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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다고 방심 금물”… ‘딱이다! 산악회’, 양주 불곡산 암릉 산행 소개

    “낮다고 방심 금물”… ‘딱이다! 산악회’, 양주 불곡산 암릉 산행 소개

    수도권에서 가까운 거리에 암릉 산행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경기 양주시 불곡산이 마운틴TV 리얼 산행 예능 ‘딱이다! 산악회’를 통해 집중 조명된다. 14일 마운틴TV에 따르면 불곡산은 최고봉인 상봉 기준 해발 470.7m로 높이는 비교적 낮지만, 곳곳에 이어지는 암릉과 탁 트인 조망으로 잘 알려진 산이다. ‘미니 도봉산’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펭귄바위, 거북바위, 악어바위 등 다채로운 기암괴석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어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오는 16일 방송되는 제47회 ‘불곡산&회양산악회’ 편에서는 양주시청에서 출발해 펭귄바위, 상봉, 거북바위, 상투봉을 거쳐 하산하는 코스를 담아낸다. 숲길로 시작해 정상부로 갈수록 가파른 암릉 구간이 이어지는 만큼, 초보자도 암릉 산행을 경험할 수 있지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산세다. 봉우리에 오르면 도봉산, 사패산, 수락산 등 수도권 주요 명산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조망을 자랑한다. 아울러 능선을 따라 남겨진 고구려 불곡산 보루군 등 역사적 흔적을 둘러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특히 이번 방송은 숲길과 바윗길이 교차하는 불곡산의 특성에 맞춰 ‘안전한 암릉 산행’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다양한 암벽등반 경험을 갖춘 베테랑 등반가 모임 ‘회양산악회’가 동행한다. ‘진정한 등반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회양산악회는 산행 전 준비부터 안전수칙을 지키며 15년간 무사고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방송에서는 등반 전 자일을 활용한 체계적인 스트레칭부터, 선등자와 후등자 간 안전을 확인하는 구호 체계인 ‘크로스 체킹’까지 실전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안전 노하우를 전수한다. 산코디 박형민도 회원들과 함께 암릉을 오르며 현장의 생동감과 유쾌한 호흡을 전달할 예정이다. 마운틴TV 관계자는 “불곡산은 접근성이 뛰어나지만 암릉 구간에서는 기본적인 안전수칙 준수가 필수적인 산”이라며 “시원한 풍경과 암릉 산행의 재미는 물론, 15년 무사고 산악회의 실제 안전 습관을 통해 시청자들이 즐겁고 안전한 산행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양주 불곡산의 암릉 비경과 베테랑 산악회의 안전 산행법을 담은 딱이다! 산악회는 오는 16일 마운틴TV에서 방영된다.
  • 남쪽 바다의 푸른 비경, 여름날의 여수 금오도 비렁길 [두시기행문]

    남쪽 바다의 푸른 비경, 여름날의 여수 금오도 비렁길 [두시기행문]

    전라남도 여수시 남면에 자리 잡은 금오도는 거대한 자라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섬으로, 남해안의 쪽빛 바다와 싱그러운 숲이 어우러져 천혜의 풍광을 뽐내는 섬 여행의 낙원이다. 한때 맑고 푸른 바다를 가르며 날아오르는 학의 자태를 품었다 하여 ‘금오’(金鰲)라는 고결한 호칭을 얻은 이곳은, 첩첩이 쌓인 남해의 다도해 풍경 속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짙푸른 녹음이 절정에 달하는 계절, 뜨거운 햇살 아래 반짝이는 바다를 품고 걷는 금오도의 여정은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온전한 쉼과 마주하는 깊은 서사를 선사한다. 금오도 여행의 묘미는 단연 섬의 기암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명품 트레킹 코스인 ‘금오도 비렁길’에 있다. ‘비렁’이란 벼랑의 여수 방언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바다와 맞닿은 아찔한 벼랑 끝을 따라 걷는 길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산행 초입의 아늑한 마을길을 지나 본격적인 벼랑길로 접어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인 조망과 함께 거친 해식애와 쪽빛 바다가 등산객을 맞이한다. 짙푸른 숲의 그늘과 시원하게 불어오는 해풍이 땀방울을 식혀주고, 갯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며 온몸으로 섬을 만끽하는 성취감을 안겨준다. 특히 비렁길의 코스 구석구석을 누비는 동안 마주하게 되는 기묘한 바위 절벽과 다도해의 풍경은 여행의 깊이를 더해주는 특별한 볼거리다. 수천 년의 세월 동안 파도가 다듬어낸 해안 절경들과 남해의 점섬들이 빚어낸 파노라마는, 걷는 이의 발걸음마다 잊지 못할 감동을 선물한다. 땀 흘려 벼랑길을 걸으며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면, 남해의 찬란한 자연과 거친 바다의 기운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웅장한 여운을 마음에 품게 된다. 여행의 여운을 깊이 갈무리하기에 좋은 주변 명소들은 금오도의 매력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하산 후에는 섬 주변의 고즈넉한 어촌 마을을 거닐거나, 맑은 바닷물이 반기는 인근의 아름다운 해변과 방파제 길을 찾아 차분하게 사색에 잠기는 것을 추천한다. 잔잔하게 물결치는 파도 소리와 넌지시 이어지는 남해의 풍경들은 여행의 긴장감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준다. 거친 벼랑길을 누비느라 허기진 몸을 달래줄 먹거리는 남해 자락의 넉넉한 인심이 빚어낸 고유의 별미가 책임진다. 섬으로 향하는 배에 오르기 전후나 마을로 내려오면, 이 지역의 청정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여수 횟감과 해산물 요리, 혹은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풍미가 일품인 방풍국수와 방풍 요리가 여행객을 반긴다.
  • ‘뒷산에서 책 읽고 포도 맛보고’…경기관광공사, 로컬여행 ‘주말엔 경기로’ 운영

    ‘뒷산에서 책 읽고 포도 맛보고’…경기관광공사, 로컬여행 ‘주말엔 경기로’ 운영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주민의 일상 가까이에 있는 자원을 새로운 방식으로 체험하는 로컬여행 프로그램 ‘주말엔 경기로’를 8월부터 10월까지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프로그램은 ▲경기산(동네 뒷산) ▲송산포도 ▲이천쌀 ▲경기도자 ▲남한산성 등 5개 로컬자원을 중심으로 ‘뒷산위크’, ‘달콤위크’, ‘밥심위크’, ‘소소위크’, ‘해방위크’ 5개 테마로 구성했다. 7개 시에서 8월 3회, 9월 6회, 10월 8회 등 모두 17회 진행된다. ‘뒷산위크’는 멀리 떠나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동네 뒷산을 여행 공간으로 재발견하는 프로그램이다. 9월 19일 수원 광교산에서는 산에서 즐기는 축제 ‘뒷, 산장 : 광교’를 비롯해, 파주 심학산에서는 책과 산책을 결합한 ‘뒷산 리딩 클럽’, 남양주 불암산에서는 산행에 이색적인 재미를 더한 ‘뒷산 사주 클럽’을 진행한다. ‘달콤위크’는 화성 송산포도를 활용한 제철 미식여행이다. 29일, 30일 이틀간 포도농장에서 생산자의 이야기를 듣고 제철 포도를 함께 즐기는 팜파티 ‘결실의 식탁’을 운영한다. 포도 생산지의 풍경과 농부의 이야기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밥심위크’는 경기도를 대표하는 이천쌀을 ‘밥맛을 경험하는 여행’으로 확장했다. 10월 중 세 차례에 걸쳐 밥 소믈리에와 함께 쌀과 밥맛의 차이를 알아보고 가장 맛있는 쌀밥을 찾아가는 미식기행을 선보인다. ‘소소위크’는 여주의 도자문화를 여행자의 취향과 연결한다. 지역 도자공방에서 자신의 개성을 담은 그릇을 직접 만들어보는 ‘도자기 여행’을 9월과 10월 세 차례 진행한다. 직장인의 ‘금요일 반차’에 맞춘 ‘해방위크’도 마련했다. 광주 남한산성을 무대로 금요일 오후를 특별하게 보내는 프로그램으로, 28일 금요일 오후 남한산성을 달리는 ‘금요 해방일지’ 러닝이 시작이다. 이어 남한산성의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나의 해방로그’,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문장을 나누는 ‘회복의 한 문장’ 등 역사와 자연, 휴식과 회복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참가 신청은 14일 오픈하는 홈페이지(https://www.gglocaltour.com)에서 가능하다. 경기관광공사는 ‘매주 떠나는 경기로컬여행’이라는 통합 브랜드를 구축, ‘주말엔 경기로’를 경기도 대표 로컬여행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 ‘기름왕’ 러시아가 울산서 ‘한국산 정제유’ 3만t 빼갔다? 제재는? [배틀라인]

    ‘기름왕’ 러시아가 울산서 ‘한국산 정제유’ 3만t 빼갔다? 제재는? [배틀라인]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이 잇따라 멈춰선 지난달, 울산에서 정제유 약 3만t이 러시아 극동으로 향했다. 로이터통신은 경유가 최소 2척의 유조선에 실렸으며 항공유도 포함됐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이번 거래를 두고 ‘한국산 정제유의 대러 수출’과 ‘제재 위반’ 논란이 일었으나 현재까지 나온 자료로는 두 주장 모두 확인되지 않는다. 해양수산부 항만운영정보시스템(PORT-MIS)을 통해 울산에서 러시아 극동항으로 출항한 유조선과 7월 말 울산에 머문 러시아 기국 유조선을 대조했으나 보도의 모든 조건에 맞는 선박은 찾지 못했다. 대러 수출통제 위반도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가 공개한 1159개 대러 상황허가 대상품목에는 일반 상업용 경유와 항공유가 명시돼 있지 않다. 통상 규격의 연료라면 한국산이어도 이 목록만으로 수출금지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핵심은 화물의 정확한 사양과 러시아 인수자, 실제 사용처다. 군용 연료나 통제품목을 허가 없이 보냈거나 목적지와 최종사용자를 숨겼다면 대외무역법 위반 문제가 생긴다. 일반 연료를 민간업체에 공급한 정상 거래라면 한국의 품목별 수출통제와 충돌하지 않는다. 로이터 “울산서 3만t 선적”…생산국·선박명 비공개로이터는 해운 데이터업체 케이플러(Kpler)와 에너지시장 분석업체 보르텍사(Vortexa), 복수의 시장 관계자를 인용해 울산 저장탱크의 정제유 약 3만t이 최소 2척의 단거리 운항 유조선에 실렸다고 전했다. 화물에는 경유가 포함됐다. 시장 관계자 한 명은 항공유도 실렸다고 말했다. 선박들은 러시아 극동으로 향했으며 한 척은 러시아에 도착한 뒤에도 화물을 내리지 않았다. 로이터는 선박명과 화주·수출자, 정제유 생산국을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수출을 허가했는지도 보도하지 않았다. 산업통상부는 로이터의 질의에 논평하지 않았고 러시아 에너지부는 답변하지 않았다. 원문에는 정제유가 한국에서 러시아로 운송됐다는 뜻의 ‘from South Korea’가 쓰였다. 같은 기사에 나온 일본산 항공유 거래에는 ‘originating from Japan’이라고 원산지를 명시했다. 이번 정제유에는 원산지 표현이 없다. 로이터가 파악한 범위는 울산 선적과 러시아 극동행이다. 정제유가 한국산인지, 러시아에서 실제로 하역됐는지는 보도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러시아행 신고 4회…3만t 운반선은 찾지 못해PORT-MIS를 대조한 결과 7월 울산항에서 러시아 극동항을 다음 목적지로 신고한 석유제품운반선 기항은 3회였다. SAMSON(삼손)이 7월 4일 나홋카, 21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다음 목적지로 신고했다. LAYLA(라일라)는 19일 블라디보스토크로 출항했다. PORT-MIS에서 ‘케미컬 운반선’으로 분류된 ZALIV ANIVA(잘리프 아니바)까지 포함하면 러시아행 신고는 4회다. 이 선박은 17일 블라디보스토크로 출항했다. 네 기항 모두 로이터가 전한 ‘7월 말’ 선적 시점보다 이르다. 7월 말 울산항에는 PEGAS(페가스), ARAM KHACHATURIAN(아람 하차투리안), ASTORIA(아스토리아) 등 러시아 기국 유조선 3척이 머물렀다. 모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들어온 석유·화학제품운반선으로 울산신항 컨테이너부두 04번 선석을 이용했다. 출항신고상 다음 목적지는 PEGAS가 ‘OCEAN DISTRICT’, 나머지 두 척은 ‘JAPAN /OTHER-PORT/’였다. 러시아 항구를 신고한 선박은 없었다. SAMSON과 LAYLA 등은 운항 방향이 로이터 보도와 맞지만 출항 시점이 앞선다. PEGAS 등 세 척은 시기와 선종이 겹치지만 신고된 목적지가 러시아가 아니다. PORT-MIS에는 적재 화물과 물량이 없어 이들 가운데 어느 선박도 정제유 3만t 운반선으로 지목할 수 없다. 실제 운반선을 가리려면 출항 전후 흘수와 자동선박식별장치(AIS) 항적, 터미널 적재자료, 러시아항 입항·하역 기록을 대조해야 한다. 러 7월 석유제품 수출 33% 감소…벨라루스산 공급은 최고울산발 정제유 거래는 러시아의 연료 생산과 공급이 흔들리는 시기에 이뤄졌다. 정유시설 피격과 설비 고장, 수출 제한이 겹치면서 러시아의 7월 해상 석유제품 수출은 전월보다 33% 감소했다. 같은 달 벨라루스가 러시아에 공급한 휘발유와 경유는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업계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의 휘발유 생산량은 7월 초 계절 평균 소비량의 약 65%까지 떨어졌다. 경유 생산도 내수 수요와 비슷한 수준으로 줄었다. 우크라이나는 이달 들어서도 러시아 에너지시설 공격을 이어갔다. 지난 10일 타타르스탄의 타네코 정유공장, 11일에는 오렌부르크주의 오르스크 정유공장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두 공격은 울산 선적 이후 발생했지만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압박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는 통상 경유 순수출국이다. 그러나 극동 지역은 서부의 주요 정유시설과 멀다. 울산·여수와 중국·일본의 저장기지는 러시아 극동과 짧은 해상 항로로 연결된다. 동북아에서 연료를 사들이면 러시아 서부에서 철도나 선박으로 옮기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러 연료난 심해진 7월, 극동 연계 기항 1회→9회러시아의 연료 생산이 흔들린 7월, 울산과 러시아 극동을 오간 석유제품운반선도 예년보다 늘었다. 서울신문이 PORT-MIS에서 직전 출항지나 다음 목적지가 블라디보스토크·나홋카·보스토치니·바니노인 기항을 집계한 결과 지난 7월 9회로 나타났다. 2024년과 2025년 같은 달에는 각각 1회였다. 같은 달 울산항 전체 석유제품운반선 기항은 2024년 263회, 2025년 282회, 올해 260회로 비슷했다. 전체 운항은 예년 수준이었지만 러시아 극동항과 연결된 기항은 증가했다. 운항 방향은 러시아발 울산행 7회, 울산발 러시아행 3회였다. 한 차례는 러시아에서 들어왔다가 다시 러시아로 출항해 양쪽에 포함됐다. 러시아의 연료난이 심해진 시기에 울산과 러시아 극동 사이의 유류 해운 활동도 활발해진 셈이다. 일반 경유·항공유는 대러 통제목록에 없어울산에서 선적된 정제유는 외국산일 수도, 한국산일 수도 있다. 외국산 정제유를 울산 보세구역에 저장했다가 수입신고 없이 다시 내보냈다면 관세법상 반송이다. 국내에 수입한 뒤 다시 수출했다면 재수출이다. 두 경우 모두 울산은 선적지이고 원산지는 제3국이다.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제품을 무역업체가 사들였다면 한국산 수출이다. 제품의 생산국과 화주·수출자의 국적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은 러시아와의 모든 교역을 금지하지 않는다. 무역안보관리원에 따르면 러시아·벨라루스에 적용되는 상황허가 대상품목은 1159개다. 목록에 오른 품목은 대러 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제한된 경우에만 예외 허가를 받을 수 있다. 11일 현재 공개된 품목표를 대조한 결과, 일반 상업용 경유와 항공유는 1159개 품목에 명시돼 있지 않았다. 통상 규격의 연료라면 이 목록만을 근거로 수출을 금지할 수 없다. 특수 군용 연료와 통제 대상 첨가제·전략물자는 규정이 다르다. 통제품목을 허가 없이 보냈거나 목적지·최종사용자를 거짓으로 신고했다면 대외무역법 위반 소지가 있다. 러시아의 실제 인수자와 사용처를 숨긴 거래도 조사 대상이다. 제품이 외국산이라고 한국의 수출통제를 자동으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통제품목을 한국에서 선적해 제3국을 거쳐 러시아로 보내거나 국내 기업이 거래를 주도했다면 정부 허가가 필요할 수 있다. 한국산인지 여부는 제품의 출처를 가리는 문제다. 제재 위반 여부는 품목과 러시아 인수자, 사용처, 정부 허가로 결정된다. 울산이 러시아의 반복 조달로가 될 가능성지난달에는 일본산 항공유 최소 20만배럴을 한국을 거쳐 러시아로 보내는 거래도 추진됐다. 다만 거래는 선적 전에 무산됐다. 일본 정부는 자국의 대러 항공유 수출금지가 제3국 경유와 해상 환적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울산발 정제유 3만t이 한 차례의 긴급 조달로 끝나면 일회성 거래다. 같은 선박과 무역업체가 울산에서 연료를 반복 선적하고 러시아항에서 하역하면 울산은 러시아 극동의 보조 연료 공급망으로 자리 잡게 된다. 산업통상부와 관세당국은 이번 화물의 사양과 화주, 러시아 최종수하인과 사용처, 허가 여부, 실제 하역지를 관세·수출신고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거래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더라도 국내 수출통제 위반 여부는 설명해야 한다. 적법한 일반 연료 거래까지 막으면 기업 활동과 한러관계에 부담을 준다. 반대로 러시아 인수자와 사용처를 확인하지 않은 채 같은 거래가 이어지면 미국·유럽연합(EU)·우크라이나가 한국의 제재 이행 의지를 문제 삼을 수 있다. 이번 거래에서 제재 위반은 확인되지 않았다. 더 중요한 문제는 통제목록 밖의 일반 연료가 러시아의 전시 공급 부족을 메우는 거래가 반복될 가능성이다. 정부는 이번 화물의 러시아 인수자와 사용처부터 확인하고, 러시아행 연료의 선적 이후 항적과 하역지를 점검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 아기자기한 바위 비경을 품은 홍성 용봉산 [두시기행문]

    아기자기한 바위 비경을 품은 홍성 용봉산 [두시기행문]

    충청남도 홍성군 홍북읍과 예산군 경계에 아담하게 솟아 있는 용봉산(381m)은 바위가 빚어낸 화려하고 수려한 산세로 충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명산이다. 산의 모양이 용의 몸집에 호랑이의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용봉’(龍鳳)이라는 고결한 이름을 얻었다. 뾰족하게 솟아오른 기암괴석과 기괴한 바위 봉우리들이 마치 정교하게 빚어낸 조각품처럼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며, 아담한 체구 속에 거대한 산의 품격을 고스란히 담아내어 방문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용봉산 산행의 묘미는 자연휴양림이나 용봉초등학교 등 아늑한 들머리에서 출발하여 아기자기한 암릉과 숲길을 거쳐 정상을 향해 오르는 여정에 있다. 산행 초입의 완만한 숲길을 지나 슬슬 능선으로 접어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인 조망과 함께 뼈대만 남은 듯 독특한 형상의 바위들이 등산객을 맞이한다. 험준한 고산 준봉처럼 거칠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바위틈을 헤치고 오르는 밧줄 구간과 암릉 타기는 소소한 스릴과 함께 온몸으로 산을 오르는 성취감을 안겨준다. 능선 위를 걷다 보면 발아래로 홍성의 너른 들판과 충남도청 내포신도시의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용봉산 정상부와 능선 구석구석을 누비는 동안 마주하게 되는 기묘한 바위 조각들과 문화유적들은 산행의 깊이를 더해주는 특별한 볼거리다. 자연이 수천 년의 세월 동안 다듬어낸 최영 장군 생가지 인근의 바위들과 미륵불을 비롯한 불교 유적들은, 험준한 바위산의 풍경에 인간의 오랜 역사와 묵직한 서사를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한다. 땀 흘려 오른 정상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면, 충남의 평화로운 들판과 산세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잊지 못할 여운을 마음에 품게 된다. 산행의 여운을 깊이 갈무리하기에 좋은 주변 명소들은 용봉산의 매력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하산 후에는 인근의 유서 깊은 김좌진 장군 생가지나 한용운 선생 생가지 등을 거닐며 홍성의 깊은 역사적 발자취 남겨보는 것도 추천한다. 겹겹이 쌓인 선조들의 흔적과 고즈넉한 마을 풍경이 어우러진 이곳은 산행의 긴장감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기에 더할 나위 없다. 조금 더 발걸음을 옮겨 홍성의 맑은 농촌 풍경이나 인근의 맛고을을 둘러보는 것도 여행의 깊이를 더해주는 좋은 방법이다. 용봉산이 위치한 홍성은 전국 최고 수준의 육질을 자랑하는 홍성한우 불고기는 부드러운 육즙으로 지친 기력을 든든하게 채워주고, 광천의 깊은 손맛이 담긴 토속 젓갈과 국밥은 혀끝을 감돌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 “귀신일지도”…구조대원 목소리에 숨은 조난자들, 35시간 만에 구조 [월드픽]

    “귀신일지도”…구조대원 목소리에 숨은 조난자들, 35시간 만에 구조 [월드픽]

    중국의 한 산속에서 약초를 캐던 노인 2명이 길을 잃고 조난된 가운데, 구조대의 목소리를 듣고도 응답하지 않고 피해 다니다가 약 35시간 만에 구조되는 일이 발생했다. 1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저녁 중국 베이징시 화이러우구의 한 산악 지역에서 약초를 캐던 73세 남성과 58세 여성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평소 함께 약초를 캐러 다니던 이들은 산속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가 길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 모두 청각이 좋지 않았으며, 산악 지역에 휴대전화 신호가 잡히지 않아 휴대전화나 별도의 통신 장비도 갖고 있지 않았다. 구조대는 신고를 받은 뒤 곧바로 수색에 나섰다. 험준한 산세와 어두운 밤, 미끄러운 길 등으로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17시간에 걸친 수색 끝에 두 사람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후 구조대원들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두 사람이 이미 구조대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구조대가 자신들을 찾으며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구조대와 마주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몸을 숨기거나 다른 방향으로 이동했다. “산에서 이름 부르면 귀신일 수도”민간 설화 믿고 구조대 목소리에 ‘침묵’이유는 오래된 민간신앙 때문이었다. 현지에서는 산속에서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더라도 쉽게 대답해서는 안 된다는 믿음이 일부 지역에 전해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산속에서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가 귀신이나 산의 정령이 사람을 홀리기 위해 내는 소리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길을 잃은 사람이 목소리를 따라가면 더 깊은 산속으로 유인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SCMP는 중국 민간 설화에서 산속의 존재가 익숙한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 길을 잃은 사람을 유인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두 사람은 구조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믿음 때문에 침묵을 유지했다. 구조대 역시 이들을 여러 차례 지나치면서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두 사람은 약 35시간 동안 산속에 고립된 끝에 무사히 구조됐다. 장시간 음식과 물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극도로 지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구조 과정에서는 험준한 지형과 야간의 낮은 가시성뿐 아니라 두 사람이 구조대의 호출에 응답하지 않은 점까지 겹치면서 수색이 더욱 복잡해졌다. 화이러우 소방당국은 산에 들어갈 때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고, 특히 고령자가 혼자 산에 들어가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난 상황에서는 구조대의 지시에 적극적으로 따르고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서도 끊이지 않는 조난 사고한편 국내에서도 산에서 길을 잃거나 조난해 구조대의 도움을 받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4년 전국 119구조대가 출동한 산악사고 구조 건수는 1만 134건에 달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실족이 2724건(26.9%)으로 가장 많았고, 길을 잃은 사고가 2378건(23.5%)으로 뒤를 이었다. 탈진·탈수도 522건(5.2%) 발생했다. 실제 산악사고에서는 길을 잃은 뒤 무리하게 이동하다가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구조대가 수색에 나섰더라도 산속에서는 지형과 나무 등에 가려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워 수색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에 소방당국은 산행 전 등산로와 날씨를 미리 확인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할 것을 당부한다. 특히 단독 산행은 피하고 가족이나 지인에게 산행 장소와 예상 하산 시간을 미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조난이나 사고가 발생했다면 무작정 산속을 이동하기보다는 119에 신고한 뒤 구조대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우선이다. 휴대전화가 연결된다면 자신의 위치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알리고, 주변의 산악위치표지판이나 등산로 번호 등을 확인해 전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하늘을 품은 야생화의 정원, 남양주 천마산 [두시기행문]

    하늘을 품은 야생화의 정원, 남양주 천마산 [두시기행문]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과 호평동, 진접읍의 경계에 묵직하게 솟아 있는 천마산(812m)은 수도권 인근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깊은 산세와 태고의 신비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명산이다. ‘산이 높고 능선이 거칠어 마치 푸른 하늘을 만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여 이름 붙여진 천마산은, 뾰족하게 솟아오른 주봉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거칠게 뻗어 나간 암릉과 푹 패인 깊은 계곡들이 조화를 이루어 등산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풍경은, 도심의 소음에서 벗어나 태초 자연의 깊고 묵직한 감정을 오롯이 느끼게 해준다. 천마산 산행의 묘미는 호평동이나 천마산군립공원 관리사무소 등 아늑한 들머리에서 출발하여 정상을 향해 쉼 없이 치고 오르는 다채롭고 웅장한 능선길에 있다. 산행 초입의 완만한 숲길을 지나 본격적인 오르막 구간으로 접어들면, 흙길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가파른 경사와 바위 지대가 등산객들에게 기분 좋은 땀방울이 흐른다. 특히 봄철이면 산기슭 곳곳에 피어나는 꿩의바람꽃, 노루귀 등 수많은 야생화들이 등산로를 곱게 수놓아 ‘야생화의 천국’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찬란한 자태를 뽐낸다. 정상을 코앞에 두고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밧줄 구간과 거친 암릉은 산행의 짜릿한 긴장감과 함께 온몸으로 산을 오르는 성취감을 안겨준다. 묵직한 발걸음을 옮겨 마침내 정상에 다다르면,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인 조망과 함께 북한강의 푸른 물줄기와 주변의 첩첩한 산군들이 빚어내는 파노라마가 험준한 산행의 피로를 단숨에 씻어낸다. 특히 천마산 정상부와 능선 구석구석을 누비는 동안 마주하게 되는 기묘한 바위 조각들과 울창한 숲은 산행의 깊이를 더해주는 특별한 볼거리다. 자연이 수천 년의 세월 동안 다듬어낸 바위 봉우리들과 사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짙푸른 숲은, 험준한 산세에 온화하고 아늑한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 땀 흘려 오른 정상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면, 수도권 인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깊고 청정한 대자연의 호흡이 온몸으로 전해지며 잊지 못할 여운을 마음에 품게 된다. 산행의 여운을 깊이 갈무리하기에 좋은 주변 명소들은 천마산의 매력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하산 후에는 인근의 유서 깊은 축령산자연휴양림의 잣나무 숲길을 거닐거나, 남양주의 맑은 물길을 품은 북한강변의 고즈넉한 카페와 산책로를 찾아 차분하게 사색에 잠기는 것을 추천한다. 거친 능선을 내려와 마주하는 남양주의 밥상은 이 고장만의 특별한 미식을 선사한다. 은은한 불향이 감돌며 입맛을 돋우는 석쇠 불고기 쌈밥은 든든한 활력을 채워주고, 북한강 물길의 풍경과 어우러지는 시원하고 새콤한 초계국수나 깊고 진한 국물의 이북식 만두전골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 남도의 금강산, 암릉의 정수를 품은 강진 덕룡산 [두시기행문]

    남도의 금강산, 암릉의 정수를 품은 강진 덕룡산 [두시기행문]

    전남광주특별시 강진군 작천면과 성전면에 걸쳐 뾰족하게 솟아 있는 덕룡산(432.9m)은 해발 고도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바위가 빚어낸 화려하고 아찔한 산세로 남녘에서 손꼽히는 명산이다. ‘남도의 소금강’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만큼, 날카롭게 깎아 세운 기암괴석과 첩첩이 겹쳐진 암릉들이 거대한 병풍처럼 펼쳐져 산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봄이면 산기슭을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와 거친 회색빛 바위가 대비를 이루며 독보적인 풍광을 뽐내는 덕룡산은, 작은 체구 속에 거대한 용의 기운을 숨기고 있는 듯 웅장한 매력을 품고 있다. 덕룡산 산행의 묘미는 주작산으로 이어지는 종주 능선 위에서 펼쳐지는 스릴 넘치는 암릉 타기에 있다. 산행 초입부터 가파른 경사를 치고 오르며 능선에 올라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인 조망과 함께 뼈대만 남은 듯 날카로운 암봉들이 등산객을 맞이한다. 밧줄을 잡고 발 디딜 곳을 찾아가며 아슬아슬한 바위 벼랑을 넘나드는 과정은, 여느 고산 준봉 못지않은 짜릿한 도전 정신과 짜릿한 성취감을 안겨준다. 능선 위를 걷다 보면 발아래로 강진의 너른 들판과 다도해의 푸른 바다가 아스라이 조망되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산객들에게 잊지 못할 파노라마를 선물한다. 특히 덕룡산 정상부와 암릉 구간을 지나는 동안 마주하게 되는 기묘한 바위 조각들은 자연이 오랜 세월 동안 다듬어낸 거대한 예술품이다. 깎아지른 절벽 끝에 위태로우면서도 꼿꼿하게 서 있는 바위 봉우리들은 마치 용의 비늘처럼 겹겹이 이어져 감탄을 자아낸다. 험준한 바위틈을 헤치고 오르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면, 남도 특유의 따스한 햇살과 맑은 바람이 거친 바위의 기운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묵직한 서사를 완성해낸다. 산행의 여운을 깊이 갈무리하기에 좋은 주변 명소들은 덕룡산의 매력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하산 후에는 인근의 유서 깊은 다산초당이나 시원한 대숲이 반기는 가우도 출렁다리를 거닐며 남도의 고즈넉한 정취를 마주하는 것을 추천한다. 겹겹이 쌓인 역사적 흔적과 잔잔한 바다 풍경이 어우러진 이곳은 산행의 긴장감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기에 더할 나위 없다. 조금 더 발걸음을 옮겨 강진의 맑은 숲길이나 전통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여행의 깊이를 더해주는 좋은 방법이다. 산행을 마치고 마을로 내려오면 이 지역의 넉넉한 인심으로 빚어낸 토속적인 남도 한정식과 고소한 생선구이, 그리고 든든한 국밥 요리들이 여행객을 반긴다. 정갈하게 차려진 나물 반찬과 깊은 맛을 내는 국물 요리들은, 거친 바위산에서 지친 몸을 달래 준다. 자연의 맛을 고스란히 담아낸 밥상 앞에서, 덕룡산의 아찔했던 암릉을 머릿속에 되새기며 차분히 하루를 매듭짓는 시간은 여행의 가장 완벽한 마침표가 된다.
  • 제천의 숨은 명산, 감악산의 기암괴석과 능선 [두시기행문]

    제천의 숨은 명산, 감악산의 기암괴석과 능선 [두시기행문]

    충청북도 제천시 봉양읍과 원주시 신림면에 걸쳐 솟아 있는 감악산(954.5m)은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펼쳐지는 파노라마 조망과 험준한 암릉미로 산꾼들 사이에서 이름난 명산이다. 산 이름은 ‘검은 빛을 띠는 바위산’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이는 산 전체가 화강암 기반의 거대한 암봉과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멀리서 보면 짙고 묵직한 빛깔을 띠기 때문이다. 해발 954.5m의 높이는 결코 낮지 않으며, 인근의 치악산이나 백운산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산세를 자랑한다. 감악산 산행의 핵심은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기암괴석과 바위 지대다. 산행은 대개 제천 봉양읍 명암리에서 시작하는데, 초입부터 울창한 활엽수림이 펼쳐져 자연스러운 숲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고도를 높여 중턱에 이르면 산의 이름답게 거대한 바위들이 얼굴을 드러낸다. 특히 정상부로 향하는 능선길은 크고 작은 바위들이 병풍처럼 펼쳐지며, 발을 딛는 곳마다 깎아지른 절벽이 나타나 긴장감과 동시에 짜릿한 산행의 재미를 선사한다. 정상인 감악산 정상석에 서면 북쪽으로는 치악산의 장쾌한 능선이, 남쪽으로는 제천의 들판과 월악산 일대까지 한눈에 조망된다. 지질학적으로 감악산은 기반암인 화강암이 오랜 기간 풍화와 침식을 거치며 독특한 지형을 형성하고 있다. 정상부 주변의 바위들은 층리가 발달하여 마치 책을 겹겹이 쌓아 올린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감악산만의 특징적인 지형 요소다. 산행로 곳곳에는 바위틈을 비집고 자라난 노송들이 암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출한다. 특히 능선 위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주변 산군들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요충지로, 백두대간의 줄기가 어떻게 뻗어 나가는지를 관찰하기에도 좋다. 산행 코스는 크게 명암리에서 정상으로 올랐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와, 원주 신림면 방면으로 연계하는 종주 코스로 나뉜다. 등산로가 아주 잘 정비된 편은 아니기에 산행 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며, 특히 정상부 근처의 암릉 구간은 경사가 가파르고 발밑이 미끄러울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여름철에는 우거진 숲 때문에 시야가 제한될 수 있으나, 가을에는 산 전체를 뒤덮는 단풍과 암벽의 조화가 뛰어나고, 겨울에는 눈 덮인 바위산의 웅장한 설경을 감상할 수 있어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하산 후에는 제천 지역의 특색을 살린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산행 기점인 봉양읍 인근은 약초의 고장 제천의 중심지인 만큼, 각종 약재를 넣어 우려낸 육수와 함께 즐기는 오리 백숙이나 정갈한 산채정식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제천의 맑은 물과 공기로 재배한 재료들을 사용한 음식들은 산행으로 소모된 에너지를 회복하기에 충분하다. 감악산은 단순히 높이만 내세우는 산이 아니라, 암벽과 숲, 그리고 주변 산군과의 조화로운 풍경을 통해 등산 본연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장소다.
  • 홍천강이 빚어낸 수태극의 비경, 홍천 금학산 [두시기행문]

    홍천강이 빚어낸 수태극의 비경, 홍천 금학산 [두시기행문]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과 남면에 걸쳐 아담하게 솟아 있는 금학산(652m)은 높이는 비록 해발 1000m가 넘는 거대한 고산들에 비해 낮지만, 그 정상에서 품어내는 풍광의 깊이만큼은 어떠한 명산에도 뒤지지 않는 묵직한 서사를 간직한 산이다. 과거 멧돼지들이 물을 먹기 위해 모여들던 버럭바위에서 유래해 ‘버럭산’으로도 불렸던 이곳은, 산의 형상이 마치 학이 날개를 접고 포근하게 내려앉은 모습과 같다 하여 ‘금학’이라는 고결한 이름을 얻었다. 첩첩이 쌓인 강원 중부의 산군들 사이에서 홀로 의젓하게 솟아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금학산은, 거친 숲길을 헤치고 오른 이들에게 대한민국에서 유일무이한 대자연의 예술품을 선사한다. 금학산 산행의 묘미는 노일분교를 비롯한 아늑한 들머리에서 출발하여 숲의 정취를 느끼며 정상을 향해 묵묵히 고도를 높여가는 능선 길에 있다. 산행 초입의 완만한 숲길을 지나 본격적인 오르막 구간으로 접어들면, 흙길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가파른 경사가 등산객들을 기분 좋게 만든다. 정상을 코앞에 두고 마주하게 되는 밧줄 구간과 거친 암릉은 산행의 짜릿한 긴장감과 함께 온몸으로 산을 오르는 성취감을 안겨준다. 묵묵히 발걸음을 옮겨 마침내 능선에 다다르면, 험준한 산행의 피로를 단숨에 잊게 만드는 경이로운 풍경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특히 금학산 정상에 오르면 이 산이 품고 있는 가장 압도적인 비경인 수태극의 전경과 마주하게 된다. 정상 전망대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푸른 홍천강의 물줄기가 휘돌아 나가며 완벽한 태극 문양을 그려내는 기적 같은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자연이 수천 년의 세월 동안 흘러내리며 스스로 빚어낸 거대한 태극의 서사는, 발아래로 굽이치는 강물과 주변의 첩첩한 산군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잊지 못할 깊은 전율과 감동을 안겨준다. 산행의 여운을 깊이 갈무리하기에 좋은 주변 명소들은 금학산의 매력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하산 후에는 홍천강의 맑은 물줄기를 따라 이어지는 강변의 고즈넉한 풍경을 감상하거나, 인근의 유서 깊은 유적지와 자연 친화적인 산책로를 거닐며 차분하게 사색에 잠기는 것을 추천한다. 물길을 따라 넌지시 이어지는 잔잔한 풍경들은 산행의 긴장감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준다. 마을로 내려오면 이 지역의 맑은 물과 넉넉한 인심으로 빚어낸 고소한 두부 요리들과 메밀로 만든 투박하지만 진한 국수 한 그릇이 반기고 있다.
  • “연봉 3억원 외국인 청년들, 서울 최고라고”…사상 첫 기록 나온 이유

    “연봉 3억원 외국인 청년들, 서울 최고라고”…사상 첫 기록 나온 이유

    서울이 미국 여행전문매체 평가에서 5년 연속 ‘글로벌 MZ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 1위에 올랐다. 같은 부문에서 한 도시가 5년 연속 정상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시는 미국 여행전문매체 ‘트래지 트래블’(Trazee Travel)이 발표한 ‘2026 더 트래지스’(The Trazees)에서 서울이 ‘글로벌 MZ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 부문 1위로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 서울은 2022년부터 5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연속 수상 도시에 주어지는 ‘퀸트 스테이터스’(Quint Status) 특별상을 받고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 순위는 서울에 이어 더블린, 홍콩, 런던, 아테네 순이었다. 올해 12회째인 더 트래지스는 미국 비즈니스 여행매체 ‘글로벌 트래블러’의 모회사인 FX익스프레스 퍼블리케이션스가 주최한다. 순위는 25~40세 비즈니스 여행객의 독자 투표로 정해졌다. 시에 따르면 이들의 평균 연소득은 약 21만 달러(약 3억원)다. 시는 구매력이 높은 비즈니스 여행객이 직접 선택한 결과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관광과 업무를 한 여행에서 결합하는 ‘블레저’(Bleisure)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의 쇼핑·미식·문화·자연 콘텐츠가 두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서울 관광의 강점으로는 한 도시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성수동의 팝업스토어와 복합문화공간, 광장시장의 K푸드, 홍대·을지로의 음악과 골목문화, 동묘의 빈티지 쇼핑 등을 한 도시에서 경험할 수 있다. 도심 가까이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북한산·북악산·아차산 등에서 산행과 조망을 즐길 수 있어 쇼핑과 미식, 문화뿐 아니라 자연까지 하나의 여행 동선에 묶을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실제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지도 기존 대표 관광지에만 머물지 않고 전통시장과 문화공간, 도심 산행 명소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서울AI재단 분석 결과 지난해 주요 관광지의 외국인 방문객은 전년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12.1%, 아차산 11.8%, 홍대와 낙산공원 각각 10.5%, 광장시장 10.4%, 관악산 10.0% 증가했다. 성수·홍대 등 생활문화 공간뿐 아니라 전통시장과 도심 산까지 외국인 관광 동선이 다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은 다른 글로벌 여행 평가에서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가 선정한 ‘혼자서 여행하기 좋은 도시’와 미국 여행전문매체 콘데나스트트래블러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쇼핑 도시’에서 각각 세계 1위에 올랐다. 국제회의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국제협회연합(UIA) 집계에서 지난해 서울의 국제회의 개최 실적은 317건으로 아시아 1위,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고부가가치 관광객 유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역별 관광 콘텐츠를 지속해서 늘리고 국제회의·전시 분야 마케팅도 강화할 방침이다.
  • 새도 울며 넘는 곳, 괴산과 문경의 경계 조령산 [두시기행문]

    새도 울며 넘는 곳, 괴산과 문경의 경계 조령산 [두시기행문]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과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의 경계를 이루며 우뚝 솟아 있는 조령산(1017m)은 백두대간의 웅장한 줄기가 지나며 빚어낸 천혜의 명산이다. ‘새도 울고 넘는다 하여 새재’라 불리는 이화령과 조령의 거친 산세를 품고 있는 조령산은, 해발 1000m를 넘는 고산 지대의 기품과 함께 거침없이 뻗어 나간 화강암 암릉의 미학을 동시에 품고 있다. 가파른 바위 능선과 깊은 숲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풍경은, 산행의 험준함 속에서도 자연이 건네는 깊고 묵직한 서사를 오롯이 느끼게 해 준다. 조령산 산행의 묘미는 이화령에서 출발하여 정상을 거쳐 조령으로 이어지는 아찔하고도 웅장한 능선길에 있다. 산행 초입부터 가파른 경사와 맞닥뜨리게 되는데, 밧줄을 잡고 바위를 넘나드는 암릉 구간은 등산객들에게 짜릿한 도전 정신과 성취감을 안겨 준다. 능선 위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이며 백두대간의 첩첩한 산군들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는 장관이 펼쳐진다. 발아래로는 괴산의 푸른 들판과 문경의 깊은 골짜기가 웅장하게 조망되며, 거센 산바람이 땀방울을 식혀 주어 험준한 산행의 피로를 단숨에 씻어낸다. 특히 조령산 정상부에 오르면 산행의 벅찬 숨을 고르게 만드는 특별한 흔적과 마주하게 된다. 정상 한편에는 과거 백두대간을 누비며 산을 사랑하고 이 길을 묵묵히 지켜왔던 산악인을 기리는 추모비와 표식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거친 풍파가 몰아치는 고산의 등줄기 위에서 세상을 떠난 이의 영혼을 위로하고 그 발자취를 기리는 이 작은 표식은, 험준한 바위산의 풍경에 인간의 따뜻한 기억과 묵직한 서사를 더해 준다. 땀 흘려 오른 정상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이 표식 앞에 서면, 산을 향했던 어느 산객의 진득한 생애와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깊은 여운을 느끼게 된다. 산행의 여운을 깊이 갈무리하기에 좋은 주변 명소들은 조령산의 매력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하산 후에는 인근의 유서 깊은 ‘문경새재 도립공원’을 거닐며 옛 선비들이 넘나들던 역사적 고갯길의 정적을 마주하는 것을 추천한다. 겹겹이 쌓인 역사의 흔적과 울창한 숲길이 어우러진 이곳은 산행의 긴장감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기에 더할 나위 없다. 조금 더 발걸음을 옮겨 괴산의 맑은 계곡이나 인근의 고즈넉한 전통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여행의 깊이를 더해 주는 좋은 방법이다.
  • 한국 설화부터 지하철 풍경까지…2030 국악 작곡가의 패기를 만나는 시간

    한국 설화부터 지하철 풍경까지…2030 국악 작곡가의 패기를 만나는 시간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오는 8월 21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2026 작곡가 프로젝트’를 올린다. 신진 작곡가 김산하·박다은·박준석·이재준·정지윤이 3월부터 여섯 달간 공들인 10분 내외 신작 5편을 초연하는 자리다. ‘작곡가 프로젝트’는 2022년부터 3년간 이어온 ‘지휘자 프로젝트’를 2025년 작곡 분야로 확장한 프로그램이다. 완성작을 공모해 발표 기회만 제공하는 방식과 달리 정기 멘토링과 워크숍, 리딩 세션을 병행해 창작 역량 자체를 키우는 데 무게를 둔다. 국악관현악 작곡가가 대규모 편성의 실연을 접할 기회가 가장 큰 강점이다. 지난해 참가자들도 상상과 실제 연주 사이의 간극을 좁힌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2기 공개모집에는 만 34세 이하 국내외 작곡가 25명이 지원했고, 악보와 작품계획서 심사로 8명이 1차 통과했다. 올해는 내부 중간 평가를 새로 도입해 6월 단원들이 8편을 직접 시연한 뒤 설문과 논의를 거쳐 최종 5인을 확정했다. 지난해 지휘를 맡은 김성국은 올해 퍼실리테이터(과정을 설계·운영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까지 겸해 방향을 제시하고, 상주작곡가 손다혜·홍민웅이 매월 멘토링을 이어갔다. 이번 공연 지휘봉도 김성국이 잡는다. 1부는 이재준의 ‘신도림역, 그 혼잡함에 대하여’로 문을 연다. 2022년 ‘3분 관현악’에서 라면 협주곡으로 화제를 모은 그는 하루 40만명이 스쳐 가는 역의 소음을 해체해 국악기의 음향 질감으로 옮겼다. 매일 그 복잡한 통로를 건너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등과 작업해온 김산하의 ‘섬그늘’은 제주칠머리당영등굿 현장에서 직접 채집한 선율과 장단을 재해석해 굿의 본질을 되묻는다. 클래식 작곡을 전공한 박다은의 ‘복사꽃놀음’은 외국 신선들이 우리 신선계를 찾아와 풍류를 나눈다는 상상을 불규칙한 리듬으로 그린다. 2부는 다른 장르 협업을 이어온 정지윤이 호남우도농악에 웃다리농악을 섞어 산행의 복합적 감정을 담은 ‘엮음능선’을 선보이며 시작한다. 역시 클래식에서 국악으로 영역을 넓힌 박준석은 쇠를 먹고 자라는 설화 속 요괴 불가사리의 각성을 묵직한 선율로 펼치는 ‘쇠의 꿈’으로 공연을 마무리한다. 악단은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참가자에게 작·편곡 기회를 연결해 창작 생태계의 선순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참여한 김지호·양동륜·전다빈은 ‘정오의 음악회’와 ‘이병우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편곡자로 나서 호평받았다. 예매·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 하늘과 맞닿은 드넓은 초원, 대관령 선자령의 바람 속으로 [두시기행문]

    하늘과 맞닿은 드넓은 초원, 대관령 선자령의 바람 속으로 [두시기행문]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대관령면과 강릉시의 경계에 솟아 있는 선자령(1,157m)은 백두대간의 웅장한 줄기가 빚어낸 거대한 고원 지대다. 산봉우리라는 날카로운 이름 대신 ‘선자령’이라는 부드러운 호칭을 얻은 이 산은,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고산 지대임에도 불구하고 완만하고 너른 능선이 파도처럼 이어지는 독특한 지형을 자랑한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거침없이 불어오는 바람과 드넓게 펼쳐진 초원의 풍경은,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광활한 대자연의 호흡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다. 선자령 산행의 묘미는 대관령휴게소에서 출발하여 완만한 숲길과 탁 트인 능선을 거쳐 정상에 이르는 여정에 있다. 산행 초입의 울창한 전나무와 소나무 숲길을 지나 슬슬 능선으로 접어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시야가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이며 대관령의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능선 위를 쉼 없이 돌고 있는 거대한 풍력발전기들은 선자령 특유의 이국적이고 웅장한 풍경을 완성하는 주인공이다. 거센 바람을 맞으며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발아래로는 강릉의 시가지와 푸른 동해 바다가 아스라이 조망되고, 뒤로는 백두대간의 첩첩한 산군들이 겹겹이 물결치며 벅찬 감동을 안겨준다. 아울러 선자령은 대한민국 백패킹의 명소로도 널리 이름나 있다. 너르고 평탄한 정상부 초원 곳곳에는 하룻밤 머물며 자연을 만끽하기 좋은 풍경이 펼쳐져 수많은 백패커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해 질 녘 광활한 능선 너머로 붉게 물드는 낙조를 감상하고, 밤이 되면 머리 위로 쏟아질 듯 펼쳐지는 맑은 별들과 동해안의 야경을 동시에 마주하는 시간은 오직 선자령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호사다. 텐트 안에서 귓가를 스치는 거센 바람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들고, 이른 새벽 능선 위로 피어오르는 찬란한 일출을 맞이하는 여정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다만, 선자령의 광활한 초원 능선 일대는 상당 부분이 개인 사유지로 이루어져 있어, 방문객들은 자연을 아끼고 보호하는 성숙한 자세로 머문 자리를 깨끗이 정리하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산행의 여운을 이어가기에 좋은 주변 명소들은 선자령의 풍성한 매력을 한층 더해준다. 하산 후에는 대관령 인근의 유서 깊은 목장들을 둘러보며 고원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을 추천한다. 탁 트인 초지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가축들과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대관령 양떼목장은 산행의 거친 호흡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며 고요한 산책을 선물한다. 조금 더 발걸음을 옮겨 대관령 옛길을 따라 내려가면 조선시대 사신들이 넘나들던 역사적 발자취와 깊은 숲의 정적을 마주하게 된다. 산행 후 마을로 내려오면 이 지역의 맑고 찬 기운으로 빚어낸 순두부 요리들이 단연 반긴다. 몽글몽글하게 끓여 낸 초당순두부 한 그릇은 거친 바람을 맞으며 지친 몸을 속 깊이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정직한 위로다. 고소한 들기름에 구워낸 두부 부침과 정갈하게 차려진 나물 반찬을 곁들이면, 대관령의 자연이 건네는 순수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특별한 꾸밈은 없어도 재료 본연의 담백함을 살려낸 밥상 앞에서, 선자령의 거대한 풍경을 머릿속에 되새기며 차분히 하루를 매듭짓는 시간은 여행의 가장 완벽한 마침표가 된다.
  • ‘폭설주의보’ 안데스산맥 오른 남녀 조난…칠레 정부 “억대 구조비용 물어내라” [여기는 남미]

    ‘폭설주의보’ 안데스산맥 오른 남녀 조난…칠레 정부 “억대 구조비용 물어내라” [여기는 남미]

    폭설이 예상된다는 기상 당국의 주의보 발령에도 불구하고 안데스산맥 고산지대에 올랐다가 조난을 당해 6일 만에 겨우 구조된 칠레 남녀가 구조비용 전액을 내야 하는 ‘금융위기’에 처했다. 남미 언론은 29일(현지시간) 악천후 속에 구조대를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전개하고 헬기까지 동원해 조난자 3명을 전원 구조한 당국이 구조비용 청구를 위해 법률적 검토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칠레 정부는 수색에 투입된 구조대원의 인건비, 헬기와 차량 등 구조장비 운영비, 작전전개에 소요된 기타 비용 등을 조난자들에게 청구할 방침이라고 한다. 사고가 발생한 칠레 메트로폴리탄 지방의 클라우디오 오레고 주지사는 “폭설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안데스 고산지대에 오른 건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었다”고 비판하면서 조난자를 구조하는 데 최소한 1억 칠레페소(약 1억 5500만 원)가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공공재정을 낭비하도록 하지 않았다면 정말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었던 돈”이라면서 구조비용을 반드시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문제의 조난사고는 지난 15일 32세 남성과 각각 22세, 31세인 여성 2명 등 모두 3명이 칠레 수도로부터 남동쪽으로 약 45㎞ 지점 안데스산맥에 올랐다가 발생했다. 산에 오른 여성 2명은 남성의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 교사였다. 세 사람의 산행은 준비된 일정이 아니었다. 사고 당일 한 주점에서 만난 세 사람은 “날씨도 추운데 온천에 가면 좋겠다”며 즉흥적으로 산행을 결정했다고 했다. 세 사람은 자동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안데스산맥 카혼 델 마이포 계곡의 온천에 가기로 하고 바로 출발했다. 문제는 악천후였다. 칠레와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방에는 이날부터 폭설이 내려 국경통로가 막히고 곳곳에서 고립사태가 속출했다. 아르헨티나에선 콘도르 등 야생조류까지 비행하지 못하고 고립돼 당국이 구조에 나설 정도로 안데스산맥에는 큰 눈이 내렸다. 자동차로 이동하던 세 사람은 폭설로 주행이 불가능해지자 자동차를 버리고 걷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 발견한 게 온천 주변의 대피소였다. 대피소 관리인과 직원들은 폭설주의보가 발령되자 곧바로 전원 하산했지만 만약에 대비해 대피소 문을 잠그지 않고 열어뒀다고 한다. 순간적인 판단이었지만 세심한 배려가 조난을 당한 세 사람을 살린 셈이다. 실종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칠레 당국은 세 사람이 온천에 간 사실을 알아내고 수색작전에 착수해 수색 6일 만에 이들을 발견하고 헬기를 투입해 전원 구조했다. 안전한 구조를 위해 헬기는 대피소까지 2회 왕복비행을 해야 했다고 한다. 한편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 일각에선 동행한 유치원 여교사들과의 불륜 의혹도 제기됐다. 다만 남성은 “6년 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들”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남성은 아들의 친모와는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 부부 함께 팔공산 갔다가 남편 추락 사망… ‘탈진 증세’ 아내 병원 이송

    부부 함께 팔공산 갔다가 남편 추락 사망… ‘탈진 증세’ 아내 병원 이송

    대구 팔공산에서 부부가 함께 산행하던 중 남편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일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48분쯤 동구 도학동 팔공산에서 ‘사람이 떨어졌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절벽 아래에서 심정지 상태인 60대 남성 A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등산로 밖에서 구조된 A씨의 아내 60대 B씨는 탈진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팔공산 동봉 정상 부근에서 등산로를 벗어나 하산하던 중 실족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푸른 초원과 철쭉이 지고 난 자리, 소백산의 여름 [두시기행문]

    푸른 초원과 철쭉이 지고 난 자리, 소백산의 여름 [두시기행문]

    경상북도 영주시와 충청북도 단양군의 경계를 이루며 묵직하게 솟아 있는 소백산(1,439m)은 태백산맥이 남으로 내려오다 속리산으로 이어지는 줄기에서 거대한 부채꼴 모양의 품을 펼쳐 보이는 명산이다. 비로봉을 주봉으로 국망봉, 제1연화봉, 연화봉 등 유려한 봉우리들이 굽이치며 그려내는 능선은 한국 산하가 지닌 최고조의 곡선미를 선사한다. 봄날의 화려한 연분홍 철쭉이 온 산을 적시고 지나간 자리에, 소백산은 순백의 계절과는 또 다른 짙고 깊은 녹음의 서사를 써 내려간다. 거친 암봉의 긴장감 대신 넉넉한 육산의 품새를 지닌 이곳은, 발길 닿는 곳마다 부드러운 바람과 초록의 파도가 등산객을 맞이한다. 소백산 산행의 묘미는 단연 천동이나 죽령, 혹은 희방사에서 출발하여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능선길에 있다. 특히 연화봉에서 비로봉으로 향하는 능선에 서면, 나무 자라지 않는 드넓은 주목 군락지와 고산 초원이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이며 마치 하늘 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천년의 세월을 비바람 속에 버텨온 주목들이 기괴하면서도 우아한 자태로 능선을 지키고 있고, 그 아래로는 짙푸른 숲의 호흡이 끝없이 이어진다. 정상인 비로봉에 올라 사방을 조망하면 첩첩이 쌓인 산군들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며, 땀방울을 식혀주는 서늘한 산바람이 벅찬 해방감을 안겨준다. 다만, 한낮의 태양이 뜨겁고 대기의 습도가 높아지는 계절에 소백산을 오를 때에는 각별한 주의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능선 구간은 나무 그늘이 거의 없어 강한 햇볕에 고스란히 노출되므로, 자외선을 차단할 모자와 기능성 쿨토시, 그리고 땀 배출이 빠른 복장이 필수적이다. 또한, 고산 지대의 특성상 날씨가 순식간에 안개에 휩싸이거나 소나기로 돌변할 수 있어 방풍·방수 기능을 갖춘 얇은 바람막이를 반드시 배낭에 챙겨야 한다. 긴 능선을 걷는 동안 체력 소모가 크고 탈수 위험이 높으므로, 평소보다 넉넉한 양의 식수와 염분을 보충할 수 있는 간식을 챙겨 안전한 산행을 도모해야 한다. 산행의 여운을 깊이 갈무리하기에 좋은 주변 명소들은 소백산의 매력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하산 후에는 단양의 맑은 물줄기가 빚어낸 도담삼봉의 기암괴석을 바라보며 고요한 사색에 잠기거나, 영주의 유서 깊은 소수서원과 부석사의 숲길을 거닐며 우리 고건축이 지닌 단아한 정취를 만끽하는 것을 추천한다. 초록의 기운이 절정에 달한 고찰의 마당과 오래된 나무 그늘 아래에서 누리는 휴식은, 산행으로 거칠어진 호흡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며 여행의 품격을 더해준다.
  • 도심 속 초록 파도, 기운 좋은 서울 관악산[두시기행문]

    도심 속 초록 파도, 기운 좋은 서울 관악산[두시기행문]

    서울시 관악구와 금천구, 그리고 경기도 고양시와 안양시에 걸쳐 솟아 있는 관악산(632m)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남쪽 경계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진산이자, 도시의 시끌벅적함을 품에 안고 거대한 산세를 뽐내는 명산이다. ‘갓을 쓴 모습의 산’이라는 뜻에서 이름 유래를 찾을 수 있는 관악산은, 이름 그대로 뾰족하게 솟아오른 바위 봉우리들이 마치 선비의 갓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지형적 특징을 지닌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과 함께 서울을 둘러싼 대표적인 오산(五山) 중 하나로 꼽히며, 거친 화강암 암릉과 짙푸른 숲이 조화를 이루어 도심 인근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깊은 산사의 정취와 험준한 산행의 묘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관악산 산행의 묘미는 단연 서울대 캠퍼스나 과천, 안양 등 사방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다채롭고 웅장한 능선 코스에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연주대 코스는 관악산의 진면모를 만날 수 있는 구간이다. 산행 초입의 완만한 계곡길을 지나 능선으로 올라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인 조망과 함께 거침없이 뻗어 나간 암릉들이 등산객을 맞이한다. 험준한 바위틈을 헤치고 오르는 밧줄 구간과 암벽 등반의 스릴은 육지의 웬만한 고산 지대 못지않은 긴장감과 성취감을 안겨준다. 능선 위를 걷다 보면 발아래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거대한 도심 풍경과 굽이치는 한강의 물줄기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자연과 인공의 거대한 경계가 빚어내는 이색적인 파노라마가 감탄을 자아낸다. 정상인 연주대(632m) 주변은 관악산 산행의 하이라이트이자 역사적 깊이를 더해주는 공간이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 위태로우면서도 고결하게 자리 잡은 암자 ‘연주암’과 그 위쪽의 ‘연주대’는 조선시대의 유서 깊은 역사를 품고 있다. 거대한 암벽 사이에 기단을 세워 지어진 연주암의 단아한 자태는, 험준한 바위산의 거친 기운을 차분하게 다독여주는 듯한 평온함을 풍긴다. 정상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면 북쪽으로는 서울의 고층 빌딩 숲이, 남쪽으로는 과천과 안양의 첩첩한 산군들이 겹겹이 물결치며 땀방울을 식혀주는 서늘한 산바람과 함께 잊지 못할 웅장한 조망을 선물한다. 산행을 마친 뒤 관악산 자락의 도심 골목으로 내려오면, 오랜 시간 등산객들의 허기와 지친 몸을 달래주던 소박한 먹거리들이 반긴다. 산 아래 상가나 인근 대학가 골목에서는 맑은 육수로 끓여 낸 따뜻한 칼국수나 담백한 손두부 요리들이 단연 인기다. 험준한 바위를 오르며 긴장했던 근육을 풀어주기에 안성맞춤인 구수한 국물과 정갈하게 차려진 반찬들은, 도심 속에서 자연의 깊은 여운을 마무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 산방산 무단 등반… 법원 “문화유산 훼손·안전 위협” 벌금 500만원

    산방산 무단 등반… 법원 “문화유산 훼손·안전 위협” 벌금 500만원

    국가지정문화재인 제주 산방산 출입통제구역에 무단으로 들어가 정상까지 오른 등반객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최근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같은 구역에 무단 입산했다가 조난되는 등 불법 등반이 끊이지 않으면서 문화유산 훼손은 물론 구조 인력과 장비가 반복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도 커지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 오소현 부장판사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3년 6월 11일 오전 5시 36분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산방산 출입제한구역에 무단으로 들어가 정상까지 등반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등산·아웃도어 GPS 기록 플랫폼에 자신의 산행 기록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지만 1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다시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77호인 산방산은 낙석과 추락 위험이 큰 데다 자연유산 보존 필요성이 높아 산방굴사 관람로를 제외한 정상 일대의 출입이 제한돼 있다. 현재 출입 제한은 2031년 말까지 유지되며, 제한구역에 들어가려면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무단 입산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싱가포르 국적의 60대 관광객이 출입통제구역으로 들어갔다가 하산 중 길을 잃어 절벽 부근에 고립됐다. 국내 통신망 연결이 되지 않자 숙박업소에 이메일로 구조를 요청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은 헬기와 수색 인력을 투입해 약 3시간 만에 구조했다. 이 관광객 역시 관련 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앞서 2023년 9월에도 등산 애플리케이션에 올라온 불법 등산 경로를 따라 산방산에 오른 등산객 2명이 조난돼 소방헬기까지 동원되는 구조작업이 벌어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제주자치경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등산 플랫폼에 게시된 불법 산행 기록을 추적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무단 입산한 9명을 적발했고, 지난해에는 모두 10명의 무단 입산자를 검거했다.
  • 도심 속에 솟아오른 거대한 화강암, 북한산 [두시기행문]

    도심 속에 솟아오른 거대한 화강암, 북한산 [두시기행문]

    서울의 북쪽 경계를 거대하게 두르고 있는 북한산(836.5m)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진산이자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도심 속 국립공원이다. 수천 년의 세월 동안 비바람에 깎여 빚어진 하얀 화강암 봉우리들이 서울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솟아 있고, 그 거친 암벽 사이로는 짙고 깊은 숲이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수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험준한 산세와 탁월한 조망을 동시에 품은 이곳은 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언제나 가슴 뛰는 성지와 같다. 산행은 주로 북한산의 상징인 백운대를 향하는 코스가 가장 널리 사랑받는다. 우이동이나 북한산성 입구를 들머리 삼아 오르다 보면 완만한 숲길 끝에 거대한 암릉 구간이 나타나며 긴장감을 더한다. 손발을 모두 사용해 가파른 바위 벼랑을 오를수록 서울 시가지의 풍경이 점차 발아래로 아스라이 펼쳐진다. 특히 정상인 백운대에 서면 웅장하게 솟은 인수봉과 만경대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 너머로 한강이 은빛으로 흘러가는 서울의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시야를 가득 채운다. 거친 바위 바람을 맞으며 마주하는 이 탁 트인 해방감은 고된 산행의 보상으로 부족함이 없다. 여름철은 북한산자락의 시원한 계곡과 짙은 그늘이 더욱 반갑게 다가온다. 산행 초입에 마주하는 우이동 계곡이나 북한산성 계곡은 맑고 차가운 물줄기를 소리 내어 흘려보내며, 가파른 암릉을 오르며 땀을 흘린 이들에게 달콤한 쉼터를 내어준다. 웅장한 성곽을 따라 이어지는 숲길은 서늘한 바람을 품고 있어 걷는 이의 열기를 차분하게 식혀준다. 수직에 가까운 바위 구간과 철제 난간을 붙잡고 오르내리는 과정이 고되기도 하지만, 그 끝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발걸음마다 깊은 여운을 남긴다. 복잡한 도시의 소음을 비우고 오롯이 거대한 자연의 호흡에 집중하고 싶다면, 푸른 녹음이 깊어진 북한산의 암릉 위로 조용히 발걸음을 얹어볼 일이다. 북한산 산행 초입과 주변에 펼쳐지는 우이동 계곡과 북한산성 계곡은 맑고 차가운 물줄기를 흘려보내며 산행의 열기를 식히기에 완벽한 장소다. 오랜 역사 속에서 산을 지켜온 북한산성 옛길을 거닐거나, 국립공원박물관에 들러 산의 생태와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도 알찬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다. 여행의 마무리는 다채로운 먹거리가 기다리는 수유동이나 진관동 일대에서 소소한 활기를 채워보는 것도 좋다. 도심이랑 가까운 곳이다 보니 산행 후 먹거리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오리백숙이나 매콤칼칼한 두부전골 등 정갈한 밑반찬과 함께 한 상 가득 차려져 지친 활력을 채워준다. 또한 맑고 시원한 국물의 칼국수나 깔끔한 메밀막국수 역시 산행 전후로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훌륭한 한 끼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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