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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 잉태되는 지상낙원… 세계 여행자들의 본향

    ‘불’ 잉태되는 지상낙원… 세계 여행자들의 본향

    푸른 바다 깊은 곳 ‘마그마’ 펄펄8개 섬으로 이뤄진 600㎞ 군도빅아일랜드 등 화산 활동 활발분화 격렬해지면 관광객도 몰려킬라우에아 일대 화산 국립공원할레마우마우 분화구 지름만 1㎞수증기 분출되는 ‘스팀 벤트’ 눈길‘쿠아베이’ 다양한 바다 빛깔 절경한 여행가한테 들은 이야기다. 세상 곳곳을 다녀 본 이들이 마지막에 다시 찾는 곳이 하와이라고 한다. 하와이를 각별하게 아끼는 이들의 상찬만은 아닌 듯하다. 여행자의 본향이라 할까. 태초의 아름다움과 길들일 수 없는 원시의 공포가 함께 있다. 서울신문 렛츠고의 이번 여정은 하와이다. 가장 어린 하와이섬(빅아일랜드)부터, 청소년기에 해당되는 마우이섬과 장년기에 해당되는 오아후섬을 2회에 걸쳐 전한다. 가장 늙었으되 그만큼의 장엄한 풍경을 갈무리한 카우아이섬은, 아쉽지만 ‘버킷리스트’로 남긴다. 미국 하와이 하면 ‘라떼 시절’엔 단연 신혼여행지였다. 당시 신혼여행을 떠난 이들이 대부분 머문 곳은 하와이 주도 오아후섬이다. 저 유명한 와이키키 해변이 있는 곳.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지, 경남 창녕군 ‘부곡 하와이’ 온천이나 충북 충주시 ‘수안보 와이키키’ 온천 같은 여행지가 들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와이키키의 명성이 높았던 만큼, 이웃 섬의 아름다움은 완벽하게 가려져 있었다. 하와이가 가진 아름다움의 ‘8할’이 이웃 섬에 있는 데도 그랬다. 이제 우리 국적기가 이웃 섬까지 운항하는 세상이다.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접근성이 좋아졌고, 그만큼 이웃 섬을 찾는 이들도 늘었다.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하와이는 용암이 빚은 군도(群島)다. 가장 동쪽의 하와이섬(빅 아일랜드)부터 북서쪽 쿠레환초까지 약 3300㎞에 걸쳐 있다. 이를 ‘열점사슬’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는 해수면 위로 솟은 빅아일랜드, 마우이섬, 오하우섬 등 8개 섬으로 이뤄진 약 600㎞의 군도를 ‘하와이’란 이름으로 부른다. 먼저 하와이를 빚은 용암의 실체를 알고 가자. 그래야 좀 더 넓은 시선으로 하와이를 만날 수 있다. ‘한 권으로 떠나는 세계 지형 탐사’(이우평 지음, 푸른숲)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열점사슬은 하나의 선을 이루는 해저화산군을 말한다. 우리가 볼 수 없는 하와이의 푸른 바다 깊은 곳엔 열점(Hawaiian hot spot)이 있다. 마그마가 생성되는 곳이다. 열점 위는 지각이다. 지구과학의 ‘판구조론’에서 들어본 ‘태평양판’이 바로 여기다. 태평양판은 1년에 5㎝ 정도 이동한다. 열점은 고정돼 있는데, 위의 지각만 이동하니 수십, 수백만년의 시간이 흐른 뒤엔 하나의 사슬처럼 해수면 위로 섬만 남게 된다. 이렇게 생긴 열점사슬이 하와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열점사슬을 이미 알고 있다. 울릉도와 독도다. 울릉도와 독도 사이 바다엔 하와이 같은 해산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열점화산이 만들었다는 건 하와이와 다를 것 없다. 독도가 460만년 전에 생겼으니 하와이 ‘최고참’ 카우아이(카우아이 역사학회 기준 500만년 전)에 견줘 동생뻘쯤 되겠다. 화산섬 제주도 역시 하와이의 생성 과정과 일정 부분 비슷한 구석이 있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이 제주와 자매 결연을 맺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울릉도와 하와이의 차이는 화산 활동 유무다. 가장 먼저 방문한 빅 아일랜드는 40만~80만년 전에 생겼다. 흔히 ‘지구가 빚어지는 곳’이라 불린다. 현재도 지구상 가장 활발한 화산 황동을 벌이는 곳이 빅 아일랜드의 킬라우에아 화산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용암이 흐르며 아주 조금씩 섬이 확장되고 있다. 심지어 이를 두 눈으로 목격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하와이에 열광하는 아주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예부터 인간이 광적으로 좋아했던 구경거리가 불과 전쟁이었다. 자신의 생명이 위협받지 않는 전제에서라면 이보다 흥미진진한 게 없다. 아마 온갖 축제에서 불이 빠지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터다. 하와이 용암이 딱 이 전제를 가진 태초의 불이다. 하와이 관광청 등의 각종 통계도 이를 증명한다. ‘격렬한 분화’가 생길 때마다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몰린다. 화산 하면 보통은 ‘폭발적 분화’를 떠올린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 빚어지는 재난으로 안타까워했던 경험 탓에 우리에게도 꽤 익숙한 단어다. 반면 하와이의 분화는 완만하다. 그래서 ‘하와이식 분화’로 구분한다. 아이슬란드의 분화는 이보다 더 순해 ‘아이슬란드식 분출’이라 불린다. 분화는 지각 아래 있는 마그마가 지표면을 뚫고 용암으로 분출하는 현상이다. 일본이나 고대 이탈리아 폼페이의 분화와, 하와이식 분화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용암의 점성이다. 과학의 무게를 덜어내고 알기 쉽게 표현하면 ‘분노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본은 알려졌듯 ‘불의 고리’(환태평양 조산대) 위에 있다. 일본의 용암은 거대한 네 개의 지각판이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생긴다. 점성도 강하다. 그 싸움의 결과 엄청난 압력의 가스가 용암에 들어차게 된다. 이를 분노로 대치하면 알기 쉽다. 분노는 용암의 강한 점성에 갇혀 있다가 밖으로 나오는 순간 거침없이, 빠르게 퍼져나간다. 그 경로에 있는 모든 것들은 괴멸적인 피해를 피하기 어렵다. 하와이 바다 아래 용암은 상대적으로 분노가 덜하다. 그저 갇혀 있을 뿐이다. 점성도 약하고 진한 죽 정도로 묽다. 열점을 통해 지표면으로 솟은 용암은 꿀럭대며 아래로 흐른다. 모든 것을 태워 없애는 분노는 여전하지만, 빠르고 폭력적이지는 않다. 지구 행성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 활동을 벌이면서도 인명을 해치는 일은 드문 이유다. 그 핵심이 킬라우에아 화산이다. 2018년에도 200년 만의 강력한 분화가 발생해 32㎢에 달하는 면적이 새로 만들어졌다. 킬라우에아를 포함한 이 일대를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이라 부른다. 그중 가장 접근하기 쉽고 대중적인 공간은 할레마우마우 분화구다. ‘불의 여신’ 펠레가 산다는 곳. 그래서 ‘펠레의 궁전’이다. 밤 풍경도 아주 인상적이다. 화구호 속 용암이 꿀렁대는 모습이 꼭 악마의 아가리에서 구불대는 핏빛 혀를 보는 듯하다. 지름 1㎞, 절벽 높이 85m의 할레마우마우 분화구 주변으로 ‘크레이터 림 트레일’이 조성돼 있다. 전체 길이는 17㎞. 걷기를 즐기는 주민과 달리 관광객은 대부분 차를 타고 돌아본다. 수증기가 간헐적으로 뿜어지는 ‘스팀 벤트’ 등 볼거리 주변마다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다만 분화 소식이 들릴 때면 트레일 주변 경치 좋은 곳은 어김없이 북새통이다. 용암이 나올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불가사의한 생명체 ‘용암 귀뚜라미’처럼 현지인들이 우르르 몰려나온다.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는 킬라우에아에서 분출된 용암이 바다와 만나는 곳까지 이어진 도로다. 편도 30㎞ 정도다. 도로 주변에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전망대가 몇 개 마련돼 있다. 까슬거리는 용암대지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실제 용암이 흐르는 곳도 방문할 수는 있다. 다만 반드시 현지 전문가와 동행해야 한다. 가장 유명한 전망대는 ‘케아우호우’다. 하와이어로 ‘새로운 땅’이란 의미다. ‘케아우호우 트레일’을 따라 ‘푸우 로아 암각화’가 펼쳐져 있다. 1200~1450년경 아이를 낳은 원주민이 탯줄을 묻고, 자식의 무병장수를 비는 암각화를 그렸던 곳이다. 암각화가 2만 3000개가 넘는다. 주민들이 신성시하는 곳으로, 반드시 목재 데크 위에서 봐야 한다. 트레일이 끝나는 해안가엔 ‘홀레이 씨 아치’가 있다. 우리 식으로는 전형적인 코끼리 바위다. 이 역시 빅 아일랜드의 랜드마크 중 하나다.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 끝은 바다다. 주차장에서 용암이 바다로 떨어지는 곳까지 트레킹 길이 조성돼 있다. 편도 6㎞ 정도. 주변에 휴게소가 없어서 물과 먹거리, 트레킹 신발 등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는 해 질 무렵에 찾는 게 좋다. 사위가 붉게 물들 때 출발하면 어둑해졌을 때 용암이 떨어지는 곳에 닿을 수 있다. 어둠과 용암의 대비가 극명하다. 멀리서 보는 게 감질난다면 배로 가까이 다가가 볼 수도 있다. 보통 용암이 바다까지 흘러올 정도의 분화가 예상되는 때에만 유람선 관광 기회도 생긴다. 용암은 늘 분출되지만 다양한 이유로 바다까지 오지 못할 때가 많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2월 말 현재 유람선 관광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헬기 관광 프로그램도 있다. 다만 지갑이 홀쭉해질 건 각오해야 한다. 섬의 중심부엔 하와이 최고봉 마우나케아산(4207m)이 부드럽게 솟아 있다. 방패를 닮은 이른바 ‘순상화산체’로, 일본의 후지산처럼 폭발적 분화로 생긴 원뿔형의 성층화산과 대비된다. 완만한 산자락을 따라 도로가 나 있어 차로 쉽게 오를 수 있다. 하와이 원주민들에게 마우나케아산 정상은 우주가 시작된 성지다. 대지의 신 파파하나모우쿠와 하늘의 신 와케아가 사랑을 나눠 우주를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남반구의 칠레와 더불어 세계 최대로 꼽히는 천문대가 들어서 있다. 다만 고산병의 위험이 상존하는 데다, 새 망원경 설치 등으로 원주민과 마찰을 빚고 있는 만큼, 마우나케아보다는 이웃 섬 마우이의 할레아칼라에서 일출과 별 관측을 체험하길 권한다. 이제 빅 아일랜드의 해변 이야기다. 수많은 ‘엽서 사진’들이 모방하려 애쓰는 원초적 풍경의 해변이 많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케카하 카이 주립공원 마니오 왈리(쿠아 베이) 해변이다. 다양한 빛깔의 바다와 섬세한 모래 해변이 펼쳐져 있다. 푸날루우 블랙 샌드 비치는 이름처럼 새까만 모래가 일품이다. ■여행수첩 -하와이 화산국립공원, 미국 지질조사국(USGS) 등의 누리집 활용도가 높다. USGS 웹캠 등으로 분화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USGS에선 ‘분화 예보 이메일 서비스’도 제공한다. -킬라우에아 방문자 센터(KVC)는 수리 후 올해 말 재개장 예정이다. 핵심 기능은 킬라우에아 군사 캠프(KMC)에서 운영 중이다. 재거 박물관, 각종 전망대 등 관광 시설은 모두 정상 운영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1개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가 올랐으나 하와이는 아직 오르지 않았다. 다만 화산국립공원 등에서 1인당 30달러의 입장료를 받는다. 이웃 섬 여러 곳을 돌아볼 계획이라면 하와이의 3개 국립공원을 1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패스(55달러)를 사는 게 효율적이다. 아울러 빅 아일랜드 관광지와 주차장 대부분이 유료화됐다. 카드만 받는 무인 발권 형식이다. -빅아일랜드의 마우나 케아(4207m), 마우나 로아(4170m)와 마우이섬의 할레아칼라(3055m)는 높이가 고산병 기준(2500m)을 초과한다.
  • 尹도 특검도 항소… 내란재판부서 ‘2라운드’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죄가 인정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4일 항소했다. 조은석 특검팀도 25일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할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재판은 새로 출범한 전담재판부에서 ‘2라운드’를 맞게 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항소장을 접수한 뒤 입장문을 내고 “법정의 기록은 물론 훗날 역사의 기록 앞에서도 이번 판단의 문제점을 분명히 남겨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1심 판결이 안고 있는 사실인정의 오류와 법리 오해를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의 무리한 기소와 전제 위에 이뤄진 1심의 모순된 판단과 정치적 배경에 대해 침묵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1심 재판부가 계엄 선포 결심 시점을 2024년 12월 1일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 사실 인정 오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노상원 수첩’의 증거 능력, 윤 전 대통령의 초범·고령 등을 양형 사유로 참작해 논란이 된 점 등도 항소심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양측이 모두 1심 결과에 불복하면서 향후 재판은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가 맡게 된다. 앞서 1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된 특수공무집행방해 사건은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윤성식)에 배당돼 있다. 특검법상 상급심 선고는 하급심 선고일로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이뤄져야 하는 만큼, 대법원의 최종 확정판결은 9월 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 1심서 배척된 ‘노상원 수첩’… 尹 상급심 형량 가를 변수로

    1심서 배척된 ‘노상원 수첩’… 尹 상급심 형량 가를 변수로

    법원이 지난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에서 ‘12·3 비상계엄은 내란 행위’라는 점을 재확인하며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판결 내용을 두고 연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1심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은 ‘노상원 수첩’의 증거능력 여부가 상급심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22일 서울신문이 확보한 1234쪽 분량의 윤 전 대통령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검사는 윤 전 대통령이 약 1년 전부터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회를 제압하고 장기독재를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여건을 조성하다가 여의치 않게 되자 비상계엄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그런 경위 및 과정을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검이 증거로 제시한 ‘노상원 수첩’에 대해서도 “작성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일부 내용들은 실제 이뤄진 사실과 불일치하는 부분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계엄 선포 사전 모의의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 수첩을 수사기관에서 발견하기 쉬운 모친 주거지 책상 위에 그대로 두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이에 노상원 수첩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상급심에서 형량 등을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 전 사령관이 혼자 수첩에 끄적인 것이라면 윤 전 대통령의 장기독재 계획에 대한 증명력을 갖기 어렵다”면서 “추가 수사에서 뚜렷한 물증이 나오지 않는 한 상급심에서도 노상원 수첩을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이 사법심사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재판부의 판단을 두고도 법조계 안팎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원칙적으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내란죄에 해당할 수 없고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비상계엄의 선포로도 할 수 없는 권한의 행사, 헌법이 설치한 기관의 기능을 상당 기간 저지하거나 마비시키려는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엄선포 자체는 사법적 판단을 할 수 없지만, 사법적 테두리를 넘어서는 국헌문란 목적의 권한행사를 할 경우엔 내란죄가 성립된다는 취지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국비상계엄 상황에선 군 통치 체제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적법한 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이같은 체제 전환을 하는 것 자체가 폭동 행위에 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희범 변호사도 “자칫 대통령이 군을 동원하지만 않으면 비상대권을 남용할 수 있다는 근거로 오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법 상 내란죄를 처벌하려면 국헌문란의 목적이라는 내란죄 구성 요소를 갖춰야 한다는 면에서 단순히 요건 미비만을 이유로 처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또다른 형사소송 전문 변호사도 “비상계엄 자체가 헌법에 명시된 상황에서 계엄 선포 자체를 위법하다고 단정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란 특검팀은 오는 23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회의를 열고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 측도 이번주 중으로 항소장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에 따라 특검 기소 사건의 2·3심은 전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개월 내에 마무리돼야 한다. 이에 따라 항소심은 6월 전, 대법원 확정 판결은 9월 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치밀한 계획도 직접 폭력도 없었다” 판단… 尹 사형은 면했다

    “치밀한 계획도 직접 폭력도 없었다” 판단… 尹 사형은 면했다

    野 탄핵 시도 2024년 12월 1일 무렵 “무력으로 국회 제압” 尹 발언 언급 ‘노상원 수첩’ 증거 능력 인정 안 해‘1년 전부터 계획’ 특검 주장은 배척정성호 “양형에 중대성 반영 의문” 법원이 12·3 비상계엄 선포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특검이 구형한 사형보다 낮은 형량이다.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1년 전부터 준비했다고 봤지만 재판부는 “오랜 기간 준비한 치밀한 계획이 아니었다”며 이를 물리쳤다. 장기간 계엄을 준비한 근거로 제시된 노상원 수첩의 증거 능력도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19일 ‘계엄을 언제부터 얼마나 철저히 준비했는가’ 등을 두고 “장기간 준비해 계엄을 선포했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허술하다”고 봤다.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 등이 1년 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하고 국회를 제압해 장기 독재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2024년 12월 1일 무렵에 ‘(더불어민주당의 탄핵소추 시도 등에 대해) 참을 수 없다.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를 제압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는 것이 사건의 실체에 부합한다”고 했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에 긴급하게 결정했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여러 차례 식사 자리에서 계엄을 언급한 것을 놓고는 “어떤 의도나 구상을 내비친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단순한 불만이나 하소연, 답답함으로 볼 여지가 적지 않다”고 봤다. 또한 특검이 결심 공판을 이틀 앞두고 공소장 변경이라는 승부수를 띄우면서 대거 인용했던 이른바 ‘노상원 수첩’은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다. 수첩 상 계엄이 계획된 시점은 2023년 10월 정도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첩의 작성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데다 일부 내용은 실제와 불일치한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의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모면한 것도 이 같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 않고, 물리력의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했다. 다만 내란죄의 엄중함은 무겁게 봤다. 재판부는 “범행을 직접적으로 주도적으로 계획했고, 다수의 많은 사람들을 이 사건 범행에 관여시켜 엄청난 사회적 손실을 야기했다”며 “계엄으로 초래된 막대한 사회적 비용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내비치지 않았고, 별다른 사정 없이 출석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내란죄가 어떤 위험을 일으킬 행위 자체만으로도 높은 형을 규정하고 있는 이유로 “위험성 자체가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부의 양형은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라는 형사재판의 원칙이 적용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양형의 수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양형에 군사 반란의 중대성과 위험성이 충분히 반영됐는지는 의문이다. 실패한 내란 등을 이유로 감형을 해준 판단이 상식에 부합하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어머니 걱정하던 북한군 포로들, 강제 북송 피했다…“한국 데려오려 노력 중” [핫이슈]

    어머니 걱정하던 북한군 포로들, 강제 북송 피했다…“한국 데려오려 노력 중” [핫이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중재로 3자 회담을 가진 끝에 전쟁 포로 314명을 교환하기로 합의했지만, 교환 대상에 러시아 북한군 포로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은 오늘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국 산하 전쟁포로처우조정본부가 이번 314명의 포로 교환 대상에 북한군 포로 2명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북한군 포로 백 모(22) 씨와 리 모(27) 씨는 현재 러시아군 포로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포로수용소에 수용돼 있다. 최근 MBC ‘PD수첩’에는 수용소에서 여전히 치료받는 북한 병사들이 한국으로의 귀순 의사를 직접 밝히는 모습이 공개됐다. 만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이번 포로 교환에 북한군 포로 2명이 포함됐다면 이들은 곧장 북한 또는 러시아로 강제 송환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적군에 포로로 잡힌 데다 한국 언론과 접촉한 사실이 확인된 이상 이들에게 강제 북송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외교부는 이날 “북한군은 헌법상 우리 국민으로, 정부는 이들의 한국행 요청 시 전원 수용하고 본인들의 자유의사에 반한 러·북으로의 강제 송환은 절대 수용 불가라는 기본 원칙 및 관련 법령에 따라 필요한 보호와 지원을 제공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정부 입장을 우크라이나 측에도 이미 전달했으며, 계속 필요한 협의를 해나갈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역시 지난 5일 한국일보에 북한군 포로 2명의 국내 송환과 관련해 “계속 우리가 데려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인사가 북한군 포로와 관련해 송환 협의가 진행 중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앳된 얼굴의 북한 병사 “어머니가 살아계시는지 모르겠다”앞서 김영미 국제분쟁 전문 PD가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현지 수감 시설에서 진행한 인터뷰가 PD수첩을 통해 공개된 뒤 국내에서는 포로 시설에 수용된 북한 병사들을 하루빨리 한국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들은 지난 2024년 러시아에 파병돼 접경지 쿠르스크 전투에 투입됐다가 지난해 1월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잡혔다. 해당 인터뷰에서 리 씨는 “지금 어머니가 살아계시는지도 모르겠다. 나 때문에 잘못되지나 않았는지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또 포로가 된 상황에 대해 “살아있는 것이 불편하다. 포로가 되면 역적이나 같다. 나라를 배반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전우들은 포로가 되지 않겠다고 자폭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때 죽지 못한 후회가 앞으로의 삶에서 수백 배로 돌아올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포로인 백 씨도 “러시아 군인과 조선 군인은 다르다. 조선 군인은 포로가 될 수 없다. 포로가 됐다는 것 자체가 죄”라며 “북한으로 돌아가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로가 돼서 이렇게 구차하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배웠다”면서 “그래도 같은 사람인데 누가 죽고 싶겠느냐. 별수가 없으니까 막다른 골목에 몰리니 그런 선택을 강요받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전했다. 그는 “조선이 아닌 한국으로 갈 수 있게끔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울진 후포항은 지금 ‘게판’… 니들이 구운 게맛을 알아?

    울진 후포항은 지금 ‘게판’… 니들이 구운 게맛을 알아?

    대게 시즌이 절정을 향하는 중이다. 참 오래도 기다렸다. 무려 1년. 산란기와 금어기를 지나, 다리마다 살이 포실하게 들어찰 때까지, 꼬박 한 해가 걸렸다. 오래, 간절히 기다렸던 만큼 대게가 미각에 선사하는 감동은 아마 해일과 같을 것이다. 경북 울진군 후포항으로 간다. 나라를 대표하는 대게의 전진기지 중 한 곳이다. 쪄야 제맛? 씹는 맛은 구이가 최고울진군 후포항. 영덕군과 경계를 이루는 곳이다. 울진 대게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얼추 영덕의 강구항에 견줄 만큼 번다해졌다. 그런데 의아하다. 거의 모든 식당이 대게찜 일색이다. 그만큼 대게찜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작다는 말도 된다. 혹시 대게를 찜 외의 조리법으로 먹은 기억이 있는지? 굽거나, 날것으로 먹거나, 탕으로 끓여 먹은 기억 말이다. 바다에서 얻는 것들을 먹는 방법은 대략 저 네 가지다. 홍어처럼 삭혀 먹기도 한다. 대게는 다르다. 오로지 찜이다. 버터구이 등으로 변용해 먹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일탈이라 해도 좋을 만큼 매우 드문 사례다. 오늘도 무수히 많은 후포항의 요릿집들이 수증기를 내뿜으며 대게를 찐다. 모두 같은 도구와 같은 조리법으로 대게를 요리한다면, 그들은 무엇으로 가게와 맛의 변별적인 특성을 말할 수 있을까. ‘서울신문 렛츠고’는 후포항에서 이색 실험을 했다. 대게 구이에 도전한 것이다. 왕돌회수산 임효철(59) 사장의 도움을 받았다. 임 사장은 대게로 잔뼈가 굵은 이다. 현지에서 대게 경매사와 음식점을 병행하고 있다. 음식물은 구우면 보통 단맛이 강해진다. 양파가 대표적인 사례다. 양파를 구우면 특유의 매운맛 성분이 사라지고 설탕보다 몇 곱절 단맛이 진해진다. 과일 역시 구우면 당도가 응축되고, 풍미가 깊어진다. 그렇다면 대게도 구우면 더 맛있어지지 않을까. 이런 의문에서 시작한 실험이다. 실제 일본에선 대게를 곧잘 구워 먹는다. 돗토리현의 요나고 같은 도시는 대게 구이(야키가니)를 지역 명물이라며 홍보한다. 물론 산 대게를 곧바로 굽지는 않는다. 먼저 살짝 익힌 뒤, 다시 굽는 방식이다. 대게 산지로 유명한 홋카이도 역시 비슷하다. 고가의 대게 요릿집이 즐비한 삿포로 시내 뒤안길엔 소시민을 위해 시간제로 대게 등 해산물을 파는 식당들이 있다. 여기서도 자신의 기호에 따라 대게를 굽거나 찔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대게찜만 선호할까. 대게의 역사를 뒤져봤다. 조선시대 나라님 수라상에 올랐다는 기록은 있지만 대부분 찜이었다. 고려시대 시인 이규보, 조선 초기 서거정과 후기 김정희 등 문인들의 대게찜 예찬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요즘 식도락가들은 그럴싸한 분석까지 내놓는다. 그중 대게의 단맛은 불이 아니라 수증기에서 살아남는다는 주장이 돋보인다. 대게의 맛을 이루는 핵심 성분들이 직화에선 쉽게 분해돼 사라지는 반면 수증기로 익히면 열전달이 완만해 감칠맛 성분도 잘 보존된다는 것이다. 대게의 살은 지방이 거의 없고 수분과 단백질이 대부분이라 껍질 안에 수분을 가두고 단백질이 천천히 응고되도록 해야 자연스러운 단맛을 유지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데 대게 다리에 수분이 많아 굽기 적절하지 않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앞서 사례로 든 양파 역시 수분이 90%에 가깝기 때문이다. 수분이 날아가되 어떤 형태로 음식물에 남는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반면 대게 구이에 관한 기록은 드물다. 조선의 22대 왕 정조 때 발행된 ‘원행을묘정리의궤’ 중 수라상에 오른 대게 구이 기록이 보인다. 사실 왕이나 왕비 입장에서 검게 탄 대게 껍데기를 얼굴에 묻힌 채, 벅벅대며 긁어 먹는 모습이 그리 보기 좋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 그래서 대게 구이 실험 결과는 어땠나? 실험 참가자들의 평가는 대체로 일치했다. 요약하면, 대게 구이는 나름의 맛이 있다는 것, 더 달아지고 씹는 맛도 생긴다는 것, 살짝 탄 듯한 맛도 매력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건 다양한 맛에 대한 도전이다. 찜 일색에서 벗어날 때도 됐다. 찜해 먹기도 부족한 ‘대게님’를 구워야 하는 게 부담이라면 B급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다리가 떨어져 상품 가치를 잃은 대게를 구워 보는 거다. 그러다 노하우가 쌓이면 ‘대게의 왕’ 박달대게도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지방 성분이 상대적으로 많은 내장 부위 살점의 경우, 육류의 폭발하는 맛과 같은 ‘마이야르 반응’을 기대할 수도 있다. 대게축제 때 구이나 다른 종류의 요리에 대한 품평회를 꾸준히 열어 다양한 맛을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대게의 달달한 맛은 ‘타이밍’이다사실 대게의 맛을 정확히 알려면 녀석의 생태와 습성부터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립수산과학원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대게 관련 보고서와 논문 등을 샅샅이 뒤졌다. 우선 산란 시기부터. 맛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다. 잔인하지만, 모든 생물들이 산란을 앞뒀을 때, 혹은 겨울처럼 극심한 생명의 위협에 대비해야 할 때 몸 맛이 좋기 때문이다. 대게의 산란 시기는 3~4월에 시작돼 6월 정도면 끝난다. 법이 규정한 대게 금어기 역시 이때 시작된다. 탈피(주민은 탈각이라 부른다)도 맛에 영향을 미친다. 탈피는 외부 껍질을 벗고 한층 몸피를 키우는 것을 뜻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가 많이 소비돼 살점이 줄어든다. 대게 다리에 살점이 찬 정도를 ‘수율’이라 부르는데, 탈피를 마친 녀석은 수율도 낮다. ‘동해에 서식하는 대게류의 재생산 및 분포 특성’(2014년) 등의 연구 보고서는 “대게와 붉은대게(홍게)의 탈피 시기는 9~10월로 추정된다”고 적고 있다. 게다가 수컷 대게는 탈피를 끝내기 전에는 먹이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먹지 못해 비쩍 마른 대게가 맛이 있을 턱이 없다. 그러니까 어민들이 산란과 탈피가 끝나는 6월부터 10월(법률상 금어기와 정확히 일치한다)까지 대게를 잡지 않는 것엔 다 이유가 있는 거다. 다만 암컷(찐빵처럼 생겼다 해서 ‘빵게’라 불린다)은 탈피하지 않는다. 그래서 빵게는 수컷에 견줘 훨씬 작다. 빵게는 잡아서도, 먹어서도 안 된다. 법으로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설령 법이 규정하지 않더라도 빵게를 잡는다는 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목을 베는 것과 다르지 않다. 탈각을 막 끝낸 대게를 홑게라고 한다. 현지인들은 곧잘 홑게를 구워 먹는다. 껍질이 얇아 구운 뒤 통째 먹는다. 대게잡이 배 어민들이 소주를 마시며 대게 다리 같은 걸 오물거리고 있는 모습을 봤다면, 십중팔구 홑게를 구운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이것도 음식점에서 파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맘때 홍게는 대게 못잖게 포실지난해 나온 ‘원양어업 자원평가 및 관리 연구’ 보고서는 “대게는 현재 지속 가능한 상태”로 판단했다. 어민뿐 아니라 소비자도 잘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물망의 크기를 키워 작은 게는 빠져나가게 하고, 어미게는 절대 잡지 않고, 금어기를 잘 지킨다. 어구 역시 생분해성을 쓴다. 대게에 치명타라는 해수온 상승만 없다면 우리는 아주 오래 이 맛있는 대게를 먹을 수 있다. 세계인이 이 맛을 모르고 있다는 게 새삼 다행스럽지 않은가. 내국인끼리 먹기 경쟁도 치열한데 외국인까지 달라붙게 되면 값은 오르고 양은 줄어들 테니 말이다. 붉은대게(홍게)도 대게처럼 북풍에 맛이 들고 살점도 포실해진다. 이맘때 홍게 다리를 보면 대게 못잖게 ‘꿀벅지’다. 실팍한 살은 달고 짭조름하다. 이 시기에 눈여겨볼 또 하나의 해산물은 문어다. 요즘은 깊은 수심에 있던 문어가 얕은 곳으로 나오는 시기다. 수압 때문에 높아졌던 체내 염분이 줄고 살도 쫀득해진다. 설을 앞두고는 문어의 몸값이 상종가를 친다. 너나없이 제상에 문어를 올리는 영남 지방의 습속 때문이다. 그러다 명절이 지나면서 값이 뚝 떨어진다. 구산항이 주산지다. 그리 크지 않은 포구지만 문어를 취급하는 울진 관내의 위판장 중에선 가장 크고 이름도 널리 알려졌다. 매일 새벽 6시면 어김없이 문어 경매가 열린다. 먹고만 가기엔 아까운 후포항후포항 일대에 볼거리가 많다. 선묘용 조형물이 있는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울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다. 바다 위에 높이 20m, 길이 135m 규모로 조성됐다. 스카이워크 끝자락 57m 구간은 바닥이 강화유리여서 스릴이 넘친다. 스카이워크 뒤편의 등기산에도 후포 등대 등 볼거리가 많다. 국립해양과학관도 찾을 만하다. 특히 맑은 날 해중전망대에서 날것 그대로의 바닷속 풍경을 보는 재미가 아주 각별하다. 해중전망대는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엔 폐쇄된다. 입장은 무료다. 춥거나 궂은날엔 성류굴을 찾으면 된다. 늘 일정한 기온을 유지해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 성류굴은 2억 5000만 년 전에 형성된 석회암 동굴이다. ‘금석문의 보고’라 불릴 만큼 신라 진흥왕의 행차 기록 등이 동굴 생성물에 남아 있다. 구산항 인근의 대풍헌과 수토문화전시관도 찾을 만하다. 대풍헌(待風軒)은 수토사(搜討使)들이 울릉도로 가기 위해 바람을 기다리던 집, 수토문화전시관은 수토사 관련 기록을 전시한 공간이다. 수토사는 조선시대 울릉도와 독도를 정기적으로 순시하고 일본 어민의 불법 어로를 단속하던 관리들을 일컫는다. 울릉도와 가깝고(약 144㎞), 조류도 항해에 유리해 수토사들이 대풍헌에 머물며 출항 여부를 저울질했다고 한다. 대풍헌은 울릉도 최고의 전망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대풍감’과 호응하는 공간이다. 대풍감은 대풍헌과 반대로 울릉도에 있는 수토사들이 뭍으로 나가기 위해 풍향 등을 살피던 바위 절벽이다. [여행수첩] -‘2026 울진 대게와 붉은대게축제’가 27일~3월 2일 후포면 왕돌초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대게를 주제로 한 다채로운 상설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전통 체험 놀이마당과 요트 승선 체험, 등기산 걷기 등 체험 이벤트도 마련된다. 붉은대게를 재료로 만든 다양한 가공식품에 대한 무료 시식도 진행된다. -후포항 대게 경매는 오전 8시 언저리에, 홍게는 9시 30분께 열린다. 눈요기 삼아 찾을 만하다.
  • 2차 종합 특검에 ‘노동법 전문가’ 권창영 임명

    2차 종합 특검에 ‘노동법 전문가’ 권창영 임명

    이재명 대통령이 5일 2차 종합 특검에 권창영(사법연수원 28기)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를 임명했다. 권 특검은 임명된 이날부터 최장 170일 동안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의 미진한 부분과 새로운 의혹을 수사하게 된다. 권 특검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춘천지법,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법 등에서 판사로 재직했다.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2017년부터 법무법인 지평에서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권 특검은 노동법과 민사보전법, 해사법, 항공우주법 전문가로 꼽힌다.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과 간사로 활동했으며 해양수산부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전준철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조국혁신당은 권 특검을 특검 후보로 이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2차 종합 특검법은 지난달 16일 여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됐다. 2차 종합특검법의 수사 대상은 3대 특검에서 다루지 못했던 ‘노상원 수첩’ 관련 의혹 등 총 17가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및 외환·군사 반란 혐의,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각종 선거 개입 및 권력형 비리 의혹 등도 수사한다. 수사 기간은 수사 준비 20일을 포함해 최장 170일이며, 수사 인력은 최대 251명이다. 이에 따라 6월 지방선거 때까지 특검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병언 혁신당 선임대변인은 추천 당시 “권 후보자가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 권력남용 행위의 여죄를 파헤치는데 적절한 역량”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권 특검은 이날 서울신문에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여 철저한 사실규명, 엄정한 법리적용, 치밀한 공소유지를 통해서 헌법을 수호하고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작은 섬나라, 거대한 세계…스리랑카에서 찾은 평온

    작은 섬나라, 거대한 세계…스리랑카에서 찾은 평온

    인도 남쪽 끝에서 바다 하나 건너면 나오는 작은 섬. 보물을 찾아 모험을 떠난 신밧드의 목적지이자 마르코 폴로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고 표현했던 곳. 인도양이 억겁의 세월을 애지중지 다듬어온 해변을 따라 걷다가, 어느새 창밖으로 물결처럼 퍼진 차밭을 마주하고, 1000년을 넘게 버텨온 낡은 사원에서 미풍처럼 고요해지는 마음의 평온을 찾게 되는 나라. 짧은 이동만으로도 전혀 다른 장면을 차례차례 만나게 되는 스리랑카는 한 가지 얼굴로는 설명되지 않는 신비로운 여행지다. ●8개 세계유산 있는 작지만 큰 섬 스리랑카는 한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관광지는 아니다. 인도 옆에 붙은 탓에 인도의 일부로 잘못 아는 이도 있고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동남아 국가인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장벽처럼 작용해 상대적으로 인기도 떨어진다. 그 유명한 ‘실론티’의 실론이 스리랑카의 옛 이름인 것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 스리랑카는 대한민국의 약 65% 크기인 섬나라다. 그런데 이 작은 나라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8개나 있다. 때문에 스리랑카에 발을 딛는 여행자는 이곳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오히려 한꺼번에 밀려드는 거대한 세계를 어떻게 품어야 할지 고민을 안겨주는 여행지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 8개의 세계유산 중 스리랑카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는 시기리야 바위 요새다. 시기리야는 5세기 아버지의 왕좌를 뺏은 카샤파 왕이 혹시 모를 반란이 두려워 이곳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조성됐다. 평지 위에 홀로 솟아있는 180m 높이 바위 위에 ‘천상의 궁전’을 만들었다. 하지만 영원한 도피처란 없는 법. 카샤파 왕은 결국 동생의 공격을 받아 요새가 무너지자 자결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시기리야는 낭떠러지에 설치한 아찔한 계단을 통해 간신히 올라갈 수 있다. 바위 중턱에는 5세기경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프레스코 벽화가 있다. 상반신을 드러낸 여성들이 꽃을 들고 있는 모습인데, 천상의 존재를 상징한다는 해석이 있다. 오래전에는 500점 이상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는 20여점이 확인된다. 여행객들은 정상을 오가며 고대인들의 창의적인 도시계획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인간의 욕망과 광기, 권력의 허망함이 서린 곳이지만 동시에 이 거대한 자연을 어떻게 품고 아름답게 장식할지 고민했던 고대인들의 미적 감각을 깨닫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밀림도 장엄하지만 황홀한 풍경 아래 깃든, 여행자의 상상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이 이곳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부처 치아 지키며 꽃피운 불교문화 스리랑카를 특징짓는 또 다른 요소는 불교다. 부처는 생전에 3번 스리랑카를 방문했다고 전해진다. 인도가 같은 문화권이면서도 불교가 쇠퇴한 것과 달리 스리랑카는 지금도 전체 인구의 70%가 불교 신자다. 불교문화권 국가 특유의 안전한 치안과 친절함, 오래된 불교 유산은 스리랑카를 끌리는 여행지로 만드는 요소다. 불교 문명의 뿌리가 남은 아누라다푸라, 폴론나루와, 캔디 등의 유적지들은 관광용이 아닌 여전히 순례를 이어가는 신앙의 장소로 기능한다. 이른 아침 고요한 사원을 거닐다 하루를 기도로 시작하는 이들을 마주하게 되면 보는 이의 마음도 함께 순해지는 느낌이 든다. 불교 유적 중에 대표적인 곳이 담불라 황금사원과 불치사다. 담불라 황금사원은 기원전 1세기 아누라다푸라 왕국의 국왕이 왕위에서 쫓겨나 이곳에 머물던 것을 계기로 조성됐다. 누대에 걸쳐 사람들의 손길이 겹겹이 포개지면서 현재는 150개가 넘는 불상과 벽화가 내밀하게 배치돼 있다.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거대한 와불상은 스리랑카 불교 조각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누워서도 극락에 갈 수 있는 삶을 동경하게 만든다. 캔디의 불치사는 말 그대로 부처(佛)의 치아(齒)가 있는 절(寺)이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는 굴곡진 역사 속에서도 스리랑카인들은 목숨 걸고 부처의 치아사리를 지켜왔다. 대를 이어 소중한 마음으로 간직해온 공간이기에 불치사는 스리랑카 불교에서도 가장 중요한 성지로 꼽힌다. 부처의 치아사리는 상자에 담겨 있어 실제로 볼 수는 없다. 그래도 사람들은 향이 진한 꽃들을 앞에 놓아두고 한참을 머문다. 이곳에 모여든 수많은 이의 무람한 발걸음과 경건한 기도는 불교도가 아니더라도 숭고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기도의 힘으로 더 좋은 일들을 인생의 앞 순서에 채워 넣고 싶은 마음은 종교를 불문하고 얼마나 간절하고도 사무치는 일인가. ●세계 최고의 홍차 ‘실론티’의 생산지 스리랑카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차 한 잔을 두고 오래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일부러 마주 앉곤 한다. 어디에서든 기꺼이 내어주는 차를 한 모금, 두 모금 마시며 뻐근해진 감정을 차분히 풀어주다 보면 새삼 ‘홍차의 나라’에 와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중부 고원의 선선한 기온과 습도, 강수량 등 기후 조건은 고품질의 차를 생산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전 세계에 수요가 상당한 만큼 스리랑카의 차 산업은 의류 제조, 관광 등과 더불어 스리랑카 경제의 핵심을 차지한다. 단순히 마시는 것 이상의 경험을 하려면 고생이 따른다. 가장 느리고 가장 아름답게 스리랑카의 시간을 주행하는 완행열차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표현 그대로 ‘칙칙폭폭’ 소리를 내는 열차를 타고 대자연을 가로질러 마주하는 차밭은 열차에 탄 이의 심장마저 덜컹거리게 한다. 객차 밖으로 몸을 내밀어 건지는 인생샷은 스리랑카 여행이 주는 낭만 중의 낭만으로 꼽힌다. 긴 여정을 마치고 마시는 홍차 한 잔이 그렇게 애틋할 수가 없다. 스리랑카의 차 산업은 식민지 유산이 현재의 지역 공동체를 지탱하게 하는 독특한 산업이지만 현지인들에게는 고된 일로 인식된다. 최고 품질의 차를 만들기 위해 기계가 아닌 수작업으로 찻잎을 따는 그야말로 ‘노동집약’ 업종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름을 잭슨이라고 소개한 스리랑카 청년은 “부모님이 차 공장에서 일해서 힘들어하신다”면서 “빨리 돈을 많이 벌어서 부모님을 쉬게 해드리고 싶다”는 효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파리 투어하고 인도양 일몰까지 어쩔 수 없는 최소한의 침범은 있지만 스리랑카는 인간이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공존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지닌 나라다. 덕분에 곳곳에서 새벽바람처럼 깨끗하고 때 묻지 않은 대자연의 순수를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다. 얄라 국립공원 등에서 가능한 사파리 투어나 발라피티야에서 가능한 보트 사파리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사파리 투어를 통해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마주할 수 있고, 스리랑카 사람들이 대자연을 어떻게 향유하는지도 체감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스리랑카 국기에는 사자가 있지만 정작 스리랑카에는 야생 사자가 없다. 수만 년 전에 멸종한 것으로 보아 스리랑카가 사자가 살기에는 생태 환경이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섬나라인 만큼 인도양 석양을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여행객들은 내륙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수도인 콜롬보나 세계유산 도시인 갈 등에서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평화로운 나라에서 마주하는 평화로운 일몰은 분주하게 사느라 소중한 것을 놓치고 지낸 일상을 반추하게 한다. 매력을 한껏 과시하고 관광객들을 보채는 나라들과 달리 스리랑카는 서두르는 법 없이 요란하지 않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여행객들에 다가오는 나라다. 잘 몰라서 은근하지만 그래서 더 환상적인 이 짙은 초록의 섬은 오늘을 어떻게 숨 쉬고 살아가고 있는지, 또 얼마나 깊이 세상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는지와 같은 질문을 건넨다. 이 귀한 물음에 어떤 답을 채울지는 각자의 몫이란 현답과 함께. 여행수첩 ■스리랑카 항공 직항이 있다. 일정상 직항을 탈 수 없다면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해 현지에서 환승하면 된다. 가장 시간 낭비 안 하고 가는 방법은 방콕행 저녁 비행기를 타고 가서 방콕에서 스리랑카에 일출 때쯤 도착하는 노선을 타는 방법이 있으나 굳이 권하진 않는다. 시차는 한국보다 3시간 30분 느리다. ■성수기는 건기인 12월에서 4월이다. 하지만 현지 가이드가 추천하는 가장 좋은 여행 시기는 5월이다. 성수기가 끝나 가격이 저렴해지는 데다 사람도 많이 없고 날씨는 여전히 좋기 때문이다. 제대로 둘러보려면 2주일 이상, 알짜배기만 보려면 1주일 정도가 필요하다. ■현지 교통을 이용하면 불편하긴 하지만 정말 저렴해 배낭여행의 낭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다만 원하는 목적지에 바로 가기는 어려워 시간을 넉넉하게 배분해야 한다. 열차의 경우 스리랑카 철도청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하는 것보다 현지에서 직접 사는 게 훨씬 저렴하다. 홈페이지에는 매진으로 나와도 역에서 구입 가능하니 열차 시간을 확인하고 역에 미리 가서 구하기를 추천한다. 가이드는 현지 여행사에서 구할 수도 있지만 다녀온 사람들을 통해 직접 소개받으면 더 저렴하게 해준다. ■한국에서 일했거나 일하고 싶은 스리랑카인들이 많아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다. 관광국가이다 보니 외국인에 대해 열려 있고, 가까운 사이가 되면 조금이라도 더 잘해주려고 하니 현지인들과 적극적으로 친해지기를 권한다.
  • “보내고 싶지 않네, 엄마 같아…” 북한군 포로의 마지막 인터뷰

    “보내고 싶지 않네, 엄마 같아…” 북한군 포로의 마지막 인터뷰

    러시아에 파병됐다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목소리가 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공개됐다. 이들은 “한국에 가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히면서도, 북한으로 송환될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 1년 가까운 시간을 견디고 있었다. 그리고 인터뷰 말미, 취재진을 향해 “보내고 싶지 않네. 엄마 같아”라고 말하며 눈물을 삼켰다. 27일 방송된 MBC ‘피디수첩’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군’ 2부 ‘끝없는 전쟁’ 편을 통해 북한군 포로 리모씨와 백모씨의 근황을 추가로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1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투 중 부상을 입고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돼 현재까지 포로수용소에 구금돼 있다. 인터뷰는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 PD가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진행했다. 총상을 입은 채 생포된 리씨는 “난 처음부터 (한국으로) 가겠다고 말했다”며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서 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어디 보내줘야지 가지 않느냐”며 “안 데려가면 죽는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드론 공격으로 다리를 크게 다친 백씨 역시 “한국으로 가야 된다는 생각은 이제 확고해졌다”면서도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안다”고 했다. 그는 “내 심정을 알고 조금이라도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송환’이었다. 리씨는 북한 내부에서 러시아 파병 사실이 공개됐는지를 여러 차례 물으며 “밝혀졌다면 송환될 날이 가까워졌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북한으로 돌아갈까 봐 걱정돼 자다가도 벌떡벌떡 깬다”고 했다. 전쟁은 이들에게 끝내 이해되지 않는 물음표로 남아 있었다. 리씨는 “아직도 전쟁을 하고 있느냐”며 “작은 영토 하나를 점령하려는 건지, 러시아 전체를 차지하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백씨는 “훈련 때 듣던 총성과 실제 전쟁은 완전히 달랐다”며 “눈앞에서 방금까지 서 있던 사람이 죽는 장면을 처음 봤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들이 겪은 전장의 참혹함도 전했다. 리씨는 총알이 팔을 관통해 턱을 뚫는 중상을 입었고, 백씨는 드론 공격으로 다리를 크게 다쳐 철심을 박은 상태다. 백씨는 “부상 뒤 나흘 동안 방치돼 있다가 생포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북한으로 돌아가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리씨는 “포로가 되는 순간 역적이 된다”며 “살아 있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백씨 역시 “포로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배웠다”고 했다. 2부 방송에서 이들은 취재진이 준비한 김밥과 장아찌, 두부조림 등 한국 음식을 먹고, 탈북민들이 보낸 편지를 전달받았다. 백씨는 “한국에 가면 직접 만나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싶다”며 답장을 썼다. 그는 “응원을 받으면서 새로운 꿈과 포부가 싹트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인터뷰가 끝난 뒤, 리씨는 김 PD에게 “여기는 계속 올 수 있는 거냐”고 물었다. 그는 잠시 침묵하다 “보내고 싶지 않네. 엄마 같아”라고 말했다. 김 PD는 그의 양팔을 잡고 “나쁜 생각 하지 말고 꼭 건강하게 지내라”고 당부했다. 철창 너머로 카메라가 멀어지자 리씨는 왼손을 들어 조용히 인사했다. 이달로, 두 사람이 생포된 지 1년이 지났다.
  • 철거 앞둔 영등포 쪽방촌…임시시설엔 희망자 50%만 수용[취중생]

    철거 앞둔 영등포 쪽방촌…임시시설엔 희망자 50%만 수용[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지난 22일 찾은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은 지난해보다 한층 휑해진 모습이었습니다. 쪽방 곳곳 빈방이 생기고 대문에는 ‘보상이 완료된 건물입니다’가 적힌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안내 종이가 즐비했습니다. 영하 11도의 한파속에서 한 70대 여성 주민은 “짐을 놓고왔는데 보상이 완료돼서 집에 입장을 못한다고 한다”며 몸을 떨기도 했습니다. 올해 초 철거를 앞둔 영등포 쪽방촌은 빈방이 늘어가는 ‘사람 없는 마을’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SH 등에 따르면 영등포 쪽방촌 정비사업 대상지에 임시거주를 희망하는 주민은 지난해 집계 기준으로 195명입니다. 그러나 이들을 위해 마련된 임시거주시설은 총 96호실에 불과합니다. 산술적으로 전체 주민의 절반만이 임시거주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셈입니다. 시설에 입주하지 못한 대다수 주민은 현금 청산만 받고 거주지를 옮겨야 해 실효성 있는 이주 대책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임시거주시설 입주 계약을 마친 호수는 77개로, 남은 공실은 19개뿐입니다. 잔여 호실 계약이 완료되면 물리적으로 더 이상의 수용은 불가능합니다. 문제는 수용 한계를 초과한 나머지 쪽방촌 주민들에 대한 대책입니다. 재개발 구역의 토지주 A씨는 “공공주택사업이라면 주민을 100% 수용하는 대책을 세웠어야 했다”며 “96개 방만 지어놓고 수용 인원이 찼으니 나머지는 돈 받고 나가라는 식의 행정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임시거주시설에 입주하지 못한 주민들은 보상금을 받고 개별적으로 이주해야 합니다. SH에 따르면 임시거주시설에 입주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지구 밖으로 이사했을 때 1인 가구 기준 1000만원의 지원금이 나옵니다. 이사비는 최소면적 기준으로 88만원이 지급됩니다. 현장에서는 이 금액으로 서울 시내에서 주거지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20년째 쪽방에 거주 중인 조상현(56)씨는 “보상금 1100만 원 남짓으로는 서울 어디에서도 방을 구하기 어렵다”며 “기초수급자라 대안도 없다. 차라리 이곳에서 끝까지 버티겠다”고 말했습니다. 쪽방촌에는 ‘선택받은 자’와 ‘남겨진 자’ 사이의 극명한 온도 차가 흐르고 있습니다. 임시거주시설 입주 한 달 차인 양정원(48)씨는 “이전 방은 벌레가 들끓고 추웠지만, 여기는 시설이 너무 좋아 오히려 더울 지경”이라며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길 건너편 조씨의 3평 남짓한 쪽방은 보온 벽지를 겹겹이 발라도 입김이 나오는 냉골이었습니다. 조씨는 “뜨거운 물도 안 나와 찬물로 씻어야 한다”며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방 안에서도 두꺼운 패딩을 벗을 수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올해 초 착공이 가까워지며 남겨진 쪽방촌 주민들은 더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에는 ‘나 좀 먼저 입주하게 해달라’는 민원 전화가 올 정도”라며 “임시 시설이 깔끔하고 난방도 잘 되다 보니, 처음에는 반대하던 주민들도 임시거주시설 입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귀띔했습니다. 사업시행자인 LH·SH·영등포구는 이번달 이뤄지는 회의에서 국토교통부·서울시와 추가 입주 대책을 논의할 방침입니다. 영등포 쪽방촌 공공주택지구 사업은 낙후된 쪽방촌을 정비해 영구임대주택과 분양주택 등을 공급하는 사업으로 올해 초 착공해 2029년 입주를 목표로 합니다. 지어지는 통합 공공임대주택은 전체 782호로 주택 물량 중 370호가 영등포 쪽방촌 주민을 위한 주거 공간으로 이용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올해 초 착공부터 완공까지 임시거주시설에 입주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갈 곳을 잃게 되는 구조적 한계가 지적됩니다. 주거 안정이라는 사업 취지와 반대로 쪽방촌 주민들의 겨울은 더 혹독해지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영상) “단어장 없나? 아놔”…러 파병 북한군, 소통 막히자 분통 [핫이슈]

    (영상) “단어장 없나? 아놔”…러 파병 북한군, 소통 막히자 분통 [핫이슈]

    러시아에 파병돼 우크라이나군과 전투를 벌이는 북한 군인이 러시아 군인과 소통이 되지 않자 분통을 터뜨리는 모습의 영상이 공개됐다. 친우크라이나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엑사일노바 플러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북한군) 용병에게 ‘회색 지대’를 설명하고 있다. 아마 전선에 새로 투입된 북한군으로 추정된다”면서 30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앳돼 보이는 북한군 한 명에 펜과 종이를 들고 있고, 러시아군이 그에게 러시아어로 “우리(러시아군)도 없고 우크라이나군도 없는 곳이 회색지대”라고 러시아어로 설명한다. 그러나 북한군은 단어를 잘못 알아들은 듯 영어로 “내일?(tomorrow)이라며 여러 차례 되묻는다. 이에 러시아군은 갑작스러운 ‘내일’ 언급에 당혹스러운 듯 손바닥을 펴 보였고, 서로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달은 북한군은 “단어장 없나 이거”라고 말한다. 러시아군은 “이 친구는 지금 완전히 헤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 북한 병사는 끝내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길게 내쉬며 영상이 끝난다. 영상이 촬영된 장소는 통신 장비와 흙벽 등이 있고 군인들이 총을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참호 또는 야전 지휘소로 추정된다. 영상이 촬영된 구체적인 장소와 날짜는 확인되지 않았다.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과 러시아군의 언어 장벽으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4년 11월 우크라이나군에게 포로로 잡힌 러시아 병사는 “공격 중 북한군이 우리(러시아군)에게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북한군에게 조준해야 할 곳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우리 쪽 군인 2명이 총에 맞은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양측의 언어 장벽으로 인해 러시아군의 명령이 북한군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 국가정보원 역시 2024년 10월 국회 정보위원회 브리핑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과 러시아 군인 사이 언어 장벽으로 소통이 잘 안 되는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러시아군이 한국어 통역 자원을 대규모로 선발하는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었다. 김정은, 파병 북한군에 “조선 청년만이 할 수 있는 일”지난해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인정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파병 군인들을 대대적으로 치하했다. 지난 16일 김 위원장은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창립 80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해 “지금 이 자리에는 최근 해외특수군사작전에 출병해 조국의 존엄과 명예를 지킨 청년 군인들도 참가했다”면서 “이는 조선의 청년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 우리 군인들처럼 그 어떤 보수나 개인적 이해관계 없이 전장에 나가 조국의 명예를 지키며 명령 앞에 충실해 싸우는 군인들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이런 청년들이 있는 것은 그 무엇과도 대비할 수 없는 우리 국가의 자랑”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군 포로 2명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배웠다”다만 ‘국가의 자랑’이라던 북한군 중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이들은 한국행을 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방송된 MBC ‘PD수첩’에는 지난해 1월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2명을 인터뷰한 내용이 공개됐다. 인터뷰에 응한 북한군 포로 리 씨(27)는 “한국에 가겠다는 의지가 확실하다. 정말 한국에 갈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들지만 심정은 간절하다” 면서 “포로는 역적이나 다름없다. 나라를 배반한 것과 같다. 다른 전우들은 포로가 되지 않겠다며 자폭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때 죽지 못한 후회가 앞으로의 삶에서 수백 배로 돌아올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포로인 백 씨(22)도 “러시아 군인과 조선 군인은 다르다“며 ”조선의 군인은 포로가 될 수 없다. 포로가 됐다는 것 자체가 죄라 북한으로 돌아가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로가 돼 이렇게 구차하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배웠다. 그래도 같은 사람인데 누가 죽고 싶겠느냐. 별수가 없으니까 막다른 골목에 몰리니 그런 선택을 강요받는 것”이라면서 “조선이 아닌 한국으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과의 면담 등을 통해 여러 차례 한국 귀순 의사를 밝혀왔다. 정부는 북한군 포로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으로, 귀순 의사가 확인되면 모두 수용한다는 원칙에 따라 지원할 계획이며 이런 입장을 우크라이나 정부에도 알렸다고 밝혔다.
  • “한국으로 데려가 주세요”…러 파병 북한군 포로의 호소

    “한국으로 데려가 주세요”…러 파병 북한군 포로의 호소

    러시아에 파병됐다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목소리가 방송을 통해 상세하게 공개됐다. 이들은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가고 싶다”며 북한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처지를 토로했다. 20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군’ 1부 ‘그림자 군대’를 통해 북한군 포로 리모(27)씨와 백모(22)씨의 근황과 심경을 전했다. 인터뷰는 김영미 국제분쟁 전문 PD가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현지 수감 시설에서 진행했다. 리씨는 방송에서 “난 한국에 가겠다는 의향이 확실하다”며 “하지만 내가 정말 한국에 갈 수 있는지는 계속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심정은 간절하다”고 말했다. 백씨 역시 “조선 군인은 포로가 될 수 없다. 포로가 됐다는 것 자체가 죄”라며 “북한으로 돌아가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이 가장 크게 호소한 것은 ‘포로가 됐다는 사실 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죄가 된다’는 공포였다. 리씨는 “살아 있는 것이 불편하다”며 “포로가 되면 역적이나 마찬가지다. 다른 전우들은 포로가 되지 않겠다고 자폭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죽지 못한 후회가 앞으로의 삶에서 수백 배로 돌아올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백씨도 “포로 돼서 이렇게 구차하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배웠다”며 “명색이 조선 군인인데 적군의 포로가 돼 살아간다는 걸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같은 사람인데 누가 죽고 싶겠느냐. 막다른 골목에 몰리니 그런 선택을 강요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은 두 사람의 부상 상태와 생포 당시 상황도 전했다. 리씨는 전투 중 총알이 팔을 관통하고 턱을 뚫는 중상을 입은 뒤 생포됐으며, 현재는 회복했지만 턱에 흉터가 남아 있다. 백씨는 드론 공격으로 다리를 크게 다쳐 철심을 박은 채 목발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백씨는 “부상을 당한 뒤 나흘 동안 방치돼 있다가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혔다”고 말했다. 전투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전장에 투입됐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리씨는 “말로만 듣던 전쟁과 실제 전장은 완전히 달랐다”며 “드론에 맞아 전우의 머리와 가슴이 날아가는 장면을 직접 봤다. 심장이 아직 뛰는 걸 보고 너무 처절했다”고 말했다. 백씨 역시 “동료들이 죽는 걸 보며 눈에 살기가 돌았다. 복수하겠다고 나섰다가 더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전했다. PD수첩은 북한군이 러시아에 약 1만명 규모로 파병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으로 생포 사실이 확인된 포로는 현재까지 이들 두 명뿐이라고 전했다. 방송은 이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군 파병의 실상과 전쟁의 참혹함, 그리고 전쟁 포로가 된 이후에도 끝나지 않는 공포를 조명했다.
  • 李대통령 “무인기 침투, 北에 총 쏜 것과 같아”

    李대통령 “무인기 침투, 北에 총 쏜 것과 같아”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민간 무인기의 북한 침투 사건과 관련해 “민간인이 북한 지역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철저한 수사와 제재를 지시했다. 사건 수사 과정에서 국군정보사령부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수사가 군 당국으로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수사를 계속해 봐야겠지만 국가기관이 연관돼 있다는 설도 있더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보면 민간인이 멋대로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것인데 이는 전쟁 개시 행위나 마찬가지”라며 “북한에 총을 쏜 것과 똑같지 않으냐”고 했다. 이어 “철저히 수사해 다시는 이런 짓을 못 하게 엄중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과학기술과 국방역량이 발전했음에도 무인기가 몇 번씩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체크하지 못했느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실 출신 대학원생 오모씨는 자신이 북한에 무인기를 날렸다고 밝혔다. 무인기는 함께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장모씨가 제작했다. 오씨 등은 인터넷매체를 운영했는데 여기에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영관급 요원이 활동비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군경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는 오씨가 실제로 무인기를 북한에 날렸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TF는 오씨가 국군정보사령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함께 외부 단체의 관여 가능성까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오씨가 설립 및 운영한 인터넷 언론사는 군 공작용 위장 회사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실 근무 이력과 극우 성향 단체 활동 경력이 정보사와 서로 딱 잘 맞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또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시 문화·예술 분야에 중점 배치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전날 정상회담을 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영화 공동제작 프로젝트를 제안해 왔다며 “잘 참고하고 빨리 해 보시라”고 지시했다. 공공기관의 부실한 업무보고 태도도 재차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지적했는데도 여전히 장관이 다시 보고받을 때 똑같은 태도를 보이는 곳이 있더라”며 “어디라고 말은 안 하겠지만 좀 엄히 훈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업무보고 당시 충돌한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최근 중국·일본 정상회담 후속 조치도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일본과의 다음 셔틀외교 장소로 고향인 경북 안동을 꼽으며 숙소를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또 지난달 업무보고에서 지적한 생리대 가격 문제를 다시 언급하며 “아예 위탁생산해서 무상 공급하는 것을 검토해 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세청에 체납 관리단 규모를 더 늘리라고 지시하면서 세금을 안 내는 사람들의 체납액을 징수하면 조세 정의도 해결하고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의 미진한 부분 등을 수사하기 위한 2차 종합특검법이 의결됐다. 2차 종합특검법의 수사 대상은 앞서 3대 특검에서 다루지 못했던 ‘노상원 수첩’ 관련 의혹 등이다. 수사 기간은 수사 준비 20일을 포함해 최장 170일이며 수사 인력은 최대 251명이다. 한편 청와대와 정부가 6·3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대전·충남, 광주·전남 등의 통합에 나선 가운데 통합 지방정부에 대한 재정지원을 논의하기 위한 재정지원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 ‘2차 종합특검법’ 국무회의 의결…‘노상원 수첩’ 다시 캔다

    ‘2차 종합특검법’ 국무회의 의결…‘노상원 수첩’ 다시 캔다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의 미진한 부분과 새로운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2차 종합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주도로 해당 법안이 처리된 지 나흘 만에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20일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2차 종합특검법을 포함한 법률공포안 5건, 법률안 9건, 대통령령안 13건, 일반안건 3건 등을 심의·의결했다. 2차 종합특검법의 수사 대상은 앞서 3대 특검에서 다루지 못했던 ‘노상원 수첩’ 관련 의혹 등 총 17가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및 ‘외환·군사 반란’ 혐의,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각종 선거·권력 개입 의혹 등도 수사한다. 수사 기간은 수사 준비 20일을 포함해 최장 170일이며, 수사 인력은 최대 251명이다. 이에 따라 6월 지방선거 때까지 특검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날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국토교통부 소속에서 국무총리 소속으로 격상한 항공철도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 공포안도 의결됐다. 해당 법안은 국토부가 사고 이해 당사자일 수 있는 상황에서 국토부 소속 기관이 조사를 맡으면 독립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개정됐다. 기본사회위원회의 설치·운영 관련 규정을 담은 안건도 심의됐다.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인 기본사회위원회는 모든 사람에게 기본적인 삶을 보장해 안정적인 생활과 다양한 기회를 누리도록 하는 ‘기본사회’ 실현을 목표로, 여러 부처에서 추진 중인 관련 정책을 총괄·조정·지원하는 정책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밖에도 3대 특검의 공소 유지 및 관봉권·쿠팡 의혹 상설특검 수사를 위한 활동비 등 130억 8516만원을 일반회계 목적예비비에서 지출하는 내용의 안건도 의결됐다. 회의에서는 대통령 방중·방일 성과 및 후속 조치 계획(외교부·재정경제부), 중국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활용 확대 방안(보훈부·외교부), 재외공관 역할 재창조 이행 계획(외교부), 2026년 달라지는 민생 체감 정책(재경부), 광화문 한글 현판 추가 설치 검토(문화체육관광부) 등 5건의 부처 보고도 함께 이뤄졌다.
  • 건강도시 담은 ‘서울플래너 2026’ 20일부터 판매

    건강도시 담은 ‘서울플래너 2026’ 20일부터 판매

    서울시는 20일부터 ‘건강도시 서울’이란 주제를 담은 업무수첩 ‘서울플래너 2026’을 일반에 판매한다고 18일 밝혔다. 서울플래너 2026은 올해의 서울색 ‘모닝옐로’(Morning Yellow)로 서울의 건강함과 활력을 표현했다. 겉표지에는 힘차게 출발하는 트랙(경주로)을 연상하게 하는 숫자 26이 적혀 있다. 최근 많이 쓰이는 노출 양장제본 방식으로 면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어 편리하게 쓸 수 있다. 서울디자인재단 ‘DDP디자인스토어’ 온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 20일부터 건강도시 서울 담은 ‘서울플래너 2026’ 판매한다

    20일부터 건강도시 서울 담은 ‘서울플래너 2026’ 판매한다

    서울시는 오는 20일부터 ‘건강도시 서울’이란 주제를 담은 업무수첩 ‘서울플래너 2026’ 일반에 판매한다고 18일 밝혔다. 서울플래너 2026은 올해의 서울색 ‘모닝옐로우’(Morning Yellow)로 서울의 건강함과 활력을 표현했다. 겉표지에는 힘차게 출발하는 트랙(경주로)을 연상하게 하는 숫자 26이 적혀있다. 최근 많이 쓰이는 노출 양장제본 방식으로 면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어 편리하게 쓸 수 있다. 서울디자인재단 ‘DDP디자인스토어’ 온·오프라인 매장이나 서울관광재단 ‘서울마이소울샵 서울관광플라자점’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김지형 서울시 총무과장은 “공무원은 물론 시민과 관광객까지 더 많은 분이 플래너를 사용하며 서울의 매력을 함께 느끼고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옷 한 벌 입고 나왔는데”…구룡마을 덮친 화마, 한겨울 이재민들의 한숨[취중생]

    “옷 한 벌 입고 나왔는데”…구룡마을 덮친 화마, 한겨울 이재민들의 한숨[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옷 한 번만 입고 나왔으니 어떡하면 좋아… 어떡하면….”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화재 현장. 집이 있던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던 주민 하춘(74)씨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6지구, 불길이 지나간 자리에는 집 한 채를 제외하고 잿더미만 남았습니다. 6지구에서 40여 년을 살았다는 하씨는 텅 빈터가 된 마을을 한참 바라보다가 연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세탁기며 전자레인지, 40년의 세간살이를 한순간의 화마가 집어삼켰습니다. 하씨는 “이웃 한 사람은 아들 결혼시킨다고 가진 패물을 전부 집에 놔뒀다”며 “몸만 빠져나왔는데 패물이 남아 있겠느냐”고 혀를 찼습니다. 서울 강남에 남은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구룡마을에 지난 16일 큰불이 났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180여명의 주민들이 추운 겨울 집을 잃고 이재민이 되었습니다. 17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전날 오전 5시쯤 구룡마을 4지구에서 발생해 인접한 6지구로 빠르게 번졌습니다. “빈집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4·5·6지구 주민 258명을 대피시켰습니다.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자 소방은 한때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인근 소방서 인력을 총동원하기도 했습니다. 화재가 초진된 지 약 3시간이 흐른 오후 3시쯤. 기자가 찾은 구룡마을은 여전히 마을 입구부터 연기가 자욱했습니다. 한 차례 사투를 벌인 소방대원들은 길에 앉아 물을 마시며 잠시 한숨을 돌리고, 남은 불씨를 잡기 위해 곳곳을 오가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불에 탄 합판과 비닐 잔해에서는 매캐한 냄새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180여 명에 달하는 이재민들이 마을에 남았습니다. 구룡마을은 떡솜과 비닐, 합판 등 불에 취약한 자재로 지어진 판잣집이 밀집해 있고, 골목이 좁아 소방차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은 탓입니다. 동네 마을회관에 내려가 보니 갈 곳을 잃은 주민들이 모여 ‘임시 대책회의’를 열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당장 닥칠 겨울 추위가 걱정입니다. “다음 주에 영하 10도, 13도까지 내려간다는데 텐트 치고 버틸 수 있겠나”, “사우나, 모텔이라도 잘 곳이 필요하다”는 근심이 곳곳에서 흘러나왔습니다. 강남구청은 이재민들을 위해 인근 호텔과 사우나를 임시 숙소로 제공했지만, 지원 기간은 열흘 남짓에 그칩니다. 이재민들뿐 아니라 피해를 보지 않은 인접 지구 주민들도 겨울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화재로 마을 전체의 전기와 수도가 끊겼기 때문입니다. 2지구에 산다는 80대 주민 A씨는 “전기가 나가 보일러도 안 된다”며 “휴대전화라도 충전하려고 잠시 대피소로 내려왔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한전에서도 언제 전기가 복구될지 모른다고 하니 속이 탄다”며 전기가 들어올 때까지 컨테이너로 지어진 마을회관에서 시간을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집을 잃은 것도 서러운데, 주민들 사이에는 ‘살 곳을 아예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돌고 있었습니다. 현재 구룡마을은 내년 상반기 재개발 착공을 앞두고 있지만, 수십년간 이곳에 터전을 잡은 주민들은 ‘최소한의 살 곳을 보장해달라’며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22세부터 구룡마을에 살았다는 이모(59)씨는 “서울시가 준다는 임대아파트는 여기 노인분들이 매달 월세도 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토로했습니다. 37년 동안 살았던 집을 잃은 이씨는 직장 근처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서둘러 발길을 옮겼습니다.
  • 2차 종합특검법 본회의 통과…6·3 지방선거 특검 한복판에서 치른다

    2차 종합특검법 본회의 통과…6·3 지방선거 특검 한복판에서 치른다

    ‘2차 종합특검법(윤석열·김건희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진상규명 특검법)’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됐다. 2차 종합 특검의 수사 기간은 최장 170일로 오는 6·3 지방선거는 특검 수사 한복판에서 치러지게 됐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전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시작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강제로 종료하고 곧바로 2차 종합특검법을 처리했다. 재석 174명, 찬성 172명, 반대 2명으로 가결됐고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2차 종합특검은 3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의 미진한 부분을 추가 수사한다는 게 골자다. 수사 대상은 17개, 수사 인력은 최대 251명의 ‘매머드급 특검’이다. 또 수사 대상에는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군 각급 부대 등이 12·3 비상계엄에 동조하거나 계엄 후속 조치를 지시·수행했다는 혐의가 포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을 수사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박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제는 신공안 통치를 하려는 것이냐”며 “1차 특검과 사실상 똑같은 특검의 범위를 마구잡이로 확대하는 것은 내란 몰이로 신공안 정국을 조성해 지방선거에 악용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1대 대선 당시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윤 전 대통령의 당선이 무효 처리되고 국민의힘은 선거 보조금 약 400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앞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이석연 위원장은 “3대 특검이 파헤칠 만큼 파헤쳤고 미흡한 부분은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이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며 “자칫 정치 보복으로 비칠 수 있으므로 거둬들이는 게 좋겠다”고 우려한 바 있다. 야권은 2차 종합특검을 ‘내란몰이 특검’, ‘지방 선거용 특검’, ‘정치 보복 특검’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차 특검법에 반대하며 전날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고,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19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야당탄압 정치보복 3대 특검 연장법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고 여야 간 재협상을 지시하시라”라며 “이대로 여당의 뜻대로 3대 특검 연장법을 일방 처리하면 6·3 지방선거는 특검의 개입으로 최악의 불공정 선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2차 특검을 통한 ‘내란 잔재 청산’을 예고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2차 종합특검으로 내란 잔재를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종합특검법 통과와 윤석열에 대한 사법적 심판이 시작된다”며 “민주당은 내란과 국정농단의 진실을 한 치의 의혹도 없이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6개월간의 3대 특검은 성과를 냈지만, 내란과 국정농단의 전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노상원 수첩,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매관매직 의혹은 모두 후속 특검이 밝혀야 할 중대 범죄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 구로구, 저소득층 한방·내과 무료 진료 사업 운영

    구로구, 저소득층 한방·내과 무료 진료 사업 운영

    서울 구로구가 올 한 해 동안 저소득층 한방·내과 무료 진료 사업을 운영한다. 이번 사업은 구로구 의사회‧한의사회와의 협약을 통해 관내 한방·내과 진료가 필요한 저소득층 주민에게 진료비 일부를 지원해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건강보험료 지역가입자 월 1만 5480원 이하 또는 직장가입자 월 7만 3280원 이하인 구로구민 중 건강보험가입자 하위 20% 세대에 해당하는 만 65세 이상 어르신(1961년 이전 출생자)과 중증장애인(장애등급 1~3급)이다. 대상자는 구로구보건소에 방문해 한방쿠폰북 또는 진료수첩을 발급받은 뒤 지정된 한방의료기관 및 협약내과 이용 시 진료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한방진료의 경우 1회 진료 금액이 2만 5000원 이하일 경우 본인부담금이 전액 면제되며, 내과진료는 기본진찰비 중 본인부담금이 지원된다. 진료는 1인당 월 최대 4회, 연간 48회까지 이용할 수 있다. 단, 진료 횟수는 최대 월 4회로 잔여 진료 횟수는 다음 달로 이월해 사용할 수 없다. 장인홍 구로구청장은 “이번 사업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과 중증장애인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더 많은 대상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머뭇거림 ‘툭’ 내려놓고… 대지의 품에 ‘쿵’ 안기네

    머뭇거림 ‘툭’ 내려놓고… 대지의 품에 ‘쿵’ 안기네

    한라산은 제주 여행의 성배 같은 곳이다. 한라산이 제주도이고, 제주도는 곧 한라산이다. 물리적으로 한라산과 제주도를 구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제주가 한라산 분출로 만들어진 화산 지형이라서다. 한라산이 제주 여행의 절정이긴 하지만 정상 등정을 도모하는 이는 많지 않다. 무엇보다 긴 산행 시간이 부담이다. 어디를 들머리로 삼아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걸어야 한다. 서울신문 렛츠고의 이번 여정은 오래 외면했던 한라산 완주다. 사실 한라산 정상(1950m) 등반 시도는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도시인의 삶과 자연의 시간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 영주 십경(열 곳의 제주 경승지) 중 제6경이라는 녹담만설(鹿潭晩雪·백록담의 늦은 겨울 눈)을 보겠다고 항공권을 예약하면 폭설로 입산이 통제되고, 간신히 때를 맞춰놓으면 눈이 녹아버리곤 했다. 강풍 등 기상 악화로 통제되는 경우도 있다. 꽃 보기는 더 어렵다. 한라산 정상 부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 식물 시로미와 암매가 꽃을 틔우는 시기를 맞추는 게 도회지의 월급쟁이로서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니 자신이 원하는 걸 한라산이 쉬 내줄 것이라 기대하지는 마시라. 몇 차례인가 문을 두드리다 보면 언젠가 한 번은 선경을 선사해 줄 것이란 믿음이 외려 현실적이다. 산의 정상은 거의 예외 없이 ‘봉’이란 이름을 갖는다. 지리산 천왕봉, 설악산 대청봉이 그렇다. 한라산은 정상이 백록담이다. 화산이 분출된 화구호(火口湖)라 그렇다. 그러니까 백록담을 굽어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가 정상인 거다. 현재 백록담 남벽은 출입 통제 중이니, 북벽 일대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다. ●정상까지 갈 수 있는 코스는 2개뿐 한라산 등산 코스는 모두 다섯개다. 이 가운데 세 코스는 백록담 남벽 아래 분기점이 종착지다. 더 오를 수는 없다. 정상까지 갈 수 있는 코스는 두 개다. 출발지의 이름을 따 각각 성판악, 관음사 코스라 불린다. 두 구간은 반드시 한라산탐방예약시스템을 통해 예약해야 한다. 하루 1500명이 상한이다. 성판악 코스 1000명, 관음사 코스 500명이다. 예약 과정이 마무리되면 QR코드가 생성된다. 이 코드가 있어야 중간중간에 마련된 통제소를 통과할 수 있다. 평일엔 두 코스 모두 한갓진 편이다. 문제는 주말 등 쉬는 날이다. 성판악 코스가 꽉 차면 관음사 코스로 예약할 수밖에 없다. 이쯤에서 두 코스의 차이를 비교해 보자. 산객들마다 입장이 팽팽하게 갈린다. 대부분은 성판악 코스를 선호한다. 거리는 편도 9.6㎞로 다소 길지만 난코스가 적어 상대적으로 오르기 수월하다. 관음사 코스는 편도 8.7㎞다. 두 구간의 거리 차는 얼추 왕복 2㎞에 달한다. 산길 2㎞는 작지 않은 차이다. 그래서 관음사 코스를 ‘백록담 최단 코스’라 부르기도 하는데, 사실 이는 함정이다. ‘최단’에는 ‘가장 빨리’라는 의미가 담겼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빨리 오를 수는 없다. 한라산 국립공원 누리집에도 성판악 코스는 편도 4시간 30분, 관음사 코스는 5시간이라 소개하고 있다. 관음사 쪽의 시간이 더 걸리는 건 코스 대부분이 가팔라서다. 들머리 구간을 벗어나면 평탄하던 길이 안면을 싹 바꾼다. 그제야 돌아가기엔 너무 먼 거리를 걸어왔다는 걸 절감한다. 두 번째는 풍경이다. 성판악 코스는 속밭 대피소까지 4㎞ 남짓 숲길을 걷는다. 산책로 수준의 밋밋한 오르막이 줄곧 이어진다. 주변에 숲 외엔 볼거리도 별로 없고, 하늘도 막혀 답답하게 느낄 수 있다. 대신 이 길은 새벽에 걸으면 된다. 어차피 한라산 등반을 계획했다면 일찍 출발해야 한다. 해가 짧은 겨울엔 더 그렇다. 코스 중간에 통제소가 있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정상 방면 등반이 제한된다. 성판악에서 출발하면 서서히 주변이 밝아지는 걸 느끼며 생각을 고르기에 딱 좋다. ●새벽 산행서 얻는 ‘사라오름’ 절경 게다가 이 코스엔 사라오름이란 절경이 있다. 여기도 백록담처럼 작은 산정호수다. 이른 아침 흰 눈에 덮인 풍경이 무척 곱다. 들새, 노루 등 동물 친구도 만날 가능성이 높다. ‘등린이’(등산 초보)나 여성 등산객은 사라오름까지만 보고 가는 경우도 흔하다. 더 좋은 건 관음사 코스의 절경들을 하산길에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관음사 코스로 올라가면서도 절경과 마주할 수는 있다. 다리쉼 할 겸 뒤돌아보면 시원하고 장쾌한 제주의 풍경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이는 감탄보다 아쉬움, 혹은 절규에 가깝다. 왜 이 풍경을 하산하며 여유 있게 볼 수 없었던 걸까. 땀에 젖어 바삐 오르다 보면 봐야 할 것도 놓칠 가능성이 크다. 등산객 상당수는 원점회귀를 하는 편이다. 그러니까 성판악으로 올라 성판악으로 내려오는 것이다. 원인은 대부분 차량이다. ‘치열한 주차 전쟁에서 승리’해 자리를 확보했으니 당연히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한데 단언컨대, 이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코스 구성이다. 한라산의 매력을 절반밖에 보지 못해서다. 택시로 1~2만원 정도면 관음사에서 성판악까지 오갈 수 있다. 이런 코스 구성을 택하는 등산객이 적지 않아 택시 잡기도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다. 약간의 돈과 시간을 아끼겠다고 코스 하나를 버리는 건 명백히 손해다. 그래서 결론은? 여명 무렵에 성판악을 출발해 백록담을 찍고 관음사로 하산하는 게 베스트다. ●시원하고 장쾌… 관음사서 본 풍경 새벽 5시. 성판악 탐방안내소의 문이 열리는 시간이다. ‘오픈런’을 즐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늘엔 별이 총총이다. 먼저 간 이의 랜턴 불빛을 보고 천천히 걷는다. 숲의 공기는 맑고 차다. 그리고 적요하다. 숲 밖에선 강풍이 불어도 안에선 사방을 둘러친 나무들이 완벽히 방풍림 구실을 해 안온하다. 속밭대피소까지 2시간가량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다 난코스가 시작된다. 30분 남짓 가쁜 숨을 내쉬고 나면 사라오름 갈림길이다. 대다수의 등산객이 머뭇거리는 지점이다. 사라오름을 돌아보려면 왕복 1시간은 족히 넘길 터다. 이미 허벅지가 팍팍해질 만큼 걸은 뒤라 건너뛰라는 유혹이 불길처럼 일어난다. 사라오름은 제주 368개 오름 중에서 가장 높은 곳(1324m)에 있다. 오름 정상에 호수도 품었다. 남원의 물영아리오름이나 교래리의 물찻오름에도 호수가 있지만, 구름이 지나는 길목에 있는 사라오름은 어딘가 더 신령스러운 느낌이다. 호수 옆 조붓한 길을 따라 사라오름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서귀포 쪽 풍경이 눈에 담긴다. 한라산에서 흘러내린 대지와 그 너머의 바다가 자못 장쾌하다. 다시 원래 구간으로 돌아오면, 진달래밭 대피소(성판악에서 7.3㎞)까지 난코스가 계속된다. 안내판에 붉은색으로 표시된 구간이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백록담까지 2.3㎞ 구간도 표시된 색만 다를 뿐 내내 오르막이다. 그래도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늘이 툭 터지면서 펼쳐진 빼어난 풍경 덕에 힘든 것도 잊힌다. 한라(漢拏)는 은하수(漢)를 당길(拏) 만큼 높은 산이란 뜻이다. 봉우리가 평평해 두무악(頭無岳), 솥을 닮아 부악(釜嶽)이라 불리기도 한다. 백록담은 ‘은하수와 맞닿은 곳’에 있는 분화구 호수다. 둘레는 1720m다. 동서가 약 600m로 남북 약 400m보다 긴 타원형이다. 1966년 천연기념물,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백록담 북벽서 열리는 광대한 제주 백록담 북벽에 서면 광대하고 원만한 풍경이 열린다. 남벽이 가린 지역을 제외하고 제주의 모든 것이 낱낱이 눈에 들어온다. 백록담 표지석에서 인증샷을 찍으려면 10~20분은 족히 줄을 서야 할 만큼 북새통이지만 그조차 슬로우 모션처럼 느리게 흘러간다. 노산 이은상이 ‘한라산 등반기’에 쓴 표현 그대로다. “진정할 수도 없고, 진정할 것도 없느니라. 네 가슴이 터지는 대로 두어라. 네 가슴이 외치고 싶은 대로 지금 이 정상에 서서 노래하라. 천지를 향하여 노래하라.” 한라산 정상 언저리엔 암매, 시로미, 구상나무 등 진귀한 식물이 많다.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가 각별하다. 암매는 돌매화의 한문 표현이다. 높이가 3~5㎝에 불과해 풀처럼 보이지만, 엄연한 나무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무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도 적색 위급(CR) 등급에 올라 있다. 시로미는 불로초를 구하러 제주에 온 중국 진나라 서불이 불로장생의 약으로 여겨 가져갔다는 식물이다. 1속1과의 한국 특산 식물로, 한라산에서 시로미가 사라지면 종 자체가 지구에서 없어지는 것과 같다. 대부분 정상에서 내려가려면 아쉬움이 남는 법이다. 한라산에선 그럴 필요가 없다. 우리에겐 아직 관음사 코스가 남아 있다. 성판악 코스에서 보았던 풍경이 원만하면서도 장쾌했다면 관음사 코스는 독특한 산세와 기이한 풍경이 압권이다. 장구목, 개미등, 삼각봉, 왕관릉, 구린굴, 탐라 계곡 등 현무암이 만든 경승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조선 후기에 제주 목사를 지낸 김상헌(1570~1652)은 일기 형식의 ‘남사록’에 이렇게 적고 있다. “바다 가운데 솟은 산이라 험난할 것이 없을 듯하다. 그러나 기어오르면서 그 속을 다녀본다면 높고 날카로운 바위와 낭떠러지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골짜기들은 곤륜산의 둔덕과 판동의 골짜기와 유사하여 세속을 떠난 정결하고 기이한 맛이 많다.” ●알려지지 않은 명소 ‘산천단과 곰솔숲’ 하산길에 꼭 들러야 할 명소 두 곳 덧붙이자. 관음사는 제주 근대불교의 발상지쯤 되는 곳이다. 관음사 코스 들머리에서 다소 떨어져 있다. 산천단은 예전 제주 사람들이 백록담에 오르지 못할 때 대신 하늘에 제사 지내던 곳이다. 거의 알려지지 않았는데, 곰솔(천연기념물) 숲만 보기 위해서라도 찾을 만하다. 곰솔은 신이 땅으로 내려오는 통로라 믿었던 나무다. 수령 500~600년, 평균 높이 30m에 달하는 거대한 곰솔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여행수첩] -한라산 관음사 쪽 내리막길은 급하고 길다. 안전을 위해 등산 스틱, 아이젠 등 보조 장비가 필수다. -등산 코스 중간중간에 통제소가 있다. 오를 때뿐 아니라 내려가는 시간도 통제하기 때문에 안내판에 적힌 시간을 꼭 확인한 뒤 시간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내륙의 산과 달리 한라산엔 샘 등 마실 물이 거의 없다. 식수는 많이 준비해 가는 게 좋다. -한라산 국립공원 누리집에 성판악 코스는 왕복 9시간, 관음사 코스는 10시간이라 적고 있다. 전문 산악인이 아닌 일반 등산객은 이보다 늘려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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