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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플러스 셧다운 위기 속 美로 날아간 MBK… ‘고려아연 리셉션’ 모순적 행보

    홈플러스 셧다운 위기 속 美로 날아간 MBK… ‘고려아연 리셉션’ 모순적 행보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대주주로 있는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로 ‘전국 대형마트 영업 중단’ 사태를 맞은 가운데, 미국에서는 고려아연의 투자 프로젝트를 주제로 리셉션을 개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포트폴리오 기업의 생존 위기는 뒷전인 채, 경영권 분쟁 중인 기업의 해외 성과를 내세우는 대외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등에 따르면 MBK와 영풍은 지난 9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주의 한 호텔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통합 제련소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 관련 리셉션을 열었다. MBK와 영풍 측은 이 자리에서 현지 로비업체와 지역 인사들을 초청해 자신들을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그룹’으로 소개하며 해당 프로젝트의 핵심 지원 주체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MBK는 이와 관련해 체크메이트 퍼블릭 어페어스를 비롯한 미국 로비업체 3곳을 잇달아 선임하며 미국 정·재계를 상대로 한 대외 활동을 펴고 있다. 그러나 고려아연 노조와 핵심 기술진이 경영권 분쟁 초기부터 MBK와의 동행을 거부해 왔으며 과거 MBK가 해당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고려아연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반대하며 가처분을 신청했던 전력이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면 MBK가 발등의 불을 꺼야 할 국내 상황은 참담하다. 운영자금이 고갈된 홈플러스는 지난 13일부터 전국의 대형마트 영업을 임시 중단했다. 서울회생법원이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한 가운데 오는 17일까지 회생계획 이행에 필요한 2,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실상 청산 수순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음에도 MBK의 지원은 소극적이다. 협력업체와 투자자 피해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MBK는 메리츠금융그룹이 제공하는 긴급운영자금 2,000억 원 중 1,000억 원에 대해서만 연대보증을 서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14일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노조와 김광일 MBK 부회장의 면담마저 당일 오전 MBK 측의 일방적인 연기 통보로 무산되며 극심한 노사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국회 정무위원회는 MBK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국민연금공단에 MBK 관련 투자 및 위탁운용사 자격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MBK 측은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성격이 다른 사안을 무리하게 연결 짓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MBK 파트너스는 “미 제련소 사업의 전략적 가치를 부인하거나 반대한 적이 없으며 가처분을 제기했던 것은 대주주를 배제한 비정상적인 유상증자 방식을 막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홈플러스 기업회생은 고려아연 투자 건과는 전혀 다른 현안으로 정상화를 위해 법적 테두리 안에서 최선의 해결책 도출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사모펀드의 무책임함을 지적하는 업계의 시선은 냉랭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영업 중단과 청산 위기, 노조와의 면담 불발 등 MBK가 해결해야 할 국내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고려아연 프로젝트의 핵심 협력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는 행사를 개최했다”며 “정작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해 온 고려아연 경영진 및 기술진과는 대립을 이어오면서 대외적으로는 프로젝트를 대표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는 메시지를 낸 것은 모순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 직원도 몰랐다… 홈플 전지점 ‘황당 셧다운’

    직원도 몰랐다… 홈플 전지점 ‘황당 셧다운’

    사측 “자금 고갈… 더는 운영 못 해”노조 “출근 후 오픈 직전 퇴근 지시주말 반값 할인도 휴점 포석” 분통임대업주도 사전 통보 못 받아 혼란회생절차 재개 불투명… 파산 수순 홈플러스가 13일 오전 개장 직전 돌연 67개 대형마트 전 점포의 임시휴업을 발표했다. 노동조합은 사전 통보 없는 ‘기습 휴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고객과 직원, 입점 점포들은 혼란 속에 하루를 보냈다. 홈플러스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운영자금이 모두 고갈돼 상품대금 지급은 물론 유틸리티 비용 등 매장을 유지하기 위한 운영비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매장을 정상 운영할 수 없어 보안 및 안전 유지를 위해 이날부터 상황 변화가 있을 때까지 본사 및 대형마트 매장 모두 임시휴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에 대한 즉시항고 기한인 20일까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영업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성명을 내고 “사측이 아무런 사전 공지 없이 오늘 아침 출근한 직원들에게 즉시 퇴근을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직원들이 오전 8시~9시에 출근을 마치고 영업 준비를 하던 중, 본사가 9시 51분에서야 경영진 명의로 휴업 사실을 공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노조는 지난 10일 전국 매장에서 전 품목 반값 할인 행사를 벌이면서 사측이 “영업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놓고 입장을 뒤집었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에는 청와대 앞에서 정부 개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기습적으로 청와대를 향해 뛰어갔고 이에 소란이 일었다. 그는 도로에 누워 “이렇게 영업을 중단하면 우리는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며 절규했다. 홈플러스 본사는 점주가 원할 경우 입점업체는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했지만, 마트 휴업에 방문객이 급감하자 업주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업주는 통화에서 “원하면 영업을 할 수 있다지만 힘없는 임차인들에게 선택권이 어디 있느냐”며 “폐점 낙인이 찍히면서 매출이 뚝 떨어졌고 손님들이 이제 어디로 옮기냐고 물어본다. 10년 가까이 쌓아온 자리에서 옮길 수도, 버틸 수도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지난달 37개 점포의 문을 닫은 홈플러스가 나머지 점포까지 문을 닫자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법원은 오는 20일까지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확보 방안이 제출되면 회생절차 연장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자금 조달 방안을 두고 MBK파트너스와 채권단인 메리츠금융 사이에 이견이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9일 양측과 회동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향후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를 밟을 경우 채권 회수를 둘러싼 이해관계자 간 갈등도 상당할 전망이다. 특히 홈플러스는 메리츠 등 채권단이 담보권을 설정한 부동산 외에 현금성 자산이 거의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가 문을 닫으면 직원 약 1만 2000명과 협력업체 4600여 곳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간접고용 영향까지 더하면 타격은 더 클 전망이다.
  • 정부, 나프타 수출제한부터 푼다… 중동 대응조치 정상화 시동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면서 정부도 중동전쟁으로 내렸던 비상조치의 정상화에 나섰다. 첫 단추로 ‘산업의 쌀’ 나프타에 대한 수출 제한을 푸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21일 “중동 정세 추이를 살펴보며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를 조기에 폐지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중동전쟁으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의 수입이 막히자 지난 3월 27일 0시부터 국내 정유사가 생산하는 모든 나프타의 수출을 금지하고 국내 수요처로 돌렸다.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는 ‘셧다운 공포’에 휩싸인 국내 석화 공장에 ‘인공호흡기’ 역할을 했다. 이후 정부는 미국, 인도 등으로 나프타 공급망을 다변화하면서 중동 의존도를 낮춘 끝에 지난달부터 나프타 확보량을 평시 대비 83%까지 끌어올렸다. 석화 기업들도 현재 고비를 넘기고 안정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50%대까지 떨어졌던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은 최근 70~80% 수준으로 전쟁 전 평상시 가동률 80%에 육박했다. 이에 정부는 8월 말까지 적용하기로 했던 ‘나프타 수출 제한 및 수급 조정에 관한 고시’를 조기에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개월간 국산 나프타 수출 제한에도 주요 수출국인 중국·일본·싱가포르와의 통상 관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정유사의 석유 공급가격 상한선을 설정해 오름세를 차단한 석유 최고가격제 종료도 검토 대상이다. 정부는 일단 지난 19일 0시부터 적용될 7차 최고가격 고시를 보류하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가 최근 한 달간 30% 급락해도 국내 기름값은 여전히 ℓ당 2000원대가 유지되고 있어서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보실장은 “이번 주 초까지는 추이를 살펴볼 계획”이라면서 “호르무즈 상황, 민생과 재정 부담, 해제 후 국내 유가 수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종료 시점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의 ‘호르무즈 통항료’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새로운 위기로 떠오를 조짐이다. 이란이 “60일 동안은 무료로 하고 향후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앞서 이란은 전쟁 중 통항료로 한 척당 200만 달러(약 30억원)를 언급한 바 있다. 이는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싣는 초대형 유조선(VLCC)을 기준으로 1배럴당 1달러다. 연간 중동산 원유 수입 규모가 7억 배럴임을 고려했을 때, 이란의 통항료가 현실화하면 연 7억 달러(1조원)의 에너지·물류비 부담이 생기게 된다. 이는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국내 유가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 K방산에 ‘큰 건’ 오나…‘핵잠수함 5척 동시 셧다운’ 초유의 사태, 나토 전력 붕괴 [밀리터리+]

    K방산에 ‘큰 건’ 오나…‘핵잠수함 5척 동시 셧다운’ 초유의 사태, 나토 전력 붕괴 [밀리터리+]

    영국 해군이 자랑하는 최첨단 공격형 핵잠수함들이 한꺼번에 운용 불가 상태가 되면서 단 한 척도 출격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해군의 핵심 수중 전력인 애스튜트(Astute)급 핵잠수함 5척 전체가 기술적 문제와 정비 지연으로 전원 입항 상태”라고 보도했다. 운용 불능 상태에 빠진 애스튜트급 핵 공격 잠수함 5척은 영국 BAE 시스템스(BAE Systems)에서 건조한 HMS 애스튜트, HMS 앰부시, HMS 아트풀, HMS 오데셔스(Audacious), HMS 앤슨(Anson) 등이다. 현재 해당 핵잠수함들은 모두 정비를 위해 핵심 수리 시설인 데번포트 해군기지에 정박 중이다. 정비 지연이 길어지고 부품 부족과 도크 공간 부족 등의 문제를 고려하면 이들 모두 수개월에서 길게는 2년 가까이 계류할 수 있다. 애스튜트급 핵 공격 잠수함은 영국이 보유한 것 중 가장 생존성과 재래식 전략 타격 능력이 뛰어난 잠수함으로 꼽힌다. 주로 전략핵잠수함(SSBN)이 안전하게 바다로 나갈 수 있도록 주변의 적 잠수함과 위협을 미리 탐지하고 제거하는 방패 역할을 수행하며, 초저음향 탐지 기능, 토마호크 지상 공격 미사일, 스피어피시 중량급 어뢰, 첨단 정보 수집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번 사태는 총 건조비 122억 파운드(한화 약 25조 21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공격형 핵잠수함 전력의 작전 가능 전력 기준 가동률이 0%로 추락했음을 의미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방산망에 허점이 드러난 이번 사태로 한국 방위산업의 공급망 진입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가장 위험한 시기에 나토 방어 부담 증가특히 이번 사태는 미국이 유럽 내 나토 방위 태세에서 잠수함과 구축함 등 핵심 수중 전력 제공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결정함에 따라 유럽의 안보 공백이 심화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더불어 나토와 러시아 간의 고조되는 지정학적 긴장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영국 해역과 북대서양 일대에서 러시아 해군과 첩보 선박의 활동 및 영해 침범은 약 30% 증가했다. 러시아는 특히 해저 통신 케이블과 가스관 등 핵심 인프라를 노린 정찰 및 위협 활동을 늘리는 추세다. 리처드 존 나이트 영국 국방참모총장은 “러시아가 우리의 방어 체계를 탐색, 도전, 시험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안보 상황은 냉전 이후 내가 경험한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규정했다. 영국의 핵잠수함 전력 공백은 곧 나토의 핵심 전력의 부재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나토 안팎에서는 이를 보완할 방안으로 한국의 3000톤급 이상 잠수함(KSS-III)이 강력한 대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은 상선·군함 통합 MRO 체계와 빠른 납기,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 몇 안 되는 국가로 평가된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MRO 역량과 풍부한 수출 경험을, 한화오션은 잠수함 창정비 및 해외 창정비 기술 지원 경험을 내세우고 있어 더욱 관심을 받는다. 앞서 지난 4월 캐나다 나토협회는 “한국의 KSS-III는 캐나다가 수중 전력에서 ‘능력 공백’을 겪을 위험을 줄여준다”면서 “한국은 나토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캐나다가 신뢰할 수 있는 안보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최소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에서 최종 평가를 앞둔 한국이 나토의 수중 안보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 영국에 미칠 영향영국 해군은 가용 자산을 총동원해 영해 방어에 나설 방침이지만, 수중 작전의 핵심인 핵잠수함 부재로 인해 북해 레이더망과 대잠항공기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캐나다가 한국산 잠수함을 선택할 경우 한국의 잠수함 기술이 북극·북대서양·태평양 작전 환경에서 인정받는다는 의미가 된다. 더불어 나토의 핵심국인 캐나다가 한국 잠수함의 대양 작전 능력과 운용 신뢰성을 검증할 경우, 영국을 비롯한 유럽권 국가들의 관심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 이미 나토는 한국의 해양 방산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나토 주재 30개국 대사단은 지난 4월 HD현대의 연구·개발 시설을 직접 방문해 잠수함과 무인수상정 기술을 점검한 바 있다. 유럽의 방산 공급망 부재 또는 붕괴가 역설적으로 한국 방위산업의 도약 기회를 제공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체감 38도면 ‘폭염중대경보’…노인일자리 야외활동 전면 중단

    체감 38도면 ‘폭염중대경보’…노인일자리 야외활동 전면 중단

    폭염특보 체계에 최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새로 생기면서 올여름부터 폭염 대응 수위가 한층 높아진다. 앞으로는 체감온도 38도 이상이거나 기온 39도 이상이 하루만 예보돼도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다. 이 경우 거동이 불편하거나 농어촌 야외작업을 하는 고위험군 취약노인은 하루 두 차례 안부 확인을 받는다. 보건복지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여름철 취약계층 보호대책’을 발표했다. 이달 1일부터 기상청 폭염특보 체계가 기존 ‘주의보-경보’ 2단계에서 ‘주의보-경보-중대경보’ 3단계로 바뀐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체감 38도 하루 예보에도 최상위 경보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취약계층 안부 확인이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농어촌에서 일하는 고위험군 취약노인은 평상시 주 2~3회 전화나 방문 확인을 받았지만 폭염주의보·경보 때는 매일 1회, 폭염중대경보 때는 매일 2회 확인을 받는다. 고위험군이 아닌 취약노인도 중대경보가 내려지면 매일 한 차례 안부를 확인한다. 고독사 위험군 관리도 강화한다. 정부는 명예사회복지공무원 등 지역 인적 안전망을 활용해 폭염중대경보 발령 시 이틀에 한 번 전화·문자 또는 방문으로 안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거리 노숙인 보호도 더 촘촘해진다. 폭염주의보·경보가 내려지면 매일 3회 순찰을 하고 폭염중대경보 때는 여기에 더해 고령자 등 고위험군을 추가로 확인한다. 쪽방촌 주민은 평상시 닷새에 한 번 안부를 확인하지만 중대경보 때는 이틀에 한 번으로 주기가 짧아진다. 중대경보가 내려지면 고령자, 장애인, 기저질환자 등 쪽방촌 고위험군은 매일 한 차례 확인을 받는다. 치매 어르신을 위한 안내 체계도 강화된다.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면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치매 어르신과 가족 101만 명에게 카카오톡으로 기상특보 상황과 폭염 행동요령이 전달된다. 이 가운데 온열질환 위험이 큰 치매 어르신 약 7000명은 매일 한 차례 안부 확인을 받는다. 치매 특성상 폭염 상황을 인지하거나 스스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가족과 지역사회에 정보를 더 빨리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38도 넘으면 야외 노인일자리 멈춘다 야외에서 일하는 노인 일자리 참여자 보호도 사실상 ‘폭염 셧다운’ 방식으로 바뀐다.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면 실외 활동은 전면 중단된다. 참여자는 즉시 귀가하거나 냉방시설이 갖춰진 실내 활동으로 전환된다. 여름철에는 노인 일자리 활동 시간을 월평균 30시간에서 15시간으로 줄여 운영할 수 있다. 가족이 멀리 떨어져 사는 부모의 상황을 더 빨리 알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된다. 행정안전부 안전디딤돌 앱에 부모 거주지역을 등록하면 해당 지역에 폭염특보나 재난문자가 발령될 때 가족에게도 같은 정보가 전달된다. 자녀가 부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거나 필요하면 지역 돌봄기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앱·마을방송·드론으로 폭염 정보 더 빨리 농어촌 지역에는 스마트 마을방송과 드론도 활용된다. 드론에 확성기와 열화상 카메라를 달아 폭염 취약시간대 야외 작업자를 확인하고 실내 이동이나 작업 중단을 안내하는 식이다. 7~8월 폭염 기간 전국 경로당에는 월 16만 5000원의 냉방비가 지원된다. 사회복지시설에는 유형과 규모에 따라 월 10만~50만 원이 지원된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는 에너지바우처와 함께 찾아가는 에너지 복지서비스, 에어컨 설치·교체 지원이 이뤄진다. 냉방비·식사·돌봄 지원도 확대노숙인 밀집지역과 쪽방촌 인근에는 무더위쉼터와 응급 잠자리가 운영된다. 얼음물, 냉방매트, 냉방토시 같은 물품도 지원된다. 쪽방촌 주민에게는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필요한 냉방기기를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먹거리 지원 공간인 ‘그냥드림’ 코너 방문자에게도 얼음물을 제공해 온열질환을 예방한다. 정부가 폭염 대책을 강화한 것은 여름 더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철 평균기온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았고 올해도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온열질환자와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높고, 실외 작업장·논밭·길가 등 야외에서 온열질환이 많이 발생해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여름철 재난은 모두에게 찾아오지만 그 위험은 취약계층에 더 먼저, 더 크게 다가온다”며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먼저 찾고 자주 확인하며 두텁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파업 땐 긴급조정”… 정부 경고 나왔다

    “파업 땐 긴급조정”… 정부 경고 나왔다

    “파업 강행 땐 최대 100조 피해협력업체 1700여곳 고통 받아”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삼성전자 총파업 가능성과 관련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밝히며 노사에 조속한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정부가 국가 핵심 전략산업인 반도체 생산 차질 가능성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비상 운영 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14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하니 안타까움과 걱정을 금할 수 없다”며 “산업부 장관으로서는 만약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긴급조정은 국가 경제나 국민 생활에 중대한 피해가 우려될 경우 정부가 파업을 중단시키고 강제 조정 절차에 들어가는 제도로 그간 단 4차례 발동됐다. 고용노동부 장관의 권한으로, 발동하면 30일간 모든 쟁의행위가 중단되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직권 조정 절차에 착수한다. 김 장관은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의 거의 유일한 핵심 전략자산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끌고 갈 독보적인 성장동력”이라며 “반도체 산업은 투자의 속도와 규모로 경쟁하는 승자독식 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국들은 강력한 정부지원과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경쟁력을 상실하는 순간 2등이 아니라 생존이 어렵게 돼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또 “공장 정지 시 하루 최대 1조원 정도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웨이퍼 가공에 5개월 이상 소요되고, 현재 가공 중인 웨이퍼 전량이 손상된다면 최대 100조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SNS에 “노동자 없는 기업 없고 회사 망하라고 설립된 노조는 없다”며 대화를 촉구했다. 김 장관은 ‘민주주의는 대화의 힘을 믿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노동자 없는 기업 없고 회사 망하라고 설립된 노조는 없다”며 “제 경험으로 파업만큼 어려운 것은 교섭이었다. 파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결국 교섭으로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썼다. 현재 노사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이미 비상 대응 체제가 가동됐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갑작스러운 작업 중단이 발생하면 생산 차질과 품질 문제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신규 웨이퍼 투입량을 조절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첨단 제품 중심으로 생산 전략을 재편하는 이른바 ‘웜 다운’(Warm-down) 조치에 들어가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품질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품질에 문제가 생기면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을 빚어 단순한 공급량 감소 이상의 큰 파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 측 파업 참가 신청자는 약 4만3286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규모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전반이 사실상 셧다운에 준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조가 예고한 파업 기간은 18일이지만 업계에서는 사전 준비와 이후 정상화 과정까지 포함하면 생산 차질이 한 달 이상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는 과거 평택공장 정전 사고 사례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공장은 2018년 단 28분간 정전이 발생했는데 당시 손실 규모는 약 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단순 계산하면 시간당 손실액은 약 1071억원에 달한다.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1754개 소재·부품·장비 협력사까지 연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면 가동률 하락과 납품 지연, 고용 불안 등이 협력업체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HBM과 고성능 D램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공급 공백이 발생할 경우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 아이들 계정 지워야 하나…16세 미만 SNS 금지, 한국도 따라가나 [두 시선]

    아이들 계정 지워야 하나…16세 미만 SNS 금지, 한국도 따라가나 [두 시선]

    호주가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계정 보유를 제한한 데 이어 유럽연합(EU)도 미성년자 SNS 규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주요 플랫폼이 청소년의 수면과 정신건강, 학습 집중력을 흔든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국회에는 14세 미만 아동의 SNS 가입을 제한하거나 16세 미만 청소년의 이용 시간을 묶고, 미성년자 대상 추천 알고리즘을 규제하는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 청소년 보호라는 명분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연령별 접속 제한이 실제 해법이 될지를 두고는 논쟁이 뜨겁다. 한쪽에서는 “중독적 설계로부터 아이들을 떼어내려면 강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른 쪽에서는 “과거 게임 셧다운제처럼 실효성은 낮고 기본권 침해 논란만 키울 수 있다”고 맞선다. ◆ 호주 이어 EU도 규제 속도 호주는 2025년 12월 10일부터 16세 미만이 주요 SNS 계정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해당 제도는 청소년이나 부모에게 벌칙을 부과하지 않고 플랫폼에 책임을 묻는 방식이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스냅챗 등 청소년 이용자가 많은 주요 플랫폼이 대상이다. EU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 엑스(X·옛 트위터) 등 주요 플랫폼의 ‘중독적 설계’를 겨냥해 아동 보호 강화를 예고했다. EU는 청소년을 오래 붙잡아두는 조작적 설계와 해로운 기능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폴란드, 스페인 등도 15세 또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 제한을 준비하고 있다. 미성년자 SNS 규제가 일부 국가의 실험을 넘어 국제 의제로 번지는 흐름이다. ◆ “중독 막아야” 보호론 규제 찬성론은 SNS가 이미 단순한 취미를 넘어 청소년의 일상과 정신건강을 흔든다고 본다. 짧은 영상과 무한 스크롤, 자동재생,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이 청소년의 자기조절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EU 집행위원장도 SNS 이용과 관련해 수면 부족, 불안, 자해, 사이버불링 우려를 언급했다. 문제는 개별 청소년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이용자를 오래 붙잡아두도록 설계된 플랫폼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 시각에서 보면 연령 제한은 과도한 규제가 아니라 최소한의 보호 장치다. 술과 담배, 성인 콘텐츠에 연령 제한을 두듯 청소년에게 해로운 디지털 환경도 일정 수준에서 차단해야 한다는 논리다. ◆ “또 셧다운제냐” 반론 반대론은 규제의 목표보다 수단을 문제 삼는다. 청소년 보호가 필요하더라도 나이만 기준으로 SNS 접속을 막는 방식은 과거 게임 셧다운제 논란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쟁점은 실효성이다. 청소년은 부모 계정이나 허위 생년월일, VPN 등을 통해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 연령 확인을 강화하면 신분증이나 생체정보, 휴대전화 인증 같은 개인정보 수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과거 한국의 게임 셧다운제도 청소년 수면권 보호를 내세웠지만 부모 명의 계정 이용과 실효성 논란 끝에 폐지됐다. SNS 규제도 플랫폼 구조를 바꾸지 않은 채 접속 시간만 막으면 같은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 금지냐 방치냐를 넘어 결국 쟁점은 “아이들에게 SNS를 쓰게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만 있지 않다. 청소년의 시간과 주의력을 돈으로 바꾸는 플랫폼 설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무조건 막는 방식은 실효성과 기본권 논란을 부를 수 있다. 반대로 아무 조치도 하지 않으면 청소년 보호 책임을 가정과 학교에만 떠넘기게 된다. 따라서 한국의 논의도 단순한 연령 제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가입 제한과 이용시간 제한뿐 아니라 미성년자 대상 맞춤형 추천, 무한 스크롤, 야간 알림, 유해 콘텐츠 노출, 광고 수집 관행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청소년 SNS 규제 논쟁의 결론은 금지냐 방치냐가 아니다. 아이들의 접속 시간을 부모에게만 맡길 것인지, 중독적 설계로 이익을 내는 플랫폼에 책임을 물을 것인지가 핵심이다.
  • “내 꿈 왜 유독 생생할까”…AI가 쓴 새로운 ‘꿈의 해석’ [달콤한 사이언스]

    “내 꿈 왜 유독 생생할까”…AI가 쓴 새로운 ‘꿈의 해석’ [달콤한 사이언스]

    “난 꿈을 꾸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도 사실 꿈을 꾸기는 하지만 깨었을 때 기억을 하지 못할 뿐이다. 꿈을 자주 꾸는 사람도 꿈이 어떤 때는 현실처럼 생생하고 몰입감이 넘치지만 어떤 때는 파편화돼 무슨 내용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프로이트 같은 정신분석학자는 꿈을 개인의 무의식 분석에 활용하고 ‘꿈의 해석’이라는 유명한 책을 남기기도 했다. 이탈리아 루카 고등과학원, 로마 사피엔자대 공동 연구팀은 개인의 고유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성격과 삶의 경험이 꿈의 내용과 형태를 만드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심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심리학 회보’(Communications Psychology) 4월 28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18~70세 건강한 남녀 287명을 대상으로 수집한 꿈과 각성 경험 보고서 3700건 이상을 분석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2주 동안 매일 꿈의 내용을 자세히 기록해 제출했고 연구팀은 이들의 수면 패턴, 인지 능력, 성격 특성, 심리적 특성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이어 이들 정보를 최신 자연어 처리(NLP) 기술로 꿈의 의미 구조를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실험 참가자들이 일상생활과 꿈을 묘사할 때 사용한 단어들을 분석해 일상이 수면 중에 어떻게 변형되는지 주목했다. 연구 결과, 꿈의 내용은 무작위적이거나 혼란스러운 것이 아니라 잡념에 빠지는 경향, 꿈에 대한 관심도, 수면의 질 같은 개인적 특성과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대규모 사회적 사건을 포함한 외부 요인 사이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꿈은 단순히 깨어 있을 때 경험을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재해석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예를 들어 업무 환경, 의료 시설, 교육 현장, 쇼핑몰 등 일상 요소들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이 아니라 생생하고 몰입감 있는 시나리오로 재구성되며 서로 다른 맥락이 뒤섞이거나 익숙하지 않은 풍경으로 시점이 전환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꿈은 과거의 파편과 상상, 예견된 사건 등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합해 새롭고 때로는 초현실적 시나리오를 만들어 현실을 능동적으로 재형성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꿈의 변형 과정은 개인차가 나타났는데 잡념에 잘 빠지는 사람일수록 꿈의 내용이 맥락 없이 파편화되고 장면 전환이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꿈의 가치와 의미, 중요성을 강하게 믿는 사람들은 지각적으로 더 풍부하고 일관성 있으며 몰입감 있는 꿈을 꾸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마 사피엔자대 연구팀이 코로나19 셧다운 기간 중에 수집한 데이터와 루카 고등과학원 연구팀이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된 이후 수집한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봉쇄 기간의 꿈은 감정적 강도가 더 높았고 제약이나 한계에 대한 언급이 더 자주 나타났다. 이런 꿈 시나리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감소했는데 주요 생애 사건에 대한 심리적 적응과 나란히 꿈의 내용도 진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발렌티나 엘체 루카 고등과학원 박사는 “이번 연구로 꿈이 단순히 과거 경험의 반영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겪고 있는지에 의해 형성되는 역동적 과정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며 “꿈 해석의 방법론 측면에서도 이번 연구는 대규모 데이터와 계산 과학적 방법론을 인공지능과 결합함으로써 이전에 인간 분석가가 포착하기 어려웠던 꿈 내용의 의미와 구조, 패턴을 발견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 “노 킹스 시위 폭발, 트럼프의 비민주성에서 촉발”[김상연의 Deep Into]

    “노 킹스 시위 폭발, 트럼프의 비민주성에서 촉발”[김상연의 Deep Into]

    이란전쟁에 대한 반대도트럼프의 의사결정 구조 탓11월 중간선거 무시할 수도소수인종 ‘투표 탄압’ 우려지상군 파병 땐 여론 악화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격 공습하면서 발발한 전쟁이 한 달을 넘어가며 장기화하고 있다. 미국의 일반 국민들은 이번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미국 사회의 생생한 밑바닥 여론을 지난달 31일 김창환 미국 캔자스대 사회학과 교수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미국에 25년 넘게 살면서 미국인들의 인식 변화와 사회경제적 양극화 등의 문제에 천착해 온 김 교수는 이란 전쟁에 대한 일반 미국 국민의 시각이 한국에서 예상하는 것과는 다소 다르다는 사실을 전했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란 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이 심상치 않은가. “이 시위는 이란 전쟁 때문에 촉발된 것이 아니라 이민 정책 등 전반적 분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민주주의적 의사결정과 태도 때문에 시작됐다. 이란 전쟁에 대한 반대도 전쟁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리는 의사결정 과정의 비민주성 때문에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시위의 규모와 범위가 매우 넓고 대도시뿐만 아니라 중소도시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미국인들이 시위를 목격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비민주적 의사결정을 밀어붙이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 같다.” -여론조사상으로는 미국인 다수가 이란 전쟁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는데. “사실 보통의 미국인들은 이번 전쟁에 큰 관심이 없다. 미국인들은 원래 국제 문제에 관심이 없다. 상당한 교육을 받은 사람이나 엘리트가 아니고는 국제뉴스를 잘 보지 않는다. 전쟁으로 유가가 크게 올라 생활에 실질적인 어려움이 닥치거나 미군이 많이 희생되거나 하지 않는 이상 큰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는 대학생들도 별로 관심이 없다. 지금 미국인들 사이에 가장 큰 뉴스는 미국 연방정부 폐쇄(셧다운)에 따른 공항 보안 검색 지연 사태로 시민들이 공항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들까지 관심이 적다니, 과거 베트남 전쟁 때 미국 대학생들이 격렬한 반전 시위를 벌인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미국의 과거 68세대는 한국의 86세대와 비슷하게 가장 진보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성향이었다. 미국의 1960년대는 한국의 1980년대와 비슷하게 정치적·문화적으로 큰 변화를 겪은 시대다. 반면 현재의 미국 청년 세대는 상당수가 대학교육을 받은 진보적 성향이지만, 68세대보다는 개인주의적이다. 다만 지상군이 투입돼 미군 사상자가 많이 나온다면 관심이 커질 수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타격을 입었다는 보도도 나오는데. “이란 전쟁 때문에 지지율이 많이 떨어진 건 아니다. 그 전에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적 실수로 지지율은 떨어져 있었다. 사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재선 대통령 임기치고는 아주 낮은 것도 아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계층이 지지층에서 이탈했나. “원래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은 백인 인종주의자 위주의 마가(MAGA) 그룹과 기독교 복음주의자, 노동계급이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2기에는 중도층과 히스패닉, 아시안 등 소수인종 내부의 문화적 보수층도 지지자로 새로 편입됐다. 그런데 특히 이민 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거칠고 폭력적으로 나오면서 나중에 붙은 문화적 보수층이 지지를 철회하기 시작했다. 미국인들은 불법 이민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이런 식의 폭력적 단속을 원했던 건 아니었다. 일종의 양가적 감정이라 할 수 있다.” -문화적 보수층이란 어떤 사람들을 말하는가. “예컨대 소수인종이나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원칙 없이 무조건 가산점을 주는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다. 백인뿐 아니라 소수인종 중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경쟁력이 있는 사람들이 문화적 보수층 성향을 보인다. 동성혼 합법화는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에 지지하지만, 트랜스젠더(성전환자)에 대해서는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문화적 보수층이다. 스포츠 분야에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가 여성 종목에 참여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문화적 보수층도 트럼프가 대학까지 공격하고 다양성마저 공격하는 등 지나치게 거친 정책을 펴자 반감을 갖게 됐다.” -마가 그룹도 이란 전쟁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있긴 있는데 크다고 보긴 어렵다. 여론조사에서도 전체적으로는 이란 전쟁 반대 여론이 높지만, 공화당 지지층만 놓고 보면 60~70%는 찬성하고 있다. 공화당 핵심 지지층이 흔들린다거나 마가 그룹 전체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고 보긴 어렵다. 일부 잡음이 있지만 지지는 여전하다고 봐야 한다.” -이번 전쟁으로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유가가 폭등하고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데 미국도 비슷한 상황인가. “유가가 오르긴 올랐는데 한국처럼 많이 오르진 않았다. 지금 미국 경제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취업시장이 나빠지는 신호 가 있지만 아주 나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경제에 대한 불만이 매우 심한 건 아니다.  트럼프 1기 때 빈곤층이 꽤 많이 줄었고,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의 소득이 많이 높아졌다. 그런데 2기 들어와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조직개편과 해고를 밀어붙이는 등 폭력적 정책을 펴면서 점수를 까먹은 것이다.” -이번 전쟁을 반대하는 미국인들이 키가 2m가 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배런을 향해 참전하라고 비난하기도 했는데, 실제 그런 생각을 가진 미국인들이 많은가. “그건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일 뿐 미군이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큰 반향은 없다. 전쟁에 대해 미국인들이 갖는 불만이 있다면 전쟁 자체보다는 미국이 그간 쌓아 놓은 제도적 민주주의 질서를 트럼프 대통령이 안 지킨다는 것이다.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잡아온다든가 하는 것이다. 지금 미국인들의 걱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1월 중간선거 절차를 혹시 안 지킬까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농담조이긴 하지만 ‘중간선거가 필요한가’라고 말한다거나 투표할 때 신분 증명서 지참 요건을 강화하는 정책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소수인종에 대한 ‘투표 탄압’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을 전광석화처럼 체포해 뉴욕으로 압송한 데 대한 미국인들의 시각은 어떤가. “놀랍다는 반응도 있지만 큰 반향이 있는 건 아니다. 안 그래도 평범한 미국인들은 마약 문제에 대해 걱정하면서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의 권력이 합법적으로 행사됐는지에 대한 염려가 있다.” -미국에 사는 이란 출신들은 이번 전쟁에 대해 어떤 심정인지 궁금하다. “두려워하고 있다. 안 그래도 이민 단속으로 걱정이 많은 상태였다. 평상시 어떤 증명서나 문서를 갖고 다녀야 하는지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이 불안감이 이민 1세대뿐 아니라 미국에서 태어난 2세대 이후로까지 확산되는 상황이다.” -지금 이란 전쟁 사상자 수는 미군에 비해 이란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이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은 어떤가. “미국인의 희생에 대해 관심이 있을 뿐 이란의 피해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자기네 나라가 끝없는 전쟁에 끌려들어가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지상군을 파병한다면 미국 내 여론은 더 비판적으로 흐를까. “그럴 가능성이 있다. 과거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나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감이 컸기 때문에 지상군이 들어간다면 여론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인들은 미군이 국제 분쟁에 개입하는 데 대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별 이득이 없는데 왜 굳이 남의 일에 끼어드느냐는 것이다.”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와 미국 내 유대계가 트럼프 대통령을 부추겨서 벌어진 것이란 보도도 나왔는데, 미국인들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피곤해한다. 엘리트들은 각자의 정치적 입장을 갖고 있겠지만 일반 미국인들은 이스라엘을 피곤한 이슈로 여긴다. 이란은 적성 국가이니 감정이 좋을 리 없다.” -최근 공화당 강세 지역인 플로리다 주의회 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는 등 각종 선거에서 공화당의 패배가 이어지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보수층의 실망이 반영된 걸까. 이번 전쟁이 미국의 일방적 승리가 아니라 어정쩡하게 끝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이 깎이면서 지지율도 타격을 입을까. “전쟁에 크게 관심이 없기 때문에 전후 지지율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 역대 대통령들도 두 번째 임기에는 대부분 인기가 없었고 중간선거도 패배했다. 다만 지는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가 문제다.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는 경향도 최근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미국 사회 내부의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현주소는 어떤가. “현재 미국에서 불평등에 대한 불만은 청년층에서 커지고 있다. 청년층의 취업이 과거보다 쉽지 않다. 대학을 졸업해도 걸맞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과거에 비해 대졸자가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미국 사회에서는 대학 입학을 장려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불평등의 원인이 교육을 못 받아서라는 진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년층이 대학에 많이 진학하는 변화가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대학 졸업자가 늘어났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늘어나니 취업이 어려워진 것이다. ” -지난해 9월 미국 조지아주의 한국 기업들에 대해 미국 이민 당국이 기습 단속을 벌여 큰 파문이 일었는데 그 사태를 미국인들은 어떻게 봤나. “한국에서는 큰 이슈가 됐지만 사실 미국 안에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여러 이민 단속 중 하나였고, 누가 죽은 게 아니고 한국인 일부가 갇혀서 고생했다는 정도의 생각을 갖는 것 같았다. 당국의 조치가 방법적으로 매끄럽지 못했지만 크게 문제 될 만한 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미국인들은 불법 이민에 대해 불만이 쌓여 있는 상태다. 한국인이 와서 일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불법은 곤란하다는 시각이다.” ●김창환 교수는 사회학 전공으로 서강대에서 학사와 석사, 미국 텍사스주립대(오스틴)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책 결정자들이 사회경제적 양극화의 원인을 이해하고 교정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교육 프리미엄: 한국에서 대학교육의 노동시장 가치는 하락했는가’와 ‘교육, 젠더와 사회이동: 한국사회 계층화의 성별 차이는 줄어들었는가’ 등이 있고 ‘한국의 소득, 자산 불평등 변화’를 비롯해 60여건의 논문을 내는 등 왕성한 집필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비닐공장 대표 “돈 줘도 못 만들어”… 빵 봉지값 20% 뛰었다

    비닐공장 대표 “돈 줘도 못 만들어”… 빵 봉지값 20% 뛰었다

    인천 산단 생산업체들 ‘한숨’ 한달 새 79% 급등하고 수급 막혀비축분 원료도 바닥 ‘버티기 가동’사실상 생산하면 손해나는 구조“길어야 1주일 지나면 문 닫을 판”산단 대부분 셧다운 ‘카운트다운’도매시장·소상공인은 ‘비명’4월 접이식 천막 9만원 인상 통보“원단도 없고 공장서 주문 안 받아”배달 일회용기 일주일 새 33% 급등고객에게 포장비 5000원 청구 검토 서민들 식탁 물가까지 휘청거릴 듯 “길어야 일주일입니다. 이 상태가 더 길어지면 꼼짝없이 공장 문을 닫아야 할 판입니다.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제발 비닐봉투를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 원료가 있어야 말이죠….” 지난 30일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내 비닐제품 제조업체 ‘태양봉투’에서 만난 대표 채모(70)씨는 멈춰 선 압출기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라면 비닐봉투를 뽑아내는 압출기 10대가 굉음을 내며 돌아가 대화조차 쉽지 않은 곳이지만, 이날은 5m 떨어진 거리에서도 말소리가 또렷이 들렸다. 압출기 10대 중 2대는 전원이 꺼진 채 멈춰 있었고, 나머지 8대도 느릿하게 돌아갔다. 생산라인 한편에서는 직원들이 커피를 들고 기계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5년째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모로코 출신 탐다 누레딘(31)은 “라인이 멈춘 건 처음 본다”며 “야간 근무 인원도 2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폭등하면서 국내 산업 생태계가 송두리째 휘청이고 있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가벼운 액체 탄화수소 혼합물로, 비닐봉투와 플라스틱 등 각종 생활용품의 원료로 쓰여 ‘산업의 쌀’로 불린다. 하지만 중동전쟁으로 인해 지난 2월 말 미터톤(mt)당 633달러였던 나프타 가격은 한 달 만에 1134달러로 79.1% 치솟았다. 태양봉투는 생산량의 90%를 미국에 수출하던 업체다. 하지만 전쟁 이후 원료 수급이 막히면서 수출을 중단했고, 남은 비축분 50t을 쪼개 국내 종량제 봉투 생산으로 돌렸다. 이마저도 “일주일이면 바닥난다”는 게 채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구청 등에서 돈을 먼저 주겠다며 물량을 맞춰 달라는 요청이 빗발치지만 원료가 없어 불가능하다”며 “생산량은 평소의 40% 수준,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다”고 했다. 남동산단 내 다른 업체들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태양봉투 거래처 직원 김모씨는 “이곳은 그나마 현금으로 원료를 확보해 상황이 나은 편”이라며 “다른 업체들은 여기가 멈추기 전에 공장을 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일부 업체는 기계를 완전히 멈추지 못해 ‘버티기용’으로 최소 가동만 이어 가는 상황이다. 같은 날 찾은 경기 시흥시 시화국가산업단지의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 ‘칠성에스앤피’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공장 가동률은 기존 100%에서 30% 수준으로 떨어졌고 야근과 특근은 모두 중단됐다. 텅 빈 원료 보관 창고를 가리킨 고우석(48) 대표는 “원료값이 50% 넘게 올랐지만 이를 납품 가격에 다 반영할 수 없어 사실상 손해를 보며 생산하는 구조”라며 “차라리 공장 불을 끄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토로했다. 경기 안산시 반월특수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플라스틱 제조업체들도 나프타 고갈로 잇따라 공장을 멈춘 상태다. 나프타를 통해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원유 가격이 상승한다면 업체 입장에서 타격이 크다. 한 플라스틱 제조업체 대표는 “산단 대부분이 문을 닫는 ‘셧다운’이 시작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단에서 시작된 비명은 유통망을 타고 도매시장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31일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 플라스틱 의자와 접이식 테이블 등을 판매하는 유병민(35)씨는 계산기를 두드리다 고개를 저었다. 그는 “4월부터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제품 가격이 20~30% 오른다는 통보를 공장으로부터 받았다”며 “접이식 천막은 9만원 넘게 오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재고로 버티지만 4월부터는 주문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장에서 식기를 판매하는 노인섭(38)씨도 “스테인리스 냄비와 그릇 가격이 최소 10% 오른다”면서도 “손님이 빠질까 봐 당장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인근 방산시장에서는 가격보다 ‘물건 확보’가 더 큰 문제로 떠올랐다. “원단이 아예 없다”는 말이 상인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오갔다. 포장용기 납품기사 한용철(48)씨는 “물량이 줄어 오후에는 대기 시간이 더 길어졌다”고 말했다. 원단 도매업자 박석준(57)씨도 “공장에서 주문 자체를 받지 않는다”며 “발주를 넣어도 물건을 못 받는다”고 밝혔다. 공급망의 종착지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생존의 기로에 섰다. 일부 배달 전문점은 일회용기 한 박스 가격이 일주일 만에 3만 6000원에서 4만 8000원으로 33.3% 급등하자 소비자에게 ‘포장비’ 5000원을 별도로 청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중동발 원자재 쇼크는 공장의 불을 끄고, 도매시장의 물량을 말리며, 자영업자의 비용 부담을 키우는 ‘공급망 도미노’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신모(38)씨는 “빵 봉지 가격이 이미 20% 올랐다”며 “이대로면 종이봉투로 바꾸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멀린 美 국토안보장관 취임… 셧다운 등 과제 산적

    멀린 美 국토안보장관 취임… 셧다운 등 과제 산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 이후 처음으로 국토안보부 장관을 교체했다. 크리스티 놈 장관의 후임으로 임명된 마크웨인 멀린 신임 장관은 취임과 동시에 부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해소와 악화한 여론이라는 이중 과제를 떠안았다. 멀린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 선서를 하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멀린 장관과 함께 우리는 불법 외국인 범죄자를 추방하는 기록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멀린 장관이 아메리카 원주민인 체로키 부족 출신이라며 “내각에서 봉사하는 최초의 원주민 출신 인물이 됐다”고 말했다. 공화당 오클라호마주 상원의원 출신인 멀린 장관은 레슬링 선수 출신으로 프로 종합격투기(MMA)에서 활동한 이색 이력의 정치인이다. 전날 상원은 본회의에서 멀린 장관 인준안을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가결했다. 멀린 장관 앞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민주당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며 국토안보부 예산 처리를 거부하면서 부처가 지난달 중순부터 셧다운에 들어간 데다 무급 업무에 지친 교통안전국(TSA) 직원들의 잇따른 퇴직 등으로 미국 내 공항을 찾은 승객들의 큰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토안보부 예산안을 최우선 과제인 ‘유권자 신분증 제시 의무화’ 법안과 연계 표결할 것을 요구하면서, 셧다운 해소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 법안에 강경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뢰 회복도 급선무다. 놈 전 장관 재임 시절 미니애폴리스에서 벌어진 강경 단속 과정에서 ICE 요원의 총격으로 미국 시민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여론은 극도로 악화해 있다. 이에 멀린 장관은 상원 국토안보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서 ICE 운영에 대해 국토안보부가 6개월 후 “매일 뉴스의 1면을 장식하지 않는 게 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 트럼프, 공항에 ICE 요원 투입…美 국토부 셧다운 장기화 여파

    트럼프, 공항에 ICE 요원 투입…美 국토부 셧다운 장기화 여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반대하는 민주당이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아 국토안보부 업무가 5주째 중단되자 주요 공항에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투입됐다. 국토안보부는 23일(현지시간) 엑스에 “민주당이 계속 우리 항공 여행의 안전, 신뢰성, 편의성을 위기에 빠트리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수백명의 ICE 요원들을 부정적 영향을 받는 공항들에 배치하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우리 하늘을 안전하게 지키고 항공 여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통안전국(TSA)의 노력을 개선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ICE 요원뿐만 아니라 국토안보수사국(HSI) 요원들도 함께 공항에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공항은 애틀란타, 뉴욕, 클리블랜드, 피츠버그 등 미 전역 14개 공항이다. ICE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불법이민자를 강경 단속하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조직이다. 민주당은 ICE 단속 중에 미국 시민 2명이 숨지는 등 비판이 제기되자 이민 단속 정책의 개혁을 요구하며 국토안보부 예산 통과를 저지했다. 결국 국토안보부는 지난달 14일부터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갔고, 최근 공항 보안 검색 요원들이 무급 업무를 견디지 못하고 퇴직하며 주요 공항에서 승객 불편이 커지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ICE 요원들이 공항에서 일을 잘할 것이라며 “급진 좌파들은 수백만명의 범죄자가 우리나라에 밀려드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ICE가 공항에서 불법이민자를 체포할 수 있어 민주당이 당황하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하지만 공항 등에서 민주당이 초래한 혼란을 수습하는 것을 도울 때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대단히 감사하겠다”고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민주당이 불법 체류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ICE를 무력화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ICE 요원들을 공항에 배치하도록 지시했음을 시사했다.
  • [사설] 중동發 원료·소재 쇼크 조짐… 민관 뜻 모아 비상한 대책을

    [사설] 중동發 원료·소재 쇼크 조짐… 민관 뜻 모아 비상한 대책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장기화로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공급망 차질이 산업 전반에 충격을 미칠 조짐이다. 플라스틱·합성섬유 등 사실상 모든 공산품 제조의 기초 원료라 할 수 있는 나프타의 국내 수급부터 비상이 걸렸다. 국내 업계는 나프타의 50% 이상을 수입하는데, 이 가운데 60% 비중을 차지하는 중동산의 수송로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막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은 평상시 80~90% 수준에서 최근 60% 대로 급락했다. 4월 중순 이후에는 식품용기와 포장재 등 각종 생활필수품 생산공장의 셧다운(가동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프타의 수급 차질은 새시·단열재·접착제 등 주요 자재 가격이 모두 석유화학 제품과 연동된 건설업은 물론 자동차·전자 등 후방 산업의 연쇄 타격까지 유발할 수 있다. 러시아산 나프타를 포함해 중동산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공급망 확보를 위해 관련 기업은 물론 정부의 적극 지원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철판 절단에 필수적인 에틸렌가스의 업체별 재고량도 1주∼1개월 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며 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2021년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대란을 겪었던 요소수 부족도 현실화될 위기다. 국내 요소수 제조사들은 차량용 요소수의 주요 원자재인 요소를 중국(약 66%)과 카타르(약 10%) 등에서 수입해 왔다. 하지만 전쟁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요소 수급 차질과 함께 요소수의 시장 가격도 일주일 새 2배 가까이 급등했다. 반도체의 필수 냉매인 헬륨도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피격으로 일주일 새 가격이 50%나 치솟았다. 호르무즈 봉쇄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국내 제조업 생산비가 최대 11.8% 오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JP모건은 이번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전 세계 상반기(1~6월) 글로벌 성장률이 1.2%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고유가·고환율에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수요 침체라는 복합 악재로 산업과 경제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대로 이란의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한다면 공급망 쇼크는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통상부는 어제 나프타 수급 우려와 관련해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는 긴급명령 발동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전략 품목의 비축과 공급망 확보를 위한 비상 대책 마련에 민관이 합심해야 할 때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참여는 물론 아세안·인도·유럽·중동·중남미 등 전방위적인 공급망 확대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 4월 에너지 위기 현실화

    4월 에너지 위기 현실화

    플라스틱 가공업체 원료 확보 비상정부, 비상경제체제 전환 방안 검토 중동 사태로 나프타 공급 부족을 겪는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잇따라 가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산업계에서 ‘4월 셧다운 위기설’이 확산하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을 공급받는 플라스틱 등 후방 산업까지 공급망 위기가 번지면서 국민 생활에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중동의 에너지 생산 핵심기지가 잇따라 파괴돼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절벽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는 외신 보도도 나온다. 반면 정부는 다음달 중순 비축유 방출 및 대체 원유 확보 등으로 에너지 수급 문제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LG화학은 23일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을 이날부터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나프타 공급이 원활해질 때까지 2공장을 멈추고 1공장만 가동할 예정이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시 나오는 중간 유분으로 석유화학 제품 대부분에 사용돼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린다. NCC는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기초 원료를 생산하는 설비다. LG화학은 여수산단에 에틸렌 생산량이 각각 연간 120만t, 80만t인 1·2공장을 운영 중이다. 2공장의 연간 매출액은 약 2조 488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1% 수준이다. 최근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한 여천NCC도 이날부터 올레핀 전환 공정 가동을 중단했다. 현재 NCC 가동률이 60~65뉴에 그쳐 우선 작은 공정부터 멈춘다는 설명이다. 롯데케미칼도 생산시설 가동을 멈추는 대정비 일정을 다음달 18일에서 3주 앞당겨 오는 27일 시작한다. 나프타 재고량이 적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보유한 나프타 재고는 향후 약 2~3주 분량이다. NCC공장 셧다운 여파는 유관 업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우선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을 공급받는 플라스틱 가공업체들이 원료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PE는 비닐봉지, 종량제 봉투 등을 만드는 재료이고 PP는 컵라면 용기, 화장품 용기 등의 소재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의 플라스틱업계 실태 조사 결과 응답 기업 37곳 중 71.1%가 중동 전쟁 이후 석유화학 기업으로부터 ‘합성수지 공급 축소 및 중단 가능성’ 안내를 받았고, 원료 가격 인상을 통보받은 기업은 92.1%이었다. 1톤당 PE 평균 단가는 지난 2월 약 154만원에서 이달에 20만원(13%)가량 올랐다. 플라스틱 생산 차질에 따라 화장품·패션·식품 등 유통업계도 용기와 포장재 가격 인상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에틸렌은 공급 차질은 다양한 플라스틱과 합성고무가 쓰이는 자동차 내외장재, 건축 자재, 가전제품의 수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고, 기업들은 납품단가 인상을 감내해야 한다. 정부도 비상 상황 대응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현재 국정 운영을 비상경제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5차 K 국정설명회’에서 “대통령께 (중동 정세로 인한 경제 상황이 비상하다는) 관련 상황을 보고했고 내일 국무회의를 통해서 대통령께서 아마 판단(한 것)과 그에 기초한 메시지를 국민을 향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경제체제 전환은 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들이 중동 상황에 관련해 원유 등 에너지 확보, 물가 대책 등 분야별로 상황을 점검하고 김 총리가 이를 총괄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4월 원유 수급 위기설’ 진화에 나섰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4월 중순에 비축유 방출이 계획돼 있어 원유 수급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업계의 ‘셧다운’ 우려에 대해서는 “국내 나프타 공급의 약 55%를 차지하는 정유사와 협의해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릴 계획”이라면서 “긴급 수급 조정 명령까지 발동하면 가동 중단 위기 시점을 4월 말이나 5월까지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LNG 역시 당장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중동 현지에서는 이번 전쟁이 역대 가장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호주 캔버라 연설에서 “이번 위기는 1970년대 두 번의 오일쇼크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가스 (공급) 충격을 모두 합친 수준”이라며 “이번 전쟁으로 중동 지역 9개국에서 최소 40개 에너지 자산이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전쟁 개시 직전에 걸프지역에서 출발한 마지막 LNG 운반선들이 열흘이면 모두 목적지에 도착한다고 이날 보도했다. 세계 가스 공급이 벼랑 끝에 섰다는 의미다.
  • 원유 ‘위기 경보’ 한 단계 격상…나프타는 경제안보 품목 지정

    정부가 18일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원유와 나프타를 긴급 도입하기로 하면서 중동전쟁 여파로 수급난에 허덕이던 정유·석유화학 업계에는 작은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하지만 정부가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격상하고, ‘나프타’를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하는 등 위기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정부의 응급처방으로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일단 한숨을 돌린 분위기다. 그러나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 앞으로 수급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현재 정유업계는 미국산 원유 등으로 수입처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정유 설비가 중동산 중질유 중심으로 구축돼 있어 미국산 경질유를 정제하려면 추가적인 설비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축유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정부의 물량 확보는 다행”이라면서도 “결국 일시적인 방법이고 호르무즈 해협이 빨리 정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오후 3시부로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실제적인 위협이 발생한 상태’인 ‘주의’로 한 단계 격상했다. 기존 ‘관심’ 단계는 생산·수송 차질로 우려되는 수준이었다.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하면 ‘경계’에 이어 ‘심각’ 단계로도 넘어갈 수 있다. 나프타 품귀 현상으로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률을 50~60%까지 낮췄던 석유화학 업계는 ‘셧다운’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이미 공급 과잉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던 터라 안심하긴 이르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핵심 기초원료로 국내 수입 물량의 54%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들어온다. 나프타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포장재, 생활용품, 건설자재, 타이어, 자동차, 전자부품 등 제조업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공급망안정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나프타를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업체들은 정부로부터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금융·세제·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는 공급망안정화기금에 ‘중동 피해 대응 특별 지원’을 신설해 공급망 피해 기업에 1조 5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피해 기업에 대한 대체 수입 차액과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중동 의존이 높은 경제안보 품목을 취급하는 기업에는 최대 2.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 비트코인 8만달러 붕괴… 코인 시장 찬바람에 업비트, 세계 4위→26위로

    비트코인 8만달러 붕괴… 코인 시장 찬바람에 업비트, 세계 4위→26위로

    9개월 만 7.8만달러대로 하락현물 ETF, 57억달러 순유출국내 1위 업비트 거래대금 급감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9개월여 만에 8만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시장 약세가 다시 뚜렷해지고 있다. 주식시장이 연일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가 급감하며,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도 글로벌 순위가 크게 밀리는 등 ‘코인 찬바람’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 1개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약 5% 하락한 7만 8309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8만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4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사상 최고가였던 12만6210.5달러와 비교하면 약 38% 하락했다. 최근 하락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한 데 따른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이란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불안과 미 정부 셧다운 우려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급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12개는 3개월 연속 자산 순유출을 기록 중이고, 이 기간 빠져나간 자금은 약 57억달러(약 8조 1600억원)에 달한다. 한때 ‘디지털 금’으로 불렸던 비트코인이 지정학적 긴장 국면에서도 약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 대안이라는 인식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약세는 국내 시장에서도 거래 절벽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게코에서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18억 6094만달러(약 2조 7000억원)로 세계 26위 수준까지 밀렸다. 업비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바이낸스 등에 이어 세계 3~4위권 거래 규모를 기록했지만, 최근 20위 밖으로 내려앉았다.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24시간 거래대금은 지난달 30일 기준 5조원 남짓으로, 당일 코스피(35조원)·코스닥(23조원) 거래대금 합산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비트코인 약세가 이어지는 사이 투자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옮겨가면서, 가상자산과 주식이 서로 ‘대체 투자처’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다.
  • 달러 가치 4년 만에 최저… 환율 하루 새 23.7원 하락

    달러 가치 4년 만에 최저… 환율 하루 새 23.7원 하락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12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 가치 하락에 개의치 않겠다고 발언하면서 달러 가치가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20원 넘게 급락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23.7원 떨어진 1422.5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15.2원 내린 1431.0원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장중 1420.0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주간 거래 종가는 지난해 10월 20일(1419.2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달러 가치 하락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침해 우려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위협이 불거진 뒤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하면서 달러 약세가 이어졌다. 미국 이민당국 요원에 의한 미니애폴리스 총격 사망 사건 여파로 미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국토안보부 예산안에 문제를 제기하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분석기관 콘퍼런스보드(CB)에 따르면 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4.5(1985=100 기준)로 전달보다 9.7포인트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 5월 이후 약 12년 만의 최저치로, 시장 전망치(90.9)도 큰 폭으로 하회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를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달러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하고 있는 비즈니스를 보라. 달러는 아주 잘하고 있다”며 최근의 달러화 약세를 우려하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달러 가치가 급락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전 95.536까지 떨어져 2022년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엔화 강세도 원달러 환율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주 160엔에 육박했으나 미국과 일본 외환 당국 개입 경계감이 커지면서 급락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52엔대에 머물렀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지난해 10월 하순 이후 약 3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 달러 가치 4년 만에 최저…원달러 환율 급락해 석달 만에 최저치

    달러 가치 4년 만에 최저…원달러 환율 급락해 석달 만에 최저치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12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 가치 하락에 개의치 않겠다고 발언하면서 달러 가치가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20원 넘게 급락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23.7원 떨어진 1422.5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15.2원 내린 1431.0원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장중 1420.0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주간 거래 종가는 지난해 10월 20일(1419.2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달러 가치 하락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침해 우려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위협이 불거진 뒤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하면서 달러 약세가 이어졌다. 미국 이민당국 요원에 의한 미니애폴리스 총격 사망 사건 여파로 미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국토안보부 예산안에 문제를 제기하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분석기관 콘퍼런스보드(CB)에 따르면 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4.5(1985=100 기준)로 전달보다 9.7포인트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 5월 이후 약 12년 만의 최저치로, 시장 전망치(90.9)도 큰 폭으로 하회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를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달러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하고 있는 비즈니스를 보라. 달러는 아주 잘하고 있다”며 최근의 달러화 약세를 우려하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달러 가치가 급락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전 95.536까지 떨어져 2022년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엔화 강세도 원달러 환율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주 160엔에 육박했으나 미국과 일본 외환 당국 개입 경계감이 커지면서 급락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52엔대에 머물렀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지난해 10월 하순 이후 약 3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 한풀 꺾인 트럼프 “모든 것 조사”… 이민 요원 철수 시사

    한풀 꺾인 트럼프 “모든 것 조사”… 이민 요원 철수 시사

    총기협회 “발포 옹호는 위험” 가세보수 진영까지 “진상 규명” 목소리오바마 “비극에 정부 책임 물어야”클린턴 “정부, 눈앞의 일에 거짓말”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또다시 미국인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원 철수 가능성을 내비쳤다. 버락 오바마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과격한 이민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여당인 공화당과 보수진영에서도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날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숨진 알렉스 제프리 프레티 사건과 관련해 “모든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언젠가는 떠날 것”이라며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요원을 철수시킬 의사가 있음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관계자들은 그간 총격을 가한 이민단속 요원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는데, 변화된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공화당에서조차 비판이 나오는데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에서 탄창에 총알이 가득 찬 총을 들고 있는 건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며 사건 책임이 숨진 프레티에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는 않았다. 이번 사태에 대한 비판은 진영을 막론하고 나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엑스(X)에 게재한 부부공동 성명을 통해 “프레티 사건은 가슴 아픈 비극”이라며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내고, 기본적인 자유를 지키며, 정부에 책임을 묻는 일은 궁극적으로 시민 개개인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인들에게 눈앞에 보이는 것을 믿지 말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의원들도 이번 사건에 대한 심층 조사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골수 우파 단체인 총기 소지 권리 옹호 단체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전미총기협회(NRA)는 공식 엑스 계정에 프레티에게 총을 쏜 연방 요원을 옹호하는 글을 공유하고 “이런 생각은 위험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책임감 있는 공직자는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을 악마화할 것이 아니라, 전체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네소타 총기소유자 코커스도 공식 성명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독립적인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상원 민주당 지도부는 이민당국을 괸리하는 국토안보부 예산안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는 30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연방정부는 부분적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이 우려된다.
  • 미네소타 총격 사건에 오바마·클린턴 비판…트럼프 “모든 것 검토”

    미네소타 총격 사건에 오바마·클린턴 비판…트럼프 “모든 것 검토”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또다시 미국인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원 철수 가능성을 내비쳤다. 버락 오바마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과격한 이민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여당인 공화당과 보수진영에서도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날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숨진 알렉스 제프리 프레티 사건과 관련해 “모든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언젠가는 떠날 것”이라며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요원을 철수시킬 의사가 있음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관계자들은 그간 총격을 가한 이민단속 요원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는데, 변화된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공화당에서 조차 비판이 나오는데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에서 탄창에 총알이 가득 찬 총을 들고 있는 건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며 사건 책임이 숨진 프레티에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는 않았다. 이번 사태에 대한 비판은 진영을 막론하고 나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엑스(X)에 게재한 부부공동 성명을 통해 “프레티 사건은 가슴 아픈 비극”이라며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내고, 기본적인 자유를 지키며, 정부에 책임을 묻는 일은 궁극적으로 시민 개개인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인들에게 눈앞에 보이는 것을 믿지 말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의원들도 이번 사건에 대한 심층 조사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골수 우파 단체인 총기 소지 권리 옹호 단체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전미총기협회(NRA)는 공식 엑스 계정에 프레티에게 총을 쏜 연방 요원을 옹호하는 글을 공유하고 “이런 생각은 위험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책임감 있는 공직자는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을 악마화할 것이 아니라, 전체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네소타 총기소유자 코커스도 공식 성명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독립적인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상원 민주당 지도부는 이민당국을 괸리하는 국토안보부 예산안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는 30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연방정부는 부분적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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