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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거냐 독거냐 고민하던 중… 생판 모르는 남들과 사는 5명의 ‘조립식 가족’

    동거냐 독거냐 고민하던 중… 생판 모르는 남들과 사는 5명의 ‘조립식 가족’

    “오늘은 세 사람이 집에 있습니다.” 제주시 도남동 공유주택 ‘미로헌(美老軒)’의 파란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작은 한옥을 닮은 중정이 먼저 반긴다. 현관문을 밀면 곧바로 공유 부엌이 나온다. 일반 주택과는 사뭇 다른 구조다. 창가에는 손바닥만 한 인형 다섯 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인형이 창밖을 바라보면 외출 중, 집 안을 향하면 집에 있다는 뜻이다. 굳이 전화를 걸지 않아도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이 집만의 신호다. 최근 에세이 ‘나이 60, 생판 남들과 산다’를 펴낸 조선희(64) 전 제주문화예술재단 경영기획본부장은 이들을 “무연고 우연 가족”이라고 소개했다. 이곳에는 혈연도, 지연도, 학연도 없는 (애칭) 수, 루나, 마루와 비누(부부 사이)와 함께 산다. 저자만 빼고 모두 50대다. 작가 김하나씨는 이들을 ‘조립식 가족’이라 불렀다. 조 씨는 “혼자 늙는 것이 당연한 시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가족이 아니어도 함께 나이 드는 방법을 먼저 살아보는 작은 사회 실험을 4년째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원래 신문기자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1999년 남편과 함께 제주 서귀포시 토산리로 내려와 무농약 감귤농사를 하며 제주살이가 시작됐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남편은 2006년 암 판정을 받았고,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귤밭을 지켰지만 결국 2008년 세상을 떠났다. 마흔일곱, 너무 이른 나이에 홀로 남았다. 순탄치만은 아닌 인생이었다. 제주를 떠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손길이 그를 붙잡았다. 서귀포신문기자로 근무하다 이후 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 13년간 일하며 정년을 맞았다. 제주 출신이 아니어서 비주류(아웃사이더)였던 그는 ‘주류(인사이더)’는 될 수 없으니 ‘싸가지 있는 아웃사이더’가 되자는 마음으로 제주살이에 빠졌다. 그러나 정년을 앞둔 2022년 또 한 번 시련이 찾아왔다. 유방암 진단이었다. 그는 “암 진단을 받고 일상이 멈추었다”면서 “졸지에 ‘아만자’가 되었다”고 웃었다. ‘아만자’는 암 환자를 잘못 들은데서 비롯한 말이란다. 환자들이 암에 걸린 자신을 마치 남처럼 부를 때 쓰는 표현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암 치료는 미로헌을 짓던 시기와 겹쳤다. 2022년 12월 28일 서울에서 치료를 마치고 제주로 돌아온 날은 남편의 기일이었다. 5명이 공유의 삶을 시작한는 순간이기도 했다. 미로헌은 흔히 떠올리는 공유주택(셰어하우스)와는 다르다. 현관과 거실, 주방은 함께 쓰지만 각자의 방에서는 독립적으로 생활한다. 식사도 각자 해결한다. 당번도 없다. 함께 있고 싶을 때만 함께한다. 그는 이같은 삶을 “독거의 자유는 그대로, 동거의 안전은 더한 삶”이라고 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이젠 자식들도 홀로 된 엄마를 걱정하지 않게 됐다. 제주에 올 때마다 다른 입주자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그는 “처음엔 덜 외롭겠다고만 생각했는데 살아보니 가족이 확장되는 즐거움이 있더라”면서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라고 말했다. 암 치료를 받는 동안 함께 사는 사람들이 병원에 동행했고 공항까지 데려다줬다. 몸이 아플 때는 죽을 끓여주고, 늦은 아침까지 방문이 열리지 않으면 먼저 안부를 묻는 돌봄을 경험했다. 가족은 서로에게 당연함을 기대하지만 이들 5인은 소소한 것까지 감사해 하는 ‘소확행’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공동생활이 오래 유지되는 숨은 비결은 철저한 규칙에 있다고 했다.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는 반드시 회의를 하고, 쓰레기 배출과 마당 관리, 공동물품 구매, 방역 등 모든 역할을 나눠 맡는다. 일정도 공유 애플리케이션으로 서로 공개한다. 갈등을 줄이는 비결도 의외로 단순하다. 사생활은 지나치게 묻지 않는다. 가족사나 과거를 캐묻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간섭보다 존중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오히려 남들과 함께 살면서 자신이 더 성숙해졌다”며 “가족에게는 쉽게 짜증을 낼 수 있지만 남에게는 그렇지 않잖아요. 건강한 긴장이 사람을 꼰대가 되지 않게 한다”고 웃었다. 그가 미로헌에서 실험하고 있는 삶은 단순한 공동주택이 아니라, 초고령사회가 맞닥뜨린 ‘어떻게 함께 늙어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 사회는 아직 가족을 혈연으로만 생각하지만 앞으로는 친구도, 이웃도 함께 늙어가는 사람들이 가족이 될 수 있다”며 “초고령사회에 필요한 것은 돈만이 아니라 관계를 만드는 상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아직도 가족은 혈연가족만을 떠올리는데 1인 가족이 늘면서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면서 “공유주택 미로헌은 그 가능성을 먼저 살아보는 작은 실험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혹시라도 향후 집을 떠나고 싶어질 때는 어떻게 하는 거냐는 질문에 “누군가가 공유주택의 삶을 끝내게 될 경우 집을 처분하기로 했다. 다만 10년마다 공동체를 유지할지, 아니면 새로운 방식을 찾을지 함께 결정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노인’은 어르신이 아니라 ‘선배 시민’이라며 “권리만큼 책임도 함께 지는 어른으로 나이 들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는 우리 사회의 선배이자 시민인 노인이 선배시민으로서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고, 후배시민과 소통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선배시민 지원에 관한 조례도 있단다. 그는 “함께 산다는 것은 의존이 아니라 서로의 안전망이 되어주는 일”이라며 “결국 행복한 노후를 만드는 것은 집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사람들과의 관계”라고 했다. 그는 출판기념 북토크를 오는 31일 오후 4시 제주문학관 4층 대강당에서 연다.
  • 백두대간과 동해 품은 삼척 도계… ‘암 치료 클러스터’로 대변신

    백두대간과 동해 품은 삼척 도계… ‘암 치료 클러스터’로 대변신

    폐광지인 강원 삼척 도계가 최첨단 의료장비인 중입자가속기를 갖춘 ‘암 치료 클러스터’로 탈바꿈한다. 삼척시는 2030년까지 국·도·시비 3603억원을 투입해 도계 흥전리에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27일 밝혔다.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부지는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 직원 사택으로 면적이 축구장 18개에 맞먹는 12만 4609㎡에 달한다. 클러스터는 중입자가속기 암 치료센터와 올케어센터, 헬스케어센터로 구성된다. 중입자가속기는 무거운 입자를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해 암세포에 쏘는 초정밀 의료기기로 치료 효과는 탁월한 반면 부작용은 거의 없어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국내에서 중입자가속기로 암을 치료하는 곳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유일하고 서울대와 아산병원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올케어센터는 80개 병상으로 이뤄진 입원실과 치료실 등을 갖춰 전체면적 8500㎡ 규모로 지어진다. 환자, 보호자와 의료진 숙소인 헬스케어센터는 전체면적 208㎡ 규모의 단독주택 24개 동으로 건립된다. 이진우 시 대체산업1팀장은 “국내에서 3번째나 4번째로 중입자가속기를 갖춘 치료센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치료를 넘어 백두대간과 동해를 품은 천혜의 자연에서 치유하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어서 도심에 있는 다른 곳과 차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암 치료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도계의 석탄산업을 대체할 산업으로 지난해 8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뒤 본격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는 중입자가속기를 비롯한 장비 선정과 암 치료 클러스터 운영 계획 등을 담을 의료 클러스터 개발계획 수립 및 실행지원 프로젝트 용역을 발주했다. 또 지난해 12월 박상수 시장을 비롯한 실무진이 중입자가속기 암 치료 센터를 짓고 있는 프랑스 노르망디 캉 지역을 견학하고 세계적인 입자가속기 장비 제조사인 벨기에 IBA 본사를 찾아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시는 사업 파트너 격인 한국광해광업공단이 발주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 결과가 다음 달 중 나오면 내년 초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를 거친 뒤 실시설계에 들어가 2028년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암 치료 클러스터가 운영에 들어가면 30년 동안 1만 8500명의 고용 효과, 1조 4819억원의 경제 효과를 내며 폐광지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팀장은 “의료·연구·교육·주거 기능이 결합한 클러스터여서 주민의 고용과 소득을 늘리고 지역 내 소비를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우리 동네서도 ‘빅5’급 치료 받는다

    우리 동네서도 ‘빅5’급 치료 받는다

    산업 이어 의료도 ‘5극 3특’으로 재편李 “의료기반 확충해 정주여건 개선” 지역 국립대병원을 수도권 ‘빅5’ 병원 수준으로 키우고 농어촌에는 보건소의 진료 기능과 의료 인력을 모은 ‘공공보건의원’을 만드는 방안이 추진된다. 의료취약지에 사는 고위험 산모에게는 담당 병원과 모자의료센터를 미리 지정해 임신부터 출산 이후까지 관리하는 ‘산모등록제’를 도입한다. 마을 단위의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한 ‘한국형 주치의’ 제도도 도입된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5극 3특’ 중심의 지방 주도 성장전략에 발맞춰 전국 의료체계도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다시 짜고, 지역에서 경증부터 중증·응급질환까지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기관별 역할을 재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정주 여건을 만들어야 지방도 발전하고 산업이 유지되고 균형발전 된다”며 “정주 여건 개선에서도 의료환경 개선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기업과 일자리만 지방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안심하고 정착할 수 있는 의료 기반까지 확충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우선 전국을 대·중·소진료권으로 나눈다. 5극 3특 단위의 대진료권에서는 국립대병원과 지역 상급종합병원이 암과 심뇌혈관질환 등 고난도·중증 환자를 맡는다. 전국 70개 중진료권에서는 지역거점공공병원과 민간 종합병원이 입원과 수술이 필요한 중등도 환자를 치료한다.  시군구 단위 소진료권에서는 동네의원과 공공보건의원이 경증 진료와 주민 건강관리를 담당한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의료기관의 역할을 나누고 각 지역에 부족한 기능을 집중적으로 보완한다. 대진료권의 중심은 지역 국립대병원이다. 정부는 전임교수 등을 늘려 의료인력을 현재보다 30% 이상 확충한다. 국립대병원을 중증환자 치료와 인재 양성, 연구개발(R&D)을 이끄는 지역 성장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중진료권에서는 지역거점공공병원을 확충한다. 전남 영광·담양·장성권 등 공공병원이 없는 비수도권 중진료권 약 10곳은 지방정부와 확충 방안을 마련한다. 중증을 제외한 대부분의 입원·수술을 맡는 포괄2차종합병원은 175곳에서 195곳으로 늘리고 지원액도 7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확대한다. 농어촌에서는 가칭 ‘공공보건의원’을 2027년부터 도입한다. 기존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를 정비해 통합형 보건지소를 운영하고 진료 기능과 의사 인력을 공공보건의원에 집중 배치한다. 부족한 의사를 여러 보건지소에 나눠 배치하기보다 거점에 모아 경증 진료와 만성질환 관리를 맡기겠다는 취지다. 민간 동네의원에는 ‘한국형 주치의’ 제도를 도입한다.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이 팀을 꾸려 환자 상태에 맞는 진료와 건강관리를 함께 제공한다. 분만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취약지부터 산모등록제를 시행한다. 고위험 산모에게 담당 분만병원과 모자의료센터를 사전에 지정해 산전 진찰부터 분만, 응급상황 대응과 산후 진료까지 연결한다. 외래 산부인과가 없는 20개 시군구에는 순회진료를 실시하고 산모가 다른 지역 병원을 이용할 때 교통비와 숙박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은 시설·장비 보유 여부에서 실제 최종 치료가 가능한지로 바꾼다.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중증응급의료센터로 개편해 기존 44곳에서 올해 53곳, 2030년 60여곳으로 늘린다. 응급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이송할 의료기관을 사전에 정하고 병원 선정이 지연되면 광역상황실이 개입한다. 닥터헬기는 8대에서 12대로 늘린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지난해 115곳에서 올해 153곳으로 확대하고 인구감소지역에는 소아주치의 제도를 우선 도입한다. 지역 의료개편에는 내년 신설되는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1조 2000억원을 투입한다. 수도권에서 멀수록 지원을 늘리고 공공의료기관을 우선 지원한다. 시도가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직접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의 재량도 확대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의대 증원과 관련해 “지금은 지역 의료 쪽만 증원했고, 그게 일종의 타협안이었는데 5년 지난 다음에는 또 필요한 영역을 강화할 수 있겠다”며 2차 증원 여지를 열어놨다.
  • 산업 이어 의료도 ‘5극3특’…李 대통령, 지역의료 대수술

    산업 이어 의료도 ‘5극3특’…李 대통령, 지역의료 대수술

    호남 반도체클러스터 등 ‘5극3특’ 중심의 지방 주도 성장전략을 추진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의료체계도 5극3특 중심으로 전면 재편한다. 기업과 일자리만 지방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안심하고 정착할 수 있는 의료 기반까지 확충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국립대병원은 수도권 ‘빅5’ 병원 수준으로 키우고 농어촌에는 보건소 등의 진료 기능과 의료인력을 모은 ‘공공보건의원’을 만든다. 의료취약지의 고위험 산모에게는 담당 병원과 모자의료센터를 미리 지정해 임신부터 출산 이후까지 관리하는 ‘산모등록제’를 도입한다. 한국형 주치의 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추진전략’을 보고했다. 전국 의료체계를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다시 짜고, 지역에서 경증부터 중증·응급질환까지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기관별 역할을 재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전략은 이 대통령이 추진해온 국토 공간 대전환의 의료 분야 실행계획에 해당한다. 반도체클러스터와 메가특구 등 산업 중심의 균형발전 전략을 주민의 삶과 정주 여건까지 확장했다는 의미가 있다. 정부는 우선 전국을 대·중·소진료권으로 나눈다. 5극3특 단위의 대진료권에서는 국립대병원과 지역 상급종합병원이 암과 심뇌혈관질환 등 고난도·중증 환자를 맡는다. 전국 70개 중진료권에서는 지역거점공공병원과 민간 종합병원이 입원과 수술이 필요한 중등도 환자를 치료한다. 시군구 단위 소진료권에서는 동네의원과 공공보건의원이 경증 진료와 주민 건강관리를 담당한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의료기관의 역할을 나누고 각 지역에 부족한 기능을 집중적으로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대진료권의 중심은 지역 국립대병원이다. 정부는 전임교수 등을 늘려 의료인력을 현재보다 30% 이상 확충한다. 국립대병원을 단순한 지역 병원이 아니라 중증환자 치료와 인재 양성, 연구개발을 이끄는 지역 성장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중진료권에서는 지역거점공공병원을 확충한다. 전남 영광·담양·장성권 등 공공병원이 없는 비수도권 중진료권 약 10곳은 지방정부와 확충 방안을 마련한다. 중증을 제외한 대부분의 입원·수술을 맡는 포괄2차종합병원은 175곳에서 195곳으로 늘리고 지원액도 7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확대한다. 농어촌에서는 가칭 ‘공공보건의원’을 2027년부터 도입한다. 기존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를 정비해 통합형 보건지소를 운영하고 진료 기능과 의사 인력을 공공보건의원에 집중 배치한다. 부족한 의사를 여러 보건지소에 나눠 배치하기보다 거점에 모아 경증 진료와 만성질환 관리를 맡기겠다는 취지다. 민간 동네의원에는 ‘한국형 주치의’ 제도를 도입한다.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이 팀을 꾸려 환자 상태에 맞는 진료와 건강관리를 함께 제공한다. 분만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취약지부터 산모등록제를 시행한다. 고위험 산모에게 담당 분만병원과 모자의료센터를 사전에 지정해 산전 진찰부터 분만, 응급상황 대응과 산후 진료까지 연결한다. 중증모자의료센터는 현재 2곳에서 5극3특을 중심으로 6곳까지 늘린다. 외래 산부인과가 없는 20개 시군구에는 순회진료를 실시하고 산모가 다른 지역 병원을 이용할 때 교통비와 숙박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은 시설·장비 보유 여부에서 실제 최종 치료가 가능한지로 바꾼다.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중증응급의료센터로 개편해 기존 44곳에서 올해 53곳, 2030년 60여곳으로 늘린다. 응급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이송할 의료기관을 사전에 정하고 병원 선정이 지연되면 광역상황실이 개입한다. 닥터헬기는 8대에서 12대로 늘린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지난해 115곳에서 올해 153곳으로 확대하고 인구감소지역에는 소아주치의 제도를 우선 도입한다. 지역 의료개편에는 내년 신설되는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1조 2000억원을 투입한다. 수도권에서 멀수록 지원을 늘리고 공공의료기관을 우선 지원한다. 시도가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직접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의 재량도 확대한다.
  • 피 한 방울만으로 대장암 재발·전이 예측한다

    피 한 방울만으로 대장암 재발·전이 예측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암은 여전히 완전 정복되지 않고 있다. 암세포는 성장과 증식을 위해 많은 영양소를 필요로 하는데 그중 아미노산은 단백질 생성 재료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생산하고 DNA를 합성하는 등 암세포 생존과 증식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특히 대장암은 이런 아미노산 대사가 크게 변하는 대표적인 암이다. 이런 변화는 종양 조직에만 머무르지 않고 혈액 속에서도 나타난다. 국내 연구진이 이런 원리에 착안해 한 번의 혈액 검사만으로 대장암 재발과 전이 위험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화학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공동 연구팀은 혈청 순환 아미노산 네트워크 분석법을 개발하고 이를 대장암 환자의 재발과 전이 위험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실렸다. 암 환자 혈액 속 아미노산 농도를 측정해 암조직의 변화를 예측하는 연구들은 활발하지만 아미노산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함께 변하는지는 제대로 밝혀진 바 없다. 이에 연구팀은 소량의 혈청으로 19종의 순환 아미노산을 동시에 정밀 분석할 수 있는 불소 핵자기공명 분광법(19FNMR)을 활용해 아미노산별 농도와 상호 연결 관계를 네트워크 형태로 분석했다. 그 결과, 대장암이 진행될수록 혈액 속 아미노산 네트워크가 단계적으로 재편된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이런 변화는 암이 커지면서 몸 전체 대사 체계를 새롭게 바꾸는 전신 대사 재프로그래밍을 반영하는 핵심 특징으로 분석됐다. 특히 대장암이 진행될수록 근육과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발린과 류신 등 분자사슬아미노산(BCAA) 비율은 줄고 암세포가 DNA를 만들고 빠르게 증식하는 데 필요한 글리신과 세린 비율은 늘어나는 것이 관찰됐다. 암이 자라면서 몸 전체의 아미노산 사용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팀은 아미노산 네트워크 분석으로 얻은 정보를 인공지능(AI) 모델에 적용해 대장암 환자의 재발과 전이 위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번에 개발한 방법은 현재 병원에서 대장암 환자 경과를 살필 때 사용하는 혈액검사 지표인 암배아성항원(CEA)보다 재발과 전이 위험을 더 정확하게 예측했다. 이지민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액 속 아미노산의 ‘양‘만 보는 기존 분석을 넘어 아미노산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변화하는지를 함께 분석해야 암의 진행 상태를 더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혈액 검사만으로 대장암 환자의 재발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새로운 정밀의료 기술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충식 카이스트 총장은 “이번 연구는 카이스트 내 ‘석박사 모험연구사업’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의과학과 화학 전공 대학원생들의 융합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세계적 연구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학생 주도 융합연구가 세계 수준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한화생명, 암 치료비 부담 줄인 특약 출시

    한화생명, 암 치료비 부담 줄인 특약 출시

    한화생명이 암 환자의 실질적인 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신규 특약을 선보였다고 20일 밝혔다. 한화생명은 생명보험협회로부터 ‘선별급여 암주요치료보장S특약Ⅱ’(연1회)에 대해 9개월간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특약은 ‘한화생명 시그니처H암보험’과 ‘한화생명 시그니처 H통합보험‘에 탑재됐다. 이번 특약은 건강보험이 일부만 적용되는 ‘선별급여’ 암 치료를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선별급여는 치료 효과나 경제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한 의료기술에 적용되며, 환자 본인 부담률이 30~90%에 달한다. 일반 급여와 달리 산정특례나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돼 실제 치료비 부담이 큰 영역으로 꼽힌다. 암 치료비 증가도 상품 개발 배경이다. 국내 암 환자의 연간 진료비는 2015년 약 4조 9000억원에서 지난해 약 10조 8000억원으로 10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기존 암보험은 일반 급여나 비급여 치료 중심으로 보장이 이뤄져 선별급여 치료는 사실상 보장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예컨대 본인 부담률 80%가 적용되는 5000만원 규모의 항암약물치료를 받을 경우 환자가 약 4000만원을 직접 부담해야 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 한화생명은 자체 보험금 청구 데이터와 실손보험 데이터를 분석해 선별급여 구간의 의료비 부담을 반영한 보장 체계를 마련했다. 선별급여 암 주요치료를 보장 항목에 포함했으며, 포괄형 암 주요치료와 비급여 암 주요치료를 연결하는 3단계 보장 구조를 구축해 가입자가 치료비 부담 수준에 맞춰 보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라도 선별급여는 환자 부담이 큰 만큼 기존 암보험의 보장 공백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앞으로도 의료 환경 변화와 치료 현실을 반영한 상품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아내와 성생활 20년 없었는데”…응급실 찾은 83세男 ‘매독’ 진단 미스터리

    “아내와 성생활 20년 없었는데”…응급실 찾은 83세男 ‘매독’ 진단 미스터리

    온몸의 피부가 가려워 응급실을 찾은 벨기에의 83세 남성이 뜻밖에도 ‘매독’ 진단을 받았다. 결혼 50년 차인 아내를 두고 날벼락 같은 확진 통보를 받은 남성은 뒤늦게 “젊었을 때 성병에 걸린 적이 있다”고 털어놨으나 의료진은 최근에 발생한 새로운 감염 경로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과학 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해 한쪽 얼굴 근육이 갑자기 처지고 마비되는 ‘편측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당시 그는 고열을 앓고 난 직후였다. 신경과 검사 결과 빈혈과 지방간, 비장이 커지는 증상이 동반돼 의료진은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했다. 강력한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으면서 안면 마비 증상은 사라졌지만 진짜 문제는 그 이후에 시작됐다. 한 달 사이에 무릎과 발목이 뻣뻣해지며 통증이 찾아왔고, 다리와 발을 비롯해 얼굴과 팔, 손까지 붓기 시작했다. 전신 쇠약감과 함께 체중이 5kg이나 늘었으며, 물을 많이 마셔도 소변 색이 짙어졌다. 신장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환자의 과거 병력을 조사한 결과 그는 20년 전 직장암 진단을 받고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온 이력이 있었다. 그는 의료진에게 “암 치료를 시작한 이후로는 결혼 50년 차인 아내와 성생활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몇 주 동안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해 병원을 오가던 남성은 어느 날 온몸의 피부가 극심하게 가려워지자 결국 응급실을 찾았다. 그의 종아리에는 붉은 발진과 함께 각질이 심하게 일어나 있었다. 의료진이 과거력을 더 구체적으로 추궁하자 남성은 그제야 숨겨둔 과거를 털어놨다. 젊은 시절 군 복무를 할 당시 여러 명의 상대와 피임 없이 성관계를 가졌다는 것이다. 그는 “그 시절 몇 차례 성병 치료를 받았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병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혈액 검사 결과 매독을 일으키는 ‘트레포네마 팔리듐’ 세균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며 활동성 매독 감염이 최종 확인됐다. 매독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체내에 수십 년간 잠복할 수 있으며 극히 일부 사례에서는 매독이 다시 활성화돼 3기 매독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의료진은 양성으로 나온 매독균 검사 결과를 토대로 2기 매독으로 진단했다. 2기 매독은 보통 감염 후 1년 안에 나타나며 4년이 지난 뒤에 발병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일반적으로 1기 매독에서는 입이나 생식기에 단단하고 매끄러운 궤양이 생기고 이 궤양이 사라진 뒤 치료하지 않으면 몇 달 안에 2기 매독으로 진행된다. 의료진은 보고서에서 “이 환자가 젊은 시절 여러 성병에 걸렸던 이력 때문에 매독 검사를 하게 됐지만 그 시기의 감염이 지금 나타난 증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안면 마비 치료를 위해 투여한 스테로이드제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잠복해 있던 매독균이 재활성화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 경우 3기 신경매독 증상만 나타나야 하는데 이 환자의 경우 발열과 발진 등 전형적인 2기 증상이 동반된 상태였다. 결국 이 남성이 정확히 언제, 어떻게 매독에 걸렸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았다. 의료진은 환자가 밝히지 않았거나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최근의 감염 경로’가 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자는 매독 치료를 받은 후 증상이 모두 호전돼 건강을 회복했다. 현지 보건 당국은 감염 경로 추적과 예방을 위해 그의 아내에게도 매독 검사를 받도록 안내했다.
  • “항문에 손가락 넣는 검사 부담” 줄어드나…소변 냄새로 전립선암 찾는다

    “항문에 손가락 넣는 검사 부담” 줄어드나…소변 냄새로 전립선암 찾는다

    소변 냄새만으로 전립선암을 높은 정확도로 찾아내는 인공지능(AI) 기반 진단 기술이 최근 개발됐다. 통증을 동반하는 조직검사나 불편함을 호소하는 기존 검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비침습 진단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구교철 교수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박태현 교수 연구팀은 인간의 후각을 모방한 바이오센서와 AI를 결합한 전립선암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Biosensors에 게재됐다. 현재 전립선암 선별검사에는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가 널리 활용된다. 필요에 따라 직장수지검사와 MRI, 조직검사 등이 함께 시행되지만, PSA 검사는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염 등 다른 질환에서도 수치가 높게 나타날 수 있어 불필요한 추가 검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직장수지검사는 의사가 직장을 통해 전립선을 촉진하는 검사로, 일부 환자는 심리적·신체적 부담을 호소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탐지견이 환자의 소변 냄새만으로 전립선암을 높은 정확도로 구별했다는 기존 연구에서 착안했다. 먼저 전립선암 환자의 소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분석한 뒤, 사람의 후각 수용체를 모방한 바이오 나노 센서에 적용했다. 소변 속 냄새 분자가 후각 수용체와 반응하면 형광 신호가 변화하고, AI가 이 신호를 분석해 전립선암 여부를 판별하는 방식이다. 연구는 전립선암 환자 40명과 정상 대조군 33명 등 총 7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총 290개의 소변 샘플을 활용해 교차 검증을 실시하며 AI 모델의 신뢰도를 높였다. 그 결과 전립선암 진단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후각 수용체 3종(OR2W1·OR51E1·OR51E2)을 확인했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머신러닝 모델의 정확도는 89%였으며, 진단 성능을 평가하는 AUC는 0.964를 기록해 전립선암 환자와 정상인을 높은 수준으로 구분하는 성능을 보였다. 특히 연구팀은 기존 PSA 검사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암의 공격성을 나타내는 글리슨 점수와의 연관성도 확인해 향후 진단뿐 아니라 예후 예측에도 활용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구교철 교수는 “소변을 이용한 간편한 비침습적 검사만으로 전립선암 진단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해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진단 기술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제한된 규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된 만큼 실제 의료 현장에서 기존 검사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추가 임상시험과 검증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간단한 소변 검사만으로 전립선암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로 평가된다.
  • 국민대 공동연구팀, 난치성 소아 뇌종양 ‘수모세포종’ 새 분자 아형 규명

    국민대 공동연구팀, 난치성 소아 뇌종양 ‘수모세포종’ 새 분자 아형 규명

    국민대학교는 본교 바이오의약전공 김경희 교수 연구팀이 국내외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난치성 소아 악성 뇌종양인 ‘수모세포종’의 새로운 분자 아형을 규명하고,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 암단백유전체연구사업단이 추진하는 암 단백유전체 기반 정밀의료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국민대를 비롯해 경희대, 서울대병원, 한국뇌연구원, 고려대, 국립암센터, 울산대, 미국 컬럼비아대 등 국내외 연구진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100여명의 수모세포종 환자 종양 시료를 대상으로 유전체와 전사체, DNA 메틸화체, 단백질체, 인산화단백질체를 통합 분석하는 대규모 암 단백유전체학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기존 4개 분자군(WNT·SHH·Group 3·Group 4)을 7개 세부 아형으로 재분류하고, 각 아형의 생물학적 특성과 임상 예후를 보다 정밀하게 설명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암 단백유전체 정보를 통합 분석해 수모세포종의 분자적 다양성을 보다 정밀하게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분류 체계를 제시했다”며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과 표적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출판그룹이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IF 17.5)에 게재됐다.
  • [데스크 시각] 건보는 주인 없는 곳간이 아니다

    [데스크 시각] 건보는 주인 없는 곳간이 아니다

    탈모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자는 논의가 일단 멈춰 섰다. 정부가 7월 4일로 예정했던 국민참여 토론회를 취소하면서다. 생명과 직결된 질환보다 탈모 지원이 우선이냐는 비판과 빠듯한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맞물린 결과다. 이번 논란은 우리 사회에 ‘공적 보험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남겼다. 건강보험은 모두가 돈을 보태 함께 쓰는 제도다. 그래서 쉽게 ‘공유지의 비극’에 빠진다. 주인 없는 풀밭에 저마다 소를 풀어놓으면 결국 초지가 황무지가 되듯, 건강보험도 다르지 않다. 건강보험은 전형적인 공유지의 속성을 안고 있다. 병원은 수익을 위해 진료와 검사를 늘리고, 환자는 보험료를 냈으니 어떻게든 더 많이 이용하려 한다. 정치권도 여기에 편승해 건보 재정을 동원한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곤 했다. 탈모약 급여화는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약으로 등장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도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건강보험 적용 검토를 지시했다. 탈모가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는 말에는 일리가 있다. 당사자에게는 취업과 결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실적 고통이다. 젊은층에게 탈모가 사회생활의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외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건강보험은 모든 절박함을 떠안는 만능 장치가 아니다. 생명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 치료의 시급성, 대체 수단의 유무,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재정 투입 효과도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 오리지널 탈모 치료제 비용은 월 3만~6만원 정도지만, 복제약(제네릭)을 쓰면 월 1만원 수준까지 부담이 낮아진다. 건강보험을 적용하더라도 환자가 체감하는 편익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반면 한 번 급여 항목으로 들어오면 건강보험 재정에는 지속적인 부담으로 남는다. 경계선이 흐려지면 원칙은 금세 무너진다. 탈모 급여화를 청년 대책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남성에게 혜택이 더 쏠리는 ‘반쪽 청년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탈모가 사회생활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건강보험을 적용한다면 여드름이나 비만도 지원해 달라는 요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당사자에게 절박하지 않은 고통은 없다. 그러나 건강보험이 모든 절박함을 떠안을 수는 없다. 더구나 건강보험 재정에는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급격한 고령화로 의료 수요는 폭발하고 고가 신약과 첨단 의료기술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간병비 급여화처럼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대형 과제들도 대기 중이다. 준비금이 바닥나면 결국 해법은 보험료 인상뿐이다. 오늘의 달콤한 급여 확대는 내일의 무거운 청구서로 돌아온다. 이 순간에도 생명의 기로에 선 환자들은 곳곳에 있다. 암이나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는 이들 가운데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중증질환 산정특례 제도가 있더라도 비급여 치료의 벽은 여전히 높다. 이들에게 건강보험은 삶의 편의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생존’의 문제다. 재정이 한정돼 있다면 먼저 투입해야 할 곳은 분명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생명을 잃거나 회복하기 어려운 질환,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재앙적 의료비, 시장에만 맡기면 무너질 필수의료다. 새로 돈을 쓰겠다면 의학적 근거와 재정 추계를 따지고 어디서 지출을 줄일지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이런 질문 없이 ‘퍼주기식’ 급여 확대부터 꺼내 들어서는 안 된다. 건강보험은 먼저 손대는 사람이 임자인 주인 없는 곳간이 아니다. 국민이 매달 보험료로 채워 넣는 공동의 재산이다. 누군가의 혜택을 넓히는 결정은 다른 누군가의 몫을 줄이는 결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건강보험 정책은 설익은 선의나 값싼 인기투표로 결정돼서는 안 된다. 무너진 원칙의 뼈대를 다시 세우는 일, 그것이 이번 논란이 우리 사회에 남긴 숙제다. 이현정 경제정책부 차장
  • 암인 줄 알았다가 더 경악…60대 남성 뇌 속 ‘살아있는 촌충’ 발견

    암인 줄 알았다가 더 경악…60대 남성 뇌 속 ‘살아있는 촌충’ 발견

    스페인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이 뇌 검사에서 여러 개의 혹이 발견돼 전이성 뇌암 의심 진단을 받았으나, 실제로는 뇌 속에 기생충이 살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학술지 ‘신종 감염병’에 지난달 24일 발표된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 카스테욘에 평생 거주해 온 이 남성은 2주간 두통이 심해지고 행동 변화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이 컴퓨터단층촬영(CT)을 진행한 결과 뇌에서 여러 개의 병변이 발견됐으며 다른 장기에서 시작된 암이 뇌로 퍼진 ‘전이성 뇌암’일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이 나왔다. 그러나 전신 스캔과 대장내시경 등 정밀 영상검사를 모두 진행했음에도 몸 어디에서도 암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의료진은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추가로 촬영했다. 그러자 뇌 안에서 액체가 차 있는 낭종 여러 개가 포착됐다. 일부 낭종에서는 촌충의 머리 부분이 확인됐으며, 이어진 혈액검사를 통해 기생충 질환인 ‘신경낭미충증’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신경낭미충증은 돼지촌충(갈고리촌충)에 감염돼 발생하는 중추신경계 기생충 질환이다. 증상이 심할 경우 발작이나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고, 신경계에 손상을 남기거나 인지 능력을 저하시키는 위험한 질병이다. 통상 덜 익힌 돼지고기를 섭취하면 장 속에 촌충이 자리 잡지만, 감염자의 대변 등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촌충의 알을 삼키게 되면 유충이 혈관을 타고 이동하다가 뇌 등 다른 장기에 낭종을 형성하게 된다. 연구진은 이 남성이 수년 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촌충 알을 자신도 모르게 삼켰을 것으로 봤다. 환자가 과거에 이 질병이 흔한 국가 출신의 이주노동자들과 건설 현장에서 함께 지내는 과정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그는 구충제와 염증을 가라앉히는 스테로이드제를 처방받아 치료를 진행했으며 큰 후유증 없이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은 “해외 여행력이 없다고 해서 신경낭미충증의 가능성을 처음부터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발병 통계상 전이성 암일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지역이라 할지라도 기생충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 약 먹으면 완치” 말기암 환자 속여 3000만원 뜯은 60대 ‘징역 1년’…환자는 결국 사망

    “이 약 먹으면 완치” 말기암 환자 속여 3000만원 뜯은 60대 ‘징역 1년’…환자는 결국 사망

    신장암 말기 환자에게 미국산 특효약을 구해주겠다고 속여 3000만원을 가로챈 60대 남성이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송한도 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에게 지난달 24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앞서 박씨는 2023년 10월 신장암 말기 환자인 A씨에게 접근해 “간암에 걸린 조카가 미국산 특효약 3개월분을 1억원에 사서 복용한 뒤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제 약값이 떨어져 3000만원이면 살 수 있다”며 돈을 요구했다. 당시 암이 폐까지 전이되자 절박해진 A씨의 상황을 노린 것이다. 이에 A씨는 돈을 건넸지만 1주일 안에 도착한다는 약은 감감무소식이었다. 박씨에겐 애초에 간암에 걸렸다는 조카도 없었다. A씨는 뒤늦게 돈을 돌려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결국 받지 못하고 사망했다. 박씨는 재판에서 “A씨가 암에 걸렸다는 것도 몰랐다”며 스크린 낚시 사업을 위해 돈을 빌렸을 뿐 약을 구해주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송 판사는 제출된 증거 등을 토대로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씨는 과거에도 사기를 벌여 징역 5개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송 판사는 “피해자는 절박한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피고인에게 거금을 건넸지만, 피고인은 연락을 무시하고 상황을 회피하기만 했고, 피해자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고 비판했다.
  • “만져보니 딱딱”…3년간 방치한 손가락 혹, 무심코 넘겼다가 ‘피부암’ 진단

    “만져보니 딱딱”…3년간 방치한 손가락 혹, 무심코 넘겼다가 ‘피부암’ 진단

    중국의 한 63세 남성이 손가락에 생긴 혹을 3년 동안 방치했다가 뒤늦게 피부암 진단을 받았다. 손가락은 원래 피부암의 일종인 ‘기저세포암’이 거의 생기지 않는 부위여서 의료진조차 초기 진단에 애를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과학전문매체 스터디파인즈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학과학원 산하 베이징병원 연구진은 최근 병원을 찾은 이 남성의 오른손 중지 혹을 정밀 검사한 결과 결절형 기저세포암으로 최종 확진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임상 사례 보고서 형태로 국제학술지 ‘스킨’(Skin)에 게재됐다. 환자가 처음 병원을 찾았을 당시 오른손 중지에는 지름 12㎜ 크기의 붉은빛 반점이 도드라져 있었다. 반점 위로는 딱지가 앉은 4㎜ 크기의 검푸른색 돌기 두 개가 솟아 있었고 만졌을 때 단단한 촉감이 느껴지는 상태였다. 이 혹은 3년에 걸쳐 서서히 커졌으나 환자는 그동안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다. 주로 얼굴 등에 흔히 발생하는 기저세포암은 진주처럼 반들거리거나 표면에 미세한 혈관이 비치는 형태를 띤다. 반면 이 환자의 병변은 일반적인 모습과 거리가 멀어 의료진도 육안으로는 확진하기 어려웠다. 결국 의료진은 병변을 절제해 조직검사를 진행한 끝에 암세포가 독특한 경계를 이루며 뭉쳐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최종 진단을 내렸다. 기저세포암은 피부 표피 아래의 기저세포에서 시작되는 암이다. 종양의 성장 속도가 느리고 다른 장기로 잘 전이되지 않아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편에 속한다. 주요 원인은 자외선 노출이다. 이 때문에 주로 얼굴, 귀, 손등 같이 햇빛을 많이 받는 부위에 발생한다. 손가락 역시 자외선에 자주 노출되지만 피지선이 없어 기저세포암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부위로 분류된다. 더욱이 손가락에 생기는 혹은 모양이 유사한 질환이 많아 감별이 까다롭다. 연구진은 색소를 띠는 점 모양의 병변을 비롯해 또 다른 피부암인 편평세포암, 전암성 피부질환인 보웬병, 진행이 빠른 메르켈세포암 등이 기저세포암과 오인되기 쉬운 대표적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피부 표면을 확대하는 피부현미경이나 피부 속을 들여다보는 반사공초점현미경 검사 등 비침습적 방법이 초기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정확한 확진은 조직검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연구진은 “손가락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혹이 생겼을 때는 발병 가능성이 낮아 보이더라도 기저세포암일 확률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감별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생로병사의 비밀’, 위암 재발 줄이는 치료 전략 소개…수술 전·후 보조요법 변화 조명

    ‘생로병사의 비밀’, 위암 재발 줄이는 치료 전략 소개…수술 전·후 보조요법 변화 조명

    998회 방송서 미세전이와 최신 임상 연구, 맞춤형 치료까지 위암 치료 동향 다뤄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이 위암 재발을 줄이기 위한 최신 치료 전략과 변화하는 치료 패러다임을 방송을 통해 소개했다. 지난 1일 방송된 ‘생로병사의 비밀’ 998회에서는 위암 수술 후 발생하는 재발 원인을 분석하고, 미세전이를 관리하기 위한 수술 전·후 보조요법, 면역항암제 활용, 바이오마커 기반 맞춤치료 등 최근 위암 치료의 동향을 다뤘다. 방송은 위 전절제술 이후 복막과 직장으로 암이 전이된 환자 사례를 통해 위암 재발의 원인인 미세전이를 설명했다. 미세전이는 진단 시점에 일부 암세포가 체내에 퍼져 있으나 현재의 영상검사로는 확인되지 않는 수준의 암세포를 의미한다. 수술로 원발 종양을 절제한 이후에도 잔존 암세포가 재발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또 우리나라는 국가 위내시경 검진을 통해 조기 위암 발견률이 높고 축적된 의료진의 경험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수술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병기가 진행된 2·3기 위암에서는 수술만으로는 재발 위험을 충분히 낮추기 어려운 만큼 미세전이를 함께 치료하는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방송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따라 위암 치료가 기존의 수술 중심에서 수술 전부터 전신 치료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가 일반적인 치료였지만, 최근에는 수술 전에 항암치료를 시행해 종양 크기를 줄이고 미세전이를 조기에 억제한 뒤 수술과 수술 후 치료를 이어가는 전략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내용이다. 김형일 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방송에서 “국내는 조기 발견과 수술 성적이 축적되어 오랫동안 수술 중심 치료가 이어졌으나, 최근에는 면역항암제와 세포독성항암제를 병용한 수술 전·후 치료가 재발률 감소와 생존율 향상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되고 있다”며 “수술이 가능한 환자 중 일부도 수술 전에 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방향으로 치료 전략이 변화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은 최근 발표된 글로벌 3상 임상시험 MATTERHORN 연구 결과도 함께 소개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면역항암제 더발루맙과 세포독성항암제 FLOT를 병용한 수술 전·후 보조요법이 기존 치료보다 질병 진행이나 재발, 사망 위험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술 후 절제 조직에서 살아 있는 암세포가 남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병리학적 완전반응률도 약 두 배 향상된 것으로 소개됐다. 환자 사례도 방송에 포함됐다. 수술 전 항암치료를 통해 종양이 줄어들면서 위 전체를 절제하지 않고 부분절제가 가능했던 사례와,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받은 뒤 5년 동안 재발 없이 완치 판정을 받은 사례가 소개됐다. 방송은 이를 통해 수술 전 치료가 재발 위험 감소는 물론 수술 범위 축소와 장기 예후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민규 세브란스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수술 전에 면역항암제를 투여하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먼저 인식해 면역기억을 형성하고, 수술 후 잔존할 수 있는 미세전이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이러한 치료 전략을 통해 환자의 예후가 개선되는 사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진행성·전이성 위암 치료에서 비중이 커진 바이오마커 기반 맞춤치료가 소개됐다. HER2, PD-L1, MSI/MMR, Claudin 18.2 등 암세포의 분자적 특성을 분석해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병용 여부를 결정하는 정밀의료의 임상 적용 범위를 다뤘다. 방송은 위암 치료가 종양 절제를 넘어 재발 예방과 장기 생존율 향상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으며, 특히 재발 위험이 높은 2·3기 위암에서는 미세전이 관리가 치료 성과를 좌우하므로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포함한 통합 치료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요약했다.
  • “늙어도 성욕 포기 못해”…억만장자 여성들, 연 4000만원 쓴다 [라이프+]

    “늙어도 성욕 포기 못해”…억만장자 여성들, 연 4000만원 쓴다 [라이프+]

    미국 실리콘밸리의 부유층 여성들이 폐경과 성욕 저하를 관리하기 위해 연간 수천만원을 내는 회원제 여성 건강 클리닉을 찾고 있다. 오래 사는 데 그치지 않고 노년기까지 성적 건강과 만족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커진 것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요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캠퍼스에서 회원제 진료소를 운영하는 산부인과 의사 샐리 그린월드의 사례를 소개했다. 스탠퍼드대 임상 조교수인 그린월드는 실리콘밸리의 기업가와 고액 자산가 여성들을 진료한다. 신규 환자의 연회비는 최대 3만 달러(약 4600만원)에 달하며 대기 명단도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성적 건강도 건강”이라는 원칙을 내세운다. 기존 장수 의학이 수명 연장과 신체 기능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곳은 폐경 이후의 성욕과 만족도까지 관리 대상으로 본다. 수명 연장 넘어 성적 활력까지…호르몬부터 수면까지 추적그린월드는 폐경 전후 여성에게 호르몬 치료를 제공하고 성 상담과 생활 습관 관리도 병행한다. 진료 시간도 일반 병원보다 길다. 통상 15분 안팎인 산부인과 진료와 달리 환자 한 명에게 1∼2시간을 쓰기도 한다. 성욕 저하와 성적 불편감, 수면 장애, 체중 변화처럼 환자가 쉽게 꺼내기 어려운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핀다. 건강 추적 장비도 적극 활용한다. 혈액검사로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고 스마트링과 혈당측정기, 식단 기록 앱 등을 이용해 수면과 심박수, 혈당, 단백질 섭취량을 관리한다. 일부 환자에게는 전신 자기공명영상(MRI)이나 고가의 암 조기진단 검사도 권한다. “여성 성 건강도 의료 문제”…부유층 전유물 지적도그린월드는 성적 만족도를 단순한 사생활이 아니라 수면과 스트레스, 관계 만족도, 골반 건강 등과 연결된 의료 문제로 본다. 폐경 뒤 나타나는 신체 변화와 성욕 저하를 자연스러운 노화라며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신체와 노화를 기술로 개선하려는 ‘헬스맥싱’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남성 중심의 장수·생체해킹 시장이 성장하자 여성들도 폐경과 성 건강을 별도의 관리 영역으로 보기 시작했다. 다만 연회비만 수천만원에 이르는 만큼 이런 서비스가 극소수 부유층의 전유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뉴요커는 회원제 진료가 여성 건강을 적극적으로 다룬다는 의미가 있지만, 일반 환자가 충분한 상담조차 받기 어려운 미국 의료 체계의 격차도 함께 드러낸다고 짚었다.
  • 호반그룹, 연세대 의료원에 1억 발전기부금

    호반그룹, 연세대 의료원에 1억 발전기부금

    호반그룹은 지난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의료원에서 발전기부금 1억원을 전달했다고 30일 밝혔다. 전달식에는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 김민형 커뮤니케이션실 상무를 비롯해 금기창 연세의료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기부금은 류마티스 질환 및 암 치료 연구 역량 강화, 진료 환경 개선, 의료 인프라 확충 등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호반그룹은 2019년부터 연세대 의료원과 협력을 이어 오고 있다. 호반그룹과 호반장학재단은 연세대 의대 교육환경 개선과 어린이병원 환아 치료비 지원 등을 위해 총 11억 5000만원을 기부했다. 김 기획총괄사장은 “앞으로도 호반그룹은 의료 분야를 비롯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금 의료원장은 “소중한 기부금은 의료 발전과 연구 경쟁력 강화, 환자 중심의 진료 환경 조성을 위해 뜻깊게 사용하겠다”고 화답했다. 호반그룹은 지난해 서울아산병원에 의학연구 발전을 위한 후원금 2억원을 전달했으며, 현재까지 연세대 의료원, 서울대·가톨릭대 의대, 화순 전남대병원 등 의료계에 누적 24억원 이상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 호반그룹, 연세대 의료원에 발전기부금 1억원 전달

    호반그룹, 연세대 의료원에 발전기부금 1억원 전달

    호반그룹이 의료 발전과 진료·연구 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지난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의료원에서 발전기부금을 전달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전달식에는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 김민형 커뮤니케이션실 상무를 비롯해 금기창 연세의료원장 등이 참석했다. 호반그룹은 연세대학교 의료원 류마티스내과와 연세암병원의 의료 발전 및 연구 환경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총 1억원을 전달했다. 이번 기부금은 류마티스 질환 및 암 치료 연구 역량 강화, 진료 환경 개선, 의료 인프라 확충 등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호반그룹은 2019년부터 연세대학교 의료원과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호반그룹과 호반장학재단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육환경 개선과 어린이병원 환아 치료비 지원 등을 위해 지금까지 총 11억 5000만원을 기부했다. 김 기획총괄사장은 “이번 후원이 의료 연구와 진료 환경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호반그룹은 의료 분야를 비롯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기창 연세의료원장은 “호반그룹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소중한 기부금은 의료 발전과 연구 경쟁력 강화, 환자 중심의 진료 환경 조성을 위해 뜻깊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호반그룹은 의료 발전과 환우 지원을 위한 다양한 나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아산병원에 의학연구 발전을 위한 후원금 2억원을 전달했으며, 현재까지 연세대학교 의료원, 서울대·가톨릭대 의과대학, 화순 전남대학교병원 등 의료계에 누적 24억원 이상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또한 호반건설과 대한전선 등 그룹 임직원이 참여하는 정기 헌혈 캠페인을 매년 실시하며 생명 나눔 문화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 정부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 토론회 돌연 취소… 여론·재정 악화에 부담

    정부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 토론회 돌연 취소… 여론·재정 악화에 부담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화에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 정부가 관련 논의를 위해 추진하던 국민참여 토론회를 돌연 취소하면서다. 암이나 희귀질환 등 생명과 직결된 질환보다 탈모 지원이 우선이냐는 지적과 건보 재정 악화 우려가 커지자 ‘탈모’ 단일 의제 공론화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29일 “탈모 급여 확대를 주제로 한 토론회 추진을 중단한다”며 “토론회를 앞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탈모 급여 확대에 대한 여러 입장이 충분히 제기된 점을 고려해 시간을 두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다음 달 4일 국민참여단 200명을 모아 ‘모두의 토론회’를 열고 탈모 치료제 건보 급여 적용에 관한 국민 의견을 모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의료계와 환자단체를 중심으로 비판이 확산하면서 정부 부담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과제는 탈모 치료제 급여화보다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의 건보 보장성 확대”라며 “숙의는 필요하지만 순서가 틀렸다”고 지적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탈모 급여 확대는 건보의 근간인 의학적 필수성과 급여 우선순위를 흔드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정부는 향후 건강보험을 활용한 청년층 지원 등 더 넓은 틀로 논의를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앞으로 공론화하더라도 탈모 의제만 단독으로 다루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청년들을 위해 건강보험을 어떤 식으로 쓰는 게 나을지 탈모를 포함해 논의할 수도 있다”며 “건강보험 재정이 어느 정도까지 감당 가능한지, 보험료 인상 요인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일 의제 공론화에는 선을 그었지만 완전히 철회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다만 하반기 복지부가 발표할 예정이던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 확대 방안은 논의 범위와 시점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은 정부가 추진해 온 하반기 중점 과제였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탈모약 건보 적용을 주문했고, 복지부는 이를 바탕으로 급여화를 검토해왔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 역시 지난 11일 정부 출범 1주년 정책간담회에서 이를 주요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정 장관은 앞선 업무보고에서 “건강보험 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재정 부담 우려는 정부 내에서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 [사설] 탈모보다 중증 환자 건보 지원망 먼저 꼼꼼히 살펴야

    [사설] 탈모보다 중증 환자 건보 지원망 먼저 꼼꼼히 살펴야

    정부의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화 추진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복지부는 청년층의 정신건강과 사회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들어 20~34세를 우선 지원 대상으로 검토해 왔다. 그러나 이 방안이 알려지자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판과 재정 부담 우려가 커졌고, 이를 공론화하려던 국민참여 토론회도 취소됐다. 건강보험 재정은 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준비금 소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탈모 치료제의 건보 적용에 연간 최대 7000억원이 투입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추산까지 나오고 있다. 건강보험 우선순위에 탈모 치료가 포함되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따져봐야 한다. 정작 중증·희귀 질환자들이 마주한 현실은 더 무겁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탈모보다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가 먼저라고 호소했다. 환자단체 설문에서는 3명 중 1명이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거나 미룬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도 2024년 4대 중증질환 보장률은 81%, 암질환 보장률은 75%에 그쳤다. 비급여 신약과 간병비는 여전히 환자와 가족에게 큰 부담이다. 서울대병원 조사에서도 암 환자 보호자는 경제적 스트레스와 사회적 고립으로 삶의 질 저하와 불안, 우울 위험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탈모를 앓는 청년층의 심리적 고통을 가볍게 볼 일은 물론 아니다. 외모와 취업, 대인관계가 맞물린 현실에서 탈모는 당사자에게 삶의 질을 위협하는 부담일 수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은 개인의 모든 불편을 공적으로 보상하는 제도가 아니다. 예기치 못한 질병과 고액 의료비로 한 가정이 무너지는 일을 막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다. 정부가 지금 서둘러야 할 일은 낮아지는 중증질환 보장성을 회복하고 신약 급여 심사의 속도와 투명성을 높이는 일이다. 건강보험 재정은 더 절박한 고통을 먼저 덜어내는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
  • 수술만큼 항암도 중요… 위암 재발 줄이는 새 해법

    수술만큼 항암도 중요… 위암 재발 줄이는 새 해법

    수술만 하면 완치되는 줄 아는 위암2·3기 환자 재발 위험 30~40% 달해MRI도 못 잡는 미세전이가 주원인항암으로 종양 크기 줄여 전이 제어면역항암제 생존 이점 첫 입증 사례“위 보존보다 완치·재발 방지가 중요” “과거에는 위암 진단이 내려지면 먼저 수술을 한 다음 항암치료를 이어가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수술 전부터 항암치료를 하는 방향으로 치료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강민수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29일 최근 위암 치료의 가장 큰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암이 발견되면 곧바로 수술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수술 전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를 치료해 재발 가능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우수한 의료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위암 치료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위암은 여전히 국내 암 사망 원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암이 위벽 깊숙이 침범했거나 림프절 전이를 동반한 2·3기 위암은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도 재발 위험이 적지 않다. 2기 환자의 약 20~30%, 3기 환자의 40% 이상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석 분당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위암의 조기 발견율이 높아 수술만 하면 완치되는 병으로 생각하는 환자가 많다”면서 “하지만 진행성 위암, 특히 3기 위암은 수술이 잘 끝나도 재발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눈에 보이는 암을 모두 제거했는데도 재발하는 이유로는 영상검사(CT·MRI)로 확인되지 않는 ‘미세전이’가 꼽힌다. 암세포가 이미 몸 안 다른 부위로 퍼졌는데도 검사로는 발견되지 않는 상태다. 위암의 전이 양상으로는 복막 전이가 가장 흔하고 간이나 폐로 퍼지는 혈행성 전이, 림프절 전이도 나타난다. 박 교수는 “병기가 높을수록 암세포가 위와 주변 림프절 범위를 넘어 퍼져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며 “수술로 제거할 수 없는 미세전이가 재발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 ‘수술 전·후 보조요법’이다. 수술 전 항암치료로 종양 크기를 줄이고 미세전이를 조기에 치료한 뒤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 이후에도 약물치료를 이어가 재발 위험을 낮추는 방식이다. 강 교수는 “전 세계 암 치료의 흐름은 수술을 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재발을 줄이기 위해 수술 전후로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수술 전 단계에서 미세전이를 먼저 제어한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면역항암제를 더한 수술 전·후 보조요법도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떠올랐다. 대표적으로 더발루맙 기반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최근 허가를 받으며 위암 치료의 전환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치료는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를 함께 쓰고 수술 후에도 보조요법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관련 연구에서는 기존 치료보다 재발 및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춰 생존 개선 가능성을 보였다. 위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에서 면역항암제가 생존 이점을 입증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강 교수는 “재발 위험이 큰 2·3기 환자에게는 완치를 향한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항암치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강 교수는 “항암치료는 환자를 힘들게 하려는 치료가 아니라 완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과정”이라며 “최근에는 이상 반응 관리 체계도 크게 발전한 만큼 의료진과 충분히 소통하며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도 “위암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위를 얼마나 남겼느냐가 아니라 암을 완치하고 재발을 막는 것”이라며 “의료진을 믿고 계획된 치료를 끝까지 완주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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