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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시가전 준비하나…“위성에 찍혔다” 훈련시설 현대화 포착 [배틀라인]

    北, 시가전 준비하나…“위성에 찍혔다” 훈련시설 현대화 포착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북한이 러시아 파병 전 특수부대 훈련에 사용했던 평양 강동과 평안남도 은산의 시가전 훈련시설을 잇달아 손보는 정황이 위성사진에서 포착됐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드론 정찰과 포병 화력 연계, 소부대 분산 운용 등을 현지에서 익혔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이런 경험을 국내 훈련에 반영하는지도 주요 관찰 대상이다.● 특히 제11군단과 연계된 은산 훈련장의 변화는 북한 특수작전부대의 후방 침투·타격 전술이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가늠할 단서로 꼽힌다. 북한이 러시아 파병 전 특수부대 훈련에 사용했던 시가전 훈련시설을 잇달아 손보고 있다. 평양 인근 훈련장에는 건물 10동이 새로 들어섰고, 평안남도의 특수부대 훈련장에서도 모의 건물을 다시 짓는 공사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군이 러시아 전장에서 드론전과 소부대 전투를 경험한 뒤 나타난 변화여서, 현지에서 얻은 전훈이 북한군 훈련체계에 반영되는지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미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의 분석서비스 NK프로에 따르면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평양 강동 지역 조선인민군 제60호 훈련소에 지난 6월부터 건물 10동이 들어서는 모습이 확인됐다. NK프로는 위치와 구조로 미뤄 사격·침투 훈련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새 건물 바로 앞에는 지난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자폭 드론 공격 훈련에 사용된 모의 시설이 있다. 당시 지상군은 건물 뒤편 고지를 점령하는 훈련도 실시했다. 같은 훈련장에는 시가전 시설과 자폭 드론 훈련시설, 지상 병력 훈련구역이 함께 배치돼 있다. 평안남도 은산군의 시가전 훈련장에서도 공사 정황이 포착됐다. 과거 북한 특수부대인 제11군단 예하 630부대와 연계됐던 곳으로, 북한군의 첫 러시아 파병 직전인 2024년 10월 김 위원장이 특수부대 훈련을 참관했다. 지난해 말부터 모의 건물을 다시 짓기 시작했고, 지난 7월 들어선 대형 건물 한 동은 한 달여 뒤 위성사진에서 사라졌다. NK프로는 최근 훈련 과정에서 건물이 파괴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러시아서 익힌 드론전…北 훈련에도 반영하나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소형 드론이 병력과 장비를 찾아내고 직접 공격하는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쓰인다. 드론이 확보한 표적 정보를 포병 화력과 곧바로 연계하는 방식도 보편화됐다. 미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군이 드론 정찰 정보를 포병 화력과 연계하는 방식, 드론 감시를 피하기 위한 소부대 분산 운용과 신속한 기동 등을 현지에서 익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17일 일본 NHK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현지에서 드론과 드론 운용요원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군이 큰 비용을 치르지 않고 전쟁을 배우고 돌아간다며 이를 태평양 지역 안보 문제로 규정했다. 이런 경험은 북한군의 기존 포병·특수작전 전력에 활용될 수 있다. 소형 드론을 포병·특수작전 전력과 연계하면 표적 탐지에서 타격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강동 훈련장처럼 자폭 드론 시설과 시가전 시설, 지상 병력 훈련구역이 한곳에 배치된 장소는 이런 전투방식을 반복해서 익히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제11군단, 후방 침투·타격 전술도 바뀌나은산 훈련장이 제11군단과 연계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제11군단은 여러 특수작전여단을 거느린 북한군의 핵심 특수작전부대다. 미 국방정보국(DIA)은 북한 특수작전부대가 전시에 한국군 후방으로 침투해 지휘시설과 비행장, 항만 등 주요 목표를 공격하는 임무를 맡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런 작전에서는 건물 진입과 소부대 기동, 표적 탐지와 신속한 타격 능력이 중요하다. 러시아 전장에서 접한 드론 운용 방식이 특수작전부대 훈련에 반영되면 기존 후방 침투·타격 전술도 달라질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주재한 지난 7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에서는 군사기지를 표준화·전문화·현대화하는 장기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NK프로는 북한이 전국에 수십 곳의 시가전 훈련시설을 운용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수십년 전에 조성됐다며 우크라이나전에서 얻은 전훈과 달라진 작전환경에 맞춰 시설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파병 병력이 쌓은 경험이 시가전 훈련과 특수작전부대 교육에 반영되면 북한군의 전투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최근 강동과 은산에서 포착된 훈련시설 개편은 그 변화를 가늠할 단서다.
  • 납북귀환어부들 “여전히 피해자일 뿐”…국가배상소송서 보호위반 의무 불인정

    납북귀환어부들 “여전히 피해자일 뿐”…국가배상소송서 보호위반 의무 불인정

    북한에 납치됐다가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오히려 간첩으로 몰려 반세기 넘게 고통받은 납북귀환 어부들이 국가를 상대로 다시 한번 책임을 물었으나 법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다. 재판부는 위자료를 소폭 증액하면서도 납북 당시 국가가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7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민사2부(심영진 부장판사)는 납북귀환 어부와 그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항소심 사건 9건에 대해 원고들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1심보다 위자료를 소폭 증액했다. 항소심의 쟁점은 납북 당시 국가가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와 1심이 정한 위자료 액수가 적정한지였다. 납북귀환 어부들은 당시 반복적인 어선 납북으로 위험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해군 전력 등을 고려하면 국가가 조금만 적극적으로 대응했어도 납북을 막거나 어부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해상 국방력과 납북 위험의 예견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국가가 어부들을 보호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위자료 액수에 대해서는 피해자별 구체적인 사정과 다른 유사한 과거사 국가배상 사건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1심보다 200만~1000만원을 국가가 더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심 부장판사는 “50년 전에 위법한 수사를 기초로 내려진 유죄판결이 재심으로 시정될 때까지 겪은 불명예와 고통 등에 대해서도 사법부 구성원 중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원고들이) 손해배상 지급 명령을 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특별법 제정이나 여러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서 하루빨리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뤄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판결 선고 뒤 김춘삼 동해안납북귀환어부피해자시민모임 대표는 “53년 동안 사찰과 감시를 받았음에도 민사소송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한계가 여기까지라는 게 굉장히 아쉽고 분하다”며 “법에 품었던 소망이 절단났다. 피해자는 여전히 피해자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 안세영은 꽂고, 허미미는 메치고… 일본 넘어야 金 빛난다

    안세영은 꽂고, 허미미는 메치고… 일본 넘어야 金 빛난다

    日서 출생 허미미·김지수 金 사냥맞수 시라가네·다니오카 정조준안세영 2회 연속 2관왕 대업 도전야마구치·미야자키 제압 자신감야구 B조 1위 땐 25일 日과 격돌여자 핸드볼, 항저우 설욕전 별러 4년 주기로 열리는 아시안게임은 명실상부 아시아 최대 스포츠 축제이지만, 메달 획득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가 경쟁하는 삼국지 구도다. 중국이 ‘1강’ 자리를 굳건히 한 가운데 한국은 3위 자리를 지키면서 2위 일본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결국 한국은 일본의 안방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넘어야 더 많은 애국가를 울릴 수 있다. 한국은 45개국 1만 1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최대 45개, 종합 3위 수성을 목표로 한다. 이 가운데 대표팀 세대교체에 성공한 유도 대표팀은 종주국 일본에서 4개 이상의 금메달을 노린다. 일본은 남녀 체급별 개인전과 혼성 단체전까지 전 부문 금메달을 자신하고 있는 만큼 한국 유도는 결국 체급별로 일본을 넘어야 아시아 정상에 서게 될 전망이다. 유도 대표팀에서는 여자 57㎏급 허미미가 특별한 한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도쿄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인 허미미는 일본에서 선수로 성장해 자신의 체급을 평정했지만, 2021년 별세한 할머니의 뜻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이라는 가족사까지 알려지면서 이번 일본 대회에 대한 유도계의 기대감도 더 커졌다. 일본은 허미미와 같은 체급에 시라가네 미오가 출전한다. 아직 성인 무대 경험은 적지만 지난해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우승했고, 올해 3월 타슈켄트 그랜드슬램에서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도 여자 63㎏급의 김지수도 허미미와 비슷한 성장 배경이 있다. 일본에서 태어나 한국 대표가 된 건 허미미와 같지만, 김지수는 부모 모두 한국인이어서 본인의 국적도 한국이었다. 허미미는 아버지가 재일교포, 어머니가 일본인이다. 김지수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려면 일본의 강자 다니오카 나루미를 넘어야 한다. 둘은 지난 6월 칭다오 그랑프리 결승에서 맞붙었고, 김지수가 절반을 먼저 얻고도 연장에서 역전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는 세계 1위 안세영이 아시안게임 2회 연속 2관왕 대업에 도전한다. 2022 항저우 대회 단식 우승에 이어 여자 단체전 우승까지 견인한 안세영의 이번 대회 대항마로는 중국의 왕즈이(2위)와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3위)가 꼽힌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에서는 주로 왕즈이와 결승에서 다퉜으나, 야마구치는 이번 대회가 홈에서 열리는 만큼 결승 진출은 물론 안세영까지 꺾겠다는 각오다. 야마구치는 최근 일본 매체와 인터뷰에서 “모처럼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결승 무대를 경험해보고 싶다. 현재 부상도 없고, 훈련도 충분히 한 상태”라며 안세영을 향한 설욕전을 다짐했다. 그의 안세영과의 상대 전적은 15승 21패로, 최근 7번의 맞대결에서는 모두 패했다.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에서는 ‘신성’ 미야자키 도모카(8위)도 안세영의 아성에 도전한다. 그는 아시안게임 직전 BWF 월드투어 대회였던 지난 6일 중국 마스터스 결승에서 안세영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아직 안세영을 위협할 정도의 실력은 아니었지만, 안세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최근 눈여겨보고 있는 신흥 강자로 미야자키를 지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안세영은 상대가 누가 되든지 “일본에서 애국가를 들을 수 있게 하겠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야구와 축구, 농구, 핸드볼 등 구기 종목에서도 한국과 일본 모두 금메달이라는 동상이몽을 꾸는 만큼 토너먼트 혹은 결승에서 양국이 만날 가능성이 크다. 이 가운데 7개 팀이 풀리그를 치르는 여자 핸드볼은 오는 27일 열리는 일본과의 마지막 경기가 사실상 금메달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항저우 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10점 차이로 졌던 한국은 원정 설욕을 노린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대만, 홍콩, 태국과 B조에 속해 조별리그에서는 일본을 만나지 않지만, 한국이 조 1위를 차지하면 A조 1위가 유력한 일본과 25일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만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게임 4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남자 축구대표팀은 D조에 편성돼 대진상 A조의 일본과는 4강 진출 이후에나 만날 수 있다. 북한과 함께 F조에 속한 여자 축구대표팀도 목표인 금메달을 획득하려면 토너먼트에서 일본을 넘어야 한다. 항저우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던 남자하키는 오는 28일 A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과 만난다. 조 2위까지만 4강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메달을 위해서는 한일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 두물머리 옆 한강 조망… 양평 양서고 인접

    두물머리 옆 한강 조망… 양평 양서고 인접

    쌍용 더 플래티넘 한강 쌍용건설은 다음달 경기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 일원에 ‘쌍용 더 플래티넘 한강’을 분양한다. 단지는 양서면 용담리 212-3번지 일원에 지하 2층~지상 최고 19층, 6개동, 총 33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경의중앙선 양수역이 가깝고, 급행열차를 이용하면 서울 왕십리역과 청량리역까지 3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향후 9호선 5단계 연장 사업이 추진되면 환승을 통한 잠실·강남 접근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차량으로 약 15분 거리에는 스타필드 하남을 비롯해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대형 쇼핑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단지 앞에는 양수초·중이 있으며,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양서고도 도보권에 있다. 양서고는 농어촌특별전형 지원 대상 학교로, 대학별 전형 요건을 충족할 경우 해당 전형을 활용할 수 있다. 자연환경도 돋보인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어 일부 가구에서는 두 강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유엔관광기구가 선정한 2025 최우수 관광마을 ‘두물머리’와 경기도 제1호 지방정원 ‘세미원’, 양서문화체육공원 등도 가깝다. 단지는 유리난간과 한강 파노라마 조망 설계를 적용해 세대 내 개방감을 높였다. 피트니스센터와 실내 골프연습장 등의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선다.
  • 8년 만에 다시 AG 金 겨눈 여서정 “후회 없는 경기할게요”

    8년 만에 다시 AG 金 겨눈 여서정 “후회 없는 경기할게요”

    16세 때 AG 金 딴 ‘기계체조 간판’여자 체조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파리 올림픽 때는 어깨 탈구로 7위6월 아시아선수권 금메달로 부활“깨끗한 자세·깔끔한 착지 승부수” 8년 전 막내가 이제는 어엿한 주장이 됐다. 처음 출전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이름을 알렸지만 이후 부상과 좌절의 시간도 겪었다. 한층 성숙해진 여서정(24·제천시청)은 이제 스스로에게 조금의 후회도 남지 않는 경기를 꿈꾸며 두 번째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지난 3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여서정은 “8년 만에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이라 부담도 조금 있지만 기대가 더 크다”면서 “자카르타 때는 막내로 출전해서 언니들 따라서 했는데 이번에는 주장으로 나가게 되면서 책임감이 더 무거워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여서정은 지난 8년간 한국 체조의 간판으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로 한국 여자 체조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고, 2023 세계선수권 동메달로 국제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부녀 금메달리스트’로서 아버지와 관련해 따라붙던 ‘여홍철의 딸’이라는 수식어는 ‘여서정의 아버지’로 바뀌기도 했다. 하지만 시련도 잇따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면서 출전을 포기하고 2024 파리 올림픽에 집중했지만, 결선을 앞두고 어깨가 탈구돼 7위에 그쳤다. 이후 수술과 긴 재활 시간을 견뎌야 했다. 여서정은 “수술한 부위가 두 군데여서 재활이 길었다”면서 “지금은 수술한 부위를 집중 관리하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된 시간을 딛고 일어선 여서정은 지난 6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여서정의 주 종목인 도마는 도움닫기부터 손짚기, 공중회전, 착지까지 불과 몇 초 만에 승부가 갈린다. 짧은 순간에 수년간의 훈련이 압축돼 메달 색깔이 결정된다. 최근 여서정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기구 적응’과 ‘착지’다. 아시안게임 때 쓰이는 기구가 새것이라 기존에 쓰는 것보다 딱딱하기 때문에 특히 신경 쓰고 있다. 여서정은 “어릴 때보다 노련미도 생겼고 착지도 더 깔끔하게 잘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라면서 “깨끗한 자세와 깔끔하게 착지를 하는 게 이번 아시안게임의 승부수”라고 강조했다. 이날 훈련 과정에서도 여서정은 코치의 도움을 받아 착지 자세를 가다듬는 등 완벽한 마무리를 위해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금메달을 위해서는 북한의 안창옥(23)을 넘어야 한다. 안창옥은 항저우 대회 도마 금메달을 딴 강자다. 파리 올림픽에서 4위를 기록하며 여서정보다 앞섰다. 그러나 6월 아시아선수권에서는 여서정이 14.349점을 기록해 13.949점을 얻은 안창옥을 따돌리고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올림픽에서의 경험은 여서정을 더 단단하게 했고, 아시아선수권의 결과는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8년 전 금메달이 여서정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면 지금은 스스로에게 후회 없는 경기를 남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여서정은 “아시아선수권처럼 연기를 펼친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상대를 의식하는 대신 내 것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메달 욕심은 있지만 그것보다도 스스로에게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 김주애 ‘후계자 내정’ 판단한 국정원…北 미사일 설계도까지 확보 [핫이슈]

    김주애 ‘후계자 내정’ 판단한 국정원…北 미사일 설계도까지 확보 [핫이슈]

    북한의 권력승계 구도가 구체화하는 가운데 한국 정보당국이 북한의 당 내부 문건과 미사일 설계도까지 확보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확대와 정보기관 개편까지 맞물리면서 북한 내부 권력과 군사체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국가정보원은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사실상 후계자로 내정되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했다. 국정원은 최근 김주애의 공개활동이 잦아진 데 대해 “사실상 후계자로 내정되는 단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주민들에게 차기 지도자로 각인시키려는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주애는 그동안 김 위원장의 군사·외교 관련 공개행보에 잇따라 동행하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핵·미사일 관련 행사나 군부대 방문에도 모습을 드러내면서 후계 가능성을 둘러싼 관측도 이어졌다. 다만 북한이 김주애를 공식 후계자로 발표한 것은 아니다. 국정원의 이번 평가는 공개활동과 내부 동향 등을 종합해 권력승계 구도가 이전보다 구체화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의 뒤 브리핑을 통해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김주애 후계 구도 구체화…北 내부자료까지 확보 국정원은 북한 당 내부 문건과 미사일 설계도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미사일의 설계도인지, 자료를 어떤 경로로 확보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미사일 설계 자료는 북한이 개발하거나 운용하는 무기체계의 구조와 기술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정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면서 미사일과 드론, 포병 전력의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국정원이 내부 문건과 설계 자료를 실제로 분석하고 있다면 북한 무기체계의 개발 방향과 성능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국정원은 북한 정보기관 개편의 배경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기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산하 정찰총국을 ‘정찰정보총국’으로 확대했다. 러시아전 경험 흡수하나…정찰정보총국 확대 국정원은 정찰정보총국 확대의 배경으로 방첩 기능 강화를 꼽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축적된 작전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찰정보총국장 리창호에게 해외특수작전부대 제1부사령관을 겸직하도록 한 것도 이런 변화와 관련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제9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는 리창호가 정찰정보총국장 겸 해외특수작전부대 제1부사령관 자격으로 해외작전부대 종대를 인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통해 얻은 전장 경험을 정보·작전체계에 흡수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추가 파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낮다고 국정원은 평가했다. 다만 전황이나 북러 관계 변화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은 열어뒀다. 북미 관계에서는 대화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봤다. 국정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에 대해 “어느 때라도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북미 간 구체적인 접촉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국정원은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징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보고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김주애의 공개행보만 보고 후계 가능성을 추정한 데 그치지 않고 북한 내부 당 문건과 미사일 설계도, 정보기관 개편 동향까지 함께 확보·분석하고 있다고 공개한 점이다. 북한의 권력승계와 군사체계 변화, 북러 협력, 북미 대화 가능성이 동시에 움직이면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변수가 다시 늘고 있다.
  • 내년 국방비 첫 70조 돌파…전작권 전환·첨단전력에 집중 [2027년 예산안]

    내년 국방비 첫 70조 돌파…전작권 전환·첨단전력에 집중 [2027년 예산안]

    내년도 국방예산이 올해보다 8.2% 증가한 73조 2777억원으로 편성됐다. 국방예산이 7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7년도 국방예산 정부안을 의결했다. 내년도 국방예산은 전력운영비 50조 416억원, 방위력개선비 22조 7112억원, 병무행정 5249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전력운영비는 올해보다 5.9%, 방위력개선비는 13.8% 각각 늘었다. 특히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한 핵심능력을 조기에 확보하는 데 예산을 집중했다.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지통신무전기 성능을 개량하고 연합구성군사령부의 전시 군사정보유통체계를 신규 구축한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중고도정찰용 무인항공기(MUAV)와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도 조기에 전력화한다. KF-21 최초 양산 투자를 확대하고 후속 양산을 추진하는 한편 핵추진잠수함 사업에도 착수한다. 인공지능(AI)과 드론 등 첨단전력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일반소초(GOP)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성능 개량하고 무인지상감시센서를 신규 도입한다.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과 수중자율기뢰탐색체 등을 전력화한다. 수송과 주둔지 경계, 위험물 취급 등 병력 절감 효과가 큰 분야에는 ‘피지컬 AI’ 실증사업도 추진한다. 드론을 주요 전투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력 확충에도 나선다. 군집드론 연구개발에 착수하고 중거리 자폭드론과 분대급 소형 대인 자폭드론, 소형공격드론 등을 확충한다. 북한 무인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접적지역 대드론 통합체계와 소형무인기 대응체계, 레이저대공무기 투자를 확대하고 이동형 레이저대공무기 연구개발도 새로 시작한다. 장병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도 늘렸다. 중·소위와 중·하사 기본급 처우개선율을 5.9% 반영해 하사 1호봉 기준 보수를 월 300만원 수준으로 인상한다. 군 간부 전세자금 이자지원 대상을 간부숙소 미입주자까지 확대하고 영외거주 간부 급식비도 월 16만원으로 올린다. 국방부는 “향후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국방예산 정부안에 담긴 주요 사업들이 차질 없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협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비움과 쉼’…경기관광공사, ‘비움 여행지’ 6곳 추천

    ‘비움과 쉼’…경기관광공사, ‘비움 여행지’ 6곳 추천

    엊그제만 해도 유례없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는데, 벌써 선선한 바람과 함께 사색에 잠기기 좋은 9월이 다가오고 있다. 경기관광공사가 멀리 떠나지 않아도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 6곳을 추천했다. 몸과 마음에 잠시 쉼표가 필요한 날, 복잡한 일상을 비워내고 온전한 평온으로 채우기 좋은 곳이다. [수원 남수헌] 8월 정식 운영을 시작한 ‘남수헌(南水軒)’은 전통 한옥의 단아한 미학에 현대적인 편의를 더한 한옥 체험형 복합문화공간이다. ‘남수’와 ‘헌’을 결합해 이름 붙여졌으며, 수원화성 성곽길 인근에 자리해 한옥의 정취와 수원화성의 풍경을 함께 만날 수 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골목을 사이에 두고 안채, 사랑채, 별당채가 정갈하게 펼쳐져 마치 작은 한옥마을에 들어선 듯한 풍경을 선사한다. 중정을 품은 마당과 나무 한 그루, 처마 밑으로 스며드는 햇살이 어우러져 한옥 특유의 고요하고 단정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총 12개의 한옥 객실은 객실 유형에 따라 다실과 마당을 갖추고 있으며, 일부 객실에서는 프라이빗 온탕도 즐길 수 있다. 1층에는 갤러리카페 ‘오스수원’과 한옥 라이브러리가 마련돼 숙박객뿐 아니라 일반 방문객도 이용할 수 있다. 전시와 차, 책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수원화성 성곽길을 걷다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포천 국립수목원] 광릉숲 중심부에 자리한 포천 국립수목원은 550여 년의 세월 동안 자연 그대로 보전되어 온 생태계의 보고다. 1468년 조선 세조의 능림으로 지정된 이래 철저히 보호받아 온 온대 북부지역의 대표적인 천연림으로, 그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내부에는 산림박물관, 산림생물표본관,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등 전문 연구·전시 시설과 함께 다채로운 생태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하늘을 찌를 듯 곧게 솟은 ‘전나무 숲길’과 고요한 물결이 드리운 ‘육림호’ 산책로는 울창한 숲의 정취를 만끽하며 천천히 걸어보기에 좋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싱그러운 숲의 향기를 느끼며 일상의 번잡함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 [가평 잣향기푸른숲]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600m에 자리한 가평 잣향기푸른숲은 울창한 잣나무 숲길을 걸으며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산림치유 공간이다. 수령 80년 이상의 잣나무림이 국내 최대 규모로 분포하고 있어, 숲에 들어서는 순간 하늘 높이 곧게 뻗은 푸른 나무들이 웅장한 풍경을 연출한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싱그러운 숲의 향기를 느끼며 도심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완만한 경사의 무장애 나눔길을 비롯해 다양한 숲길이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숲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산책로 곳곳에는 평상과 벤치 등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걷다가 잠시 쉬어가며 바람 소리와 새소리 등 숲의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끼기 좋다. 또한 숲체험과 산림치유 프로그램, 목공체험 등 다양한 산림복지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화성 매향리평화기념관] 화성 매향리평화기념관은 반세기 넘게 미군 폭격훈련장으로 사용됐던 매향리의 역사를 기록하고 평화의 가치를 전하는 역사·문화 공간이다. 1950년대 쿠니사격장이 들어선 이후 주민들은 오랜 시간 폭격의 굉음과 불발탄의 위험 속에서 살아야 했으며, 주민들의 노력 끝에 2005년 사격장이 폐쇄됐다.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기념관은 붉은 벽돌과 자연광이 어우러진 차분한 공간으로,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에서 쿠니사격장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 평화를 되찾기 위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옛 쿠니사격장 존치건축물에도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다. [부천 자연생태공원] 지하철 7호선 까치울역 인근에 위치한 부천 자연생태공원은 도심 속에서 수목원과 식물원, 자연생태박물관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생태 휴식공간이다. 공원 내 부천무릉도원수목원에는 1,000종의 식물이 식재돼 있으며 암석원, 약용식물원, 명상원, 하늘호수 등 다양한 테마 공간이 이어진다. 약 2km 길이의 무장애 데크길 ‘누구나숲길’이 조성돼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숲을 거닐 수 있으며, 유리 온실로 조성된 부천식물원에서는 날씨와 계절에 관계없이 다양한 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해가 지면 공원은 빛과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진 야간 관광명소로 변신한다. 야간 관광 콘텐츠 ‘부천 루미나래 도화몽’은 약 1.5km의 수목원 산책로와 데크 숲길을 따라 12개 콘텐츠로 펼쳐진다. 조명과 영상이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낮에는 초록빛 수목원을 산책하고 밤에는 빛과 미디어아트로 물든 숲을 거닐며 서로 다른 매력의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의정부 직동근린공원] 의정부 도심에 있는 직동근린공원은 울창한 숲과 산책로가 어우러진 대표적인 도심 속 녹색 쉼터다. 도심과 바로 맞닿아 있으면서도 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수목과 산책로가 이어져 한층 여유로운 숲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공원은 칸타빌라정원, 청파원, 힐빙정원, 피크닉정원 등 4개 테마 공간으로 구성돼 계절마다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축구장을 비롯한 다목적 체육시설과 어린이 야외체험장, 야외공연장 등을 갖추고 있으며, 곳곳에 정자와 숲속 쉼터가 마련돼 있어 산책 중 잠시 머물며 휴식하기도 좋다. 공원 산책로는 북한산국립공원 사패산 일대의 안골계곡까지 이어진다. 울창한 나무 사이를 따라 걸으며 도심 가까이에서 호젓한 숲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 “北핵 안 돼” 외치더니, 이젠 ‘암묵 인정’ 돌변 전망…한국엔 핵 남나 [권윤희의 월드뷰]

    “北핵 안 돼” 외치더니, 이젠 ‘암묵 인정’ 돌변 전망…한국엔 핵 남나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2017년 북한의 핵동결·평화조약·한미훈련 중단에 반대했던 앤서니 루지에로는 9년 뒤 북한 핵의 ‘암묵적 인정’과 핵·장거리미사일 제한을 현실적 협상안으로 전망했다.● 미국 본토를 겨냥한 ICBM만 묶고 대남 전술핵을 남기면 미국의 위험은 줄어도 한국의 핵위협은 계속되고, 북한의 ‘동맹 분리’ 압박도 커질 수 있다.● 한미연합연습·훈련과 평화체제까지 조정된다면 한국은 대남 핵전력 제한과 이행 순서를 북미합의에 반영해야 한다. 2017년 3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직후 미 의회에 출석한 앤서니 루지에로는 북한과 핵·미사일 동결을 협상하거나 평화조약을 맺는 데 반대했다. 당시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이었던 그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한미연합연습·훈련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실질적인 핵전력 감축 없이 동결이나 평화조약에서 이익을 얻은 뒤 중국과 함께 한미훈련 축소나 완전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루지에로는 이후 트럼프 1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들어가 2018~2019년 북한 담당 국장을 맡았다. 싱가포르·하노이 북미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 당시 백악관에서 북한 문제를 다뤘다. 9년 뒤 그가 제시한 북미협상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루지에로는 27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협상할 경우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암묵적 인정’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트럼프가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평화조약과 정치·경제관계 개선, 한미연합훈련의 영구 중단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 대가로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에 검증 가능한 제한을 걸고 북한군의 러시아 철수와 대러 군사지원 중단을 받아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17년에는 북한에 내줘서는 안 된다고 했던 평화조약과 한미훈련 중단을 2026년에는 북한 핵·미사일 제한과 맞바꿀 수 있는 카드로 올린 것이다. 화성-15 때도 “비핵화”…9년 뒤엔 ‘핵 제한’루지에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 본토를 위협하기 시작한 뒤에도 비핵화와 대북 압박을 고수한 강경론자였다. 2018년 1월 미 의회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미국의 목표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접근을 ‘숙명론’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한미연합연습 중단을 맞바꾸자는 중국의 ‘쌍중단’에도 반대했다. 북한은 당시 이미 6차 핵실험을 마치고 화성-15형 ICBM을 시험한 상태였다. 루지에로도 화성-15형이 미 본토 전역에 도달할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루지에로는 비핵화와 제재, 한미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후 상황은 북한에 유리한 쪽으로 더 바뀌었다. 싱가포르·하노이 정상외교는 핵폐기로 이어지지 않았고 북한은 핵분열성 물질 생산능력과 탄도미사일 전력을 확대했다. 러시아에는 병력과 탄도미사일, 포탄까지 지원하며 군사·외교적 버팀목도 넓혔다. 트럼프의 정치적 시간표는 반대로 짧아지고 있다. 장기화한 이란전에서 뚜렷한 외교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맞게 된 상황에서 트럼프는 김정은과 연내 만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북한은 2018년보다 더 많은 핵전력과 대외 지원망을 갖췄고, 트럼프에게는 외교 성과를 만들어낼 정치적 유인이 커졌다. 트럼프는 지난 19일 북한이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직접 언급했다. 미 국무부는 26일 ‘완전한 북한 비핵화’를 공식 목표로 재확인했다. 루지에로는 그 목표에 도달하기 전 단계에서 북한의 현존 핵전력과 장거리탄도미사일부터 검증 가능한 제한에 묶는 방안을 제시했다. 美 본토 ICBM 묶어도…대남 단거리 핵은 남는다북미가 북한 ICBM의 시험과 생산·배치를 제한하면 미 본토를 향한 핵위협은 줄어든다. 한국은 북한이 전술핵 투발수단으로 운용하거나 개발해온 단거리탄도미사일과 초대형방사포의 사정권 안에 있다. 북한이 기존 핵탄두와 대남 전술핵 투발수단을 그대로 보유하면 한국의 직접적인 핵위협은 남는다. 핵분열성 물질 생산까지 계속되면 제한 이후에도 북한 핵탄두 수량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 이런 합의는 한미 확장억제에도 부담을 준다. 북한은 미 본토를 향한 ICBM 위협이 낮아진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핵위협을 높여 미국의 개입 의지를 흔드는 ‘동맹 분리’를 시도할 수 있다. 미국이 한국 방어를 위해 어느 수준까지 확전 위험을 감수할지가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한국의 위험까지 줄이려면 기존 핵탄두와 핵분열성 물질 생산, 대남 전술핵 투발수단도 제한 범위에 들어가야 한다. 루지에로는 트럼프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검증가능한 제한을 주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단거리 핵투발수단의 처리방식까지 구체화하지 않았다. 北핵 제한 대가가 한미훈련·평화조약이라면트럼프는 이미 한미연합연습을 줄였다. 그의 지시 이후 한미는 이달 전구급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당초 11일에서 5일로 단축하고 지휘소연습 2부를 생략했다. 연합 야외기동훈련도 축소했다. 루지에로가 전망한 것은 이런 일시적 조정을 넘어선 ‘한미 군사훈련의 영구적 종료’다. UFS에서 한미 지휘부는 전시 연합지휘체계와 작전계획을 숙달하고 미 증원전력 전개와 군수지원 절차를 맞춘다. 연습이 장기간 중단되면 실제 지휘부와 부대가 연합작전 수행절차를 반복 숙달·검증할 기회도 줄어든다. 북한 핵전력을 상당 부분 남기는 합의라면 한미의 핵 대응체계도 영향을 받는다. 한미는 지난 6월 핵협의그룹(NCG)에서 북한 핵사용 상황에 대비한 핵·재래식 통합(CNI)과 관련 연습·훈련을 발전시키기로 했다. 북미합의의 ‘영구 중단’ 범위가 CNI 관련 연습까지 넓어지면 북한 핵은 남아 있는데 그 핵사용에 대응하는 한미 연합절차는 제약받을 수 있다. 루지에로는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평화조약도 트럼프가 제시할 카드로 꼽았다. 평화조약으로 넘어가면 1953년 정전협정을 기반으로 유지해온 정전체제의 관리 방식도 바뀐다. 북한 핵전력은 일부 남겨둔 채 한미연합연습·훈련을 장기간 줄이고 평화체제 전환까지 추진하면 한국에는 북한 핵위협의 잔존, 연합작전 수행능력의 저하, 정전체제 전환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페이스메이커” 한국…동시에 “한국 패싱 막겠다”정부는 북미대화 재개를 지원하면서 협상에 한국의 안보이익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8일 한국이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이자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미국과 긴밀히 공조하되 한국의 안보태세가 이완되거나 북미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패싱’되는 일은 막겠다고 했다. 북미협상이 재개되면 한국 안보와 직결되는 조건은 세 갈래다. 미 본토를 겨냥한 ICBM과 함께 대남 전술핵 투발수단까지 제한하는지, 북한의 핵제한 조치와 한미연합연습·훈련 축소를 어떤 순서로 맞바꾸는지, 핵제한을 어느 단계까지 이행한 뒤 평화체제로 넘어가는지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이 세 조건의 큰 틀을 먼저 정하면 한국은 북미가 만든 합의에 맞춰 연합방위태세와 정전체제의 변화를 뒤에서 조정해야 한다. 특히 미국의 ICBM 위협은 줄어든 반면 대남 전술핵 전력은 남고 한미연합연습·훈련까지 축소되는 합의라면 한국이 부담하는 위험은 크게 줄지 않는다. 정부가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한국 패싱’과 안보태세 이완을 경계한 것도 북미협상이 한국의 핵위협과 연합방위태세를 함께 바꿀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대만도 못 받을 판인 패트리엇…‘천궁-II’ 쟁탈전 벌어지면 한국은? [밀리터리+]

    대만도 못 받을 판인 패트리엇…‘천궁-II’ 쟁탈전 벌어지면 한국은? [밀리터리+]

    이란전쟁이 미국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재고를 빠르게 소진시키면서 후폭풍이 유럽을 넘어 아시아까지 번지고 있다.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맞서 방공망을 강화해 온 대만에서는 올해 받기로 한 패트리엇 PAC-3(팩-3) 요격미사일의 인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을 막기 위해 패트리엇 추가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한정된 요격미사일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II(M-SAM2) 등 대체 방공체계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한국 역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야 하는 데다 이미 여러 해외 수출 계약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28일 대만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정부 관계자는 이란전쟁으로 미국산 요격미사일 공급이 부족해졌다며 PAC-3 인도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대만은 올해 미국에서 PAC-3 요격미사일 102기를 받을 예정이지만 현지에서는 계획대로 전량 인도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AP통신은 유럽 내 미군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재고가 미국 국방 당국자 표현으로 ‘위험 수준을 넘어선’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현재 재고로는 러시아의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기 어렵고 단발성 공격에 대응할 능력마저 매우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나토와 미 국방부는 재고가 위험 수준이라는 평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란전서 1500발 소모…대만·우크라까지 패트리엇 ‘비상’ 재고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이란전쟁이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전에서 보유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약 2330기 가운데 65%인 약 1500기를 사용했다. 올해 생산 예정 물량은 약 600기에 그치며, 연간 2000기 생산 목표는 2030년에야 달성할 예정이다. 유럽도 공급난을 피하지 못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중동 방어를 위해 유럽에 있던 요격탄 일부를 이동시켰다. AP는 독일 등 일부 국가가 값비싼 패트리엇 체계를 구매하고도 당장 발사할 탄약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는 전문가 평가를 전했다. 유럽 최초의 패트리엇 미사일 생산시설은 오는 9월 독일에서 문을 열 예정이지만 첫 인도는 내년 초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의 사정은 더 절박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소량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추가 확보했다고 밝히면서도 “더 많은 패트리엇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탄도미사일 공격을 계속하면서 우크라이나는 한국과 일본에도 요격미사일 지원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결국 미국이 자국과 중동 방어를 우선하고, 유럽과 우크라이나까지 물량을 요구하면 아시아 동맹국에 돌아갈 몫이 줄어들 수 있다. 대만에서 나온 인도 지연 우려는 이런 공급망 압박이 실제 구매국으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패트리엇 빈자리 노리는 천궁-II…수출 기회이자 한국의 숙제 패트리엇 부족이 장기화하면 대체 방공체계를 찾는 움직임도 빨라질 수 있다. 프랑스·이탈리아의 SAMP/T NG(샘프티 엔지)가 후보로 거론되지만 아직 신형 체계는 실전 검증을 거치지 않았고, 기존 SAMP/T는 패트리엇보다 대응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틈에서 천궁-II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 이미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에 천궁-II를 수출했고 쿠웨이트도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위스는 패트리엇 인도 지연에 대응해 천궁-II를 포함한 한국형 방공체계를 후보로 검토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도 천궁-II 구매의향서(LoI)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궁-II는 UAE에서 실전 운용 경험까지 쌓았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실제로 방어하면서 한국산 방공체계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납기 단축을 원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수요 급증 속에서 LIG넥스원이 생산능력 확대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반가운 수출 기회인 동시에 공급 능력을 시험받는 상황이다. 천궁-II는 애초 북한의 항공기와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한국군 핵심 방공체계다. 해외 주문이 늘어난다고 한국군 물량을 곧바로 수출용으로 돌리는 것은 아니지만, 생산라인과 핵심 부품 공급망을 얼마나 빠르게 확대하느냐에 따라 국내 전력 보강과 수출 일정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패트리엇 공급난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수년간 이어진다면 천궁-II를 원하는 국가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란전쟁이 보여준 것은 방공체계의 성능만큼이나 필요할 때 충분한 요격미사일을 공급할 수 있는 생산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패트리엇 102기를 제때 받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대만의 상황은 한국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세계적인 방공미사일 부족이 천궁-II의 몸값을 끌어올릴수록, 한국은 수출 확대와 동시에 자국 방공망에 필요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문제까지 함께 풀어야 한다.
  • 해경, 백령 진압대 신설… 中어선 불법조업 막는다

    정부가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과 북쪽을 넘나들며 불법 조업을 일삼는 중국 어선을 퇴치하기 위해 백령 해역에 특수진압대를 증강 배치하는 등 강경책을 꺼냈다. 정부는 27일 외교부·통일부·국방부·해양수산부·해양경찰청 합동으로 ‘서해 NLL 불법 조업 외국 어선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해경은 중부지방해경 서해5도특별경비단에 백령 특수진압대를 신설하고 대원 50명을 증원한다. 불법조업 어선에 고속 접근하는 특수기동정도 2척 추가 배치한다. 현재 연평도와 대청도에서는 각각 특공대원 30명과 특수기동정 2척으로 특수진압대가 운영되고 있다. 백령도까지 특수진압대가 들어서면 서해5도 주요 해역의 현장 대응 시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특수진압대는 특수기동정을 타고 중국 어선을 추격한 뒤 직접 배에 올라 선원과 조타실을 장악하는 등선·진압 전담 조직이다. NLL 해역에서 중국 어선은 단속을 눈치채면 북한 수역으로 도주해 해경의 나포 작전에 제약이 크다. 단속 대원들은 10~15분 안에 중국 어선을 장악하지 못할 경우 어선을 쫓다가 NLL을 넘어갈 위험성이 있어 작전을 중단한다. NLL 이남 해역은 외국 어선 조업이 금지된 ‘특정 금지구역’이지만 중국 어선은 남북 분단 상황을 악용해 NLL을 넘나들며 불법조업을 일삼고 있다. NLL 해역에서 관측된 중국 어선은 하루 평균 2023년 94척, 2024년 90척, 지난해 97척에 달했다. 이달에도 하루 평균 70여척이 백령·소청·연평도 인근 NLL 남쪽 2~4㎞ 해상에서 장기 조업 중이다. 정부는 군·경 정보 공유 절차도 간소화해 합동 단속의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해수부는 다음 달부터 중국 어선이 설치한 불법 어구를 전담 철거선으로 제거하고 쌍끌이 조업을 방해하는 시설물도 추가 설치한다. 정부는 법령을 개정해 조업 목적의 정박·정류와 물품 보급 행위도 단속하고 중국 정부에 자국 어선의 처벌과 재발 방지를 요구할 계획이다.
  • ‘한미연합훈련 전격 축소’ 알고 보니 ‘김정은 초청장’이었다…金 ‘하노이 노딜’ 잊었을까? [밀리터리노트]

    ‘한미연합훈련 전격 축소’ 알고 보니 ‘김정은 초청장’이었다…金 ‘하노이 노딜’ 잊었을까? [밀리터리노트]

    트럼프의 가을 대화 제의와 훈련 축소의 배경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격적인 재회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대형 대북 외교 이벤트를 성사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발표된 한미연합훈련 전격 축소 방침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보낸 파격적인 ‘친서급 대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의 밀어붙이기와 연합훈련의 성격 변화18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올가을 아시아 순방 기간 중 김 위원장과 대면 회담을 마련하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적절한 시기에 만날 것”이라며 회동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지시한 한미연합훈련 축소는 단순한 국방 예산 절감이나 동맹 비용 재조정 차원을 넘어선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를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명분 제공’이자 사실상의 초청장으로 해석하고 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미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번 훈련 축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만남의 진정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평양의 딜레마: ‘하노이 노딜’의 깊은 상흔 그러나 관건은 굴러온 공을 쥐게 될 김 위원장의 선택이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손짓에 선뜻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이른바 ‘하노이 노딜’의 기억이 여전히 북한 지도부에 깊은 상흔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당시 김 총비서는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전용열차로 수천 ㎞를 이동하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영변 핵시설 폐기와 대북 제재 해제를 맞바꾸려던 구상은 백악관의 막판 ‘빅딜’ 요구로 무산됐다. ‘빈손 귀국’으로 체면을 구겼던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확실한 대가가 보장되지 않는 한 다시 트럼프의 판에 흔쾌히 올라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변화된 판세: 핵 고도화와 북러 밀착이라는 변수 나아가 북한의 위상과 국제 정세도 5년 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 실패 이후 핵·미사일 능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고도화했으며, 러시아와의 군사 밀착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전략적 공간을 넓혀왔다. 제재 국면 속에서도 자체적인 대외적 생존로를 확보한 평양이 트럼프의 ‘개인적 친분’ 중심 외교에 다시 쉽게 호응할 이유가 줄어든 셈이다. 따라서 북한의 APEC 행사 참석 가능성은 지극히 낮으나, 중국 선전이라는 지리적·시기적 계기를 활용한 ‘북미 간 별도 전격 회동’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중국의 묵인 여부에 따라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반도 정세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전직 관료는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의 친분으로 또다시 극적인 타결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지만, 북한의 몸값은 하노이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훈련 축소’라는 초청장에 평양이 어떤 방식으로 응답할지, 혹은 하노이의 기억을 되새기며 장기전 카드를 꺼내 들지 향후 한반도 정세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독도는 일본땅” 우기더니, 푸틴에 ‘뒤통수’ 맞은 日…굴욕 맛본 다카이치 펄쩍 뛴 상황 [권윤희의 월드뷰]

    “독도는 일본땅” 우기더니, 푸틴에 ‘뒤통수’ 맞은 日…굴욕 맛본 다카이치 펄쩍 뛴 상황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푸틴 대통령은 태평양함대 훈련과 동부 국경 회의에 이어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쿠릴을 방문해 실효지배 의지를 과시했다.● 남쿠릴의 방공·대함 전력은 영토방어와 함께 오호츠크해 전략원잠과 러시아의 핵 2차타격 능력을 보호하는 외곽 방어선이다.●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당일 러중 공동성명까지 겹치며 일본의 북중러 위협 인식이 커진 가운데, 한미일 군사협력의 북태평양 확대에 대비한 한국의 대러 위기소통과 확전 관리도 중요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일본이 ‘북방영토’라고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쿠릴 4개 도서 가운데 이투루프(일본명 에토로후)를 찾았다. 일본 패전일, 한국 광복절을 이틀 앞둔 시점이다. 방위백서에서 22년째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일본은 반대로 남쿠릴 문제에선 러시아에 격렬 항의를 쏟아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시베리아·극동 지역을 순방 중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투루프의 수산물 가공공장에서 연어알 등 현지 수산물을 맛보고 학교와 병원을 시찰했다. 주민들과 대화하고 발레리 리마렌코 사할린주지사와 업무회의도 했다. 그가 방문한 학교에는 우크라이나전에서 숨진 러시아군 장교 에두아르트 노르폴로프의 이름이 붙어 있다. 푸틴 대통령이 쿠릴열도를 찾은 것은 2000년 집권 이후 처음이다. 그는 2024년 1월 쿠릴열도에 “반드시 가겠다”고 예고했다. 러시아 국가수반으로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이 2010년 처음 남쿠릴을 방문했다. 메드베데프는 총리 재임 중 세 차례 더 찾았고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도 2021년 이투루프를 방문했다. 일본 정부는 니콜라이 노즈드레프 주일 러시아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이투루프가 일본 고유 영토라며 푸틴 대통령의 방문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함대훈련 뒤 이투루프행…남쿠릴, 러시아 ‘극동 방어선’으로푸틴 대통령은 이투루프 방문 전날 미사일순양함 바랴그함에서 올해 태평양함대의 핵심 작전·전투훈련을 참관하고 동부 국경 방어태세를 점검했다. 장병들에게는 “여러분은 후방이 아니라 최전선에 있다”고 말했다. 바로 그 다음 날, 푸틴 대통령은 영유권 분쟁의 중심 이투루프에서 공장과 학교, 병원 등을 돌며 실효지배를 과시했다. 바다에서는 최고사령관으로 해상·도서 방어태세를 점검하고 섬에서는 국가원수로 통치행위를 부각한 것이다. 하루 간격으로 이어진 두 행보는 남쿠릴을 러시아가 방어하고 통치하는 극동 국경으로 제시했다. 태평양함대 훈련은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동해와 오호츠크해, 북서태평양에서 진행됐다. 함정·잠수함·지원함 약 60척과 항공기·헬리콥터·무인체계 약 30대, 병력 1만 3000여명이 투입됐다. 러시아는 극동의 해상 국경과 도서지역, 연안 방어를 훈련 목표로 제시했다. 훈련을 참관한 푸틴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아시아·태평양 진출과 새로운 군사블록·무기체계 배치가 러시아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러시아를 주요 위협으로 규정하고 미국과 군사협력을 강화한다고도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이 태평양함대 훈련과 동부 국경 회의 직후 이투루프를 찾은 것은 러시아가 극동을 또 하나의 전선으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토방어 넘어 전략원잠 보호…남쿠릴의 군사적 가치쿠릴열도는 오호츠크해와 북태평양을 가르는 섬 사슬이다. 오호츠크해는 캄차카반도에 기지를 둔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탄도미사일탑재 원자력잠수함(SSBN·전략원잠)이 활동하는 핵심 해역이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 6월 공개한 ‘일본 주변 러시아군 동향’ 자료에서 태평양함대의 보레이 계열 전략원잠을 5척으로 집계했다. 남쿠릴을 포함한 쿠릴열도는 오호츠크해의 전략원잠을 보호하고 블라디보스토크에 주둔하는 주요 수상함의 태평양 진출로를 확보하는 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캄차카반도와 사할린, 쿠릴열도에 방공·대함 전력을 배치해 외부 해·공군과 공격원잠의 오호츠크해 진입을 억제해왔다. 전략원잠을 자국 해·공군의 엄호가 가능한 해역에 배치해 유사시 핵 2차타격 능력을 보존하는 바스티온(성역) 전략이다. 이투루프와 쿠나시르에는 제18기관총포병사단 예하 부대와 바스티온·발 연안대함미사일, 전투기 등이 배치돼 있다. 남쿠릴의 방공·대함 전력은 영토방어와 오호츠크해 전략원잠 보호를 함께 맡는 외곽 방어선이다. 이번 훈련에도 수상함과 잠수함, 해군항공대, 소해전력이 참가해 동해와 오호츠크해, 북서태평양의 해상 접근로 통제와 도서 방어태세를 점검했다. 훈련 구역과 임무는 쿠릴열도와 사할린을 외곽선으로 삼는 바스티온 전략의 작전 범위와 겹친다. 우크라이나전은 남쿠릴 방공전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방위성은 이투루프와 쿠나시르에 배치됐던 S-300V4 방공체계가 침공 이후 철수돼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한다. 푸틴 대통령은 태평양함대 훈련에 우크라이나전 경험을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훈련에도 무인체계와 전자전, 장거리 정밀타격 요소가 포함됐다. 앞으로 S-300V4 방공망의 복원과 연안 대함미사일·무인체계·전자전 장비의 추가 배치 여부가 우크라이나 전훈의 극동 전력화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평화협상 멈춘 자리에 장거리미사일…깊어지는 러일 군사대치러시아는 일본의 대러 제재를 이유로 2022년 3월 평화조약 협상을 중단했다. 그 사이 일본은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노르웨이산 합동타격미사일(JSM)을 인도받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해상자위대 이지스함 초카이함이 토마호크를 처음 실사격했다. 러시아는 일본의 스탠드오프 전력을 극동 국경에 대한 군사적 위협으로 규정한다. 지난 5월에는 미군 타이폰 중거리미사일 체계의 일본 내 훈련 전개가 러시아 극동을 직접 위협한다고 반발했다. 푸틴 대통령의 나토·신무기 경고에는 일본을 평화조약 협상 상대보다 미국 장거리 타격망의 전방 거점으로 보는 모스크바의 인식이 담겼다. 푸틴 대통령은 “일본을 위협하지 않으며 일본에 어떠한 영토적 요구도 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쿠릴열도의 지위는 제2차 세계대전 결과에 따라 국제문서로 확정됐다고 주장했다. 평화조약 체결을 위해 상호 수용 가능한 해법을 찾을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지만, 러시아의 영유권은 전후질서로 확정됐다는 전제를 유지했다. 러중은 ‘재군사화’ 공세…일본은 중·러·북 위협 부각방문 당일 러시아와 중국의 주일대사는 제2차 세계대전 결과의 수정과 아시아·태평양의 재군사화에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러시아는 전후질서를 쿠릴 영유권의 근거로 내세우고 중국은 같은 논리로 일본의 대만 유사시 개입과 장거리 타격능력 확대를 견제한다. 일본은 중국과 북한의 군사력 증강, 중러·북러 군사협력 강화를 자국 방위력 확충의 근거로 삼는다. 러중은 이를 일본의 재군사화라고 비판하고, 일본은 다시 중·러·북의 군사활동을 들어 장거리 타격전력과 미일동맹을 강화한다. 서로의 대응이 상대의 군비 증강 명분을 키우는 안보 딜레마다. 북한도 푸틴 대통령의 방문 전날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비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푸틴 대통령의 방문, 러중 공동성명이 사전에 조율됐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는 중국·러시아·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하는 지점이다. 한미일 작전범위 북상…러 핵전력과 맞닿는 확전 위험한국이 주목할 것은 러시아가 일본 주변 군사활동을 어느 수준의 위협으로 평가하느냐다. 오호츠크해 방어는 전략원잠의 생존성과 직결된다. 러시아는 미일의 장거리미사일과 대잠수함전, 미사일 탐지·추적 활동을 자국 핵 억제력에 대한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한미일의 대잠수함전과 미사일 탐지·추적 협력이 일본 북부와 북태평양으로 확대되면 한미일의 작전 범위가 오호츠크해 바스티온과 중첩될 수 있다. 한미일의 재래식 억제 활동이 러시아에는 핵 2차타격 능력의 생존성을 겨냥한 조치로 비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위협 인식의 차이는 위기 시 오판과 확전 위험을 키운다. 한국은 한미일 협의 과정에서 훈련 목적과 구역, 정보수집 범위가 갖는 대러 전략신호까지 검토해야 한다. 대북 억제 활동과 러시아 핵전력 주변의 군사활동을 구분하고 한러 군사·외교 채널을 통한 우발충돌 방지 및 위기소통 체계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푸틴 대통령은 태평양함대 훈련과 동부 국경 회의에 이어 이투루프를 시찰하며 남쿠릴에 대한 실효지배 의지를 과시했다. 남쿠릴 문제의 무게중심도 러일 평화조약 협상에서 오호츠크해 바스티온과 미일 장거리 타격체계가 대치하는 군사안보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도 이 지역을 단순한 영토분쟁 지대가 아니라 재래식 억제와 핵 억제가 교차하는 확전 관리 공간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 [사설] 광주 군공항 이전, 한미 연합훈련 축소… 안보 공백 없어야

    [사설] 광주 군공항 이전, 한미 연합훈련 축소… 안보 공백 없어야

    국방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된 광주 군공항의 기능을 2028년 중순까지 다른 군공항으로 임시 배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어제 밝혔다. 2029년 반도체 팹 1차 완공을 목표로 광주 군공항 임시 배치와 이전 후보지인 무안 군공항 착공을 동시 시행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제 3대 메가프로젝트 2차 점검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기지가 반도체 산업단지로 조기에 활용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며 ‘속도전을 넘는 전격전’을 주문한 바 있다. 광주 기지는 조종사 양성교육과 함께 유사시 미군 증원 항공전력이 전개되는 서남부 영공방위의 핵심 공항이다. 한미 공군 공동운영기지(COB) 중 한 곳으로, 이전을 위해선 한미 군 당국 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 특히 광주 군공항은 서산 기지와 함께 중국 견제 등 서해에서 다국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지다. 주한 미군은 “주둔국의 정책 사안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불필요한 오해와 마찰이 없도록 구체적 대안을 마련해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야 할 것이다. 군은 공항을 사용하는 1전투비행단 예하 3개 비행대대를 예천, 서산, 충주 등에 분산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 내부에서는 무안으로의 이전 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광주 군공항을 ‘임시 배치’하는 데 대해 우려가 적지 않은 분위기라고 한다. 가뜩이나 군공항이 부족한 마당에 주요 운용 거점 하나를 사실상 먼저 없애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군공항 이전은 활주로와 전투기만 옮겨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작전 반경, 전력 배치, 지휘통신 등 작전상의 고려 사안들이 두루 충족돼야 한다. 설익은 임시 이전 방안부터 거론돼서는 무안 지역의 반발만 키우고 자칫 군공항 이전 자체가 스텝이 꼬일 수 있다.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하는 까닭이다. 한미는 올해 하반기 연합군사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기간 야외기동훈련(FTX) 횟수를 지난해(22회)보다 줄어든 14회 실시하기로 했다. 올 3월 상반기 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FS) 기간에도 한미 간 이견 끝에 야외기동 횟수(20여건)가 작년의 절반으로 줄었다. 핵위협을 가속화하고 있는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통해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을 앞두고 연합훈련을 늘리지는 못할망정 자꾸 줄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연합방위 능력은 축소되고 국민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어진다. 반도체 산업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다면 안보는 국민이 죽고사는 문제다. 이 엄연한 사실을 잠시라도 잊어선 안 된다.
  • “어둠 속 나타난 어선 탓에”…7년 전 네이비실의 대북 극비 작전이 세상에 폭로된 이유 [월드픽]

    “어둠 속 나타난 어선 탓에”…7년 전 네이비실의 대북 극비 작전이 세상에 폭로된 이유 [월드픽]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북한 해안가로 미국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 ‘네이비실 팀6’ 소속 대원들이 조용히 바다를 가르며 침투를 시도하고 있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펼치던 가운데 ‘김정은 도청’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띤 대북 극비 작전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침투는 예기치 못한 ‘불청객’ 때문에 순식간에 수포로 돌아갔다. 해안에 도착하려던 바로 그때 어둠 속에서 민간인을 태운 북한 어선 한 척이 불쑥 나타난 것이다. 발각 위기에 처한 특수부대원들은 민간인 2~3명을 몰살한 뒤 급히 잠수함으로 철수해야 했다. 7년 전 베일에 싸여 있던 미 최정예 부대의 침투 실패 비화가 최근 다시 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미국 법무부가 이 작전의 전말을 세상에 알린 뉴욕타임스(NYT) 기자를 상대로 강경 조치에 나섰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NYT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지난 2월 해당 보도를 작성한 프리랜서 기자 매슈 콜에게 연방 대배심 출석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FBI 요원은 뉴욕시에 위치한 콜 기자의 자택까지 찾아가 소환장을 직접 전달하려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콜 기자의 최근 2년 치 취재기록과 증언을 요구하고 있다. 당시 20여 명의 내부 취재원을 인터뷰해 작성된 이 보도가 국가안보 기밀을 불법 유출했다고 보고 ‘취재원 색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취지다. 미 법무부는 성명을 통해 “국가안보 정보를 불법 유출한 이들을 밝혀내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언론계는 즉각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콜 기자 측 변호인은 “공직사회의 비위를 드러내고 정부 운영 실태를 알리는 언론인의 사명을 다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찰리 슈타틀랜더 NYT 대변인도 “국민이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를 차단하려는 행정부의 과도한 공격”이라고 했다. NYT는 법률 대응 비용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보 유출자를 잡기 위해 기자의 취재원 공개를 압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란 전쟁 관련 백악관 논의를 다룬 월스트리트저널(WSJ), 베네수엘라 내 미군 작전을 보도한 워싱턴포스트(WP) 기자 등 주요 언론사를 향해서도 소환장을 발부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정작 극비 작전의 당사자인 북한은 사건이 발생한 지 7년이 넘도록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특수부대의 실패가 7년이 지난 지금 백악관과 언론 사이의 전면전으로 번져가고 있다.
  • 푸틴, 두만강에 ‘전쟁 통로’까지 뚫었나…北 향한다는 위험한 것 [권윤희의 월드뷰]

    푸틴, 두만강에 ‘전쟁 통로’까지 뚫었나…北 향한다는 위험한 것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2023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러시아 선박 4척이 북한을 최소 112차례 오간 것으로 분석됐다. 약 3만개 컨테이너에 800만~1100만발의 탄약이 실려 러시아로 넘어간 것으로 추산됐다.● 두만강 첫 도로교가 개통을 앞두면서, 해상·철도망에 병력과 기술인력, 고가 군수부품을 분산 수송할 도로축이 추가되고 있다.● 북한 내 러시아식 공격드론 공동생산설도 제기됐다. 두만강을 통해 러시아와 북한을 잇는 사상 첫 도로교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24년 6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건설에 합의한 지 2년여 만이다. 개통은 러시아 측 통관시설 공사 지연으로 미뤄졌지만, 기존 해상·철도망에 차량과 인력이 오갈 새로운 육상 통로가 추가될 단계에 들어섰다. 두만강 도로교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미 가동 중인 북러 군수망 때문이다. 2023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러시아 선박 4척은 북한을 최소 112차례 오간 것으로 분석됐다. 이 과정에서 수백만발의 북한산 탄약과 화포가 러시아로 넘어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러시아가 북한군 3만명을 추가로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으며, 북한에 러시아식 장거리 공격드론 생산능력을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북한에서 러시아로는 포탄·화포·병력이, 러시아에서 북한으로는 기술·설비·생산 경험이 이동하는 양방향 군수망의 윤곽이 나타나고 있다. 두만강 첫 도로교…기존 군수망에 도로축 추가두만강 도로교는 2025년 4월 착공했다. 길이 850m로 하루 차량 300대와 인원 2850명을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애초 지난 6월 19일 개통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 측 통관시설 공사가 늦어지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사업비 90억 루블은 공개 통계상 2024년 북러 교역액의 3배를 넘는다. 북러는 교량 건설 목적을 교역과 관광, 인적 왕래 확대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인권단체 ‘진실의 사냥개들’(트루스 하운즈)은 두만강 도로교가 북러 간 군수회랑으로 활용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도로는 고정된 역과 하역시설을 거치는 철도보다 화물과 이동 경로를 분산하기 쉽다. 러시아와 북한의 철도는 궤간이 달라 국경에서 윤축을 교환하거나 화물을 옮겨 실어야 하지만 도로에서는 이런 절차가 필요 없다. 병력과 기술·정비인력, 항법·통신장치, 공작기계처럼 부피는 작지만 가치가 높은 군수품을 신속하게 옮기는 데 유리하다. 교량 개통시 나진항의 대량 해상운송과 철도의 러시아 내륙 수송을 보완하는 도로축이 생기는 셈이다. 러 선박, 나진항 최소 112차례 운항…탄약 최대 1100만발 추산 새 도로교가 보완할 기존 군수망의 중심에는 나진항이 있다. 영국 오픈소스센터(OSC)와 러시아 독립매체 아이스토리스는 항만·선박 기록을 분석해 2023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러시아 선박 4척이 북한을 최소 112차례 오갔다고 밝혔다. OSC는 선박 적재능력과 컨테이너 이동 기록을 토대로 약 3만개 컨테이너에 122·152㎜ 포탄과 122㎜ 방사포탄 등 800만~1100만발이 실려 러시아로 넘어간 것으로 추산했다. 나진항에서 러시아 극동의 두나이·보스토치니항으로 건너간 컨테이너는 철도를 따라 러시아 서남부 탄약고와 우크라이나 전선 인근으로 이동했다. 해상은 대량 화물을 국경 밖으로 옮기고, 철도는 이를 러시아 내륙과 전선 방향으로 분배하는 역할을 맡았다. 러시아군 포탄 최대 40% 북한산…공급 줄어도 보급로 유지앞서 국방부 국방정보본부는 올해 2월까지 북한이 반출한 컨테이너를 약 3만 3000개로 추산한 바 있다. 이를 모두 152㎜ 포탄으로 환산하면 1500만발 이상이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북한산 탄약 공급이 시작된 2023년 하반기 이후 러시아군이 발사한 포탄의 29~40%를 북한산으로 추산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HUR)도 최근 러시아 포병탄 수요의 25~40%를 북한이 충당한다고 평가했다. 산출 방식은 다르지만 북한산 탄약이 러시아군의 포격 지속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은 일치한다. 다만 최근 공급량과 운항 선박 수는 감소한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의 자체 포탄 생산이 늘고 전장에서 드론의 비중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나진항과 러시아 극동항을 잇는 대량 보급로는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 北 170㎜ 자주포·240㎜ 방사포 220문 러시아 반입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지원은 포탄 보충을 넘어 화포 배치로도 확대됐다. 국방정보본부는 북한산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약 220문이 러시아로 넘어간 것으로 평가했다. 170㎜와 240㎜는 러시아군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표준 구경이 아니다. 장기간 운용하려면 북한에서 전용 탄약을 계속 공급받아야 하고, 탄도표와 사격제원, 예비부품, 정비·재장전 장비와 운용자 교육도 따로 갖춰야 한다. 전용 탄약고와 정비시설, 교육부대까지 확인된다면 러시아군의 기존 군수체계 안에 북한제 무기를 상시 운용하기 위한 별도 지원선이 구축됐다는 의미다. 북러 무기 거래가 재고 포탄을 넘기는 단계에서 특정 북한제 무기체계를 장기간 운용하는 단계로 이동하는 것이다. 우크라 “북러, 북한 내 게란 드론 공동생산 협의”2025년 6월 당시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HUR 국장은 북러가 북한에 가르피야·게란 계열 장거리 공격드론의 생산능력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나탈리야 구메뉴크 우크라이나 공익저널리즘연구소 대표는 지난 27일 북한 내 드론 공동공장 건설을 협의한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게란-1·2는 이란의 샤헤드-131·136 계열을 러시아가 현지화한 장거리 자폭드론이다. 가르피야는 외형과 운용방식이 샤헤드와 유사하지만 중국산 엔진과 부품 의존도가 높은 별도의 러시아제 공격드론이다. 구성·방현 무인기 거점 확장…알라부가 생산기술 이전 주목 북한의 기존 무인기 생산기반이 확대되고 있다는 정황은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 38노스는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 길이 225m의 제작동이 들어섰고, 인근 방현 제작·조립공장과 구성비행장에서도 별도의 시설 확장이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방현 일대를 새별-4형 정찰무인기와 새별-9형 공격무인기의 생산·비행시험 거점으로 평가했다. 추가 격납고와 시험부대 정황은 북한의 대형 무인기 생산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알라부가 경제특구의 북한 인력도 검증 대상이다. 러시아는 이곳에서 이란 기술과 설비를 토대로 샤헤드 계열을 게란으로 개량해 대량생산하고 있다. HUR은 러시아가 2025년 말까지 북한 노동자 1만 2000명을 알라부가 드론 공장에 투입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인력이 알라부가 생산라인에서 일했다면 조립기술뿐 아니라 부품 조달과 품질관리, 생산공정 설계, 시험·개량 등 러시아의 전시 대량생산 경험을 습득할 수 있다. 나진항·철도에 두만강 도로교까지…북러 군수망 확대나진항과 러시아 극동항은 포탄·화포 같은 대량 중량화물을 운반하고, 철도는 이를 러시아 내륙과 전선 방향으로 분배한다. 두만강 도로교는 병력·기술인력과 고가 부품을 신속하고 분산된 방식으로 옮길 수송축을 더한다. 여기에 러시아의 공작기계와 드론 생산기술까지 북한 군수공장으로 들어가면 북러 협력은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선다. 수송과 정비, 인력 양성, 현지 생산을 연결한 양방향 군수산업망으로 굳어질 수 있다. 한국은 두만강 도로교를 오가는 차량과 화물, 구성·방현에 반입되는 설비와 부품, 알라부가에 북한 인력이 실제로 투입됐는지와 이들의 귀환 후 배치를 추적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구축된 수송망이 러시아의 군사기술과 생산 경험을 북한에 이식하는 통로로 전환되는지가 북러 협력의 다음 단계를 짐작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 20분 만에 죽는다는데…“푸틴, 50만명 동원령 준비” 북한군 3만명 추가? [밀리터리+]

    20분 만에 죽는다는데…“푸틴, 50만명 동원령 준비” 북한군 3만명 추가? [밀리터리+]

    우크라이나가 오는 9월 러시아 총선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최대 50만 명 규모의 동원령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자국 정보기관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최소 30만 명에서 최대 50만 명에 이르는 병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시기는 오는 9월 21일 총선을 치르고 난 직후인 10월 초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푸틴을 지지하는 국민들조차 동원령에 반대하는 점을 감안해 러시아 당국은 공개적인 캠페인보다 점진적 방식으로 병력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대규모 동원령을 단행한다면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7개월 후인 202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당시는 예비군 3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부분 동원령이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3만 명 규모의 북한군 추가 파병을 요청했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추가 공급할 준비도 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뿐 아니라 이란도 러시아에 미사일을 보낼 것이고 중국도 위성 기술과 관련해 러시아와 협력하기 시작했다”면서 “우방국들에 러시아가 추가 동원에 나서기 전에 제재 등 압박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장 투입 후 20분 만에 죽는 러 병사들”러시아의 대규모 동원령이 단행될 경우 인명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달 영국 역사학자인 피터 프랑코판 박사는 최근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로부터 확보한 정보를 공개했다. 프랑코판 박사에 따르면 러시아군 신병이 전투에 참전하기 위해 입대한 이후 훈련소에 도착해서 전투에 들어가 사망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10일~3주 정도로 알려졌다. 특히 실제 전선에 투입돼 전투를 벌이기 시작한 직후부터 전사하는 시간을 평균적으로 계산했을 때, 짧게는 20분에서 최대 35분 정도밖에 버티지 못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러시아군이 현재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에 얼마나 빠르게, 많이 희생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러시아의 대규모 병력이 충원되더라도 신병을 충분히 훈련시킬 시간이 부족한 만큼 상당수가 무방비 상태로 전선에 투입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동원령은 막대한 인명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평균 사상자 수 3만 명 넘은 러시아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현재 추가 병력이 절실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프랑코판 박사가 인용한 추산에 따르면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측 사상자 1명이 발생할 때 러시아는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월평균 사상자 수는 3만 명을 돌파했으며, 서방 정보 당국은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 총 사상자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당국이 50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동원령과 북한군 3만 명 추가 파병 등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당초 푸틴 대통령은 국민 반발을 의식해 동원령이 아닌 신병 모집에 열을 올렸다. 남성들의 군 입대를 장려하기 위해 최대 14만 달러(약 2억 1500만원)의 부채 탕감 혜택까지 제공했지만 반응은 냉담하다. 현재 러시아군 병사의 평균 월급은 약 1000달러(약 154만원)에 불과한 데다 앞서 프랑코판 박사의 주장대로 전사율이 상상 이상으로 높다는 점도 당국이 병사 모집에 애를 먹는 이유로 꼽힌다. 북한이 추가 파병하면 한반도 안보에는 악재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대로 북한군 3만 명 추가 파병이 현실화한다면 한반도 안보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북한은 기존에 보낸 1만 4000명 규모의 파병 인력과 무기 지원에 대한 보상을 아직 충분히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당시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이 반대급부를 충분히 받지 못해 섭섭해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다독이고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파병이 현실화한다면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설득할 만한 상당한 경제·군사적 대가를 약속해야 한다. 특히 북한이 원하는 러시아의 핵·미사일 관련 군사적 기술이 보상으로 주어진다면 이는 결국 한반도의 안보 위협과도 직결될 수밖에 없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중앙일보에 “이번에 파병이 이뤄진다면 북한이 미사일 등 핵심 군사 기술을 한층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이를 넘길 여지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한반도 안보에는 악재”라고 평가했다. 외교부는 북한군의 추가 파병설과 관련해 “정부는 북·러 군사 협력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북·러 군사협력은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전문가들은 북한의 병력 수급 상황을 감안할 때 3만 명 규모의 대규모 추가 파병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 “우크라서 돌아온 북한군 김상사” 한국 어쩌나…곧 벌어질 일 [권윤희의 월드뷰]

    “우크라서 돌아온 북한군 김상사” 한국 어쩌나…곧 벌어질 일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러시아가 북한군 3만명의 추가 투입을 준비한다는 우크라이나 측 정보 판단이 제기됐다. 파병과 교대가 이어지면 러시아 전장을 거친 북한군은 실제 주둔 규모보다 계속 늘어날 수 있다.● 귀환한 장교·부사관과 드론·포병 요원이 교관이나 교리 개발 인력으로 배치될 경우, 무인기·포병 운용과 병력 분산 전술이 북한군 훈련에 빠르게 반영될 수 있다.● 한국군은 북한의 드론·전자전·장사정포·미사일이 결합된 공격에 대비해 표적정보와 화력의 연결 속도, 지휘통신망 생존성, 저비용 대드론 방어 능력을 실기동훈련에서 검증해야 한다. 러시아가 북한군 3만명을 추가로 불러들이려 한다는 우크라이나의 정보 판단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지난달부터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남서부 보로네시주에서 북한군 수용을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추가로 러시아에 보낼 채비를 하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러 군사협력이 북한에 실전 경험과 무기 개량 자료를 제공해 아시아 국가들의 안보에도 위협이 된다고 평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젤렌스키가 러시아의 계획을 말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27일 “북러 군사협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관련 정보는 확인하지 않았다. 이번 주장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전략대화를 한 직후 나왔다. 외교가에서는 최 외무상의 방러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향후 러시아 방문과 병력 증파 문제가 함께 논의됐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북한군 3만명 추가설…실전 경험자 누적 확대우크라이나 측은 최초 파병 병력과 보충병을 합쳐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된 북한군을 약 1만 4000명으로 추산한다. 여기에 3만명이 추가되고 교대가 이어지면 러시아 전장을 거친 누적 인원은 10만명을 넘어설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귀환 병력이 맡을 보직이다. 쿠르스크에서 살아 돌아온 북한군 ‘김상사’가 일선 부대나 군사학교의 교관으로 배치되면 개인의 전투 경험은 북한군의 전술과 교육훈련으로 옮겨 간다. 장교와 부사관, 드론·통신·포병 요원이 교리 연구와 교육을 맡으면 전훈은 한 부대에 머물지 않는다. 교범과 부대 편성, 훈련평가 기준을 바꾸는 자료가 된다. 드론·포병에 당한 북한군, 병력 분산 전술 습득북한군은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고강도 국가 간 전쟁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다. 포병과 무인기, 전자전이 연결된 전장에서 장기간 작전한 경험은 북한군이 과거 해외 분쟁에서 얻은 제한적인 참전 경험과 성격이 다르다. 러시아군은 북한군에 기본 보병전술과 포병·무인기 운용, 진지 소탕 등 전선 투입에 필요한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군은 위성항법과 통신이 교란되는 전장에서 정찰·공격용 드론과 포병이 연계되는 전투를 경험했다. 보병은 드론 감시를 피해 병력을 분산·은폐하는 방법을 익혔다. 포병과 무인기 요원은 표적 탐지와 좌표 전송, 사격보정 절차를 접했다. 지휘관에게는 통신 장애와 대규모 손실, 병력 보충을 처리한 전시 지휘 경험이 쌓였다. 초기 병력 4분의 1 손실…소부대·드론 전술로 전환북한군은 초기 전투에서 중대·대대급 병력을 한 축선에 밀집시켰다가 우크라이나군의 포병과 무인기에 큰 피해를 봤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북한군이 초기 투입 병력의 약 4분의 1을 잃은 뒤 러시아식 소부대 전술에 적응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은 소수 보병을 반복 투입해 상대의 사격 위치와 방어선의 빈틈을 드러낸 뒤 포병과 FPV 드론을 집중한다. 공격 병력이 정찰 임무와 소모전의 선봉을 동시에 맡는 고손실 전술이다. 북한군은 대규모 대형을 소부대로 쪼개 노출을 줄이는 방법뿐 아니라 인명 손실을 감수하며 상대 방어진지를 찾아내는 러시아식 소모전도 익혔다. 우크라이나 전장은 드론을 운용하는 방법과 함께 드론의 감시망에서 살아남는 방법까지 가르치고 있다. 귀환 간부 교관 투입…쿠르스크 전훈 전군 확산북한군이 귀환자의 전투 경험을 전군 능력으로 바꾸려면 전훈을 보고서와 교범으로 정리하고 장교·부사관을 군사학교와 일선 부대의 교관으로 보내야 한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 파병에서 얻은 전훈이 북한군 교리와 북러 상호운용성 강화에 활용될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군의 중앙집권적 지휘체계는 전장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한다. 드론이 상시 감시하는 전장에서는 소부대 지휘관이 병력을 즉시 분산하고 화력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상급부대의 명령을 기다리는 동안 표적 탐지와 타격이 끝날 수 있다. 반면 최고지도자의 지시를 전군에 일괄 적용하는 데는 유리하다. 김 위원장이 무인기·전자전 전술 도입과 부대 개편을 명령하면 교육과 훈련체계도 빠르게 바뀔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무인기와 인공지능의 군사적 결합을 국방 현대화의 핵심 과제로 강조해 왔다. 귀환 간부가 교관으로 배치되고 북한군 훈련에 드론 회피와 분산 기동, 포병 사격보정이 확대된다면 쿠르스크의 전훈이 북한군 조직에 흡수됐다는 신호다. 드론으로 좌표 잡고 전자전 교란…포병·미사일 집중타격북한 장사정포에 정찰드론이 결합하면 표적 탐지와 사격보정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든다. 노후 포신과 탄약 품질의 한계는 남아 있지만, 드론으로 탄착점을 실시간 확인하면 수도권과 전방 지휘시설에 대한 초기 집중타격의 효율은 높아진다. 북한이 러시아식 복합공격 방식을 받아들이면 정찰드론으로 표적을 찾고, 저가형 자폭드론과 전자전으로 레이더·통신망을 교란한 뒤 장사정포와 탄도미사일을 집중하는 공격을 구사할 수 있다. 한반도는 우크라이나 동부보다 산악이 많고 군사분계선 일대에 감시자산과 방어시설이 밀집해 있다. 그러나 짧은 작전거리와 높은 포병 밀도는 북한에 유리하다. 드론 정찰과 사격보정, 병력 분산, 전자전 대응만 접목해도 기존 전력의 운용 효과는 달라진다. 탄도미사일 방어와 대드론 작전, 대화력전, 전자전 대응, 기지 방호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한국군의 지휘 판단과 탐지·타격 자원을 분산시킨다. 북한이 저가형 드론으로 레이더를 작동시켜 위치를 노출하고 요격탄을 소모시킨 뒤 탄도미사일과 장사정포를 투입하면 한국군은 서로 다른 방어체계를 한꺼번에 가동해야 한다. 표적정보·화력 연계, 대드론 방어, 통신 복원력 검증한국군은 드론 보유 대수보다 표적 발견에서 타격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전파 교란 상황에서도 드론이 확보한 좌표가 우회 통신망을 거쳐 포병·항공·미사일 부대에 전달되는지 실기동훈련에서 검증해야 한다. 대드론 방어는 전자전 장비와 기관포, 요격드론, 레이저를 결합한 다층체계로 구축해야 한다. 광섬유 유도·자율항법 드론은 전파방해만으로 막기 어렵다. 값싼 드론을 값비싼 방공유도탄으로만 요격하는 방식도 장기전에서는 버티기 어렵다. 지휘통신망과 핵심시설의 생존성도 높여야 한다. 지휘소와 레이더, 탄약·연료시설을 분산·위장하고 통신망이 끊겼을 때 가동할 우회·복구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북한 장사정포를 신속히 탐지·제압하는 대화력전 능력도 같은 훈련에서 시험해야 한다. 전장을 거친 장교와 부사관이 일선 부대와 군사학교의 교관으로 배치되고 북한군 교범과 드론·포병 훈련이 바뀐다면, 쿠르스크의 경험은 이미 북한군 전체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군은 통신이 끊기고 레이더가 공격받는 상황에서도 표적정보가 화력으로 이어지는지, 값싼 드론을 값비싼 유도탄 없이 막아낼 수 있는지를 훈련장에서 입증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에서 돌아올 ‘김상사’를 상대하는 준비는 거기서 시작된다.
  • 한화에어로, 6600억 ‘잭팟’ 터졌다…K9 자주포 스페인 사업 추정되는 이유 [밀리터리+]

    한화에어로, 6600억 ‘잭팟’ 터졌다…K9 자주포 스페인 사업 추정되는 이유 [밀리터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6600억원 이상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는 27일 “최근 매출액 2.5% 이상에 해당하는 상품 공급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26조 7029억 원임을 감안하면 계약 규모는 6600억 원을 넘어선다. 한화에어로는 “계약 관련 세부 사항은 상대방의 비밀 유지 요청에 따른 전체 비공개 사항”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이번 계약이 스페인 자주포 현대화 사업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한화에어로는 지난 3월 스페인 최대 방위산업 기업 인드라와 포병 현대화 사업을 위한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스페인 육군에 K9 자주포를 기반으로 만든 자주포 128대와 탄약운반차 120대 등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스페인의 포병 현대화 사업 규모는 총 45억 5400만 유로(한화 약 7조 5800억원)에 달한다. 양해각서는 한화에어로가 K9 자주포 플랫폼 기술을 제공할 경우 인드라의 스페인 북부 히혼 공장에서 이를 기반으로 차체와 제어·통신 시스템을 제작해 스페인 육군에 납품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최소 6600억 규모 수주와 스페인, 어떻게 연결되나업계에서 이번 한화에어로의 대규모 수주가 스페인 K9 자주포 사업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시기다. 일반적으로 방산 산업은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기술 협의 ▲현지 생산 및 부품 조달 협상 ▲실제 공급 계약 체결 순으로 진행된다. 한화에어로가 인드라와 MOU를 체결한 지 4개월이 지난 시점에 대규모 공급계약이 공시된 것은 사업 추진 일정과도 맞아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번째는 계약 규모다. 한화에어로는 계약 상대방과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의 2.5% 이상인 계약이라고 공시해 최소 6600억 원 이상의 계약임을 밝혔다. 이는 단순 부품 공급이나 유지보수 계약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큰 규모다. 스페인의 K9 자주포 현대화 사업은 전체 사업비가 7조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 규모가 전체 사업 가운데 한화에어로가 담당하는 플랫폼 공급이나 기술 이전, 초기 물량 공급 등 일부 계약 규모와 충분히 부합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한화에어로가 현재 다양한 해외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천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할 시점과 규모, 사업 진행 상황이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사례로 스페인 K9 자주포 사업이 가장 유력하다. 다만 이러한 분석은 업계의 추정일 뿐, 한화에어로는 공시에서 계약 상대방과 계약 품목, 계약 금액 등을 모두 비공개로 처리했다. 인드라 역시 이번 계약이 자사와 관련된 것이라고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유독 ‘잡음’ 많았던 K9 자주포 사업한화에어로는 스페인의 K9 자주포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뒤 여러 장애물에 부딪혀야 했다. 먼저 한화에어로와 인드라의 계약에 스페인 중기계 전문기업인 사파 플라센시아(이하 사파)가 합류하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K9 자주포가 이미 전장에서 ‘실력’을 입증한 미국 앨리슨의 변속기를 장착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사파는 K9 자주포의 핵심 부품인 중대형 변속기의 독점 공급을 맡을 수 있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지난 14일 스페인 안보 전문 매체 에스쿠도 디히탈은 “변속기 교체는 엔진 관리 시스템(동력 흐름), 차체 내부 구조, 냉각 시스템,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의 전면적인 재설계를 수반한다”면서 “사파의 요구는 기술적이기보다는 정치적 동기가 더 강하다는 의혹이 나온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불어 인드라가 현지의 또 다른 방산 기업인 산타바르바라를 해당 계약에 참여시키려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스페인 유력 경제지 엑스판시온은 지난 21일 “인드라는 산타바르바라, 사파 등 현지 방산기업들을 이번 포병 현대화 사업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산타바르바라는 K9 자주포와 경쟁하는 플랫폼인 네메시스(Némesis)를 보유한 회사다. 인드라는 한화에어로와의 계약에 따라 K9 플랫폼과 관련된 기술자료 및 설계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업체를 선정할 때 반드시 한화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는 인드라가 산타바르바라를 해당 산업 핵심 파트너로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화에어로가 동의해야 하며, 만약 한화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인드라는 계약을 재협상하거나 아예 계약을 파기해야 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한화에어로가 이번에 발표한 수주 계약이 K9 자주포 사업과 관련된 것이라면 인드라를 둘러싼 진통이 합의점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실제로 호셉 마리아 레카센스 인드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3일 “한화와의 계약은 위험하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사파나 산타바르바라와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한화와의 협력은 계속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화에어로와의 사업이 중단되지 않고 실제 사업 단계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정황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K9 자주포는 1990년대 초 북한의 장사정포 전력에 대응하고 노후화된 K55 자주포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이 시작됐으며 차체와 포탑, 사격통제장치, 현수장치 등 대부분의 핵심 기술은 국내에서 개발됐다. 미국 유력 군사 전문지인 19포티파이브는 지난 9일 “한국의 K9 자주포가 포병 분야에서 미국과 독일을 제치고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K9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출된 궤도형 곡사포로 11개국에서 운용 중이거나 주문한 상태”라고 전했다.
  • “북한 3만 대군이 쳐들어온다” 푸틴의 ‘인간미끼’? 또 총알받이 되나 [배틀라인]

    “북한 3만 대군이 쳐들어온다” 푸틴의 ‘인간미끼’? 또 총알받이 되나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러시아가 북한군 3만명을 추가로 받으려 한다는 우크라이나 정보가 나오면서, 춘계 공세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북한군은 후방과 접경지를 맡고 러시아 정규군은 주공축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현실화될 경우, 러시아는 복수 축선의 공세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전세를 뒤집을 결정타는 아니지만, 푸틴이 북한에서 얻으려는 것은 병력 자체보다 소모전을 연장할 ‘시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가 북한군 3만명을 추가로 수용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는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의 주장이 나왔다. 사실이라면 2024년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견된 것으로 추산되는 북한군 약 1만 4000명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저녁 연설에서 “러시아는 북한에서 군인 3만명을 추가로 받으려 한다”며 “6월부터 보로네시주에서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새 탄도미사일 발사대도 넘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관련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4년 북한군 첫 파병 가능성도 가장 먼저 공개한 바 있다. 이번에도 구체적인 병력 규모와 수용 지역, 준비 시점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정치적 경고 이상의 정보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러, 왜 북한군 찾나? 전력 확보 난항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올해 들어 7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에 22만 1000명을 충원했지만 같은 기간 인적 손실은 약 22만 5500명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13만 1000명이 전사하고 약 9만 3000명이 다쳤다는 설명이다. 신규 충원 인원과 사상자는 집계 범위가 달라 단순 차감할 수 없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 판단대로라면 러시아는 대규모 계약병 모집에도 새 공세부대와 작전예비대를 충분히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1000㎞가 넘는 전선을 유지하면서 공격부대와 교대병력, 후방 경계 전력, 작전예비대를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신규 병력이 손실 보충에 우선 투입되면 지친 부대를 철수시켜 재편하거나 새로운 공세제대를 꾸리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국내 추가 동원은 정치적 부담이다. 대규모 동원령은 대도시와 중산층에도 전쟁의 인적 비용을 직접 떠넘긴다. 북한군은 병력 총량을 3만명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러시아군이 기존 전력을 어디에 배치할지 선택할 여지를 넓혀준다. 후방은 북한군, 주공축은 러시아군추가 병력 3만명은 규모만 놓고 보면 군단급에 가깝지만, 실제로는 러시아군 지휘 아래 여러 여단·연대 단위로 나뉘어 운용될 공산이 크다. 접경지와 군사시설·병참로 경계, 손실 부대의 보병 보충, 포병·공병·드론 정찰 등이 예상되는 임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북한군 수용 준비 지역으로 지목한 보로네시는 우크라이나 접경과 러시아 서부 전구를 잇는 핵심 후방 거점이다. 북한군은 이곳에서 장비를 지급받고 지휘·통신체계를 맞춘 뒤 러시아군 부대에 분산 편성될 수 있다. 2024년 첫 파병 때도 북한군은 러시아 내 훈련시설에서 적응훈련을 거쳐 쿠르스크에 투입됐다. 추가 병력의 전선 투입 시점은 입국 시기와 훈련 기간, 기존 전장 경험을 지닌 지휘관·교관의 포함 여부에 달렸다. 보로네시에서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느냐는 이번 파병의 성격도 가른다. 쿠르스크·벨고로드 등 러시아 접경지로 향하면 북한군은 국경과 후방 방어를 맡고, 그곳의 러시아 정규군을 도네츠크 등 주공축으로 풀어주는 간접 증원이 된다. 반면 도네츠크 등 우크라이나 영토의 공격작전에 들어가면 북한군이 러시아의 침공작전에 직접 편입되는 단계로 넘어간다. 두 경우 모두 러시아가 얻는 작전상 이익은 같다. 북한군이 러시아 본토의 방패를 맡고, 그 임무에서 풀려난 러시아 정규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의 창이 되는 구조다. 복수 축선 압박…우크라 예비대 분산북한군 투입의 직접적인 효과는 우크라이나군의 대응 범위를 넓히는 데 있다. 러시아군은 한 차례의 대규모 돌파보다 소규모 보병 공격을 반복해 방어선을 마모시키는 전술을 구사해왔다. 북한군이 접경 방어와 후방 임무를 대신하면 러시아는 도네츠크의 공격 빈도를 유지하면서 수미·하르키우 방면의 국경 압박과 쿠르스크·벨고로드 방어를 병행할 수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제한된 예비병력과 포병·드론·방공자산을 복수 축선에 나눠 배치해야 한다. 북한군이 직접 점령하는 영토가 많지 않더라도 러시아 정규군의 전환 배치를 돕고 우크라이나의 기동예비대를 묶어두는 것만으로 작전 효과를 낼 수 있다. 북한군의 임무도 초기 보병 돌격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당국은 북한군이 포병·다연장로켓 운용과 드론 정찰, 사격 보정으로 역할을 넓혔다고 보고 있다. 추가 파병군에도 포병·공병·드론·병참 인력이 포함된다면 러시아군은 병력뿐 아니라 전투지원 능력까지 보강할 수 있다. 여기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한 새 탄도미사일 발사대 제공까지 현실화되면 북러 협력은 인력 보충과 화력 증강이 병행되는 단계로 확대된다. 러시아는 북한군으로 후방과 전선의 병력을 보충하면서 북한제 미사일 전력으로 종심 타격 능력까지 유지하려는 셈이다. 소모전의 인명비용도 북한에 넘기나다양한 임무가 예상되지만, 기존 파병군의 운용 전례를 보면 북한군 추가 병력 일부가 손실이 큰 보병 임무에 우선 투입될 가능성도 크다. 기존 북한군은 쿠르스크 전투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한국과 서방, 우크라이나 측 추산은 시점과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약 1만 4000명의 기존 파병군 가운데 6000명 이상이 숨지거나 다쳐 전투력을 상실한 것으로 집계됐다. 북한과 러시아도 뒤늦게 파병과 쿠르스크 전투 참여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미국 당국은 초기 북한군이 충분한 화력 지원 없이 무모한 보병 공격에 투입됐으며, 러시아와 북한 지휘부가 이들을 소모 가능한 전력처럼 운용했다고 평가했다. 추가 병력 역시 손실이 누적된 부대를 보충하거나 위험도가 높은 진지 공격에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3만명 전체가 최전방 돌격병으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 접경 방어와 포병·공병·드론 정찰, 병참 등 임무가 다양하다. 러시아가 얻는 핵심은 북한군의 직접 전투력만이 아니다. 자국군이 떠안을 인명손실 일부를 외부화하면서 전력 순환과 복수 축선의 공세를 계속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전세 뒤집기보다 소모전 연장북한군 3만명은 러시아군의 지휘·통제 문제와 숙련병·장비 부족을 해소할 정예 전력이 아니다. 러시아군과의 언어·통신체계 차이도 초기 전투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나 북한군이 접경과 후방을 맡고 일부가 보병·포병·드론 부대에 들어가면 러시아는 정규군을 주공축에 집중하고, 소모된 부대를 순환시키며, 우크라이나 예비전력을 여러 축선에 묶어둘 수 있다. 북한군 3만명은 전세를 뒤집을 카드라기보다 러시아가 공세를 멈추지 않도록 해주는 전쟁 연장 장치에 가깝다. 러시아군을 다시 주공축에 집중시키고 복수 축선의 압박을 한 계절 더 이어갈 시간은 벌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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