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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호민 아들 특정행동 ‘선정적 보도’는 장애인 차별”

    “주호민 아들 특정행동 ‘선정적 보도’는 장애인 차별”

    인권위, JTBC에 재발방지 대책수립 권고 발달장애가 있는 아동의 특정 행동을 부각해서 보도한 방송사의 행위는 ‘장애인 차별’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30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웹툰 작가 주호민(44)씨가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의 특정 행동을 부각해서 보도했다며 JTBC를 상대로 낸 진정과 관련, JTBC에 발달장애 아동 관련 보도를 다룰 때 발달장애 아동의 인권이 최대한 보호되도록 신중히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앞서 주씨는 JTBC ‘사건반장’이 자신의 아들이 연관된 사건을 보도하면서 아들의 특정 행동을 부각하는 데만 초점을 맞춰 선정적인 내용으로 보도한 것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조장하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행위라며 진정을 제기했다. 주씨는 지난해 2월 한 인터뷰에서 해당 보도를 언급하며 “‘주호민 아들 여학생 앞에서 바지 내려’라는 자막이 나오는데, 옆에선 수화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9살짜리 장애 아동의 행동을 그렇게 보도하면서 옆에서는 장애인을 배려하는 수화가 나오는, 아이러니의 극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JTBC는 해당 자막에 대해 다른 언론사 기사를 인용한 것이며, 시청자에게 사건 맥락을 이해시키기 위해 행동을 설명했을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시청자의 부정적인 고정관념이 강화될 수 있음을 살피는 것은 언론의 사회적 의무”라며 “행동을 유발하게 된 동기나 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특정 행동만을 부각하는 자막을 방송한 행위는 장애인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인용 보도 관행으로 인해 최초 보도한 내용이 무한 재생돼 보도의 자극성이 증폭되는 문제도 지적했다. 주씨는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를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며 특수교사를 경찰에 신고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 연하게 볶은 커피콩에 발암물질 더 많다

    커피콩은 로스팅 시간이 길고 진하게 볶을수록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하게 볶아 탄 맛이 진한 커피에 발암물질이 많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아크릴아마이드는 고온에서 탄수화물과 아미노산이 반응해 생성되며, 국제암연구소가 인체 발암 추정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29일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원두커피 제조방식별 품질 특성’을 연구한 결과, 아크릴아마이드 성분은 로스팅 초기에 급증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함유량은 아메리카노-드립커피-콜드브루 순으로 낮았다. 전북지역 개인 로스터리 카페 20곳, 소규모 카페 10곳, 프랜차이즈 카페 5곳 등 35개업소에서 판매 중인 커피 91건을 대상으로 성분 분석을 실시한 결과다. 커피콩 로스팅 시간을 10단계로 나눠 분석한 결과, 아크릴아마이드는 4~5단계에서 기준치(800㎍/㎏) 이상 검출됐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커피콩을 230℃로 5분 34초 볶은 4단계에서 1442㎍ 검출됐다. 기준치보다 642㎍ 높다. 하지만 로스팅 시간이 더 긴 5단계(6분 54초)에서는 841㎍, 6단계(7분 41초)는 435㎍으로 급감했다. 마지막 10단계(12분 17초)에서는 159㎍까지 낮아졌다. 연구원은 커피콩을 볶는 시간이 길수록 아크릴아마이드가 열에 의해 공기 중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로스팅을 강하게 한 커피에서 적게 나오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북도는 실험에서 도출된 로스팅 단계별 성분 함량 및 특성을 도내 카페들이 안전한 커피 제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리기로 했다.
  • 연하게 로스팅한 커피콩에 발암물질 더 많다

    연하게 로스팅한 커피콩에 발암물질 더 많다

    커피콩은 로스팅 시간이 길고 진하게 볶을수록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하게 볶아 탄 맛이 진한 커피에 발암물질이 많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정반대의 결과다. 아크릴아마이드는 고온에서 탄수화물과 아미노산이 반응해 생성된다. 국제암연구소가 인체 발암 추정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29일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원두커피 제조방식별 품질특성’을 연구한 결과 아크릴아마이드 성분은 로스팅 초기에 급증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함유량은 아메리카노-드립커피-콜드브루 순으로 낮았다. 전북지역 개인 로스터리 카페 20개소, 소규모 영세카페 10개소, 프랜차이즈 카페 5개소 등을 대상으로 91번 검사를 실시한 결과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커피콩 로스팅 시간을 10단계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4~5단계에서 기준치(800㎍/㎏) 이상 검출됐다. 그러나 6단계에서는 최고치인 4단계에 비해 70%나 줄었다. 10단계는 89% 감소해 11%만 존재했다. 실제로 아크릴아마이드는 커피콩을 230℃로 5분 34초 볶은 4단계에서 1442㎍ 검출됐다. 기준치보다 642㎍ 높다. 하지만 5단계(6분 54초)에서는 841㎍, 6단계(7분 41초)는 435㎍으로 급감했다. 이어 7단계(9분 31초)에서 192㎍, 마지막 10단계(12분 17초)에서는 159㎍까지 낮아졌다. 로스팅 단계별 커피콩의 온도는 4단계 161.3℃, 6단계 177℃, 8단계 189.2℃, 10단계 195.5℃였다.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은 커피콩을 볶는 시간이 길수록 아크릴아마이드가 열에 의해 공기 중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로스팅을 강하게 한 커피에서 적게 나오는 것으로 판단했다. 커피에 함유된 아크릴아마이드는 기준치보다 훨씬 적어 위해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체중 66.83㎏인 사람이 발암물질이 가장 많이 함유된 4단계로 로스팅한 커피를 매일 6.06g씩 섭취해도 위해도는 4%에 지나지 않았다. 7단계로 로스팅 한 커피의 위해도는 0.5%에 불과했다. 이번 연구조사에서는 유기물이 불완전 연소할 때 나오는 벤조피렌(인체 발암물질 1군)이 검출되지 않았다. 커피콩을 볶는 온도가 230℃로 벤조피렌이 생성되는 300~600℃보다 낮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 임병욱 연구사는 “과일 향이 느껴지는 고급 커피일수록 로스팅을 연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 아크릴아마이드 함유량이 높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 도내 조사 대상 카페의 모든 커피에서 기준치 이상의 발암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커피콩의 로스팅 단계별 향기는 4단계 사과 향, 5단계 과일 향, 6단계 버터·팝콘·견과류 향, 8단계 캐러멜·초콜릿 향 등으로 분석됐다. 전북도는 로스팅 단계별 성분 함량 및 특성을 도내 카페들이 안전한 커피 제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리기로 했다.
  • 탄수화물, 정말 줄여야 할까? 연구가 내놓은 답

    탄수화물, 정말 줄여야 할까? 연구가 내놓은 답

    탄수화물을 무조건 줄이는 식단이 건강한 노화의 해법은 아닐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건강 전문 매체 프리벤션은 24일(현지시간) 중년기에 섭취한 탄수화물의 ‘질’이 노년기의 건강 상태와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를 소개하며, 기존 저탄수 식단 담론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프리벤션이 인용한 연구는 국제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논문으로, 중년기 탄수화물 섭취 유형과 ‘건강한 노화’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에는 1984년부터 2016년까지 장기간 추적된 ‘간호사 건강 연구’(Nurses’ Health Study) 참가자 4만 7513명의 자료가 활용됐다. 연구진은 1984년 기준 60세 미만이었던 여성들의 식습관을 토대로 이후 노년기에 ▲70세 이상 생존 ▲주요 만성질환 미발병 ▲기억력 및 신체 기능 저하 없음 ▲정신 건강 유지 여부를 종합 평가했다. ◆ 고품질 탄수화물 섭취 그룹, 건강한 노화 가능성 최대 31%↑ 분석 결과, 중년기에 식이섬유와 고품질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건강한 노화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최대 3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흰빵·설탕 등 정제 탄수화물 섭취 비중이 높은 경우 건강한 노화 가능성은 유의미하게 낮아졌다. 연구진은 “탄수화물 섭취량 자체보다 탄수화물의 질이 노년기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 중년기에 형성된 식습관의 영향 프리벤션은 단기간 체중 조절을 목표로 한 극단적 저탄수 식단보다는 중년기에 형성된 장기적인 식습관의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탄수화물을 무조건 줄이기보다 중년기에 어떤 유형의 탄수화물을 반복적으로 섭취했는지가 노년기 건강 상태와 연결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통곡물·과일·채소·콩류 등 가공이 적은 탄수화물과 흰빵·설탕·당분이 많은 가공식품 등 정제 탄수화물 간의 차이가 장기적인 건강 지표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 고품질·정제 탄수화물의 구분 연구에서 정의한 고품질 탄수화물은 통곡물, 과일, 채소, 콩류 등 가공이 최소화된 식품에서 얻는 탄수화물과 식이섬유를 포함한다. 반면 정제 탄수화물은 가공 과정에서 섬유질과 영양소가 제거된 흰쌀, 흰빵, 설탕, 당분이 많은 가공식품 등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고품질 탄수화물이 혈당 변동을 완화하고 염증 반응을 낮추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생리적 효과가 장기적으로 만성질환 위험과 기능 저하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특히 중년기 식습관의 장기적 영향을 강조했다. 연구진은 “정제 탄수화물이나 동물성 단백질, 일부 지방 섭취를 통곡물과 식이섬유 중심 식단으로 대체했을 때 건강한 노화와의 연관성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 “탄수화물, 정말 줄여야 할까?”…건강한 노화 연구의 답 [건강을 부탁해]

    “탄수화물, 정말 줄여야 할까?”…건강한 노화 연구의 답 [건강을 부탁해]

    탄수화물을 무조건 줄이는 식단이 건강한 노화의 해법은 아닐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건강 전문 매체 프리벤션은 24일(현지시간) 중년기에 섭취한 탄수화물의 ‘질’이 노년기의 건강 상태와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를 소개하며, 기존 저탄수 식단 담론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프리벤션이 인용한 연구는 국제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논문으로, 중년기 탄수화물 섭취 유형과 ‘건강한 노화’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에는 1984년부터 2016년까지 장기간 추적된 ‘간호사 건강 연구’(Nurses’ Health Study) 참가자 4만 7513명의 자료가 활용됐다. 연구진은 1984년 기준 60세 미만이었던 여성들의 식습관을 토대로 이후 노년기에 ▲70세 이상 생존 ▲주요 만성질환 미발병 ▲기억력 및 신체 기능 저하 없음 ▲정신 건강 유지 여부를 종합 평가했다. ◆ 고품질 탄수화물 섭취 그룹, 건강한 노화 가능성 최대 31%↑ 분석 결과, 중년기에 식이섬유와 고품질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건강한 노화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최대 3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흰빵·설탕 등 정제 탄수화물 섭취 비중이 높은 경우 건강한 노화 가능성은 유의미하게 낮아졌다. 연구진은 “탄수화물 섭취량 자체보다 탄수화물의 질이 노년기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 중년기에 형성된 식습관의 영향 프리벤션은 단기간 체중 조절을 목표로 한 극단적 저탄수 식단보다는 중년기에 형성된 장기적인 식습관의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탄수화물을 무조건 줄이기보다 중년기에 어떤 유형의 탄수화물을 반복적으로 섭취했는지가 노년기 건강 상태와 연결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통곡물·과일·채소·콩류 등 가공이 적은 탄수화물과 흰빵·설탕·당분이 많은 가공식품 등 정제 탄수화물 간의 차이가 장기적인 건강 지표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 고품질·정제 탄수화물의 구분 연구에서 정의한 고품질 탄수화물은 통곡물, 과일, 채소, 콩류 등 가공이 최소화된 식품에서 얻는 탄수화물과 식이섬유를 포함한다. 반면 정제 탄수화물은 가공 과정에서 섬유질과 영양소가 제거된 흰쌀, 흰빵, 설탕, 당분이 많은 가공식품 등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고품질 탄수화물이 혈당 변동을 완화하고 염증 반응을 낮추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생리적 효과가 장기적으로 만성질환 위험과 기능 저하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특히 중년기 식습관의 장기적 영향을 강조했다. 연구진은 “정제 탄수화물이나 동물성 단백질, 일부 지방 섭취를 통곡물과 식이섬유 중심 식단으로 대체했을 때 건강한 노화와의 연관성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 서광범 경기도의원 “밥을 지키는 것이 농업과 국가를 지키는 일”

    서광범 경기도의원 “밥을 지키는 것이 농업과 국가를 지키는 일”

    경기도의회 서광범 의원(국민의힘, 여주1)은 경기도의회 제387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아침식사와 쌀밥의 중요성, 그리고 쌀 소비 감소가 농업과 식량안보에 미치는 심각성을 강조했다. 서 의원은 발언에서 “밥을 거르는 사회는 건강도, 힘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아침식사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뇌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집중력을 높이는 요소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쌀밥이 탄수화물이라는 이유로 다이어트의 적으로 오해받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문제는 탄수화물 자체가 아니라 정제된 설탕과 가공식품”이라며 “쌀밥은 우리 몸과 뇌가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안전한 에너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쌀 소비 감소가 개인 식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농업 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1980년대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약 130kg에 달했던 반면, 현재는 50kg대로 급감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가 밥을 대하는 태도와 소비 구조가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서 의원은 “쌀 소비가 줄면 농업인은 생산을 포기하고, 논은 다른 용도로 전환되며, 한 번 사라진 농업 기반은 되돌리기 어렵다”며 조선시대 세종실록의 ‘식위민천(食爲民天)’을 인용해 “먹는 문제는 국가가 가장 먼저 책임져야 할 영역”이라고 역설했다. 서 의원은 경기도가 추진 중인 ‘천원의 아침밥’ 사업과 학교급식의 경기미 사용 확대 정책에 대해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식량안보와 농업을 지키는 투자”라고 평가하며, 공공기관의 지역 쌀 우선 사용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쌀 교육 확대 등 쌀 소비 인식 전환 정책을 경기도가 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여주쌀이 한국산업 브랜드파워 농산물 브랜드 1위와 뉴욕페스티벌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대표적인 명품 쌀임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서 의원은 “밥을 지키는 것이 농업을 지키는 일이며, 농업을 지키는 것이 곧 국가를 지키는 일”이라며 “쌀밥의 가치, 농업의 가치, 그리고 여주쌀을 비롯한 경기미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 이 대통령, 취임 첫 신년연하장… 100세 이상 어르신·내년 출산 예비 부모 등 발송

    이 대통령, 취임 첫 신년연하장… 100세 이상 어르신·내년 출산 예비 부모 등 발송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김혜경 여사와 함께 취임 후 첫 신년 연하장을 발송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대통령은 2026년 새해를 맞아 국가 발전과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해 헌신한 각계 주요 인사, 국가유공자, 사회적 배려 계층 및 외국 정상, 재외동포 등 4만 5000여명에게 신년 연하장을 보내 새해 인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올해 발송 대상에는 그동안 사회발전을 위해 애쓴 100세 이상 어르신과, 내년 출산 예정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품은 예비 부모들을 새롭게 포함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대통령실은 “세대를 아우르는 포용과 연대의 의미를 한층 강화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연하장에 국정 2년 차를 맞아 대한민국이 걸어온 여정을 성찰하는 한편, 앞으로의 도전과 변화를 국민과 함께 헤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 대통령은 연하장을 통해 “수많은 도전과 역경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왔으며, 앞으로 다가올 어떠한 어려움도 함께라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과 이 뜻깊은 여정을 함께할 수 있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연하장 배경에는 오는 29일 0시를 기해 공식 복귀하는 청와대와 그 주변 풍경이 전통 산수화의 미감으로 담겼다. 대통령실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품격, 그리고 국민 앞으로 다시 돌아온 국정 운영의 중심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배경 그림은 점과 섬을 활용한 그래픽 기법으로 표현됐다. 대통령실은 “AI와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시각화함으로써, 세계로 확장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의 미래를 표현했다”고 부연했다.
  • “또 1살 늙는구나”…새해 노화속도 늦추는 생활습관은?

    “또 1살 늙는구나”…새해 노화속도 늦추는 생활습관은?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이른바 ‘저속노화’는 식습관과 운동, 수면, 마음가짐 조정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 단 특정 영양제나 단기간 다이어트가 아닌, 전반적인 생활 습관을 장기 프로젝트처럼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혈당 스파이크’ 줄이는 식단 관리저속노화의 출발점은 식단이다. 노화와 각종 만성질환을 촉진하는 대표 요인 가운데 하나가 ‘혈당 스파이크’(식후 혈당의 급격한 상승)다. 따라서 ▲설탕·액상과당 등 단순당이 많이 든 음식·음료 ▲흰 쌀밥, 흰 빵, 흰 밀가루 음식 등 정제 탄수화물 ▲붉은 육류 과다 섭취,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은 가능한 줄이는 것이 좋다. 반대로 ▲잡곡·현미 등 통곡물 ▲콩류, 견과류 ▲각종 채소와 제철 과일 ▲생선 등 양질의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의 비중은 늘리는 것이 저속노화 식단의 기본 원칙으로 권고된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에 미네랄까지 균형 있게 섭취하고, 과식·야식을 피하면서 일정한 시간대에 규칙적으로 먹는 습관이 중요하다. ‘기적의 한 끼’보다 ‘꾸준히 좋은 식사’가 노화 속도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다. ‘짧고 굵게’보다 ‘오래, 꾸준히 운동하기 운동은 저속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축이다. 다만 나이를 불문하고 무리한 고강도 운동은 부상과 회복 지연으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칭, 즉 유연성 운동과 균형 운동,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 4가지 축을 고루 채우는 운동 루틴을 권고한다. 이 가운데 스트레칭은 관절과 근육의 가동 범위를 넓혀주고 통증과 부상 위험을 낮춘다. 생활 중간중간 틈날 때마다 시행하고, 천천히 호흡과 함께하면 이완 효과가 커진다.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은 ‘최소 조건’ 수면은 저속노화에서 가장 과소평가되지만, 실제로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수면 부족은 치매 위험을 높이고, 식욕·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든다. 면역 기능 저하, 만성 피로, 우울감 증가 등도 수면의 질과 직결된다. 불규칙하게 ‘몰아서 자는’ 패턴보다는,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잠들고 깨는 일정한 수면 리듬을 유지하는 편이 저속노화에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 관리·명상·긍정적 마인드셋‘외모 관리’가 주는 심리적 저속노화 효과 저속노화는 몸만의 문제가 아니다. 마음과 스트레스 관리도 함께 다뤄야 한다. 명상·호흡법·가벼운 요가 등으로 긴장을 풀고, ‘완벽한 건강’에 집착하기보다 스스로를 수용하는 태도와 사람들과의 관계와 사회활동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한 축이다. 피부 항노화 시술이나 스킨케어, 몸매 관리 등 외형을 가꾸는 노력도 일정 부분 저속노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단순히 ‘젊어 보이는 얼굴’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자신감을 높이고 거울 앞에서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들며 활발한 대인관계를 유지하게 해 정신적·사회적 차원에서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술 자체가 목적이 되거나 과도한 비교·집착으로 이어진다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키워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당장 바꿀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조정저속노화는 결국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식사 ▲무리하지 않는 꾸준한 운동 ▲규칙적 수면 ▲스트레스 관리와 긍정적 마음가짐 ▲필요하다면 외모·피부에 대한 합리적 관리가 함께 만드는 ‘복합 프로젝트’에 가깝다. 어느 하나의 건강법에 집착하기보다, 일과 휴식의 패턴, 관계 맺는 방식 스스로를 바라보는 태도 중 지금 삶에서 가장 쉽게 바꿀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조정해 나가는 것이 저속노화의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 대한항공, ‘좌석 수’ 줄였다가 이행강제금 59억원 ‘철퇴’…아시아나 합병 조건 어겨

    대한항공, ‘좌석 수’ 줄였다가 이행강제금 59억원 ‘철퇴’…아시아나 합병 조건 어겨

    합병을 앞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결합 승인 조건인 ‘좌석 수 축소 금지’를 어겨 당국으로부터 이행강제금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회사가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부과된 시정조치 중 ‘2019년 대비 공급 좌석 수 90% 미만 축소 금지 조치’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22일 밝혔다. 이행강제금은 대한항공이 58억 8000만원, 아시아나항공 5억 8000만원을 각각 내야 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2일~올해 3월 28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운항하며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69.5% 수준의 좌석만 공급했다. 공정위는 앞서 두 회사 간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연도별 좌석 수를 코로나19 팬데믹 확산 전인 2019년의 90% 미만으로 줄이지 말라고 명령한 바 있다. 그러나 두 회사는 이를 어기고 기준보다 20.5% 포인트(p) 낮은 수준으로 해당 노선을 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결합으로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있는 경우 공정위는 시정조치를 부과하는데, 이를 제대로 따르지 않을 경우 내리는 금전적 제재가 이행강제금이다. 앞서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구조적 조치 및 행태적 조치를 명령했다. 구조적 조치로는 인천-뉴욕 등 경쟁 제한 우려가 큰 26개 국제선과 8개 국내선의 슬롯(공항 당국이 배정한 항공기 출발·도착시간)과 운수권(특정국에 취항할 수 있는 항공사의 권리)을 기업결합일로부터 10년간 다른 항공사에 넘기도록 했다. 행태적 조치로는 구조적 조치 이행 완료 전까지 좌석 평균운임 인상 제한, 2019년 대비 공급 좌석 수 90% 미만 축소 금지, 좌석 간격·무료 수화물 등 주요 서비스 품질 유지 등을 명했다.
  • [길섶에서] 백년의 선물

    [길섶에서] 백년의 선물

    시골집에서 김장 김치가 올라왔다. 생굴에 시원한 맛이 도는 쪽일랑 먼저 먹고, 양념이 무거운 쪽일랑 나중에 먹고. 말 안 해도 수십년 불문율. 봄날 처마밑 제비새끼도 아니면서 나는 어머니의 한평생 레시피를 거저 받아먹고 있다. 수화기 너머 어머니는 “내 선물이다” 하신다. 미안해하지 말아라, 몇 번이나 더 해주려나 그 말씀 대신에. 시금치 한 움큼도 선물, 짜리몽땅 무 서너 뿌리도 선물. 신문지에 돌돌 말린 선물들이 택배 상자 안에서 반짝거린다. 하얀 쌀밥에 풋물 설핏한 김장 한 포기. 이것으로 오늘은 왕후의 밥상이다. 밥 한 공기를 배꼽이 벌떡 일어나게 비우고는 손가락셈을 한다. 궤짝째 곰삭힌 멸치젓 삼 년, 철철이 볕 들인 황매실액 삼 년, 여름비에 씨앗으로 묻은 배추가 다섯 달, 무가 또 다섯 달. 손가락 사이로 백년 같은 세월이 넘쳐 흐른다. 주먹셈을 하는데 졸음이 밀려온다. 설거지는 그냥 두고 초저녁잠을 자야겠다. 백년처럼 긴 꿈을 꾸고 와야지. 어머니 선물을 백년의 모퉁이에다 묻고 와야지. 훗날 백년 잠이 들어도 어제처럼 나는 생각이 나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황수정 논설실장
  • “72세 맞아?” 비키니 입은 할머니 ‘깜짝’…“손주들도 놀라” 비결은

    “72세 맞아?” 비키니 입은 할머니 ‘깜짝’…“손주들도 놀라” 비결은

    대만에서 72세 할머니가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해 탄탄한 근육을 선보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증명한 그는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찬사를 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대만 보디빌딩 및 피트니스 협회(CTBBF) 주관 ‘2025 총통배 보디빌딩 및 피트니스 선수권 대회’에서 대만 출신 여성 린 수이쯔(72)가 우승을 차지했다. 해당 대회는 올해부터 ‘70세 이상’ 부문을 신설했다. 린은 이 부문에서 초대 우승자가 됐다. 린은 무대에 올라 탄탄한 체격과 선명한 근육 라인,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미소로 심사위원과 관중을 사로잡았다. 이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72세라고? 최소 20년은 젊어 보인다”, “땀이야말로 최고의 안티에이징 에센스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린에게는 ‘무적의 철인 할머니’ 또는 ‘보디빌딩 할머니’라는 별명이 붙었다. 환자들 본보기 되기 위해 시작…매년 순위 높여 간호사이자 당뇨병 전문 관리사로 수십 년간 환자들을 돌봐온 린은 환자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환자들을 위해 운동, 식단, 약물 치료 계획을 꼼꼼하게 세우지만, 방법이 아무리 간단해도 환자들은 항상 시간이 없다거나 할 수 없다는 등의 온갖 핑계를 댄다”며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려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전했다. 이에 자신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결심했다. 린은 노인들에게 권장되는 ‘저항성 운동(근력 운동)’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69세의 나이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그는 현지 건강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단순히 거대한 근육을 만드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후 건강과 근육의 선명도를 강조하는 운동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린은 노력 끝에 2023년 전국 보디빌딩 선수권 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타이베이 시장배 보디빌딩 대회인 TBFA 챔피언십에서 2위에 올랐다. 린은 “환자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니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았다”며 “가장 좋은 점은 건강 교육에 대한 환자들의 참여도가 크게 향상했고, 체중 감량 효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린의 변화는 가족들, 특히 5명의 손주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한번은 손주와 함께 있는데, 제 몸을 보더니 ‘무적의 원더우먼!’이라고 외치더라”라고 말하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남편도 그의 여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비결은 운동과 영양섭취…“늦은 때란 없다” 린이 탄탄한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단순하지만 철저하다. 우선 규칙적인 운동이다. 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1시간 30분을 웨이트 트레이닝에 투자한다. 식단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가공되지 않은 전체 식품 위주로 섭취한다. 또 요가, 사교댄스, 그림 그리기 등 다채로운 취미를 즐기며 활동적인 삶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덕분에 탄탄한 몸매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도 넘치게 됐다. 린은 많은 환자가 “할 일도 없는데 오래 살아서 뭐 하느냐”라고 한탄할 때마다 인생의 후반전은 여전히 길고 잠재력이 가득하다고 다독인다. 의지만 있다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몸과 마음, 영혼을 풍요롭게 하기에 결코 늦은 때란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 정청래, 강원 민심에 구애…“특별한 사랑, 특별히 챙기겠다”

    정청래, 강원 민심에 구애…“특별한 사랑, 특별히 챙기겠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강원 춘천과 강릉을 차례로 방문하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강원 민심 공략에 나섰다. 정 대표는 이날 춘천 강원도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강원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원에 대한 특별한 사랑을 품고 오늘 춘천에 왔다”면서 “강원도 전문가이신 의원들, 지역위원장과 머리를 맞대 강원특별자치도가 이름 그대로 진짜 특별도가 될 수 있도록 특별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험지로 평가받는 강원 지역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내년도 예산에 반영된 강원 지역사업을 강조하며 집권여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정 대표는 “내년 예산안에 영동 가뭄 해결을 위한 435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었다”면서 “원래 정부안에는 312억원이었는데 123억 2800만원을 추가로 국회에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수 담수화, 지하수 저류 댐 등 필수 인프라 구축의 초선이 마련되어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 대표는 “대한민국 발전의 핵심 과제인 국가균형발전 강원특별자치도가 앞장서야 한다”면서 “지난해 9월 송기헌 의원께서 공동 발의한 강원 특별법 3차 개정안에는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 비전을 뒷받침하는 첨단산업 특례와 자치권 강화 내용이 핵심 내용으로 담겨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강원 교통망 확충뿐만 아니라 의료 분야 인공지능(AI) 전환(AX) 첨단 산업 프로젝트, 의료 반도체 실증 플랫폼 구축 사업, 관광·에너지·접경지역 개발 등 지역 현안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앞장서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강원지사의 강원도정 성과에 대해 “정말 볼품없었고 논란과 불신만 키웠다”면서 “김 지사의 실언이 불러온 레고랜드 사태는 무책임한 도정이 어떻게 금융시장을 흔들고 대한민국 경제까지 위태롭게 만들었는지 생생하게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진태 도정 4년은 도지사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면서 “강원도에는 논란과 의혹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실력과 성과로 만드는 진정한 일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삼석 최고위원은 “철원·화천·양구 등 접경지역은 군사시설보호법 등 중첩된 규제로 인해 경제활동과 지역발전에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다”면서 “심지어 국방개혁 등으로 군부대가 떠난 후 남겨진 유휴부지조차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제는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 관계 부처가 책임 있게 나서서 이 유휴부지를 조속히 지방으로 이양해 지역발전의 기반으로 삼을 때”라면서 “강원도 주민들은 오랜 세월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해왔다. 이제는 정부와 당이 실질적인 지역 발전으로 그 헌신에 보답해야 할 때”라고 했다. 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에는 강릉 중부새마을금고 회의실에서 ‘강릉 물 부족 예산 확보 보고회’를 열어 지난여름 같은 가뭄 사태 방지를 위한 당과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도시에 물이 부족하다고 대통령이 직접 현장에 와서 그걸 막 토론하고 묻고 듣고 지시하고 하는 경우도 예전에 우리가 잘 못 보았던 대통령의 모습”이라면서 “저희가 예산을 확보하고 이렇게 보고를 드릴 수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저 당 대표 덕분이 아니라 대통령 덕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민주당 소속 강원 지역구 의원인 송기헌, 허영 의원을 언급하면서는 “더 많은 국회의원을 소개시켜 드리고 싶은데 두 분밖에 없다”면서 “‘더 많았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다음엔 국회의원 더 많이 소개시켜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인류의 가장 길고 맛있는 발명품… 중국 면 요리의 매력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인류의 가장 길고 맛있는 발명품… 중국 면 요리의 매력

    솔직히 파스타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이탈리아 요리를 배우긴 했지만 평소 면 요리를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다. 면의 매력에 대해 늘 의구심이 있었는데 이번에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쓰촨성 청두의 길거리 식당에서 맛본 한 그릇의 국수 때문이다. 흔히 중국 요리라고 하면 불맛 입힌 볶음 요리를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중국 식문화의 근간을 지탱하는 거대한 기둥 중 하나는 바로 면이다. 고기와 해산물, 야채를 먹음직스럽게 볶고 삶고 튀긴 요리 외에 중국 사람들의 일상에 녹아든 주식은 면을 중심으로 하는 국수 요리다. 중국의 모든 국수 요리는 면을 어떻게 맛있게, 특별한 맛으로 먹을까를 고민한 흔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쓰촨을 대표하는 ‘탄탄면’은 가장 자극적인 국수 요리다. 땀을 뻘뻘 흘리며 후루룩 면발을 빨아들이는 순간 입안에서는 탄수화물의 단맛과 향신료의 자극이 폭발적인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국수의 기원을 두고 이탈리아와 중국, 아랍권 국가들이 서로 원조라며 아웅다웅하지만 고고학적 증거는 중국의 손을 들어주는 편이다. 황하강 유역 유적에서 발견된 4000년 전의 국수 화석은 인류가 얼마나 오래전부터 이 긴 음식을 사랑해 왔는지 보여 준다. 재미있는 건 밀의 이동 경로다. 밀은 본래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탄생해 동쪽으로 이동했지만, 그 밀을 가루내 반죽하고 길게 늘려 국수라는 형태로 만든 것은 동양의 지혜였다. 빵이 오븐 속에서 부풀어 오르는 정적인 음식이라면 국수는 끓는 물 속에서 춤추며 익어 가는 동적인 음식이다. 죽이나 빵으로만 섭취하던 곡물이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 유희의 대상으로 변모했다. 음식사에 중요한 혁명의 장면이 있다면 결코 빠질 수 없는 대목이 국수의 발명이다. 쓰촨에서 만난 면 요리들이 뇌리에 깊이 박힌 이유는 단순히 매운 양념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생면이 주는 압도적인 관능미 때문이다. 쓰촨 면 요리의 대표 선수 격인 탄탄면은 고추기름과 산초, 땅콩소스의 고소함이 면을 만나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맛의 자극적인 즐거움을 모두 선사하는데, 핵심은 소스도 중요하지만 면도 큰 축을 담당한다는 점이다. 탄탄면은 매끈한 건면보다는 얇게 반죽해 낸 생면과 만났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흔히 쓰촨의 면 요리가 유명해진 이유는 반죽할 때 ‘간수’라 불리는 알칼리성 물을 넣은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알칼리 성분은 밀가루의 글루텐 구조를 치밀하게 만들어 특유의 노르스름한 색감과 함께 꼬들꼬들하면서도 찰진 식감을 부여한다. 입안에서 툭툭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빨과 혀에 기분 좋게 감기는 탄력은 다른 생면이나 건면이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영역이다. 중국의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면 색다른 면의 세계가 펼쳐진다. 란저우의 ‘우육면’은 수타 기술의 정점이다. 주문과 동시에 반죽을 양팔로 늘려 실처럼 뽑아내는 그 기술은 면 자체가 요리사의 퍼포먼스이자 맛의 핵심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맑은 고기 육수에 고추기름을 띄워 낸 이 국수는 쓰촨의 면과는 또 다른 담백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대만식 우육면은 수타를 고집하지 않아 면의 맛보다는 국물과 고명에 힘을 주는 편이라 이름만 같을 뿐 다른 장르의 음식이라고 봐도 좋다. 산시성의 ‘도삭면’도 중국 면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다. 커다란 밀가루 반죽 덩어리를 한 손에 들고 전용 칼로 빗어 내듯 깎아 끓는 물로 바로 날려 보내는 장면은 어떤 면 요리보다 역동적이다. 도삭면의 진정한 가치는 불규칙함에 있다. 기계로 뽑거나 손으로 균일하게 늘린 면과 달리 칼로 깎아낸 면은 단면이 독특하다. 가운데는 두툼하고 가장자리는 얇다. 이 구조적 특징 때문에 한 가닥의 면 안에 두 가지 식감이 공존한다. 얇은 가장자리는 부드럽게 넘어가고 두꺼운 중심부는 수제비처럼 쫄깃하게 씹힌다. 국수가 ‘선’의 미학이라면 ‘면’의 미학을 보여 주는 요리도 있다. 바로 ‘포개면’이다. ‘푸가이’(포개)는 중국어로 이불을 뜻하는데, 숙성된 반죽을 손으로 잡아당겨 마치 침대 시트처럼 넓고 얇게 펼친 뒤 냄비에 던져 넣어 만든다. 한국의 수제비를 대륙의 기질대로 호쾌하게 확장시킨 버전이랄까. 입안을 가득 채우는 넓은 면은 퍼진 느낌 없이 씹을수록 고소하고 아늑하다. 이탈리아의 파스타가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이 지배적이지만, 뿌리는 같을지 몰라도 동서양의 두 면 요리는 서로 다른 진화의 길을 걸었다. 가장 큰 차이는 힘의 방향이다. 중국의 면이 반죽을 길게 늘리거나 깎아내는 방식으로 글루텐의 탄성을 극대화했다면 이탈리아의 파스타는 틀에 넣고 강한 압력으로 밀어내는 압착의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인지 식감을 즐기는 포인트도 다르다. 중국의 면이 입안에서 춤을 추듯 튕기는 탄력에 집중한다면 건면 위주의 파스타는 이빨이 들어갈 때 중심부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저항감, 즉 ‘알 덴테’를 미덕으로 삼는다. 인생은 짧지만 국수는 길다고 누가 이야기했던가. 여태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면의 즐거움을 한번 맛보고 나니 음식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는 듯하다.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겸재가 사랑한 강서의 자연… 커피 마시며 산수화 즐긴다 [현장 행정]

    겸재가 사랑한 강서의 자연… 커피 마시며 산수화 즐긴다 [현장 행정]

    군산 등 갤러리 카페 유행서 착안건물 3층 새단장… 휴식공간 조성좌석만 60개… 음료 2000원에 제공 진교훈 구청장 “문화도시로 구현” “겸재정선미술관에 훌륭한 공간이 있는데 바깥 경치를 보기 어려워 아쉬웠습니다. 이제 ‘카페 겸’에서 많은 구민이 휴식을 겸해 겸재 선생의 세계를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은 지난 12일 겸재정선미술관 3층에 생긴 ‘카페 겸(謙)’ 개소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강서구는 조선후기 대표 화가 정선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구립 미술관의 역할을, 보고 쉬어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확장하기 위해 2024년부터 카페 조성을 추진해왔다. 카페 이름 ‘겸’은 겸재의 이름에서 따왔다. 겸재는 양천현령을 5년간 지내며 진경산수화의 양식과 기법을 완성했다. 진 구청장은 전북 군산 등에서 ‘갤러리 카페’가 인기를 끄는 걸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미술관을 찾는 수요보다 카페를 찾아가는 사람이 많다”면서 “카페에 왔다가 자연스럽게 미술을 접하게 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카페 겸은 234㎡ 면적으로 총 60석 규모다.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어르신 일자리 사업장이기도 한 이곳에서는 커피, 궁중한차, 유자차 등 음료를 2000원에 제공한다. 기존에는 테이블 서너개만 있었지만, 여유공간을 확보하고 문화상품샵도 카페 내부로 옮겼다. 낡은 냉난방기 등 주요 설비도 교체하고 자동문도 설치했다. 카페 출입구는 궁산근린공원 산책로로 이어진다. 5년간 겸재정선미술관의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한 화곡동 주민 장유경(54)씨는 “테이블이 부족하고 창고처럼 쓰이던 공간을 단장하니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카페가 됐다”면서 “메뉴도 다양해지고 운영시간도 길어져 친구들과 자주 오게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카페 개관으로 구민들이 정선과 그의 화풍을 이은 그림을 보다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선 ‘청하성읍도’, ‘동작진도’ 등 원화 27점을 비롯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진경산수화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 ‘수묵별미’ 기획전에 이어 겸재 탄생 350주년인 내년에도 기념 전시가 진행된다. 어린이 방문객을 위해 ‘진경산수화 따라 그리기’, 흑백 사진을 찍는 ‘겸재한컷’ 등 다양한 활동도 마련돼 있다. 진교훈 구청장은 “앞으로도 예술과 생활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문화도시 강서를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책갈피 달러 수법, 대통령 언급으로 온 세상에 알려져” 인천공항사장 글…대통령실 “예방효과 더 크다”

    “책갈피 달러 수법, 대통령 언급으로 온 세상에 알려져” 인천공항사장 글…대통령실 “예방효과 더 크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업무보고에서 질타한 ‘책갈피 달러 검색 여부’에 대해 “인천공항을 30년 다닌 직원들도 보안 검색 분야 종사자가 아니면 모르는 내용”이라고 14일 지적했다. 이 사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국민께 인천공항이 무능한 집단으로 오인될까 싶어 망설이다 글을 올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걱정스러운 것은 그 일로 온 세상에 ‘책갈피에 달러를 숨기면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라며 “대통령님께서 해법으로 제시하신 100% 수화물 개장검색을 하면 공항이 마비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관과 좋은 방안이 있는지를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말 동안 수도 없이 많은 지인으로부터 연락받았다”며 “이재명 대통령님의 저에 대한 힐난을 지켜보신 지인들에게는 아마도 ‘그만 나오라’는 의도로 읽힌 듯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 2023년 6월 임명된 기관장이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김남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야당 출신이라 고압적인 자세를 취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바라보니 그렇게만 보이는 것 같다”며 “정상적인 질의응답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런 수법이 있다는 것을 공개하고, 이를 막겠다는 담당 기관의 발언을 들을 수 있었기에 오히려 예방 효과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李 “말이 참 기십니다” 폭풍질타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책에) 끼워서 (해외로) 나가면 안 걸린다는 데 실제 그러냐”고 물었으나 이 사장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자 “왜 자꾸 옆으로 새나”, “참 말이 기십니다”라며 공개 질타했다. 이 사장이 “저희는 주로 유해 물질을 검색한다. 업무 소관은 다르지만 저희가 그런 것을 이번에도 적발해 세관에 넘겼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옆으로 새지 말고 물어본 것을 얘기하라. 외화 불법 반출을 제대로 검색하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 사장이 “세관하고 같이한다. 저희가 주로 하는 일은”이라고 설명하려 하자 이 대통령은 말을 끊고 “100달러짜리 한 묶음을 책갈피로 끼워 돈을 갖고 나가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이라고 질문 취지를 확인하며 거듭 채근했다. 이에 이 사장이 “이번에도 저희가 검색해서 적발해 세관으로 넘겼다”고 답변하자, 이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참 말이 기십니다”라며 “가능하냐, 안 하냐 묻는데 왜 자꾸 옆으로 새나”라고 질타했다. 옆에 있던 김민석 국무총리도 나서 “1만 달러가 넘는 현금에 대한 체크가 가능한지만 얘기하면 된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이 사장은 “그건 실무적인 것이라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대응 방안을 세관과 협의해보라는 자기 말에 이 사장이 즉각 대답하지 않자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시냐”라고 하고는, 이 사장에게 임명 시기와 임기를 따지듯 물었다. 이 사장이 “2023년 6월에 갔고, (임기는) 3년”이라고 답하자 “내년까지냐. 3년씩이나 됐는데 업무 파악을 그렇게 정확하게 하고 있지 않은 느낌”이라고 했다. 이것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이 대통령의 질타는 인천공항공사의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 개발 사업 부분에서 다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해당 사업의 진척도를 묻는 말에 이 사장이 “수도 공항은 실무적 진척이 없다”고 답하자 “카이로 공항을 물은 게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 사장이 사업 진척도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자 실무자를 찾아 물으려 했으나, 배석자가 없다는 이 사장에게 “저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다. (자료에) 쓰여있는 것 말고는 아는 게 하나도 없네요. 됐습니다”라고 한 뒤 다음 화제로 넘어갔다. 이 사장은 이날 업무보고가 끝난 뒤 이 대통령이 참석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하라”고 하자 “제가 대통령님 말씀을 잘못 이해하고 답변을 제대로 못 했다”며 발언권을 신청해 책에 끼워 현금을 밀반출하는 사례에 대해 “현재의 기술로는 발견이 좀 어렵다”고 뒤늦게 답변했다.
  • “씨 없는 발바리… ” 정관수술 믿고 날뛰던 두 아이 아빠의 최후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씨 없는 발바리… ” 정관수술 믿고 날뛰던 두 아이 아빠의 최후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범죄 현장은 언제나 침묵하지만, 그 안에는 범인이 남긴 수많은 ‘언어’가 존재한다. 특히 성범죄 수사에서 가해자가 남긴 체액, 즉 정액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가장 강력하고도 명징한 열쇠다. 이는 한 인간의 존엄을 파괴한 죄악의 증거이자, 가면 뒤에 숨은 악마의 실체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수사의 스모킹 건(Smoking Gun)’이다. 그러나 수사관들이 이토록 절대적으로 믿었던 증거가 감쪽같이 침묵하는 순간, 수사는 거대한 벽에 부딪힌다. 2010년 말, 경북 구미경찰서 강력팀 형사들이 마주한 현실이 바로 그랬다. 분명한 범죄의 흔적은 존재했으나, 그 속에서 범인을 특정할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는 미스터리. 그것은 과학수사를 비웃는 범인의 소리 없는 조롱과도 같았다. 어둠 속의 그림자, 구미를 덮친 공포2010년 겨울, 경북 구미시 일대에는 을씨년스러운 공포가 감돌았다. 원룸과 아파트 저층에 거주하는 혼자 사는 여성들만을 노리는 연쇄 성폭행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기 때문이다. 범행 수법은 치밀하고 대담했다. 피해자들의 진술을 종합해 보면 범인은 동일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3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나이, 다부진 체격, 그리고 특유의 억양과 행동 패턴까지. 확보된 일부 폐쇄회로(CC)TV 영상 속의 흐릿한 잔영 역시 피해자들의 진술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이른바 ‘구미 발바리’라 불리게 된 이 범죄자는 경찰의 추적을 비웃기라도 하듯 범행 시간을 새벽 3~4시의 심야 시간대에서 사람들이 활동을 시작할 무렵인 아침 시간대로 옮기는 등 갈수록 대담한 행보를 보였다. 지역 사회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고, 경찰 수뇌부는 조속한 검거를 지시했다. 강력팀 형사들은 밤낮없이 현장을 누볐고, 마침내 범행 현장에서 용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정액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통상적으로 정액이 확보되면 사건은 ‘끝난 게임’이나 다름없다. DNA 대조를 통해 범인을 특정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형사들의 얼굴에는 안도감과 함께 기대감이 서렸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날아온 감정 결과는 그들의 기대를 산산조각 냈다. “DNA 검출 불가.” 정액 반응은 양성으로 나왔으나, 정작 그 안에서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는 정자(精子)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수사팀은 혼란에 빠졌다. 증거물은 있는데 증거 능력이 없는 황당한 상황. 범인은 마치 유령처럼 실체가 없었다. 과학의 딜레마, 그리고 ‘무정자증’ 가설일반적으로 남성의 정자 속에 포함된 DNA는 여성의 질 내에서 약 72시간 동안 생존하며 증거 능력을 유지한다. 72시간이 지나면 여성의 몸에서 분비되는 효소가 정자의 DNA를 분해하기 시작해 증거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성폭력 사건 발생 직후 24시간, 늦어도 48시간 이내의 증거 채취가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달랐다. 경찰이 확보한 증거물은 사건 발생 직후 채취된 것이었다. 더욱이 체외로 배출되어 의류나 침구류 등에 묻어 건조된 정액은 그 보존성이 훨씬 뛰어나다. 역사적으로도 이를 증명하는 유명한 사례들이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몰아넣었던 ‘르윈스키 스캔들’이 대표적이다. 모니카 르윈스키가 증거로 제출한 파란 드레스에 묻어 있던 클린턴의 정액은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완벽하게 DNA를 보존하고 있었다. 2011년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IMF 총재의 성추문 사건 역시 호텔 여직원의 유니폼에 묻은 미세한 정액 자국이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 이처럼 현대 과학수사에서 정액은 희석되거나 오래되어도 범인을 지목하는 강력한 무기다. 정액 속에 다량 함유된 산성 인산화효소(PAcP)를 분석하면 물에 400배로 희석된 상태에서도 정액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미 사건의 범인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정액은 있지만 정자가 없는 남자. 수사팀은 끈질긴 회의 끝에 하나의 가설에 도달했다. “범인은 무정자증 환자이거나, 인위적으로 정관수술(Vasectomy)을 받은 사람이다.” 정액은 정자와 이를 운반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액체 성분(정장)으로 구성된다. 유전자 정보의 핵심인 DNA는 정자의 머리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정관수술을 통해 정자의 이동 통로를 차단해버리면, 사정된 액체 속에는 정자가 존재하지 않게 되어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DNA를 검출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범인은 어쩌면 이 의학적 사실을 알고 자신의 범행이 완전범죄가 될 것이라 확신했을지도 모른다. 미세 증거의 반란, 요도 상피세포를 찾아라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것이 수사의 막다른 골목은 아니었다. 오히려 과학수사는 범인이 쳐놓은 방어막을 뚫기 위해 한 단계 진화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법유전자 전문가들이 투입되었다. 그들은 ‘정자’가 아닌 다른 곳에 주목했다.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모든 분비물에는 세포가 섞여 있다. 남성이 사정할 때 배출되는 정액 속에는 정자뿐만 아니라, 정액이 지나오는 길인 요도의 벽에서 떨어져 나온 ‘요도 상피세포(Urethral Epithelial Cells)’가 아주 미세하게 섞여 있을 수밖에 없다. 비록 정자는 없지만, 이 상피세포의 핵 안에는 범인의 모든 유전 정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문제는 그 양이 극도로 적다는 점이었다.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다름없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국과수 연구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남성의 Y염색체 유전자형만을 선택적으로 증폭시킬 수 있는 첨단 시약과 장비를 동원했다. 수십, 수백 번의 정밀 분석 끝에 마침내 모니터 화면에 범인의 고유한 DNA 프로파일이 떠올랐다. 범인이 자신의 신체를 개조해 흔적을 지우려 했지만, 무심코 흘린 극미량의 세포 조각이 그를 배신한 것이다. 과학이 오만을 이긴 순간이었다. 포위망 구축, “정관수술한 30대를 찾아라”확보된 DNA는 이제 나침반이 되었다. 경찰은 수사 방향을 전면 수정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했던 수사는 ‘구미 지역에 거주하는 정관수술을 받은 30대 남성’이라는 구체적인 타겟으로 좁혀졌다. 구미경찰서 강력팀은 관내 비뇨기과 병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탐문 수사에 돌입했다. 최근 수년 내에 정관수술을 받은 기록이 있는 남성들의 명단이 확보되기 시작했다. 방대했던 용의자 리스트는 빠르게 압축되었다. 과학적 증거와 현장 형사들의 발로 뛰는 탐문이 결합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범인이 숨을 곳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허무한 종말, 잠들어 있던 평범한 가장의 두 얼굴치밀하게 준비된 수사망이 조여오던 2010년 12월, 사건은 예상치 못한 극적인, 어찌 보면 다소 허무한 방식으로 결말을 맺었다. 구미경찰서 상황실에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공포에 질려 떨리고 있었다. 30대 여성이었다. “나를 성폭행한 남자가... 지금 우리 집에 있어요. 잠을 자고 있어요.” 신고자는 범행 직후 범인이 방심한 틈을 타 숨죽여 신고를 한 것이었다. 경찰은 즉각 출동했다. 사이렌 소리조차 죽인 채 도착한 빌라 2층. 문을 열고 들이닥친 형사들 눈앞에는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토록 경찰을 애먹였던 ‘구미 발바리’, 유모(당시 30세) 씨가 피해자의 침대 위에서 세상모르고 곯아떨어져 있었다. 이날 오후 6시 40분경, 술에 취해 대담하게 가정집에 침입해 성폭행을 저지른 그는, 범행 후 긴장이 풀린 탓인지 취기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잠들어버린 것이다. 현장에서 긴급 체포된 유 씨의 신원은 충격적이었다. 그는 전과자도, 사회 부적응자도 아니었다. 구미의 한 번듯한 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집에서는 두 아이를 키우는 가장이었다. 주변 사람 누구도 그가 밤마다 ‘발바리’로 돌변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유 씨는 예상대로 수년 전 자녀 계획을 마친 뒤 피임을 목적으로 정관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과수가 요도 상피세포에서 추출한 DNA와 유 씨의 DNA는 정확하게 일치했다. 과학수사의 진화와 경고이 사건은 범죄자들에게 서늘한 경고를 남겼다. 일부 성범죄자들 사이에서는 “정관수술을 하면 DNA가 검출되지 않아 잡히지 않는다”라는 잘못된 속설이 마치 팁(Tip)처럼 떠돌기도 했다. 실제로 범행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난 수술해서 괜찮다”, “신고해봐야 소용없다”라며 뻔뻔하게 조롱하는 범죄자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구미 사건은 이러한 믿음이 얼마나 어리석은 망상인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구미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오히려 유 씨 같은 무정자증 성폭행범이나 정관수술을 한 범죄자는 수사 범위를 획기적으로 좁혀주기 때문에 검거하기가 더 쉬운 측면이 있습니다. 정자가 없어도 DNA를 찾아내는 기술은 이미 완성 단계에 있습니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그 흔적을 찾는 기술은 범죄자들의 상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머리카락 한 올, 땀 한 방울, 심지어 정자 없는 정액 속의 미세한 세포 하나까지도 진실을 말한다. 2010년 구미의 겨울, ‘씨 없는 발바리’ 사건은 과학수사의 승리이자, “완전범죄는 없다”라는 사법 정의의 명제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한순간의 쾌락과 왜곡된 욕망을 위해 타인의 삶을 짓밟으려 했던 평범한 가장의 이중생활은, 결국 자신이 맹신했던 얄팍한 의학 지식과 과학의 힘 앞에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 바다 위 능선에서 계단식 논까지…남해 설흘산과 다랭이마을

    바다 위 능선에서 계단식 논까지…남해 설흘산과 다랭이마을

    경남 남해군 남면 해안은 산과 바다, 그리고 사람의 삶이 가장 극적으로 맞닿는 공간이다. 그 중심에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암릉의 산인 설흘산과 108층의 논이 계단처럼 이어지는 다랭이마을이 나란히 자리한다. 한쪽에서는 바다를 품은 산이 솟아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바다를 향해 논을 일궈왔다. 해발 488m의 설흘산은 남면 홍현마을에 자리하며 망산과 이웃한 남해의 대표 조망 산이다. 설흘산은 남면 해안도로와 더불어 일출 경관이 뛰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상에 오르면 깊숙이 들어온 앵강만이 한눈에 펼쳐지고 조선 후기 문인 김만중의 유배지였던 노도가 아늑하게 내려다보인다. 날이 좋은 날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기자기한 섬들과 남해의 망망대해까지 시야에 담긴다. 설흘산은 ‘땅 위의 산’이 아니라 ‘바다 위에 그려진 산’이라 불릴 만큼 독특한 풍경을 지녔다. 사촌마을에서 출발해 응봉산을 거쳐 설흘산 주봉을 지나 가천마을로 이어지는 약 5km의 암릉 능선은 양쪽이 거의 직벽에 가까운 바위벼랑으로 이어진다. 능선 곳곳에서는 푸른 바다가 발아래 펼쳐지고, 바다 위로 점점이 떠 있는 작은 배들까지 더해지면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바다에서 바로 시작하는 산행이지만 위험한 구간은 많지 않아 사계절 산행지로 사랑받는다. 설흘산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사람의 손으로 빚어낸 또 하나의 장관인 다랭이마을을 만날 수 있다. 다랭이마을은 선조들이 농토를 한 뼘이라도 더 넓히기 위해 45도에 가까운 산비탈을 깎고 곧추 석축을 쌓아 만든 계단식 논으로 유명하다. 108개 층, 680여 개의 논이 바다를 향해 층층이 이어지며 ‘다랑이’ 또는 남해 사투리로 ‘다랭이’라 불린다. 이 계단식 논은 2005년 국가 명승 제15호로 지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들쭉날쭉 제멋대로 생긴 논 사이에는 산책로와 전망대가 잘 조성돼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걸으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암수바위, 밥무덤, 구름다리, 몽돌해변 등을 둘러보는 데는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다랭이마을은 지금도 소와 쟁기가 농사의 필수 도구인 삶의 현장이다. 마을 인구의 대부분이 대대로 이곳에서 살아온 주민들로, 식사 시간에 앉은 자리가 곧 밥상이 될 만큼 인정이 남아 있다. 한겨울에도 눈을 보기 힘들 정도로 따뜻한 기후 덕분에 봄이면 쑥과 시금치 같은 봄나물이 가장 먼저 고개를 내밀고, 개울에는 여전히 참게가 살며 가마우지가 날아든다. 여름에는 손 모내기 체험이 이루어지고, 가을에는 감성돔 낚시와 참게 잡이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척박한 땅 위에서 이어져 온 억척스러운 삶의 방식이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마을이다. 다랭이마을은 도보 여행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인근 빛담촌을 거쳐 항촌·사촌·유구·평산 바닷가로 이어지는 다랭이지겟길과, 홍현마을에서 다랭이마을 해안 숲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은 남해바래길의 대표 노선으로 꼽힌다. 바다를 마주 보며 걷는 이 길은 남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 코스 중 하나다. 다랭이마을에서는 대표 토속음식인 멸치쌈밥과 유자막걸리를 한번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인근에는 보물섬캠핑장이 있어 하룻밤 캠핑을 즐기며 카약과 바다낚시를 체험할 수도 있고, 남해의 또 다른 명소인 금산 보리암과 연계한 여행도 가능하다.
  • 바다 위 능선에서 계단식 논까지…남해 설흘산과 다랭이마을 [두시기행문]

    바다 위 능선에서 계단식 논까지…남해 설흘산과 다랭이마을 [두시기행문]

    경남 남해군 남면 해안은 산과 바다, 그리고 사람의 삶이 가장 극적으로 맞닿는 공간이다. 그 중심에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암릉의 산인 설흘산과 108층의 논이 계단처럼 이어지는 다랭이마을이 나란히 자리한다. 한쪽에서는 바다를 품은 산이 솟아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바다를 향해 논을 일궈왔다. 해발 488m의 설흘산은 남면 홍현마을에 자리하며 망산과 이웃한 남해의 대표 조망 산이다. 설흘산은 남면 해안도로와 더불어 일출 경관이 뛰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상에 오르면 깊숙이 들어온 앵강만이 한눈에 펼쳐지고 조선 후기 문인 김만중의 유배지였던 노도가 아늑하게 내려다보인다. 날이 좋은 날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기자기한 섬들과 남해의 망망대해까지 시야에 담긴다. 설흘산은 ‘땅 위의 산’이 아니라 ‘바다 위에 그려진 산’이라 불릴 만큼 독특한 풍경을 지녔다. 사촌마을에서 출발해 응봉산을 거쳐 설흘산 주봉을 지나 가천마을로 이어지는 약 5km의 암릉 능선은 양쪽이 거의 직벽에 가까운 바위벼랑으로 이어진다. 능선 곳곳에서는 푸른 바다가 발아래 펼쳐지고, 바다 위로 점점이 떠 있는 작은 배들까지 더해지면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바다에서 바로 시작하는 산행이지만 위험한 구간은 많지 않아 사계절 산행지로 사랑받는다. 설흘산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사람의 손으로 빚어낸 또 하나의 장관인 다랭이마을을 만날 수 있다. 다랭이마을은 선조들이 농토를 한 뼘이라도 더 넓히기 위해 45도에 가까운 산비탈을 깎고 곧추 석축을 쌓아 만든 계단식 논으로 유명하다. 108개 층, 680여 개의 논이 바다를 향해 층층이 이어지며 ‘다랑이’ 또는 남해 사투리로 ‘다랭이’라 불린다. 이 계단식 논은 2005년 국가 명승 제15호로 지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들쭉날쭉 제멋대로 생긴 논 사이에는 산책로와 전망대가 잘 조성돼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걸으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암수바위, 밥무덤, 구름다리, 몽돌해변 등을 둘러보는 데는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다랭이마을은 지금도 소와 쟁기가 농사의 필수 도구인 삶의 현장이다. 마을 인구의 대부분이 대대로 이곳에서 살아온 주민들로, 식사 시간에 앉은 자리가 곧 밥상이 될 만큼 인정이 남아 있다. 한겨울에도 눈을 보기 힘들 정도로 따뜻한 기후 덕분에 봄이면 쑥과 시금치 같은 봄나물이 가장 먼저 고개를 내밀고, 개울에는 여전히 참게가 살며 가마우지가 날아든다. 여름에는 손 모내기 체험이 이루어지고, 가을에는 감성돔 낚시와 참게 잡이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척박한 땅 위에서 이어져 온 억척스러운 삶의 방식이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마을이다. 다랭이마을은 도보 여행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인근 빛담촌을 거쳐 항촌·사촌·유구·평산 바닷가로 이어지는 다랭이지겟길과, 홍현마을에서 다랭이마을 해안 숲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은 남해바래길의 대표 노선으로 꼽힌다. 바다를 마주 보며 걷는 이 길은 남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 코스 중 하나다. 다랭이마을에서는 대표 토속음식인 멸치쌈밥과 유자막걸리를 한번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인근에는 보물섬캠핑장이 있어 하룻밤 캠핑을 즐기며 카약과 바다낚시를 체험할 수도 있고, 남해의 또 다른 명소인 금산 보리암과 연계한 여행도 가능하다.
  • 동해를 품은 화강암의 성채, 두타산이 빚어낸 천하 제일경

    동해를 품은 화강암의 성채, 두타산이 빚어낸 천하 제일경

    강원도 동해시와 삼척시에 걸쳐 솟은 두타산(1,357m)은 바다와 산, 협곡과 암릉이 동시에 어우러진 동해안 최고의 명산이다. 동쪽으로는 푸른 동해바다가 있고 북쪽으로는 깊은 계곡이, 남쪽으로는 태백산맥의 중첩된 산줄기가 이어지며 사방이 서로 다른 풍경으로 열려 있다. 바닷바람과 산바람이 교차하는 지리적 특성 덕분에 두타산은 사계절 내내 전혀 다른 표정을 드러내는 입체적인 산이다. 예로부터 험준한 암봉과 깊은 계곡, 산성 유적과 사찰이 조화를 이루는 산으로 알려지며 동해안 산악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두타산의 산세는 부드러운 육산과는 결이 다르다. 온몸이 바위로 짜인 듯한 암릉과 협곡이 곳곳에 펼쳐지며 능선을 따라 오를수록 시야는 점차 수직으로 열리기 시작한다. 해발 470m 지점에 조성된 마천루 전망대에 서면 발아래로 수십 길 절벽이 곧장 떨어지고 협곡은 끝을 알 수 없는 깊이로 이어진다. 빌딩처럼 솟은 암봉과 직벽 사이를 잇는 잔도형 데크 길은 두타산이 ‘바위의 성채’라 불리는 이유를 단번에 실감하게 한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협곡 풍경은 평면적인 감상으로는 절대 담아낼 수 없는 생생한 위압감을 전한다. 두타산의 명소로는 단연 무릉계곡이다. 두타산과 청옥산 사이로 길게 펼쳐진 이 계곡은 기암괴석과 폭포, 소(沼)가 연이어 이어지며 한 폭의 산수화를 이룬다. 용추폭포와 쌍폭포, 선녀탕으로 이어지는 물길은 여름에는 서늘한 청량감을, 가을에는 불붙은 듯한 단풍의 장관을 선사한다. 너럭바위 위를 얇게 흐르는 물줄기와 그 위에 층층이 뿌리 내린 소나무 숲은 ‘무릉도원’이라는 이름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증명하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타산의 가을은 화려함보다 깊이와 무게감으로 사람을 끌어당긴다. 두타산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절경은 해발 550m 부근에 자리한 베틀바위다. 절벽 위에 또 다른 절벽이 덧쌓인 듯한 형상의 거대한 바위 능선은 보는 순간 압도적인 스케일을 전한다. 산꾼들 사이에서는 ‘베틀릿지’, ‘소금강’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며, 장가계에 비유될 만큼 이국적인 풍경으로 유명하다. 옛날 선녀가 인간 세상에 내려와 베를 짜고 하늘로 돌아갔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전망대에 서면 무릉계곡과 협곡, 수직 암봉들이 한눈에 펼쳐져 비현실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두타산 산행은 체력과 경험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가장 대중적인 코스는 관리사무소로 출발해 베틀바위, 산성터 등 협곡과 암릉, 계곡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정석 코스로 약 2시간부터 6시간 이상까지 다양한 코스가 있다. 경험이 있다면 베틀바위를 지나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코스도 추천할 만하다. 이 구간은 조망이 탁 트이고 바위 능선의 긴장감이 뛰어나 두타산의 진짜 매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다만 두타산의 정상으로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어 정상까지 방문할 계획이라면 댓재를 통해 정상을 먼저 방문한 후 산성길을 통해 내려오는 것을 추천한다. 두타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청옥산이 완만한 육산의 듬직함을 보여준다면 두타산은 굴곡진 암릉의 역동성을 전면에 드러내며 전혀 다른 산행의 재미를 선사한다. 두타산 정상에 서면 북쪽 일부를 제외한 사방이 시원하게 열린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동해 바다와 태백의 산줄기가 동시에 시야에 들어온다. 바다와 산, 협곡과 암릉, 역사와 전설이 한데 포개진 이 풍경은 두타산이 왜 ‘천하비경’이라 불리는지를 조용히 증명한다. 사람의 발길이 여전히 쉽게 닿지 않는 깊은 골짜기와 수직 절벽이 공존하는 두타산은 오늘도 동해 위에 솟은 거대한 바위 성채처럼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 동해를 품은 화강암의 성채, 두타산이 빚어낸 천하 제일경 [두시기행문]

    동해를 품은 화강암의 성채, 두타산이 빚어낸 천하 제일경 [두시기행문]

    강원도 동해시와 삼척시에 걸쳐 솟은 두타산(1,357m)은 바다와 산, 협곡과 암릉이 동시에 어우러진 동해안 최고의 명산이다. 동쪽으로는 푸른 동해바다가 있고 북쪽으로는 깊은 계곡이, 남쪽으로는 태백산맥의 중첩된 산줄기가 이어지며 사방이 서로 다른 풍경으로 열려 있다. 바닷바람과 산바람이 교차하는 지리적 특성 덕분에 두타산은 사계절 내내 전혀 다른 표정을 드러내는 입체적인 산이다. 예로부터 험준한 암봉과 깊은 계곡, 산성 유적과 사찰이 조화를 이루는 산으로 알려지며 동해안 산악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두타산의 산세는 부드러운 육산과는 결이 다르다. 온몸이 바위로 짜인 듯한 암릉과 협곡이 곳곳에 펼쳐지며 능선을 따라 오를수록 시야는 점차 수직으로 열리기 시작한다. 해발 470m 지점에 조성된 마천루 전망대에 서면 발아래로 수십 길 절벽이 곧장 떨어지고 협곡은 끝을 알 수 없는 깊이로 이어진다. 빌딩처럼 솟은 암봉과 직벽 사이를 잇는 잔도형 데크 길은 두타산이 ‘바위의 성채’라 불리는 이유를 단번에 실감하게 한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협곡 풍경은 평면적인 감상으로는 절대 담아낼 수 없는 생생한 위압감을 전한다. 두타산의 명소로는 단연 무릉계곡이다. 두타산과 청옥산 사이로 길게 펼쳐진 이 계곡은 기암괴석과 폭포, 소(沼)가 연이어 이어지며 한 폭의 산수화를 이룬다. 용추폭포와 쌍폭포, 선녀탕으로 이어지는 물길은 여름에는 서늘한 청량감을, 가을에는 불붙은 듯한 단풍의 장관을 선사한다. 너럭바위 위를 얇게 흐르는 물줄기와 그 위에 층층이 뿌리 내린 소나무 숲은 ‘무릉도원’이라는 이름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증명하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타산의 가을은 화려함보다 깊이와 무게감으로 사람을 끌어당긴다. 두타산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절경은 해발 550m 부근에 자리한 베틀바위다. 절벽 위에 또 다른 절벽이 덧쌓인 듯한 형상의 거대한 바위 능선은 보는 순간 압도적인 스케일을 전한다. 산꾼들 사이에서는 ‘베틀릿지’, ‘소금강’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며, 장가계에 비유될 만큼 이국적인 풍경으로 유명하다. 옛날 선녀가 인간 세상에 내려와 베를 짜고 하늘로 돌아갔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전망대에 서면 무릉계곡과 협곡, 수직 암봉들이 한눈에 펼쳐져 비현실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두타산 산행은 체력과 경험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가장 대중적인 코스는 관리사무소로 출발해 베틀바위, 산성터 등 협곡과 암릉, 계곡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정석 코스로 약 2시간부터 6시간 이상까지 다양한 코스가 있다. 경험이 있다면 베틀바위를 지나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코스도 추천할 만하다. 이 구간은 조망이 탁 트이고 바위 능선의 긴장감이 뛰어나 두타산의 진짜 매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다만 두타산의 정상으로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어 정상까지 방문할 계획이라면 댓재를 통해 정상을 먼저 방문한 후 산성길을 통해 내려오는 것을 추천한다. 두타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청옥산이 완만한 육산의 듬직함을 보여준다면 두타산은 굴곡진 암릉의 역동성을 전면에 드러내며 전혀 다른 산행의 재미를 선사한다. 두타산 정상에 서면 북쪽 일부를 제외한 사방이 시원하게 열린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동해 바다와 태백의 산줄기가 동시에 시야에 들어온다. 바다와 산, 협곡과 암릉, 역사와 전설이 한데 포개진 이 풍경은 두타산이 왜 ‘천하비경’이라 불리는지를 조용히 증명한다. 사람의 발길이 여전히 쉽게 닿지 않는 깊은 골짜기와 수직 절벽이 공존하는 두타산은 오늘도 동해 위에 솟은 거대한 바위 성채처럼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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