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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기능 장애 부작용 없는 탈모 치료제 나온다

    성기능 장애 부작용 없는 탈모 치료제 나온다

    국내 연구진이 기존 탈모 치료제들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최소화한 탈모 치료 후보 물질을 개발해 눈길을 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과학과, 뉴바이올로지학과, 경북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링으로 기존 약물의 부작용 없이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신규 펩타이드 MLPH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약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생의학 및 약물치료학’에 실렸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탈모 치료제는 미녹시딜과 피나스테리드 2종이다.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은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고, 먹는 약인 피나스테리드는 남성 호르몬을 조절함으로써 탈모를 막는 방식이라 남성에게는 성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가임기 여성에게는 사용이 제한된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첨단 컴퓨터 모델링을 이용한 구조 기반 설계 기법을 도입해 EPO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연구팀은 EPO 단백질 구조에서 부작용을 일으키는 부분은 제외하고, 발모를 유도하는 핵심 부위만 정밀하게 추출하고 최적화해 ‘MLPH’라는 새로운 펩타이드를 설계했다. 연구팀은 인간 모낭 조직과 쥐를 이용한 실험 결과, MLPH 펩타이드가 모발 성장의 핵심 인자(IGF-1) 분비를 크게 늘리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쥐에게 MLPH를 투여하면 털의 성장이 멈춘 휴지기를 모발이 자라는 성장기로 성공적으로 전환해 기존 치료제인 미녹시딜과 동등한 수준의 발모 효과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 48세 김강우, 풍성한 머리숱 비결 ‘모발모발 그릭요거트’ 레시피 공개

    48세 김강우, 풍성한 머리숱 비결 ‘모발모발 그릭요거트’ 레시피 공개

    배우 김강우가 동안 비결로 공개한다. 김강우는 2일 방송하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동안 유지 비결을 공개한다. 앞서 김강우는 건강을 위해 매일 마신다는 ‘10년 삭제 주스’를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김강우는 1978년생으로 올해 48세다. 김강우는 이날 “새해가 왔다. 제가 올해 38살이 됐다”고 농담을 한다. 김강우는 실제 38살처럼 보이는 얼굴과 풍성한 머리숱을 보여줘왔다. 이날 김강우는 먼저 자신의 평소 모닝 루틴을 공개했다. 그는 “촬영 없는 날은 자연스레 1일 2식, 공복 15시간을 유지하고 있다”며 10년째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다고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김강우는 하루의 첫 식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강우는 ‘10년 삭제 주스’와 병행해서 챙겨 먹는다는 자신의 또 하나의 동안 비법을 공개했다. 풍성한 머리숱의 핵심이 되는 이른바 ‘모발모발 그릭요거트’를 먹는다고 전했다. 나이 10년은 젊어 보이게 만들어준다는 그릭요거트와 검은콩 등을 활용한 레시피로, 방송을 통해 자세한 레시피를 공개한다. 매일 챙겨먹는 ‘10년 삭제 주스’와 ‘모발모발 그릭요거트’에 대해 김강우는 “맛있다. 질리지 않는다”라며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으면서 영양분을 챙기는 최고의 아침식단이라고 자부한다”라고 말했다.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은 오는 2일 금요일 저녁 8시 30분 방송된다.
  • 강용석 “김건모에게 사과하고 싶다…재기불능 만들어”

    강용석 “김건모에게 사과하고 싶다…재기불능 만들어”

    강용석 변호사가 과거 가수 김건모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했던 것과 관련해 김건모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종진 채널A 전 앵커와 강용석 변호사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변기클리닉’에는 지난 8일 ‘강용석 2편 l 욕망이라는 이름의 폭주 기관차 가세연! 김용호 기자 비극의 숨겨진 비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서 강 변호사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서 활동하던 당시 자신을 비롯한 가세연 멤버들이 여러 명의 공인들을 공격했던 상황에 대해 박 전 앵커와 대화를 나눴다. 강 변호사는 “특정 연예인 하나를 물어뜯어 거의 재기불능 상태 비슷하게 만들었던 건 김건모씨”라고 말했다. 그는 “김건모씨 같은 경우에는 너무 집중적으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는데, 너무 심하게 했다”고 했다. 강 변호사는 “국민 여러분께 그동안 물의를 빚었던 여러 가지에 대해서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김건모씨도 혹시 이 방송을 보신다면, 연락을 주시면, 따로 만나서라도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앞서 2019년 유흥업소 종업원 A씨는 김건모가 자신을 성폭행했다며 고소했다. 가세연은 A씨의 주장을 처음으로 방송하며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검찰은 관련 진술과 증거를 조사한 결과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2021년 11월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 A씨는 즉각 항고했으나, 사건을 검토한 서울고검은 재차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성폭행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김건모는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출연 중이던 SBS TV ‘미운우리새끼’에서 하차했고, 데뷔 25주년 콘서트도 취소했다. 또 아내인 13세 연하의 피아니스트 장지연과 2년 8개월여 만에 협의 이혼을 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개그맨 박명수는 논란 이후 사실상 방송 활동을 중단한 김건모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이날 KBS 라디오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박명수는 김태진과 ‘모발모발 퀴즈쇼’를 진행한 가운데 방송에는 김건모를 사칭하는 청취자가 나왔다. 해당 ‘퀴즈쇼’는 다양한 사칭을 콘셉트로 진행된다. 이에 박명수는 “김건모한테 나와달라고 얘기했었다. 라디오에 빽가 나왔을 때 말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연결 안 된 것 같다”며 간절한 마음을 내비쳤다.
  • 2039년 ‘65세 정년’ 시대 절충안에… 노사 모두 반발

    2039년 ‘65세 정년’ 시대 절충안에… 노사 모두 반발

    2029년부터 2~3년 주기 연장 유력소득 공백에 재고용 의무 결합 검토임금 조정 때 노조 동의 제외도 거론노동계 “연금 공백 없게 연내 법제화”경영계 “재고용 의무까지 부담 커져” 더불어민주당이 60세인 법정 정년을 65세까지 단계적으로 높여 나가는 세 가지 방안을 제시하자 노동계와 경영계가 일제히 반발했다. 노동계는 “65세 도달 시점이 너무 늦다”고, 경영계는 “정년 연장 자체가 기업에 부담”이라며 불만이 가득하다. 4일 국회와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2일 ‘회복과 성장을 위한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2028~ 2036년 2년 간격 1년씩 연장 ▲2029~2039년 2~3년 주기 1년씩 연장 ▲2029~41년 3년 간격 1년씩 연장 등 세 가지 안을 제시했다. 첫째 안은 경영계가, 세 번째 안은 노동계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중간 수준인 두 번째 안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민주당은 정년을 늦추는 동시에 ‘퇴직 후 재고용’ 의무를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두 번째 안이 확정된다고 가정했을 때 법적 정년이 61세가 되는 2029년이 되면 연금이 64세부터 지급된다. 이때 생기는 2년간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것으로 “연금 수령 시점에 맞춰 정년을 높여야 한다”는 노동계 요구와 “정년 연장 부담이 크다”는 경영계 우려에 대한 절충안이다. 정년 연장에 따라 임금체계를 조정할 수 있도록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지금은 근로자 과반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이를 ‘의견 청취’ 수준으로 낮추는 안이 거론된다. 정년만 늘리고 임금 구조를 손보지 않으면 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영계의 우려를 고려한 대안이다. 노동계는 “민주당이 약속한 ‘2033년 65세 정년’보다 후퇴했다”며 반발했다.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은 “법적 정년이 65세가 되는 시점이 늦어졌고 임금체계 개편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년 연장은 반드시 연내 법제화를 해야 한다”면서 “연금 개시 연령에 맞춰 (법적 정년을) 상향 조정하라”고 촉구했다. 경영계도 “시점을 늦춰도 부담은 그대로”라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재고용 방안을 결합해 경영계 우려를 반영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년을 늘리면서 재고용 의무까지 부과해 부담이 더 커졌다”며 “세 가지 안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내 최종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노사 모두 ‘반발모드’여서 최종안이 나와도 노사 갈등은 계속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정부가 방침을 내놓으면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일단 정년 연장 논의에서 한발 물러나 있기로 했다.
  •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상동나무 추출물···‘탈모 예방’ 특허 등록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상동나무 추출물···‘탈모 예방’ 특허 등록

    목포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상동나무 추출물이 탈모 예방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관련 기술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고 3일 밝혔다. 생물자원관 연구진은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소재 개발을 위해 도서·연안에 자생하는 130여 종의 식물 천연물로부터 다양한 기능성을 검증하고 모발 성장을 담당하는 모유두세포 증식을 유도하며 자외선에 의한 모유두세포의 손상을 보호하는 상동나무 추출물의 기능성을 확인했다. 모유두세포는 모근 끝에 위치한 모유두를 구성하는 세포다. 상동나무는 갈매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또는 반상록 관목으로 특히 제주도와 서남해의 바닷가 및 인근 산지에서 자라는 식물이며 항암, 소염, 진통 등에 대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동물모델을 활용한 발모 촉진과 탈모 억제 효과의 작용 기전 구명을 위해 진행한 후속 연구에서도 상동나무 추출물이 모발 성장을 개선하고 굵기가 두꺼워지는 결과를 나타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확보된 학술 연구자료를 기반으로 국내 바이오기업과 협력해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소재로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원우 도서생물융합연구실장은 “이번 특허 등록은 지역 생물자원의 가치를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천연 유래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선택의 폭을 넓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확보된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에 기술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지역 경제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유명 총리가 목까지 졸랐다”…엡스타인 피해자, 사후 회고록서 충격 폭로

    “유명 총리가 목까지 졸랐다”…엡스타인 피해자, 사후 회고록서 충격 폭로

    제프리 엡스타인 성범죄를 폭로한 미국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가 생전에 완성한 회고록에서 자신이 17세이던 시절 한 ‘유명 총리’에게 잔혹하게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했다. 올해 4월 41세의 나이로 숨진 주프레의 책은 사후 출간돼 정치권과 왕실을 뒤흔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사후 회고록 ‘노바디스 걸’(Nobody’s Girl: A Memoir of Surviving Abuse and Fighting for Justice)이 미국과 영국에서 공식 출간됐다. CNN은 하루 전 미국판을 사전 입수해 주요 내용을 보도했다. 엡스타인 섬에서 벌어진 ‘총리 폭행’의 밤 CNN에 따르면 주프레는 “엡스타인과 그 측근들이 나를 수많은 부유하고 권력 있는 남성에게 넘겼다”며 “반복적으로 이용당하고 굴욕을 겪었고, 때로는 목이 졸리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고 썼다. 그는 “그때 나는 성노예로 죽을지도 모른다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주프레는 엡스타인의 카리브해 섬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엡스타인이 나를 그 남자에게 보냈고 그는 이전 누구보다 잔혹하게 나를 강간했다”면서 “그 남자는 내가 숨을 쉴 수 없을 때까지 목을 졸랐고 내가 그만하자고 애원하자 오히려 웃으며 더 흥분했다”고 기록했다. 그가 ‘그 남자’라고 지칭한 인물은 회고록 미국판에서 ‘유명 총리’(well-known Prime Minister), 영국판에서는 ‘전직 장관’(former minister)으로 표현됐다. CNN은 “국가나 이름은 명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변호인 “법 집행기관은 그 총리를 알고 있다” 주프레의 변호인 시그리드 맥컬리는 21일 CNN ‘더 리드’ 인터뷰에서 “법 집행기관은 그 총리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버지니아는 처음부터 수사당국과 협력했고 자신이 겪은 모든 일을 전면 공개했다”며 “나는 그와 함께 조사에 참여했다. 수사기관이 그 정보를 모두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길레인 맥스웰이 유죄 판결을 받은 뒤에도 다른 가해자들이 책임을 지길 바랐다”며 “이 사건의 진실이 완전히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자팀, 온라인 악플러 고용 시도”…앤드루 왕자 의혹 재점화 회고록에는 앤드루 왕자 관련 의혹도 다시 등장했다.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의 팀이 내가 민사소송을 제기했을 때 온라인 트롤(악플러)을 고용해 나를 괴롭히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왕자가 내 신뢰성을 끊임없이 공격했고, 결국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하면서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썼다. CBS뉴스에 따르면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와 세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중 한 차례는 미성년 소녀 8명이 함께한 집단 성행위였다고 밝혔다. 또 “왕자가 소송 서류 송달을 피하려고 스코틀랜드의 발모럴 성으로 도피했다”고 적었다. 앤드루 왕자는 2022년 주프레와의 소송에서 금전 합의했으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요크 공작 작위를 비롯한 모든 왕족 훈작을 내려놓았다. “마러라고서 트럼프와 인사”…새로운 회고 장면 주프레는 엡스타인을 만나기 전에 당시 사업가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플로리다 리조트 마러라고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그곳의 정비기사로 일했고 트럼프는 나에게 ‘여기서 일하게 돼 기쁘다’며 친절하게 인사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가족 단위 투숙객들의 보모 일을 할 수 있는지 물었지만 그와 부적절한 일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마러라고에서 엡스타인의 연인 길레인 맥스웰을 처음 만난 것이 자신의 인생을 바꾼 계기였다고 했다. 맥스웰은 2021년 미국 법원에서 아동 성매매 공모 등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엡스타인은 2019년 수감 중 사망했다. “총리·주지사·상원의원까지”…정치권 전반으로 번진 의혹피플지는 주프레가 회고록에서 “서부 지역 주지사 후보로 곧 당선될 남자와 전직 미국 상원의원에게도 성적으로 이용당했다”고 썼다고 보도했다. 그는 과거 법정 증언에서 “뉴멕시코 주지사 출신 빌 리처드슨과 전 메인주 상원의원 조지 미첼을 지목했다”고 말했다. 또 “길레인 맥스웰이 유명 인사들과의 친분을 자랑하며 특히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통화할 수 있다는 점을 즐겨 말했다”고 적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과의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피해자가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로이터통신은 “21일 런던에서 회고록 판매가 시작되자 왕실과 정치권 모두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주프레는 책 마지막에서 “엡스타인의 주변 인사들은 그가 무엇을 하는지 몰랐다고 말하지만 모두 알고 있었다”며 “권력자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썼다. 그는 “이 책이 단 한 사람이라도 상처에서 벗어나게 돕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피해자가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바란다”고 남겼다.
  • “유명 총리가 목 조르며 폭행”…엡스타인 성범죄 피해자 사후 회고록 파문 [핫이슈]

    “유명 총리가 목 조르며 폭행”…엡스타인 성범죄 피해자 사후 회고록 파문 [핫이슈]

    제프리 엡스타인 성범죄를 폭로한 미국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가 생전에 완성한 회고록에서 자신이 17세이던 시절 한 ‘유명 총리’에게 잔혹하게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했다. 올해 4월 41세의 나이로 숨진 주프레의 책은 사후 출간돼 정치권과 왕실을 뒤흔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사후 회고록 ‘노바디스 걸’(Nobody’s Girl: A Memoir of Surviving Abuse and Fighting for Justice)이 미국과 영국에서 공식 출간됐다. CNN은 하루 전 미국판을 사전 입수해 주요 내용을 보도했다. 엡스타인 섬에서 벌어진 ‘총리 폭행’의 밤 CNN에 따르면 주프레는 “엡스타인과 그 측근들이 나를 수많은 부유하고 권력 있는 남성에게 넘겼다”며 “반복적으로 이용당하고 굴욕을 겪었고 때로는 목이 졸리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고 썼다. 그는 “그때 나는 성노예로 죽을지도 모른다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주프레는 엡스타인의 카리브해 섬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엡스타인이 나를 그 남자에게 보냈고 그는 이전 누구보다 잔혹하게 나를 강간했다”면서 “그 남자는 내가 숨을 쉴 수 없을 때까지 목을 졸랐고 내가 그만하자고 애원하자 오히려 웃으며 더 흥분했다”고 기록했다. 그가 ‘그 남자’라고 지칭한 인물은 회고록 미국판에서 ‘유명 총리’(well-known Prime Minister), 영국판에서는 ‘전직 장관’(former minister)으로 표현됐다. CNN은 “국가나 이름은 명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변호인 “법 집행기관은 그 총리를 알고 있다” 주프레의 변호인 시그리드 맥컬리는 21일 CNN ‘더 리드’ 인터뷰에서 “법 집행기관은 그 총리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버지니아는 처음부터 수사당국과 협력했고 자신이 겪은 모든 일을 전면 공개했다”며 “나는 그와 함께 조사에 참여했다. 수사기관이 그 정보를 모두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길레인 맥스웰이 유죄 판결을 받은 뒤에도 다른 가해자들이 책임을 지길 바랐다”며 “이 사건의 진실이 완전히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자팀, 온라인 악플러 고용 시도”…앤드루 왕자 의혹 재점화 회고록에는 앤드루 왕자 관련 의혹도 다시 등장했다.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의 팀이 내가 민사소송을 제기했을 때 온라인 트롤(악플러)을 고용해 나를 괴롭히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왕자가 내 신뢰성을 끊임없이 공격했고, 결국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하면서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썼다. CBS뉴스에 따르면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와 세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중 한 차례는 미성년 소녀 8명이 함께한 집단 성행위였다고 밝혔다. 또 “왕자가 소송 서류 송달을 피하려고 스코틀랜드의 발모럴 성으로 도피했다”고 적었다. 앤드루 왕자는 2022년 주프레와의 소송에서 금전 합의했으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요크 공작 작위를 비롯한 모든 왕족 훈작을 내려놓았다. “마러라고서 트럼프와 인사”…새로운 회고 장면 주프레는 엡스타인을 만나기 전에 당시 사업가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플로리다 리조트 마러라고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그곳의 정비기사로 일했고 트럼프는 나에게 ‘여기서 일하게 돼 기쁘다’며 친절하게 인사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가족 단위 투숙객들의 보모 일을 할 수 있는지 물었지만 그와 부적절한 일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마러라고에서 엡스타인의 연인 길레인 맥스웰을 처음 만난 것이 자신의 인생을 바꾼 계기였다고 했다. 맥스웰은 2021년 미국 법원에서 아동 성매매 공모 등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엡스타인은 2019년 수감 중 사망했다. “총리·주지사·상원의원까지”…정치권 전반으로 번진 의혹피플지는 주프레가 회고록에서 “서부 지역 주지사 후보로 곧 당선될 남자와 전직 미국 상원의원에게도 성적으로 이용당했다”고 썼다고 보도했다. 그는 과거 법정 증언에서 “뉴멕시코 주지사 출신 빌 리처드슨과 전 메인주 상원의원 조지 미첼을 지목했다”고 말했다. 또 “길레인 맥스웰이 유명 인사들과의 친분을 자랑하며 특히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통화할 수 있다는 점을 즐겨 말했다”고 적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과의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피해자가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로이터통신은 “21일 런던에서 회고록 판매가 시작되자 왕실과 정치권 모두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주프레는 책 마지막에서 “엡스타인의 주변 인사들은 그가 무엇을 하는지 몰랐다고 말하지만 모두 알고 있었다”며 “권력자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썼다. 그는 “이 책이 단 한 사람이라도 상처에서 벗어나게 돕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피해자가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바란다”고 남겼다.
  • 김종길 서울시의원 “서울 준공업지역, 직·주·락(樂) 복합도시로 전환할 것”

    김종길 서울시의원 “서울 준공업지역, 직·주·락(樂) 복합도시로 전환할 것”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김종길 의원(국민의힘, 영등포2)이 대표로 활동 중인 의원연구단체 ‘서울준공업지역 발전포럼’이 추진한 정책연구용역 ‘직·주·락(樂) 복합도시 실현을 위한 서울시 준공업지역 규제 개선방안’이 지난 7월 최종 완료됐다. 이번 연구는 산업 쇠퇴와 도시 노후화가 진행 중인 서울시 서남권 준공업지역의 현황을 진단하고, 직주근접과 생활여건을 갖춘 복합도시로의 전환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과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고자 수행되었다. 특히 본 연구는 김종길 의원이 2023년 대표발의한 ‘서울시 도시 계획조례’ 개정을 통해 준공업지역 내 공동주택의 용적률 상한이 400%까지 완화된 것을 계기로, 서울시가 2024년 11월 발표한 ‘준공업지역 제도개선방안’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향후 보완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추진됐다. “공장비율 10% 기준, 지역 현실 반영 못해”…산업기능 약화 우려 연구에서는 ‘서울시 준공업지역 제도개선방안’에서 제시한 ‘공장비율 10%’ 기준이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적용됨으로써, 오히려 산업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행 ‘공장 정의’가 현실과 괴리되어 나대지나 주차장도 공장부지로 간주되는 문제를 짚으며, 공장비율 산정 기준과 범위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식산업센터 입주 업종 확대 제안 현행 제도상 지식산업센터 입주 업종이 과도하게 제한되어 있어 산업 활성화에 제약이 있다는 문제의식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지식산업센터의 입주업종을 ▲금융 및 보험업 ▲전문건설업 ▲인터넷 도소매업 등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하였다. 김 의원은 “지식산업센터의 입주업종 확대권한이 자치구에 있는만큼, 이번 연구결과를 영등포구청장에게 전달하여 지식산업센터의 업종 확대와 운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주거지역화된 지역에 대한 맞춤형 개발모델 제시 이번 연구에서는 공장비율이 10% 미만으로 제조업 기능은 쇠퇴하고 상업 및 주거기능이 혼재되며 노후불량주택이 밀집한 당산역 및 영등포구청역 일대에 대한 사례연구도 진행됐다. 분석결과, 두 지역 모두 ‘도심 복합개발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주거중심형 도심복합개발 사업’ 방식이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 방식은 용도지역 변경 없이도 준공업지역에서 추진할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이 높은 대안으로 평가됐다. 기반시설 제공 시,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 확대 및 임대주택 비율은 최소화해야 아울러 연구는 기반시설이 부족한 준공업지역의 특성을 고려할 때, 기반시설 제공 비율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유도하되, 공공성과 사업성의 균형을 위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임대주택 비율은 법적 최소한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정책적 방향도 제시했다. 후속연구를 통한 도시구조 재편 방향 구체화 필요 김 의원은 “이번 연구는 준공업지역 제도개선 이후에도 현장에서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며,“앞으로는 ▲공장비율 산정 기준과 범위의 타당성 ▲제도개선이 주거정비사업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편익분석 ▲용적률 인센티브의 주거환경 영향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후속연구를 통해, 서남권 전반의 도시구조 재편 방향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의회 ‘서울준공업지역 발전포럼’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조례 개정과 제도 개선 건의안을 준비 중이며, 서울시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산업과 주거, 여가가 조화를 이루는 ‘직·주·락(樂)’ 복합도시 실현에 계속해서 힘쓸 계획이다.
  • 강남, 영동대로에 유럽식 도시재생 입힌다

    강남, 영동대로에 유럽식 도시재생 입힌다

    서울 강남구가 유럽식 도시재생을 영동대로 개발에 적용한다. 강남구는 조성명 강남구청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해 선진 도시계획과 건축문화, 공공개발 정책을 직접 살펴봤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수는 도시재생과 복합개발 분야의 세계적 모범 사례를 직접 보기 위한 것으로 ▲영국 런던의 킹스크로스 재생지구, 도크랜드 개발지 ▲프랑스 파리의 레알 복합환승센터, 도시개발공사 ▲릴시의 공공개발기관 ▲마른-프랑스 도시개발공사 등 총 6곳을 방문했다. 특히 조 구청장은 킹스크로스 재생지구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킹스크로스 재생지구는 구글 유럽 본사와 예술대학이 입주한 창의 복합지구로, 문화·주거·상업·공공시설이 어우러진 공공 공간 중심 개발모델로 평가받는다. 또 도크랜드는 낙후 항만지대를 글로벌 금융지구로 전환한 민관협력 개발의 대표 사례다. 강남구는 이번 현장 방문에서 배운 것들은 ‘영동대로 복합개발’, ‘수변 중심 도시공간 혁신’, ‘공공 공간 확충’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조 구청장은 “이번 연수는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어 세계 선도 도시들의 비전을 체계적으로 접할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 강남구 영동대로 개발에 유럽 도시재생 입힌다

    강남구 영동대로 개발에 유럽 도시재생 입힌다

    서울 강남구가 유럽식 도시재생을 영동대로 개발에 적용한다. 강남구는 조성명 강남구청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해 선진 도시계획과 건축문화, 공공개발 정책을 직접 살펴봤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수는 도시재생과 복합개발 분야의 세계적 모범 사례로 직접 보기 위한 것으로 ▲영국 런던의 킹스크로스 재생지구, 도크랜드 개발지 ▲프랑스 파리의 레알 복합환승센터, 도시개발공사 ▲릴시의 공공개발기관 ▲마른-프랑스 도시개발공사 등 총 6곳을 방문했다. 특히 조 구청장은 킹스크로스 재생지구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킹스크로스 재생지구는 구글 유럽 본사와 예술대학이 입주한 창의 복합지구로, 문화·주거·상업·공공시설이 어우러진 공공공간 중심 개발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또 도크랜드는 낙후 항만지대를 글로벌 금융지구로 전환한 민관협력 개발의 대표 사례다. 강남구는 구는 이번 현장 방문에서 배운 것들은 ‘영동대로 복합개발’, ‘수변 중심 도시공간 혁신’, ‘공공 공간 확충’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조 구청장은 “이번 연수는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어 세계 선도 도시들의 비전을 체계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 ‘탈모 지옥’ 드디어 탈출하나?…“100% 발모 실험 성공, 5년 후 상용화 기대”

    ‘탈모 지옥’ 드디어 탈출하나?…“100% 발모 실험 성공, 5년 후 상용화 기대”

    스페인 연구진이 인간의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탈모 치료 실험을 한 결과 획기적인 결과를 얻었다. 실험용 쥐에서 100%에 가까운 발모 효과를 보인 이 치료법은 향후 5년 내 상용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 산카를로스 임상병원 연구팀은 안드로겐성 탈모증 치료를 위한 새로운 줄기세포 치료법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줄기세포 연구와 치료’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진은 인간의 지방에서 추출한 ‘지방유래 줄기세포’(ASC)와 에너지 공급 분자인 ATP를 함께 쥐 피부에 주입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수컷 쥐의 경우 저용량 줄기세포와 ATP를 투여했을 때 3주 만에 가장 뛰어난 모발 재생 효과를 보였다. ATP가 함께 투여된 모든 실험군에서 수컷 쥐의 모발 재생이 크게 개선됐다. 암컷 쥐는 저용량과 고용량에서는 효과가 없었지만, 중간 용량에서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에두아르도 로페스 브란 박사는 “기대 이상의 성과”라며 적절한 용량에서 수컷 쥐 100%와 암컷 쥐 90%의 발모 효과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의 한계도 있었다. 쥐 피부가 얇아서 치료법을 적용하기 어려웠는데, 이는 향후 인체 대상 연구에서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브란 박사는 “쥐 실험 결과가 상당한 진전을 보였지만, 인간에게서 임상적 효과가 확인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중한 해석을 당부했다. 현재 연구진은 18세부터 50세까지 중등도 안드로겐성 탈모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인간 임상시험 안전성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브란 박사는 “모든 것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5년 정도 후에 치료법이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뉴욕의 피부과 전문의 브렌던 캠프 박사는 “규모가 작은 연구이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ATP가 함께 투여된 줄기세포 주입이 남성형 탈모증 환자의 모발 재생을 촉진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 탈모 때문에 ‘이 약’ 쓰시나요?…28세女 “턱수염 덥수룩”

    탈모 때문에 ‘이 약’ 쓰시나요?…28세女 “턱수염 덥수룩”

    탈모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미녹시딜(Minoxidil)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면 다모증과 같은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9일 ‘미국 사례 보고서 저널(American Journal of Case Reports)’에는 ‘미녹시딜로 인한 과다모증: 두피 폐쇄로 인한 전신 흡수 사례’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게재됐다. 해당 보고서에서 프랑스 디종대학병원 의료진은 28세 여성 A씨가 탈모 치료를 위해 미녹시딜을 사용하던 중 얼굴과 팔, 다리에 과도한 털이 자라는 다모증 등을 겪은 사례를 소개했다. A씨는 안드로겐성 탈모와 견인성 탈모로 인해 미녹시딜 스프레이를 하루 두 번 사용하고 PRP(혈소판 풍부 혈장) 치료와 LED 치료를 병행했다. 이후 2개월 만에 뚜렷한 발모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동시에 얼굴과 팔다리에도 과도한 체모가 자라났고, 아침에 눈 주변이 붓는 증상이 동반됐다. 조사 결과 A씨는 탈모로 인해 낮에는 가발을 착용했고 밤에는 모발 보호를 위해 꽉 조이는 수면 모자를 착용하며 두피를 지속적으로 막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진은 “지속적인 두피 폐쇄가 미녹시딜의 피부 흡수를 증가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다. 미녹시딜은 세포막에 존재하는 ATP-민감성 칼슘 채널(ATP-sensitive potassium channels)을 열어 혈관 평활근을 이완시키고 모낭으로의 혈류를 증가시킨다. 이처럼 증가된 혈류가 모낭 세포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모발 성장을 촉진한다. 하지만 이 채널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과다한 모발 성장을 유발해 다모증이 발생할 수 있다. A씨는 다모증 발생 후 미녹시딜 사용을 중단하고 레이저 제모 치료 5회와 안면 제모(더마플래닝)를 시행했다. 그 결과 다모증은 점진적으로 해결됐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1333명의 여성이 참여한 임상 시험에서 4%의 참가자가 미녹시딜이 유발하는 다모증을 겪은 것으로 보고됐다. 의료진은 미녹시딜을 ▲권장 용량(1㎖씩 하루 두 번)을 초과해 사용하거나 ▲고농도로 사용할 경우, ▲가발이나 꽉 조이는 모자 등으로 두피를 지속적으로 폐쇄할 경우 등에는 미녹시딜의 피부 침투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녹시딜을 사용한 부모와 직접 피부 접촉을 하거나 또는 오염된 물건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촉한 영아에게도 다모증이 발생한 사례도 다수 보고됐다. 의료진은 “탈모를 겪는 환자가 가발이나 모자를 쓰는 관행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면서 “미녹시딜은 탈모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이지만 두피 폐쇄와 같은 부적절한 사용은 다모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자들에게 미녹시딜의 올바른 적용 방법과 부작용 등 위험 요소를 명확히 알리고 조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금천구 “미니 신도시급 주거지 대개조 진행 중”

    금천구 “미니 신도시급 주거지 대개조 진행 중”

    서울 금천구는 지역 간 개발 불균형 해소를 위한 대규모 개발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추진 중인 재개발·재건축 및 모아타운 사업 면적은 총 87만㎡ 규모로, 약 1만 9000여 세대의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금천구 전체 인구인 약 23만명의 20%에 달한다. 단일 행정구역 내 ‘미니 신도시급’ 주거지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미진했던 동측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재개발 및 모아타운 사업 ▲신독산역·시흥사거리역 역세권활성화사업 ▲중앙철재상가 시장정비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다. 신속통합기획 기반 재개발 확대…시흥·독산 일대재개발 사업은 시흥1동, 시흥4동, 독산2동 일대에서 신속통합기획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시흥1구역과 독산시흥구역은 각각 지난해 7월과 올해 1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조합 설립 등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독산동 1036번지, 1072번지, 시흥4동 4번지 일대 등 5개 지역에서 약 42만 5000㎡ 규모의 재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시흥1동 871번지 일대는 최고 45층 규모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2072세대)로 개발 예정이다. 어린이공원, 사회복지시설, 체육시설 등 주민 편의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신속통합기획 3차 후보지로 선정된 독산동 1036·1072번지 일대는 두 사업지를 연계한 통합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이다. 올해 12월까지 정비계획 입안을 목표로 하며, 약 4000세대 이상의 주택이 들어설 전망이다. 모아타운 확장…저층 주거지 정비도 활발모아타운은 시흥동을 중심으로 6개소, 약 42만 4000㎡ 규모로 진행된다. 현재 시흥1동 1005번지, 시흥 4동 817번지 일대 등 5개 지역이 모아타운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시흥3동 972번지 일대가 모아타운 주민 제안이 접수돼, 향후 관리계획 승인 시 모아타운 관리지역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시흥동 983 13 대도연립 등 소규모 재건축 사업과 시흥동 920번지, 시흥동 973-4 유림빌라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모아타운 외 소규모주택 정비사업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신안산선 역세권 개발 가속화…‘직주근접 도시’로 탈바꿈 신안산선 개통을 앞두고 신독산역과 시흥사거리역 일대는 역세권 활성화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주거, 상업, 업무 기능이 복합된 ‘직주근접형 콤팩트시티’ 조성을 목표로 한다. 신독산역 일대의 독산동 1030 1 외 1필지는 용도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 후 지상 41층 규모의 복합개발이 추진 중이다. 중앙광장이 조성되며, 공공기여시설로 청소년문화의집이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2025년 상반기 착공해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흥사거리역 일대 시흥동 903 4 외 3필지는 근린상업지역으로 용도를 상향해 지상 29층 규모로 개발된다. 이곳에는 숲정원과 어린이 교통안전체험관을 비롯한 청소년 특화 공공시설이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2029년 준공이 완료되면 지역 맞춤형 생활 인프라 확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4만㎡ 규모 중앙철재상가 정비... 신 서남권 관문도시로시흥동 966 2번지 일원에는 약 40여 년간 운영돼 온 중앙철재상가가 위치해 있다. 해당 지역은 건축물의 노후화와 상시 발생하는 소음·분진 등으로 주거환경 개선의 필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이에 구는 중앙철재상가 정비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약 4만㎡ 규모의 대상지는 주거, 판매, 주민편의시설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편된다. 과거 철재상가의 낙후된 이미지를 벗고 다양한 체험과 휴식이 가능한 미래형 특화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2025년 내 사업계획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0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지역 간 불균형 해소는 금천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핵심 과제”라며 “정비사업과 역세권 개발을 통해 동측 지역의 정주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누구나 살고 싶은 좋은 도시 금천을 만들어가겠다”라고 밝혔다.
  • 정장선 시장 “평택지제역, 최고의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하겠다”

    정장선 시장 “평택지제역, 최고의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하겠다”

    평택지제역 미래형 복합환승센터 기본계획 최종보고회 개최 정장선 평택시장이 평택지제역을 최고의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17일 열린 평택지제역 미래형 복합환승센터 기본계획에 대한 최종보고회에서 정 시장은 “평택의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변모할 평택지제역을 국내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최고의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할 것”이며, “공공성과 사업성이 균형을 이루는 개발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국토부, 경기도와 긴밀히 협력해 사업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시는 미래 첨단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평택의 새로운 교통 거점인 평택지제역을 교통수단 간의 편리한 환승 체계 개선뿐만 아니라 상업, 업무, 주거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교통과 경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개발하기 위한 기본구상을 밝혔다. 이날 최종보고회에는 정장선 평택시장과 평택시 의원을 비롯해 교통, 도시계획, 회계, 미래모빌리티 등 전문가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했다.
  • [자치광장] 금천구의 도시공간 혁신과 미래 전략

    [자치광장] 금천구의 도시공간 혁신과 미래 전략

    시간이 흐르면 강은 스스로 길을 넓혀 가고 도시는 사람들의 꿈을 품으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도시에 색과 성격을 부여하고 공존과 협력을 이루며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도시정책의 본질이다. 금천구 도심 한복판에는 약 12만 5000㎡ 규모의 공군부대가 있다. 공군부대는 80여년간 지역 단절을 초래했고 도시 성장의 걸림돌이 돼 여러 차례 이전이 시도됐지만 모두 무산됐다. 지난해 공군부대 부지가 국토교통부의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개발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공간혁신구역은 허용되는 건축물의 용도와 건폐율, 용적률 등 규제가 완화되는 도시계획 특례구역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창의적인 도시정책을 펼칠 수 있다. 금천구는 공군부대 부지에 세 가지 도시정책 전략으로 도시 공간을 혁신하려고 한다. 첫째, 기존의 틀을 완전히 뛰어넘는 혁신적 개발모델을 구축한다. 제약이 없는 도시계획 특례제도를 활용해 업무, 주거, 상업시설 등의 용도를 모두 담아내는 고밀 복합개발로 직(職)·주(住)·락(樂) 콤팩트시티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G밸리와 연계한 첨단기술 기반의 신산업 클러스터 구축도 포함돼 있다. 도시 공간의 고밀화·입체화에 대한 제도 개선 사항과 디자인 혁신을 도입한다. 평면적이고 단조로운 도시설계에서 벗어나 수직적 공간을 활용한 입체 공원과 중심 녹지 축에서 건물로 이동하는 동선을 따라 이어지는 개방형 녹지를 조성해 건물 내·외부를 연결한다. 둘째, 강력한 추진력과 협업을 통한 민·관·군 상생 개발을 추진한다. 공군부대 부지개발은 2005년부터 군부대 완전 이전을 목표로 추진됐으나 이전 후보지 지자체의 강한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2021년부터 주민들과 논의하며 의견을 수렴한 결과 개발 방향을 현 부지 내에 기존 부대를 도심형 부대로 압축 배치하고 잔여 부지를 개발하는 쪽으로 전환했다. 이후 국방부, 국토부,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국토부 선도사업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고 현재 구체적 공간재구조화계획을 마련 중이다. 구는 계획 수립 과정에서 관계기관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지역주민, 전문가 등과 소통함으로써 사업 시행 시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사전에 차단할 방침이다. 조속히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셋째, 도시개발에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반영한다. 입체공원 등 충분한 녹지 확보를 통해 개발과정에서 발생할 탄소를 저감·흡수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제로에너지건축물, 친환경 건축 인증제도 등 친환경 건축 기술을 도입해 건축물의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과거에는 성장과 환경이 대립하는 개념으로 여겨졌다. 현재는 환경 기술 발전으로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게 됐다. 금천구 공군부대 복합개발은 이를 실현하는 대표 사례가 될 것이다. 금천구의 미래 30년을 바라보며 추진하는 공군부대 복합개발은 도시공간 대개조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일본 아자부다이힐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와 같은 세계적 고밀 복합개발 사례에 견줄 수 있는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금천구는 세 가지 전략을 기반으로 주민과 민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혁신적 도시변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유성훈 서울 금천구청장
  • 2PM 우영, ‘탈모’ 진단에 좌절…“야한 생각, 발모 효과는 있는데”

    2PM 우영, ‘탈모’ 진단에 좌절…“야한 생각, 발모 효과는 있는데”

    그룹 2PM 멤버 우영(35)이 탈모 진단을 받았다. 11일 유튜브에 공개된 웹 예능 ‘의뢰자’ 영상에는 우영이 헤어 케어 브랜드와 함께 탈모 방지 제품 출시에 나서는 모습이 담겼다. 우영은 탈모 스트레스가 크다며 “내 집 마련 (고민) 저리 가라 할 정도”라고 했다. 이어 “들기름이 (탈모 예방에) 좋다고 그래서 두 숟갈씩 퍼먹었다”고 고백했다. 해당 업체를 찾아간 우영은 업체 연구소에서 모발 검사를 통한 탈모 분석 서비스를 받았다. 검사 결과 우영은 정수리 모발 상태가 좋지 않아 탈모 가능성이 동년배 평균 대비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영이 “저는 앞으로 (탈모까지) 얼마나 남았냐”며 ‘모발 시한부’를 물었다. 우영의 모발을 분석한 연구소장은 “나이에 비하면 탈모 진행 속도는 적정 수준”이라며 향후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야한 생각을 하면 머리가 자란다는 옛말에 대해서 연구소장은 “야한 생각을 하면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의 일종)이 분비된다”며 “에스트로겐은 발모에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자가 여성이 될 정도로 야한 생각을 많이 해야 발모 작용을 일으킬 정도의 양이 분비된다”며 “그런 사람은 폐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영은 “촬영이 아니라 치료받으러 온 것 같다”면서 “이 프로그램(의뢰자) 하기를 잘했다”라고 말했다. 우영이 진행하는 ‘의뢰자’는 여러 업체와 협업해 시청자가 의뢰하는 상품을 출시하는 콘텐츠다. 인기 웹 예능 ‘전과자’를 제작한 오오티비(ootb)가 제작을 맡았다.
  • 탈모 치료·가슴 확대에 혹해서 샀더니…“간·신장에 안 좋다” 충격

    탈모 치료·가슴 확대에 혹해서 샀더니…“간·신장에 안 좋다” 충격

    탈모 치료, 가슴 확대 등을 표방한 해외직구식품 일부에서 간, 신장, 혈액 장애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위해 성분이 확인돼 통관보류 등의 조처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하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직접구매 해외식품 중 소비자 관심 제품 30개에 대해 기획검사를 실시한 결과 16개 제품에서 국내 반입 차단 대상 원료·성분이 확인돼 국내 반입을 차단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위해 성분은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에 근거해 마약류, 의약성분, 부정물질 등 국민건강에 위해를 줄 우려가 있어 국내 반입을 차단할 필요가 있는 원료·성분을 말한다. 이번 검사는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위해성분 사용이 의심되는 ▲탈모치료 효능·효과 표방 제품(20건) ▲가슴확대 효능·효과 표방 제품(10건)을 검사대상으로 선정했다. 검사항목은 발모 또는 여성호르몬 관련 성분 등 31종을 선별 적용했으며 제품에 국내 반입 차단 대상 원료·성분이 표시돼 있는지도 함께 확인했다. 검사결과 ▲탈모치료 효능·효과 표방 제품(11개) ▲가슴확대 효능·효과 표방 제품(5개)에서 일반의약품 성분 등 국내 반입 차단 대상 원료·성분이 표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탈모예방 등에 사용되는 의약품 성분인 ‘파바(PABA)’, 여성 갱년기 증상 완화 등에 사용되는 의약품 성분인 ‘블랙코호시’ 등이 확인됐다. 파바는 과다 복용할 경우 간, 신장, 혈액 장애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며, 블랙코호시는 오남용할 경우 구토, 현기증, 간질환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식약처는 위해성분이 확인된 제품에 대해 관세청에 통관보류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온라인 판매사이트 접속차단을 요청하는 등 관계기관과 협업하여 국내 반입, 판매되지 않도록 신속히 조치했다. 또한 소비자가 해당 제품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해외직구식품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식품안전나라 누리집의 “해외직구식품 올바로”에 제품정보(사진 포함)를 게재했다. 알울러 식약처는 이달부터 ‘해외직구식품 올바로’ QR코드를 마련·제공해 소비자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손쉽게 위해식품 차단목록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는 “자가소비 목적으로 개인이 구매하는 해외직구 식품은 위해성분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소비자는 현명한 해외직구식품 구매를 위해 반드시 ▲해외직구식품 올바로에서 ▲국내 반입 차단 대상 원료·성분이 포함된 제품인지 먼저 확인하고 ▲해외직구 위해식품에 등록된 제품은 구매하지 않아야 하며 ▲제3자에게 판매하거나 영업에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 우울증 치료제가 패혈증에도 특효약이라고? [달콤한 사이언스]

    우울증 치료제가 패혈증에도 특효약이라고? [달콤한 사이언스]

    발기부전 치료제로 유명한 비아그라는 사실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임상시험 중 협심증 치료보다는 발기부전 치료에 더 효과가 있는 것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약물 개발사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탈모방지, 발모 촉진제로 유명한 미녹시딜은 애초 고혈압치료제로 개발돼 사용됐고, 금연 치료제로 쓰이는 부프로피온은 원래 우울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암 치료제로 많이 쓰이던 인터페론은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관절염 치료제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소크 생명과학 연구소 분자·시스템 생리학 연구실, 분자·세포생물학 연구실, 면역생물학·미생물 병리학 연구센터,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UCSD) 생명과학부, 생체공학과, 시애틀 워싱턴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플루옥세틴으로 알려진 프로작 같은 항우울제가 심각한 감염과 생명을 위협하는 패혈증을 치료·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2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 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2월 14일 자에 실렸다. 인체의 면역 체계는 외부에서 병원균이 침투할 경우 인체를 보호하는 시스템을 작동시키지만, 때로는 과잉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패혈증은 이처럼 면역 체계의 오작동으로 체내 염증 반응이 통제 불능 상태에 되면서 조직과 장기가 손상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사이토카인 폭풍이라는 이런 증상은 중증 코로나19 감염의 특징이기도 하다. 염증을 유발하는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것도 치료법의 하나지만, 문제는 면역 반응을 억제할 경우 초기 감염과 추가 감염에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면역 반응의 강도와 지속 시간을 사전에 조절해 신체 손상을 예방하거나, 감염 자체를 차단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플루옥세틴을 미리 복용시키고, 다른 집단은 그대로 놔둔 다음 박테리아에 감염시켰다. 연구팀은 감염 8시간이 지난 다음 박테리아 수를 측정한 결과, 플루옥세틴 처리한 생쥐에게서는 박테리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플루옥세틴이 박테리아 번식을 제한할 수 있는 항균 특성을 가졌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두 집단에서 다양한 염증 분자 수치도 측정했는데, 플루옥세틴 처리된 생쥐에게서 항염증 성분인 IL-10이 더 많이 발견됐다. IL-10은 패혈증으로 인한 고중성지방혈증을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우울증 치료제 성분이 신체 면역 체계가 감염에 과잉 반응해 다발성 장기 부전이나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패혈증을 막아줄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를 이끈 자넬 아이레스 소크 생명과학 연구소 교수는 “감염 치료에서 최선의 전략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죽이는 동시에 조직과 장기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기존의 치료제는 병원균 죽이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우울증 치료제 성분인 플루옥세틴이 병원균을 차단하고 조직과 장기까지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 결과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 미 버지니아주, 광주시에 ‘폭군 제압’ 깃발 전달

    미 버지니아주, 광주시에 ‘폭군 제압’ 깃발 전달

    미국 버지니아주 정부가 “상호 교류협력에 공감하고 방문단을 환대해 준 것에 감사하다”며 광주시에 감사증서와 서한문, 버지니아주기를 보내왔다. 광주시는 최근 미국 버지니아주 글렌 영킨(Glenn Youngkin) 주지사가 친필 서명이 담긴 감사증서와 조셉 구스리 농업·소비자서비스부 청장의 서한문 그리고 버지니아주기를 보내왔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18일 농업 및 푸드테크 분야 협력을 위해 광주를 방문한 조셉 구스리 청장과 로버트 N 콜리 3세 버지니아주립대 농과대학장이 당시 광주시의 환대에 감사의 마음을 표시한 것이다. 조셉 구스리 청장은 서한문에서 “간담회가 매우 즐거웠고 생산적이었으며, 광주시청을 방문했을 때 미국 국기를 게양해 준 것에 대해 매우 감사했다”며 “버지니아주에서도 광주에서 받은 환대를 베풀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초대했다. 미국 버지니아주는 특히 주 의사당에 게양했던 버지니아주기를 함께 보내왔다. 광주시는 3일 미국 버니지아주기를 시청 게양대에 게양, 버지니아주와 자유수호 역사를 공유했다. 버지니아주기는 ‘여전사가 왕관을 쓴 왕을 발로 밟고 제압하는’ 모습을 하고 있으며, 하단에 라틴어로 ‘식 셈페르 튀란니스(Sic semper tyrannis: 폭군은 언제나 이렇게 되리라)’라고 쓰여있다. 버지니아주의 이 문장은 독립선언의 해인 1776년에 채택됐다. 강기정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버지니아주기 게양사진을 올리고 “버지니아주 주지사가 보낸 주 깃발과 감사증서가 도착했다”며 “깃발에 쓰인 문구가 의미심장하다. 권력을 남용하는 자는 반드시 파멸에 이르게 된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라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와 버지니아주는 지난해 11월18일 광주시청에서 ‘농업 및 푸드테크 분야 협력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는 ▲농업·식품·푸드테크 분야 기술혁신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양 지역 수출입 상호 지원 및 대학·연구기관·기업 간 자원·연구 교류 ▲지속할 수 있는 농업개발모델 구축을 위한 협업체계 구축 등이 논의됐다.
  • 돼지꿈/고찬하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희곡]

    돼지꿈/고찬하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희곡]

    때: 현재곳 : 단독주택, 침실등장인물병철(58세, 남)동수(95세, 남)은희(57세, 여)민식(32세, 남)태연(29세, 여) 1장 무대는 침실이다. 옷장과 수납장이 있고 선반에 동수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액자가 걸려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누런 자국이 남아 있는 벽지.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병철과 은희가 잠들어 있다. 병철의 코 고는 소리가 이어지면, 동수가 지팡이를 짚고 등장한다. 동수: 끌끌끌…. 자식, 잘도 자는구만. 인자 좀 먹고살 만허냐? 이 썩을 자슥아! 아부지 왔다. 인나라! 느그 아부지 왔다! 동수, 병철을 내려다보며 발로 걷어찬다. 병철: (눈을 비비며) 야밤에 누구여…. 워메, 아부지! 동수: 이 자슥, 인자 배때지가 뜨뜻허니 먹고살 만한갑네. 병철: 아부지! 무슨 일로 또 이까지 오셨수! 동수: 인마, 아버지가 자식놈 생일도 못 챙기냐? 병철: 생일? 동수: 그려! 생일! 워떠냐? 이 애비 덕에 좀 먹고살 만허냐? 병철: 아유, 말을 혀야 뭣할라요. 접때 아부지가 짚어 준 종목들이 상한가를 칠 줄을 누가 알았겄어요? 아부지 덕에 우리도 인자 팔자 폈으요! 강진 당숙네에 저당 잡힌 주택담보 싹 다 갚구, 십 년 묵은 신용대출도 깨끔허게 정리해부렀당께요. 보소, 이 집도 우덜 것이라요. 울 집안도 인자 남부럽지 않다고요. 동수: 자슥, 얼굴 폈네. 살림도 이만허믄 좀 나아진 것 같고. 애들은 잘 있냐? 병철: 애들이요? 그 개팔 놈의 호로자슥들은 말도 마셔요. 연락 끊긴 지 오래구만. 동수: 다 죽어 가는 집안 살려 놨더니 도루 콩가루네. 병철, 베갯머리에서 신문지와 볼펜을 꺼내 든다. 병철: 아부지, 고건 고렇고 요참에는 어디요? 어따 돈을 박어야 쓰겄소? 동수, 병철의 시선을 외면하며 딴청을 피운다. 병철: 아따, 아부지 그라지 말고 요번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알려주쇼! 아니믄 복권 번호라도 몇 개 찍어주셔요! 동수: 패가 안 좋아. 병철: 고거이 뭔 말이여? 동수: 다 잃을 패다, 이거다. 병철: 좀 알아듣게 말혀 보소! 동수: 이 자식아, 잘 들어라. 너 애비 덕에 딴 돈 그거 있지? 병철: 암요. 인자 그 돈으로 대대손손 먹고 살아야제! 동수: 그 돈 하룻밤에 다 잃을 거다. 병철: 고거시 뭔 자다가 벼락 맞을 소리여? 동수: 오늘 하루다. 시간이 읎어. 병철: 와요? 뭣 땀시 나가 돈을 다 잃는다는 거시여? 동수: 한 방에 땄으면 한 방에 또 잃는 거지. 동수, 몸을 돌려 나가려고 한다. 병철: 아부지, 가지 마요. 인자 좀 먹고살만헌디 다 잃는다뇨. 동수: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말 알지? 요즘은 ‘운구기일’(運九技一)이란다. 병철: 운구기일? 동수: 다 운이다 이 말이여. 아등바등 살아 봐야 우에 쓸꼬, 팔자가 좌우하는 벱인 것을…. 동수, 크게 웃으며 퇴장한다. 병철: 아부지! 아부지! 병철, 동수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소리를 지르면, 자고 있던 은희가 깨어난다. 은희: 여보, 여보? 병철: (넋이 나간 채로) 아부지! 아부지…. 은희: 이 양반이 자다 말고 왜 땀을 비질비질 흘리구 소리를 꽥꽥 질러대? 병철: 어? 뭐시여? 당신이여? 은희, 선반에서 알약과 물그릇을 가져와 병철에게 먹인다. 은희: 또 자다가 뭐라도 본 거야? 왜 그렇게 얼굴이 새파래졌어? 병철: (약을 삼키며) 아부지 왔다 갔어. 은희: 또? 죽은 아버님이? 병철: 그, 글씨 말여…. 은희: (반색하며) 이번에는 또 뭐래? 복권 번호라도 몇 개 찍어 줍디까? 병철: 개꿈이여. 은희: 개꿈? 병철: 그려! 개꿈! 은희: 뭐라고 하셨는데? 병철: 아니 글씨, 요참엔 돈을 다 잃을 거라네…. 은희: 그거 개꿈이네. 병철: 접때는 돼지꿈이더니 요번엔 개꿈이여. 은희: 그냥 흘려들어. 병철: 아부지 덕에 돈방석 앉은 거 잊었어? 무시혔다간 집안 말아묵어! 은희: 당신 꿈속에서 아버님 나타났다는 게 몇 번째지? 병철: 아이, 요참에도 확실하다니께. 은희: 암만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지. 저번에 그것도 그냥 운이 좋아서 대박 났던 거 아냐? 솔직히 요즘 같은 때에 이게 뭔 귀신이 씻나락 까먹을 소리야. 아무래도 집터가 이상한가 봐. 언제 한번 굿이라도 해야 하려나. 병철: 이 사람이 아직도 못 믿네? 꿈 속에서 아부지가 다 알려 줬다니께. 금영에 칠천! 현산에 팔천! 그 육실헐 잡주들이 한날한시에 약속이나 한 맹크롬 들쓱거릴지 누가 예측혔겄어? 그걸 우덜 같은 선량한 서민들이 워쩐다고 예측혀? 다 아부지 덕이제…. 은희: 죽은 사람이 꿈에 나타난다는 거 자체가 망조야! 병철, 수납장에서 신용카드, 통장, 인감도장, 집문서 따위를 꺼내어 바닥에 늘어 놓는다. 병철: 어디 보자. 농협에 칠천, 새마을에 육천, 수협에 삼천오백…. 은희: 뭐하는 거야? 병철: 일단 우덜 계좌에 있는 돈은 싹 다 인출해 와야 쓰겄구만. 은희: 그 돈 들고 워따 쓰게? 병철: 여그 보이는 데에 딱 놓구 지켜야제. 은희: 그다음은? 병철: 집안에 돈 될 만한 물건도 싹 다 창고로 좀 옮겨야 쓰겄어. 은희: 그렇게 하면 잃을 돈이 그대로 있대? 병철: 아부지가, 분명히 아부지가 말혔어…. 은희: 이 양반이 진짜, 돈이 그렇게 좋아? 망할 놈의 주식질에 맛들리더니 헛것이 보이는 거야! 병철, 자리에서 일어나 외투를 걸친다. 병철: 나는 은행엘 좀 갔다 올 것인께. 당신은 창고에 물건 좀 옮겨 둬. 은희: 이게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병철: 시간 읎어! 싸게 움직여! 은희: 민식이 아부지, 난 말이야. 이런 돈 다 필요 없으니까. 그냥 우리 목포 월세집서 시작했을 때처럼…. (곰곰이 떠올리다가) 아, 그땐 좀 아닌가? 병철: 가난뱅이였던 때가 좋아? 씨빠지게 고생혔던 때가? 밤낮 공장서 일당 받아감서 삭신이 쑤시네 어쩌네, 앓는 소리 달고 살믄서 은행에 돈 갖다 바쳤던 때가? 은희: 주식하고 나서부터는 당신 맨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눈알 퀭해 가지고는 헛것이 나 보고, 이딴 약이나 달고 살고 말이야. 사람이 뒷바라지를 시켜도 정도껏 해야지. 병철: 요것이 다 내 땜시다? 은희: 당신은 뉴스도 안 봐? 밤낮 돈, 그놈의 돈 때문에 가족끼리 칼로 배때지를 쑤셔대고 이게 정상이냐고? 병철: 그런 썩어 빠진 정신으로는 요즘 같은 시상에서 못 살아남어. 글고 우덜 자석들 생각은 안 혀? 울 자석들은 번듯허게 살게 혀야 않어? 이거, 이거, 이 집두 워뜨케 산 건디? 은희: 자식들 생각한다는 인간이 애들이랑 연락도 끊고 살어? 병철: 당신은 신경 꺼! 나가 다 알어서 헐것잉께! (넋이 나간 채로) 아, 아부지, 아부지 어따가, 어따 돈을 넣어야 이 우환을 피할랍니까…. 병철, 통장과 신용카드, 인감도장, 집문서를 집어 들고 퇴장한다. 은희: 얻다 대고 큰 소리야? 저 망할 놈의 인간, 된통 당해 봐야 속이 시원하지. 은희, 불길하다는 듯이 동수의 영정사진을 뒤집어 놓는다. 암전. 2장 무대는 이사를 앞둔 집처럼 텅 비어 있다. 동수의 영정사진이 옆으로 누워 있고 가구가 있던 자리는 짙은 자국만 남아 있다. 구석에 놓여 있는 빗자루. 조명이 밝아지면, 병철과 은희가 여행 가방을 낑낑대며 끌고 등장한다. 병철: 어구, 무거워라! 은희: 어디 금고에라도 넣어 놔야 하는 거 아냐? 병철: 집에 금고가 어딨어? 은희: 그럼 이 많은 돈을 어떡하려고? 병철: 저짝 다용도실에 박스 몇 개 없는가? 은희: 감자 박스가 있긴 할 텐데. 은희, 퇴장한다. 병철, 여행 가방을 연다. 오만 원짜리 지폐 다발이 쏟아져 나온다. 병철: 이 한병철 쉽게 안 죽는다. 이거시 워뜨케 딴 돈인디. 아부지, 보고 계시죠? 나 그렇게 호락호락한 놈 아니어요. 은희, 감자 박스를 들고 등장한다. 은희: 이거면 돼? 병철: 이리 가져와 봐. 다 들어갈란가 모르겄네. 병철, 감자 박스에 돈을 차곡차곡 담는다. 은희: 그러니까 이게…. 병철: 우덜 계좌에 짱박아 둔 것은 다 쓸어온 거시여. 은희: 무슨 계좌? 병철: 아따, 그 뭐시냐, 보이스피싱인가 머시긴가 땀시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여. 출금 한도가 걸려분다고 은행 청년이 하두 의심을 혀 싸는 바람에…. 은희: 그나마 찾아온 게 이 정도라는 거야? 병철: 긍께 당신 것이랑, 내 것이랑 끄낼 수 있는 현찰이란 현찰은 죄 뽑아온 것이여. 저짝 읍내부터 시내꺼졍 은행만 여섯 군데를 돌아다녔다니께! 은희: 개꿈 하나 때문에 아침 댓바람부터 집 치우랴 돈 숨기랴 이게 뭔 짓이야? 병철, 박스를 단단히 포장하며 집문서, 통장, 인감도장까지 넣는다. 병철: 이걸 인자 여그다 넣고 자알 지키기만 허믄 돼. 은희: 지켜? 어떻게? 병철,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아 주변을 보다가 빗자루를 집어 든다. 이내 사주경계를 하며 초병처럼 듬직하게 서 있는다. 은희: (한참을 보다가) 그러고 언제까지 있을 건데? 병철: 아부지가 분명 하루라고 혔어…. 은희: 하루? 병철: 오늘 하루만 이 돈이 고대로 여기 있음 되는 거시여. 은희: 당신 진짜 이번에 아무 일도 없으면 주식 그만하는 거야. 사람이 성실하게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지…. 병철: 뭐? 승실? 은희: 생전 자식들한테는 제 손으로 밥 벌어 먹고 살라고 혁대 풀고 고래고래 야단을 쳤으면서, 애비란 작자가 저러고 자빠졌으니. 병철: 알어! 잔말 말구 싸게싸게 돈이나 지켜. 암만혀도 불길하단 말이여. 그때, 초인종이 울린다. 잔뜩 경계하며 밖을 노려보는 병철과 은희. 침묵이 흐르면, 두 사람을 재촉하듯 초인종이 연달아 울린다. 은희: 누가 왔나 봐. 병철: 아침 댓바람부터 올 사람이 누가 있어? 은희: 나가 볼까? 병철: 잠깐! 나가지 말어! 은희가 무시하고 나가자, 병철은 감자 박스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살핀다.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민식과 태연이 케이크 박스를 들고 등장한다. 민식, 태연: 아버지! 생신 축하드립니다! 태연, 삑삑이를 분다. 은희, 뒤따라 들어온다. 은희: 웬일이야? 연락일랑 하고 오지! 태연이도 같이 왔네! 은희, 태연을 꼭 끌어안는다. 민식: 어머니, 잘 지내셨죠? 태연: 아따, 명절도 아닌디 차가 허벌나게 막혀부렀소. 은희: 둘이 어떻게 이렇게 같이 왔어? 민식: 터미널에서 만나서 같이 왔어요. 은희: 여보, 우리 애들 왔어! 병철: (떨떠름한 표정으로) 느그들, 그동안 연락 한번 없더니 웬일이냐? 민식: 꼭 무슨 일 있어야 오나요? 오늘 아버지 생신 아녀요. 축하드리러 왔죠. 병철: 우리 첫째, 복지관서 사회복지산가 머시긴가 허느라 바쁘담서. 민식: 내내 복지원에 있다가 새벽에 내려 왔어요. 여기 눈 밑에 다크써클 봐요. 태연: 아부지, 오랜만이요? 근디 내는 별로 안 반가운 갑소? 병철: (싸늘하게) 니는 서울서 사업허느라 바쁘담서. 은희: 아유, 또 왜 그래? 간만에 우리 가족 이렇게 다 모였는데! 민식, 케이크 박스를 흔들어 보인다. 민식: 아버지, 제가 케이크 사 왔어요. 고구마 케이크. 태연: 그라요. 일단 께이크에 불부터 붙입시다. 민식, 케이크 박스에서 성냥을 꺼내려고 하면, 태연, 주머니에서 지포 라이터를 꺼내 불을 켠다. 어색한 침묵. 은희: 참, 부엌에 소고기미역국 있는데 그것도 좀 가져와야겠다. 간만에 이렇게 다 같이 모이니까 얼마나 좋니? 은희, 퇴장한다. 민식, 케이크를 꺼내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민식: 아니, 근데 밖에 있던 식탁은 어디 갔어요? 태연: 그라고 보니께 가구들이 죄 사라져 부렀네. 민식: 어? 할아버지 사진은 왜 이러고 있어요? 태연: 여행 가방은 또 뭐시여? 병철: 뭐, 뭐가? 민식: 우리 가족 사진도 없어졌네! 태연: 아부지, 집안 꼴이 와 이랍니까? 워데 이사 갑니까? 병철: 벽지 도배를 새로 혀서 그란다. 창고에 다 있응께 신경 꺼라. 태연: 벽지는 누리끼리한 거시 그대론디…. 민식: (케이크 박스를 흔들며) 이걸 올려둘 곳이 필요한데요. 민식, 태연 주변을 살핀다. 병철: 느그들, 뭘 그렇게 두리번거려? 태연, 감자 박스를 발견한다. 태연: 저짝에 박스 하나 있구만. 민식: 잠깐 그거라도 여기 가운데에 두죠. 태연, 말릴 틈도 없이 감자 박스를 들어 중앙으로 옮긴다. 태연: 아따, 묵직한 거시 상으로 딱이네잉. 병철: 안돼! 누구 맘대로 그러는 거여! 태연: 거참, 여그 뭐 금덩이라도 들었소? 병철: 느자구 없는 것들이 댓바람부터 들이닥쳐 가지고는, 여그 안 갖다 놓냐? 병철, 빗자루를 마구 휘두른다. 태연: (기침을 한다) 워메, 아부지! 먼지 날린당께요! 은희, 김이 피어오르는 냄비를 들고 등장한다. 은희: 아니, 이 양반이! 애들아 글쎄 니들 아버지가 말이다. 병철: 에헤이, 진짜! 민식: 경계 좀 풀어요. 오늘 생신이잖아요. 아무도 아버지 안 해쳐요. 저희는 진심으로 축하드리러 온 거예요. 태연이 감자 박스를 툭툭 털면, 민식은 그 위에 케이크를 올려 둔다. 병철: 이건 내 거야, 내 거라고. 왜 내 것을 느그들이 맘대로 하려고 혀? 민식: 잠깐 쓰고 저기다 그대로 돌려 둘게요. 병철: 내 거라는데 자꾸, 어? 태연: ···참말로 째째허시네. 아부지 성깔은 하여간 징해부러. 민식: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또 안 좋다고 하니까. 민식, 태연 웃는다. 병철: 우째 느그들은 만날 멋대로냐? 집 나가는 것도 멋대로, 연락도 멋대로, 불쑥 찾아오는 것도 멋대로. 왜 매사에 느그들 맘대로인 거냐고? 민식: 우리 아버지, 서운했구나? 병철: 그려! 서운혔다! 인자 솔직허게 말혀 봐라. 무신 볼일이 있어서 온 거냐? 민식: 가족이란 게 무슨 볼일이 있어야 만납니까. 늦게 와서 미안해요. 병철: 이 늙은 애비가 눈치도 없는 줄 알어? 이것들 시커먼 속내가 있어서 온 거시여. 고거이 아니믄 저렇게 방실거릴 것들이 아니여. 은희: 무슨 말을 또 그렇게 섭하게 해. 얼른 케이크에 불이나 붙이자. 은희, 감자 박스 위에 냄비를 올려 둔다. 민식이 케이크에 초를 꽂으면, 태연은 지포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민식: 이야, 초에 불이 붙으니까 연말 느낌이 나고 좋은데요? 민식, 병철의 머리에 고깔모자를 씌운다. 병철: 어허이! 뭐시여? 민식: 아버지, 다시 한번 생신 축하드려요. 만수무강하셔야죠. 간만에 노래라도 같이 부를까요? 병철: 노래는 무슨! 민식: 자자, 축하 노래 다 같이 부르는 거예요. 은희, 벽면의 전등 스위치를 내린다.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민식이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르자, 은희와 태연도 덩달아 부른다. 은희, 민식, 태연: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생일 축하합니다! 병철, 빗자루를 쥔 채로 머쓱하게 있다. 은희: 빨리 불어! 초 다 녹는다! 병철, 마지못해 불을 끈다. 울려 퍼지는 박수와 웃음소리. 태연이 폭죽을 터트리면, 은희가 전등 스위치를 올린다. 조명이 다시 밝아진다. 병철: 이란다고 눈이나 끔뻑할 거 같으냐? 시상 천지에 느그들 만치…. 은희, 케이크 칼로 케이크를 크게 썰어 병철의 입에 넣어 버린다. 은희: 소원 빌었어? 병철: (우물대며) 소원은 무슨! 민식: 자, 다들 건강하시라고 제가 대신 소원 빌었다 칠게요. 민식, 바닥에 흩어진 폭죽 잔해를 치우면, 은희, 병철의 입을 소매로 거칠게 닦는다. 그 모습을 보고 크게 웃는 민식. 태연, 주위를 서성이다 목을 가다듬으며 병철에게 가까이 간다. 태연: 아부지, 인자 생일 축하도 혔겄다. 쪼까 드릴 말씀이 있는디요…. (사이) 긍께, 시방 지가 요참에 투자처에서 중국 수출 계약 건을 하나 잡아부렀는디, 계약금을 저당 잡을 것이 쪼까 부족허거든요? 큰 거 두 장으로 급전만 땡기믄 그다음 수익은 서너 배로 불릴 수가 있는디…. 병철: (케이크를 삼키다 말고) 너, 너 지금 그따구 소리가 목구녕서 나오냐? 태연: 아따, 아부지! 사람 말을 좀 끝까지 들어보시랑께요. 민식: 야, 아까랑 얘기가 다르잖아? 돈 얘기 안 한다면서? 태연: 우째 이래? 오빠도 돈 얘기할라고 온 거 아녀? 요새 복지원 힘들어서 후원 필요하다 안 혔어? 계장인가 뭔 쌈장인가 실적 타령 허믄서 들들 볶는담서? 민식: 인마, 사람이 순서라는 게 있는 법이지. 아버지 앞에 두고 다짜고짜 그게 맞아? 너도 허구헌 날 돈 빌린 사람들 쫓아다녀 봐서 알 거 아니냐. 이런 일일수록, 절차에 맞춰서 진행하는 게 업계의 도리 아니겠냐. 병철, 이마를 짚는다. 병철: …이 새끼들이 보아하니 생일 핑계 대고 또 돈 빌리러 왔구나. 태연: 아부지! 내는 참말로 힘들어요. 인자 곧 나이가 서른인디 신림동 단칸방서 월세살이 허구, 대출금 갚느라 바쁘당께요. 참 웃기지 않어요? 냄들한테 돈 빌려주는 내 같은 금융업자도 빚을 갚느라 또 은행에서 돈을 빌린다니께? 무신 놈의 시상이 죄다 대출이고 할부고 빚으로 돌아가요. 요즘도 다달이 나가는 이자 갚느라, 요 주둥이가 바짝바짝 마른당께요. (사이) 아부지, 인자 손주는 봐야 쓰지 않겄소? 민식: 금융업은 개뿔, 사채로 사람들 등쳐 먹고 다니는 것이…. 태연: 뭐시여? 민식: 중국 수출이 뭐? 이제는 약장사도 하냐? 태연: 먼 약을 팔어? 요참엔 화장품이여. 화장품. 은희: 니들은 예나 지금이나 나이를 똥구녕으로 먹는 건지 만났다 하면 쌈박질이냐? 병철: 오늘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니 다 니들 때문이구나. 돈 잃는다는 얘기가 다 느그들 때문이여. 조상님덜, 보고 있소? 나가 전생에 먼 죄를 지었다고 자슥들이 이랍니까. 태연: 예? 먼 돈을 잃어요? 민식: 아버지, 죄송해요. 집 앞에서 싸우지 말자고 그랬는데…. 은희: 돈, 돈, 그놈의 돈 얘기 지긋지긋하다. 먼 놈의 대화가 도로 돈 얘기냐? 이러니 집안이 콩가루네 뭐네, 동네 마실에서 할매들이 손가락질을 해 대지. 집안 꼴이 아주 아사리판이야. 태연: 간만에 모였응께 다 같이 살 궁리를 찾자 이거죠. 가족 아닙니까. 병철: 다 같이 살어? 너 우리랑 다 같이 살자고 접때 돈 안 빌려준다고 연락 끊었냐? 태연: 나가 시방 언제 연락 끊었다 그라요? 핸드폰 신형으로 바꿔서 그렸다 안 혔어? 병철: 느그들한테 줄 돈 10원두 없다. 돌아가라. 보기도 싫다! 태연: 에이, 돈이 없긴…. 집에 가구며 돈 될 만한 건 싸그리 치워 놓구. 병철: 뭐시여? 민식: 아버지, 근데 정말 저희들 오는 거 알고 물건 치우신 거예요? 태연, 집안을 둘러본다. 병철: 뭐, 뭐가? 느그들이 뭔 상관이여? 도둑놈들도 아니구? 여그는 느그 엄니랑 내랑 씨빠지게 주택담보대출 갚아서 산 내 집이란 말이다. 내 집서 나가 맘대로 집도 못 치우냐? 이 손을 봐라, 딱딱허게 이 마디마디가 죄다 늘러붙은 이 손을. 나가 이 손으로 평생 쇳질을 해다가 은행에 차곡차곡 적금 부어서 산, 내 것이다 말이다. 민식: 네? 집을 사셨다고요? 태연: 당숙 어른네 집이 아니고? 워메, 먼 수로? 병철: 느그들이 알 거 없다. 병철이 감자 박스를 치우려고 하자, 태연은 그 자리에 무릎을 꿇는다. 태연: 아부지! 참말로 부탁 좀 헙시다. 요참엔 분명 감이 좋아요. 나가 시방 어젯밤에 먼 꿈을 꿨는 줄 알어요? 이 집채만 한 황금돼지가 가랑이로 들어왔당께요! 요 몇 년 새 그런 돼지꿈은 처음이었제. 지금도 눈앞서 본 것 맹크롬 아주 선명혀. 휘황찬란하게 순금으로 맹근 돼지드라니까? 그라서 오는 길에 편의점서 스피또도 하나 샀어요. 부정탄다고 혀서 아무한테도 말 안혔는디…. 근디 요참엔 참말 이어요.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믿어 보시랑께요. 열 배, 아니? 스무 배로 돌려줄 수가 있당께요. 그 돈이믄 대대손손 먹고살고도 남아불제. 우리 가족도 인자 남부럽지 않게 살 수가 있다니께. 병철: 뭐? 꿈? 정신머리가 있는 눔이냐 없는 눔이냐? 그리고 뭐? 스피또? 젊은 놈이 성실하게 일을 해서 돈을 벌 궁리를 혀야지, 미친 것! 태연: 내 믿고 한번만, 지발 목돈 좀 마련 해 줘 봐요. 큰 거 두 장은 바라지도 않어. 딱 한 장만 있어도 떡을 치고도 남제. 암, 그라제잉. 민식: 저어, 아버지? 말이 나온 김에 저도 한 말씀 올려도 될까요? 병철, 두 사람을 번갈아 노려본다. 병철: 니들은 천성부터 버러지여. 애비가 느그들 땀시 여태 잃은 돈이 얼맨 줄 알어? 이 집안 말아먹을 놈들아! 서울서 번듯허게 자리나 잡으라고 씨빠지게 쇳밥 먹어감서 아등바등 키워 놨드만. (가슴을 치며) 워메, 복창 터져분다! 태연: 나가 뭐 첨부터 이렇게 돈, 돈 거렸는 줄 알어요? 다 시상이 이렇게 맹글었다 안 합니까. 아니, 막말로 냄들은 집에서 다 척척 해 준다고. 갸들하고 나는 출발점부터가 다르다니께? 민식: 아버지, 일단 진정하시고 천천히 얘기 좀 들어봐요. 그러니까 저희들 계획은 말이죠…. 병철: 느그들이 그러니 문제다! 두 손이 멀쩡한 것들이 쇳질을 하든, 길바닥서 발품을 팔든 일을 혀서 번듯하게 자수성가를 혀야 쓰지 요즘 것들은 돈만 생겼다허믄 워따가 꼬라박을 생각부터 하니. 고거시 전부 한탕주의다, 이 말이다! 태연: 뭐시여? 뭔 주의? 워메, 기냥 맥아리가 확 나가부네잉. 나가 이 말은 안 할라고 혔는디, 막말로 아부지 때랑 지금이랑 같어요? 병철: 다를 건 또 머시여? 태연: 한탕주의로 따지믄 소싯적 아부지도 한따까리 허셨음서, 남 말하듯 허는 거시 참말로…. 민식, 태연 웃는다. 병철: 너 이 자슥, 주둥이 안 다물어? 태연: 못 다물어요! 요것이 다 아부지한테 배운 거 아녀요. 우리 집이 그동안 와 돈이 없었는지 엄니는 알어? 공장 장막 치믄 읍내 잡부들이랑 비닐하우스서 삼삼오오 모여가 아부지가 섯다 치믄서 돈을 월매나 땡겼는디? 일당 받으믄 밤낮 경마장에서 눈깔 빠지게 뻬팅이나 했음서, 뭐시여? 내보고 한탕주의? 병철: 그 주둥아리로 한마디만 더 지껄여 봐라잉! 태연: 나처럼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일찍부터 집안 건사하랍시고 대학도 못 가게 허고, 상고로 밀어 넣은 것이 아부지 아니여? 나가 상고 졸업하고, 열아홉에 뭣 땀시 은행에 기 들어가 행원으로 씨빠지게 일을 혔는디? (웃는다) 나가 그 망할 놈의 캐피탈이란 것을 열아홉에 은행서 다 깨우쳐 부렀지라. 그라니 지금 이라고 냄들한테 돈 빌려주고, 이자 장사하고 있는 거 아녀요. 병철: 뭐시여? 캐피탈? 이 가시나, (태연의 머리를 민다) 니가 그리 원대한 꿈이 있어 은행 박차고 나와서 냄들 삥이나 뜯구 사냐! 태연: 지금 나 쳤소? 태연, 감자 박스를 엎고 일어난다. 박살나는 케이크. 병철: 이 육실헐 것이…. 병철, 덩달아 일어나자, 태연은 감자 박스를 발로 걷어찬다. 오만 원짜리 지폐가 쏟아진다. 민식: 어? 돈이다! 태연: 이게 뭐시여? 태연, 바닥에서 지폐 다발을 한 움큼 집어 든다. 병철: 느자구없는 것들이, 뭔 짓거리여! 손대지 마! 만지지 말라고! 태연: 워메, 여따 꽁쳐두고 있었구만? 아부지 진짜 너무한 거 아니요? 민식: 태연아, 일단 그만둬. 아버지도 그만해요! 병철, 민식, 태연 너나 할 것 없이 뒤엉킨다. 엎어진 케이크와 미역국으로 범벅이 된 돈다발. 은희: 무슨 꿈 타령 하나에 자발들을 떨어대는 거냐? 병철: (태연을 붙잡으며) 나가 시상에 호래자식을 내놨당께! 민식: 진정 좀 하세요. 이러다 숨넘어갑니다! 태연: (뿌리치며) 누가 가져간다 혔어? 기냥 세어보기만 현다고! 병철: 이 년이 가장 문제여! 애비 말이 홍어 거시기로 들리냐? 이것아, 안 놓냐? 태연: 아따, 참말로 얼맨지 시어보기만 현다니께! 병철: 안 놔? 요것이 애비 돈을 껄떡대고, 기냥 눈깔이 확 뒤집혀 부렀구만! 병철, 태연의 뺨을 후려친다. 정적이 흐른다. 태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노려본다. 태연: 시방 혁대로 후려치던 그 손버릇을 여태 못 버리구 또 손찌검이요? 병철: 요, 요것이 말하는 뽄새 좀 봐라, 어서 이런 막돼먹은 가시내가 나와가지고. 이젠 허다허다 애비 돈에 손을 갖다 대냐? 태연: 나가 인자 얻어 맞고도 가만히 있는 기집이 아니여, 다 컸다 이 말이여! 태연, 케이크 칼을 주워서 허공에 번쩍 들면, 은희: 안돼! 병철: 아이고! 자석 놈이 애비한테, 애비한테! 아이고, 골이야, 골이야! 병철, 뒷목을 잡고 쓰러진다. 은희: 워메, 민식이 아부지! 민식: 아버지! 괜찮아요? (태연에게) 야이, 호로새끼야! 태연: …뭐시여? 나 암것도 안 혔어! 민식: 이 자식이 이제는 패륜을 서슴지 않네. (병철을 흔들며) 아버지, 일어나세요! 아직 가시면 안 돼요! 아버지! 태연: 참나, 저 여시 같은 인간. 닿지도 않았는디 회까닥? 아주 징해부러라···. 태연, 케이크 칼을 내려놓고 돈을 살핀다. 민식: 돈 줍지마! 아버지 쓰러졌잖아! 어떡할 거야? 어떡할 거냐고! 민식, 태연을 붙잡으면, 태연, 민식의 멱살을 쥐고 흔든다. 태연: 그따구 명령조로 지껄이지 말어! 민식: 이 새끼가 진짜. 민식, 주먹을 치켜들면, 은희: 진정해라, 다 설명해 줄라니까. 응? 둘 다 내려놔라. 태연: 돈의 출처부터 알아야 현다고. 요거시 시방 아부지 돈이 맞어? 집안에 현찰을 요로코롬 짱박아 뒀다고? 밤낮 돈 읎다고 노랭이질하던 인간이? 민식: 아버지가 쓰러졌는데 이 짓거리 하는 건 맞아? 은희: 피보다 진한 게 돈이라더니, 그만 안 하냐? 태연, 민식에게 머리를 들이민다. 태연: (노려본다) 쳐, 쳐보랑께? 둘 중 한 놈은 오늘 제삿상 치르는 거시여. 민식: (손목시계를 푼다) 이 자식이, 간만에 피를 끓게 만드네. 은희, 냄비를 집어 들고 바닥에 있는 힘껏 내던진다. 은희를 쳐다보는 민식, 태연. 은희: 너희들 아버지 아프다! 맨날 죽은 할아버지가 꿈에 나타난다고 하지를 않나, 제정신이 아니란 말이다. (약 봉투를 보이며) 이봐라, 약도 안 먹으면 잠도 제대로 못 잔단 말이다. 민식, 태연 씩씩대며 떨어진다. 은희, 병철을 살핀다. 민식: 어머니, 구급차라도 부를까요? 은희: 다행이다. 잠깐 정신을 잃은 거야. 태연: (한참을 보다가) 이것두 연기 아니여? 와, 그 있잖어. 비암이 나타나믄 깨꼬닥 죽은 척허는 개구락지 맹크롬. 은희와 민식, 태연을 보고 한숨을 쉰다. 민식: 너 그게 할 소리냐? 태연: 엄니, 요참에 깨끔허게 단도리를 칩시다. 은희: 뭘 쳐? 태연, 돈다발을 은희에게 쥐여 준다. 태연: 이왕 이래 된 거, 같이 뜹시다. 나가 시방 돼지꿈을 꾼 거시 뭔 뜻인지 이제야 알겄어요. 엄니, 내랑 같이 살어요. 같이 요 뭣 같은 집안, 확 떠불자니께요. 은희, 아무 말 없이 돈다발을 바라본다. 민식: 쓰러진 아버지 앞에 두고, 터진 입이라고 말을 함부로 해? 태연: 내는 집안서 뭔 말도 못 혀? 민식: (태연의 머리를 밀친다) 넌 성격 괴팍한 것이 아버지랑 똑 닮았어. 태연: 뭐시여? 오빠가 내한테 이럼 안 되는 거시지. 민식: 내가 틀린 말 했냐? 태연: 안 여물어? 나가 그동안 월매나 참았는지 알어? 아부지가 나를 상고에 왜 보냈는지 모르제? 시골 동네서 기집애는 개천에 용 날 수가 없다드라고. 언능 취업혀서 오빠 학비나 보태라 그라드라고. 고거이 벌써 십 년 전이여! 내는 뭐, 하고 싶은 게 없는 줄을 알어? 근디 다른 놈도 아니고 우째 오빠가 그라고 느자구없는 말을 헐 수가 있어? 진장 염병할 집안! 민식: 뭐? 저 툭 터진 주둥이를 아주 그냥…. 민식, 태연의 얼굴을 부여잡는다. 두 사람, 낑낑대며 악다구니를 쓴다. 태연: 시상에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없다는디, 요 집안은 귀한 아들래미 뒷바라지할 씨는 따로 있당께! 은희: 그만해라. 입 아프다! 민식: 그래! 이 자식아! 악 좀 그만 써라. 까놓고 그게 내 잘못이냐? 내가 너한테 은행 가라고 시켰냐고 인마. 민식, 태연을 바닥에 패대기친다. 은희: 첫째야, 그만은 네가 해야 할 것 같다. 민식: 저요? 아니, 저 파렴치한 놈이 지금 아버지 돈에 눈깔이 뒤집어져 가지고는…. 은희: 뭐? 아버지 돈? 태연, 대자로 뻗어 발버둥친다. 태연: 그려! 눈깔 뒤집어졌다! 눈깔을 뽑아다 오독오독 씹어 묵어부러라! 민식: 저도 돈 빌리러 왔다지만, 아버지 돈에 손을 대는 저런 패륜아가 어딨어요? 은희: 아버지 돈? 아버지 돈에 손을 대? 민식: 네, 아버지 돈이요. 태연, 누워서 돈다발을 허공에 뿌린다. 태연: 더러븐 집구석, 기냥 다 같이 뒷간에 콱 빠져 디져 불자! 은희, 민식에게 다가간다. 은희: 첫째야, 넌 왜 이 모든 게 당연히 네 아비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민식: 네? 은희: ···그래, 너희들은 어릴 적부터 돈에 관한 것은 전부 아버지한테 말하고는 했지. 문구점에서 연필 한 자루를 사더라도 밥상머리 앞에서 국그릇 내다 주는 이 어미한테는 일언반구 않고 그저 아버지 눈동자만 멀뚱멀뚱 쳐다보곤 그랬지. 민식: 갑자기 무슨 서운한 말씀이세요. 태연, 버둥거리며 돈다발 사이를 헤엄친다. 은희: 너희 아버지는 쩍쩍 갈라지고 마디가 툭 터진 손이 무슨 훈장인 것마냥 꺼드럭대는데, 니들이 이 어미 손을 본 적이 있냐?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하루 열두 시간 서 있던 몸뚱이 끌고 와, 밥 차려주던 이 손을 본 적이 있어? 민식: 어머니,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은희: 이제야 알 것 같다. 내 것을 너무 쉽게 남한테 맡겨 버렸어. 다들 이렇게 악을 쓰면서 자기 것이라고 바락바락 우기면서 사는데, 어째서 나는 한 번도 내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했을까. 민식: 어머니, 그러지 마시고 아버지 일어나면 차분하게 얘기를 하시죠. 은희: 아니다! 민식: 네? 은희, 동수의 영정사진을 본다. 은희: 그래, 오늘 하루라고 했지? 분명 하룻밤이라고 했지? 돈에 발이 달린 것 마냥 오늘만큼은 이 인간 손에서 전부 떠난다고 했지? 민식: 하루요? 은희, 돈다발 틈에서 통장과 집문서를 꺼낸다. 은희: 나한테는 이거 필요 없다. 이참에 내다 버리자…. 민식: 다 버리자고요? 태연,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킨다. 태연: 엄니, 고거이 무슨 자다가 벼락 맞을 소리여? 은희: 오 년이다! 오 년! 너희들이 돈 때문에 집구석에 오는 것이 오 년 만이다! 니들 아버지는 평생을 제 것처럼 하고 살았는데 왜 나는 하루도 내 것이라고 못해? 이 어미는 왜 하루도 제 것처럼 하지 못하냐 이 말이다! 오늘은, 하루 정도는 내 마음대로 할 거야. 그렇게 할 수 있는 거야. 나도 그럴 수 있는 거야. 민식: 어머니···. 태연: 오라질 것! 뭘 고로코롬 실없는 소리를 혀요? 콱 기냥 뜹시다! 은희, 통장과 집문서를 갈가리 찢어 버린다. 은희: (돈다발을 걷어차며) 이거 전부 갖다 줘 버려라. 이까짓 거 들고 있다고 악다구니 쓸 일 없는 사람들한테나 줘 버려라. 민식: 네? 은희: 싹 다 복지원에나 줘버려라. 태연: 환장하겄네! 이 돈으로 나랑 대대손손 먹고살아야제! 민식: 기부를 하시겠다는 거예요? 은희: 그래, 가지고 가라. 다 가지고 가 버려. 얼른 들고 사라져라…. 태연, 돈다발을 벽에 던진다. 태연: 진장, 염병할! 나 안 가! 오함마로 손모가지를 찍든, 도끼로 발모가지를 끊든, 여서 한 발자국도 안 갈 것잉께 그리 알어! 민식: ···저 자식은 돈에 한 맺힌 악귀가 든 게 분명해요. 태연: 그려! 나 돈에 허천났다! 배때지를 찢든, 대그빡을 부수든 혀라! 나 안 가! 민식: 어머니, 이놈은 제가 구마를 하든 굿을 치든 해서라도 끌어낼게요. 근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저야 상관이 없지만···. 은희: 너 좋으라고 하는 일 아니다. 태연: 뭣 같은 시상! 또 아들래미 몫이여? 민식: 이제는 어머니 앞에서도 막말을 하네! 태연: 돼지꿈은 육실헐, 팔자가 개팔자인디···. (주머니에서 복권을 꺼낸다) 냄들은 뭐 잘만 풀린다드만 또 꽝이네? 난 태생부터 허벌나게 꼬여부렀어. 사는 것이 요로코롬 뺑이치다 뒤질 개꿈이라니께! 민식, 태연을 붙잡으려 하면, 은희, 태연을 꼭 끌어안는다. 은희: 이것아, 돼지꿈은 무슨 돼지꿈이냐···. 정신 좀 차려. 세상이 돼지우리다. 눈을 씻고 봐도 똥 묻은 돼지 새끼들이 지 몸에 묻은 것이 황금이나 된 줄 알고 똥밭을 뒹굴고 사는 거란 말이다. 너까지 돼지가 되면 어미는 어쩌란 말이냐. 이빨 드러내면서 컹컹 짖는 개처럼 살어. 차라리 개처럼 악을 쓰면서 살란 말이야. 태연: 엄니, 요것이 참말로 사는 것이 맞어? 내는 우째 악쓰고 살아야 쓰는디? 내는 우째 악을 써야만 되는 것인디? 우째 꽥꽥 소리를 써야만 들어주는 것인디? 은희: 누가 네 것을 빼앗으려고 하면, 지금처럼 소리를 꽥꽥 지르고 악을 단단히 써 버려. 절대 빼앗기면 안 돼. 이 어미처럼 살지는 말어. 그냥 그렇게 살어…. 태연: 시방 나도 기냥 살고 싶단 말이여. 기냥 살고 싶다 이 말이여. 태연, 서럽게 운다. 은희, 오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주워서 태연에게 쥐여 준다. 은희: 굶지 말고 가는 길에 따뜻한 밥이나 한 숟갈 떠. 글고 다 잊어. 그깟 꿈 얘기, 싹 잊어버려. 태연: (돈을 쥐고) 진장, 드러븐 돈, 드러븐 집구석···. 민식, 감자 박스에 돈을 쓸어 담는다. 민식: 익명으로 후원하면 아버지도 모를 거예요. 근데 정말 후회 없으시겠어요? 은희: 괜찮아. 다 필요 없다. 나는 필요 없어. 민식: 아버지는 어쩌죠? 가만히 있진 않으실 텐데. 은희: 그놈의 아버지, 지긋지긋한 아버지. 민식: 죄송해요. 걱정이 되어서···. 은희, 입을 쩍 벌리고 누워 있는 병철을 바라본다. 잠꼬대를 하듯이 몸을 움찔거리는 병철. 은희: 또 꿈을 꾸는 모양이구나. 이 인간 깨어나기 전에 가라. 민식: 괜찮으시겠어요? 은희: 걱정할 거 없어. 원래부터 내 것이었어. 다 내 몫이었어. 얼른 가, 어서 가라…. 민식: (태연을 걷어찬다) 일어나! 아버지 깨어난다! 이제 가자! 민식, 감자 박스를 집어 들면, 태연, 머리가 헝클어진 채로 일어난다. 태연: 엄니, 사실 핸드폰 안 바꼈어요. 연락 자주 헐 것잉께…. 민식: 핸드폰 바꾼 것도 거짓말이었냐? 태연, 은희와 포옹한다. 병철이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인다. 은희: 애들아, 얼른 가라, 얼른 가. 민식: 어머니, 만수무강하세요. 구정에는 과일이라도 한 박스 사서 올게요. 태연: 엄니…. 민식, 태연을 끌고 퇴장한다. 은희: (무대 밖으로) 그래, 연락들 자주해라. 밥 잘 챙겨 먹고, 뛰지 말아라 다친다···. 병철, 잠꼬대를 한다. 은희, 한참 동안 그 모습을 보다가 전등 스위치를 내린다.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병철, 요람에 싸인 아기처럼 몸을 웅크린다. 3장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은희는 가구를 재배치한다. 무대 밖에서 옷장과 수납장을 들여와 제자리에 두고, 누런 벽지에 가족 사진도 건다. 선반에 제대로 놓여 있는 동수의 영정사진. 규칙적으로 코 고는 소리가 울리는 와중에, 은희는 병철에게 다가가 고깔모자를 벗긴다. 순간 잠에서 깨는 병철. 병철: 아부지! 아부지! 은희: 이 양반이 또 꿈을 꿔? 병철: (끙끙 앓는다)  아부지! 은희, 병철을 흔든다. 은희: 왜 자다 말고 땀을 비질비질 흘리구 소리를 꽥꽥 질러대? 일어나…. 병철: 어? 당신이여? 은희: 자다가 뭐라도 봤어? 병철: 아부지가 꿈에 나왔구만! 은희: 그래? 이번에는 뭐래? 복권 번호라도 몇 개 찍어 줍디까? 병철: 그, 글씨 말이여…. (사이) 아니, 근데 우리 돈은? 이 써글 놈들! 병철, 자리에서 일어난다. 은희: 돈? 병철: 그려! 여그다 내가 돈을 분명히! 근디 그 호로자슥들이 와 가지고! 은희: 개꿈이야. 당신 꿈을 꾼 거야. 병철: 꿈? 은희: 당신 원래 꿈을 잘 꾸잖아. 돈은 무슨, 귀신이 씻나락 까먹을 소리야. 병철: 꿈? 꿈이라고? 병철, 혼란스러운 듯이 주변을 둘러본다. 은희: 도대체 무슨 꿈을 꾼 거야. 평생 제 손으로 돈은 만져 본 적도 없으면서. 병철: 분명히 아부지가 그렸어, 아부지가! 은희: 아까 전화 왔었어. 민식이랑 태연이한테. 둘 다 서울에서 번듯하게 자리잡았나 봐. 구정에 한 번 내려오겠대. 애들이랑 연락 안 한 지 오래됐잖아…. 병철: 안 돼! 그것들이 여그 오믄 안 돼! 은희: 그냥 살자, 제발 그냥 살자 우리. 병철: 아버지가 오늘 하루라고 혔어. 하룻밤 안에…. 은희: 당신 오늘 생일이잖아. 더 자, 푹 자. 그냥 그 터무니없는 돼지꿈이나 꿔버려. 병철: 꿈? 꿈이라고? 진장 꿈이라고? 워째 혀끝에 엿기름이 배인 만치 달디달다 혔어. 은희, 선반에서 알약과 물그릇을 가져와 병철에게 먹인다. 병철: (약을 삼키며) 아, 아부지. 어따 돈을 넣을까요? 아아, 요참엔 어따 돈을 넣어야 할까요…. 병철, 중얼거리며 드러눕는다. 은희도 함께 눕는다.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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