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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지법, ‘법관 기피 신청’에 이화영 재판 정지···국민참여재판도 연기

    수원지법, ‘법관 기피 신청’에 이화영 재판 정지···국민참여재판도 연기

    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술 파티 의혹’ 사건 국민참여재판을 맡은 재판부에 대한 기피신청을 내면서 재판 절차가 정지됐다.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는 2일 “검찰이 지난달 25일 제10회 공판준비절차 기일에서 재판장에 대해 한 기피신청에 관한 결과를 보기 위해 기피 재판 확정 전까지 소송 진행을 정지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9일 예정된 공판기일과 15~19일 5일간 진행될 예정이던 국민참여재판은 무기한 연기됐다. 앞서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직권남용 혐의 등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가 검찰이 신청한 증인 상당수를 채택하지 않은 점 등에 대해 이의 신청을 제기하면서 “실체적 진실주의,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에 배치된 불공평한 소송 지휘를 따를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기피신청 후 재판에 참여해온 수원지검 형사6부 소속 검사 3명과 공판 검사 1명 등 4명은 법관 기피 신청 후 법정에서 전원 퇴정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법관 모독은 사법 질서와 헌정을 부정하는 행위”라며 감찰을 지시했다.
  • 李, 법관 모독 ‘수사’·집단 퇴정 ‘감찰’ 지시

    李, 법관 모독 ‘수사’·집단 퇴정 ‘감찰’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법관 모독 행위를 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술파티 위증’ 의혹 재판에서 집단 퇴정한 검사들을 언급하며 각각 엄정한 수사와 감찰을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최근 사법부와 법관을 상대로 행해지고 있는 일부 변호사들의 노골적인 인신 공격과 검사들의 재판 방해 행위에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관에 대한 모독은 사법 질서와 헌정에 대한 부정행위이기에, 공직자인 검사들의 집단 퇴정과 같이 법정 질서를 해치는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한 감찰과 수사를 지시했다”고 했다. 앞서 이하상·권우현 변호사는 지난 19일 한덕수 전 총리의 내란 형사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장관과의 동석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란을 피웠다. 이에 재판장인 이진관 부장판사가 감치 15일을 선고했으나 두 변호사의 인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아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울러 전날 이 전 부지사가 국회에서 ‘검찰의 술파티 회유’를 주장해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재판에서는 검찰이 ‘불공평한 재판 진행’을 문제 삼아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고 집단 퇴정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날 즉시 입장을 표명하는 등 고강도 대응을 취한 것은 두 사건 모두 사법 질서를 흔드는 중대 행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검사들의 집단 퇴정에 대해 “소송 지휘 관련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퇴장까지 바로 해버렸기 때문에 약간 과도한 것 아니었냐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한편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법사위에서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법원행정처 폐지안에 대해 “통과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외부 권력기관이 사법행정권에 다수 개입하는 형태가 되면 사법부 독립을 내세울 수 없다”고 밝혔다.
  • 李대통령 “사법부 인신공격·검사 집단퇴정 엄정한 감찰·수사” 지시

    李대통령 “사법부 인신공격·검사 집단퇴정 엄정한 감찰·수사” 지시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최근 변호사들의 사법부 모독과 검사들의 집단 퇴정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한 감찰과 수사를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최근 사법부와 법관을 상대로 행해지고 있는 일부 변호사들의 노골적인 인신 공격과 검사들의 재판 방해 행위에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며 이같은 지시사항을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이 대통령은 법관과 사법부의 독립과 존중은 삼권분립과 민주주의 헌정질서의 토대이자 매우 중요한 가치임을 강조하며 법관에 대한 모독은 사법질서와 헌정에 대한 부정 행위이기에 공직자인 검사들의 집단 퇴정과 같은 법정 질서를 해치는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한 감찰과 수사를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의 지시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들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내란 혐의 재판에서 법정을 모독한 것과 검찰이 ‘검찰 연어 술 파티 위증’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에서 법관 기피 신청을 내고 집단 퇴정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 국기 바꿔 걸고 “독도는 일본땅” 낙서…‘국기훼손죄’를 아시나요

    국기 바꿔 걸고 “독도는 일본땅” 낙서…‘국기훼손죄’를 아시나요

    A씨는 2022년 8월 29일 새벽 1시 24분쯤 인천 계양구에 있는 한 중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렀다. 학교 건물 앞에 있던 국기 게양대 앞에 선 A씨는 줄을 당겨 태극기를 내리고, 미리 챙겨온 빨간색 유성 매직으로 “독도는 일본 땅” 등이라고 적었다. 이후 태극기는 라이터로 일부를 태웠고, 빈 게양대에는 일장기를 새로 걸었다. A씨가 범행을 저지른 8월 29일은 1910년(경술년) 대한제국이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국권을 빼앗긴 ‘경술국치일’이었다. 인천지법은 국기모독 및 건조물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개방되지 않은 시간에 중학교에 침입해 게양된 국기를 손상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봤다. 다만 A씨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점 등이 고려됐다. 사법연감 등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기·국장 모독죄를 포함한 ‘국기에 관한 죄’로 재판받은 경우는 A씨 사건 외에 한 건도 없다. 형법 105조(국기·국장모독죄)는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 또는 국장을 손상, 제거 또는 오욕한 자는 5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국기훼손죄는 태극기를 손상하는 행위뿐 아니라 그에 대한 ‘고의’가 입증돼야 한다. 지난 6월 현충일에 충북 청주시 도로 인근에서 태극기 여러 장이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버려져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선 일도 있었는데, 알고 보니 한 행사 대행업체가 관공서 등의 의뢰를 받아 오염되거나 훼손된 태극기를 모아 소각하기 위해 쓰레기봉투에 잠시 담아 둔 것이었다. 경찰은 고의성이 없다고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2016년에는 국기훼손죄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헌법소원 심판이 청구되기도 했다. 2015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 집회에서 태극기를 불태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가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이었다. 헌법재판소는 2020년 재판관 4명의 합헌, 2명 일부 위헌, 3명 위헌 의견으로 국기훼손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표현의 자유를 강조해 국기 훼손 행위를 금지·처벌하지 않는다면, 국기가 상징하는 국가의 권위와 체면이 훼손되고 국민의 국기에 대한 존중의 감정이 손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 없이 우발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정치적 의사 표현의 한 방법으로 이루어진 국기 훼손 행위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법정형도 법관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양형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 송언석 “李정부 혼용무도… 與, 일당독재 멈춰라”

    송언석 “李정부 혼용무도… 與, 일당독재 멈춰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 해체 4법 졸속 추진’이라고 규정하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또 건전재정을 위한 재정개혁특위를 제안하는 등 정책정당의 모습을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정부의 지난 100일을 “혼용무도”(昏庸無道·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다)라고 지적하며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권의 반민주, 반경제, 반통합의 국정운영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권력은 단맛에 취하는 순간 브레이크 없는 추락이 시작된다”며 “정권이 출범한 지 겨우 100일인데, 왜 스스로 파멸의 절벽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느냐”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법’ 개정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대법관 증원 추진에 대해 “결국 수사도, 재판도, 판결도 자기들이 다 하겠다는 것인데, 인민재판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재판 5개는 모두 중단시키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개인의 사법 리스크를 덮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통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이럴 바에는 ‘나홀로독재당’으로 당명을 바꾸라”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전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해 위헌정당 해산을 경고한 것과 관련해선 “걸핏하면 ‘해산’ 운운하며 야당을 겁박하고 모독하는 반(反)지성의 언어폭력”이라며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내란 정당’ 프레임을 씌워서 야당 파괴, 보수 궤멸의 일당 독재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송 원내대표는 정 대표의 전날 적대적 연설 이후 연설문을 상당 부분 수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강행 중인 쟁점 법안들의 원점 논의를 위한 특위 구성도 제안했다. 검찰 해체 4법(검찰청 폐지법·공소청 설치법·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국가수사위원회 설치법)을 중단하고 국회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해 검찰개혁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또 이재명 정부의 성장론을 “부채 주도 성장이자 나랏빚을 갚아야 할 미래세대를 약탈하는 재정 패륜”이라며 재정예산을 원점에서 검토하는 ‘제로베이스 예산 제도’와 재정건전법을 제정하기 위한 여야정 재정개혁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방송관계법들은 여야 공영방송 법제화 특위에서 원점 논의하자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기업 단두대법”이라며 후속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등 ‘성남 라인’을 정조준하며 “밀실 인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임명까지 강행하면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관까지 도합 전과 22범의 ‘범죄자주권정부’가 완성된다”고도 주장했다.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선 “우리 스스로 무장해제부터 하면서 일방적인 짝사랑을 펼치고 있다. 국격도 자존도 내팽개친 굴욕적인 저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 첫걸음으로 한미 연합훈련 강화를 제안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오만하고 위험한 정치세력에 국가 권력을 내준 우리 국민의힘의 과오가 더욱 한탄스럽다”며 “야당을 파괴하는 일당 독재의 폭거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집권여당보다 먼저 민생을 살피면서 유능한 정책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도 강조했다. 반면 정 대표는 송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협치하자면서 협박만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무슨 반공 웅변대회를 하는 것인가”라며 “너무 소리를 질러 귀에서 피가 날 것 같다”고도 비꼬았다.
  • 연휴 뒤 ‘헌재의 시간’에 與 “편향성 우려” 공세

    연휴 뒤 ‘헌재의 시간’에 與 “편향성 우려” 공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과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안 등 주요 정치 현안들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공세 화력을 높이고 있다. 당장 설 연휴가 끝나면 여야 모두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돼 사전 ‘헌재 흔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헌재에 특정 연구회 출신들이 집중적으로 배치되는 것에 대해 세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대한민국 헌법 위에 특정한 연구회의 세계관이 자리 잡게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이 언급한 ‘특정 연구회’는 진보 성향의 법관 모임인 우리법·인권연구회(우리법연구회)로, 국민의힘은 현재 헌법재판관 과반이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 헌재의 중립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을 보류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편향성을 문제 삼고 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헌법재판관의 편향성 우려가 한계를 넘었다”며 “문 권한대행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성호 민주당 의원과 가깝고 우리법연구회 중 가장 왼쪽에 있다는 커밍아웃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 후보자까지 임명된다면 법원 내 극소수만 회원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 마은혁 재판관 등 4명이 된다”며 “헌재에 특정 성향 연구회 소속이 4명이나 됐던 적은 없다. 마 재판관까지 임명된다면 탄핵 재판을 더 진행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덧붙였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문 권한대행이 부산 UN기념공원을 방문한 후 개인 블로그에 남긴 글을 공유하며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숭고한 목숨을 바친 6·25전쟁 UN참전용사에 대한 모독을 사과하라”며 “헌법재판관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문 권한대행은 당시 “16개국 출신 UN군 참전용사들은 무엇을 위해 이 땅에 왔을까”라며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룬다면 완전한 통일이 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을까” 라고 적었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를 대표해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헌재는 다음 달 3일 마 후보자에 대한 임명 보류가 위헌인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 박찬대 “尹, 정상적 직무수행 불가…국민의힘, 마지막 기회” [전문]

    박찬대 “尹, 정상적 직무수행 불가…국민의힘, 마지막 기회” [전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 제안설명에서 “국민의힘 의원 여러분, 마지막 기회입니다. 역사의 문을 뛰쳐나가는 신의 옷자락을 붙잡으십시오”라며 찬성 표결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12.3 비상계엄 선포는 위헌 위법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해 국민 주권을 찬탈하고, 행정 권력뿐만 아니라 입법과 사법 권력까지 장악하기 위해 벌인 내란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는 “윤석열은 이 내란을 진두지휘한 내란의 우두머리입니다. 윤석열은 정상적 직무수행이 불가능합니다. 윤석열은 대한민국의 최대 리스크입니다”라며 “탄핵에 찬성함으로써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자는 반드시 단죄받는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겨주시길 호소드린다”고 했다. 다음은 박 원내대표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제안설명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원식 국회의장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찬대입니다. 2024년 12월 3일 22시 30분, 대한민국 헌법이 유린당했습니다. 민주주의의 심장이 멈췄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께서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셨습니다. 국회 앞으로 한달음에 뛰쳐나와 맨몸으로 계엄군 차량을 막아섰습니다. 국회를 봉쇄한 경찰에 항의하며 국회의원들과 보좌진의 국회 진입을 도왔습니다. 민주주의의 심장이 다시 뛰도록 심폐소생을 해주신 모든 분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이 민주주의를 살리고 대한민국을 지킨 주역이십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는 ‘소년이 온다’를 준비하던 중 1980년 5월 광주에서 희생된 젊은 야학 교사의 일기를 보고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뒤집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저는 이번 12.3 비상계엄 내란사태를 겪으며,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1980년 5월이 2024년 12월을 구했기 때문입니다. 2024년 12월 3일 23시, 계엄사령부는 포고령 1호를 발표했습니다. 포고령 1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유대한민국 내부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세력의 대한민국 체제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2024년 12월 3일 23:00부로 대한민국 전역에 다음 사항을 포고합니다. 1.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2.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 3.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4. 사회혼란을 조장하는 파업, 태업, 집회행위를 금한다. 5.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6. 반국가세력 등 체제전복세력을 제외한 선량한 일반 국민들은 일상생활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이상의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 제 9조(계엄사령관 특별조치권)에 의하여 영장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 14조(벌칙)에 의하여 처단한다. 이와 똑 닮은 포고령이 44년 전에도 있었습니다. 1980년 5월 17일 밤 계엄사령부는 포고령 10호를 통해 다음과 같은 7가지 세부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가. 모든 정치활동을 중지하며 정치목적의 옥내·외 집회및 시위를 일체 금한다. 정치활동 목적이 아닌 옥내·외 집회는 신고를 하여야 한다. 단 관혼상제와 의례적인 비정치적 순수 종교행사의 경우는 예외로 하되 정치적 발언은 일체 불허한다. 나. 언론·출판·보도 및 방송은 사전검열을 받아야 한다. 다. 각 대학(전문대학 포함)은 당분간 휴교 조치한다. 라. 정당한 이유 없는 직장 이탈이나 태업 및 파업 행위를 일체 금한다. 마. 유언비어의 날조 및 유포를 금한다. 유언비어가 아닐지라도 1) 전·현직 국가원수를 모독, 비방하는 행위 2)북괴와 동일 주장및 용어를 사용, 선동하는 행위 3)공공집회에서 목적 이외의 선동적 발언 및 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는 일체 불허한다. 바. 국민의 일상생활과 정상적 경제활동의 자유는 보장한다. 사. 외국인의 출·입국과 국내여행 등 활동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한다. 본 포고를 위반한 자는 영장없이 체포, 구금, 수색하여 엄중 처단한다. 1980년 5월의 포고령과 2024년 12월의 포고령은 쌍둥이처럼 빼닮았습니다. 유언비어 날조가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으로 대체되었을 뿐,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언론 출판을 통제하며 집회와 파업과 태업을 금지하며, 위반하면 처단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접했을 때, 1980년 광주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계엄군은 ‘계엄 포고령 위반’을 빌미로 수천 명의 광주 시민들을 체포하고 연행하고 구금했습니다. 심지어 학살도 자행했습니다. 그러나 계엄군의 통제하에 놓인 언론은 광주의 비극을 단 한 글자도 보도하지 못했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저항하는 광주시민들은 불온한 폭도로 매도됐습니다. 만일, 12월 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에 분개하여 국회로 뛰쳐나온 시민들이 없었다면, 경찰 봉쇄를 뚫고 국회 담장을 뛰어넘은 국회의원의 숫자가 모자랐다면, 헬기를 타고 국회로 난입한 계엄군이 표결 전에 국회의원들을 끌어냈다면, 계엄군 지휘관들과 군인들이 부당한 명령을 적극 따랐더라면, 지금 대한민국은 80년 5월의 광주와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국회는 포고령에 근거해 강제 해산되고 국회의원들은 계엄군에 체포되어 어딘지 모를 장소에 구금되었을 것입니다. 일부는 고문을 받거나 반국가세력 또는 체제전복세력으로 내몰려 처단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언론사는 계엄군에 의해 통제되고, 모든 보도내용은 사전검열 되고, 정부를 비판하는 보도는 단 한 줄도 내보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검열을 반대하는 언론인은 포고령에 따라 처단대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정부를 비판하거나 계엄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영장없이 체포, 구금되어 군사법정에서 유죄를 선고받거나 처단되었을 것입니다. 의사들과 전공의들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한 채 병원에 복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단됐을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계엄, 우리가 실제로 겪었던 계엄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상상만으로도 아찔한 비상계엄이 실제로 선포되었을 때, 1980년 5월 광주는 2024년 12월의 우리를 이끌었습니다. 44년 전 고립무원의 상황에서도, 죽음을 각오하고 계엄군과 맞섰던 광주시민들의 용기가, 그들이 지키려 했던 민주주의가, 우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습니다. 과거가 현재를 도왔고, 죽은 자가 산자를 구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광주에 큰 빚을 졌습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12.3 비상계엄은 명백한 위헌이며 중대한 법률위반입니다. 헌법이 정한 비상계엄의 절차와 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했으며, 형법의 내란죄, 직권남용권리행사죄,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과 같이 국민의 생명 및 안전, 국가의 존립과 기능, 국민주권주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침해했습니다. 헌법 제77조 제1항은 계엄의 요건을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시나 사변,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는 없었습니다. 계엄을 선포한 때에는 대통령은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77조 제4항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비상계엄을 수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했으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고, 오물풍선 원점타격으로 인위적 전시상황을 조성하려 한 정황은 애초부터 비상계엄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명백한 위헌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계엄군과 경찰은 헌법기관인 국회의 기능을 마비하고,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체포해 계엄 해제 의결을 막으려 했습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경찰은 국회를 봉쇄해 국회의원과 보좌진의 국회 출입을 방해했습니다. 완전무장한 계엄군이 국회로 출동하여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였고, 총기를 휴대한 계엄군은 국회 본청 유리창을 깨고 국회 직원을 위협했습니다. 무장한 계엄군과 경찰은 국가 선거사무를 총괄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와 연수원 등을 점령하여 출입을 통제하고, 당직자의 휴대폰을 압수했으며, 통합선거인명부 시스템 서버를 촬영했습니다. 계엄작전에는 최정예 북파공작원까지 투입됐으며, 계엄군은 체포될 인사들을 수감할 장소를 물색했고, 법무부는 체포될 정치인과 언론인 등을 수감하기 위하여 장소를 마련하려고 했습니다. 즉, 12.3 비상계엄 선포는 위헌 위법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해 국민 주권을 찬탈하고, 행정 권력뿐만 아니라 입법과 사법 권력까지 장악하기 위해 벌인 내란 행위입니다. 윤석열은 이 내란을 진두지휘한 내란의 우두머리입니다. 윤석열은 특수전 사령관과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직접 점검했고, 국회의원 체포를 직접 지시했으며, 위헌 위법한 포고령까지 직접 검토했습니다.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에게 비화폰으로 전화를 걸어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 끄집어내라”고 지시를 했고, 홍장원 국가정보원 제1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며 국회의장, 국회의원 등 정치인, 전 대법원장 및 전 대법관 등 법조인, 방송인, 시민사회 인사 등에 대한 체포를 지시했습니다. 경찰이 장악할 대상 기관과 인물이 적힌 문서를 경찰청장에게 하달하기도 했습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로 무너진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은 국회의 책무입니다. 윤석열은 12.3 비상계엄 내란을 일으켜 헌정질서를 마비시켰습니다. 헌정질서를 파괴한 윤석열을 탄핵하는 것은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길입니다. 국회는 헌정질서 회복을 위해 헌법이 부여한 권한으로 윤석열의 직무를 정지시켜야 합니다. 이 길이 비상계엄 사태를 가장 빠르고 질서있게 수습하는 방법입니다. 윤석열은 정상적 직무수행이 불가능합니다. 12월 3일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 선포와 12일 대국민담화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극단적 망상에 사로잡혀 이성적 사고와 합리적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즉각 직무를 정지시키지 않는다면, 또다시 어떤 무모한 일을 저지를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당장 직무정지 시키는 것이 국민과 나라를 위한 길입니다. 윤석열은 대한민국의 최대 리스크입니다.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는 우리나라의 경제, 외교, 안보, 국격에 큰 충격파를 가했고, 지난주 탄핵이 불발하면서 위기는 더욱 증폭되었습니다. 다시 탄핵안이 부결된다면, 대한민국은 회생 불가능한 상태로 진입할 것이 자명합니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자유민주국가들이 대한민국의 헌정질서 파괴와 민주주의 위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탄핵안을 가결함으로써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전세계에 보여주어야 합니다. 국민의힘 의원 여러분, 마지막 기회입니다. 역사의 문을 뛰쳐나가는 신의 옷자락을 붙잡으십시오.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46조 2항,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일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찬성표결해 주십시오. 국가적 위기 앞에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반역이자, 헌법상 국회의원의 책무를 저버리는 행위입니다. 엄중한 시국에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드립니다. 대한민국의 명운이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탄핵에 찬성함으로써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자는 반드시 단죄받는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겨주시길 호소드립니다. 탄핵에 찬성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을 실현해주시길 호소드립니다. 탄핵에 찬성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굳건하다는 점을 세계만방에 보여주시길 호소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다시 법정 선 양승태 “檢 항소 이유, 법정 모독 수준”

    다시 법정 선 양승태 “檢 항소 이유, 법정 모독 수준”

    사법부 이익을 위해 일선 재판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양승태(76) 전 대법원장이 11일 다시 법정에 섰다. 검찰의 항소로 2심 재판이 열리면서다. 서울고법 형사14-1부(부장 박혜선·오영상·임종효)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 1월 26일 1심 법원이 양 전 대법원장의 47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단을 내린 지 약 7개월 만이다. 정장 차림으로 출석한 양 전 대법원장 등은 휴정 시간에 방청하러 온 지인들과 환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사법농단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건을 이 사건과 함께 심리해 달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들과 임 전 차장이 공범 관계에서 저지른 일”이라며 “1심에서는 다수 쟁점에 있어 임 전 차장 사건과 다른 판단이 내려졌으므로 항소심에서는 병합해 하나의 재판부가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해 달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법관 변호인은 “검찰이 항소 이유서에서 ‘(원심 판결은) 제 식구 감싸기다’라는 등의 표현을 썼는데 외국에서는 법정 모독죄로 처벌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다”라고 비판했다.
  • 한은·산은·수은 본점 이전… 위치보다 설립목적 달성이 먼저다[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한은·산은·수은 본점 이전… 위치보다 설립목적 달성이 먼저다[차현진의 銀根한 이야기]

    # ‘기관’ 은행의 탄생 英 민간 투자로 동인도회사 설립 영란은행법 통해 법인 개념 생성 본점을 두고 전국 영업지점 확대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대선 때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한 뒤로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금융기관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에 이어 최근에는 한국은행까지 거론된다. 이들 은행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반면 이들 은행을 유치하고픈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선 전운마저 감돈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나온 아이디어가 오히려 ‘지역갈등’과 정쟁의 기폭제가 될 기미다. 한국은행이건, 산업은행이건, 수출입은행이건 관련 법률에서 본점 위치를 ‘서울시’로 못박고 있다. 그러므로 본점을 옮기려면 국회 의결이 필요하다. 반면 정부조직법에는 정부청사 위치가 명시돼 있지 않다. 왜 그런 차이가 생겼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부조직은 ‘조직’이고, 국책기관은 ‘기관’이기 때문이다. 너무 싱겁다.조직(organization)은 추상적 지휘체계다. 조직은 사람과 목표만 있으면 되므로 정부조직법에서 장소(청사)를 언급할 필요가 없다. 반면 기관(institution)은 조직에 물적 시설을 더한 개념이다. 책이 없는 도서관이나 망원경이 없는 천문대는 생각할 수 없다. 법인의 경우에는 자본금과 사무실(본점)이 필수다. 그래서 거의 모든 나라의 민·상법에서는 법인 정관에 반드시 자본금과 주된 사무실을 명시하도록 한다. 그런 관행은 17세기에 시작됐다. 스페인이 신대륙을 발견한 뒤 유럽은 식민지 개척 경쟁에 돌입했다.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은 식민지 개척에 따르는 비용과 위험을 정부가 부담한 반면 개신교 국가인 영국에서는 민간 투자자들이 그것을 부담했다. 그래서 생긴 것이 동인도회사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투자금을 모아서 설립한 ‘기관’이다. 그 이전 회사들은 전부 혈연관계로 얽힌 가족기업이었다. 유럽 대륙을 쥐락펴락했던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과 신성로마제국 푸거 가문이 거느리던 기업들은 소수 친인척들이 경영에 대해서 무한책임을 졌다. 그러므로 기업과 사원이 일심동체였다. 굳이 오늘날 법률 개념을 적용하자면 합명회사에 해당한다. 그런데 동인도회사가 접촉하는 식민지들은 미지의 세계였다. 유럽에 비해서 불확실성이 훨씬 커서 투자자들이 선뜻 경영 결과를 책임지려고 하지 않았다. 당연히 자본금 모집이 힘들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합자회사라는 개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모아 세운 합자회사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각자 투자한 만큼만 책임진다. 그들을 유한책임사원이라 부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진(무한책임사원)은 반드시 자기 전 재산을 걸고 경영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도록 했다. 거기서 등기임원이라는 개념이 나왔다. 1600년 설립된 영국 동인도회사의 공식 명칭은 ‘동인도로 진출하려는 런던 상인들의 모임과 그 총재’(the Governor and Company of Merchants of London trading into the East Indies)였다. 그 이름이 마치 오늘날 ‘서태지와 아이들’이나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과 비슷하다. 서태지가 빠진 ‘아이들’이나 조용필이 빠진 ‘위대한 탄생’을 생각할 수 없듯이 총재를 뺀 동인도회사는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지분을 가진 사람만 총재가 될 수 있었다).나폴레옹 전쟁을 거쳐 1820년에 이르기까지 영국의 합자회사는 동인도회사와 영란은행뿐이었다. 영국 정부가 합자회사 설립을 단 두 개로 옥죈 것은 다분히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투자 원금까지만 책임을 지는 유한책임사원이라면, 투자자의 인격과 회사의 인격은 다르다는 결론에 이른다. 회사가 투자자로부터 독립된 인격(법인격)을 갖는다는 것은 일종의 신성모독이다. 인격은 조물주가 인간에게만 허락한 것 아닌가! 19세기 영국의 대법관 에드워드 덜로는 “법인은 처벌할 육체도, 비난할 영혼도 없다”며 법인격 개념을 허구라고 비판했다. 당시는 산업혁명이 한창 진행되던 때인데, 그때까지도 법인격이라는 개념이 사회 통념에 거슬렸다는 것을 시사한다. 종교적, 사회적 마찰을 피하려면 법인을 애써 자연인과 비슷하게 만들어야 했다. 법인의 자본금과 주된 사무실을 중시하는 관습은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 일종의 의인화다. 1694년 제정된 영란은행법은 납입자본금을 120만 파운드로 한정하고, 그것을 탕진하면 회사의 인격도 사라지도록 했다. 그러니까 회사 자본금은 인간의 영혼에 견줄 수 있다. 그리고 사무실(본점)을 런던에 두고 영업지역을 런던 시내에서 반경 10마일 이내로 제한했다(처음에는 지점이 허용되지 않았다가 1844년 영업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지점도 허용됐다). 그러니까 회사 사무실은 인간의 육체에 해당한다. 영란은행은 곧 다른 회사들의 모범이 됐다. 영란은행의 정식 명칭은 ‘영란은행이라는 회사와 그 총재’였는데, 1820년 법인 설립이 자유화되자 ‘○○회사와 그 대표’라는 이름의 합자회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영란은행은 1946년 국유화됐는데, 그때 이름을 지금처럼 단순하게 고쳤다. 더이상 합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영란은행이 유럽 대륙까지 선도한 것은 아니다. 무역과 상업이 더 발달했던 네덜란드는 1602년 동인도회사를 세우면서 주식회사 개념까지 발명했다. 주식회사는 합자회사와 달리 다른 사원의 동의가 없어도 지분을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다. 물론 주식회사도 자본금과 사무실을 중요한 존립기반으로 삼는다. 그것이 오늘날 각국의 민·상법이나 우리나라 국책기관 설립 법률에서 법인의 본점 소재지(그리고 자본금)를 중요하게 다루는 배경이다. #각국의 국책기관 중앙은행 본점 美 1개·스위스 2개 한은·산은 등 업무 특성 고려해야 본점 이전·균형발전 해법 고심을본점과 관련해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미국의 중앙은행이다. 연방준비법(연준법)에서는 땅이 3회, 건물이 16회나 언급된다. 그러다 보니 이 법이 도대체 중앙은행법인지, 부동산회사법인지 모를 정도다. 심지어 지점(지역연방준비은행)은 여러 개 건물을 가질 수 있지만 워싱턴DC의 본점(연방준비위원회)은 단 1개 건물만 갖는다는,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담겨 있다(제10조 제3항). 그 바람에 1974년 본점 별관건물(마틴 빌딩)을 지을 때 연준법 위반이라는 시비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때 연준 당국은 본관과 별관이 지하로 연결돼 있어 “두 건물은 동일한 주소를 쓰는, 법률상 하나의 건물”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터무니없이 군색한 변명이다. 그런 설명대로라면, 지하로 연결된 모든 빌딩들은 1개 건물이라는 말이 아닌가! 스위스국립은행법(제3조)은 정반대다. 베른과 취리히에 본점을 두도록 하고 있어 중앙은행 본점이 2개다. 금융 중심지인 취리히의 규모가 훨씬 크고, 수도 베른에는 총재와 일부 직원들만 근무한다. 불편하다.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는 이유는 사회적 통합 때문이다.사회적 통합이나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한은, 산은, 수은도 본점을 여러 개 두거나 지방으로 옮길 수 있다. 그런데 인간에게 거주지가 제일 중요한 문제가 아니듯이 국책기관에도 본점 위치가 제일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설립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업무 특성을 무시한 채 본점만 이전하면, 설립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스키장을 바닷가로 옮기는 것을 생각해 보라. 다시 말해서 지역 균형발전만 생각하다 보면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세종시의 정부청사를 해체하고 정부부처를 전국으로 흩뿌리는 것이 지역 균형발전의 좋은 해법이 아니라면, 국책기관 본점들을 여기저기 흩뿌리는 것도 좋은 해법은 아니다. 새 정부가 조금 더 긴 호흡으로 공약을 살펴보기를 기대한다. 객원논설위원·한국은행 자문역
  • [열린세상] 피고인들의 전성시대가 온다/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피고인들의 전성시대가 온다/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가해자와 피해자의 말이 전혀 달라 둘 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할 때가 있는데 놀랍게도 둘 다 진실로 나올 때가 종종 있다. 그만큼 형사사건에서의 ‘실체적 진실 발견’은 어렵고도 어렵다. 피해자를 대리하는 변호사로 일하며 수많은 피고인을 법정에서 만난다. 대개의 피고인은 억울해하지만, 간혹 몹시 반성하는 척을 하는 피고인을 만날 때가 있다. 수사기관에서 제출한 증거가 충실해 ‘빼박’ 유죄인 경우다. 내년 1월부터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 조서가 피고인의 ‘내용부인’만으로 증거 능력이 상실되는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다. 이로 인해 피고인은 고문, 유혹, 강박, 협박 등 불법행위 없이, 심지어 자신의 변호인과 동석해 영상 녹화까지 된 자신의 진술을 법정에서 “사실이 아닙니다” 한마디로 모두 날릴 수 있다. 이른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 조서의 증거 능력을 경찰이 작성한 그것과 형식적으로 동일하게 만들어 버림으로써 정작 피고인이 ‘개이득’을 얻게 된 모양새다. 물론 피의자가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이 법정에 증거로 현출되지 않는다고 피고인이 바로 무죄 판결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죄를 입증할 만큼 증거가 충분하지 않으면 무죄’라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에 따라 내가 지원하는 사건들은 가해자의 무죄 판결이 예상보다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권법센터는 겪은 일을 스스로 진술할 수 없는 아동, 장애인, 취약한 상황에서의 여성이나 노인 피해자를 대리하고 있다. 아동이 가정에서 당한 학대, 장애인이 일터에서 당한 착취, 권력 관계 아래 발생한 인격 모독 등의 사건들은 CCTV 영상이나 의료 기록과 같은 객관적 증거가 거의 없다. 죽을힘을 다해 용기를 낸 피해자들의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이런 사건 중 가해자가 수사 초기 얼떨결에 범행을 자백하는 경우가 있다. 그 진술들은 차차 합리화를 거쳐 번복되고 그 과정은 고스란히 이후 피의자 신문 조서에 담긴다. 이 사건이 기소된 이후 피고인이 자신의 피의자 신문 조서 내용을 모두 부인한다면 재판은 어떻게 진행될까. 피의자 신문 조서를 법관이 볼 수 없기에 피고인의 진술 번복 과정은 말끔히 지워진다. 부족한 증거의 보완을 위해 법정에서 증언해야 하는 피해자가 더 많아질 수 있다. 이제 겨우 상처에 새살이 돋아 가는 피해자는 증인으로 불려 나와 법정에서 ‘그 일’을 새로 진술해야 하는 것이다. 아니면 법관이 피고인 신문을 충실히 준비해 법정에서 직접 피고인을 자세히 조사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재 법관 1인당 사건 수를 생각하면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고자 두서없이 도입한 제도가 ‘조사자 증언 제도’다. 피고인이 피의자 신문 조서를 법정에서 부인하면 그 조서를 받았던 수사관을 법정에 증인으로 불러 증인신문을 하겠다는 것이다. 매일 쏟아지는 사건들을 기계적으로 처리하며 부정확해지는 수사관의 기억 능력에 의존하는 것이 피의자가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을 복기하는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이렇게 개정 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에서의 피의자 진술이 법정에 유의미하게 현출될 수 있는 통로를 사실상 차단했다. 현실적으로 수사기관에서의 피의자 진술이 가지는 독자적 증거 가치를 무시하며 재판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말이다. 이대로라면 앞서 언급한 ‘진술 증거가 피고인의 유죄 증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유형의 사건’에서 피고인 처벌의 공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범죄 시점과 가급적 가까운 시점에 수집된 진술이 더 높은 증거 가치가 있다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그래서 조서를 기억 환기용으로만 제한하던 선진국들도 소송의 범람과 이중 조사의 비효율성 때문에 적법하게 작성된 수사기관의 조서와 영상 녹화물을 법정에서 본증으로 사용하고 있다. 뻔히 벌어질 부작용과 혼란을 알면서도 잘못된 제도를 강행하는 것은 ‘뜨거운 죽에 혀 대기’와 다름없다. 다행히 아직 시행까지 몇 개월이 남았다. 그 전에 최소한 적법하게 녹화된 경찰과 검찰에서의 피의자 진술 영상 녹화물을 법정에서 본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형사소송법을 개정해야 한다.
  • FBI까지 나서 철저한 사전검증… 부도덕 후보자는 청문회 입장 전 ‘아웃’

    FBI까지 나서 철저한 사전검증… 부도덕 후보자는 청문회 입장 전 ‘아웃’

    평균 3개월 이상 걸쳐 223개 항목 조사美, 횟수제한 없어 몇달간 진행하기도불성실 답변땐 의회 모독죄 사법처리 靑, 160개 항목… ‘예·아니요’ 답변 한계인사청문회를 세계 최초로 도입한 미국은 가장 모범적인 청문회를 운영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통령이 지명하고, 연방 상원이 인준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미국의 인사청문회는 ‘윤리성 검증’과 ‘정책 역량 검증’으로 이원화돼 있다. 고위직 내정자들은 의회 청문회에 나서기 전 대통령의 인선 과정에서 철저한 사전 검증을 거친다. 우선 백악관 인사처, 공직자윤리위원회, 미국연방수사국(FBI), 국세청(IRS) 등이 조사에 나선다. 조사 항목은 개인 및 가족(61개), 직업 및 교육 배경(61개), 세금 납부(32개), 교통범칙금 등 경범죄 위반(34개), 전과 및 소송진행(35개) 등 모두 223개 항목에 달한다. 직무와 관련한 과거 경력은 물론 동료들의 평판, 주민 여론, 학창 시절, 알코올·마약 사용 여부, 이성 관계 등 사생활까지 들여다본다. 이런 작업이 평균 3개월 이상 걸린다. 후보자가 허위사실을 진술할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런 테스트를 거쳐야 비로소 대통령에게 인사 자료가 전달된다. 대통령은 의회 지도자들과 협의를 거쳐 고위 공직자를 지명한다. 미 대통령이 인준동의안을 상원에 제출하면 상원의 해당 공직 상임위원회는 즉각 후보자 검증에 들어간다. 상임위의 자체 조사는 물론 FBI 등이 실시한 조사와 보고서를 활용할 수도 있다. 미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도덕성보다 정책 능력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철저한 사전 검증에서 부도덕한 후보자가 대부분 걸러지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검증 작업을 벌인다. 인사검증 사전 질문서는 200개 항목으로 돼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 160개 항목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질문서에 대한 답변이 주로 ‘예’, ‘아니요’로 돼 있어 검증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의 임명동의안이 제출되면 인사청문특별위 또는 해당 상임위는 15일 이내(준비기간 12일, 청문회 3일 이내) 공직 후보자에 대한 심의를 한다. 실질적인 인사청문회 기간은 관행상 국무총리는 2일, 장관급을 비롯한 다른 인사들은 하루 만에 끝난다. 하지만 미국의 청문회는 횟수 제한이 없어 몇 달에 걸쳐 청문회가 열리는 경우도 있다. 준비 기한도 제한이 없다 보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대법관 후보자이던 소니아 소토마요르 판사의 경우 청문회 전까지 준비 기간만 두 달여 걸렸다. 후보자가 ‘기억이 안 난다’, ‘모른다’ 등의 불성실한 답변을 할 경우 의회 모독죄로 사법처리를 받을 수 있다. 청문회가 끝나면 상임위는 인준 거부나 동의, 심의 지연, 본회의 회부 연기 등의 결론을 낸다. 상임위 인준을 거치면 상원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인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이낙연 “법관 탄핵, 3권분립 처음으로 작동한 것”

    이낙연 “법관 탄핵, 3권분립 처음으로 작동한 것”

    5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국회가 민주당 주도로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것에 대해 “이번 법관 탄핵은 견제와 균형의 원칙 아래 3권분립 민주헌정 체제가 처음으로 작동했다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948년 정부 수립 이래 독재 권력에 휘둘린 사법의 숱한 과오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이번이 최초의 법관 탄핵이라는 것이 오히려 믿기지 않을 정도”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번 탄핵은 2018년 11월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시작됐다”며 “법원의 개혁을 바라는 소장 법관들이 문제된 법관(임 부장판사)의 재판독립 침해행위에 대해 징계절차 외에 탄핵소추절차까지 검토돼야 한다고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에 따라 국회는 헌법상 책무를 이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대표는 전날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지며 임 부장판사 탄핵에 반발한 야권을 향해 “야당은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비난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타성적 비난에 불과하다”며 “난폭운전자 처벌을 운전자 길들이기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헌법 가치를 지키며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는 모든 판사들이 이번 탄핵의 영향을 받아 권력의 눈치를 볼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은 판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검찰, ‘재판개입 의혹’ 임성근 전 수석부장판사에 징역 2년 구형

    검찰, ‘재판개입 의혹’ 임성근 전 수석부장판사에 징역 2년 구형

    검찰 “사회적 책임 모독했다”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각종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전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판사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 심리로 열린 임 전 수석부장판사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와의 공모 관계, 공범인 임종헌의 지시 내용, 재판 관여 목적을 일관되게 부인한다”면서 “법관의 독립을 중대하게 침해한 피고인이 오히려 법관의 독립을 이유로 자신의 책임이 없다고 하며 사회적 책임을 모독했다”고 주장했다. 임 전 수석부장판사는 최후변론에서 “만 29년째 법관 생활을 해온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만으로도 재판부와 사법부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면서도 “저 자신이 법관 독립의 원칙을 어기고 다른 법관 의견에 영향을 받거나 다른 재판부 재판에 간섭한다고 생각한 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 주된 임무는 검찰이나 언론 및 시민단체와 정치권으로부터 판사가 비난 혹은 비판받는 것을 예방하거나 적절하게 대처함으로써 법관이 소신껏 재판하도록 방패막이 되는 거라 생각했고, 그렇게 했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임 전 수석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해 청와대 입장이 반영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의 판결 내용을 수정하도록 재판부에 지시한 혐의,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프로야구 임창용·오승환 선수에 대해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한 종용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4회] “행정처가 대법 판결 영향 준 것으로 의심“…SNS 친구까지 지적된 현직 부장판사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4회] “행정처가 대법 판결 영향 준 것으로 의심“…SNS 친구까지 지적된 현직 부장판사

    ‘대법원과 법원행정처는 같은 조직. 분리된 적이 없다. 행정처는 대법원과 분리돼 있어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대법관의 성명은 나의 존경을 무너뜨린다.’ 지난해 6월 1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 대법관들이 공동으로 이른바 ‘재판 개입’은 있을 수 없다는 취지의 성명을 내자 현직 부장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그는 “대법관들의 공식 성명이 판사들을 모독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글을 썼다”고 말했다.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재상고심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늦어지는 등 ‘재판 개입’이 있었다면 행정처 의견이 반영됐을 거라고 의심하는 게 상식적이라는 말과 함께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33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모 의정부지법 부장판사(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겸임)는 2012년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로 사실상 결론이 정해져 있던 강제징용 재상고심 사건이 대법원에서 재검토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중 페이스북에 당시 대법원의 상황에 대해 여러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적기도 했다. ●前재판연구관 “강제징용 판결 파기환송 될 거라 인용하면 안 된다고 들어” 2014~2016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이 부장판사는 2015년 8월 당시 이인복 대법관에게 강제동원 피해자 위로금과 관련된 소송을 검토하면서 2012년 파기환송된 강제동원 사건의 판결을 인용한 의견서를 보고했다. 그리고 다음날 홍승면 당시 수석재판연구관 또는 유해용 선임재판연구관에게 “의견서에 인용한 미쓰비시 사건 판결은 재상고심에서 검토 중인데 파기환송 가능성이 있으니 인용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 때의 일을 이 부장판사는 지난해 7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석재판연구관이 판결이 그렇게 나가면 안 된다며 미쓰비시 사건을 파기환송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기획(연구관)이었던 나도, 다른 사람도 재검토 얘기를 들어본 적 없다’고 적었다. 매주 열리는 재판연구관들의 회의에도 참석하고 회의에서 전원합의체로 넘겨진 사건이나 언론에서 관심갖는 사건들을 체크하는데 강제징용 사건에 대해 2012년 판결을 재검토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부장판사는 강제징용 사건의 재검토가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의 기속력에 따라 재상고심에 올라왔을 때 종전 판결과 다르게 대법원이 판단하면 종전 판결의 권위가 떨어져 쉽게 상상하기 어렵고 그런 일이 있었다면 쉽게 말해 난리가 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심도있게 논의되고 회자되는 게 당연한데 아무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파기환송했던 대법관, 4년 뒤 “판결 이상하니 재검토하자” 이후 이 부장판사는 이 전 대법관에게도 “미쓰비시 판결이 이상하다”, “2012년 미쓰비시 사건 판결을 잘한 건지 고민된다, 종전판결 문제 있는지 함께 검토해 보자”는 말을 들었다. 앞서 이 부장판사의 지난해 7월 페이스북 글에 이어 ‘대법관은 (미쓰비시 사건을 파기환송하기로 했다는) 이 상황을 알고 계신 듯 미쓰비시 판결이 이상하다면서 한일관계에 큰 파국을 가지고 오는 사건이라며 이 판사도 다시 생각해 달라고 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 전 대법관은 2012년 일본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한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에 박병대 전 대법관과 함께 속해 있었다. 그런데 4년 뒤 당시의 판결이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부정하며 재검토를 지시한 것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대법관으로서 동일한 사건에 대해 선고한 판결의 동일한 쟁점에 대해 다른 판단을 하는 것은 이레적인 사건 아닌가“라고 물었다.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소멸된 것은 아니라는 2012년 판결이 잘못됐다며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한 이 전 대법관의 지시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물은 것이다. 이 부장판사는 “기존에 찾아 보니까 선례가 전혀 없진 않았다”면서도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고 원심에서 그에 따른 재판을 했는데 동일한 사건에 대해 다시 종전 대법원 판결이 지금 와서 보니까 잘못됐다 하는 거였기 때문에 대법원의 위신과 관례를 크게 떨어뜨리는 거고 법적 안정성 문제를 가져오는 것이라 당시로서는 대법원에서 그런(파기환송 판결을 뒤집는) 판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때 검찰은 이 부장판사가 지난해 8월 페이스북에 남긴 ‘대법원과 법원행정처는 같은 조직, 분리된 적이 없다. 행정처는 대법원과 분리돼 있어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대법관의 성명은 나의 존경을 무너뜨린다’는 글의 의미를 물었다. 이 부장판사는 이렇게 답했다. “누구나 알겠지만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식사시간에 대법관님, (행정처)실장님, 수석재판연구관님 등이 모여서 식사를 한다. 언제든지 환담을 나눌 수도 있고 오찬을 할 수도 있다. 상당수 대법관이 행정처에 오래 계신 분들이어서 과연 이 분들이 일적, 공간적으로 분리될 수 있는지. 상식적인 법률가라면 행정처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성명에 그렇게 나오니까 생각에 반하는 것이고 판사들을 모독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글을 쓰게 됐다.” ●양승태 변호인 “행정처 영향 받은 경험 없다면서 왜 주장하나” 검찰은 이 전 대법관은 검찰 조사에서 이 부장판사의 설명과 다른 진술을 했다고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검찰 조서에 따르면 이 전 대법관은 “이 부장판사도 종전 판결의 파기 가능성을 알았다고 한다”는 검찰의 물음에 “연구관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철없는 소리이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답했다. 이 부장판사에게 미쓰비시 판결을 거론하며 재검토를 지시한 것에 대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이 전 대법관의 검찰에서의 진술을 들은 이 부장판사는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유감”이라며 씁쓸해 했다.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강제징용 사건이 재검토되는 과정에 행정처가 관여하지 않았음을 거듭 강조하려 했다. 변호인은 이 부장판사에게 “증인이 재판연구관으로 일하는 동안 행정처로부터 사건 내용에 관해 요청을 받거나 영향을 받은 경험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부장판사가 “없다”고 하자 변호인은 “증인도 그런 경험이 없는데 같이 식사를 한다는 등의 이유 말고 대법관이 행정처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할 근거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 부장판사는 “결정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의심이 가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 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 부장판사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검찰조사 때 작성한 조서를 보더라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사실관계가 정확히 일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인가” 질문했다. 이 부장판사는 “일부 표현이 공개를 전제로 한 게 아니어서 강하게 나간 부분이 있다. ‘(강제징용 사건을) 파기할 예정이다’ 이게 아니고 ‘파기까지 고려해서 진지하게 재검토가 이뤄졌다’가 맞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강제징용 사건 재검토 과정의 의문을 밝힌 지난해 7월 페이스북 글에 ‘내가 검토한 법외노조 사건(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사건)도 (통상의 사건들과) 다르게 진행됐다. 오로지 파기만을 전제로. 법리적 상식에 다르게 진행됐고 대법관(당시 고영한 대법관) 고집부려 몇 차례 보고. 대법관님은 기어이 그 사건을 파기했다’고 쓰기도 했다. ●증인신문에 등장한 차성안·류영재·이탄희…페이스북 ‘친구’ 문제삼은 변호인 양 전 대법원장은 “공개한 글이 아니었다”는 이 부장판사의 설명에 추가 질문을 내놨다. “증인 말씀이 페이스북 글이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글이 아니고 일부에 한정해서, 아마 (대중은) 볼 수 없다는 글이었다는 취지라면, 글을 볼 수 있는 사람의 범위는 어떻게 됐나.” 이 부장판사는 “차성안, 류영재, 이탄희 등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해없이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만 선별해서 (친구를 맺고)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세 명의 판사 외에 10명의 친구에게 공개될 것을 전제로 글을 썼는데, 이 부장판사의 이 글은 지난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재판 개입이 이뤄졌을 의혹을 더욱 짙게 해 큰 화제가 됐다. 이 부장판사가 글을 공개했다는 10명 가운데 세 명의 판사의 이름을 변호인은 놓치지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그 판사님들이 제가 듣기로는, 그리고 명단을 이해하기로는 모두 과거 피고인들이 현직에 있을 때 당시 사법행정에 대해 비판적이고 검찰 수사에 찬성하고 더 나아가 강제수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대법원 진상조사 과정에서 수시로 법원 안팎에 밝히셨던 분들로 보이는데 맞느냐”고 물었다. 검찰이 곧바로 “증인에게 물어보기 부적절한 질문”이라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검찰 주신문에서 페이스북 글에 대한 것이 나왔고 관련돼서 질문한 것이라 물어볼 수 있는 걸로 생각한다”며 질문을 이어가게 했다. 이 부장판사는 “페이스북이 여러가지 성격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적인 네트워크 공간이고 당연히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다. 진보적인 분 다섯 분, 보수적인 분 다섯 분을 모아서 하는 건 사적 공간이 아니다 얘기 통하는 분들이고 교류한 분들이 10명 포함된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객관적, 정치적 성향에 따라 구성해야 할 의무는 없다”며 변호인의 물음을 반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공교롭게 말씀하신 분들이 다 이 사건에 어떤 식으로든 등장을 한다”고 다시 지적했고, 이 부장판사는 “사법행정권 농단 사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개혁 의지를 가지신 분들이 여러 담론을 논의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댓글을 올려서 개진하게 된 거고 그 과정에서 저도 합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증인의 페이스북 글이 언론에 보도됐는데 어느 판사님이 언론에 제공한지 알고 있느냐”는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신문 마지막 물음에 “샅샅이 조사하면 알 수 있겠으나 굳이 친한 분들한테 질문드리고 싶지 않아 경위는 묻지 않았다”며 웃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민주 “하자 없다” vs 한국 “검찰 고발”… 이미선 거취 충돌 격화

    민주 “하자 없다” vs 한국 “검찰 고발”… 이미선 거취 충돌 격화

    민주 “부산 변호사 58명 李 임명 촉구” 전수안 前대법관 지지글 등 공유 여론전 靑, 청문보고서 불발되면 재송부 계획 ‘데스노트’ 올린 정의당 판단 유보 선회 주광덕 “李 남편 말고 조국과 맞짱토론” 바른미래, 오늘 금융위에 조사 요청키로 법조계 잇단 의견… 논란 脫여의도 양상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을 하루 앞둔 14일 이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둘러싼 여야 간 충돌이 최고조에 달했다. 또 이 후보자의 남편 오충진 변호사가 맞짱토론을 요구하고 법조계 인사가 잇달아 의견을 개진하면서 여의도 밖까지 충돌이 확전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 임명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적극적인 엄호에 나섰지만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자유한국당은 검찰 고발 카드를 꺼냈다. 이런 가운데 애초 이 후보자 자격에 의문을 표하며 사실상 ‘데스노트’를 발했던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이 판단 유보로 돌아서면서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청와대는 15일 채택이 불발되면 국회에 재송부 요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주장을 정치공세라고 반격하는 동시에 이 후보자를 지지하는 각계 의견을 공유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이해식 대변인은 14일 “부산지역 58명 변호사가 임명을 촉구했다. 법률 전문가들이 집단적으로 주식거래에 위법성이 없음을 성명서로 증언하고 있다”고 했다. 권미혁 원내대변인도 전수안 전 대법관의 지지글을 출입기자단에 공유했다. 전 전 대법관은 “조국(민정수석)인지 고국인지의 거취 따위는 관심도 없다”며 “강원도 화천의 이발소집 딸이 지방대를 나와 법관이 되고 남편이 개업해 아내가 재판에 전념하도록 하고 법원에 남은 아내가 마침내 헌법재판관이 되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난다고 누가 단언하는가”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 후보자가 주식 매각 등 조치를 취하고 전후 상황을 해명하면서 법조계에서도 소수자와 약자의 권리를 옹호해 온 그의 임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두루 살필 계획이지만 지명 철회 사유인지는 회의적”이라고 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처음부터 정의당이 데스노트에 올린 것도 현재 임명을 찬성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아직 모든 의혹이 해소된 상황이 아니라 판단 유보”라고 했다. 정의당은 15일 상무위원회를 거쳐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에서 사퇴 촉구로 당론을 모은 민주평화당의 입장 변화도 주목된다. 특히 법사위 박지원 의원은 주식 매각 후 임명 찬성으로 돌아섰다. 평화당도 15일 최고위에서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당은 15일 이 후보자와 오 변호사를 부패방지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 및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바른미래당도 임명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바른미래당 법사위 오신환 의원은 이유정 전 후보자 때와 마찬가지로 15일 금융위원회에 조사 요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의혹을 집중 제기해 온 주광덕 한국당 의원과 오 변호사의 충돌도 계속됐다. 오 변호사는 전날 사법연수원 동기인 주 의원을 정조준해 “상식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을 왜 제외하고 소설을 쓰느냐. 청문위원이라도 허위사실에 기초한 의혹 제기, 과도한 인신공격, 인격모독까지 허용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맞짱토론을 제안했다. 제안을 거부한 주 의원은 “인사검증 총괄 책임자인 조국 수석과 청문위원인 저와의 맞짱토론으로 의혹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도 “헌재 결정문도 남편이 대신 쓸 것이냐”고 비꼬았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대법 “동료 여자친구 성적 비하 사관생도 퇴교 정당”

    동료 생도의 여자친구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을 한 사관생도의 퇴교처분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징계위원회 심의에 변호사가 참여하지 못했더라도 방어권이 보장됐다면 퇴교를 취소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조모씨가 육군3사관학교장을 상대로 낸 퇴교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씨는 2014년 육군3사관학교에 입학한 뒤 동료 생도들과 그 여자친구에 대해 성적 비하 발언, 폭언, 인격모독 행위 등을 했다는 이유로 퇴학 처분을 받았다. 이에 조씨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징계처분서 미교부를 이유로 퇴학 취소를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학교는 이듬해 훈육위원회 심의를 다시 열어 퇴교처분을 내렸다. 조씨는 심의에 조씨의 변호사가 출입을 거부당해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사관 생도 징계위원회 심의에 대리인 참여를 허용하는 근거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변호사의 참여를 거부한 조치는 잘못”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조씨가 징계위원회의 심의 출석통지서를 받을 당시에 구체적인 징계 혐의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는 만큼 조씨의 방어권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신고리 공론화委’ 공정성과 투명성이 생명이다

    신고리 제5, 6호 원자력발전소 건설 공사의 중단 여부를 결정할 공론화위원회가 어제 첫 회의를 열었다. 위원회 출범에 앞서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인문사회?과학기술·조사통계·갈등관리 분야에서 각각 2명씩 모두 8명의 위원도 선임됐다. 공론화위는 앞으로 90일 동안 공사 중단 여부를 최종 결정할 시민배심원단의 구성을 포함한 공론화 작업의 설계와 관리를 하게 된다. 국무조정실은 “공론화위는 신고리 5, 6호의 공론화만 맡게 되며, 최종 결정은 10월 21일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공론화위에는 원전 건설 공사의 중단 여부라는 중대 사안을 불과 석 달 안에 결론지어야 하는 막중하고 시급한 소임이 주어졌다. 탈핵(脫核)에 대한 찬반은 국민 사이에 극명하게 갈려 있다. 공론화위 운영이 아무런 편향성도 없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느 한쪽의 불신을 산다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국민적 합의로 이어지기란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어제 선임된 공론화위 위원들은 자신들이 결론을 내리는 주체가 아니라 ‘게임의 공정한 관리자’라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언행을 극도로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장 중요한 임무는 시민배심원단의 구성이다. 정부는 독일의 ‘핵폐기장 부지선정 시민소통위원회’ 방식이 우리 실정에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독일의 시민소통위원회는 7만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벌인 뒤 응답자 가운데 571명을 표본으로 추출한 다음 120명의 시민 패널단을 최종 구성했다. 하지만 공론화위가 구성된 이상 독일 방식을 참고할 것인지 여부 또한 이들의 고유 권한이다. 국민은 공론화위가 독일은 물론 그 어떤 나라의 사례보다 굳건한 중립성을 보여 주기를 바란다. 공론화위가 소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를 바란다면 정부의 뒷받침도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전력 수급 계획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월성 1호기도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2년 11월 30년의 설계수명을 다했으나 운영이 10년 연장된 월성 1호기다.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적어도 공론화위 활동 기간에는 논란의 소지는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이 공론화위에 바라는 것은 당연히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만에 하나 “이미 정해진 결론에 따른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면 불행한 일이다. 새로 선임된 위원장과 위원들도 이런 종류의 목소리는 인격 모독으로 여길 만큼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에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앞으로 공론화위가 공정성·중립성·객관성·투명성을 견지하며 짧은 기간에 공론화 작업을 책임 있게 수행해 나가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부디 ‘퇴장’과 ‘불복’ 없는 모범 사례를 공론화위는 보여 주기 바란다.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녀에게 장미가 아니라 벼룩을 바친 시인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녀에게 장미가 아니라 벼룩을 바친 시인

    시인이라면 잊지 못할 연애시 한편은 남기고 죽어야 한다. 내가 읽은 가장 재미난 연애시는 존 던(1572~1631)의 ‘벼룩’(The Flea)이다. 이 벼룩을 좀 보아요, 그리고 그 속에서 당신이 날 거절함이 얼마나 하찮은 일인지 보세요. 이놈은 먼저 나를 빨고, 이제 그대를 빨아, 이 벼룩 속에 우리의 두 피가 섞였지요 이것은 죄도 아니고, 수치도 아니며, 처녀성의 상실도 아님을 당신도 알고 있지요. 그런데 이놈은 구혼하기도 전에 즐기며 두 사람의 피가 하나로 된 것을 실컷 먹어 배가 불렀지요, 그러니 이는, 아 정말이지, 우리가 하고 싶은 것 그 이상이네요 오 멈추세요, 한 마리 벼룩 속의 세 목숨 해치지 마세요, 이 속에서 우리는 거의 결혼, 아니 그 이상을 했지요. 이 벼룩은 당신과 나,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결혼 침대이며, 혼례식을 올린 성스러운 곳이요; 비록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고, 당신도 내켜하지 않지만, 우리는 이미 만났고, 이 흑옥(黑玉)의 살아 있는 벽 속에 숨어 있지요 비록 당신은 나를 죽이는 습관이 있지만 거기에 자살을 추가하지는 마세요, 그리고 셋을 죽여 세 가지 죄를 짓는 신성모독을… 하하-. 연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데 ‘벼룩’을 이용하다니! 남들은 징그러워 오래 쳐다보지 않는 벌레, 무서운 전염병을 옮기는 벼룩을 보며 남자와 여자의 피의 ‘혼인’을 떠올린 참신한 발상에 나는 탄복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두 대상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것이 상상력이다. 하긴 사랑도 전염병이니, 벼룩과 연애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곤 할 수 없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를 만난 적은 없으나, 존 던은 무척 귀여운 남자였을 것 같다. 벼룩을 보며 웃을 여자가 있을까. ‘벼룩’을 읽으며 웃지 않을 여자가 있을까. 이렇게 재치 넘치는 언어로 구애하는 남자한테 안 넘어갈 여자가 있을까. ‘여자를 웃게 하면 그녀의 침대에 반쯤은 걸터앉은 거나 마찬가지다’라는 서양 속담이 있지 않은가. ‘두 사람의 피가 하나로 된 것을 실컷 먹어 배가 불렀지요’(pampered swells with one blood made of two)는 임신을 암시하는 표현이다. 두 번째 연을, 무심코 벼룩을 때려 죽이려는 애인을 말리는 구어체 감탄사인 “Oh stay,”(오 멈추세요)로 시작해 극적인 긴장감을 높였다. ‘흑옥(黑玉)의 살아 있는 벽’은 벼룩의 검은 몸체를 말한다. ‘벼룩’처럼 재기발랄한 연애시를 쓴 사람이 훗날 세인트폴 대성당의 사제가 되었으니, 존 던의 파란만장한 삶 자체가 한편의 시대극이다. 던은 1573년 런던의 유서 깊은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다. 부유한 상인이었던 아버지는 던이 세 살 때 죽었고, 던의 어머니는 ‘유토피아’를 쓴 토머스 모어의 조카딸이었다. 토머스 모어는 헨리 8세에 의해 대법관에 임명되었으나 반역죄에 몰려 처형당한 가톨릭 성인이다. 수장령을 선포한 헨리 8세의 딸인 엘리자베스 1세의 재위 기간에 가톨릭 순교자의 피가 흐르는 집안에서 태어났으니 던의 생이 순탄할 리 없다. 그는 옥스퍼드에서 3년 공부했지만 가톨릭 신앙 때문에 영국 성공회의 충성맹서를 하지 않아 학위를 따지 못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도 공부만 하고 학위를 따지 않았다. 1593년 가톨릭 신부를 도와주다 체포된 동생 헨리가 감옥에서 죽자, 던은 가톨릭 신앙에 회의를 품게 된다. 상속받은 상당한 유산을 여자와 여행으로 탕진하고, 런던으로 돌아온 던은 당대 정계의 실력자인 토머스 에저튼 경의 비서관이 되었다. 에저튼의 후원 아래 착실한 경력을 쌓던 던은 스물여덟 살 되던 해에 에저튼의 조카딸인 열여섯살의 앤과 사랑에 빠졌다. 1601년 앤과의 비밀결혼이 발각되어 던은 해고되고 결혼식의 증인이었던 신부님과 함께 투옥되었다 곧 풀려났다. 앤의 사촌이 젊은 부부를 위해 시골에 피난처를 제공했고 부유한 친척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결혼축시를 써 주거나 법률 자문을 하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했다. 앤은 15년의 결혼생활 동안 12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6명만 살아남았다. 사십 세가 되도록 가난을 면치 못하던 던은 1615년에 성직에 들어갔다. 제임스 1세에 의해 성공회 사제로 임명되며, 드디어 오랜 돈 걱정이 끝났는데 1617년에 부인 앤이 열병을 앓다 사망한다. 던은 ‘가장 잘 선택되고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여인, 가장 귀엽고 순결한’ 아내를 기리는 비석을 세워 앤의 죽음을 애도했고 다시 결혼하지 않았다. ‘하나님 밑에서 그의 유해와 그녀의 유해가 합쳐져 새로이 결혼할 것을 서약하노라’는 비명(碑銘)이 말해주듯 두 사람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의 짝이었다.
  • 검찰도 법원도 ‘사이버 명예훼손’ 안 봐준다

    검찰이 사이버 명예훼손 엄단 의지를 밝힌 가운데 최근 들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정식 재판에 넘겨지거나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모두 474명이다. 이 중 80명(16.9%)이 정식재판에 넘겨졌고 394명(83.1%)은 약식기소됐다. 이는 과거 90% 이상 약식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2012년과 2013년에는 해당 혐의로 정식재판에 넘겨진 경우가 각각 79명(6.8%)과 114명(9.2%)에 불과했다.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한 검찰의 엄단 의지가 감지된 것은 지난해 8월부터다. 당시 대검찰청 형사부는 “사이버 명예훼손 피해자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 원칙적으로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구형 기준을 강화하겠다”며 ‘명예훼손 사범 엄정처리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모독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고 지적하자 검찰은 곧바로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구성함에 따라 앞으로 정식 기소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서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에 대한 징역형 선고가 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 1~9월 1심에서 해당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121명이었다. 전체 1274명 중 9.5%가 구치소에 수감된 것이다. 비율로 따질 때 예년의 3배 수준이다.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59명(3.4%)과 58명(3%)이었다. 2012~2014년 집행유예 선고도 170명(9.7%), 195명(10.1%), 179명(14.1%)으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벌금형은 927명(52.9%), 1004명(52%), 635명(49.8%)으로 감소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양형에 대한 선택은 개별 법관이 판단하는 문제여서 변화 원인을 추단하기 어렵다”면서 “통계에 보이스피싱, 정보유출, 청소년유해매체 전달 등도 포함된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김종면 칼럼] 안대희는 국민정서법을 몰랐다

    [김종면 칼럼] 안대희는 국민정서법을 몰랐다

    행로난(行路難)이라고 할까. 사필귀정이라고 해야 할까.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인 안대희 전 대법관이 어제 결국 국무총리 후보직을 사퇴했다. 세상을 온전하게 살아가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청렴강직한 ‘국민검사’라는 말을 듣던 사람이 졸지에 물욕에 찌든 ‘전관예우의 상징’이 돼 버렸으니 말이다. 주위에서 인정받는 삶을 살다 보니 세상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것 아닌가. 그는 엊그제까지만 해도 늘어난 재산 11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지금까지 한 치의 부끄러움 없이 살아가려 했으나 모든 면에서 그렇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총리직에 대한 미련은 여전해 보였다.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이 모든 면에서 부끄럽지 않게 살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부끄러운 일은 하지 말고 살아야 인간이라는 이름에 값하는 것이다. 5개월에 16억원, 하루에 1000만원을 벌었다니 ‘돈버는 기계’도 아니고, 하루하루 일상에 부대끼며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서민들로서는 부아가 치미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가 전관예우에 따른 고액 수임료 논란이 확산되자 재산 사회 환원 카드를 뽑아든 것은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뜻에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죽을 꾀’가 되고 말았다. 전관예우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은 접어두고 어설픈 ‘기획 기부’ 이벤트로 오히려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인 꼴이 된 것이다. 당장 야권에서는 돈으로 총리 자리를 사려 한다며 ‘매관매직론’까지 들이댔다. 앞서 3억원을 기부한 시점도 그가 총리 하마평에 오르고 나서이니 기부의 순수성은 애초부터 의심받을 만했다. ‘안대희 파문’은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평생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않고 꼬깃꼬깃 모은 돈을 조건 없이 사회에 내놓는 ‘김밥 할머니류’의 기부가 진짜 기부다. 목적성을 띤 재산 환원이라면 그것은 기부정신에 대한 모독이다.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돈이면 다 된다는 저열한 천민자본주의 행태다. ‘속량금’(贖良)이라도 내고 벼슬을 하겠다는 모양새라면 이보다 더 안쓰럽고 구차스러운 일도 달리 없다. 너도나도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는 마당에 이 같은 비정상이 ‘관행 아닌 관행’으로 자리 잡아서는 결코 안 된다. 지금 시중에는 정승같이 쓰지 않아도 좋으니 개같이 벌지만 말아 달라는 치욕에 가까운 비아냥이 나뒹군다. 그만큼 전관예우에 대한 민심은 싸늘하다. 세월호 참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듯 관피아의 검은 유착은 대한민국호 자체를 침몰시킬 수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주 대국민담화를 통해 세월호 참사 대책을 발표하며 내놓은 화두도 다름 아닌 관피아 척결이다. 관피아 개혁을 통한 국가개조는 확고한 대통령 어젠다다. 그런 점에서도 법조계 전관예우가 ‘관피아의 원조’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관피아 척결의 역사적 사명을 띤 총리 후보자가 역대 전관예우 법조인 중에서도 최상의 대우를 받은 ‘법피아 중의 법피아’임이 드러났으니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도덕성으로 무장하고 개혁적 리더십을 발휘해도 관피아의 저항을 뚫고 나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안 후보자가 우여곡절 끝에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총리직을 거머쥐었다 해도 어차피 그것은 ‘피루스의 승리’일 뿐이다. 거대한 희생으로 피폐해진 이빨 빠진 호랑이에게 관피아 척결의 대업을 맡기는 건 무리다. 도덕성이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사람에게 개혁의 칼을 쥐여준들 그 무뎌진 날로 썩은 무 하나 제대로 자를 수 있었겠는가. 관피아로 상징되는 관료사회의 적폐를 일소하지 않는 한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지금 총리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소임도 같은 맥락이다. 공직 기강을 세울 적임자를 제대로 뽑아야 한다. 평균적인 국민의 생각이 중요하다. 국민 눈높이, 국민 정서를 외면하고는 그 어떤 국가적 과제도 원만히 수행하기 힘들다. 인사 포인트를 분명히 해야한다. 후임 총리는 개혁을 과감히 추진하되 진정으로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통합형 서민풍’의 인물이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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