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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해서가 아니다”라지만…적대국에 먼저 손 내민 영국, ‘우발적 충돌’ 공포도 한몫 [밀리터리노트]

    “약해서가 아니다”라지만…적대국에 먼저 손 내민 영국, ‘우발적 충돌’ 공포도 한몫 [밀리터리노트]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러 강경파의 선봉에 서 왔던 영국이 4년 만에 러시아와의 고위급 군사 직통 대화 채널을 다시 가동하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대외적 명분은 “약해서가 아닌,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한 책임 있는 강국의 조치”라지만, 그 이면에는 최근 공해상에서 잇따르는 아슬아슬한 군사적 마찰과 이로 인한 ‘우발적 전쟁 발생’에 대한 깊은 우려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잇따른 공해상 마찰… 선 넘는 위협에 긴장 고조최근 영국 인근 해역 및 북부 공해상에서는 러시아군 간의 아슬아슬한 대치가 이어졌다. 지난 6월 영국해협에서는 러시아의 호위함이 자국 군함에 너무 가깝게 접근했다는 이유로 영국 민간 노부부의 요트를 향해 경고 사격을 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어 지난달 노르웨이해에서는 러시아 군용기가 영국 해군 기함 주변으로 위험할 정도로 근접 비행하며 다량의 해상추적장비(소나)를 투하하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연출됐다. 공개되지 않은 포격 사건과 영국 항공모함 주변을 맴도는 러시아의 위협 비행 등이 지속되면서 자칫 작은 오해나 실수 하나가 대형 군사 충돌과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4년 묵은 전화기… “오판 막을 최소한의 안전장치 필요” 영국과 러시아 군 수뇌부 간의 소통은 2022년 9월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가 영국 공군 정찰기를 격추하려 했던 사건 이후 완전히 중단됐다. 당시 영국군 참모총장의 대화 요청에 러시아 측은 “너무 바쁘다”는 거절 서한만 보냈고, 이후 양국 국방무관 추방전까지 벌어지며 소통 창구는 완전히 닫혔다. 그러나 웨스 스트리팅 신임 국방부 장관과 리처드 나이턴 참모총장 등 영국 군 수뇌부는 최근 의도치 않은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직통 채널을 복원해야 한다는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전 국방무관 존 포먼은 “적대국과 비공식적으로 명확하고 직접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은 결코 약함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특히 서방과 러시아의 잠재적 격전지로 부상한 북극 해역 등에서 오판으로 인한 충돌을 방지하려면 시급히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했다. ‘약함의 표시’ 비판 넘어서야 하는 영국의 숙제 영국 정부 대변인은 모스크바 주재 대사관을 통해 러시아 정부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고위급 군사 대화를 가질 의향이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장기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이 먼저 군사 채널 복원을 타진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서방의 대러 전선에 균열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영국으로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우발적 총성’을 관리하기 위한 지극히 현실적인 접근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닫혀 있던 ‘핫라인’을 러시아가 받아들일지, 그리고 이 대화가 북유럽과 북해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낮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중동전쟁에 유류 물동량 19% 급감…부산항 환적은 ‘나 홀로 성장’

    중동전쟁에 유류 물동량 19% 급감…부산항 환적은 ‘나 홀로 성장’

    중동전쟁과 미국의 관세 부과 여파로 올해 2분기 전국 항만 물동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석유류를 중심으로 한 비컨테이너 화물이 급감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반면 부산항은 환적 물동량이 증가하며 동북아시아 환적 허브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해양수산부는 2026년 2분기 전국 무역항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3억 7595만t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수출입 물동량은 3억 1801만t으로 5.6% 줄었고, 연안 물동량은 5794만t으로 0.3% 감소했다. 물동량 감소는 중동전쟁으로 석유류 수입이 줄면서 비컨테이너 화물이 9.4% 급감한 영향이 컸다. 품목별로는 유류가 18.6%, 화학공업생산품이 16.6% 감소하며 낙폭이 두드러졌다. 유류 중에서는 원유 석유가 19%, 석유정제품 21.1%, 석유가스 및 기타가스 13.0% 줄었다. 유류 비중이 큰 광양항(-17.0%), 울산항(-17.9%), 인천항(-15.7%), 대산항(-10.7%) 물동량이 일제히 감소했다. 컨테이너 물동량은 832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년 대비 0.6% 늘었지만 수출입 화물만 놓고 보면 450만TEU로 0.9% 감소했다. 전쟁이 발발한 중동이 54.6% 급감했고 미국의 관세 부과 여파로 대미 수출량도 9.0% 줄었다. 베트남(-7.6%) 수출입 화물의 감소폭도 컸다. 반면 중국과 일본을 오가는 물동량은 각각 7.7%, 1.5% 증가했다. 수출입 물동량 감소에도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한 데는 부산항이 환적항으로서 입지를 강화한 영향이다. 부산항 환적 물동량은 375만TEU로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했다. 미국발 환적 물량은 줄었지만 유럽(67.9%)과 중국(9.4%)을 오가는 물량이 늘면서 감소분을 상쇄했다. 환적은 해외에서 대형 컨테이너 선박에 실려 온 화물이 국내를 거치지 않고 항구 내에서 다른 선박에 실려 제3국으로 출항하는 것을 말한다. 부산항은 동북아시아 대표 환적항으로 환적 물동량이 늘면 그만큼 선박의 입출항과 화물 하역·보관 작업이 늘어나며 항만 배후단지의 일자리와 물류 매출이 커진다. 해수부는 글로벌 해운 선사가 아시아-북유럽 컨테이너 노선에서 부산항을 주요 허브항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환적 물동량 증가의 배경이라 분석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2분기 항만 물동량은 중동전쟁에 따른 글로벌 물류 및 에너지 시장 불안정성이 지속되며 감소세를 보였으나, 월별 하락 폭이 완화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해운·항만 분야 수출입 물류가 원활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카카오게임즈, ‘도깨비의세계’ 앞세워 신작 공세… 장르 확장 본격화

    카카오게임즈, ‘도깨비의세계’ 앞세워 신작 공세… 장르 확장 본격화

    카카오게임즈가 하반기 신작을 잇달아 선보인다. 29일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2.5D 레트로 도트 그래픽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도깨비의세계’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티저 페이지와 인게임 스크린샷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출시 준비에 돌입했다. 도깨비의세계는 서양 판타지 중심의 MMORPG 시장에서 한국 전통 설화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도깨비와 장승, 한옥, 성곽 등 한국적인 소재를 2.5D 도트 그래픽으로 구현해 차별화한 분위기를 담아냈다. 직업 구분 없이 다양한 스킬을 조합하는 스킬 덱 빌딩 시스템과 문파 중심의 협력 콘텐츠, 대규모 PvP를 통해 기존 MMORPG와 다른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 최근 공개된 게임 이미지에는 전통 성곽과 초가집이 어우러진 마을 ‘타바로’, 장승과 무덤이 배치된 ‘귀수사‘, 잿빛 한옥 마을 ‘귀택’ 등이 담겼다. 지난 4월 진행한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에서는 한국풍 세계관과 독창적인 아트 스타일, 문파 중심 콘텐츠 등이 호평을 받았다. 하반기 라인업도 다양하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풀3D MMORPG ‘오딘Q: 발키리스콜’은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한 심리스 오픈월드와 대규모 전투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아키에이지 워’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개성의 MMORPG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MMORPG 외 장르 확장도 이어진다. 타이니펀 게임즈의 전략 어드벤처 RPG ‘던전 어라이즈’, 엑스엘게임즈의 액션 RPG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오픈월드 좀비 생존 게임 ‘갓 세이브 버밍엄’,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서브컬처 신작 ‘프로젝트 C‘ 등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 팬스타그룹 다음달 북극항로 시범운항…화물 선적 문의·계약 쇄도

    팬스타그룹 다음달 북극항로 시범운항…화물 선적 문의·계약 쇄도

    부산에 본사를 둔 해운기업 팬스타그룹이 다음 달 북극항로를 통한 컨테이너선 운항에 나서는 가운데 화주들의 화물 선적 문의와 계약이 이어지는 등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팬스타그룹은 지난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북극항로 시범운항 화주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설명회는 국내 주요 제조기업과 화주, 삼성SDS, 현대글로비스, CJ대한통운, 태웅로직스, 인터지스, LX판토스 등 국제물류주선업계 관계자, 보험사 및 해운업계 관계자 등 150여 명 이상이 참석했다.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 북미를 연결하는 새로운 물류 루트다. 최근 기후 변화에 따라 북극해 항행 가능 기간이 확대되고, 국제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홍해 사태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수에즈 운하 항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운항 거리와 운송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북극항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팬스타의 자회사인 팬스타라인닷컴은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사로 선정됐으며, 다음 달 22일 2800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해 시범운항에 나설 계획이다. 선박은 부산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폴란드 그단스크를 순차 운항할 예정이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북극항로 운항 안정성, 극지 적하보험 운영방안, 북극해 기후 및 해빙 현황, 운항 중 화물 온도 관리 방안 등을 중심으로 북극항로 운항과 관련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졌다. 팬스타 측은 중국이 지난해 시범운항을 거쳐 올해 약 두 달간 상업운항을 시작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북극해 해빙이 가장 적은 최적 시기에 시범운항에 나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설명회에서는 시범운항 예정일인 8월 말 북극해의 평균 기온이 섭씨 1~8도 수준이며, 낮과 밤의 온도 차가 크지 않아 화물 품질 유지에 유리하다는 점이 소개돼 화물 안전에 대한 화주들의 우려도 털어냈다. 설명회 이후 시장에서는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팬스타에 따르면 지난 22일 북극항로 전용 예약·견적 시스템을 오픈한 이후 실화주와 포워더들의 예약 및 견적 요청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단순한 관심을 넘어 실제 선적 계약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확보했거나 협의 중인 화물은 북유럽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부품을 비롯해 합성수지, 중고 자동차, 식품류, 액체화물, K-뷰티, 철강 제품 등으로 다양하다. 일본과 중국발 환적화물에 대한 문의, 예약도 증가하고 있어 북극항로가 동북아 복합물류 네트워크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팬스타는 7월 마지막 주와 8월 첫째 주가 화물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기간이 될 것으로 보고 국내외 영업망을 총동원해 화물 집화를 집중 추진하고 있다. 강상인 팬스타그룹 총괄사장은 “북극항로 운항은 단순히 새 항로를 개척하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도전이 될 것”이라며 “이번 시범운항이 성공할 수 있도록 화주와 물류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팬스타는 이번 시범운항을 통해 운항 안전성과 사업성을 종합 검증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북극항로를 활용한 정기 서비스 출시 가능성도 검토한다. 또 한국과 일본, 중국을 연결하는 기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유럽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물류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 수출기업의 물류 경쟁력 향상에도 이바지할 방침이다.
  • “푸틴의 군함, 10년 만에 사라졌다”…러 해군이 ‘홍해’ 눈독 들이는 이유 [밀리터리+]

    “푸틴의 군함, 10년 만에 사라졌다”…러 해군이 ‘홍해’ 눈독 들이는 이유 [밀리터리+]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지중해에서 더 이상 러시아의 군함을 볼 수 없게 됐다. 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이 21일(현지시간) 공개 정보 감시 단체인 러시아군 관측소의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마지막 군함들이 이달 초 지중해를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가 이 해역에 군함을 한 척도 배치하지 않은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 개입과 시리아 타르투스 기지 사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남부 진출 견제, 중동·지중해 지역에서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 2013년부터 지중해에 군함을 상시 주둔시켰다. 그러나 이달 초를 마지막으로 지중해에서 더는 러시아군의 군함을 볼 수 없게 됐다. 르파리지앵은 “10여 년 만에 지중해에서 러시아의 군함이 사라진 이유 중 하나는 튀르키예와의 협약”이라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1936년 체결된 ‘해협의 체제에 관한 몽트뢰 협약’에 따라 분쟁 당사국의 군함이 보스포루스 해협과 다르다넬스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군함은 지중해를 통과하기가 어려워졌다. 더불어 2024년 말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이 무너지면서 러시아는 역내 주요 우방을 잃었다. 시리아의 타르투스항은 오랫동안 지중해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해군이 연료와 물자를 보급받고 함정을 수리할 수 있는 유일한 거점이었다. 그러나 친러시아 성향의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지고 수니파 이슬람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집권한 이후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사실상 영향력을 잃었다. 러시아군 관측소는 “현재 타르투스항은 러시아 해군의 상시 주둔을 위한 물류 거점이라기보다 소규모 물류 허브로 변모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러시아 함정 일부는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돼 현재 북유럽 해역에서 러시아 정부 소속 선박과 특수 목적 선박을 호위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중해에서 마지막으로 관측된 러시아 함정은 호위함 ‘아드미랄 카사토노프’와 보급함 ‘아카데미크 파신’이었다. 두 함정은 6월 초 타르투스항에 기항한 뒤 이집트와 알제리를 거쳐 지중해를 빠져나갔다. 러시아, 시리아 대체할 해외 거점 찾을까러시아 해군이 전략적 요충지인 지중해에서 현재는 빠져나간 상태지만 이를 러시아가 지중해를 포기했다고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중해는 러시아 함대가 대서양과 다른 작전 해역으로 이동할 때 통과해야 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나이티드24는 “러시아 해군의 이번 철수는 러시아가 본국 기지에서 멀리 떨어진 해역에 함대를 계속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시리아를 대신할 새로운 해외 거점지로 아프리카 수단의 홍해 연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12월 “러시아는 지난 2017년부터 수단의 홍해 연안을 새로운 해외 거점 기지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 지중해 이어 흑해에서도 영향력 약화할까한편 러시아는 최근 흑해 지역에서도 우크라이나와의 격전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구인 오데사 지역에서 러시아 공격으로 민간인 28명이 숨졌다. 우크라이나도 흑해를 오가는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을 타격하며 크림반도로 향하는 에너지 보급로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흑해 지역을 통하는 러시아의 밀 수출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0일 흑해에서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 유조선 2척과 화물선 4척을 추가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양측 충돌이 잦아지면서 사상자도 속출했다. 러시아는 최근 흑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면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상선에서 인도인 선원 4명이 사망했다. 이날 인도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밤 오데사항을 출발하던 기니비사우 선적 튀르키예 곡물 운반선 골든 레오호가 공격당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러시아가 이 배에 순항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상선을 공격하고 무고한 민간인 선원을 위험에 빠뜨리거나 항행과 상업의 자유를 방해하는 행위는 개탄스럽고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랜들 존스 OECD 전 한국경제 담당관 “청년 구직난 해소하려면 ‘일자리’ 아닌 ‘사람’ 보호 시스템 필요”

    랜들 존스 OECD 전 한국경제 담당관 “청년 구직난 해소하려면 ‘일자리’ 아닌 ‘사람’ 보호 시스템 필요”

    교육-고용 미스매치와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원인 최저임금 속도 조절 필요성...지역별 차등도 대안 “한국 역대 정부가 수십년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청년 일자리 대책을 펼쳤음에도 효과를 보지 못한 건 교육 시스템과 고용시장 간 미스매치와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는 개혁이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덴마크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를 보면 ‘일자리’가 아닌 ‘사람’을 보호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국이 눈여겨볼 만한 제도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30여년간 근무하며 한국경제 담당관을 지낸 랜들 존스 박사는 2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청년은 취업하고 싶은데 원하는 일자리가 없고, 기업은 사람을 뽑고 싶은데 적합한 인재가 없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지난 수십년간 정부가 새로 들어설 때마다 거창한 명칭의 청년 일자리 대책을 만들고 수십조원을 투입했음에도 오히려 청년 실업난이 심화된 건 ‘교육과 고용의 불일치’와 ‘고용시장 이중구조’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단기적 성과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존스 박사는 인공지능(AI) 시대 도래와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업 채용 문화 변화로 청년 구직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교육 시스템 개편과 고용시장 유연성을 확보하는 구조 개혁, 대기업과 정규직만 선호하는 사회적 인식 변화 조성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중위임금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최저임금을 탄력성 있게 조정하고, 중소기업 생산성을 높이는 데 정부가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벤치마킹할 대상으로 북유럽 사례를 거론한 존스 박사는 이들 국가가 기업의 구조조정을 유용하게 허용하는 대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업자는 강력한 사회보장제도로 보장하는 ‘사람 중심’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한 게 ‘블루칼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워싱턴DC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 석좌로 재임 중인 존스 박사는 OECD 근무 시절 16권의 한국경제 보고서를 작성한 전문가이며, 이 공로로 지난 2018년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 숭례장을 수훈했다. 다음은 존스 박사와의 일문일답. -한국에서 이른바 ‘쉬었음’ 청년이 늘고 있는 이유는. “OECD 재직 시절인 지난 2021년 경제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한국 청년 고용 문제를 살펴본 적이 있다. 당시 한국 15~29세 청년 고용률은 44%에 불과해 OECD 평균 53%에 크게 못 미쳤다. 최근 자료인 올해 4월 지표를 보니 여전히 43.7%에 불과했다. 가장 큰 문제는 노동시장과 교육 시스템 사이의 ‘미스매치’다. 한국에선 75%의 청년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대부분 대기업이나 정부, 공공부문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은 기피한다. 임금이 낮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일자리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최근 한국 대기업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과거처럼 많은 한국인 근로자가 필요하지 않게 됐다. 반면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부족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해결책을 찾는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한국은 노무현 정부의 ‘청년고용 종합대책’부터 문재인 정부의 ‘청년 일자리 대책’까지 수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기업에는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을 지급했고, 청년에게도 구직에 성공할 경우 다양한 인센티브를 줬다. 청년 고용 할당제처럼 기업이 일정 비율의 청년을 채용하도록 유도하는 정책도 시도했다. 하지만 성과가 없었고 이제 문제의 핵심을 바라봐야 한다. 한국은 대학 졸업자의 비율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높다. 예전처럼 존재하지 않는 일자리를 위해 너무 많은 사람을 교육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1990년대만 해도 40%의 학생이 직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지금은 18%에 불과하다. 일선 학교의 직업 교육을 다시 활성화시켜야 한다.” -한국이 벤치마킹할 만한 해외 제도가 있다면. “최저임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대부분 선진국은 최저임금이 중위임금의 40~50% 수준인데, 한국은 문재인 정부를 거쳐 63% 수준까지 올라갔다. 너무 높은 최저임금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캘리포니아주의 예를 들면 시간당 최저임금이 20달러에 달하자 자영업자들이 학생들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하지 않고 로봇이나 기계로 대체했다. 일괄적으로 최저임금을 낮추기 어렵다면 지역별로 차등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도 뉴욕시는 최저임금이 높지만 농촌 지역인 캔자스주는 낮은 수준이다.” -고용시장 개혁을 강조했는데,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한국에선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구조조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기업은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선호하고 활용하려 한다. 반면 미국 등 선진국은 경기가 나빠지면 근로자를 해고하고,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채용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한국이 단숨에 개혁을 진행할 순 없겠지만, 스웨덴이나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가 운영하는 ‘유연안정성’(Flexicurity) 제도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 국가는 회사에 일자리를 유지하라고 강제하지 않고 고용시장이 원활하게 조정되도록 한다. 대신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나오면 정부는 실업급여를 제공하고 새로운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한국은 이들 국가에 비해 실업급여 지급 기간이 짧다. 고용시장은 더 유연하게 운영하되 실업자에게는 더 강한 보호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 “쉬었음 청년, 교육·고용 미스매치 탓… ‘일자리’ 아닌 ‘사람’ 보호를” [쉬었음 청년 추적기 : 우리는 쉬지 않았습니다]

    “쉬었음 청년, 교육·고용 미스매치 탓… ‘일자리’ 아닌 ‘사람’ 보호를” [쉬었음 청년 추적기 : 우리는 쉬지 않았습니다]

    “북유럽식 고용시장 유연성 확보강력한 실업자 보호책도 동시에” “덴마크,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의 경우 ‘일자리’가 아닌 ‘사람’을 보호하는데, 한국이 눈여겨볼 제도입니다.” 랜들 존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석좌는 2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수십 년간의 예산 투입에도 청년 일자리 문제가 여전한 것은 교육 시스템과 고용시장 간 미스매치, 그리고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는 개혁이 실패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존스 석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경제 담당관을 지냈고 30여 년간 OECD에 재직하며 16권의 한국경제 보고서를 작성한 전문가다. -한국에서 소위 ‘쉬었음’ 청년이 늘고 있는 이유는. “OECD 재직 시절인 2021년 경제보고서를 작성할 때, 한국의 15~29세 청년 고용률은 44%에 불과해 OECD 평균(53%)에 크게 못 미쳤다. 올해 4월 지표를 보니 여전히 43.7%였다. 가장 큰 문제는 노동시장과 교육 시스템 사이의 ‘미스매치’다. 한국에선 청년 75%가 대학에 진학하고 대부분 대기업, 정부, 공공부문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은 기피한다. 임금이 낮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대기업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과거처럼 많은 자국 근로자가 필요하지 않게 됐다. 반면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 -한국이 도움을 받을 해외 제도가 있을까. “최저임금을 말하고 싶다. 대부분 선진국은 최저임금이 중위임금의 40~ 50% 수준인데, 한국은 63% 수준까지 올라갔다. 너무 높은 최저임금은 청년 구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시간당 최저임금이 20달러에 이르자 자영업자들이 로봇 등으로 대체했다. 최저임금을 낮추기 어렵다면 지역별 차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 뉴욕시는 최저임금이 높지만 농촌인 캔자스주는 낮다.” -고용시장 개혁을 강조했는데. “한국에선 근로자 해고나 구조조정이 매우 어렵다. 한국이 단숨에 개혁할 수는 없겠지만, 스웨덴이나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가 운영하는 ‘유연안정성’(Flexicurity) 제도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회사에 일자리 유지를 강제하지 않고 고용시장이 원활하게 조정되도록 하지만 일자리를 잃으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실업급여와 구직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실업급여 지급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고용시장은 더 유연하게 운영하되 실업자 보호는 더 강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창간기획팀
  • 스페인과 비긴 카보베르데, ‘바이킹’ 홀란… 세계를 홀렸다

    스페인과 비긴 카보베르데, ‘바이킹’ 홀란… 세계를 홀렸다

    40세 수문장 보지냐 ‘월클’ 반열에홀란, 브라질 꺾고 노르웨이 8강행음바페 등 골잡이 경쟁도 인기몰이지난달 12일(한국시간)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조별리그 A조 첫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이 ‘무적함대’ 스페인의 우승으로 39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이번 대회는 처음으로 본선 참가국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하면서 ‘월드컵의 상업화’와 대회 수준 저하 우려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최대 흥행을 거둔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20일 FIFA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부터 이날 결승전까지 누적 관중 600만명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2022 카타르 대회 누적 관중 340만 4252명의 2배 가까이 된다. 물론 이는 기존 본선 진출국이 16개국 늘면서 전체 경기 수도 40경기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돌아온 ‘강호’와 ‘언더독의 반란’이 시너지를 냈다. 월드컵 흥행 돌풍의 중심에는 국제 사회에 나라 이름조차 생소했던 인구 58만명의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있었다. 월드컵 확대 개편에 따라 사상 처음 본선 무대를 밟은 카보베르데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을 상대로 0-0으로 비기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조별리그를 무패 행진(3무)으로 통과한 뒤 32강전에서 아르헨티나를 만나 연장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특히 카보베르데의 40세 베테랑 수문장 보지냐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18개의 세이브를 펼치며 단번에 ‘월드 클래스’급 골키퍼 반열에 올랐다. 1998 프랑스월드컵 16강 이후 28년 만에 본선 무대로 돌아온 북유럽의 강호 노르웨이는 엘링 홀란을 앞세워 전 세계에 바이킹 열풍을 일으켰다. 홀란은 16강전에서 만난 브라질을 상대로 시도한 4번의 슈팅 중 2개를 골문 안으로 집어넣는 파괴력을 선보이며 팀을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인 8강까지 올렸고, 8강에선 잉글랜드와 연장 승부 끝에 1-2 역전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노르웨이 팬들이 다함께 ‘루~’라고 외치며 노를 젓는 ‘바이킹 세리머니’는 이번 대회를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10골)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8골), 잉글랜드 주드 벨링엄(7골), 홀란(7골) 등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세계 최고 골잡이들의 득점 경쟁도 흥행 요소였다. 거기다 FIFA 랭킹 1~4위인 스페인,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프랑스가 나란히 4강에 오르며 명승부를 보여준 것 역시 세계 축구팬들을 경기장과 TV 앞으로 불러들였다. 이번 대회 성공에 고무된 FIFA는 월드컵 100주년을 맞는 2030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대회 참가국을 아예 64개국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최근 스위스 방송과 인터뷰에서 “월드컵은 유럽과 남미뿐만 아니라 사실상 전 세계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작은 나라들에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 ‘패자의 품격’ 홀란이 질끈 묶은 머리끈…경남 함양서 태어났다

    ‘패자의 품격’ 홀란이 질끈 묶은 머리끈…경남 함양서 태어났다

    월드컵 8강에서 탈락한 뒤에도 상대 선수들을 찾아가 축하하며 ‘패자의 품격’을 보여준 노르웨이의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26·맨체스터 시티). 경기 내내 그의 긴 머리를 묶고 있던 머리끈에도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홀란이 이끄는 노르웨이는 12일(현지시간) 북중미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잉글랜드에 1-2로 패했다. 대회에서 7골을 터뜨린 홀란은 이날 득점하지 못한 채 연장전 도중 교체됐고, 벤치에서 팀의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노르웨이로서는 아쉬운 판정도 이어졌다. 후반 동료의 골이 직전 홀란의 반칙을 이유로 취소됐고, 잉글랜드의 동점골 직전에는 공이 경기장 상공의 카메라 케이블에 닿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공에 내장된 센서 자료에서 접촉 신호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홀란은 경기 후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는 대신 잉글랜드 선수들을 찾아갔다. 잉글랜드 주장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을 비롯해 이날 2골을 넣은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을 안아주며 승리를 축하했다. 홀란과 벨링엄은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한솥밥을 먹던 ‘절친’이다. 이어 잉글랜드 선수들에게 우승할 수 있다는 덕담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패배 속에서도 상대를 존중한 홀란의 모습이 주목받은 가운데, 긴 머리를 단단히 고정해 준 머리끈도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홀란이 즐겨 사용하는 머리끈 브랜드 ‘끄네끼(KKNEKKI)’는 1987년 경남 함양에서 탄생한 제품이다. 현재도 한국에서 생산돼 노르웨이로 수출되고 있으며, 홀란은 제품을 직접 사용하다 회사에 투자하고 홍보대사까지 맡았다. 끄네끼는 1987년 경남 함양의 기업 ‘두지’가 처음 개발했다. 브랜드명은 ‘끈’을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 ‘끄네끼’에서 따왔다. 2015년 노르웨이 액세서리 기업 본뎁이 브랜드를 인수해 디자인과 글로벌 마케팅을 맡았지만, 제품 생산은 여전히 한국에서 이뤄진다. 두지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끄네끼를 만들어 노르웨이에 공급하고 있다. 끄네끼는 뛰어난 탄력성과 내구성, 모발 손상을 줄이는 착용감 등을 앞세워 프리미엄 머리끈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700개 이상의 색상 조합이 있으며,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6000여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브랜드 측은 끄네끼에 대해 “1987년 한국의 독창적인 직조 기술과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탄생했으며, 현재는 한국의 제조 기술과 북유럽 디자인을 결합한 브랜드”라고 소개한다. 홀란은 광고 계약을 맺기 전부터 끄네끼를 꾸준히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직접 사용해 보고 제품을 믿게 돼 회사에도 투자했다”고 밝혔으며, 2024년 본뎁의 소수 지분을 인수해 투자자로 참여했다. 본뎁은 이후 홀란을 공식 홍보대사로 영입했다. 북중미 월드컵을 기념해 출시한 ‘홀란 에디션’은 그가 직접 고른 8가지 색상으로 구성됐다. 홀란이 뛰었던 구단과 노르웨이 대표팀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은 제품으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모두 품절됐다.
  • 한국 잠수함은 탈락시키더니…폴란드가 K2 전차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밀리터리+]

    한국 잠수함은 탈락시키더니…폴란드가 K2 전차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밀리터리+]

    총 210대 규모의 폴란드 K2 전차 3차 실행계약(EC3)의 세부 내용이 공개됐다. 이번 3차 계약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현지 생산과 핵심 기술 이전을 포괄하는 전략적 방산 동맹의 성격을 띤다. 미국 유력 군사 전문지인 19포티파이브는 9일(현지시간) “폴란드는 한국산 K2 전차를 최대 1000대까지 구매함으로써 서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기갑 전력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며 “진정한 성과는 계약서의 세부 조항에 담겨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현대로템과 폴란드의 3차 계약 핵심 물량은 현지 조립 생산 방식의 K2PL 210대다. 이번 3차 물량은 폴란드군의 실전 운용 경험을 반영해 현지화 비율을 대폭 높였다. 19포티파이브는 “계약의 골자는 대부분의 전차를 폴란드 국영 공장에서 라이선스 생산하도록 한 약속이다. 한동안 사실상 가동이 멈춰 있었던 공장을 되살려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폴란드는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 구매 사업을 활용해 자국의 전차 산업을 다시 일으키고, 단순한 전차 구매국에서 전차 생산국, 나아가 수출국으로 도약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폴란드가 2022년 한국 K2 전차를 선택한 이유는 빠른 납기와 더불어 실질적인 기술 이전과 폴란드 방위산업 육성을 중심으로 한 협력 체계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었다”면서 “실제로 한국은 전차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전차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생산 능력까지 이전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는 방산 거래에서 매우 드문 조건이었으며, 단순한 구매 계약을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바꾼 결정적인 요소였다”고 평가했다. 현대로템과 폴란드의 K2 전차 계약 중 또 다른 핵심은 정비 역량의 현지화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4단계 수준의 독자적인 정비 역량을 확보하며, 무장·통신·포탑 구동 등 11개 분야 99개 구성품에 대한 정비 기술을 이전받을 예정이다. 19포티파이브는 “폴란드는 한국산 K2 전차에 푹 빠졌다”(Poland Loves South Korea’s K2 Black Panther Tank)며 “폴란드 국방부는 K2 전차 프로그램이 향후 10년 동안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침체되어 있던 산업 기반을 재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팀 유럽’ 넘지 못했던 한국 잠수함, 전차 사업과 다른 점은?폴란드의 K2 전차 3차 계약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앞서 폴란드는 지난해 11월 노후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3척의 신형 잠수함을 도입하는 오르카(Orka) 잠수함 사업에서 스웨덴(사브 A26 Blekinge급)을 우선 파트너로 선정했다. 당시 한국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원팀을 이뤄 함께 참여했지만, 폴란드는 유럽 방산 협력과 정치·안보적 이해관계 등을 고려해 스웨덴과 손을 잡기로 결정했다. 폴란드가 잠수함 사업에서 전차 사업과 다른 전략을 취한 것은 잠수함이 수십 년간 운용되는 핵심 전력인 동시에 동맹국과의 군사 협력 체계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차는 비교적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반면 잠수함은 훈련, 정비, 무장 체계, 부품 공급, 성능 개량 등 전 생애주기에 걸쳐 공급국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공급 업체를 선택하는 것은 단순한 무기 구매가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 안보 협력의 방향을 결정하는 문제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잠수함은 운용 기간이 30~40년에 이르는 전략 자산이다. 건조 이후에도 정기적인 성능 개량, 예비 부품 공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승조원 교육, 군수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이 때문에 잠수함 공급국은 장기간 전략적 파트너가 되며, 정치·외교 관계와 군사 협력 수준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 반면 폴란드에게 K2 전차 사업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전력 공백을 신속히 메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폴란드는 운용 중이던 소련제 전차 상당수를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빠른 납기와 대규모 기술 이전, 현지 생산을 제시해 폴란드의 요구에 부합했다. 19포티파이브가 폴란드의 K2 전차 선택 이유로 빠른 납기를 꼽은 배경이다. 당시 로이터 통신은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의 장보고-III 제안은 성능과 가격 경쟁력, 빠른 건조 능력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폴란드가 가장 중시한 발트해 특화 운용 능력과 북유럽 안보 협력이라는 전략적 요소, 현지화 패키지 등에서 스웨덴보다 불리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K방산의 유럽 진출의 필수 항목한국 잠수함과 전차를 사이에 두고 각기 다른 선택을 한 폴란드의 사례는 한국 방산이 ‘팀 유럽’의 벽을 뛰어넘기 위한 중요한 교훈을 제시한다. 19포티파이브는 “현대로템은 폴란드를 K2 전차의 유럽 생산 및 정비 허브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곳에서 전차가 조립될 뿐만 아니라 유럽의 다른 운용국들을 위해 정비되고, 나아가 재수출까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폴란드는 한국의 최대 고객에서 유럽 대륙의 제조 파트너로 발돋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방산의 유럽 진출 성패는 무기 수출을 넘어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산업 생태계 구축은 물론 나토 회원국들과의 방산 협력 체계와 공급망에 얼마나 깊숙이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더불어 유럽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는 무기 수출을 넘어 나토 동맹국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팀 유럽’의 산업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필수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 “K9·천무 사지 말라더니 직접 만든다?”…유럽의 달라진 계산 [밀리터리+]

    “K9·천무 사지 말라더니 직접 만든다?”…유럽의 달라진 계산 [밀리터리+]

    유럽이 자국산 무기 우선 구매와 역내 생산을 강조하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현지 공장과 기술이전으로 시장 장벽을 넘고 있다.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를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럽 안에서 직접 생산·정비하는 방식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공급망 진입을 노리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방산산업포럼에서 유럽 내 생산 기반과 기술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회사는 폴란드와 루마니아에서 추진하는 현지 생산을 발판으로 북유럽과 서유럽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완제품 납품에 그치지 않고 현지 업체와 무기체계를 생산하고 정비하며 장기간 협력하는 방식을 앞세웠다. 이 같은 전략은 유럽 방산시장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각국은 무기 구매 예산을 늘렸지만 역외 기업이 생산한 완제품을 들여오는 방식에는 갈수록 까다로운 조건을 붙이고 있다. 자국 내 일자리와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전쟁이나 공급망 차질에도 부품과 탄약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산 무기가 가격과 납기에서 경쟁력을 갖췄더라도 현지 생산과 기술 협력을 제시하지 않으면 장기 수주를 장담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유럽산 요구 뚫은 천무…폴란드서 유도탄 생산 노르웨이의 천무 도입 과정은 이런 흐름을 잘 보여준다. 노르웨이 정치권 일부에서는 한국산 천무를 구매하는 대신 유럽산 장거리 미사일 체계 개발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노르웨이 정부는 새로운 유럽 체계를 개발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고 판단했다. 노르웨이는 지난 1월 천무 발사대 16대와 유도탄 등을 9억 2200만 달러(약 1조 3900억원)에 도입하기로 했다. 천무는 최대 500㎞ 타격 능력과 빠른 납기를 앞세워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를 제쳤다. 한화는 천무가 유럽산이 아니라는 약점도 현지 생산으로 줄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4월 폴란드 방산업체 WB일렉트로닉스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합작사는 천무에 사용하는 사거리 80㎞급 CGR-080 유도탄을 폴란드에서 생산한다. 폴란드는 발사대만 도입하는 데서 벗어나 핵심 유도탄까지 자국에서 만들며 장기 운용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한화도 유럽 안에 미사일 생산망을 갖추면서 역내 조달 요구에 대응하고 후속 수출에 활용할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폴란드는 2022년 이후 K9 자주포와 천무를 대규모로 도입했다. 한화가 폴란드와 체결한 K9·천무 관련 누적 계약액은 120억 달러(약 18조원)를 넘으며, 두 사업 모두 현지 생산과 기술 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루마니아에 K9 거점…나토 공급망 진입 노려 루마니아에서는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를 생산·정비하는 유럽 거점 구축을 추진한다. 루마니아는 2024년 9억 2000만 달러(약 1조 3800억원) 규모의 K9·K10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는 현지 시설과 협력업체를 활용해 부품 조달과 조립, 정비 역량을 단계적으로 키울 계획이다. 한국에서 완성한 자주포를 보내는 기존 방식과는 다르다. 현지 기업이 생산 과정에 참여하면 루마니아는 기술과 일자리를 확보하고 한화는 유럽 수주전에서 요구하는 현지 기여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도 앞서 유럽 국가들이 무기를 구매하는 데서 벗어나 자국 방위산업 역량을 직접 구축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한국의 지속적인 무기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유럽 경쟁업체보다 통상 1∼2년 빠르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여기에 현지 생산을 결합하면 빠른 납기라는 기존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유럽산 우선 구매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나토 방산산업포럼에서 무기 판매에 머물지 않고 공동 연구·개발과 생산, 운용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한·나토 방산협력 2.0’을 제안했다. 정부가 국가 간 협력과 기술이전을 지원하고 기업이 현지 생산망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유럽 국가들이 무기 도입 조건으로 생산시설과 기술, 일자리까지 요구하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도 수출 경쟁력을 좌우하게 됐다. K9은 폴란드와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루마니아, 튀르키예 등 여러 나토 회원국이 운용하거나 도입하고 있다. 천무도 폴란드에 이어 에스토니아와 노르웨이로 시장을 넓혔다. 빠른 납기와 가격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 진입한 K방산이 이제 현지 공장과 기술 협력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유럽산 무기 우선주의를 피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토의 장기 생산·정비 공급망에 얼마나 깊이 들어가느냐가 다음 수주전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 뮤지컬로 변신한 겨울왕국… “오프닝 노래만 스무 번 다시 썼죠”

    뮤지컬로 변신한 겨울왕국… “오프닝 노래만 스무 번 다시 썼죠”

    클로즈업 대신 음악으로 감정 묘사주변 캐릭터의 이야기도 더 깊어져 2018년 2월 어느 날, 오케스트라가 첫 화음을 짚는 순간 몇몇 배우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을 앞두고 열린 뮤지컬 ‘겨울왕국’의 시츠프로브(배우와 오케스트라가 처음 호흡을 맞추는 리허설) 자리였다. 작사·작곡가 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왼쪽·54)와 로버트 로페즈(오른쪽·51)는 “종이 위 멜로디가 처음 입체가 돼 울려 퍼지던 그 순간이 지금도 선명하다”고 했다. “오케스트라의 첫 화음이 나올 때 배우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환호하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어요. 바로 이런 순간 때문에 우리가 뮤지컬을 하는 게 아닐까 싶었죠.”(크리스틴) 디즈니 시어트리컬 그룹의 ‘겨울왕국’이 오는 8월 13일 서울 샤롯데씨어터 개관 20주년 기념작으로 한국 초연 무대에 오른다. 2014년 개봉한 동명 애니메이션을 무대로 옮긴 이 작품은 아렌델 왕국의 공주 엘사와 안나가 왕국의 저주를 풀고 자매의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 구조를 따른다. 2018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식 개막했고 호주, 일본, 영국, 독일 등에서 공연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공연에 앞서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크리스틴과 로버트는 원작 8곡을 편곡하고 12곡의 신곡을 더했다. 이들의 무대 음악 작업 원칙은 “무대에는 카메라가 없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카메라로 온갖 마술을 부릴 수 있지만 ‘결정적 클로즈업’을 무대에서는 쓸 수 없다”고 부연한 로버트는 클로즈업을 대체할 해법을 노래로 만들었다. 대관식 날 엘사의 흔들리는 내면을 담은 신곡 ‘위험한 꿈’과 ‘괴물’이 그렇게 태어났다. 로버트는 ‘위험한 꿈’이 ‘렛 잇 고’의 멜로디 일부를 공유한다며 “‘렛 잇 고’라는 거대한 나무가 ‘위험한 꿈’에 씨앗을 나눠줘 새로운 싹을 틔우게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는 3분의1 지점에서 나오는 ‘렛 잇 고’는 1막 엔딩으로 자리를 옮기고, 엘사가 프로시니엄(무대 앞쪽 액자 틀)을 만져 얼려버리는 장면을 초반에 배치했다. 두 자매의 음악에도 서로 다른 언어가 흐른다. “엘사의 가사가 내성적이고 명상적이라면, 안나는 불꽃처럼 강렬한 원색의 언어를 거침없이 쏟아낸다”고 했다. 오프닝 곡은 20개가 넘는 버전을 갈아엎으며 새로 썼다. ‘음악을 절대 멈추지 않는다’는 발상 아래 북유럽풍의 첫 장면부터 부모의 죽음까지 짧은 사건들을 암전 없이 한 흐름으로 묶었다. 관객이 박수를 칠 틈도 없이 몰아치는 그 흐름은 결국 ‘태어나서 처음으로’에서 한 번에 귀결된다. 두 사람은 뮤지컬 ‘애비뉴 Q’(2003)부터 함께 곡을 써 왔다. ‘겨울왕국’ 시리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 ‘코코’, TV 프로그램 ‘완다비전’ 등을 작업하며 아카데미상과 그래미상, 에미상을 거머쥐었다. 뮤지컬 ‘북 오브 몰몬’에도 참여한 로버트는 토니상까지 품에 안으며 미국 4대 시상식(EGOT)을 두 번 달성한 유일한 인물이다. 크리스틴은 “그의 멜로디 감각은 친숙하면서도 어떤 음악보다 신선하다”면서 “가사를 검은 벨벳 위에 놓인 다이아몬드처럼 선명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고 감탄 섞인 표현을 했다. 로버트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아내인 크리스틴과 매일 함께 곡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매 순간 축복”이라고 응답했다. 환상적인 오로라 빛을 선사하는 ‘겨울왕국’에 대해 로버트는 “무대만을 위해 새롭게 확장한 수많은 예술적 요소를 관객과 나누는 순간이 정말 흥분된다”며 “상상을 초월할 만큼 훨씬 거대하고 깊이 있는 것을 극장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틴은 “영화를 처음 접하는 관객에겐 훨씬 많은 반전과 놀라움이, 이미 사랑한 관객에겐 부모(왕과 왕비)와 주변 캐릭터의 더 깊은 서사가 기다린다”고 귀띔했다. 공연은 내년 3월 1일까지 이어진다.
  • 멘델스존·거슈윈까지… 시대 초월한 ‘현의 노래’

    멘델스존·거슈윈까지… 시대 초월한 ‘현의 노래’

    탁월한 음악성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주목받아 온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이 오는 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김동현은 2018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강동석(바이올리니스트) 위원장에게서 “어린 나이답지 않은 진지한 음악성과 테크닉으로 촉망받는 연주자”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듬해 제16회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하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앞서 러시아 영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는 한국인 최초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2016년부터는 금호문화재단 금호악기은행을 통해 1763년산 과다니니(Joannes Baptista Guadagnini)로 연주하고 있다. 현재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에서 카롤린 비트만을 사사하고 있다. 이번 공연 프로그램은 시대와 색채가 뚜렷이 다른 네 작품으로 짰다. 낭만주의 초입의 우아함에서 후기 낭만의 농밀함, 20세기 미국 음악의 활력까지 한 호흡에 잇는 구성이다. 문을 여는 펠릭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소나타 F장조’는 작곡가 생전에 출판되지 못한 채 묻혀 있다가 1953년 예후디 메뉴인에 의해 비로소 세상에 나온 곡으로, 특유의 우아함과 생동감이 살아 있다. 이어지는 에드바르 그리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은 노르웨이 민속 무곡의 리듬을 품은 북유럽 특유의 서정과 열정을 들려준다. 2부에서는 미국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꾸몄다.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가 15세에 쓴 ‘바이올린 소나타 Op. 6’과 조지 거슈윈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 선율을 이고르 프롤로프가 엮은 콘서트 환상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코른골트의 곡에서 후기 낭만주의적 화려함을 전하고 프롤로프의 곡에서는 기교가 넘치는 활기찬 에너지를 표출한다. 이번 리사이틀은 바이올린 음악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조망하면서 정통적 해석과 깊은 음색으로 평가받아 온 김동현의 음악 세계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자리다.
  • 경북 포항시, 친환경 전기 선박 산업 육성…“규제자유특구 지정”

    경북 포항시, 친환경 전기 선박 산업 육성…“규제자유특구 지정”

    경북 포항 연안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해 친환경 전기 선박 전환 기술을 검증한다. 30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가 포항 연안 해역 일원을 ‘경북 K-차세대 전기추진선박 글로벌 혁신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하면서 관련 산업 육성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특구는 제도적 한계로 추진이 어려웠던 소형 디젤 선박의 전기 추진 선박 전환 기술을 실증하기 위해 지정됐다. 2030년까지 총 197억원을 투입해 기존 디젤 추진 소형 선박과 연근해 어선을 전기 추진 선박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증을 통해 전기 추진 설계와 배터리 시스템, 핵심 기자재 제작을 비롯해 해상 시운전, 안전성 및 운항 성능 검증 등 상용화 기반과 기술 신뢰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동안 소형 선박의 전기 추진 전환은 전용 배터리실 설치 의무 등 현행 기준으로 인해 현실적인 제약이 컸다. 특구 지정으로 전기 추진 설비를 별도 공간에 설치할 수 있는 특례가 적용되고, 전기추진 설비 구획을 어선 총톤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등 개조 실증이 가능해졌다. 시는 이번 실증을 통해 해외 시장도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아이슬란드를 비롯한 북유럽의 실증 기관 및 기업과 협력해 노후 선박 재활용 실증을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친환경 선박 개조 기술과 관련 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은 항만과 산업단지, 연구기관이 집적된 해양·산업 거점 도시인 만큼 전기 추진 선박 실증 및 사업화를 위한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기술 실증과 산업 구조 전환, 기업 투자까지 이어지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 한국 잠수함, 폴란드 수주전과는 다르다…캐나다에서는 승산 있는 이유 [밀리터리+]

    한국 잠수함, 폴란드 수주전과는 다르다…캐나다에서는 승산 있는 이유 [밀리터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막판까지 치열한 수주전을 벌인 폴란드 해군의 잠수함 현대화 사업인 ‘오르카 프로젝트’의 계약 체결 대상자로 스웨덴 사브가 선정됐다. 디펜스24 등 외신과 폴란드 국방부 공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부 장관이 29일 발트해 항구도시 그디니아에서 스웨덴 정부 및 사브-코쿰스와 A26 블레킹에급 잠수함 3척 도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국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잠수함 3척이 걸린 이번 사업에서 원팀을 이뤄 함께 참여했다. 양사는 우리 해군의 장보고-III(KSS-III) 플랫폼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단가와 납기 경쟁력, 검증된 수출 레퍼런스 등을 제시했다. 한화오션은 폴란드 방산기업 및 조선소와 협력을 확대하며 현지 생산과 기술이전, 유지·보수·정비(MRO)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또한 폴란드 조선산업 발전과 공급망 구축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해 현지화 전략을 적극 추진했다. HD현대중공업은 3000t급 잠수함과 1800~2000t급 잠수함을 함께 제안하며 폴란드 해군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잠수함 건조 능력과 정비 역량, 인력 교육 및 기술 협력 프로그램을 함께 제안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그러나 폴란드는 최종 계약 대상자로 스웨덴의 사브를 선택했다. 이는 최대 60조원 규모에 달하는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두고 독일과 경쟁하는 한국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K2 흑표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와 K239 천무 다연장로켓 등 다양한 한국산 무기체계를 도입한 폴란드에서 한국이 고배를 마시자 방산업계의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폴란드가 한국 아닌 스웨덴 사브 선택한 이유한국이 폴란드 잠수함 사업에서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스웨덴의 사브가 발트해 작전 환경에 최적화된 잠수함이라는 점이다. 사브의 A26 블레킹에급은 수심이 얕고 소음 차폐가 어려운 발트해에서 저소음 디젤-전기 추진체계와 독자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운용할 수 있다는 부분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533㎜ 어뢰관 외에 특수부대의 분산·은밀 침투와 무인잠수정 운용이 용이한 대형 유연 임무 창고를 갖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연안 작전 요구에 부합했다. 더불어 폴란드는 스웨덴과의 전략적 안보 협력을 중요하게 고려했다. 러시아의 위협이 커진 이후 발트해 안보가 핵심 과제가 됐고, 최근 나토에 가입한 스웨덴과 잠수함을 공동 운용하고 정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군사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폴란드가 사브를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운용 공백을 메울 방안이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폴란드는 새 잠수함이 인도되기 전까지 승조원 훈련과 전력 유지를 위해 임시 잠수함이 필요했는데, 스웨덴은 기존 A17(쇠데르만란드급) 잠수함을 임시로 제공하는 ‘갭 필러(Gap Filler)’ 방안을 함께 제안했다. 이는 폴란드 해군의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았다. 반면 한국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의 장보고-III 제안은 성능과 가격 경쟁력, 빠른 건조 능력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폴란드가 가장 중시한 발트해 특화 운용 능력과 북유럽 안보 협력이라는 전략적 요소, 현지화 패키지 등에서 스웨덴보다 불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 영향 미칠까폴란드 잠수함 3척을 두고 스웨덴과 경쟁을 벌인 한국의 패배를 단순히 악재라고만 해석하긴 어렵다. 우선 폴란드의 잠수함 사업은 캐나다와 달리 발트해에 최적화된 잠수함과 북유럽의 안보 협력 등을 앞세운 것으로, 지역 특수성이 매우 강한 사업이었다. 반면 캐나다의 잠수함 사업은 잠수함 성능과 장기 유지·보수(MRO)는 물론이고 캐나다 내 산업 투자, 경제적 파급효과, 납기, 정부 간 전략 협력(G2G) 등을 종합 평가하는 사업이다. 한화오션이 캐나다 국가 경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산업기여도’ 보완에 총력을 기울이는 배경이다. 도리어 캐나다에서는 한국의 활발한 잠수함 생산라인, 빠른 납기 일정, 대형 잠수함 건조 경험, 가격 경쟁력 등이 경쟁자인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를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23일 스티븐 푸어 캐나다 국방조달청장은 최종 후보에 오른 한국과 독일 모두 해군의 요구사항을 충족한다고 밝히며 “현재 캐나다 정부는 각 사의 제안이 가져올 경제적 혜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공급업체 선정은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 “인구 감소기, 도시계획 목표는 성장 아닌 재설계… 건물 줄일 수 있게 지어야”

    “인구 감소기, 도시계획 목표는 성장 아닌 재설계… 건물 줄일 수 있게 지어야”

    저인구 핵심 과제는 ‘축소의 관리’ 부동산 남아돌고 에너지는 부족대도시보다 지역 단위 생활 중요 “의자 10개 있었는데 5개로 줄어들었다면 남은 5개에 맞춰 사회를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지난 18일 일본 교토대에서 만난 모리 토모야(59) 교토대 경제연구소 교수는 인구 감소 시대를 ‘의자 뺏기 게임’에 빗대며 이렇게 설명했다. 줄어드는 인구를 다시 늘리겠다는 목표만으로는 사회를 유지하기 어렵고 남겨야 할 지역과 기능을 골라 질서 있게 재편해야 한다는 의미다. 도시경제학·공간경제학 분야의 권위자인 모리 교수는 100년 후인 2120년 일본 인구가 에도시대(17~19세기) 수준으로 줄어들고, 도시 가운데 도쿄와 후쿠오카만 번창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예측을 내놓으며 학계와 정책 현장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인구 감소 시대의 핵심 과제에 대한 답을 성장보다 ‘축소의 관리’에서 찾았다. 모리 교수는 “무엇을 살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줄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인구가 줄어들면 적은 사람이 더 넓은 지역의 인프라 유지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결국 감당할 수 없는 시점이 오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을 “일본보다 먼저 미래에 도착한 나라”라고 규정했다. 모리 교수는 일본이 오랜 기간 추진해 온 지방창생 정책과 지역균형발전 전략을 언급하며 “신칸센과 고속도로를 놓으면 지방이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교통망이 좋아질수록 사람과 기업, 서비스가 지방으로 퍼지는 것이 아니라 중심도시로 빨려 들어갔다”고 말했다. 교통망이 개선될수록 중심도시가 사람과 자본, 산업 기능을 빨아들이는 이른바 ‘빨대 효과’(Straw Effect)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한국에서는 더욱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모리 교수는 “서울과 부산의 거리(427㎞)를 일본에 대입하면 도쿄와 나고야 정도에 해당한다”면서 “한국에서는 어디에 있든 서울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구조”라고 했다. 이어 “인구가 감소할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일자리와 서비스를 찾아 중심도시로 이동하게 된다”면서 “일본보다 국토가 작은 한국은 더 강한 서울 일극 집중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에는 인구 감소를 전제로 어떤 도시를 남기고 어떤 도시를 정리할 것인지 고민했지만 최근에는 도시보다 에너지 문제가 더 중요한 변수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모리 교수는 “지금은 땅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인구가 감소하게 되면 결국 부동산은 남아돌게 될 것”이라면서 “오히려 부족해지는 것은 에너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과 도쿄처럼 사람들이 밀집해 사는 대도시 자체가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아이폰이나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서비스를 누리는 지금의 도시 생활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는 체계 위에서 가능했던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런 생활을 계속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지금보다 훨씬 적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규모를 키우면 효율이 올라간다고 생각했지만 그 모델 자체가 석유 가격 상승에 취약하다”면서 “앞으로는 지역 단위의 생산과 소비, 자급자족에 가까운 생활 방식이 다시 중요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인구 감소 시대에 도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모리 교수는 “도시계획의 목표는 성장(growth)이 아니라 재설계(reshape)”라고 강조했다. 출산율 반등 여부와 별개로 인구 감소를 전제로 사회와 도시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그는 “지금 수준의 에너지 가격을 전제로 하면 최소한의 생활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인구는 대략 3만명 정도”라면서 “응급병원과 산부인과, 슈퍼마켓, 고등학교 등을 유지할 수 있는 인구 3만~5만명 규모의 생활권이 현실적인 단위”라고 말했다. 이어 “인구는 줄어드는데 건물은 남는다”면서 “크게 짓는 것보다 줄일 수 있게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인구 감소를 막으려면 출산 장려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를 다시 생각해야 할 수도 있고 특히 부부 관계는 더 유연하게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프랑스와 북유럽 국가들의 사실혼 제도와 다양한 가족 형태를 예로 들면서도 “이런 제도를 도입해도 출산율이 인구 유지 수준까지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출산율 반등만을 기대하기보다 인구 감소를 전제로 도시와 산업, 가족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 “하이마스 독주라더니”…한국 천무, 유럽서 10조원대 판 키웠다 [밀리터리+]

    “하이마스 독주라더니”…한국 천무, 유럽서 10조원대 판 키웠다 [밀리터리+]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장거리 화력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한국 다연장로켓 체계 K239 ‘천무’가 10조원 안팎의 대형 판을 키우고 있다. 미국 하이마스(HIMARS)가 서방 정밀타격 무기의 상징으로 떠오른 사이, 천무는 2포드 구조와 현지 생산망을 앞세워 유럽 장거리 타격 전력의 한 축으로 올라섰다. 방산 전문매체 아미레커그니션은 15일(현지시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 방산전시회 ‘유로사토리 2026’에 K239 천무 다연장로켓 체계를 선보인다고 전했다. 매체는 천무가 유럽에서 폴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등 3개국으로 확산하며 확정 주문 315문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국가별로는 폴란드가 290문으로 가장 많다. 에스토니아는 9문, 노르웨이는 16문을 주문했다. 폴란드 물량만 전체 유럽 확정 주문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그만큼 폴란드는 유럽 천무 운용과 생산망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계약 규모도 10조원 안팎으로 커졌다. 공개된 계약가와 단순 추산을 합치면 폴란드 290문, 에스토니아 9문, 노르웨이 16문 등 유럽 천무 관련 사업 규모는 9조원대 후반에서 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다만 각 계약에는 발사대뿐 아니라 미사일, 훈련, 군수지원, 현지화 요소가 포함돼 단순 발사대 단가로 보기는 어렵다. 천무의 강점은 단순히 발사대 숫자에 그치지 않는다. 천무는 두 개의 독립 발사 컨테이너를 갖춘 2포드 체계다. 임무에 따라 서로 다른 탄약을 동시에 실을 수 있다. 80㎞급 유도로켓부터 160㎞급 전술미사일, 290㎞급 전술탄도미사일까지 운용할 수 있어 전술 지원과 장거리 정밀타격 임무를 모두 맡을 수 있다. “발사대만 판 게 아니었다”…유럽 생산망까지 확대 폴란드의 ‘호마르-K’ 사업은 천무 유럽 확산의 기반이다. 폴란드는 2022년 천무 288문 도입 기본계약을 맺은 뒤 218문 계약을 체결했고, 2024년 72문을 추가해 총 290문 규모로 사업을 키웠다. 폴란드형 천무는 한국형 차대 대신 폴란드 옐츠 8×8 차량에 발사 모듈을 얹고 폴란드 전장관리체계인 토파즈(TOPAZ)와 통합한다. 이 구조는 단순 수입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방식이다. 발사대, 차량, 전장관리체계, 정비망을 현지 군 구조에 맞춰 묶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이미 2025년 중반까지 80문이 넘는 호마르-K를 인도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주요국의 기존 다연장로켓 전력과 비교해도 큰 규모다. 더 중요한 부분은 탄약이다. 장기전에서는 발사대보다 미사일 보급 능력이 전투 지속력을 좌우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방산업계는 폴란드 내 유도로켓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 생산망은 폴란드뿐 아니라 향후 유럽 고객국의 탄약 보급에도 활용될 수 있다. 노르웨이의 천무 도입도 이 흐름과 연결된다. 노르웨이는 올해 1월 16문 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폴란드, 에스토니아에 이어 유럽 세 번째 천무 고객이 됐다. 발사대와 미사일, 훈련체계, 군수 지원을 함께 확보하는 방식이다. 노르웨이 물량은 2028~2029년 발사대 인도, 2030~2031년 미사일 인도가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마스와 다른 길…보급망 다변화 노린 유럽 에스토니아의 선택은 천무의 유럽 확산 의미를 보여준다. 에스토니아는 하이마스 도입도 추진하면서 천무를 함께 확보했다. 두 체계를 완전히 대체 관계로 보지 않은 셈이다. 하이마스는 미국 미사일 재고와 운용망에 접근할 수 있고, 천무는 한국산 미사일과 폴란드 중심의 유럽 생산망을 활용할 수 있다. 유럽 국가들이 천무를 주목하는 배경에는 러시아 위협과 탄약 부족 우려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만큼 탄약을 계속 확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발사대만 빠르게 사들이는 것으로는 장기전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셈이다. 이 점에서 천무는 ‘한국산 발사대 수출’을 넘어 유럽형 장거리 타격 생태계로 커지고 있다. 폴란드는 생산과 통합의 거점이 되고, 에스토니아는 하이마스와 천무를 함께 운용해 공급망을 나누며, 노르웨이는 북유럽 장거리 정밀화력 사업을 천무 체계와 연결했다. 미국 하이마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검증 이미지를 확보했다. 그러나 천무는 2포드 구조와 다양한 탄약 운용, 현지 생산망을 앞세워 다른 방식으로 유럽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하이마스 중심으로 보였던 유럽 장거리 화력 시장에서 한국 천무가 별도의 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향후 유럽의 노후 M270 다연장로켓 교체 사업에서도 판단 기준은 단순 성능에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각국은 사거리와 기동성뿐 아니라 탄약 확보, 현지 생산, 정비망, 장기 보급 능력까지 따질 수밖에 없다. 천무의 유럽 확산은 장거리 화력 시장의 경쟁이 이미 발사대 성능을 넘어 보급망과 산업 기반 싸움으로 옮겨갔다는 신호다.
  • 인류 첫 팬데믹, 8~11세 아이들만 노렸다 [사이언스 브런치]

    인류 첫 팬데믹, 8~11세 아이들만 노렸다 [사이언스 브런치]

    쥐를 통해 전염되는 페스트는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감염병이다. 6세기 유스티니아누스 역병, 14세기 흑사병은 당대 인구의 상당 부분을 앗아갔을 정도였다. 페스트의 원인균은 그람음성균인 예르시니아 페스티스이며 이는 가까운 친척뻘 세균인 예르시니아 슈도투베르쿨로시스에서 진화적 시간 척도로 보면 비교적 최근에 갈라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페스트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의 대유행은 신석기 농업 혁명의 산물이라는 통념이 있었다.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살면서 인구 밀도가 높아지고 가축을 기르며 설치류가 인간 거주지에 적응하면서 역병이 퍼질 조건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이를 ‘신석기 역학 전환’ 가설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인구 밀도가 높은 주거 환경과 가축화 등이 팬데믹의 필수 조건이 아니라는 증거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글로브 연구소 고대 환경 유전학 연구센터, 영국 옥스퍼드대, 케임브리지대, 런던대(UCL), 존 래드클리프 병원, 미국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UC 산타크루즈), 캐나다 서스캐처원대, 앨버타대, 러시아 이르쿠츠크 국립대, 모스크바 인류학·민속지학 연구소, 중국 티베트고원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약 5500년 전 시베리아 남동부 수렵채집 집단의 고대 DNA 분석을 통해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페스트의 증거이며 이 질병의 기원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6월 18일 자에 실렸다. 앞선 연구들에서 페스트 유발 세균인 예르시니아 페스티스를 선사시대 유럽에서 확인했으며 최대 약 53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팀은 시베리아 남동부 바이칼호에서 흘러나오는 앙가라강 유역에 있는 네 곳의 후기 신석기 시대 공동묘지에서 발굴된 사람 뼈를 분석했다. 이 지역은 ‘바이칼 고고학 프로젝트’로 수십 년간 집중 연구된 곳으로 8500~3500년 전의 매장 유적들이 풍부하다. 이들 지역은 청동기 후기 직전까지 수천 년간 수렵, 채집 생활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후기 신석기 시대로 추정되는 46명의 유골 중 어금니, 작은 어금니 뿌리의 치아 시멘트질에서 고대 DNA를 추출했다. 시멘트질은 치아 뿌리를 감싸는 조직으로 다른 뼈 부위보다 혈류를 타고 들어온 병원체 DNA가 잘 보존돼 있다. 연구팀은 이렇게 채취한 DNA를 ‘샷건 시퀀싱’ 분석했다. 시료 속 DNA를 무작위로 잘라 닥치는 대로 읽어내는 기술로 인간 DNA뿐 아니라 그 안에 섞인 미생물과 병원체 DNA까지 한꺼번에 포착할 수 있다. 그 결과 18명에게서 예르시니아 페스티스가 다른 병원체들보다 높은 수준으로 검출됐다. 시기적으로 두 번의 대유행이 있었는데 그 간격은 4~6세기였다. 1차 유행은 약 5520~5265 cal BP, 2차 유행은 5315~4235 cal BP로 나타났다. cal BP는 방사성탄소 연대를 나이테 등으로 보정한 ‘보정연대’로 기준점은 1950년이다. 대략 5500년 전으로 생각하면 된다. 연구팀은 고대 유전체에서 ‘혈통 공유 구간’을 분석해 유골들 사이의 친족 관계를 추정해 가계도로 구성했다. 그 결과 페스트는 작은 가족 집단을 단위로 퍼졌으며 이는 이 질병이 ‘사람 간 전파’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늘날 우리가 아는 선페스트는 쥐벼룩이 사람을 물어 옮기는데 폐페스트처럼 감염자의 기침을 통해 비말, 에어로졸로 확산됐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 눈에 띄는 것은 단일한 한 차례의 유행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사망했음을 의미했다. 균의 최초 출발점은 야생 마멋으로 추정됐다. 바이칼 지역에서 마멋은 페스트의 주요 자연 숙주로 고기와 모피를 얻으려 마멋을 사냥하고 해체하다가 감염되는 사례가 기록으로 다수 남아 있다. 야생 설치류에서 사람으로 넘어온 뒤 사람 사이에서 호흡기로 확산됐다는 시나리오다. 코로나19의 확산 과정과 비슷했다는 것이다. 가장 빠르게 진행된 감염은 8~11세의 어린이에게서 주로 나타났다. 친족으로 추정되는 4~9세의 어린 소녀 셋이 한 무덤에 묻힌 사례도 있었고, 조카와 이모가 페스트에 감염돼 한 무덤에 묻힌 것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죽은 이를 정성껏 묻어준 생존자가 있었다는 점은 당시 공동체가 죽은 가족을 돌보는 사회적 행위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페스트 시료는 모두 북유럽에서 보고됐지만 페스트의 조상 쪽 균주가 이번에 발견돼 페스트의 기원이 중앙아시아와 동북아시아일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연구를 이끈 로더릭 맥클라우드 영국 옥스퍼드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야생 설치류에서 넘어온 페스트 균에 감염된 사람들이 호흡기를 통해서 감염병을 확산했고 특히 어린이 사망자가 많았음을 보여주며 이런 팬데믹은 일회성이 아니라 수백 년 간격을 두고 다시 발생했음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맥클라우드 박사는 “특히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인구 밀도 증가·가축화·정주 같은 신석기적 변화가 인수공통 대유행의 필수 조건이 아니었음을 보여주고 그에 따라 페스트를 유럽 후기 신석기 인구 감소의 ‘특별한 원인’으로 보던 해석에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서강대 김현정 교수, 스웨덴 룬드대와 ‘제3회 첨단 X선 과학 심포지엄’ 주도

    서강대 김현정 교수, 스웨덴 룬드대와 ‘제3회 첨단 X선 과학 심포지엄’ 주도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김현정 교수(극초단상변이연구단장)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스웨덴 룬드대학교 맥스포 연구소(MAX IV)와 공동으로 ‘제3회 첨단 X선 과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회절한계 첨단 X선을 활용한 기초과학 연구의 장으로, 한국과 스웨덴 양국 전문가 50여명이 참석했다. 김 교수를 비롯한 서강대 연구진은 물리학, 재료과학, 반도체 등 각 분야의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하며 양국 간 심도 있는 연구 협력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현재 충북 오창에 건설 중인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의 효율적인 구축 및 활용 전략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행사를 주도한 김 교수는 “세계적인 연구 인프라인 MAX IV와의 이번 협력은 우리 연구진의 도약은 물론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해법을 찾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과 스웨덴이 방사광 및 첨단 X선 기술 분야의 발전을 견인하며 기초과학의 지평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북유럽 과기협력센터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 “입양인의 슬픔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입양인의 슬픔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100년 뒤에는 입양인이라는 개념이 사라질 수도 있겠습니다. 국제 입양이 실제로 감소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작가로서 기록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입양인으로 사는 게 무엇이고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요.” 작가 리 랑그바드(46)는 16일 소설 ‘나의 통역사’(푸른숲)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1980년 한국에서 태어난 그는 생후 2개월에 덴마크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모국의 언어와 문화, 역사를 강탈당한 채 평생 디아스포라로 살아야 하는 입양인의 슬픔을 문학으로 그려냈다. 국가 간 입양을 강하게 비판하며 주목받은 에세이 ‘그 여자는 화가 난다’에서 이번 작품까지 이어지는 주된 감정은 ‘상실에 대한 슬픔’이다. “소설에는 ‘공백’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는 입양인의 상실감을 드러내는 장치입니다. 입양인으로서 저는 한국어만 잃어버린 것이 아닙니다. 한국의 문화와 역사가 모두 제게서 사라졌죠. 입양인이라는 이유로 다가갈 수 없었던 그 모든 걸 공백 안에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소설은 어린 시절 덴마크로 입양된 한 여성이 혈육을 만나고자 한국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언어가 통하지 않으므로 여성과 가족은 통역사에 의지해야 한다. 딸이라는 이유로 가족과 멀어져야 했던 그가 자신이 레즈비언이며 통역사와는 동성 연인이라는 사실을 말할 수 있을까. 이 작품으로 리 작가는 덴마크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몬타나상과 북유럽에서 가장 훌륭한 퀴어문학 작품에 수여하는 프리즈마 문학상을 받았다. “덴마크에서 인종적인 고립을 느끼며 자랐습니다. 생모를 만나기 전까지 제 삶은 언제나 공항에서 시작됐어요. 하지만 한국에 온 뒤 나를 닮은 사람들을 만나며 내 역사를 조금 더 뒤로 앞당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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