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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조헌·영규·윤선각의 협력 정신을 생각한다

    [서울광장] 조헌·영규·윤선각의 협력 정신을 생각한다

    대한불교조계종에는 ‘영규대사 및 800의승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있다. ‘명예회복’을 위한 조직이 있다는 것은 ‘회복하고 싶은 명예’가 남았다는 뜻이다. 금산 칠백의총이 이름부터 조헌 의병을 기릴 뿐 영규 승군에 대한 배려는 적다는 소외감의 표현이다. 임진왜란 당시 충청도 지역 관군의 후손들도 마음속으로는 ‘명예회복’을 외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많은 기록이 청주성 탈환 안팎의 충청감사 윤선각을 두고 의병활동을 철저히 방해한 인물로 묘사하고 때문이다. 조헌과 영규 중심의 서사는 대부분 윤선각을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하지만 청주성 탈환은 의병과 승병은 물론 관군이 참여한 합동작전이 이루어 낸 성과였다. 성리학으로 무장한 조헌과 산중에서 수도하던 영규의 협력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우리는 조선을 척불(斥佛)의 나라, 조헌은 격렬하게 유교적 신념을 표출하던 인물이라는 인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고정관념과는 다르게 조헌과 영규는 협력했고, 왜란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왜란의 역사에서 청주성 탈환은 여전히 의미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고 있다. 당시 왜군 보급선은 동래에서 한양을 거쳐 평양으로 이어졌다. 청주성 탈환은 보급선의 중심축을 끊은 것이었다. 금산 전투는 나아가 왜군의 호남 진출 의지를 완전히 꺾었으니 결과적으로는 패전이라고 할 수 없다. 조헌과 영규가 가졌던 신뢰의 깊이는 선조수정실록 기사가 그 일단을 보여 준다. 조헌이 의병을 이끌고 금산성으로 홀로 진군하려 하자 영규는 ‘조공(趙公)을 혼자 죽게 할 수는 없다’면서 승군 수백명과 합세했다는 것이다. 군사적 협력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인간적 동지애마저 읽히는 대목이다. 충청지역에 기반한 조헌 의병과 영규 승병의 협력은 어쩌면 운명적이다. 지역 사족으로 이루어진 조헌 의병은 활이 주요 무기였을 것이다. 영규 승군의 경우 낫과 도끼가 대세였던 것으로 전한다. 조헌 의병이 화살로 집중엄호하는 가운데 영규 승군의 근접전 능력이 공성전을 승리로 이끈 것이다. ‘영규가 무리를 모아 군대를 만든 뒤에는 오직 조헌을 따라 진퇴했다’는 수정실록 내용도 두 진영의 군사적 공조가 필수불가결이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조헌 의병과 영규 승군의 ‘절묘한 협력’을 매치시킨 것이 충청감사 윤선각이었다. 수정실록에는 ‘공주목사 허욱이 의승 영규를 얻어 그로 하여금 승군을 거느리고 조헌을 돕게 하니, 조헌이 군사를 합쳐 곧장 청주 서문에 육박했다’는 대목이 보인다. 관군이 영규가 결집을 주도한 승군을 더욱 조직화해 조헌 의병과 합동작전을 벌이게 했다는 의미다. 윤선각은 승군의 보급 문제에도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청주성 전투가 끝나고 영규의 공로를 조정에 자세히 보고한 것도 윤선각이었다. 조헌은 의병의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관군이 지휘계통에서 의병의 상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연암 박지원은 ‘영규비’에서 “오직 문열공의 군대만은 사신을 보내 조정과 직접 통했다’고 적었다. 문열공은 조헌을 가리킨다. 조헌은 충청감사가 아니라 조정의 지휘를 받으려 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주성 전투에서 의병·승군·관군은 유기적으로 움직여 승리를 거뒀다. 조헌과 윤선각 사이는 긴장이 없지 않았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협력했던 관계로 정리할 수 있다. 임진왜란은 조선이 당대 세계 최강 전력의 왜군에 맞서 승리한 전쟁이다. 한때 일각에선 이른바 재조지은(再造之恩)을 거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명나라도 왜군의 군사력에 맨몸으로 노출됐다면 나라의 운명을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니 임진왜란은 명나라가 조선을 구원한 전쟁이면서 동시에 조선이 명나라를 구한 전쟁이다. 새달 칠백의총에서 434주년 순의제향이 봉행된다. 조헌 후손과 불교계 사이의 몇 가지 쟁점이 있다지만 주변에서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다만 양쪽 모두 중봉 선생과 영규 대사가 되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죽음의 길을 흔쾌히 함께 간 중봉 선생과 영규 대사다. 두 분의 협력 정신을 되살린다는 마음이라면 대화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다음엔 ‘관군과의 화해’로 이어지면 더욱 좋겠다. 서동철 논설위원
  • 공원서 책 1200권 나눈 광진… 일상으로 독서공간 넓힌다[현장 행정]

    공원서 책 1200권 나눈 광진… 일상으로 독서공간 넓힌다[현장 행정]

    주민들에 1인당 3권 무료로 나눔야외·스마트도서관, 북카페 확대“AI시대, 지혜·지식은 책 속에 있어”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이 일상이 된 시대지만 그 모든 것을 넘어서는 지혜와 지식은 책 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지난 19일 구의동 ‘홍련산의소공원’에서 열린 ‘2026년 여름철 피서지문고’를 찾아 이같이 말했다. 김 구청장은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 이야기를 나누고 주민들에게 식사는 했는지, 더위에 불편한 점은 없는지 안부를 물었다. 함께 커피를 마시며 행사에 대한 주민 의견도 들었다. 아이 손을 잡고 나온 인근 아파트 주민부터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까지 발길이 이어졌다. 천막 아래에는 아동·청소년·문학·교양 등 다양한 분야의 책 1200권이 놓였다. 주민들이 마음에 드는 책을 1인당 3권까지 무료로 가져가면서 행사 시작 1시간 30분 만에 약 700권이 새 주인을 찾았다. 자양2동에서 아이와 함께 온 한 주민은 “아이와 내가 읽을 소설책을 각각 3권씩 골랐다”며 “이런 행사가 더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깜짝 행사도 열렸다. 행복한지역아동센터와 어린이집 아이들은 책을 고른 뒤 비즈 팔찌 만들기를 즐겼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민들이 시원하게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포도와 방울토마토를 담은 과일 세트와 과자, 얼음물 등을 제공하고 냉풍기도 가동했다. 광진구가 새마을문고중앙회 광진구지부와 함께 마련한 이 행사는 주민들이 가까운 공원에서 휴식과 독서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준비한 책 가운데 900권은 지난 6월 ‘알뜰도서 무료교환시장’에서 모은 중고책이다. 자원 순환과 독서문화 확산이라는 의미도 더했다. 광진구의 독서공간은 주민 일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서울어린이대공원과 아차산어울림광장에서 야외도서관을 운영하고 어린이대공원역 스마트도서관에 이어 아차산역에도 스마트도서관을 추가 조성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산책과 휴식, 독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중랑천 북카페도 문을 열 예정이다. 취학 전 500권 이상 책 읽기와 북스타트, 맘스책방 등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올해 1월 기준 구에는 독서동아리 100개, 회원 980명이 등록돼 있다. 김 구청장은 “책으로 사고 체계를 세우고 체계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키우는 것이야말로 AI 시대를 이끌어갈 기본 바탕”이라며 “아이들과 주민들이 책과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독서 공간과 관련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과학고·국제고·자사고가 한곳에… 서울에서 영종으로 눈길

    과학고·국제고·자사고가 한곳에… 서울에서 영종으로 눈길

    인천과학고·인천국제고·인천하늘고 집적…차별화된 교육 인프라 주목전용 84·114㎡ 총 960가구 ‘영종국제도시 신일 비아프 크레스트’ 관심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 안팎으로 다가오면서 분양 시장에서도 우수한 학군을 갖춘 주거 지역으로 수요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 주요 학군지의 높은 집값과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자, 경쟁력 있는 명문 학교 인프라와 쾌적한 주거환경을 동시에 갖춘 수도권 신흥 교육도시가 대안 주거지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 국제고 등 경쟁력 있는 학교가 모여 있는 수도권 지역이 신흥 교육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높은 서울 집값과 교육비 부담을 고려해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주거비와 우수한 교육 여건, 쾌적한 생활환경을 함께 확보하려는 가족 단위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입지로 꼽히는 곳이 인천 영종국제도시다. 영종국제도시에는 현재 인천과학고등학교와 인천국제고등학교, 인천하늘고등학교가 모두 위치해 있다. 한 지역에 과학고와 국제고, 자율형 사립고가 모두 들어서 있어 수도권에서도 차별화된 교육 기반을 갖춘 신흥 교육도시로 평가받는다. 특히 자사고인 인천하늘고는 인천국제공항 종사자 자녀의 교육 여건 개선과 영종 지역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다. 이 같은 설립 배경은 신입생 입학 전형에도 직결돼 지역 거주자 자녀에게 실질적인 입학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실제로 2026학년도 입학 전형 기준 인천하늘고의 정원 내 모집 인원 225명 중 자격 요건을 갖춘 공항 종사자 자녀 대상 ‘하늘인재전형(85명)’과 인근 지역 거주자 대상 ‘지역인재전형(40명)’ 규모는 총 125명에 달한다. 전체 정원의 약 55.6%가 지역 연계 배정 인원으로 채워지는 셈이다. 이처럼 단순 학교 인접성을 넘어 실질적인 입학 혜택이 연결된다는 점이 학부모들의 실거주 이동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교육 환경에 힘입어 영종국제도시의 아동·청소년 인구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영종구청 통계에 따르면 영종국제도시 내 핵심 주거지인 영종동·영종1·2동·운서1·2동의 0~19세 인구는 2025년 12월 2만 5,036명에서 2026년 7월 2만 5,435명으로 7개월 만에 399명(약 1.6%) 늘어났다.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지역 내 아동·청소년 인구가 늘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자녀를 둔 가족 단위 인구가 유입되면서 교육·생활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실수요 기반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영종국제도시에서는 교육시설 접근성뿐 아니라 자녀방과 학습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넓은 평면, 안전한 생활환경, 공원과 녹지 등을 갖춘 신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자녀 교육과 가족 중심의 생활환경을 한 지역에서 함께 누리려는 수요가 주거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신일은 인천 영종하늘도시 A19블록과 A20블록에서 ‘영종국제도시 신일 비아프 크레스트’를 선보인다. 단지는 A19블록 444가구와 A20블록 516가구 등 총 960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전용면적 84㎡와 114㎡로 구성된다. 중대형 주택형 중심으로 구성돼 자녀방과 별도의 학습 공간, 가족 공용 공간 등을 여유롭게 마련할 수 있다. 아동·청소년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영종국제도시의 인구 특성과도 잘 맞는다. 단지 앞에는 초등학교가 2029년 3월 개교할 예정이며, 인천하늘고·인천과학고·인천국제고 등 특화 교육시설로의 접근성도 우수하다. 여기에 씨사이드파크를 비롯한 풍부한 녹지와 쾌적한 주거환경을 바탕으로 자녀 교육과 주거 쾌적성을 함께 고려하는 가족 단위 수요자들의 관심이 예상된다.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단지는 개발이 활발한 운서동과 중산동 사이에 자리해 생활·행정·문화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에는 우체국과 영종구청(계획), 경찰서(계획) 등이 들어설 행정타운이 조성될 예정으로 향후 영종하늘도시의 중심 입지로서 행정 중심의 복합 상권 형성이 기대된다. 단지 계약금은 분양가의 5%이며, 1차 계약금은 500만 원 정액제를 적용했다. 여기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내 집 마련 비용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12년의 교육과정을 고려하면 자녀가 학령기에 접어들기 전 안정적인 주거 기반을 마련하려는 부모 수요가 많다”며 “영종국제도시는 신흥 교육도시인 데다 서울 접근성도 좋아 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지방시대] ‘청년창업도시’로 나아가는 수원

    [지방시대] ‘청년창업도시’로 나아가는 수원

    한 여고생이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을 찾아가 대표와 인터뷰하며 재활용 플라스틱의 상품성을 높일 방안을 논의하고 플라스틱의 특정 재질만 없애는 미생물의 특성을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스물한 살에 재생 플라스틱 순도 향상 설비·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창업했고 그 기업은 2025년 기준 자산 규모 54억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7월 1일 수원시 청년벤처기업인과의 소통간담회에서 만난 ㈜리플라 서동은 대표의 이야기다. 리플라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전자 전시회인 미국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혁신상을 두 차례(2024·26년) 받으며 기술력과 시장성을 인정받았다. 민선 9기 수원시장으로 취임한 후 첫 일정은 청년벤처기업인과의 만남이었다. 20~40대 청년 기업인 7명을 만나 기업을 운영하면서 어떤 점이 힘든지 들었다. 또 수원시가 어떤 지원을 해 주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 물었다. 청년 대표들은 기업을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기업을 상대로 영업할 때 레퍼런스(실적)를 요청받는데, 창업 기업은 레퍼런스를 만들기 쉽지 않다는 의견, 청년 사업가들이 어려움을 겪는 마케팅·법률·회계 등 분야의 전문가를 연계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밝혔다. 수원시가 기업을 지원할 때 기술 상향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면 기업이 더 노력하며 성장할 수 있는 동기가 될 것이라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청년 창업마을’을 만들어 달라는 제안도 있었다. 청년 기업인들은 “수원시의 기업지원정책이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리플라는 2025년 수원시 ‘글로벌 네트워킹 지원사업’에 참가해 5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의향서를 확보했다. 한 청년 대표는 국제방송 채널 아리랑 TV로 전 세계 134개국에 기업 홍보 영상을 송출하는 ‘2026 중소기업 수출홍보 간소화 사업’에 참여했는데 “해외 바이어에게 연락이 와 수출 상담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민선 8기 때처럼 9기에도 첨단기업 유치, 기업 지원에 힘을 쏟을 것이다. 수원을 첨단과학연구도시로 조성하고, 특히 청년벤처기업을 육성해 청년창업도시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수원은 첨단과학연구도시이자 청년창업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훌륭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관내 대학에서 매년 이공계 인력 수천 명이 배출되고 삼성전자 본사와 수많은 연구 기관에서 일하는 연구 인력은 5만명에 이른다. 창업 초기 기업 등에 투자하는 수원기업새빛펀드는 1·2차를 합쳐 8000억원 규모로 조성돼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정주 환경도 우수하다. 2024년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지속 가능한 도시 평가에서 ‘살기 좋은 도시’ 2위에 선정됐고 지난 4월에는 경기도에서 가장 살기 편한 ‘슬세권 명당’ 도시라는 분석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수원시는 서수원 일원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을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만들어 아이디어가 있는 청년들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경제자유구역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을 하고,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미래형 첨단도시가 될 것이다. 혁신적인 스타트업과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고, 연구가 현실이 되는 혁신 생태계를 완성하겠다. 민선 9기에도 꾸준히 기업인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책을 설계하겠다. 수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년창업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수원시와 함께할 청년 기업인들을 기다리겠다. 이재준 수원시장
  • 승강기 멈춘 청라하늘대교 전망대, 안전점검 마치고 운영 재개

    승강기 멈춘 청라하늘대교 전망대, 안전점검 마치고 운영 재개

    승강기 고장으로 일주일간 문을 닫았던 인천 청라하늘대교 전망대 ‘더 스카이 184’가 안전점검을 마치고 19일부터 운영을 재개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승강기 제작사와 유지관리업체,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합동점검을 벌인 결과 안전상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망대 운영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 51분쯤 청라하늘대교 주탑 전망대로 올라가던 승강기가 교량 상판에서 50m, 해상에서 10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갑자기 멈췄다. 당시 승강기에는 관람객 12명과 안전요원 2명 등 14명이 타고 있었다. 승강기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유지관리업체의 조치로 약 35분 만에 다시 작동했다. 탑승자들은 모두 지상으로 내려왔으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바다 위 고공에 갇힌 탑승객들은 구조될 때까지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겪어야 했다. 인천경제청은 폭염으로 승강기 제어판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운행이 일시 중단된 것으로 파악했다. 사고 당일 청라하늘대교와 가까운 서해구 경서동의 최고기온은 34.6도였다. 인천경제청은 사고 직후 전망대 운영을 중단하고 지난 15일 승강기 제작사 및 유지관리업체와 합동점검을 벌였다. 이어 18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추가 점검을 거쳐 승강기 설비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운영 재개에 앞서 19일에도 최종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승강기에 갇혔던 관람객 가운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 치료비와 위자료를 지급할 방침”이라며 “고온에 따른 제어장치 이상 여부를 지속해서 점검하고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5월 7일 문을 연 더 스카이 184는 해상 184.2m 높이의 주탑에 설치돼 ‘세계 최고 높이 해상교량 전망대’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주탑 꼭대기 외벽을 따라 걷는 체험시설 ‘엣지워크’도 갖추고 있다. 이번 사고는 전망대 운영을 시작한 지 약 100일 만이며 시설 고장으로 장기간 운영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반도체 폐수 처리 위한 ‘고효율 광촉매’ 기술 개발

    반도체 폐수 처리 위한 ‘고효율 광촉매’ 기술 개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 서동한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 김영진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맹독성 폐수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고효율 광촉매’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현상액 등으로 쓰이는 ‘테트라메틸암모늄 하이드록사이드(TMAH)’는 수생태계와 인체에 신경독성을 유발하는 맹독성 화학물질로, 반드시 정화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의 화학적·생물학적 폐수 처리 방식은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되거나 고농도의 2차 슬러지가 발생하는 등 현장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웨이퍼 생산 공정에서 버려지거나 저평가되던 저순도 흙(규조토)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섭씨 60도 미만의 ‘수중 대기압 플라즈마 공정’을 세계 최초로 적용, 규조토 내부의 미세한 구멍들에 산소 결함이 포함된 이산화티타늄(TiO2-x) 나노층을 균일하게 합성·고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신형 나노 복합 광촉매 ‘DE 700’은 가시광선을 포함한 넓은 태양광 영역에서 탁월한 흡수력을 보였다. 실험 결과, 20ppm 농도의 TMAH 폐수에 이 촉매를 넣고 상용 태양광 램프를 쪼인 지 12시간 만에 오염 물질이 100% 분해됐다. 특히, 이 가운데 약 62%는 독성이 없는 암모늄 이온으로 전환됐다. 이는 현재 산업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상용 광촉매인 ‘TiO2-P25’가 동일 조건에서 29.22%의 분해율과 14.11%의 전환율을 기록한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성능이다. 이 촉매는 특히, 고온 가열이나 유해 화학 첨가물 없이 물속에서 단시간에 합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 대비 에너지 소모가 적고 탄소 발자국도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로도 평가받고 있다. 특히 4번에 걸친 반복 재사용 실험에서도 91~97%의 높은 정화 효율을 유지, 우수한 내구성을 입증했다. 정화된 물을 이용한 식물 발아 테스트에서도 생태계 독성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켄텍 서동한 교수와 고려대 김영진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켄텍의 알리 M. 아부-엘란와르(Ali M. Abou-Elanwar) 박사와 김선우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 및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환경·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서스맷(SusMat)’에 지난 10일 게재됐다.
  • 서울 옆세권·특공 75%… ‘무주택 3040’ 기회

    서울 옆세권·특공 75%… ‘무주택 3040’ 기회

    대우건설이 인천 서해구 검암역세권 공공주택지구 B-1블록에 공급하는 민간참여 공공분양 아파트 ‘검암역 푸르지오 프라베뉴’를 이달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5층, 3개동, 전용면적 60~84㎡, 총 441가구 규모다. 이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며, 전체 물량의 약 75%가 특별공급으로 배정돼 생애최초와 신혼부부 등 30~40대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당첨 문턱이 낮아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단지는 공항철도와 인천지하철 2호선 환승역인 검암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 입지를 갖췄다.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서울역과 DMC 등 주요 업무지구까지 30분대 이동이 가능하며, 향후 검암역 복합환승센터 개발과 KTX-이음 정차 등 교통 호재도 기대된다. 인근에 초·중등학교가 밀집해 있고 아라뱃길 수변공원 및 청라국지도시의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푸르지오 브랜드에 걸맞은 우수한 상품성도 돋보인다. 전 가구 남향 위주 배치와 4베이 판상형 중심 설계(일부 가구 제외)를 적용해 채광과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또한 피트니스센터, 독서실, 게스트하우스 등 입주민의 주거 만족도를 높이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된다. 견본주택은 인천광역시 서해구 경서동 일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 가뭄 시달리던 경남에 강한 비…많은 곳 200㎜ 이상 피해 우려도

    가뭄 시달리던 경남에 강한 비…많은 곳 200㎜ 이상 피해 우려도

    경남 남해안과 동부내륙을 중심으로 시간당 50㎜ 안팎의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도내 곳곳에서 침수와 시설물 피해가 잇따랐다. 경남도는 호우특보가 확대되자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를 2단계로 격상하고 피해 예방에 나섰다. 경남도는 16일 오후 12시 50분을 기해 남해·사천·고성에 호우경보가 발표되는 등 도내 호우특보가 확대됨에 따라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를 2단계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현재 도내에는 남해·사천·고성·통영·거제에 호우경보가, 김해·양산·하동남부·창원·의령·함안·진주·밀양·창녕·합천중부 등에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통영·거제·남해에는 강풍주의보도 내려진 상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40분 현재 저기압의 영향으로 경남 남해안과 동부내륙을 중심으로 시간당 2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그 밖의 경남지역에서도 시간당 5~10㎜ 안팎의 비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0시부터 이날 오후 5시 40분까지 누적 강수량은 고성 하이 245.4㎜, 사천 삼천포 242.5㎜, 거제 명사 219.0㎜, 통영 210.7㎜, 남해 186.6㎜, 고성 153.5㎜, 하동 금남 124.5㎜, 창원 진북 112.0㎜, 산청 단성 110.0㎜, 진주 99.7㎜ 등을 기록했다. 17일까지 경남지역에는 50~1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남 남해안에는 많은 곳에서 2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와 바람도 이어질 전망이다. 도는 산사태와 급경사지, 하천변, 저지대 등 인명피해 우려지역에 대한 예찰과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하천변 산책로와 세월교 등 침수나 급류 발생 우려가 있는 시설도 선제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재난안전문자와 자동음성통보, 마을방송, 전광판 등 재난 예·경보 채널을 활용해 도민들에게 호우 상황과 행동요령도 안내하고 있다. 이날 호우와 강풍에 따른 피해 신고도 잇따랐다.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도내에서는 호우와 강풍으로 모두 13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8시 44분쯤 하동군 악양면의 한 사찰 뒤편에서 돌무더기가 무너져 내렸고, 오전 9시 5분쯤 의령군 화정면에서는 전봇대가 쓰러져 소방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섰다. 낮 12시 22분쯤 김해시 삼방동의 한 마트에서는 지하에 물이 찼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배수 지원을 했다. 산청과 창녕 등에서는 강풍과 비로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10건의 도로 장애 신고가 이어졌다. 오후 1시 32분쯤 사천시 동서동 인근에는 시간당 50㎜ 이상의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침수 우려 등을 알리는 기상청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남도 관계자는 “남해안과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고 앞으로도 상당한 강수가 예상되는 만큼 산사태와 하천 범람, 침수 등 인명 피해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도민들은 재난문자와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하천·계곡·야영장·해안가 저지대·지하차도 등 위험 지역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 이정구 단국대 명예교수, 남수단 의료지원에 1억원 쾌척

    이정구 단국대 명예교수, 남수단 의료지원에 1억원 쾌척

    ‘안서동 슈바이처’ 후학양성 등 총2억 기부단국대, 개교 80주년 남수단 의료봉사 파견 국내 어질병(어지럼증) 치료의 개척자이자 ‘안서동 슈바이처’로 불리는 이정구 단국대 명예교수(85)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특별한 마음을 전해왔다. 13일 단국대학교에 따르면 이 명예교수가 후학 양성과 남수단 의료지원에 사용해 달라며 대학에 발전기금 1억원을 기부했다. 이번 기부는 지난 2024년 단국대 재직 시절 20여 년 동안 모은 연금 1억원을 기탁한 데 이은 두 번째 나눔이다. 발전기금은 후학 양성과 함께 남수단 의료에 평생을 헌신한 고(故)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기리는 의료지원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단국대는 개교 80주년을 맞는 2027년에 의과대학과 단국대병원 의료진으로 봉사단을 구성해 남수단에서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펼칠 계획이다. 이 명예교수는 “내가 가진 경험과 기술,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기꺼이 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후배들도 자신의 의술을 필요한 이웃들에게 나누고, 의료인으로서의 책임과 소명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1965년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미국에서 20여년간 전문의 과정과 임상·연구 교수로 활동했다. 1992년 단국대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교수로 부임한 후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어질병의 진단과 검사·치료 체계를 정립했다.
  • 월출산 자락 천연 요새 활용한 조선시대 호남의 육군 사령부 [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월출산 자락 천연 요새 활용한 조선시대 호남의 육군 사령부 [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4대문·8개 치성·군기고 등 확인남쪽의 금강천이 해자 역할 수행중심부 넓은 들판서 군량미 보급제주 포함 광범위한 군사 업무 총괄평소 1000명 군관ㆍ역졸등 머물러마천목이 지금의 자리로 옮겨와일제강점기 마을이 들어서며 훼손1997년 국가 문화유산으로 지정전남광주통합특별시 강진군에 병영면이 있다. 짐작처럼 병영(兵營)이 있었던 고장이다. 병영이란 글자 그대로 군대의 주둔지를 뜻한다. 그런데 조선시대 병영은 병마절도사가 머무는 지역 사령부라는 의미로도 쓰였다. 실제로 병영은 전라도병마절도사가 지휘하는 전라도병마절도사영이 설치된 군사도시였다. 경상남도 통영시가 삼도수군통제영의 역사를 땅이름으로 물려받은 것과 다르지 않다. 병영은 호남의 중심 고을 가운데 하나였지만 오늘날에는 광주에서 영암을 거쳐 남해안 지역을 잇는 간선도로에서는 다소 벗어나 있다. 병영에 가려면 나주에서 13번 국도를 타고 영암읍을 지나 쌍정제 호수가 끝나는 곳에서 장강로로 갈아타고 월출산 자락의 구불구불한 고개를 넘어야 한다. 장강로는 영암과 강진 병영, 장홍을 잇는 835번 지방도를 가리킨다. ●병마절도사가 머무는 지역 사령부 병영은 만만치 않은 산줄기가 사방을 가로막고 있는 고장이다. 그럼에도 분지를 형성한 중심부엔 군량미 보급이 가능했을 넒은 들이 펼쳐져 있다. 남쪽에는 금강천이 흘러 생활 및 농업 용수를 공급하고 자연 해자 역할도 수행한다. 천연 요새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이런 자연 환경 때문에 호남지역 육군 사령부가 들어섰을 것이다. 처음 병영을 찾은 것은 역사가 아니라 음식 때문이었다. 백련사 가는 길이었다. 20년이 훨씬 넘은 옛날이다. 그때도 병영의 원조 돼지불고기 식당은 밋있는 전라도식 가성비 백반집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다. 이후 갈수록 이 식당의 대기줄이 길어지자 주변에 비슷한 메뉴의 음식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이곳이 남도음식거리로 지정됐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지금은 ‘병영돼지불고기거리’가 조성돼 손님을 맞는다. 이번 병영길은 1박 2일로 일정을 짰다. 고속도로를 달려 장흥 탐진강변의 정남진토요시장에서 저녁으로 장흥삼합을 먹었다. 장흥한우, 득량만 키조개, 표고버섯이라는 이 고장 3대 특산물을 함께 구우니 맛이 없을 수 없다. 이튿날은 강진읍내에서 나주 못지 않는 맛의 곰탕으로 아침을 들었다. 쉬엄쉬엄 차를 몰았는데도 병영에 도착해 원조 식당의 대기표를 뽑았더니 1번이었다. 그리고는 병영성 안팎을 차근차근 둘러봤다. 조선 초기에는 전라병영성 역할을 광주 광산구 송정동의 고내상성(古內廂城)이 맡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시대의 군사행정 체제를 미처 개편하지 못한 시기에 해당할 것이다. 내상이란 각도의 치소(治所)에 있는 병영을 뜻한다. 전라병영성은 충정공 마천목(1358~ 1431)이 전라도병마도절제사로 있던 1417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당시 마천목의 직함은 ‘전라도병마도절제사 겸 판나주목사’였다. 전라도 지역 육군 최고 지휘관이 나주목의 행정 책임자인 목사를 겸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광주에 있던 전라병영을 잠깐 나주에 두었다가 다시 강진으로 옮긴 것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다. ●병영의 원조 돼지불고기 식당 유명 병영성 이전은 왜구의 발호와 깊은 관계가 있다. 고려시대에는 왜구가 침범하면 평지의 치소를 버리고 산성으로 올라가 버티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런데 조선은 치소에 석성(石城)을 쌓아 왜구를 격퇴하는 적극적인 국방정책을 편다. 연장선상에서 내륙의 병마도절도사영을 해안지역으로 전진배치했다. 1416~1417년 이른바 내상 재배치가 이뤄진 배경이다. 전라병영 이전과 함께 경주의 경상좌병영을 울산, 오늘날의 예산 덕산인 이산의 충청병영을 서산 해미로 옮긴 것도 이 때다. 전라병영의 새로운 터전은 도강현이 있었던 땅이었다. 당시 도강현과 남쪽의 탐진현을 합친 것이 강진현이다. 짐작처럼 도강현과 탐진현에서 한글자씩을 따서 고을 이름을 새로 지었다. 전라도병마절도사영은 전라도는 물론 제주도를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 군사 업무를 총괄했다. 많은 병력을 유지할 보급 능력이 필수적이었는데 이 고을이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전라병영성은 도강현의 옛 치소를 재활용했다. 전라병영성은 1555년 을묘왜변 당시 해남 달량진으로 침범한 왜구에 함락되기도 했다. 병영성은 1581년 보수가 마무리됐지만 1597년 정유재란으로 다시 파괴됐다. 전라병영이 1599년 강진에서 장흥으로 이전했을 만큼 병영성의 훼손은 심각했던 것 같다. 병영성 내부를 발굴 조사한 결과 현재 남아 있는 관아 등 건물 터는 대부분 임진왜란 이후 대대적으로 중건한 흔적으로 보고 있다. 장흥의 병영은 1604년 강진으로 돌아갔다. 이곳만한 입지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조정에선 외적에게 함락됐던 전력을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환원 결정이 내려진 배경에는 강진에 200년 가까운 세월에 걸쳐 뿌리 내린 군수품 보급망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라병영은 평싱시에도 1000명 남짓한 군관 아전 역졸 장인이 머물고 있었다. 유사시 병력은 수천명, 최고 1만명으로 늘어난다. 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무장시키는 보급은 필수적이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병영은 이미 거대한 소비시장이었다는 것이다. 병영상인의 존재가 부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북에는 개성상인, 남에는 병영상인’이라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병영성을 새로 쌓을 때부터 공출 인력이 대거 투입됐던 만큼 먹거리 등의 대량 공급 기능은 필수적이었다. 성곽 완성 이후에는 지역 중심 상권으로 떠오르면서 거래 규모가 더욱 커졌다. 병영상인은 1894년 전라병영이 폐영 될 때까지 한양·동래·평양에 이르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앞서 고려시대에는 지역 상인들이 강진 청자를 중국· 일본은 물론 아라비아 상인과도 거래했다는 주장도 있다. ●병영성 동문 앞에는 하멜기념관 병영성 동문 앞에는 2007년 개관한 하멜기념관이 보인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선원 헨드릭 하멜(1630~1692)은 잘 알려진 것처럼 조선에 표류해 13년간 남짓 머물렀다. 하멜이 탄 스페르베르호는 지금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인 바타비아를 떠나 오늘날의 대만인 포르모사를 경유한 뒤 일본 나가사키로 다시 출항했지만 폭풍우를 만나 제주도 해안에 표착했다. 한양에 머물던 일행은 청나라 사신에게 뛰어들어 송환을 호소한 사건 때문에 전라병영성으로 옮겨살게 된다. 하멜 일행이 7년 안팎 머문 병영에는 이들의 흔적이라는 담장도 남아 있다. 얇은 돌을 기울여 촘촘히 쌓고, 다음층에는 다시 엇갈려 쌓는 방식으로 빗살무늬를 만들었다. 병영에서는 ‘하멜식 담쌓기’나 ‘네덜란드식 담쌓기’라 부른다. 병영에는 ‘하멜이 고향의 담 쌓는 방법을 주민들에게 알려줬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이 담장은 2006년 ‘강진 한골목 옛 담장’이라는 이름으로 국가등록문화유산 목록에 올랐다. 일제강점기 내부에 마을이 들어서며 완진히 훼손된 전라병영성을 정비해야 한다는 논의는 1991년 시작됐다. 그 성과로 1997년에는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에 오를 수 있었다. 이후 성곽과 해자, 내부 건물터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 조사가 벌어지고 단계적인 복원 작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발굴 조사 결과 전라병영성은 둘레 1060m, 높이 3.5m 안팍의 남북으로 길다란 장방형에 가까운 평면이었다. 동·서·남·북 4대문과 8개의 치성, 병사 집무시설, 군기고 등도 확인됐다. 지금 전라병영성은 4대문과 성벽 대부분이 제모습을 찾았고 내부도 일부 정비된 상태다. 하지만 군영 시설을 어디까지 복원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4월 ‘강진 전라병영성축제’ 열려 해마다 4월에는 ‘강진 전라병영성축제’가 열린다. 이 때 만큼은 병영성 내부가 축제장으로 변모한다. 그런데 축제가 끝나고 나면 돼지불고기거리 식당에 외지인들이 줄을 설 때도 병영성 주변은 쓸쓸하기만 한 모습이다. 여전히 전라병영성의 존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미 매력있는 문화도시로 떠오른 강진은 물론 나주·영암·장흥 일대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병영도 한번 찾아보기를 권한다. 땀흘린 뒤 먹은 원조 돼지불고기백반은 당연히 맛있었다. 호남 지역 역사의 흔적을 돌아보는 탐방길은 훌륭한 먹거리가 있어 더욱 즐겁다. 글·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 천재교과서 프린피아, 세계인쇄회의 산업시찰 기업 선정… 글로벌 인쇄 경쟁력 선보인다

    천재교과서 프린피아, 세계인쇄회의 산업시찰 기업 선정… 글로벌 인쇄 경쟁력 선보인다

    천재교과서의 인쇄 전문 계열사 프린피아가 ‘2026 세계인쇄회의(WPCF)’의 국내 우수 인쇄기업 산업시찰 대상에 선정됐다. 오는 20일 미국과 벨기에, 네덜란드, 중국, 일본, 인도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모인 글로벌 인쇄업계 리더와 관계자 150여 명이 프린피아를 방문해 주요 생산 시설과 디지털 인쇄 시스템을 둘러볼 예정이다. 1989년에 발족된 세계인쇄회의는 전 세계 인쇄·관련 산업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산업 동향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글로벌 협의체이다. 올해 행사는 오는 8월 18일부터 21일까지 한국에서 개최되며, 본회의를 비롯해 국제 콘퍼런스와 산업 현장 시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특히 19일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제 콘퍼런스에는 미국·영국·독일 등 국내외 인쇄산업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해 AI 시대의 기술 변화와 산업 전망을 다룬다. 프린피아 서동일 대표이사도 연사로 나서 ‘AI시대 디지털인쇄 시장의 미래’를 주제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쇄산업의 변화와 향후 시장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20일에는 세계인쇄회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국내 우수 인쇄기업 산업시찰이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프린피아의 북시티 공장과 디지털센터를 방문해, 윤전·매엽·양장부터 최신 디지털 인쇄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첨단 인프라를 직접 둘러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대량 생산부터 맞춤형 디지털 제작까지 아우르는 회사의 뛰어난 생산 역량과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확인하게 된다. 프린피아는 교과서를 비롯한 다양한 교육 출판물을 제작하며 인쇄·제작 전문성을 축적해 온 기업이다. 연간 3억 368만 부 이상의 생산 능력과 수도권 내 다수의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대규모 물량은 물론 다양한 제작 조건과 수요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첨단 IT 기반의 생산관리와 표준화된 품질 관리 체계를 통해 생산 효율성과 완성도를 높여왔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모잠비크, 스페인 등 여러 국가의 교과서를 제작하고 미국과 영국 등에 교육용 인쇄물을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프린피아 서동일 대표이사는 “교과서를 비롯한 교육 출판물은 높은 수준의 인쇄 품질은 물론 안정적인 생산과 정확한 공급까지 종합적인 역량이 요구되는 분야”라며 “이번 세계인쇄회의를 통해 프린피아가 축적해 온 인쇄 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세계 각국의 인쇄업계 관계자들과 공유하고, 국내 인쇄산업의 경쟁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전남광주특별시, ‘K-가든 페스티벌’로 여수섬박람회 붐업

    전남광주특별시, ‘K-가든 페스티벌’로 여수섬박람회 붐업

    전남광주특별시와 여수시가 여수세계섬박람회 성공 개최를 위한 붐업 행사로 오는 9월 1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여수 여문문화거리 일원에서 ‘남도 K-가든 페스티벌’을 펼친다. 가든 페스티벌은 생활권 15분 거리 내에서 숲과 정원을 만나도록 도심 거리와 광장, 상가 주변을 정원으로 조성해 시민과 관광객이 걸으며 다양한 정원과 문화 행사를 함께 즐기도록 마련된다. ‘섬 품은 여수 밤 정원’을 슬로건으로 내건 K-가든 페스티벌은 여수 여서동 여문문화거리에서 미관광장까지 약 1만 5천㎡ 규모의 거리와 광장, 골목 등 도시 전체를 하나의 정원으로 연결해 ‘숲속의 정원 도시’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대표 정원으로는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인 황지해 작가의 붉은 태양, 난대 숲, 도시와 섬의 미래를 형상화한 ‘가시나무 몽상’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황 작가는 2023년 영국 첼시 플라워쇼 금상을 수상하고, 2024년 뉴욕한국문화원에 남도의 전통 정원 ‘애양단’을 선보이기도 했다. 페스티벌에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정원 10개소와 상가 정원 30개소, 참여정원 6개소가 펼쳐진다. 각 정원은 거리와 상가, 도심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조성하며, 행사 후에는 시민 참여 정원 서포터즈를 운영해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특히 상가 정원과 참여정원은 시민과 상인이 참여하는 생활정원으로 조성해 상가와 거리의 자투리 공간을 머물고 싶은 정원 공간으로 바꿀 계획이다. 정원을 중심으로 플리마켓과 가드닝 체험, 정원 버스킹 등 정원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주행사장과 가든 페스티벌 현장을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문미란 전남광주특별시 산림휴양과장은 “가든 페스티벌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성공 개최와 통합특별시의 정원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여수 낭만 정원이 도시의 새로운 브랜드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서동주, 동생과 연 끊었다…“남은 가족은 엄마뿐”

    서동주, 동생과 연 끊었다…“남은 가족은 엄마뿐”

    방송인 서동주가 어머니 서정희와의 각별하고도 깊은 모녀 관계를 고백했다. 서동주는 최근 개인 채널에 “모녀 관계는 그 어떤 관계보다도 어렵고 심오한 관계인 것 같다”며 진솔한 마음을 밝혔다. 서동주는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동생과도 연락을 하지 않는 저에게 이제 남은 가족은 엄마 한 사람뿐”이라며 “요즘 들어 더 의지하게 되고, 점점 더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녀 관계의 완성은 엄마가 나를 딸이기 전에 한 명의 여성으로 바라봐 주고, 나 또한 엄마를 엄마이기 전에 한 명의 여성으로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며 “그제야 서로에게 기대했던 것들을 조금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당 내용을 접한 한 누리꾼이 “동생과는 왜 연락하지 않느냐”고 조심스럽게 묻자, 서동주는 “아버지 돌아가시고 여러 일이 닥치면서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대화하다가 뭔가 툭 끊어졌다”며 두 사람 사이의 소통이 단절되게 된 배경을 답했다. 한편, 서동주는 방송인 고(故) 서세원과 서정희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서세원과 서정희는 2015년 서세원의 폭행 혐의로 이혼했다. 이후 2023년 서세원은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인병원에서 정맥주사(링거)를 투여받던 중 심정지 상태에 빠져 사망했다. 서동주는 미국 명문 대학인 샌프란시스코 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한 뒤 현지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법조인으로 활동했다. 지난 2020년 한국으로 귀국한 이후에는 방송인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4살 연하의 비연예인 남성과 재혼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서동주의 남동생 서종우(개명 전 이름 서동천)는 예명 미로로 2007년 ‘미로밴드’로 데뷔해 활동했다. 일본 와세다대학교에서 수학한 그는 동갑내기 동창생과 2013년 결혼했다. 이후 2022년에 어머니인 서정희 ”알라바마 대학교에서 임상심리학 박사인 아들“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하며 근황을 전한 바 있다.
  • “280층에 사람 있어요”…하이닉스 고점 물린 랄랄·서동주도 ‘반토막’ 인증

    “280층에 사람 있어요”…하이닉스 고점 물린 랄랄·서동주도 ‘반토막’ 인증

    SK하이닉스 주가가 한 달여 만에 반토막 나면서 고점에 올라탔던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방송인 랄랄과 서동주도 각자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손실을 털어놓으며 답답한 속내를 내비쳤다. 30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64% 내린 132만 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간에만 27%가 떨어지는 등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298만 7000원)와 비교하면 불과 한 달 만에 약 56% 폭락한 수치다. 이에 방송인 랄랄은 전날(29일) 자신의 SNS에 “-50% 넘음”이라는 문구와 함께 씁쓸한 심경을 전하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랄랄은 이정현의 노래 ‘바꿔’를 배경음악으로 눈을 뒤집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는 “하이닉스 138만원? 280층에 사람 있어요”라는 글을 덧붙였다. 여기서 ‘층’이란 주당 매수가를 뜻하는 말로 최고점 부근인 280만원대에 주식을 매수했음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이다. SK하이닉스 평균 매입 단가가 251만원이라고 밝혔던 방송인 겸 국제변호사 서동주 역시 28일 SNS를 통해 주가 폭락 여파를 전했다. 서동주는 “남편이 이 전쟁 같은 국장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날”이라는 글과 함께 남편과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 캡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대화에서 서동주가 “자기는 50만원씩 코스피랑 나스닥 상장지수펀드(ETF)만 사, 나는 개별주식 할게”라며 분산 투자를 제안했다. 그러자 남편은 “이제 주식 안 할래, 돈 줄 테니 자기가 해라”, “난 글렀어, 먼저 가시게”라고 답하며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 [부고] 김용진(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장인상

    ● 김용진(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전 기재부 차관) 장인상=경기현(향년 86세)씨 별세, 29일, 경기도 이천시 송산장례식장 VIP실(이천시 장호원읍 서동대로 8579), 발인 31일 오전 10시, 장지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선영. (031)641-4440
  • [서울광장] 다시 태국에 가고 싶다

    [서울광장] 다시 태국에 가고 싶다

    처음에 ‘어메이징 타일랜드’라는 특별전 제목은 태국관광청의 홍보문구 같았다. 전시를 보고 나니 ‘어메이징’이라는 감탄사를 붙인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개인적으로 놀란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먼저 태국 문화, 특히 불교문화의 경이로움을 새롭게 깨달았다. 태국 여행을 다녀왔지만 진면목은 철저하게 외면했다는 것도 역설적으로 ‘어메이징’한 깨달음이었다. ‘어메이징 타일랜드’전은 지금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태국이 국가적 공력을 들여 준비한 전시회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세계 무대에 내놓았던 ‘한국 미술 오천년’과도 비견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오천년전’ 같은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전시는 소수 선진국에 국한돼 있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중요한 문화유산을 외국에 내보내는 것은 그만한 ‘투자 가치’가 있지 않으면 안 된다. 태국이 세계문화사에 실릴 수준의 문화유산을 대거 보낸 것은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특별전은 태국 문화의 변천 과정을 시대순으로 보여 준다. 자랑하고 싶은 명품만 보여 주고 싶어 했을 태국 문화부의 뜻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 나라를 너무나도 모르는 만큼 차근차근 보여 주고 설명해야 한다는 중앙박물관 기획자의 의도였을 것 같다. 전시 초입에는 ‘태국 미술은 오랜 전통의 흐름 속에서 다양한 외래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빚어 왔다’는 문구가 있다. 전시장을 나서 다시 읽으면 이 문구가 무엇을 뜻하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태국 불교, 나아가 동남아 불교는 곧 상좌부불교를 뜻한다는 어설픈 상식은 곧바로 깨졌다. 대승불교를 상징하는 관음보살이 줄지어 등장하기 때문이다. 태국 남부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대에서 7~13세기 말라카해협을 장악한 스리비자야 불상이다. 스리비자야는 인도와 중국을 잇는 해상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불교 교류의 허브 역할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6~11세기 오늘날의 태국 중부 차오프라야강 유역에서 번성한 몬족의 드바라바티에선 오히려 상좌부불교를 중심으로 대승불교 요소가 일부 발견된다고 한다. 전시회엔 7~8세기 드바라바티의 법륜(法輪)도 출품됐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상징하는 수레바퀴 모양 조각이다. 법륜에는 연꽃을 들고 있는 횐두교 태양신도 보인다. 부처의 가르침을 온 세상에 퍼뜨린다는 의미라고 한다. 드바라바티에선 인도보다 더 많은 법륜 조각이 발견됐다. 일찍부터 외래문화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꽃피웠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특별전이 ‘대표 상품’으로 내세우는 것은 수코타이의 ‘걷는 부처’다. 13~15세기 수코타이는 크메르 영향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세워진 타이족 왕국이다. 걷는 부처에는 ‘중생을 찾아 나서는 존재’라는 상징성이 있다. 부처는 살아 움직이며 세상 속에서 자비를 실천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크메르의 대승불교에선 왕이 보살을 상징했지만 수코타이 상좌부불교에는 왕이 곧 부처라는 정치적 의미도 있다고 한다. 석굴암 본존불은 ‘깨달음을 얻은 순간의 부처’를 보여 준다. 대승불교에선 중생에게 다가가 보듬는 역할을 다양한 보살에게 맡기고 있다. 그런데 보살이 없는 상좌부불교에선 부처가 직접 깨달음을 세상 속에서 실천한다는 것이다. 상좌부불교의 종교적 이상을 걷는 부처라는 조형언어로 풀어낸 태국의 문화 역량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태국을 찾은 관광객은 3297만명이다. 그런데 방콕국립박물관의 외국어 안내는 영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뿐이다. 한국은 155만명으로 관광객 순위는 5위지만 박물관에 우리말 해설은 없다. 필자도 태국 국립박물관에 가 본 적이 없다. ‘어메이징’ 특별전을 보고 나니 다시 이 나라에 간다면 여행 코스가 과거와 달라질 것 같다. 태국의 수도 방콕의 관문은 수완나품 국제공항이다. ‘황금의 땅’이라는 뜻의 수완나품은 고대 인도인들이 동남아시아를 일컫던 풍요롭고 이상적인 땅이라고 한다. 전 세계 국제공항 가운데 가장 문화적인 이름이 아닐까 싶다. 태국이 이런 수준이라면 끊임없이 소통한 주변 국가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동남아의 매력을 다시 보게 된다. 서동철 논설위원
  • ‘고흥갯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5943㏊ 규모

    ‘고흥갯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5943㏊ 규모

    ‘고흥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고흥갯벌은 지난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로 최종 확정됐다. 이번 확대 등재는 지난 2021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보성·순천갯벌, 신안갯벌, 고창갯벌, 서천갯벌에 고흥·여수·무안·서산갯벌 4곳을 추가하는 내용이다. 지난 6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연유산 자문기구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으로부터 등재 권고를 받은 바 있다. 이로써 ‘한국의 갯벌’은 ▲고흥-보성-순천-여수갯벌 ▲신안-무안 탄도만 갯벌 ▲무안 함해만 갯벌 ▲고창갯벌 ▲서천갯벌 ▲서산갯벌 등 총 6개 구성요소로 이뤄진 연속유산으로 확대됐다. 고흥갯벌은 유산 면적 5943㏊ 규모로 뛰어난 생물다양성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11종과 도요물떼새 22종이 서식한다. 이 중 검은머리갈매기는 전 세계 개체군의 1% 이상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새류는 58종에 이른다. 이 밖에도 저서규조류 38종, 해조류 54종, 염생식물 54종, 대형저서동물 552종, 어류 26종 및 해양포유류 1종이 출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법정보호종 6종의 서식지이자 붉은발말똥게와 갯게 등 법정보호종의 중요한 서식처이기도 하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이번 심사에서 한국의 갯벌 2단계가 세계유산 등재 기준(10번)인 ‘생물다양성 및 멸종위기종 보전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자연 서식지에 부여되는 기준’을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고흥갯벌을 포함한 전남 갯벌이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EAAF)의 핵심 기착지라는 점을 인정했다. 공영민 고흥군수는 “고흥갯벌의 세계유산 등재는 지역 어민들이 오랜 세월 지켜온 갯벌과 그 생태적 가치를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 갯벌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활용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관계기관, 지역사회와 함께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군은 국가유산청, 해양수산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등과 긴밀히 협력해 세계유산위원회 권고사항인 통합관리체계 구축과 전통 어업·갯벌자원 채취 관행의 지속가능한 계승을 위한 후속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 최순자 경기도의원 “청년이 주체 되는 정책 필요”

    최순자 경기도의원 “청년이 주체 되는 정책 필요”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최순자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지난 21일 제392회 임시회 제2차 상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미래평생교육국과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경기도미래세대재단, 경기도서관을 상대로 사업 전반을 점검하며 형평성 있는 제도 운영과 청년이 주체가 되는 정책 설계를 주문했다. 최 의원은 미래평생교육국을 상대로 송파학사 선발 제도의 형평성 문제를 집중 질의했다. 전체 선발 인원 120명 중 특정 대학 재학생이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편중 현상을 지적한 최 의원은, 현행 선발 절차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특정 학교 쏠림을 방지할 수 있도록 선발 기준을 즉시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에는 독서동아리 지원 사업의 타 사업 중복 여부를 면밀히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경기도미래세대재단에는 경영평가 및 청렴도 평가 등 외부 평가 결과의 개선 필요성을 지적하며, 재단 차원의 핵심 과제를 질의하는 한편 기관 체질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경기도서관에 대해서는 인력 결원 상태의 애로사항을 살피고, 전년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건을 거론하며 비상 상황 대응 매뉴얼 구비 여부를 점검했다. 그리고 장애 유형별 자료 제공 확대와 31개 시군과의 협의도 함께 주문했다. 특히 최 의원은 “기록은 힘이고 역사”라며 “개발로 사라지는 마을의 기록을 남기는 시민 기록 활동을 시군 시범사업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경기도메모리 아카이브 사업에 대해서도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의 참여도 의미가 크다고 짚었다. 청년정책과 관련해서는 청년을 ‘대상’으로만 삼는 사업이 많다며, 청년이 주체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사업과 자기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심리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최 의원은 “청년 스스로 긍정적으로 미래를 그리고 주체자로 참여하도록 이끄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온전한 시민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사회가 가능하다”라고 강조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 [길섶에서] 광화문에서

    [길섶에서] 광화문에서

    약속 장소로 가려고 신호를 기다리는데 저 멀리 광화문이 보인다. 광화문우체국 앞을 지나니 우포도청 터였음을 알리는 표석도 눈에 들어온다. 광화문과 우포도청 모두와 연관이 있는 인물이 있다. 우포도대장 출신 무인으로 경복궁 영건도감 제조를 지낸 임태영이다. 광화문 현판은 그가 쓴 것이다. 엊그제 유흥식 추기경 인터뷰를 읽다가 그를 떠올렸다. 추기경은 한국 교회의 두 번째 사제 최양업 신부의 시복(諡福)이 내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최 신부가 고초를 겪은 경신박해를 주도한 인물의 하나가 임태영이다. 광화문 현판을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개인적으로 기존 현판을 그대로 두거나 한글로 바꾸는 방안을 지지한다. 한글과 한자 현판을 함께 거는 것은 아무래도 자연스럽지 않다. 한편으로 현재의 한자 현판에선 명품의 향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옛 사진의 희미한 글씨를 되살리면서 원본이 가졌던 힘이 크게 훼손됐을 수 있다. 자칫 원작자의 명예를 훼손할 수도 있는 글씨를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서동철 논설위원
  • 대우건설 검암역 푸르지오 프라베뉴 분양

    대우건설은 다음달 인천 서해구 검암역세권 공공주택지구 B-1BL에 공급하는 민간참여 공공분양 아파트 ‘검암역 푸르지오 프라베뉴’를 분양한다고 22일 밝혔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5층, 3개동, 전용면적 60~84㎡, 총 44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고 전체 공급 물량의 약 75%가 특별공급으로 배정된다. 생애최초와 신혼부부 등 무주택 실수요자는 민간 분양보다 더 넓은 청약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단지가 들어서는 인천 검암역세권은 인천 서해구 검암동과 경서동 일원에 조성되는 공공주택지구다. 공항철도·인천지하철 2호선 검암역이 인접한 ‘더블역세권’에 청라IC를 통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진입이 편리하다. 견본주택은 서해구 경서동 249-95 일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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