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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회 없이 뛰었다… ‘영원한 12번’  굿바이 모비스맨[스포츠 라운지]

    후회 없이 뛰었다… ‘영원한 12번’  굿바이 모비스맨[스포츠 라운지]

    센터 체격에 점프력 좋지 않았지만‘생각하는 농구’로 오랜 현역 생활“유재학 감독, 농구 안목 키워줬죠”성실성 으뜸 양동근 감독도 은인2012~2015시즌 3년 연속 우승 값져“지도자로 불러주면 열심히 해야죠”프로 선수에게 ‘원클럽맨’이라는 수식어는 우승 반지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반지가 정상을 향한 팀 구성원의 헌신과 노력에 따른 보상이라면, 원클럽맨은 한 팀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라는 평가와 더불어 은퇴 이후에도 구단 역사와 함께 숨쉰다는 상징성까지 부여받기 때문이다. 위대한 여정의 마침표를 찍으려는 함지훈(42·울산 현대모비스)은 출범 30년째를 맞은 한국프로농구(KBL) 역사에 곧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 ‘농구대잔치’를 거쳐 1997년 프로 시대를 연 KBL에서 한 팀의 유니폼만 입고 15시즌 이상을 보낸 선수는 추승균(KCC)과 김주성(DB), 양동근(현대모비스), 양희종(정관장)까지 4명뿐이다. 이 가운데 김주성과 양동근, 양희종은 각각 16시즌을 한 팀에서 뛰었고 추승균은 15시즌을 보냈다. 지난 2월 6일 서울 SK나이츠전부터 은퇴 투어를 시작한 함지훈은 프로 데뷔 이후 올해까지 무려 18시즌 동안 현대모비스의 골밑을 지키고 이제 정든 코트를 떠난다. 지난달 25일 용인 현대모비스 체육관에서 만난 함지훈은 “이렇게 좋은 팀에 와서 좋은 선수와 감독을 만났던 게 굉장히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자신을 낮추며 “이 팀에 와서 우승도 많이 했고, 후회 없이 쏟아부었기 때문에 후련하다”고 영광의 시절을 돌아봤다. 1984년생으로 현역 최고령인 함지훈은 2007년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모비스맨’이 됐다. 이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5차례 이뤘고 2009~10시즌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플레이오프 MVP를 모두 차지하며 리그를 상징하는 빅맨으로 거듭났다. KBL 베스트5 선정 3차례, KBL 올스타 선정 7차례에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등을 차지했다. 어쩌면 그에게 농구란 운명처럼 정해진 길이었다. 농구 선수 출신인 부모를 둔 덕에 발육이 남달랐고, 초등학교 때 부모의 지도로 처음 농구공을 잡았다. 가드로 출발했으나 중앙대 진학 후 센터로 포지션을 바꿨다. 키 198㎝에 몸무게 94㎏인 체격엔 센터가 제격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약점이 있었다. 비슷한 체격의 다른 선수들에 비해 점프력이 좋지 않았다. 센터라면 누구나 꿈꾸는 호쾌한 덩크슛을 공식 경기는 물론 연습에서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함지훈은 리그에서 손에 꼽히는 센터로 군림했다. 그는 ‘생각하는 농구’를 생존 비결로 꼽았다. 함지훈은 “농구가 피지컬 운동이긴 하지만 조금 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운동을 한 것이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함지훈은 5일까지 839경기(KBL 역대 2위)에 출전해 8338점(KBL 역대 10위)을 기록, 현대모비스 구단 역대 1위 기록을 갖고 있다. 기량으로는 아직 더 뛸 수 있지 않을까 미련도 남지만, 그는 “아무래도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이 점점 더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은퇴를 결심한 배경을 고백했다. 올해 갑자기 은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아니라 구단이나 양동근 감독과도 재작년부터 꾸준하게 논의했다고 한다. 그는 “세월을 이기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면서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이제는 물러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데뷔 시즌 평균 33분21초를 출전했던 함지훈은 출전 시간이 조금씩 줄더니 올 시즌에는 평균 11분36초가 됐다. 수치상으로 기여도가 떨어졌지만 사실 함지훈은 ‘함여우’ ‘함바스’(함지훈+아르비다스 사보니스)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팀에 꼭 필요한 존재였다. 부족한 운동 능력을 상쇄하기 위해 뛰어난 농구 지능(BQ)을 활용해 탁월한 위치 선정과 타이밍, 동료를 살려주는 플레이로 오히려 빛났기 때문이다. 사보니스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옛 소련에 금메달을 안기고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한 전설적인 센터다. 이제 선수 생활을 정리하는 그는 농구 인생의 성장을 이끌어준 은인으로 유재학 전 감독과 양 감독을 꼽았다. 함지훈은 “제가 원클럽맨이 될 수 있었던 요인 3가지 중에 좋은 클럽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유 전 감독님이 부족한 제 농구 안목을 키워줬다”면서 “거기에 양동근 선배는 농구 내적이나 외적인 면에서 정말로 인간적으로 본받을 만큼 성실했고, 그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운이 좋아서였다”고 또 한 번 겸손해했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팀이 2012~13시즌부터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순간이다. 함지훈은 “쓰리핏(세 번 연속 우승)은 아직까지 어떤 팀도 깨지 못하는 기록이라 기억에 남는다”며 “첫 우승을 하고 나서 MVP를 받았을 때도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함지훈은 은퇴 이후 지도자로 ‘농구인’의 길을 가려 한다. 그는 “어떤 길을 걸을지 아직 구단과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래도 지도자로 불러주시면 열심히 해야죠”라고 웃었다. 오는 4월 8일 창원 LG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접는 그의 등번호 12번은 영구 결번된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말에 함지훈은 “구단과 지도자, 동료로부터 인정받고 꼭 필요한 선수였다는 말을 듣고 싶다”면서 “팬들로부터도 인정받으면 제가 은퇴한 뒤에도 성공한 농구 선수의 삶이었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물오른 오현규… 벌써 4호골 터졌다

    물오른 오현규… 벌써 4호골 터졌다

    최전방 공격수로 전반 42분 ‘쾌거’베식타시, 리제스포르에 4-1 완승 튀르키예 이적 이후 절정의 골감각을 과시하고 있는 오현규(베식타시)가 컵대회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오현규는 5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튀프라쉬 스타디움에서 열린 차이쿠르 리제스포르와의 2025~26 튀르키예 쿠파스(튀르키예컵) C조 4라운드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2-0으로 앞서던 전반 42분 추가골을 넣으며 팀의 4-1 승리에 이바지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헹크(벨기에)를 떠나 베식타시 유니폼을 입은 뒤 공식전 출전 5번째 경기에서 넣은 4호골(1도움)이었다. 그는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9일 알란야스포르와의 경기부터 정규리그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베식타시 이적 후 데뷔전부터 3경기 연속골을 성공한 선수는 구단 역사상 오현규가 처음이었다. 지난달 28일 코자엘리스포르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선 상대의 집중 견제로 4경기 연속골 행진이 중단됐지만 이날 컵대회에서 전반전만 출전하고도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4-3-3 대형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오현규는 몸놀림이 가벼웠다. 베식타시도 일찍부터 골 잔치를 벌였다. 전반 27분과 38분 연이어 골이 터지며 2-0으로 앞서나갔다. 전반 42분에는 오르쿤 쾨크취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히고 흘러나오자 골문을 향해 쇄도하던 오현규가 이를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베식타시는 전반에만 3골을 넣으며 앞서나가자 오는 8일 갈라타사라이와의 경기를 위해 후반 들어 주축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오현규도 후반 시작과 동시에 무스타파 헤키몰루와 교체됐다. 베식타시는 후반 36분 카르탈 일마즈의 쐐기골까지 터지면서 한 골을 만회한 리제스포르에 4-1로 완승을 거뒀다.
  • 노르딕스키 김윤지 ‘패럴림픽 金’ 정조준

    노르딕스키 김윤지 ‘패럴림픽 金’ 정조준

    한국 金 1·銅 1 종합 20위권 목표휠체어컬링 백혜진-이용석 주목알파인스키 최사라 ‘깜짝 메달권’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이 한계를 넘어 새로운 드라마를 쓰기 위해 모인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이 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에서 개막식을 열고 열전에 들어간다. 열흘 동안 열리는 패럴림픽은 전 세계 약 40개국 665명의 선수가 6개 종목에서 모두 79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한국은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알파인스키,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스키, 스노보드, 휠체어컬링 5개 종목 선수 20명을 포함해 모두 56명으로 선수단을 꾸렸다.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해 종합 20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역대 동계 패럴림픽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2018년 평창 대회 당시 기록한 종합 16위(금 1·동 2)다. 당시 노르딕스키 간판 신의현(46·BDH파라스)이 크로스컨트리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한국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만 대표팀은 2022 베이징 대회에서는 단 한 개의 메달도 얻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노르딕스키 김윤지(20·BDH파라스)다. 그는 지난달 15일 막 내린 2026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파라 크로스컨트리스키 월드컵 여자 10㎞ 매스스타트 좌식 프리에서 정상에 올랐다.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김윤지는 7일 바이애슬론 여자 7.5㎞ 스프린트(좌식) 결승을 시작으로 금빛 여정에 돌입한다. 세계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휠체어컬링 믹스더블의 백혜진(43)-이용석(42·이상 경기도청)은 5일 이탈리아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첫 스타트를 끊었다. 8개 팀이 출전해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예선을 치른 뒤 상위 4개 팀이 준결승에 진출해 최종 순위를 가린다. 휠체어컬링 혼성팀 남봉광(45)은 스킵(주장)으로 차진호(54·이상 경기도청), 이현출(40), 양희태(58·이상 강원도청), 방민자(64·전남도청)와 함께한다. 활강 종목 세계랭킹 3위에 빛나는 알파인스키 최사라(23·현대이지웰)도 이번 대회에서 ‘깜짝 메달’을 노린다. 평창에서 한국이 따낸 메달 3개 중 2개를 혼자 따낸 ‘평창 영웅’ 신의현도 다시 메달을 딸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 AI로 수평 조절 ‘척척’, 색감 보정 ‘쓱싹’, 말로 해도 ‘뚝딱’

    AI로 수평 조절 ‘척척’, 색감 보정 ‘쓱싹’, 말로 해도 ‘뚝딱’

    “세종대왕 동상에 조선시대 왕 옷을 입혀 줘.” 갤럭시 S26 울트라의 자연어로 원하는 내용을 입력해 편집하는 ‘포토 어시스트’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사진을 넣고 이렇게 말하자 ‘상상 속의 이미지를 실현시키는 중’이라는 문구가 떴다. 10초도 안 돼 인공지능(AI)이 웹사이트에서 빨간 곤룡포를 찾아 자연스럽게 합성했다. 세종대왕이 앉아 있는 동작에 맞춰 옷의 굴곡, 그림자, 주름 등도 부드럽게 표현됐다. ●포토샵 등 문외한도 사진 합성 등 쉽게 브이로그를 생애 처음 시도한 기자는 5일 갤럭시 S26 울트라를 활용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AI 기능이 대폭 업그레이드된 포토 어시스트로 편집을 했다. 포토샵을 전혀 다룰 줄 모르는 비전공자도 말 한마디로 전문가급의 자연스러운 사진 합성이 가능했다. 딥페이크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합성 사진의 왼쪽 하단에는 자동으로 ‘AI로 생성한 콘텐츠’라는 워터마크가 찍혔다. 동영상 촬영 기능도 향상됐다. 전작인 갤럭시 S25에 손 떨림 등 흔들림을 보정해 주던 ‘슈퍼스테디’ 기능이 있었다면, 갤럭시S26 시리즈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간 ‘수평 고정 슈퍼스테디’ 기능이 추가됐다. 미세한 손 떨림은 물론, 격렬하게 움직이는 영상 속에서도 대상이 고정된 채로 촬영된다. 유튜버들이 사용하는 전문 장비인 ‘짐벌’의 기능이 휴대전화 안에 구현된 셈이다. 수평 고정은 유튜버들 사이에서 ‘챌린지’로 화제가 되고 있다. 360도 돌아가는 건조기, 차량 바퀴, 드릴 등에 갤럭시S26 시리즈를 부착해 영상을 찍은 뒤 화면이 돌아가지 않고 고정된 채로 촬영된 결과물을 인증하는 식이다. ●손떨림·버스 흔들림 도 안정적으로 실제 수평 고정 슈퍼스테디를 설정하고 버스 창문에 갤럭시 S26 울트라를 바짝 붙인 채 바깥 풍경을 촬영해보니 버스의 흔들림 없이 매끄러운 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 또 지면에서 영상을 촬영하는 동안 걷거나 뛰는 등의 행동에 제약을 받지 않았다. 밤 10시에 찍은 영상에는 차량이나 건물 등은 물론 도로의 분홍색 교통안내선 색깔도 선명하게 찍혔다. 2억 화소 광각과 5000만 화소, 광학 줌 수준의 10배 줌 망원 카메라, 더 넓어진 조리개 등이 선명한 야간 촬영을 지원한 것이다. 실내와 실외, 햇빛이 많거나 흐린 날, 낮과 밤 영상을 이어 붙일 때도 하나의 톤으로 보정이 가능했다. 영상의 채도를 낮게 만드는 로그(LOG) 기능으로 튀는 색을 줄인 뒤, 룩업테이블(LUT) 기능을 사용하면 터치 한 번에 간단히 후보정을 할 수 있다. 채도, 조도 조절 등 전문적인 촬영을 하지 못하는 초보자도 LUT 기능에서 블록버스터, 로맨스, 스릴러 등 원하는 분위기를 선택하면 PC로 영상을 옮겨 편집할 필요 없이 휴대전화에서 간단히 보정이 이뤄진다. 카페나 대중교통에서 브이로그 편집을 하는 동안 옆자리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일 땐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을 활용했다.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을 켜자 빛을 상하좌우로 넓게 분사하는 ‘와이드 픽셀’은 꺼지고 정면으로 비추는 ‘전면 픽셀’만 작동해 양옆이나 위아래 각도에서는 휴대전화 화면이 보이지 않았다. ●1억개 이상의 귀 토대로 버즈 출시 갤럭시 S26 시리즈와 함께 출시된 ‘갤럭시 버즈4 프로’는 음향을 섬세하게 들으면서 촬영할 수 있도록 도왔다. 착용감이 특히 좋아져, 장시간 착용해도 이질감이 크지 않았다. 달리기를 하는 동안에도 이어버드가 흔들리거나 빠지지 않는 안정감이 있었다. 삼성전자 측은 전 세계에서 수집한 1억개 이상의 귀 데이터와 1만회 이상의 착용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이라고 했다. 시끌벅적한 카페에서 버즈4 프로를 착용하자 주변 소음이 빠르게 잦아든 노이즈 캔슬링 성능도 인상적이었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저음이 한층 단단하고 깊게 표현됐다.
  • AI ‘공장’ 짓는 SKT… ‘음성’ 주권 선포한 LGU+[MWC26]

    AI ‘공장’ 짓는 SKT… ‘음성’ 주권 선포한 LGU+[MWC26]

    SKT, 하드웨어 공장 자체 장악 포석DC, 칩·에너지 결합된 종합 솔루션LGU+, 통화 등 음성 데이터가 자산글로벌 AI 소프트웨어 수출로 승부양사 기술력 MWC26서 수상 성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상반된 글로벌 생존 전략을 꺼내 들었다. SK텔레콤은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거대한 ‘AI 데이터센터(DC) 공장주’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통화 등 음성 데이터를 자산화해 ‘글로벌 AI 소프트웨어 수출’로 승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지난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26 현장에서 간담회를 연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수익성 중심의 소프트웨어 전략을 강조했다. 홍 대표는 “지향점은 통신과 AX(AI 전환) 기술의 솔루션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AI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성장이 정체된 국내를 넘어 반복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소프트웨어 확장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수익원은 통신사가 직접 서비스를 운영하며 검증을 끝낸 솔루션을 외부에 파는 ‘인소싱(In-sourcing)’ 모델이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B2C 영역의 AI 통화 비서 익시오와 B2B 분야의 엔터프라이즈 AI 풀스택 구축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수출 방식도 유연하다. 홍 대표는 데이터 주권이 까다로운 유럽이나 동남아 시장을 언급하며 플랫폼 전체 공급뿐만 아니라 필요한 기술 스택(Stack)만 따로 떼어 파는 모델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생성형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존재 가치를 없애는 종말적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홍 대표는 “모든 인터페이스가 음성으로 전환될수록 가장 복잡한 음성 데이터와 상담 워크플로우를 보유한 통신사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며 빅테크가 갖지 못한 현장의 음성 데이터로 새로운 문법을 쓰겠다고 역설했다. SK텔레콤은 지능이 돌아갈 거대한 하드웨어 공장 자체를 장악하는 길을 택했다. 전날 간담회를 연 정석근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인프라 수직계열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정 CTO는 “AI DC(데이터센터)를 단순 건물이 아닌 칩과 에너지가 결합된 종합 솔루션”으로 정의하며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공장 건축주’가 되겠다고 했다. 무기는 그룹 차원의 풀스택 역량이다. SK하이닉스의 칩과 SK에코플랜트의 건설 기술 등을 활용해 발전소, 서버, 칩, 소프트웨어를 종합적으로 최적화할 곳은 SK그룹이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정 CTO는 AI 인프라 구축에 수조원대 투자가 소요되는 현실을 짚으며 GPUaaS(서비스형 GPU)의 필연성을 역설했다. GPUaaS는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직접 구매하는 대신 클라우드처럼 빌려 쓰는 구독형 서비스다. 그는 “10메가와트(MW) 규모 AI DC 구축 시 GPU 도입에만 8000억원이 투입되며 규모를 확장할 경우 투자비는 조 단위로 치솟는다”며 “이를 소유가 아닌 서비스형 모델로 전환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인프라 자체를 상품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양사의 AI 기술력은 수상 성과로도 이어졌다.SK텔레콤은 이날 MWC26 현장에서 열린 ‘GSMA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GLOMO)’에서 GPU 클러스터 ‘해인’으로 ‘최고의 클라우드 솔루션’ 상을 받으며 해당 부문에서 3년 연속 석권했다. LG유플러스 역시 보안 기술 ‘익시 가디언’을 앞세워 대상격인 ‘CTO 초이스’를 비롯해 ‘최고의 네트워크 보안 및 사기 방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마케팅’ 등 3개 부문을 휩쓸었다.
  • 알파고의 후예들, 전쟁 게임체인저 됐다

    알파고의 후예들, 전쟁 게임체인저 됐다

    ‘알파고 쇼크’는 AI 진화 기폭제러·우크라전에서 타격 좌표 산출美·이란전 ‘클로드’ 사령관 참모 자폭 드론 ‘루카스’도 처음 투입AI, 군사작전 의사결정까지 관여국제사회 국방 AI 규범 마련 촉구“AI에 생사 직결된 결정권 안 돼”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었을 때 인류는 놀라움과 함께 두려움을 느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AI는 로봇 등 각종 기기와 결합하면서 인류가 개발한 가장 편리하고 유능한 도구가 됐지만 동시에 통제 불능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특히 이란 사태에서 AI 기반의 정보처리와 저가 무인체계의 결합은 게임체인저로 부상했고 산업·안보·일자리·국가 질서까지 AI가 정보 처리를 넘어 의사 결정마저 주도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을 안겼다. 10년 전 알파고가 소위 ‘신의 한 수’로 이세돌 9단을 4대 1로 이긴 건 수많은 바둑 기보를 학습한 결과였다. 이후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AI의 진화는 더욱 빨라졌고 이제는 군사 영역까지 침투했다. 특히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챗GPT 등장 이후 급속도로 발전해 온 거대언어모델(LLM)이 전장의 ‘두뇌’ 역할로 활용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5일 외신 등을 종합하면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AI는 위성 사진과 드론 영상,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타격 좌표를 산출하고 지뢰를 탐지하는 데 활용됐다. 당시에는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의 분석 플랫폼이 중심 역할을 했다. 반면 최근 벌어진 이란 전쟁에서는 범용 AI 모델인 ‘클로드’가 전투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며 인간 사령관의 참모 역할을 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군은 이번 작전에 저가형 자폭 드론 ‘루카스’도 처음 투입했다. 해당 드론은 스타링크 등 위성 통신과 연동하고 상용 소프트웨어(SW)와 민간 개발 프로그램을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AI 네트워크가 특정 행동이나 위치 패턴을 분석해 작전 지휘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투에 기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정보 분석에 머물던 AI가 곧 군사 작전의 의사결정 과정까지 관여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통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AI가 인명을 좌우하는 군사 작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가 발표한 영국 AISI의 ‘국제 AI 안전보고서’는 핵무기와 방사능 무기에 대해 “AI가 의사결정에 관여하게 될 경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핵무기 발사 결정권을 AI에 위임할 경우 중대한 오류가 발생하거나 통제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사회에서는 국방 AI에 대한 윤리 규범과 가이드라인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술 거버넌스의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26에서 열린 ‘인공지능의 역기능 관리: 윤리, 안전 및 신뢰’ 플래그십 세션에서는 기술의 확산 속도가 안전장치를 앞지른 현 상황을 ‘신뢰의 위기’로 규정했다. 세션 연사로 참여한 제리 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혁신국장 등은 올해를 전 세계 30개 이상의 사법권이 AI 거버넌스 법안을 본격 가동하는 ‘분수령’으로 지목했다. 유럽연합(EU)의 AI법이 전면 시행 궤도에 오르고 주요국들이 법적 구속력을 갖춘 가이드라인을 완성하는 시점이 내년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규제 흐름이 국방 AI 분야로 확장될 경우 AI의 역할을 제한하는 원칙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생사와 직결된 최종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국제적인 합의나 프로토콜(규율)이 마련돼 있지 않지만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마지막 트리거는 기계가 아닌 인간의 판단 고유의 영역으로 남겨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공감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상과학 영화 속 내용처럼 AI가 인간을 지배한다는 건 과도한 우려라는 의견도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AI는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에 기여할 것이지만, 특히 과학 발전 속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미래는 현재보다 훨씬 더 나아질 수 있다”고 했다.
  • [씨줄날줄] 이란의 쿠르드족

    [씨줄날줄] 이란의 쿠르드족

    최근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의 고고학 발굴 조사 결과는 인류 문명 발생과 관련한 기존 상식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유네스코는 괴베클리테페 유적을 BC 1만년~BC 9000년의 기념비적 건축물로 기록한다. 기존 역사는 BC 6000년~BC 5000년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를 인류 최초 문명이라 적었다. 역사 교과서의 인류 문명 관련 내용이 다시 씌어지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다. 3500만명을 헤아리지만 나라가 없는 쿠르드족의 근거지는 괴베클리테페를 비롯한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의 상류 일대다. 물론 문명 발생과 현 거주자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는 주장도 없지는 않다. 쿠르드족은 오늘날 튀르키예, 이라크, 시리아, 이란, 아르메니아에 흩어져 있다. 한국이 유엔평화유지군으로 자이툰 부대를 파견한 아르빌은 이라크 쿠르드 자치구의 중심 도시다. 이란의 쿠르드족 밀집 지역은 이라크 쿠르드 자치구와 맞닿아 있다. 이란에도 쿠르디스탄주가 있지만 자치권은 없다. 이 지역엔 1946년 쿠르드족의 마하바드 공화국이 세워지기도 했다. 옛 소련이 지원했지만 소련군이 철수하면서 ‘쿠르드 독립국’은 다시 사라졌다. 이후 쿠르드족은 이란을 상대로 언어와 문화의 자유 및 자치권을 요구하는 투쟁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무장투쟁 조직이 쿠르드민주당(KDPI)과 쿠르디스탄자유생명당(PJAK)이다. 튀르키예 쿠르드 반군(PKK)과도 연계해 산악지역을 중심으로 무장투쟁을 벌인다. 반군과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지속적인 교전을 치른다고 한다. 최근 IRGC는 반군기지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붓기도 했다. 미국 언론은 어제 쿠르드 전사 수천명이 이라크에서 이란으로 건너가 공격 작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르드와의 접촉”을 밝히자 다시 독립에 대한 희망을 걸고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사태가 마무리돼도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은 많지 않다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 [서울광장] 대통령일 땐 모른다, 권력의 오래된 각본

    [서울광장] 대통령일 땐 모른다, 권력의 오래된 각본

    어떤 자리는 그 자리의 사람을 유독 크고 빛나게 만든다. 그 사실은 그가 자리를 떠나야만 드러난다. 퇴임 후 작아진 모습을 보고서야 자리가 사람을 만들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깨달음은 늘 뒤늦게 오기에 실수가 반복된다. 재임 중 대통령이 행하는 말과 행동에 집중하느라 권력 그 자체가 사람을 흥분시키고 중독시키며 결국 과잉 행동으로 이끈다는 작동 방식을 놓친다. 정치의 절반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임기 동안 위임된 권력은 위로 솟은 포물선을 그린다. 초기에는 빌린 물건마냥 조심스럽다. 그러다 어느 순간 권력이 곧 ‘나’인 듯 느껴진다. 임기 후반기가 되면 내려놓아야 하는 시점에 맞닥뜨린다. 그 하강 국면을 레임덕이라 부른다. 상승 국면을 칭하는 용어는 없으나 권력의 성쇠를 여러 차례 지켜본 이들은 공감한다. 권력은 살아 있는 생물처럼 자신의 주기를 지켜 작동한다. 심지어 서로 상극인 윤석열과 이재명조차 그 곡선 위에서 비슷한 경로의 행태를 보일 정도다. 최고 권력자가 권력을 빌린 것처럼 대할 때는 통합, 실용, 소통 같은 말이 자주 들린다. 막상 임기 동안의 권력이 어떤 색깔인지는 이런 단어를 쓰는 빈도가 줄어들 때 드러난다. 권력이 내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해 권력에 중독되는 시점부터 언어가 바뀐다. ‘할 수 있다’가 ‘해야 한다’는 당위로, ‘해야 한다’가 ‘나만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바뀔 때가 임계점이다. 여소야대 정부의 윤석열 전 대통령은 행정력을 활용한 ‘작은 성공’들로 임기 초반 상승 곡선을 채웠다.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양곡관리법 거부권, 각종 카르텔 타파 정책 등의 논리를 설명해 가며 국정의 자신감을 축적했다. 강수가 통하자 칼끝이 바뀌기 시작했다. 권력에 익숙해질수록 자기 오류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줄었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재정준칙 원칙은 손댈 수 없고, ‘주 69시간’ 노동개혁 발표에 쏟아진 역풍을 예상조차 못 하는 정부가 되었다. 도어스테핑은 61회 만에 중단했지만, 취임 170일째 비상경제민생회의는 돌연 80분 전체를 생중계했다. ‘나는 열심히 하는데 몰라 주는 게 문제’라는 인식을 보여 주는 무대였다. 확신이 깊어질수록 대통령 지시는 점점 세목으로 내려갔고, 설명은 줄었다. 청소년에게 술을 판 자영업자 처벌 유예, 킥보드 헬멧 미착용 처벌 같은 즉흥 지시에 이어 의대 2000명 증원까지 일방적으로 발표됐다. 단독 입법이 가능한 의회 의석을 확보한 이재명 대통령의 시작은 달랐다. 취임 직후 대미 관세협상이라는 악재를 장관과 기업을 총동원한 숙의형 접근으로 돌파했다. 코스피 5000을 이뤄낸 뒤엔 ‘이재명은 할 수 있다’는 확신이 권력 발동의 근간이 됐다. 자신감은 날카로운 언어들을 등장시켰다. 이 대통령의 소셜미디어(SNS)에서 다주택자는 마귀, 농지 소유 도시민은 투기 세력으로 묘사됐다. 생중계되는 국무회의와 업무보고는 대통령이 누구를 질타하는지 전 국민에게 보여 주는 무대가 됐다. 지시가 세목으로 향하는 양상도 판박이다. 탈모약 급여화에서 환단고기 연구, 촉법소년 연령까지 다양한 의제가 대통령 발언으로 시작됐다. 만기친람은 권력이 자신의 손에 있다는 효능감을 가장 선명하게 확인시키는 통치 방식이기도 하다. 익숙한 권력의 경로가 걱정스러운 것은 그 파괴적인 끝을 이미 봤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의 인공지능(AI) 강국 선언은 전임 정부의 이차전지 육성처럼 구호가 역량을 앞서고 있다. ‘명청 갈등’과 ‘뉴이재명’ 세력은 이준석 축출과 친윤 재편을 연상시킨다. 여당 내 공소취소 의원모임 결성은 지난 정부 검찰이 윤 전 대통령 검증 보도를 한 기자들을 압수수색한 선례와 닮았다. 구호가 역량을 앞선 국정과제는 주가는 부양했지만 산업 경쟁력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여권 내 권력 재편은 정부 성과보다 개인의 안위에 정치 자원을 집중시켜 ‘업적 없는 정부’를 만들었다. 대통령의 과거를 재구성하는 시도는 국가기관의 기능을 낭비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권력의 상승기엔 하강을 대비하기 어렵다. 밀어올리는 힘에 취해 권력이 쓰는 각본대로 떠밀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시간이다. 홍희경 논설위원
  • [세종로의 아침] 전문성이 본질이 된다면야

    [세종로의 아침] 전문성이 본질이 된다면야

    6개월 전 ‘두 달째 비어 있는 예술의전당 사장 자리’에 대한 칼럼을 썼다. 그 자리는 이제 ‘여덟 달째 공석’이다. 국립국악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서울예술단은 13~20개월째 수장이 없고, 지난해 말부터 2월 사이에 국립정동극장 극장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국립오페라단 단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곧 국립극장 극장장의 임기가 끝나고 4~5월에는 국립발레단장, 국립현대무용단장, 국립무용단장, 국립창극단장이 임기를 마무리한다. 일부는 연임될 수도 있지만 12년째 국립발레단을 맡은 강수진 단장은 이미 임기 종료를 알렸다. 지난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예술단체장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발하는 ‘공연예술 정책’을 발표했다. 그동안 단체장 선임이 명시적 규정 없이 비공개로 이뤄져 선임 후 잡음이 인 경우도 있었으니 이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충분한 기간을 두고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도록 현직의 퇴임 1년 전부터 후임자 선임 절차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내용이다. 현재 공석인 예술단체 대부분을 이 정책의 대상으로 꼽았다. 내용은 무척 바람직하다. 정권 입맛에 맞는 인물을 내정하려는 의도가 절차를 통해 걸러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이 생각만큼 긍정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지는 않다. 대상 기관이었던 국립국악원은 적격자를 찾지 못해 네 번째 공모를 앞두고 있다. 다른 자리도 이미 공모를 진행했어야 하는데 감감무소식이다. 이대로라면 수장 공백의 시간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예술기관장은 ‘시대를 관통하는 미학적 가치를 세우고 척박한 기초 예술의 토양을 일궈 낼 인사여야 한다’고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사치 같다. 지난해 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대표와 이사장 인선을 보면서 이들의 능력치보다는 대통령과의 거리를 인선 배경으로 떠올린 이들이 많다. 이들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문화재단 이사장과 대표를 맡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립정동극장 이사장으로 모델 출신 배우 장동직씨가 선임된 사례를 보면서 의아함은 더 커졌다. 문체부의 공식 발표도 없이 장씨의 페이스북에 임명장 사진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는데, 그는 지난 대선 때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몇 번의 사례와 몇몇 이름이 결합하고 그럴싸한 해설도 붙어 퍼지는 하마평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최근 퍼진 정동극장 대표 관련 소문이 특히 그렇다. 거론된 이름은 공연 제작 경험이 있긴 하지만 방송인 경력이 길고 정치적 발언을 많이 했던 인물이다. ‘전통예술의 보고’이자 연극·무용 공연의 장이 됐던 정동극장의 성격과 맞지 않아 예술계에서는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인사 지연에 이런 말도 나온다. 차라리 한꺼번에 인사를 내 어느 한쪽이 공격 대상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으려고 한다는 전망이다. 엉뚱한 인사가 자리를 꿰차면 현 정부에 타격이 되고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최대한 미루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안타깝게도 이런 소문에는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인사’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 과제 ‘기본이 튼튼한 사회’ 아래 창작의 자유, K콘텐츠 보호, K컬처 확산 등을 내걸었다. 대체로 영상과 대중예술 중심이고 전통예술, 무용, 연극 등 기초예술로 분류되는 장르에 대한 언급은 소소하다. 이런 상황에서 예술단체장 인선이 더디고 전문성에 물음표가 붙는 이름이 나오니 예술계 우려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무대예술은 장르마다 고유 문법과 생태계가 존재한다. 예술단체장은 이에 대한 이해와 경영 능력도 갖춰야 한다. 이름값이나 보은 인사로 자리에 앉혔다가 조직 사기가 떨어지고 경영 부실의 오점을 남긴 사례가 많다. 이 정부가 국정운영 원칙으로 내세운 ‘경청과 통합’, ‘공정과 신뢰’, ‘실용과 성과’라는 방향성이 문화예술계에서 흐트러지는 일이 없길 바란다.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제자리에 앉히는 ‘적재적소’가 실현될 수 있다면 인사가 조금 더 늦어져도 기다릴 만하다. 최여경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정기선 회장, 한·필리핀 ‘가교 역할’

    정기선 회장, 한·필리핀 ‘가교 역할’

    정부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필리핀을 방문 중인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한·필리핀 간 우호 증진을 위해 가교 역할에 나섰다. HD현대는 정 회장이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를 참배하고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고 5일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마닐라 국립 영웅묘지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필리핀은 한국전쟁 당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전투부대를 편성해 가장 많은 7420명의 병력을 파병했다. 이튿날에는 한국경제인협회와 필리핀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개최한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세부 방안을 모색했다. 정 회장은 “HD현대는 필리핀과의 단순한 사업 협력 관계를 넘어 대한민국과 필리핀 간 우호 증진을 위한 핵심적인 가교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으로 필리핀과 깊은 신뢰를 쌓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회장은 필리핀 수빅만에 위치한 HD현대필리핀조선을 방문해 직원 기숙사 신축 현장과 야드를 둘러보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 “경부선 서울역~당정역 지하화”… 7개 지자체 손잡았다

    “경부선 서울역~당정역 지하화”… 7개 지자체 손잡았다

    총연장 32㎞… 19개 역 밀집 구간지하화 땐 서울 면적 3분의1 개발철도 위 주거·여가 ‘콤팩트시티’로최호권 구청장 “도시 미래 전환점” “철도 지하화 사업은 단순히 철도를 지하로 보내는 사업이 아닌 오랜 시간 단절돼 불편을 감내해 온 공간을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바꾸고, 도시의 미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환점입니다.”(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 서울 영등포구를 포함한 수도권 7개 기초지방자치단체(서울 용산·구로·금천·동작·경기 군포·안양)가 정부에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의 조속한 발표와 경부선 구간 포함을 촉구했다고 5일 밝혔다. 경부선 지하화 추진협의회(회장 박희영 용산구청장)는 전날 오전 용산역 민자역사 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경부선 지하화는 오랜 시간 소음과 단절, 안전 위험을 감내해 온 주민들의 최소한의 권리이자 삶의 회복을 위한 절박한 염원”이라며 경부선 서울역~당정역(군포) 구간을 지하화 대상에 포함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행사에는 최 구청장을 비롯해 박 구청장, 유성훈 금천구청장, 최대호 안양시장, 하은호 군포시장, 사창훈 동작구 부구청장, 최원석 구로구 부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영등포구는 2024년 1월 신도림역~대방역 철도 및 연접 블록 일대(연장 3.4㎞)를 대상으로 경부선 일대 종합개발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시행했다. 같은 해 4월에는 경부선 일대 발전을 위한 주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경부선 서울역~당정역 구간은 총연장 32㎞로, 19개 역이 밀집한 수도권 핵심 철도 축이다. 해당 구간을 지하화하면 그 위로 약 219만㎡를 개발할 수 있다. 서울 면적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협의회는 이를 통해 ▲수도권 내 대규모 유휴 공간 공급 ▲주택 공급 등 정책 사업 실현 ▲도시를 잇는 대규모 녹지축 조성 ▲상권 회복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을 제정하고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지하화 우선사업 대상지에서 경부선과 경원선은 제외됐다. 국토부는 철도지하화 통합개발에 관한 종합계획을 2025년 말까지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최 구청장은 “철도를 걷어낸 공간을 일자리·주거·여가를 원스톱으로 누리는 ‘콤팩트시티’, 서울 3대 도심 위상에 걸맞은 ‘통합·거점도시’, 대규모 녹색 열린 공간을 품은 ‘자연 친화 도시’로 구현해 직주근접이 가능한 미래 4차 산업 중심지로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했다.
  • 강북에선 우산 수리·칼갈이가 공짜

    서울 강북구는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돕기 위해 ‘찾아가는 우산 수리·칼 갈이 사업’을 이달부터 11월까지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공공일자리사업의 하나로 4명이 동 주민센터를 돌며 고장 난 우산을 수리하고 무뎌진 칼·가위를 갈아주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지난 4일 미아동 주민센터를 시작으로 번1동, 번2동, 번3동, 송중동, 송천동, 삼각산동, 삼양동, 수유1동 등 13개 동 주민센터를 순회하며 진행된다. 각 동 주민센터 지정 장소에서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한다. 접수 마감은 오후 2시 20분이다. 점심시간인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는 운영을 중단한다. 접수 상황에 따라 조기 마감될 수 있으며, 야외에서 진행되면 우천 시 일정이 취소될 수 있다. 우산 수리는 생활 우산만 가능하다. 자동우산 버튼 수리나 골프·수입우산 등은 수리가 제한될 수 있다. 칼과 가위는 반드시 칼집에 넣거나 신문지 등으로 포장해 안전하게 가져와야 한다. 1인당 접수 가능 수량은 우산 2개 이내, 칼·가위 5개 이내다. 순회 일정과 운영 장소 등 자세한 내용은 구청 홈페이지 또는 구 소식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련 문의는 일자리청년과로 하면 된다. 구는 지난해 우산 수리 4108건, 칼·가위 갈이 1만 6201건의 생활 서비스를 제공했다. 구 관계자는 “구민 편의를 높이고 공공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도서관·카페·창작공간 누린다… 주민 하나 되는 ‘구로문화누리’[민선8기 이 사업]

    도서관·카페·창작공간 누린다… 주민 하나 되는 ‘구로문화누리’[민선8기 이 사업]

    옛 송신소가 ‘구로문화누리’로한곳에서 교육·돌봄·여가 서비스가족친화 천왕도서관도 7월 개관도서관 95개… 1곳당 주민 수 3위생활 더 편리해지는 SOC 시설천왕근린공원에 실내 놀이터 마련구로 청년취업사관학교 6월 운영장인홍 구청장 “구로 머물고 싶게” 10여년 동안 유휴지로 남아있던 서울 구로구 옛 개봉송신소 부지에 ‘구로문화누리’가 문을 열었다. 구로구 첫 직영 공공도서관으로, 기존 시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장인홍 구로구청장은 지난달 24일 개관식에서 “주민들께서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간절히 기다려주신 끝에 문화와 배움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며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품격 있는 구로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나 편안하게 들러 소통하는 주민 중심의 쉼터로 애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로문화누리 부지는 수십년 동안 AM 라디오를 송출하던 옛 KBS 송신소 자리다. 2010년 문을 닫은 뒤 활용 방안을 두고 고민하다 도서관을 포함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방향을 잡았다. 도서관과 평생학습관 2개 동에 걸쳐 전체면적은 7876㎡ 규모다. 450석 규모의 구로문화누리도서관과 함께 청소년 전용 공간 ‘모여구로’, 문학인 창작지원 공간 ‘문학의 집 구로’, 우리동네키움센터 등도 모여 있다. 평생학습관 건물에는 월드카페, 평생학습관, 구로구장학회 등이 있다. 온 가족이 교육, 돌봄, 여가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시민들이 모여 토론하고 공동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4만 8000여권의 장서를 갖춘 구로문화누리도서관은 중심도서관 역할을 맡아 구 전체의 도서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관내 도서관 간 자료 공유뿐만 아니라 공공·작은도서관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를 만든다. 구에는 11개의 공공도서관을 비롯해 95개의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 1곳당 주민 수는 3만 7000여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3위다. 서울에서 도서관 직영 체계를 갖춘 곳은 3곳뿐이다. 만만치 않은 비용 탓이다. 장 구청장은 “구로의 독서 문화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직접 채용한 인력을 기반으로 고품격의 독서 문화 서비스를 유지하고 장서 구성과 프로그램에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구로문화누리도서관은 독서 활동으로 포인트를 적립해 지역 서점에서 도서를 구매할 수 있는 ‘독서포인트제’도 추진한다. 희망 도서를 신청하면 지역 서점에서 대출하고 도서관에 반납하는 ‘동네서점 바로 대출’을 시범 운영 중이다. 전문 사서가 기획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개관식에는 주요 내빈과 주민 100여명이 참여해 축하했다. 이금희 아나운서의 북토크 ‘책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 등 다채로운 행사도 열렸다. 구로월드카페 외국어 프로그램과 생활문해교실, 인문학 강연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정보화 교육장에서는 컴퓨터 기초 등 생활 밀착형 교육 과정도 시작한다. 구로구는 올해 구로문화누리 외에도 다양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개관을 앞두고 있다. 오는 7월에는 1500㎡ 규모의 가족 친화형 독서 문화 공간인 구로천왕도서관이 문을 연다. 구는 지난해 말 구로문화누리도서관과 구로천왕도서관을 대상으로 사용자가 직접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하는 주민참여형 장서 ‘희망도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의견을 모았다. 가족캠핑장, 책 쉼터가 있어 도심 속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은 천왕동 천왕근린공원에는 실내 놀이터가 추가로 마련된다. 비, 미세먼지 등 날씨 변화와 상관없이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 공간이다. 도심 속 녹지공간인 구로동 구로거리공원에는 상반기 안으로 황톳길을 조성한다. 안양천 황톳길에 이어 일상에서 휴식과 함께 운동도 할 수 있는 맨발 걷기 환경을 꾸준히 추가하고 있다. 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 구로캠퍼스는 오는 6월부터 구로동에 있는 지식산업센터 ‘생각공장’에서 정식 운영을 시작한다. 지난해 10월 오류동에 있는 서울시 50플러스 남부캠퍼스에서 임시 운영을 거쳤다. 이곳은 청년 맞춤형 실무 교육과 취·창업 지원 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특히 제조업과 정보기술(IT) 산업이 공존하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실무 중심 인공지능(AI) 융합 과정을 운영한다. 개봉1동 사거리 주변의 남부순환로 평탄화 공사도 다음 달 마무리될 예정이다. 장기간 진행된 공사를 완료해 상습적인 차량 정체를 해소하고 안전한 보행 환경을 만든다. 지하철 신도림역 인근의 구로1유수지에는 민영주차장 대신 저렴한 공영주차장을 만들어 인근 주차난을 해소할 계획이다. 개봉동에는 실내수영장을 포함한 종합사회복지관이 올해 착공된다. 기존 종합사회복지관과 거리가 있어 이용이 어려웠던 고척동, 개봉동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2028년 하반기 개소가 목표다. 장 구청장은 “주거지 인근 도서관, 운동시설 등 생활 SOC에 대한 요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떠나지 않고 머물고 싶은 구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 ‘제주 감귤 홍보’ 황창연 신부 대박 터뜨렸다

    ‘제주 감귤 홍보’ 황창연 신부 대박 터뜨렸다

    “신부는 복음을 전하는 사람입니다. 좋은 소식, 곧 굿 뉴스를 전하는 게 제 일이지요. 이번엔 제주 귤이 그 ‘굿 뉴스’입니다.” ‘청국장 100억 신화’의 주인공이자 인기 유튜버인 황창연(61) 신부가 제주 감귤 대사로 나섰다. 지난달 27일 서귀포산업과학고 비닐하우스. 주황빛 한라봉이 열린 나무 아래에서 휴대전화 카메라가 켜지자 현장은 순식간에 생방송 무대로 바뀌었다. “한번 드셔보세요. 탱글탱글합니다. 과즙이 살아 있잖아요. 새콤달콤한 맛, 이게 제주 만감류의 힘이에요.” 한라봉을 한입 베어 문 그의 얼굴에는 감귤향 같은 미소가 번졌다. ‘청국장 신부’로 통하는 황 신부가 운영하는 강원 평창의 성필립보생태마을은 청국장 등 농산물 가공품을 판매해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유명하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도 54만명이나 된다. 그가 만감류 홍보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미국산 만다린이 올해부터 1만t가량 무관세 수입돼 제주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서다. 명예도민인 황 신부는 “농민을 살리자”는 서귀포시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달 4일 생태마을 채널 등을 통해 라이브 방송된 뒤 쇼츠로 공개된 첫 홍보 영상은 대박을 터뜨렸다. 서귀포시청 공식 쇼핑몰 ‘서귀포 인(in)정’으로 전화 주문이 폭주한 것이다. 김용범 시 감귤유통과장은 “전화가 마비될 정도였다”며 “연휴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50~60% 늘어 23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날 황 신부는 한 시간 가까이 두 번째 홍보 영상 촬영을 하며 “감귤은 천년 넘게 제주도민과 함께 울고 웃는 대표 산업”이라며 “연간 1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는 효자 산업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 서울 남부순환로 일부 지하화… ‘서남권 대개조 2.0’ 나선다

    서울 남부순환로 일부 지하화… ‘서남권 대개조 2.0’ 나선다

    서울시가 7조 3000억원을 투입해 서남권을 신성장 산업 거점으로 변모시키는 ‘서남권 대개조 2.0’에 나선다. 이와 관련, 강북횡단선과 목동선, 서부선, 난곡선 등 4개 노선을 신속 추진하고 남부순환도로 일부를 지하화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5일 ‘내 친구 서울, 서울갤러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교통체계 확립 ▲첨단산업 거점 조성 ▲신속한 주택공급 ▲녹지축 연계 확산 등을 핵심으로 한 ‘서남권 대개조 2.0’을 발표했다. 시비 4조 7000억원, 국비 8000억원, 민자 1조 8000억원 등 총 7조 3000억원을 투입해 서남권을 경제, 문화, 생활이 어우러진 미래혁신산업 기지로 변모시킨다. 오 시장은 “오랜 시간 서울의 성장을 뒷받침해 온 서남권이 다시 한번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며 “시비 4조 7000억원은 충분히 감당 가능한 금액으로, 대부분 철도망 구축과 도로 신설·확장 사업에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교통 분야에서는 강북횡단선, 목동선, 서부선, 난곡선 등 4개 노선을 조속히 추진해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미래 교통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상습 정체 해소를 위해 2035년까지 남부순환도로(강서구 개화동~관악구 신림동) 15㎞ 구간에 지하도로를 신설한다. 강남순환로는 신림봉천터널을 통해 남부순환로까지 이어져 서남권 지하고속도로가 완성된다. 이를 통해 강남에서 강서까지 이동시간을 70분에서 40분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국회대로 역시 지하차도를 신설해 교통량을 분산한다. 마곡·온수산업단지와 G밸리를 첨단 산업과 양질의 일자리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정비한다. 마곡산업단지에 문화·편의시설을 유치하고 마곡형 연구개발(R&D) 센터 4곳도 건립한다. 서남권 일대에는 신속통합기획 84곳 가운데 36곳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모아타운 37곳도 추진 중이다. 시는 2030년까지 7만 3000가구의 주택을 착공한다는 구상이다. 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을 건립해 서남권 대표 문화 중심지로 조성한다. 2030년 개관이 목표다. 오 시장은 “도시는 결단이 있어야 변화가 시작되고 속도가 있어야 결과가 만들어진다”며 “지난달 발표한 강북 전성시대 2.0과 서남권 대개조 2.0을 변화의 양대 축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 보훈병원 전국 17개 시도 중 6곳뿐… ‘3시간 원거리 진료’ 고달픈 유공자

    보훈병원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6곳에서만 운영돼 고령의 국가유공자들이 원거리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탁병원은 전문성이 떨어지고 진료비 감면 혜택이 적어 지역별로 보훈병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5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가유공자와 가족을 진료하는 보훈병원은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등 6개 대도시에 편중돼 있다. 보훈병원이 없는 지역은 시간과 경비를 들여 원정 진료를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는 물론 의료 기관 밀집도가 낮은 강원, 충남, 전북, 경남·북 지역 농산어촌, 도서 지역에 거주하는 유공자들은 보훈병원이 멀리 떨어져 있어 진료에 큰 불편을 겪는다. 전북의 경우 보훈병원 진료를 받으려면 대전이나 광주까지 가야 한다. 광주보훈병원이 전북 지역 보훈 대상자(2만 2000여명)를 위해 일주일에 세 번 버스를 배차하고 있지만 고령의 유공자들이 왕복 3시간이 넘는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해 부담이 크다. 국가보훈부에서 지정한 지역별 위탁병원은 보훈병원보다 진료과목이 적어 총상, 고엽제 후유증 등 만성 중증 질환 치료에 역부족인 경우도 많다. 75세 미만 참전유공자는 위탁병원 이용 시 진료비 감면 혜택이 보훈병원보다 낮아 경제적 부담도 적지 않다. 전북 지역은 보훈 위탁병원이 54곳 지정돼 있지만 전북대병원 등 대형 병원은 제외돼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각기 보훈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 전주시는 보훈병원 설립에 8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해 국회, 국가보훈부에 설립 필요성을 건의하는 단계이나 녹록지 않다. 이에 전북도는 대안으로 국가보훈부가 도입하기로 한 ‘준보훈병원’ 설립을 추진했으나 최근 이마저 강원·제주도에 우선권을 내줬다. 전북도 관계자는 “준보훈병원 시범 사업 성과를 분석해 지정 신청을 고려할 계획”이라며 “도내 의료기관들과 협의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아버지를 업고(채길우 지음, 난다) “열 살 무렵 개나리/ 그늘 아래 나란히// 사십대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보면// 중년이 된 지금의 나는/ 사진 속 어린 나보다/ 그 시절 아버지를 더 닮았다.//…//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믿지 않지만// 아버지는 지금 저/ 꽃 안에서 웃고 있다.// 옆에서 덜 핀/ 나도 그렇다.” 중년이 된 아들과 딸이 어릴 적 아버지, 어머니와 찍은 사진을 보며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당신을 닮았다’고. 이런 상념을 담은 ‘부활’을 비롯해 49편 시가 수록된 채길우 시인의 신작 시집이 난다시편 7번으로 출간됐다. 시인은 “세수를 마친 거울”, “느리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노인의 낡은 그림자”, “조그만 아이의 하품”처럼 모든 곳에서 아버지를 떠올리며 시를 썼다. 시인과 아버지의 추억으로 채운 시이지만 보편적 감성으로 공감이 인다. 124쪽, 1만 3000원. 죔레는 거기에(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김보국 옮김, 은행나무) “이 책은 상상의 산물이며 그것 자체로도 현실의 일부로서 이번에도 현실로부터 양분을 얻고 있지만, 간접적으로 양분을 얻은 그 현실과 이 작품은 여기에서 읽히는 예술적 형식 안에서 이제부터는 더 이상 아무런 관련도 없다. 유감스럽게도.” 지난해 노벨문학상 주인공이 된 헝가리 거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장편소설. 어느 이름 없는 마을 작은 집에서 죔레라는 이름을 가진 개와 함께 사는 90대 카다 요제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왕정복고, 네오나치 등의 현상을 그리며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야기한다. 총 11장으로 구성된 책은 한 장이 쉼표로만 연결된 한 개의 문장(또는 두 문장)일 정도로 호흡이 긴, 독특한 형식이다. “크러스너호르커이 작품의 정점”이라는 평을 받을 만큼 블랙코미디 속에 불안감을 퍼뜨리는 작가의 소설 세계가 제대로 구현돼 있다. 392쪽, 1만 8000원. 고양이가 커진 날(김효정 글·그림, 사계절) “시간이 유난히 더디게 흐른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멀게 느껴진 날//…// 고양이가 커진 날// 사실은 내가 작아진 날” 몸과 마음이 지친 어느 날, 집에 왔더니 키우던 고양이가 커져 있다. 고양이가 구워준 소소한 빵 한 조각이 알맞은 온도로 부풀어 오른 덕분에 마음이 빵빵해졌다. “괜스레 움츠러드는 날, 슬며시 손잡아 주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는 작가의 말처럼 짧은 그림책 속 따뜻한 그림에 마음이 포근해진다. 44쪽, 1만 5000원.
  • 손끝의 고백처럼 느리게… 신라의 봄밤을 거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손끝의 고백처럼 느리게… 신라의 봄밤을 거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작은 고분 ‘마총’ 찾아가는 길아득한 사랑의 시작이 떠올라오아르미술관 창문 너머 고분금관총 지나 봉황대까지 산책3월 대릉원의 밤은 목련 명소불같은 사랑의 계절 지나간 듯황남리고분군에선 평온하게어느 커다란 무덤 앞에서 당신이 내 손바닥을 펴더니 손끝을 세워 몇 개의 글자를 적어 보였다. 그러더니 다시 손바닥을 접어주었다. 나는 무엇이 적힌 줄도 모르면서 고개를 한참 끄덕였다. -‘그해 경주’(박준) 당신이 내 손바닥에 적은 건 사랑의 고백이었을까. 봄밤의 서정이었을까. 아니면 말로 할 수 없어 그려 나간 암호 같은 기호였을까. 그것이 무엇이든 손끝을 세워 점 하나를 찍는 순간 사랑은 시작되었을 것이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사는 이 도시에서, 커다란 무덤은 유구한 약속의 증표였으며 그 또한 하나의 점을 찍는 데서 출발했을 터이므로. ●사랑이 꽃피는 무덤가에서 제133호 고분 마총(馬塚)은 제일 작은 무덤이다. 경북 경주시에 가기 전, 지도 앱을 펼치고 손가락 끝으로 위치를 옮겨 다녔다. 노서동에서 노동동으로 황리단길을 건너 대릉원으로 가장 작은 고분을 찾으려 이름 없는 작은 원들을 살폈다. 점 하나라도 남기고 싶은 절박한 심정은 왜 꼭꼭 숨겨둔 사랑의 고백을 닮아 보이던지. 알고는 있다. 고분의 크기가 곧 권위다. 작은 무덤은 말석일 확률이 높다. 지도의 축척조차 표현하지 못한 너비가 있을 것이고, 그 터만 남아 한없이 초라해지기도 했을 것이다. 또 어떤 무덤은 이름조차 얻지 못한다. 고분에는 능(陵)이 있고, 총(塚)이 있고, 분(墳)이 있다. 능은 왕과 왕비의 무덤이다. 미추왕릉은 삼국유사에 그의 무덤이라 기록된 바다. 총은 유물이 있어 왕릉으로 추정하나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덤이다. 금관이 나와서 금관총이고 천마도가 나와서 천마총이라 부른다. 가치는 있으나 유물도 없고 주인도 모르는 큰 무덤은 분이다. 분의 근원을 알 수 있는 무언가가 나오면 총이 되고 능이 될 수도 있겠지. 그러니 실은 어느 것이 크고 어느 것이 작은 무덤인지 알 수 없다. 오늘은 그저 눈에 띈 가장 작은 것을 찾아 헤맬 따름이다. 왠지 그것이 ‘그해 경주’를 닮은 사랑의 깃대가 되어 줄 듯해서. 마총에 가려고 경주역에서 내려 버스를 탔다. 앞자리에는 젊은 연인이 앉았다. 버스는 황리단길까지 20분이 걸렸다. 그 짧은 동안에도 그들은 사소하게 다투고 서둘러 화해했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 남자는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사랑해.” 나는 왜 이토록 일상적인 사랑의 뒷자리에 앉아 있는가. 설레고 흔들리는 마음, 아무것도 모르면서 고개만 끄덕이게 하는 불안한 흔적들을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지난해 가을, 우연한 기회로 경주에서 박준 시인의 강연을 들었다. 그는 시를 느리고 모호하게 표현하는 문학이라 정의했다. 뜨거운 감정은 말로 전하기 힘들어, 뜨거운 채로 건네지면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에둘러 건네는 복잡한 마음은 부풀어 시가 된다. 그날 시인이 읽어준 시가 ‘그해 경주’였다. 시인의 육성을 들으며 문득 이 시가 생각나면 다시 경주를 찾아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내게도 아득한 어느 날 당신이 손끝을 세워 써준 몇 개의 글자가 있을 테고, 접었던 손바닥을 스스로 펴보면 암호 같던 그 말들을 뒤늦게나마 알아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작은 고분과 명소가 된 미술관 마총은 노서리고분군 가장자리에 간신히 걸쳐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지름 11~14m, 높이 3.4m인 이 작은 무덤은 ‘고분’이란 말조차 버거워 보인다. 처음 연 지도에는 이름조차 나오지 않는 작은 원이었다. 다른 지도에는 방문자 리뷰가 4건 있었는데 대체로 노서리고분군을 대신한 표시였다. 그나마 이름이 있고 안내판이 있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말뼈와 마구가 발견되어 붙은 마총은 얼마나 무심한 명명인가. 고분의 위용은 외려 이름 없는 134호 고분이 두드러진다. 남과 북의 두 기가 겹친 규모로 마총을 압도한다. 마총 곁에는 지난해 4월 1일 오아르미술관이 개관했다. 작은 고분 곁에 일어난 거짓말 같은 일. 오아르는 ‘오늘 만나는 아름다움’을 뜻한다. 유현준 건축가가 설계했다. 건축가의 명성 덕분인지 단숨에 경주의 명소로 떠올랐다. 고분과 접한 미술관 동쪽은 2층 전체가 거대한 창이다. 고분군의 풍경을 잔뜩 품어 안는다. 그래서 미술관을 소개하는 글에는 어김없이 ‘고분을 품은 미술관’ ‘왕릉 뷰’라는 수사가 따른다. 그때 고분과 왕릉에는 금관총과 봉황대 등 커다란 고분이 오르내린다. 마총은 미술관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슬며시 이름을 감춘다. 작은 봉분을 마주하려 미술관을 짓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문을 여는 건 고작 작은 열쇠 하나다. 미술관 1층은 카페와 전시장이 공존한다. 카페만 이용할 수도 있는데 다정한 시간을 원하는 연인들은 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 그들이 1층에서 바라보는 건 어김없이 마총이다. 거대 고분군을 배경으로 소담하게 솟은 마총은 아래쪽 석재가 높이의 절반을 차지한다. 기단처럼 보이지만 봉분 안의 널길이나 돌방의 일부일 것이다. 본래의 크기는 인근에 있는 쌍상총(지름 17m, 높이 5m) 정도로 추정한다. 그러니 카페에서 보이는 마총의 서남쪽은 훼손된 형체, 시간이 지나 부서지고 무뎌진 자취다. 그 자리에서 ‘그해 경주’는 마총으로 인해 달리 읽힌다. 당신이 내 손바닥에 적은 말들은 어쩌면 접어 쥔 손안에서 모래시계처럼 흘러내려 이별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해 경주’가 실린 산문집의 제목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난다)이다. 사랑이 지나간 후의 노래 같아서 책 속에는 ‘그해’로 남은 시가 유독 많다. ‘그해 인천’과 ‘그해 경주’가 첫 장을 열고 여수, 협재, 묵호, 행신, 삼척을 지나 ‘그해 연화리’라는 글로 닫힌다. 그해 경주에서, 시 속의 당신과 내가 나란히 앉아 바라보던 무덤은 혹여 마총 같은 자그마한 고분은 아니었을까. 다만 사랑했으므로 우리의 맹세는 그 무덤을 커다랗다고 믿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경주의 시간을 걷는 길 오아르미술관 2층에는 134호 고분의 정상부가 눈을 맞춘다. 마총은 보이지 않는다. 134호 고분은 하부가 절반쯤 사라진 높이로 주변의 고분과 부유한다. 창가로 한 걸음 다가가자 비로소 마총이 보인다. 한층 낮아진 고분 곁으로 손을 마주 쥔 연인들이 지난다. 그들에게는 이 모든 고분이 사랑의 배경이 될까. 마침 전시의 제목은 ‘잠시 더 행복하다’(2026년 3월 16일까지)다. 박서보, 야요이 쿠사마, 줄리안 오피 등의 작품을 본다. 시간을 겹겹으로 쌓아 그리는 박서보, 이우환과, 김문호 관장이 천진함에 반했다는 아야코 록카쿠가 세대를 넘나든다. 작품은 없지만 옥상은 잠시 더 행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소다. 계단식 전망대가 고분 위에 앉아 경주를 내려다보는 듯한 시점을 제공하는데, 봉분들은 파도처럼 넘실대고 능선 끝에서 기어이 경주 남산까지 가닿는다. 교촌마을의 한옥 또한 옹기종기하다. 천년 경주의 스펙트럼이 그 한 장면 안에 있다. 다시 부풀고 설레는 마음. 이런 황홀한 풍경을 같이 바라볼 때, 연인은 그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처음으로 손을 잡을지 모르겠다. 미술관을 나와서는 금관총을 지나 봉황대를 돌아본다. 그러고는 대릉원으로 옮겨간다. 오로지 고분만을 따라 걷는 산책이다. 지도 위에 무뚝뚝한 직선을 그으면 500~600m 남짓이지만 발끝을 세워 걸으니 누그러져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다. 이때만은 옛 무덤의 문을 두드리듯 능이나 총이라 이름 붙여진 고분의 사연을 물어도 좋겠다. 금관총은 봉분이 없다. 대신 돔을 덮어 유적 전시관으로 거듭났다. 신라의 고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그 대답이 금관총 안에 고스란하다. 지난해 APEC 2025 정상회의 기간,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금관 여섯 점을 한데 전시해 주목받았다. 금관총은 처음 신라의 금관을 발견한 고분이다. 주막 주인이 언 땅을 파헤친 게 계기다. 2013년에는 ‘이사지왕’(爾斯智王)이란 이름을 새긴 고리자루큰칼이 출토되며 한 번 더 세상을 놀라게 했다. 봉황대는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다. 마총과 반대로 경주에서 가장 큰 고분이다. 지금은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조선시대 문인들은 구릉인 줄 알고 올라 경주를 조망하는 시를 읊었다. 고목 아홉 그루가 사슴 뿔처럼 무덤을 장식한다. 보는 방향에 따라 조금씩 변화해 연인들은 자꾸만 무덤 주위를 맴돈다. ●봄밤 그리고 목련 대릉원은 봄밤의 다정한 산책에 적합하다. 노서리와 노동리고분군이 집들과 경계 없이 한데 어울린다면 미추왕릉, 천마총, 황남대총은 담장을 둘러 한층 은밀하다. 어둠에 묻힌 능은 서로의 능선이 엇갈리며 길을 만들고, 그 사이로 다정한 걸음을 낼 때 봄밤의 상큼한 기운을 물씬 풍긴다. 그 또한 밤의 무덤일 텐데 두렵지 않은 건 왜일까. 고분과 고분, 대나무숲과 연못 사이를 거닐 때는 도심마저 잊힌다. 손끝에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연인들은 3월 중순이 나을 수도 있겠다. 대릉원 황남대총 동쪽은 목련 한 그루가 유명하다. 박준 시인의 ‘그해 경주’를 사진으로 그려내면 이런 장면이 아닐까. 두 봉분 사이로 하얗게 핀 목련은 고분 위에 쓰인 연서인 듯 하다. 목련 앞에는 사진으로 추억하려는 이들이 늘 길게 늘어선다. 고분의 목련은 경주오릉도 뒤지지 않는다. 오릉은 ‘능’이니 그 이름의 주인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삼국사기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와 왕비 알영부인 그리고 후대 네 임금의 무덤이라 기록한다. 경주오릉 숭덕전 담장에는 여러 그루의 목련이 전각보다 높게 자란다. 잎도 나기 전에 꽃부터 피운 나무는 사랑에 비유하면 풋풋하여 풋사랑이다. 그래서 어느 날 후드득 꽃잎을 떨구는 것이려나. 대릉원과 오릉 사이에는 황남리고분군이 있다. 고분 사이에 키 큰 메타세쿼이아가 눈길을 끈다. 남쪽에는 테라로사 경주점이 있는데 한옥의 대청마루에서 그 전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먼 데서 보는 황남리고분군은 지척의 노서동이나 품 안의 대릉원과는 또 다른 감흥을 안긴다. 불같은 사랑이 지나가고 평온한 시절의 연인을 보는 듯 하다. “손끝을 세워 몇 개의 글자를 적어” 보는 대신 발끝을 세워 나란하게 지나온 궤적들, 오므린 손바닥을 가만히 펴서 지난 ‘그해’의 시간들을 들여다본다. 사랑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셈할 수 없는 발견이었을 뿐, 간절한 것은 또 얼마나 오래 걸려 이곳으로 왔던가.
  • 성난 미국 민심 “트럼프 막내아들도 전쟁터 보내자”

    성난 미국 민심 “트럼프 막내아들도 전쟁터 보내자”

    미군 사망 알려지자 “함께 싸워라”北 김주애와 손하트 합성 풍자도 미국의 대이란 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소셜미디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막내아들 배런 트럼프의 입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USA 투데이 등에 따르면 최근 엑스(X)에는 ‘#SendBarron’(배런을 보내라)이라는 해시태그가 확산하고 있다. 대이란 공습 과정에서 미군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전쟁이 정당하다면 대통령 가족도 예외일 수 없다”는 주장과 함께 관련 게시물이 퍼진 것으로 해석된다. 네티즌들은 “다른 자녀를 전쟁에 보내는 결정을 한다면, 자기 자녀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상원은 이란 전쟁에 맞서 싸우기 위해 #SendBarron을 승인해야 한다”, “젊은 미국인들과 함께 싸우는 모습을 보여달라” 등의 글을 올리며 비판을 쏟아냈다. 배런을 군복 차림이나 삭발한 모습으로 합성한 이미지도 잇따라 게시됐다. 이 해시태그는 지난 1일 엑스에서 미국 내 실시간 트렌드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풍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미국 작가 토비 모턴은 ‘배런을 징집하라’는 뜻을 담은 웹사이트(DraftBarronTrump.com)를 개설했다. 사이트에는 “미국이 강한 이유는 지도자들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그의 아들 배런 역시 아버지가 이끄는 나라를 지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문구가 실렸다. 배런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손으로 하트를 그리는 합성 이미지도 풍자의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 7조원 쓴 美, 70조원 더 쓴다… 이란전쟁 중단 결의안은 부결

    7조원 쓴 美, 70조원 더 쓴다… 이란전쟁 중단 결의안은 부결

    미국이 이란 공격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70조원 이상의 추가 예산을 편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란 공습 닷새 만에 이미 7조원 넘는 비용이 지출됐다는 분석이다. 미 상원은 이란 전쟁 중단 결의안을 부결시키며 공격을 지속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힘을 실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 연방의회 하원의장은 4일(현지시간) 행정부의 지출 승인 요청이 있을 경우 “적절한 시기에 추가 지출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스티브 파인버그 미 국방부 부장관이 이란 공격으로 소모된 무기 재고를 보충하기 위해 500억 달러(약 73조원) 규모의 추가 예산 요청안을 작성 중이며, 이르면 6일 공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진보성향 미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의 앨리슨 맥매너스 국장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에서 시작한 전쟁으로 이미 미국에 50억 달러가 넘는 비용을 초래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 국방부가 밝힌 전투기 운용과 미사일 발사 비용만 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고, 군사작전에 앞서 병력과 장비를 재배치하는 데 6억 3000만 달러가 소요됐을 것으로 봤다. 또 쿠웨이트의 오인사격으로 미군 F-15 전투기 3대가 격추돼 3억 51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켄트 스메터스 펜실베이니아대 ‘펜 와튼 예산모형’ 책임자는 포천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미국 경제에 최대 2100억 달러의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상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주도해 발의한 이란 전쟁 중단 결의안(전쟁 권한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반대 53표, 찬성 47표로 부결시켰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석 수대로 결과가 나왔다. 공화당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한 랜드 폴(켄터키) 의원이 찬성했지만, 민주당 존 페터먼(펜실베이니아)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쟁에 대한 깊은 당파적 분열이 이번 표결에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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