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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거운 편지’, 8월의 추억이 되었지… 느린 편지, 1년 후 낭만이 되겠지 [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즐거운 편지’, 8월의 추억이 되었지… 느린 편지, 1년 후 낭만이 되겠지 [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8월의 크리스마스’ 처음 준비할 때황동규 詩 ‘즐거운 편지’ 제목 붙여옛 일본식 주택·동네 책방 가보고이가네 빵집 ‘이성당’ 단팥빵 꿀꺽‘군산북페어’ 30~31일 가려고 다짐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우체통거리’전국서 폐우체통 40여 개 모아 조성지역 예술가 손길로 캐리커처 새옷새달엔 ‘손편지축제’에서 감성 충전카페 리오 들러 집배원 의상 체험도방금 산 막대 아이스크림의 포장지를 벗깁니다. 한입 베어 물고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이마의 땀을 훔칩니다. 정원과 다림의 사랑은 오늘처럼 더운 여름 플라타너스 그늘에서 시작됐습니다. 사거리 맞은편에는 초원사진관(세트)이 보입니다. 양산을 곱게 쓴 할머니 한 분이 막 사진관을 나섭니다. 키가 한 뼘쯤 큰 할아버지가 뒤를 따릅니다. 추억이 되지 않은 사랑은 누군가의 가슴에 남아 영원히 살아 있겠지요. 메리 크리스마스, 8월의 전북 군산에서 겨울 인사를 건넵니다. ●근대 골목 속 1990년대 사진관 8월의 군산에 가 보고 싶었습니다. 다림(심은하)에게는 추억으로 남고 정원(한석규)에게는 마지막 사랑으로 간직된 군산의 8월을 한 번쯤은 느껴 보고 싶었습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1998년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영화 속 정원이 살아 있었다면 머리가 희끗한 중년이 되었겠습니다. 초원사진관을 나서던 부부의 모습이 겹칩니다. 저는 그들의 뒷모습을 눈으로 따릅니다. 마른 아스팔트 위로 나란한 그림자가 번집니다. 영화는 사진관을 운영하는 정원과 주차단속원 다림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다림은 단속한 필름의 현상을 맡기려 사진관을 찾습니다. 장례식장을 다녀온 정원은 손님에게 데면데면합니다. 그러고는 못내 미안했는지 사진관 앞 나무 그늘에 있던 다림에게 막대 아이스크림을 들고 다가가지요. 여름볕에 이내 녹을까 싶어 손수건으로 감싼 채 말입니다. 그 스스러움이 사랑을 대하는 정원의 태도 같고, 또 사랑하는 이에게 써 나가는 편지의 순박한 고백 같아서 저는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되는 이 장면을 참 좋아합니다. 두 주인공이 주뼛거리며 대화를 나누던 나무 그늘에서 그들처럼 막대 아이스크림 하나를 먹으며 더위를 식힌 후에야 초원사진관으로 다가갑니다. 사진관 앞에는 정원이 타던 빨간 스쿠터가 있고, 옆 모퉁이에는 다림이 타던 티코 승용차가 있습니다. 초원사진관은 영화의 세트지만 군산의 근대문화유산거리에 진짜 사진관처럼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인 것 같지요. 정원이 다림에게 보낸 편지는 조금 긴 시간이 걸려 다다르고 있다 믿게 되고요. 사진관 쇼윈도 안에선 영화에서 봤던 다림의 증명사진이 반깁니다. 한석규 배우는 다림이 자신의 사진을 보고 좋아하는 마지막 장면을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내부는 절반쯤 사진관이고 절반쯤은 작은 영화 전시관 같습니다. 명장면의 스틸 사진과 대사들, 허진호 감독이 기증한 영화의 콘티와 스케치 등을 전시하고 있네요. 초원사진관은 영화 속 그 세트는 아닙니다. 제작진은 아름드리 플라타너스와 짝을 이룬 차고를 발견하고는 사진관으로 개조해 촬영했어요. 촬영이 끝난 후에는 철거했고요. ‘8월의 크리스마스’가 그 후로도 오랜 시간 사랑받자 군산시가 복원해 여행자들을 맞이하고 있지요. 예전에는 방문객에게 사진을 찍어 줬는데 지금은 하지 않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영화를 봤던 이도, 보지 못한 이도 이곳이 애틋한 사랑의 증언이라는 건 모두 알고 있는 듯했습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가 된 즐거운 편지 초원사진관을 나와서는 군산의 근대문화유산거리를 걷습니다. 극중 정원이 스쿠터를 타고 오가던 골목골목이겠습니다.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구 히로쓰 가옥)에도 가고 이제 군산에서 제일 유명한 빵집 이성당에도 가 봤지요. 신흥동 일본식 가옥은 포목점을 운영하던 히로쓰 게이사브로가 지은 주택입니다.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보존 상태가 좋습니다. 보통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개방하는데요. 8월에는 1시간 연장해 오후 6시까지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이성당 앞에서는 빵을 사려는 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 틈에 끼어 달콤한 단팥빵 하나를 사서 맛봤습니다. 이성당이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이 운영하는 빵집’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옛 일본식 주택에 자리한 동네 책방 마리서사와 심리서점 쓰담 그리고 그래픽 숍에도 들렀지요. 군산이 떠오르는 책의 도시라는 것도 알고 계실까요. 지난해 시작한 군산북페어는 전국의 책 좋아하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한 행사였어요.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한 군산회관에서 열렸는데, 책을 사고파는 걸 넘어 한데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올해는 오는 30일과 31일 이틀간 열린다고 해요. ‘반드시’ 하고 다짐합니다. 그에 앞서서는 22일과 23일에 걸쳐 군산 국가유산 야행이 펼쳐져요. 원도심 국가유산 일원에서 아홉 가지(9夜) 테마 프로그램이 열린다고 합니다. 근대의 군산을 느끼며 여행하기 더없이 좋은 때일 겁니다. 이러한 풍경은 2025년의 군산을 즐기는 방법이겠습니다. 저는 그 사이사이 지난 시간의 흔적을 좇습니다. 영화를 찍을 즈음의 군산은 순수한 옛사랑에 어울리는 그런 도시였을 겁니다. 일본식 가옥은 근대의 거리 풍경이라기보다 1990년대 말의 더디고 한갓진 동네를 드러냈을 테고요. ‘8월의 크리스마스’도 분명 초원사진관뿐만 아니라 사진관을 둘러싼 골목의 낡고 오랜, 그래서 정겨운 자취를 담고 싶었을 테지요. 제게 군산은 지금도 그런 도시입니다. 페인트가 벗겨진 철문이나 담벼락에 어슬렁대는 고양이는 군산을 변함없는 군산이게 합니다. 그래서 굳이 군산서초등학교와 월명공원 같은 일상을 찾아가지요. 영화 속 정원의 집은 초등학교와 이웃했나 봅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정원이 아이들의 소란에 잠에서 깨는 장면이었어요. 혼자 철봉을 하고 다림과 운동장을 달리는 등 뜻밖에도 초등학교 운동장이 많이 나오는 영화였습니다. 이 장면들을 군산서초등학교에서 찍었습니다. 초원사진관에서는 걸어 오갈 만한 거리입니다. 높은 담장은 사라지고 실내체육관이 생겼지만 운동장은 한결같았습니다. 텅 빈 여름방학의 운동장을 보고 있자니 빈 편지지 앞에서 머뭇대던 영화 속 정원이 잠시 떠올랐습니다. 다림과 정원의 사랑은 여름에 시작해 겨울에 끝이 나지요. 그러니 8월은 사랑의 시작이고 크리스마스는 사랑의 끝을 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허 감독은 ‘8월의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며 처음에는 ‘즐거운 편지’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해요. ‘즐거운 편지’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황동규 시인이 짝사랑을 그리며 쓴 시입니다. 사랑이 그치고 난 후 ‘기다림의 자세’를 말하며 끝을 맺지요. 그리고 ‘8월의 크리스마스’는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 준 당신께 고맙다는 말을’ 남기는 것으로 맺음하고요. 다림이 사진관 문틈에 끼워 두고 간 편지를 읽은 정원의 끝내 부치지 못한 답장일 겁니다. ‘사랑도 언젠가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하는 내레이션은 ‘즐거운 편지’의 ‘내 사랑도 언제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는 시구를 빌려 쓴 대사일 거고요. 쓸쓸하게 끝나는 영화가 끝내 슬프지만은 않은 건, 그것의 출발이 ‘즐거운 편지’여서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차 대신 우체통과 사람 사진관은 ‘스튜디오’로 이름을 바꾸고 스튜디오마저 점점 사라져 갑니다. 증명사진을 찍지 않고서는 좀체 갈 일이 없지요. 필름을 사진으로 현상하는 일은 이제 특별한 취미가 되고 스튜디오는 또 현상소로 바뀌어 갑니다. 그래서 초원‘사진관’이라는 이름만으로 괜스레 아련하고 설레는지 모를 일입니다. 군산에는 아직 ‘추억으로 그치지 않은’ 장소가 하나 더 있습니다. 초원사진관에서 신창동 쪽으로 500m 남짓 걸어가면 군산 우체통거리가 나옵니다. 군산우체국 그리고 우체통거리1길과 우체통거리2길의 교차로 주변에는 세상에서 사라져 가는 우체통이 한데 모인 듯합니다. 한 집 건너 한 집마다 우체통을 간판처럼 세워 두고 있어요. 그러니 군산 우체통거리에서는 ‘편지를 써 볼까’ 하는 마음이 절로 일 겁니다. 물론 편지를 써서 보낼 수도 있고요. 처음 손편지축제를 시작한 게 2018년이니 군산 우체통거리는 어느새 7년이 넘었네요. 주민들은 우체통거리를 만들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40여개의 폐우체통을 수거했지요. 지역의 예술가들이 가세해 빨간 우체통에 다양한 캐리커처 그림을 그려 넣었고요. 덕분에 우체통은 감정을 가진 사람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든 우체통이 다른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꽃을 든 그림의 우체통은 꽃가게 앞에 있고, 안경원 앞에 있는 우체통은 다른 우체통 그림과 달리 안경으로 뽐을 내요. 다들 우체통이 자리한 뒤편의 가게 콘셉트를 가져왔지요. 우체통과 우체통 사이에는 우체통거리쉼터 벤치가 있어 잠깐씩 쉬어 갑니다. 그러고 보니 군산 우체통거리에는 주차된 차량이 없습니다. 가게마다 차량 대신 우체통과 화단이 있네요. 느긋하게 걸어 거리를 즐겼던 이유를 알겠습니다. 또 가로등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우체통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사거리를 기준으로 아메리카 존, 코리아 존, 아시아 존, 유럽 존으로 나뉘는데 대륙과 나라마다 우체통 모양이 다르다는 게 신기하고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편지를 빌려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하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겠지요. ●세월과 기억을 묻는 도시 군산 우체통거리 손편지축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열립니다. 9월 26일과 9월 27일 2일간 거리는 편지를 사랑하는 이들로 북적댈 것입니다. 이미 축제는 시작됐습니다. 오는 15일까지 사전 행사로 내가 그리는 우체통, 손편지 쓰기 대회 등이 열립니다. 군산우체국과 군산시전시홍보관, 한길문고 등에 비치된 우체통 그리기 용지나 엽서를 이용해 누구든 참여할 수 있어요. 1층 초록색, 2층 빨간색으로 나뉜 군산 우체통거리 홍보관에도 들러 보세요. 어떻게 즐겨야 할지 모를 때는 출발지로 삼기 좋습니다. 군산 우체통거리를 만든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무료 체험에도 참여하지요. 군산우체국 맞은편 카페 리오(RIO)에서는 우체부 캐릭터 의상도 무료로 대여해 줍니다. 파란색 의상과 빨강 모자, 제비 로고가 새겨진 갈색 가죽가방을 메면 군산의 집배원이 됩니다. 오늘 하루 ‘일 포스티노’(1994년 작 영화)의 사랑을 전하는 집배원이 될 수 있겠지만 저는 우선 엽서 쓰기에 참여합니다. 인도 음식점 앞 난과 카레 접시를 들고 있는 그림의 우체통 사이 쉼터 벤치에 앉습니다. 소원엽서와 느린엽서 가운데 오늘의 당신에게 일 년 후에나 다다를 느린엽서를 쓰기로 합니다. 사실 느린 편지는 전국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럼에도 군산 우체통거리의 우체통 사이에 앉아 일 년 후의 당신에게 엽서를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군산은 시간의 흔적을 비밀 일기처럼 차곡차곡 쌓아 둔 곳이 참 많다 적습니다. 곧 경암동 철길마을에도 다시 가 볼 거라 적습니다. 군산이 왜 ‘8월의 크리스마스’로 오랜 시간 기억되는지 비로소 알 것 같습니다. 오직 영화의 힘만은 아닐 겁니다. 허 감독은 황 시인의 ‘즐거운 편지’를 “세월이 지나면 사라지고 변하는 시간”(씨네21 인터뷰)에 대한 시로 읽었다고 했습니다. 아련하게 물든 옛사랑의 그림자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군산이었겠구나 싶습니다. 옛 시간이 켜켜이 쌓인 이 도시는 감독이 말하는 ‘세월과 기억’을 자꾸만 되묻게 합니다. [여행수첩] ● 초원사진관 -오전 9시~오후 6시(월요일), 오전 9시~오후 9시 30분(화~일요일), 연중무휴 ● 군산 우체통거리 -오전 11시~오후 5시, 일요일 휴관
  • 서대문구, 청년 창업과 책 주제로 서대문북페어 ‘책부상’ 19일 개최

    서대문구, 청년 창업과 책 주제로 서대문북페어 ‘책부상’ 19일 개최

    서울 서대문구는 오는 1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현문화공원에서 ‘서대문북페어, 책부상’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선 책을 사고파는 북페어와 함께 책을 주제로 콘퍼런스와 북토크 등이 진행된다. ‘책부상’은 책과 보부상의 더해 만든 말로 책을 들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판매하는 창작자와 출판인을 의미한다. 또한 책이 부상(浮上)한다는 뜻도 담고 있는데, 최근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독서 문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때에 걸맞은 이름으로 평가된다. ‘책부상’에서는 서대문구에서 활동하는 창작자, 예술가, 출판사 등 22개 팀이 모여 책과 굿즈, 크래프트 아트 등을 판매한다. 또한 ▲골목과 문화예술, 지역 활성화의 연계를 모색하는 콘퍼런스 ▲‘밤의 서점’의 작은 서점 경영 노하우를 나누는 강연 ▲글쓰기를 주제로 하는 양다솔 작가의 북토크가 열린다. 유쾌하고 산뜻한 분위기를 위해 ‘야외 디제잉 파티’도 마련된다. ‘서대문구 북페어 책부상’은 청년들이 어떻게 책과 관련된 창업을 모색할 수 있을지 탐구하는 자리이자 창작자, 예술가, 출판사, 공공, 시민이 지역 안에서 책을 매개로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실험하는 장이다. ‘N개의 서울 서대문엔’이 기획에 함께 참여해 청년창업과 지역 예술에 대한 공공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책이라는 키워드로 청년창업이 어떻게 활성화될 수 있을지, 또한 지역 상권이 빛을 발하도록 책과 문화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색하는 장”이라고 책부상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 독립출판 축제 ‘광명아트북페어’ 12일 광명시민체육관서

    독립출판 축제 ‘광명아트북페어’ 12일 광명시민체육관서

    경기 광명시는 오는 12일 광명시민체육관에서 다양한 독립출판물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광명아트북페어’를 연다고 9일 밝혔다. 이번 북페어는 작가·서점·출판사 등 독립출판인 100팀이 참여하는 북마켓과 강연, 워크숍, 전시, 이벤트 등 다채로운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될 계획이다. 특히 ‘독립출판 지원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민작가 5팀이 북마켓 판매자로 참여해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북페어에서는 ▲이지은 작가의 ‘책 만드는 편집자의 일’ ▲목정원 작가의 ‘독자와 관객’ ▲이소 작가의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계속했어요?’ ▲황인찬 시인의 ‘시를 통해 삶을 이해하기’ 등 유명 작가의 강연도 마련돼 있다. 체험행사로는 ▲이숲 작은 직조 키링 만들기 ▲방새미 연필 드로잉 워크숍 ‘친구의 얼굴’ ▲아인서점 독립출판과 북디자인 등이 진행되며 ▲방새미 원화전 ‘앤과 다이애나’ ▲더스트백과 엽서 만들기 등의 전시와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북마켓과 전시는 자유롭게 관람 가능하다. 강연과 워크숍은 광명아트북페어 인스타그램(g_m_artbookfair) 또는 포스터 큐알(QR)코드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당일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박승원 시장은 “많은 시민들이 이번 북페어에서 독립출판이라는 신선한 책문화를 경험하고 책에 대한 시각을 넓힐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시민작가를 발굴해 기회를 제공하고 책문화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K스토리 앤드 코믹스’… 美서 1330억 수출 계약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난 24~26일(현지시간) 열린 ‘K스토리 앤드 코믹스 인 아메리카’ 행사에서 한국 웹툰·웹소설 지적재산(IP) 기업들이 모두 9600만 달러(약 1330억원)의 수출 계약을 따냈다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2420만 달러와 비교해 4배 증가한 수치다. 디씨씨이엔티, 락킨코리아, 스토리위즈, 씨엔씨레볼루션, 웅진씽크빅, 테이크원스튜디오, 토리컴즈, 투유드림 등 만화·웹툰 기업 8곳과 스마트빅, 알에스미디어,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은후홀딩스, 이오콘텐츠그룹,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스토리 기업 6곳이 참여했다. 디즈니, 유니버설 픽처스 등 미 대표 영상제작사를 비롯해 공포 영화 프로덕션 블룸하우스 등 총 70개사가 바이어(IP 구매자)로 행사장을 찾았고 사흘간 상담 건수는 291건이었다. 콘진원 측은 “웹툰·웹소설을 영상화하는 것에 현지 바이어들의 관심이 컸다”고 인기 이유를 설명했다. 콘진원은 오는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페어, 11월 일본 ‘K스토리 앤드 코믹스 인 재팬’, 내년 1월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등을 통해 한국 만화·웹툰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 [김별아의 세상구경] ‘처음 책’ 박물관/소설가

    [김별아의 세상구경] ‘처음 책’ 박물관/소설가

    어린 시절 우표를 모았다. 결핵 퇴치라는 본연의 목적과 별개로 시골 아이의 미감과 호기심을 자극한, 학교에서 강매(?)한 크리스마스 실(Seal)의 영향일 게다. 흑백 텔레비전을 통해 보는 바깥세상은 검거나 흴 뿐인데 작은 종이에 촘촘히 새겨진 풍경은 알록달록 신비로웠다. 타고나기를 갈무리해 간직하는 데 소질이 없고 물건이나 기억에도 큰 집착이 없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고향집 창고 어딘가에 처박혀 있을 우표 책을 채우는 일에 한때 꽤나 몰두했다. 기념우표가 발매되는 날 어둑새벽부터 집을 나서 우체국 앞에서 요즘 말로 ‘오픈 런’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가지고 있다는 사실보다 가지고 싶은 열망, 가질 때까지의 감질나는 조바심이 좋았던 게다. 내가 만난 수집가들은 애호가와 축적가(호더) 사이 어디쯤에 있는 분들이 많다. 그중 몇은 사람보다 물건에 더 애착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사람을 싫어하고 물건을 좋아한다기보다는 인간관계의 긴장과 갈등 대신 무해한 물건의 소유를 택한 듯했다. 그들에게 물건은 물건이 아니다. 하나하나 만나고 간직할 수밖에 없는 사연을 가진 인연이다. 그래서 함부로 값을 매기거나 처분하기를 꺼리는 한편 그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사랑하기에 헤어질’ 준비가 돼 있다. 출판평론가이자 저작권 전문가인 세명대 김기태 교수도 그런 특별한 수집가다. 대학 졸업 후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시작된 취미가 30여 년을 이어지며 거대한 벽(癖)이 됐다. 김 교수의 콜렉션은 초판본 10만여 권, 정기간행물 창간호 1만 5000여 종 등의 ‘처음 책’이다. ‘동양의 파브르’라 불리는 석주명의 논문이 실려 있는 ‘일본 가고시마 고등농림학교 개교 25주년 기념 논문집’(1934), 김영랑의 유일한 시집 ‘영랑시선’(1956), 최인훈의 장편소설 ‘광장’ 초판본(1961)을 비롯해 신문과 잡지의 창간호 등 문학과 출판과 언론의 유물이자 ‘보물’이라 해도 무방한 것들이다. 그런데 지금 그 보물들이 처치 곤란한 짐이 될 위기에 봉착했다. 도서 기증을 원하는 곳이 없어 정년퇴직한 교수들이 평생 모은 책들을 폐기하는 세태 속에서 ‘처음 책’도 같은 처지에 놓인 것이다. 김 교수가 사비를 들여 2022년 제천에 ‘처음 책방’을 열었지만 132㎡(약 40평) 공간으로도 모자라 바깥의 컨테이너 박스에 하나 가득 책들이 쌓여 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감당하기에는 아무래도 버거운 일이기에 수집가는 자식처럼 귀하게 여겼던 수집품의 소유권을 포기해서라도 ‘처음 책’의 가치가 보존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습기에 취약한 책들이 행여라도 훼손될까 노심초사하는 김 교수가 보기에 너무 딱하여, ‘‘처음 책’ 박물관’을 유치할 지방자치단체나 독지가를 공개 모집해 본다. 박물관이 생긴다면 전시 공간을 활용한 국내외 도서 비엔날레(북페어) 개최, 지역 주민 참여 북스테이(숙박 독서 체험), 유명 작가·연구자 초빙 강연회·포럼·세미나 개최, 창작 및 독서 강좌 개설, 창작 레지던시 운영 등 할 수 있는 사업이 무궁무진할 것이다. 작금에 만개한 ‘K컬처’ 또한 인문학과 기초 예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뿌리 없는 꽃처럼 허황하다. 그 뿌리의 보물 창고가 될 ‘처음 책 박물관’의 의미와 가치를 아는 눈 밝은 누군가의 등장을 간절히 기다린다.
  • ‘9월은 독서의 달’ 전국서 풍성한 문화 행사

    ‘9월은 독서의 달’ 전국서 풍성한 문화 행사

    문화체육관광부는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전국적으로 1만여건의 전시, 강연, 책 시장 등 독서 문화 행사를 연다고 1일 밝혔다. 첫 시작은 이날부터 3일까지 일산 호수공원에서 열리는 책 문화축제 ‘대한민국 독서대전’. 올해 ‘대한민국 책의 도시’ 고양특례시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독서대전에는 김영하, 박상영, 강화길 등 작가들의 북토크와 고양시에 거주하는 박준 시인, 은희경 작가 등의 ‘지역작가’ 북토크가 있다. 이와 함께 작가와 시각예술인이 협업하는 ‘예술 토크’, 전국 150여 출판사·서점·독립출판 등이 참여하는 책 시장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자출판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2023 디지털북페어코리아’ 뿐 아니라 웹소설 작가·북튜버와의 만남을 비롯해 메타버스로 구현한 그림책 존 등 전시·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이날 개막식에서 13년 동안 독서캠프 등을 통해 지역사회 독서문화진흥에 기여한 ‘보물섬남해독서학교’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국무총리 표창은 공정자 안성시 도서관과장과 인문독서공동체 ‘작은도서관 책고집’을 운영하는 최준영 대표에게 수여됐다. 2021년 독서대전 개최지였던 부산시 북구는 ‘온; 나, 책의 정원’이란 주제로 낙동 독서대전을 연다. 전국 17개 지자체와 교육청 등도 서울 야외도서관, 열 번째 가을의 책 다방(인천), 가을을 채우는 감성 필사(대전), 중학생 독서퀴즈대회(광주), 안데르센 동화 콘서트(경남) 등의 행사를 연다. 오는 22~26일 ‘2023 문학주간’에는 서울 마로니에공원과 대학로 일대에서 전시, 체험, 대담 등이 열린다. 전국 50개 서점은 ‘심야 책방의 날’을 열어 폐점 시간을 연장하고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강수상 문체부 미디어정책국장은 “독서의 달을 맞아 모든 국민이 일상에서 책을 가까이하고 그 속에 담긴 지혜와 즐거움을 한껏 느끼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독서의 달 행사 관련 정보는 독서정보 누리집 ‘독서인’(www.readin.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책 읽는 제주… 올해 85만명 공공도서관 찾았다

    책 읽는 제주… 올해 85만명 공공도서관 찾았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제주도내 공공도서관을 이용하는 도민들이 크게 늘었다. 제주특별자치도 한라도서관은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도내 공공도서관을 이용하는 도민과 도서 대출권 수가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났다고 28일 밝혔다. 도내 공공도서관을 찾은 도민은 6월말 기준 지난해 동기 51만 7961명 대비 65% 증가한 85만 2488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제주도 소속 도서관이 17만 6038명, 제주시 42만 5927명, 서귀포시 25만 523명 등이다. 이와 더불어 도서 대출권수도 전년 동월 73만 8546권 대비 45% 늘어난 106만 7756권으로 독서인구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조천읍, 애월, 표선도서관에서는 올 상반기에 총 4만여권의 도서가 대출되는 등 농어촌 주민들의 독서 열기도 확인됐다. 제주도 공공도서관 15개관의 전체 회원수는 34만 1463명이며 40대가 도서 대출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 공공도서관은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개인 맞춤형 도서를 추천하는 ‘인공지능 도서 추천서비스’와 집에서도 공공도서관 도서대출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 도서대출 정회원 가입서비스(Lib-Homepass)’를 도입하는 등 도민의 공공도서관 이용 편의와 도민 독서저변 확대를 위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장지미 한라도서관장은 “무더운 여름철 도서관을 찾는 도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다양한 도서와 프로그램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공공도서관은 제주도민과 함께하는 독서축제 ‘제주독서대전’, ‘제주북페어’ 행사 등을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도민들이 미래를 대비하고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도서관대학, 인문독서아카데미, 길위의 인문학, 고전읽기, 릴레이 북콘서트, 기초과학 대중강연, 다문화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하는 도민은 제주도 공공도서관 누리집(http://www.jeju.go.kr/lib)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 나에게 필요한 책을 고르는 3가지 방법…제목, 작가소개, 닫는 글 [문장음미]

    나에게 필요한 책을 고르는 3가지 방법…제목, 작가소개, 닫는 글 [문장음미]

    <편집자 주> 화려한 단어로 쓰인 꾸며진 글보다 어설픈 단어로 쓰인 솔직한 글을 더 좋아한다.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잘 쓰인 글’이라고 여긴다. 항상 그런 글을 쓰기 위해 애쓴다. 시중서점보다 독립서점을 더 좋아하고, 유명 작가의 강연보다 일상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과의 대화를 더 애정한다. 이러한 나의 결과 일치하는 책을 고르고 그곳에서 좋은 문장을 수집한다. 수십장의 지면을 빼곡히 채운 글을 읽는 건 누구에게나 수고롭고 피로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에 지칠 때면 언제나 책을 펼친다. 빼곡한 글 가운데엔 항상 그때의 내게 필요한 ‘한 문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은 한 문장에서 위안을 얻고 나면 다시 나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책에 대한 이야기 ‘문장음미’를 통해 그 위안을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 외출할 때면 항상 책을 챙긴다. 책을 읽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버스보다 지하철 타는 것을 더 선호하고, 북페어와 같은 책 관련 행사에 참여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4~5시간을 보낸다. 일주일에 한 번은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마련해 책을 읽는다. 이는 책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의 일상이며, 그들이 들어와 있는 세계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이 세계를 아직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책 읽어야지’ 마음먹고 구매한 책을 완독하지 못한 채 인테리어용으로 사용하거나, 새해 목표를 '독서'로 정한 뒤 꾸역꾸역 책 읽는 과정이 고통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책 고르기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만의 ‘책 고르는 방법’을 소개한다.  책의 어느 곳에서든 나만의 "한 문장"을 발견하자 책을 자주 접하지 않는 이들은 책을 고를 때 순서 없이 책을 살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표지가 예쁘거나 자극적인 제목의 책을 꼽아 속독하듯 훑고 금세 다른 책을 집는다. 이런 방식으로는 좋은 책 또는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고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한 문장’이 담긴 책을 고르기 위해선 책의 시작(표지, 작가소개, 여는 글)과 끝(닫는 글)을 천천히 살펴볼 수 있어야만 한다. 필자는 책을 고를 때 ‘제목’→ ‘작가소개’ → ‘여는 글’→‘닫는 글’ 순으로 책을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내게 필요한 책인지, 책 안에 내 마음을 동하게 할 문장이 실려 있을지를 판단한다. 책을 쓸 때 작가의 품이 가장 많이 드는 곳이 책의 ‘시작’과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작가가 되었고 책을 써야 한다고 상상해 보자. 그러면 이 말에 동감할 것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이에 자신 있게 말한다. 작가의 시간과 정성이 가장 많이 깃든 부분을 자세히 살펴봐야만 좋은 책, 내게 필요한 책을 고를 수 있다. 다음 단락에서는 필자가 최근 구매한 세 권의 책을 어떠한 동기로 구매했는지 공유하고자 한다.   ①​‘제목’에 끌린 책,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제목’에서부터 책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들면 가장 좋다. 필자는 러닝(Running)에 한창 빠졌을 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발견했다. 취미의 일환으로 매주 2회 이상 5~10km 러닝을 해왔고, ‘2023 서울신문 하프 마라톤’에 막 참가 신청을 했을 무렵이었다. 제목을 읽는 순간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과연 달리기를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가 됐다. 그의 글은 역시 잘 읽혔다. 모든 러너들을 대신해 달릴 때의 감정을 글로써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이렇게 마음에 든 책 안에는 언제나 마음을 동하게 하는 ‘한 문장’이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나의 가치 기준을 무라카미 하루키가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남겨주었다. 다음은 그가 책에서 말했던 본인이 바라는 자신의 묘비명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그리고 러너) 1949~20**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中, 무라카미 하루키」  ②‘작가 소개’를 읽고 구매한 소설, 최은영의 ‘밝은 밤’ “내게는 지난 이 년이 성인이 된 이후 보낸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다. 그 시간의 절반 동안은 글을 쓰지 못했고 나머지 시간 동안 ‘밝은 밤’을 썼다. 그 시기의 나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누가 툭 치면 쏟아져 내릴 물주너미 같은 것이었는데, 이 소설을 쓰는 일은 그런 내가 다시 내 몸을 얻었고, 내 마음을 얻어 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었다”(최은영 작가의 ‘밝은 밤’ 중에서)  책 표지를 한 장 넘기면 바로 보이는 작가 소개란에 실린 글이다. 나는 이 글을 읽는 순간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다루는 소설인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글을 쓰는 건 작가의 업인데, 업을 할 수 없는 상태를 극복한 뒤 결국 해내고만 ‘업’의 결과물이 궁금할 뿐이었다. 덕분에 300페이지가 넘는 책을 한순간의 지루함 없이 완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역시 본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도 선물 같은 "한 문장"이 있었다. 두려워도 계속 나아가고자 애쓰는 나의 인생관을 상기시킨 한 문장.  “무서워서 떨면서도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 나는 어머니를 닮고 싶었어요” (‘밝은 밤’ 중에서) ​③‘닫는 글’을 읽고 궁금을 불러 일으킨 독립서적 ‘잘하고 있다는 느낌, 다섯지혜’ “글을 쓰고 그 글을 엮어 제 책을 만드는 일을 저는 몹시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미 좋아하는 것을 자기 조절 실패와 그 밖의 여러 이유로 떠나보낸 경험이 있기에 좋아하는 마음보다 '언제까지나 오래도록 좋아하는 마음을 지키고 싶은 마음'을 위한 노력이 제게 더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잘하고 있다는 느낌’ 중 다섯지혜에서)  독립서적 ‘잘하고 있다는 느낌’은 ‘닫는 글’에 실린 위 문장을 읽고 구매하게 됐다. 글을 읽는 순간, 과거부터 현재까지 좋아하는 시간을 잃어버렸던 나의 선택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되는 걸 포기하고 일반 대학에 진학했을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결국 이별을 고했을 때, 어렵게 취업했던 첫 직장에서 내 발로 퇴사했을 때, 그리고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지만 실천하지 못했을 때. 이처럼 좋아했기 때문에 지키고 싶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던 모든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닫는 글’에 실린 몇 줄의 문장이 이렇게 나의 마음을 동하게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다.
  • 김건희 여사, 두바이 공주와 환담 “편할 때 韓 와달라”

    김건희 여사, 두바이 공주와 환담 “편할 때 韓 와달라”

    김건희 여사는 17일(현지시간) 두바이 미래박물관을 방문해 ‘셰이카 라티파 빈트 모하메드 알 막툼’ 공주와 만나 환담을 나눴다. 김 여사는 아트페어, 북페어, 두바이 디자인주간 등 미래를 준비하는 프로젝트에 아직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지 못했던 것을 언급하며 “한국과 두바이가 다양한 문화교류를 통해 미래를 함께 열어가며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 라티파 공주도 다양한 문화적 교류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라티파 공주는 두바이 통치자인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부통령 겸 총리의 딸로, 두바이 문화예술청장으로서 문화·예술 정책을 이끌고 있다. 김 여사는 라티파 공주의 태권도 실력을 언급하며 “한국의 문화와 예술은 공주님이 지금껏 봐오던 작품들과는 또 다른 독특한 개성과 아름다움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편하신 때 한국에 오셔서 우리 문화를 직접 느끼실 날을 고대한다”고 한국 방문을 제안했다.라티파 공주는 “아직 한국에 가보지 못했는데 꼭 가보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김 여사는 두바이 현지의 스마트팜 진출기업인 아그로테크(AgroTech)사를 방문했다. 김 여사는 아그로테크 관계자 안내로 토마토 재배시설의 흙을 만져보며 재배 중인 토마토를 직접 시식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기후환경의 위기 속에서 식량안보는 중요한 문제”라며 “사막이어서 신선한 농산물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같은 재배가 가능하다니 놀랍다. 우리 기업이 전 세계적 식량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 같아 자랑스럽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 ‘책 읽는 원주’…독서대전 23일 개막

    ‘책 읽는 원주’…독서대전 23일 개막

    국내 최대 규모의 독서축제인 ‘2022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오는 23일 강원 원주에서 개막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 원주시·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독서대전은 25일까지 사흘간 원주 댄싱공연장과 시립중앙도서관, 원주복합문화교육센터, 미리내도서관 등에서 펼쳐진다. ‘책으로 ON 일상’을 주제로 한 독서대전에서는 ‘재수사1·2’의 장강명 작가, ‘장미의 이름은 장미’의 은희경 작가, ‘불편한 편의점 1·2’의 김호연 작가가 책, 독서, 문학 등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김만권·김재인 작가와 황선우·김하나 작가는 각각 북토크로 독자들을 만난다. 5분 동안 책을 소개하는 비블리오 배틀을 비롯해 5분 영화제 공모전 수상작 상영회, 임윤지당 창작 음악극, 북페어, 고판화 옛 그림책 전시, 그림책 갤러리 등 공연, 전시행사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독서 콘퍼런스와 전국 독서 동아리 한마당, 독서토론 콘서트 등도 열린다. 이문희 시립중앙도서관장은 “이번 축제는 책과 작가, 독자를 잇는 소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며 “영유아와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 MZ, 출판 독립선언…“내 맘대로 쓰고 살래”

    MZ, 출판 독립선언…“내 맘대로 쓰고 살래”

    대학생 임정택(28)씨는 여행지에서 독립서점을 만나면 종종 들러 기념사진을 찍고 독립서적도 산다. 임씨는 “독립서점들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면서 “서점에 입고된 책들이 기성 출판을 통해 나온 책보다 디자인도, 종이 재질도 투박한데도 그 나름의 향기가 있다”고 말했다. 독립서점을 찾는 임씨 역시 최근 지인들과 함께 트라우마, 흑역사 등 어두운 기억들을 20대 특유의 B급 감성으로 풀어낸 ‘나는 비둘기가 무섭다’란 책을 출간한 독립출판 작가다. 저자가 집필부터 서점에 입고시키기까지 창작과 제작, 유통의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독립출판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등단을 거쳐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고 대형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시장에 책을 내놓기까지 여러 단계가 필요한 출판계의 기성 문법과 달리 독립출판은 저자가 원하는 대로, 계획한 시기에 책을 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무명의 MZ세대가 작가의 꿈을 이루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임씨는 “‘나는 비둘기가 무섭다’가 반응이 좋으면 학기가 끝나고 펀딩을 받아 책을 더 많이 찍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서점에 제 책을 입고시킬 때도 그냥 갈 수 없으니 뭐라도 사서 가야 하고 배송비도 들어 사실 남는 것은 없다”면서도 “독립출판은 자기만족인 같고, 자식을 여기저기 두는 것 같은 만족감이 있다”고 했다. ●SNS 감성 작가들 판매 수월 글을 완성한 작가들은 책 디자인도 스스로 하고, 인쇄소도 찾아다니며 얼마나 인쇄할지를 정한다. 책이 나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하고, 독립서점에 책 소개 자료를 보내 입고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서점에서 판매가 이뤄지게 되면 판매자와 저자가 수입을 나눠 갖는 구조다. 책을 판매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하지만 글쓰기 모임이 늘어나고, 독립출판을 돕는 출판사들도 생기면서 예전보다는 편해졌다. SNS를 통해 이미 많은 독자를 확보한 SNS 감성 작가들은 팬이 많아 판매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글쓰기 모임인 ‘조금 적어도 좋아’ 대표이자 독립출판사 ‘조그만 북스’를 운영하는 이중용(37) 대표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출판하도록 돕는다. 이 대표는 “모임에 참여하는 작가 중에 독립출판을 원할 때 다들 잘 모르니까 안전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책을 낸다고 독립서점에 바로 입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이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여기저기 메일을 보내도 거절당하는 일이 많다. 상당수가 주변 작가의 품앗이나 지인 판매에 의존한다. 독립출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메일을 보냈는데 답이 없다. 안 되면 ‘안 된다’고라도 답이 왔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하는 작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독립 출판 많아져 진열 공간 부족” 전국 각지에서 소규모로 진행되는 만큼 독립출판물 출간 현황에 대한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다. 그러나 업계 종사자들은 과거보다 확실히 성장했다고 말한다. 서울 마포구에서 독립서점 ‘헬로인디북스’를 9년째 운영 중인 이보람(43) 대표는 “처음에는 개인 출판물을 다 받고 운영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책방의 공간이 한정돼 있고 워낙에 만드는 분들이 많아져 다 받기가 어렵다”면서 “이제는 독립출판을 모르는 분들이 잘 없고, 독립출판계에서 인기 있는 책들을 구하려고 다니는 분들도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간접적 지표를 보여 주는 통계는 있다. 독립서점 추천 검색 서비스인 ‘동네서점’에 따르면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독립서점 수는 2015년 97개, 2016년 180개, 2017년 283개, 2018년 416개, 2019년 551개, 2020년 634개, 2021년 745개로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20·30대 여성들이 독립출판의 주축을 이룬다고 분석했다. 남창우(49) 동네서점 대표는 “요즘에는 저변이 넓어져서 소비하는 나이대가 예전보다는 올라간 것 같다”면서도 “‘동네서점’ SNS 이용자 현황을 보면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 여성이 50%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보람 대표는 “20·30대가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주된 제작자이다 보니 그 내용을 공감하는 같은 나이대에서 인기가 많은 것 같다”면서 “우리 서점에도 80%는 젊은 여자 고객”이라고 밝혔다.●성공 사례 늘며 기존 출판사도 관심 독립출판은 기성 출판사에서 내지 못하는 책을 과감히 낸다는 점에서 출판시장의 저변을 넓힌다. 북페어 등 관련 행사로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교보문고 연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도 원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독립출판물로 나온 책이다. 기성 출판사 ‘북스피어’를 운영하는 김홍민 대표는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독립출판으로 시작해 20~30대의 베스트셀러가 된 뒤 독립출판 중에 기성 출판으로 끌어올 만한 콘텐츠가 있을까 눈여겨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성장의 한계도 보인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독립출판물 장르가 주로 에세이다 보니 서적들이 가볍고 짧은 글에 편중되는 아쉬움도 있다. 콘텐츠를 놓고 기성 출판과 경쟁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주일우 대한출판문화협회 부회장은 “앞으로 출판물이 책만 내는 것이 아니고, ‘넷플릭스’를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로 전환해 가는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큰 자본은 필수”라며 “일본에 비해 출판사 창업이 쉬운 우리나라에서는 지금도 작은 규모의 출판사들이 난립하는데 독립출판이 그냥 큰 출판사가 되고 싶은 작은 출판사들과 큰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홍민 대표도 “독립출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책들이 몇 권 나오면서 관심을 끌 수는 있겠지만, 이를 통해 생계를 해결하기는 아직 역부족”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독립출판은 좁은 시장을 겨냥할 수 있고, 영역이 좁지만 사회에 꼭 있어야 할 출판물을 내는 유익한 기능을 한다”고 평가했다. 장 대표는 “무엇보다 책을 내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과거보다 쉬워졌다는 데서 가장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며 “상업적 성공과 관계없이 ‘자기 표현’으로서의 독립출판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9월은 ‘독서의 달’ 책 읽고 함께 놀자

    독서의 달인 9월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독서문화 행사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자체, 교육청, 도서관, 학교 등과 함께 전시·강연·체험을 비롯해 다채로운 독서의 달 행사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 3일 부산 북구에서 개최하는 ‘2021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문을 연다. 출판사와 동네책방이 함께 운영하는 ‘다시 책, 북페어’, 정호승 시인, 정재찬 교수 등 유명 작가들의 책 강연 ‘북토크 콘서트’, 참가자가 소개하고 싶은 책과 책에 얽힌 사연 등을 제한시간 내에 발표하고 판정단이 투표로 책을 선정하는 서평 경연대회 등을 독서대전 홈페이지(korearf.kpipa.or.kr)에서 즐길 수 있다. 전국 시도교육청과 지자체에서도 지역 독서대전, 퀴즈대회, 공연, 체험 행사 등을 마련했다. 지난해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열었던 청주시는 10·11일 청주 독서대전으로 열기를 이어 간다. 초등학생 독서감상문 글짓기 대회(서울), 원북 공연으로 만나다(부산), 어른을 위한 100세 그림책 전시(광주) 등도 눈길을 끈다. 문체부는 전국 94개 기관에서 ‘독서아카데미’를 운영한다. 문학·철학·과학 등 다양한 독서강연과 함께 독서토론, 독서지도 등을 지원한다. 이 밖에 24일 전국 70개 서점에서 서점만의 고유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심야 책방’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 ‘책체험버스’가 전국 문화 소외지역 20여곳을 방문해 전자출판물과 소리책오디오북 체험 행사를 연다.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독서정보 포털 ‘독서인’(www.readin.or.kr)에서 확인하면 된다.
  • 4월 과학의 달 맞아 국립과천과학관 다양한 체험행사

    4월 과학의 달 맞아 국립과천과학관 다양한 체험행사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과학의 달은 4월에 ‘과학의 날’이 있기 때문에 과학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한 달 동안 국민들에게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과학의 날은 1933년 과학대중화운동가 김용관이 찰스 다윈 50주기를 기념해 4월 19일 ‘과학 데이’로 정한 이후 1967년 4월 21일 과학기술처가 중앙행정기관으로 설립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68년 공식적으로 과학의 날이 만들어져 발명대회, 과학글짓기, 그림그리기 등 다양한 행사가 치뤄진다. 경기도 과천의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오는 5일부터 어린이날인 다음달 5일까지 한 달 동안 ‘해피사이언스 축제’를 개최한다. 해피사이언스 축제는 매년 과학의 달에 개최되는 종합과학축제로 올해 주제는 ‘과학은 재미있다’로 정하고 체험, 실험, 과학쇼, 경진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가장 먼저 시작되는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미래 과학자 그림대회’이다. 만 4~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감염병과 미래 사회’라는 주제로 다양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온라인(www.kids-sciart.co.kr)으로 오는 5일부터 18일까지 접수를 받고 최종 수상자는 오는 22일 발표된다. 수상자에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 국립과천과학관장상이 수여된다. 대면행사들도 마련돼 있다. 이들 대면행사는 4월 24일~5월 5일 중 주말과 공휴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관람객들은 슈퍼밀웜 키우기, 화석표본 관찰하기, DNA 이중나선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중앙홀 2층에서는 ‘사이언스 북페어’가 열리고 과학관 야외에서는 ‘사이언스 쇼’가 매일 진행되고 ‘나도 과학자 코스프레’ 같은 이벤트들도 진행된다. 자세한 행사내용은 국립과천과학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학관 관계자는 “철저한 방역과 실시간 소독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4월 과학의 달에만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꽃망울 터지듯 피어난 가슴 속 이야기… ‘순천 소녀시대’의 인생 그림일기

    꽃망울 터지듯 피어난 가슴 속 이야기… ‘순천 소녀시대’의 인생 그림일기

    3년째 평생학습관서 한글 공부 삼매경 거침없는 리얼리즘… 伊·美 등서 전시회“내 친한 친구 백명자는 학교를 다녔지만 배운 티를 안 내고 나와 친하게 지냈습니다. 친구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오빠를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그 오빠는 나와 사귀자고 연애편지를 줬습니다. 나는 친구를 배신할 수 없어 거절했습니다. (중략) 그런데 그 친구는 내 남편을 좋아했습니다.” (안안심 할머니·78) 핍진한 묘사에 거리낌이 없다. 50대 후반부터 내일모레면 아흔에 이르기까지, 늦은 나이에 글과 그림을 배운 전남 순천 할머니들의 그림일기를 엮은 책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남해의봄날)가 출간됐다. 2016년부터 3년째 순천시 평생학습관 한글작문교실 초등반에서 공부한 할머니들이 저자다. ‘순천 소녀시대’로 불리는 할머니들은 글공부와 함께 그림책 작가에게서 동그라미, 네모를 그리는 것부터 배워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탄생한 그림일기로 순천과 서울 등에서 원화 전시를 열었다. 곧 졸업을 앞둔 할머니들은 이제야 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됐다.할머니들은 자기소개서부터 처절하게 가난했던 친정 살림, 시댁과 남편에게서 구박받았던 세월, 아들을 낳지 못해 겪은 설움, 글을 몰라 무시당했던 기억 등을 거침없는 리얼리즘으로 그렸다. 자신을 배신한 친구의 이름도 실명으로 등장할 정도다. 짧게는 50년, 길게는 80년 이상 참았던 표현 욕구가 터져 나온 탓이다. 그 와중에도 엄마만 쳐다보는 금쪽같은 자식들, 시아버지에게 “그러려고 남의 집 딸을 데려왔냐”며 한마디했던 남편 덕에 거의 모든 일기는 ‘지금은 다 잘살고 있습니다’로 끝맺음한다. 할머니들의 인생 일기는 한국을 넘어 외국으로 진출한다. 올해 이탈리아 볼로냐 북페어, 미국 뉴욕, 워싱턴DC, 필라델피아 등에서 전시회가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문화마당] 책이 아니라 ‘읽기’를 서비스하라/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책이 아니라 ‘읽기’를 서비스하라/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월정액 구독을 통한 전자책 ‘무제한 대여 서비스’가 출판계의 핫이슈다. 예스24 북클럽이 한 달 5500원, 7700원 두 요금제로 전자책을 무제한 읽을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밀리의 서재와 리디북스도 각각 한 달 9900원과 6500원에 무제한 전자책 읽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독 모델로 책을 판매해 ‘출판의 넷플릭스’가 되겠다는 야심을 불태우는 게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아마존 킨들 무제한 서비스가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뒤 영국,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에서 이 모델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국내 웹소설 서비스에서는 이미 익숙한 형태이기도 하다. 수백억원 이상 벤처 투자가 일어나는 출판의 새로운 사업 모델 역시 모두 이 방식에서 출현한다. 밀리의 서재는 2018년 한 해 동안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리디북스도 벌써 2016년 200억원을 투자받았다.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는 회사들이지만, 미래 가치를 높이 보는 것이다. 하지만 무제한 구독 서비스를 두고 콘텐츠 공급자인 출판사 쪽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본 투 디지털’이었던 웹소설과 달리 종이책 기반의 전자책이 이들 서비스를 통해 유통될 경우 현재의 출판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경계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독자의 콘텐츠 소비 습관이 종이책 구매에서 전자책 대여로 바뀌면서 안 그래도 줄어드는 종이책 시장을 급속히 위축시킬까 걱정한다. 또 음반시장에서처럼 전자책 구독 모델이 유통업체 배만 불리고 콘텐츠 생산자를 따돌리는 상황이 벌어지면 어려운 환경에서 출판 다양성을 지켜 온 현재의 출판문화 생태계 자체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무제한 대여’라는 말은 실제로는 마케팅 구호에 불과하다. 출판 시장에 끼칠 영향이 전혀 없진 않겠지만, 새로운 시도 없이 독자를 창출하기 어려운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우려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음악 1곡은 보통 4분이면 들을 수 있고, 드라마는 1시간, 영화는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이들은 ‘무제한’ 느낌을 주는 서비스가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책은 소비 시간이 아주 길다. 일부 대중물을 제외하면 1주일에 1권이 보통이다. 생활에 바쁜 30대가 전자책의 주요 이용자임을 고려하면 잘해야 한 달에 1~2권이 고작일 것이다. 전자 도서관의 경우 욕심껏 내려받고도 기한 지나 자동 반납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무제한 대여라고 다를 리 없다. 전자책 대여 서비스가 가장 활발한 미국 시장에서도 전자책은 종이책을 죽이지 못했다. 디지털펍트랙에 따르면 미국 전체 출판시장에서 전자책 점유율은 2013년 28%로 정점에 오른 후 2017년 현재 21%까지 떨어졌다. ‘무제한’ 대여 서비스 역시 자연스레 어느 수준에서 ‘제한’되면서 종이책이나 전자책과 공존할 것이다. 따라서 독자를 잃어 가는 중인 출판산업 전체를 생각할 때 이 서비스를 통해 책을 읽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잃어야 할 까닭이 없다. 중국의 경우 전자책 신규 이용자의 3분의1 정도가 이 서비스를 통해 생겨났다. 상당수는 무제한 대여 서비스가 없었다면 아마도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구매’해서 ‘읽지’ 않았을 것이다. 출판의 본질은 책이 아니라 읽기를 판매하는 데 있다. 좋은 콘텐츠를 독자가 바라는 어떠한 형태로든 읽을 수 있게 서비스하는 것은 출판이 져야 할 당연한 임무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서 영국 하퍼콜린스의 최고경영자 찰리 레드메인은 말했다. “원하는 콘텐츠를 기대한 만큼의 품질로 제공하고, 적절한 가격으로, 소비하고 싶어 하는 플랫폼에 쉽게 접근하게 해 준다면 소비자들은 콘텐츠 비용을 기꺼이 지불한다.” 독자가 거기 있는 한 출판은 어떠한 서비스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 국내 최대 책잔치 보러 오세요

    국내 최대 책잔치인 ‘2016 서울국제도서전’이 15일부터 19일까지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책으로 소통하며 미래를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20개국 346개 출판사가 참가해 인문사회, 과학, 문학, 예술, 아동 등 다양한 도서를 선보인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인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버러 스미스와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개정판을 최근 출간한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가 패널로 초대되고, 신달자 시인이 홍보대사로 참가한다.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책과 디자인을 콘셉트로 한 다양한 출판문화 행사를 준비했다”며 “저자와의 대화를 비롯해 출판 관련 최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컬로퀴엄 등이 펼쳐진다”고 말했다. 올해 도서전은 주빈국이 없는 대신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각각 ‘컬처 포커스’, ‘스포트라이트 컨트리’로 선정됐다. 프랑스문화원은 ‘한·불 상호교류의 해’ 행사의 하나로 앙투안 로랑, 세바스티앙 팔레티, 앙투안 세페르스 등 소설, 수필, 요리 분야를 대표하는 작가를 한국에 알린다. 이탈리아는 아동 도서와 일러스트레이션 책을 집중적으로 홍보한다. 이와 함께 훈민정음 반포 570주년을 맞아 ‘1446년 한글, 문화를 꽃피우다’ 특별전과 ‘구텐베르크’ 특별전이 마련된다. 또 이문열, 윤대녕, 정유정 등 소설가와 신병주, 명로진 등 인기 작가와의 대화 시간도 준비된다. 외국 작가로는 노르웨이 니트 디자이너인 아르네와 카를로스, 이스라엘 출신 예술가인 하노흐 피벤, 오스트리아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페트라 하르틀리프가 도서전을 찾는다. 아울러 제3회 디지털북페어코리아 행사도 함께 열린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2015 디지털북페어코리아 강풀과 ‘전자책 미래’ 엿보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12~14일 인천 송도에서 ‘2015 디지털북페어코리아’를 연다. 국내 디지털출판 동향과 미래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장이다. ‘디지털 쉼표, e북 보러 오세요’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국내 최대 디지털출판 전문 전시회로서 전자책 플랫폼 운영업체와 디지털출판 콘텐츠 및 제작 업체, 종이책 기반의 전자출판사 등 국내외 95개사가 참가해 다양한 디지털출판 콘텐츠와 기술을 선보인다. 또한 국제콘퍼런스를 통해 전자책 구독, 디지털출판 사업, 디지털 도서관 등에 대한 최근 경향과 전망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전자책(e북)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종이책을 대체할 출판 플랫폼의 미래라는 낙관적 예측에서부터 궁극적으로는 콘텐츠 생산의 원형체로서 책을 넘어설 수는 없다는 부정적인 전망까지 다양하다. 그럼에도 e북이 출판의 한 흐름으로 자리잡았다는 엄연한 현실만큼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이번 행사에 다채로운 독자 참여 프로그램이 준비된 이유다. ‘순정만화’, ‘이웃사람’ 등의 웹툰작가 강풀, 웹소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작가 윤이수 등이 독자와 대화를 갖는 한편 뮤지션 ‘옥상달빛’의 e북 콘서트, 일반인 대상의 웹툰 및 전자책 제작 아카데미가 열릴 예정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국내 모든 ‘e-북’ 모아 12~14일 디지털북페어코리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12~14일 인천 송도에서 ‘2015 디지털북페어코리아’를 연다. 국내 디지털출판 동향과 미래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장이다.  ‘디지털 쉼표, e북 보러 오세요’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국내 최대 디지털출판 전문 전시회로서 전자책 플랫폼 운영업체와 디지털출판 콘텐츠 및 제작 업체, 종이책 기반의 전자출판사 등 국내외 95개사가 참가해 다양한 디지털출판 콘텐츠와 기술을 선보인다. 또한 국제콘퍼런스를 통해 전자책 구독, 디지털출판 사업, 디지털 도서관 등에 대한 최근 경향과 전망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전자책(e북)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종이책을 대체할 출판 플랫폼의 미래라는 낙관적 예측에서부터 궁극적으로는 콘텐츠 생산의 원형체로서 책을 넘어설 수는 없다는 부정적인 전망까지 다양하다. 그럼에도 e북이 출판의 한 흐름으로 자리잡았다는 엄연한 현실만큼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이번 행사에 다채로운 독자 참여 프로그램이 준비된 이유다. ‘순정만화’, ‘이웃사람’ 등의 웹툰작가 강풀, 웹소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작가 윤이수 등이 독자와 대화를 갖는 한편 뮤지션 ‘옥상달빛’의 e북 콘서트, 일반인 대상의 웹툰 및 전자책 제작 아카데미가 열릴 예정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우리 아이 과학책 뭘 골라주지?

    우리 아이 과학책 뭘 골라주지?

    수많은 과학책 중 어떤 책을 읽는 것이 좋을까. 수십년 이상 사랑받는 베스트셀러부터 따끈따끈한 신작까지, 서점에 진열된 책들이 ‘교육’, ‘교양’의 간판을 내걸고 독자의 손길을 기다린다. 과학을 멀리했던 부모가 자녀의 과학책을 고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과학책도 유행이 있는 만큼 어느 책이 자녀의 수준에 맞는지를 판단하는 것도 만만찮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과학도서 선택의 가이드가 될 수 있는 ‘2014년도 우수과학도서’ 85종을 선정했다. 아동, 청소년, 대학생 등 연령별로 다양한 창작도서와 번역서가 총망라됐다. 창의재단 측은 “접수된 341종 중 85종을 엄선했다”면서 “특히 올해는 증강현실을 활용한 책이 많았고, 아동 부문의 ‘공룡은 살아있다’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입체영상을 책과 함께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새로운 개념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미래부는 선정된 우수과학도서에 ‘인증서’와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소외지역 초·중·고 및 지역아동센터, 다문화 가족센터 등 350여개 기관에 1만 2000여권을 무상 보급한다. 또 사이언스 북페어(11월), 독후감 대회(예선 9~10월, 결선 11월) 등 과학문화사업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도서목록은 창의재단 웹사이트(www.kofac.re.kr/scibook/)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장르문학 전문가·마니아 한곳에

    장르문학 전문가·마니아 한곳에

    “장르문학 팬들이여, 오라.” 미스터리, 추리, 로맨스, 과학(SF) 등 장르문학 마니아들이 ‘팬심’을 나눌 판이 벌어진다. 이름하여 ‘장르문학 부흥회’. 오는 12일 서울 마포구 한국출판인회의 SBI 강당에서 장르문학 전문가와 독자들이 한데 모인다. 행사는 장르문학에 관한 4개의 강의와 북페어, 뒤풀이 등으로 종일 이어진다. 강연자는 ‘튀는 마케팅’으로 유명한 장르문학 출판사 북스피어의 김홍민 대표, 국내 유일의 SF 전문가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김봉석 장르문학 평론가, 미스터리 전문 출판사 피니스아프리카의 박세진 대표 등 4명이다. 이들이 판을 키운 데는 장르문학 시장에도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가 극심하다는 문제 의식이 작용했다. 북스피어 김 대표는 “장르문학 독자들이 해마다 늘면서 출판사들도 잇따라 장르문학 출간 행렬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대형 출판사가 인기 작가를 독식하면서 히가시노 게이고 등 일부 작가만 뜨고 소형·전문 출판사의 작품은 사장되는 경우가 많아 각개전투가 아니라 한데 모여 판을 키우게 됐다”고 했다. ‘부흥회’는 벌써부터 열기가 뜨겁다. 김 대표는 “강좌당 30명씩 신청을 받는데 벌써 정원이 다 차 45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의에서는 SF·스릴러·호러·추리 등 장르별 소설의 매력과 특징뿐 아니라 장르문학 독자였다가 직접 출판사를 차린 두 대표의 경험담도 들을 수 있다. 강좌당 1만원. 신청은 홈페이지(www.bookfear.com)에서 하면 된다. (02)518-0427.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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