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볍씨
    2026-07-03
    검색기록 지우기
  • 대법
    2026-07-03
    검색기록 지우기
  • 9월
    2026-07-03
    검색기록 지우기
  • LG전
    2026-07-03
    검색기록 지우기
  • 112
    2026-07-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4
  • “오늘 뭐 먹지”… K푸드 뿌리, 수천년의 밥상에서 보다

    “오늘 뭐 먹지”… K푸드 뿌리, 수천년의 밥상에서 보다

    3000년 전 불탄 볍씨·김홍도 ‘주막’ 최고령 도마, 박수근 ‘도마’ 나란히국보·보물·민속유산 등 684점 모아유홍준 “삶의 가장 가까운 풍경 봐” “나의 외가는 강릉인데 그곳에는 방풍이 많이 난다. 2월이면 이 지역 사람들은 이슬을 맞으며 새벽같이 나가 막 돋아난 방풍 싹을 따서 해를 보지 못하게 한다. 곱게 찧은 쌀로 죽을 끓이는데, 반쯤 익었을 때 방풍 싹을 넣는다. (중략) 달콤한 향기가 입에 가득하여 사흘이 지나도 스러지지 않는다.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이다.” (허균, ‘성소부부고’ 중에서) 엄혹한 겨울바람이 몰아치는 유배지 함열(지금의 익산)에 도착한 허균(1569~1618)은 머릿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음식을 글로 풀기 시작했다. 귀양살이의 배고픔 앞에서 그는 과거 외가에서 맛본 방풍죽을 떠올렸다. 바닷가 모래에서 자라난 나물로 만든 죽이 맛있어 봐야 얼마나 맛있겠나. 하지만 솔직하게 써 내려간 그의 문장은 맛이란 언제, 누구와 먹었는지까지 함께 어우러져 기억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조선시대 문인 이옥(1760~ 1815)은 ‘백운필’이란 책에서 상추쌈 앞에선 모두 체면을 내려놓게 될 수밖에 없음을 그야말로 ‘찰지게’ 묘사했다. “눈을 부릅떠서 화가 난 듯하고, 뺨이 볼록하여 종기가 생긴 듯하고, 입술은 꼭 다물어 꿰맨 듯하고, 이가 빠르게 움직이니 무언가를 쪼개는 듯하다. (중략) 처음 쌈을 씹을 때에 옆 사람이 우스운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야 된다. 만일 조심하지 않고 한 번 크게 웃게 되면 흰 밥알이 다 튀고 푸른 상추 잎이 주위에 흩뿌려져 반드시 다 뱉어내고 나서야 그치게 될 것이다.” 3000년 전 청동기 시대 집자리에서 출토된 불탄 볍씨와 들깨, 천마총 안에서 나온 꿩알, 1700년 전 메주까지…. 그리 특별하지 않아도 매일 우리 앞에 놓이는 평범한 ‘밥 한 끼’를 진지하게 바라본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K푸드의 뿌리가 되는 한국의 식(食) 문화를 조명한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을 선보인다. 국보 1점, 보물 5점, 국가민속문화유산 6점 등 51개 기관에서 온 모두 684점의 유물을 한자리에 모은 대규모 전시다.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지는 전시는 마치 비빔밥같이 느껴질 터다. 가령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마인 부산 기장군 고촌리 출토 도마(3~4세기)와 박수근(1914~1965) 화백 작품 ‘도마 위의 굴비’를 나란히 선보이는 식이다. 함께 둘러앉아 나눈 소박한 한 끼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김홍도(1745~1806 이후)의 ‘주막’과 ‘새참’, 김득신(1754~1822)의 ‘강가에 모여 먹고 마시다’ 속 사람들은 주막과 들판, 강가에서 함께 모여 앉아 밥을 먹는다. 성협의 19세기 작품인 ‘고기굽기’ 속 인물들은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뜨거운 고기 맛에 추위도 잊은 채 불판으로 젓가락을 뻗는다. 왕가의 밥상도 만날 수 있다. 백제 왕과 왕비를 위한 식기인 6세기 무령왕릉의 숟가락과 젓가락, 화성 행차에 어머니와 함께 한 정조의 8일 간의 일상식이 담긴 ‘원행을묘정리의궤’, 헌종의 할머니 순원왕후의 육순을 기념한 잔치 장면이 담긴 ‘통명전에서 열린 왕실 잔치’ 등도 전시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농업, 역사, 고고, 미술, 인류, 민속, 문학이 어우러지는 한국 문화사 전시”라며 “‘K푸드’의 뿌리이자 우리가 매일 너무 당연하게 마주해 온 삶의 가장 가까운 풍경을 다시 보고, 우리의 밥상이 이 땅의 자연과 밥을 하늘로 여겨온 옛사람들의 노력 위에 있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곽미숙 경기도의원 “경기도 관광특구 지정 확대 및 체류형 관광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

    곽미숙 경기도의원 “경기도 관광특구 지정 확대 및 체류형 관광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곽미숙 위원(국민의힘, 고양6)은 12월 29일 고양인재교육원 가와지볍씨홀에서 「경기도 관광특구 지정 확대 및 체류형 관광 활성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주재했다. 이번 토론회는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공동 주최한 ‘2025 경기도 정책토론회’의 일환으로, 행주산성을 중심으로 한 관광정책의 방향을 점검하고 실질적인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곽미숙 의원은 토론회 좌장을 맡아 “경기도 관광정책이 이제는 ‘방문’ 중심에서 ‘체류’ 중심으로 전환돼야 할 시점”이라며, “행주산성이 지닌 역사성과 한강이라는 공간적 자산을 어떻게 지역경제와 연결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행주산성을 중심으로 한 관광특구 지정 확대 가능성 ▲당일 관광에 머무르는 한계를 넘기 위한 체류형 콘텐츠 개발 ▲대중교통 접근성 개선과 숙박 인프라 확충 ▲야간 관광과 지역 먹거리·문화자원의 연계 ▲관광특구 지정 이전 단계에서의 실행력 있는 전략 마련 등이 종합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관광특구 확대에 대한 기대와 함께, 제도적 한계와 현실적 여건을 고려한 단계적 접근의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곽미숙 의원은 토론을 정리하며 “오늘 논의는 단순히 관광특구 지정을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행주산성을 어떻게 ‘머무를 이유가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모은 자리였다”며, “의회는 현장의 제안이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정책 설계와 예산, 행정 실행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행주산성은 고양시의 자산을 넘어 경기도 북부 관광의 거점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경기도 차원의 관광정책과 지역 전략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논의와 후속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600년 만에 떠오른 ‘조선 난파선’… 그 옆엔 고려청자 품은 ‘보물선’

    600년 만에 떠오른 ‘조선 난파선’… 그 옆엔 고려청자 품은 ‘보물선’

    태안 마도 해역서 닻·볍씨 등 찾아“출수 사례 거의 없는 삿갓형 그릇고려시대 중하급 관리 사용 추정”해양유산연구소, 내년 발굴 착수‘마도4호선’은 10년 만에 인양 완료쌍돛대·쇠못 등 조선배 구조 확인 예로부터 험난한 바닷길로 유명한 충남 태안의 ‘난행량’(難行梁). 복잡한 해저 지형과 암초, 바람으로 수많은 해난 사고가 일어나자 사람들은 바다가 평안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안흥량’(安興梁)으로 이름을 고쳐 불렀다. ‘바닷속 경주’라 불리는 태안 마도 해역에서 다섯 번째 고(古) 선박의 흔적이 발견됐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10일 안흥량이라 불렸던 마도 해역을 조사하던 중 곡물과 도자기를 운반하다 침몰한 것으로 보이는 난파선의 흔적을 찾았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앞서 고려시대 선박 마도1호선(1208년), 마도2호선(1210년 무렵), 마도3호선(1265~1268년)과 현존 유일한 조선시대 선박인 마도4호선(1420년 무렵)을 마도 해역 반경 1㎞ 내에서 발굴했다. ‘승정원일기’는 마도 해역에 대해 한 해 사고가 많으면 40~50척에 달한다고, ‘조선왕조실록’은 1392년(태조 4년)부터 1455년(세조 1년)까지 60여년 동안 200척에 달하는 선박이 침몰했다고 기록했다. 하지만 충청, 전라, 경상 삼남(三南)에서 세금으로 거둔 곡식을 싣고 개경이나 한양으로 가기 위해서는 모두 이 바닷길을 통과해야만 했다. 연구소는 음파 탐사로 마도 해역 일대를 조사하던 중 새로운 난파선의 흔적을 발견했다. 이후 잠수 조사를 진행한 결과 1150~1175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자 다발 2묶음(총 87점)과 나무로 만든 닻, 밧줄, 볍씨, 선체 조각, 화물 받침목으로 추정되는 통나무 등을 찾아냈다. 고려청자 권위자인 한성욱 민족문화유산연구원 이사장은 “해저 유적에서 출수된 사례가 거의 없는 삿갓형 소완(작은 반찬 그릇), 팽이 모양 잔 등 양각 문양을 찍어 만든 일상 용기가 발견됐다”며 “고려시대 중하급 관리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내년 4월부터 이 선박에 대한 발굴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연구소는 이날 2015년 발견된 조선시대 조운선인 마도4호선 선체 인양 작업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마도 해역에서 4번째로 찾은 이 배에서는 많은 양의 곡물과 함께 출발지 및 목적지가 적힌 목간(木簡)과 분청사기 등이 나왔다. 특히 ‘나주광흥창’(羅州廣興倉)이라는 글자가 남아 있어 당시 나주에서 거둬들인 세곡과 공물을 싣고 한양 광흥창으로 향하던 배로 추정됐다. 연구소는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를 토대로 이 배가 1420년쯤 침몰했으며, 고려시대 선박과 달리 앞부분과 중앙에 돛대를 설치한 쌍돛대 구조라는 점을 밝혀 냈다. 또 큰 나무못과 보조 못을 함께 사용한 고려시대 배와는 달리 작은 나무못을 여러 개 사용해 선체를 정밀하게 연결, 내구성을 높였고 선체 수리에는 쇠못을 사용한 흔적을 발견했다. 인양된 선체 조각은 태안 보존센터로 옮겨져 염분 제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구소는 “보존 처리 마무리까지 15년 정도 걸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가와지 볍씨’ 전통의 맛, 품평회서도 입증

    ‘가와지 볍씨’ 전통의 맛, 품평회서도 입증

    한강 하류 기름진 땅에서 자란 ‘고양쌀’이 지역 쌀을 넘어 ‘밥상의 자존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강 상류의 맑은 물, 비옥한 충적토, 서해 바람의 영향이 어우러진 경기 고양시 일대 평야 지대에서 재배되는 고양쌀은 윤기와 찰기를 겸비해 밥맛이 뛰어나며 밥이 식어도 윤택함을 유지한다. 특히 대표 브랜드인 ‘고양가와지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벼 유적지로 알려진 가와지 볍씨의 전통을 계승한 농산물이다. 고양시농업기술센터는 “가와지쌀은 도시 농업 속에서도 질 좋은 쌀을 재배하려는 농가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홍보한다. 고양가와지쌀은 경기미 품평회에서도 밥맛과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지역 농가의 자부심을 높였다. 또한 ‘송포쌀’은 일산서구와 덕양구 송포·원흥 일대에서 생산되며, 지역 농협과의 협업을 통해 품질 관리·포장·유통 체계까지 통합적으로 운영된다. 고양시는 2023년과 지난해 ‘밥맛 좋은 고양쌀’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도시 농업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시민과 농업이 함께하는 농업문화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농업기술센터는 매년 ‘고양가와지쌀 학교급식 공급 확대’ 및 ‘송포쌀 안심패키지’ 사업을 통해 쌀 소비를 늘린다. 고양시는 ‘고양쌀 통합브랜드 육성사업’을 통해 종자 개선, 병해충 저감, 친환경 인증 확대를 추진해 왔다. 모든 포장에 생산자 이력 표시제를 도입했고 학교급식 및 공공기관 납품을 통해 안정적인 소비 구조를 확립했다. 시민 참여형 농업문화로 ‘모내기 체험’, ‘벼베기 체험’을 운영해 도시민과 어린이들이 쌀의 가치를 직접 알게 하도록 돕는다. 이 같은 노력은 “도시 논두렁이 밥상으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평가받으면서 도심 농업과 전통 농업을 접목한 스마트 논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고양쌀은 도심과 농촌,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고양의 자부심”이라고 밝혔다.
  • [서울광장] 조총 전래 현장을 찾아갔더니

    [서울광장] 조총 전래 현장을 찾아갔더니

    일본 규슈 남단의 가고시마로 늦은 휴가를 떠났다. 중앙역과 번화가 텐몬칸을 지난 공항버스의 종점은 화산섬 사쿠라지마가 눈앞에 펼쳐진 여객선 터미널이다. 다네가시마(種子島)로 가는 카페리 이름은 ‘프린세스 와카사’. 일본에선 뎃포(鐵砲)라 부르는 조총의 전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와카사라는 이름이 생소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네가시마는 섬 모양이 볍씨처럼 생겼다고도 하고, 외래 종자가 이리로 들어왔다고도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1543년 포르투갈 상인이 탄 명나라 상선이 다네가시마에 표착했다. 도주(島主) 다네가시마 도키타카는 이들이 가진 화승총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이 새로운 무기가 당시 전국시대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는 큰돈을 주고 두 자루를 사들였다. 도키타카는 대장장이에게 똑같은 총을 만들 것을 명령했지만 실패만 거듭한다. 결국 포르투갈인들에게 다시 부탁해 기술자를 초빙하고 나서야 완성할 수 있었다. 이후 조총이 일본 통일의 결정적 수단이 되고 임진왜란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와카사 이야기는 도키타카의 아들 히사토키가 1606년 펴낸 ‘철포기’(鐵胞記)에 자세히 적혀 있다. 대장장이 야이타 칸베이는 조총을 분해해 구조를 살펴봤지만 한계에 부딪혔다. 격발장치 나사산을 파는 방법을 알 수 없었으니 시험 과정에서 번번이 부서지는 것이었다. 다시 다네가시마를 찾은 포르투갈인은 야이타에게 기술을 가르쳐 주는 대가로 16세 딸 와카사를 달라고 했다. 조총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는 다네가시마의 뎃포칸(鐵砲館)에는 당시 포르투갈인이 처음 전해 줬다는 조총과 대장장이 야이타가 만들었다는 최초의 조총이 전시되고 있었다. 셰익스피어가 ‘위대한 거짓말쟁이’라고 했다는 포르투갈 탐험가 페르낭 멘드스 핀투의 기록에도 비슷한 내용이 실려 있다. ‘핀투 여행기’는 자신의 경험이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수집한 이야기를 재구성했다는 느낌이다. 어쨌든 다네가시마 도주로 짐작되는 ‘왕자’는 ‘해적선’을 타고 온 포르투갈인들의 조총이 “모든 부귀 영화보다 더한 가치가 있다”고 감탄했다. 이 무기가 장차 어떤 역할을 해낼지 단번에 간파한 것이다. 탄금대전투에서 참패한 신립 장군이 조총을 두고 “그게 쏜다고 다 맞는답디까” 했다는 일화가 떠오른다. 다네가시마는 사쓰마번에 속했던 만큼 조총 제작 기술은 자연스럽게 번주 시마즈 다카히사에게 상납됐다. 시마즈가문은 이 위력적인 무기를 신속하게 실전에 배치했고 규슈 전역에 보급하는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 여객선 터미널에서 가고시마 성터까지 부지런히 걸으니 25분 남짓 걸렸다. 가고시마성은 사쓰마번의 번청(藩廳)이자 시마즈 가문의 거성(居城)이었다. 내부엔 지금 가고시마 역사자료센터 레이메이칸(黎明館)이 들어서 있다. 당연히 조총과 사쓰마번의 관계를 볼 수 있다. 임진왜란 코너도 있었다. 사쓰마번은 1만 남짓한 군사를 보냈다. 그런데 전시 제목은 뜻밖에 전공(戰功) 자랑이 아닌 우리식 표현으로 ‘임진왜란과 사쓰마 도자기’였다. 물론 처참한 기억이라는 측면에서 우리에겐 오십보백보다. 가고시마엔 왜군에 납치된 조선 도공 후손이 이어 가는 심수관요가 있다. 사쓰마 수군을 이끈 시마즈 요시히로는 노량해전에서 왜군의 퇴로를 열어 주는 돌격으로 막대한 희생을 치렀다. 일본 역사는 찬사를 보내지만 요시히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패해 어쩔 수 없이 동원된 무의미한 전쟁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레이메이칸 전시도 다르지 않은 인식을 반영하는 듯하다. 공항버스를 비롯한 가고시마 시내버스 대부분은 난고쿠코우츠우(南國交通) 소속이었다. 지역에선 사쓰마를 중앙정권과는 다른 ‘남쪽 나라’로 인식했다고 한다. 막부와 지방 번의 역사 인식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흥미로웠다. 가고시마엔 젊은 한국인 관광객이 많다. 사철 연기를 내뿜는 사쿠라지마와 흑돼지고기, 고구마소주도 명물이다. 여기에 우리 역사와 연관지으니 즐길거리는 더욱 많아졌다. 여객선 터미널 옆 기온노스공원에는 1549년 예수회 신부 하비에르의 상륙기념비도 있다. 이렇게 동아시아에 전해진 천주교가 조선에도 들어왔다. 서동철 논설위원
  • 청주시청 ‘친환경 신청사’ 본궤도… 유지관리비 20% 절감 기대

    청주시청 ‘친환경 신청사’ 본궤도… 유지관리비 20% 절감 기대

    충북 청주시의 숙원 사업이던 청주시청 신청사 건립이 본궤도에 올랐다. 청주시는 지난달 30일 상당구 상당로 옛 청주시청 터에서 신청사 공사를 시작했다고 8일 밝혔다. 2028년 10월 말 준공이 목표다. 옛 청사 철거 비용과 설계비, 공사비를 모두 더한 신청사 총사업비는 3413억원이다. 신청사는 대지면적 2만 8572㎡, 전체면적 6만 1752㎡ 규모로 건립된다. 시청동(지하 2층, 지상 12층)과 시의회동(지하 2층, 지상 5층) 등 두 개의 건물로 구성된다. 의회와 집행부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위해 시청동과 시의회동의 2층 부가 다리로 연결된다. 주차는 844대까지 가능하다. 신청사는 친환경 청사로 건립된다. 태양광·지열을 활용한 냉난방, 고성능 유리와 단열재, 고효율 환기시스템 등을 통해 매년 약 20%의 유지관리비 절감이 기대된다. 시민과 소통하는 열린 청사의 모습도 갖춘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청주역사관, 작은 도서관, 스카이라운지 등이 꾸며진다. 12층에 마련되는 스카이라운지에서는 도시를 조망하며 회의 등을 할 수 있다. 1~2층에 민원실, 대강당, 시청 직원들을 위한 어린이 보육시설도 마련된다. 그동안 청주시청에는 보육시설이 없었다. 신청사는 청주의 역사적 상징도 구현한다. 청사 외벽은 직지의 조판 패턴에서 착안했고 7000여㎡ 규모의 외부 잔디광장은 청주읍성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소로리 볍씨, 용두사지 철당간 등 청주의 유산도 청주역사관 등 신청사 곳곳에 녹여 낼 예정이다. 신청사 건립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부지 안에 40년 가까이 운영된 청주병원이 있었고, 기존 청사 본관동의 철거 여부를 두고 지역사회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청주병원의 경우 진통 끝에 자진 철거로 일단락됐고, 본관동은 상징 구조물을 복원·전시하는 방식으로 시민 정서를 존중했다. 시 관계자는 “신청사는 소통하는 행정의 중심이자 누구나 머물고 싶은 공공 공간으로 조성된다”며 “도심의 새로운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청주시 신청사 다음달 중순 착공..2028년 10월 준공

    청주시 신청사 다음달 중순 착공..2028년 10월 준공

    충북 청주시의 숙원사업이던 ‘청주시청 신청사 건립’이 본궤도에 오른다. 청주시는 다음 달 중순쯤 상당구 상당로 옛 청주시청 터에서 신청사 공사가 시작된다고 14일 밝혔다. 준공은 오는 2028년 10월 말이다. 3413억원이 투입되는 신청사는 대지면적 2만 8572㎡, 전체면적 6만 1752㎡ 규모로, 시청동(지하 2층, 지상 12층)과 시의회동(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구성된다. 의회와 집행부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위해 두 건물의 2층 부가 다리로 연결된다. 신청사는 국내 공공청사 최초로 제로에너지건축물 4등급 기준을 적용해 친환경 청사로 건립된다. 태양광·지열을 활용한 냉난방, 고성능 유리와 단열재, 고효율 환기시스템 등을 통해 매년 약 20%의 유지관리비 절감이 기대된다. 신청사는 청주의 역사적 상징도 구현한다. 외벽은 직지의 조판 패턴에서 착안했고 회랑 구조는 청주읍성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소로리 볍씨, 용두사지 철당간 등 청주의 유산을 현대 건축에 녹여내 ‘청주다움’을 표현할 예정이다. 시민을 위한 공간 배치도 눈에 띈다. 1~2층에 민원실, 역사관, 대강당, 어린이 보육시설, 작은도서관 등이 자리 잡는다. 12층에는 도시를 조망하는 스카이라운지가 설치된다. 주차는 844대가 가능하다. 신청사 건립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부지 안에 40년 가까이 운영된 청주병원이 있었고, 기존 청사 본관동의 철거 여부를 두고 지역사회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청주병원의 경우 소송까지 가는 등 진통 끝에 자진 철거로 일단락됐고, 본관동은 본관 기록을 디지털로 남기고 상징 구조물을 복원·전시하는 방식으로 시민 정서를 존중했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시민과 행정이 하나 되는 공간, 도시의 심장으로서 신청사를 차질 없이 완성하겠다”며 “청주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이 공간이, 시민의 삶과 시정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오세현 아산시장 “고령화 등 벼농사 해법, 벼 직파재배”

    오세현 아산시장 “고령화 등 벼농사 해법, 벼 직파재배”

    충남 아산시는 농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벼농사 해법으로 벼 직파를 위해 기술 확산에 나선다고 28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27일 선장면 채신언리 일원에서 오세현 아산시장을 비롯한 벼 직파재배 농업인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형별 벼 직파 연시회를 개최했다. 벼 직파재배는 전통적 못자리 설치와 기계이앙 과정을 생략하고, 볍씨를 직접 논에 파종하는 방식이다. 벼 직파재배는 노동력을 평균 68%, 경영비를 평균 66%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시회에서는 △드론을 활용한 담수산파 기술 △이앙기부착형 무논직파기를 활용한 무논점파 기술 △트랙터부착형 건답파종기를 활용한 건답점파 기술 등을 선보였다. 오 시장은 연시회에서 직파 재배단지 육성 현황과 직파재배 효과 등을 보고 받고, 무논점파 파종 연시도 진행했다. 오 시장은 “벼농사 노동력의 양적 감소 등 대응을 위해 벼 직파 기술의 신속한 도입·확산이 중요하다”며 “노동력 및 생산비 절감 직파 신기술을 지속해 발굴·확산하겠다”고 말했다. 시 벼 직파 재배단지 조성 면적은 2015년 23㏊를 시작으로 2024년 시 전체 벼 재배면적(8245㏊)의 4.9%인 405.3㏊로 확대됐다.
  • 고령화 등 벼농사 해법 ‘직파재배’…충남 5년내 1만3000㏊ 확대

    고령화 등 벼농사 해법 ‘직파재배’…충남 5년내 1만3000㏊ 확대

    “노동력 68%, 경영비 66% 절감”건답·무논·드론 직파재배 면적 확대 충남도가 농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벼농사 해법으로 선진국에서 주목받는 ‘직파재배’ 확산에 나선다. 5년 내 도내 직파재배 면적은 전체 벼 재배 면적 10% 1만 3000㏊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25일 기술원 내 논 포장에서 김태흠 지사와 농업인 200여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벼 직파재배 연시회’를 진행했다. 벼 직파재배는 전통적 못자리 설치와 기계이앙 과정을 생략하고, 볍씨를 직접 논에 파종하는 방식이다. 농기원에 따르면 벼 직파재배는 노동력을 평균 68%, 경영비를 평균 66% 절감할 수 있다. 과거 직파재배는 발아가 힘들거나 잡초 발생 등의 어려움이 발생했지만, 연구과 기술 발전으로 사실상 극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직파재배 시범사업 4년 차를 맞은 농기원은 지난해 1645㏊였던 직파재배 면적을 올해 3000㏊에서 2030년까지 1만 300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김태흠 지사는 “미국·호주·유럽 등 선진국 대부분 100% 직파를 하고 있다”며 “인구감소와 고령화, 농자재값 상승 등 농가 부담이 커지는 만큼 직파재배로 농업 미래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드론·무논·건답 등 유형별 직파재배 기술 시연에 이어 국립식량과학원과 협력해 추진 중인 ‘마른논 써레질 직파 재배기술’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깊이거름주기’ 기술 시연으로 진행됐다.
  • 당정 “3조원 규모 산불 추경 편성 요청…정부 예비비로 편성”

    당정 “3조원 규모 산불 추경 편성 요청…정부 예비비로 편성”

    국민의힘이 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 복구와 이재민의 일상 회복을 위해 정부 측에 3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지원 대책을 요청했다. 3일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산불 피해 대책 마련 당정협의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정부 측에 3조원 규모의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추경 편성을 요청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3조원은 예비비와 산불 진화 헬기의 투입 등등에 대한 여러 가지 정부 부처 예산으로 편성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주거 피해 복구가 가장 시급한 과제다. 정부 차원에서는 임시 조립주택 약 2700동을 조속히 설치하기로 했다”며 “주택이 유실·파손된 이재민을 대상으로 재해주택복구 자금 융자를 최대한 하는 것으로 하되 특별재난 지역에 1억 2400만원까지 연 1.5% 초저금리로, 3년 거치 17년 균등 상환을 조건으로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별재난 지역의 이재민을 대상으로 전세 임대주택 특례지원이 현재는 광역시 기준 9000만원, 기타가 7000만원으로 돼 있다. 1억 3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해서 지원할 것”이라며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을 중심으로 피해 조사, 생계 지원, 지역 공동체 회복 등의 목표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피해 주민들의 안정적인 생계유지를 위해 생활 안전금을 선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며 “농기계에 대한 무상 임대, 무상 수리 점검, 취약계층 농사 작업 대행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볍씨 등도 무상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축산업 농가에 대해서는 축산 농가를 위한 사료 무상 지원과 가축 진료, 축사 복구 지원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라며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업인이 희망할 경우에는 추정 보험금의 50%를 우선 지급하고 생활 안정을 위해서 농협을 통해 피해 조합 배상 재해 자금 2000억원, 피해 조합원 대상 가구당 최대 3000만원의 긴급 생활 안정 자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경부의 폐기물 처리 지원반을 가동해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각종 폐기물을 최대한 조속히 수거 처리한다”며 “아마 1000억원 정도의 재원이 소요되는데 재해대책비에 그래서 우선 조치하고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 철새들 먹이주기, 전염병 괜찮을까

    철새들 먹이주기, 전염병 괜찮을까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가 사람에게 전파되는 등 팬데믹(대유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철새 먹이주기 행사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생태계 보호 효과가 있다는 주장과 AI·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확산에 원인이 될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경기 고양시는 지난해 12월부터 행주어촌계 어민 등과 함께 한강 하류에서 대규모 철새 먹이주기 행사를 해오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11일 열린 행사에서는 한강에서 잡은 블루길 등 생태계 교란 어종을 포함한 물고기 500㎏과 한강 하류 습지보호지역에서 재배한 볍씨 1000㎏ 등이 철새 먹이로 사용됐다. 철새들의 건강한 이동을 기원하는 의미로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이수자가 진혼무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고양시 장항습지에는 멸종위기종인 재두루미와 큰기러기 등 3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날아들고 있다. 시는 겨울 철새들이 먹이를 구하지 못해 굶어 죽을 위험에 처했다는 우려가 커지자 생태계서비스지불제로 구입한 볍씨와 국세청 압수 곡물 등을 기부받아 사용하고 있다. 지난겨울 동안 약 23t의 먹이를 살포했으며, 매주 2차례 꾸준히 먹이를 주고 있다. 고양시뿐만 아니라 연천에서도 매주 1~3회 두루미 먹이주기 행사가 열린다. 10여년 전부터 철원·세종·창원 등 전국 상당수 지자체가 유사한 행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경북에서는 구미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자체가 철새 먹이주기 행사를 자제하고 있다(서울신문 1월 7일자 보도). 지자체들은 낙동강 해평·강정습지 등에서 전통적으로 진행하던 먹이주기 행사를 올해는 중단했다. 이는 환경부가 철새를 AI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10여년 전부터 먹이주기 행사를 제한하거나 중단하기를 반복해 온 정책 기조와도 관련이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올들어 AI의 인체 감염 사례가 3건 보고됐으며, 60대 감염자가 사망하는 사례도 확인되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철새 먹이주기 행사를 계속하려면 철새·가축·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먹이 공급 등 인위적으로 생태계를 유지하는 게 장기적으로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염병 확산이라는 위험 요소를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고양시 관계자는 “평소 볍씨 등은 드론을 활용해 뿌려 왔으며, 이번 행사 때는 방역 전문가들을 입회시키는 등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했다”고 말했다.
  • AI 전국 확산 속 먹이주기 중단… 겨울철새 ‘아사 위기’

    조류인플루엔자(AI)가 강원, 전남, 경북, 전북 등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지자체들이 AI 전파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는 겨울 철새 먹이주기 행사를 대부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두루미와 백로, 독수리 등 겨울 철새들이 먹이를 구하지 못해 굶어 죽을 위험에 처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북도는 22개 시군 가운데 올 겨울철(2024년 11월~2025년 3월) 철새 먹이주기 행사를 계획 중인 곳은 구미시가 유일하다고 7일 밝혔다. 이는 2022년 6곳(안동·영주시, 청도·성주·봉화·울진군), 2023년 8곳(경주·안동·영주시, 청도·고령·성주·봉화·울진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구미시는 이 기간 도내 최대 철새 도래지인 낙동강 해평·강정습지 인근 농경지에 보리와 호밀을 재배해 겨울 철새 서식처로 제공했다. 또 습지를 찾는 겨울 철새들에게 볍씨 1000㎏을 먹이로 줄 계획이다. 이들 습지는 해마다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멸종위기 야생생물Ⅱ),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호·멸종위기 야생생물Ⅱ), 큰기러기(멸종위기 야생생물Ⅱ), 쇠기러기, 청둥오리 등이 겨울을 나기 위해 찾는 곳이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겨울 철새 먹이 주기 행사를 대부분 중단한 것은 철새가 AI 바이러스 매개체로 꼽히면서 행사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겨울철 야생조류가 굶어 죽지 않게 하려면 먹이 주기 행사를 해야 하지만 AI 확산 우려로 행사를 강행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지난달 11일 영천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의 경우 인근 철새 도래지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정밀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2024~2025년 가금농장의 고병원성 AI(H5N1형) 발생은 지난 6일 기준 21건이 발생했다. 
  • 전국 AI ‘비상’ 속 겨울 철새 먹이주기 ‘뚝’

    전국 AI ‘비상’ 속 겨울 철새 먹이주기 ‘뚝’

    조류인플루엔자(AI)가 강원, 전남, 경북, 전북 등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들이 철새 먹이주기 행사를 대부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두루미와 백로, 독수리 등 겨울 철새들이 먹이를 구하지 못해 굶어 죽을 위험에 처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북도는 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올 겨울철(2024년 11월~2025년 3월) 철새 먹이주기 행사를 계획 중인 곳은 구미시가 유일하다고 7일 밝혔다. 이는 2022년 6개(안동·영주시, 청도·성주·봉화·울진군) 시군, 2023년 8개(경주·안동·영주시, 청도·고령·성주·봉화·울진군) 시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구미시는 이 기간 동안 도내 최대 철새 도래지인 낙동강 해평·강정습지 인근 농경지에 보리와 호밀을 재배해 겨울 철새 서식처로 제공했다. 또 습지를 찾는 겨울 철새들에게 볍씨 1000㎏을 먹이로 줄 계획이다. 이들 습지는 해마다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멸종위기 야생생물Ⅱ),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호·멸종위기 야생생물Ⅱ), 큰기러기(멸종위기 야생생물Ⅱ), 쇠기러기, 청둥오리 등이 겨울을 나기 위해 찾는 곳이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겨울 철새 먹이 주기 행사를 대부분 중단한 것은 철새가 AI 전파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행사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환경부와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도 고병원성 AI 확산을 막기 위해 행사 자제 또는 철새 먹이주기 가이드라인 철저 준수 요청, 철새 도래지 차량 및 사람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겨울철 야생조류가 굶어 죽지 않게 하려면 먹이 주기 행사를 해야 하지만 AI 확산 우려로 행사를 강행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지난달 11일 영천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의 경우 인근 철새 도래지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정밀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7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2024~2025년 가금농장의 고병원성 AI(H5N1형) 발생은 지난 6일 기준 21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철새 도래지에서 포획한 야생조류와 조류 폐사체·분변에서 검출된 고병원성 AI는 25건으로 집계됐다.
  • 과거 유흥가 밀집 지역에 나눔과 문화의 꽃 활짝

    과거 유흥가 밀집 지역에 나눔과 문화의 꽃 활짝

    을씨년스럽게 변한 과거 유흥가 밀집 지역에 나눔과 문화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 속칭 ‘방석집’이 몰려있던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밤고개 얘기다. 청주시는 내덕동 밤고개에 지역주민 커뮤니티 공간인 ‘덕벌나눔허브센터’가 문을 열었다고 21일 밝혔다. 이 센터는 전체면적 1663.69㎡,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됐다. 1층은 식당, 2층은 카페, 사무실, 다목적실 등으로 꾸며졌다. 총사업비로 138억원이 투입됐다. 시는 유흥업소 건물 4개 동을 매입해 허물고 그 자리에 센터를 지었다. 센터는 지역 주민이 주축으로 설립된 ‘내덕에 심다 마을 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을 맡는다. 카페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의 10%는 지역사회에 기부된다. 카페는 주민들이 운영해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다목적실에선 김장 나눔 행사나 어르신 음식 대접 같은 다양한 봉사활동이 진행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덕벌나눔허브센터가 내덕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마을공동체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에는 이곳에 청주공예창작지원센터가 마련됐다. 시가 밤고개 일원 건물 6개 동을 리모델링해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공예 분야 창작·창업 지원 공간을 만들었다. 센터는 공예상품 전시와 판매를 위한 쇼룸과 갤러리도 갖췄다. 현재 센터에는 섬유와 금속 분야 작가 4명이 입주해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작가들은 소로리 볍씨, 연초제조창 굴뚝 등을 주제로 한 청주지역특화상품도 제작 중이다. 시민공예 체험, 청주대 학생 교육프로그램 등도 진행 중이다. 밤고개는 청주에서 진천 방향으로 향하는 약 700m 길이의 고갯길로 예전에 밤나무가 많았다. 한때 업소 30여곳이 자리 잡아 청주를 대표하는 3대 유흥가 중 한 곳으로 불렸다. 인근에 있던 연초제조창이 1999년 문을 닫으면서 지금은 일부만 영업 중이다.
  • 평창의 숨은 명소 청옥산 육백마지기 [두시기행문]

    평창의 숨은 명소 청옥산 육백마지기 [두시기행문]

    강원도 평창군의 시내에서 청옥산 방향으로 자동차를 타고 30분 가량 가다보면 미탄면에 특별한 명소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평창 미탄면 청옥산 육백마지기라는 곳이다. 전체 면적의 80% 이상이 산지로 이루어진 평창에서 농경지가 부족한 이곳에서 한 뼘의 땅을 더 얻기 위해 화전민들이 산을 오르며 밭을 일군 곳이다. 곤드레(고려 엉겅퀴), 딱죽이(잔대) 등의 청옥빛의 산채가 자생한다고 해서 ‘청옥산’으로 불리게 됐다. 그나마 평탄했던 그 곳에 우리나라 최초의 고랭지 채소밭 육백마지기가 생기게 됐다. ‘볍씨 육백 말을 뿌릴 정도로 넓은 평원’을 뜻하는 곳으로 지금까지 농토로 이용되는 건 물론 2018년 일부 땅에 야생화 단지가 조성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축구장 여섯개 정도를 합쳐 놓은 넓은 초원에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평창여행의 명소로 꼽힌다. 굽이굽이 굽어진 산길을 따라 차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풍력발전기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렇게 가까이서 발전기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곳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고 점점 늘어나는 발전기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하늘로 올라가는 느낌을 받곤 한다. 정면의 푸른 하늘과 초원 거기에 산능선의 굴곡이 조화로워 마음까지 설레는 기분이 든다. 육백마지기는 평소에 아는 사람만 알아 간간히 찾는 곳이지만 6~7월에는 아름다운 샤스타데이지를 보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만개하면 마치 꿈속에서 본듯한 꽃밭에 와있는 느낌을 받는다. 초원을 가득 채운 데이지 꽃은 장관을 이루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탄성이 나온다. 지난 5년 간 알 수 없는 이유로 샤스타데이지가 정상적으로 피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발걸음을 했지만 올해는 반겨주듯 아름답게 펼쳐져 내년의 6월이 기대되는 곳이다. 일명 ‘계란 프라이 꽃’으로 불리는 샤스타데이지를 가득 채운 꽃밭을 거닐며 어디에 서든 사진을 찍어도 명당이라 얘기할 만큼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꽃이 저무는 달에는 야생초와 다양한 수목들과 더불어 눈앞에 펼쳐지는 산세들의 아름다운 굴곡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게 하는 기분이 든다. 그 때문일까 많은 사람들이 산속의 조용한 풍경과 아름답게 지는 노을, 깨끗한 밤하늘의 별을 보기 위해 차박, 차크닉 여행으로도 방문한다. 바람의 소리와 촉감이 느껴지는 해발 1200m가 넘는 곳에서 차를 세워두고 경치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되는 기분이다. 다른 곳에 비해 월등히 깨끗한 공기가 있는 육백마지기에서 푸른하늘이 붉게 변하는 모습과 다시 밝은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취사는 금지되어 있으니 반드시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육백마지기를 방문한다면 멀지 않은 곳에 만날 수 있는 육십마지기라는 곳에 위치한 산너미목장에선 방목된 흑염소가 평화롭게 풀을 뜯는 모습과 함께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을 30분가량 걸어 올라가면 탁 트인 시야와 함께 거대한 양달 소나무가 반겨준다. 그 나무 아래 그림 같이 놓여있는 벤치 하나는 인생샷을 남기기에 매우 아름다워 아는 사람만 아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산너미목장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친환경 공간에서 즐기는 음료 한 잔과 수제 버거도 맛볼 수 있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하룻밤 캠핑을 즐기며 도심생활에 지친 몸을 달래보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곳이다. 그 외에도 깊은 숲 계곡과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청옥산 깨비마을과 백룡동굴, 영화 ‘웰컴투동막골’ 촬영지도 멀지 않은 곳에 있어 함께 다녀오기 좋다.
  • 그래도 한국인은 밥심이지 [쌀 특집]

    그래도 한국인은 밥심이지 [쌀 특집]

    우리의 ‘쌀’ 소비량이 해마다 줄고 있다. 국내 1인당 쌀 소비량은 2014년 65.1㎏에서 지난해인 2023년 56.4㎏까지 떨어졌다. 육류 소비 증가와 간편식품 선호 등 식습관의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부는 벼 재배 면적 감축과 쌀 산업 구조 개편을 서두르고 있지만, 생산량 감소보다 소비량 감소 폭이 커지면서 해마다 20만t 이상의 쌀이 남아돌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 특성에 맞는 품종 개발과 브랜드화뿐 아니라 축제 등으로 쌀 소비량 늘리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경기 김포시는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진상미’라는 자부심으로 ‘금쌀’이라는 브랜드를 개발했다. 안성시도 유기물과 점토질 함량이 높은 비옥한 토양에서 자란 쌀을 ‘맞춤쌀’로 브랜드화했다. 파주시는 ‘한수위쌀’의 수출을 추진하며 세계화에 나서고 있다. 고양특례시는 한반도 최초의 재배 볍씨가 발견된 지명을 딴 ‘가와지’ 쌀을 브랜드화하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양평군도 단백질 함량이 낮고 구수하며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하는 ‘물맑은 양평 참드림 쌀’을 브랜드화해 소비 촉진에 앞장서고 있다. 지역에서 재배된 쌀에 경북 고령은 ‘고령옥미’, 안동은 ‘안동 양반쌀’, 예천은 ‘맛나지예 농협프리미엄 미소’로 각각 이름을 붙여 활발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 강원지역 지자체들도 ‘철원 오대쌀’, ‘횡성 어사진미’, ‘양구 자연중심 오대쌀’, ‘홍천강 수라쌀’ 등으로 브랜드화해 차별화를 꾀했다. 전남은 ‘풍광수토’라는 공동 브랜드로 질 좋은 쌀을 전국에 선보이고 있다. 충북 청주는 ‘청원 생명쌀’, 아산은 ‘아산 맑은쌀’이라는 이름으로 고급화를 통한 승부수를 띄웠다. 경기도 관계자는 “쌀 소비량이 줄어 재고가 늘고 쌀값이 하락해 지역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 브랜드를 활성화해 충성 소비자를 만들고 다양한 마케팅을 통한 쌀 소비 촉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 ‘최초 볍씨’ 상징… 캠핑·급식서도 선호 [쌀 특집]

    ‘최초 볍씨’ 상징… 캠핑·급식서도 선호 [쌀 특집]

    경기 고양시를 대표하는 가와지쌀이 포장 규격을 다양화하면서 젊은층에게나 캠핑용 등으로 인기다. 가와지1호 쌀은 4㎏과 10㎏ 포장뿐이었다. 1인 가구 증가에 맞춰 지난해 1.45㎏, 450g, 150g 등 다양한 소포장 규격을 추가했다. 가와지쌀은 2016년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육종한 경기미이다. 여러 차례 품종을 개량해 2021년 ‘고양시 1호 특화농산물’로 지정됐다. 가와지라는 명칭은 1991년 일산 1기 신도시 개발 당시 일산서구 대화동 가와지마을(현 성저마을)에서 출토된 한반도 최초의 재배 볍씨를 모티브로 했다. 당시 발견된 12톨의 볍씨는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신석기시대, 나머지 수백톨은 청동기시대에 재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강 농경문화권을 중심으로 벼농사가 이뤄졌음을 확인해 주는 귀중한 자산이다. 5020년 전 한반도 농경문화의 기원이 바로 고양지역임을 나타내고 역사성을 계승하고자 ‘가와지1호’라는 품종명을 붙이게 됐다. 가와지쌀은 찹쌀과 멥쌀의 중간인 반찰품종이다. 쌀알이 작고 우윳빛이다. 밥알을 씹었을 때 단맛이 나며 감촉이 촉촉하고 쫄깃한 게 특징이다. 압력솥에 짓지 않아도 쫄깃하고 불리지 않아도 부드러워 캠핑쌀로도 인기다.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2018년부터 꾸준히 수출된다. 학교 급식쌀 선호도 조사에서 지난해 170곳 가운데 167곳이 ‘가와지쌀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 한빛부대, 남수단서 ‘K쌀’ 수확… 식량 자립 희망 심다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파병 임무를 수행 중인 한빛부대가 현지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빛부대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남수단 보르의 존가랑대에서 벼 수확 행사를 가졌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한빛부대는 지난 7월 이 학교 1150㎡ 부지에 한국 볍씨 3개 품종과 아프리카 벼 등 4개 품종으로 모내기를 했고, 이날 벼 재배장에서 약 500㎏의 쌀을 수확했다. 한빛부대는 주민들에게 수확한 쌀과 볍씨를 분양했고 일부는 남수단 벼농사 확산을 위한 연구 재료로 사용된다. 이날 농업기술 전수를 위한 한빛직업학교 입학식도 함께 열린 가운데 현지 농업학과 학생 40명과 주민 5명이 입학했다. 학생들은 재배학, 전염병 예방, 발아 등을 배우고 내년부터 전기, 배관 등 전문기술 분야도 공부한다. 종글레이주 존 츄올 남수단 농림부 장관은 “주민들이 스스로 벼를 재배해 자립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 “내 작은 박물관은 개발로 묻힐 유적을 후세에 알리는 최후 보루”[서동철의 노변정담]

    “내 작은 박물관은 개발로 묻힐 유적을 후세에 알리는 최후 보루”[서동철의 노변정담]

    충북 청주시의 상징 로고는 ‘청주’라는 글자 오른쪽에 초록색 볍씨 한 톨이 자리잡은 모습이다. 이 볍씨, 곧 씨앗은 생명과 창조의 도시를 상징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청주시가 이런 로고를 만들게 된 배경에 세계에서 가장 오랜 볍씨가 출토된 청주 소로리 유적이 있다. 소로리 볍씨란 오창과학산업단지 조성을 앞두고 1996~2001년 충북대와 단국대, 서울시립대의 발굴조사에서 찾아낸 고대 벼의 씨앗을 말한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에서 최고(最古) 1만 5000년 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 소식은 BBC가 뉴스로 방송하고 AP와 AFP통신이 타전하면서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이자 박물관장으로 소로리 유적 발굴을 주도한 이가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이다. 많은 유적 발굴 대상 지역은개발에 따른 사전 발굴로 이뤄져고속도로·댐 등으로 뒤덮여 박물관은 출토물 지키는 대안괴산·영동 등 충북 초등학교에소규모 전시공간 마련 구슬땀지자체들의 박물관 건립 이끌어구석기 유적의 충북·연천 집중은다른 지역 조사가 미흡한 게 원인연구자 줄고 논문도 줄어 아쉬움한반도 전체에 구석기 문화 전파전국 어디든 유물 출토 가능성구석기시대 연구의 미래는 밝아 이 이사장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구석기 고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한국 구석기 연구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1964년 공주 석장리 유적의 발굴조사에도 참여했다. 구석기시대 한반도에는 사람이 살지 않았다는 편견이 남아 있던 시절이었다. 구석기 문화층이 겹겹이 드러난 석장리는 잃어버렸던 한반도 인류의 역사를 다시 찾게 만든 유적이다. 석장리 유적 발굴 이후에야 우리 국사 교과서에는 비로소 ‘구석기시대의 존재’가 올라갈 수 있었다. 올해는 석장리 유적 발굴 60주년이자 이 이사장의 발굴 인생 60주년이기도 하다. 청주시 용암동의 한국선사문화연구원에서 만난 그는 “고양 가와지와 청주 소로리의 볍씨 이야기가 많이 알려졌기 때문인지 저를 볍씨 발굴 전문 고고학자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다”며 웃었다. 그는 “10년에 걸쳐 발굴조사한 석장리 유적은 전기·중기·후기에 대한 시대 분류는 물론 몸돌석기·격지석기·주먹도끼·돌날석기·좀돌날석기 등 구석기 고고학의 사실상 모든 개념을 제시했다”면서 “오늘날 우리가 구석기시대 연구에서 다루는 거의 모든 테마가 석장리 유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석장리 발굴 첫해 지도위원으로 참여한 김원룡 선생이 석기를 받아 들고는 “이건 핸드액스(hand-axe·주먹도끼)야!” 하며 발굴 구덩을 뛰쳐나와 조사단원 모두가 탄성을 질렀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석장리 발굴은 가와지 유적과 소로리 유적 발굴의 바탕이 됐고, 다시 단양 수양개 유적으로 이어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수양개 2지구 26개 집터에서도 예외 없이 볍씨를 비롯한 각종 씨앗이 나오는 양상을 확인했으니 가와지에서부터 맺은 볍씨와의 인연이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석장리 유적 발굴이 가와지 유적의 볍씨 발굴로 이어졌다는 대목에는 설명이 필요하다. 그는 일산신도시 개발에 앞서 1991년 충북대 조사단을 이끌고 경기 고양군 송포면 대화4리의 저습지를 발굴한다. 현재의 일산신도시 대화마을 일대다. 조사는 쉽지 않았는데 토탄층에서 처음 볍씨 한 톨을 찾아낸 이가 석장리에서 경험을 쌓은 발굴 인부였다고 한다. 이후 학생들과 체질을 하고 욕조에 토탄을 침전시키면서 볍씨를 속속 찾아냈다. 오늘날 고양시 송포농협에서 생산되는 쌀은 ‘가와지쌀’이라는 브랜드로 팔린다. 가와지의 볍씨가 고고학은 물론 우리 농업의 역사에서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가와지는 땅 이름이나 마을 이름은 아니라고 한다. “조사 현장 주변 마을은 신도시 공사에 앞서 주민들이 모두 떠나고 방 세 개가 있는 집만 한 채 남아 있었어요. 집주인을 설득해 조사단 여학생들은 그 집 딸과 방을 함께 쓰고 남자 단원들은 남은 방 하나와 마루에서 잘 수 있었습니다. 하루는 집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할아버지가 하던 서당을 마을에서는 가와지라 불렀다는 거예요. 이 동네의 유일한 기와집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와지 유적이라는 이름은 이렇게 붙여졌습니다.” 고고학자로 이 이사장의 인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스승은 석장리 발굴을 주도한 손보기 전 연세대 교수다. 그는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들어간 것은 사실 한국천주교회사를 공부하려 했기 때문”이라면서 “그런데 손 교수를 만나면서 인생이 바뀔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손 교수가 석장리 발굴조사를 앞두고 조교였던 저에게 현지를 다녀오라고 했어요. 제가 공주사범학교 출신이라 발굴 허가며 인부 동원, 숙소 물색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셨나 봅니다. 그렇게 석장리 발굴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그면서 졸지에 전공이 구석기고고학으로 바뀌었지요.” 당시 “박물관에서 구석기 공부를 같이 하자”는 손 교수의 권유에는 거부할 수 없는 울림이 있었다. 그렇게 ‘구석기’와 ‘박물관’은 이후 인생의 키워드가 된다. 그가 충청권 중심의 중부 지역 구석기고고학을 대표하는 학자로 떠오른 것은 30년 넘게 충북대 교수로 재직한 것과 관련이 있다. 초기 발굴인 청주 두루봉 유적도 그렇다. “1976년 6월 대청댐 건설로 수몰이 예정된 당시 충북 청원군 문의면의 동굴에서 사슴뿔이 나왔다는 소식을 한국일보 기자가 충북대 박물관에 알려왔습니다. 이 대학 강사였던 제가 현장에 가 보니 동굴 안에 많은 짐승 뼈가 흘어져 있었어요. 곧바로 손보기 교수에게 보고해 1차 발굴은 연세대와 충북대의 공동조사로 이뤄졌습니다. 이해 11월 충북대 전임강사로 발령받고는 본격적으로 두루봉 유적을 조사할 수 있었지요.” 두루봉 유적이 발견된 문의 광산은 석회석을 캐고 있었는데 유적이 있었을 많은 동굴이 이미 파괴된 상태였다. 조사에선 사슴은 물론 원숭이·곰의 뼈와 코끼리 상아, 그리고 어린아이 뼈를 찾아냈다. 4만년 전쯤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유골은 제보자인 광산 소장의 이름을 따서 ‘흥수아이’라 부른다. 흥수아이가 출토된 곳은 ‘흥수굴’로 명명됐다. 흥수아이의 배 언저리에선 국화꽃 가루가 집중 검출됐다. 국화꽃이 피는 시기에 죽음을 맞이한 어린이를 애도하는 의식의 증거로 해석됐다. 제2굴에서는 125개의 진달래꽃을 확인하면서 이곳에 살았던 이들을 ‘꽃을 사랑한 사람들’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충북대박물관은 1980년 충주댐 수몰 예정 지역을 조사하며 2만년 안팎의 후기 구석기시대로 추정되는 단양 수양개 유적을 찾아냈다. 그가 박물관장을 맡은 1983년부터 본격 발굴에 들어가 49곳의 석기제작소와 250점의 좀돌날몸돌, 50점의 슴베찌르개, 다양한 형식의 주먹도끼를 찾아냈다. 수양개에서 출토된 석기는 5만점 남짓에 이른다고 한다. 좀돌날은 강한 재질의 작은 돌날이고, 몸돌은 좀돌날을 떼어낸 어미돌을 말한다. 슴베찌르개는 길고 뾰족한 날의 반대쪽을 자루에 끼울 수 있도록 다듬은 석기다. 이후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이 참여한 수양개 발굴은 2014년까지 이어진다. 수양개 조사는 1996년 단양에서 처음 열린 ‘수양개와 그 이웃들’이라는 국제학술회의의 바탕이 됐다. 이후 학술회의는 중국, 미국, 일본, 폴란드, 러시아, 이스라엘에서도 열리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유적 주변에는 2016년 수양개선사유적전시관이 문을 열었다. 전시관 머릿돌에는 조사단원은 물론 발굴에 참여한 학생과 인부의 이름을 모두 새겼다. 그는 “조사는 숙소도 제대로 없고, 먹을 것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때로는 밀집모자만으로 뙤약볕과 폭우를 가리며 고통을 견딘 이들의 노력으로 성과를 거둔 것”이라면서 “그들의 공로를 최소한이라도 기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찍부터 괴산, 영동, 옥천, 청주, 단양 등 충북 지역 초등학교에 작은 박물관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였다. 이 초등학교 박물관은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가 박물관을 세우는 기반이 됐다. 음성 중부고속도로유적기념관과 충주 조동리선사유적박물관, 고양 가와지볍씨박물관의 건립도 이끌었다. 소로리에 세워지고 있는 청주선사문화박물관은 2028년 문을 열 것이라고 한다. “제 발굴 유적의 많은 부분은 개발 사업에 따른 사전조사, 곧 구제 발굴로 드러난 것입니다. 중요한 유적이라도 조사가 끝나면 사라질 운명이라는 뜻이지요. 그렇게 수양개 유적은 물속에 잠겼고, 중부고속도로 유적은 길 아래 묻혔으며, 소로리 유적은 오창과학산업단지로 탈바꿈했습니다.” 결국 박물관 건립에 힘을 쏟은 것도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진 유적을 후세에 알리고 출토 유물을 보존하는 최선의 대안이기 때문이었다. 이 이사장은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농사를 짓던 아버지는 아들이 농업고등학교에 진학해 고향을 떠나지 않기를 바랐다. 공주사범학교에 다닐 때도 교사가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사학과를 졸업하고 서산의 한 고등학교로부터 역사 교사로 초빙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돌아가신 뒤였다. 그는 2004년 서산문화발전연구원 원장이 되어 고향 문화 발전에도 흔적을 남겼다. 2013년까지 한 해 세 차례 학술회의를 열었고, 논문은 ‘서산문화춘추’로 발간했다. 서산 문화를 구체적으로 다룬 150편의 논문은 개론 수준에 머물던 지역 연구를 각론으로 발전시켰다. 이후 ‘서산학’이 자리잡았다고 해도 좋을 만큼 지역 연구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학술대회를 열고 논문집을 펴낼 때마다 아버지를 떠올렸다고 한다. 이 이사장은 연구자가 줄어들고, 논문도 줄어들어 구석기 연구가 침체 위기에 있는 것이 유일한 걱정이라고 했다. “구석기 유적이 충북 일대와 경기도 연천 전곡리 일대에 집중된 듯 보이는 것은 다른 지역 발굴조사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그럴 뿐입니다. 전남 순천 주암댐 수몰 지역에서도 구석기 유적이 대거 드러났습니다. 한반도 전체에 구석기 인류가 퍼져 살았으니 당연히 구석기 유적도 전국 어느 곳이나 무궁무진하게 존재합니다. 구석기시대 연구의 미래도 밝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습니다.” ■고고학자 이융조는 1941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박물관 수석연구원을 거쳐 충북대에서 역사교육과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박물관장으로 재직했다. 청주 두루봉 유적과 단양 수양개 유적, 충주 조동리 유적, 파주 운정신도시 등의 선사유적을 집중조사했다.
  • 이천서 전국 첫 벼베기 …임금님표 이천쌀 120kg 수확

    이천서 전국 첫 벼베기 …임금님표 이천쌀 120kg 수확

    경기 이천시는 2024년 전국 첫 벼 베기 행사를 20일 오후 2시 이천 호법면 안평3리 뜰에서 진행했다. 이천시 후원·이천 지역농협 주관으로 열린 이날 벼베기는 안평3리 뜰 연동하우스(면적 900㎡)에서 재배한 국내 육성품종인 조생종이다. 이날 전국 첫 벼베기 행사를 갖기 위해 이천시와 호법농협은 지난 1월 15일 볍씨 침종을 하고 1월 19일 볍씨파종을 거쳐 2월 16일 모내기를 했다. 모내기 후 126일 만에 벼베기를 한 것으로 정곡 120kg 정도 수확했다. 수확한 쌀은 이천시의 어려운 이웃들이 맛볼 수 있도록 관련 기관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김경희 시장은 “이번 벼베기 행사는 전국 최고의 품질과 맛을 자랑하는 임금님표 이천쌀을 생산하겠다는 이천시의 강한 의지가 표현된 중요한 행사이며 더 나아가 이천쌀 홍보와 소비촉진을 위하여 해외수출 등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