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재앙 부를 시한폭탄” 12년 전 경고한 ‘빙하 쓰나미’…하루만에 260만뷰
400여명이 숨지고 1500명이 넘게 실종된 ‘네팔 대홍수’로 인한 인명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2년 전 EBS의 다큐멘터리에 담긴 ‘빙하 쓰나미’에 대한 경고가 뒤늦게 이목을 끌고 있다.
28일 방송가에 따르면 전날 EBS는 자사의 다큐멘터리 전용 유튜브 채널에 2014년 8월 29일 방송된 ‘하나뿐인 지구 - 기후변화 특집 히말라야 대재앙, 빙하 쓰나미’편을 업로드했다. ‘네팔 대홍수’ 직후 업로드된 영상은 하루 만에 26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당 영상은 히말라야산맥에 시한폭탄처럼 도사리고 있는 빙하호 범람 홍수(GLOF·Glacial Lake Outburst Flood)를 다뤘다.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아 빙하 호수가 점점 커지고, 이를 막고 있던 자연제방이 무너지면서 막대한 양의 물과 토사가 하류로 쏟아지는 현상으로 제작진은 이를 ‘빙하 쓰나미’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해발 5000m에 위치한 네팔 임자호수를 찾았다. 작은 연못이었던 임자호수는 빙하가 녹으면서 불과 50여 년 사이에 너비 580m, 길이 2.3㎞, 수심 100m 규모로 커졌다.
임자호수의 하류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호수가 언제 넘쳐도 이상하지 않다”며 빙하 쓰나미의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었다.
마을 이장은 “빙하가 녹고 눈사태가 나는 장면을 매일 본다”면서 “빙하 호수가 터지는 건 당연하다. 호수가 점점 커진다”고 말했다.
“임자 호수 터지면 100만명 피해”“466개 빙하 호수 중 21개 잠재적 위험”나렌드라 카날 트리부반대 지질학과 교수는 “임자호수가 터지면 네팔 주민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까지 피해자가 100만명이 넘을 것”이라며 “1000명은 직접적인 피해를 당할 것이고, 주택, 농작물, 농지,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빙하 쓰나미는 네팔뿐 아니라 중국, 파키스탄 등 히말라야산맥이 걸치고 있는 각국에서 이미 64차례 발생했다. 중국에서는 29차례 발생했으며 네팔은 22차례, 파키스탄은 9차례, 부탄은 4차례였다.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의 프레딥 물 빙하팀 총괄은 “466개 빙하 호수 중 21개가 잠재적 위험성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며, 향후 기후변화로 인한 빙하 호수 확장이 더 많은 빙하 쓰나미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쉬 샤르마 네팔 환경기상부 차관은 빙하 호수에 대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원자폭탄처럼 심각하다”며 “호수는 해발 5000m 이상에 있지만 거주지나 기반 시설은 그보다 낮은 곳에 있어 상층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아래쪽은 당연히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암반 무너져 빙하와 낙석 쏟아져”472명 사망·1535명 실종다만 이번에 발생한 네팔 대홍수는 다큐멘터리가 다룬 ‘빙하 쓰나미’와는 다소 다른 양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질학자들이 홍수 발생 지역인 네팔 동부 바그마티주 티베트 접경 지역의 랑탕리룽산(해발 7234m)의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빙하 아래에 있는 암반이 붕괴하면서 해발 약 5200m에 있던 거대한 빙하가 떨어져 나와 계곡 바닥을 향해 내려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빙하 덩어리가 떨어져 내려가면서 함께 휩쓸려 내려간 퇴적물, 낙석 등이 보테코시강의 지류인 렌데 콜라강을 막았고, 얼음이 녹아 발생한 물이 급격히 차올라 하류로 쏟아져 내려갔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수십 년간 진행된 기후변화가 히말라야 고지대의 빙하와 토양, 암반을 불안정하게 만들면서 발생한 재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네팔과 중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발생한 이번 재해로 네팔과 티베트자치구 양쪽에서 발생한 전체 사망자 수는 472명으로 집계됐다.
양국의 실종자 수는 네팔 977명과 티베트 558명을 합쳐 총 1535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