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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톤 하면 뼈 삭는다? NO… 되레 체중 줄어 관절 보호되죠[박성국의 러닝 보급소]

    마라톤 하면 뼈 삭는다? NO… 되레 체중 줄어 관절 보호되죠[박성국의 러닝 보급소]

    달리기 부상 1만 5000명 이상 진료 적절한 러닝 훈련, 근력 유지 도움의사 친형 권유로 달리기 운동 치료러닝 3개월 뒤 목 디스크 호전 경험카본화, 발목 주변에 큰 부하 걸려6개월 이상 훈련 땐 활용해 볼 수도해묵은 ‘착지 주법’ 논쟁 정답 없어과도한 보폭 외엔 주법 안 바꿔야 대한민국에서 러닝, 마라톤을 취미로 하다 보면 알게 되는 이름이 있다. 러닝 동호인 사이에서 ‘주로의 화타’, ‘마라톤 명의’로 통하는 남혁우(55) 남정형외과 원장이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 그의 병원은 국내에서 달리기 좀 한다 하는 사람들에겐 꼭 한번은 방문해야 할 ‘성지’로 꼽힌다. 매월 1일 오전 9시 온라인 예약이 열리는 남 원장의 ‘달리기 자세·부상 분석’은 순식간에 한 달 치 일정이 가득 찬다. 3년 전 기자가 ‘환자’로 병원을 찾았을 때는 부산과 제주에서 온 러너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도림천 가르는 마라톤, 기자와 동반 질주 지난달 26일 영국 런던 마라톤에서 사바스티안 사웨(31·케냐)가 1시간 59분 30초로 풀코스 세계 신기록이자 인류 최초로 ‘2시간의 벽’을 깼다. 그 직후 그가 신었다는 ‘슈퍼슈즈’(카본화)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이러다 또 전국의 정형외과, 한의원만 호황을 누리겠구나’ 생각이 들어 남 원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잠시 후 그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제가 일요일 공원사랑마라톤을 뛰는데 괜찮으시면 같이 뛰실까요?” 그렇게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도림천에서 그와 봄비 속을 가르고 달리며 ‘달리기의 모든 것’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가장 먼저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원초적인 질문을 던졌다. ‘마라톤 하면 뼈 삭는다’, ‘무릎 연골이 닳아 늙어서 고생한다’ 같은 걱정 혹은 핀잔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원 22년차 전문의인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남 원장은 “저도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 같은 말을 들었지만, 저 스스로 마라톤을 100회 이상 완주하고 달리기 부상 환자를 1만 5000명 이상 진료하면서 내린 결론은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이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적절한 달리기 훈련은 체중 감소와 근력 유지에 도움이 돼 관절을 보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여러 다양한 연구에서도 ‘일반적인 수준’(마라톤 포함)의 달리기가 관절염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어떻게, 얼마나 달리느냐가 중요” 그는 “결국 중요한 건 어떻게, 얼마나 달리느냐 라고 할 수 있다”면서 “자기 신체 능력에 맞게 거리와 강도를 점진적으로 늘린다면, 달리기는 무릎을 망가뜨리는 운동이 아니라 오히려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남 원장도 처음부터 마라톤 예찬론자는 아니었다. 농구, 축구, 야구는 물론 스키와 아이스하키까지 만능 스포츠맨이었지만, 마라톤은커녕 달리기라는 운동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2012년 목 디스크가 급속도로 악화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수술까지 고려했으나, 의사이자 꾸준히 마라톤을 해온 친형이 달리기를 통한 운동 치료부터 권했다. 그때 처음 러닝화 끈을 조였다. 그렇게 3개월을 꾸준히 달렸더니 증상이 크게 호전됐고, 이를 계기로 달리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의학적으로 분석, 연구에 매진했다. 그의 저서 ‘달리기의 모든 것’과 ‘마라톤, 저 뛰어도 될까요?’는 빠르게 기록을 단축하는 ‘요령’이 아닌, 부상 없이 오래 건강한 달리기를 위한 의학 정보를 총망라했다. ●남 원장, 115번째 마라톤 풀코스 완주 여전히 러닝계에 뜨거운 감자인 ‘카본화’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카본화는 탄성이 좋은 탄소 섬유판을 고탄성 소재의 중창(미드솔) 사이에 삽입한 마라톤화다. 엘리트 선수의 기록 단축을 위해 제작됐기 때문에 일반 동호인이 신으면 오히려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남 원장은 “카본화는 착지 시 충격을 흡수하는 것을 넘어, 탄성 에너지로 바꿔 추진력을 만들어주는 신발”이라면서 “이런 과정에서는 발목 주변, 특히 후경골건이나 종아리 근육, 인대 조직에 더 큰 부하가 걸린다. 문제는 이 부하를 버틸 수 있는 근력이 부족하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6개월 이상, 주 2~3회 꾸준히 달려왔고 특별한 통증이 없다면 대회나 빠른 속력을 내는 훈련 때에는 카본화를 활용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묵은 착지 주법 논쟁에 대해서는 “정답은 없지만, 오답은 있다”며 “미드풋은 좋고 힐 스트라이크는 나쁘다는 식의 단순한 구분은 맞지 않다. 착지에 따라 압력이 걸리는 방향이 달라지는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통상 달리기에서는 착지하는 발바닥 부위에 따라 발 앞쪽이 먼저 바닥에 닿는 ‘포어풋’, 발바닥 중앙부가 먼저 닿는 ‘미드풋’, 발뒤꿈치가 먼저 닿는 ‘힐 스트라이크’로 구분된다. 그는 “보폭을 과도하게 넓히는(오버스트라이드) 경우와 이에 따라 착지 시 바닥을 쿵쿵 눌러 찍는 게 아니라면 인위적으로 주법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사웨의 식단을 따라 아침 일찍 꿀 바른 식빵 두 장을 먹고 나왔지만, 23㎞ 지점을 넘어서는 순간 갑자기 허기가 몰려들며 몸에 힘이 쭉 빠졌다. 남 원장에겐 사진 촬영을 핑계로 대고 주로를 먼저 빠져나왔다. 그는 홀로 도림천 구간을 두 바퀴 더 돌고 개인 115번째 풀코스를 완주했다.
  • 마라톤 하면 연골 닳는다?…풀코스 115회 완주한 명의가 말하는 ‘달리기의 모든 것’ [박성국의 러닝 보급소]

    마라톤 하면 연골 닳는다?…풀코스 115회 완주한 명의가 말하는 ‘달리기의 모든 것’ [박성국의 러닝 보급소]

    대한민국에서 러닝, 마라톤을 취미로 하다 보면 알게 되는 이름이 있다. 러닝 동호인 사이에서 ‘주로의 화타’, ‘마라톤 명의’로 통하는 남혁우(55) 남정형외과 원장이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 그의 병원은 국내에서 달리기 좀 한다 하는 사람들에겐 꼭 한번은 방문해야 할 ‘성지’로 꼽힌다. 매월 1일 오전 9시 온라인 예약이 열리는 남 원장의 ‘달리기 자세·부상 분석’은 순식간에 한 달 치 일정이 가득 찬다. 3년 전 기자가 ‘환자’로 병원을 찾았을 때는 부산과 제주에서 온 러너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지난달 26일 영국 런던 마라톤에서 사바스티안 사웨(31·케냐)가 1시간 59분 30초로 풀코스 세계 신기록이자 인류 최초로 ‘2시간의 벽’을 깼다. 그 직후 그가 신었다는 ‘슈퍼슈즈’(카본화)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이러다 또 전국의 정형외과, 한의원만 호황을 누리겠구나’ 생각이 들어 남 원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잠시 후 그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제가 일요일 공원사랑마라톤을 뛰는데 괜찮으시면 같이 뛰실까요?” 그렇게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도림천에서 그와 봄비 속을 가르고 달리며 ‘달리기의 모든 것’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가장 먼저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원초적인 질문을 던졌다. ‘마라톤 하면 뼈 삭는다’, ‘무릎 연골이 닳아 늙어서 고생한다’ 같은 걱정 혹은 핀잔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원 22년차 전문의인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남 원장은 “저도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 같은 말을 들었지만, 저 스스로 마라톤을 100회 이상 완주하고 달리기 부상 환자를 1만 5000명 이상 진료하면서 내린 결론은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이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적절한 달리기 훈련은 체중 감소와 근력 유지에 도움이 돼 관절을 보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여러 다양한 연구에서도 ‘일반적인 수준’(마라톤 포함)의 달리기가 관절염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중요한 건 어떻게, 얼마나 달리느냐 라고 할 수 있다”면서 “자기 신체 능력에 맞게 거리와 강도를 점진적으로 늘린다면, 달리기는 무릎을 망가뜨리는 운동이 아니라 오히려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남 원장도 처음부터 마라톤 예찬론자는 아니었다. 농구, 축구, 야구는 물론 스키와 아이스하키까지 만능 스포츠맨이었지만, 마라톤은커녕 달리기라는 운동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2012년 목 디스크가 급속도로 악화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수술까지 고려했으나, 의사이자 꾸준히 마라톤을 해온 친형이 달리기를 통한 운동 치료부터 권했다. 그때 처음 러닝화 끈을 조였다. 그렇게 3개월을 꾸준히 달렸더니 증상이 크게 호전됐고, 이를 계기로 달리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의학적으로 분석, 연구에 매진했다. 그의 저서 ‘달리기의 모든 것’과 ‘마라톤, 저 뛰어도 될까요?’는 빠르게 기록을 단축하는 ‘요령’이 아닌, 부상 없이 오래 건강한 달리기를 위한 의학 정보를 총망라했다. 여전히 러닝계에 뜨거운 감자인 ‘카본화’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카본화는 탄성이 좋은 탄소 섬유판을 고탄성 소재의 중창(미드솔) 사이에 삽입한 마라톤화다. 엘리트 선수의 기록 단축을 위해 제작됐기 때문에 일반 동호인이 신으면 오히려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남 원장은 “카본화는 착지 시 충격을 흡수하는 것을 넘어, 탄성 에너지로 바꿔 추진력을 만들어주는 신발”이라면서 “이런 과정에서는 발목 주변, 특히 후경골건이나 종아리 근육, 인대 조직에 더 큰 부하가 걸린다. 문제는 이 부하를 버틸 수 있는 근력이 부족하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6개월 이상, 주 2~3회 꾸준히 달려왔고 특별한 통증이 없다면 대회나 빠른 속력을 내는 훈련 때에는 카본화를 활용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묵은 착지 주법 논쟁에 대해서는 “정답은 없지만, 오답은 있다”며 “미드풋은 좋고 힐 스트라이크는 나쁘다는 식의 단순한 구분은 맞지 않다. 착지에 따라 압력이 걸리는 방향이 달라지는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통상 달리기에서는 착지하는 발바닥 부위에 따라 발 앞쪽이 먼저 바닥에 닿는 ‘포어풋’, 발바닥 중앙부가 먼저 닿는 ‘미드풋’, 발뒤꿈치가 먼저 닿는 ‘힐 스트라이크’로 구분된다. 그는 “보폭을 과도하게 넓히는(오버스트라이드) 경우와 이에 따라 착지 시 바닥을 쿵쿵 눌러 찍는 게 아니라면 인위적으로 주법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사웨의 식단을 따라 아침 일찍 꿀 바른 식빵 두 장을 먹고 나왔지만, 23㎞ 지점을 넘어서는 순간 갑자기 허기가 몰려들며 몸에 힘이 쭉 빠졌다. 남 원장에겐 사진 촬영을 핑계로 대고 주로를 먼저 빠져나왔다. 그는 홀로 도림천 구간을 두 바퀴 더 돌고 개인 115번째 풀코스를 완주했다.
  • 인류 최초 ‘서브2’… 케냐 마라토너 사웨의 비결

    인류 최초 ‘서브2’… 케냐 마라토너 사웨의 비결

    코치 “경기 당일 빵에 꿀 곁들여”체내 글리코겐 고갈 최대한 늦춰해발 2000m 고지대 고강도 훈련심폐기능 극대화… 평지 경쟁력2위 케젤차도 신은 초경량 신발일각 “아디다스의 승리” 반응도 “오늘 아침은 꿀을 바른 식빵 두 장에 차 한 잔을 마셨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인류 최초로 마라톤 풀코스(42.195㎞)를 2시간 이내에 완주한 케냐 마라토너 사바스티안 사웨(31)의 아침 식단은 너무나 소박했다.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과 활용이 필수인 마라톤에서는 우승자의 아침 식사 메뉴가 대회 기록 못지않은 주목을 받아왔다. 2019년 10월 풀코스 ‘서브2’(2시간 이내 완주) 달성을 위한 이벤트 경기에서 1시간 59분 40초 기록을 달성한 엘리우드 킵초게(42·케냐)가 그 날 아침에 오트밀을 먹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오트밀 제품 판매량이 급등했을 정도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 선수들은 옥수수 반죽을 기반으로 한 식사를, 미국과 유럽 선수들은 베이글과 흰빵 등 정제탄수화물을 아침 식단으로 선호한다. 사웨가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런던 마라톤 남자부에서 1시간 59분 30초 기록으로 서브2를 성공한 뒤 그의 아침 식단 역시 이목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 사웨의 전담 코치 클라우디오 베라르델리는 사웨가 장거리 달리기에 쓰이는 핵심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을 체내에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식빵을 선택했고, 고농도 당분인 꿀을 곁들여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전략을 택했다고 전했다. 마라톤에서는 체내 글리코겐이 고갈되면서 통상 30~35㎞ 구간 전후로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사웨의 식단은 이 구간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선택이었다. 아울러 그는 경기 중에는 스웨덴 스포츠 영양 브랜드의 탄수화물 젤을 수시로 섭취하며 에너지원을 체내에 공급했다. 베라르델리 코치는 사웨가 이번 대회를 위해 케냐에서 소화했던 고강도 훈련 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베라르델리 코치가 이끄는 팀은 ‘마라톤 챔피언의 고향’으로 널리 알려진 케냐 이텐 캠프가 아닌 캅사벳 지역에 캠프를 차리고 훈련했다. 캅사벳은 케냐 난디고원 자락 해발 2000m 고지대다. 베라르델리 코치는 “사웨는 지난 6주 동안 캅사벳 캠프를 중심으로 매주 평균 200㎞ 이상을 달렸고, 가장 많은 거리를 달린 주에는 241㎞(약 150마일)를 달렸다”고 밝혔다. 산소 포화도가 낮은 고지대 훈련은 심폐 기능을 극대화해 런던과 같은 평지에서는 더 빠른 속도로 장거리를 꾸준히 달릴 수 있게 해준다. 적절한 식이요법 및 에너지 공급, 극한의 고지대 훈련과 함께 첨단 기술이 적용된 ‘슈퍼슈즈’의 결합도 비결로 꼽힌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1시간 59분 41초로 사웨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요미프 케젤차(29·에티오피아), 2시간 15분 41초로 여자부 세계 신기록을 경신한 티지스트 아세파(30·에티오피아)까지 모두 아디다스의 최신형 초경량(약 97g) 마라톤화를 신고 뛰었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가 인류의 승리인 동시에 아디다스의 승리라는 반응도 나온다. 2017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카본 플레이트를 삽입한 마라톤화를 출시하며 카본화 시대를 열었던 나이키는 남자부에서 제이컵 키플리모(26·우간다)가 자사 신제품을 신고 3위(2시간 00분 28초)로 시상대에 올라 체면치레하는 데 그쳤다.
  • 슈퍼슈즈·첨단기술 더해졌는데…날아가는 일본, 뒤로 가는 한국 마라톤

    슈퍼슈즈·첨단기술 더해졌는데…날아가는 일본, 뒤로 가는 한국 마라톤

    아시아 육상 강국 일본의 마라톤이 또 한 걸음 ‘월드 클래스’에 다가서며 한국과 격차를 벌렸다. 1990~2000년대 세계 정상급 기량을 보였던 한국 마라톤은 첨단 기술을 집약한 ‘슈퍼슈즈’(카본화)를 비롯해 장비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역주행을 지속하고 있다. 육상 전문가들은 현행 엘리트 육상의 한계를 지적하며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을 촉구했다. 오사코 스구루, 2시간 4분 55초 일본 신기록일본 베테랑 마라토너 오사코 스구루(34)는 7일(현지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2025 발렌시아 국제마라톤’에서 풀코스(42.195㎞)를 2시간 4분 55초에 완주하며 스즈키 켄고가 2021년에 세운 기존 일본 최고 기록을 1초 앞당겼다. 2020년 도쿄 올림픽(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1년 개최)에서 2시간 10분 41초(6위)로 부진했던 오사코는 이 대회를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으나, 스페인에서 일본 기록을 갈아치우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번 대회 전체 순위는 4위로, 존 코리르(케냐)가 개인 최고 기록인 2시간 2분 24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까지 마라톤 세계 최고 기록은 켈빈 킵툼(당시 24·케냐)이 2023년 미국 시카고 국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35초로, 킵툼은 인류 최초로 2시간의 벽을 깰 선수로 떠올랐으나 이듬해 산악 훈련 복귀 중 차량 전복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여자부 세계 기록은 루스 체픈게티(31·케냐)의 2024년 시카고마라톤 2시간 9분 56초다. 다만 그는 올해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일시 자격정지 처분과 동시에 조사를 받고 있다. 일본은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실업단육상경기연합회가 1억 엔(당시 약 10억원) 규모의 신기록 포상금을 내걸고 집중 투자하면서 기록 단축에 속도가 붙었다. 반면 한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현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와 2001년 미국 보스턴마라톤 우승자 이봉주 이후 국제 경쟁력이 해마다 떨어지는 양상이다. 올해 한국선수 최고 기록, 박민호 2시간 11분 58초올해 한국 마라톤 최고 기록은 지난달 23일 박민호(26·코오롱)가 인천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세운 2시간 11분 58초로, 오사코보다 7분 이상 느리다. 이는 세계 정상급 선수가 2㎞ 이상 더 달릴 수 있는 격차다. 한국 최고 기록은 이봉주가 2000년 도쿄 국제마라톤에서 작성한 2시간 7분 20초가 25년 넘게 깨지지 않고 있다. 이봉주는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한국 육상과 마라톤이 발전하려면 제 기록이 하루라도 빨리 깨져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일본은 전국의 학교 육상부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실업팀으로 넘어오는 구조여서 선수층이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두텁다”고 말한 뒤 “현장 얘기를 들어보면 요즘 국내 실업팀 선수들은 예전에 제가 했던 수준의 훈련 양과 강도를 못 따라오는 문제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여춘 육상해설위원은 전국체전 등 국내 대회 중심의 선수, 지도자 평가 방식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은 “우리는 실업팀 지도자와 선수 연봉 계약에서 전국체전 성적을 가장 크게 반영하는데, 이러면 선수들은 ‘기록’이 아닌 ‘대회 입상’을 목표로 운동하게 된다”면서 “전국체전이 끝나면 휴가를 가고 운동을 쉬는 악순환이 반복되니 국제 기록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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