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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상품 아닌 인간” 분신으로 항거한 아프간 여성

    “나는 상품 아닌 인간” 분신으로 항거한 아프간 여성

    “저는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 아닌 인간입니다. 제 존재는 폭행 또는 굴욕을 당할 도구가 아닙니다.” 아프가니스탄의 20살 여성 아비다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서부 고르주 타이와라 지구의 다르자브 닐리 마을에 있는 자택에서 자기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이며 이렇게 외쳤다. 미국의 아프간 여성인권단체인 ‘여성의 자유를 향한 운동’은 1일 성명을 통해 아비다가 분신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아프간을 통치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이 종교와 샤리아를 가장해 인간성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여성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마저 박탈했다고 비난했다. 안전 문제로 익명을 요구한 아비다의 한 친척은 지난달 30일 미국의 아프간 매체 아무TV 등과 인터뷰에서 타이와라 지구 책임자인 탈레반 지휘관 하지 모하마드 라흐마니가 수년 전부터 자기 동생 모하마드 아짐과 아비다를 강제로 결혼시키기 위해 아비다뿐 아니라 그 가족을 압박해왔다고 밝혔다. 이 친척은 탈레반 무장 대원들이 먼저 아비다의 아버지인 모하마드 알람과 아비다의 두 형제를 인근 모스크(이슬람 사원)로 끌고 가 구타했다면서 나머지 대원 약 20명이 아비다의 집을 에워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녀는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그들이 자신을 찾아와 끌고 갈 것을 깨닫고 자기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질렀다”고 덧붙였다. 안타깝게도 아비다는 심각한 화상을 입어 결국 숨졌다. 지금까지 탈레반 당국은 이 사건과 관련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으며 결혼을 강요해온 라흐마니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아비다의 희생은 여러 언론뿐 아니라 소셜미디어에서도 광범위한 반응을 불렀다. 국제 인권단체와 인권 운동가 등 많은 사람은 국제사회에 아비다를 죽음으로 내몬 사람들에 대한 처벌과 함께 탈레반의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아프간 현지 인권단체인 아프가니스탄 인권옹호자위원회는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탈레반 치하의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사건으로 탈레반 대원들의 권력 남용이 만연해 있음도 드러났다면서 특히 탈레반 대원들은 시골 지역에서 강제 결혼을 일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탈레반이 재집권한 뒤 율법을 내세워 여성의 교육을 금지하고 취업과 고용을 제한하는 등 조처를 했다. 국제사회는 여성 인권 침해 등을 이유로 탈레반 정부를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 “나는 상품 아닌 인간” 강제결혼 내몰린 아프간 여성, 분신사망

    “나는 상품 아닌 인간” 강제결혼 내몰린 아프간 여성, 분신사망

    “저는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 아닌 인간입니다. 제 존재는 폭행 또는 굴욕을 당할 도구가 아닙니다.” 아프가니스탄의 20살 여성 아비다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서부 고르주 타이와라 지구의 다르자브 닐리 마을에 있는 자택에서 자기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이며 이렇게 외쳤다. 미국의 아프간 여성인권단체인 ‘여성의 자유를 향한 운동’은 1일 성명을 통해 아비다가 분신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아프간을 통치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이 종교와 샤리아를 가장해 인간성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여성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마저 박탈했다고 비난했다. 안전 문제로 익명을 요구한 아비다의 한 친척은 지난달 30일 미국의 아프간 매체 아무TV 등과 인터뷰에서 타이와라 지구 책임자인 탈레반 지휘관 하지 모하마드 라흐마니가 수년 전부터 자기 동생 모하마드 아짐과 아비다를 강제로 결혼시키기 위해 아비다뿐 아니라 그 가족을 압박해왔다고 밝혔다. 이 친척은 탈레반 무장 대원들이 먼저 아비다의 아버지인 모하마드 알람과 아비다의 두 형제를 인근 모스크(이슬람 사원)로 끌고 가 구타했다면서 나머지 대원 약 20명이 아비다의 집을 에워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녀는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그들이 자신을 찾아와 끌고 갈 것을 깨닫고 자기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질렀다”고 덧붙였다. 안타깝게도 아비다는 심각한 화상을 입어 결국 숨졌다. 지금까지 탈레반 당국은 이 사건과 관련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으며 결혼을 강요해온 라흐마니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아비다의 희생은 여러 언론뿐 아니라 소셜미디어에서도 광범위한 반응을 불렀다. 국제 인권단체와 인권 운동가 등 많은 사람은 국제사회에 아비다를 죽음으로 내몬 사람들에 대한 처벌과 함께 탈레반의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아프간 현지 인권단체인 아프가니스탄 인권옹호자위원회는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탈레반 치하의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사건으로 탈레반 대원들의 권력 남용이 만연해 있음도 드러났다면서 특히 탈레반 대원들은 시골 지역에서 강제 결혼을 일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탈레반이 재집권한 뒤 율법을 내세워 여성의 교육을 금지하고 취업과 고용을 제한하는 등 조처를 했다. 국제사회는 여성 인권 침해 등을 이유로 탈레반 정부를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 尹탄핵 선고 앞두고…살인 예고 글 올린 유튜버, 헌재 주변서 활동 중

    尹탄핵 선고 앞두고…살인 예고 글 올린 유튜버, 헌재 주변서 활동 중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한 유튜버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불특정인들을 겨냥한 살인 예고 글을 올려 경찰에 신고됐으나 헌재 앞에서 계속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서울 서부경찰서 등에는 문 대행과 불특정인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에 대한 신고가 접수됐다. 글쓴이는 유튜버인 40대 남성 A씨로, 그의 유튜브 채널 정보란에는 “윤석열 대통령님의 직무 복귀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겠다”며 “우리 윤카(윤 대통령)께서 직무 복귀하시면 제 역할은 끝난다”고 적혀 있다. 이어 “만약 그게 안 될 시에는 몇몇 죽이고, 분신자살하겠다”며 “계획은 저 혼자 짜고, 저 혼자 움직인다”는 내용도 덧붙여 있다. 지난 13일에는 “문행배(문 대행)가 이상한 짓을 할 때, 변장 등을 하고 잔인하게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글이 캡처돼 확산했다. A씨는 이날 오전에도 헌재 정문 앞에서 경찰이 쳐놓은 바리케이드 앞을 오가며 라이브 방송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헌재 앞에서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파손한 혐의(공용물건손상 등)로 지난달 23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 ‘보호관찰 업무 불만, 분신자살 시도’…천안준법지원센터 불 지른 50대 징역 10년 선고

    ‘보호관찰 업무 불만, 분신자살 시도’…천안준법지원센터 불 지른 50대 징역 10년 선고

    보호관찰 업무에 불만을 품고 분신자살을 시도해 충남 천안준법지원센터에 불을 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에게 징역 10년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17일 현존 건조물 방화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 된 A씨(51)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30일 오전 9시 57분쯤 천안 서북구 성정동 천안준법지원센터 3층에 불을 지른 혐의(현존 건조물 방화치상 등)를 받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천안준법지원센터 보호관찰 대상이 된 A씨는 센터 변경을 요청했지만, 허가 절차 등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천안준법지원센터 3층 전자감독 사무실에서 자기 몸에 미리 준비한 인화성 물질을 뿌린 뒤 불을 붙였다. 불이 나 가방을 벗어 던지면서 A씨는 물론 부탄가스가 폭발해 공무원 15명과 민원인 등 18명이 피해를 입었고, 3억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재판부는 “이전에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범행을 저질러 오랜 수감 생활한 적이 있는 피고인은 성행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분노의 대상과 범행 수법이 대범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국가의 정당한 법 집행을 위협하는 범죄에 대해서 엄중히 대처할 필요가 있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분신자살 시도’…천안준법지원센터 불 지른 50대 징역 15년 구형

    ‘분신자살 시도’…천안준법지원센터 불 지른 50대 징역 15년 구형

    검찰 “많은 피해자 양산,업무 마비”변호인 “상해 등 의도 없어” 선처 요청 보호관찰 업무에 불만을 품고 분신자살을 시도해 충남 천안준법지원센터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6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에서 열린 A씨(51)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근거 없는 불만으로 사무실에 불을 질러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보호관찰소 업무를 마비시킨 피고인에게 엄벌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30일 오전 9시 57분쯤 천안 서북구 성정동 천안준법지원센터 3층에 불을 지른 혐의(현존 건조물 방화치상 등)로 구속기소 됐다. 지난해 3월부터 천안준법지원센터 보호관찰 대상이 된 A씨는 센터 변경을 요청했지만, 허가 절차 등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천안준법지원센터 3층 전자감독 사무실에서 자기 몸에 미리 준비한 인화성 물질을 뿌린 뒤 불을 붙였다. A씨는 물론 근무하던 공무원 15명과 민원인 등 18명이 피해를 입었고, 3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A씨 변호인은 “피해자를 살해 또는 상해할 의도가 없었다. 단지 자신의 억울함을 보여주기 위해 분신자살을 시도했다”며 선처를 요청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2월 17일 열릴 예정이다.
  • 민주화·노동운동 헌신… 영원한 재야, 꿈 안고 떠나다

    민주화·노동운동 헌신… 영원한 재야, 꿈 안고 떠나다

    전태일 분신 계기로 노동운동 시작9년 수감… 12년간 수배 생활 ‘고초’ 최근까지 국회의원 특권 폐지 앞장 尹 “우리 시대를 지킨 진정한 귀감”정부, 국민훈장 추서… 정치권 애도 ‘영원한 재야’로 불리며 최근까지 국회의원 특권 폐지에 앞장섰던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이 암 투병 끝에 22일 별세했다. 79세. 유족은 장 원장이 이날 새벽 경기 고양시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장 원장은 지난 7월 페이스북에 “담낭암 말기로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돼 치료가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며 “당혹스럽긴 했지만 살 만큼 살았고, 할 만큼 했으며, 또 이룰 만큼 이루었으니 아무 미련 없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고 적었다. 1945년 12월 27일 경남 밀양 태생인 장 원장은 서울대 법대 학생회장 출신으로 전태일 열사의 분신자살을 계기로 재야 노동운동가로 활동했다. 1971년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을 시작으로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등으로 9년간 수감 생활을 했고, 12년간 수배 생활을 했다. 1970년 전 열사 죽음 후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와 함께 시신을 수습한 뒤 서울대 학생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이후 관련 자료를 수집해 ‘전태일 평전’을 출간하는 데 기여했다. 2009년 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냈다. 이런 경력에도 장 원장은 민주화운동 등에 따른 보상금을 받지 않았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 된 도리, 지식인의 도리”라고 했다. 장 원장은 1984년 10월 문익환 목사가 의장인 민주통일국민회의(국민회의) 창립에 동참했고, 이후 민중민주운동협의회(민민협)와의 통합을 이끌어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을 창립했다. 1989년 민중당 창당에 앞장서며 진보정당 운동을 시작해 개혁신당, 한국사회민주당, 녹색사민당, 새정치연대 등을 창당했다. 하지만 제도권 정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1992년부터 14·15·16·17·19·21대 총선과 2002년 재보궐선거 등 일곱 번 모두 낙선했다. 직전 21대 총선에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나섰지만 역시 고배를 마셨다. 장 원장은 최근 신문명정책연구원을 설립해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운동 등에 앞장섰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국회의원 특권은 180여 가지”라며 “국회의원 연봉(세비)은 1억 5500만원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또 국회의원 월급을 도시근로자 평균(378만원)인 400만원으로 깎자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장기표 선생은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으로 우리 시대를 지키신 진정한 귀감이셨다. 장 선생의 뜻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애도했다며 정혜전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정부는 장 원장에게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했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빈소를 찾아 전달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고인은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상징이었다”며 “국민의힘은 고인의 삶처럼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민생을 꼼꼼히 챙기겠다. 고인이 강조했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직 공식 논평을 낼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말년에 보수 측으로 전향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장례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장으로 치러진다. 장지는 경기 이천시 민주화운동기념공원이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은 26일. (02)2072-2091~3.
  • 대만, 여야 총통 후보 확정… 내년 대선 치열한 3파전

    대만, 여야 총통 후보 확정… 내년 대선 치열한 3파전

    내년 1월 13일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후보를 선출해 대진표를 확정했다. 절대 강자가 없는 3파전 구도로 전망된다. 차기 총통은 내년 5월 20일 차이잉원 총통을 이어 취임한다. 17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제1야당인 국민당은 허우유이 신베이시장을 후보로 내정했다.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 창업자인 궈타이밍 전 회장이 당내 경선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고배를 마셨다. 경찰 출신인 허우 시장은 경찰청장 격인 내정부 경정서장 때 내부 부정부패를 근절했지만, 대만 독립을 주장하던 언론인이 분신자살한 사건은 그의 ‘원죄’로 평가받는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됐고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대만의 정치 세력은 크게 세 개로 집권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과 중화민국을 세운 국민당 그리고 민진당을 탈당해 대만민중당을 만든 커원저 전 타이베이 시장 그룹이 있다. 앞서 민진당은 지난달 차기 총통 후보로 라이칭더 주석을 공식 지명했다. 라이 주석은 차이 총통과 호흡을 맞춰 2020년부터 대만 부총통으로 일해 왔다. 민중당도 커 주석을 총통 후보로 확정했다. 현재 대만에서는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후보 없이 3강이 ‘세 싸움’ 중이다. 지난 15일 중국 매체 차이신은 “라이 주석이 약 35%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허우 시장 30%, 커 전 시장 20%로 뒤를 잇고 있다”고 전했다.대만 야권에서는 집권 민진당에 맞서기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커 주석은 국민당과 민중당 간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이다. 최근 그는 “(양당은) 양립할 수 있는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며 “밀실정치에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두 당은 무엇보다 대중국 정책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국민당은 중국에 개방적이지만, 민중당은 중도적 접근법을 선호한다. 커 주석이 후보 단일화 요구를 일축하면서 선거는 3자 대결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 총통선거에서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간 경쟁구도에 따라 연말쯤 민심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 대만, 여야 모두 총통 후보 확정…내년 1월 대선 3파전 예고

    대만, 여야 모두 총통 후보 확정…내년 1월 대선 3파전 예고

    내년 1월 13일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후보를 선출해 대진표를 확정했다. 이번 선거는 절대 강자가 없는 3파전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차기 총통은 내년 5월 20일 차이잉원 총통을 이어 취임한다. 17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제1야당인 국민당은 허우유이 신베이 시장을 총통 후보로 내정했다.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 창업자인 궈타이밍 전 회장이 당내 경선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고배를 마셨다. 경찰 출신인 허우 시장은 총장 재직 시절 경찰 부정부패를 뿌리 뽑았지만, 대만 독립을 주장하던 언론인이 분신자살한 사건은 그의 ‘원죄’로 평가받는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신베이 시장에 당선됐고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대만의 정치 세력은 크게 세 개로 집권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과 중화민국을 세운 국민당, 그리고 민진당을 탈당해 대만민중당을 만든 커원저 전 타이베이 시장 그룹이 있다. 앞서 민진당은 지난달 차기 총통 후보로 라이칭더 주석을 공식 지명했다. 라이 주석은 차이 총통과 호흡을 맞춰 2020년부터 대만 부총통으로 일해왔다. 민중당도 이날 커 주석을 총통 후보로 확정했다.현재 대만에서는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후보 없이 3강이 ‘세 싸움’ 중이다. 지난 15일 중국 매체 차이신은 “라이 주석이 약 35%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허우 시장 30%, 커 전 시장 20%로 뒤를 잇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야권에서는 집권 민진당에 맞서기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커 전 시장은 국민당과 민중당 간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이다. 최근 그는 “(양당은) 양립할 수 있는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며 “밀실정치에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두 당은 무엇보다 대중국 정책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국민당은 중국에 개방적이지만, 민중당은 중도적 접근법을 선호한다. 커 전 시장이 후보 단일화 요구를 일축하면서 이번 총통선거는 3자 대결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 총통선거에서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간 경쟁구도에 따라 연말쯤 민심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 50대 가장 분신 부른 임금체불 시행사 대표 구속

    50대 가장 분신 부른 임금체불 시행사 대표 구속

    공사 대금 수십억원을 지급하지 않아 50대 가장의 분신 사건을 불러온 시행사 대표가 구속됐다. 전주지법은 25일 시행사 대표 A씨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전북 전주의 한 빌라 공사에 참여한 지역 중소업체 여러 곳에 30억원 상당의 공사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 업체들은 ‘빌라가 준공되면 담보 대출을 받아 대금을 주겠다’는 A씨 말을 믿고 공사에 참여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공사가 마무리됐는데도, A씨 등은 빌라 사업권을 다른 건설사로 넘기고 공사 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룬 것으로 드러났다. 빌라 공사장 폐기물 수거 대금 6000만원을 떼인 B(51)씨는 지난 1월 28일 몸에 인화물질을 끼얹고 불을 붙여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B씨는 사고 전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이미 유서도 다 써놨고 더는 살 수가 없다. 이렇게라도 해야 세상이 억울함을 알아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건과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건설업자의 공사비 미지급으로 인한 세 남매 아버지의 분신자살에 대한 억울함 호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3월 해당 건설업체 사무실과 임직원 차량 등을 압수수색하고 서류 등 증거물을 확보해 수사해왔다.
  • [금요칼럼] ‘모빌리티 혁신위’를 마치며/김보라미 변호사

    [금요칼럼] ‘모빌리티 혁신위’를 마치며/김보라미 변호사

    2018년 12월 10일에는 국회 앞에서, 2019년 1월 9일에는 광화문에서, 2019년 5월 15일에는 서울광장에서 차량공유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 운전기사들이 분신자살을 시도해 숨졌다. 분신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현실을 거부하고, 스스로 삶을 단념하게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혁신에서 소외된 자들이 비참함을 느끼는 것은 이미 산업혁명 과정에서 노동계급이 경험했듯 삶의 자긍심, 도덕적·정신적 기초를 빼앗겼기 때문 아니었을까. 한편 ‘타다’ 서비스는 이즈음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으로 환영받으며 올 2월 중순쯤 법원으로부터 합법적인 서비스라는 판단도 받았다. 하지만 위 법원 판결 직후 국회는 ‘타다 금지법’으로 알려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을 통과시켜 추가적인 허가 조건을 요구했다. 타다 서비스는 이 법의 통과에 반발하며 렌터카 기반의 호출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여객자동차법이 통과된 후 올해 5월부터 민간위원 9인으로 구성된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꾸렸고 이번 주초 모빌리티 혁신위원회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나도 이 위원회에 법률 전문가로 참여했는데, 위원회의 임무는 올 초 통과된 여객자동차법의 내용을 전제로 하위법령의 구체적인 방향을 논의하는 것이었다.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는 시대적 사명에 무게를 느낀 위원들의 치열한 숙의를 통해 자율적인 방법으로 운영됐다. 위원회 최종보고서 첫 페이지부터 모든 위원이 보고서 결정 내용에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로 위원회 구성 및 논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적시했고 여러 차례에 걸쳐 문구, 토씨 하나하나 숙의해 결정했다. 위원회는 무엇보다도 여객자동차법상 새롭게 도입된 ‘타입1’인 여객자동차플랫폼운송사업자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그도 그럴 것이 타입1은 허가 사업이라 각종 허가 기준이 법률에 하위 입법으로 위임돼 있었기 때문이다. 여객자동차법에서는 (1)허가 대수 관리를 포함한 허가 기준 (2)이를 위한 플랫폼운송사업심의위원회를 설치 (3)택시 감차, 택시 운수종사자의 근로 여건 개선 목적으로 기여금 납부 조건을 정하고 있다. 위원회의 보고서 발표 직후 위 법률이 정한 내용까지도 비판하는 의견이 다수 나왔는데, 여객자동차법의 해석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였다. 위원회는 최대한 이해 당사자들과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려고 노력했지만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다. 타입1의 경우 정책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들이 충분히 쌓이지 않아 토론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아쉬웠던 부분들은 3년 후 다시 재조정하도록 권고하거나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권고안을 정했는지를 적시해 다음번 정책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다음번 정책결정에 필요한 데이터 분석을 위한 조치들에 대해서도 보고서에 언급해 뒀다. 모빌리티 혁신위원회 활동은 오랜 시간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모빌리티 시장을 구성하는 다차원의 애로 사항과 고통을 더 많이 듣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었지만 혁신위원회 보고서가 발표되자 스타트업과 택시업계 양쪽으로부터 쓴 비판들이 들어왔다. 이러한 비판은 상당 부분 그간 정부가 내놓은 모빌리티 정책에 대한 신뢰 부족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따라서 정부는 위원회 권고안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판과 비난까지도 가까이해 정책에 대한 신뢰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누구라도 한 개인의 존엄한 삶에 피해가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정책을 펼쳐 나가야 혁신을 꿈꾸는 자들도, 혁신에서 소외된 자들도 더는 비참함을 경험하지 않을 것이다.
  • [신간] 다시, 광장-못다 부른 노래 1987-1997

    [신간] 다시, 광장-못다 부른 노래 1987-1997

    최강문 지음·빈빈책방“이 글은 5공화국, 군사독재가 기승을 부리던 날부터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 중 첫 부분이다.” 노래 부를 여유조차 없는 세상 속에서 꿋꿋히 자신의 길을 가는 인석, 감성적인 문학 소녀에서 전교조 해직교사로, 다시 재야단체 활동가로 탈바꿈해가는 혜정, 시골 출신의 법학도에서 검찰과 국정원을 거치며 권력을 좇는 용우 그리고 친구들. ‘다시, 광장’은 이 세 사람의 우정과 갈등, 연민과 반목 속에 면면히 흘러온 한국 현대사, 특히 6공화국의 나날들을 때로는 분노와 격정으로, 때로는 침잠과 반성으로 되돌아본다. 그렇게 뜨거운 피의 스무 살 청년들은 50대 중년이 되었고, 한국 사회는 수많은 변화를 겪으며 오늘날의 대한민국 틀을 마련했다. 사실과 허구의 콜라보 속에서 세상을 움직이고 바꾸며 다시 앞으로 이끌어가는 진정한 힘은 무엇인가를 작가는 소설의 형식을 빌려 말하고자 한다. 5공화국, 군사독재에서부터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30년의 세월을 다룬 소설 3부작 중 1부에 해당하는 이 책은 1987년부터 1997년까지의 첫 10년을 기록하고 있다, 1984년 대학에 입학한 인석과 혜정, 용우는 독서모임을 통해 자연스레 우리 사회의 모순을 자각해간다. 노래패 활동을 하면서 학생운동에 적극적이었던 인석과 달리, 혜정은 군인인 아버지와의 갈등 속에서 고뇌하고, 법대생인 용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과 거리를 두며 사법시험에 주력한다. 6월항쟁에 이은 대통령선거 도중 발생한 친구 현태가 크게 다치게 되고, 민주화에 대한 좌절을 겪은 인석은 공장 노동자의 길을 선택한다. 사법시험에 통과한 용우는 검사가 되어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을 둘러싼 검찰의 공작에 가담하고, 이후 국정원 파견 근무 기회까지 잡는다. 전교조 사태로 해직된 혜정은 재야단체에서 강기훈 사건에서의 무력함에 절망하고, 공장 활동으로 구속되었다가 풀려난 인석은 혜정과 다시 재회한다. 가수의 길을 가고자 하는 인석에게 그가 설 무대는 마땅치 않았고, 마침내 자그마한 카페를 열고서 노래를 다시 부르기 시작한다. 소설의 처음 부분에 나오는 1987년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학생, 시민 등 수많은 사람이 참여한 6·10민주항쟁으로 마침내 5공화국, 전두환 정권의 독재를 몰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사의 격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욱 심하게 소용돌이쳤다. 1984년 입학한 꿈 많은 대학 새내기들은, 캠퍼스의 낭만보다는 격동하는 시대의 물결과 맞닥뜨려야 했다. 건국대 사건, 박혜정·박종철·이한열 열사의 희생, 김기설 열사 분신자살과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 김기춘의 초원 복집 사건, 서강대 박홍 총장의 주사파 발언,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독자들도 등장인물과 함께 혼란한 시대의 흐름 속을 통과해 지나가게 된다. 주인공 ‘서인석’은 노래를 부르고 싶어하는 낭만주의자다. 세상은 그가 노래를 못 하도록 방해하지만, 대학 노래패 활동부터 그는 그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래한다. 노래패 단원에 어울리게 주로 시대의 모순이나 아픔을 담은 ‘민중가요’를 노래하는데, 작품 중간중간에 꽤 많은 노래가 소개된다. <친구>, <아침이슬>, <진주난봉가>, <오월의 노래>, <서울로 가는 길>, <농민가>, <임을 위한 행진곡>, <맹인 부부 가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늙은 투사의 노래>, <사계> 등 인석이 노래한 민중가요를 찾아 듣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군사정권이 숨기려던 5·18… “양심선언 아직 늦지 않았다”

    군사정권이 숨기려던 5·18… “양심선언 아직 늦지 않았다”

    국내 최초 5·18 광주민주화운동 영화‘칸트 씨의 발표회·황무지’에 내용추가김태영 감독 “공수부대원 이젠 나설 때” 국내 최초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영화로 다룬 김태영 감독의 새 버전 영화 ‘황무지 5월의 고해’가 오는 31일 오후 7시 여의도 국회대회의실에서 상영된다. 2일 김 감독 등에 따르면 1988년 12월 제작된 9분짜리 영화인 ‘황무지 5월의 고해’의 내용 일부를 추가해 모두 121분짜리 장편 영화로 재탄생했다. 이 영화는 서슬 퍼런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7년에 만든 ‘칸트 씨의 발표회’란 35분짜리 단편과 1988년의 장편 ‘황무지’ 줄거리를 섞어 만든 작품이다. 지난 7월 일부 내용을 추가해 새롭게 제작됐다. 10월 초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 BIFF에 초청됐으며 10월 28일 전국 영화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1987년 10월에 제작한 영화 ‘칸트 씨의 발표회’는 광주에서 시민군으로 참여한 누님은 계엄군에게 학살당하고, 고문 후유증으로 행불자가 된 청년 칸트를 그린 작품이다. 1988년 2월 한국단편영화 최초로 제38회 베를린영화제에 공식초청됐고 이탈리아 토리노영화제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칸트 씨의 발표회’의 연작인 ‘황무지‘는 9분짜리 초단편 영화로 1988년 12월 제작됐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최초 장편영화를 제작한 김 감독의 두 번째 5·18 관련 영화다. 광주진압군 공수부대원이 소녀를 학살한 양심의 가책을 느껴 탈영한 뒤, 망월동 묘지서 양심선언을 하고 분신자살하는 내용이 줄거리다. 전두환 정권 당시 1989년 2월 한국 보안사에 의해 상영불가 및 필름압수 조치를 당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는 광주민주화운동”이라면서 “전두환의 추악한 군사명령에 의해 광주진압군으로 투입됐던 3000여명 공수부대원 중 더 늦기 전에 1명이라도 양심선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5·18민주화운동 다룬 김태영 감독 새버전영화 ‘황무지 5월의 고해’

    5·18민주화운동 다룬 김태영 감독 새버전영화 ‘황무지 5월의 고해’

    국내 최초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김태영 감독의 새버전 영화 ‘황무지 5월의 고해’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상영된다. 30일 김태영 감독에 따르면 이 영화는 1987년 만든 ‘칸트 씨의 발표회’ 35분짜리 단편과 1988년의 장편 ‘황무지’를 연작으로 올해 7월 일부 내용을 추가해 새버전으로 제작됐다. 조선묵·서갑숙이 주인공역을 맡았으며 8월 31일 오후 7시 국회대회의실에서 상영된다. 10월 초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 BIFF에 초청됐으며, 10월 28일 전국 영화관에서 본격 상영될 예정이다. 5·18 광주를 다룬 최초 단편 ‘칸트 씨의 발표회’는 1987년 10월에 제작한 35분짜리 영화다. 광주시민군의 ‘의문사’를 다뤘다. 1988년 2월 한국단편영화 최초로 제38회 베를린영화제 공식초청됐고 이탈리아 토리노영화제 본선에 진출한 바 있다. 하와이국제영화제 공식 초청과 1995년 영국런던 한국영화주간 초청작이기도 하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벌어진 군사작전 ‘화려한 휴가’를 배경으로 만들었다. 수많은 시민들이 학살당했고 의문사와 행불자가 발생했다. 광주에서 시민군으로 참여했다가 누님은 계엄군에게 학살당하고, 고문 후유증으로 행불자가 된 청년 칸트를 그렸다. 87년 6월항쟁으로 전두환 정권이 유화정국으로 전환 중이던 7~10월 촬영을 했고, 1987년 12월 베를린에 보내졌다. 황석영씨가 1985년에 출판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읽고 충격을 받아 1985년 ‘관찰노트(22분·최민수 주연)를 제작했으나 필름을 분실해 2년 뒤 87년 ’칸트 씨의 발표회‘로 개작했다. 또 ‘황무지‘는 90분짜리 장편으로 1988년 12월 제작됐다. 5·18 광주 다룬 최초 장편영화 김태영 감독의 두 번째 5·18 영화이자 ’칸트‘의 연작이다. 광주진압군 공수부대원이 소녀를 학살한 양심의 가책을 느껴 탈영한 뒤, 망월동 묘지서 양심선언을 하고 분신자살하는 내용이 줄거리다. 전두환 정권 당시 1989년 2월 한국 보안사에 의해 상영불가 및 필름압수 조치를 당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비극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이다. 5·16 이후 군사독재정권이, 1980년 이 땅에서 특수부대인 공수특전단이 국민들에게 무자비한 총칼의 살육전을 전개했던 광주의 5월이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는 광주민주화운동”이라며, “5·16군사혁명 이후 군사독재정권이, 1980년에는 이땅에서 대한민국 공수특전단이 시민들에게 무자비한 총칼 살육전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당시 광주의 5월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살육했던 비극의 시기였다”면서 “전두환의 추악한 군사명령에 의해 광주진압군으로 투입됐던 3000여명 공수부대원 중 더 늦기 전에 1명이라도 양심선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냄새 혹은 느낌의 인간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냄새 혹은 느낌의 인간

    질 들뢰즈의 ‘프루스트와 기호들’이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사유라는 것은 고요하고 차분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유의 주체가 사유의 대상을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이런저런 판단과 기준을 적용하여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와 반대로 사유는 오히려 굉장히 우연적인 순간에 우연히 대상과 주체가 마주치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유는 느닷없이 대상과 마주쳐 시작되는 것인데, 물리적인 실제의 냄새든, 정신적인 냄새 즉 느낌이든, ‘냄새’는 역시 마주침으로 촉발되는 사유의 순간적 매개물이 틀림없다. 그 사람이 좋으면 그 사람의 방귀 냄새도 좋다는 말이 있다. 변혁운동, 사회운동, 혁명운동(혁명이라는 말은 이제 좀 우습다), 노동운동, 정당활동 등 모름지기 모든 무슨 무슨 운동이나 활동도 그 사람이 좋아져야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한다고 본다. 운동은 기어코 사람에 대한 사랑일 것이므로 더욱 그렇다. 사람 냄새가 나는 운동, ‘사람 좋은 사람’의 느낌이 나는 운동. 모든 사회적 운동은 앞으로 몇 천 년 동안도 그러할 것이다. 최루탄이 비오듯 쏟아지던 1991년 문익환 목사는 연세대학교 도서관에서 조용히 앉아 자신의 손바닥에 수지침만 놓고 계셨는데 ‘공안통치종식과 민주정부수립을 위한 범국민대책회의’라는 반정부 저항 단체를 온통 이끌어 가셨다. 스물 몇 어린 내가 보기에 참 멋진 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분신자살을 할 때였다. 나는 문익환 의장과 단 한마디도 상의하지 않았지만, 아니 감히 못했지만, 그가 뜻하는 바를 읽고 분신자살한 분들의 추도문을 썼다. 하루가 멀다하고 너무 많은 사람이 죽을 때마다 쓰는 추도문은 추도문이 아니라 환장할 것 같은 몸부림이었다. 무서웠다. 기자회견을 하면서도 나는 문익환 목사를 힐끔거렸는데 그는 그저 가만히 앉아 있었다. 어느 날 문익환 목사는 단상에 올라 크고 우렁찬 짐승 같은 소리로 죽은 이들을 불러냈다. 강경대 열사아~ 박승희 열사아~ 김영균 열사아~ 천세용 열사아~ 박창수 열사아~ 이정순 열사아~ 김기설 열사아~ 김철수 열사아~ 정상순 열사아~ 윤용하 열사아~ 김귀정 열사아~ 한 사람 두 사람, 죽은 자들을 부를 때마다 나는 조용히 울먹였다. 무서웠다. 문익환이라는 한 짐승의 뜨거운 심장이 폭발하는 광경을 보면서 그 입에서 터져나오는 지독한 사람의 냄새를 사랑하고 있었다. 약하지만 강한, 강하고도 서러운 인간의 냄새를 느끼고 있었다. 무서운 날들이 끝나고, 도망쳐, 군산항에서 배를 타고 개야도로 들어갈 때, 비릿한 바다 냄새를 맡으며 돌아오지 말자고 다짐할 때, 김 양식장에서 미친 놈처럼 실실 웃으며 일을 할 때, 사람이 좋으면 어디 가서도 살아낼 수 있겠지 하며 울 때 문익환 목사의 지독한 고요와 느닷없는 포효의 냄새를 떠올렸다. 사람 좋은 사람의, 인간의 냄새. 혁명이 뭔지 몰라도 인간의 냄새가 지독하게 터져나올 때 시작되는 것이 혁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혁명은 함부로 떠들 것 없이 조용히 뜨겁게 천천히 퍼지는 인간의 냄새, 사람 좋은 냄새라 여기며 젊은 날을 보냈다. 지난 시절 앞뒤 없는 내게 이런 시가 있었다. ‘냄새’ 미치도록 그리워하면 몸에서 그리운 것들의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술집 주인 여자가 “그래서 고양이한테서는 생선 냄새가 나는군요”라고 대꾸했다. 유추적 사고가 발달한 똑똑한 여자라고 칭찬해 주었다. 이야기를 듣던 옆 테이블 사내가 끼어들더니 자기 여자에게서는 바다 냄새가 난다고 했다. 바다를 무척 그리워하는 여자임이 틀림없으니 가까운 서해라도 함께 다녀오라고 말했다. 사내는 씩씩 웃으며 술을 두 손으로 따라 주고 갔다. 슬며시 내 손에 코를 대 보았다. 돈 냄새가 났다.
  • ‘일베’라며 테러당한 대한의사협회 “면마스크 권고 안해”

    ‘일베’라며 테러당한 대한의사협회 “면마스크 권고 안해”

    박근혜 석방 요구한 의협 회장, 진보 유튜버에 봉변대한의사협회(의협)는 12일 진보 성향 유튜브 방송 ‘서울의 소리’ 편집인들로부터 테러를 당했다며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의협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3시쯤 유튜브 방송 ‘서울의 소리’ 편집인 백모씨를 비롯한 3명이 대한의사협회 8층 회장실에 무단 침입해 최대집 회장에게 비방과 욕설, 고성을 지르며 이를 영상으로 촬영했다. 의협 측은 백씨 등의 언행을 제지하며 건물 내에서 퇴거할 것을 요청했으나 이날 오후 4시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던 7층 회의실에서도 최 회장에 대한 비방을 이어갔다. ‘서울의 소리’는 다음날 무단침입을 통해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의사협회 최대집 응징취재…“의사들까지 빨갱이로 몰아!”’란 제목으로 게시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대한의사협회 13만 회원은 코로나19라는 국가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백주대낮에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대한 테러행위가 발생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중범죄 행위”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서울의 소리 편집인 백씨와 신원불상자 2명의 범죄행위에 대해 건물침입죄 고소 및 손해배상 청구를 비롯하여 법적 조치를 하고, 유튜브 영상에 대해서는 법원에 영상 삭제 가처분 신청을 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서울의 소리’는 2009년 10월에 설립된 진보성향 인터넷 매체로서 대표 백씨가 보수성향의 인사를 찾아가 고성과 욕설을 하는 장면을 녹화하여 ‘응징취재’라는 제목으로 공개하고 있다. 백씨는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분신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마스크 재사용과 면마스크 권고 안해 한편 의협 코로나19 대책본부는 이날 마스크 사용 권고안을 발표했는데 손 씻기, 사회적 거리 두기와 함께 감염 전파 차단과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공식 권고했다. 특히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질병이 없는 건강한 일반인도 보건용 마스크 착용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보건용 마스크는 일반인은 KF80 사용으로 충분하며 KF94는 방어력은 더 높지만 장시간 착용이 어려워 효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또 보건용 마스크가 아닌 외과용(치과용) 마스크 역시 필터 기능이 있어 감염 예방과 전파 차단 효과가 있으나 면 마스크의 사용과 마스크 재사용은 권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책본부 전문위원회 염호기 위원장(인제의대 호흡기내과)은 “구로 콜센터에서의 집단 확진 사례에서 보듯이 인구가 밀집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비록 외국에서는 건강한 일반인에게 마스크가 불필요하다는 지침이 있지만 국내의 상황을 고려하여 지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유신 맞섰던 막걸리 총장’ 박홍 전 서강대 총장 선종

    ‘유신 맞섰던 막걸리 총장’ 박홍 전 서강대 총장 선종

    1970~80년대 대표적 진보 인사였다가 ‘주사파(主思派) 배후’ 발언 등으로 설화를 겪은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이 지난 9일 선종했다. 78세. 박 전 총장은 2017년 신장 투석을 받다 몸 상태가 악화해 서울아산병원을 찾았고, 당뇨 합병증으로 장기 치료를 받아 왔다. 최근 몸 상태가 더 나빠져 입원 치료를 받다 이날 오전 4시 40분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예수회 소속 신부인 그는 1970년대 박정희 유신정권에 맞섰던 진보인사로 꼽혔다. 전태일 열사 장례미사에 나섰다 학생들과 함께 연행됐고, 1982년에는 ‘반미(反美) 성명’에 이름을 올려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 서강대 총장 시절에는 학생들과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소통하는 소탈한 총장으로도 평가됐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에 등장한 학생·노동운동권인 주사파 배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1994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14개 대학 총장 오찬에서 “주사파가 (학원 내에) 깊이 침투해 있다”며 이런 주장을 했다. 박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파장이 커지자 “고백성사를 하러 온 학생들로부터 들었다”고 해명했다가 고백성사 누설 혐의로 고발당했다. 천주교 사제가 신도로부터 고발당하기는 이때가 처음이다. 앞서 박 전 총장은 1991년 김기설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사회부장이 분신자살한 이후 민주화를 요구하는 분신 정국이 이어지자 “우리 사회에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 설화로 논란을 겪은 탓에 1998년 서강대 재단 이사장에 내정됐으나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2002년에도 재단 이사장에 내정되며 학교가 한바탕 내분을 겪었으나 이듬해 학생들 반대 속에 이사장에 취임했다. 1941년 대구에서 태어난 박 전 총장은 1965년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예수회에 입회했다. 1970년 사제품을 받아 가톨릭 성직자가 됐다. 천주교 예수회 한국관구는 이날 낸 부고에서 “박홍 신부님을 우리 곁에서 떠나보내며, 오늘 선종하신 박홍 신부님이 주님 안에서 평화의 안식을 누리기를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라고 추모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층 30호다. 발인은 11일 오전 7시 30분 장례식장에서, 장례미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마포구 예수회센터 3층 성당에서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용인천주교묘지 내 예수회 묘역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주사파 발언’ 박홍 전 서강대 총장 선종

    ‘주사파 발언’ 박홍 전 서강대 총장 선종

    1994년 “주사파 배후는 北김정일” 주장 파문 1990년대 일부 학생운동 세력이었던 ‘주사파’(주체사상파)의 배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던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이 9일 선종했다. 78세. 박홍 전 총장은 2017년 신장 투석을 받아 몸 상태가 악화해 서울아산병원을 찾았고, 이곳에서 당뇨 합병증 판정을 받고서 치료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몸 상태가 악화해 입원 치료를 받다 이날 오전 4시 40분 세상을 뜬 것으로 전해졌다. 예수회 소속 신부인 그는 1989년부터 8년간 서강대 총장을 지내면서 여러 설화로 도마 위에 올랐다. 1994년 김일성 북한 주석이 사망한 뒤 조문단 파견을 둘러싸고 이념 논란이 커져가던 중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14개 대학 총장 오찬에서 박홍 전 총장은 “주사파가 (학원 내에) 깊이 침투해 있다”면서 학생 운동 세력의 최후 배후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지목했다. 그는 “주사파 뒤에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이 있고, 사노맹 뒤에 사로청이 있으며, 그 뒤에 김정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가 지목한 사노맹은 오히려 북한의 김일성 체제와 주체사상, 그리고 이를 추종하는 주사파를 극도로 멀리하던 운동권이었다. 1970~80년대 학생운동을 지지해 왔던 터라 시민 사회는 물론 학생운동권 내에서도 그의 발언은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처럼 근거가 불분명한 주장을 거듭하던 그는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고백성사를 하러 온 학생들로부터 들었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신도들로부터 고백성사 누설 혐의로 고발당했다. 천주교 사제가 신도로부터 고발당하는 일은 처음이었다. 앞서 1991년에도 박홍 전 총장은 김기설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이 분신자살한 이후 민주화를 요구하는 분신 정국이 이어지자 “우리 사회에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박홍 전 총장은 1998년 서강대 재단 이사장에 내정됐지만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2002년에도 재단 이사장에 내정되며 학교가 한바탕 내홍을 겪었으나 이듬해 학생들 반대 속에 이사장에 취임했다. 1965년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예수회에 입회한 박 전 총장은 1970년 사제 수품했다. 1970∼80년대 서강대 종교학과 강사와 교수를 지냈고,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서강대 총장을 지냈다. 2000∼2003년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 2003∼2008년 서강대 재단이사장으로 활동했다. 2003년에는 정부에서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박 전 총장의 빈소 조문은 오늘 정오 이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인은 11일, 장지는 용인천주교묘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란 여성들 드디어 축구장 입성

    이란 여성들 드디어 축구장 입성

    이란에서 축구장은 ‘금녀’의 공간이었다. 올해 3월 남장을 한채 축구장에 들어가려다 체포된 여성이 재판을 앞두고 분신자살을 한 사건이 일어난 후 국내외서 축구장에 여성출입을 금지하는 이란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이후 이란 당국이 여성들의 축구장 출입을 허용하면서 1981년 이후 처음으로 이란여성들이 축구장에 입장하게 되었다. 이란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캄보디아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이 열린 10일이 바로 그날이었다. 별도로 지정된 여성응원석에서는 여성응원단이 축제를 즐기듯 그들만의 응원을 했다. 경기는 여성응원단에 화답이라는 한 듯 14:0의 이란 대승으로 끝이 났다.
  • [문소영 칼럼] 열심히 일한 산업화·민주화 세대, 떠나라

    [문소영 칼럼] 열심히 일한 산업화·민주화 세대, 떠나라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2015년에 개봉된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가 컴컴한 영화관에 울려 퍼질 때 사람들은 와락 웃으며 박수도 살짝 쳤던 것 같다. 박봉의 형사가 마약흡입에 불법을 일삼는 재벌 2세와 맞붙어 내뱉는 이 발언은, 그래, 자본주의 시대에도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지! 이런 공감들을 확 일으켰다. 장삼이사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함께 뿌듯하게 느낀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인의 체면이 서는 듯한 일이 최근 늘고 있다. ‘불멸의 밴드’ 비틀스를 넘어섰다는 20대 청년으로 구성된 방탄소년단(BTS)이 벌인 런던 공연에서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한국어 떼창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자 축구선수단의 최고 성적이라는 20세 이하(U20)의 준우승과 ‘축구의 신’ 메시와 똑같은 나이인 18살에 골든볼을 안은 이강인 선수를 보면서 탄성했다. 어깨 부상을 극복하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괴물투수로 거듭난 류현진 선수도 감탄의 대상이다. 이런 멋진 10~30대가 앞으로 한국을 이끌겠구나 싶어 뿌듯하다.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출신인 봉준호 영화감독이 만든 ‘기생충’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는 ‘국뽕´이 철철 흐르게 되었다. 홍콩인 200만명이 참가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철폐 시위에서 어설픈 한국어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모습을 유튜브에서 보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아시아의 롤모델로서 진짜 잘해야 한다는 각오도 생겨난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0.4%로 역성장해 빛이 바랬지만, 올해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을 뜻하는 3050클럽에 7번째로 진입한 국가가 되었다. 한국보다 앞선 3050클럽은 미국과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6개국뿐이다.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는 이제 “우리가 돈이 없냐! 가오가 없냐!”로 바뀌어야 하는 수준이 되었다. 이런 한국은 지난 100여년 동안 수많은 한국인이 척박한 상황에서 뼈와 살을 갈아 넣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박정희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생애를 같이한 ‘산업화 세대’들의 피와 땀도 듬뿍 들어있다. 1970년 7월 개통한 경부고속도로 건설 중에 사망한 노동자 등은 공식적으로 77명이다. 10대 시다와 미싱사 등의 처우 개선을 요구한 전태일의 분신자살도 1970년이다. 그러나 이른바 ‘87체제’를 만든 ‘민주화 세대’는 할아버지 세대의 독립운동을 평가하면서도, 아버지 세대의 산업화를 평가절하했다. ‘아버지 세대가 시대의 과제를 제대로 처리했더라면, 아들 세대인 우리가 군부독재와 목숨 걸고 싸울 일이 없었을 텐데’라는 원망이 깔린 탓이었다. 이런 발칙한 생각은 어쩌면 신화의 시대부터 면면히 내려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를 제거하고 올림포스 최고의 신이 되었고, 또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는 자신의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한 뒤 우주의 지배자가 되었다. 앞 세대를 전복하는 것이 뒷세대의 권리이자 의무일 수도 있는 것이다. 마치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며 유유히 흐르는 것처럼. 제 잘난 맛에 살아온 386세대도 그러나 30대와 40대인 후배 세대들의 “제대로 해놓은 게 없다”는 원망과 반발에 직면하고서는 새삼 산업화 세대를 역지사지하게 된다. 항산항심(恒産恒心)이라는 말처럼, 아버지들의 시대적 과제는 산업화였고, 산업화를 위해 그 세대가 미뤄두었던 민주화의 과제는 386세대가 미흡하나마 수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주의의 심화와 일상화, 조국의 평화체제 구축 등은 후세대의 몫이라는 생각에도 도달하게 된다. 그리하여 산업화 세대도, 민주화 세대도 그 시대의 과제를 수행하느라 너무 많이 고생했으니, 이제 ‘우리 아니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을 떠나보내고, 현실 개입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뒷일은 비 온 뒤 죽순처럼 쑥쑥 자랐으나, 능력 발휘의 기회가 적은 후배 세대에게 맡겨도 된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더 잘 적응해 대책을 낼 세대이다. 그러니 386세대도 능력 있는 후배들에게 정치 경제 사회의 노른자위 자리를 내줄 태세를 갖춰야 하며, 하물며 산업화 세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애국애족도 독식해서는 안 된다. 광화문의 깃발시위대들도 아들 세대가 미덥지 못하다면, 손자 세대의 능력을 믿고 자중자애해야 한다. 때마침 총선도 다가온다. 30~40대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세대교체, 나쁘지 않다. symun@seoul.co.kr
  • 전태일 열사 생애 그린 애니메이션 ‘태일이’ 제작비 모금 1억원 넘어

    전태일 열사 생애 그린 애니메이션 ‘태일이’ 제작비 모금 1억원 넘어

    전태일 열사의 생애를 다룰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 제작비 모금액이 1억원을 넘었다. 전태일재단은 지난해 11월 ‘태일이’ 제작비 마련을 위해 시작한 범국민 1차 모금운동에 1만 7000여명이 참여, 목표액 1억원을 넘기고 약 1억 250만원을 모았다고 20일 밝혔다. 모금운동에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박용진 의원, 정의당 심상정·이정미·윤소하 의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단병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배우 문성근·문소리·염정아·진선규 등이 성원을 보탰다. 전태일재단과 영화제작사 명필름이 공동 제작하는 ‘태일이’는 전태일 50주기인 2020년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작진은 최근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배우 섭외와 캐릭터·배경 디자인 작업에 들어갔다. 1차 모금운동을 끝낸 전태일재단 측은 향후 소셜펀딩을 통해 2차 모금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좌를 통한 직접 모금도 계속해서 받는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비정규직 문제와 양극화, 청년 세대의 절망을 공감과 연대로 해결해야 한다는 갈망이 전태일에 대한 관심과 모금 참여로 이어진 것 같다”며 “참여해주신 분들의 바람대로 시대 정신을 상징하는 영화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영원한 노동자의 친구’, ‘대한민국 노동 운동의 아버지’로 불리는 전태일 열사는 1970년 11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외치며 22세의 나이로 분신자살하며 당시 노동자들의 근로 여건에 경종을 울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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