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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자의 창] 맥주 소비자의 만족감 높인 규제개혁

    [공직자의 창] 맥주 소비자의 만족감 높인 규제개혁

    요즘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 가면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맥주가 진열돼 있다. 언제부턴가 국산 브랜드나 수입 맥주 사이에서 독특한 한글 이름을 앞세운 수제 맥주가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다양한 수제 맥주가 주류 판매대를 차지하고 있다. 어쩌면 특별한 것 없어 보이는 모습이지만 지금처럼 편의점에서 다양한 수제 맥주를 살 수 있게 된 것은 맥주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조세체계를 망라하는 광범위한 규제 개선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주류는 세원 관리, 국민 건강권 등을 이유로 다른 재화에 비해 엄격히 통제된다. 나라별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다양한 규제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규제는 기업의 자유로운 시장 진입을 차단하고 혁신을 바탕으로 한 성장을 방해하는 등 폐해가 발생한다. 규제 필요성과 그에 따른 부작용을 비교형량해 사회적 최적점을 찾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시장구조 조사’에 따르면 국내 맥주 시장은 10년 이상 독과점 구조가 유지되고 있고 평균 연구개발(R&D) 비율은 제조업 평균에 한참 못 미친다.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 개선 요구가 큰 시장이란 의미다. 수제 맥주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온 규제 개선 논의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공정위는 맥주 시장에 대한 분석을 기초로 시장의 다양성과 기업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여러 규제를 발굴하고 소관 부처들과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협의했다. 그 결과 주요 규제들은 3~4년에 걸쳐 개선이 완료됐다. 대표적으로 수제 맥주를 주로 생산하는 소규모 제조업체도 편의점과 마트 같은 소매점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고, 제조시설의 용량 제한 완화와 함께 중소 맥주 사업자의 도매 유통망이 확대됐다. 아울러 주세 부과체계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되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한 대량생산의 길도 열리게 됐다. 그렇다면 규제 개선 이후 시장에선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 규제 개선 전후 시장에 대한 분석을 통해 실제 시장에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는지 살펴봤다. 소매점의 실제 판매 데이터를 근거로 분석해 본 결과 규제 개선 뒤 가장 큰 변화는 2020년 이후 소규모 맥주 제조업체의 시장 진출이 늘어나며 시장의 다양성이 많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2019년 30여개에 불과하던 국내 맥주 제조사는 2023년 80여개로 늘어났고, 맥주 브랜드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1% 미만이던 편의점 수제 캔맥주 점유율은 2022년 들어 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다양한 수제 맥주를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나타난 순후생 증대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했더니 2023년 기준 500㎖ 맥주 한 캔당 가격이 약 825원 인하된 경우와 비슷했다. 규제 개선 이후 시장 다양성 확대 효과가 상당함을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맥주 시장의 규제 개선은 단순한 관련 규정 개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시장 참여자의 증가, 상품의 다양성 확대와 같은 시장의 가시적인 변화와 함께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실제 효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부처 간 지속적 협력의 결과로, 앞으로도 규제 개선의 확실한 추진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경쟁 친화적인 제도적 토대 위에 기업이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통해 혁신과 성장을 이뤄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규제 개선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국민 삶에 실질적인 개선 결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소관 부처와 함께 노력할 것이다.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 참사날 ‘불꽃쇼’ 제재하더니… 서울시 열흘 만에 “감경 검토”

    참사날 ‘불꽃쇼’ 제재하더니… 서울시 열흘 만에 “감경 검토”

    서울시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당일 한강에서 유람선 불꽃놀이를 개최한 현대해양레저에 내렸던 ‘6개월 운항 중지’ 제재를 재검토한다. 처분이 과하다는 여론을 감안했다지만, 불과 열흘 만에 재검토에 나선 건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훼손하는 ‘오락가락’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9일 “일반 국민의 정서와 제재를 받은 업체의 영업 피해를 비교형량해 후속 조치를 할 예정”이라며 “합동분향소 운영 기간인 10일 이후 언제쯤 결과가 나올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전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한강해양레저의 서울 시계 내 한강 운항 중지는 제반 사정을 감안해 제재 감경 등 전향적인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해양레저는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당일인 지난달 29일 여의도 한강에서 한강페스티벌의 하나인 ‘한강한류불꽃크루즈’를 진행해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에 역행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한강페스티벌을 주관하는 서울시가 불꽃쇼 중지를 요청했는데도 일방적으로 진행한 결과였다. 국가애도기간이 발표되자 주최 측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이튿날 서울시는 제재에 나섰다. 6개월간 서울 시계 내 한강에서 운항을 중지시키고 한강페스티벌 관련 협력사업을 중지하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장기간의 제재 처분이 과하다는 일각의 여론을 감안했다는 입장이다. 즉각 업체 측이 사과문을 발표한 점, 꾸준한 사회공헌활동 등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수일 만에 제재 수위 재검토에 나서면서 일관성이 낮은 행정이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시를 향하는 비난의 화살을 피하려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제재 수위를 설정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가 먼저 감경 의사를 밝힌 점도 눈에 띈다. 한편 현대해양레저는 제재 이후 서울시계가 아닌 주영업장소인 김포~정서진~서해의 아라뱃길 구간에서 유람선을 운항하고 있다. 처분 이후 직원 감원 등의 조치는 없었다.
  • [열린세상] 공정거래법 집행 실수를 줄이려면

    [열린세상] 공정거래법 집행 실수를 줄이려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소송 패소율이 높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기업을 무리하게 제재해 환급가산금이 늘어나 국고에 손실을 끼치고 실추된 기업의 이미지 회복이 어려워지는 부작용도 크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021년을 제외하면 최근 4년 공정위의 전부 승소율이 71% 정도라고 한다. 이 정도면 낮지 않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공정위의 법집행이 더욱 신중해져야 하는 이유는 소송에 많은 돈과 시간이 소요되고 무죄가 나더라도 불법 기업이라는 어두운 딱지를 떼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형사사건은 무죄추정이 원칙이다. 증거가 범죄 혐의를 증명하는 데 충분치 않아 범인인지 아닌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유죄로 볼 수 없다는 원칙이다. 무죄추정원칙은 죄 없는 사람의 처벌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죄지은 사람이 처벌받지 않을 가능성을 불가피하게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은 본질적으로 경제법의 영역이다. 시장질서 파괴를 막거나 훼손된 시장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시정을 명령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 기본이다. 공정거래법 집행과 관련된 오류에는 위법오류와 적법오류가 있다. 위법오류는 기업의 경제활동이 소비자에게 이로운데도 불구하고 위법하다고 잘못 판단하는 오류다. 위법오류는 과잉 법집행을 초래해 소비자의 혜택을 차단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반면 적법오류는 기업의 경제활동이 소비자에게 해로운데도 불구하고 적법하다고 잘못 판단하는 오류다. 적법오류는 과소 법집행을 초래해 소비자에게 해가 되는 행위가 지속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공정거래법 집행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에는 관리비용과 조정비용이 있다. 관리비용은 조사와 소송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의 합을 말한다. 조정비용은 조사와 소송 결과에 순응하기 위해 초래되는 사회적 비용의 합을 말한다. 판단오류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위법오류와 적법오류를 동시에 줄여야 하나 상충관계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위법오류를 줄이려면 적법오류가 늘어나고 적법오류를 줄이려면 위법오류가 늘어난다. 형법상 무죄추정원칙은 위법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적법오류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경쟁법 집행에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위법성 판단 원칙이 있다. ‘당연위법원칙’은 시장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자세한 분석 없이 행위에 대한 증거만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원칙이다. 행위의 존재만 입증하면 되고 시장획정 등에 대한 자세한 경제분석은 필요하지 않다. 가격(입찰)담합과 같은 경성담합은 경쟁제한효과만 초래하므로 과잉 법집행 위험이 거의 없다. 반면 조사 기법과 수단이 미흡할 경우 적발 확률이 낮아 과소 법집행의 위험은 크다. 판단오류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경성담합에 대해 당연위법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합리의 원칙’은 시장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과 이로운 효과를 비교형량해 해로운 영향이 더 큰 경우에만 위법으로 판단하는 원칙이다. 대부분의 경쟁당국은 경성담합을 제외한 다른 행위에 대해서는 합리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불공정거래 행위, 기업결합 행위와 재판매가격유지 행위의 경우 과잉 법집행의 위험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행위에 대해 합리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공정거래법은 기업의 경제활동을 규제하는 경제법이다. 고의성이 명백하고 소비자에게 해로운 영향만 있는 경성담합을 제외한 다른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정교한 경제분석을 통해 위법성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과잉 법집행을 줄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소송의 승소율도 올라가고 공정위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수 있다. 김형배 더 킴 로펌 공정거래그룹 고문
  • 정유정 실물 ‘매서운 눈매’…동창도 몰라본 ‘신상공개’[사건파일]

    정유정 실물 ‘매서운 눈매’…동창도 몰라본 ‘신상공개’[사건파일]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정유정(23). 경찰은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필요가 크다”라며 정유정의 얼굴과 이름, 나이를 공개했다. 1999년생인 정유정은 고등학교 졸업 후 약 5년간 외부와 교류하지 않고 할아버지와 지냈다. 휴대전화에는 다른 사람의 연락처도, 연락을 주고받은 내역도 없었다. 정유정은 긴급체포 이후 닷새간 거짓 행동과 진술로 일관하다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정유정의 사이코패스 진단 지수는 연쇄살인범 강호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공개한 정유정의 증명사진은 고교 동창들조차 식별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지난 7일 MBN은 정유정의 졸업사진을 공개하며 “신상공개 사진과 달리 매서운 눈매가 드러난다”라고 보도했다. 고교동창 A씨는 “처음엔 그 친구인 줄 몰랐다”라고 말했다. 같은 반이었다는 다른 동창은 “좀 특이한 친구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에 대해서 좀 많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를 접한 시민들은 “실물을 공개하라” “포토라인에 세우던지 머그샷을 공개해야 한다” “이런 식의 신상공개는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라며 증명사진 공개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동의받아야만 ‘머그샷’ 공개 가능 현재 경찰은 특례법을 근거로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피의자에 한해 이름, 나이, 얼굴 사진 등을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다. 실제 피의자 얼굴은 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검찰로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에 섰을 때 확인이 가능하다. 지난해 10월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의 경우에도 증명사진 속 얼굴과 포토라인에 선 실제 모습은 같은 사람으로 볼 수 없을 만큼 다른 모습이었다. 노원 세 모녀 살해 피의자 김태현, n번방을 처음 만든 ‘갓갓’ 문형욱, 갓갓 공범자 안승진, 박사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 인천 노래방 살인사건의 범인 허민우 등도 먼저 공개된 사진과 검찰에 송치되면서 포토라인에 섰을 때 실물에 차이가 있었다. 신상공개제도의 입법 목적은 국민의 알 권리와 재범방지, 범죄 예방이다. 신상공개의 실효성을 위해서라도 ‘머그샷’(범인을 식별하기 위해 구금 과정에서 촬영하는 얼굴 사진)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범인 식별을 위해 찍은 머그샷을 공개하려면 당사자 동의가 필요하다. 당사자가 거부할 경우 신분증의 증명사진만 공개할 수 있다. 머그샷 공개에 동의한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과거 사진을 공개했기 때문에 현재 얼굴과 비교했을 때 같은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포토라인에 선 범죄자들이 자기 얼굴을 가려도 강제로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신상공개 제도가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거쳐 좀 더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 범죄·국적 상관없이 ‘머그샷’일, 강력범죄 피의자 얼굴 공개 국내에서 머그샷이 공개된 사례는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보복살해한 이석준(27)이 유일하다.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피의자 인권 문제 등으로 머그샷을 도입하지 않았다. 미국의 경우 정보자유법에 따라 피의자의 머그샷을 공개정보로 규정하고 범죄 종류나 피의자 국적과 관계없이 이를 공개한다. 다만, 공익과 프라이버시권 간의 비교형량에 따라 법원이 공개를 불허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 역시 강력범죄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하며, 전면적인 신상정보의 공개도 이뤄진다. 범죄 행위 자체에 대해서도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실로 간주해 명예훼손죄의 성립 범위까지 제한하는 등 표현의 자유를 넓게 보장한다. 이 때문에 피의자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머그샷을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법률 개정 등 피의자 얼굴 공개 방식 변경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피의자도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경찰이 마스크를 임의로 벗길 시 신체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헌법 가치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피의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납득할 수 없다. 흉악범죄로 피해자 가족의 삶은 송두리째 무너졌는데 사진 하나 제대로 공개하지 못하나” “법이라는건 결국 가해자들을 대신 엄벌해줘서, 사적복수를 하지 못하게 해서 사회체계를 무너뜨리지않도록 하는 것인데, 제대로 처벌하고 얼굴 공개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라며 공분하고 있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실물과 딴판”…흉악범 신상공개 사진과 실제모습 비교 [김유민의 돋보기]

    “실물과 딴판”…흉악범 신상공개 사진과 실제모습 비교 [김유민의 돋보기]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경찰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라며 이기영의 운전면허증 사진을 공개했다. 이기영은 지난 20일 오후 11시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택시 기사인 60대 남성 A씨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파주시 집으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기영은 “A씨와 합의금 등을 이유로 말다툼을 하다가 홧김에 둔기로 수차례 때려 살해한 후 시신을 옷장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이기영은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1㎞가량 떨어진 공터에 A씨의 택시를 버리고 블랙박스 기록도 삭제했다. 옷장에 숨겨뒀던 시신은 이기영의 현재 여자친구가 고양이 사료를 찾으려고 집 안을 뒤지다가 발견해 지난 25일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날 A씨의 가족도 경찰에 실종신고를 낸 상태였다. 지난 8월에는 동거녀를 살해해 공릉천변에 유기한 뒤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약 2000만원을 사용했다. 이기영은 살해 후에도 계속 그 피해자의 집에 살면서 새 여자친구와 함께 지냈다. 피해자의 휴대폰도 자신이 사용했다. 죽은 여성의 이름으로는 1억원의 채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기영은 모두 홧김에 저지른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지만, 범행 직후 피해자들의 휴대폰, 신용카드, 집까지 사용하고 대출까지 실행했다. 두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쓴 금액을 합치면 약 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숨겨진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과거 행적과 통화기록 등을 분석하는 한편 프로파일러도 조사 과정에 투입했다.동의받아야만 ‘머그샷’ 공개 가능 이기영의 증명사진을 접한 시민들은 “길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얼굴” “실물을 공개하라” “포토라인에 세우던지 머그샷을 공개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경찰은 특례법을 근거로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피의자에 한해 이름, 나이, 얼굴 사진 등을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다. 실제 피의자 얼굴은 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검찰로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에 섰을 때 확인이 가능하다. 지난 10월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의 경우에도 증명사진 속 얼굴과 포토라인에 선 실제 모습은 같은 사람으로 볼 수 없을 만큼 다른 모습이었다. 노원 세 모녀 살해 피의자 김태현, n번방을 처음 만든 ‘갓갓’ 문형욱, 갓갓 공범자 안승진, 박사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 인천 노래방 살인사건의 범인 허민우 등도 먼저 공개된 사진과 검찰에 송치되면서 포토라인에 섰을 때 실물에 차이가 있었다. 신상공개제도의 입법 목적은 국민의 알 권리와 재범방지, 범죄 예방이다. 신상공개의 실효성을 위해서라도 ‘머그샷’(범인을 식별하기 위해 구금 과정에서 촬영하는 얼굴 사진)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범인 식별을 위해 찍은 머그샷을 공개하려면 당사자 동의가 필요하다. 당사자가 거부할 경우 신분증의 증명사진만 공개할 수 있다. 지난 10월 기준 2019년 말부터 신상 공개 결정한 피의자는 모두 21명이었는데, 18명은 신분증 증명사진을 공개했다. 머그샷 공개에 동의한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과거 사진을 공개했기 때문에 현재 얼굴과 비교했을 때 같은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포토라인에 선 범죄자들이 자기 얼굴을 가려도 강제로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신상공개 제도가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거쳐 좀 더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미, 범죄·국적 상관없이 ‘머그샷’일, 강력범죄 피의자 얼굴 공개 국내에서 머그샷이 공개된 사례는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보복살해한 이석준(26)이 유일하다.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피의자 인권 문제 등으로 머그샷을 도입하지 않았다. 미국의 경우 정보자유법에 따라 피의자의 머그샷을 공개정보로 규정하고 범죄 종류나 피의자 국적과 관계없이 이를 공개한다. 다만, 공익과 프라이버시권 간의 비교형량에 따라 법원이 공개를 불허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 역시 강력범죄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하며, 전면적인 신상정보의 공개도 이뤄진다. 범죄 행위 자체에 대해서도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실로 간주해 명예훼손죄의 성립 범위까지 제한하는 등 표현의 자유를 넓게 보장한다.이 때문에 피의자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머그샷을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최근 신상공개 지침 개정안을 발표했다. 피의자에게 신상공개 의견을 사전에 묻는 것과 신상공개가 결정되면 처분 내용을 서면으로 통지해 피의자 방어권 보장 절차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법률 개정 등 피의자 얼굴 공개 방식 변경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피의자도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경찰이 마스크를 임의로 벗길 시, 신체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헌법 가치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피의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납득할 수 없다. 흉악범죄로 피해자 가족의 삶은 송두리째 무너졌는데 사진 하나 제대로 공개하지 못하나” “법이라는건 결국 가해자들을 대신 엄벌해줘서, 사적복수를 하지 못하게 해서 사회체계를 무너뜨리지않도록 하는 것인데, 제대로 처벌하고 얼굴 공개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라며 공분하고 있다.
  • 그린벨트 고수하던 이재명 “일부 훼손해서라도 택지 공급”

    그린벨트 고수하던 이재명 “일부 훼손해서라도 택지 공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30일 주택 공급대책과 관련해 “일부 그린벨트 훼손을 통한 택지 공급도 유연하게 고민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그동안 그린벨트 해제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 왔다. 이 후보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지금은 시장이 너무 강력한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변곡점을 지나서 (집값) 하락을 걱정할 시점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내 집 마련의 꿈이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기 때문에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오후에 서해5도 특별경비단을 방문한 뒤 기자들이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입장이 달라진 것 아니냐’고 묻자 “앞으로도 가급적 그린벨트를 훼손하지 않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그런데 시장에서 계속 주택의 추가 공급을 필요로 하고, 이를 위해 불가피하다면 공익을 비교형량하는 차원에서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국토보유세 공약에 대해선 “종합부동산세와 결국은 통합해야 할 거다. 이중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며 “재산세는 지방세라 없애면 지방재정에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부과하되 중복되지 않게 하자는 것이다. 만약 만원을 부과할 때 재산세가 5000원 부과됐다면 (국토보유세는) 5000원만 받아 배분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다 만드는 게 정의냐, 그 생각도 조금씩 교정할 필요가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보면 비정규직·임시직 일자리 노임 단가가 더 높다. 그게 합리적이다.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가면 정규직 전환 압박도 완화될 수 있다”고 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문재인 정부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은 지킬 수 없는 합의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또 합의했으면 지켜야 하는데 충분히 지키지 못했던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빌미가 됐다”고 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는 좀 다르게 하겠다. 북한에 할 말은 하겠다. 굴욕적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좀 단단하게 하겠다”고 했다.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해선 “미국에 맡기지 않으면 자체 방위가 불가능하단 생각을 어떻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특히 군에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는데 기가 막힐 일이고 당연히 전시작전권은 최대한 신속하게 빠른 시간 내에 환수해야 한다”고 답했다. 민간 국방부 장관 기용에 대해선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정치 보복은 가장 나쁜 정치 행태”라며 “5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엄청난 국가적 난제를 두고 사적 보복을 위해 그 시간과 권한을 낭비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했다. 책임총리제에 대해선 “최소한 헌법에 있는 제도와 법률 내에서는 최대한 활용하자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탕평 인사’와 관련해선 “최대한 진영을 가리지 않고 협치정부, 통합정부, 실용내각 등으로 가려 한다”며 “가능하면 선거과정에서 연합해 낼 수 있다면 훨씬 낫지 않나 기대한다”고 했다.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 재개 여부에 대해선 “필요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제 판단이 100% 옳은 건 아니기 때문에 다시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국민의 의사와 객관적 검증을 거쳐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 고병국 서울시의원, ‘장기전세주택’ 과잉홍보 질타

    고병국 서울시의원, ‘장기전세주택’ 과잉홍보 질타

    서울시의회 고병국 의원(더불어민주당, 종로1)은 지난 12일 열린 2021년도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종합감사)에서, 장기전세주택 공급계획이 실제보다 과도하게 부풀려진 사실을 지적하고, 서울시의 거품정책‧과잉홍보 문제를 질타했다. 서울시는 지난 8월 24일 “오세훈표 장기전세주택 5년간 7만호”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내며 장기전세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보도자료에서 김성보 주택정책실장은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주택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을 향후 5년 간 7만호 규모로 차질 없이 공급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기전세주택(SHIFT)은 2007년 과거 오세훈 시장 시절 도입된 공공임대 유형으로 오 시장이 ‘원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서울시가 도시계획관리위원회 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5년간 7만호 공급’ 계획은 사업시행인가 기준으로 7만호일 뿐, 실제 장기전세주택 공급량은 향후 3년간 7601호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 의원은, 서울시가 ‘오세훈 표’라는 장기전세주택 원조에 집착하여 마치 획기적으로 대규모 장기전세주택이 공급되는 것처럼 과잉홍보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장기전세주택은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과다한 운영적자 문제로 지속가능성이 어려운 사업으로 평가된 바 있다. 실제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SH공사는 장기전세주택 사업으로 인해 1조 2143억 원의 누적적자가 발생했다. 서울시는 고 의원의 지적에 대해 “회계상 적자로 인식될 뿐 현금흐름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고 의원은 “서울시나 SH공사가 회계 기준으로 운영되는 조직이지 현금흐름 기준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서울시의 임기응변식 대응을 질책했다. 고병국 시의원은 장기전세주택이 2007년 당시에는 나름대로 필요성과 효과가 있었다 하더라도 정책의 비교형량과 재정부담으로 점점 축소되는 상황에서, 15년이 지난 지금 ‘원조’에 집착한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서울시장에 대한 공무원들의 ‘과잉충성’이라고 지적했다.
  • 힘 잃은 병무당국, 유승준 입국길 터준 대법원에 “판결 존중”

    힘 잃은 병무당국, 유승준 입국길 터준 대법원에 “판결 존중”

    병역 기피 논란으로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43)씨에게 내려진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11일 대법원 판결과 관련, 병무청은 “존중한다”고 밝혔다. 병무청 관계자는 이날 이번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도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회피 사례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계속 마련해 나가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1997년 타이틀곡 ‘가위’로 데뷔해 가요계 정상에 오른 유씨는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고 입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02년 1월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이 면제됐다. 유씨가 병역기피를 위해 미국 시민권을 선택했다는 비난 여론 속에 병무청은 출입국관리법 11조에 의거 법무부에 입국금지를 요청했다. 법무부는 이를 받아들여 유씨에 대한 입국 금지 조처를 내렸다. 병무청은 2003년 유씨의 입국 허용 여부와 관련한 법무부의 의견조회에 대해서도 입국 금지 해제 불가 입장을 전달했다. 유씨는 이제 병역 대상자가 아니어서 향후 유씨가 국내에 입국하더라고 병무당국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앞서 대법원은 병역 회피로 입국이 금지된 유씨에게 비자발급에 대해 행정절차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국내적 효력을 갖는 입국금지 조치 만을 근거로 구체적 판단 없이 비자발급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대법원은 유씨 패소 판결한 항소심 판결이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행정처분이 적법한지는 상급행정기관의 지시를 따른 것인지가 아니라 헌법과 법률, 대외적으로 구속력 있는 법령의 규정과 입법목적, 비례·평등원칙과 같은 법의 일반원칙에 적합한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정청이 자신에게 재량권이 없다고 오인한 나머지,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과 그로써 처분상대방이 입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를 전혀 비교형량 하지 않은 채 처분을 했다면 재량권 불행사로서 그 자체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해당 처분을 취소해야 할 위법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LA) 한국 총영사관이 법무부의 입국금지 조치만을 이유로 유씨의 재외동포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행정청이 재량적 판단으로 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행정절차법을 위반했다는 취지다.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유씨가 행정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 LA 한국 총영사관은 유씨가 신청한 비자 발급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 이 경우 총영사관은 대법원이 제시한 고려사항을 구체적으로 판단해 발급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대법원은 우선 병역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상실한 자라도 병역의무가 해제되는 연령인 38세가 된 때에는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하도록 한 재외동포법 규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재외동포의 대한민국 출입국과 체류에 대한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태도를 취하는 재외동포법 취지를 고려해 무기한 입국이 금지된 유씨에 대한 비자발급 거부가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고려사항에 따라 비자발급 여부를 다시 판단하면 병역의무가 해제되는 38세가 지나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는 유씨에 대해 비자발급을 거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행정소송이 유씨의 승소로 확정되면 총영사관 측은 대법원이 지적한 절차적 하자를 보완해 비자발급 여부를 다시 처분해야 한다”면서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해 외국인이 된 경우에도 38세 전까지만 재외동포 체류자격 부여를 제한하도록 한 점 등을 고려해 비자발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재외 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병역을 이행하지 않고 외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재외동포 체류자격(F4)을 제한해오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된 이 법은 한국 국적을 이탈·상실하는 외국 국적 동포에게는 만 41세가 되는 해까지 재외동포 비자 발급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국정농단 재판 최순실씨 측 최후변론]“기획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14일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61·최서원으로 개명)씨에 대한 재판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1185억원, 추징금 77억 9000여만원 구형을 받은 최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최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국정농단 의혹 사건은 한 시대의 의혹광풍이 만들어낸 ‘기획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판단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씨 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도 부인하는 한편 검찰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벌인 일을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범죄로 규정했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이 변호사가 쓴 최후변론 전문이다. Ⅰ. 머리말 (1)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좌·우 배석판사님 - 공소유지에 온 힘을 쏟아온 검사님들과 특검을 비롯한 특검관계자 분들 - 1년여간 피고인들 변론에 매달려온 변호인들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오늘 결심 공판에 이르도록 함께 노력한 데 대한 감사입니다. (2) 그리고 내년이면 건국 70년을 맞는 이 시기에 촛불과 태극기를 떠나 나라를 사랑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염려하며 이 사건 재판을 지켜봐 오신 방청객 여러분에게도 감사드립니다. (3) 무엇보다도 몸이 묶인 채 1년여간 이틀이 멀다하며 조사와 재판 이름으로 심판대에 서서 견뎌내 온 피고인 최서원을 비롯한 여러 상피고인들에게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보냅니다. 검찰을 비롯한 소추관 분들은 피고인 최서원이 중죄를 지었으니 옥사해도 마땅하다 할지 모르지만, 변호인이 직접 지켜본 바로는 피고인이 온전하게 정신줄을 잡고 재판을 견뎌내는 것이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4) 2018년은 1948. 8. 15. 대한민국 건국으로부터 70년째 되는 해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시작된 이른바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으로 미증유의 갈등과 분열·혼란을 겪었고, 지금도 지속 중에 있습니다. 역사는 말합니다. 어느 국가의 멸망은 외침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홍에 있다는 교훈을. 우리 사회 전체의 분열·갈등·혼돈의 중심에 태풍의 눈 같이 이 사건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 2016. 11. 20. 피고인 최서원에 대한 기소로부터 1년이 지났습니다. 이후 2017. 4. 26.까지 5차에 걸쳐 추가기소가 있었습니다. 모두 6건의 공소가 제기되었습니다. 구속영장이 3번이나 발부되었습니다. - 이른바 이대업무방해 등 사건으로 20여회의 공판, 나머지 5건의 사건으로 130여회의 공판 등 총 150여회의 공판이 열렸습니다. - 이 사건 검찰 증거기록은 적게 잡아 25만 쪽에 이릅니다. 전쟁 같은 재판이었습니다. (5) 지난주부터 있었던 3차에 걸친 프레젠테이션과 결심에 앞서 제출한 600여 쪽에 이르는 변호인 종합의견서에서 변호인의 주장과 반대증거에 대해 상세히 설명드렸습니다. (6) 몇 가지 특기 점을 상기해 보려 합니다. 재판장님의 배려로, 고영태 등의 기획폭로 대화 등이 담긴 이른바 김수현 녹음파일 38개가 법정에 현출되었고, 1년여의 검찰과 실갱이 끝에 JTBC 제출 태블릿 PC의 진실이 드러나게 된 점, 검찰 증거로 제출된 정호성 비서관의 전화 녹음파일의 허구성이 결심에 임박하여 낱낱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7)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재판은 대한민국 형사사법사상 거의 모든 기록을 갈아 치웠습니다. 그런 만큼 형사소송법 제정과 운용에서 예기치 못한 사태도 일어났습니다. 이 같은 험난한 장정 끝에 결심에 이르게 되어, 다시금 소송지휘에 애쓰신 재판장님께 진심으로 존경을 표합니다. Ⅱ. 이 사건을 보는 입장과 이 사건의 성격 1. 이 사건은, 21세기 초반 우리 시대의 첨예한 논란의 대상이 된 정치현상을 형사사건화한 것이 그 본질입니다. 2. 탄핵소추를 의결한 국회의 다수의석 정파는 이 사안을 특검법률 명칭에서 보듯이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리고 특검과 검찰 특수본 2기는 박 전 대통령이 최서원과 공범이 되어 사익을 도모키 위해 뇌물까지 챙기려 했다는, 즉 부패사범으로 구성하고 이를 국정농단의 핵심사건이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헌재의 탄핵 결정도 특검의 공소장 기조를 받아들인데 지나지 않습니다. 3. 그러나 본 변호인과 탄핵에 부정적인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이 적어도 뇌물을 수수할 만큼 부패·타락한 지도자가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일부 국정운영에서 실책과 과오가 있다 하더라도 탄핵되거나 구속기소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정파와 특정 시민단체, 이들에 영합하는 언론, 정치 검사, 이에 복속하여 자신의 죄책을 면해보려는 사람들이 박근혜 정부 퇴진을 목적으로 사실관계를 각색하고 왜곡한 기획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 아닌가 하는 짙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4. 이 사건을 기획된 국정농단 의혹 사건으로 파악할 수 있는 여러 정황과 사실이 있습니다. (1) 이른바 최순실 의혹 관련 보도가 봇물을 이루고, 촛불시위가 격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정치권이 요동을 치자, 정치권의 풍향에 따라 검찰 특수본1기의 수사와 공소권 행사가 변동되어 왔습니다. 처음에는 안종범 수석과 피고인 최서원의 공동 직권남용사건으로, 기소 때는 박 대통령을 포함하여 3자 공모 공동정범으로 구성했습니다. (2) 특검에 가서는 박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피고인 최서원의 딸을 위해 뇌물을 받는 사건으로 변질되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이 사건으로 받은 경제적 이익이 한푼도 없어 뇌물죄를 적용할 근거가 없자 박 전 대통령과 40년 지기로서 드러나지 않은 조력자인 피고인을 경제공동체 내지 이익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몰아갔습니다. (3) 민주노총계열의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박 전 대통령이 안종범 수석, 최서원으로 하여금 대기업으로부터 현안해결을 미끼로 출연금을 받은 뇌물사건이라고 고발했습니다.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의 총수와 사장들이 모두 뇌물공여자로 고발되었습니다. 이 고발장이 특검과 검찰 특수본2기의 수사 및 공소유지의 지침서가 되었습니다. (4) 검찰 특수본1기 검사들은 고영태, 노승일 등 일단 사람들로부터 피고인이 박 전 대통령의 퇴임 후를 대비해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을 설립·운영하려 했다는 허위 진술을 받아냈으며, 심지어는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더블루케이를 거느리는 지주회사 인투리스 설립까지 구상했다는 자백도 받아 냈습니다. 이후 법정에서 이들 중 일부는 이러한 진술이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검사는 끝내 이 입장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5) 이 사건 1심 재판이 결심도 되기 한참 이전인 2017. 3.경에는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조사가 초반에 있던 단계였는데, 3. 10.에는 헌재에서 탄핵심판인용 결정이 있었습니다. 납득키 어려운 헌재 심리 일정이었습니다. (6) 피고인 최서원에 대한 삼대를 멸하겠다는 가혹행위, 딸 정유라를 적색수배 했다가 거부된 무리하고 거친 수사방식, 박 전 대통령 구속수사에만 전념하고, 범죄사실이 분명한 고영태의 수사는 뒷전에 둬 변호인으로부터 형평수사 촉구 항의를 받은 일, 특검브리핑을 빙자해 의혹을 확산시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곤란하게 한 점, 피고인에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유인한 점 등 정도수사·정도검찰에서 이탈한 정황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7) 가장 결정적 정황은 JTBC 제출 태블릿 PC입니다. 이 사건 수사 초기 JTBC의 2016. 10. 24. 최순실 태블릿 PC보도는 박근혜 정부를 붕괴시킬 정도의 파괴력이 있었습니다. 검찰은 결심단계에 이르기까지 이 태블릿을 공개하지 못했고, 재판장님의 용단에 의해 1년이 지난 지난달 법정에서 그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과수의 감정회보와 2만쪽의 분석보고서가 제출되었습니다. JTBC 제출 태블릿은 피고인 소유가 아니고 피고인이 사용한 적 없으며, 전 청와대 행정관 김한수 소유이고, K씨 등이 사용했음이 포렌식 분석과 관련증거에서 확인될 수 있었습니다. 문제의 2014. 3. 27. 드레스덴 연설문은 피고인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검찰은 수사 초기에 JTBC 태블릿의 오염정도, 소유, 사용자, JTBC의 태블릿 PC 구입경위상의 위법성 등을 파악했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고영태, 김휘종, 김필준 등을 추궁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의상 준비실에 CCTV를 설치한 위법행위를 추궁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 최서원 데스크탑이나 독일 코어스포츠 회사의 자료를 빼내간 P씨, 노승일 등을 조사는커녕 보호해 왔습니다. 5. 소 결 △ 결국 이 사건의 성격 규정은 천신만고 끝에 재판부에 의해서 1차적으로 판단되기에 이르렀습니다. △ 본 변호인은, 이 사건이 검찰은 공소장에서 「국정농단 사건」이라고 하지만 1년여에 걸친 증거조사 결과 「기획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일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강조하고자 합니다. 재판부에서는 객관·중립적 입장에서 증거에 터 잡아 이 사건의 성격을 규명해 주시길 앙망합니다. Ⅲ. 중핵쟁점 사항 1년여 치열한 공방 끝에 확인·정리된 사실 관계를 변호인 입장에서 말씀드립니다. 1.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설립·운영에 대해 (1) 「국정농단 의혹 사건」은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이하 ‘양 재단’)의 설립 목적과 추진방법이 의혹제기의 주요 발단이었습니다. 따라서 양 재단의 설립과 운영의 진상을 파헤치면 이 사건의 깊숙한 본질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우선 피고인 최서원이 박 전 대통령의 퇴임 후를 대비해 양 재단 설립을 추진했다는 검찰의 종래 주장과 세간의 의혹은 케이스포츠 관계자 등의 녹음파일에서 그 거짓됨과 흑색선동성이 확인되었습니다. 공소사실로 적시하지도 못했습니다. (2) 양 재단 설립추진의 주도자는 안종범 수석이었습니다. ① 안수석 자신이 2015. 1.초부터 청와대 내에서 문화융성·체육진흥을 위한 재단 등 추진체 논의가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설립 취지나 목적은 공익을 위한 것이어서 문제될 여지가 없었습니다. ② 안수석의 지시로 방모 행정관이 2015. 4~5월경 각 300억 규모재단으로 설립하는 내용의 「문화·체육 분야 비영리 재단법인 설립방안」을 작성해 안 수석에게 보고했습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는 정작 양 재단 설립에 관심을 갖고 있던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③ 안 수석은 2015. 7. 24., 25. 양일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 면담에서 양 재단 설립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없었음에도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에게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 출연규모 300억, 10개 기업 1기업당 30억으로 합의되었다며 재단 설립을 지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승철 부회장은 대기업측에 알아 본 결과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여 추진하지 않았습니다. ④ 안 수석은 2015. 10.경 중국 리커창 당시 총리의 방한 일정(양국 문화재단간 양해각서 체결)이 짜여지자 박 전 대통령의 관심사항을 제대로 이행치 아니한 데 대한 질책을 우려해 2015. 10. 19. 부랴부랴 이승철에게 재단설립을 독려하고 10. 21.부터 24.까지 청와대에서 긴급회의를 하면서 10. 27. 무리하게 미르재단을 설립하였습니다. 이후 설립된 케이스포츠는 미르재단의 선례를 따른 것입니다. ⑤ 박 전 대통령은 안종범 수석이 위와 같이 재단 설립을 매우 비정상적으로 1주일만에 무리하게 강행했는지에 대해 보고받지 못하였고, 만약 이 같은 사정을 알았다면 그렇게 화급하게 설립할 이유가 없었으므로 당장 추진 중단을 시켰을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3) 양 재단 설립은 안 수석 주도로 이루어졌고, 피고인이 설립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이 케이스포츠 재단에 임원과 직원을 추천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설립과는 관련 없는 일입니다. (4) 특히 피고인 최서원은 양 재단의 출연금 모금에는 전혀 관여한 바 없습니다. 안 수석도 알지 못합니다. 검찰은 안 수석과 피고인이 공모해 양 재단을 설립했다고 하다가 양자 간 연결고리가 전무하자 박 전 대통령을 매개체로 하는 공모 공동정범으로 구성했습니다. 이는 날조에 해당합니다. (5) 피고인은 양 재단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재단이 설립되는데, 밖에서 지켜봐라고 하여 국외의 관찰자로서 재단 운영에 도움을 주려고 했을 뿐입니다. 피고인이 케이스포츠 재단을 장악해서 운행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피고인을 가탁해 잇속을 챙기려 한 고영태, 노승일 등의 책임전가식 진술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재단 장악 기도는 김수현 녹음파일이 재생되면서 입증되었습니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피고인 조차 양 재단에서 한 푼의 자금이나 이익을 가져온 바 없습니다. (6) 특검이, 특수본1기가 피해자로 인정한 양 재단에 출연한 삼성전자를 비롯한 16개 기업집단 중 유독 삼성그룹만을 별도로 떼내어 뇌물공여죄로 형사 소추한 행위는 정상적인 법리판단이나 공소권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삼성그룹과 나머지 현대, LG, SK 등 15개 대기업 집단을 형사법 적용에 있어 달리 해석·적용할 근거를 찾을 수 없습니다. 2. (사)동계스포츠영재센터 (1) 이른바 영재센터는 피고인의 조카인 장시호가 동계스포츠 유명선수이던 김동성, 이규혁과 더불어 기획하고 설립한 사단법인입니다. 그 목적은 은퇴한 동계스포츠 영웅들이 동계스포츠 영재들을 발굴·육성하는 등 동계스포츠 발전에 기여한다는 데 있어 탓할 여지가 없습니다. (2) 피고인은 조카 장시호의 이런 기획 구상을 듣고 도와달라고 하자, 사단법인 설립 자금 5,000만원을 빌려주었고, 사단 설립에 대한 조언을 하였습니다. 나아가 장시호가 운영하는 이 사단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피고인이 알고 지내는 김종 차관에게 영재센터를 도와달라고 하였습니다. 피고인 최서원은 김종 차관에게 법의 테두리 내에서 공익목적을 위해 도움을 요청한 것이지 위법하게 삼성 등 특정기업을 압박하여 지원을 끌어 내라고 요청한 바 없습니다. (3) 피고인은 영재센터 지원에 대해 박 전 대통령에게 요청한 바 없습니다. 피고인 자신도 영재센터를 지원한 삼성그룹 김재열 사장이나 GKL 관련자를 알지 못하고 접촉한 사실도 없습니다. (4) 피고인은 영재센터로부터 어떠한 이익도 받은 바 없으며, 오히려 장시호에게 사단설립 자금을 빌려주고 받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장시호는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영재센터를 설립·운영했다고 책임전가 하려 하나 관련 증인들의 증언에서 그가 허위 주장함이 누차 입증되었습니다. (5) 특수본1기는 원래 장시호의 영재센터 자금 횡령을 수사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장시호를 횡령사건으로 구속한 다음 검찰은 장시호를 압박해 피고인 최서원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진술하게 했으며, 피고인에게도 박 전 대통령과의 공모를 진술하면 선처하겠다는 강요·회유를 줄기차게 했습니다. 피고인의 언니가 구속된 피고인에게 검사실에서 너가 책임을 지고 조카를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고 합니다. (6) 특검은, 삼성그룹의 영재센터 지원금 16억 2800만원을 뇌물로 기소했습니다. 영재센터 설립 취지에 찬동하여 지원금을 지원한 행위에 대해 삼성그룹이 지원했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삼성 현안과 억지로 연계시켜 뇌물죄로 의율한 것은 특검의 정치성을 보여주는 증거의 하나입니다. (7) 박 전 대통령이 피고인 최서원의 부탁을 받고, 장시호를 위해 삼성을 압박해 영재센터를 운영하는 장시호에게 뇌물을 제공하게 했다는 특검의 공소사실은 정치적 목적에 눈이 어두워 객관적 사실을 외면한 것입니다. 장시호도 이건 영재센터지원금이 뇌물이라고 생각치 않고 있습니다. 3. 뇌물사건 (1) 검찰 특수본1기는 이 사건에 대해 양 재단 설립을 중요 공소사실로 보아 직권남용·강요 사건으로 규정하고 기소했습니다. (2) 그런데 특검에 넘어가자 검찰 특수본1기에서 이미 철저히 수사한 P씨 주도의 삼성전자 지원 승마선수해외훈련계획 관련 사실을 피고인의 딸 정유라 1인을 위한 뇌물사건으로 둔갑시켰습니다. 당시 언론과 법조계에서는 승마지원 문제를 삼성에 대한 피고인 최서원과 P씨의 사기, 배임, 횡령 등 범행으로 보는 것이 지배적 관측이었습니다. 그 때에도 대통령 탄핵을 관철키 위해서는 특검이 무리하게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극소수 의견이 있긴 했습니다.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3) 특검이 끝나자, 특수본2기에서 특검과 동조해 이미 기소한 동일한 사실을 두고 롯데와 SK를 뇌물죄로 묶었습니다. 종래의 검찰 관례에서 상상키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탄핵심판결정이 있자, 이에 힘을 받아 같은 열차에 편승했다고 하겠습니다. (4) 뇌물사건에 대하여는 3일간 프레젠테이션이 있었고, 매우 세밀한 부분까지 논쟁을 했습니다. 논쟁 후 결론적 사실관계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① 박 전 대통령이 피고인 최서원의 부탁을 받고 정유라 1인을 돕기 위해 삼성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의 청탁을 수용하고 독일 현지 법인을 만들고 삼성전자와 독일 코어스포츠간 용역계약을 체결케 하여 용역대금 명목으로 또는 마·차 구입명목으로 78억을 뇌물로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가정에 가정을 더한 모해적 추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 우선 피고인이 대통령을 위한 40년 조력자라고 해도 박 전 대통령이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딸 유라 지원을 위해 뇌물죄까지 감수하며 삼성과 거래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공소장 같은 중대범죄사실에 있어 범행 동기가 도대체 납득할 수 없습니다. ②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삼성, 롯데, SK 대기업 총수들 간의 단독면담을 있는 그대로 인정치 아니하고 박 전 대통령과 이들 간의 뇌물거래의 현장으로 몰아가는 만용을 보였습니다. 안종범 수첩이 지고지선의 경전이 아니고 여러 면에서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습니다. 백보를 양보해 안 수석 수첩 기재를 그대로 인정한다 해도, 이 사건 단독 면담은 대통령과 주요 민간경제 대표가 만나 상호 의견을 교환하는 대통령의 정상적 업무수행이었고, 뇌물혐의를 추리할 기재 사항은 없습니다. 면담 당사자들의 진술도 한결 같습니다. ③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을 뇌물공범으로 꾸미기 위해, 양자간을 경제공동체 관계, 이익공동체 관계, 또는 공적업무와 사적영역에서 밀접한 관계 등으로 수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사단계에서 피고인에게 추궁했던 경제공동체 내지 이익공동체는 그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고 공소장에 설시한 공·사 영역에서 밀접한 관계 역시 그 애매 모호성은 한층 더하다고 하겠습니다. 결국 이 같은 이름 짓기는 양자를 엉성한 그물, 즉 뇌물죄로 엮기 위한 여론조성용으로 보여집니다. 양자간의 관계는 40여년 인연을 맺어 왔으나 대등한 관계가 아니며, 피고인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박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사적인 부분을 조력한 것 뿐입니다. 적어도 박 전 대통령은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5) 삼성은 물론이고 롯데나 SK 모두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이 없습니다. 증거 조사에서 모두 규명되었습니다. 특검이나 특수본2기는 각 기업의 경영현안이 부정청탁 대상이었다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만, 경영현안 없는 기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검찰 논리라면, 대통령과 만나는 모든 기업인은 부정한 청탁을 한 혐의자가 되어 검찰의 감시를 받아야한다는 공포 사회가 될 우려가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우리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기업 집단의 현안을 잘 알고, 그들과 그 현안해결을 논의하는 것은 민주적 리더십에서 볼 때 권장해야 할 일입니다. 문제는 이런 기회에 금전이나 경제적 이익을 매개로 권력과 재력이 결합하는 데 있습니다. 검찰은 대규모 수사 인력·긴 수사기간과 재판기간에서 아직 이에 대한 직접 증거나 충분한 간접증거 내지 정황도 제시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검찰이 국가형벌권 행사라는 본래의 목적이 아니라 정경유착 단죄라는 감성에 이끌려 특검을 출범시킨 사회·정치적 목적에 영합해 뇌물죄를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6) 이 사건 승마지원 계획은 승마계의 문제 인물인 P씨가 기획·추진한 것입니다. P씨는 2015. 3. 삼성 박상진 사장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이 되자 심복 김종찬 승마협회 전무를 통해 박상진에게 접근하여, 승마발전계획, 아시아승마협회 회장선거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자신이 돕겠다고 했습니다. 특검은 피고인이 승마협회 회장 회장사를 한화에서 삼성전자로 교체했다고 하나, 피고인은 승마협회 운영에는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P씨는 항간의 풍설에 지나지 않는 정윤회, 피고인에 대한 비선실세 소문을 받아들이고, 피고인에게 접근 하였습니다. 박상진이 P씨에게 승마발전계획을 세워보라고 하자 P씨는 자신이 수립한 계획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자격이 있는 정유라도 승마해외훈련지원 대상자에 들 수 있다고 보고, 피고인에게 삼성에서 승마선수지원계획이 있고, 그 계획을 세울 때 정유라도 당연히 자격이 된다고 하면서 피고인을 끌어 들였습니다. 해외전지훈련용역을 맡을 현지법인 설립도 P씨의 제안에 의한 것입니다. P씨와 피고인은 상하관계가 아니며, 독일에서 용역계약 체결시 이를 집행하는 사업의 동업자였습니다. P씨는 삼성전자로부터 매월 1,250만원을 받는 별도 용역계약까지 맺고 사전정비 작업까지 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P씨는 승마협회 전무를 통해 삼성측의 승마지원 움직임에 대해 사전에 정보를 알고서 미리 행보를 정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삼성측에서 승마지원에 적극 나서도록 박상진에게 피고인 최서원을 비선실세인 양 설명하고 그리고 자신이 피고인의 대리인이자 정유라의 보호자인 양 행동했습니다. 미전실 최지성, 장충기 등 간부들은 박상진으로부터 P씨의 피고인에 대한 설명을 전해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P씨의 호가호위와 박상진의 미전실 전문보고가 얼마나 과장·확대 되었는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P씨는 피고인이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고 스스로 증언했습니다. P씨는 맨퓨터라고 불려질 정도였고, 공소장 기재의 승마협회 살생부도 그가 주도적으로 작성에 관여했으며, 문체부 진재수 과장을 접촉한 것도 P씨입니다. P씨는 2015. 8. 26. 용역계약체결 후 3개월여 만에 피고인과 무단결별하고 자신이 체결한 계약을 파탄내기 위해 삼성측에 피고인의 배제를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이후 삼성측은 P씨의 조언에 따라 이건 용역계약을 해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정이 이와 같으며, P씨도 결코 피고인 최서원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며 그렇게 한 사실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검찰이 승마지원계획을 피고인의 작품으로 구성하려 했으며, 이것은 앞뒤, 전후가 전도된 분석과 판단이었습니다. 이건 승마지원 사안은 P씨와 삼성전자 박상진(대한승마협회 회장)간의 계약이었고, 박상진은 P씨에 의해 철저히 농락당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 전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독일 코어스포츠간의 용역계약체결과 그 이행 그리고 계약해지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피고인도 대통령에게 이런 부탁을 한 사실 없습니다. 피고인은 삼성측 사람들을 알지 못하였고, 승마훈련 용역계약에 있는 승마관련 기술적 용어조차 알지 못하며 말 구입은 전적으로 P씨의 몫이며 커미션도 그에게 돌아갑니다. 이건 승마지원 관련 사건은 P씨의 기획에 의해 그가 행한 일이고 삼성전자의 박상진, 피고인 등은 그에게 이용당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 만큼 이건 사안을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간의 뇌물사건으로 몰아간 것은 명백히 잘못된 숨은 목적이 작용했다고 하겠습니다. 특검의 논리라면 P씨는 이건 삼성승마지원 뇌물공소범죄의 주요한 공동 정범입니다. P씨 조차 이건은 뇌물사건은 아니라고 변소하였습니다. Ⅳ. 법리적 쟁점 몇 가지 본 변호인은 1년여간 피고인에 대한 6건 농단의혹 사건의 수사·재판·탄핵재판·국정조사 등에 참여하며 많은 법리적 문제점을 제기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3가지 사항에 대해서 재차 문제제기를 하고자 합니다. 1. 헌법 제84조의 해석 문제입니다. △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이 규정의 제목은 「형사상 특권」입니다. △ 입법취지는 대통령에 대하여 그가 재임 중에는 나라 자체를 결정적으로 위험에 빠뜨리는 범죄행위를 하지 않는 한 문제 삼지 않겠다는 데 있습니다. 내란, 외환의 죄가 아니면 정치적 해법을 찾으라는 헌법적 명령입니다. △ 그리고 불소추한다는 취지는, 의당 그 효력범위에 수사가 포함된다고 해석하여야 합니다. 수사 없는 소추행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추정지일 때에는 수사행위도 정지되어야 합니다. △ 만약, 수사 따로 소추 따로 라면, 우리가 통열히 체험하듯이 검찰권을 장악한 쪽에서 수사라는 명목으로 대통령을 소환하고, 청와대를 압수수색하고 각종 기밀문서들을 빼내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파탄지경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불소추 특권 규정을 사문화 시킬게 분명합니다. 즉 수사와 탄핵을 동시 진행하면, 이 규정은 유명무실해집니다. 헌법규정은, 대통령 재임 중일 때에는 그가 내란·외환죄를 범한 경우가 아니라면 국정을 원만하게 수행하도록 하는 쪽이 수사에 착수하여 국정에 혼선을 가져오게 하는 쪽 보다 비교형량상 국가에 이익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 재임 중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지상목표로 행해진 수사행위는 모두 위헌적 수사라고 봐야합니다. 2. 특검 법률의 위헌성을 다시 문제 제기합니다. △ 박영수 특검의 위헌성에 대해서는 헌재에서 심판 중에 있습니다. 의회를 장악한 정당이 민주주의·법치주의에 어긋나는 정권 이익 법률을 만들어 내어도 사법부가 이를 견제하지 않으면 이른바 입법독재, 법제독재의 위험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 박영수 특검은 그 활동에 있어서도 위법성이 많았습니다. 박영수 특검은 이 사건 수사를 윤석열 팀장 이하 20명의 파견검사에게 일괄 하도급 방식으로 위임했습니다. 공소유지도 모두 파견검사가 수행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특별검사는 오늘도 법정에서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특검의 수사와 공소유지 방식은 그 전체가 위법성 흠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3. 구속수사·구속재판 관행 △ 피고인 최서원은 3차례 구속영장이 발부되었고, 1년이상 구속된 채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도 6개월 구속기간이 지나자 다시 별건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들은 이에 항의하고 일괄 사임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 이 사건 같이 방대하고 논란 투성이 이며, 입장에 따라 유·무죄가 갈리는데, 꼭 구속해서 재판을 해야 하는지 다시 살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 이 사건 관련 피고인 등 대부분은 도주 염려 없고, 증거는 너무 많아 인멸할 여지가 없습니다. 구속이유가 있다면 당시 여론의 지탄 대상이라는 것 외엔 없습니다. 재판의 장기지연에는 검찰측이 자신들이 작성한 진술조서를 맹종하는 자백위주 증거수집 구태가 중요한 원인이었습니다. △ 이제는 구속수사·구속재판 위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Ⅴ. 재판부에 드리는 호소 1. 피고인의 입장 피고인은 2016. 10. 30. 자진하여 독일에서 입국했습니다. 자신에게 죄가 있다면 달게 받겠다는 각오를 했습니다. 끈질기고 엄중한 신문을 받으며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에서 진술을 했습니다. 이유여하를 떠나 박 전 대통령과 여러 국민들께 사죄하고 있습니다. 2. 본 변호인은, △ 피고인에 대한 수사·재판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피고인이 얻은 이익이 무엇인지 따져봤습니다. ① KD코퍼레이션을 정호성에게 소개하고 샤넬백 1개 받은 것 ② 독일 현지 법인 코어스포츠가 용역대금으로 36억 받은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 두 가지가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면 당연히 처벌 받아야 할 것입니다. △ 그러나 피고인이 양 재단 설립을 주도하고 장악했다거나 박 전 대통령을 조종해 삼성, 롯데, SK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3. 재판부에 호소를 합니다. (1) 이 국정농단 의혹 사건은 한 시대의 의혹광풍이 만들어 낸 사안이고 장기간의 다종다양한 의혹제기와 확대(1조 이상 해외 재산은닉 등) 재생산으로 어느 누구도 의혹 분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사안이 「기획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이 사건의 본질은,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설립을 둘러싼 문제입니다. 그런데 특검에 넘어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겨냥해 뇌물사건으로 변질되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특검이나 특수본2기는 경영현안·단독면담 등을 모두 범죄수법으로 왜곡했습니다. 피고인은 3대기업의 경영현안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데 공모자로 만들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나 피고인이 양 재단, 사단으로부터 이익을 취한 바 없는데 뇌물죄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3) 증거재판주의, 의심스러운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무죄추정의 원칙, 헌법상의 인권규정들이 이 재판에서 등대빛이 되기를 호소합니다. 재판장님의 그간의 국가에 대한 헌신, 겸허한 재판진행, 철저한 증거조사 그리고 인내심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합니다.
  • 이혜훈 “김상조만한 공정위원장 있을지…국회의원부터 걱정해야”

    이혜훈 “김상조만한 공정위원장 있을지…국회의원부터 걱정해야”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은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해 “언론을 통해 공정위원장으로 이만한 사람 구하기 어렵지 않느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이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의혹이 제기됐지만 의혹을 다 따지면 공직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국회의원부터 걱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위장전입에 대해 국민들은 ‘너네 300명(국회의원) 다 조사하겠다. 이정도(김 위원장 수준)가 걸리면 다 사퇴해야한다’고 그랬는데 일리가 있다”며 “비교형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이 아닌 이상 100% 흠결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그러나 그 사람의 역량과 자질을 종합해 평가해 보니 ‘공정위원장으로 직무수행을 하기에는 이 정도는 넘어가도 되지 않느냐’라고 평가하는 것은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바른정당의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은 “낡은 보수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진영정치에 매몰돼 대한민국보다 진영에 더 관심이 있다. 그래서 (당 대표가 된다면) 국익에 도움이 되면 과감하게 협조하고, 당 명운을 걸고 막아야 한다면 막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간통죄 폐지 후 배우자 부정행위…위자료 산정 기준은?

    간통죄 폐지 후 배우자 부정행위…위자료 산정 기준은?

    간통죄 폐지 이후 부정행위 배우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위자료)청구소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인한 위자료는 어느 정도로 산정될까. # 부산가정법원은 혼인기간 중 다른 여성과 이중으로 결혼생활을 한 남편 A씨에게 아내 B씨의 정신적 고통과 재산이 이미 소진된 사정을 들어 이례적으로 혼인파탄에 따른 위자료 1억원을 선고했다. A씨는 B씨 혼인신고를 마치고 미성년 자녀를 두었음에도 다른 여성 C씨를 만나 결혼식을 올리고 자녀까지 낳았다. 이후 B씨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A씨는 집을 나간 후 생활비도 지급하지 않고 오히려 B씨가 거주하던 아파트의 전세금을 대출 받아 사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혼인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이 A씨에게 있고 그 행위로 인하여 B씨가 받은 정신적 고통의 정도가 매우 심각하며 A씨 소유 재산도 소진돼 재산분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위자료 액수를 참작, 1억 원으로 정했다. 간통의 가벌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법원은 간통에 이르기까지 부부 갈등과 간통에 이르게 된 원인을 따져 비교형량을 한 후 위자료를 산정하고 있으며, 혼인기간이 얼마나 길었는지도 포함된다. 실제로 10년 미만 부부보다 10년 이상 결혼생활을 한 부부가 더 많은 위자료를 받는다. 법률사무소 유화의 이인수 변호사는 “현재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위자료 액수는 일원화되어 있지 않지만 산정 기준은 판례에 따라 이혼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정도, 혼인관계 파탄의 원인과 책임, 당사자의 재산상태 및 생활정도, 당사자의 연령, 직업 등 변론에 나타나는 모든 사정을 고려해서 액수를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자료 청구소송은 배우자 외에 상간자를 상대로 청구할 수도 있다. 또한,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대한 범위도 간통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못한 일체의 행위로서 그 범위를 넓게 보고 있다. 다른 이성과 함께 밤을 보내거나 연애편지나 문자를 주고 받는 행위, 은밀한 내용의 전화 통화 등의 언행들도 부정행위에 해당된다. 이인수 변호사는 “다만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입증하기 위해서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정도인지를 증명할만한 증거가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증거수집에 있어서 합법적인 증거자료 수집을 위해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조언에 따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 (11) 완충녹지 비교형량 없이 제안 거부 땐 위법

    도시계획에 관한 대법원 2010두5806판결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안을 간략하게 살피면, 도시계획시설의 일종인 완충녹지지역으로 지정된 토지의 소유자들이 그들의 토지에 대해 장기간 집행되지 아니한 도시계획시설(완충녹지)을 해제해 달라는 신청을 하였는데, 경기 고양시장이 이를 거부하였고, 그에 대하여 토지 소유자들이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도시계획은 강학상 행정계획에 속하고, 이를 규율하는 기본법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이 있다. 국토계획법은 광역도시계획, 도시기본계획, 도시관리계획으로 도시계획의 종류를 정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처분성이 인정되는 행정계획은 도시관리계획을 일컫는다. 도시관리계획은 용도지역·용도지구·용도구역·기반시설·도시개발사업·지구단위계획의 각 지정 및 변경에 관한 계획이라고 정의되어 있다(국토계획법 제2조 제4호). 이번 사안과 관련 있는 완충녹지지역은 기반시설에 관한 도시관리계획에 해당하고, 이는 도시계획시설로 규정하고 있다(국토계획법 제43조 제1항).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도시관리계획의 결정 절차를 보면, 입안권자는 특별시장·광역시장·시장 또는 군수 등이고, 주민은 입안자에게 도시관리계획 중 ▲기반시설의 설치·정비 또는 개량에 관한 사항 ▲지구단위계획의 지정 및 변경에 관한 사항의 입안을 제안할 수 있고, 시·도지사가 도시관리계획을 결정한다. 입안 제안은 법규상 신청권에 해당하므로, 그에 대한 거부는 처분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번 판결 역시 기반시설에 관한 주민의 입안 제안권이 인정되므로, 그에 대한 거부는 처분성을 긍정하였다. 도시계획에 대한 위법성 심사 기준은 일반 행정처분에 대한 것과 차이가 있다. 행정계획이란 전문적·기술적 판단을 기초로 하여 특정한 행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서로 관련되는 행정수단을 종합·조정함으로써 장래의 일정한 시점에서 일정한 질서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기준으로 설정된 것이다. 그러므로, 관계 법령에는 추상적인 행정목표와 절차만이 규정되어 있을 뿐 행정계획의 내용에 관해서는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행정주체는 구체적인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비교적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진다. 다만 행정주체가 가지는 이와 같은 형성의 자유는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라 그 행정계획에 관련되는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는 물론이고, 공익 상호 간과 사익 상호 간에도 정당하게 비교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다. 따라서 행정주체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이익형량을 전혀 행하지 않은 경우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그 행정계획결정은 형량에 하자가 있어 위법하게 된다(대법원 2010두21464 판결 등). 이번 사안의 경우 완충녹지지역으로 지정되었으나, 장기간 도시계획시설의 설치가 집행되지 않았고, 더 이상 완충녹지지역으로 유지해야 할 필요성도 인정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행정청은 공익상 필요성, 개인에 대한 재산권의 침해 등에 관해 정당한 비교 형량을 하지 않은 채 제안신청을 거부한 것으로, 위법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이 판결은 현재 전국에 걸쳐 있는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하여 미집행으로 보상 등이 이뤄지지 않고, 개인의 재산권만 침해하고 있을 뿐, 그 지정 또는 유지의 사유가 불분명한 경우 개인들의 권리구제를 위해 중요한 방향을 제시한 판결이라 할 것이다.
  • [발언대] 제주도지사 소환운동 명분 없다/송희성 수원대 교수

    [발언대] 제주도지사 소환운동 명분 없다/송희성 수원대 교수

    최근 신문을 보면 제주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문제를 놓고 찬반 논의가 분분하다. 해군기지 건설을 허용했다는 이유로 민선 도지사를 소환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지방자치 역시는 그리 길지 않다. 그럼에도 지방자치에서 ‘첨단’이라고 할 수 있는 ‘주민소환제’와 ‘주민투표제’를 실시하고 있다. 두 제도는 민주성과 주민참여를 보장하고, 임기만료 전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남용의 여지 등 단점도 많다. 이 제도가 시행된 후 처음 문제가 된 것은 경기 하남시장 소환운동이었다. 그러나 주민 소환투표 결과 투표율이 법정 요건인 33.3%보다 낮은 31.1%에 그쳤다. 당시 문제가 됐던 것은 일부 주민이 반대하는 공공시설 설치 사안이었다. 대다수가 공익상 필요하다고 판단해 주민소환 투표 결과 하남시장의 소환이 부결됐다. 해군기지 건설은 하남시장 소환문제와 다르다. 국가가 거시적 차원에서 비교형량(比較衡量) 끝에 정책적으로 결정한 것이지, 도지사의 정책 결정만으로 해군기지가 건설되는 게 아니다. 독직 사안도 아닌데, 도지사를 소환하는 것은 명분이 없고 제도의 남용이다. 물론 제주의 환경을 나쁘게 하는 면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것처럼 해군기지 및 크루즈항을 동시에 건설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민군 복합형 관광 미항(美港)을 비용이 더 들더라도 세계적인 명소로 건설해야 한다. 피해를 입는 인근 주민이 있다면 충분히 보상해야 한다. 단견이라 할지도 모르나 제주특별자치도가 항몽(抗蒙)유적지 못지않게 안보의 중요한 일익을 담당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없을까. 많은 군소 단체가 경쟁하듯 무슨 업적이라도 되는 듯이 도지사 소환을 주장하는 것은 삼갈 일이라고 본다. 다시 말하면 언론의 자유를 활용, 사안을 침소봉대해 여론을 호도하고 분열시키는 것은 다르다. 국가의 재량에 속하는 거시적 정책을 놓고 주민 의견의 분열을 초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송희성 수원대 교수
  • [시론] 피의자 얼굴공개와 형평의 저울추/ 성낙인 서울대 교수 헌법학·한국법학교수회장

    [시론] 피의자 얼굴공개와 형평의 저울추/ 성낙인 서울대 교수 헌법학·한국법학교수회장

    미국이나 유럽의 판례는 정식 명칭이 있다. 즉 X 대 Y라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X와 Y는 당해 사건의 원고와 피고를 지칭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공식적인 판례 이름이 없다. 사건당사자를 명시적으로 밝히는 것 자체가 개인의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구체적 사안을 놓고 다투는 일반 법원의 재판도 아니고 헌법적 쟁점을 판단하는 헌법재판소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결정문에서 사건당사자의 실명을 그대로 공개했다. 그런데 개인정보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실명을 지워버렸다. 외국과 우리의 권리에 대한 관념과 인식의 차이가 드러난다.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인권은 소중하다. 자연법적 권리인 인간의 존엄성에 기초한 인격권은 더욱 소중하다. 인격권의 내용으로서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는 본질적 표지인 초상권은 다른 기본권보다 강하게 보호돼야 한다.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바다에 얼굴이 한번 오르고 나면 더 이상 지울 방법이 없다. 까닭에 얼굴 공개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다. 헌법재판소의 청소년성범죄자에 대한 신원공개 결정에서 팽팽한 찬반 양론이 제기된 것도 인격권과 사생활보호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한편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는 민주적이고 투명한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생명선이다. 언론보도를 통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에 언론보도가 타인을 해하지 않는 한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 공적 관심사의 공익을 위한 보도가 통제돼야 할 정도로 중대한 사익을 침해하는가의 여부는 형평의 저울질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권리 주체가 각기 자신의 기본권을 주장할 경우에 어느 쪽을 더 보호할 것이냐를 놓고 기본권의 충돌 문제가 발생한다. 인격권(사생활)과 언론보도의 자유(알 권리) 모두 중요한 권리이기 때문에 어느 쪽을 더 강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명제는 성립될 수 없다.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 양쪽의 법익을 비교형량하여 어느 쪽을 더 보호해줄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최근에 다수의 언론은 연쇄살인 피의자의 인격권보다는 국민의 알 권리가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강호순씨의 얼굴을 공개했다. 피의자가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을 뿐 아니라 증거도 명백히 제시됐기 때문에 헌법상 보장된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물론 사진의 공개가 단순한 호기심의 발로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흉악범은 반드시 밝혀지고 다시는 이 땅에 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경각시키는 효과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극악무도한 범인의 초상은 더 이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비밀스러운 존재가 아니다. 외국에서는 일반화돼 있는 반사회적·반인륜적 범죄혐의자의 얼굴 공개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이토록 논쟁적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 다만 얼굴 공개는 예외적인 경우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얼굴 공개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우리 사회의 저변에 흐르고 있는 건전한 상식에 기초하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가칭 ‘흉악범 얼굴 공개에 관한 법률’은 필요가 없다. 원칙이 비공개이고 예외가 공개인데, 예외를 위한 법률은 또 다른 예외를 재생산할 뿐이다. 억지로 법의 잣대를 설정한다는 것 자체가 자칫 현실적 운용에서의 경직성을 유발시킬 우려가 있다. 성낙인 서울대 교수 헌법학·한국법학교수회장
  • [자문위원 칼럼] ‘인격권’ 강화에 대비해야/이재진 한양대 신방과 교수

    법무부는 민법 개정안 총칙에 인격권 조항을 신설할 것이라고 밝혔다〈서울신문 6월 5일자 7면 보도〉.인격권이라는 용어가 우리 사법체제에서 널리 이용되기는 했지만 법규정에 명문으로 들어가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법 개정안 제1조2(인간의 존엄과 자율)는 제1항에 ‘사람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바탕으로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를 좇아 법률관계를 형성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 ‘사람의 인격권은 보호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그동안은 판례를 통해 인격권이 인정되어 온 반면 민법 개정안이 확정되면 개인의 기본적인 권리로 프라이버시권,명예권,초상권이 인정을 받게 된다.즉,이는 인격권이 민법상 신체,생명,재산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가진 것으로 인식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법무부의 조치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온 요구에 상응하는 것이기도 하다.앞으로 남은 것은 인격권 보호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어떠한 판례들을 내놓는가 하는 것이다.즉,추상적인 권리를 법률로서의 개념으로 명확히 함으로써 인격권 보호를 둘러싼 기본권간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게 되었다.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민법 개정으로 인하여 프라이버시권이나 초상권 등의 침해에 따르는 소송이 증가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소송의 증가와 가장 관련이 깊은 것은 역시 언론이 될 것이다.즉,언론은 현재 명예훼손 소송과 아울러 여타 인격권 관련 소송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대처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소송이 증가하게 되면 소송을 치르기 위한 비용과 노력이 요구되며 비록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언론에 주어지는 위축효과(chilling effect) 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주 서울신문의 지면에서는 이와 관련된 사례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굳이 예를 들자면 6월4일자 11면의 ‘노출의 계절’이라는 제목과 함께 3명의 여성을 찍은 사진의 경우 당사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법적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언론의 보도를 정확하게 하고 공익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다.현행 명예훼손죄의 경우에는 위법성조각 사유로 진실과 공익성을 규정하고 있다.즉,내용이 진실하고 공익적인 것이라면 명예훼손의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그러나 프라이버시권이나 초상권의 경우 진실성 여부와 상관없이침해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송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즉,내용이 진실하다고 하더라도 그 기사가 개인의 사생활을 함부로 들추어낸다든지 초상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거나 기사의 내용과 다른 방향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문제된다.또 언론의 성격상 모든 취재원이나 보도대상의 동의를 얻기도 힘들다는 문제가 있다.사생활이나 이미지가 대중의 관심이 되는 연예인들과 관련한 기사의 경우에는 이와 관련된 다툼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격권 보호를 강화하고 그 보호의 범주를 넓혀가는 것은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지속적인 목표이며 일반적 경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이는 인권보호라는 입장에서 볼 때도 합목적적이라고 하겠다.여기에는 언론도 예외는 아니어서 보도에 있어 인격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그러나 인격권 보호를 위하여 다른 기본권,예를 들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적절한 비교형량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오히려 이들 기본권들이 서로 제고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를 더 많이 논의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재진 한양대 신방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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