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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 죽음을 사색하기 좋은 계절…영생 아닌 순환의 섭리 속으로 [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봄, 죽음을 사색하기 좋은 계절…영생 아닌 순환의 섭리 속으로 [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영원히 죽거나 살아있는 것은 없어생과 사 아닌 ‘따스함’만 영원할 뿐오늘날 우리의 마법은 ‘과학 기술’인간이라는 종의 이기심 담겨 있어거대한 순환, 정복 대신 ‘수용’해야“지나치게 오랫동안 변하지 않아 온 것은 스스로를 파괴합니다. 숲은 죽고 또 죽음으로써 살아 있기에 영원하지요.”(어슐러 르 귄, ‘어스시 연대기’ 중 ‘아즈버’) 길었던 죽음도 종말을 맞는다. 봄은 그런 것이다. 죽어있던 것들이 깨어난다. 마치 누군가의 부름을 받은 것처럼. 생명은 경이로운 현상이다. 세계를 죽어있는 채로 놔두지 않는다. 폐허 가운데서 기어이 풀 한 포기를 틔워낸다. 도시를 빈틈없이 꽉 채우는 게 문명의 속성이라지만, 거기서도 물끄러미 피어난 풀과 꽃을 보라. 그렇게 순진하게 제 자리를 주장하는 그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을 도리가 있는가. 그 풀과 꽃을 보며 죽음과 살아있음에 관한 생각에 잠긴다. 무엇도 영원히 살아있지 않다. 그러나 동시에 무엇도 영원히 죽어있지 않다. 정교하고도 거대한 순환. 솜씨 좋은 기계공의 작품일까. 여기서 그의 의도를 파악하는 건 우리의 몫이 아니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 힘, 바로 따스함. 그것만이 영원하다는 것. 이걸 알아채야 한다. 이렇게 봄은 죽음을 생각하기 좋은 계절로 변모한다. 무엇이 죽었나. 무엇이 죽었기에 이토록 찬란한 생명이 나의 눈앞에 펼쳐지는가. ‘세계 3대 판타지 소설가’라는 상찬이 어색하지 않은 거장 어슐러 르 귄의 ‘어스시 연대기’를 오랜만에 다시 펼친다. 마법을 잃어버린 시대에 마법사의 이야기를 읽는다. 무슨 의미일까. 다만 분명히 할 것이 있다. 여기서 우리가 마법을 잃어버린 건, 우리의 이성이 마법을 허무맹랑한 것으로 치부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나도 눈부시게 발달한 과학기술이 기적에 가까웠던 마법을 가능한 것으로 바꿔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에게는 기적도 마법도 없다. 르 귄이 소설로 펼치고 있는 마법과 환상은 이제 새롭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뼈저리게 새겨야 할 메시지는 따로 있다. 순환과 균형의 회복, 이것이 마법사의 책무라는 깊은 통찰이다. 종교의 본질이 개인의 복을 구하는 게 아니듯 마법 역시 마법사 개인의 부귀영화를 위한 게 아니다. 인간 때문에 어지러워진 세계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일. 세계를 세계 그 자체로 두는 일. 거대한 순환과 균형을 ‘정복’하지 않고 그저 ‘수용’하는 태도. “나는 내가 죽을 때 다른 필멸의 존재들처럼 세상의 더 위대한 존재에 다시 합쳐지리라고 믿어요. 풀이나 나무나 짐승들처럼.” 긴 연대기의 끝에서 여주인공 테나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과연 가능한 경지인가. “개나리/ 진달래/ 활짝 핀 날은 해마다/ 흐리고/ 바람불거나/ 비 나린다/ 꽃은 떨어져 짓밟히고/ 향기는 젖어 독가스처럼 퍼진다/ 날이 개면/ 봄은 이미 가 버리고/ 농약 뿌린 가지마다/ 똑같은 열매가 달린다/ 젊음을 놓치고/ 짓밟힌 꽃과 떨어진 열매는/ 썩어서 오히려/ 거름이 된다고 하자/ 가을에 익은 탐스런 열매는/ 그러나 누가 따먹느냐”(김광규, ‘꽃과 열매’ 전문) 생(生)이 약동하는 봄을 우리의 마음은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 기어이 어깃장을 놓는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주는 기쁨을 그저 누려도 좋으련만. 흐리다고, 바람이 분다고, 비가 내린다고 아쉬워한다. 그런 마음은 꽃을 짓이기고 그것의 향기를 ‘독가스’로 치환한다. 꽃이 사라진 곳에서 우리는 ‘똑같은 열매’가 자라나길 욕망한다. 모든 열매가 모양이 비슷하게 예뻤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당도도 균일했으면 좋을 것이다. ‘농약’은 그걸 가능케 하는 오늘날의 마법이다. 농약 덕분에 우리는 똑같은 열매를 똑같은 당도로 먹을 수 있다. 요즘에는 손가락 몇 번 까딱이면 집 앞까지 배달해 주니, 이것이 마법이 아니라고 말할 도리가 없다. 하지만 그게 과연 마법사가 할 일인지는 다시 생각할 문제다. 개나리와 진달래는 기꺼이 썩어서 거름이 된다. 인간은 어떤가. 죽을 준비가 돼 있는가. 죽음을 품고 더 큰 존재로 포섭될 수 있는가. 아니 그전에, 과연 풀과 나무와 짐승이 우리보다 더 ‘위대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가. “극우 세력은 국가, 종교, 인종 같은 이데올로기의 깃발 아래 모여들지만, 그 깃발을 세우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로 가동되는 자본주의 경제의 지지대가 필요하다. 유럽 극우 정당의 부상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 패권 전쟁의 배후에도, 자본주의 경제와 극우 이데올로기의 위험한 밀월 관계가 숨겨져 있다.”(박지형, ‘왜 극우는 기후위기를 부정하는가’) 김광규 시에서의 ‘농약’을 오늘날 우리가 의존하는 ‘화석연료’로 비약해도 큰 무리는 아닐 것이다. 거기에는 매한가지로 인간이라는 종의 이기심이 담겨있다. 생태학자 박지형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부상하는 극우 정치가 왜 기후위기라는 엄연한 사실을 외면하는지 그 구조를 폭로한다. 그들은 기후위기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 그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낸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던 ‘달콤한 미래’를 포기하고 철회하는 일이라서다. 그리고 나아가 욕망만으로는 세계가 더는 작동될 수 없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라서다. 결국 우리는 모두 존엄하고 조용한 죽음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기도 하다. 과연 우리가, 인간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활력이 넘치는 얼굴로 “드릴, 베이비 드릴”을 외치는 정치인의 얼굴을 본다. 끊임없이 죽음을 유예하는 우리가 과연 담담히 순환의 섭리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영생을 탐한 자의 말로는 비참하다. 우리 문명의 끝은 어떨까.
  • 힙스터 해방구, 직장인 산책로… 모두의 발길 행복한 옛 철길 [서울 로드]

    힙스터 해방구, 직장인 산책로… 모두의 발길 행복한 옛 철길 [서울 로드]

    연남사거리~용산구 문화체육센터 경의선 지하화로 ‘6.3㎞ 쉼터’ 조성연남동 구간은 MZ·외국인의 ‘성지’대흥동 벚꽃길·염리동 느티나무길‘길에는 주인이 없고,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 조선 영조 때 실학자 신경준은 ‘도로고(道路考)’에 이렇게 썼다. 소설가 김훈은 ‘허송세월’에서 “길은 소통의 통로란 의미”라고 풀었다. 오래 전부터 길을 중심으로 사람과 재화, 서비스가 움직이고 건물이 들어섰다. 이처럼 길은 도시의 경쟁력이자 풍경이며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600여년 역사의 서울에는 많은 길이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이 쫓겨갔던 유배길부터 3·1 운동과 4·19 혁명, 6월 민주항쟁, 2002년 월드컵, 두 번의 탄핵 촛불까지, 역사의 변곡점마다 길이 있었다. ‘서울 로드’에서 이 길에 담긴 과거와 현재, 미래를 풀어보려 한다. 1904년 일본 제국주의가 대륙 침략과 수탈을 목적으로 용산에서 신의주까지 부설한 ‘경의선’은 남북 분단 후 철로가 끊기고 주변 개발이 이어지면서 본래 기능을 잃어갔다. 1975년 여객 운송이 중단됐고 2008년 지하화가 시작됐다. 지상 공간을 공원으로 만드는 작업도 함께 이뤄졌다. 2012년 3월 대흥동 구간을 시작으로 염리동, 새창고개, 연남동, 원효로, 신수동, 와우교에 이르는 6.3㎞ 길이의 경의선숲길이 2016년까지 차례로 완성됐다. 특히 2015년 개방된 연남동 구간은 ‘연트럴(연남동+센트럴)파크’로 불리며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몰려드는 명소가 됐다. 경의선숲길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연남사거리에서 홍대입구역까지 이어지는 ‘연남동 구간’이다. 1.2㎞ 길이의 이 구간은 힙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곳곳에 기찻길과 간이역을 닮은 쉼터가 나타나고 길게 뻗은 은행나무 행렬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홍대입구역과 연결돼 있고 예쁜 카페와 식당, 느낌 있는 술집이 즐비해 젊은이들로 붐빈다. 젊은이들의 열기에 기가 빨릴 것 같다면 쓱 훑고 다음 코스로 넘어가면 된다. 홍대 앞 와우교부터 서강대역까지 조성된 ‘와우교 구간’이 나타난다. 370m 길이의 이 구간에는 철길과 기차가 운행되던 당시 ‘땡땡거리’라 불리던 철도건널목이 복원돼 있다. 이 길의 원형이 ‘철도’였음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곳이다. 연남동에 비해 조용하고, 앉아서 책을 읽거나 사색을 즐길 의자도 마련됐다. 데이트를 즐길 생각이라면 이곳이 제격이다. 신수·대흥·염리동 구간은 봄철 산책길로 추천할 만하다. 1.3㎞로 경의선숲길에서 가장 긴 구간이다. 특히 대흥동 구간은 4월에 벚꽃이 흐드러져 눈이 호강한다. 봄이 지날 쯤이면 염리동 구간의 메타세쿼이아길과 느티나무 터널도 좋다.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러 간다면 ‘선통물천’(先通物川) 표지석도 찾아보자. 1925년 만들어진 선통물천은 아현천과 봉원천을 연결하는 합류식 인공하천이다. 과거 마포나루로 물건이 들어오면 이곳에 먼저 풀렸기 때문에 ‘물건이 먼저 드나드는 하천’이란 이름이 붙었다. 960m 길이의 새창고개·원효로 구간은 공덕역에서 효창역까지 이어진다. 구불구불한 고갯길과 탁 트인 전망 테라스, 자연암석을 만날 수 있다. 원효로를 넘어가면 용산구 문화센터가 보이는데 이곳이 경의선 숲길의 시작점이다. 연남동과 와우교, 신수·대흥·염리 구간이 청년, 주민들의 공간이라면 새창고개·원효로 구간은 직장인들의 오아시스다. 한낮이면 쏟아져 나온 직장인들이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커피를 들고 걷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경의선숲길 6.3㎞를 모두 주파했다면 ‘심화 버전’으로 넘어가 보자. 숲길이 개방된 지 10년이 지나면서 최근에는 새로운 작은 길들이 만들어져 재미를 더한다. 대표적인 곳이 미로길이다. 동진시장 골목으로 불렸던 이곳은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분위기 있고 예쁜 식당, 카페가 많아 MZ들이 몰린다. 최근에는 팝업스토어도 하나둘 생기고 있다. ‘팝업의 성지’ 성수동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작은 이벤트들이 이어져 재미를 더한다. 연남동 끝자락과 가좌역이 있는 경의중앙선 철도가 만나는 삼각지대에는 세모길도 있다. 가죽공방, 와인숍, 테일러 숍과 스튜디오들이 자리를 잡아 입소문이 났다. 갤러리, 아트숍, 작업실 등과 개성 있는 가게들이 포진해 상업화로 밀려난 ‘홍대 감성’을 지키고 있다. 전통적으로 화교들이 많이 살던 동네라 내공 있는 중국집도 많다. 딤섬과 만두로 유명한 연남동 ‘연교’, 대흥동 ‘정정’이 대표적이다. 연트럴파크는 물론 골목길에도 ‘분위기 깡패’ 카페들이 많아 보물찾기하는 재미가 있다.
  • 이건희 컬렉션 ‘피카소 도예’ 경남도립미술관으로…3월 18일 전시 개막

    이건희 컬렉션 ‘피카소 도예’ 경남도립미술관으로…3월 18일 전시 개막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이 경남에 온다. 경남도립미술관은 오는 3월 미술관 3층 전관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 피카소 도예’를 연다고 3일 밝혔다. 전시는 3월 18일 개막해 6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전국 지자체 공립 미술관 중 이건희 컬렉션에 속한 피카소 도예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경남도립미술관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는 경남도립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 간 업무협약에서 비롯됐다. 문화예술 자원의 수도권 편중을 완화하고 지역민 문화 접근성을 높이자는데 두 기관이 뜻을 같이했다. 경남도립미술관은 별도 전시 예산을 편성하는 등 지난해부터 전시 준비를 이어왔고 현재는 개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시에서는 회화로 잘 알려진 피카소의 또 다른 실험인 도자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말년의 피카소가 도자를 통해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시도한 예술적 탐구를 도예 작품 98점으로 선보인다. 관련 영화와 사진 자료도 함께 공개한다. 박금숙 경남도립미술관장은 “도립미술관은 모든 관람객에게 열린 공간이자 일상 속 쉼터로, 도민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며 “옛날 프랑스 남부 발로리스에 휴가차 방문해 도자라는 색다른 매체에 깊이 빠져든 피카소처럼 이번 전시가 많은 분께 영감과 휴식, 사색의 시간으로 다가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 케데헌 받은 그래미, 달라이라마도 수상하자 중국 “반대” [월드핫피플]

    케데헌 받은 그래미, 달라이라마도 수상하자 중국 “반대” [월드핫피플]

    중국 정부로부터 ‘반체제 인사’로 핍박받고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 지도자 달라이 라마(90)가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시상식 사전행사에서 그는 ‘오디오북·내레이션·스토리텔링 레코딩’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명상: 달라이 라마 성하의 사색’이란 제목으로 앨범에 참여한 가수 루퍼스 웨인라이트가 이날 대신 트로피를 받았다. 그래미 측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내레이션은 깊은 지혜와 부드러운 전달력으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며 “깊은 명상적 경험을 청취자들에게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달라이 라마는 수상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러한 인정을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서 “개인적인 영광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보편적 책임에 대한 인정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의 명상 오디오북에는 평화, 자비, 마음챙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으며, 인도의 고전 음악가인 암자드 알리 칸과 그의 아들이 작곡한 음악이 배경으로 사용됐다. 반면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의 수상에 반대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달라이 라마 수상 관련 질문에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제14대 달라이 라마는 단순한 종교인이 아니라 종교의 탈을 쓰고 반중 분열 활동을 하는 정치적 망명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예술에 대한 표창을 반중 정치 조작의 도구로 삼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이러한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달라이 라마는 1959년 중국군이 티베트 봉기를 진압하자 생명의 위협을 느껴 티베트 수도 라사를 탈출했으며 현재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다. 그는 평화, 화합, 비폭력에 대한 메시지로 세계적 존경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 90세 생일을 맞아 티베트 불교 전통에 따라 자신이 환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은 달라이 라마를 “승려의 탈을 쓴 늑대”라고 비난했으며 그의 사후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다. 티베트가 자국 영토의 일부분이었다고 주장하는 중국은 망명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 평화운동은 반체제 분리주의 독립운동이란 입장이다. 게다가 중국은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를 지명할 때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꼭두각시’를 내세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 무대 오른 詩와 나… ‘힙한’ 사색의 발견

    무대 오른 詩와 나… ‘힙한’ 사색의 발견

    청음회에 문학 더한 낯선 경험 선사텍스트힙 열풍 속 1시간 만에 매진무대에 앉은 관객들, 자유롭게 사색시인들은 직접 쓴 시 낭독하며 소통 대극장 내 무대 한가운데 색색의 시집이 다채로운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객석을 벗어나 무대 위에 앉은 관객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뉘었다. 시집을 펼쳐 들고 깊이 파묻히거나, 눈을 감고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 기울이며 사색에 잠기거나. 자신이 떠나온 객석을 멍하니 바라보는 이도 있었다. 마치 그곳이 그립다는 듯. 25~26일 이틀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었다. 독서와 사색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어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세종문화회관이 마련한 ‘리딩&리스닝 스테이지’의 현장이다. 무대에 편히 누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청음회(‘리스닝 스테이지’)로만 기획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문학 한 스푼’이 더해졌다. 문학동네와 협업해 ‘문학동네시인선’을 무대에 가져다 놓고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한 것. 형형색색 시집의 표지가 은은한 조명을 받아 더욱 아름답게 빛났다.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아무 말이나 해도 당신은 그걸 다 받아 적고 외우고 기억했다 그럴수록 나는 매일 조금씩 더 커졌다”(신이인, ‘기어코 난’ 부분) 지난 25일 밤 8시 신이인 시인이 관객이 있는 무대로 천천히 걸어들어와 지난해 발표한 두 번째 시집 ‘나 외계인이 될지도 몰라’에 실린 시 네 편을 낭독했다. 광막한 무대가 잔잔히 시의 문장으로 채워지는 경험은 자못 황홀했다. 독서는 어쩔 수 없이 책과 독자가 만나는 내밀한 경험이지만, 시가 낭독되는 순간만큼은 무대 위 사람들과 작은 공동체를 이룬 듯한 느낌이었다. 신이인은 “낭독자와 청자가 한 무대에 서서 함께 공연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이인보다 앞서 오후 5시에는 박연준 시인이 무대에 올랐고 26일에는 고명재·임유영·한여진이 자기가 쓴 작품을 낭독하며 관객과 소통했다. 극장이 단순히 시집을 읽을 공간만 내어준 것은 아니다. 올해 세종문화회관이 선보일 예정인 공연과 어울리는 시집을 골라 일대일로 짝을 지었다. 임승유의 ‘생명력 전재’와 오는 3월 예정된 연극 ‘빅 마더’, 이규리의 ‘당신은 첫눈입니까’와 오는 8월 예정된 ‘한여름의 메시아’ 등 총 27개의 공연과 시집이 연결된다. 세종문화회관은 극장을 단순히 공연을 보러 오는 곳을 넘어 새로운 예술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확장하고자 다양한 기획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리딩&리스닝 스테이지’도 그 일환이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문학을 멋진 것으로 소비하는 ‘텍스트힙’ 열풍이 불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시의 힘이 재발견되고 있다. 이 움직임을 절묘하고 적절하게 반영한 기획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문학과 공연, 서로 다른 감각의 예술을 하나로 이어지게 만드는 경험은 관객에게 새로운 영감이 됐다. 덕분에 티켓 예매 창구를 연 지 1시간 만에 모든 회차가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에선 관객의 성원에 힘입어 앞으로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추가로 기획할지 고민 중이다. 시 읽기를 평소 좋아한다는 직장인 김나의(36)씨는 “책과 음악의 조합을 무대 위에서 듣는다는 발상이 신선했고, 그것도 음악을 이어폰이 아니라 큰 공간에서 특별한 음향으로 감상할 수 있어서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 예술·전통 향기 가득… 생명이 기지개 켜는 ‘순백의 무안’

    예술·전통 향기 가득… 생명이 기지개 켜는 ‘순백의 무안’

    고려 분청사기 굽던 도요지 유명흙과 불이 빚은 600년 역사 간직도리포에선 일출ㆍ일몰 모두 감상 숭어 회 차진 맛 미식가 사로잡아3~4월에는 백로ㆍ왜가리 떼 군무백사장ㆍ200년 된 해송 숲도 장관전남 무안군의 겨울 여행은 특별하다. 겨울의 묵직한 풍경은 단순히 자연경관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역사와 예술, 생태 자원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게 해준다. 무안의 겨울은 예술과 차(茶), 그리고 역사가 빚어낸 사색의 공간 그 자체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정적인 아름다움을 만나고 다가올 봄의 활기찬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무안군의 숨은 명소와 관광자원을 소개한다. 무안의 겨울 명소들은 정적인 아름다움과 깊은 역사를 품고 있다. 예술과 전통의 향기를 품고 자신을 돌아보는 ‘사색’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면 반드시 첫 번째로 가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오승우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한국 인상주의의 선구자 오지호 화백의 장남이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오승우 화백의 작품을 기증받아 2011년 삼향읍에서 문을 열었다. 한국 구상미술의 거목인 그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이곳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상설 전시실과 기획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겨울철 실내 관광지로 인기가 높으며, 군은 매년 지역 작가들과 연계한 특별전과 어린이 미술 교실을 운영하며 지역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술관 인근에는 초의선사(1786~1866) 탄생지가 있다. 초의선사는 조선 후기 쇠퇴해가는 다도를 중흥시킨 ‘다성(茶聖)’이다.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려면 한국 다도(茶道)의 성지가 제격이다. 삼향읍 왕산리에 위치한 이곳은 1997년부터 복원 사업이 시작되어 생가, 추모각, 다도 체험관 등이 조성됐다. 겨울의 고요한 산사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차 한 잔은 일상의 피로를 씻어준다. 군은 다도 체험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며 초의선사의 선(禪) 사상을 계승하고 있다. 겨울에 사색의 공간이던 초의선사 탄생지가 봄에는 연초록 찻잎이 돋아나며 싱그러운 공간으로 변신한다. 햇차 수확 체험과 야생화 감상이 가능하다. 군은 계절별 특성에 맞춰 봄에는 야외 문화 공연과 차 문화 축제를 기획해 관광객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몽탄면 일대는 고려 후기부터 분청사기를 굽던 도요지(가마터 유적)로 유명하다. 흙과 불이 빚은 600년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영산강 인근 양질의 흙과 풍부한 땔감 덕분에 도공들이 모여들며 형성된 이곳은 ‘무안분청’이라는 독특한 화풍을 만들어냈다. 무안 분청사기 명장 전시관에서는 작품 감상은 물론 직접 물레를 돌려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군은 전통 기법을 보존하기 위해 매년 분청사기 축제를 지원한다. 또 전시관을 역사와 체험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남도 서해안 끝자락 일몰을 감상하고 싶다면 꼭 들려야 할 장소가 있다. 해제면에 있는 도리포는 지형적 특성상 서해안임에도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1990년대 해저 유물이 대량 발굴되며 역사적 가치도 인정받았다. 특히 겨울은 숭어의 계절로, 도리포 숭어의 차진 맛을 보려는 미식가들로 붐빈다. 군은 낙조와 미식을 연계해 이곳을 겨울철 대표 힐링 명소로 관리하고 있다. 긴 겨울이 가고 봄바람이 불어오면 무안은 생명의 활기가 넘친다. 강변과 바다, 숲이 어우러진 봄 명소들은 매년 상춘객들로 붐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자연이 허락한 순백의 장관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용월리 백로·왜가리 번식지이다. 1968년 천연기념물 제211호로 지정된 이곳은 매년 3~4월이면 수천 마리의 백로와 왜가리가 날아와 둥지를 튼다. 마을 사람들은 백로가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고 믿으며 번식지를 보호해왔다. 군은 전망대와 탐조 시설을 정비해 관광객들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남도의 대표적인 생태 관광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해송 숲 사이로 흐르는 봄 바다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톱머리 해수욕장도 파릇파릇한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명소이다. 망운면 피서리에 있는 이곳은 200년 된 해송 숲이 장관을 이룬다. 썰물 때 드러나는 광활한 백사장과 완만한 수심 덕분에 이른 봄부터 갯벌 체험을 즐기려는 가족들이 많다. 군은 해변 캠핑장 시설을 지속해 보강하고 주변 맛집 거리와 연계해 관광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무안군은 이러한 관광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계절별 테마 투어’와 ‘스마트 관광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단순 관람 위주에서 벗어나 분청사기 제작, 다도 체험, 갯벌 탐방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대폭 확충하는 등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역 소상공인과 상생하기 위해 관광지 입장권 소지 시 관내 음식점 할인 혜택을 준다”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의 연계 고리를 단단히 하며 언제든 관광객을 맞이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성찰이 필요한 사회… 다시, 신영복을 읽다

    성찰이 필요한 사회… 다시, 신영복을 읽다

    13인의 시각으로 본 ‘시대의 스승’서구의 존재론 아닌 동양의 관계론관계·연대·공존 중시한 삶과 사상 갈등·혐오·정보의 홍수 속 재조명 “우산을 먼저 보고 비를 나중에 보는 어리석음이 부끄러워지는 계절, 남들의 세상에 세들어 살 듯 낮게 살아온 사람들 틈바구니 신발 한 켤레의 토지에 서서 가을이면 먼저 어리석은 지혜의 껍질들은 낙엽처럼 떨고 싶습니다.” (신영복 서화집 ‘처음처럼’ 중에서) 세계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로 공부의 방향을 알려주던 ‘시대의 스승’ 신영복(1941~2016)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사상을 다시 한번 톺아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신영복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20년 20일 동안 영어의 몸이 됐다가 1988년 특별가석방으로 출소, 김대중 정부 당시 사면 복권됐다. 신영복이 쓴 옥중서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뛰어난 한글 서예 솜씨로 ‘더불어숲’, ‘여럿이 함께’, ‘함께 맞는 비’ 등 수많은 서화를 남겼다. 소주 ‘처음처럼’ 글씨로도 유명하다. ‘신영복 다시 읽기’는 신영복의 삶과 사상에 대해 문화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 정치학자 등 각기 전공 분야가 다른 학자 13명이 신영복을 해석하고 정리한 내용이 담겼다. 신영복을 읽는 ‘신영복 강의’인 셈이다. 이 책과 더불어 신영복의 모든 말과 글을 망라한 신영복 전집(전 11권)도 함께 출간됐다. 여기에는 신영복이 직접 그린 ‘청구회의 추억’ 그림과 석사 논문, 연보 등이 담겼다. 신영복은 살아생전 상대를 누르고 나의 존재를 강화해야 살 수 있다는 근대 서구 문명의 ‘존재론’을 극복하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문명 논리를 ‘관계론’이라고 표현했다. ‘더불어숲’은 그의 철학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숲은 다양한 생명이 서로를 인정하고 승인하면서 함께 사는 공존과 연대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신영복은 존재론적 세계관을 극복할 새로운 사상적 담론의 근거를 동양 사상에서 찾았다. ‘논어’에 나오는 ‘군자화이부동’(君子和而不同), ‘소인동이불화’(小人同而不和), ‘군자는 화(和)하되 동(同)하지 않고 소인은 동하되 화하지 않는다’를 신영복은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며 지배하려고 하지 않고, 소인은 지배하려고 하며 공존하지 못한다”로 해석했다. 그가 말하는 공부는 ‘세계 인식’과 ‘자기 성찰’로 정리된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키우는 것이 공부라는 것이다. 신영복은 머리, 가슴, 발로 이어지는 공부를 ‘가장 먼 여행’이라고 표현한다. 머리는 차가운 이성적 사고로 대상을 관찰하는 것이고 가슴은 애정과 공감이다. 발은 나아가 연대하고 실천하면서 변화하는 과정이다. 공부의 핵심은 변화에 있다. 책을 그저 세 번 읽는 게 아니라 텍스트 그 자체, 저자, 그리고 최종적으로 나 자신을 읽어야 한다는 ‘서삼독(書三讀)’은 사유의 틈을 벌린다. 신영복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변방’은 새로운 창조성이 싹틀 수 있는 변화의 공간이 된다. 신영복이 없는 10년 사이 세상은 더 빠르게 바뀌었지만, 갈등과 혐오는 더 짙어졌다. 정보의 홍수로 많은 사람이 더 이상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목소리 큰 누군가의 생각을 자기 생각인 듯 착각한 채 살아가기도 한다. 지금 다시, 신영복이라는 큰 스승의 말과 글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 있다.
  • “인생샷 선물합니다” 노을 맛집에 공 들이는 지자체들

    “인생샷 선물합니다” 노을 맛집에 공 들이는 지자체들

    지방자치단체들이 ‘노을 맛집’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적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사진과 추억을 남기는 감성 투어가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노을 풍경이 관광 상품으로 뜨고 있어서다. 충북 충주시는 21일 올해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건지노을숲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동량면 조동리 일원에 들어서는 건지노을숲은 붉은 노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지등산 일대를 관광지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137억원이 투입돼 카페, LP체험관, 노을전망대, 숙박 시설, 1.4㎞의 산책로, 쉼터 등이 만들어진다. 6인실과 4인실, 3인실 등 총 8개 객실을 갖춘 숙박 시설에서도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충주호와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인 건지마을은 충주를 대표하는 노을 명소다. 인기 드라마 ‘눈물의 여왕’ 촬영지로도 알려져 이미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충주시 관계자는 “노을을 바라보며 사색과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복합힐링 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남 통영시는 일몰 명소로 손꼽히는 달아공원에 지난달 새 전망 공간을 설치했다. 나무데크 전망대를 걷어낸 자리에 37억원을 들여 수직형 전망대를 세우고 진입로를 정비했다. 7m 높이의 전망대에선 사량도, 욕지도 등 한려수도를 두루 조망할 수 있다. 달아공원에서 바라보는 일몰과 노을 풍경은 ‘통영 8경’ 중 하나다. 부산시는 생태 탐방선을 타고 낙동강 일몰을 즐기는 노을 투어를 마련했다. 탐방선은 하루 한 번 약 8㎞ 구간을 40분 동안 운항한다. 오후 5시 화명 선착장을 출발해 대동화명대교, 구포대교 등을 거쳐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경남 진주시는 진양호 노을 전망대 조성 공사에 착수했다. 경남 사천시는 사천 일반산업단지에 노을 소풍길을 만든다. 광주시는 영산강과 강변의 드넓은 억새밭과 노을을 품은 서창 감성 조망대를 지난해 10월 준공했다. 지자체 관계자는 “여유롭게 풍광을 즐기며 힐링하는 여행이 인기를 얻으며 많은 이들이 노을 명소를 찾고 있다. 사진찍기에도 좋아 젊은 연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노을 전망대와 바람 전망 다리 등으로 꾸며진 서울 남산 하늘숲길은 지난해 10월 개장 뒤 연말 기준 누적 방문객 15만 6616명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외국인 방문객 비율이 36%에 달했다.
  • 李대통령 “신영복 선생의 하방연대는 시대정신”

    李대통령 “신영복 선생의 하방연대는 시대정신”

    신영복(1941~2016) 선생의 10주기 추모식이 15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 성미가엘 성당과 추모공원에서 열렸다. 성공회대와 사단법인 더불어숲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이재명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도 추모사를 보내 고인의 뜻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이날 문진영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신영복 선생을 ‘시대의 아름다운 스승’이라 평했다. 이 대통령은 “다수의 평범한 시민들이 서로 지지하고 이끌며, 소외 없는 높은 자리에서 베푸는 시혜가 아닌 낮은 곳으로 향하는 ‘하방연대’ 정신이야말로 우리가 회복해야 할 시대정신”이라며 “초심을 잃지 않고 ‘처음처럼’ 흔들림 없이 사람이 사람답게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처음처럼’은 신영복 선생이 남긴 저서의 제목이자 ‘신영복체’로 유명한 그가 남긴 서예 글귀이기도 하다. 대중에겐 동명의 소주 브랜드 로고로 알려져 있다. 문 전 대통령도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현대사의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을 온몸으로 겪으며 가혹한 시련을 사람과 사회에 대한 사랑과 사유로 승화시킨 시대의 스승”이라고 전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이재정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방송인 김제동씨 등이 참석했고 ‘더불어숲’ 조형물 제막식과 ‘신영복 다시 읽기’ 행사도 진행됐다. 신영복 선생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간 복역했다. 1988년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해 1998년 사면 복권됐다. 성공회대 교수로 재직하며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강의’, ‘담론’ 등 다수의 저서를 남겼다.
  • ‘백운산 자연휴양림’ 겨울 웰니스 관광지로 각광···지난해 15만명 방문

    ‘백운산 자연휴양림’ 겨울 웰니스 관광지로 각광···지난해 15만명 방문

    겨울철을 맞아 숙박과 치유, 체험이 어우러진 체류형 숲 관광지인 백운산자연휴양림이 웰니스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백운산자연휴양림은 치유의 숲과 산림박물관, 목재문화체험장 등 다양한 산림문화 공간과 숲속의 집, 캐빈하우스 등 숙박시설을 두루 갖춘 복합 산림휴양시설이다. 겨울철 자연 속에서 머물며 휴식과 회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치유의숲에서는 명상과 요가, 족욕, 아로마테라피 등 숲을 활용한 치유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돼지꿈길·봉황돋움길·숯가마옛길 등으로 조성된 치유 숲길을 따라 겨울 숲을 걸으며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백운산산림박물관은 숲과 자연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장소다. 다양한 전시와 이색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숲 생태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특히 2층 제3전시실에서는 빈백 소파에 앉아 백운산의 사계와 계곡 풍경을 담은 미디어아트를 감상하며 조용한 휴식을 즐길 수 있어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목재문화체험장에서는 목공체험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보는 체험이 가능하다. 생태숲과 황톳길에서는 산책을 통해 몸의 긴장을 풀고 자연 속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숲속의 집과 캐빈하우스, 오토캠핑장 등 다양한 숙박시설에서는 겨울 숲의 고요함 속에서 머무는 체류형 관광이 가능하다. 밤에는 숲의 정적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이른 아침에는 자연의 소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지난 한 해 동안 백운산자연휴양림을 찾은 이용자는 숙박시설과 산림문화·치유시설을 포함해 총 15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다양한 산림휴양 콘텐츠와 숙발시설을 바탕으로 꾸준한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현주 시 관광과장은 “백운산자연휴양림은 숙박과 치유, 체험이 결합된 체류형 숲 관광지로, 일상에 지친 관광객들에게 쉼과 힐링을 제공하는 최적의 여행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운산둘레길과 함께 인근 옥룡사 동백나무숲, 운암사 등과 연계한 웰니스 관광 콘텐츠가 풍부한 만큼 올겨울 광양을 찾아 여유로운 숲 여행을 즐겨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달이 머물다 간 자리, 겨울 월류봉

    달이 머물다 간 자리, 겨울 월류봉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원촌리, 황간에서 서북쪽을 바라보면 절벽처럼 치솟은 봉우리 하나가 시선을 붙든다. 해발 407m의 월류봉(月留峰)이다. 초강천 상류를 감아 도는 깎아지른 암벽과 다섯 봉우리 사이에 얹힌 정자 월류정은 이 산을 단번에 기억하게 만든다. 겨울의 월류봉은 화려함보다는 고요함으로 다가온다. 잎을 떨군 나무 사이로 드러난 암릉과 차분히 흐르는 강물, 차가운 공기 속에서 더욱 또렷해지는 풍경은 이곳이 왜 ‘한천팔경’의 으뜸으로 꼽혀왔는지를 증명한다. 월류봉은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석영반암과 영동층군 원촌리층으로 이루어진 지질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산이다. 단단한 암질이 오랜 시간 풍화와 침식을 견뎌내며 지금의 절벽과 봉우리 형태를 만들었다. 그 아래로 초강천이 굽이치며 흐르는 모습은 자연이 스스로 완성한 한 폭의 산수화와도 같다. 겨울 햇살이 바위 면에 닿을 때면 차가운 색감 속에서도 묘한 따뜻함이 배어난다. 월류봉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한천팔경은 이 일대 경관의 정수를 모아놓은 이름이다. 제1경 월류봉을 비롯해 사군봉, 산양벽, 용연대, 화헌악, 청학굴, 법존암, 그리고 한천정사가 여덟 곳의 절경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월류봉의 다양한 얼굴을 가리키는 이름들이다. ‘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라는 월류봉의 이름 역시 전설처럼 전해진다. 달이 능선을 따라 흐르듯 움직이다가 이 봉우리에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달밤에 바라본 월류봉의 실루엣은 물 위에 비친 달빛과 어우러져,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를 단번에 이해하게 만든다. 이곳에는 역사 속 인물의 숨결도 남아 있다. 조선 중기 성리학자 우암 송시열은 한때 월류봉 아래에 머물며 학문을 닦고 후학을 가르쳤다. 그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한천정사와 송우암 유허비는 월류봉이 단순한 자연 명소를 넘어 사색과 학문의 공간이었음을 알려준다. 월류봉을 보다 가까이에서 그리고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길이 바로 월류봉 둘레길이다. 포토존이 있는 데크에서 반야사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1코스 여울소리길, 2코스 산내소리길, 3코스 풍경소리길로 구성돼 있다. 데크길과 완만한 흙길이 잘 정비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1코스 여울소리길에서는 절벽 끝 월류정과 그 아래 흐르는 강물이 시선을 붙잡고, 2코스 산내소리길에서는 농촌 마을의 겨울 풍경과 잔잔한 물소리가 동행한다. 3코스 풍경소리길은 편백나무 숲과 백화산 반야사로 이어지며, 피톤치드 향과 함께 마음까지 가벼워진다. 겨울이라 더 한적해, 걷는 내내 생각이 정리되는 길이기도 하다. 월류봉을 찾았다면 인근의 반야사와 백화산, 그리고 초강천 변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황간면 일대에는 소박하지만 정갈한 한식당들이 자리해 있으며 영동 특산물인 곶감과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곳도 많다. 숙소는 황간 시내의 소규모 숙소나 영동읍 일대 펜션을 이용하면 이동이 편리하다. 화려한 관광지보다는, 하루쯤 머물며 풍경과 시간을 음미하기에 어울리는 곳이다.
  • 달이 머물다 간 자리, 겨울 월류봉 [두시기행문]

    달이 머물다 간 자리, 겨울 월류봉 [두시기행문]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원촌리, 황간에서 서북쪽을 바라보면 절벽처럼 치솟은 봉우리 하나가 시선을 붙든다. 해발 407m의 월류봉(月留峰)이다. 초강천 상류를 감아 도는 깎아지른 암벽과 다섯 봉우리 사이에 얹힌 정자 월류정은 이 산을 단번에 기억하게 만든다. 겨울의 월류봉은 화려함보다는 고요함으로 다가온다. 잎을 떨군 나무 사이로 드러난 암릉과 차분히 흐르는 강물, 차가운 공기 속에서 더욱 또렷해지는 풍경은 이곳이 왜 ‘한천팔경’의 으뜸으로 꼽혀왔는지를 증명한다. 월류봉은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석영반암과 영동층군 원촌리층으로 이루어진 지질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산이다. 단단한 암질이 오랜 시간 풍화와 침식을 견뎌내며 지금의 절벽과 봉우리 형태를 만들었다. 그 아래로 초강천이 굽이치며 흐르는 모습은 자연이 스스로 완성한 한 폭의 산수화와도 같다. 겨울 햇살이 바위 면에 닿을 때면 차가운 색감 속에서도 묘한 따뜻함이 배어난다. 월류봉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한천팔경은 이 일대 경관의 정수를 모아놓은 이름이다. 제1경 월류봉을 비롯해 사군봉, 산양벽, 용연대, 화헌악, 청학굴, 법존암, 그리고 한천정사가 여덟 곳의 절경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월류봉의 다양한 얼굴을 가리키는 이름들이다. ‘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라는 월류봉의 이름 역시 전설처럼 전해진다. 달이 능선을 따라 흐르듯 움직이다가 이 봉우리에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달밤에 바라본 월류봉의 실루엣은 물 위에 비친 달빛과 어우러져,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를 단번에 이해하게 만든다. 이곳에는 역사 속 인물의 숨결도 남아 있다. 조선 중기 성리학자 우암 송시열은 한때 월류봉 아래에 머물며 학문을 닦고 후학을 가르쳤다. 그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한천정사와 송우암 유허비는 월류봉이 단순한 자연 명소를 넘어 사색과 학문의 공간이었음을 알려준다. 월류봉을 보다 가까이에서 그리고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길이 바로 월류봉 둘레길이다. 포토존이 있는 데크에서 반야사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1코스 여울소리길, 2코스 산내소리길, 3코스 풍경소리길로 구성돼 있다. 데크길과 완만한 흙길이 잘 정비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1코스 여울소리길에서는 절벽 끝 월류정과 그 아래 흐르는 강물이 시선을 붙잡고, 2코스 산내소리길에서는 농촌 마을의 겨울 풍경과 잔잔한 물소리가 동행한다. 3코스 풍경소리길은 편백나무 숲과 백화산 반야사로 이어지며, 피톤치드 향과 함께 마음까지 가벼워진다. 겨울이라 더 한적해, 걷는 내내 생각이 정리되는 길이기도 하다. 월류봉을 찾았다면 인근의 반야사와 백화산, 그리고 초강천 변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황간면 일대에는 소박하지만 정갈한 한식당들이 자리해 있으며 영동 특산물인 곶감과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곳도 많다. 숙소는 황간 시내의 소규모 숙소나 영동읍 일대 펜션을 이용하면 이동이 편리하다. 화려한 관광지보다는, 하루쯤 머물며 풍경과 시간을 음미하기에 어울리는 곳이다.
  • 국내 대표 걷기길, 올해는 완주해 보길…승우여행사, 이어걷기 도보여행 운영

    국내 대표 걷기길, 올해는 완주해 보길…승우여행사, 이어걷기 도보여행 운영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도보길은 대체로 장거리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직장인에게 완주는 무척 부담스런 도전이다. 자신만의 속도로 차근차근 이어가는 도보 여행이 새로운 버킷리스트로 떠오른 이유다. 국내외 트레킹 전문을 내세우는 승우여행사가 국내 대표 장거리 도보길 4곳을 걷는 ‘이어걷기 도보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내 대표적인 둘레길과 장거리 트레일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청정지역의 4색(色)매력, 경북~강원 ‘외씨버선길’외씨버선길은 조지훈 시인의 시 ‘승무’ 속 외씨버선에서 이름을 따왔다. 백두대간을 따라 경북 청송·영양·봉화와 강원 영월을 잇는 총 240㎞, 15개의 구간의 장거리 도보길이다. 청송 주왕산의 4개 폭포(용연폭포, 달기폭포, 용추폭포, 주왕폭포)를 시작으로 영양 오일도마을, 봉화 백두대간수목원을 지나 영월 관풍헌까지 이어진다. 3월부터 매달 2주 차 토요일에 출발한다. ●사색과 순례의 길, 경북 칠곡~대구 ‘한티가는길’‘한티가는길’은 경북 칠곡 가실성당에서 대구 팔공산 한티순교성지까지 이어지는 45.6㎞ 코스다. ‘그대 어디로 가는가’라는 순례의 의미를 담아, 돌아보는 길, 비우는 길, 뉘우치는 길, 용서의 길, 사랑의 길 등 5개 구간으로 구성했다.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이라 불린다. 매달 1주 차 일요일에 출발한다. ●한반도 서쪽~동쪽을 연결한 숲길- 충남~경북 ‘동서트레일’동서트레일은 충남 태안 안면도 자연휴양림에서 경북 울진 망양정 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849㎞, 55구간의 장거리 숲길이다. 현재 일부 구간만 개통됐다. 개통 구간 중심으로 3월부터 매달 4주 차 토요일에 출발한다. ●사람과 생명, 성찰과 순례의 길, 전남,북~경남 ‘지리산둘레길’지리산둘레길은 지리산에 깃든 전북 남원, 전남 구례, 경남 하동·산청·함양 등의 도시를 연결하는 트레킹길이다. 총 300㎞, 22개 구간을 지난다. 오래된 돌담, 초가집, 사찰과 정자 등 지리산을 터전으로 살아온 주민들의 삶과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1구간부터 이어 걷는다. 3월부터 매달 3주 차 토요일에 출발한다.
  • 김부장 류승룡이 살려낸 제주 빈집 ‘다자요’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김부장 류승룡이 살려낸 제주 빈집 ‘다자요’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제주올레에 밥 먹듯 다닌다’는 배우 류승룡의 취향과 감각이 고스란히 담긴 하천바람집은 제주 토박이들이 살려낸 빈집이다. 제주 전통가옥의 특징인 안거리(본채)와 밖거리(바깥채)를 그대로 살린 집은 류승룡 배우의 손길과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안락하며 독특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소문난 올레꾼’인 류 배우는 설계 과정에 직접 참여했을 뿐 아니라 책, 액자, 그릇, 도예작품 등을 기증해 집을 꾸몄다. 서가에는 그가 읽었던 책들이 꽂혀 있고, 귀퉁이에는 직접 만든 도자기가 놓여 있다. 한국 영화 역대 흥행 1위와 2위를 기록한 ‘명량’ 출연 사진과 ‘극한직업’ 기념 모형이 장식된 작은 사색 공간에는 배우의 정신을 채운 책들이 가득하다. 달과 별을 바라보며 몸을 녹이는 노천탕의 위치와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과 다도와 독서를 위한 공간을 분리한 것도 그의 제안이었다. 잇따른 흥행 성공 이후 찾아온 슬럼프를 제주 올레길 걷기로 극복한 류승룡은 올레축제에 꾸준히 참여하며 일본, 몽골 등 해외 올레길 홍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류 배우와 같은 셀럽들의 안목을 담아 빈집을 살려낸 주역은 제주 출신 남성준 ‘다자요’ 대표와 강경훈 네모건축 대표 건축사다. 남 대표는 2015년 전국 최초로 빈집을 고쳐 숙박업을 하는 ‘다자요’를 세웠지만, 농어촌 민박법 규제로 3년 동안 사실상 폐업 상태에 놓였다. 당시 다자요 숙소를 찾은 류승룡은 시민들의 후원으로 유지되던 이 프로젝트에 공감해 크라우드 펀딩에도 참여했다. 그는 자신이 후원한 곳임을 모르고 숙소에 묵었다가, 같은 후원자였던 김봉진 배달의민족 전 대표와 제주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기도 했다. 다자요의 사업 모델은 빈집을 10년 동안 무상 임대해 리모델링 후 숙박시설로 운영하다가 다시 주인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빈집 주인은 부동산 가치 상승과 리모델링 혜택을 얻고, 마을은 유동 인구 증가로 활기를 되찾는다. 다자요는 2020년 ‘농어촌 빈집 활용 숙박업’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로 지정되면서 합법화의 길을 열었다. 현재 420채가 넘는 빈집 재생 요청이 쇄도하고 있으며, 운영 중인 숙소는 11곳에 달한다. 소녀시대 유리 취향을 담은 숙박시설도 제주 한림읍 귀덕리에 곧 들어선다. 남 대표는 “돈이 없어서 나온 아이디어였고, 가난이 혁신이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집당 수억 원이 드는 공사비는 류승룡 배우와 같은 시민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했다. 각 숙소는 위치와 공간, 콘셉트에 따라 모두 다른 색깔을 지니며, 캠핑·반려동물·브랜드 협업 등을 통해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 LG전자, 일룸 등 기업과의 협업으로 숙박객은 최신 가전과 가구를 체험할 수 있으며, 제주 특산품도 직접 사용해보고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빈집 재생 건축을 맡은 강경훈 건축사는 “옛집 특유의 분위기를 잃지 않으면서 쾌적한 공간을 만드는 것은 기술적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 전통 돌집의 낮은 층고와 그을린 서까래 같은 ‘부실시공’이 오히려 제주만의 멋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하며, 지역 건축이 획일화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강 건축사는 “마을 살리기를 위해 커뮤니티 센터를 짓는다고 하지만 성공한 사례는 없다. 오히려 애착을 가진 외지인이 신선한 시각으로 토박이들이 보지 못하는 매력을 찾아낼 때 지역 건축의 장점이 극대화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의 집은 제주만의 색깔이 있는데 지역 건축이 지역만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어디서 잘 되면 전국으로 퍼져버린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지역에 맞게 리모델링을 해야 하지만 이전 성공 사례랑 똑같이 하니까 지역 건축이 사라지고 전국이 획일적으로 되어 버린다”고 지적했다. 다자요는 이제 제주를 넘어 전국적인 지방 살리기의 혁신 사례로 자리 잡았다. 빈집을 단순한 숙박 공간으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 주민들의 삶을 되살리는 새로운 지역 재생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 구체적 작품과 작가에 대한 성찰, 유려하게 풀어내[서울신문 2026 신춘문예 - 평론 심사평]

    구체적 작품과 작가에 대한 성찰, 유려하게 풀어내[서울신문 2026 신춘문예 - 평론 심사평]

    202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 응모작들의 특징은 전통적인 비평의 형식을 넘나드는 실험적 형태의 글쓰기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문학과 철학을 비교하며 문학적인 글의 특수성을 사색한다든지, 현대시가 잃어버린 음악성의 원천을 고찰하며 랩과 시조의 관계를 묻는다든지, 시조의 현대시적 특색은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 등 규범화된 평론의 경계를 탐문하는 글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비평의 본질과 한계, 그 너머의 가능성을 묻는 일은 비평이 본래 맡아야 할 영역이다. 이에 관한 글쓰기가 늘어나고 깊이 또한 심화하였다는 점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실제적인 예시를 통해 질문을 구체화하지 않는다면 추상적 사변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런 점으로 인해, 심사자들은 숙의 끝에 작품과 작가에 대한 자기만의 성찰과 이를 유려하게 풀어낸 응모작에 손을 들어주었다. 배민정씨의 평론 ‘도망치지 않는 시 – 황유원의 시’가 그것이다. 이 글은 한 시인의 시적 세계가 가닿은 지평선의 끝을 섬세하게 추적함으로써, 지금 우리가 얻게 된 것은 무엇이며, 그로부터 다시 무엇이 시작 가능한지 줄곧 묻고 답한다. 문학이 형편없이 초라하고 진부해진 이 시대에, 시적 언어를 경유해 도달할 수 있는 비평적 사유의 고지를 잘 보여 주었다. 유행처럼 범람하는 다양한 의제들 사이에서 길을 잃기 쉬운 비평의 곤혹을 타개하기 위한 기반을 찾은 느낌이다. 경쟁작으로 제시된 ‘당사자성으로 공동체를 다시 쓸 때 – 성해나론’은 자기만의 문제의식을 소설과의 대화로 잘 풀어냈다. 다만 논지가 다소 산만해서 하나로 응축하는 힘이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다. ‘접속사의 삶 – 백은선론’도 흥미 있게 살펴본 글이다. 비평과 작품이 길항하며 얽혀드는 맛이 느껴지는 수작이지만, 불필요한 군더더기로 인해 집중력이 흩어지는 경향이 지적되었다. 이번 심사는 응모작 하나하나를 검토하며 내뱉는 감탄과 탄식이 교차하는 순간들이었다. 조만간 지면을 통해 꼭 마주하리라는 기대작들이 많았기에, 응모했던 모든 분의 열정과 분발을 꼭 당부하는 바이다.
  • 하늘의 면류관을 닮은 산, 장흥 천관산

    하늘의 면류관을 닮은 산, 장흥 천관산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과 대덕읍의 경계를 이루는 천관산(天冠山)은 해발 723m로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호남을 대표하는 명산으로 오랜 세월 사랑받아 왔다. 두륜산·월출산·내장산·내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으로 꼽히는 이유는 단순한 고도에 있지 않다. 장흥반도 최남단에 우뚝 솟은 지리적 위치와 능선을 따라 수십 개의 암괴가 병풍처럼 늘어선 독특한 산세가 천관산만의 위상을 자랑한다. 천관산의 이름은 정상부에 솟은 기암괴석들이 마치 천자의 화려한 면류관처럼 보인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신라 화랑 김유신과 인연을 맺었던 천관녀가 은거하며 살았다는 전설, 불탑들이 모여 있는 형상과 닮았다 하여 지제산(支提山)이라 불렸다는 옛 이름까지, 산 하나에 여러 겹의 이야기가 포개져 있다. 옛 문헌에서는 천풍산(天風山)으로도 기록되어 있으며 간혹 산 정상에 흰 연기 같은 기운이 감돈다 하여 신산(神山)으로 불리기도 했다. 천관산의 풍경을 완성하는 핵심은 암괴지형이다. 정상부와 능선에 흩어져 있는 바위들은 지형학적으로 ‘토어(tor)’라 불리는 풍화 잔존 지형이다. 화강암이 오랜 세월 풍화를 거치며 토양은 씻겨 내려가고 단단한 암괴만 남아 구릉 정상에 집중적으로 분포한 모습이다. 흔히 개별 바위 하나하나를 토어라 부르지만, 엄밀히 말하면 천관산 정상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토어 지형이라 할 수 있다. 천관산은 자연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의 무게도 함께 지닌 산이다. 조선시대에는 국가 통신망의 역할을 했던 봉수대가 설치되어 장흥 어화의 봉수를 받아 강진 남원포로 신호를 전달했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역사성과 뛰어난 경관을 인정받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산림유전자원보호림과 명승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산자락에는 천관사 오층석탑과 삼층석탑, 석등 등 문화재가 남아 있어 천관산이 단순한 등산지가 아닌 역사문화 공간임을 말해준다. 가을이 되면 천관산은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정상 연대봉 일대와 능선을 따라 펼쳐진 광활한 억새밭이 은빛 바다처럼 출렁인다. 억새는 9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 10월 중순 절정을 이루는데, 햇살의 각도에 따라 하얀색과 잿빛을 오가며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오전 9시 이전이나 해 질 무렵, 역광 속에서 바라보는 억새는 천관산 가을 풍경의 백미다. 매년 10월이면 연대봉을 중심으로 ‘천관산 억새제’가 열려, 약 4km에 이르는 억새 능선을 따라 가을 산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등산 코스는 비교적 완만하면서도 변화가 풍부하다.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탑산사와 천관산문학공원을 기점으로 연대봉을 거쳐 정상부 능선을 오르는 길이다. 정상으로 오르는 여러 코스는 대부분 1시간에서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전국 최초로 조성된 천관산문학공원에는 장흥 출신 문인을 비롯한 국내 문인 54명의 문학비가 줄지어 서 있어, 산행 전후로 사색의 시간을 갖기 좋다. 능선에 오르면 사자바위와 중봉, 관음봉, 천주봉 등 기암과 봉우리들이 이어지고, 시야가 트이는 지점마다 남해 다도해와 월출산, 제암산, 무등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행 후에는 장흥의 먹거리와 숙소가 여행의 여운을 이어준다. 관산읍과 대덕읍 일대에는 바다와 인접한 지역 특유의 해산물 요리가 풍부하다. 장흥 삼합으로 불리는 한우·키조개·표고버섯 요리는 지역을 대표하는 별미이고, 싱싱한 회와 매생이국, 바지락 요리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숙박은 천관산 자연휴양림을 비롯해 장흥읍과 해안가에 자리한 펜션과 소규모 숙소들이 다양해 1박 2일 일정으로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하다.
  • 하늘의 면류관을 닮은 산, 장흥 천관산 [두시기행문]

    하늘의 면류관을 닮은 산, 장흥 천관산 [두시기행문]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과 대덕읍의 경계를 이루는 천관산(天冠山)은 해발 723m로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호남을 대표하는 명산으로 오랜 세월 사랑받아 왔다. 두륜산·월출산·내장산·내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으로 꼽히는 이유는 단순한 고도에 있지 않다. 장흥반도 최남단에 우뚝 솟은 지리적 위치와 능선을 따라 수십 개의 암괴가 병풍처럼 늘어선 독특한 산세가 천관산만의 위상을 자랑한다. 천관산의 이름은 정상부에 솟은 기암괴석들이 마치 천자의 화려한 면류관처럼 보인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신라 화랑 김유신과 인연을 맺었던 천관녀가 은거하며 살았다는 전설, 불탑들이 모여 있는 형상과 닮았다 하여 지제산(支提山)이라 불렸다는 옛 이름까지, 산 하나에 여러 겹의 이야기가 포개져 있다. 옛 문헌에서는 천풍산(天風山)으로도 기록되어 있으며 간혹 산 정상에 흰 연기 같은 기운이 감돈다 하여 신산(神山)으로 불리기도 했다. 천관산의 풍경을 완성하는 핵심은 암괴지형이다. 정상부와 능선에 흩어져 있는 바위들은 지형학적으로 ‘토어(tor)’라 불리는 풍화 잔존 지형이다. 화강암이 오랜 세월 풍화를 거치며 토양은 씻겨 내려가고 단단한 암괴만 남아 구릉 정상에 집중적으로 분포한 모습이다. 흔히 개별 바위 하나하나를 토어라 부르지만, 엄밀히 말하면 천관산 정상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토어 지형이라 할 수 있다. 천관산은 자연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의 무게도 함께 지닌 산이다. 조선시대에는 국가 통신망의 역할을 했던 봉수대가 설치되어 장흥 어화의 봉수를 받아 강진 남원포로 신호를 전달했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역사성과 뛰어난 경관을 인정받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산림유전자원보호림과 명승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산자락에는 천관사 오층석탑과 삼층석탑, 석등 등 문화재가 남아 있어 천관산이 단순한 등산지가 아닌 역사문화 공간임을 말해준다. 가을이 되면 천관산은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정상 연대봉 일대와 능선을 따라 펼쳐진 광활한 억새밭이 은빛 바다처럼 출렁인다. 억새는 9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 10월 중순 절정을 이루는데, 햇살의 각도에 따라 하얀색과 잿빛을 오가며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오전 9시 이전이나 해 질 무렵, 역광 속에서 바라보는 억새는 천관산 가을 풍경의 백미다. 매년 10월이면 연대봉을 중심으로 ‘천관산 억새제’가 열려, 약 4km에 이르는 억새 능선을 따라 가을 산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등산 코스는 비교적 완만하면서도 변화가 풍부하다.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탑산사와 천관산문학공원을 기점으로 연대봉을 거쳐 정상부 능선을 오르는 길이다. 정상으로 오르는 여러 코스는 대부분 1시간에서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전국 최초로 조성된 천관산문학공원에는 장흥 출신 문인을 비롯한 국내 문인 54명의 문학비가 줄지어 서 있어, 산행 전후로 사색의 시간을 갖기 좋다. 능선에 오르면 사자바위와 중봉, 관음봉, 천주봉 등 기암과 봉우리들이 이어지고, 시야가 트이는 지점마다 남해 다도해와 월출산, 제암산, 무등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행 후에는 장흥의 먹거리와 숙소가 여행의 여운을 이어준다. 관산읍과 대덕읍 일대에는 바다와 인접한 지역 특유의 해산물 요리가 풍부하다. 장흥 삼합으로 불리는 한우·키조개·표고버섯 요리는 지역을 대표하는 별미이고, 싱싱한 회와 매생이국, 바지락 요리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숙박은 천관산 자연휴양림을 비롯해 장흥읍과 해안가에 자리한 펜션과 소규모 숙소들이 다양해 1박 2일 일정으로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하다.
  • 박명숙 경기도의원, 2026년 경기정원문화박람회 기본 및 설계용역 최종보고회 참석

    박명숙 경기도의원, 2026년 경기정원문화박람회 기본 및 설계용역 최종보고회 참석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박명숙 의원(국민의힘, 양평1)은 22일 양평군 양서면사무소 대강당에서 열린 「2026년 경기정원문화박람회」 기본 및 설계용역 최종보고회에 참석해 박람회 준비 현황을 점검하고 성공 개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날 보고회에는 박 의원을 비롯한 경기도 정원산업과, 경기도환경에너지진흥원, 양평군 정원산림과 및 양평군 관계자, 세미원, 경기지방정원박람회 자문위원단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완성도를 높인 최종 계획안을 공유하고 자문과 추진 일정을 점검했다. 2026년에 열리는 제14회 경기도정원문화박람회는 박람회 최초로 ‘자연’을 주제로 특색화해 인공적 연출보다 지역이 가진 자연 그 자체를 전시장으로 확장하는 방향을 핵심으로 한다. ‘두물머리 사:색’이라는 주제로 양평의 사계절을 아우르는 풍경을 담아 자연의 순환과 삶의 본질을 깊이 사색할 수 있는 전시·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특히 양평의 수변·습지·숲 등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린 ‘열린 정원’ 개념으로 추진되며 방문객이 단순 관람을 넘어 지역의 아름다움과 생태적 가치를 ‘사색’과 ‘체류’ 경험으로 체감할 수 있다는 특색이 있다. 박명숙 의원은 “이번 박람회는 양평의 자연이 가진 가치와 매력을 도민과 국민에게 제대로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걷고 머무르는 과정 자체가 위로가 되고 배움이 되는, 누구나 다시 찾고 싶은 정원문화박람회로 완성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최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된 「경기도 지방정원 지원 조례」의 대표발의자로 지방정원의 지속적인 품질 관리와 경기도 차원의 체계적 지원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 그는 “조례로 마련된 제도적 기반 위에 재정과 행정의 지원체계를 촘촘히 연결해 박람회가 현장에서 실행력 있게 추진되도록 하겠다”며 “나아가 이번 박람회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국가정원 지정으로 이어지는 도약의 디딤돌이 되도록 의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 [씨줄날줄] 걷고 또 걷는 한국인

    [씨줄날줄] 걷고 또 걷는 한국인

    걷기는 목적에 따라 쓰임새가 다양한 운동이다. 철학자 칸트는 걸으면서 사색했고, 선각자들은 깨우치기 위해 ‘구도의 길’을 걸었다. 기독교인들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순교의 참뜻을 되새겼다. 올해 한국인의 하루 평균 걸음 수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스마트기기 업체 가민이 활동분석 앱인 ‘가민 커넥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한 해 한국인의 하루 평균 걸음 수는 9969보. 홍콩(1만 663보)에 이어 세계 2위였다. 세계인의 평균 걸음 수는 8000보였다. ‘많이 걷는 한국인’ 기록을 세운 것은 만보 걷기 열풍 덕분 아닌가 싶다. ‘1만보 건강론’의 시초는 일본 규슈보건대 요시히로 하타노 교수다. 요시히로 교수는 1960년대 초 일본 성인들이 하루 평균 3500~5000보가량 걷는데 이를 1만보까지 늘리면 평소보다 20~30%가량 칼로리를 더 소모할 수 있어 비만 감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야마사’라는 제조업체에서 걸음 수를 측정해 주는 만보계를 출시해 대히트를 쳤다. 우리나라가 ‘걷기 왕국’ 일본을 제친 것은 자연과 역사, 재테크와 결합된 걷기 운동이 일상화된 결과다. 코리아둘레길은 동·서·남해안 및 DMZ 접경지역 등 우리나라 외곽을 하나로 연결하는 약 4500㎞ 코스다. 지자체마다 아름다운 산과 강, 명승지를 따라 둘레길을 조성해 트레킹족들을 모으고 있다. 걸으면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옛길도 조성돼 있다. 조선시대 10대로 중 경기 지역을 지나는 6대로를 토대로 만든 경기옛길, 이순신 장군이 서울 남대문에서 합천군 율곡면까지 걸은 ‘이순신 백의종군길’, 퇴계 이황 선생이 관직을 마치고 고향인 안동 도산서원까지 걸어간 ‘퇴계 이황 귀향길’, 단종이 영월로 귀양을 떠난 ‘단종 유배길’ 등이 역사적 사연들과 엮여 있다. 요즘은 걸음 횟수에 따라 돈을 주는 캐시워크 앱도 인기여서 걸으면서 돈을 버는 시대가 됐다.
  • 디지털의 벽 못 넘고… 국내 최장수 교양지 월간 ‘샘터’ 무기한 휴간

    디지털의 벽 못 넘고… 국내 최장수 교양지 월간 ‘샘터’ 무기한 휴간

    반세기 넘도록 수많은 독자들한테 사랑받던 국내 최장수 교양지 월간 ‘샘터’가 무기한 휴간에 들어간다. 출판사 샘터사는 오는 24일 발간될 2026년 1월호(통권 671호)를 마지막으로 월간 ‘샘터’를 무기한 휴간한다고 10일 밝혔다. 샘터사는 “스마트폰이 종이책을 대체하고 영상 콘텐츠의 수요가 활자 미디어를 월등히 뛰어넘는 시대적 흐름을 이기지 못한 데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호에는 창간호에 특집 기고를 했던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이해인 수녀, 편집부 기자로 근무했던 정호승 시인의 글이 실린다. 고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1970년 4월 창간한 샘터는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잡지’를 표방하며 수많은 글을 실어 왔다. 소설가 최인호의 자전적 소설 ‘가족’, 수행 중 사색을 기록한 법정의 ‘산방한담’ 등이 오래 실리며 사랑받았다. 이 외에도 수필가 피천득과 장영희 등 의 글이 샘터를 통해 독자와 만났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이 대학을 졸업한 뒤 샘터 편집부 기자로 2년간 일한 적 있는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다. 1970~1990년대 초 샘터는 월 판매 부수가 50만부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자금난을 겪어온 샘터는 창간 50주년을 앞두고 2019년 한 차례 휴간을 발표했지만 기업 후원과 독자들의 구독 행렬 덕에 고비를 넘긴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꾸준히 구독률이 떨어지고 판매 부수가 감소하며 결국 6년 만에 다시 한번 휴간을 결정하게 됐다. 김성구 샘터 발행인은 “물질과 성공만을 따르지 않고 마음가짐과 삶의 태도를 중시하는 샘터의 정신을 계속 지켜나갈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샘터 측은 재정적 어려움이 해결되면 언제든 복간할 의향이 있지만, 지난번처럼 독자나 기업의 도움이 아닌 자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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