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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천시, 여름밤 비밀스런 미식연회 ‘낙안 잔잔잔’ 참가자 모집

    순천시, 여름밤 비밀스런 미식연회 ‘낙안 잔잔잔’ 참가자 모집

    순천시가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낙안읍성 일원에서 운영되는 2026 순천미식주간 미식투어 프로그램 ‘낙안 잔잔잔’ 참가자를 모집한다. ‘낙안 잔잔잔’은 조선시대 연회 형식의 야간 미식투어 프로그램이다. 특히 술을 올리는 의례인 ‘삼헌’의 흐름을 빌려 세 차례 이어지는 술·음식·음악의 변화를 통해 주요 핵심인 ‘잔잔잔’을 구현했다. 낙안의 식재료와 전통 공간, 라이브 연주가 어우러지는 미식 경험을 선보인다. 올해 프로그램은 군수의 초대장을 받은 귀빈이라는 설정 아래 낙안읍성 골목과 성곽길을 따라 고즈넉한 정취를 느끼는 탐방으로 시작된다. 이후 특별한 공간인 ‘내아’에서 세 잔의 술과 한입 먹거리, 전통악기 라이브 선율이 어우러지는 미식 분위기를 즐기고, 조선시대 양반들의 놀이인 ‘쌍륙’을 체험하며 풍류를 마무리한다. 참가자는 낙안읍성이라는 살아있는 역사 공간을 거닐며 낙안의 시간과 정취를 체감하고, 지역 식재료로 구성된 술과 음식, 음악, 전통놀이를 통해 낙안만의 문화적 감각을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낙안 잔잔잔’ 프로그램은 행사 3일 동안 하루 1회씩 총 3회 운영한다. 오후 5시부터 8시 30분까지다. 회차별 20명, 총 60명을 모집한다. 2인 동반 신청 프로그램으로 참가비는 2인 기준 5만원이다. 순천역과 낙안읍성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영되며, 희망자에 한해 자율 탑승할 수 있다. 참가를 원하는 시민과 관광객은 네이버 폼 또는 포스터 내 QR코드로 신청 페이지에 접속해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모집은 선착순이다. 시 관계자는 “낙안읍성의 밤, 내아라는 특별한 공간, 지역 식재료, 전통놀이를 결합한 순천만의 야간 미식관광을 마련했다”며 “올여름 단 3일만 열리는 비밀스러운 미식연회에서 순천의 풍류와 낭만을 깊이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사전예약 없이 즐기는 ‘가을 궁중문화축전’

    사전예약 없이 즐기는 ‘가을 궁중문화축전’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고종의 도서관이던 경복궁 집옥재에서 ‘고궁책방’이 열린다. 직장인들은 소규모 공연 행사인 ‘정오의 궁산책’을 통해 평일 점심시간 경복궁에서 특별한 휴식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10월 1~9일 4대궁에서 진행되는 ‘2022 가을 궁중문화축전’에서 사전예약 없이 즐길 수 있는 현장 행사를 21일 공개했다. 지난 13일부터 사전예약을 받고 있는 10개 프로그램 못지않게 풍성하고 알찬 내용으로 준비됐다. 집옥재에선 고궁책방 행사와 함께 주영하 교수, 윤지양 작가, 김상욱 물리학자의 강연(7~9일)을 들을 수 있다. 집경당에선 궁중판 보드게임방인 ‘궁중놀이방’을 통해 쌍륙, 투호, 칠교 등 색다르게 재해석한 조선시대 궁중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사방신을 찾아라’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가 매시 정각 궁을 돌아다니며 내는 문제(미션)를 해결하는 행사다. 덕수궁에서는 고궁음악회가 마련됐다. 창경궁 대춘당지 광장에선 춘당지 외벽영상이 오후 7시부터 20분 간격으로 하루 5회 운영된다. 총 44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행사는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 홈페이지 등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도덕성·문장력 최고 외교관… 유일 초강국 원의 ‘고려 편입’ 막다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도덕성·문장력 최고 외교관… 유일 초강국 원의 ‘고려 편입’ 막다

    ‘도덕의 으뜸(道德之首), 문학의 종장(文章之宗).’ 고려 말 문신이었던 이색이 지은 이제현의 묘지명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힘 겨루기에 대한민국은 위태위태하다. ‘한반도의 봄’에도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 이런 때일수록 강대국들을 이용하는 노련한 외교관이 필요하다. 고려 후기 문신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1287∼1367) 선생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나를 돌아보니… 홀로 공부하여 고루하였으니 도를 들은 것이 자연 늦었도다 불행은 모두 자신이 만든 것 어찌 스스로 반성하지 않으랴 백성에게 무슨 덕을 베풀었다고 네 번이나 재상이 되었단 말인가 요행으로 그렇게 된 일이기에 온갖 비난을 불러들였구나 못나고 보잘것없는 내 모습 그려서 또 무엇에 쓰겠는가만 나의 후손에게 고하여 주노니 한 번 쳐다보고 세 번 생각하여 그런 불행 있을까 경계하며 아침저녁으로 꾸준히 노력하라 만일 그런 요행 바라지 않는다면 불행을 면하게 될 것을 알리라 -익재난고(益齋亂藁) 제9권 ‘익재진자찬’ 중 선생이 자신의 초상화에 대해 쓴 글이다. 80세가 넘게 살며 여섯 왕을 섬기고 네 차례나 재상을 지내는 등 영화를 누렸으면서도 자신의 삶을 불행하다고 했다. 실은 이것이 진심일지도 모른다. 15세에 과거에 장원급제하자 선생은 ‘과거는 작은 재주이니, 이것으로 나의 덕을 크게 기르기에는 부족하다’고 했다. 학문 성취가 목표였던 선생에게는 평생의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대제국 원나라의 지배를 받던 고려의 신하로, 두 나라를 수없이 오가며 줄타기하듯 외교술을 펼친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문화의 힘으로 선생은 원나라를 통해 성리학을 받아들였고 원나라의 명사들과 교유하면서 학문적 성취를 이루었다. 충선왕이 원나라 수도 연경에 만권당을 지어 놓고 선생을 불러들여 조맹부 등 천하의 명사들과 어울리게 하였는데, 이 자리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충선왕이 “닭 울음소리가 마치 문 앞의 버들가지 같도다” 하고 읊었다. 자리에 모인 중국의 문사들이 그 말의 출처를 물었다. 충선왕이 대답을 못하고 난처해하자 익재 선생이 “우리나라 시에 ‘해가 뜨자 지붕 위의 닭이 우니, 늘어진 수양버들처럼 길구나’라는 구절이 있으며 한퇴지의 시에도 이와 비슷한 시구가 있소” 하니 좌중이 다 칭찬하였다. -청장관전서 제32권 ‘청비록 계성사류’ 중 해박한 지식으로 위기에 빠진 충선왕의 체면을 살리면서 동시에 종주국에 맞서 우리 문화의 위상을 드높인 유명한 일화다. 한시를 읊으며 상대국 대표를 위압하던 모습이 겹쳐진다. #할 말은 하자 충숙왕 때 고려의 간신들이 고려를 폐하고 원나라에 편입시키려 한 일이 있었다. 원나라 황제도 이를 받아들여 고려에 정동성을 설치하려 했다. 이때 선생이 원나라에 있으면서 도당에 글을 올렸다. 중용에 이르기를 ‘무릇 천하와 국가를 다스리는 데 아홉 가지 떳떳한 법이 있으니, 이를 시행해 가는 방법은 한 가지이다. 끊어진 세대를 이어 주고 망하는 나라를 일으켜 주며, 혼란을 다스려 주고 위기를 돌보아 주며, 주는 것을 후하게 하고 받는 것을 박하게 함은 제후들을 감싸주는 일이다’ 하였습니다.…(중략)…패자(覇者)도 오히려 이것에 힘쓸 줄 알았는데, 더구나 큰 중국을 차지하여 사해를 한 집안으로 삼는 자이겠습니까? -익재난고 제6권 ‘원(元)나라 서울에서 중서도당에 올린 글’ 원나라는 천하의 대국이니 경전의 말씀대로 남의 나라를 일으켜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선생은 과거 원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고려가 도왔던 일들을 열거한 뒤 원나라가 고려왕을 부마로 삼은 은혜와 의리를 부각시킨다. 또 고려에는 쓸모없는 땅이 많으니 재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데, 왜인들이 이 소식을 듣는다면 크게 경계할 것이니 경제적, 외교적으로 조금도 실리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마무리한다. 삼가 바라건대, 집사 각하께서는 역대 황제들께서 고려의 공로를 생각하시던 의리를 본받으시고, 세상을 가르친 중용의 말씀을 명심하시어, 그 나라는 그 나라에 맡기시고 그 나라의 백성은 그곳 백성끼리 살게 하십시오. 자기들의 정사(政事)는 자기들 스스로 닦도록 직책을 부여하여 번방으로 삼으시며, 우리의 끝없는 아름다움을 누리게 하신다면 어찌 삼한의 백성들만 집집마다 서로 경하하여 천자의 성덕을 노래할 뿐이겠습니까. 종묘사직의 영령들도 모두 감격하여 지하에서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우선 상대방의 자존심을 세워 주고 이어 과거 은혜와 의리를 거론한 뒤 실리적인 측면에서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음을 강조한다. 강대국에 부탁하는 글이지만, 이 정도라면 오히려 당당한 요구에 가깝다. 선생의 글 덕택인지 원나라의 이 시도는 곧 중지됐다. #문인 이제현 선생은 수많은 역사서를 저술하는 한편 문학 부문에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조선 말기 학자 김택영은 선생의 문학을 두고 ‘조선 3천년에 제일의 대가(大家)’라고 극찬한 바 있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시 한 편을 소개한다. 종이 이불 썰렁하고 등불 침침한데 어린 중은 밤새도록 종을 치지 않는구나 자던 길손 일찍 문 연다 꾸짖겠지만 암자 앞의 눈 쌓인 소나무 보려 한다네 -익재난고 제3권 ‘산중설야’ 겨울밤 눈이 내린 산사의 풍경과 나그네의 심경이 선명하다. 눈 온 새벽의 한기가 피부로 느껴지는 듯하다. 이 외에도 선생은 역사와 문학을 결합시킨 영사시도 많이 지었고, 패관문학의 대표작인 ‘역옹패설’을 남기기도 했다. 역옹패설은 일종의 수필 문학으로, 딱딱하고 골치 아픈 관직 생활과 정통 성리학에서 벗어나 잠시 여유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 대한 선생 자신의 설명이다. “무료하고 답답함을 달래기 위하여 붓 가는 대로 기록한 것이니 실없는 이야기가 있은들 뭐 괴이할 것이 있겠는가. 공자도 ‘박혁(쌍륙과 바둑)놀음이 아무것에도 마음을 쓰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하였으니, 장구(章句)를 다듬어 꾸미는 것이 박혁놀음보다는 오히려 낫지 않겠는가.” -역옹패설 중 또 익재난고 제4권 ‘소악부’에는 고려가요를 배경 설화와 함께 한역한 작품들이 수록됐다. 오늘날 고려가요 연구에 더없이 귀중한 자료다. 옛날 신라의 처용 늙은이 바닷속에서 왔노라 말을 하더니 자개 이빨 붉은 입술로 달밤에 노래하고 솔개 어깨 자줏빛 소매로 봄바람에 춤추었네 -처용가 바윗돌에 구슬이 떨어져 깨지긴 해도 구슬 꿴 실만은 끊어지지 않으리라 낭군과 천추의 이별을 하였지만 한 점 붉은 마음이야 어찌 변하리 -서경별곡 뛰어난 문장가이자 정치가로서 원나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노력했던 선생의 삶은 오늘날 강대국 사이에 처한 우리에게 많은 깨우침을 준다. 수백 년 전의 지혜가 지금 소중한 이유다. 조경구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익재난고는 10권 3책의 이제현 문집 조선시대 여러 차례 重刊 1363년(공민왕 12년)에 처음 간행된 이래 조선조에 들어서도 세종, 선조, 순조 때 등 여러 차례 중간했다. 모두 10권 3책으로 됐으며 권1~4에는 시(詩), 권5에는 서(序), 권6에는 서(書)·기(記)·비문(碑文)이 실려 있다. 권7에는 비명(碑銘), 권8에는 표(表)·전()이 실렸다. 권9는 상·하 2편으로 이루어졌으며 상권은 고종의 세가이다. 하권에는 사찬(史贊)·사전서(史傳序)·책문(策問)·논(論)·송(訟)·명(銘)·찬(讚)·잠(箴)이 실려 있다. 권10에는 장단구(長短句)가 들었다. 이어 이색이 지은 선생의 묘지명과 중간할 때 추록한 습유가 실려 있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는 ‘익재난고’와 ‘역옹패설’ 전·후집을 합해 ‘익재집’(益齋集)이라는 이름으로 번역서를 출간했다. 한국고전종합 데이터베이스(DB)에는 원문과 번역문을 모두 구축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 ‘방콕’하긴 아까운 설 연휴… 재미난 것 없을까

    ‘방콕’하긴 아까운 설 연휴… 재미난 것 없을까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민족 최대의 명절 설. 나흘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연휴를 더욱 알차고 보람 있게 보낼 수 있는 문화 공연이 풍성하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 친구들과 함께 재충전도 하고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영화, 공연, 전시 등을 소개한다. ◆코미디 한편에 ‘소문만복래’ 이번 설 극장가는 어느 해보다 상차림이 푸짐하다. 특히 한국 영화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코미디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명절 분위기를 한껏 돋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과 칸영화제 수상작 등 볼 만한 외화도 포진해 있다. 이번 연휴에는 한국 영화 네 편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지난 22일 개봉해 승기를 잡은 ‘수상한 그녀’는 욕쟁이 칠순 할매가 20대의 몸으로 돌아가 가수의 꿈을 이룬다는 타임슬립형 코미디. 오두리 역을 맡은 심은경의 구수한 사투리와 ‘나성에 가면’ 등 1970~80년대 구성진 노랫가락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좌충우돌 코미디 속에 숨겨진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도 흥미를 끈다. 카메오로 등장하는 김수현은 꼭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수상한 그녀’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피끓는 청춘’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드라마와 코미디가 적절히 어우러진 학원 로맨스로 나팔바지, 맥가이버칼 등이 유행했던 198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국민 연하남’ 이종석이 충청도 사투리와 야릇한(?) 손동작 하나로 여학생들을 홀리는 홍성농고 최고의 카사노바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여주인공 박보영도 과격한 학교 일진을 잘 소화해 가벼울 법한 코미디에 무게 중심을 잡는다. 영화 ‘신세계’의 제작진이 내놓은 ‘남자가 사랑할 때’는 언뜻 진부해 보이지만 은근하면서도 강한 여운을 남기는 멜로 영화다. 연애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사채업체 부장 태일(황정민)이 채권 회수 때문에 만난 호정(한혜진)에게 끌리면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후반부에 신파조로 흐른 것이 다소 아쉽지만 개연성 있는 전개와 소박한 에피소드가 쏠쏠한 재미를 준다. ‘조선미녀삼총사’는 할리우드 ‘미녀 삼총사’의 조선판으로 조선 팔도의 수배범들을 잡는 현상금 사냥꾼의 이야기다. 하지원이 비상한 두뇌와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가진, 삼총사의 리더 진옥 역을 맡았다. 진옥은 푼수 같은 주부 검객 홍단(강예원), 활과 쌍절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터프한 막내 가비(손가인)와 함께 사라진 십자경을 찾아 달라는 왕의 밀명을 받고 미션 완수에 나선다. 현재 관객 350만명을 넘기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겨울 왕국’이 역대 국내 애니메이션 흥행 1위인 ‘쿵푸팬더 2’(506만명)의 기록을 깰 것인지도 관심거리. 화려한 볼거리와 귀에 착 감기는 OST 등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흥행 요소를 두루 갖춘 작품으로 아이는 물론 어른 관객들의 관심도 받고 있다. 도도한 얼음공주 언니 엘사와 밝고 쾌활한 동생 안나 등 자매의 이야기로 기존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를 뒤틀어 눈길을 끈다. 명절 때 안 보이면 왠지 섭섭한 청룽(성룡)은 이번엔 신작 영화 ‘폴리스 스토리 2014’로 돌아왔다. 1985년부터 시작된 시리즈의 6번째 이야기로 청룽의 격투기 등 고난도 액션은 여전히 화끈하지만 미스터리를 강조한 스토리로 전작에 비해 분위기는 다소 어두워졌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굿판 공연보며 ‘무병장수’ 서울 예술의전당은 30일부터 2월 1일까지 공연 할인, 사인회, 선물증정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CJ토월극장에서 상연 중인 뮤지컬 ‘해를 품은 달’(해품달)은 설 당일인 31일 오후 2시와 6시 2회 공연을 4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해품달’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왕과 액받이 무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날 공연엔 지난해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은 전동석이 이훤을 연기하고, 정재은과 조휘가 각각 연우와 양명을 맡는다. 정통 국악 공연도 풍성하다. 서울 국립국악원은 설 기획 ‘청마의 울림’을 31일과 2월 1일 오후 4시 예악당에서 공연한다. 국악관현악과 민요, 판소리, 국악동요, 전통연희가 어우러지는 흥과 신명의 무대다. 소리꾼 남상일이 진행을 하면서 판소리 ‘흥보가’의 ‘흥보 박타는 대목’도 부른다. 공연시간 2시간 전부터 야외광장에서 널뛰기, 팽이치기, 짚신썰매,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 등 민속놀이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02)580-3300.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은 30일 오후 5시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설맞이 국악한마당’을 연다. 수제천, 천년만세, 태평무, 민요, 판굿으로 이어지는 공연은 무병장수와 풍요를 향한 소망을 담은 시간으로 꾸몄다. (051)607-3123. 31일부터 2월 2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에서는 마당극 ‘허생전’을 앙코르 공연한다. 연암 박지원이 쓴 소설 ‘허생전’ 속 허생의 집이 남산골 자락이라는 점에 착안해 만들었다. 정치·사회·경제적 의제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해학을 춤과 연주, 재담으로 버무렸다. (02)3676-3676. 아이들을 위한 공연도 할인행사를 준비해 관객을 맞는다.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머털도사’를 퍼포먼스로 옮긴 ‘위저드 머털’은 31일까지 새해 맞이 이벤트로 관람료를 20% 할인한다. 대표적 넌버벌쇼로 꼽히는 ‘점프’의 오리지널 배우들이 뭉쳐 태권도, 애크러배틱, 마술 등을 한데 섞어 판타지 뮤지컬을 만든다. 서울 대학로 AN아트홀에서 공연한다. (02)2038-8182. 유럽 정통 목각인형인 마리오네트를 만나는 ‘목각인형 콘서트’는 2월 1~2일 공연을 60% 할인 판매한다. 관절 마디마다 줄을 연결해 동작을 만드는 마리오네트는 속눈썹까지 움직일 정도로 정교하다. 현장에서 선착순 40팀에 ‘박물관은 살아있다’ 관람권을 선물로 증정한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윤당아트홀. (02)766-6007. ‘맛있는 공연’을 표방한 넌버벌 퍼포먼스 ‘비밥’은 2월 2일까지 가족 할인 이벤트를 준비했다. 3인 이상 가족이 예매하면 적용된다. ‘비밥’은 전 세계 대표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비보잉, 아카펠라, 비트박스 등 다양한 소리와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하면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서울 종로2가 시네코아 비밥 전용관에서 상설 공연한다. (02)766-0815.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민속박물관 윷점으로 ‘운수대통’ 다양한 장르의 전시가 이어지는 미술관은 설 연휴 가족과 함께 여유롭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숨은 ‘보고’(寶庫)다. 국립현대미술관은 30일부터 2월 2일까지 덕수궁관을 제외한 서울관, 과천관을 무료로 개방한다. 지난해 개관한 서울 종로구 소격동 서울관에선 개관 특별전으로 5개의 주제 전시가 이어진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에는 말의 해를 맞아 말 그림 다색판화로 연하장 만들기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과천관에선 건축가 이타미 준의 대규모 회고전인 ‘바람의 조형’전과 인도·중국의 현대미술을 조망하는 ‘중국·인도 현대미술전’이 계속된다.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선 ‘사진과 미디어: 새벽 4시’전을 비롯해 ‘북유럽 건축과 디자인’전, ‘태도가 형식이 될 때’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노원구 중계동 북서울미술관에선 ‘2013 서울 포커스-한국화의 반란’전과 ‘스토브가 있는 아뜰리에’전 등이 열린다.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선 ‘운보 김기창 탄생 백주년 기념’전이 계속된다. 이곳 야외공원의 너럭바위와 수백년 된 소나무, 흥선대원군 별장인 석파정 등은 가 볼 만한 명소다. 이 밖에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선 디자이너 하비에르 마리스칼의 대규모 개인전과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의 사진전이 각각 마련됐다. ‘애니 레보비츠’전은 31일 방문 고객 중 3대 가족, 또는 모녀 관람객에게 사은품을 증정한다. 관훈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선 ‘국민화가’ 박수근 화백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이어지고 있다. 설 연휴 박물관과 고궁, 왕릉 등에선 전통문화를 이해하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민속놀이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30일부터 2월 2일까지 각종 민속놀이 체험은 물론 공연, 전시 등 40여건의 행사를 진행한다. 말띠 해를 기념하는 체험행사에선 직접 말을 타 볼 수 있고, 대막대기로 걷는 죽마놀이를 즐길 수 있다. 죽마놀이와 말 장난감 놀이를 결합한 가족대항 ‘말로 이겨 보자!-말 놀이 경연대회’, ‘청말이 있는 풍경-한지 쟁반 만들기’, ‘내 손으로 꾸미는 말 저금통’ 등 말을 소재로 한 체험 코너가 풍성하다. 말의 해 특별전인 ‘힘찬 질주, 말’의 관람도 가능하다. 설 세시 행사로는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토정비결·윷점 보기, 설빔 입어보기, 전통가옥 오촌댁 안에서의 세배 등이 마련된다. 또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투호, 쌍륙, 고누놀이 등 민속놀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가래떡, 한과, 식혜 등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기생·왈짜… 조선 ‘한양 뒷골목’ 탐방

    기생·왈짜… 조선 ‘한양 뒷골목’ 탐방

    조선시대에도 파티플래너와 연예기획자가 있었다? 25일부터 27일까지 밤 9시 50분 방영되는 EBS ‘다큐프라임’의 주제는 ‘한양의 뒷골목’이다. 고고한 양반들의 삶보다 검계, 기녀, 왈짜, 거지 등 뒷골목의 세계를 탐험해 보자는 것이다. 18세기에 시장경제의 발달과 함께 생겨난 도시의 저잣거리 문화가 탐방대상이다. 실제 국문학자들이 보는 자료 가운데 ‘한양가’(漢陽歌)란 가사가 있다. 1848년쯤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가사에는 온갖 놀이 문화가 다 등장한다. 이 놀음을 주관하는 이는 바로 ‘대전별감’. 지금으로 치면 파티플래너쯤 된다. 연회 행사장을 꾸미고, 기생을 불러 가무를 제공하는 등 행사에 참석한 이들이 모두 흥겹게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들은 기생들에게 가장 큰 권력적인 존재였고, 이들이 벌이는 놀이판 ‘승전놀음’은 당대의 이름있는 기생, 명창, 악공이 총출동하는 최고의 놀음으로 꼽혔다. 기생의 패션도 눈길을 끈다. 요즘 연예인들 트렌드가 하의실종이라면, 조선 기생들의 트렌드는 ‘하의풍만’쪽이었다. 저고리는 최대한 작게 입고 치마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요즘처럼 대놓고 노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나름대로 섹시한 느낌을 주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다. 그런데 이게 인기를 끌어서 그만 여염집 아낙들도 이런 패션을 따라하기 시작한다. 이를 본 실학자 이덕무는 “저고리가 워낙 작아 가슴에 피도 안 통할 지경”이라고 개탄했다. 번창하는 유흥가엔 조폭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마련. 조선에도 ‘검계’(劍契)와 ‘왈짜’라는 게 있었다. 거의 군사조직 수준의 규율을 갖춘 검계나 왈짜는 몸에 칼자국이 없으면 가입할 수 없었다. 삿갓을 푹 눌러쓴 채 뚫어 놓은 구멍으로 사람들을 내려다봤다. 이들은 도박장이나 기생들을 관리했고, 이 권리를 두고 싸움질을 일삼았다. 재밌는 건 이들이 호가(豪家·잘살거나 이름 있는 집안)의 자식들이라 관에서도 함부로 손대지 못했다는 것이다. 도박장 풍경도 지금과 큰 차이가 없다. 정약용마저도 ‘목민심서’에다 재상이나 승지에까지 이른 자들이 ‘바둑, 장기, 쌍륙, 투패, 강패, 척사’ 같은 노름에 미쳐 있다고 비판할 정도였다. 실제 18세기 투전판 최고의 ‘타짜’로 꼽히는 자로 원인손이 있었는데, 그는 효종의 딸 경숙옹주의 손자이자 병조·이조판서를 지낸 원경하의 아들이었다. 모두 3부로 구성된 ‘한양의 뒷골목’은 이런 얘기들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드라마화했다. 한양의 뒷골목을 어슬렁대는 검객 표철주, 그리고 조선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포도대장 장붕익의 대결로 그려 낸 것. 또 시대 배경을 풀어주는 내레이션도 판소리로 만들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설연휴 곳곳서 문화행사

    설연휴 곳곳서 문화행사

    민족의 명절인 설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가족 나들이객을 겨냥한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린다. 서울 광화문광장은 차 없는 거리로 조성돼 14일 오후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시내버스도 우회한다. 서울시는 설 당일인 14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세종로 양방향 교통을 통제하고 ‘차 없는 광화문광장 설날 한마당’ 행사를 개최한다. 광장에서는 미8군 군악대, 국방부 3군 의장대의 시범과 조선왕조 수문장교대의식 등이 이어진다.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설치된 무대에서 ‘궁중정재’와 ‘청성곡’ 대금 독주, 한해의 모든 액(厄)을 막아내고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액막이타령’ 등 정통 국악공연이 펼쳐진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103번, 109번, 9708번 등 세종로 구간을 운행하는 시내버스 31개 노선은 의주로, 을지로 등으로 우회운행한다. 운현궁에서는 다양한 민속행사가 진행된다. 연휴 첫날인 13일에는 풍물패의 공연과 차례상 차리기 시연, 14일에는 떡국 나누기 행사가 진행된다. 각종 민속놀이와 민속제기·복조리 만들기도 체험할 수 있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종묘 등 고궁에서도 세배 장소를 제공하고 중요무형문화재 공연을 연다. 14일 오후에는 인왕산 정상과 사 직동 삼거리초소, 청운공원 윤동주 시비 옆 등 3곳에 대형 호랑이 조형물을 설치하는 행사가 진행된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20일까지 청계천로 관광안내전시관에서 전통 민속놀이와 한복입기 체험행사를 마련했다. 설 연휴 3일간은 매일 100명에게 복주머니를 증정한다. 서울랜드, 롯데월드, 에버랜드 등 놀이공원들도 특별 이벤트와 퍼레이드, 전통문화체험 등을 진행한다. 한국민속촌은 설연휴 3일간 ‘설맞이 민속한마당’을 열고 소원성취 12거리 큰굿한마당과 큰북공연단체의 웅장한 북소리와 함께 새해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대북공연을 준비했다. 경기도박물관 방문객은 13~15일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사진전을 무료로 볼 수 있다. 경기도미술관은 올해 첫 기획전인 ‘오! 명화’전을 무료 개방한다. 경기도자박물관, 백남준아트센터, 실학박물관 등도 공짜로 입장할 수 있다. 민속촌 앞 경기도국악당에서는 ‘엄마랑아빠랑 전통문화 나들이’ 행사가 마련되고 ‘별주부와 함께 떠나는 소리여행’, ‘교육과 체험이 만난 음악공연’, ‘덩더쿵 얼쑤~신나는 마당’ 등을 연다. 광주 경기도자박물관에서는 전통도예가 15명의 작품을 전시하는 ‘법고창신전’이 열린다. 화성과 화성생궁을 정상운영하고 설날에는 무료개방한다. 국립공주박물관은 야외광장에서 떡과 알밤 구워먹기 등 설 음식 시식과 대추, 생강차 등 전통차를 마실 수 있도록 했다. 13일에는 ‘우리그림 풍속화’ 체험, 14일에는 전통놀이 ‘쌍륙’ 행사가 진행된다. 국립김해박물관은 종이딱지치기와 비석치기, 사방치기 등 추억의 놀이마당을 마련하고 매일 오후 2시 영화를 상영한다. 김병철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41) 투호와 쌍륙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41) 투호와 쌍륙

    그림(1)은 신윤복의 ‘투호’다. 남자 넷과 여자 한 사람이 등장한다. 남자는 차림새로 보아, 점잖은 양반이다. 여자가 홀로 따라온 것이 이상하다. 이 여자는 일가친척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때는 18세기. 가부장제가 가장 완벽하게 작동하던 시기다. 양반가의 젊은 여성은 집안에 유폐되어 있어야만 하였다. 남자들을 따라 야외로 나가서 투호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 여성은 아마도 기생일 것이다. 남자들이 야외에서 투호를 할 때 가까이 지내던 기생을 불렀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투호 통해 마음을 다스리기도 투호는 지금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가나 민속촌 박물관 등 이른바 전통문화와 관련된 공간 혹은 명절날 고궁의 뜰에 투호를 마련해 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래서 투호를 한국의 전통적 놀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 원산지는 중국이다. ‘북사(北史)-백제전’과 ‘신당서(新唐書)-고구려전’에 투호에 관한 언급이 있는 것을 보면, 투호가 한반도에 전해진 것은 삼국시대인 것으로 보인다. 투호의 원산지가 중국이라서 섭섭해할 것은 없다. 문화란 원래 이곳저곳 전파되는 것이고, 지금 중국의 문화라 알려진 것도 모두 중국에서 만든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투호를 가지고 노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원리는 너무나 간단하다. 화살 12개를 화살 길이의 2.5배쯤 되는 거리에서 던져 병에 집어넣으면 된다. 금메달을 놓고 겨루는 경쟁이 아니니, 성적이 좋지 않다 해서 부끄러워할 것도 아니다. 투호는 가벼운 오락으로서 궁중과 양반가에서 유행하였다. 안동 도산서원의 유물 전시실에도 투호가 전시되어 있었다. 이황 선생이 투호를 즐겼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서원에서 공부하던 선비들도 즐겼던 것으로 보인다. 의외로 투호는 마음을 다스리는 방편이 될 수도 있다. 간단한 오락이지만 남과의 경쟁에서 지면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또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잘 들어가지 않는 것이 투호다. 이런 까닭에 투호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기도 했던 것이다. 그림(2) 역시 신윤복의 작품 ‘쌍륙’이다. 남자 둘, 여자 둘이다. 왼쪽 남자는 갓 아래 복건을 쓰고 검은 띠를 둘렀다. 이 사람은 벼슬하지 않은 유생이다. 오른쪽 남자는 배자만을 입은 채 쌍륙에 몰두하고 있다. 여자의 표정에는 여유가 있지만, 남자는 탕건을 벗어 돗자리 위에 팽개치고 쌍륙판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 게임이 마음 먹은 대로 풀리지 않고 있는가 보다. 여기에 등장하는 젊은 여성 둘도 양반가의 여성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투호’에서처럼 양반 둘이 기생을 불러 놀고 있는 장면으로 보인다. ●투호·쌍륙 모두 중국에서 전래 쌍륙의 기원 역시 중국이다. 쌍륙은 원래 서역 지방에서 만들어져 중국으로 전해졌고, 그것이 다시 한반도로 전래된 것이다. 올해 6월 중국 신장의 실크로드를 돌아보고 왔다. 신장성의 성도는 우루무치다. 우루무치 박물관을 들러 실크로드의 희귀한 문물을 구경하다가 A4 종이만 한 크기의 쌍륙판을 발견했다. 설명서에는 당대(唐代)의 것이라 하였다. 쌍륙이 아시아 대륙 전체에 퍼져 있다는 것을 비로소 실감했다. 쌍륙은 지금은 거의 하지 않는다. 쌍륙판도 남아 있고, 쌍륙 노는 방법도 알려져 있지만 게임을 하는 사람이 없다. 다만 몇 해 전인가 안동 고가(古家)의 할머니 두 분이 쌍륙을 노는 것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 이분들은 책에서 쌍륙을 배운 분들이 아니라, 자신들의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쌍륙을 배웠을 것이다. 아마 이분들이 마지막으로 쌍륙을 놀았던 분들일 것이다. 쌍륙은 이제 잊혀진 이름이지만, 과거라면 사정이 다르다. 쌍륙은 바둑이나 장기처럼 유행한 놀음이었다. 어디 거슬러 올라가 보자. 고려시대 이규보(1168-1241)의 문집인 ‘동국이상국집’에 ‘쌍륙’이란 제목의 한시가 남아 있고, 김시습(1435-1493)의 문집 ‘매월당집’에도 같은 제목의 한시가 있다. 문인들 사이에서도 쌍륙은 놀이로서 꽤나 유행했던 것이다. 조선중기의 문인 심수경(1516-1599)은 자신의 에세이집 ‘견한잡록’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 풍습에 바둑·장기·쌍륙을 잡기(雜技)라고 부른다. 바둑알은 바닷물에 씻겨 반질반질하게 된 검은 돌과 흰 조개껍데기를 쓰고, 장기의 말은 나무로 차·포·마·상·사·졸 등의 말을 깎아 글자를 새기고 색을 칠해 쓴다. 쌍륙은 흑백의 말을 나무로 깎아 뼈로 만들어 쓴다. ……그 잘하고 못하는 것을 겨루어 승부를 내는데, 모두 소일하는 장난거리다. 다만 너무 지나치게 즐긴 나머지 제정신을 잃은 자도 있고, 내기를 하다가 재산을 들어먹은 자도 있으니, 잡기란 것은 유익한 점은 없고 손해만 있다고 하겠다. ●조선 중기 쌍륙은 바둑·장기와 동급 지금 놀음판에서 쌍륙은 탈락했지만, 이 자료를 보건대 쌍륙은 조선중기에는 바둑, 장기와 그 위상이 동등한 종목이었던 것이다. 덧붙이자면, 노름에 집안 재산을 거덜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는 사실이다. 장기와 바둑은 주로 남성들의 게임이지만, 쌍륙은 여성들도 즐기는 게임이었다. 이덕무는 ‘사소절’의 여성을 가르치는 방법을 다룬 부분에서 이렇게 말한다. 여자가 윷놀이를 하고 쌍륙치기를 하는 것은 뜻을 해치고 몸가짐을 거칠게 만드는 일이니, 나쁜 습속이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종형제·내외종형제·이종형제 둘러앉아서, 판을 벌이고 점수를 따지면서 와! 하고 소리를 지르며 말판의 길을 다투고, 손길이 서로 부닥치면서 다섯이니 여섯이니 고래고래 외쳐대어 그 소리가 주렴 밖으로 퍼져 나가게 하는 것은 참으로 음란의 근본인 것이다. 이 옹졸한 샌님 이덕무는, 친척들이 만나 윷이나 쌍륙을 노는 곳에 여자가 끼는 것이 아주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이덕무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장기·바둑·쌍륙·골패·지패(紙牌)·윷놀이·의전(意錢)·종정도·돌공던지기(擲石毬)·팔도행성(八道行成) 등을 모두 훤히 알면, 부형과 벗들은 참 재주가 있는 아이라고 칭찬하고 잘하지 못하면 모두 멍청하다 비웃으니, 어찌 그리도 생각이 막혔는가. 이런 놀이들은 정신을 소모하고 뜻을 어지럽히며 공부를 해치고 품행을 망치며 경쟁을 조장하고 사기를 기른다. 심지어 도박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고 형벌까지도 받게 된다. 그러니 부형된 자는 엄금해야 할 것이다. 혹 놀음 도구를 숨겨 두는 일이 있으면 불태우거나 부숴버리고 매를 때려야 할 것이다. 역시 ‘사소절’ 중 아이들을 가르치는 부분에서 한 말이다. 놀음은 나쁜 것이니, 아이들이 배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놀음을 배우지 않는다 해도, 어른이 되어 살다 보면, 세상 자체가 도박판처럼 돌아간다는 것을 알기 마련이고, 놀음판에 빠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아무리 아이들에게 놀음을 가르치지 말라고 한들, 백 명의 이덕무가 나온다 한들 놀음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야기가 옆길로 새다 보니, 쌍륙을 노는 방식에 대해 말할 기회가 없었다. 쌍륙 노는 법을 간단히 살펴보자. 쌍륙은 쌍륙판에 말을 놓고, 그 말을 전진시켜 상대방의 궁에 먼저 들어가는 쪽이 이기는 게임이다. 말을 전진시키는 방법은 주사위를 굴려 나오는 숫자를 따른다. 주사위는 둘을 쓴다. 주사위는 모두 6면이다. 따라서 ‘육면이 둘이 있다.’는 뜻으로 쌍륙(雙六)이라 한 것이다. 주사위를 굴려 얻는 숫자는 우연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 자체가 완전히 우연에만 의지하는 것은 아니다. 말을 움직이는 요령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것이다. 쌍륙만 그런 것이 아니다. 모든 놀음이 그렇다. 내가 받는 화투의 패는 우연이지만, 그 화투의 패를 들고 운용하는 것은 나의 실력이다. 우연과 개인의 실력이 조합되어 있는 것이 놀음의 핵심인 것이다. 따지고 보면 사람살이도 그렇지 않은가. 나는 우연의 산물이지만, 나의 생은 나의 의지에 따라 또한 달라지는 법이다. 그러니 놀음과 인생은 같은 원리인 것이다. 놀음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투전에 미친 사람들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투전에 미친 사람들

    국어사전에는 올라 있지 않지만,‘돈주정’이란 말이 있다.19세기의 가사 작품 중 ‘우부가’란 작품이 있는데, 말 그대로 ‘어리석은 사내들에 대한 노래’란 뜻이다. 세 사람의 어리석은 사내가 등장하는데, 첫 번째 주인공의 이름은 개똥이다. 개똥이가 하는 일이란 것이 무엇이냐 하면, 돈주정이다. 돈을 쓸데없는 곳에 마구 써대는 것이 바로 돈주정이다. 돈주정을 하는 방법으로 가장 확실한 것은 도박에 미치는 것이다. 개똥이 역시 ‘주색잡기’로 돈주정을 하다가 패가망신한다(잡기는 원래 놀음이란 뜻이다). 도박, 곧 놀음은 돈이나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재산을 걸고 승부를 겨루는 것이다. 그런데 이 승부를 겨루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 하다못해 가위바위보로도 수억 원의 재산을 걸고 도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도박에는 관통하는 하나의 원리가 있다. 곧 ‘우연’이다. 나에게 좋은 패가 들지, 상대에게 좋은 패가 들지는 완전히 우연에 속한다. 우연이 나에게 워낙 좋은 패를 주면 승부는 거저 난 것이다. 나에게도 결정적인 패가 올 것도 같은 우연에 대한 기대감, 자기의 패를 운용하는 실력을 믿고 도박꾼은 도박판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도박계의 으뜸 종목은 투전 도박의 방식은 무한하지만, 그래도 가장 스릴 넘치는 종목은 따로 있다. 한국 사람이라면 역시 화투로 치는 고스톱이다. 그렇다면 조선시대는?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조선후기에 가장 유행하던 도박 여섯 가지를 꼽고 있다. 바둑 장기 쌍륙 투전 골패 윷놀이가 그것이다. 이 중 골패와 투전은 도박성이 매우 강하여 사회문제가 되었다. 이 중 더 강력한 것을 가려내라면 역시 투전이다. 투전은 조선 후기 가장 널리 유행했던 도박계의 으뜸 종목이었던 것이다. 이런 까닭에 투전판을 그린 풍속화는 여럿 남아 있다. 여기서는 성협의 ‘투전판’(그림1)과 김득신의 ‘투전판’(그림2)을 보겠다. 그림(1)은 투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판이다. 등잔불 왼쪽에 앉은 사내는 투전 쪽을 들어 내리치고 있다. 요즘 화투판에서 화투를 세게 내려치는 것과 같은 포즈다. 이 사내 아래쪽에 있는 두 사내 중 한 사내는 등만 보이지만, 오른쪽의 사내는 투전을 부챗살처럼 펴서 족보를 따지고 있는 참이다. 표범가죽으로 배자를 해 입은 그 오른쪽의 사내는 등이라도 긁는지 오른손을 뒤집고 있고, 그 위의 사내는 패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는지, 아니면 좋은 패라서 여유를 부리는 것인지 패를 바닥에 엎어 놓고 등잔에 담뱃불을 댕기고 있다. 그림 맨 왼쪽에는 밤새도록 한 놀음에 지친 사내가 이불에 기대어 선잠을 자고 있다. 요즘의 놀음판과 다를 게 전혀 없다. 그림(2)에서도 투전이 한창이다. 망건을 쓴 점잖은 양반들이 돈주머니를 차고 투전 쪽을 부챗살처럼 펼쳐 들고 족보를 맞추는 중이다. 안경을 쓴 사내는 자신이 갖고 있던 투전 쪽 하나를 내밀고 있고, 오른쪽의 바깥의 사내는 패가 별로 좋지 않았는지 두 손으로 투전 쪽을 뭉쳐 쥐고 있다. 이 사내의 오른쪽에 놓인 요강과 타구, 그리고 위쪽의 술상은 오로지 투전에 몰입하기 위해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가져다 놓은 것이다. 18세기의 시인 강이천은 서울의 풍물을 노래한 ‘한경사(漢京詞)’에서 투전하는 장면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길게 마른 종이에 꽃 모양 흘려 그리고/ 둘러친 장막 속에서 밤도 낮도 없구나/ 판맛을 거듭 보자 어느 새 고수되어/ 한 마디 말도 없이 천금을 던지누나.”(板長裁花樣,深圍屛幕沒朝昏,賭來多局成高手,擲盡千金無一言) 어떤가. 위의 그림과 꼭 같지 않은가. 그럼, 이 투전은 언제 생긴 것인가. 투전은 숙종 연간에 역관 장현이 베이징에서 구입해 왔다고 한다. 원래 120장인데, 이것을 줄여서 80장(혹은 60장)이 된 것이다. 투전을 노는 방식은 현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투전에 대해 유추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지금 나이가 어지간히 든 사람들은 화투로 하는 ‘짓고땡’이나 ‘섰다’라는 도박을 알 것이다. 화투패 5장을 나누어 주면,10이나 20의 숫자를 먼저 짓고 나머지 두 장을 가지고 족보와 끗수를 겨루는 것이 ‘짓고땡’이고, 짓는 것이 귀찮다 하여 처음부터 두 장을 가지고 족보와 끗수를 겨루는 것이 ‘섰다’다. 투전으로 하는 놀음 중에 ‘짓고땡’과 ‘섰다’의 족보가 있었던 것이다. 예컨대 ‘갑오’니 ‘장땡’이니 하는 족보 역시 모두 투전에서 유래한 것이다. 더 간단하고 쉽게 줄이면 80장의 종이쪽으로 ‘짓고땡’과 ‘섰다’를 하는 것이 투전이라고 알면 되겠다. ●‘타짜´의 원조는 우의정 지낸 원인손 숙종 연간에 수입된 투전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조정의 높은 양반네들부터 시정의 왈자 패거리까지 모두 투전에 골몰하였다. 지금 노름판의 고수를 ‘타짜’라고 하는데, 원래 투전판의 고수를 ‘타자’라고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이 타자로서 지금도 이름을 전하고 있는 양반 한 사람이 있다. 영조의 총애를 받아 우의정 벼슬까지 지낸 원인손이 바로 그 사람이다. 원인손은 젊은 날 투전에 빠져 아버지 원경하의 속을 어지간히 썩였다. 출입을 못하게 하자 집으로 친구를 몰래 불러 투전판을 벌일 정도였다. 하루는 원경하가 얼마나 잘 하는가 보려고 투전 쪽 80장을 한 번 보여준 뒤 섞어서 엎어 놓고 맞추어 보라고 하자, 원인손은 하나하나 뒤집으면서 모두 알아맞힌다. 원경하는 그 모습을 보고는 하늘이 낸 재주라면서 아들의 투전질을 금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쨌거나 타자 원인손은 우의정까지 지냈으니 투전이 사람을 아주 망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점잖은 양반들까지 투전에 미칠 정도였으니, 투전이 어지간히 유행했던 모양이다. 투전 때문에 집안의 재산을 거덜 내는 자가 속출하였고, 투전 빚에 몰려 자살하는 사람도 있었다. 관청에서 빌린 돈은 떼어먹을 수 있지만 투전 빚은 갚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박장을 열어 판돈을 뜯어 먹고 사는 축도 생겼고, 요즘처럼 사기도박을 벌이는 자들도 있었다. 조정에서는 포교를 풀어 투전판을 덮치곤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도박으로 재산 탕진·가정 파탄 속출 도박꾼의 공통적 특징은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투전에 미친 사람이 어떤 지경이 되는지 18세기 문인 윤기의 ‘투전꾼’이란 한시를 통해서 살펴보자. 이 시의 주인공 투전꾼은 시골 촌사람이다. 밤낮 꾼들을 불러 투전에 골몰하다가 재산을 들어먹는다. 집에 있는 물건을 잡혀 먹은 지는 오래고, 아는 사람마다 찾아다니며 돈을 꾼다. 노름꾼의 아내는 남편을 붙잡고 울부짖는다.“투전이란 게 웬 놈의 물건이라, 내 속을 이렇게 끓인단 말요. 도둑놈처럼 내 치마를 벗겨가고 솥까지 팔아먹었지. 그때부터 연사흘을 굶었는데, 한 번 가더니 다시는 안돌아왔소. 밤중에 혼자 빈 방에서 한숨만 쉬는데, 어린 것들은 울면서 잠도 못잤더랬소.” 노름에 미친 사내가 아내의 말을 들을 리 없다. 방영웅의 ‘분례기’에서 똥례의 남편인 애꾸눈 도박꾼 영철이 어디 마누라 똥례의 말을 귓등으로나 듣던가. 사내는 마누라 말을 듣더니, 도로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버럭 지른다.“만사 내가 좋은 대로 할 뿐이지, 누가 내 예전 허물을 따진단 말이야. 재물이란 건 있다가도 없는 것, 저 밝은 달도 찼다가 이지러졌다 하지 않나! 내 나이 이미 어른이니, 어찌 여편네 말을 듣고 뉘우칠 리가 있나. 내 부모도 말리지 못했고, 관청도 어쩌지 못했거늘. 여편네란 잔소리를 좋아하는 법, 내 주먹맛을 어디 한 번 볼 테냐. 살고 죽는 건 네 하기에 달렸다. 나는 놀면서 내 평생을 마칠 테야.” 아아, 노름꾼의 이 도저한 깨달음, 그래 재물이란 있다가도 없는 것! 하지만 이 깨달음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파괴하니, 문제가 아닌가. 이 말을 마치고 노름꾼은 항아리를 걷어차고 의기양양 튀어나갔다. 투전은 조선후기 사회의 어두운 풍경이었다. 지금이라 해서 노름이 없을 것인가. 가끔 신문에 보도되는 사기도박이야 아예 괘념할 것도 못된다.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돈을 잃고 패가망신한 사람이 줄을 이어도 크게 걱정할 바 아니다. 그보다 더 거대한 도박판이 있지 않은가. 부동산이며 증권이며 펀드라 하는, 불로소득을 노리는 투자, 아니 보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투기야말로 인간을 타락하게 하는 거대한 도박판이 아니겠는가?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길섶에서] 빗소리/임태순 논설위원

    재개발을 앞둔 시내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지붕위로 ‘두두두두’ 떨어지는 소리가 ‘난타’공연 뒤의 청량감을 안겨주었다. 무더위도 씻겨갔다. 잠깐 사이에 이렇게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것도 없을 것이다. 동료가 “어렸을 땐 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는데 아파트에서 사니….”라며 입맛을 다셨다. 그러고 보니 중학생 시절 대청마루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청승 떨던 기억이 난다. 툇마루에서 추녀 끝에서 떨어지는 빗물은 아무리 봐도 지루하지 않았다. 긴 봄날 사흘간 비가 주룩주룩 내리자 우두커니 앉아 쌍륙놀이를 했다는 연암 박지원은 빗소리는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우뢰소리도, 바람소리도 된다고 했다. 아는 사람이 시집을 줬다. 펴보니 제목이 장맛비였다.“…진종일 창을 두드려도 문 열지 않았더니 며칠을 두고 시위하는구나. 외면하는 나도 나이지만 너도 어지간하다. 대저 너의 사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비에는 참 많은 얼굴이 있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요즘처럼 놀이문화가 다양하지 못했던 시절, 우리 선조들은 여가시간에 어떤 놀이를 즐겼을까? 삼국시대부터 전래된 쌍륙은 서양의 체스와 비슷한 모양의 쌍륙말 32개와 쌍륙판, 그리고 주사위 2개로 할 수 있는 놀이다. 이와 함께 비사치기 사방치기 등의 놀이를 할 때 사용했던 ‘목대’를 소개한다. ●해피선데이(KBS2 오후 5시30분) 울릉도를 떠난지 4시간. 거센 파도를 뚫고 불빛 한 점 없는 밤바다를 달려 마침내 독도에 도착한 1박2일팀. 대한민국 예능 프로그램 최초로 우리의 땅 독도에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딛는다. 대한민국 독도 경비대가 굳건히 지키고 있는 독도의 정상에서 그 어느 곳에서 보는 것보다 아름다운 일출을 맞이한 1박2일팀. ●시즌드라마 ‘옥션하우스’(MBC 밤 11시40분) 김우찬 화백의 제자이자 친밀한 관계로 유명했던 박인희가 기자회견을 열어 경매에서 고가에 낙찰된 김우찬 화백의 그림이 위작이라는 주장을 한다. 김우찬 화백의 부인은 진품이라고 계속 주장하고 그림을 산 갤러리 측은 재감정을 의뢰하게 된다. 윤재와 연수는 그림의 진위 여부를 추적한다. ●황금신부(SBS 밤 8시45분) 쓰레기 봉투를 내다버리던 한숙은 집 앞에 주차한 차 안에서 영민을 발견한다. 한숙은 결혼 반대가 혹 자신의 처와 관련이 있는지를 영민이 묻자 “정 궁금하면 나한테 물을 게 아니라 당사자한테 직접 물어보라.”고 나무란다. 영민은 “그 얘기는 긍정한다는 뜻이냐?”며 반문하고…. ●명랑주식회사(EBS 밤 9시) 홈패션을 손수 디자인해서 재단, 재봉을 다 하시는 어머니 채혜경씨와 그 옆에서 모든 보조를 하고 있는 아버지 박경원(지체장애5급)씨가 주인공이다.10여년 전 불의의 사고가 연속으로 일어나 절망적이었던 박경원씨 가족. 작년 불굴의 의지로 모든 장애를 극복하고 ‘예튼이불’이라는 홈패션 전문점을 창업했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8시30분) 이스라엘에서는 재활용 캔을 이용해 만든 예술작품에 대한 시상식을 통해 재활용에 대한 대중의 의식 변화를 꾀하고 있다. 스페인 스라소니는 토끼의 개체수가 줄자 멸종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토끼의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스라소니의 개체수도 늘어나게 됐다. ●겨울새(MBC 밤 9시40분) 경우 모가 영은의 순결을 거론한 그날부터 경우는 잠자리를 시모의 방으로 옮기고 단 한마디 말도, 아는 체도 않는다. 경우의 돌변한 태도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영은은 병원으로 찾아가 경우의 오해를 풀어보려고 애 쓰지만, 경우는 여전히 영은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이에 영은은 이혼을 결심하고…. ●한국영화특선 ‘강화도령’(EBS 밤 11시) 강화도에 사는 더벅머리 총각 원범은 산속의 칡뿌리를 캐어 먹고 살아가지만 실은 왕가의 혈통이다. 헌종이 승하하자 동네에서 홀대받던 이 청년은 하루아침에 철종 임금으로 등극한다. 대왕대비와 제조상궁으로부터 궁중의 법도를 배워나가지만….
  •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유승훈 지음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유승훈 지음

    “경자년 봄에 촉석루에서 떠들썩하게 악기를 연주하다 해가 저물어서야 파하였습니다. 그리고 심 비장과 함께 저포(樗蒲) 노름을 하여 3천 전을 가지고 여러 기생들에게 뿌려주며 즐겁게 놀았던 일을 기억하십니까? 이제는 벌써 19년이 지났는데도 어제의 일처럼 역력합니다.” 1799년 황해도 곡산부사로 있던 다산 정약용이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의 한 대목이다. 천하의 학자이자 ‘목민심서’를 통해 관리의 청렴을 강조한 다산이 기생들과 노름을 벌이고 3000전이라는 거금을 뿌렸다니…. 하지만 이것은 ‘다산시문집’에 실려 있는 엄연한 사실이다. 물론 다산은 이후 수차례 도박의 중독성과 폐해를 경고하게 되지만, 이때만 해도 노름을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다산은 저포 노름을 양반과 기생이 함께 즐기는 흥겨운 놀이의 하나로 여긴 듯하다.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유승훈 지음, 살림 펴냄)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박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와 사회상을 추적한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도박사(賭博史)다. 다산과 연암이라는 조선의 대학자를 내세운 데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노름’이라는 놀이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의 보편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저포는 백제시대부터 유행한 놀이로 주사위 같은 것을 던져 그 사위로 승부를 다투는 게임이다. 조선시대 저포는 도박 일반을 뜻하기도 했고 쌍륙 놀이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다산의 편지에 나오는 저포 노름은 쌍륙 놀이를 가리킨다. 쌍륙은 조선 중기 이후 사대부의 놀이문화를 주도했다. 양반이 기녀들과 누린 풍류생활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쌍륙 놀이다. 혜원 신윤복의 ‘쌍륙삼매’나 기산 김준근의 ‘쌍륙 치는 모습’ 같은 풍속화를 보면 쌍륙이 얼마나 풍류남아의 주된 놀잇감이었는가를 금방 알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연암 박지원이 쌍륙 놀이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도 이해할 만하다. 연암은 편지를 쓰다가 문장이 막히면 혼자서 쌍륙을 쳤다고 한다. 왼손과 오른손을 양 편으로 삼아 자기 혼자 대국을 벌였다고 하니 그야말로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준 셈이다. 이 책의 의의는 무엇보다 우리 역사 속의 진정한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를 찾아냈다는 데 있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호이징가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로 정의, 모든 문화가 놀이로부터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우리 역사와 일상 또한 놀이를 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위론 왕에서 아래론 평민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 속에는 수많은 호모 루덴스들이 있어 문화를 살찌웠다. ‘놀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고려시대 임금 의종이다. 무인 성향이 짙었던 의종은 격구중독자였다. 말 위에서 긴 장대를 가지고 공을 골대로 쳐넣는 격구는 오늘날의 경마와 같은 스포츠 도박, 즉 내기성 놀이다.‘격구왕’이라 할 정도로 격구를 좋아한 의종은 이틀 동안 격구를 구경한 적도 있고, 대궐에서 국사를 논한 다음 내처 격구장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태조 이성계 역시 고려 말 가장 출중한 격구선수였다. 격구는 고려시대 크게 흥행했지만 임진왜란을 거친 조선 후기에 들어 명맥이 끊겼다. 책은 풍류로서의 도박뿐만 아니라 악질적인 도박 사례도 소개한다. 을사오적 가운데 한 명인 이지용은 희대의 ‘화투대왕’이었다. 그는 나라를 판 돈으로 한꺼번에 수만원씩의 판돈을 걸었다고 한다.1907년 국채보상운동이 펼쳐질 당시 조선의 국세총액이 1300만원이었으니 그의 노름돈을 합하면 나라를 살렸을 정도다.1931년 일제가 ‘골패세령’이란 법령을 통해 어마어마한 세금을 거둬 식민지 경영에 사용한 사실도 우리로선 잊을 수 없는 일이다. 저자(부산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도박이라는 비주류의 문화를 구체적인 예화를 통해 흥미롭게 다룬다. 최근 생활사나 미시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도박과 같은 음지의 역사는 여전히 관심권 밖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 이 책은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역사를 한층 풍성하게 해준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儒林(126)-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마침내 노나라로 도망친 공자 일행은 제나라의 왕도인 임치에 도착한다. 이 무렵 임치는 전국시대의 모든 도읍을 통틀어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내륙지방이었던 노나라와는 달리 제나라는 바다를 끼고 있어 풍부한 해산물과 소금과 같은 생활필수품을 무역하여 경제적인 번영을 누리고 있었다.노나라의 왕도인 곡부와는 비교가 안되는 멋진 신세계였던 것이다. 전국시대에 유명한 유세가였던 소진(蘇秦)은 이 무렵의 임치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임치의 성 안에 가구 수는 7만이었으니,그 안에 살고 있는 인구만 해도 수십만이 넘을 것이다.성 안은 풍요롭고 번성해서 백성들은 악기를 타고 노래를 불렀으며,닭싸움,장기의 일종인 쌍륙,공차기 등을 즐겼다.” 소진의 말은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이 2500년 전의 고대도시는 최근에 발굴되었는데,사방 수천m에 이르는 성벽이며,수백 필의 말을 순장시킨 무덤이며,폭이 10여m에 이르는 대로,제철소 등 번화했던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을 뿐 아니라 그 무렵의 명재상 안영의 흔적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게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공자 일행은 번화한 도시를 가로지르면서 눈부신 문명에 대해 감탄하고 있었다. 거리는 인파로 넘쳐흐르고 있어 공자를 실은 수레의 바퀴는 다른 수레의 바퀴와 맞부딪치고,오가는 행인들의 어깨가 서로 닿을 정도로 혼잡하였다.시가의 번화한 모습을 형용하는 ‘곡격견마(擊肩摩)’란 고사성어는 ‘수레의 바퀴통이 부딪치고 어깨가 스친다.’는 임치의 번화한 거리를 표현한 데서 나온 말. 이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던 공자가 제자들에게 웃으며 말하였다. “과연 번화하구나.사람들의 옷깃을 이으면 방장과도 같고,소맷자락을 올리면 장막과도 같고,사람들이 한꺼번에 숨을 내쉬면 그 입김으로 구름을 만들 수 있고,사람들이 한꺼번에 땀을 흘려 그 땀을 훔치면 마치 비가 올 것 같은 정도로구나.” 물론 공자의 말은 농담이었다.평소에 제자들 앞에서 함부로 농담을 하지 않는 근엄한 공자가 제자들 앞에서 이처럼 농담을 해보인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공자가 했던 말 역시 안영의 말을 빌려온 인용어였기 때문이었다. 안영은 일찍이 중원의 패자인 초(楚)나라의 사신으로 간 적이 있었다.초나라의 영왕(靈王)은 안영이 온다는 통지를 받고 그를 시험해 보기 위해 신하들과 상의하였다. “안영은 키가 5척에도 미치지 못하는 단신이지만 제후들 사이에 그 명성이 자자해, 과인의 생각으로는 초나라는 강하고 제나라는 약하니 이번 기회에 제나라에 치욕을 남겨주어 초나라의 위엄을 떨치는 것이 어떻겠소.” 그리하여 초나라에서는 안영을 놀려주기 위한 계책을 미리 세워둔다.안영이 초나라의 도성 동문에 도착하였으나 성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문지기를 불러 성문을 열라고 하자 이미 안영을 놀려주기 위한 계책을 전해 받은 문지기는 안영을 성문 옆의 작은 문으로 안내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재상께서는 이 개구멍으로 들어가십시오.이 개구멍만으로도 재상께서는 출입하시기 충분한데 무엇 때문에 귀찮게 성문을 여닫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왜소한 체구를 빗대어 문지기가 비웃자,안영은 웃으며 대답하였다. “이것은 개가 출입하는 문이지 사람이 출입하는 문이 아닙니다.개나라에 사신으로 온 사람은 개문으로 출입해야 하고,사람나라에 사신으로 온 사람은 사람문으로 출입해야 하는데,내가 지금 사람나라에 왔는지 개나라에 왔는지 모르겠군요.설마 초나라가 개나라는 아니겠지요.”˝
  • 儒林(126)-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儒林(126)-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마침내 노나라로 도망친 공자 일행은 제나라의 왕도인 임치에 도착한다. 이 무렵 임치는 전국시대의 모든 도읍을 통틀어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내륙지방이었던 노나라와는 달리 제나라는 바다를 끼고 있어 풍부한 해산물과 소금과 같은 생활필수품을 무역하여 경제적인 번영을 누리고 있었다.노나라의 왕도인 곡부와는 비교가 안되는 멋진 신세계였던 것이다. 전국시대에 유명한 유세가였던 소진(蘇秦)은 이 무렵의 임치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임치의 성 안에 가구 수는 7만이었으니,그 안에 살고 있는 인구만 해도 수십만이 넘을 것이다.성 안은 풍요롭고 번성해서 백성들은 악기를 타고 노래를 불렀으며,닭싸움,장기의 일종인 쌍륙,공차기 등을 즐겼다.” 소진의 말은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이 2500년 전의 고대도시는 최근에 발굴되었는데,사방 수천m에 이르는 성벽이며,수백 필의 말을 순장시킨 무덤이며,폭이 10여m에 이르는 대로,제철소 등 번화했던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을 뿐 아니라 그 무렵의 명재상 안영의 흔적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게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공자 일행은 번화한 도시를 가로지르면서 눈부신 문명에 대해 감탄하고 있었다. 거리는 인파로 넘쳐흐르고 있어 공자를 실은 수레의 바퀴는 다른 수레의 바퀴와 맞부딪치고,오가는 행인들의 어깨가 서로 닿을 정도로 혼잡하였다.시가의 번화한 모습을 형용하는 ‘곡격견마(擊肩摩)’란 고사성어는 ‘수레의 바퀴통이 부딪치고 어깨가 스친다.’는 임치의 번화한 거리를 표현한 데서 나온 말. 이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던 공자가 제자들에게 웃으며 말하였다. “과연 번화하구나.사람들의 옷깃을 이으면 방장과도 같고,소맷자락을 올리면 장막과도 같고,사람들이 한꺼번에 숨을 내쉬면 그 입김으로 구름을 만들 수 있고,사람들이 한꺼번에 땀을 흘려 그 땀을 훔치면 마치 비가 올 것 같은 정도로구나.” 물론 공자의 말은 농담이었다.평소에 제자들 앞에서 함부로 농담을 하지 않는 근엄한 공자가 제자들 앞에서 이처럼 농담을 해보인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공자가 했던 말 역시 안영의 말을 빌려온 인용어였기 때문이었다. 안영은 일찍이 중원의 패자인 초(楚)나라의 사신으로 간 적이 있었다.초나라의 영왕(靈王)은 안영이 온다는 통지를 받고 그를 시험해 보기 위해 신하들과 상의하였다. “안영은 키가 5척에도 미치지 못하는 단신이지만 제후들 사이에 그 명성이 자자해, 과인의 생각으로는 초나라는 강하고 제나라는 약하니 이번 기회에 제나라에 치욕을 남겨주어 초나라의 위엄을 떨치는 것이 어떻겠소.” 그리하여 초나라에서는 안영을 놀려주기 위한 계책을 미리 세워둔다.안영이 초나라의 도성 동문에 도착하였으나 성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문지기를 불러 성문을 열라고 하자 이미 안영을 놀려주기 위한 계책을 전해 받은 문지기는 안영을 성문 옆의 작은 문으로 안내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재상께서는 이 개구멍으로 들어가십시오.이 개구멍만으로도 재상께서는 출입하시기 충분한데 무엇 때문에 귀찮게 성문을 여닫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왜소한 체구를 빗대어 문지기가 비웃자,안영은 웃으며 대답하였다. “이것은 개가 출입하는 문이지 사람이 출입하는 문이 아닙니다.개나라에 사신으로 온 사람은 개문으로 출입해야 하고,사람나라에 사신으로 온 사람은 사람문으로 출입해야 하는데,내가 지금 사람나라에 왔는지 개나라에 왔는지 모르겠군요.설마 초나라가 개나라는 아니겠지요.”
  • 책 / 조선의 뒷골목 풍경

    강명관 지음 푸른역사 펴냄 ●무시당한 서민들의 삶과 문화 되살려 전작 ‘조선 사람들,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를 통해 풍속사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준 부산대 강명관 교수(한문학과)가 이번엔 한층 다양한 스펙트럼의 조선 이면사를 이야기감으로 삼았다.최근 펴낸 ‘조선의 뒷골목 풍경’(도서출판 푸른역사)은 존재했으되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역사,너무 일상적이고 사소해서 이내 묻혀버린 역사,그리고 지배중심의 역사에 의해 무시당한 서민들의 삶과 문화를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책에는 주변부 인생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녹아 있다.탕자,왈자,깡패,기생,도적 등 소외된 민중에는 애정을 보이는 반면 근엄과 엄숙으로 치장된 양반과 주류사회에 대해서는 더없이 냉철한 시선을 던진다. 저자는 먼저 조선 후기 사회와 도박의 관계를 검토한다.도박으로는 투전·골패·쌍륙이 인기 있었다.그 중에서도 특히 투전은 조선 후기는 물론 19세기 말 화투가 들어오기 전까지 도박계의 패자로 군림했다.그것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는 것이었다.중인에 의해 수입되고 중간계급을 중심으로 유행한 투전이 시정의 오락에 머물렀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투전은 수입된 지 100년도 채 못 돼 양반층에까지 전면적으로 파고들었다.‘열하일기’에 연암 박지원이 밤에 역관·비장배(裨將輩)와 투전판을 벌여 돈을 딴 뒤 득의연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은 그 상징적인 사례다.삼한갑족의 양반 명문가 자손인 연암이 투전이라니! 그런가하면 우의정까지 오른 조선 영조 때 문신 원인손은 투전계 최고의 타자(打子,투전 고수)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오죽하면 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에서 “재상·명사들과 승지 및 옥당 관원들도 이것으로 소일하니 다른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소나 돼지치는 자들의 놀이가 조정에까지 밀려 올라왔으니 역시 한심한 일이다.”라고 한탄했을까.당시 투전의 유행은 어전에서도 거론될 정도로 조선사회의 거대한 사회문제였다. ●오락을 넘어선 투전·골패등 도박 성행 저자는 “한국의 역사학은 성에 관한 담론을 배제하지만,성이야말로 한국사를 이해하는 데매우 중요한 코드”라고 말한다.예컨대 열녀담론은 도덕적 담론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남성이 여성의 성을 독점하기 위해 마련한 책략이라는 것.그런 맥락에서 저자는 축첩제와 기생제도를 근간으로 성에 탐닉한 양반 남성들이 여인들의 억울한 섹스 스캔들을 정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한다.조선시대 성추문의 주인공이라면 단연 사족(士族) 출신 감동과 어우동이다.40여명의 남자와 간통했다는 감동과 ‘희대의 음녀’ 어우동.성적 억압이 강고했던 중세사회에서 성적 자유를 구가한 이들은 근대를 선취한 선구자적 인물임에 틀림없다.그러나 여기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들을 단지 이질적이고 돌출적인 존재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점이다.저자는 어우동을 사형에 처한다는 판정을 내린 성종이 세 명의 왕비와 열 명의 후궁을 거느린 것은 아이러니가 아니냐고 반문한다.나아가 조선은 일부일처제를 넘어 남성의 성욕을 충족시켜주는 수단으로 축첩제와 기녀제,심지어는 간통까지 제도화된 나라라는 ‘도발적인’ 견해를 편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마이너리티의 조선사다.조선시대 이방인들의 출입이 엄격하게 금지된,특수집단 거주지 반촌(泮村)은 완전한 의미의 소수자 공간이다.성균관 유학생들의 하숙촌으로 소의 도살을 독점했던 반촌 사람들은 그들만의 언어와 풍습,삶의 방식을 고집했다.저자에 따르면 반촌민의 도살은 오래전부터 성균관 유생들의 식사에 쇠고기를 제공했던 관습과 무관하지 않다.반촌민들에게 소의 도살을 허락한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성균관 유생들의 쇠고기 식사 습관은 율곡 이이가 생명에 대한 배려 등의 이유로 평생 쇠고기를 먹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큰 대조를 이룬다. ●‘축첩·기녀제도' 남성 성욕 충족시킨 수단 20세기 들어 근대적인 교육제도가 시행되자 성균관은 옛 위상을 잃고,반촌도 해체의 길을 걸었다.반촌 사람들에게 가해진 사회적 차별 또한 점차 사라졌다.이제 반촌 사람들은 역사 속에 잊혀진 존재가 됐다.하지만 저자는 신분제는 사라졌지만 지금도 돈과 권력,학벌,출신지에 따라 인간을 차별하는 세태는 여전하다고 씁쓸해한다. 그런 만큼 저자는우리 역사를 묵묵히 일궈온 무명씨들의 삶을 세상에 드러내는 데 열심이다.민중의(民衆醫) 조광일·백광현·피재길,백범의 탈옥공작을 벌인 불한당 괴수 김 진사,최고의 대리시험 전문가 유광억,반촌 사람들 교화에 뛰어든 안광수,최고의 판소리꾼 모흥갑,유흥계를 누빈 거문고 명인 이원영,조직폭력배 검계(劍契)를 일망타진한 포도대장 장붕익,검계의 일원이었던 집주름 표철주….이 책에서는 형형색색의 조선 비주류들이 역사의 전면으로 걸어나온다. 1만 45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소대현.호연재 부부의 사대부 한평생/사대부는 쌀 꿀때도 ‘위풍당당’

    “호연당 위에 호연한 기운이 있어/물과 구름 사립문에서 호연함을 즐기네/호연함이 비록 좋으나 곡식에서 생겨/삼산태수님께 쌀을 빌리니 또한 호연하구나.” 한마디로 쌀을 좀 꾸어달라는 얘기다.안주인 호연당(浩然堂)은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고 이렇듯 당당하게 시를 지어 보냈다.‘마음이 넓고 태연하다.’는 당호가 빈말이 아니다.바깥주인 소대헌(小大軒)도 다르지 않다.‘큰 테두리만 보고,작은 마디에 얽매이지 않는다.’(見大體不拘小節)는 자호대로 대범하게 한 평생을 살았다. ‘소대헌·호연재 부부의 사대부 한평생’(푸른역사 펴냄)을 읽다 보면 화려한 삶이 아닌,아주 절제된 ‘귀족적인 삶’이란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다음 순간 조선시대 사대부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피상적이고,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은 소대헌과 호연당 부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18세기 조선시대 사대부의 일생과,사대부 집안의 일상을 재구성한 것이다.혼인부터 집 장만,가족 구성,교육,놀이,관직 생활,문학 생활,죽음과 문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각자료와 관련 기록을 덧붙여 11개 장으로 정리했다. 지은이 허경진은 연세대 국문과 교수로,처음엔 고전문학을 전공하는 제자에게 호연재 김씨의 한시(漢詩)를 학위논문의 주제로 정해 주었다.그런데 제자가 찾아간 대전 송촌동 종손집에서 자료가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호연재의 한시 연구가 아니라,조선 후기 지식인들의 생활사를 연구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했고,호연재의 옛집과 그들의 유물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선비 박물관까지 드나들게 됐다. 소대헌 송요화(1682∼1764)는 대사헌을 지낸 동춘당 송준길의 증손으로 자헌대부 지중추부사(정2품)에까지 오른 문신이자 학자이다.그의 부인 호연재 김씨(1681∼1722)는 병자호란 때 강화성이 함락되자 화약에 불을 질러 자결한 선원 김상용의 고손녀로,수많은 시문을 남겨 최근에는 17∼18세기 여성 문학사의 맥을 잇는 중요한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부만 감명을 주는 것은 아니다.후손들도 계속 문집을 남겼으며,고소설도 여러 종류를 필사하여 읽었다.여성들은 음식 솜씨를물려받아 요리책을 만들었다.200권이 넘는 책력도 남겼는데,그날그날 중요한 사항을 기록했다.200년치의 생활일기가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 것을 본 순간,허경진 교수는 “잠시 숨이 멎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이 집안은 소대헌과 호연재 같은 옛 집들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은 물론,쌍륙 같은 놀이도구부터 약장에 이르기까지 온갖 생활용품들도 간직하고 있다.이것들은 299컷의 사진으로 담겨 소대헌 부부의 구체적인 삶을 눈으로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사진 김성철.1만 3000원. 서동철기자 dcsuh@
  • 유승훈학예사 풍속 연구/도박,조선시대 투전 성행. 양반 쌍륙·골패 즐겨

    정선카지노에서 며칠전 2억 5000만원짜리 ‘잭팟’이 터졌다는 소식이다.또 지난주에는 당첨금이 200억원이 넘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로또’를 사느라 숱한 사람들이 장사진을 쳤다. 카지노도,로또도 국가가 합법화한 일종의 도박이다.그러나 조선시대에 도박은 불법이었다.고종 28년(1891년)에 영의정 심순택은 “도박한 사람은 죄가 무거우면 효수하고 가벼우면 형장을 쳐서 귀양 보내겠다.”고 보고했다.도박의 확산에 따른 병폐가 그만큼 극심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금(禁)도박’정책에도 불구하고 노름은 근절되지 않았다.유승훈 서울시 문화재과 학예연구사는 그 이유를 “도박이 공식적인 놀이로서 허용되기도 했기 때문에 완전한 규제를 이룰 수 없었다.”고 분석한다.심지어 조선의 왕들도 연말·연초에는 공식적으로 도박을 했다.따라서 도박은 오락성·투기성의 이중성과,금도박 정책의 사각지대를 따라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이렇듯 조선후기의 도박풍속을 연구한 유 학예사의 ‘투전고’(鬪錢考)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최근 발간한 ‘민속학연구’제11호에 실렸다. 조선 시대 도박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었는지는 다산 정약용의 일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다산은 ‘목민심서’에 기록한 대로 ‘목민관의 책무 가운데 하나가 투전으로 빚을 진 백성의 시름을 덜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여유당전서’에서는 ‘저포(쌍륙)놀이로 3000전을 따서 기생들에게 뿌려주며 즐겁게 논 일’을 회상했다.다산 개인의 치부가 아니라,상가에서 고스톱을 치면서 밤 새우는 것이 윤리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것처럼,당시 사대부에게는 보편적인 일상이었을 것이라고 유 학예사는 해석한다. 쌍륙이나 골패를 양반가에서 주로 즐겼다면 투전은 가장 대중적이고 남성적인 도박이었다.‘투전에 손대면 친구도 몰라본다.’고 쉽게 큰 돈이 오갔고,골몰하는 사람이 많았다. 투전은 중국에서는 투패(鬪牌)·투엽(鬪葉)이라고 한다.작은 손가락 너비에 길이 15㎝ 정도 크기로 한면에 인물이나 새·짐승·벌레·물고기 등의 그림이나 글귀로 끗수를 표시했다.60장,80장이 한 벌이 되기도 했지만,40장을 쓰는 투전이 가장 성행했다. 이규경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에 따르면 투전은 숙종대 장희빈의 당숙인 역관 장현이 중국의 마조(馬弔)를 바탕으로 고안했다.장씨 집안의 역모에 연루된 장현이 옥중에서 만들었다는 것. 투전은 그러나 처음엔 투기성 강한 도박이 아니었다고 한다.수투전(數鬪錢)은 돈내기라기보다는 우열·승부를 결정하는 놀이로 양반들이 많이 즐겼다. 그러나 규칙이 간소화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도박시장’을 잠식했다.최남선은 “인텔리성인 수투전이 망각당하고,기호적인 투전이 도박판을 독단하고 있음은 결국 대중성의 승리”라고 표현했다.투전놀이 가운데 끗수로 순위를 정하는 ‘돌려대기’는 ‘섯다’로,‘우등뽑기’ 또는 ‘단장대기’는 ‘짓고땡’으로 오늘날 화투에 이어지고 있다. 유 학예사는 “그동안 민속놀이 연구가 생산과 결합된 놀이나 대동놀이에 치우쳤다.”면서 “민속놀이의 부정적 성격까지 밝힘으로써 전체적인 놀이문화의 성격을 규명코자 했다.”고 도박을 연구과제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백제 숨결 흐르는 ‘왕인축제’ 열린다

    ‘벚꽃피는 4월,백제문화의 숨결이 아슴푸레한 전남 영암으로 오세요.’ 잃어버린 백제문화를 재조명하는 2001 왕인문화축제가 4월7일부터 10일까지 영암 월출산 근처의 왕인박사 유적지를 비롯,구림마을 일대에서 열린다.왕인박사는 4세기 일본 응신천왕으로부터 부름을 받고 천자문 1권,논어 10권을 지닌 채 도공,와공,직조기술,제지기술자 등 한반도 최고의 문화집단을 이끌고 일본에 건너가 백제문화를 전파한 인물이다.일본 태자의 스승을 지내기도 했던 그의 족적은 일본의 고사기와 일본서기에 자세히 남아있다. 일본에선 오래전부터 아스카문화의 창시자로 떠받들어져 그가 묻혀있는 오사카(大阪)인근의 히리가타(枚方)시에선 ‘시텐노오지 (四天王寺) 왔소’ 퍼레이드가 매년 11월 3일 열리고 있다. ◆‘백제’와 일본을 하나로=영암군은 해양수산부,새천년준비위원회 후원으로 4월9일 오전 10시 영암 대불항에서 떼배‘왕인호’를 띄운다.왕인박사가 일본 규슈까지 갔던 항로를 되짚어보는 것이다.한국고대항해탐험연구소 탐험대장 등 7명이 보길도와 고흥해안을 거쳐 12∼15일동안 항해,규슈의가라쓰 해안에 상륙한다. 또 영암의 풍광과 왕인박사 일대기를 담은 일본 엔카 ‘가케하시(架橋)’를 만든 와타나베 게이수케(渡邊敬介·63)가9일 ‘구림의 밤’행사때 오바야시 고지(大林幸二) 등 일본예술인 50명과 함께 ‘가케하시’와 ‘가이교와 가와나노니(해협은 시내인데요)’ 등을 부른다. ◆백제 민속놀이 어때요=백제 서민의 성년식이라 할 수 있는 들돌들기는 영암에서만 보는 민속놀이.농경시대 일꾼 품삯을 정하는 요식행위였던 들돌들기는 청년이 비로소 어른이되는 절차이기도 했다.윷놀이와 비슷한 쌍륙놀이는 윷대신두개의 주사위를 던져 말의 행로를 정한다.중국 한무제때 서역에서 유행해 백제를 거쳐 일본에 건너가 ‘스고로쿠’가됐다. 도포마을에서 행해져온 줄다리기도 길놀이,진놀이,고걸이,제사,대동마당 등 여섯마당으로 엮어 500여명이 마을의 화합을 도모한다. 이밖에 호남지방에서 벚꽃 순례로 이름높은 38㎞ 벚꽃길에서 펼쳐지는 ‘백제 왕인 일본가오’ 퍼레이드,한국과 일본학생들이 천자문이쓰인 등불을 들고 행진하는 ‘천자문 천등행렬’,천자문이 음각된 계단을 오르는 ‘도전! 천자문 250계단’,왕인후예 선발대회 등이 진행된다. ◆시커먼 도자기 구경=8∼9세기 대규모 도기제작장으로 이름을 떨친 구림마을도 꼭 들를 일이다.이곳에서는 녹갈,흑갈,황갈색을 입힌 시유도기가 쏟아져나왔다.지난 96년 이화여대 박물관팀에 의해 발굴된 10여개의 도기가마터를 들러보자. 또 폐교의 쓸쓸한 모습을 뛰어난 감각으로 담아낸 영암도기문화센터에서 직접 도자기를 빚어 구워볼 수도 있다.작품은택배로 나중에 집에서 받아본다. 지난해 축제에는 일본인들을 중심으로 1만여명의 외국인이다녀갔다.하지만 관광비용 지출이 1인당 1만6,500원밖에 안돼 주최측은 많은 걸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임병선기자 bsnim@
  • 전통놀이로 가족화목 다지자/쌍륙놀이 등 설날 온가족이 오순도순

    ◎남녀노소 함께… 서먹한 분위기 말끔히 설을 맞아 평소 보기 힘든 일가붙이들이 한데 모였다.떨어져 산데다 집안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나이차가 크다보니 마주 앉아도 서먹서먹하기만 할뿐 서로 할 말이 없다.자연히 남자들은 술마시며 내기화투로 흐르고 여자들은 끼리끼리 둘러앉아 남편흉이나 보기 쉽다.모처럼 한 장소에 모인 친지들이 무릎을 맞대고 앉아 공통의 즐거움을 나눌 방법은 없을까. 우리 전통놀이 가운데는 이럴때 어른아이 할 것없이 온가족이 모여 즐길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놀이가 많다. 함께 즐길수 있는 전통 설놀이 몇가지를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의 도움으로 소개한다. ◇쌍륙놀이=주사위를 던져 말을 전진시키는 게임.백제때 시작돼 조선시대 성인들 사이에 가장 유행했으나 일제때 화투에 밀려 사라졌다.이 놀이는 동방은 물론 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전파됐고 현재 세계선수권까지 열리고 있다.두사람이 자기말 15개씩을 판위에 배열한 다음 주사위 두개씩을 던져 나온 숫자의 합만큼 말을 이동시킨다.자신의 모든 말을 먼저 판밖으로 내보내면 승리하는데 도중에 적의 말을 잡거나 막는 등 여러가지 견제수를 쓸수 있다. ◇투전(돈치기)=정초 청소년들 사이에서 성행하던 놀이.평평한 마당같은 곳에 금을 하나 긋고 5미터쯤 떨어진 거리에 동전 하나 들어갈 구멍을 뚫어놓는다.경기에 참가한 사람들이 제각기 동전을 던져 구멍에 들어간 사람을 첫째로 삼고 떨어진 곳이 구멍에 가까운 순서대로 차례를 정한다.금을 밟고 차례대로 돈을 던져 구멍에 든 것은 그냥 따먹고 나머지는 지정하는 것을 돌로 만든 목대로 맞혀 따먹는다.두사람 이상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길수 있는 간단한 실외놀이이다.
  • 놀이공원/한가위 가족축제 “풍성”/관람객 중심의 민속놀이 경연

    ◎사물놀이·달맞이 춤 공연도 볼만 9월 9일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올 한가위는 8일부터 사흘 동안 황금연휴로 이어져 바쁜 도시민들을 설레게 한다. 오랜만에 친구·친지들과 한자리에서 고향의 정취를 만끽하고 정담을 나누며 차례를 지낸 뒤에는 잠시 짬을 내 가까운 놀이공원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가져봄직하다. 전국 각 놀이공원에서는 추석연휴(8∼10일)동안 가족단위의 관람객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군악대 대규모 퍼레이드 ▷서울랜드◁ 추석과 함께 바짝 다가온 가을의 향기를 물씬 풍길 「국화축제」가 시작된다. 전통 민속놀이팀 「뿌리패」가 농악 및 사물놀이를 펼치며 밤 9시부터는 관람객과 한데 어우러져 보름달아래서 강강술래로 한가위밤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1백50명의 서울랜드공연단과 해병대 군악대,뿌리패가 참가하는 대규모 퍼레이드가 거리를 화려하게 수놓고 그네뛰기 제기차기 윷놀이 등이 열려 관람객들의 흥을 돋운다. ○공옥진여사 병신춤 공연 ▷서울 롯데월드◁ 색동옷으로 단장한50인조 여성 마칭밴드가 민요메들리로 마칭밴드쇼를 선보이며 공옥진여사의 병신춤·원숭이춤과 외줄타기·엿장수 공연도 펼쳐져 「한가위 한마당」을 다채롭게 연출한다. 밤에는 특수 음향및 조명,광섬유·불꽃 등이 어우러진 환상의 레이저쇼와 세계 슈퍼스타들의 닮은 꼴이 펼치는 이색 「슈퍼스타쇼」가 화려한 밤무대를 꾸민다. ○참가자에 뒤주·키 선물 ▷용인 자연농원◁ 항아리에 화살을 던져넣는 궁중놀이 「쌍륙투호」,볏짚 허수아비를 표창으로 맞히는 과녁맞히기,쌀가마 쌓기,장승 삿갓씌우기,도리깨로 풍선 터뜨리기 등 관람객이 참여하는 「민속마당놀이 경연대회」가 열린다.참가자에게는 경기결과에 따라 뒤주·키·돌솥 등의 민속상품을 선물한다. 삼가휘무용단을 초청,달맞이춤 한가량춤 부채춤 농악 승무 등을 선보여 명절 분위기를 물씬 돋운다. ○나뭇잎연주 이색 볼거리 ▷엑스포 과학공원(대전)◁ 아마추어 씨름대회와 한빛탑 탑돌이,한가위 길놀이 등 관람객 참여위주의 「한가위 대축제」가 열린다. 국내 최연소인 국민학교 여성 6인조보컬그룹 「모나리자」의 공연과 1인 오케스트라,나뭇잎 연주가,청소년 댄싱팀등이 이색 볼거리를 제공한다. ○「북경 잡기단」 초청 ▷우방 타워랜드(대구)◁ 민속음악과 제기차기·투호 등의 민속놀이,관람객 노래자랑,퀴즈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특히 중국의 민속과 풍물,묘기를 만끽할 수 있는 「북경 잡기단」을 초청,한국과 중국의 민속과 풍물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국화들로 가을 정원을 꾸며 그윽한 가을 냄새를 맡을 수 있다.
  • 설 전통놀이기구 인기/윷·산가지·쌍륙 등 10여종 “불티”

    ◎놀이방법 쉽고 휴대 간편 이점 설 연휴를 앞두고 윷이나 팽이·쌍륙 등 조상들의 숨결과 지혜가 깃든 각종 전통놀이 기구가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이들 놀이기구는 휴대하기도 간편하고 놀이방법도 쉬워 만성적인 체증으로 짜증스런 귀성길 고속도로에서 자녀·친지들과 놀이를 즐기려는 30∼50대 오너 드라이버들 사이에 인기. 올해 처음으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와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서초동 진로도매센터 등 3곳에 마련된 설날맞이 전통놀이기구 매장에는 10여종의 놀이기구가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교보문고내 전통놀이기구 매장에는 방학을 맞은 학생과 주부,귀성을 앞둔 청장년층 등 하루평균 1백50∼2백명씩 몰려들고 있다. 윷·팽이는 물론 쌍륙·칠교·산가지·입사목·유객주 등 낯선 놀이기구가 대부분 3천∼6천원의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교보문고의 경우 고객들의 반응이 의외로 좋아 당초 오는 28일까지 였던 매장 개설기간을 정월대보름날인 다음달 14일까지로 연장했다. 주사위를 던져 그 눈금만큼 15가지의 말이 목표를 향해 가는 쌍륙놀이는 백제시대때 시작돼 조선시대 서민들사이에 가장 유행했으나 일제시대 화투의 물결에 밀려 안타깝게 실종된 놀이여서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제일 많이 권하고 있는 놀이중의 하나이다.정사각형 모양의 조각 7개로 1백여가지의 다채로운 모양을 만들어내는 칠교놀이,조선시대 관청이나 가정에서 손님들이 주안상을 기다리는 동안 함께 놀았던 구슬놀이의 일종인 유객주놀이,요즘의 오목놀이와 비슷한 입사목놀이,나뭇가지를 뿌려놓고 가지들이 흔들리지 않게 하나하나 집어내는 산가지 놀이 등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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