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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지자체 ‘탈원전’ 주민투표 시비 걸 일 아니다

    또다시 원전 논란이다. 강원 삼척시가 원전 유치 신청 철회를 묻는 주민투표를 추진하자 정부가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삼척시는 2012년 경북 영덕군과 함께 정부의 신규 원전 예정지로 지정 고시됐다. 삼척시 의회가 엊그제 주민투표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킴에 따라 삼척시가 오는 10월 1일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안전행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 유치 신청철회도 국가사무인 만큼 주민투표의 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주민투표법(제7조)에는 ‘국가사무는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다’라고 규정돼 있다. 이 같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정면 충돌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후보 시절 삼척 원전 백지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김양호 삼척시장은 “이미 법률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받아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한 것”이라며 주민투표 등 제반 절차를 진행해 나갈 뜻을 밝힌 바 있다. 최문순 강원지사 또한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 시설에 도민을 노출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제2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체 전력설비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금의 26.4%에서 29%로 늘리는 것으로 돼 있다. 앞으로 에너지 소비 규모는 매년 평균 0.9%, 전력 평균 수요는 2.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다소비 국가인 우리로서는 원전 건설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우리는 원전수출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원전이 아무리 경제성과 친환경성이 뛰어나다 해도 다른 어떤 전원보다 잠재적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해양도시인 삼척시의 경우 원전보다는 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창출 쪽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삼척시는 선관위가 주민투표를 거부할 경우 시 자체 또는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민간기구 주도로 주민투표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유권해석을 내세워 주민투표 자체를 막는다고 해결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또 다른 형태의 저항만 부를 뿐이다. 그동안 간단없이 터져 나온 원전 사고와 복마전을 방불케 하는 비리를 감안하면 그 어떤 이유와 명분을 들이대도 국민을 설득하기엔 힘이 부치는 게 사실이다. 원전 르네상스를 외치기에는 원전 강국 신화는 이미 상당 부분 빛이 바랬다. 원전 의존도를 점차 줄여 나가는 방향에서 국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해 나가는 게 답이라고 본다.
  • 외교갈등 우려… 인색한 난민 인정

    중국인 W(60)는 2000년 5월 중국에서 ‘민주화 23개 조항’을 발표하는 등 반정부 활동을 벌이다 신변의 위협을 느껴 2002년 11월 한국으로 탈출했다. 지난해 1월 “탄압받을까 두렵다.”면서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그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뚜렷한 민주화 운동경력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그는 “법무부 직원들이 ‘한·중 간 외교문제도 있어 난민지위를 인정해 주기 어렵다.’고 귀띔했다.”고 전했다. 법원에 난민 불허결정 취소 청구소송을 낸 그는 지난해 11월14일 대법원 판결 끝에 겨우 난민지위를 획득했다. 세계 난민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법무부에 따르면 1994년부터 지금까지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고 신청한 사람은 모두 2323명이다. 이 가운데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116명에 불과하다. 법무부는 신청철회자 등을 제외한 순수 심사대상자 1049명 기준으로 할 경우 11%가 난민지위를 받은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16위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116명 가운데 법무부 심사로 난민지위를 받은 경우는 61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법무부의 불허 결정에 불복해 소송으로 지위를 인정받거나(19명), 이미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가족과 결합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위를 얻은 경우(36명)다. 국가별로 보면 난민신청 건수는 네팔이 377건으로 가장 많다. 이어 중국 334명, 미얀마 218명 순이다. 네팔의 경우 지금까지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중국은 신청자 334명 가운데 W 등 5명이 인정받았다. 모두 소송을 통한 경우였다. 난민인권센터(NANSEN)의 최원근 사업팀장은 “네팔의 경우 우리 정부가 상대적으로 네팔 정세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데다 난민 당사자들에게 박해받을 가능성의 입증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요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인 5명이 법무부 심사가 아닌 소송을 통해 난민 지위를 획득했다는 점은 법무부가 국제사회의 눈치를 살핀다는 대표적 증거”라고 지적했다. 난민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난민지위 불인정에 대한 이의신청 심사를 ‘난민인정협의회’에서 할 게 아니라 선진국처럼 독립기구에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난민인정협의회는 법무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국가정보원 직원 등 공무원 5명과 민간 전문가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난민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들은 “장관이 인정하지 않은 것을 차관이 구제할 수 있겠느냐.”며 협의회 기능을 불신하고 있다. 물론 법무부는 “협의회 위원의 절반은 민간인이기 때문에 충분히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난민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정된 출입국관리법이 후퇴한 것도 ‘난민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 걸림돌이다. 지난해 12월 개정돼 20일부터 시행되는 출입국관리법은 난민심사를 신청한 지 1년이 넘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장기 체류 중인 난민 신청인의 생활고를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20일부터 이 조항이 적용돼 지금까지 기다려온 난민 신청자들로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은주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유원건설 부도/파장­관련기관 움직임

    ◎315개 하청업체 타격… 금융계 긴장/법정관린후 3자인수로 마무리 예상/실사 거쳐 제일은 피해액 낱낱이 규명 제3자 인수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던 유원건설의 처리문제가 결국 부도 후 법정관리로 돌아섰다. 최영준 유원사장과 이철수 제일은행장이 19일 세부적인 문제에서는 의견을 달리했으나 법정관리후 3자인수를 추진키로 합의했기 때문이다.따라서 「인수후 실사」에서 「실사후 인수」로 바뀜에 따라 인수자를 찾기까지 당초보다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나 종착역은 역시 3자인수로 귀결된 셈이다. 금융계는 이처럼 뻔한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는 줄 알면서도 법정관리라는 수순이 추가된 배경에 대해 「사전담합설」을 줄곧 제기한다.최근 한달반만에 유원의 부채가 2백50억원이 늘어나는 등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를 동결하기 위해 제일은행의 양해 아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것이다.19일 상오까지 법정관리 신청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했던 제일은행이 법정관리 수용 쪽으로 선회한 것도 담합의 반증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상황을 종합할 때 막다른 골목에 몰리게 된 최 사장측이 인수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띄운 승부수라는 견해가 유력하다.19일 최사장이 이행장을 만난 자리에서 경영주와 가족보증 채무의 면제,일부 계열사의 경영권 보장,상속세의 대납 등의 조건을 제시한 데서 법정관리의 배경을 엿볼 수 있다.어차피 알거지가 될 바에는 3자인수에 고리를 걸고 재산의 일부라도 건지자는 심산인 것으로 여겨진다.또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져 경영이 정상화될 경우 경영권을 회복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도 가졌던 것 같다. 최 사장은 지난달 제일은행과 3자인수합의 각서를 써주고도 법적인 강제력이 없다는 사실을 들어 측근을 뺀 임직원이나 제일은행의 3자인수작업에 협조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 사장의 속셈이 무엇이든,법정관리 신청으로 법원이 곧 재산보전 처분을 내리면 3백15개 영세하청업체가 존립에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재산보전 처분을 내리면 3자인수가 되거나 회사재산 정리절차 개시 결정까지는 채권·채무가 모두동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최대 채권자인 제일은행 역시 유·무형의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채권·채무는 동결됐지만 3자인수가 늦어짐에 따라 유원의 「멍에」를 한동안 짊어져야 한다.서비스 업종으로선 대고객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으로 볼 수 있다.또 법원의 실사를 거치면 제일은행의 피해규모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법정관리를 거치지 않고 3자인수를 시켰더라면 적당히 금융조건을 완화하는 선에서 얼버무릴 수 있는 사안이 경영진의 직접적인 책임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것이다. 법정관리 신청으로 유원의 값어치도 폭락할 것이 뻔하다.3자에게 넘길 때 은행이 제시할 수 있는 카드가 그만큼 불리해진 셈이다. 제일은행이 당초 ▲3자인수 ▲법정관리 신청 ▲부도처리 등 3가지 방안을 두고 검토한 끝에 3자인수로 가닥을 잡은 것도 이같은 배경이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원사태는 부도여파 및 법정관리 문제까지 더해짐에 따라 훨씬 꼬일 전망이다.그러나 최종 해법은 인수업체와 최 사장측·제일은행 3자간의 타협으로 찾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하청업체 어음 3백억 제일은서 할인/유원건설 부도 정부 수습책/“건설중인 아파트 연대보증사가 인수” 정부가 유원건설의부도 후유증을 극소화하기 위해 나섰다. 유원부도에 따른 3백15개 하청업체의 연쇄부도를 막기 위해 하청업체가 받은 유원의 어음(3백억원)을 제일은행이 할인해 주도록 했다.유원의 해외공사도 공사이행 보증서를 발급한 제일은행이 자금을 지원,차질없이 이루어지게 했으며 국내 시공중인 아파트등 건설공사는 연대보증을 선 업체에 대리 시공토록 했다.부도의 후유증을 주거래은행과 유원쪽에 국한해 보자는 고육책인 것이다. 그러나 하청업체에 대한 지원과 대리 시공으로 부도사태의 후유증이 얼마나 수습될지는 미지수다. 유원건설이 자체사업으로 아파트를 분양해 공사중인 지역은 의정부 호원동,수원 권선지구,김천 부곡동 등 3곳이며 전체 분양물량은 1천2백8가구다.한양의 사례에서 보듯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자금결제가 원활하지 못해 공사지연으로 입주 예정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 자체사업을 제외한 주택사업으로는 서울 등촌동 1백86가구,월계동 1백65가구,본동 1백10가구 등 3곳에서 추진중인 재건축아파트가 있다.주택을 제외한 국내 공사로는 분당 신도시의 주택공사 사옥공사와 철도청의 원당 화정역사 신축공사 등 건축부문 18건 및 서울시 북부간선도로·팔당대교·서해안 고속도로·대구시 지하철 등 토목부문 23건이다.이들 공사 역시 하청업체들이 잘 움직인다해도 주사업자의 부도로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해외공사는 지난해말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국에서 39건(16억2천7백만달러)을 수주,이중 4개국에서 4억1천만달러의 공사를 해 왔다.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일대 3천평의 부지를 99년간 임대,이 곳에 1억달러를 투입해 25층의 종합무역빌딩인 퍼시픽 트레이딩센터의 건립을 추진 중이나 이 또한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이밖에 필리핀의 수로관리공단 발주공사(2억5천만달러)에서 최저가격 제시업체로 선정됐으나 부도로 수주가 불투명해졌다. ◎최영준 유원건설 사장 회견/“법정관리 신청 기업·종업원·은행 위한 차선책” 최영준 유원건설 사장은 19일 서울 서소문동 유원건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서 『경영권을 포기하고,소유주식을 넘길 각오가 돼 있다』며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회사를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다음은 최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유는. ▲제3자 인수가 예상보다 어려웠고,이런 형태가 지속되면 모두가 바라는 방향으로 갈 수 없다는 걱정과 우려때문에 법정관리라는 차선책을 택했다. ­법정관리 신청이 제3자 인수에 걸림돌은 안되나. ▲법정관리 신청이 은행의 입장에 정면 반대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법정관리 신청으로 제3자 인수가 원만히 될 수 있는 길을 텄다고 볼 수도 있다.때에 따라서는 법정관리 신청으로 은행을 도울 수도 있다.사주는 어려움을 겪더라도 기업이 살고 종업원이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결정을 내렸다. ­경영권 포기나 지분 양도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경영권을 포기하거나 지분을 넘길 각오가 됐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경영권이나 소유권에 연연한다면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결단을 내릴 수 없다. ­오늘 아침 이철수 제일은행장과 만나 무슨 얘기를 했나.제일은행 쪽의 조건은. ▲기업을 살리자는 측면에서 이견이 없었고 기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제일은행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인수기업을 통보받지 못했다.주식포기를 비롯한 구체적인 제안도 받은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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