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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꼬꼬무’ 방산비리...“둥쥔 中 국방부장, 부패 혐의로 조사 중”

    中 ‘꼬꼬무’ 방산비리...“둥쥔 中 국방부장, 부패 혐의로 조사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군 부패와의 전쟁’이 끝이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이번에는 둥쥔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중국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이 문제를 잘 아는 미국 전현직 관리들은 “중국 당국이 인민해방군 최고위층을 겨냥한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둥 부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패 혐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논평을 거부했다. 둥 부장에 대한 조사 소식은 그가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제11차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확대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둥 부장은 리상푸 전 국방부장이 해임된 뒤 지난해 12월 임명됐다. 두 사람 모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발탁한 인물들이다. 리 전 부장은 인민해방군에서 미사일과 항공우주 전력을 담당하는 로켓군 관련 반부패 조사로 낙마했다. 그의 전임자인 웨이펑허 전 국방부장도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 전현직 국방부장 3명이 줄줄이 반부패 조사를 받게 됐다. 둥 부장에 대한 조사는 시 주석이 인민해방군에 대한 부패 수사를 확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FT는 짚었다. 지난해부터 중국 당국은 로켓군 사령원(상장·대장급)을 지냈던 리위차오·저우야닝 등 로켓군 고위직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을 벌이고 있다. 무기 거래 시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리베이트 등 부정부패를 끊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방산비리의 뿌리가 깊어 관련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튀어 나오고 있다.
  • 대법 “업무 스트레스로 목숨 끊으면 보험금 지급 대상”

    대법 “업무 스트레스로 목숨 끊으면 보험금 지급 대상”

    “우울장애로 자유로운 결정 못 해”정신질환 이력 없는 사례 첫 인정 생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은 기록이 없더라도 우울증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지금까지는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이력이 있어야만 자살자에 대한 사망보험금이 인정됐는데, 이를 뒤집은 첫 판결이 나온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달 9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A씨 유족들이 낸 보험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2월 야근 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당시 KAI 방산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응하느라 사망 직전 1주일간 연장 근무시간이 44시간에 이를 정도로 업무량이 폭증한 상태였다. A씨는 자녀를 돌보기 위해 육아 휴직을 쓰려고 했지만, 일이 많아 한차례 연기한 뒤 취소했다. 경찰은 A씨가 육아와 업무 스트레스로 극심한 갈등에 시달리다 자살한 것으로 봤다. 근로복지공단도 A씨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유족 급여를 지급했다. 그러나 A씨가 가입한 사망보험의 보험사들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주지 않는다는 약관의 면책 조항을 들어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하지만 약관에 ‘심신 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예외 조항이 쟁점이 됐다. 1심은 보험사가 유족에게 보험금 1억 6200만원의 지급하라고 한 반면 2심은 보험사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자살에 이를 무렵 우울장애를 겪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망에 이르렀을 여지가 있다”며 다시 심리하라고 했다.
  • ‘휴전이냐 정권 유지냐’…가자지구 전쟁 최대 기로 선 네타냐후

    ‘휴전이냐 정권 유지냐’…가자지구 전쟁 최대 기로 선 네타냐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개월차로 접어드는 가자지구 전쟁의 휴전 여부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섰다.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는 더 이상의 민간인 희생을 막고자 휴전안 수용을 강하게 압박한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받아들이면 연립정부를 이끄는 극우파가 ‘연정을 끝내겠다’고 위협한다. 그가 총리 자리에서 내려오면 ‘비리 3종세트’ 혐의 수사가 재개돼 교도소로 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오랫동안 개인적, 정치적, 국가적 이해관계 사이에서 갈등한 네타냐후 총리가 피하기 힘든 선택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선택지는 극우파와 꾸린 강경 매파 정권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이스라엘을 국제적 고립에서 구하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해 인질들을 데려오느냐로 나뉜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긴급 회견을 열어 새 휴전안을 전격 공개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6주간 적대행위 중단을 시작으로 3단계에 걸쳐 휴전을 진행하는 것이 골자다. 바이든 대통령이 합의되지도 않은 휴전안을 발표한 것은 네타냐후를 향해 ‘더 이상 휴전을 미루지 말라’고 경고하기 위해서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이 휴전안에 동의하지 않고 전쟁 지속을 촉구할 사람들이 있다는 걸 잘 안다. 인질의 안위는 그들의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어떤 압박이 와도 이 휴전안을 반드시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연정 내부에서 강력한 반대에 직면했다. 대표적 극우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장관과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하마스를 제거하지 않고서 전쟁을 끝내는 협상을 체결하면 연정을 무너뜨리겠다”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여당인 리쿠드당 내부 강경파 의원들도 벤 그비르, 스모트리히 장관의 입장에 동조하고 나섰다. 연정이 깨지면 이스라엘은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한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의 낮은 지지율을 감안하면 그가 다시 총리 자리에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스라엘 전문가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개인적 이해관계 때문에 휴전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그는 현재 3가지 혐의로 이스라엘 검경의 수사를 받고 있다. 각각 ‘케이스1000’과 ‘케이스2000’, ‘케이스3000’으로 불린다. 케이스1000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재벌에게 향응을 제공받고 특혜를 준 뇌물수수 혐의다. 케이스2000은 이스라엘 유력 일간지와 뒷거래를 통해 유리한 기사를 쓰게 한 언론조작 혐의다. 케이스3000은 이스라엘 참모총장과 해군사령관을 사주해서 독일 잠수함 제조사 티센크루프와의 계약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받아낸 방산비리 혐의다. 이미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들은 관련 혐의로 체포된 상태다. 그 역시 사법 처리를 피하기 힘들다. 이게 다가 아니다. 아내인 사라 네타냐후도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2010~2013년에 우리 돈 1억 2000만원 상당 외부 음식을 공금으로 사들인 혐의로 기소됐다. 총리 관사 직원들도 사라 네타냐후가 갑질을 했다며 정신적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여기에 베냐민 네타냐후의 아들 야이르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이 전쟁 중인데도 미국 플로리다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들통났다. 전쟁 불사를 외치는 총리가 자신의 아들은 해외로 빼돌려 징집을 피한 것이다. 연정이 무너져 네타냐후가 자연인이 되면 불체포특권이 사라져 수사와 재판이 재개된다. 그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일 수밖에 없다.
  • 젤렌스키 “내가 2년간 번 돈은”…500억대 방산비리 수습 ‘사력’

    젤렌스키 “내가 2년간 번 돈은”…500억대 방산비리 수습 ‘사력’

    우크라이나에서 고위 관리들이 연루된 방산 비리가 불거진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투명성 강조 차원에서 자신의 소득을 처음 공개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웹사이트에 본인의 2년간(2021~2022년) 소득을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2021년 젤렌스키와 그의 가족은 1082만 4507흐리우냐(약 3억 8000만원)의 소득을 신고했다. 여기에는 535만 9600흐리우냐 상당의 국채 판매 수익과 급여, 은행 이자, 부동산 임대 수입 등이 포함됐다. 이는 2020년 소득 1192만 2320 흐리우냐보다 약 1192만 2320흐리우냐(약 4억 2000만원)가 줄어든 것이다. 2022년 소득은 더 감소한 369만 2683흐리우냐(약 1억 3000만원)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1년까지 22개의 상표권 등록을 마쳤지만, 전쟁으로 부동산 임대수익이 줄면서 소득이 크게 줄었다. 다만 구체적인 소득 증빙 자료를 공개한 것은 아니어서 젤렌스키 대통령 일가의 해외 부동산 소유 등을 둘러싼 의혹은 여전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본인의 소득을 공개하면서 공직자 소득 공개를 촉구했다. 우크라 530억원 방산비리…군사지원에 불똥 우려 젤렌스키 대통령의 소득 공개는 최근 불거진 방산비리를 의식, 투명성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최근 포탄 구매 계약과 관련해 약 15억 흐리우냐(약 535억원)를 횡령한 혐의로 전현직 국방부 고위 관리들과 무기 제조업체 관계자 등 5명을 입건했다. 우크라이나는 피의자에게 혐의 사실을 통보하는 방식으로 공식적인 사법처리 절차에 들어간다. SBU에 따르면, 이들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무기 제조업체 리비우 아스널과 지난 2022년 8월 박격포탄 10만개 구입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대금은 선불로 지급됐지만 무기는 제공되지 않았다. 자금 일부는 다른 해외 계좌로 옮겨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비리는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큰 파장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장기 소모전에 피로를 느끼는 국제사회의 신뢰도도 떨어뜨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991년 러시아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줄곧 공공 및 정치 부문의 부패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면서 엄격한 가입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부패를 근절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부패와의 전쟁에 박차를 가했고, 지난해 9월 군복·식량 조달 과정에서 발생한 부패 사건 등에 책임을 물어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한 바 있다. 하지만 500억원대 방산비리가 또 터지면서 우크라이나 지속 지원에 대한 의문은 더 커질 전망이다. 로이터는 “이번 대규모 조달 비리 발표는 2년 가까이 이어진 러시아의 침공으로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EU 가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고질적 부패 근절을 위한 싸움은 여전히 주요한 과제”라고 평가했다.
  • 예산 감시·부정부패 척결 ‘공직사회 저승사자’… 존재감 더 커졌다[윤석열 정부 공직열전]

    예산 감시·부정부패 척결 ‘공직사회 저승사자’… 존재감 더 커졌다[윤석열 정부 공직열전]

    감사원 직원의 명함 뒷면에는 마패가 그려져 있다. 국가의 세입·세출 결산, 국가 및 법률이 정한 단체의 회계 감시,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감찰을 통해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현대판 ‘어사’를 상징한 것이다. 국민 삶과 거리가 있던 조직의 존재감은 1963년 감사원이 생긴 이래 가장 높아진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를 정조준한 감사로 논란도 끊이지 않지만 출생신고가 안 된 영아를 모두 찾아내 대책을 마련하도록 한 것도 감사원의 보건복지부 정기감사에서 비롯됐다.감사원은 최재해 감사원장을 포함한 7명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의와 사무처, 감사교육원, 감사연구원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인원은 1013명이고 이 중 감사직은 839명이다. 최근 감사원이 ‘핫’해진 것은 사무처 조직을 총괄하는 유병호 사무총장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면서다. 이회창 감사원장 이후 사건이 아닌 인물로 주목을 받는 것은 감사원에서 처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유 총장은 감사원이 자잘한 지적보다는 크고 굵직한 현안을 바로잡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조직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이 저돌적인 성격과 맞물려 안팎으로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해 8월 단행한 인사는 파격의 상징이다. 능력과 실적이 뛰어나다면 서열이나 연차, 출신과 관계없이 핵심 부서를 맡아야 한다며 연공서열을 파괴했다. 개인 역량은 물론 국가 및 조직 기여도 등 로열티도 강조됐다. 주요 간부들의 인사 보도자료에 경력뿐 아니라 개인의 특징과 세평까지 자세히 담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 잘한 사람들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유 총장의 뜻이 반영됐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최달영 제1사무차장은 특별조사, 금융 등에 특화된 실무 감사 경력은 물론 기획·감찰·인사·홍보·비서 등의 지원 업무도 두루 경험했다. 진중한 성격에 탄탄한 조사 기본기로 국가적 현안 감사를 도맡아 왔다. 특히 ‘적극행정 면책제도’, ‘사전 컨설팅 제도’ 등을 설계·도입해 공직자들이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넓히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된다. 현완교 제2사무차장은 건강보험재정, 공공데이터 감사 등 국가 정책의 맥을 짚는 주요 감사부터 민생과 밀접한 사안들까지 빠른 판단력과 통찰력으로 진두지휘했다. 핵심을 찌르는 일 처리와 격의 없는 소통으로 직원 설문조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무자들에게는 버팀목으로, 위에서는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관리자로 평가받는다. 김영신 공직감찰본부장은 국가재정, 지방행정, 국방 등 다방면의 감사에 능통해 ‘육각형’ 간부로 불린다. 온화한 표정과 부드러운 어조로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도 업무의 맥을 관통하는 날카로운 판단력을 보여 줘 내부에서는 닮고 싶은 선배지만 피감 기관에는 ‘저승사자’로 통한다.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감사,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 실태 감사 등 굵직한 감사를 총괄했다. 이상욱 국민감사본부장은 비서실장, 대변인, 행정안전감사국장, 재정경제감사국장 등의 요직을 거친 뒤 지난해 8월 초대 국민감사본부장을 맡았다. 깐깐한 원칙주의자로 평가되지만 본인과 다른 의견도 수용하는 자세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감사원 등산 동호회장으로, 시간 날 때마다 감사원 뒷산 말바위에 오른다고 한다. 황해식 기획조정실장은 고위직 직무감찰(특별조사)에 탁월하면서도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갖춘 ‘정통 감사인’으로 꼽힌다. 소통을 중시하면서도 강력한 추진력과 신속하게 상황 판단을 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강점이다.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및 경영관리실태 감사를 주도해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 사례를 다수 적발했다. 황 실장과 함께 정의종 기획조정실 기획담당관은 중요 국정과제 점검 및 국가정보원, 대통령비서실 등 특수 분야 감사 경험과 친화력이 강점으로 현안 대응과 국회, 예산 등 대외 기관 협력 실무를 총괄하는 살림꾼 역할을 하고 있다. 최정운 대변인은 업무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면서도 직원들의 고충에 귀 기울이는 소통 능력을 보여 주는 ‘스마트 덕장’으로 통한다. 평소 감정 기복이 없기로 유명한데 최근 감사원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도 특유의 차분함과 합리적인 업무 스타일을 보여 안팎으로 신망이 매우 두텁다. 감사원 양대 기능인 회계(재정)와 직무감찰(특별조사) 분야를 총괄한 경험이 있어 감사원의 차세대 리더로 꼽힌다. 김영관 재정경제감사국장은 특히 금융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산업은행 등의 비금융자회사 관리 실태를 점검한 금융공공기관 출자회사 관리실태 감사, 관행적인 ‘그림자’ 행태를 집중 분석한 금융규제 운영 및 개선실태 감사 등을 통해 실질적인 개선 방안들을 마련했다. ‘대체불가 에이스’로 꼽히는 최재혁 산업금융감사국장은 통상 최선임 국장이 맡던 자리를 40대 과장이 꿰찬 파격 인사의 대표 사례다. 4대강 감사, 신재생에너지 감사, 규제개혁 감사 등 굵직한 현안들은 물론 아파트 층간소음 감사 등 민생 감사도 이끌었다. 인품과 의사소통 능력을 겸비해 그의 방은 조언을 구하려는 직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박준홍 국토환경감사국장은 최고의 기술감사 전문가로 꼽힌다. 목표가 정해지면 뚝심 있게 사건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부하 직원 개개인의 특성과 강점을 파악해 능력의 최대치를 끌어내는 지휘 스타일을 가졌다. 포항 지진의 요인으로 작용한 포항 지역 기술개발사업의 부실 관리를 밝혀낸 바 있다. 홍성모 공공기관감사국장은 온화하고 소탈한 이미지와 다르게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강단을 지닌 실력자다. 역대 최대 규모의 방산비리로 방산비리 합동수사단과 특별감사단 출범의 물꼬가 된 통영함 음파탐지기 및 방탄복 납품 비리 사건을 실무 지휘했다. 신치환 사회복지감사국장은 신중하면서 과감한 업무추진력을 동시에 갖춘 ‘올라운더형 지휘관’으로 통한다. 공공기관감사국 1과장, 대변인 등의 경험으로 돌발 상황에도 탁월하게 대처한다. 감사 사항의 본질을 빠르게 꿰뚫어 합리적 판단을 내리고 직원들과 고민을 함께 나눠 인기가 많다고 한다. 올 하반기에는 새만금 잼버리 파행 감사를 주도한다. 이용출 행정안전감사국장은 기획·홍보·인사 등 핵심 지원 부서를 비롯한 주요 보직들을 거쳤고 국회사무처, 외교부 감사관 파견으로 시야도 넓다. 대통령실·법원·검찰·경찰 등을 담당하는 행정안전감사국은 감사도 까다롭고 성과를 내기도 어렵지만 이 국장은 직원들에게 “모든 책임은 내가 질 테니 소신껏 일하라”고 말하는 원칙주의자다. 현재 선관위 채용비리 감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종운 외교국방감사국장은 ‘감사통’이나 ‘기획통’ 어느 한쪽으로 분류하기 어렵다. 감사 실무 경험을 쌓은 뒤 특별조사국 기동감찰과, 기획조정실 기획담당관 등을 거쳐 기획에도 능하다. 화려한 경력과 다소 딱딱해 보이는 첫인상으로 처음에는 다가가기 어려워하는 상사지만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과 짧은 회의·보고 시간, 섬세하고 정 많은 성격으로 후배들이 함께 일하기 편해한다. 월성 원전, 서해공무원 피살사건, 통계조작 사건 등 파급력 큰 감사들을 잇따라 진두지휘한 김숙동 특별조사국장은 현장에서 밀착 지휘하는 ‘야전사령관’ 스타일이다. 김 국장이 4급 시절 작성한 직무교육 교재는 신규 직원의 직무감찰 및 문답조사 기본 교재로 활용되고 있고, 실무자 때 쓴 부산항만공사 감사 수기는 감사 현장을 생생히 경험할 수 있는 지침서로 지금까지 회자된다. 이주형 지방행정감사1국장은 신중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일희일비하지 않는 묵직한 리더십이 장점으로 꼽힌다. 감찰담당관, 경찰청 감사관, 특별조사국장 등 주요 공직감찰 관련 보직에 두루 중용됐고 지방자치단체의 토착비리, 개발사업비리의 ‘해결사’로 낙점돼 지난 7월 보임됐다.김성진 지방행정감사2국장은 ‘기획통’이자 손꼽히는 브레인이다. ‘국민을 북극성에 두고 성역 없이 조사한다’는 소신으로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왜곡 등을 파헤쳤다. 감사 지휘 시 직원들이 단순한 법령 위반을 지적하는 것을 싫어하고 큰 틀에서 국민들에게 필요한 처분과 사회적 파급효과까지 고려해 결정하는 등 정무 감각도 뛰어나다. 정광명 지방행정감사3국장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후손답게 투철한 공직관과 함께 실무와 연구·기획력을 겸비한 관리자로 인정받는다. 2016년 보육 대란을 잠재운 누리과정 예산편성실태와 2020년 권력기관 감사의 정례화로 호평을 받은 청와대 정기감사를 지휘했다. 최초의 여성 국장인 장난주 국민제안감사1국장은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피감 기관을 휘어잡는다. 실무자 시절부터 성과감사매뉴얼을 집필했고 미래전략감사국장으로 기후위기·인구구조 변화 등 미래 위기 대비 감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감사원의 성과감사 영역에서 독보적 위치에 있다. 이수연 심의실장은 행정고시 출신이면서 간호사라는 전문성을 살려 공공의료감사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응급의료체계 등 보건의료 분야 감사의 기틀을 마련했다. 빈틈없고 강단 있는 외유내강의 전형으로 후배들에게 따뜻한 선배로 손꼽힌다. 수준급의 플루트 실력도 지닌 다재다능한 인사다. 김영석 공공감사지원국장은 뛰어난 업무 이해도를 바탕으로 핵심적인 큰 방향을 제시하되 세부 내용은 직원들을 신뢰하고 맡기는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업무 스타일로 인기가 많다. 주어진 업무에는 며칠씩 밤을 새워 가며 맹렬하게 달려든다. 김순식 감사교육원장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단련된 몸처럼 뚝심 있고 책임감 강한 감사 스타일을 보여 왔다. 사회복지감사국장으로 재직할 때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를 통해 입법을 유도하는 등 저돌적인 업무 처리로 성과를 거뒀다. 남가영 디지털감사지원관은 뛰어난 기획력과 판단력으로 업무 처리가 깔끔하고 대내외 업무의 균형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직원들의 대소사를 꼼꼼히 살펴 매년 ‘베스트 간부’에 단골 선정될 만큼 신뢰가 높다. 원내 헬스 소모임 회장으로, 데드리프트 100㎏를 하는 등 철저한 자기 관리로 정평이 나 있다. 신영일 심사관리관은 4대강 사업, 세월호 사건 등 주요 감사에 참여하고 지원 부서도 두루 거쳤다. 탁월한 기획력의 소유자로 직원들에게 명확한 목표와 구체적인 스케줄을 제시해 업무 완성도를 높여 호응이 높다. 김태우 원장 비서실장은 최초의 국정원 기관정기감사를 엄정하게 수행해 권력기관 감사의 모델을 만들었다. 소탈한 성품과 뛰어난 공감 능력으로 폭넓은 대인관계를 갖고 있다.
  • 민주 “한동훈 임명 강행 부적절”…국힘 “한덕수 부결 위한 명분”

    민주 “한동훈 임명 강행 부적절”…국힘 “한덕수 부결 위한 명분”

    여야가 17일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법사위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 가능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 시작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한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는 보도가 있다”며 “윤 대통령이 협치를 말씀하신 지 하루가 지나 상임위가 진행되는 와중에 법무장관을 임명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문위원들이 여러 차례 답변을 성실히 하고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했는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성실히 답변하려는 자세는 어디 가고 임명 강행만 나오는데, 이대로는 법사위가 진행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김용민 의원도 “법사위가 진행되는 도중에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한동훈) 후보자의 임명이 강행되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냐는 것”이라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건 시험을 망치고 나서 재시험을 요구하는 것이나 똑같다”며 “청문회에서 이야기된 것은 ‘이모’, ‘한국 쓰리엠’ 등으로 전 국민이 굉장히 즐거웠다”고 비꼬았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도 “한 후보자가 결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임명을 강행할 경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투표를 부결시키겠다는 명분을 쌓고 있는 것”이라며 “그렇게 연계시키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등의 일부 예산을 감액한 내용의 추경안에 대해서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통과와 맞물린 검찰 예산을 두고 신경전이 이어졌다. 김용민 의원은 이노공 법무부 차관에게 “검찰청법이 개정돼 공무원·방산비리 범죄와 대형참사는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없으니 그에 대한 특수활동비를 대폭 삭감할 여지가 있는데 왜 엉뚱하게 형사부의 수사지원 특활비를 삭감했느냐”고 물었다. 이 차관은 “특활비는 이미 많은 예산이 감액돼 예전보다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따.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공무원 연가보상비 등을 위주로 약 122억원을 감액한 법무부의 추경안을 두고 “검사 출신이 대통령이 되니 검찰 쪽 예산은 안 깎는다고 오해받을 수 있다”며 “일부러 한 10억원이라도 감액을 해야지, 이게 뭐냐. 이런 것 하라고 정무직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전문가들은 오히려 검수완박법의 통과로 현장의 혼란이 더 클 수 있어 검찰은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 수 있다고 한다. 예산 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법사위 논의 끝에 정부 추경안은 원안대로 의결했다.
  • 권성동 “검수완박 중재안 수용 불가피했다… 113석 소수정당의 최선”

    권성동 “검수완박 중재안 수용 불가피했다… 113석 소수정당의 최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합의한 것과 관련, 소수정당으로서 수용은 불가피했다면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막아낸 데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113석 소수정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했으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힘이 없어 더 막지 못해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검수완박법의 숨겨진 가장 큰 독소조항은 검찰의 직접수사권 뿐만 아니라 보충수사권까지 완전히 폐지한다는 것”이라며 “보완수사권은 경찰의 잘못된 수사, 미진한 수사에 대해 검찰이 ‘보완 요구’뿐 아니라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완수사권이 없으면 검찰은 경찰이 가져온 자료를 보고 납득이 되지 않더라도 기소·불기소 여부만 도장을 찍는 거수기에 불과하게 된다”며 “보완수사권 유무는 검·경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이미 3년 전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 및 ‘경찰에 수사종결권 부여’가 통과돼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큰 흐름은 한번 통과되면 두 번 다시 돌이킬 수 없다”며 “검찰의 2차적 수사권을 사수해 경찰과의 균형과 견제를 이루고, 억울한 피해자가 호소할 수 있는 핵심 기능을 남기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검수완박 원안에 맞서 강경 투쟁으로 끝까지 갔다면, 과거 그랬듯이 아무것도 얻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설득과 협상 없는 투쟁은 지지층에 어필하고자 하는 정치인에게는 더 쉬운 선택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바꾸기 힘든 악법만 남기게 된다”고 말했다.같은 당 최형두 의원도 페이스북에 “많은 분들이 우리가 협상을 잘못했다고 지적하시는데, 우리가 검찰의 보완수사요청권을 지켰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며 “민주당 강경파들은 검수완박을 통해 검찰이 경찰의 송치사건에 대해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완전히 허깨비로 만들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그러면서 “대검찰청의 반발은 이해한다. 아마도 이런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4개월 뒤 직접수사권이 폐지되는 4대 범죄(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 대해서는 “선거 사건은 이미 경찰에서 대부분 1차 수사를 하고 있고, 대형재난은 자주 없지만 발생하면 무조건 검경합동수사가 불가피하다”며 “방산비리도 심각한 경제부패 사건이면 곧바로 검찰이 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앞서 여야는 전날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검수완박 중재안에 전격 합의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권 원내대표는 박 의장이 소집한 회동에서 중재안을 수용하는 합의문에 공식 서명하고, 오는 28일 또는 29일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총 8개 항으로 구성된 합의문은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도록 했고, 직접수사권은 한시적이며, 직접수사의 경우에도 수사와 기소 검사는 분리하도록 했다.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을 줄이기 위해 현재 5개의 반부패강력수사부를 3개로 감축하고, 남은 3개의 반부패 검사 수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범죄의 당위성과 동일성을 벗어나는 별건 수사는 금지했다. 또 가칭 ‘중대범죄수사청’(한국형 FBI) 등을 논의하는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하고, 사개특위 구성은 총 13인으로 하되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기로 했다. 위원 구성은 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비교섭 단체 1명으로 배분했다. 중수청은 특위 구성 후 6개월 내 입법 조치를 완료하고 1년 이내에 발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등 내용이 포함됐다.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한 여야의 합의에 검찰 지휘부는 총사퇴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전날 검수완박 법안 저지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고검장급인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 이성윤 서울고검장, 김관정 수원고검장, 여환섭 대전고검장, 조종태 광주고검장, 권순범 대구고검장, 조재연 부산고검장 등 현직 고검장 6명도 전원 사직서를 제출했다. 검찰 고위 간부들이 전원 물러나게 되면서 초유의 지휘부 공백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 [마감 후] 대통령도 연기가 되나요/오달란 국제부 차장

    [마감 후] 대통령도 연기가 되나요/오달란 국제부 차장

    코미디언 출신 국민 배우가 있다. ‘국민의 종’이라는 정치풍자 드라마가 그의 대표작이다. 열변을 토하며 부패한 정권을 비판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얼떨결에 대통령이 되는 고등학교 교사 역을 맡았다. 사람들은 헷갈리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방산비리로 한탕 해먹고 재벌 총수가 서민들이 저축해 둔 은행 돈을 털어가는 현실과 드라마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인기에 신이 난 국민 배우가 나섰다. 정치 경험이 전무한 그는 드라마와 같은 이름의 신당을 창당하고 대선에 나왔다. TV 속 캐릭터와 똑같은 모습을 연기하는 게 그의 유세 전략이었다. 유권자들은 70%가 넘는 표를 몰아줬다. 2019년 4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렇게 탄생했다.  우크라이나는 지정학적으로 가장 위험하고 뜨거운 분쟁 지역이다. 미국과 유럽의 군사동맹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구소련 국가들에 손을 뻗치는 게 못마땅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17만 5000명의 병력을 집결하고 언제든 침공할 태세를 갖췄다. 서방 세계는 러시아를 저지할 방패막이로 우크라이나를 내세웠다. 전쟁을 막기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치열한 담판이 연초부터 이어질 예정이지만 국민 배우 젤렌스키는 보이지 않는다. 스포트라이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춘다. 젤렌스키는 가끔 전투복을 입고 국경지대에 나가 사진을 찍을 뿐이다. 아무도 그에게 일촉즉발의 이 위기를 해결할 만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외교 무대는 연기로 커버하기 불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애덤 매케이 감독의 영화 ‘돈 룩 업’의 대통령 제이니 올린은 어떤가. 메릴 스트리프가 연기한 올린은 리얼리티 TV쇼로 얻은 인기 덕택에 백악관에 입성한다. 머라이어 캐리, 빌 클린턴처럼 유명 인사와 찍은 사진 액자와 약물 중독자인 천덕꾸러기 아들과 함께. 뇌가 순진한 대통령은 6개월 뒤 혜성이 지구와 충돌해 인류가 끝장날 확률이 100%라는 과학자의 말에도 “일단 앉아서 상황을 관망하자”고 한다. 사악하게 굴지도 못할 만큼 멍청하지만 연기력 하나는 인정이다. 항공모함에 마련된 무대에서 혜성과의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외치는 그는 대통령을 연기하는 배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대선을 두 달 앞두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깨졌다. 18대, 19대 대통령을 연달아 당선시킨 ‘킹메이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연기’ 발언이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윤석열) 후보는 우리가 해 주는 대로만, 연기만 좀 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게 문제가 됐다. 손발 좀 맞추자는 비유적 표현이었다지만 거부감이 확 든다. 제멋대로인 제왕적 대통령도 극혐이지만 비선 실세가 써 준 원고를 읽고 짜인 각본대로 앵무새처럼 답변하는 꼭두각시 대통령은 더 싫다. 2016년 가을부터 해 넘긴 봄까지 우리가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간 이유가 무엇이었나.  제아무리 노련한 연기자라도 두 달 남은 대선 레이스 내내 본성을 감추긴 어렵다. 속성 과외나 화려한 분칠로 후보의 신념과 가치관과 정책에 대한 이해를 포장하는 건 무리다. 거짓 연기는 결국 들통이 나게 돼 있다. 유권자들이 원하는 건 진정성 있는 후보다. 서투른 발 연기만 보인다면 언제든 채널을 돌릴 준비가 돼 있다.
  • ‘회계분식 ·채용비리 의혹’ 하성용 전 KAI 사장 1심 집행유예

    ‘회계분식 ·채용비리 의혹’ 하성용 전 KAI 사장 1심 집행유예

    분식회계와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된 하성용(70)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가 1심에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하 전 대표의 여러 혐의 가운데 회계분식이나 사기, 배임, 뇌물공여·수수 등이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받으면서 검찰이 구형한 징역 12년에 못 미치는 판결이 내려졌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는 횡령 및 분식회계 등 혐의로 기소된 하 전 대표의 여러 혐의 중 14명의 지원자를 부당으로 합격시켜 KAI 신입사원 공개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와 회사 자금으로 구입한 1억 8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개인적 용도로 임의 사용해 횡령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개채용 과정에서 내외부인사의 청탁에 따라 일부 지원자의 최종 채용 여부가 변경된다는 사정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했다”면서 “법인 자금으로 구입한 상당한 양의 상품권을 개인적으로 전달받아 사용한 점도 인정된다”고 봤다. 다만 “범죄의 전력이 없는 점, 부당채용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개인적 이익을 취한 바 없는 점, 이 사건으로 이미 1년여 구금생활을 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함께 기소된 전직 KAI 임원 2명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으며 또 다른 전직 KAI 임원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전·현직 KAI 직원 4명과 공무원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 전 대표는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 1호 방산비리 척결’을 내건 검찰 수사로 3개월 만에 구속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하 전 대표가 KAI의 항공기 개발 사업과 수출 과정에서 5358억원 규모의 매출과 당기순이익 465억원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회계 분식을 주도했다고 봤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하 전 대표의 회계분식과 사기, 배임 혐의 등에 대해 “일부는 회계 기준에 위반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일부는 회계기준에 반한다고 해도 피고인들이 회게분식을 공모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그 외 업무상 횡령, 뇌물공여 및 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해서도 모두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 하 전 대표는 재판 직후 취재진에게 “재판부가 법리에 따라 잘 판단해 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마약 밀반입엔 관대” 정경심 1심 재판부 탄핵 청원 40만

    “마약 밀반입엔 관대” 정경심 1심 재판부 탄핵 청원 40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의 탄핵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8일 4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24일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정경심 1심 재판부의 탄핵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40만4091명의 동의를 받았다. 앞서 23일 등록된 이 청원은 하루 만인 지난 24일 20만명의 동의를 얻어 답변 기준을 넘겼다. 청원인은 “대한민국 헌법 11조 1항과 103조는 ‘삼권분립’과 ‘법치주의’에 의해 국민의 인권이 법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내용인데 중요한 것은 그 결정이 법관의 양심에 달려 있다는 뜻”이라며 “3인의 법관이 양심에 따라 심판을 해야 하는 헌법 103조를 엄중하게 위배하였기 때문에 정경심 1심 판결을 내린 재판부의 법관 3인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재판부가) 검찰의 정황 증거와 진술조서에만 일방적으로 의지했을 뿐 변호인 측에서 제출한 물적 증거와 검찰 측 주장에 논박한 내용에 대해서는 조금도 판결의 근거로 삼지 않았다”라며 “무죄추정의 원칙조차 무시한 채 재판 과정에서 중립적이지 않은 검찰에 편파적인 진행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법을 모르는 무지렁이 백성들이 합당하지 않은 판결에도 무조건 수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법관들의 착각”이라며 “적어도 34회의 재판과정을 지켜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금일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적 양심에 따라 판결을 했다는 것을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인의 법관에 대해 탄핵소추안의 발의와 ‘사법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는 배심원제도의 입법화를 요청한다”면서 “‘사법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도록 대법관들을 임명직이 아닌 선출직으로 바꿀 수 있도록 입법화 해달라”라고 말했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 교수는 지난 23일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입시비리 혐의와 관련해서는 정 교수의 모든 혐의를 인정했고, 사모펀드 의혹과 증거인멸에 대해서는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청원인은 15600원을 훔친 죄로 징역 3년 형을 받은 노숙자, 라면 24개 훔치고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은 무전유죄 판결이라고 표현했다. 전직 국회의원 홍정욱의 딸이 마약 밀반입 및 상습 투약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 2심 모두 집행유예를 받았고, 현직 국회의원 장제원의 아들이 음주운전 및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집행유예, 검찰은 항소 포기를 했던 사례를 유전무죄 판결이라고 청원에 썼다. 청원인은 “마약을 밀매한 것도 아니고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에 관대한 사법부가 한 사람의 일생을 부정하는 입학서류의 모든 것이 위조되었다고 판단했는데 정말 헌법에 있는 양심에 따라 판단한 것이 맞는지 재판부에게 묻고 싶다. 법관의 양심 정당하다는 믿음에 심각한 의문이 든다”라고 썼다.“이 판결을 조국씨에게 알려도 됩니까” 임정엽(52·사법연수원 28기) 부장판사는 서울 출신으로 대성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1996년 3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광주지법에서 재직하던 2014년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 기소된 이준석 세월호 선장 등 승무원들의 1심 재판장을 맡았다. 당시 이들에게 적용된 살인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이 선장에게 징역 36년형을 선고했다. 2018년 서울중앙지법으로 옮겨 민사 재판을 담당해오다 지난 2월부터 형사부로 소속을 옮겼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을 맡아 지난 10월 첫 재판을 열기도 했다. 임정엽 판사는 그동안 피고인인 정경심 교수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는 증인 측에 대해서 “믿을수가 없다” “위증을 하는 것이냐”며 준엄하게 꾸짖었고, 판결을 선고하고 나서 매우 이례적으로 정경심 교수에게 판결에 대한 소감을 묻거나, “이 판결을 조국씨에게 알려도 됩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친동생 20년 성폭행한 의사에 무죄 최근 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케이스를 살펴보면 음주운전, 방산비리, 시신유기, 3세 아들 살해 등이다. 심지어 마약밀반입이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반면 정경심 교수의 쟁점이 되는 ‘표창장 위조’ 혐의에 4년 법정 구속을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판사 출신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경심 교수에게 징역 4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되었다. 섬찟한 느낌이다. 항소심에서 상식적인 판결이 나오길 기대한다”라고 했다. 설령 ‘표창장 위조’등이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징역1년이면 충분한 사안으로 보이며 부당한 양형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 측 김칠준 변호사는 “헌법의 무죄추정원칙에 의해 무죄를 선고하는 사유까지도 법정구속이나 양형 사유로 삼는 것은 과연 적절한지 법적 검토할 것”이라며 “항소해서 다시 한번 정 교수의 여러 억울함 또는 이 사건 판결의 적절하지 않음을 하나하나 밝혀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과거 판결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임 판사는 2008년 졸업증명서를 위조해 학원강사로 취업한 A씨에게는 징역 4월,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했다. 임 판사는 2013년 친동생을 20년간 성폭행한 의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은 2심에서 유죄로 뒤집혔고 대법원에서 징역 5년형이 확정됐다. 2심 판사는 1심 재판의 오판에 대해 판결문 36장에 달하는 분량으로 적시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방산 전문가 최기일 “10년 뒤엔 여성도 군대갈 수도”

    방산 전문가 최기일 “10년 뒤엔 여성도 군대갈 수도”

    “방산비리 척결해야…모병제는 필연” 방위산업 전문가 최기일(38) 건국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가 21일 더불어민주당에 영입 11호 인재로 입당했다. 민주당은 “최 교수는 방위산업 분야 국내 독보적인 전문가로 손꼽힌다. 방산 전문가가 정치권에 영입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최기일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대한민국에 방산비리를 용납하지 않겠다. 투명한 방위사업 시스템을 법과 제도로 확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해찬 대표는 “최 교수는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스 후즈 후’에 등재된 우리나라 방산 박사 1호다. 기본적으로 국방력을 가져야 평화가 유지되기 때문에 방위산업의 중요성이 커져간다”고 언급했다. 최 교수는 모병제 도입과 관련한 질문에 “급격한 인구감소로 인해 병력 감축이 필연적으로, 5년 뒤 징집인원이 줄어들게 되고 10년 안에는 여성 분들도 군대를 가야 할 시기가 오지 않을까”라고 답했다.그러면서 “10년 뒤에는 징집 인원이 더 줄어 여성분들이 군대에 가더라도 병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다. 여성이 다 군대에 가시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단계적 모병제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연이 될 것”이라며 “찬반 의견이 있지만,개인적으로는 모병제가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충남 천안 출신으로 숭실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후 경희대 경영학 석사를 거쳤다. 2016년 방위사업청에서 육군 소령(학사장교 43기)으로 근무하던 시절 건국대에서 국내 최초로 방위사업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국방대 국방관리대학원 교수에 임용됐다. 이후 2018년 건국대 겸임교수, 2019년 미국 미드웨스트대 겸임교수에 임용되는 등 30대로 젊은 나이에 전문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 복무 당시 최초 국가공인 원가분석사 및 법원행정처 특수분야(원가) 감정인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주요 선진국 방위산업 정책과 제도를 바탕으로 방산비리 근절과 방위산업 혁신체계에 대해 연구하며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30여편 논문을 투고·게재했고 도전한국인상, 국가생산성대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씨줄날줄] 정무적 판단/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정무적 판단/오일만 논설위원

    ‘행정·정치에 관한 사무적, 행정적인 것을 인식해 특정한 논리나 기준 따위에 따라 판정을 내리는 인간의 사유 작용’. 정무적 판단에 대한 사전적 해설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은 말이다. 주로 권력자가 책임회피용으로 많이 쓰이는 ‘묻지마 판단’이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리재판’ 때 변호인단이 숱하게 써먹던 ‘통치행위’와 오십보백보 수준이다. ‘묻지마 판단’을 언론에서 크게 다룬 시점은 20대 총선을 한 달 앞둔 2016년 3월이었다. 당시 공천권을 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친노(친노무현계) 좌장’ 이해찬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5선의 이미경 의원, 친노 핵심인 정청래 의원도 공천에서 배제된 마당이라 당 안팎이 들끓었다. 기준이 뭐냐는 거센 비판에 김 비대위원장은 “정무적 판단”이라고 일갈했다. 2018년 12월 불거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정무적 판단’ 발언은 국민적 논란을 일으킨 사례다. 당시 기획재정부 신재민 사무관은 유튜브를 통해 ‘4조원 적자국채 청와대 강압’이라고 폭로했다. 김 전 부총리가 적자국채 발행에 반대하는 차관보에게 “1급까지 올라갔으면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신 전 사무관은 청와대 환심을 사려는 ‘몸보신’ 풍토에 실망해 사표를 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국채 발행 여부를 기재부 사무관이 홀로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차세대 전투기 선정 과정에서 회자된 ‘정무적 판단’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2년 가까운 심사로 가격·기술이전·성능 등을 종합해 F15SE가 결정됐지만 2013년 12월 하루아침에 록히드마틴사의 F35A로 기종이 변경됐다. 당시 방위사업추진회의를 주관하며 기종 변경을 주도했던 김관진 전 국방장관은 ‘정무적 판단’을 기준으로 내세웠다. 이 발언 후 야당을 중심으로 방산비리 의혹이 제기되는 등 후폭풍이 컸고 여전히 전모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최근 조국 전 법무장관의 ‘정무적 판단’도 구설수에 올랐다.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의 뇌물사건이 기폭제다. 당시 민정수석으로 특별 감찰 중단을 결정했던 그는 “정무적 판단에 대한 최종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밝혔다. ‘일가 비리의혹’ 조사 과정에서 완강히 진술을 거부했던 터라 법적 책임을 피하려는 방어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정무적 판단’이란 법률 용어가 아닌 정치적 용어에 가깝다. 법의 취지를 어기는 경우에 방패막이로 악용된 사례도 많다. 정무적 판단을 말하는 사람은 명쾌한 해명이 필요하다. 해명이 부실하면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 권력남용죄로 실형을 받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정무적 판단’이라고 항변했던 기억이 새롭다. oilman@seoul.co.kr
  • “檢과 협력해 특조위 한계 보완… 의혹 두 건 추가 수사요청”

    “檢과 협력해 특조위 한계 보완… 의혹 두 건 추가 수사요청”

    구조 지휘체계 문제·조사 방해 살펴야 2014년 조사 땐 해경 참여… 외압 우려 재수사 착수까지 특조위 성과가 한몫 조사권만 있어 겪은 규명 한계 넘을 것 수사권 가진 檢 나서 효과 극대화 기대 “강제수사권이 있는 검찰과 잘 협력하면 진상 규명 효과가 극대화될 겁니다. 검찰에 (조만간 의혹) 두 건을 더 수사 요청할 방침입니다.” 검찰이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 방침을 밝힌 다음날인 7일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소위원회 문호승(60)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감사원 관료 출신으로 지난달 3월 상임위원 겸 소위원장을 맡은 그는 세월호 참사 관련 조사를 진두지휘해 왔다. 그 결과 참사 당일 생존 학생의 이송 지연과 세월호 영상녹화장치(DVR) 조작 등 파급력 큰 의혹을 제기할 수 있었다. 사회적참사 특조위는 검찰에 의혹을 수사해 달라고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이 세월호 재수사에 전격 착수한 데는 사회적참사 특조위의 조사 성과가 일조했다. 문 위원장이 이날 밝힌 추가 수사 요청 대상은 ▲참사 때 지휘감독체계 문제 탓에 구조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의혹 ▲세월호 진상 조사 과정에서 조사 방해와 관련된 의혹이다. 다만 그는 의혹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내용을 발표하는 순간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지만 (국민적 관심사임을 감안해) 가급적 공개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위원장은 “검찰이 어제 꾸린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의 임관혁 단장과도 간단히 통화했다”고 전했다. 감사원 근무 시절인 2014~2015년 방산비리 합동수사단에 참여해 검찰과 호흡을 맞춰 본 그는 “그때 경험을 살려서 잘 해보고 싶다. 검찰과 만나 협의체나 협의기구를 논의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문 위원장은 임 단장이 박근혜 정부의 ‘우병우 민정수석 라인’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걱정이 나올 수 있지만 벌써 그런 얘기를 할 단계는 아니다. 협조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단장의 성향 등을 둘러싼 소문 등은) 머릿 속에서 지우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문 위원장은 사회적참사 특조위가 의미 있는 의혹을 찾아내고, 세월호 문제를 현안으로 다시 끌어내는 과정에서 가족들의 인내와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조사 결과 발표 때 밝힌 내용(생존 학생의 병원 이송 지연 의혹)은 굉장히 충격적이었고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 파장이 컸다”면서도 “세월호 가족들이 국민고소고발인단을 만들어 책임자 122명을 고발한다고 했고, 국정감사 때도 재수사 필요성이 언급되는 등 분위기가 모여 검찰이 (특수단 구성을) 결정한 듯하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일각에서 ‘세월호 진상은 이미 검찰 수사와 국정조사 등을 통해 충분히 확인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해 “그렇지 않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2014년 참사 당시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꾸렸는데 검찰과 함께 수사한 게 해경이었다. 수사 대상이어야 할 사람들이 조사 주체가 된 것”이라면서 “그때 수사는 시간적 한계가 있었고 외압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수사가 제대로 안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이끄는 특조위 조사에 대해서는 “우리는 조사권만 있을 뿐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다”면서 “자료 제출을 미루거나 답변을 정확하게 하지 않는 등 개인적 저항과 방어가 있었고 핵심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민간인 신분이 돼서 조사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문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일을 “416개의 퍼즐 조각을 맞추는 일”이라고 말했다. 해결 과제를 세월호 참사 발생일인 4월 16일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그는 “2021년 3월이면 사회적참사 특조위 활동이 종료된다”면서 “그때까지는 416개의 퍼즐이 다 맞춰질 것이라고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김조원 KAI 사장 누구? “감사원 출신 전문경영인·조국 민정수석 후임 내정”

    김조원 KAI 사장 누구? “감사원 출신 전문경영인·조국 민정수석 후임 내정”

    김조원(62)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차기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르면 25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비롯해 정태호 일자리수석·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등 수석급 인사 교체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 진주시 대곡면 출신인 김조원 사장은 진주고와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건국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8년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에 입문한 뒤 총무처·교통부를 거쳐 1985년 감사원에서 일했고 2008년 감사원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시절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진주에 있는 경남과학기술대 총장을 재임했다. 2015년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원장을 맡았고 2017년 10월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으로 일해 왔다. 민정수석은 대통령 옆에서 공직기강, 반부패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자리다. 김 사장이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진행한 경영 정상화 작업이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사장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방산비리와 분식회계 의혹으로 한창 홍역을 치르던 2017년 10월 한국항공우주산업에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군수에서 민수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체질 변화를 강하게 추진하며 2018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경영 정상화를 이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자백’ 이준호 유재명, 문성근 덜미 잡았다 “엔드게임”

    ‘자백’ 이준호 유재명, 문성근 덜미 잡았다 “엔드게임”

    이준호-유재명이 드디어 ‘비선실세’ 문성근의 덜미를 잡았다.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진실규명의 ‘엔드게임’이 시청자들의 매 순간 몰입하게 만들었다. 이에 ‘자백’의 14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4.8%, 최고 5.4%를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지난 5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자백’ 14회에서는 최도현(이준호 분)이 부친 최필수(최광일 분)의 재심을 청구하고 기춘호(유재명 분)이 10년 전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의 재조사를 시작하며 진실에 성큼 다가섰다. 최필수가 자수 후 교도소에 재수감된 뒤 기춘호는 언론 브리핑 자리에 섰다. 먼저 기춘호는 ‘제니송 살인사건’의 용의자 최도현에게 혐의점이 없다고 밝혔고, 이어 10년 전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알려진 최필수가 자백을 번복했다는 사실과 함께 재수사를 선언했다. 이때 언론의 분위기를 몰아갈 중요한 역할을 하유리(신현빈 분)가 맡았다. 미리 최도현을 통해 부탁을 받은 하유리가 당시 담당 검사였던 양인범(김중기 분), 지창률(유성주 분)의 이름을 의도적으로 언급하고, 현직 국회의원과 비선실세의 연루 의혹을 제기해 판을 키운 것. 그 직후 최도현이 기자들 앞에 직접 서서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공언, 은폐 세력을 향해 짜릿한 선전포고를 했다. 본격적으로 최도현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언론 통제가 시작됐으며 법원에서 재심을 받아들일지도 미지수였다. 실제로 법원 내부에서는 최도현의 재심 청구를 둘러싸고 뜨거운 갑론을박이 펼쳐졌고, 판사들의 다수결 끝에 어렵사리 재심이 개시됐다. 반면 기춘호 역시 재수사를 시작했다. 황교식(최대훈 분)의 자택을 수색하던 기춘호는 개인 금고 열쇠를 발견, 추적 끝에 비자금 송금 내역이 담긴 비밀 장부와 휴대폰 두 대를 손에 넣었다. 특히 비밀 장부에서는 SI라는 이름으로 기재된 1000억원대의 비자금 내역이 눈에 띄었고, 최도현과 기춘호는 SI가 바로 자신들이 쫓아야 할 비선실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가운데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 첫 번째 재심 공판이 열렸고, 10년 전 사건의 목격자 신분이었던 오택진(송영창 분)이 또 다시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오택진은 뻔뻔스럽게도 거짓증언을 줄줄 읊었고, 최도현은 탄탄한 논리와 증거로 오택진의 증언이 거짓임을 주장했다. 이후 최필수는 피고인 심문 중 사건 당시 총을 쏜 인물로 박시강(김영훈 분)을 지목해 법정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당황한 검사 측은 10년 전, 최필수가 거짓 자백을 한 이유를 파고 들었다. 이에 최필수는 오택진으로부터 아들 최도현의 심장이식 수술을 대가로 살인 누명을 쓸 것을 제안 받았다고 고백했지만 오택진은 전면 부인했다. 이로써 박시강의 증인 출석을 과제로 남기고 1차 공판이 마무리됐다. 한편 기춘호는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의 진짜 동기를 파악해냈다. 10년 전 무기 도입과 관련해 검수 임무를 맡았던 차중령이 누군가가 원치 않는 검수 결과를 내놨기 때문에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기춘호는 최필수가 차중령과 무기 검수 임무를 함께 맡았을 정황을 공유했다. 이와 함께 황교식의 비자금 장부에 적혀있던 SI가 ‘송일재단’이라는 사실도 알렸다. 이후 최도현은 제니송(김정화 분)이 사망 직전 자신에게 보낸 예약 메일을 확인하고, 10년 전 사건이 방산비리의 은폐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메일에는 2009년도에 체결된 ‘블랙베어 사업 협약서’가 첨부돼 있었고 해당 협약서에는 당시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서명돼 있었다. 최도현은 아버지를 찾아가 “그들에게 위협이 되거나 눈엣가시였던 사람들은 다 죽여놓고, 왜 저랑 아버지는 살려둔 걸까 궁금했다”며 숨김없는 진실을 요구했다. 이에 최필수는 차중령과 본인이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무기 ‘블랙베어’의 국내도입을 반대했던 일, 하지만 의견이 묵살됐고 보고서가 조작됐던 일을 모두 밝혔다. 이어 “내가 작성한 보고서 원본이 있어. 지난 10년간 세상에 공개된 적이 없는 보고서야. 이제야 때가 된 것 같구나”라며 보고서의 위치를 최도현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최도현은 10년간 봉인돼 있던 보고서이자, 방산비리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 손에 넣었다. 이와 같이 최도현-기춘호가 비선실세의 정체를 파악하고 진실의 문턱에 다다른 가운데, 극 말미에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져 시청자들의 심장을 졸이게 만들었다. 기춘호가 송일재단에 찾아가 드디어 추명근과 대면했지만, 같은 시각 블랙베어 검수 보고서를 갈취하라는 추명근의 지시를 받은 마크최(한규원 분)가 최도현을 습격하려는 모습이 포착된 것. 이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을 절감하게 만드는 ‘자백’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K-2 전차 방산비리’ 수억원 챙긴 예비역 장군 등 재판에

    ‘K-2 전차 방산비리’ 수억원 챙긴 예비역 장군 등 재판에

    터키 무기 방산비리로 뒷돈 수억원을 챙긴 예비역 장군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2016년 언론 보도로 세간의 화제가 됐던 ‘파나마 페이퍼스’가 수사 단초가 됐다.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는 전날 예비역 준장(전 터키 주재 무관) 고모씨와 전 방산업체 임원 김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16년 ‘대형 방산업체 연관 유령회사 발견…스위스 계좌 신설’ 제목의 뉴스타파 보도로 불거진 터키 방산비리 사건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2009년 1월까지 터키 주재 무관으로 근무하다 퇴역한 고씨는 우리나라 K-2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대가로 터키 무기중개상 K사로부터 컨설팅 명목으로 3년에 걸쳐 총 72만 달러(약 8억 1000만원)을 챙긴 혐의(부정처사후수뢰죄)를 받고 있다. 국방과학기술을 수출할 경우 방위사업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고씨는 사전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생산업체 관계자와 방위사업청 공무원들을 종용해 계약을 이끌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방산업체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에서 2009년 4월까지 근무한 김씨도 K사로부터 K-9 자주포 성능개량사업에 터키업체 제품이 납품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총 120만 달러(약 13억 5000만원)를 챙겼다. 나아가 국내외 방산부품 납품업체로부터 납품 성사 대가로 금품 7억원을 받은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무기중개상 K사가 조세회치퍼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운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국내 방산업체들이 검은돈을 은닉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나온 이후 관세당국은 관련자들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조사했고, 지난해 초 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은 1년 동안 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기각함에 따라 모두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시론] 이미 늦었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이미 늦었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법개혁은 시작이나 한 것일까? 현재 사법개혁 성적표는 성적을 매길 내용이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 2017년 9월 김명수 대법원장의 취임으로 시작될 줄 알았던 사법개혁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그동안 이루어진 것은 겨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였다. 과거 정리에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년 가까이의 시간이 흘렀다. 수사 다음에는 재판이 기다리고 있다. 사법농단 청산도 아직 한참 남아 있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사법개혁은 실종돼 버렸다. 사법농단 사태를 만들었던 제도와 사법농단 사태를 주도했던 판사들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도 재판은 계속되고 있다. 일상적인 재판만이 아니라 국정농단 재판, 미투 재판, 적폐청산 재판, 일제 강제징용 재판, 양심적 병역거부 재판, 통상임금 재판과 같이 중요한 재판도 계속된다. 이 모든 재판을 지금 사법농단으로 흔들리는 사법부가 처리했고 또 처리하고 있다. 아직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사법부의 판결은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최근 국정농단 사태 판결, 강제징용 판결,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 미투 판결 등 좋은 판결이 나왔음에도 사법부 신뢰가 높아지지 않는 것은 이런 혼돈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법개혁, 제도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 혼돈을 제거할 수 없다.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인적 청산이 없다면 사법부 신뢰를 제고할 수 없다. 제도개혁이 없다면 사법농단 사태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대법원장 성격에 따라 사법부가 휘청거리고, 고위직 법관은 대법원장의 명에 따라 동료 판사를 사찰하고, 평판사는 법원장 눈치를 보아 가며 판결을 하는 사태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이라는 법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줄줄이 수사와 재판을 받는 현장을 다시 목격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을 두고 공정한 재판, 사법부 신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사법개혁은 국민에게는 공정하고 믿을 만한 재판을 보장한다. 공정한 재판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고 평화와 안정, 질서를 가져온다. 불공정, 불평등을 추방해 공정하고 인권 친화적이고 포용하는 대한민국을 만든다. 사법개혁은 판사들에게 재판의 독립을 보장한다. 대법원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헌법과 법률, 양심에 의해 독립하여 재판할 수 있도록 한다. 법의 수호자로서 명예로운 고립을 보장한다. 사법개혁 과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김영삼 정부 이후 20년 이상 추진돼 온 사법개혁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사법개혁의 과제는 다섯 가지다. 첫째 법원행정처 폐지 등 법원행정 개혁, 둘째 국민주권주의 실현을 위한 국민참여재판 확대, 셋째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을 반영하는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 넷째 과거 사법부의 잘못을 청산하고 새로운 윤리와 전통을 세우는 사법부 과거사 정리, 다섯째 지방분권 시대에 맞는 사법의 지방분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중 법원행정 개혁은 사법농단 사태의 재발을 막는 핵심 개혁 과제다. 사법개혁 과제는 사법부 자체 개혁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회 개혁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사회개혁과 관련된 제도개혁 과제는 네 가지다. 첫째 징벌배상제도 및 집단소송제도 도입 등 기득권층의 횡포를 견제하는 사회 공정성 강화, 둘째 행정부, 입법부, 기업의 불법을 감시, 예방하는 법무담당관제 도입 등 법치주의 강화, 셋째 국민소환, 국민발안, 국민소송제 도입 등 국민주권주의 강화, 넷째 군 장병의 인권을 보장하고 방산비리 척결을 위한 군 사법제도 개혁 등이 그것이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제를 추진하는 리더십이다. 현재 사법부의 자체 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사법농단 사태로 리더십은 상실됐고 타이밍도 놓쳤다. 이때는 법원의 좋은 친구들이 나서야 한다. 법원의 좋은 친구에는 우선 행정부가 있다. 재판이 아닌 사법행정은 행정부도 책임과 권한이 있다. 사법행정 개혁은 행정부와 사법부가 함께 추진해야 한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와 사법부가 함께 사법개혁을 한 경험을 살려 청와대와 사법부가 사법개혁 기구를 만들고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입법부 역시 사법부와 함께 사법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나아가 시민, 전문가, 실무가, 언론 등 가능한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 늦었지만 그래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더 늦기 전에 다시 시작해야 한다. 촛불혁명의 정신은 사법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사법개혁의 리더십을 다시 세워야 한다.
  • [씨줄날줄] 미국산 무기 수입/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미국산 무기 수입/박록삼 논설위원

    ‘주한미군 철수하라.’ 1980~1990년대 통일운동 세력의 단골 구호 중 하나였다. 하지만 당시 정치·경제·문화적으로 미국 의존도가 높고 북한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공감을 크게 얻지 못했다. 이 구호는 2000년대 들어 자연스럽게 잠잠해졌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야당 시절은 물론 집권 이후에도 주한미군 필요성 및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틈만 나면 강조했다. 안보불안으로 남남갈등이 발생할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북한 김일성·김정일 또한 ‘주한미군 주둔 인정’을 유훈으로 남겨 놓았다. 한·미 동맹 유지를 둘러싼 사안의 예민함을 드러낸 현상들이었다. 대가는 비쌌다. 미 의회조사국(CRS) ‘무기거래 보고서’에 따르면 1996∼2003년 한국은 이 기간 88억 달러의 무기를 수입했고, 이 중 62억 달러, 즉 70.4%가 미국산이었다. 미국이 한·미 동맹의 의구심을 빌미로 무기를 강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돌기도 했다. 지난달 발간된 ‘2018 세계 방위산업시장 연감’에 따르면 한국은 2008~2017년 10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에 이어 세계 3위의 미국산 무기 수입 국가였다. 약 7조 6000억원(67억 3100만 달러)에 이른다. 한국의 전체 무기 수입 규모 중 미국산 무기의 비중은 53%를 차지했다. 참고로 미국 동북아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핵심 파트너인 일본의 미국산 무기 수입은 37억 5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민들 사이에서 ‘차라리 주한미군 철수하라’는 주장이 다시 공공연히 나오기 시작했다. 미세한 균열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9602억원에서 50%나 올린 1조 4400억원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던 때였다. 진통 끝에 8.2% 인상된 1조 389억원으로 정해지긴 했지만, 주한미군 규모가 3만 8000명에서 2만 8000명으로 줄어들었고, 미집행 분담금이 1조원 남은 상황이었기에 혈세 낭비라는 불만이 증폭됐다. 미국산 무기 도입에는 방산비리라는 문제도 끼어 있다. 전두환·노태우 정부 ‘율곡사업 비리’에도, 김영삼 정부 미국 로비스트인 ‘린다 김 사건’에도 미국의 전투기, 군함 등의 도입이 문제였다. 이 때문인지 ‘자주국방’을 주장한 노무현 정부는 방위사업청을 만들었다. 진짜 문제는 한국이 미국산 무기의 큰손이지만, 기술 이전은 제대로 받지 못하는 점이다. 오히려 미국은 그동안 자동차, 철강에 고율 관세를 매겨 한국 경제를 압박하기도 했다. 더불어 트럼프 미 대통령 또한 2년 전 한·미 정상회담 후 “한국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무기를 주문할 것이며, 이미 승인된 것도 있다”면서 여전히 ‘호갱’ 취급을 한다는 점이다. 호혜적이라야 진짜 동맹이다. youngtan@seoul.co.kr
  • “2030년까지 항공산업 기업 1000개로”

    “2030년까지 항공산업 기업 1000개로”

    “협력업체 발굴… 연 20조원 규모 육성 ‘광주형 일자리’ 같은 상생모델 필요” 마린온 등 잇단 악재 딛고 비상 계획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최근 1~2년 새 유독 악재가 많았다. 방산비리에 이어 분식회계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야심 차게 개발한 한국형 기동헬기 ‘마린온’은 떨어졌다.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ATP) 교체 수주전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마린온 추락 사고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고 멈췄던 기동헬기 ‘수리온’의 납품이 재개되자 KAI는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비상’(飛上) 계획을 밝혔다. 바로 2030년까지 국가 항공우주산업을 연 20조원 규모로 키우고 이 분야 강소기업 1000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KAI는 이를 위해 ‘광주형 일자리’와 같이 지자체 및 정부 협력을 통한 상생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조원 사장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2019 KAI 신년 간담회’에서 “항공우주산업과 같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 산업은 초기에 정부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초기 인프라를 구축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한 예로 들었다. 1970년대 정부가 자동차산업에 엄청난 투자를 해 커 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줬다는 얘기다. 특히 김 사장은 경남 고성에 들어서기로 결정된 KAI 부품 생산공장을 언급하며 “고성군에서 부지 및 인프라 구축을 제안했고 이로써 KAI는 8~10% 원가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여력으로 여러 수주 업체를 찾아 물량을 따냈고 협력업체까지 일감이 배분되는 구조”라며 “이는 현재 논의 중인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모형”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 도움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이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키웠더니 계약물량이 늘어나 협력사 지원과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진다는 의미다. KAI는 국내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해 신규 협력업체를 계속 발굴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전담 조직을 신설해 항공우주 분야의 협력업체 110개를 새로 발굴, 협력업체를 330여개로 늘렸다. 앞으로 2030년까지 강소기업 1000여개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던 APT나 필리핀 수리온 수출 사업 등의 실패와도 맞닿아 있다.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만들려면 민간 업체끼리의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기술력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김 사장은 “항공우주산업은 모든 기술이 집합된 분야인데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며 “일단 자유롭게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게 하고 경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김조원 KAI사장 “2030년까지 항공산업 기업 1000개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최근 1~2년 새 유독 악재가 많았다. 방산비리에 이어 분식회계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야심 차게 개발한 한국형 기동헬기 ‘마린온’은 떨어졌다. 미국공군 고등훈련기(ATP) 교체 수주전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마린온 추락사고가 수습국면에 접어들고 멈췄던 기동헬기 ‘수리온’의 납품이 재개되자 KAI는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비상(飛上)’ 계획을 밝혔다. 바로 2030년까지 국가 항공우주산업을 연 20조원 규모로 키우고 이 분야 강소기업 1000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KAI는 이를 위해 ‘광주형 일자리’와 같이 지자체 및 정부 협력을 통한 상생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조원 사장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2019 KAI 신년 간담회’에서 “항공우주산업과 같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 산업은 초기에 정부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초기 인프라를 구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한 예로 들었다. 1970년대 정부가 자동차 산업에 엄청난 투자를 해 커 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줬다는 얘기다.  특히 김 사장은 경남 고성에 들어서기로 결정된 KAI 부품생산공장을 언급하며 “고성군에서 부지 및 인프라 구축을 제안했고 이로써 KAI는 8~10% 원가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여력으로 여러 수주업체를 찾아 물량을 따냈고 협력업체까지 일감이 배분되는 구조”라며 “이는 현재 논의 중인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모형”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 도움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이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키웠더니, 계약물량이 늘어나 협력사 지원과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진다는 의미다.  KAI는 국내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해 신규 협력업체를 계속 발굴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전담조직을 신설해 항공우주 분야의 협력업체 110개를 새로 발굴, 협력업체를 330여개로 늘렸다. 앞으로 2030년까지 강소기업 1000여개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가격경쟁력에 밀렸던 APT나 필리핀 수리온 수출 사업 등의 실패와도 맞닿아있다.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만들려면 민간업체끼리의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기술력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김 사장은 “항공우주산업은 모든 기술이 집합된 분야인데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며 “일단 자유롭게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게 하고 경쟁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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