나19 쇼크, 아베 총리 퇴진과 스가 요시히데 내각 발족까지 촘촘히 펼쳐 낸다. 일본은 지난해 6월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224%로 세계 1위다. 국가부채가 앞으로 두고두고 일본 경제를 옥죄는 족쇄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저자는 이를 두고 일본은행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일본은행이 아베노믹스의 대리 집행기관을 맡았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위기의 순간 중앙은행이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했는지, 정책적 과오는 무엇이고 그 결과는 어땠는지를 주목해 읽으면 좋을 듯하다.
  • “위기를 기회로”… 글로벌 현장경영 ‘잰걸음’

    “위기를 기회로”… 글로벌 현장경영 ‘잰걸음’

    SK그룹은 지정학 위기 심화 등 대격변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기민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태원 SK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正音)을 낼 수 있다”며 “모두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우리의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CEO 세미나에서 최 회장은 ▲미국·중국 간 주도권 경쟁 심화 등 지정학적 이슈 ▲AI 등 신기술 생성 가속화 ▲양적완화 기조 변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증대 등을 한국 경제와 기업이 직면한 주요 환경변화로 꼽았다. 특히 최 회장은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Sudden Death·돌연사)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에 SK그룹 CEO들은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그룹 통합조직 같은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해 경쟁력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로 뜻을 모아 ‘따로 또 함께’ 뛰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최 회장은 미국과 유럽, 일본을 넘나들며 글로벌 경영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최 회장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CES를 방문해 “좋든 싫든 우리가 이제 AI 시대에 살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모든 영역에 AI 애플리케이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최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지인 새너제이(San Jose) 소재 SK하이닉스 미주법인과 가우스랩스, 루나에너지 등 계열사와 투자사 3곳을 잇달아 찾아 현장경영을 펼쳤다. 미국 현장 경영 일정을 마무리한 최 회장은 바로 유럽으로 이동해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도이치텔레콤과 ASML을 방문해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SK그룹은 AI 시대를 맞아 준비해 온 기술과 서비스를 더 정교하게 고도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을 중심으로 AI데이터센터, AI반도체, 멀티LLM(거대언어모델)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통신망과 AI를 접목하거나, 모빌리티·헬스케어·미디어 사업에도 AI를 빠르게 접목하고 있다. SKT는 그간 추진해 온 AI 컴퍼니로의 변화와 혁신의 결실을 가시화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한다. 이를 위해 올해 초부터 SKT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AI피라미드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 확대에 나섰다. AI피라미드 전략은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과 관계를 밀접하게 만드는 ‘자강’(自强)과 AI 얼라이언스 중심의 ‘협력’(協力) 모델을 피라미드 형태로 단계별로 묶어낸 전략이다. 또한 SK그룹은 AI 반도체로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SK그룹 핵심인 반도체 사업은 글로벌 수요 감소 등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경쟁사들보다 먼저 준비한 고대역폭메모리가 생성형 인공지능 인기에 힘입어 수요가 늘어 올해 흑자 전화 가능성을 높였다.
  • 엔화 8년 만에 800원대 터치… 잃어버린 30년 극복하는 日경제

    엔화 8년 만에 800원대 터치… 잃어버린 30년 극복하는 日경제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30년’을 극복하며 활력을 되찾는 모습이다. 주요 증시는 올 상반기 30%가 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올 1분기엔 예상을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엔화 가격은 약 8년 만에 장중 100엔당 800원대를 터치하며 엔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19일 일본 대표 증시인 닛케이225지수는 3만 3768.69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0.19%(62.61) 상승하며 장을 시작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 16일 3만 3706.08로 마감되며 33년 만에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올해 들어 연초 대비 30% 이상 급등하는 등 주요국 증시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10주 연속 일본 주식을 4조 5000억엔(약 40조 7042억원)어치 순매수한 영향이다. 일본의 경제지표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디플레이션 원인으로 지목됐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4월 200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 목표치(2%)를 넘어섰으며, 올해도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일본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0.7%, 연율 2.7%로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보다 각각 0.4% 포인트, 1.1% 포인트 상향됐다.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민간소비(0.5%)와 설비투자(1.4%)가 전망치 대비 확대된 것이 GDP를 밀어올렸다.이는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는 상황에서도 일본 정부의 완화 정책 유지로 엔화 가치가 하락했고 이에 힘입어 기업 실적이 개선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오전 8시 23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7.49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일본 정부의 대규모 양적완화로 엔화 가치가 급락했던 2015년 6월 25일(897.91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중 갈등의 결과 미국이 일본과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투자 열기가 일본으로 몰리는 것도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났다는 신호인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 내 투자를 결정하는 등 산업에서의 변화가 감지되지만 제조업의 순익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줄어드는 데다 생산 시설이 해외로 대거 이전해 있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시 상승 흐름의 경우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 전환이 아니라 일시적 반등이란 시각도 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엔화 약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으나 이익 실현 매도 매물이 나오면서 전 거래일 대비 1.0% 떨어진 3만 3370.42로 장을 마감했다. 그럼에도 일본 당국이 당분간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 갈 방침을 보이면서 엔화 가치 하락 현상은 이어질 수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기자회견에서 “내외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물가 상승이 계속되고 있지만 일본은행이 바라고 있는 강한 내수에 따른 물가와 임금 상승의 완만한 선순환이 이뤄지기는 멀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일본은행 총재 우에다 발탁…금융완화 출구전략 나서나 [뉴스 분석]

    일본은행 총재 우에다 발탁…금융완화 출구전략 나서나 [뉴스 분석]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신임 총재로 경제학자 출신인 우에다 가즈오(71)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이 깜짝 발탁됐다.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이 핵심인 ‘아베노믹스’가 10년 만에 수술대에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우에다 전 심의위원을 일본은행 총재로 임명하는 내용의 인사안을 14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의 인사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구로다 하루히코 현 총재를 이어 오는 4월 9일 취임한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 발탁에 일본 안팎의 평은 긍정적이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10일 트위터를 통해 “우에다는 일본의 벤 버냉키”라고 평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을 맡았던 버냉키는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한 바 있고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우에다 체제에서 현재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기조가 급격히 수정되기보다는 완만하게 탈출구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는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의 일본은행 정책은 적절하며 금융완화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다만 그가 지난해 “많은 사람의 예상을 넘어 오랫동안 이어진 이례적인 금융완화의 틀을 앞으로 어느 시점에는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는 점에서 금융완화 정책만 고집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우에다는 유연한 정책 판단을 할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으로 금융정책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망했다. 기시다 총리도 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우에다 전 심의위원을 발탁한 점에서 점진적 정책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아마미야 마사요시 부총재는 대규모 금융완화 설계에 관여해 왔다는 이유로 총재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마미야 부총재가 구로다 총재의 후임이 되면 일본 금융완화 정책의 수정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에 기시다 총리가 아마미야 카드를 접었다는 후문이다.
  • “우에다는 일본의 벤 버냉키”…새 일본은행 총재, 경제 구세주 될까

    “우에다는 일본의 벤 버냉키”…새 일본은행 총재, 경제 구세주 될까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신임 총재로 경제학자 출신인 우에다 가즈오(71)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이 ‘깜짝’ 발탁됐다.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이 핵심인 ‘아베노믹스’가 10년 만에 수술대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우에다 전 심의위원을 일본은행 총재로 임명하는 내용의 인사안을 14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의 인사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현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를 이어 오는 4월 9일 취임한다. 전후 처음으로 경제학자 출신이 일본은행 총재를 맡게 되는 상황에서 금융 시장은 돈을 풀어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과 소득을 늘리는 아베노믹스가 출구 전략을 찾을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아마미야 마사요시 부총재가 대규모 금융완화 설계에 관여해왔다는 이유로 총재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마미야 부총재가 구로다 총재의 후임이 되면 일본 금융완화 정책의 수정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에 기시다 총리가 아마미야 카드를 접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우에다 체제에서도 현재의 정책 기조가 급격히 수정되는 건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그는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의 일본은행 정책은 적절하며 금융완화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다만 그가 지난해 “많은 사람의 예상을 넘어 오랫동안 이어진 이례적인 금융완화의 틀을 앞으로 어느 시점에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라고 했다는 점에서 완만한 출구 전략이 예상된다. 아사히신문은 “우에다는 유연한 정책 판단을 할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으로 금융정책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라고 전망했다. 일본 안팎 반응은 우에다 전 심의위원 내정에 긍정적이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10일 트위터에 “우에다는 일본의 벤 버냉키”라고 평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맡았던 버냉키는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한 바 있고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 [특파원 칼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두 번째 시험대’/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두 번째 시험대’/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사전에서 ‘일시적’(transitory)이란 단어는 사라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해 무섭게 치솟던 물가를 ‘일시적’ 현상이라고 잘못 판단했다가 뒤늦게 인정한 것을 두고 만든 얘기다. 팬데믹이던 2020년 5월 전년 같은 달 대비 0.1%였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7%로 뛰었다. 이후 올해 6월 9.1%로 정점을 찍었으니 파월 의장이 지난해 말에라도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버릴 때”라고 인정하며 판단을 바꾼 건 다행이다. 그럼에도 파월 의장의 판단 전환은 너무 늦었다. 물론 스텝이 꼬인 데는 코로나19가 잦아들며 동반된 수요 폭발, 공급망 혼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컸다. 당시 연준뿐 아니라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유럽중앙은행(ECB) 등도 팬데믹발 보복소비와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고 판단했다. 파월 의장의 정무적 판단이 반영됐다는 의심도 수그러들지 않는다. 공화당은 무제한 양적완화에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지원금, 인프라 재원 등이 물가상승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 늑장 대응은 결과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각종 대규모 예산정책을 우회 지원한 셈이 됐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11월 말 파월 의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사실 파월 의장의 판단 속사정은 정확히 알 수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다. 문제는 ‘일시적 인플레이션’이라는 파월 의장의 중대한 오판이 시장의 신뢰 저하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특히 파월 의장은 올해 하반기에 줄곧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달성할 때까지 조기 후퇴는 없다며 초긴축 기조를 강조했지만 지난 6개월간 뉴욕 증시는 되레 올랐다. 심지어 파월 의장이 지난주 “현재 연준의 ‘분기별 경제 전망’(SEP)에 2023년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며 시장의 희망을 무너뜨린 날 기준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미 국채금리는 소폭 내리면서 이를 믿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파월 의장은 이제 다시 한번 중대한 판단의 기로에 서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내년 미국의 경기침체를 전망하지만 그는 “여전히 연착륙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반박한다. 연준이 최근 내년 자국 경제성장률을 0.5%로 크게 낮춰 잡은 뒤에 파월 의장은 “0.5%라도 플러스 성장”이라며 연착륙 가능성을 고수했다. 파월 의장이 ‘일시적’ 인플레이션 때처럼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오판을 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미국 경제의 경착륙이 현실화되면 세계경제는 살인적 인플레이션에 이어 곧바로 경기침체를 맞게 된다. 연준은 1970년대 ‘스톱 앤드 고’(stop and go) 정책 실패로 인한 트라우마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물가인상과 경기침체 가능성을 놓고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바꾼 결과 물가상승률이 13%를 넘어서며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이 왔다. 그리고 이를 잠재운 구원투수는 초긴축 정책을 구사한 폴 볼커 전 의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는 볼커 전 의장은 물가상승률을 10% 포인트나 낮춰야 했지만, 파월 의장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을 5.4%에서 3.4% 포인트만 낮추면 목표치인 2%에 도달한다고 했다. 그때와 같은 강도와 길이의 긴축이 필요한 건 아니라는 의미다. 파월 의장의 ‘판단’이 이번엔 늦지 않기를 바란다.
  • [시론] 불황에서 빨리 벗어나는 방법/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시론] 불황에서 빨리 벗어나는 방법/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낮췄다. 경기침체에 접어들고 있어서다. 다른 나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각국 기업들에서 재고가 쌓이고,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고 있다. 이번 경기침체는 불가피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코로나19 사태로 초저금리와 양적완화에 의해 천문학적으로 풀린 돈 때문에 잘못된 투자가 정리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 통화량과 신용이 증가하고 기업가들은 마치 투자 자원이 증가한 것처럼 생각해 투자를 늘린다. 이에 경제가 붐을 이룬다. 고용이 증가하고 임금도 상승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기업가들은 투자 자원의 증가가 환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중앙은행의 통화량 증가로 만들어진 그 자금이 생산에 참여해 얻은 소득에 의해 뒷받침된 것이 아니어서 실제로는 투자에 필요한 자원은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화량 증가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돈파티’가 끝남에 따라 붐은 종식되고 불황이 온다. 이런 까닭에 향후 경기침체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될 수 있는 한 빨리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 방법은 시장의 힘에 의해 잘못된 투자들이 빨리 청산되고 생산적인 투자로 전환되게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경기침체를 확장적인 재정지출과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병의 원인으로 병을 치료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상황을 개선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킨다. 역사적으로 좋은 비교 사례가 있다. 미국에서 발생했던 1930년대 대공황과 1920~1921년 경기침체다. 둘 다 모두 통화팽창에 따른 붐 이후에 발생한 불황이었다. 1929년 주가가 폭락하면서 시작됐던 1930년대 대공황은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까지 14년이나 걸렸다. 반면 1920년 실업률은 15.3%로 1930년 8.8%에 비해 훨씬 심각했음에도 불구하고 1년여 만에 경기가 빠르게 회복됐다. 그 이유는 당시 하딩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고 경기회복을 시장에 맡긴 결과였다. 반면에 1930년대 대공황 때는 정부가 뉴딜 정책 등을 펼치며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잘못된 투자가 교정되지 않아 불황이 길어졌고, 트루먼 정부가 들어서서 정부의 개입 정책들을 걷어내자 회복됐다. 우리에게도 유사한 경험이 있다. 1970년대 과다한 통화 발행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1980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5%인 경기침체를 겪었다. 당시 전두환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강력히 추진함과 동시에 다양한 규제완화 조치를 통해 정부 주도의 경제체제를 민간 주도의 형태로 전환시켰다. 그 결과 낮은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면서 1983년부터 연평균 10%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한국 경제의 전성기를 이뤘다. 지금 우리 경제의 회복력이 매우 떨어진 상태다. 지난 정부가 징벌적 세금과 친노조ㆍ반기업 정책을 펼치며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개입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이런 경직적이고 정부 개입주의적인 경제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정부는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고 기업 활동을 옥죄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소득세,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금을 인하해야 한다. 그래야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경제활동이 살아나 경기가 빨리 회복되고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정부의 개혁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적극 협조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방해하고 발목을 잡는다면 결코 민심을 얻지 못할 것이다.
  • 건설사 탓에 묶였던 돈줄… 한은이 좀더, 더, 했어야 하지 않냐고요?[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건설사 탓에 묶였던 돈줄… 한은이 좀더, 더, 했어야 하지 않냐고요?[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지난달 20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만기를 하루 앞두고 7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에 성공했다. 정부가 조성한 채권시장안정펀드가 개입한 덕이다. 이로써 한 달여 전에 시작된 금융시장 경색과 위기감이 조금씩 해소될 기미가 보인다. 여전히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한국은행이 나서서 대출담보의 범위를 늘리고 돈도 풀었지만, 그걸로는 충분치 않다고 본다. 한은이 증권사 등 영리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기를 기대한다. 평소에도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사들일 수 있게 한은법을 고치자는 주장도 나온다.그런 주장의 근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보여 준 과감한 태도다. 당시 연준은 마치 하늘에서 돈을 뿌리듯이 콸콸 자금을 풀어서 벤 버냉키 의장에게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도 2011년 한은법을 고쳤다. 영리기업 여신조건을 완화하는 개정 작업에 필자도 참여했다. 하지만 지금보다도 조건을 더 완화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편익보다 위험이 더 클 수 있다. 미국형과 유럽형으로 나눠진 금융시스템에서 한국은 미국형에 속한다. 미국에서는 은행업과 비은행업(증권업)을 엄격하게 구분한다. 이를 전업주의라고 한다. 대공황의 원인 중 하나는, 상업은행들의 무분별한 증권투자에 있다는 반성에 따라 채택된 원칙이다. 전업주의 원칙 아래서 연준은 원칙적으로 은행만 상대한다. 대출할 때는 생산, 투자, 고용을 위해 발행되는 상업어음(진성어음)만 담보로 인정한다. 자금융통 목적의 CP 매입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화폐공급이 실물경제와 멀어지면 사상누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도 증권사와 채권을 사고팔 수 있다. 이를 공개시장조작이라고 한다. 공개시장이란 은행간시장보다 참가자 범위가 넓다. 다만 매매할 수 있는 대상은 극도로 제한된다. 금과 국채 그리고 정부보증채뿐이다. 금융위기에도 예외가 없다. 혹시 금융위기를 이유로 영리기업을 도와야 한다면, 회사채나 CP 매입이 아닌 대출만 허용한다. 연준이 대출채권자로서 영리기업의 재무정상화에 시시콜콜 간섭해서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생각은 다르다. 일단 은행업과 증권업을 크게 구분하지 않는다. 이를 겸업주의라고 한다. 또한 상업은행이 하는 일이라면, 중앙은행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은 영리기업에 지급보증까지 한다. 미 연준과 한은은 지급보증이 금지된 것과 다르다. 그러니 유럽에서는 금융위기 때 중앙은행이 상업은행만 도울 것이냐, 증권사 같은 영리기업까지 도울 것이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럽에서는 중앙은행이 회사채와 CP를 사들이는 것도 자연스럽다. 유럽연합(EU) 협정문은 중앙은행이 정부한테 직접 국채를 사들이거나 정부에 대출하는 것은 금지할지언정 회사채를 사는 것은 금지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럽중앙은행(ECB)은 평상시에도 회사채와 CP를 매입한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원칙에 관한 미국과 유럽의 차이는 전기 공급 방식으로서 직류와 교류만큼이나 다르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미국의 길을 택했다. 현실은 상당히 다르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은행의 발권력을 이용해 군수산업을 직접 지원했다. 패전 이후 재벌을 해체하는 과정에서도 관치금융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본은행은 정부 요구에 따라 회사채와 CP는 물론 주식과 부동산 관련 자산까지 매입한다. 일본에서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구분이 아주 약하다.한국은행은 1949년 연준 직원이 출장 와서 알려 준 연준법의 정신에 충실했다. 당시 연준은 필리핀, 쿠바, 과테말라 등 여러 후진국들의 중앙은행법 마련에 기초가 됐는데, 그중 한국이 가장 모범생이었다. 정부에 대한 독립성이 약했을 때 한국은행은 ‘재무부 남대문출장소’라는 동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영리기업의 회사채와 CP는 매입하지 않아서 ‘재벌의 남대문출장소’가 되는 것은 피했다. 그것이 일본은행과의 차이이고, 그 자세가 한은의 무형문화재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미국처럼 엄격하게 유동성 공급 원칙을 따르는 것은 한국, 대만, 필리핀 등 극소수다. 그런 마당에 1970년대 통화주의가 풍미하면서 원칙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풍조가 강해졌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유동성 공급량에만 신경을 쓰고, 공급 경로는 따지지 않는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양적완화가 유행할 때는 ‘최종시장조성자’(market maker of last resort)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중앙은행들이 회사채와 CP까지 닥치는 대로 사들여 금융시장을 살리는 것이 선이라는 생각이다. 그 후유증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다. 물론 금융위기가 닥치면 중앙은행이 영리기업의 회사채와 CP를 직접 매입할 필요가 있다. 금융시스템이 정상 작동을 멈추면 상업은행의 자금중개기능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1년 한은법(제80조) 개정을 통해 영리기업 여신 조건을 완화했다. 그럼으로써 미 연준법과 똑같아졌다. 지금보다 여신 조건을 더 풀면, 한국은행은 일본은행에 가까워진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각각의 건전성도 무너지기 쉽다. 유럽에서는 중앙은행이 회사채와 CP를 매입하는 것이 법률의 문제가 아니다. 정책적 판단의 문제다. 고도의 재량권을 가진 유럽중앙은행은 국제기구라서 회원국 정부가 간섭할 수 없다. 연준에는 이중의 견제장치가 있다. 법률로써 연준의 재량권을 강하게 제한하는 데다가 연준 자체가 헌법상 의회에 속해 있어 행정부의 지시를 받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법률로는 대출담보나 매입 대상 유가증권에 대한 중앙은행의 재량권을 대단히 넓고 느슨하게 설정하고, 행정부가 그 재량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한은이 따라야 할 길은 유럽인가, 미국 또는 일본인가. 한은의 위상이 아직 충분히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미국 방식이 불가피하다. 2016년 6월 23일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에 관한 국민투표가 가결됐을 때 영국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날 저녁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TV 생방송에 출연한 것은 장관이나 정치인이 아니라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였다. 그는 “영란은행은 이런 사태에도 모든 준비가 돼 있으며 런던 금융시장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전했다. 영란은행 총재의 정치적 센스와 순발력은 현역 정치인을 뺨칠 정도였다. 한은이 영란은행처럼 정치적 이슈에 뛰어들기는 어렵다.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부동산 대책 등이 큰 이슈가 됐을 때 한은은 그 중심에 서지 않았다. 기대하는 사람도 없었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한은의 위상이 견고하지 않은데 재량권만 커지면, 한은이 정부와 정치권에 휘둘리기 쉽다. 그리스 신화에서 세이렌의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서 오디세우스가 스스로 귀를 막고 몸을 뱃기둥에 묶었던 것처럼, 정치 바람 앞에서 한은이 스스로를 지킬, 단단한 준칙을 법률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의 한은법이 그러하다. 만일 한은법을 굳이 고쳐야 한다면, 손볼 곳은 다른 데 있다. 한은이 한미 금리 차나 환율 같은 거시경제 변수뿐만 아니라 평소에 국내 금융시장의 미시 정보도 잘 파악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 건설사에서 시작된 금융경색에 한은이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지금 그런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다는 것은 유감이다. 객원 논설위원
  • “우크라 전쟁·달러 강세 얽혀… 금융 상황 악화시킬 수 있다”

    “우크라 전쟁·달러 강세 얽혀… 금융 상황 악화시킬 수 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할 때 현재가 우크라이나 전쟁, 강달러 등 다양한 사건으로 더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경고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버냉키 경제이론’과 관련해 현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유의할 점을 묻자 “특정할 수 없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이 금융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천연가스 폐쇄로 유럽에서 많은 재정적 압박이 있고, 신흥시장은 강달러와 자본 유출에 직면했다. 따라서 그들도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가 워낙 밀접하게 연결돼 금융위기의 원인들을 제거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미로 읽힌다. 또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은행의 인출 행렬이 경제 전체의 파탄으로 이어졌다’는 자신의 이론을 현재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14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는 본질적으로 금융시스템의 취약성 때문이었지만, 이번엔 외부요인인 팬데믹(코로나19)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연준 의장 재임 시절인 2012년 채택한 ‘2% 물가상승률’ 목표가 너무 낮지 않냐는 비판에는 “인플레이션 목표는 중기 목표로 6개월 이내에 충족될 필요는 없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면서도 “물가가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는 가운데 이를 바꾸는 것은 전반적으로 연준의 신뢰도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06~2014년 연준 의장으로서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섰다. 다만 2013년 시장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선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언급을 해 신흥국 통화가치와 증시가 급락하는 ‘긴축발작’을 몰고 왔다. 그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 달라는 요구에 “내 인생의 교훈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라면서 “기회는 무작위로 온다. 배우되 지나치게 계획하거나 20년 후의 경로를 생각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넓은 경험, 광범위한 기술, 다양한 사람들과 일하는 것 등이 당신을 유연하게 만들고 경제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변화에 대처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끝을 맺었다.
  • 노벨상 버냉키 “인생 모른다, 기회는 무작위… 지나치게 멀리 보지 말라”

    노벨상 버냉키 “인생 모른다, 기회는 무작위… 지나치게 멀리 보지 말라”

    노벨경제학상 버냉키 전 연준 의장 기자회견“세계 다양한 사건들에 금융상황 악화할 수도”“연준의 2% 물가목표 바꾸면 신뢰성 약화”“넓은 경험과 기술 습득, 다양한 사람이 힘”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할 때 현재가 우크라이나 전쟁, 강달러 등 다양한 사건으로 더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경고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버냉키 경제이론’과 관련해 현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유의할 점을 묻자 “주의해야 할 것을 특정할 수 없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이 금융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천연가스 폐쇄로 유럽에서 많은 재정적 압박이 있고, 신흥시장은 강달러와 자본유출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그들도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가 워낙 밀접하게 연결돼 금융위기의 원인들을 제거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미로 읽힌다. 또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은행의 인출 행렬이 경제전체의 파탄으로 이어졌다’는 자신의 이론을 적용하기에는 현재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는 본질적으로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으로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외부요인인 팬데믹으로 발생했다. 14년 전과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그가 연준 의장이던 2012년에 채택한 ‘2% 물가상승률’ 목표가 너무 낮지 않냐는 비판에는 “유념할 것은 인플레이션 목표는 중기 목표로 6개월 이내에 충족될 필요는 없다는 점”이면서도 “물가가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는 가운데 이를 바꾸는 것은 전반적으로 연준의 신뢰도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연준 의장으로서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섰다. 다만, 2013년 시장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자산매입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언급을 해 신흥국 통화가치와 증시가 급락하는 ‘긴축발작’이 일어났다. 그는 경제학도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구에 “내 인생의 교훈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기회는 무작위로 온다. 배우되 지나치게 계획하지 말라. 20년 후의 경로를 생각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넓은 경험, 광범위한 기술, 다양한 사람들과 일하는 것 등이 당신을 유연하게 만들고 경제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변화에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 [씨줄날줄] 잭슨홀의 경고/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잭슨홀의 경고/전경하 논설위원

    미국 중서부에 있는 와이오밍주 그랜드티턴국립공원 계곡에 잭슨이란 소도시가 있다. 움푹 파인 지형이 구멍 같은 느낌이라 ‘잭슨홀’로 더 알려져 있다. 각국 중앙은행 총재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경제학자 등 150여명이 1978년부터 매년 8월 이곳에 모인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잭슨홀 경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2박3일 동안 경제 현안을 치열하게 토론한다. 중앙은행들이 앞으로 어떤 기조를 취할지 논의하기 때문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발언 하나하나에 주목한다. 물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관계자의 발언이 최고 관심사다. 금융위기 당시 헬기에서 달러를 뿌린 것처럼 돈을 풀었다고 해서 ‘헬리콥터 벤’이라 불린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2010년 잭슨홀 미팅에서 2차 양적완화(중앙은행이 직접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를 암시했다. 장기채권을 사고 단기채권을 팔아 유동성을 공급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2011년), 3차 양적완화(2012년)도 잭슨홀 미팅에서 언급됐다. 연준이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과정도 이와 비슷했다. 스탠리 피셔 전 연준 부의장이 2015년 ‘선제적 통화정책 정상화’를 언급했는데, 그해 12월 연준은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도 2016년 “금리 인상 여건이 강화됐다”고 말했고, 그해 12월부터 2018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올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8분 50초 동안 연설하면서 물가 상승을 45차례 언급했다. 기준금리가 결정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9월, 11월, 12월 세 번 남았다. 세 번 모두 금리를 올리겠다고 말한 셈이다. 이 발언에 그날 미국 3대 지수(다우지수, 나스닥지수, S&P500)는 3% 이상 급락했다. 코스피를 포함한 아시아 주요 증시는 어제 2%대 폭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9.1원이나 올라 달러당 1350.4원에 마감됐다. 중앙은행 총재들은 잭슨홀에서 경기침체는 불가피하더라도 경기침체에 물가 상승까지 더해지는 스태그플레이션만은 막겠다고 결의한 셈이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 됐다. 정부의 대응책 마련이 더 다급해졌다.
  • [글로벌 In&Out] 인플레이션과 정면대결을 준비하는 유럽/강유덕 한국외국어대 LT학부 교수

    [글로벌 In&Out] 인플레이션과 정면대결을 준비하는 유럽/강유덕 한국외국어대 LT학부 교수

    지난 6월 유로 지역의 물가상승률은 8.6%를 기록했다. 1999년 유로화 체제가 출범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물가가 치솟는 가장 큰 이유는 유가 상승 때문이다. 석유와 천연가스 같은 에너지 가격의 상승이 41.9%로 제일 높았다. 그런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물가상승률도 3.7%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상승률 목표를 2%로 삼고 있다. 현재의 물가는 ECB의 목표를 크게 상회한다. ECB는 물가안정을 최우선의 책무로 갖고 있기 때문에 대응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 유럽은 정부와 기업, 가계 주체가 모두 장기간의 저금리와 양적완화에 익숙해 있다. 2010년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정책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시켰다. 반면에 ECB는 2011년 이후 줄곧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최저 수준의 금리를 유지했다. 이와 더불어 ECB는 디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의 양적완화를 실시했고, 코로나19 사태 기간에는 양적완화 규모를 더 크게 늘렸다. 유럽의 경제주체들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양적완화의 호수 속에서 살아온 것이다. 이제 ECB는 물가를 잡기 위한 어려운 결정에 직면해 있다. 이미 지난달 ECB는 7월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고 9월에도 재차 인상할 것임을 밝혔다. 그런데 현재의 물가상승은 그 원인이 공급충격에 있다. 경기회복 또는 확장기에 나타나는 수요과잉에 의한 것이 전혀 아니다. 현재의 상황은 경기가 하방압력에 직면한 상황에서 고물가 현상이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직전이다. 합리적인 중앙은행이라면 어떠한 선택을 할까? 금리를 올리는 선택 외에는 다른 길이 거의 없다. 반면에 이 선택은 경기하강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작년 11월 올해 EU의 성장률이 4.3%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난 후 경기회복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 것이다. 반면에 불과 수개월 후인 올해 5월의 전망에서는 성장률을 2.7%로 낮췄다. 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크게 하락한 국가는 독일이다. 4.6%에서 1.6%로 무려 3% 포인트 낮춰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유럽 국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로 지역은 단일통화인 유로화와 이에 따른 단일 통화정책을 사용한다. 반면에 경제 여건이 다른 19개국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책 조율에도 불구하고 국가들 간에 재정상태, 산업구조, 정책선호도 등이 다르기 때문에 경제 여건에서 차이가 있다. 그런데 동일한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를 조율하다 보니 각자에게 딱 맞는 정책을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 이는 유로 지역이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 하는 구조적인 약점이다. 그런데 통화정책을 통해 거시경제 현상의 급격한 선회를 꾀할 때 이러한 딜레마는 더욱 부각된다. 프랑스의 물가상승률은 6.5%인 데 반해 스페인은 10%, 발트 3국은 20%에 이른다. 또한 현재의 공급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국민경제의 여력도 국가별로 차이가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ECB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10년간 디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창의적인 비전통적 정책이 등장했다. 반대로 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정책을 쓸 것인가?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정답은 나와 있다. 반면에 이 선택에 따른 경기침체 효과는 분명하다. 감기약의 과잉 또는 과소 복용과 같이 회원국별로 그 효과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하락을 유도하더라도 다양한 통화정책을 조합한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어쩌면 물가안정에 최우선을 두는 ECB의 협소한 정책목표가 도전에 직면할 수도 있다. 유럽 경제의 분열이라는 해묵은 이슈가 다시 한번 고개를 든다면, 구원투수로서의 ECB를 모두가 바라보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기고] 화폐 남발의 위험… ‘이번엔 다르다’는 주술/김진 한남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기고] 화폐 남발의 위험… ‘이번엔 다르다’는 주술/김진 한남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역사는 반복된다. 처음은 비극으로, 다음은 희극으로.” 마르크스의 유쾌한 금언이다. 역사에는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지만 인간들은 교훈을 얻지 않는다. 거품경제가 대표적이다. 근현대사에선 튤립투기를 위시해 자산 거품 붕괴가 반복됐고, 그 원인과 전개 양상이 매우 유사했다. 자산시장의 초호황 저변에는 불건전한 재정정책, 무분별한 화폐 남발, 과다한 신용 주입과 유동성 팽창이 있었고, 신기술과 무한한 낙관이 군불을 지폈다. 정책 당국자들은 ‘훨씬 발달한 과학·경제지식·정책기술이 있기에 이번엔 다르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이전 위기의 어설픈 봉합에서 비롯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고통스러운 부실채권 정리 대신 양적완화라는 손쉬운 경기부양책을 택했다. 명칭도 사악하다. ‘뉴 노멀’이란다. 5%대 기준금리를 제로금리로 인하했고, 본원 통화량을 4조 달러까지 확장했다. 팬데믹 이후 각국은 다시 무제한 양적완화와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대응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거품 확대를 경제 발전과 등치시키는 한심한 당국자들은 ‘빚내서 집 사라’도 모자라 파상적인 금리 인하를 통해 자산시장을 부추겼다. 지난 10년 동안 주식, 부동산, 미술품 등 자산이라 부를 만한 것은 죄다 몇 배씩 상승했다. 문제는 화폐 남발의 후유증이다. 자산 거품은 양극화를 초래할 뿐이다. 이 기간 미국에서 소득이 증가한 계층은 상위 3%뿐이고 90% 이상은 하락했다. 중산층의 몰락은 소비 여력 및 내수를 감소시키며 공황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원유값 폭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도 이미 예견됐다. 혹자는 희망을 노래한다. 아직 신용위기 징후는 없으므로 가격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과연 그럴까. 가계부채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의 104.3%에 달했고, 전세금을 합산하면 GDP의 150% 수준이다. 비금융 기업부채 116.8%와 국가부채 106%를 합산하면 한국의 부채 규모는 GDP의 327%를 상회한다. 향후 상당한 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 여신 건전성이 가장 높던 2013년 6월 서울시 주택담보대출 5만건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 적이 있다. 평균금리가 1~2%만 상승해도 연체율은 3~8배 높아지고, 부실채권 비율은 4~17배 폭증한다. 수많은 경제학자 중에서 과연 몇 명이나 정부의 몰염치한 화폐 남발을 경고했는지 기억하자. 오히려 이들은 윤전기를 더 돌려 흥청망청 돈을 찍자는 해괴한 이론(현대화폐이론)까지 내세우지 않았나. 우리는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아무런 교훈을 배우지 않는다. 그냥 ‘이번에는 정말 다르다’는 주술만 외울 뿐이다.
  • 조여오는 S·R공포… 한은, 오늘 ‘첫 빅스텝’ 꺼내 고물가 잡을까

    조여오는 S·R공포… 한은, 오늘 ‘첫 빅스텝’ 꺼내 고물가 잡을까

    고물가·고환율·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켜지고 있다. 물가 상승에 대응하고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소비가 위축돼 실물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곧 현실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S(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 경기 후퇴를 의미하는 ‘R(리세션)의 공포’가 동시에 거론되는 이유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열리는 회의에서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6%까지 치솟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4%에 근접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물론 원달러 환율 상승, 미국과의 금리 역전 등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만 올려서는 대응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물가 상승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소비·투자가 위축되면 경기 둔화를 넘어 마이너스성장 또는 잠재성장률 이하의 성장을 기록하는 경기 침체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은은 당초 3.0%였던 올해 성장률을 지난 5월 2.7%로 낮췄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1%에서 4.5%로 크게 올려 잡았다. 연초 예상보다 경기는 둔화하고, 물가는 치솟는 상황이 됐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는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지만, 앞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 경제는 올해 초부터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해 경기 부진과 함께 물가 상승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이는 추가적인 경기 침체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지만 경기 침체까지 동시에 겪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경기 둔화가 심해지면서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둔화, 물가 상방 압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우리 경제 성장률은 잠재성장률보다는 높은 상황이고,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기보다는 물가 상방 위험을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당장은 물가를 잡는 게 시급하다고 봤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면 이후 경기 침체가 와도 양적완화 등 정책 수단을 꺼내기가 어려워진다”며 “인플레이션의 불씨를 완전히 꺼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침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지난해 3월 이후 줄곧 낙관적인 수준을 유지해 오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1년 4개월 만에 비관적인 수준인 100 이하로 떨어졌다. 소비심리가 그만큼 얼어붙었다는 얘기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함께 미중 경제가 휘청이면서 수출까지 영향을 받으면 경기 침체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우리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 1%대의 저성장이 고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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