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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 쪽 들어온 러, 공군 전투기 출격…한국 노린 게 아니었나? 같은 날 동해엔 Tu-142 [배틀라인]

    독도 쪽 들어온 러, 공군 전투기 출격…한국 노린 게 아니었나? 같은 날 동해엔 Tu-142 [배틀라인]

    러시아 군용기 여러 대가 25일 오후 울릉도·독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들어왔다가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용기들은 동해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비행했다. 영공 침범은 없었다. 합동참모본부는 KADIZ 진입 전부터 항적을 탐지해 공군 전투기를 투입하고 우발상황에 대비한 전술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비행을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과 맞물린 대남 군사압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 군용기 진입은 한국을 겨냥한 별도 군사압박보다 최근 격화된 러일 영토갈등과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동해·쿠릴 군사활동 속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러시아 태평양함대는 이달 초부터 동해·오호츠크해·북서태평양에서 대규모 함대훈련을 벌였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2일 이 훈련을 참관하면서 일본의 쿠릴열도 영유권 주장을 비판했고, 이튿날 일본과 영유권을 다투는 이투루프를 직접 찾았다. 나흘 뒤에는 Tu-142가 동해·오호츠크해·쿠릴열도에서 대잠훈련에 나섰다. 같은 날 울릉도·독도 인근 KADIZ에도 러시아 군용기 여러 대가 들어온 것이다. 다만 비행의도와 별개로 러시아는 한국이 설정한 KADIZ에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러 간 직통망 복원 가능성을 점검하고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 KADIZ에 접근하면 한국 공군도 탐지·식별과 대응 출격에 전력을 투입해야 한다. 같은 날 동해엔 Tu-142…잠수함 찾아 5시간 비행러시아 태평양함대는 25일 Tu-142를 동해와 오호츠크해, 쿠릴열도 해협, 인접 태평양에 투입했다. Tu-142는 러시아 해군항공의 장거리 대잠초계기다. 러시아 측에 따르면 승무원들은 레이더와 음향탐지장비로 가상 적 잠수함을 수색하고 태평양함대 함정과 정보를 주고받았다. 해상훈련장에서는 가상 적 잠수함을 상대로 폭탄 투하 훈련도 했다. 비행은 약 5시간 이어졌다. 태평양함대는 이달 초에도 이 일대에 대규모 전력을 투입했다. 지난 4일 시작한 훈련에는 수상함·잠수함·지원함 약 60척과 항공기·헬기·무인기 약 30대, 병력 1만 3000여명이 참가했다. 합참은 같은 날 KADIZ에 들어온 러시아 군용기의 기종을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측도 이날 Tu-142의 세부 항적을 공개하지 않아 두 비행이 같은 항공기의 임무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관련성은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푸틴 “日 위협 안 해”…태평양함대 강화 지지 앞서 푸틴 대통령은 12일 태평양함대 기함인 미사일순양함 바랴그에 올라 훈련 최종단계를 지켜보고 빅토르 리이나 태평양함대 사령관의 보고를 받기도 했다. 그는 일본이 러시아를 주요 안보위협으로 규정하고 쿠릴열도에 영유권을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일본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튿날에는 13일 이투루프(일본명 에토로후)를 찾았다. 이투루프는 일본이 ‘북방영토’라고 부르며 반환을 요구하는 남쿠릴 4개 섬 가운데 하나다.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점령했고 현재 러시아가 실효지배한다. 일본은 이투루프·쿠나시르·시코탄·하보마이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방문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18일 무토 아키라 주러 일본대사를 불러 일본 정부의 발언을 ‘반러시아적’이라고 항의했다. 남쿠릴에 대한 러시아의 주권을 재확인하고 대응조치 가능성도 경고했다. 푸틴 탔던 미사일순양함 바랴그, 쿠릴서 ‘불칸’ 2발러일 설전이 이어지던 가운데 태평양함대는 20일 남쿠릴 인근에서 가상 적 함대를 상대로 대함미사일 사격훈련을 했다고 공개했다. 푸틴이 8일 전 올랐던 바랴그는 P-1000 불칸 대함순항미사일 2발을 쐈다. 프로젝트 949A급 핵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 옴스크는 P-700 그라니트 대함순항미사일을 일제 사격했고, 쿠릴열도에 배치된 바스티온-P 해안방어미사일체계는 P-800 오닉스를 발사했다. 태평양함대 해군항공대가 300㎞ 넘게 떨어진 가상 적 함대의 위치를 찾아 표적정보를 제공했다. 러시아는 모든 표적을 명중했다고 밝혔다. 일본 주변에서는 러시아 군용기의 정보수집비행도 이어졌다. 일본 통합막료감부는 21일 러시아 IL-20 정보수집기가 동해를 따라 일본 주변을 비행하자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발진시켰다고 밝혔다. 일본 측이 러시아 정보수집기의 일본 주변 비행을 공개한 것은 이달 들어 세 번째였다. 나흘 뒤에는 Tu-142가 동해·오호츠크해·쿠릴열도에서 대잠훈련에 나섰다. 같은 날 울릉도·독도 인근 KADIZ에도 러시아 군용기 여러 대가 들어왔다. 오호츠크해 ‘핵잠수함 보루’…Tu-142는 왜 쿠릴로 갔나 오호츠크해는 러시아 태평양함대 전략핵잠수함의 주요 활동해역이다. 쿠릴열도는 오호츠크해와 북서태평양 사이에 길게 놓여 있고 여러 해협이 두 해역을 연결한다. 러시아는 냉전기부터 오호츠크해를 전략핵잠수함의 생존성을 확보하는 이른바 ‘보루’로 중시해왔다. 외부 잠수함이 쿠릴 해협을 넘어 오호츠크해로 접근하면 러시아 전략핵잠수함의 활동해역까지 위협받는다. Tu-142는 이 접근로에서 잠수함을 탐지·추적하는 해군항공 전력이다. 수상함·잠수함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외부 잠수함의 진입 여부를 감시한다. 쿠릴열도 남쪽과 일본 주변에는 일본 해상자위대와 미 해군 잠수함·수상함 전력이 활동한다. 러시아가 25일 훈련 상대를 ‘가상 적 잠수함’이라고만 밝혔지만, 태평양함대의 오호츠크해 대잠전은 일본뿐 아니라 미군을 포함한 외부 잠수함 전력의 접근에 대비한다. 푸틴 대통령의 이투루프 방문으로 일본과의 정치적 충돌이 커지는 동안 태평양함대는 쿠릴 주변에서 대함·대잠훈련을 이어간 셈이다. 러시아가 움직이는 동해…한러 직통망은?다만 러시아는 한국이 설정한 KADIZ에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국제공역을 비행하는 자국 군용기가 한국에 비행계획을 제출하거나 KADIZ 진입을 사전 통보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KADIZ는 영공이 아니다. 한국 공군은 외국 군용기가 영공에 접근하기 전에 국적과 기종, 비행의도를 확인하고 대응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접근 항적을 추적한다. 그러나 2019년에는 실제 영공 침범까지 벌어졌다. 당시 중러 연합비행에 참가한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했고, 한국 공군은 전투기를 투입해 플레어와 기총 경고사격으로 대응했다.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 KADIZ에 접근하면 한국 공군도 탐지·식별과 대응 출격에 전력을 투입해야 한다. 25일에도 합참은 러시아 군용기가 KADIZ에 들어오기 전에 항적을 포착해 공군 전투기를 투입했다. 한국과 러시아는 군용기·함정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2021년 해·공군 간 직통망 설치·운용에 합의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러 국방교류가 중단되면서 직통망 개설 작업도 멈췄다. 합참은 25일 러시아 군용기와 어떤 채널로 교신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동해 활동이 잦아질 경우 양국 군이 상대 군용기의 기종과 비행의도를 즉시 확인할 통로가 실제 작동하는지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방어만 한다”던 日 달라졌다…中·北 겨냥 장거리 미사일 확대 [밀리터리+]

    “방어만 한다”던 日 달라졌다…中·北 겨냥 장거리 미사일 확대 [밀리터리+]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방어에만 전념한다’는 원칙을 지켜온 일본이 장거리 타격 능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자국산 12식 지대함유도탄 개량형 등을 잇달아 확보하면서 일본 열도에서 멀리 떨어진 표적까지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중이다. 일본은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반격능력’이라고 강조하지만, 전후 유지해온 전수방위 원칙이 사실상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홍콩 기반 아시아타임스는 일본이 약 80년간 유지해온 ‘엄격한 방어국가’라는 전제가 더는 유효하지 않다며 중국의 군사력 확대와 북한의 미사일 개발, 중국·러시아 안보협력 강화에 맞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의 방위전략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변화의 출발점은 2022년 12월 일본 정부가 개정한 국가안보전략 등 이른바 ‘안보 3문서’다. 일본은 이때 적의 미사일 공격이 발생했을 경우 상대 영역 안의 미사일 발사기와 지휘시설 등을 공격할 수 있는 ‘반격능력’ 보유를 공식화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무력공격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자위조치라고 규정한다. 정책 변화는 실제 무기 배치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방위성의 2026회계연도 방위력 정비 자료에 따르면 자위대는 이미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F-35A용 합동타격미사일(JSM) 인도를 마쳤다. 12식 지대함유도탄 개량형의 지상발사형도 개발과 배치를 마쳤으며, 함정발사형과 공중발사형까지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여기에 극초음속 유도탄과 고속 활공탄(HVGP), 잠수함발사 미사일 등 다양한 장거리 무기도 추가한다. 방위성은 올해 원거리 타격 능력 강화에 약 9733억엔을 배정하고, 서로 다른 사거리와 속도·비행방식·발사 플랫폼을 가진 미사일 확보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토마호크부터 12식까지…‘막는 방어’서 ‘먼저 때릴 능력’으로 과거 일본의 미사일 방어는 이지스함의 SM-3나 패트리엇 PAC-3 등을 이용해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무게를 뒀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이 탄도·순항미사일을 대량 운용하면서 일본은 요격만으로는 대규모 공격을 막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새 전략은 적의 미사일이 날아오는 것을 기다렸다가 모두 요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격이 시작됐을 경우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해 상대의 미사일 발사대와 지휘시설 등을 타격해 추가 공격 능력을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일본 방위성도 반격능력을 스탠드오프 방어능력 등을 활용해 상대 영역 안에서 효과적으로 반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전력이 토마호크다. 일본은 함정에서 발사하는 토마호크를 통해 기존 자위대 무기보다 훨씬 먼 거리의 지상 표적을 공격할 수 있게 된다. 방위성은 토마호크 발사 기능을 갖추도록 해상자위대 함정을 개조하고 관련 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국산 12식 지대함유도탄 개량형도 핵심이다. 기존 12식 미사일보다 사거리를 크게 늘리고 지상·함정·항공기 등 여러 플랫폼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올해 예산에는 지상발사형과 함정발사형 추가 확보뿐 아니라 F-2 전투기에 공중발사형을 탑재하기 위한 개량 비용도 포함됐다. 일본 방위연구소도 올해 공개한 분석에서 일본 방위력 강화의 핵심 분야로 ‘반격능력에 활용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꼽았다. 장거리 타격 능력이 일시적인 전력 보강이 아니라 일본 방위전략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中·北 위협 내세운 日…전수방위 경계선은 어디까지 일본이 장거리 타격 능력을 서두르는 가장 큰 명분은 주변 안보환경 악화다. 일본은 중국의 군사력 확대와 동중국해·서태평양 활동 증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직접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타임스도 중국과 북한, 중러 협력 강화를 일본의 방위전략 전환을 촉발한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특히 장거리 미사일은 일본 남서부 도서지역 방어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는다. 중국 함정이나 상륙전력이 일본이 통제하는 섬에 접근할 경우 상대 미사일 사거리 밖에서 공격해 접근을 차단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방위성은 이를 위협 범위 밖에서 침공 세력을 저지하는 ‘스탠드오프 방어능력’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일본 정부는 반격능력이 선제공격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다. 실제 무력공격이 발생하고 다른 수단으로 막을 방법이 없을 때 필요한 최소한의 자위조치로 사용한다는 입장이다. 2022년 방위력정비계획에도 반격은 무력공격에 대한 최소한의 자위 수단이며 무력 사용의 요건에 따라 이뤄진다고 명시했다. 그럼에도 일본이 과거에는 보유하지 않았던 장거리 지상공격 능력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동아시아 군사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온다. 아시아타임스는 일본이 수동적 방어에서 능동적 억제로 이동하면서 역내 억제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앞으로 토마호크와 12식 개량형에 그치지 않고 극초음속 미사일과 잠수함발사 미사일 등으로 타격 수단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전후 일본 안보정책의 상징이던 ‘전수방위’는 유지된다는 게 도쿄의 공식 입장이지만, 실제 자위대가 보유하는 무기의 사거리와 임무 범위는 이미 과거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일본이 말하는 ‘방어’의 경계가 어디까지 넓어질지 주변국의 시선도 더욱 예민해질 전망이다.
  • “지난 몇 년간 비밀리에 준비했다”… 괌 주지사도 움직이게 한 美軍의 ‘10월 작전’ [밀리터리노트]

    “지난 몇 년간 비밀리에 준비했다”… 괌 주지사도 움직이게 한 美軍의 ‘10월 작전’ [밀리터리노트]

    미국이 서태평양의 핵심 군사 거점인 괌에 새로운 패트리엇 방공 대대를 전격 배치한다. 오는 10월 창설 예정인 이번 부대는 북한과 중국의 미사일 위협이 날로 거세지는 상황에서 괌 전체를 아우르는 ‘360도 다층 방공망’을 완성하기 위한 조치다. 사드·이지스함에 패트리엇까지… 괌 ‘우산’ 전격 보강18일 미 군사 전문 매체 TWZ에 따르면 새롭게 들어서는 부대는 미 육군 ‘제43방공포연대 제3대대’로 지정될 예정이다. 괌에는 이미 2013년부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 포대가 운용 중이며 해상에는 이지스 탄도미사일 함정이 배치돼 있다. 하지만 고고도 중심의 기존 방어망만으로는 정밀 타격 능력과 순항미사일 전력을 끌어올린 동아시아 경쟁국(중국·북한)의 위협을 완전히 방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미군은 고고도 사드와 중·저고도 패트리엇 시스템, 그리고 ‘AIM-9X 사이드와인더’를 요격미사일로 쓰는 이동식 지상발사대 ‘인듀어링 실드’(IFPC)를 하나로 통합해 촘촘한 다층 방어 체계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연방정부·지역 당국의 수년간 ‘물밑 작전’ 이번 대대 창설은 단순한 부대 이동을 넘어 수년에 걸친 비밀스러운 정계·군사적 협의의 결실이다. 맷 돌턴 제94육군방공미사일방어사령부(AAMDC) 부사령관(육군 대령)은 앨라배마주 헌츠빌에서 열린 우주·미사일방어 심포지엄을 통해 “지난 몇 년간 방어 설계, 주지사실, 연방항공청(FAA) 및 지역 당국·공동체와의 조정 등 엄청난 공을 들여왔다”며 “이제 그 결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미 신임 대대장이 부임했으며 사드 인력 외 약 120명의 전담 병력이 괌 현지에 배속돼 무기 체계 인도를 기다리고 있다. 주택, 병영, 건설 등 기반 시설 조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듦에 따라 미군은 순차적으로 미사일 포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패트리엇 전력 과부하 속 ‘괌 최우선’ 전략의 의미 이번 배치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미 육군의 패트리엇 전력이 전 세계적인 수요 폭증으로 극심한 과부하 상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및 동유럽 정세 불안으로 패트리엇 포대의 전개 압박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도 미군은 괌에 신규 대대를 전격 배치하는 판단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미군이 이번 작전을 통해 서태평양 전진기지로서 괌이 갖는 전략적 사수 의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사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전개될 미군 전력의 ‘출발점’이자 ‘후방 보급 거점’인 괌의 방공망을 완벽히 격상시킴으로써 동아시아 안보 지형에서 상징적이면서도 실질적인 견제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독도는 일본땅” 우기더니, 푸틴에 ‘뒤통수’ 맞은 日…굴욕 맛본 다카이치 펄쩍 뛴 상황 [권윤희의 월드뷰]

    “독도는 일본땅” 우기더니, 푸틴에 ‘뒤통수’ 맞은 日…굴욕 맛본 다카이치 펄쩍 뛴 상황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푸틴 대통령은 태평양함대 훈련과 동부 국경 회의에 이어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쿠릴을 방문해 실효지배 의지를 과시했다.● 남쿠릴의 방공·대함 전력은 영토방어와 함께 오호츠크해 전략원잠과 러시아의 핵 2차타격 능력을 보호하는 외곽 방어선이다.●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당일 러중 공동성명까지 겹치며 일본의 북중러 위협 인식이 커진 가운데, 한미일 군사협력의 북태평양 확대에 대비한 한국의 대러 위기소통과 확전 관리도 중요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일본이 ‘북방영토’라고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쿠릴 4개 도서 가운데 이투루프(일본명 에토로후)를 찾았다. 일본 패전일, 한국 광복절을 이틀 앞둔 시점이다. 방위백서에서 22년째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일본은 반대로 남쿠릴 문제에선 러시아에 격렬 항의를 쏟아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시베리아·극동 지역을 순방 중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투루프의 수산물 가공공장에서 연어알 등 현지 수산물을 맛보고 학교와 병원을 시찰했다. 주민들과 대화하고 발레리 리마렌코 사할린주지사와 업무회의도 했다. 그가 방문한 학교에는 우크라이나전에서 숨진 러시아군 장교 에두아르트 노르폴로프의 이름이 붙어 있다. 푸틴 대통령이 쿠릴열도를 찾은 것은 2000년 집권 이후 처음이다. 그는 2024년 1월 쿠릴열도에 “반드시 가겠다”고 예고했다. 러시아 국가수반으로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이 2010년 처음 남쿠릴을 방문했다. 메드베데프는 총리 재임 중 세 차례 더 찾았고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도 2021년 이투루프를 방문했다. 일본 정부는 니콜라이 노즈드레프 주일 러시아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이투루프가 일본 고유 영토라며 푸틴 대통령의 방문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함대훈련 뒤 이투루프행…남쿠릴, 러시아 ‘극동 방어선’으로푸틴 대통령은 이투루프 방문 전날 미사일순양함 바랴그함에서 올해 태평양함대의 핵심 작전·전투훈련을 참관하고 동부 국경 방어태세를 점검했다. 장병들에게는 “여러분은 후방이 아니라 최전선에 있다”고 말했다. 바로 그 다음 날, 푸틴 대통령은 영유권 분쟁의 중심 이투루프에서 공장과 학교, 병원 등을 돌며 실효지배를 과시했다. 바다에서는 최고사령관으로 해상·도서 방어태세를 점검하고 섬에서는 국가원수로 통치행위를 부각한 것이다. 하루 간격으로 이어진 두 행보는 남쿠릴을 러시아가 방어하고 통치하는 극동 국경으로 제시했다. 태평양함대 훈련은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동해와 오호츠크해, 북서태평양에서 진행됐다. 함정·잠수함·지원함 약 60척과 항공기·헬리콥터·무인체계 약 30대, 병력 1만 3000여명이 투입됐다. 러시아는 극동의 해상 국경과 도서지역, 연안 방어를 훈련 목표로 제시했다. 훈련을 참관한 푸틴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아시아·태평양 진출과 새로운 군사블록·무기체계 배치가 러시아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러시아를 주요 위협으로 규정하고 미국과 군사협력을 강화한다고도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이 태평양함대 훈련과 동부 국경 회의 직후 이투루프를 찾은 것은 러시아가 극동을 또 하나의 전선으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토방어 넘어 전략원잠 보호…남쿠릴의 군사적 가치쿠릴열도는 오호츠크해와 북태평양을 가르는 섬 사슬이다. 오호츠크해는 캄차카반도에 기지를 둔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탄도미사일탑재 원자력잠수함(SSBN·전략원잠)이 활동하는 핵심 해역이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 6월 공개한 ‘일본 주변 러시아군 동향’ 자료에서 태평양함대의 보레이 계열 전략원잠을 5척으로 집계했다. 남쿠릴을 포함한 쿠릴열도는 오호츠크해의 전략원잠을 보호하고 블라디보스토크에 주둔하는 주요 수상함의 태평양 진출로를 확보하는 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캄차카반도와 사할린, 쿠릴열도에 방공·대함 전력을 배치해 외부 해·공군과 공격원잠의 오호츠크해 진입을 억제해왔다. 전략원잠을 자국 해·공군의 엄호가 가능한 해역에 배치해 유사시 핵 2차타격 능력을 보존하는 바스티온(성역) 전략이다. 이투루프와 쿠나시르에는 제18기관총포병사단 예하 부대와 바스티온·발 연안대함미사일, 전투기 등이 배치돼 있다. 남쿠릴의 방공·대함 전력은 영토방어와 오호츠크해 전략원잠 보호를 함께 맡는 외곽 방어선이다. 이번 훈련에도 수상함과 잠수함, 해군항공대, 소해전력이 참가해 동해와 오호츠크해, 북서태평양의 해상 접근로 통제와 도서 방어태세를 점검했다. 훈련 구역과 임무는 쿠릴열도와 사할린을 외곽선으로 삼는 바스티온 전략의 작전 범위와 겹친다. 우크라이나전은 남쿠릴 방공전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방위성은 이투루프와 쿠나시르에 배치됐던 S-300V4 방공체계가 침공 이후 철수돼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한다. 푸틴 대통령은 태평양함대 훈련에 우크라이나전 경험을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훈련에도 무인체계와 전자전, 장거리 정밀타격 요소가 포함됐다. 앞으로 S-300V4 방공망의 복원과 연안 대함미사일·무인체계·전자전 장비의 추가 배치 여부가 우크라이나 전훈의 극동 전력화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평화협상 멈춘 자리에 장거리미사일…깊어지는 러일 군사대치러시아는 일본의 대러 제재를 이유로 2022년 3월 평화조약 협상을 중단했다. 그 사이 일본은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노르웨이산 합동타격미사일(JSM)을 인도받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해상자위대 이지스함 초카이함이 토마호크를 처음 실사격했다. 러시아는 일본의 스탠드오프 전력을 극동 국경에 대한 군사적 위협으로 규정한다. 지난 5월에는 미군 타이폰 중거리미사일 체계의 일본 내 훈련 전개가 러시아 극동을 직접 위협한다고 반발했다. 푸틴 대통령의 나토·신무기 경고에는 일본을 평화조약 협상 상대보다 미국 장거리 타격망의 전방 거점으로 보는 모스크바의 인식이 담겼다. 푸틴 대통령은 “일본을 위협하지 않으며 일본에 어떠한 영토적 요구도 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쿠릴열도의 지위는 제2차 세계대전 결과에 따라 국제문서로 확정됐다고 주장했다. 평화조약 체결을 위해 상호 수용 가능한 해법을 찾을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지만, 러시아의 영유권은 전후질서로 확정됐다는 전제를 유지했다. 러중은 ‘재군사화’ 공세…일본은 중·러·북 위협 부각방문 당일 러시아와 중국의 주일대사는 제2차 세계대전 결과의 수정과 아시아·태평양의 재군사화에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러시아는 전후질서를 쿠릴 영유권의 근거로 내세우고 중국은 같은 논리로 일본의 대만 유사시 개입과 장거리 타격능력 확대를 견제한다. 일본은 중국과 북한의 군사력 증강, 중러·북러 군사협력 강화를 자국 방위력 확충의 근거로 삼는다. 러중은 이를 일본의 재군사화라고 비판하고, 일본은 다시 중·러·북의 군사활동을 들어 장거리 타격전력과 미일동맹을 강화한다. 서로의 대응이 상대의 군비 증강 명분을 키우는 안보 딜레마다. 북한도 푸틴 대통령의 방문 전날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비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푸틴 대통령의 방문, 러중 공동성명이 사전에 조율됐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는 중국·러시아·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하는 지점이다. 한미일 작전범위 북상…러 핵전력과 맞닿는 확전 위험한국이 주목할 것은 러시아가 일본 주변 군사활동을 어느 수준의 위협으로 평가하느냐다. 오호츠크해 방어는 전략원잠의 생존성과 직결된다. 러시아는 미일의 장거리미사일과 대잠수함전, 미사일 탐지·추적 활동을 자국 핵 억제력에 대한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한미일의 대잠수함전과 미사일 탐지·추적 협력이 일본 북부와 북태평양으로 확대되면 한미일의 작전 범위가 오호츠크해 바스티온과 중첩될 수 있다. 한미일의 재래식 억제 활동이 러시아에는 핵 2차타격 능력의 생존성을 겨냥한 조치로 비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위협 인식의 차이는 위기 시 오판과 확전 위험을 키운다. 한국은 한미일 협의 과정에서 훈련 목적과 구역, 정보수집 범위가 갖는 대러 전략신호까지 검토해야 한다. 대북 억제 활동과 러시아 핵전력 주변의 군사활동을 구분하고 한러 군사·외교 채널을 통한 우발충돌 방지 및 위기소통 체계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푸틴 대통령은 태평양함대 훈련과 동부 국경 회의에 이어 이투루프를 시찰하며 남쿠릴에 대한 실효지배 의지를 과시했다. 남쿠릴 문제의 무게중심도 러일 평화조약 협상에서 오호츠크해 바스티온과 미일 장거리 타격체계가 대치하는 군사안보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도 이 지역을 단순한 영토분쟁 지대가 아니라 재래식 억제와 핵 억제가 교차하는 확전 관리 공간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 오산 美기지→이집트·쿠웨이트로…C-17 수송기 4대의 은밀한 비행 이유 [밀리터리노트]

    오산 美기지→이집트·쿠웨이트로…C-17 수송기 4대의 은밀한 비행 이유 [밀리터리노트]

    지난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 경기도 평택 오산 공군기지에서 미 공군 대형 수송기 C-17 글로브마스터 4대가 시차를 두고 연이어 이륙했다. 알래스카와 독일 람슈타인 기지 등을 거친 이들의 최종 도착지는 쿠웨이트와 이집트 등 중동 지역이었다. 이란과의 충돌 등 중동전쟁이 반년 가까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주한미군 전력과 무기 자산이 중동으로 지속 반출되는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다. 이에 따라 단순한 물자 이동을 넘어 한반도 대북 억제력 약화와 대중국 견제선 구멍이라는 ‘동북아 안보 공백’ 우려가 동시에 고조되고 있다. 탄약 바닥난 미국… 사드 미사일 80%·패트리엇 절반 소진 미군 수송기의 연쇄 이동 배경에는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미국의 무기 및 탄약 재고 부족 사태가 자리 잡고 있다. 일부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 공습 이후 이어진 장기전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미사일의 약 80%, 패트리엇 미사일의 절반가량을 소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최근 국방부 핵심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무기 재고 부족 문제가 해결된 줄 알았는데 왜 잘못 보고됐느냐”며 격노했고, 방산 기업들을 대상으로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하는 등 무기 생산 차질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결국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역외 자산인 주한미군 전력까지 끌어다 쓰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전략적 유연성’의 그림자… 대북·대중 방어망에 동시에 팽팽한 긴장감 주한미군 자산의 역외 차출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구상이 현실화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핵심 방공 자산과 탄약이 계속 빠져나갈 경우 동북아 안보 지형에 미칠 파장은 상당하다. 최근 북한은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700㎞ 이상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는 등 도발 수위를 가파르게 올리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앞두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패트리엇(PAC-3)과 사드 자산에 공백이 생기면 수도권 및 핵심 기지에 대한 다층 방어망이 약화할 위험이 크다. 나아가 북한이 미국의 방위 의지가 분산됐다고 오판해 무력 도발 수위를 더 공격적으로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주한미군을 대북 억제뿐만 아니라 대만 해협 유사시 및 서해·동중국해 일대에서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는 ‘인도·태평양 전략 허브’로 활용하고자 해왔다. 하지만 중동 전선으로의 자산 유출이 상시화되면 서태평양 일대에서 미 군사력의 상시 견제망에 공백이 발생하고 이는 중국의 반사 이익과 전략적 입지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반복되는 주한미군 ‘돌려막기’… 당국은 “입장 없다” 주한미군 자산의 중동 이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개전 초기였던 지난 3월에도 오산기지에 배치돼 있던 지대공 방어 미사일 패트리엇 발사대와 탄약 등이 중동으로 이동했다. 지난해 6월에도 이란 핵시설 공습 당시 패트리엇 포대 일부가 중동으로 차출됐다 복귀했다. 이처럼 무기 재고 부족으로 인한 주한미군 자산 차출이 상시화될 조짐을 보이자 한국군의 단독 방어 부담 가중과 전력 보완 압박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군 당국과 주한미군 측은 보안을 이유로 구체적인 화물 내역이나 이동 이유에 대해 “밝힐 수 없다”며 별도의 입장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 “세계 2위 해군”…3번째 항모 띄운 중국, ‘이 작전’에 걸리면 치명상 [밀리터리노트]

    “세계 2위 해군”…3번째 항모 띄운 중국, ‘이 작전’에 걸리면 치명상 [밀리터리노트]

    중국이 세 번째 항공모함이자 최첨단 전자기식 사출기를 갖춘 푸젠함을 취역시키며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해군강국’의 지위를 고착화하고 있다. 기존 랴오닝함과 산둥함에 이어 3척의 항모 전단을 확보한 중국은 향후 첫 핵추진 항모를 포함해 총 6척까지 항모를 늘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화려한 전력 증강 뒤편에는 중국 해군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숨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겉은 화려한 푸젠함… 수중 속에선 ‘열린 문’최근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국 항모 전단을 견제하기 위해 제시한 다양한 전략 중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최대 위협은 바로 미 해군의 ‘공격형 핵잠수함’(SSN)이다. CSIS 보고서는 서태평양에서 작전 중인 미 해군의 은밀한 잠수함 매복 공격을 중국 항모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협으로 꼽았다. 중국 해군이 거대한 수상함 전력을 부지런히 늘리고 있지만, 정작 바닷속 해저 환경에 대한 지식과 수중 탐지·추적 능력(대잠수함전)은 미 해군보다 현저히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국방 전문가들은 “미 해군 잠수함은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바다의 암살자’”라며 “중국 연안의 심해는 잠재적 적대 세력의 침입을 막을 만큼 감시·통제망이 완전하지 않아, 사실상 ‘활짝 열린 문’과 같다”고 경고했다. ‘제1도련선’ 밖으로 나가는 순간 노출되는 맹점 중국은 대잠전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예인식 음향탐지기를 장착한 해상 초계기와 해양 감시함을 대폭 늘리는 등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는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분쟁 발생 시 일본 해안 근처나 제1도련선(일본→대만→인도네시아 보르네오를 잇는 거점)을 통과해 멀리 나아가는 순간, 중국 항모는 수중 매복에 더욱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티모시 히스 퍼셉텀 대표는 “미국이 중국 항모를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이 다양한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 귀중한 항모를 해저 전력 지원 없이 멀리 배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라고 했다. 쿼드·오커스… 중국 인도·태평양 진출 가로막는 ‘이중 포위망’ 미국은 중국의 대잠전 약점을 철저히 공략하기 위해 소규모 다자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와 오커스(AUKUS)를 두 축으로 가동하며 인도·태평양 해역의 수중·수상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는 인도양에서 서태평양을 아우르는 해상 교통로 감시에 집중한다. 4개국은 정찰기 및 예인식 소나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해양안보 파트너십을 통해 중국 군함과 잠수함의 모든 동선을 정밀 추적한다. 특히 인도와 일본이 각기 남쪽(인도양)과 북쪽(동중국해·난세이 제도)에서 길목을 지키며 중국 항모 전단의 입체적 동태를 밀착 감시한다. 오커스(미국·영국·호주)는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최첨단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SSN) 기술을 전수하고 공동 전개하는 군사 동맹이다. 수중 은밀성과 장기 작전 능력이 뛰어난 핵잠수함이 남태평양과 남중국해 일대에 전진 배치됨에 따라 중국 해군은 항해 시 선단 주변 바닷속 전체를 경계해야 하는 막대한 운용 부담을 안게 된다. 결국 미국은 쿼드의 거대한 해양 감시망(정찰)으로 중국 항모의 동선을 파악하고, 미국과 오커스의 공격형 핵잠수함 전력(타격)을 바닷속에 매복시키는 이중 포위 전략을 완성해가고 있다. 중국이 아무리 항모 숫자를 늘리더라도 바닷속을 지배하는 이들 협의체의 압박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해양 패권 확장에 한계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 폭우·폭염 끝없는 ‘바통터치’… 복합 기후재난 5배 많아졌다

    폭우·폭염 끝없는 ‘바통터치’… 복합 기후재난 5배 많아졌다

    최근 4년 폭우·폭염 강도 3배 세져온난화 진행될수록 더 잦아질 듯열돔 깨져… 태풍 ‘찬홈’이 새 변수체감 33도 안팎 한낮 무더위 계속 기후 변화로 폭우와 폭염 등 극한 기후 현상이 서로 영향을 줘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복합 재난’이 최근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10일 기후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김형준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팀에 의뢰해 ‘한국 폭염·폭우 복합재난 위험도 변화’를 분석한 결과, 최근 4년(2021~2024년) 복합재난의 강도와 발생 빈도가 평년(1991~2020년)과 비교해 각각 3배,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한 달(28일) 동안 발생한 강수량 최댓값과 최고 기온을 합친 지표인 ‘복합기후 극한 강도지수’를 개발해 평년과 최근 4년의 여름철(6~9월) 기록을 비교했다. 그 결과 평년의 강도지수 중앙값은 0.55인 반면 최근 4년은 1.65를 기록해 폭우와 폭염의 강도가 3배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재난의 발생 빈도 역시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수 상위 1% 수준에 해당하는 ‘가장 극단적으로 심한 날’은 평년 1.1일이었지만, 최근 5.2일로 4.8배 늘었다. 상위 5% 이상 심한 날은 5.5일에서 14.2일로, 상위 10% 이상 심한 날은 12.2일에서 25일로 늘어났다. 연구팀은 한국과 일본 등 여름 몬순 기후의 영향을 받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여름철 집중호우 직후 폭염이 뒤따르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관찰되고 있다며, 이는 폭우와 폭염이 하나로 연결된 복합 재난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폭우와 폭염 사이의 급격한 전환 역시 심화하고 있다”며 “1년에 하루 정도였던 극단적 재난이 더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한반도 상공에 있던 고온 건조한 공기가 일시적으로 물러나고, 북동쪽에서 상대적으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폭염은 한풀 꺾였다. 서울의 밤 기온은 이틀 연속 열대야 기준선인 25도를 밑돌며 열대야주의보도 해제됐다. 열돔이 깨진 상황에서 앞으로 변수는 태풍이다. 현재 서태평양 일대에는 3개의 태풍이 발생해 이동하고 있다. 제15호 태풍 찬홈은 11일 일본 도쿄에 상륙해 열도를 관통한 뒤에 동해에서 온대저기압이 될 전망이다. 이 태풍이 남긴 수증기는 동풍을 타고 동해안에 유입되면서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비가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남부지방의 해갈을 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낮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동해안과 일부 강원내륙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오르는 무더위는 당분간 이어지겠다. 전국 낮 최고기온은 11일 27~34도, 12일 26~34도, 13일 27~35도로 예보됐다. 아침 최저기온은 20도 밑으로 내려가 비교적 선선하겠다.
  • 美 패트리엇 미사일 65% 쐈다…이란 전쟁에 무기고 거덜 날 판 [이슈분석+]

    美 패트리엇 미사일 65% 쐈다…이란 전쟁에 무기고 거덜 날 판 [이슈분석+]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또다시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요격 미사일 재고가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보고서를 통해 2월 28일 이란과의 전쟁 이후 패트리엇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미사일 2종의 재고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4월 8일 발표한 것을 업데이트한 것으로 두 미사일의 감소 추세는 그치지 않았다. 먼저 미군의 패트리엇 미사일 보유량은 개전 전 총 2330발 보유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4월 8일에는 1030발, 또한 27일 기준 759~827발로 줄어들었다. 이는 패트리엇 미사일이 이란과의 전쟁 초기 55%로 줄었다가 휴전 이후 재개된 무력 충돌 이후 다시 10% 감소해 현재는 약 65% 손실된 수치다. 사드 미사일도 비슷하다. 이란과의 전쟁 발발 전 미군은 약 452발을 보유했으나 현재는 234~278발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사드는 사거리가 길고 요격 고도가 높은 미사일로 다만 전쟁 초기와 무력 충돌이 재개된 후의 사용량은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대해 CSIS는 “요격 미사일 비축량 감소는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의 연합 작전에서 더 큰 위험을 감수하게 만든다”면서 “탄도 미사일 방어에 있어 패트리엇과 사드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모된 무기는 서태평양에서 중국과의 전쟁 수행 능력에 단기 및 중기적인 위험을 초래한다”면서 “미 국방부가 2027 회계연도 국방예산으로 요청한 950억 달러의 군수 예산과 210억 달러의 전쟁 추가예산은 미사일 확보의 시급성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27일 전용기에서 미사일 재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더 첨단의 무기들을 다시 채우고 싶다”면서도 현재 재고는 “매우 양호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예산이 있어도 패트리엇 같은 미사일 생산은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보도에 따르면 패트리엇 미사일의 최신형인 PAC-3 MSE 생산에는 적어도 2년 이상 걸리고 1발당 가격도 약 400만 달러에 달한다. 미 국방부는 지난 1월 제작사인 록히드마틴과 PAC-3 MSE 생산량을 연간 약 600발에서 2000발로 세 배 이상 늘리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2030년 말까지는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CSIS는 중동 분쟁 이전 수준으로 패트리엇 미사일 재고를 보충하는 데 최소 3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미사일 제작이 더딘 이유는 부품 공급과 조달, 제작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록히드마틴에 따르면 미사일 부품 공급업체가 400곳이 넘고, 2차 협력업체의 80% 이상이 두 개 이상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 [손열 칼럼] 인도·태평양에서 태평양으로 바꾼 트럼프

    [손열 칼럼] 인도·태평양에서 태평양으로 바꾼 트럼프

    지난달 미국 국방부는 인도·태평양 사령부 명칭을 태평양 사령부로 변경했다. 트럼프 1기인 2018년 태평양을 인도·태평양으로 변경한 후 8년 만에 원위치로 돌아간 셈이다. 국방부는 이름만 바뀌었을 뿐 기본 임무, 지리적 범위, 전력 구조, 파트너십 대상은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역의 명칭 변경은 개념 변경을 수반하는 것이므로 미국이 지역의 성격, 범위, 역내 전략적 우선순위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18년 미국이 인도·태평양 사령부로 명칭을 변경할 때 당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인도양과 태평양의 전략적 연계성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란 논리를 폈다. 중국의 해군력 팽창이 태평양을 넘어서 인도양으로 향하고 동중국해에서 호르무즈에 이르는 해상 운송로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견제할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다. 명칭 변경을 통해 인도를 끌어들임으로써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드러냈다. 반면 ‘태평양’으로의 복귀는 인도의 전략적 가치가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트럼프 2기 미국·인도 파트너십이 난항을 겪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인도가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에 반해 수입을 강행하자 트럼프는 보복 조치로 50%의 관세 폭탄을 퍼부었고, 인도는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맞서고 있다. 안보면에서도 미국은 이란 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인도의 경쟁국 파키스탄과 공조하는 등 인도에 대한 신뢰도를 낮추고 있다. 중국 견제에 있어 인도의 유용성이 하락한 것이다. 보다 구조적인 요인은 인도·태평양이란 광활한 공간에 대한 미국의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미국은 인도양과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다면적이고 중층적인 파트너십 구조를 유지,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는 태평양으로 공간을 축소해 군사 중심, 양자관계 중심 구조로 질서를 재편하고자 한다. 이런 방향성은 지난겨울 공표한 ‘2025 국가안보전략(NSS)’에 드러났다. 미국은 인태 전략의 핵심 부속품인 쿼드 등 여러 네트워크의 활용도를 낮추고,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전략 공간의 주변부로 밀어냈다. 대신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는 ‘제1도련선’ 국가들이 미국에 군사 지원을 확대하고 스스로 방위비 증강과 억지력 향상에 투자하게 만드는 전략을 선보였다. 태평양 개념의 부활은 제1도련선 국가인 일본, 필리핀, 호주 등이 서태평양 최전선인 대만 방어에 전략적 투자를 확대해야 할 것임을 예고한다. 제1도련선에 애매하게 걸려 있는 한국도 대만 유사시에 보다 전향적으로 임무와 역할 분담에 나서야 할 상황을 맞을 것이다. 더 큰 우려는 한국 등 역내 중견국이 미중 관계에 더욱 종속되는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본래 전략 공간이 좁을수록 중견국은 미중 양자구도에 갇혀 양자택일을 강요받기 쉽다. 일본과 호주 등 중견국이 인태로 공간 확장을 기도한 이유도 다양한 파트너와 다각적 관계를 통해 전략적 레버리지를 확보하려는 데 있다. 반면 트럼프는 태평양에서 중국과의 G2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태평양을 중국과 공동관리한다는 G2 본연의 의미보다는 미중 간 경쟁적 거래와 합의의 장으로 만들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서 동맹관계는 거래지향적 미중 관계의 하위에 놓이기 때문에 동맹국들은 전략적 입지의 약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등 동맹국들은 제1도련선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대중 억제적 지역 개념에 안보상 보조를 맞추어야 하겠지만 무역, 투자, 첨단기술, 인프라 개발, 해양안보, 경제안보 분야 등에서는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설사 인태 공간에 대한 미국의 관여가 약화되더라도 일본, 인도, 호주 등 인태 핵심국들은 기성 질서 유지를 위해 노력을 배가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역시 미중 경쟁의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동남아 및 인도와의 연계와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현 정부는 트럼프가 초래한 지역 개념의 혼란 사태 추이를 관망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안보와 비안보 분야를 중층적으로 아우르는 지역 공간 구상을 마련해야 한다.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좌절한 트럼프, 역대급 변덕”…결국 전쟁에 발목 잡힌 상황 [배틀라인]

    “좌절한 트럼프, 역대급 변덕”…결국 전쟁에 발목 잡힌 상황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이란전 장기화로 미국의 전쟁 목표는 확대됐지만 확전·압박 지속·철수 가운데 어느 선택도 승리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미 중부사령관은 제한 공습의 작전적 효용이 한계에 달했다고 판단했고, 방공 요격미사일 부족도 대규모 확전에 제동을 걸었다.● 국제법보다 자신의 판단을 앞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의 한계와 전력 소모, 불투명한 출구전략에 막혀 정책을 거듭 뒤집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대외 권력을 제약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내 도덕성과 내 판단만이 나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겐 국제법이 필요 없다”고 했다. 미국도 국제법을 따라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덧붙이기는 했지만, 곧바로 “국제법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렸다”며 판단 권한을 자신에게 돌렸다. 이는 국제규범보다 미국의 힘과 대통령의 결단을 앞세우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러나 6개월여가 지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을 가로막는 것은 국제법이 아니라 전쟁의 작전적 한계와 줄어드는 요격미사일, 어느 쪽을 택해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출구전략이다. 5개월 가까이 이어진 이란전쟁에서 미국의 목표는 계속 불어났다. 이란의 핵무장 저지를 넘어 탄도미사일과 드론 전력 약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통항 회복, 미군과 동맹국에 대한 공격 중단까지 겹쳤다. 핵시설을 타격해도 해상봉쇄가 풀리는 것은 아니고, 호르무즈 통항을 복원해도 이란의 핵·미사일 역량은 남는다. 목표는 넓어졌지만 이를 한꺼번에 달성할 군사·외교 수단은 찾지 못한 셈이다. 26일(현지시간)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에 ‘갇힌’ 상태라며, 측근들 사이에서 그가 상당한 좌절감을 드러내고 평소보다도 더 종잡기 어려운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더 때려도 굴복 장담 못해…멈추면 ‘미완의 전쟁’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란을 상대로 기존보다 훨씬 큰 규모의 공격을 검토했다. 발전소를 비롯한 핵심 기반시설까지 표적에 포함할 수 있다는 위협도 이어갔다. 그러나 24일 백악관에서 고위 참모와 군 수뇌부의 보고를 받은 뒤 호르무즈 해협 일대 공습을 일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대규모 공격을 재개하면 이란의 군사시설과 해상 공격 전력에 추가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다만 이란을 협상장으로 복귀시키거나 핵·미사일 역량을 결정적으로 무력화할지는 불분명하다. 발전소 등 민간 기능과 맞닿은 기반시설까지 타격할 경우 국제인도법 논란과 역내 확전 가능성, 미국 내 여론 부담도 커진다. 군사적 압박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대이란 해상봉쇄와 경제제재의 효과를 기다리는 방안도 있다. 그러나 수십년간 제재와 외교적 고립을 견뎌온 이란 체제가 단기간에 굴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압박이 길어질수록 미국도 작전비용과 무기 소모, 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함께 떠안아야 한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고 미군의 개입을 축소할 경우에는 핵 문제와 호르무즈 통항을 해결하지 못한 채 전쟁을 끝냈다는 비판이 남는다. 이란이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비밀리에 핵 개발을 재개한다면 전쟁의 명분도 훼손될 수 있다. 대규모 확전과 제한적 압박의 지속, 승리 선언 뒤 철수라는 세 선택지 모두 정치·군사적 비용이 만만치 않은 셈이다. 최근 정책의 진폭이 커진 배경을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성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딜레마는 추가로 공격할 능력은 남아 있지만, 그 공격이 미국이 설정한 복수의 전쟁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데 있다. “제한 공습 한계”…표적 소진은 전략적 승리 아냐대이란 작전을 지휘하는 현장 사령관도 현 수준의 제한 공습을 계속하는 데 회의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최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백악관에 호르무즈 일대 제한 공습의 작전적 효용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사실상 중단을 권고했다. 약 2주간 이어진 공습으로 이란의 선박 공격 능력이 상당 부분 약화됐고, 사전에 선정한 주요 표적도 대부분 타격됐다는 것이 쿠퍼 사령관의 평가였다. 같은 규모와 방식의 공습을 반복하더라도 추가로 얻을 수 있는 군사적 성과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다만 쿠퍼 사령관이 전쟁의 종결이나 전면적인 군사행동 중단을 건의한 것은 아니다. 미군이 아직 공격하지 않은 표적을 제거하려면 제한 공습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규모의 작전을 재개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는 표적의 상당수가 소진됐다는 작전적 평가와 미국의 전략 목표 달성을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란의 핵·미사일 역량과 호르무즈 봉쇄 수단이 제거된 것이 아니라, 현 수준의 공습만으로 거둘 수 있는 성과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미국이 더 큰 결과를 원한다면 더 많은 전력과 탄약을 투입하고, 이란의 보복 확대와 미군 피해 가능성까지 감수해야 한다. 제한전의 효용은 줄었지만 전면전의 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확전 제동 건 美 방공 요격미사일 재고 부족공습 중단 결정에는 방공 요격미사일 재고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추가 확전으로 요격탄 소모가 이어질 경우 중동에 배치된 미군과 동맹국의 방공태세가 약화될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퍼 사령관이 제한 공습의 낮아진 한계효용을 보고했다면, 케인 의장은 전쟁을 확대할 경우 미국의 방어 전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현 작전을 계속해도 성과가 제한적이고, 작전을 확대하면 방공망 유지에 필요한 탄약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이중 제약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압박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란전에서 소모된 주요 미사일 재고를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패트리엇과 사드(THAAD), 토마호크는 3년 이상, SM-3와 SM-6는 약 2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추산이다. 토마호크의 경우 생산기간을 고려하면 이란전 사용분 보충이 2030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공격용 순항미사일과 방어용 요격탄은 임무가 다르다. 그러나 제한된 생산설비와 긴 납기, 숙련인력 부족 때문에 단기간에 재고를 보충하기 어렵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미국이 중동에서 요격미사일을 계속 소모하면 인도·태평양과 유럽에 배분할 전력에도 부담이 생긴다. 특히 패트리엇과 사드, SM 계열 요격체계는 중국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서태평양 작전계획에서도 필요한 자산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다전구 동시대응 능력이 약화됐다고 판단할 경우 대만해협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군사적 위험 감수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이란전의 탄약 소모가 중동 밖의 억제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사우디 핵협정도 하루 만에 조건 변경군사적 선택지가 좁아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메시지도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YT가 대표적 사례로 든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원자력 협정이다. 미국은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협정을 내놓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만에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협정 가입을 조건으로 추가했다. 사우디가 오랫동안 요구해온 농축 권한을 지렛대로 이스라엘과의 수교까지 끌어내려 한 것이다. 사우디는 미국의 대이란 억제전략과 호르무즈 해상안보, 역내 방공협력 구축에 모두 필요한 핵심 파트너다. 그러나 비확산과 대이란 연대, 이스라엘·사우디 관계 정상화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하나의 협정에 묶으면서 합의의 전제도 하루 만에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예측 불가능성을 협상 자산으로 활용해왔다. 상대방이 미국의 다음 행동을 계산하지 못하게 만들어 양보를 끌어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전술적 모호성과 정책 목표의 불명확성은 구분해야 한다. 압박의 목적과 양보의 조건이 수시로 달라지면 협상 상대는 미국이 어떤 합의를 최종안으로 받아들일지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동맹국에도 미국의 확약과 안전보장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휴전 아닌 조건부 교전 중지…호르무즈 해법도 안갯속미국과 이란은 현재 상호 공격을 일단 멈춘 상태다. 미국은 13일 연속 이어진 대이란 공습을 중단했고, 이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공격하지 않는 동안 이란도 보복 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양측이 정치적 합의에 따라 체결한 정식 휴전이라기보다 상대가 공격하지 않는 동안 교전을 중단하는 조건부 정지에 가깝다. 공격 중단의 조건과 지속기간, 합의 위반 시 대응 절차도 마련되지 않았다. 어느 한쪽이 상대의 군사행동을 공격 재개로 판단하면 곧바로 교전이 재개될 수 있는 불안정한 국면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공습 중단이 협상에 “약간의 공간”을 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란과 오만도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할 새로운 호르무즈 해협 운영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해협 봉쇄 해제와 통항 안전보장의 주체 ▲이란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 ▲미국의 핵 협상 재개 조건을 둘러싼 견해차는 여전하다. 오만 중재가 군사적 충돌을 잠시 늦추는 데 그칠지, 호르무즈 통항을 복원할 정치적 합의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군사행동 중단 소식에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해협 운항은 정상화되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하루 통과 선박은 10척에도 미치지 못했고 해운사들도 우회 운항과 출항 보류를 이어갔다. 공습 중단이 에너지 수송로의 회복이나 전쟁 종식을 의미하지 않는 이유다. 선택지마다 붙은 계산서…냉혹한 현실 앞 변덕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법보다 자신의 도덕성과 판단이 더 강한 제약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의 선택을 막아선 것은 훨씬 더 냉정한 전쟁의 조건이었다. 공격을 확대해도 이란의 굴복을 장담할 수 없고, 제한 공습을 이어가도 추가 성과는 줄어든다. 그 사이 방공 요격탄은 소진되고 미국의 다른 전구 억제력에도 부담이 쌓인다. 그렇다고 철수하면 호르무즈와 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전쟁이라는 정치적 책임이 남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변덕은 선택지가 많아서가 아니라 쓸 수 있는 선택지마다 대가가 붙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법의 구속력을 자신의 판단 아래 두려 했던 대통령이 군사력의 한계와 확장된 전쟁 목표, 부족한 출구전략 사이에서 결정을 번복하고 있다.
  • “트럼프가 다 망쳤다”…‘홍해 봉쇄 선언’으로 드러난 미 해군력의 약점과 딜레마 [밀리터리노트]

    “트럼프가 다 망쳤다”…‘홍해 봉쇄 선언’으로 드러난 미 해군력의 약점과 딜레마 [밀리터리노트]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 선언으로 중동에 전선이 하나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이란은 ‘2개 전선’ 압박으로 미국의 전력 분산과 외교 테이블 견인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미 해군은 ‘2개 전쟁’ 수행은커녕 단 하나의 전쟁조차 버거워하는 약점과 딜레마를 노출했다. 미국-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 140일이 넘도록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엔 홍해마저 닫힐 위기에 처했다. 예멘 무장세력 후티 반군이 선언한 홍해 봉쇄가 현실화하고 전면적인 군사 충돌로 번진다면, 중동에는 또 하나의 전선이 열리는 셈이다. 미국은 두 개의 전선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을까. 미국을 세계 최강대국 반열에 올려놓았던 미 해군력이 이번 전쟁을 계기로 자신의 모순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티 반군, 홍해 봉쇄 선언…전선 확대되나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20일(현지시간) 대변인을 통해 “범죄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적들을 상대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며, 이는 즉각 효력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후티가 겨냥한 곳은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이다. 세계 원유 운송량의 3% 이상이 이곳을 지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이후 사우디는 바브엘만데브를 통한 원유 수출을 늘려 왔는데, 이곳마저 봉쇄되면 세계 원유 공급량이 최대 7% 줄어들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하나만으로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했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홍해가 그동안 호르무즈의 우회로 역할을 해온 셈이다. 이 우회로마저 막히면 국제 유가는 한층 더 치솟을 수밖에 없다. 후티의 선언은 이란과의 교감 아래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호르무즈 봉쇄를 대미 항전의 지렛대로 써온 이란이 이번엔 홍해 봉쇄로 세계 경제 전체를 인질 삼아 미국과 동맹국을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를 다시 넘어서며 전쟁 초기 수준으로 돌아갔다. 유가 상승은 트럼프 정부 지지율에 악재이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확전이냐 외교냐…미국 압박하는 이란최근 이란의 요르단·이라크 공습으로 미군 4명이 사망·실종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보복을 시사했다. 대이란 공습을 지속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강도와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뜻이며, 이를 위한 미국의 전략 자산들이 중동 전구로 이동 배치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이런 상황에서 홍해 전선까지 추가되면 미국의 대응 전력은 그만큼 분산될 수밖에 없다. 양측 공방이 격화하며 전면전 재개 가능성도 커지고 있지만, 전면전은 미국과 이란 모두에 부담스러운 선택지다. 이 때문에 물밑에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함께 진행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결국 홍해라는 새로운 전선을 여는 것은 미국의 전력을 분산시키거나,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이란의 이중 포석으로 읽힌다. 흔들리는 미국의 ‘2개 전쟁 전략’ 문제는 이란의 ‘홍해 카드’가 목표 달성 여부와 무관하게, 미 해군의 약점과 딜레마를 이미 노출시켰다는 점이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세계 최강대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강력한 해군력이 있었다. 태평양전쟁 승리 역시 미 해군의 압도적 규모와 이를 뒷받침한 생산력 덕분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항공모함을 보유한 미 해군은 지금도 전 세계 연안에 미국의 해양력을 투사하는 토대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이런 해군력을 바탕으로 두 개의 주요 지역 분쟁에 동시 대응해 승리할 수 있다는 ‘2개 전쟁 전략’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미국 내 산업구조와 국제 정세 변화로 이 전략은 이미 흔들리고 있었고, 이번 전쟁이 그 균열을 여실히 드러냈다. 사실 ‘2개 전쟁 전략’의 실행 자체가 역할 분담에 의존해 왔다. 유럽 동맹국이 러시아를 저지하는 동안 미군은 중국에 집중한다는 구상이었다. 문제는 이란전이 바로 이 전제를 무너뜨리는 사례라는 데 있다. 이란전에서 소진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JASSM(합동 공대지 장거리 미사일), 각종 방공 요격미사일은 유럽이 아니라 미국 스스로가 대러시아·대중국·대북한 시나리오에 쓰기로 계획했던 무기 체계다. 동맹이 대신 맡아줄 전선이 아니라, 미국이 직접 싸워야 할 전선에서 핵심 자산이 소모되고 있는 셈이다. 바닥나는 미사일 재고…못 따라가는 생산력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6월 내놓은 ‘미국은 중국과의 전쟁에 준비가 돼 있는가’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짚었다. 이란전에서 소모된 무기 체계가 하필 대만·한반도 시나리오에서도 똑같이 필요한 자산이라는 것이다. CSIS는 이란전 과정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SM-3(탄도미사일 요격 함대공 미사일),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전쟁 전 재고 중 50% 이상이 소모된 것으로 추산했다. 이 세 체계는 대만해협이나 한반도 유사시 중국·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쓰일 핵심 무기다. CSIS가 실시한 워게임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실제 대만 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군의 특정 장거리 미사일 재고는 개전 후 불과 1주일 안에 바닥날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처럼 생산력이 소모 속도를 따라잡지도 못한다. SM-6, 토마호크, JASSM 같은 핵심 탄약은 생산에만 3~4년이 걸리고, 공장 생산 능력을 늘리는 데 추가로 18~24개월이 더 필요하다. 조선업 사정은 더 심각하다. 미국은 현재 버지니아급 공격형 핵추진잠수함을 연간 1.2척 건조하고 있는데, 이는 국방부가 제시한 목표치인 연 3척에 크게 못 미친다. 전투함을 건조할 수 있는 미국 내 조선소는 단 4곳뿐이라, 전투에서 함정을 잃으면 이를 대체하는 데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 반면 중국은 세계 최대의 상업조선 기반과 군함 건조·수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방대한 도크와 숙련 인력, 기자재 공급망을 바탕으로 장기전에서의 수리·보충 능력을 키우는 중이다. 서태평양에서 함정 손실과 전투 손상이 누적될 경우, 결국 보유 척수보다 얼마나 빨리 수리하고 대체하느냐가 가용 전력을 좌우하게 된다. 실제로 중국 해군은 세계 최대 규모인 함정·잠수함 370여척을 보유하고 있고 2030년에는 435척으로 늘어날 전망인 반면, 미 해군은 296척을 운용하는 데 그친다. 미국의 대만 무기 인도 적체 규모도 320억 달러에 달한다. CSIS는 “두 개의 전선에서 억제력을 투사하거나 싸우는 것은 중국과의 단일 장기전보다도 훨씬 어렵다”며 특히 탄약 부족 문제가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군사안보 전문매체 워온더록스는 무기 재고뿐 아니라 인력 동원 체계의 한계까지 짚었다. 현재 미군이 유지하는 병력 동원·전력 생성 기지는 단 2곳뿐이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8곳을 운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미 육군 교리는 대규모 전구전이 벌어지면 월 2만 4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상정한다. 이를 충원하려면 신병 10만명이 필요한데, 가장 낙관적인 가정을 적용해도 이만큼을 모집하는 데 6개월 이상이 걸린다. 자유항행, 지키면 中 이득…못 지키면 러 이득 브루킹스연구소 역시 이란전을 계기로 미 해군력의 구조적 약점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연구소가 6월 내놓은 ‘침몰하는 예감: 호르무즈 해협과 미 해군력에 가해지는 부담’ 보고서는 이번 전쟁과 1987년 ‘탱커전쟁’의 차이를 짚었다.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양측이 페르시아만을 지나는 유조선과 상선을 무차별 공격했던 탱커전쟁 때와 달리, 지금 미국은 전략적 딜레마를 안고 있다. 탱커전쟁 당시엔 자유항행의 최대 수혜자가 서방 동맹국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유항행이 이뤄지면 무역 물량 기준으로 중국이 최대 수혜자가 되고, 반대로 자유항행이 위태로워지면 유가 상승으로 러시아가 이득을 본다.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지키든 못 지키든, 결과적으로 경쟁국에 이득이 돌아가는 구조인 셈이다. 가장 뼈아픈 차이는 투입 전력의 규모다. 탱커전쟁 때는 대서양·태평양 함대를 건드리지 않고도 호르무즈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전쟁에서는 약 280척 규모인 미 해군이 이 작전 하나로 전 전구에서 전력을 끌어와야 하는 처지다. 아울러 이란은 해협 통행뿐 아니라 해저케이블까지 인질로 삼고 있다. 1987년엔 해저케이블의 역할이 미미했지만, 지금은 대륙 간 데이터 흐름의 99%가 해저케이블에 의존한다. 해상 무역 의존도는 계속 커지는데 서방 해군력은 냉전 이후 지속해서 축소돼 왔다. 반면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 해군(함정 수 기준)과 최대 상선 건조국으로 부상했다. 보고서 저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2차대전 이후 가장 강력한 해양전략가”라고 표현했다. 미국·이란, 외교적 해법 나서나이란의 2개 전선 확대 시도는 최근 미국의 대이란 봉쇄 및 공습 강화에 이란 역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 모두 점점 부담이 커져 외교적 해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는 이란의 고위 관리를 인용해 중재국들이 이란에 미국과 10일간 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안과 별도로 이란도 파키스탄에 중재 역할을 다시 맡아달라고 요청했다는 파키스탄 소식통의 전언도 소개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최근 카타르 등 중재국들로부터 “여러 제안이 전달됐고 우리가 이를 접수하기는 했으나, 현시점에서는 구체적인 세부 사항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전날 기자들에게 이란과의 ‘외교의 문’이 열려 있다면서 “그 문이 열린다면, 우리는 그것이 열리는 것을 기꺼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한국” 콕 집었다…세계최강이 군함을 못 만들어? [배틀라인]

    트럼프 “한국” 콕 집었다…세계최강이 군함을 못 만들어?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미 해군은 조선예산을 늘리고도 구축함·잠수함 건조기간이 9~10년까지 늘어나는 등 설계·인력·도크·공급망 전반의 병목에 직면했다.● 중국과의 해양 경쟁이 함정 보유 수보다 전시 수리·보충 속도를 가르는 ‘전력 재생’ 싸움으로 옮겨가면서 한국 조선업의 공정관리·납기 능력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한국의 첫 진입 분야는 완성 전투함보다 설계·MRO·군수지원함·미국 현지 건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법적 예외와 의회·조달 절차도 넘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육군전쟁대에서 열린 ‘국방혁신서밋’ 행사에서 미군의 해군력 증강을 위해 “한국 기업들을 살펴보게 될 것”이라며 미국 밖에서 건조된 일부 선박도 구매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행사에는 미국 유수의 방산·투자업체 대표와 함께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기업의 조선 역량에 가진 관심의 방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신속히 건조할 수 있느냐”고 물은 바 있다. 미국이 동맹국 조선 역량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배경에는 미 해군 산업기반이 직면한 생산 병목이 자리하고 있다. 조선예산 늘어도 구축함·잠수함 9~10년미국은 핵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을 독자 건조할 기술은 있지만 설계와 사업관리, 숙련 인력, 조선소 시설, 부품 공급망이 발주량을 따라가지 못한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2000년대 5~6년이던 구축함과 잠수함의 평균 건조 기간은 최근 9~10년으로 늘었다. 버지니아급 공격원잠은 계약 당시 계획보다 평균 4년 늦게 인도되고 있다. 건조 속도가 과거 수준이었다면 2026~2030년 미 해군 함정 수는 현재 전망보다 평균 20척가량 많았을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정부회계감사원(GAO)이 올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알레이버크급 플라이트Ⅲ 구축함은 인도가 22~58개월 밀렸다. 버지니아급 생산량은 미 해군 목표인 연간 2척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 20년간 조선 예산이 거의 두 배로 늘었지만 함대 규모는 기대만큼 커지지 않았다. 예산을 늘려도 함대가 늘지 않는 역설이 지금 미국 조선산업이 직면한 현실이다. 숙련공·설계·도크·부품…겹겹이 쌓인 병목숙련 용접공과 배관공 확보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일부 조선소는 노후 설비와 부족한 도크 때문에 늘어난 발주량을 소화하지 못한다. 잠수함용 대형 주조품과 추진계통 부품은 공급업체가 제한적이어서 핵심 부품 하나만 늦어져도 후속 공정 전체가 밀린다. 설계를 끝내기 전에 착공하는 사업관리 관행도 문제다. 컨스텔레이션급 호위함은 기본·기능설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6척, 34억 달러(약 5조 280억원)가 넘는 계약 옵션이 행사됐다. 착공 3년 뒤에도 기능설계 완성도는 87%에 머물렀고, 미 해군은 지난해 결국 6척 가운데 4척의 작업을 종료했다. 이처럼 설계 확정 이전에 계약과 건조를 병행한 결과 재작업과 일정 지연이 반복됐다. GAO는 이를 미 해군 획득체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로 지목했다. 중국과의 경쟁은 ‘전력 재생’ 싸움미국의 조바심을 키우는 것은 중국이다. 세계 최대 상업조선 기반과 군함 건조·수리체계를 갖춘 중국은 방대한 도크와 숙련 인력, 기자재 공급망을 바탕으로 장기전에서 수리와 보충 능력을 키우고 있다. 서태평양에서 함정 손실과 전투 손상이 누적되면 보유 척수보다 얼마나 빨리 수리하고 대체하느냐가 가용 전력을 결정한다. 미국이 동맹국 조선산업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사시 손실을 메울 생산·정비 능력이 자국 산업기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한국의 강점…설계·MRO·지원함부터한국 조선소는 선체 블록에 배관과 전장품을 미리 설치하는 선행의장과 메가블록 공법, 병렬 건조를 기반으로 한 공정관리와 납기 통제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미국이 관심을 보이는 것도 단순한 건조 단가보다 이러한 생산관리 역량이다. 물론 상선 생산성을 군함 건조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군함은 전투체계 통합과 군용 인증, 정부 인수시험 등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국 조선업계의 첫 진입 분야는 설계와 MRO(유지·보수·정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화디펜스USA와 한화 필리조선소는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사업에서 설계 개선과 생산성 검토에 참여하고 있다. 한화오션도 거제조선소에서 미 군사해상수송사령부(MSC) 군수지원함 정비를 수행했다. 다음 단계로는 미국 현지 조선소를 활용한 급유함과 군수지원함 건조가 거론된다. 완성 전투함의 한국 건조는 가장 마지막 단계다. 한국 기술 쓰되 생산·일자리는 미국에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 곧바로 한국 조선소에서 미 군함을 건조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한미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1500억 달러를 조선협력에 투입하기로 합의했고, 이달 23일에는 워싱턴DC에 한미조선협력센터가 문을 연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방산 투자와 4000여개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하며 “펜실베이니아 노동자들이 미국의 선박과 잠수함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자본과 기술을 활용하더라도 생산기반과 고용의 중심은 미국에 두겠다는 구상에 무게가 실린다. 대통령 예외 있어도 의회·조달 규정 넘어야미 연방법 10편 8679조(번스-톨레프슨 규정)는 미군 함정과 주요 선체 구성품의 해외 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대통령이 국가안보상 필요를 인정하면 예외를 둘 수 있지만 의회 통보 절차를 거쳐야 하며, 연도별 예산법과 조달·보안 규정, 미국 조선업계와 노동계의 이해관계도 넘어야 한다. 반면 한국 기업이 소유한 미국 조선소에서 함정을 건조하는 방식은 해외 건조 금지 규정과 직접 충돌하지 않는다. 한화 필리조선소가 한미 조선협력의 핵심 거점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 해군 시장이 당장 전면 개방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자국 산업기반만으로는 함대 확대 일정을 맞추기 어려운 현실을 미국 스스로 공개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현실적인 첫 단계는 설계와 생산성 검토, MRO, 군수지원함, 미국 현지 건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산 완성 전투함이 실제 미 해군 조달체계에 편입될지는 향후 법적 예외 적용과 의회의 논의, 실제 발주 과정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 “항모 격침당할라”…美, 중국 겨냥 장거리 무인기 찾는다 [밀리터리+]

    “항모 격침당할라”…美, 중국 겨냥 장거리 무인기 찾는다 [밀리터리+]

    미 해군이 중국의 장거리 대함미사일 위협을 피해 항공모함을 더 멀리 떨어뜨린 채 공격할 수 있는 차세대 함재 무인기를 찾는다. 항모가 적 해안에 접근하지 않아도 무인기가 공중급유 없이 1000해리(약 1852㎞)를 날아가 표적을 타격하는 방식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조달 사이트(SAM.gov) 등에 따르면 미 해군 항공체계사령부는 전날 ‘함재 무인항공기 솔루션’ 정보요청서(RFI)를 공개했다. 미 해군은 니미츠급과 제럴드 R. 포드급 원자력 추진 항모에서 운용할 무인기 개념을 방산업계에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절차는 시장조사 단계로, 실제 개발·구매 계약을 뜻하지는 않는다. 업체들은 다음 달 13일까지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미 해군은 공격 임무를 맡는 기체에 공중급유 없이 최소 1000해리의 전투반경을 요구했다. 이는 한반도 남북 길이의 약 두 배에 해당한다. 항모가 중국군의 미사일 사거리 밖에 머물더라도 무인기가 전장 깊숙이 진입해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미 해군은 특정한 무인 전투기 한 종류만 찾는 것은 아니다. 수상함 공격과 지상 타격을 비롯해 대잠수함전, 공중전, 전자전, 정보·감시·정찰, 공중급유, 수송 등 8개 임무를 제시했다. 업체는 임무별 전용기나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다목적 기체, 공통 부품을 사용하는 무인기 계열을 제안할 수 있다. 중국 ‘항모 킬러’ 피해 공격 거리 늘린다 미 해군이 이례적으로 긴 전투반경을 요구한 배경에는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 전략이 있다. 중국군은 둥펑 계열 대함탄도미사일과 장거리 순항미사일, 잠수함 및 항공전력을 결합해 서태평양으로 접근하는 미 항모를 위협한다. 현재 항모의 주력 전투기인 F/A-18E/F 슈퍼호넷과 F-35C는 장거리 작전 때 공중급유기의 지원에 크게 의존한다. 그러나 급유기는 크고 기동성이 떨어져 적 전투기나 장거리 미사일의 표적이 될 수 있다. 항모가 위협권 밖으로 물러나면 함재기의 왕복 거리도 늘어나 공격 횟수와 무장 탑재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 미 해군은 장거리 무인기를 투입해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려 한다. 조종사가 타지 않으므로 피로와 생명유지장치의 제약을 줄이고 위험도가 높은 공역에도 투입할 수 있다. 항모는 뒤에 남고 무인기가 앞에서 정찰과 공격, 전자전 임무를 맡는 구조다. 새 무인기는 항모 갑판에서 자율 이동과 이착륙을 수행하고, 비행 중 임무 변경과 위협 회피에도 대응해야 한다. 미 해군은 기존 무인 함재기 통제체계와 연결해 기종마다 별도의 운용 장비를 설치하는 부담도 줄일 방침이다. MQ-25 넘어 ‘무인 항공단’으로 미 해군은 이미 보잉의 MQ-25A 스팅레이 함재 무인급유기를 개발하고 있다. MQ-25는 유인 전투기에 연료를 공급해 항모 항공단의 작전반경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번에 공개한 구상은 급유 임무를 넘어 타격과 방공, 대잠수함전까지 무인 전력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범위가 훨씬 넓다. 미 해군은 유인 전투기와 함께 움직이는 협동전투기와 MQ-25를 새 무인기 계열에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축함이나 원정해상기지함 등 항모가 아닌 함정에서 운용할 수직이착륙 무인기도 별도로 검토한다. 제한된 비행갑판에 더 많은 전력을 싣기 위해 기체가 차지하는 공간과 임무 효율도 주요 평가 요소로 제시했다. 이번 RFI가 곧바로 새로운 무인전투기 사업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미 해군이 1000해리라는 구체적인 기준을 꺼낸 것은 항모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꾸려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중국 해안 가까이 접근해 유인 전투기를 발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항모는 생존 가능한 후방에 두고 장거리 무인기가 전투의 최전선에 서는 방향이다.
  • “미군 빼도 전면전 가도 답 없다”…트럼프 이란전 출구가 없다 [밀리터리+]

    “미군 빼도 전면전 가도 답 없다”…트럼프 이란전 출구가 없다 [밀리터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의 전쟁을 끝낼 뚜렷한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철수하면 미국의 동맹 신뢰와 항행의 자유가 흔들리고, 공습을 확대해도 이란의 공격 능력을 완전히 없애기 어렵다. 지상군 투입은 또 다른 장기전을 부를 수 있다. 결국 미 해군이 호르무즈해협에 장기간 머물며 이란을 봉쇄하고 상선을 호위하는 방안이 ‘그나마 덜 나쁜 선택’이라는 평가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19포티파이브는 15일(현지시간) 미 해군대학 해양전략 석좌인 제임스 홈스 박사의 기고문을 통해 이란전에서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네 가지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홈스 박사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 지도부가 서방에 대한 ‘저항’을 체제 정당성의 핵심으로 삼는 만큼, 공개적인 양보 요구를 받아들이면 이를 항복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미군이 공중·해상 작전만으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과 드론, 고속정 전력을 모두 제거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투기와 함정은 무기고와 이동식 발사대를 타격할 수 있지만, 지상군처럼 지역을 장악해 은닉 무기를 찾아내지는 못한다. 이란이 일부 공격 능력만 유지해도 해운사와 보험사는 군사적 보호 없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기를 꺼릴 수 있다. 철수하면 동맹 흔들리고 더 때려도 끝나지 않아 첫 번째 선택지는 미국이 전쟁에서 손을 떼고 중동에서 철수하는 방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때 해협을 완전히 다시 열지 못한 채 분쟁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의 국가안보전략과 국방전략은 중동의 우선순위를 서반구와 서태평양, 유럽보다 낮게 두고 있다. 이 기준만 보면 미국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전장에서 자원을 빼는 결정은 전략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철수의 대가는 크다. 걸프 지역 동맹국들은 미국이 자신들을 이란에 내줬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동아시아와 유럽의 동맹국들도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이 독자적인 군사 협력을 강화하거나 중국·러시아 같은 지역 강국과 타협한다면 미국의 세계적 영향력도 약해질 수 있다. 호르무즈해협을 이란의 사실상 통제 아래 두는 것은 미국이 오랫동안 강조해 온 ‘항행의 자유’ 원칙과도 충돌한다. 이란이 국제해협 통항을 제한하거나 통행료를 요구해도 미국이 물러선다면 다른 국가의 유사한 도전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 방안은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재개하는 것이다. 미군이 미사일 기지와 무기고, 지휘시설을 집중적으로 파괴하면 이란 지도부의 저항 의지를 꺾지 못하더라도 실제 공격 능력은 약화할 수 있다. 다만 홈스 박사는 이 가능성을 낮게 봤다. 미 국방부 집계로 적극적인 전투 기간에 약 1만 5000개 표적을 타격하고도 이란의 위협을 제거하지 못했다면, 표적 수를 더 늘리는 것만으로 전쟁을 끝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이다. 지상군은 미사일과 드론을 숨긴 시설을 직접 수색하고 주요 지역을 장악할 수 있다. 공중·해상 전력만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이란의 대함 공격망을 무력화하려면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란은 인구가 약 9000만 명에 이르는 광대한 국가다. 미국 정부와 의회, 유권자들이 중동에서 또다시 장기간 지상전을 감수할 가능성은 작다. 이란 침공은 전쟁을 끝내기보다 더 큰 전쟁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미 해군 20% 투입해 봉쇄·호송 장기화하나 홈스 박사는 네 번째 방안인 해상 봉쇄와 상선 호송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차단해 경제를 압박하는 동시에 걸프 동맹국의 선박이 호르무즈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하도록 보호할 수 있다. 이 작전은 방어와 공격을 결합한다. 미 해군 수상함은 상선 주변에 방어막을 만들고, 미 해군과 공군·육군 전력은 이란의 대함미사일과 드론 발사 지점을 즉각 타격한다. 해협 통항을 보장한다는 목적은 방어적이지만, 위협이 확인되면 이란 본토의 관련 시설을 공격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전력 소모다. 홈스 박사는 전 세계에 배치할 수 있는 미 해군 가용 전력의 약 20%가 이 임무에 투입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전면적인 공중·해상 폭격보다는 부담이 작지만, 중국을 억제해야 하는 서태평양 등 우선 전구에 사용할 함정과 탄약을 계속 묶어두게 된다. 동맹국의 협조도 변수다. 과거 미국이 상선 통항 지원을 추진했을 때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 기지를 관련 작전에 제공하지 않았고, 계획은 며칠 만에 힘을 잃었다. 걸프 국가들이 이번에도 소극적으로 나오면 미국이 단독으로 장기 호송 작전을 유지해야 할 수 있다. 홈스 박사는 미국이 동맹과 국제적 신뢰, 항행의 자유를 지키려 한다면 걸프 해역에서 군사작전을 무기한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철수와 공습 확대, 지상전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대가를 요구하는 만큼, 전쟁을 끝내는 해법이 아니라 비용을 통제하며 장기화하는 방안만 남았다는 것이다.
  • “이란 때리다 미사일 절반 썼다?”…美, 중국 대응도 비상 [밀리터리+]

    “이란 때리다 미사일 절반 썼다?”…美, 중국 대응도 비상 [밀리터리+]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패트리엇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토마호크 등 핵심 미사일을 대량으로 사용하면서 대중국 군사 대비태세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부 무기 재고는 전쟁 전보다 최대 절반 가까이 줄었고 이를 다시 채우는 데 최대 4년 이상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방공 요격미사일과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를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소모했다. 로이터에 실린 칼럼은 미국이 이란전에서 사용한 패트리엇과 사드 등 주요 무기체계의 재고 감소 폭을 약 25~50%로 추산했다. 무기별 생산 속도를 고려하면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약 25~51개월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는 미국이 보유한 전체 미사일의 절반을 사용했다는 뜻이 아니라, 이란전에서 집중적으로 투입한 일부 핵심 무기체계를 기준으로 한 추정치다. 미국은 지난 2월 말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시작한 뒤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고 지상 표적을 타격하는 데 막대한 물량을 투입했다. 미군은 작전 초기 4주 동안에만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850발 이상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 내부에서도 장거리 정밀무기의 빠른 소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CSIS는 이란전에서 많이 사용한 핵심 탄약 7종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4종은 전쟁 전 재고의 절반 이상을 소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사드와 패트리엇 계열 요격탄은 단기간에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 어려워 재고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과 싸울 탄약은 충분…문제는 ‘다음 전쟁’ 미국이 당장 이란과의 전쟁을 이어가지 못할 정도로 무기가 바닥난 것은 아니다. CSIS는 미군이 예상 가능한 이란전 시나리오를 수행할 충분한 탄약을 보유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란전과 별개의 대규모 전쟁이 발생할 경우다. 패트리엇과 사드, 토마호크를 비롯한 여러 무기는 중국과의 서태평양 분쟁에서도 필요한 핵심 전력이다. 이란전에서 재고를 대량으로 사용하면 대만해협 등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미국이 초기에 동원할 수 있는 무기 물량도 줄어든다. CSIS는 이란전 이후 미국에 서태평양 분쟁에 취약한 ‘위험의 창’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는 이란전 이전부터 재고가 넉넉하지 않았으며 중국과의 장기전에서는 훨씬 많은 물량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재고 감소가 곧바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억지력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중국이 대만에 군사행동을 결정할 때 미사일 재고뿐 아니라 미군의 전체 전력과 동맹국 대응, 경제적 비용 등을 함께 고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란전이 미국의 선택지를 좁히고 추가 충돌에 대응할 부담을 키웠다는 점에는 이견이 크지 않다. 패트리엇 3배·사드 4배 생산 추진 미국 정부는 생산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방산업체 경영진을 백악관으로 불러 미사일과 요격탄 생산 확대를 요구했다. 미 국방부는 패트리엇 요격탄 생산량을 3배, 사드 요격탄 생산량을 4배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토마호크와 암람(AMRAAM), SM-3·SM-6 함대공미사일의 생산량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생산시설 증설과 부품 공급망 확보, 숙련 인력 충원에 시간이 필요해 단기간에 재고를 복구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무기 부족은 동맹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이란전에서 필요한 무기를 우선 확보하기 위해 유럽 일부 국가에 이미 계약한 무기의 인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통보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는 데 필요한 패트리엇 요격탄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압도적인 화력을 과시했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난 낮은 생산 속도와 제한된 비축량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미군이 중동과 유럽을 지원하면서 중국과의 잠재적 충돌에도 대비하려면 무기 생산 기반을 전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최강 전투기라더니”…美 F-47, 대만전엔 ‘반쪽’인 이유 [밀리터리+]

    “최강 전투기라더니”…美 F-47, 대만전엔 ‘반쪽’인 이유 [밀리터리+]

    미국이 차세대 제공권 전투기 F-47에 역대 미 전투기 가운데 가장 긴 작전반경을 부여했지만, 괌에서 대만해협까지 단독으로 날아가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여전히 거리가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중국의 대형 스텔스 전투기 J-36은 장거리 작전을 염두에 둔 설계로 평가돼 서태평양 공중전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미국 군사전문매체 19포티파이브에 따르면 미 공군이 공개한 F-47의 전투행동반경은 1000해리(약 1850㎞) 이상이다. 이는 F-22와 F-35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미군 전투기 가운데 가장 길다. 최고속도는 마하 2 이상이며 미 공군은 185대 이상을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대만해협까지 거리는 약 2800㎞에 달한다. F-47이 괌에서 출격해 대만 주변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한 뒤 복귀하려면 공중급유기 지원을 받아야 한다. 전투행동반경은 단순 편도 항속거리가 아니라 출격과 임무 수행, 귀환에 필요한 거리를 뜻한다. 역대 최장거리인데도 남는 ‘약 950㎞ 공백’ F-47은 기존 미군 전투기의 고질적인 항속거리 문제를 상당 부분 개선했다. 미 공군 자료상 F-22의 전투행동반경은 약 1090㎞, F-35A는 약 1240㎞ 수준이다. F-47은 이를 약 1850㎞ 이상으로 늘렸지만, 괌과 대만 사이에는 여전히 약 950㎞의 공백이 남는다. 미군은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 등 대만에 가까운 기지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들 기지는 중국의 탄도·순항미사일 공격권 안에 놓여 있다. 상대적으로 후방에 있는 괌에서 전투기를 운용하려면 KC-46A나 KC-135 같은 공중급유기가 사실상 필수다. 문제는 급유기가 크고 느리며 스텔스 성능이 없어 적의 장거리 미사일과 전투기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중국이 급유기와 조기경보기 등 지원 전력을 먼저 공격하면 미군 전투기는 작전반경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19포티파이브는 중국이 미국의 이른바 ‘공중급유 다리’를 끊는 전략을 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J-36, 급유기·조기경보기 노리는 장거리 사냥꾼 J-36은 중국 청두항공공업그룹이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형 무미익 스텔스 항공기다. 꼬리날개가 없는 삼각형 기체에 엔진 3개를 장착했으며 일반 전투기보다 큰 동체에 많은 연료와 무장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J-36의 세부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전투행동반경 1500마일(약 2400㎞)이라는 수치는 공식 성능이 아니라 기체 크기와 연료 탑재 공간을 토대로 한 공개 분석이다. 군사매체 워존(TWZ)은 J-36이 약 2400㎞ 이상의 작전반경을 확보한다면 중국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침투해 장거리 제공권 임무와 지상·함정 공격, 감시, 무인기 통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군 급유기와 조기경보기 등 고가치 지원 자산을 추적·공격하는 역할에 적합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F-47과 J-36은 모두 개발 단계여서 실제 성능을 단정하기 어렵다. F-47은 첫 비행을 앞두고 있으며 J-36도 시험기가 공개된 수준이다. 결국 두 기체의 우열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전투기와 무인기, 급유기, 조기경보기, 미사일을 더 안정적으로 연결해 서태평양의 긴 거리를 극복하느냐다.
  • 김정은 “강건호 두 달 안에 실전 배치”… 핵·미사일 해상으로 분산 나서

    김정은 “강건호 두 달 안에 실전 배치”… 핵·미사일 해상으로 분산 나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구축함 ‘강건호’의 전략순항미사일 등 성능평가시험을 참관한 뒤 2개월 내 해군에 취역시킬 것을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핵·미사일 전력을 지상뿐 아니라 해상 플랫폼까지 분산해 운용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일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와 함상포·자동기관포, 전자전 수단 등 주요 무기체계 시험이 진행됐다”고 5일 보도했다. 이어 “해당 시험은 함에 탑재된 각종 무기 체계에 대한 전투 적용성을 검토, 확증하기 위한 평가공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강건호는 북한이 지난해 공개한 5000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의 동급 2번함이다. 이번 시험에서는 강건호의 목표 탐지 등을 점검하고 함상포 등 성능평가 사격을 진행한 뒤, 강건호에서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군은 3일 북한 강건호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순항 미사일 등을 포착했고,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시험에 참관한 김 위원장은 “최근 우리 무기체계개발동향을 보면 우리식 해군전투체계발전의 잠재성을 확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상 및 수중전투체계들을 개발하고 군사행동수역들에서 전개하는 단계별 과업”을 제시하며 “두 달 안에 구축함을 해군에 취역시키기 위한 사업을 완결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이 ‘군사행동수역’을 언급한 것은 작전 범위를 넓히려는 구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과 미국, 일본의 군사자산과 기지가 전개된 수역과 이에 대응하는 북한 해군의 작전 해역을 포괄하는 표현”이라며 “단기적으로 한반도 근해, 중기적으로 일본 주변 해역과 주일미군 기지 사정권, 장기적으로는 서태평양까지 작전 범위를 확대하려는 구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상에만 의존하던 핵·미사일 전력을 해상 플랫폼으로 분산할 수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도 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 선전 단계를 넘어 실전 전력화 가능성을 과시하는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우리는 4.5세대인데…中 6세대 신형 전투기 개발 발표, 韓 상공 노릴까 [밀리터리+]

    우리는 4.5세대인데…中 6세대 신형 전투기 개발 발표, 韓 상공 노릴까 [밀리터리+]

    중국이 공중권 장악을 위한 6세대 전투기 개발 사실을 공식적으로 시사하면서 동아시아 전반에 군비 압박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지난달 29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공식 매체인 ‘중국군호’에는 대형 수송기 Y-20을 탄 조종사와 부조종사가 등장한다. 영상에서 Y-20 부조종사는 기장에게 오늘 급유 대상에 대해 묻고, 기장은 “마스터 식스(류예, 六爺) 먼저, 다음은 리틀 식스(샤오류, 小六)”라고 답한다. 이후 조종석 창밖으로 꼬리 날개가 없는 무미익 비행체의 윤곽이 스쳐 지나간다. SCMP는 “마스터 식스는 H-6 전략 폭격기의 별칭이며, 리틀 식스는 6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의미한다”며 “리틀 식스는 중국군에서 단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표현”이라고 보도했다. 2024년부터 중국 쓰촨성 청두와 랴오닝성 선양 등에서 J-36과 J-50 등 차세대 스텔스기로 추정되는 기체의 시험 비행 모습이 여러 차례 지상에서 포착됐지만, 중국군은 개발 및 시험 비행 사실을 인정한 적이 없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중국의 6세대 전투기가 미국보다 더 빠르게 전장에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군사평론가 쑹중핑은 “이 영상은 6세대 전투기가 공중급유 능력을 확실하게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시험 비행 중에 공중급유 테스트를 실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군사 분석가 푸첸샤오는 “공중급유 능력이 특히 중요하다”면서 “전술 항공기의 전투반경이 중거리 전략폭격기에 근접하면 서태평양과 인도양까지 도달 가능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순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은 최소 2종의 6세대 스텔스기 시제품을 테스트 중”이라며 “중국이 경쟁국들보다 앞서 있다”고 전했다. 중국 6세대 스텔스 전투기의 실체다만 일각에서는 중국군이 6세대 전투기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만으로 실전형 6세대 전투기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 당국이 공식 문서나 성명을 통해 ‘6세대 전투기’를 확정 짓지 않았고, 영상 속 무미익 형상 역시 유인 전투기가 아닌 고성능 무인 전투기(UCAV)나 실험기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6세대 전투기는 5세대 전투기의 스텔스 성능과 첨단 센서를 기반으로 하면서, 인공지능(AI), 유무인 복합 운용, 네트워크 중심전 능력을 한층 강화한 차세대 전투기를 의미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인공지능 기반 조종 지원, 무인기와의 협동 전투, 더 향상된 스텔스 성능, 장거리·고출력 센서와 전자전 능력, 초고속 데이터 공유를 통한 전장 네트워크 통합, 차세대 무기체계(지향성 에너지 무기 등) 탑재 가능성 등을 핵심 특징으로 꼽는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6세대 전투기의 실전 배치 시점을 2035년 이후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도 6세대 기종 개발을 진행 중이나 막대한 예산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영상 공개는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공식화하며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4.5세대 전투기 개발한 한국에 미치는 영향한국 신형 전투기 KF-21은 현재 4.5세대 수준으로, 미사일을 기체 외부에 장착하는 구조여서 완전한 스텔스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국 공군은 F-35A 5세대 전투기를 이미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KF-21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한국은 F-35A와 KF-21을 함께 운용하면서 전력을 구성하고 있으며, KF-21은 노후한 F-4와 F-5를 대체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더불어 한국은 서방의 첨단 기술과 무장을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산 AIM-120, AIM-9X 등 최신 공대공 미사일과 향후 차세대 무장을 지속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밖에도 한국이 운용하는 F-35A는 미국과 여러 동맹국에서 장기간 운용되며 성능이 검증된 기종인 반면, 중국의 J-20이나 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는 외부에서 실제 성능과 신뢰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한국도 KF-21 블록 2 스텔스화 개량과 블록 3 무인기 협동 능력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시진핑 보고 있나?…美 전략폭격기 B-2에 스텔스 대함미사일 탑재한 이유 [밀리터리+]

    시진핑 보고 있나?…美 전략폭격기 B-2에 스텔스 대함미사일 탑재한 이유 [밀리터리+]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스피릿이 장거리 대함미사일(LRASM)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TWZ)은 미 공군의 B-2 폭격기가 최근 서태평양에서 실시된 실사격 함정 격침 훈련(SINKEX) 중 AGM-158C 장거리 대함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태평양 공군사령부(PACAF)(PACAF)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마리아나 제도 북쪽 해상에서 B-2를 이용한 실사격 격침 훈련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면서 “B-2에 장거리 대함미사일을 배치해 잠재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향상된 전략적 목표 달성 능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TWZ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 발사 훈련은 지난 27일 연합 군사훈련인 ‘발리언트 실드’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퇴역한 USS 주노함에 다양한 무기를 퍼부어 함선을 침몰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B-2가 AGM-158C 미사일을, 일본 해상자위대의 잠수함이 어뢰를 발사했다. 이번 B-2의 대함미사일 발사 훈련이 주목받는 것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중국의 대만 침공과 태평양에서 분쟁 발생 시 중국 해군의 항공모함과 함정을 침몰시키는 치명타를 안겨 줄 무기가 바로 AGM-158C다.AGM-158C는 미국 공군과 해군이 적대국의 해군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 개발한 차세대 정밀유도 스텔스 대함 미사일로 최대 사거리는 370~560㎞로 알려져 있다. 최근들어 대함미사일 장착한 B-2 폭격기특히 AGM-158C를 B-2에 탑재한 것이 주목되는데, 원래 이 폭격기는 지상 폭격 및 핵 투하용으로 개발됐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중국 해군력이 급격히 증강되자 미군은 군함의 방공망을 뚫기 위해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B-2가 직접 대함미사일을 들고 침투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다만 미국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는 B-2의 미사일 탑재와 관련된 모든 세부 사항과 이번 훈련이 최초인지 여부도 기밀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케빈 브루스 슈나이더 미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성명을 통해 “B-2의 인상적인 성능은 새롭게 부상하는 안보 위협에 맞서 미군이 적응력과 유연성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대해상 타격 작전을 우선시함으로써 적에 대한 결정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국가 이익을 보호하며, 자유롭고 개방된 태평양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스럽그러먼이 제작한 B-2는 위에서 보면 특유의 더블유(W)자 모양 때문에 ‘검은 가오리’로도 불린다. 길이 20m, 폭 52m, 무게 71t으로 전투기보다 훨씬 크지만 스텔스 성능 덕에 레이더에 거의 포착되지 않는다. 특히 초대형 벙커버스터인 GBU-57을 2발까지 탑재할 수 있는데 그 진가는 2025년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격 때 드러났다.
  • 찬 공기 장벽에 막힌 한반도… 역대 세 번째 ‘7월 지각 장마’

    찬 공기 장벽에 막힌 한반도… 역대 세 번째 ‘7월 지각 장마’

    올해 ‘7월 장마’가 찾아온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적으로 확충된 1973년 이후 세 번째다. 평년이라면 장마가 6월 중하순쯤 시작하지만, 한반도 북쪽 상공에 영하 15도 안팎의 차고 건조한 공기 덩어리가 자리 잡으면서 장마가 늦어졌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에서 7월에 장마가 시작된 해는 1982년(7월 5일)과 2021년(7월 3일) 두 차례뿐이다. 평년(1991~2020년) 장마 시작일인 6월 19일이 열흘 가까이 지났지만, 올해는 본격적인 장맛비 대신 소나기성 강수만 이어지고 있다. 장마가 시작되려면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쪽으로 확장하고, 그 가장자리를 따라 비구름대가 자리 잡아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적도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인 ‘엘니뇨’와 동시베리아 초목 증가세 등이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을 막고 있다. 지구온난화도 장마 시작 시점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2020년대 들어 두드러진 한반도 북동쪽 시베리아 지역의 지표 변화도 장마 지연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곳은 눈 덮인 면적이 줄고 초목이 늘면서 지표가 햇빛을 더 많이 흡수해 쉽게 데워지고 있다. 예상욱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엘니뇨로 수온이 높아진 중태평양에서 활발한 대류 활동이 나타나면 북서태평양에 저기압성 순환이 만들어진다”며 “여기에 동시베리아 일대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되고 한반도 쪽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을 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구온난화로 기후 패턴 예측이 어려워진 점도 장마 지연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김철희 한국기상학회장은 “기온 상승을 비롯한 기후 변화로 기압 변화, 강우 등 전통적인 의미의 장마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달 1일부터 4일까지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예보됐지만, 본격적인 장마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가 어디에 위치할지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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