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주력품목 의존도 낮추자(무역구조 이대로는 안된다:2)
◎10대 상품 비중 41%… 불황땐 치명타/미 27%·대만 23%로 해외경기 바람 덜타/고품질로 경쟁력 높이고 전략품목 늘려야
지난 95년 우리나라는 반도체를 2백21억5천만달러어치 해외에 내다 팔았다.이해의 전체수출 1천2백50만달러 가운데 17.7%를 차지하는 것.94년의 반도체수출이 1백29억8천4백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70.3%나 신장됐다.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격도 뛰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효자」였던 반도체는 지난해 수출부진의 「주범」으로 몰렸다.공급과잉으로 95년 4·4분기에 45.9달러였던 반도체(16메가)가격은 지난해 1·4분기를 고비로 하락하기 시작,지난해 10월 현재 10달러선으로 떨어졌다.이에 따라 반도체수출은 전년대비 19.3% 감소,1백78억4천3백만달러에 그쳤다.전체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8%로 떨어졌다.
지난해 총수출은 전년대비 3.7% 증가한 1천2백97억1천5백만달러에 머물렀다.반도체외에도 석유화학제품,철강 등 주력 수출품목의 국제가격이 동반하락한데다 엔화의 약세로 가격경쟁력이 더욱 약화됐기 때문이다.무역수지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사상 최대인 2백6억2천4백만달러를 기록했다.불과 1년만에 무역수지적자가 1백5억6천3백만달러 늘어난 것이다.
간판타자에 의존하는 수출구조는 주력품목이 호황을 보이면 재미를 보지만 해외경기가 좋치 않으면 여지없이 무너지게 된다는 비싼 경험이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수출은 주력품목의 비중이 너무 높았다.60년대 가발,합판,섬유,신발에서 70년대 중반이후에는 중화학공업의 육성으로 조선,철강,자동차 등이 주력품목으로 자리잡아 왔다.통상산업부가 한국과 미국,일본 3개국의 10대 수출상품이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를 보자.이에 따르면 한국은 41.0%로 40.0%인 일본과는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7.5%인 미국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았다.특히 우리의 경쟁국인 대만이 23%로 어림되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수출이 얼마나 특정상품에 집중되고 있는 지를 말해준다.이는 물론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대기업 중심의 장치산업위주로 이루어진 반면,대만은 중소기업위주의 소량 다품종체제로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진 산업구조를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또 각각의 장단점도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전략품목이 아직까지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데 있다.선박,자동차 등이 아직 세계 일류에 미치지 못한다.단기적으로는 선박과 자동차 등 주력제품의 고급화를 통한 제품 고도화로 해결할수 밖에 없다. 다음은 주력상품의 품목을 늘려야 한다.현재 우리나라는 반도체,철강,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6대 품목 위주로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무역협회 신원식조사이사는 전략품목의 수가 너무 적은 것이 문제라며 경기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주력품목이 최소한 20개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투자를 촉진할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금융기법도 담보위주에서 기술력,사업성을 평가,지원해주는 쪽으로 선진화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