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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끝의 고백처럼 느리게… 신라의 봄밤을 거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손끝의 고백처럼 느리게… 신라의 봄밤을 거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작은 고분 ‘마총’ 찾아가는 길아득한 사랑의 시작이 떠올라오아르미술관 창문 너머 고분금관총 지나 봉황대까지 산책3월 대릉원의 밤은 목련 명소불같은 사랑의 계절 지나간 듯황남리고분군에선 평온하게어느 커다란 무덤 앞에서 당신이 내 손바닥을 펴더니 손끝을 세워 몇 개의 글자를 적어 보였다. 그러더니 다시 손바닥을 접어주었다. 나는 무엇이 적힌 줄도 모르면서 고개를 한참 끄덕였다. -‘그해 경주’(박준) 당신이 내 손바닥에 적은 건 사랑의 고백이었을까. 봄밤의 서정이었을까. 아니면 말로 할 수 없어 그려 나간 암호 같은 기호였을까. 그것이 무엇이든 손끝을 세워 점 하나를 찍는 순간 사랑은 시작되었을 것이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사는 이 도시에서, 커다란 무덤은 유구한 약속의 증표였으며 그 또한 하나의 점을 찍는 데서 출발했을 터이므로. ●사랑이 꽃피는 무덤가에서 제133호 고분 마총(馬塚)은 제일 작은 무덤이다. 경북 경주시에 가기 전, 지도 앱을 펼치고 손가락 끝으로 위치를 옮겨 다녔다. 노서동에서 노동동으로 황리단길을 건너 대릉원으로 가장 작은 고분을 찾으려 이름 없는 작은 원들을 살폈다. 점 하나라도 남기고 싶은 절박한 심정은 왜 꼭꼭 숨겨둔 사랑의 고백을 닮아 보이던지. 알고는 있다. 고분의 크기가 곧 권위다. 작은 무덤은 말석일 확률이 높다. 지도의 축척조차 표현하지 못한 너비가 있을 것이고, 그 터만 남아 한없이 초라해지기도 했을 것이다. 또 어떤 무덤은 이름조차 얻지 못한다. 고분에는 능(陵)이 있고, 총(塚)이 있고, 분(墳)이 있다. 능은 왕과 왕비의 무덤이다. 미추왕릉은 삼국유사에 그의 무덤이라 기록된 바다. 총은 유물이 있어 왕릉으로 추정하나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덤이다. 금관이 나와서 금관총이고 천마도가 나와서 천마총이라 부른다. 가치는 있으나 유물도 없고 주인도 모르는 큰 무덤은 분이다. 분의 근원을 알 수 있는 무언가가 나오면 총이 되고 능이 될 수도 있겠지. 그러니 실은 어느 것이 크고 어느 것이 작은 무덤인지 알 수 없다. 오늘은 그저 눈에 띈 가장 작은 것을 찾아 헤맬 따름이다. 왠지 그것이 ‘그해 경주’를 닮은 사랑의 깃대가 되어 줄 듯해서. 마총에 가려고 경주역에서 내려 버스를 탔다. 앞자리에는 젊은 연인이 앉았다. 버스는 황리단길까지 20분이 걸렸다. 그 짧은 동안에도 그들은 사소하게 다투고 서둘러 화해했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 남자는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사랑해.” 나는 왜 이토록 일상적인 사랑의 뒷자리에 앉아 있는가. 설레고 흔들리는 마음, 아무것도 모르면서 고개만 끄덕이게 하는 불안한 흔적들을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지난해 가을, 우연한 기회로 경주에서 박준 시인의 강연을 들었다. 그는 시를 느리고 모호하게 표현하는 문학이라 정의했다. 뜨거운 감정은 말로 전하기 힘들어, 뜨거운 채로 건네지면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에둘러 건네는 복잡한 마음은 부풀어 시가 된다. 그날 시인이 읽어준 시가 ‘그해 경주’였다. 시인의 육성을 들으며 문득 이 시가 생각나면 다시 경주를 찾아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내게도 아득한 어느 날 당신이 손끝을 세워 써준 몇 개의 글자가 있을 테고, 접었던 손바닥을 스스로 펴보면 암호 같던 그 말들을 뒤늦게나마 알아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작은 고분과 명소가 된 미술관 마총은 노서리고분군 가장자리에 간신히 걸쳐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지름 11~14m, 높이 3.4m인 이 작은 무덤은 ‘고분’이란 말조차 버거워 보인다. 처음 연 지도에는 이름조차 나오지 않는 작은 원이었다. 다른 지도에는 방문자 리뷰가 4건 있었는데 대체로 노서리고분군을 대신한 표시였다. 그나마 이름이 있고 안내판이 있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말뼈와 마구가 발견되어 붙은 마총은 얼마나 무심한 명명인가. 고분의 위용은 외려 이름 없는 134호 고분이 두드러진다. 남과 북의 두 기가 겹친 규모로 마총을 압도한다. 마총 곁에는 지난해 4월 1일 오아르미술관이 개관했다. 작은 고분 곁에 일어난 거짓말 같은 일. 오아르는 ‘오늘 만나는 아름다움’을 뜻한다. 유현준 건축가가 설계했다. 건축가의 명성 덕분인지 단숨에 경주의 명소로 떠올랐다. 고분과 접한 미술관 동쪽은 2층 전체가 거대한 창이다. 고분군의 풍경을 잔뜩 품어 안는다. 그래서 미술관을 소개하는 글에는 어김없이 ‘고분을 품은 미술관’ ‘왕릉 뷰’라는 수사가 따른다. 그때 고분과 왕릉에는 금관총과 봉황대 등 커다란 고분이 오르내린다. 마총은 미술관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슬며시 이름을 감춘다. 작은 봉분을 마주하려 미술관을 짓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문을 여는 건 고작 작은 열쇠 하나다. 미술관 1층은 카페와 전시장이 공존한다. 카페만 이용할 수도 있는데 다정한 시간을 원하는 연인들은 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 그들이 1층에서 바라보는 건 어김없이 마총이다. 거대 고분군을 배경으로 소담하게 솟은 마총은 아래쪽 석재가 높이의 절반을 차지한다. 기단처럼 보이지만 봉분 안의 널길이나 돌방의 일부일 것이다. 본래의 크기는 인근에 있는 쌍상총(지름 17m, 높이 5m) 정도로 추정한다. 그러니 카페에서 보이는 마총의 서남쪽은 훼손된 형체, 시간이 지나 부서지고 무뎌진 자취다. 그 자리에서 ‘그해 경주’는 마총으로 인해 달리 읽힌다. 당신이 내 손바닥에 적은 말들은 어쩌면 접어 쥔 손안에서 모래시계처럼 흘러내려 이별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해 경주’가 실린 산문집의 제목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난다)이다. 사랑이 지나간 후의 노래 같아서 책 속에는 ‘그해’로 남은 시가 유독 많다. ‘그해 인천’과 ‘그해 경주’가 첫 장을 열고 여수, 협재, 묵호, 행신, 삼척을 지나 ‘그해 연화리’라는 글로 닫힌다. 그해 경주에서, 시 속의 당신과 내가 나란히 앉아 바라보던 무덤은 혹여 마총 같은 자그마한 고분은 아니었을까. 다만 사랑했으므로 우리의 맹세는 그 무덤을 커다랗다고 믿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경주의 시간을 걷는 길 오아르미술관 2층에는 134호 고분의 정상부가 눈을 맞춘다. 마총은 보이지 않는다. 134호 고분은 하부가 절반쯤 사라진 높이로 주변의 고분과 부유한다. 창가로 한 걸음 다가가자 비로소 마총이 보인다. 한층 낮아진 고분 곁으로 손을 마주 쥔 연인들이 지난다. 그들에게는 이 모든 고분이 사랑의 배경이 될까. 마침 전시의 제목은 ‘잠시 더 행복하다’(2026년 3월 16일까지)다. 박서보, 야요이 쿠사마, 줄리안 오피 등의 작품을 본다. 시간을 겹겹으로 쌓아 그리는 박서보, 이우환과, 김문호 관장이 천진함에 반했다는 아야코 록카쿠가 세대를 넘나든다. 작품은 없지만 옥상은 잠시 더 행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소다. 계단식 전망대가 고분 위에 앉아 경주를 내려다보는 듯한 시점을 제공하는데, 봉분들은 파도처럼 넘실대고 능선 끝에서 기어이 경주 남산까지 가닿는다. 교촌마을의 한옥 또한 옹기종기하다. 천년 경주의 스펙트럼이 그 한 장면 안에 있다. 다시 부풀고 설레는 마음. 이런 황홀한 풍경을 같이 바라볼 때, 연인은 그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처음으로 손을 잡을지 모르겠다. 미술관을 나와서는 금관총을 지나 봉황대를 돌아본다. 그러고는 대릉원으로 옮겨간다. 오로지 고분만을 따라 걷는 산책이다. 지도 위에 무뚝뚝한 직선을 그으면 500~600m 남짓이지만 발끝을 세워 걸으니 누그러져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다. 이때만은 옛 무덤의 문을 두드리듯 능이나 총이라 이름 붙여진 고분의 사연을 물어도 좋겠다. 금관총은 봉분이 없다. 대신 돔을 덮어 유적 전시관으로 거듭났다. 신라의 고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그 대답이 금관총 안에 고스란하다. 지난해 APEC 2025 정상회의 기간,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금관 여섯 점을 한데 전시해 주목받았다. 금관총은 처음 신라의 금관을 발견한 고분이다. 주막 주인이 언 땅을 파헤친 게 계기다. 2013년에는 ‘이사지왕’(爾斯智王)이란 이름을 새긴 고리자루큰칼이 출토되며 한 번 더 세상을 놀라게 했다. 봉황대는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다. 마총과 반대로 경주에서 가장 큰 고분이다. 지금은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조선시대 문인들은 구릉인 줄 알고 올라 경주를 조망하는 시를 읊었다. 고목 아홉 그루가 사슴 뿔처럼 무덤을 장식한다. 보는 방향에 따라 조금씩 변화해 연인들은 자꾸만 무덤 주위를 맴돈다. ●봄밤 그리고 목련 대릉원은 봄밤의 다정한 산책에 적합하다. 노서리와 노동리고분군이 집들과 경계 없이 한데 어울린다면 미추왕릉, 천마총, 황남대총은 담장을 둘러 한층 은밀하다. 어둠에 묻힌 능은 서로의 능선이 엇갈리며 길을 만들고, 그 사이로 다정한 걸음을 낼 때 봄밤의 상큼한 기운을 물씬 풍긴다. 그 또한 밤의 무덤일 텐데 두렵지 않은 건 왜일까. 고분과 고분, 대나무숲과 연못 사이를 거닐 때는 도심마저 잊힌다. 손끝에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연인들은 3월 중순이 나을 수도 있겠다. 대릉원 황남대총 동쪽은 목련 한 그루가 유명하다. 박준 시인의 ‘그해 경주’를 사진으로 그려내면 이런 장면이 아닐까. 두 봉분 사이로 하얗게 핀 목련은 고분 위에 쓰인 연서인 듯 하다. 목련 앞에는 사진으로 추억하려는 이들이 늘 길게 늘어선다. 고분의 목련은 경주오릉도 뒤지지 않는다. 오릉은 ‘능’이니 그 이름의 주인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삼국사기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와 왕비 알영부인 그리고 후대 네 임금의 무덤이라 기록한다. 경주오릉 숭덕전 담장에는 여러 그루의 목련이 전각보다 높게 자란다. 잎도 나기 전에 꽃부터 피운 나무는 사랑에 비유하면 풋풋하여 풋사랑이다. 그래서 어느 날 후드득 꽃잎을 떨구는 것이려나. 대릉원과 오릉 사이에는 황남리고분군이 있다. 고분 사이에 키 큰 메타세쿼이아가 눈길을 끈다. 남쪽에는 테라로사 경주점이 있는데 한옥의 대청마루에서 그 전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먼 데서 보는 황남리고분군은 지척의 노서동이나 품 안의 대릉원과는 또 다른 감흥을 안긴다. 불같은 사랑이 지나가고 평온한 시절의 연인을 보는 듯 하다. “손끝을 세워 몇 개의 글자를 적어” 보는 대신 발끝을 세워 나란하게 지나온 궤적들, 오므린 손바닥을 가만히 펴서 지난 ‘그해’의 시간들을 들여다본다. 사랑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셈할 수 없는 발견이었을 뿐, 간절한 것은 또 얼마나 오래 걸려 이곳으로 왔던가.
  • “남편은 아내 때려도 돼” 법으로 보장…동물 학대보다 가벼운 처벌 논란

    “남편은 아내 때려도 돼” 법으로 보장…동물 학대보다 가벼운 처벌 논란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탈레반 정권이 아내에 대한 남편의 폭행을 사실상 허용하는 법령을 공식화 해 논란이 일고 있다. CNN은 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인권 단체 ‘라와다리’가 입수한 탈레반의 새 형법 조문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법령에 따르면 남편이 아내를 때리더라도 뼈가 부러지거나 외상 또는 멍이 생기지 않을 정도의 폭행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만약 아내가 골절이나 상처를 입어 판사에게 호소할 경우에만 남편에게 징역 15일형이 선고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여성에 대한 처벌이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보다 가볍다는 점이다. 현지 형법에 따르면 개나 수탉을 강제로 싸우게 하는 등 동물 학대가 적발될 경우 징역 5개월에 처할 수 있다. 아내를 폭행해 골절상을 입게 한 경우보다 더 엄중한 처벌을 받는 셈이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탄압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법령은 동성애를 비롯해 이른바 ‘이슬람 교리에 어긋나는 성관계’를 지속할 경우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절도, 이단, 마법 등에 대해서도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 탈레반의 처벌 관행이 법령에 명시된 것은 2021년 8월 탈레반 재집권 이후 처음이다. 인권 단체들은 탈레반의 이번 법령이 여성의 사법 접근권을 완전히 차단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아프가니스탄 샤리아(이슬람 율법)상 여성의 증언은 남성의 절반 가치로만 인정될뿐 아니라 여성은 남성 보호자 없이 외출하는 것이 금지돼 있어 폭력 피해를 알리는 것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권 운동가 마부바 세라지는 CNN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남성의 말을 곧 법이며 그들이 여성을 완전히 지배할 권리를 갖게 됐다”면서 “과거에는 판사나 법적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기대할 만한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폴커 튀르크 UN 인권최고대표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인권이사회에서 “아프가니스탄은 인권의 묘지가 되고 있다”면서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성별에 기반해 재현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탈레반의 법령에는 교사가 학생을 폭행해 뼈가 부러질 경우에도 단순히 직위 해제 처분만 내리게 하거나, 아버지가 기도하지 않는 자녀를 신고하거나 처벌할 권한도 명시돼 있다. 더불어 최고지도자인 히바툴라 아쿤자다를 모욕할 경우 채찍 39대와 징역 1년, 고위 관리를 모욕할 경우 징역 6개월과 채찍 20대에 처하는 등 정권 비판에 대한 강력한 처벌 규정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설] 법안마다 땜질 폭주 與… 17% 지지에도 정신 못 차린 野

    [사설] 법안마다 땜질 폭주 與… 17% 지지에도 정신 못 차린 野

    국회는 지난달 26~28일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왜곡죄법, 재판소원법, 대법관증원법 등 ‘사법개편 3법’을 잇따라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위헌과 사법 장악 논란을 의식한 듯 법왜곡죄법 상정 직전 일부 조항을 급히 손질한 수정안을 제출했다. 지난해 말 내란전담재판부법과 정보통신망법 처리 때도, 그제 국민투표법 개정안 상정 직전에도 이 같은 땜질 행태가 반복됐다. 국민 실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입법이 충분한 공론화 없이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지난달 27일 사퇴 의사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처장은 지난해 5월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주심을 맡았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박 처장의 사퇴로도 성에 차지 않은 듯 조희대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까지 공개 거론했다. 정 대표는 “조희대 사법부 불신이 사법개혁의 원동력이 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사법개혁의 동기와 목표가 결국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지우기와 무관치 않음을 시사한다. 여당의 이런 행태에는 60%를 넘는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등에 따른 자신감도 깔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권에 유리하도록 사법제도의 틀을 바꾸기 위해 사법부 독립성을 훼손하게 되면 역풍이 불 수 있다. 여당의 사법 폭주를 견제해야 할 야당은 지리멸렬하기 짝이 없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당 지지율이 17%로 지난해 8월 장동혁 대표 취임 이후 최저치였다. 다음날 갤럽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4%가 12·3 비상계엄을 ‘내란’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마당에 아직도 절연 여부를 놓고 당 내분만 빚고 있다. 대체 누구를 보고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들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국민의힘이 이 지경에도 정신을 못 차린다면 여당의 무소불위 행보에 제동이 걸릴 리는 만무하다.
  • 응급실 뺑뺑이 없앤다… 광역상황실이 ‘중환자 이송 병원’ 지정

    응급실 뺑뺑이 없앤다… 광역상황실이 ‘중환자 이송 병원’ 지정

    컨트롤타워 실시간 병상 파악·배정3등급 환자부터 119구급대가 담당새달 광주·전북·전남서 시범사업지역 권역응급의료센터 추가 확충 정부가 ‘응급실 뺑뺑이’ 해소를 위해 응급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이송 병원 선정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중증 환자는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광역응급의료상황실(광역상황실)이 직접 이송 병원을 지정하고, 중등증 이하 환자는 119구급대가 책임지는 방식으로 역할을 명확히 나눈다. 119구급대원이 병원 여러 곳에 전화를 돌리며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던 이른바 ‘전화 뺑뺑이’를 줄이고 컨트롤타워가 중증 환자의 병상을 실시간으로 파악·배정하는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복지부와 소방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3~5월 광주광역시·전북도·전남도에서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올해 하반기 전국 확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응급환자 발생 시 중증도·상황별로 이송 병원을 사전에 정하는 지침을 마련하고 지역 병원·구급대·지방자치단체의 합의를 거쳐 현장 적용성을 높이기로 했다. 실제 위급 상황에서 시스템이 겉돌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지침에 따라 심정지나 중증 외상(pre-KTAS 1등급) 등 생명이 위독한 최중증 환자는 사전에 지정한 병원으로 곧바로 이송한다. 그 외 중증 환자(2등급)는 광역상황실이 환자 정보를 바탕으로 즉시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 이송 병원을 선정한다. 구급대원이 병원을 찾아 헤매는 대신 환자 처치에만 전념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송이 지연되면 광역상황실이 사전에 합의된 ‘우선 수용병원’으로 환자를 보내 우선 안정화 처치를 받게 하고 이후 최종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을 연계한다. 고열·탈수 등 상태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는 중등증(3등급) 환자는 즉시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 병원을 정하고, 단순 복통 등 경증 환자(4~5등급)는 대기가 발생하더라도 지침에 따라 인근 병원으로 이송할 방침이다. 이중규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응급실은 중환자를 중심으로 운영돼야 하는데 경증 환자가 몰려 있는 현실”이라며 “중증 환자 우선 치료를 위한 별도 계획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절단된 손발 수술·소아 응급·분만 등 고난도 질환은 인근 시도 자원까지 포함해 이송할 수 있는 병원 목록을 정비한다. 병원과 구급대 사이의 정보 공유도 강화한다. ‘119구급스마트시스템’을 통해 환자 정보와 병원의 중환자실·수술실 가동 현황, 영상 장비(MRI·CT) 보유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도록 한다. 또한 병원이 응급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는 사유를 구체화하고 질환별 수용 곤란 상황을 사전에 공유해 불필요한 대기와 혼선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송체계 개선과 함께 지역 의료 기반 확충도 병행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추가로 확충하고 지역의사제 도입과 공공의대 설립 등을 통해 필수·응급의료 인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 온라인은 ‘피케팅’… 광화문은 ‘마케팅’

    온라인은 ‘피케팅’… 광화문은 ‘마케팅’

    예매 대기 10만명에 암표 25만원 기승방 동난 호텔 환호… 골목상권은 ‘한숨’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 예매가 시작된 지난 23일 오후 8시, 예매 사이트는 전세계에서 일시에 몰린 팬들로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사이트는 곧 마비됐고, 무료로 진행되는 공연임에도 온라인상에는 수십만원 암표가 기승을 부렸다. 티켓 예매는 오픈 직후 대기 순번이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피가 튀길 정도로 치열한 티케팅 전쟁을 뜻하는 ‘피케팅’이라는 단어가 무색하지 않았다. 예매 시작 20분 만에 예매율은 90%에 달했고, 약 40분 만에 잔여 좌석은 모두 소진됐다. 티케팅에 도전한 30대 오모씨는 24일 “노트북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기기 4대를 동시 동원했지만 접속 직후 대기 순번만 8만번대였다”며 “아이유, 임영웅 등 인기 콘서트는 예매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데도 이번엔 실패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무료 공연의 취지가 무색하게 소셜미디어(SNS)에는 예매 시작 1분만에 암표 판매 글이 쏟아졌다. 초기 10만원대로 형성됐던 가격은 5분이 지나자 25만원까지 치솟았다. 일부 판매자는 가격을 먼저 제시받는 경매 방식을 취하기도 했다. ●대리 티케팅 업자들 수고비 요구도 타인의 계정으로 예매된 티켓을 자신의 계정으로 옮겨 다시 예매하는 ‘아옮’(아이디 옮기기) 홍보 게시물은 분당 20건 수준으로 올라왔다. 대리 티케팅 업자들은 성공 화면을 인증하며 적게는 4만원에서 많게는 15만원의 수고비를 요구했다. 8000원에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을 판매한다는 영상 게시물도 공공연하게 게시됐다. 티켓 판매를 주관한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보안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지만 불법 재판매는 외부 개인 간 거래 공간에서 주로 발생해 통제에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티켓의 대리구매나 재판매 등은 개인정보 탈취나 사기 등의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도 표 부정판매 행위자에게 판매 금액의 50배 이하의 과징금을 부여하고, 부정판매 이익을 몰수하는 내용의 공연법 및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이날 의결했다. 한편, 공연이 열리는 서울 광화문 인근 상권은 유례없는 ‘BTS 특수’에 대한 기대와 함께 대규모 인파로 인한 혼잡 등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공연장 인근 숙박업소는 예약이 꽉 찼다. ‘광화문 뷰’로 유명한 코리아나 호텔과 포시즌스 호텔은 공연 당일인 다음 달 21일 밤 숙박할 수 있는 객실이 모두 동났다. ●인근 상인들 월드컵 수준 매출 기대 지역 상인들은 이번 공연을 월드컵에 비견되는 특수로 보고 있다. 광화문역 근처에서 CU편의점을 운영하는 남만우(69)씨는 “과거 월드컵 때는 매출이 평소보다 5배 이상 올랐다”며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릴 것에 대비해 음료와 맥주는 물론, 스마트폰 일회용 충전기와 핫팩 등을 평소의 3~4배 이상 준비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규모 인파를 관리하기 위한 도로 통제로 자칫 영업이 더 안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골목 안쪽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집회시위 때처럼 길이 막혀 손님들이 안쪽 골목까지 들어오지 못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된다”며 “방문객이 너무 많아도 현장이 혼란스러워 영업을 제대로 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토로했다.
  • 오픈 AI와 손잡은 세레브라스…AI 프로세서 시장 새 판 짤 수 있을까? [고든 정의 TECH+]

    오픈 AI와 손잡은 세레브라스…AI 프로세서 시장 새 판 짤 수 있을까? [고든 정의 TECH+]

    오픈 AI는 최근 웨이퍼 스케일 엔진(Wafer Scale Engine, 이하 WSE)을 개발하는 미국의 스타트업인 세레브라스(Cerebras)와 인프라 도입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세레브라스의 WSE 기반의 750MW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계획으로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부 언론 보도에서는 1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오픈 AI는 세레브라스의 최신 WSE3-3 기반의 GPT-5.3-Codex-Spark를 공개해 이 프로세서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는 엔비디아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두 회사가 기존에 맺은 상호 투자 계획들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런 행보는 오픈 AI가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는 충분합니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물론 더 비용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다만 웨이퍼 스케일 엔진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들고나온 세레브라스가 실제 그만큼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세레브라스는 2015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2019년 첫 번째 WSE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이 기술에 웨이퍼 스케일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프로세서를 만들 때 사용되는 둥근 원판인 웨이퍼를 잘라서 칩을 만드는 게 아니라 웨이퍼 전체를 통째로 하나의 프로세서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현대적인 프로세서와 메모리 모두 웨이퍼를 잘라서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웨이퍼를 여러 개로 잘라서 프로세서를 만든 후 이들을 별도의 시스템에서 병렬로 연결한다는 것은 사실 제조 비용 상승은 물론 프로세서 간 데이터 전송 시 발생하는 병목현상으로 인해 성능이 떨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발상을 바꿔 아예 웨이퍼 하나를 통째로 멀티코어 프로세서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는 이전부터 있어 왔으나 몇 가지 큰 걸림돌이 있어 실현되지는 못했습니다. 첫 번째는 프로세서 제조 과정에서 사소한 오류 하나만 생겨도 웨이퍼 전체를 못 쓰게 되는 위험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존의 프로세서는 웨이퍼 하나에서 150개 정도의 제품이 나왔을 때 100개 정도만 양품이면 나머지 50개를 버려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웨이퍼 전체에서 치명적인 오류가 한 번만 발생하면 웨이퍼 전체를 못 쓰게 되어 손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웨이퍼 안에 수많은 코어를 탑재할 경우 코어 간 병목 현상과 메모리 병목 현상 역시 우려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거대한 프로세서는 전력 소모량과 발열량 역시 엄청나게 클 수밖에 없어 실용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힘들었습니다. 세레브라스는 새로운 방법으로 이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우선 하나의 큰 코어 대신 작은 코어 여러 개를 연결해 반복되는 구조를 만든 후 각 코어가 모두 연결되어 있어 일부 코어와 연결 회로에 오류가 생기더라도 나머지 부분이 정상 작동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대용량의 SRAM을 프로세서에 통합해 메모리 병목 현상을 최소화했습니다. 2024년 공개한 세레브라스의 최신 프로세서인 WSE-3의 경우 TSMC의 5nm 공정을 이용해 4조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역대 가장 거대한 프로세서로 90만 개의 코어를 집적했습니다. 실제로는 90만 개보다 더 많은 코어를 넣어서 오류가 나더라도 90만 개 정도의 코어 숫자를 보장한 것입니다. 하지만 코어가 많다고 해서 성능이 바로 그만큼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수많은 코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WSE-3는 코어들은 거대한 메쉬(Mesh) 구조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실리콘 안에서 모든 코어가 연결된 덕분에 수천 개의 GPU를 묶을 때 발생하는 병목 현상을 피하고 데이터 전송 속도가 매우 빠른 것이 특징입니다. WSE-3는 90만 개의 코어를 뒷받침하기 위해 44GB SRAM 메모리를 칩에 통합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대규모 AI 연산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를 모두 담을 수 없기 때문에 가중치(Weights)를 칩 외부의 전용 스토리지에 보관하고, 연산 시 필요한 부분만 초고속 스트리밍으로 칩에 공급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런 독특한 구조를 통해 웨이퍼 스케일 엔진 기술은 기본 AI 프로세서가 지닌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AI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만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AI 생태계 자체가 엔비디아의 CUDA에 기반해 있고 AI 서비스 솔루션 자체도 GPU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은 무시하기 어려운 장벽입니다. 더구나 현재도 적자인 오픈 AI는 여기저기 투자 계획과 협업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지만, 이 막대한 자금들을 어디서 조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 흑자를 내고 있다고 해도 앞으로 계획된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천문학적인 자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니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당연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제 WSE-3나 혹은 그 후속 프로세서들이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엔비디아의 GPU보다 더 앞선 성능을 보여줄 수 있는지 역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현재 여러 AI 제조사가 자사의 기술이 엔비디아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의미 있는 대항마로 성장한 곳은 구글의 TPU 정도이며 오랜 라이벌인 AMD 조차도 아직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할 수준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축적된 엔비디아의 기술을 신생 스타트업이 쉽게 뛰어넘을 수 있을지 아무래도 의문인데, 확실하지 않은 곳에 많은 자금을 투자할 정도로 재무 사정이 넉넉하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일 것입니다. 물론 엔비디아의 현재 모습을 10년 전 대부분 예상 못한 것처럼 앞으로 10년 후 역시 예상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과연 10년 후 엔비디아의 독점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아니면 예상치 못한 다크호스가 시장을 뒤흔들게 될지 궁금합니다.
  • 지구에 드리운 달그림자…우주에서 본 올해 첫 ‘금환일식’ [우주를 보다]

    지구에 드리운 달그림자…우주에서 본 올해 첫 ‘금환일식’ [우주를 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달이 태양을 일부 가리는 금환일식이 펼쳐진 가운데, 이 모습이 멀리 위성으로도 포착됐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이날 GOES-19 위성이 촬영한 지구 남반구에서 발생한 금환일식의 모습을 공개했다. 실제 공개된 영상을 보면 지구 남반구를 덮으며 가로지르는 붉은 빛이 확인되는데, 이는 금환일식이 벌어지며 남긴 현상이다. 서구에서는 ‘불의 반지’(Ring of Fire)라 부르는 금환일식은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지 못해 생긴다. 태양 가장자리 부분만 보이며 마치 불에 타는 금반지 모양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금환일식은 보통 1~2년에 한 번꼴로 발생해 희귀한 천문 현상으로 꼽히는데, 이번에는 이를 온전히 볼 수 있는 지역은 남극밖에 없었다. 다만 금환일식 경로 외곽인 남아프리카와 아르헨티나, 인도양, 태평양 남부 해역에서 부분 일식이 관측됐으며 한반도에서는 볼 수 없었다. 한때는 저주와 재앙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일식은 궤도 선상에 태양-달-지구 순으로 늘어서면서 발생한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 궤도와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의 각도가 어긋나있어 부분일식은 자주 일어나며 개기일식은 통상 2년마다 한 번씩 찾아온다. 이번 일식은 올해 첫 번째로 금환일식은 2분 20초 동안 지속됐다.
  • 李 “다주택이 돈 되게 한 정치인이 사회악”

    李 “다주택이 돈 되게 한 정치인이 사회악”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설 연휴 동안 ‘부동산 민심’을 두고 소셜미디어(SNS)로 설전을 벌였다. 장 대표가 “다주택자를 사회악으로 규정한다”며 저격하자 이 대통령은 “사회악은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고 받아쳤다. 이 과정에서 장 대표가 소유한 ‘주택 6채’ 문제도 재소환됐다. 이 대통령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엑스(X)에 “다주택 보유가 집값 폭등과 주거 불안 야기 등으로 주택 시장에 부담을 준다면 이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법률로 금지하기도 쉽지 않다”며 “그렇다면 법과 제도를 관할하는 정치(인)는 입법·행정 과정에서 규제, 세금, 금융 제도 등을 통해 이익이 아니라 손해가 되게 만들어 다주택을 회피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바람직하지 않은 다주택 보유가 이익 아닌 부담이 되게 해야 할 정치인들이 다주택 특혜를 방치할 뿐 아니라 다주택 투기를 부추기거나 심지어 자신들이 다주택에 따른 초과 이익을 노리는 이해충돌까지 감행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 경우 굳이 사회악을 지목해 비난해야 한다면 그 비난은 나쁜 제도를 활용한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나쁜 제도를 만들어 시행한 정치인들이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고 재차 강조하며 투기용 다주택 보유 시 특혜를 막기 위해 세제, 규제, 금융 등의 수단을 활용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주택 부족에 따른 사회 문제와 무관한 부모님 사시는 시골집, 자가용 별장, 소멸 위험 지역의 세컨하우스 같은 건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 정부도 이런 집 팔라고 할 생각 추호도 없다”고 전했다. 이 메시지는 장 대표의 저격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다주택자를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SNS 선동에 매진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참으로 애처롭기도 하고 우려스럽기도 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또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의 노모가 “아들아, 지금 우리 노인정은 관세허구 쿠팡인가 호빵인가 그게 핫허다. 날 풀리면 서울에 50억짜리 아파트 구경가기루 혔응께 그리 알어”라고 했다며 노모의 입을 빌려 이 대통령을 공격했다. 이 대통령은 연휴 동안 투기 세력을 막겠다는 내용의 글만 엑스에 네 차례 올릴 정도로 강력한 부동산 시장 정상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에는 엑스에 장 대표가 주택을 6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 12일 무산된 여야 대표와의 오찬 회동 때 장 대표에게 묻고 싶었다며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되고 이들을 보호하며 기존의 금융 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십니까”라고 했다. 장 대표는 이에 대해선 페이스북에 ‘불효자는 웁니다’라는 제목으로 노모가 “이 집 없애려면 내가 얼른 죽어야지… 에휴”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장 대표는 본인 명의 부동산 6채 가운데 서울 구로구의 아파트와 서울 여의도 오피스텔, 지역구인 충남 보령의 아파트, 95세 노모가 거주 중인 단독주택 등 4채는 실거주 목적, 또 나머지 2채는 장인에게 상속받아 지분만 보유 중이며 이를 다 합친 실거래가는 8억 5000만원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장 대표는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보유 주택에 대해 “다 지금 처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장 대표는 지난 12일 취소한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과 관련, 만나서 이러한 현안을 이야기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SNS로 해 보니 굳이 안 만나도 될 것 같다”고 했다.
  • 425만원에도 美서 완판… 삼성 트라이폴드 ‘드롭 마케팅’ 성공

    425만원에도 美서 완판… 삼성 트라이폴드 ‘드롭 마케팅’ 성공

    삼성전자가 출시한 2번 접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한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완판’ 행진을 이어가자, 한정된 물량으로 희소성을 높인 ‘드롭 마케팅’이 정보기술(IT)업계에서 성공한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삼성전자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미국에 출시된 지 5분 만에 품절됐다. 가격은 2899달러(약 425만원)로 국내 출시가인 359만 400원보다 고가였다. 미국에 풀린 갤럭시 Z 트라이폴드 물량은 수천 대 수준으로 삼성전자는 이달 중 추가 물량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에 첫 출시된 이후 8차 판매 모두 1~2분만에 완판됐다.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인 갤럭시 Z 트라이폴드의 인기는 한정된 물량만 시장에 공급해 희소성을 높인 ‘드롭 마케팅’ 덕분이다. 드롭 마케팅은 희귀성을 통해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기법이다.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에 매장을 열고 한정판 신제품을 판매하는 패션 브랜드 ‘슈프림’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IT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전략을 택한 것은 아직 ‘트라이폴드’ 형태의 폼팩터가 일반 대중들에게 낯설고 고가인 상황에서 단계적으로 물량을 확대하며 시장을 형성하려는 취지였던 것으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11일 “중국 화웨이가 먼저 시작하고, 애플이 이제야 들어오려는 초기 시장 단계에서 대량 판매부터 시작하기엔 리스크가 클 것”이라며 “지난해 갤럭시 XR 등 새로운 폼팩터를 시도했던 만큼 다양한 제품군을 확대해나가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전반적인 휴대전화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한정판’ 이미지로 프리미엄 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또 완판 행렬 자체가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이 되기도 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휴대전화는 현재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어 타인과 차별화되려는 희소성의 가치가 더 강조되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 5명 중 1명 ‘지역의사’ 시대… 의료 인력 대수술 2043년 판가름

    5명 중 1명 ‘지역의사’ 시대… 의료 인력 대수술 2043년 판가름

    10년 의무복무 뒤 지역 잔류 관건응급·분만·소아 등 인력 충원 가능의료계, 부실 교육·자질 우려 제기수련·근무·생활 등 제도 설계 중요 내년부터 비서울 의대 졸업생 5명 중 1명은 ‘지역의사’로 일한다. 정부가 2027~2031년 의과대학 정원을 3342명 늘리고 증원 인력을 지역·공공의료에 배치하기로 하면서다. 수도권에 쏠렸던 의사 인력 구조를 다시 짜는 ‘대수술’이다. 다만 제도 안착 여부는 첫 입학생이 10년 의무 복무를 마치는 2043년에야 판가름 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대 정원을 5년간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2027년 490명(현재 정원 대비 16%), 2028~2029년 각 613명(20.0%), 2030~2031년 각 813명(26.6%)이 증원된다. 2030년 설립될 공공의대와 지역 신설 의대를 제외해도 졸업생 5명 중 1명 이상이 지역의사로 선발돼 10년간 지역·공공의료기관에서 복무한다. 정부는 이를 ‘지역 필수의료의 마중물’로 본다. 단순 증원이 아니라 배출 단계부터 지역 의무 복무를 전제했다는 점에서 과거 정책과 다르다는 것이다. 지역 복무 기간은 10년이다. 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과목을 복무 지역 수련병원에서 전공하면 수련기간 전부가 복무로 인정돼 전문의 취득 후 5~6년만 추가 근무하면 된다. 반면 비필수과목은 수련기간 절반만 인정된다. 복무 지역이 아닌 곳에서 수련하면 복무 기간에 산입되지 않아 이후 10년을 모두 채워야 한다. 전공 선택 단계부터 지역 잔류와 필수의료 선택을 유도하는 구조다. 대신 지원도 따른다. 학비 전액과 주거비, 별도 교육·수련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의대 6년간 1인당 2억원 안팎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해 연 1조 1000억원 이상 규모의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해 별도 관리할 방침이다. 강제 장치도 있다. 복무 불이행 시 시정명령과 면허정지 처분을 받고, 세 차례 누적되면 면허가 취소된다. 지원금과 이자도 환수된다. 그러나 현장에선 신중론도 적지 않다. 의료계는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한다. 대한의사협회는 11일 “휴학생과 군 복무를 마친 학생들이 돌아오면 기존 정원과 맞물려 인원이 폭증한다”며 질 낮은 교육 환경과 그에 따른 의사 자질 논란, 의학교육 붕괴 가능성을 제기했다. 휴학이나 자퇴, 수련 포기 등 단계별 이탈 가능성도 변수다. 의무복무 이후 수도권 쏠림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복무 이후에도 지역에 머물게 할 정주 여건 개선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2008년 이와 비슷한 ‘지역정원제’를 도입한 일본은 선발 단계부터 수련, 근무, 주거와 생활 여건까지 전 과정을 묶어 지원하며 ‘의사가 지역에 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설계했다. 그 결과 9년 의무복무가 끝난 뒤에도 70% 이상이 지역에 정착했다. 제도의 성패는 결국 설계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하루 7분, 이 3가지만 바꿨더니…수명 1년 늘었다 [건강을 부탁해]

    하루 7분, 이 3가지만 바꿨더니…수명 1년 늘었다 [건강을 부탁해]

    하루 단 몇 분만 생활 습관을 바꿔도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수면과 운동, 식단을 동시에 조금씩 개선하면 기대수명뿐 아니라 질병 없이 사는 ‘건강수명’도 함께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미국 영양 전문 매체 이팅웰은 국제학술지 ‘e클리니컬메디신’에 발표된 연구를 인용해 “하루 7분 정도 작은 변화만으로도 수명이 약 1년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수면(Sleep)과 신체활동(Physical Activity), 영양(Nutrition)을 뜻하는 ‘스판’(SPAN) 행동을 함께 개선하는 전략을 핵심으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영국 대규모 생체 데이터베이스 ‘UK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40~69세 성인 5만 9078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손목 착용 기기를 통해 수면 시간과 신체활동을 측정했고, 식단은 식품 섭취 설문을 바탕으로 ‘식단 질 점수’(DQS·0~100점)로 평가했다. 이어 약 8년 동안 이들의 질병 발생과 사망 여부를 추적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수면과 운동 부족, 불균형한 식단을 심장질환과 당뇨병, 치매 등 만성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 연구는 이 요소들을 각각 따로 분석하는 데 그쳤다. 이번 연구에서는 세 가지 습관을 동시에 조금씩 바꿨을 때 나타나는 효과에 주목했다. ◆ 하루 7분 변화로 수명 1년 늘어 분석 결과, 기대수명을 1년 늘리기 위해 필요한 변화는 매우 작았다. 하루 수면 시간을 5분 늘리고, 빠르게 걷기 같은 중강도 운동을 1.9분(약 1분 54초) 추가하며, 식단 점수를 5점 개선하는 수준만으로도 수명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채소 반 회분 정도를 더 먹는 수준의 식단 변화에 해당한다. 이 세 가지 변화를 합치면 하루 약 7분 정도의 생활 습관 변화만으로도 수명 연장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건강수명을 4년 늘리려면 변화 폭은 조금 더 커졌지만 여전히 현실적인 수준이었다. 수면 시간을 하루 24분 늘리고 중강도 운동을 3.7분(약 3분 40초) 추가하며 식단 점수를 23점 개선하면 건강수명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채소 한 컵을 더 먹고 통곡물과 생선을 추가하는 수준의 식단 변화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한 가지 습관만 바꿀 경우 훨씬 더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수면만으로 수명을 늘리려면 하루 수십 분 이상의 추가 수면이 필요하지만 세 가지 습관을 함께 개선하면 훨씬 적은 변화로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 완벽한 습관보다 작은 변화의 조합이 핵심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작은 습관의 조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완벽한 식단이나 강도 높은 운동을 목표로 삼기보다 잠을 조금 더 자고 출근길에 빠르게 걷거나 식사에 채소를 추가하는 식의 작은 변화를 함께 이어가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연구에서는 수면, 운동, 식단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시너지 효과도 확인됐다. 수면이 부족하면 식욕 조절이 어려워지고 활동량이 줄어드는 반면, 운동은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등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진은 몇 가지 한계도 인정했다. 식단 정보는 자기보고 방식이라 정확도에 한계가 있을 수 있고, 수면·운동 데이터와 식단 데이터의 수집 시점이 달랐다. 또 연구 참가자들이 일반 인구보다 상대적으로 건강한 집단이어서 결과를 모든 집단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연구진은 수면과 운동, 식단을 동시에 조금씩 개선하면 수명과 건강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취침 시간을 조금 앞당기고, 짧은 산책을 추가하며, 간식을 과일로 바꾸는 식의 작은 실천을 꾸준히 이어가면 장기적으로 큰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트럼프 ‘원숭이 오바마’ SNS 공유… 인종차별 논란

    트럼프 ‘원숭이 오바마’ SNS 공유… 인종차별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 얼굴을 유인원에 합성한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인종차별 논란이 크게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오바마 부부 얼굴에 원숭이를 합성한 동영상을 트루스소셜에 공유했다가 12시간만에 삭제했다. 백악관은 해당 동영상을 계정에서 삭제했다며 이 동영상이 공유된 것은 “계정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의 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다. 약 1분 분량의 동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을 담고 있었다. 동영상 말미에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원숭이로 묘사한 클립이 들어갔다. 배경 음악으로는 영화 ‘라이온킹’의 삽입곡 ‘더 라이언 슬립스 투나잇’(The Lion Sleeps Tonight)이 사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플로리다 마러라고 별장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자신은 해당 영상의 “첫 부분만 봤다. 투표 사기에 관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끝까지 보지는 않았다. 끝부분에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어떤 장면이 있었던 것 같다”며 “나도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백악관이 해당 동영상에 문제가 없다고 강변한 점 등에 미뤄 논란이 확산하자 ‘직원 실수’로 사태를 수습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사례가 한두번이 아니고, 지난해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체포돼 죄수복을 입고 철창에 갇힌 인공지능(AI) 생성 영상을 트루스소셜에 올리기도 했다.
  • [이병률의 마음 만보(萬步)] 꽃 사는 데 돈 아끼지 않는 우아하고 가난한 사람들

    [이병률의 마음 만보(萬步)] 꽃 사는 데 돈 아끼지 않는 우아하고 가난한 사람들

    우리의 새해는 아무래도 설날부터다. 새해라는 벌판 위에 던져진 듯한 기분이 드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 셈법이 이제 익숙하다. 떡국을 먹은 그릇 수만큼 나이를 먹는다는 표현이 있지 않은가. 시적인 그 표현을 매해 이맘때면 마주하니 그 셈법이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스페인에서는 새해에 포도 12알을 먹는 전통이 있다. 12알은 일 년 열두 달을 의미하며 다가오는 매달 좋은 일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비슷한 전통을 가진 나라는 필리핀으로 둥근 과일 12개를 식탁에 올려 둔다. 둥근 과일이 동전을 의미해서 일 년 내내 풍요롭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는데 달리 해석하자면 둥글게 둥글게 살자는 의미는 아닐까. 미얀마를 다녀왔다. 수도인 양곤은 사람이 좋고 만달레이는 풍경이 좋아 사진 찍기에 좋다는 여행자의 말을 듣고 내가 향한 곳은 양곤이었다. 누구나 정성으로 일하고 있었고 부지런했으며 마음이 맑고 곧았다. 착하다는 두툼한 표현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 누구는 한국의 30년 전이랑 같다고 말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50년 전이라 해도 될 만한 생활상이었다. 지구에서 가장 낮은 물가를 체험했다. 아시아 최빈국임에도 제일 많이 기부하는 나라이며 이유는 주변의 불교를 믿는 국가들보다도 절이나 승려에게 압도적으로 기부를 많이 하고 있어서란다. 우리로 치면 동네 주민센터 대신 거대한 사원이 하나씩 있다고 해야 하나. 제단에 바칠 꽃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우아하고도 가난한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원을 찾고 있었다. 무엇을 믿고 좇으며 살아야 하는가. 새해라니 그것들을 조금은 정리해 두고 싶은데 저 멀리 신전 기둥 옆에 기대어 울고 있는 어린 비구니의 모습에 번쩍 정신이 들었다. 선배 스님들 몰래 가족을 만나고 헤어지는 듯했다. 손을 흔들다 눈물을 닦고 손을 흔들다 눈물을 뚝뚝 떨군다. 멀리서 오셨을까. 가족들은 어린 스님에게 뭘 그리 잔뜩 챙겨 오셨는지 덩그러니 남기고 간 바구니와 보따리 짐이 꽤 묵직하다. 한 집에 한 명의 승려가 나온다면 대대손손 행복할 거라는 아시아 불교 국가의 믿음은 가난한 집에 출구가 되기도 한다. 한 명의 입을 덜어 내자는 의도일지라도 명분만큼은 강력한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햇살이 뜨겁다는 핑계로 사원 그늘에 오래 앉아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제단에 물품을 소복하게 올리며 기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무엇을 기도해야 할지 여전히 찾지 못했다. 새해에도 우리는 많이 흔들리겠지만, 또 많이 서두르겠지만 그것도 다 뭐든 좇는 게 있어서 그러려니 하고 다행이라 여겨야 할까. 흔들리는 것도, 서두르는 것도 좋겠다. 빼먹고 사는 것은 없는지, 인간에 대해 진심을 내세우지 않고 슬쩍 ‘퉁치고’ 사는 것은 없는지, 아주 느리게 흘러가듯 살고 있는 미얀마 사람들의 우아한 미소 앞에서 나를 조금 셈해 봤다. 이병률 시인
  • 1만보 걸어야 운동? 하루 4400보면 충분!

    1만보 걸어야 운동? 하루 4400보면 충분!

    주당 150분 중강도 운동 권장하지만절반만 해도 심장 질환 감소 등 효과5분 추가 운동으로 사망률 6% ‘뚝’고강도 활동은 주당 15분으로 충분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이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겠다고 결심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건강 관리를 위해 운동에 나서지만 자기 체력과 ‘어느 정도의 강도로 얼마나 운동해야 할까’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초반에 무리하다가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다가 결국 포기하는 것이다. 과학 저널 ‘네이처’는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건강을 위해 진짜 필요한 운동량은 어느 정도일까’라는 주제의 특집을 1월 28일 자에 실었다. 규칙적 운동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여러 유형의 암 위험을 줄이며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낮출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매주 ‘150~300분의 중강도 운동’이나 ‘75~150분의 고강도 운동’을 권장한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역학과 연구팀이 수행한 메타분석에서는 일주일에 150분의 중강도 신체 활동을 사람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보다 관상동맥 질환 위험이 1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강도 활동은 운동하는 동안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를 부르기에는 힘든 수준이다. 재미있는 것은 주당 권장량의 절반만 운동하는 사람들도 주당 150분이라는 권장 운동량을 충족하는 사람들과 심장 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거의 비슷했다는 점이다. 11만 6221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30년 동안 건강 자료를 정밀 분석한 하버드대 의대의 또 다른 연구에서도 매주 150~300분 중강도 신체 활동을 한 사람들은 운동을 거의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20~21% 낮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주당 20~74분의 중강도 활동만으로도 사망 위험은 9%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노르웨이, 호주, 스페인, 미국 4개국 국제 공동 연구팀은 성인 남녀 4만 327명의 건강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운동량 2.2분에 불과한 하위 20%의 사람들이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하루 5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원인의 사망률을 6%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랜싯’ 1월 25일 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오르막길 자전거 타기, 달리기처럼 말하기 힘들 정도의 고강도 신체 활동은 권장량보다 훨씬 적은 주당 15분만으로도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다른 연구에서는 많은 사람이 목표로 하는 하루 1만보보다 훨씬 적은 하루 4400보 걷기만으로도 사망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을 확인했다. 건강상 이점은 하루 7500보를 기점으로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프 에켈룬드 노르웨이 오슬로 스포츠과학대 교수는 “운동이 주는 건강 효과의 상당 부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으로 바뀌는 데서 시작한다”며 “10분 미만의 짧은 운동인 ‘운동 스낵’(exercise snack)이나 일상적인 신체 활동이 심장병과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연구에서 보여준다”고 말했다.
  • 시신에서 지방 추출해 가슴·엉덩이 성형…기괴한 시술 유행, 가격은? [핫이슈]

    시신에서 지방 추출해 가슴·엉덩이 성형…기괴한 시술 유행, 가격은? [핫이슈]

    미국 뉴욕에서 사망자의 시신에서 추출한 지방을 산 사람의 가슴 등 신체에 넣는 기이한 미용 시술이 유행하고 있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3일(현지시간) 해당 시술을 받은 여성 스테이시(34)의 사연을 전했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이 여성은 최근 약 4만 5000만 달러(한화 약 6600만 원)를 들여 사망자의 기증 지방을 이용한 ‘미니 브라질리언 버트 리프트’(BBL) 시술받았다. 미니 BBL 시술은 복부·허벅지·옆구리 등에서 자신의 지방을 소량 채취해 정제한 뒤 엉덩이에 이식하는 미용 시술이다. 라인 정리와 탄력·균형 개선이 주목적이며 최근에는 엉덩이뿐 아니라 가슴에도 유사한 방식의 지방 이식 시술이 가능하다. 다만 스테이시의 경우 자신의 지방이 아닌 시신 기증자의 지방을 사용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스테이시는 “처음에는 (내가 받은 시술이) 생소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보면 시신 기증자의 조직(사망한 기증자에게서 채취한 뼈나 피부, 힘줄 등)은 수십 년 동안 의학에서 사용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지방흡입 시술 부작용으로 생긴 허벅지 함몰 부위와 골반 라인을 보완하기 위해 시술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뉴욕에서 필라테스 강사로 일하는 또 다른 30대 여성은 같은 방식으로 가슴 크기를 키우는 성형 수술을 받았다. 그녀는 “처음에는 시신 기증자의 지방이라는 점이 부담스러웠지만 결과를 보고 만족했다. 현재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두 여성 모두 같은 제조사에서 제공된 시신 기증 지방을 이용했다. 이는 사망자의 지방 조직을 멸균 처리하고 DNA를 제거한 뒤 정제·살균·구조화한 생체 조직 기반 필러다. 제조사 측은 “시신 기증자의 지방은 지방세포의 3차원 구조를 유지해 자연스러운 볼륨과 지지력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시술 안전성 입증 안 돼…면역 거부 위험 커이러한 시술은 체지방이 적거나 지방 흡입 부작용을 겪어 자신의 지방을 채취·이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활용된다. 시술을 집도한 뉴욕 성형외과 전문의인 더런 스미스 박사는 “이 시술은 수술이 아닌 주사 방식이라 회복 기간이 짧다”면서 “최근 위고비나 마운자로 등 체중 감량 치료제 사용으로 급격히 지방이 감소한 환자들 사이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시술이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의학적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타인의 지방은 면역 거부와 염증 위험이 매우 크고, 특히 각종 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감염 위험이 매우 크다. 또 생착이 불가해 덩어리처럼 뭉치거나 석회화할 가능성도 있다. 화제가 된 미용 시술 지방을 제작한 업체 측은 “지방세포의 구조와 콜라겐, 성장인자 같은 구조 성분만 남기고 처리해서 이식하도록 만들었으며 살아 있는 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면역 거부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FDA가 완전히 ‘의약품’처럼 승인하지는 않지만 인체 조직 기반 제품 규제(HCT/P 규정)에 따라 검사가 이루어진다”고 덧붙였다. 윤리적 문제·법적 회색지대 논란도해당 시술은 시신 기증자의 조직을 미용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와 법적 회색지대 논란을 동시에 불러온다. 일반적으로 유가족이 시신을 기증할 경우 ‘치료·이식·의학적 연구 목적’이라고 명시하지만, ‘미용 성형용 필러’라고 까지 명시된 경우는 매우 드물다. 더불어 시신에서 채취한 지방을 화학·기계적으로 가공하고, 이를 생체 기능이 아닌 신체 볼륨을 채우는 필러 용도로 사용하게 되면 기증된 조직은 사실상 조직이 아니라 의료용 제품에 가까워진다는 문제도 있다. 무엇보다 시신 기증에 서명한 사망자 본인이나 유가족은 일반적으로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지만, 결과적으로는 미용 산업의 상품이 된다는 점에서 윤리적 논란도 피할 수 없다.
  • 국민의힘 “국민 다주택자는 투기꾼 취급, 靑 참모는 자산 관리”

    국민의힘 “국민 다주택자는 투기꾼 취급, 靑 참모는 자산 관리”

    국민의힘은 3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다주택자를 척결 대상으로 삼겠다면 최소한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내각과 청와대 참모의 다주택 보유부터 정리하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재명 정부 내각과 청와대 참모 34명 가운데 9명이 다주택자, 장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 140명의 아파트 자산 가치가 1년 새 396억원 올랐다”며 “1인당 평균 2억 8000만원에 달하는 상승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논리라면 청와대 참모들이 투기의 수혜자”라며 “국민이 다주택자면 범죄 취급을 받고 장관과 참모가 다주택자면 자산 관리인가”라고 반문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237만 다주택자를 향해 ‘정부를 이기려 하지 말라’는 협박성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며 “‘다주택자=투기꾼’이라며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은 야당 대표 시절의 정치 구호에 가깝다”고도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소셜미디어(SNS) 정치’에 대해서도 “시장은 대통령의 SNS 몇 줄로 움직이지 않는다. 감정 섞인 언사는 대통령이 가진 카드가 마땅치 않은 신호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또 “서울과 수도권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매물을 잠가놓은 상태에서 호통만으로 시장이 움직일 리 없다”며 “다주택자가 집을 팔 수 없게 만드는 각종 규제는 그대로 둔 채 처분만 강요하는 방식으로는 정책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지금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다주택자 때려잡기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공급을 최대한 늘릴지를 강구해야 한다”며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등을 통한 민간 공급 확대와 대출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도 엑스(X)에 “다주택자들로 인한 높은 주거비용 때문에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수백만 청년들의 피눈물은 안보이냐”며 “엄포라고 생각하는 분들, 다주택자 눈물 안타까워(?) 하며 부동산 투기 옹호하시는 여러분들, 맑은 정신으로 냉정하게 변한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 쿠팡 ‘99원 생리대’ 줄줄이 품절…‘주문량 50배 치솟아’

    쿠팡 ‘99원 생리대’ 줄줄이 품절…‘주문량 50배 치솟아’

    쿠팡이 가격을 대폭 낮춘 ‘99원 생리대’가 판매 이틀 만에 일시 품절됐다. 2일 쿠팡에 따르면 쿠팡 자체브랜드(PB) 자회사 씨피엘비(CPLB)의 ‘루나미’ 생리대 제품 중 ‘루나미 소프트 중형 18개입’ 8~24팩 제품이 가격 인하 이틀 만에 동났다. ‘루나미 소프트 대형 16개입’ 역시 8~24팩 모두 품절 상태다. 중형 18개입 4팩 제품은 아직 구매가 가능한 상태다. 앞서 쿠팡은 중형 생리대 가격을 개당 120~130원에서 99원으로, 대형 생리대는 140~150원대에서 105원으로 기존보다 최대 29% 인하했다. 통상 중대형 생리대는 개당 200~300원에 판매되고, 다른 유통사 PB 제품도 120원 수준에 판매되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최저가 수준이라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판매가 하락분만큼 발생하는 손실은 전액 쿠팡이 부담하기로 했다. 쿠팡이 ‘사재기’ 방지를 위해 하루에 제품당 1개만 주문할 수 있도록 제한했음에도 지난 1일부터 주문량이 상품별로 평소의 최대 50배로 치솟으면서 약 50일치 재고에 해당하는 물량이 모두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빠른 재입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국무회의에서 국내 생리대 가격이 해외보다 비싸다고 지적하며 기본적인 품질의 저가 생리대를 만들어 무상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시장이 고급화 제품 위주로 형성되면서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취지였다. 이 대통령의 언급 이후 유한킴벌리·LG유니참 등이 조만간 중저가 생리대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24가 2월 한 달간 생리대 증정·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 중증·응급부터 재활까지…경남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전환 속도

    중증·응급부터 재활까지…경남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전환 속도

    경남도가 지역 공공병원 확충을 축으로 중증·응급부터 재활까지 지역 안에서 해결하는 의료체계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증·응급환자나 장기 재활치료가 필요한 도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했던 구조에서 벗어나 치료와 회복까지 지역 내에서 이어지는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경남도는 올해 이러한 공공의료 확충 정책이 실제 착공과 준공으로 가시화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서부경남 공공의료 핵심 축이 될 서부의료원은 11월 착공을 목표로 사업이 본격화한다. 진주시 정촌면 경남항공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서는 서부의료원은 300병상 규모 공공병원으로, 중증·응급·필수의료와 감염병 대응을 담당하는 지역책임의료기관 역할을 맡는다.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는 물가 상승과 의료시설 현실 공사비,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음압 시설 설치비 등을 반영해 최근 서부의료원 총사업비를 애초보다 302억원 늘어난 1881억원으로 확정했다. 이 가운데 국비 255억원이 추가 반영되면서 사업 추진 안정성이 확보됐다. 공사 기간을 34개월로 잡으면 개원 시기는 2029년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서부의료원에는 18개 진료과목과 함께 감염병 격리병실, 호스피스 병동, 분만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음압 시설을 갖춘 호흡기감염센터가 설치되면 일반 환자와 감염병 의심 환자 동선을 분리해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도 진료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소아 재활치료를 지역에서 해결하고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도 가시화되고 있다. 창원시 성산구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 인근에 들어서는 ‘경남권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50병상 규모로 올해 12월 준공·내년 상반기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병원은 재활의학과와 소아청소년과, 치과를 중심으로 물리·작업·언어치료실, 재활심리치료실, 로봇 치료실 등을 갖춘다. 장기 입원 아동을 위한 교육시설도 함께 조성한다. 총사업비 428억원이 투입되며 정부와 경남도, 창원시, 창원경상국립대병원, 넥슨재단이 재원을 분담한다. 병원이 문을 열면 경남·부산·울산 지역 장애아동 1만 4000여명이 지역 내에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역별 공공병원 기능 재편도 병행된다. 중부권 공공의료 거점인 마산의료원은 3월 증축 공사에 착수한다. 2028년 6월 개원을 목표로, 공사가 마무리되면 병상은 기존 298병상에서 350병상으로 늘어난다. 가정의학과와 치과가 신설해 진료과목도 17개에서 19개로 확대한다. 서북부권 거창적십자병원은 거창읍 대평리 일대 거창형 의료복지타운으로 이전·신축한다.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되면 즉시 설계에 착수할 계획이다. 2030년쯤 이전·신축이 완료되면 병상 규모는 기존 91병상에서 300병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도는 생활권 의료 안전망 강화에도 나선다. 현재 도는 소아 야간·휴일 진료를 담당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을 도내 11곳에서 운영 중이다. 오는 3월에는 양산시에 1곳을 추가 지정, 경남 8개 모든 시에 소아 야간·휴일 진료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동부권에는 지역응급의료기관도 추가 지정해 도내 응급의료기관을 총 36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도완 경남도 보건의료국장은 “공공병원 확충은 병원 하나를 더 짓는 차원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치료·회복·재활이 이어지는 의료 구조를 새롭게 구축하는 과정”이라며 “도민이 아프거나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멀리 가지 않아도 되는 경남형 공공의료 체계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김보라 안성시장, ‘이재명식 열린 행정’…주요 업무보고 ‘생중계’ 진행

    김보라 안성시장, ‘이재명식 열린 행정’…주요 업무보고 ‘생중계’ 진행

    “부서별 협업 강화해 더 준비하고 더 고민하는 행정 추진” 지시 경기 안성시는 2일 2026년도 주요 업무 보고를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해 시민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보고 첫날인 2일에는 시장, 부시장, 국·소장, 부서장, 팀장, 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략기획담당관, 소통협치담당관, 감사법무담당관, 보건위생과, 건강증진과, 노인돌봄과, 자원봉사센터, 시민활동통합지원단 등이 업무 계획을 보고했다. 보고는 단순한 사업 나열을 넘어, 지난해 추진 정책의 성과와 보완점을 함께 점검하고, 부서별 핵심 목표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아울러 국정과제와 연계한 신규 사업 발굴과 중·장기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날 김보라 시장은 지역 경제 선순환 프로젝트 등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서 간 협업과 시민 참여 기준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청년 인구 정책의 체계적 확립, 시정 홍보 핵심 내용의 구체화, 주민자치회 시범 사업 전면화 대비 점검, 내부 부패 근절과 종합 청렴도 향상 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소아청소년 일요일 진료 공백 방지와 분만 진료 대안 마련, 건강 고위험군에 대한 적극적 관리와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체계 점검, 통합 돌봄 정책 시행에 따른 부서·기관 간 협력 강화, 마을 축제 개최 시 명확한 목표 설정 등도 지시했다. 올해 안성시 주요 업무 보고는 9일까지 안성시청 본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리며, 각 회의 과정이 안성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된다. 김 시장은 “2026년 업무 보고는 시민, 공직자가 함께 듣고 이해하는 자리로 바꿨다”며 “부서별 계획이 지속 가능한 안성이라는 하나의 방향으로 연결되고, 협업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가기 위한 변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께 시정의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만큼, 더 준비하고 더 고민하는 행정으로 안성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 “제2의 ‘흑백요리사’ 탄생”…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1위 찍은 ‘서바이벌 프로그램’

    “제2의 ‘흑백요리사’ 탄생”…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1위 찍은 ‘서바이벌 프로그램’

    국내 최초 베이커리 서바이벌 MBN ‘천하제빵’이 첫 방송부터 안방극장을 사로잡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천하제빵: 베이크 유어 드림(이하 ‘천하제빵’)’ 1회는 전국 유료 가구 기준 2.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2.3%까지 치솟으며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을 포함한 동시간대 프로그램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천하제빵’은 전 세계를 휩쓴 K-디저트의 차세대 주역을 찾는 제과제빵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배우 이다희가 MC를 맡았으며 심사위원으로는 제과제빵 명장 이석원, ‘브랜드 미다스의 손’ 노희영,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셰프, 오마이걸 미미, 파티시에 김나래가 합류했다. 72인의 참가자 명단에는 10년 차 아나운서 이혜성과 톱모델 박둘선 등 셀럽 제빵사부터 ‘제빵 특허왕’ 윤연중, ‘파인다이닝 제빵사’ 윤화영 등 재야의 고수들이 대거 포진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시그니처 빵 만들기’를 주제로 한 1라운드 경연이 펼쳐졌다. 도전자들은 제한 시간 4시간 안에 자신의 정체성을 담은 빵을 완성해야 하는 극한의 미션에 도전했다. ‘깨 먹는 하트 티라미수’로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를 모은 ‘하트 제조기’ 나수지는 예상보다 높은 실내 온도 탓에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밸런스가 안 맞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으며 탈락했다. 모두가 분주한 상황에서도 묵묵히 저온발효 과정을 기다렸던 ‘완판의 달인’ 임동석은 ‘소금 치아바타’를 선보였으며, 이석원으로부터 “오늘 먹어 본 빵 중에 가장 맛있다”라는 극찬을 받고 1라운드를 통과했다. 심사위원들의 냉정한 평가가 이어진 가운데 요리학원에서 제과제빵 대회 반을 가르치고 있다는 ‘베이킹 티처’ 오세성은 ‘피스타치오 애플 생토노레’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맛이 조화롭지 않다는 이유로 심사위원들에게 ‘심사 거부’를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방송 전부터 ‘제빵판 흑백요리사’로 불리며 화제를 모은 만큼, 신드롬급 인기를 끈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와의 비교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천하제빵’의 윤세영 PD는 “’흑백요리사’가 스타 셰프들의 계급 전쟁이라면 ‘천하제빵’은 새벽부터 문을 여는 작은 가게 사장님들의 ‘꿈의 대결’”이라고 차별점을 강조했다. ‘흑백요리사’ 시즌1 우승자이자 ‘천하제빵’ 심사위원인 권성준 셰프는 “요리는 실수해도 만회할 시간이 있지만, 제빵은 30분만 지나도 실수를 되돌릴 수 없어 훨씬 더 압박감이 크고 긴장감 있다”며 차별화된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K-베이커리 열풍을 예고한 ‘천하제빵’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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