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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아미에게 한국의 미 알리자” 문화유산 재해석 굿즈 ‘풍성’

    “세계 아미에게 한국의 미 알리자” 문화유산 재해석 굿즈 ‘풍성’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복귀 공연이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펼쳐진다. 경복궁과 광화문, 월대와 해치 등 전통 문화유산이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유산을 재해석한 다양한 뮷즈(박물관과 굿즈의 합성어) 역시 축제에 힘을 보탠다. 우선 BTS의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정규 5집 ‘아리랑’ 발매를 기념해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협업한 팝업을 다음달 12일까지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와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 설치한다고 20일 밝혔다. BTS 새 앨범 ‘아리랑’으로 이름붙인 이 팝업은 전통의 미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인다. 이들 상품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상품 브랜드 ‘뮷즈’와 손잡고 제작돼 ‘2026 방탄소년단×뮷즈 컬래버레이션’이라는 이름을 달고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린다. 협업 굿즈는 숄더백, 카드홀더, 헤어클립, 헤어핀, 레이어드 스커트 등 5종이다. 디자인은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한 통일신라 시대 대표 문화유산이자 ‘에밀레종’으로 더 잘 알려진 국보 ‘성덕대왕신종’ 문양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종 중앙의 공양자상과 주변 구름 문양을 그래픽으로 개발해 적용했다. BTS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지난 2024년에는 반가사유상과 백자 달항아리에 BTS 노랫말을 새긴 ‘달마중’ 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다. 국가유산진흥원도 다음 달 24일까지 경복궁과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K-헤리티지 스토어’에서 아리랑을 주제로 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민족의 상징과도 같은 대표 민요이자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아리랑의 상징성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손수건은 물론 이번 공연의 배경이 되는 광화문 앞 월대 서수상을 담은 열쇠고리(키링)도 선보인다.
  • [길섶에서] 또 다른 ‘사유의 방’

    [길섶에서] 또 다른 ‘사유의 방’

    백제금동대향로 한 점을 위한 3층짜리 전시 공간이 국립부여박물관에 문을 연다고 한다. 1993년 백제대향로로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때가 생각난다. 문화유산 담당 2진 기자였던 필자는 현장에서 전화로 불러 주는 대향로 발굴 기사를 받아 적어 넘기는 역할을 했다. 노트북 컴퓨터는 물론 휴대전화도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사유의 방’이 있다. 삼국시대 반가사유상 두 분만 모셨다.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라고 적혀 있었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는 해탈을 말하고 위안을 이야기했지만 개인적으론 압도당한다는 느낌이어서 관람객이 많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오래 머물기 어려웠다. 이런 전시 아이디어는 누구나 찬탄하는 국가대표급 걸작에만 적용할 이유는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세상에 아름다움이 덜 알려진 유산을 1년쯤 집중 전시해 그 진가를 부각시키는 공간도 있으면 좋겠다. 엄숙한 분위기의 큰 방 가운데 소박한 분청사기 한 점이 반짝일 때 새삼 그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볼 기회도 제공하는 것 아닐까 싶다.
  • [세종로의 아침] 부채춤은 언제 우리 곁에서 사라졌을까

    [세종로의 아침] 부채춤은 언제 우리 곁에서 사라졌을까

    요즘 각종 시상식을 휩쓸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보며 난데없이 부채춤이 떠올랐다. 한때 대한민국 하면 떠올리는 춤이었는데, 최근엔 본 기억이 없다. 이러다 ‘케데헌’처럼 부채춤이 다른 나라 지식재산권(IP)의 효자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뭐 기우일 수도 있겠지만. 초등학교 운동회 때 남자들은 곤봉 체조를, 여자들은 부채춤을 연습했던 기억이 있다. 운동도 아니고 놀이도 아닌, 힘들고 재미없는 군무를 뙤약볕 아래서 연습하고 나면 늘 파김치가 됐다. 요즘은 부채춤을 볼 일이 거의 없다. 운동회나 발표회 등에서 자취를 감췄다. 아이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불필요한 잡음을 일으킬 소지가 컸으니 정리된 건 당연하다. 다만 부채춤 자체가 우리 곁에서 멀어진 건 좀 문제다. 우리 사회에서 부채춤이 어떤 문화인가에 대한 고민 자체가 함께 사라졌다는 생각에서다. 국가유산청은 부채춤을 “무용가 김백봉이 1954년 창작한 신무용 계열의 작품”이라 정의한다. 역사만 보면 오래됐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렇다고 전통이 없다 말할 수도 없다. ‘전통’의 출발 지점이 꼭 조선 시대거나 환단고기일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요즘 한국의 킬러 콘텐츠로 떠오른 민화 역시 한때는 ‘격이 낮은 그림’이라며 주류 미술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부채춤이 탄생한 건 한국전쟁의 폐허 위에서다. 대나무 쥘부채의 소리와 움직임에 매료된 한 예술가가 전쟁의 공포 속에서도 무대에 올린 이후 전통과 현대, 무대예술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한국 춤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우리는 부채춤을 너무 값싸게 소비해 왔다. 천으로 만든 부채, 의미를 지우고 동작만 남긴 춤사위 등이 더해지며 무게감이라고는 없는 행사용 이벤트 정도로 격하됐다. 부채춤에서 부채는 눈요깃거리가 아니라 하나의 악기이자 표현의 주체다. 한지로 만든 부채가 펴지고 접히며 만들어 내는 소리는 그 자체로 연희를 구성하는 요소다. 이 핵심을 지우는 순간, 부채춤은 그저 형식만 남은 볼거리가 된다. 부채가 천이 아닌 한지로 제작돼야 할 이유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보면 전통 한지와 결합한 고가의 관광상품으로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없어서 못 판다는 ‘국립중앙박물관 반가사유상 뮷즈’처럼 말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지의 활로를 뚫고, 경쟁력 있는 관광 상품도 만들고, 돌팔매질 한 번에 참새 두 마리 잡는 격이다. 주인이 관심을 거두면 금세 남이 채가는 법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부채춤을 두고 작은 소동이 있었다. 한 기관이 설 행사 홍보물을 제작하면서 부채춤 사진을 썼는데, 이를 “중국 전통 댄스”라고 소개한 것이 발단이었다. 그 이전 해, 미국 뉴욕의 차이나타운 퍼레이드에서도 부채춤이 중국 전통 춤으로 소개됐고, 프로농구 경기 중에도 ‘중국 댄스’라는 이름의 부채춤이 펼쳐지기도 했다. 지금도 중국 바이두에선 부채춤(扇子舞)을 “전통 중국 민속 무용 형식 중 하나”라고 적고 있다. 이 지점에서 세계적 반향을 일으킨 콘텐츠, ‘케데헌’을 떠올리게 된다. K팝과 무속 신앙의 이질적 결합은 애초 반신반의였다. 결과는 달랐다. 세계가 이 낯섦을 신선함으로 받아들였다. ‘케데헌‘의 성공 이후 우리 사회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일었다. ‘우리가 우리 문화를 너무 몰랐다’는 고백 말이다. 문화는 보존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어떻게 포장하고 어떤 가치로 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어떤 역사와 맥락에서 만들어진 춤인지, 왜 한지 부채여야 하는지, 왜 한국의 ‘현대 전통’인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채춤과 ‘케데헌’은 전혀 다른 시대의 산물이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에서 만난다. 자신의 문화를 얼마나 알고, 아끼며, 주체적으로 말하고 있는가. 문화의 주인은 만들어낸 이가 아니라 끝까지 설명하고 지켜낸 사람이다. 우리가 외면하는 사이, 부채춤이 남의 문화가 되지 않으리라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손원천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마음 문명 불교’ 토대 만들 것”…진우 스님, 올해 종무 일정 밝혀

    “‘마음 문명 불교’ 토대 만들 것”…진우 스님, 올해 종무 일정 밝혀

    눈부신 과학 발전, 한국 불교에 활용선명상 포교 통해 ‘정신 산업혁명’총무원장 출마엔 “종도들 뜻 따를 것” “양자 과학과 인공지능(AI)의 시대 속에서 선명상과 불교 수행의 지혜를 결합해 현대인의 정서와 과학적 사고에 부합하는 불교, 디지털·AI 융합형 ‘마음 문명 불교’의 토대를 지금부터 만들겠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이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종무 계획을 밝혔다. 과학 분야 발전 성과의 불교계 활용, 국민의 마음 건강 챙김, 선명상을 통한 ‘정신 산업혁명’, 건강한 종단 재정확보 등이 주요 키워드로 꼽힌다. 종묘 인근에 고층 빌딩을 짓는 등 전통문화 훼손 기도에는 불교 유산 방어 차원에서 맞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올해 예정된 총무원장 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종도들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진우 스님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건 인공지능(AI), 양자역학 등 과학 분야의 눈부신 성과를 한국 불교에 접합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 평안 선명상 중앙본부’가 꾸려진다. 조계종단의 핵심 종책인 선명상의 개발과 보급을 진두지휘할 핵심 조직이다. 종립대학인 동국대에 선명상 공공화 용역을 맡겨 국민의 정서 안정 프로그램과 교재도 개발, 보급할 계획이다. 진우 스님은 “AI와 양자 과학 시대에, 마음 평안은 불교에서 만들어 갈 것”이라며 “AI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 활용해 노인과 장애인, 청년과 이주민, 사회적 약자 등 마음의 병으로 고통받는 분들을 위한 구제와 돌봄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종단의 재정 건전성 확보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종단 사찰의 분담금을 줄이는 대신 시주와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고, 세계적으로 히트한 국립중앙박물관의 반가사유상 뮷즈처럼 불교문화가 담긴 기념품 제작 등의 공익사업을 통해 종단 재정을 굳건히 하겠다는 것이다. 진우 스님은 “불교가 가진 우수한 자원을 바탕으로 문화, 교육, 선명상, 콘텐츠, 관광 등 분야의 공익적 수익사업을 확대해 재정 자립도를 높이겠다”며 “그 수익을 수행과 포교, 복지와 교육을 통해 다시 사회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로 정착시킬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 사찰음식 체험관을 세우고,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에 홍보를 강화하는 등 한국 사찰 음식의 영토확장에 대한 뜻도 분명히 했다. 9월 예정된 제38대 총무원장 선거에 관해선 “지나친 경쟁이 없도록 모범적 선거로 만들 것”이라 밝혔다. 총무원장 재선 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엔 “의지가 너무 강해서도 안 되고 (의지가) 없어서도 안 된다”며 “종도들의 뜻을 수렴해 그에 따를 것”이라고 완곡하게 답했다. 사회 분야에선 사회 양극화 완화와 종교의 정치 개입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진우 스님은 “종교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아니다”라며 “공공질서가 무너질 때는 제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종묘 주변에 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문제에 관해선 “(종묘 등 문화유산 주변에) 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건 좋지 않다”며 문화유산 방어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경북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의 입불 작업에 관해서는 “암반 균열 등 정밀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 내에 입불 혹은 현 상태 보존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케데헌’ 그 호랑이, 밀라노 납시오~!

    ‘케데헌’ 그 호랑이, 밀라노 납시오~!

    ‘케데헌’ 인기에 작년 매출 413억원 동계올림픽서 반가사유상 등 판매佛 수교 140주년 공동상품도 예정해외 박물관과 글로벌 협력 강화 연이은 ‘품절 대란’과 ‘개점 질주’ 진풍경을 일으키며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달성한 국립박물관 문화상품이 올해는 해외진출을 통해 또다른 도약을 시도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다음달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맞아 ‘뮷즈’ 해외 진출에 도전한다고 13일 밝혔다. 동계올림픽 기간 코리아하우스에 입점해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개관 20주년 기념 한정상품인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마음시리즈’ 등 15종을 판매한다.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맞아 공동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뮤지엄’과 ‘굿즈’를 합성한 ‘뮷즈’는 국립박물관 소장품을 바탕으로 만든 문화상품을 뜻한다. 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뮷즈의 연간 매출액은 413억 3700만원이었다. 2024년(212억 8400만원)과 비교해 1.9배나 늘었다. 특히 지난해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세계적 열풍을 불러일으키면서 지난해 11~12월 매출만 100억원에 이르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영화 속 캐릭터를 닮은 까치 호랑이 배지는 9만개가 넘게 팔리며 품절 대란을 이끈 주인공이 됐다. 차가운 음료를 부으면 잔 표면의 선비 얼굴이 붉게 물드는 ‘취객선비 3인방 변색잔 세트’는 6만개가 판매돼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단청 문양 키보드, 신라 금관을 형상화한 브로치, 곤룡포 문양을 한 수건도 큰 인기를 얻었다. 재단 관계자는 “2021년부터 현재까지 11개 업체와 공동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매출 가운데 협력 업체 매출이 24.6%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올해 뮷즈 시장 도약에 나설 계획이다. 지역국립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문화유산을 활용한 특화 상품을 개발해 지역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한편, 국가·기관 공식 선물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프리미엄 상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계올림픽 등 주요 국제 행사와 연계하고 해외 박물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진출도 이어간다. 정용석 재단 사장은 “지난해 개막 1주일 만에 완판돼 주목을 받았던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 뮷즈 판매가 첫 수출이었다면, 이번 동계올림픽은 재단에서 직접 판매에 나서는 첫 무대”라며 “앞으로도 문화유산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꾸준히 확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도자 한 점… 수묵 한 점… 새해엔 비움과 유연함, 그것으로 채워봐

    도자 한 점… 수묵 한 점… 새해엔 비움과 유연함, 그것으로 채워봐

    옛 선조들이 그러했듯 도자 한 점, 수묵 한 점으로 새해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절제와 여백에서는 비움, 실험과 변형에서는 유연함을 배울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신상호: 무한변주’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는 ‘신상호: 무한변주’ 전은 도예에 대한 편견을 깨뜨릴 뿐 아니라 흙으로 한 전복적인 사유를 마주하는 자리다. 전시는 도자 90여점과 아카이브 70여점을 통해 ‘한국 현대 도예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신상호 작가의 60여년에 걸친 창작 여정을 조명한다. 작가는 국내 최초로 가스 가마를 도입하고 도자 조각이라는 뜻의 ‘도조’(陶彫)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통의 현대화’를 도모했던 인물이다. 1991~1995년 작가가 집중했던 ‘분청’ 연작에서는 항아리를 캔버스 삼아 드로잉하듯 풀, 새, 물고기 등 자연물을 새겨 놓았는데, 완숙한 필치와 흙을 다루는 균형감이 돋보인다. 이후 영국에서 아프리카 미술을 경험하고 타문화의 원시성에 매료된 작가는 이를 표현할 최적의 물질이 흙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의 ‘아프리카의 꿈’ 연작은 그 깨달음의 산물이다. 전시는 3월 29일까지. ●금산갤러리 ‘주섬주섬, 오밀조밀’ 생활 도자전… 글래드스톤갤러리 ‘불경한 형태들’ 도예에 대한 도전 오랫동안 감상의 대상과 생활 속 쓰임 사이, 그 경계에 있는 도자의 모습을 조망하는 전시, ‘주섬주섬, 오밀조밀’ 생활도자전이 오는 16일까지 서울 중구 금산갤러리에서 열린다. 정길영, 김성천, 김남숙, 김도연, 빈성은 작가가 참여하는 전시는 도자를 감상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에서 나아가, 일상 속에서 사용되는 도자의 다양한 모습을 함께 조망한다. 서울 강남구 글래드스톤 갤러리에서는 불완전한 상태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도자전 ‘불경한 형태들’이 3일까지 열린다. 이헌정, 김주리, 김대운 세 명의 작가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인 흙을 통해 완벽함을 추구했던 옛 도예의 방식에 도전한다. 전시는 깨지고, 변하고, 불완전한 모습을 오히려 그대로 받아들이는 실험 정신에 초점을 맞춘다. 세 작가는 ‘완성’이라는 목표 대신 재료가 가진 약함(가마에서 변형되거나, 물에 의해 깎이거나, 갈라지는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냄으로써 불완전함을 아름다운 과정의 이야기로 바꿔 놓는다. ●광양 전남도립미술관 남도 수묵 정신의 대가 김선두의 40년 예술 세계 조명… 경주 솔거미술관 ‘신라한향’展 전남 광양시 전남도립미술관에서는 3월 22일까지 남도 수묵의 정신을 토대로 전통 한국화의 미학을 동시대적으로 확장해 온 김선두 작가의 40여년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 ‘색의 결, 획의 숨’을 선보인다. 김선두 회화의 핵심은 전통 한지인 장지 위에 분채와 안료를 수십 차례 반복해 쌓아 올리는 독자적인 채색 기법에 있다. 겹겹이 축적된 색의 층위는 단순한 색채의 반복을 넘어, 작가가 오랜 시간 지속해 온 수행과 사유의 흔적, 곧 ‘시간의 결’을 드러낸다. 경북 경주시 솔거미술관 ‘신라한향: 신라에서 펼쳐지는 한국의 향기’ 전을 놓쳤다면, 지금이라도 박대성 화백의 거대한 수묵화 두 점을 감상하러 가길 추천한다. 작가 작품 가운데 가장 대작인, 너비 15m, 높이 5m에 달하는 ‘코리아 판타지’ 속에는 단군왕검부터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고구려 사신도, 신라 천마도, 금강산과 해금강, 북두칠성 등이 담겼으며 5m 화폭 ‘반가사유상’을 통해서는 상반신이 깨져 없어지고 하반신만 남은 ‘봉화 북지리 석조반가상’이 작가의 상상으로 재탄생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4월 26일까지.
  • 세계 홀린 국중박 ‘뮷즈’ 400억 넘게 팔렸다

    세계 홀린 국중박 ‘뮷즈’ 400억 넘게 팔렸다

    박물관 ‘오픈런’(문이 열리자마자 구매하기 위해 뛰는 것) 현상과 품절 대란을 이끈 ‘뮷즈’(뮤지엄+굿즈)의 연간 매출액이 400억원을 뛰어넘었다. 역대 최고치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30일 뮷즈 연간 매출액이 지난 10월 처음으로 300억대를 달성한 뒤 최근 4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올해 6월 공개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세계적 열풍을 불러일으키면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4∼6월에 평균 20억원대였던 매출은 7월 한 달간 약 49억 5700만원을 기록하며 배로 늘었고, 8월에는 약 52억 7600만원을 달성했다. 이후에도 9월 43억 8400만원, 10월 48억 7200만원, 11월 46억 9700만원 등 연속으로 40억원대 매출을 달성했으며 이달에도 4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지난달 기준)은 ‘단청 기계식 키보드’였으며 2위는 ‘취객 선비 3인방 변색 잔 세트’, 3위 ‘금관 브로치’, 4위 ‘까치호랑이 배지’, 5위 ‘와인마개’ 순이었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개관 20주년 기념으로 만든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마음 에디션’은 품절 대란을 빚기도 했다. 뮷즈 매출은 전국 국립박물관의 오프라인 상품관, 온라인 숍, 로열티(상표 사용료) 매출 등을 모두 확정하면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된다. 앞서 재단은 지난 5월 일본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와 10월에는 주홍콩한국문화원에 뮷즈를 선보인 바 있다. 내년에는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 문화부 산하 공공기관 그랑팔레 알엠엔과 ‘미소’를 주제로 한 공동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 트럼프가 기뻐하니 얼떨떨… 가문의  영광이죠[월요인터뷰]

    트럼프가 기뻐하니 얼떨떨… 가문의  영광이죠[월요인터뷰]

    하루 10시간씩 20일 걸린 금관동판 자르고 손으로 일일이 빚어내선조가 영광스런 자리 만들어 준 듯백제향로 등 30점 제작, 특히 애착아버지 뒤이어 40년, 이젠 아들이…부친인 고 김인태 명장 영향받아재현품도 선조 혼 깃든 작품으로5년 뒤 아들과 함께 작업 전시 꿈“너무 아름답다. 정말 특별하다.” 지난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으로 국빈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선물 받은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을 보며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그는 금관 모형을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실으라거나 ‘백악관 뮤지엄 제일 앞줄에 전시하라’고 지시하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천마총 금관은 현존하는 신라시대 금관 6개 중 가장 크고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높이가 32.5㎝, 머리띠 둘레가 63㎝에 이르는 대관(大冠)으로, 국보 188호로 지정돼 있다. 대통령실은 한반도에 처음으로 평화를 가져온 신라 정신과 함께 한미 동맹 황금기를 상징한다는 뜻을 담아 금관을 선물했다고 설명했다. 외신 등은 ‘트럼프의 마음을 샀다’며 금관이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의 숨은 공신이라고 평가했다. 금관 모형은 국민에게도 큰 울림을 줬다. K컬처의 뿌리인 신라의 황금 문화가 세계에 널리 알려지면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다시 일깨웠다. 신라금관 6점이 한자리에 모인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은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문화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지역 발전 가능성도 보여줬다. 이처럼 세계가 주목하고 나라를 들썩이게 만든 금관 모형 뒤에는 이를 직접 손으로 만든 한 장인의 헌신과 기술이 있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40년 넘게 금속공예 외길을 걸어왔고 이제 아들에게 그 정신을 이어주고 있는 장인(匠人), 금속공예 명장 김진배(63) 삼선방 대표다. 신라인의 기술과 정신을 이 시대에 맞게 이어가고자, 다음 세대에게 찬란했던 금빛을 물려주고자 경주 하동 민속공예촌에서 공방을 운영하며 ‘혼’을 담아 작업 중인 김 대표를 지난 11일 만났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장인에게는 어떤 의미였나. “처음에는 얼떨떨해 정신을 못 차렸다. 가문의 영광이다. 한 길을 40여년 걸어오니 선조들께서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를 만들어 주신 듯하다. 언론 인터뷰, 취재 요청으로 근 한 달간은 작업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김 대표는 그저 “얼떨떨하다”, “영광이다”라고 말하지만 그 말 뒤에는 인고의 시간과 장인 정신이 있었다. 그가 외교부로부터 금관 모형 제작을 의뢰받은 건 지난 10월 10일이다. 당시 외교부 관계자는 ‘APEC에서 VIP에게 전달할 선물’이라며 제작을 요청했고 신라금관 중에서도 천마총 금관을 콕 집어 주문했다. 김 대표는 주문받자마자 도금한 동판을 일일이 잘라 머리띠와 ‘출(出)’자 모양 장식을 만들었다. 금관에 매달 380여개의 영락(얇은 금판으로 세공한 반짝이 장식)과 58개의 곡옥(옥을 가공해 반달 또는 초승달 모양으로 만든 작은 구슬)도 일일이 손으로 빚어냈다. 아들 준연(34)씨와 함께 하루 10시간씩 금관 제작에 몰두했고 20일 만에 마무리했다. 그는 “주로 일반적인 선물용이나 실습용 등으로 금관을 제작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보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뿌듯했다”고 말했다. -유물을 재현할 때 사전 준비나 제작 과정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금관을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우선 실측과 사진 촬영 작업을 한다. 이어 도면을 만들고, 각 부분 재료를 파악해 재료 준비를 한다. 주로 금으로 된 부분은 동판에 전기 도금을 한다. 이후 도면대로 동판을 오려 내고 나서, 영락을 만든다. 곡옥도 준비한다. 오려낸 동판과 영락 등을 전기도금하고 도금된 동판에 영락과 곡옥을 매단다. 동판을 두드려서 얇게 펴고 장식과 곡옥에 도금 철사를 끼워 본체에 고정하는 방식이다. 끝으로 영락과 곡옥이 달린 금관을 조립해 완성한다.” 박물관에 늘 진품이 전시되는 건 아니다. 유물이 해외 나들이를 가거나, 장기간 전시됐을 때 보호 차원에서 휴식을 주기 위해 재현품이 대신 전시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진품과 구분하기 어려운’ 재현품을 만들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무엇인가. “그 당시 선조님들이 만들 때를 떠올린다. 어떻게 만들었는지 연구하여 최대한 그 정신을 이어가고자 한다.” -유물 재현을 두고 단순한 닮은꼴 제작이 아닌 선조의 예술혼을 오늘로 끌어오는 작업이라 말하기도 했다. ‘예술혼을 담는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예술혼이란 작업 과정에서 심적으로, 얼마나 더 신경을 쓰느냐 하는 그 차이다. (옛 선조들이 작업했던) 그 당시에는 작업 도구나 공방 환경이 지금보다 매우 열악했을 터다. 그런데도 금관·목걸이·허리띠 등 제작된 장신구들을 보면 얼마나 많은 장인 정신을 쏟아부었는지 느끼게 된다. 그 정신을 최대한 이어가려고 하는 마음가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마음가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김 대표의 삶 곳곳은 금속 유물 복원과 맞닿아 있다. 그의 부친은 국내 금속 공예계 거장이자 명장인 고 김인태 선생이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작업을 옆에서 봐 오며 자란 김 대표에게 금속, 망치 소리, 불꽃 등은 마치 놀이처럼 친근했다. 그는 금관 등에 담긴 시대와 사람을 이해하고자 역사 공부를 했다. 1982년 동국대 국사학과에 진학했고 학교에 다니며 부친의 작업을 도왔다. 1993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부터는 홀로 공방을 지켰다. -신라금관을 비롯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무령왕 금제관식 등 40년 넘게 작업하며 재현한 유물이 1000점을 넘는다. 가장 애착 가는 작품을 꼽는다면. “2008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외국박물관 한국실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그 하나로 백제금동대향로 10점, 황남대총 금관 10점, 황남대총 허리띠 10점을 만들었는데, 특히 애착이 간다. 세계 여러 나라에 한국 문화재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계기였고 삼선방의 존재도 많이 알릴 수 있었던 듯하다. 그래도 다른 나라 국가 원수에게 선물할 금관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스스로 보기에 ‘진품에 가까워지는 기준’은 무엇인가. 1㎜의 오차도 없게 하는 것인지. “1㎜라는 수치는 아니다. 누가 만들어도 크기는 거의 같게 만든다. 결국은 느낌이다.” 김 대표가 말하는 ‘느낌’은 뼛속 깊이 장인 정신이 깃든 결과물이다. 유물 한 점을 재현하는데 길게는 5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금관 복제 작업만 해도 두들기고 붙이는 과정을 수없이 되풀이해야 한다. 화려한 외양만큼이나 섬세해야 한다. 작업에 필요한 공구도 직접 만든다. 못이나 쇳조각을 갈아 유물 맞춤형 도구로 만들고, 이를 활용해 정교하게 문양을 새긴다.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고된 일, 선조들의 예술혼을 재현한다는 긍지가 없다면 지속하기 힘들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천직’이라 여긴다. 전국 박물관에 자신이 만든 작품이 전시될 때 더없이 큰 보람과 재미를 느낀다. 김 대표가 재현한 유물은 진품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는 유물을 볼 때 ‘진품일까, 재현품일까’라는 의문을 품기도 한다. 재현품을 마주하는 관람객이나 후대에 바라는 게 있다면. “재현품이지만 그 또한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이를 고려하며 감상하면 좋겠다.”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디지털 시대, 3차원(3D) 스캔이나 프린팅 기술을 쓰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금관같이 얇은 판으로 된 작품은 아직 3D 프린팅 기술이 미치지 못한 듯하다. 다만 지금도 여러 조각 분야에서는 3D프린터가 인간의 손을 대체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금속·세공 분야도 3D 프린터가 대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천마총 금관 모형 제작과 관련해 “미리 장식을 만들어 둔 데다 아들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술과 전통을 다음 세대에 전수할 때 가장 강조하고 싶은 가치나 태도는. “그저 겉보기에 모양만 비슷하다고 만족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 내면에 묻어 있는 선조들의 정신을 조금이나마 느껴봐야 한다.” -과거 ‘작은 박물관을 갖는 게 꿈’이라고 했다. 지금 그 꿈은 어디까지 와 있나. “아들이 5년 차에 접어들었다. 한 10년 차쯤 되면 고급 숙련기술자가 되지 싶다. 그때가 되면 아들과 같이 작업했던 작품들을 한 점 한 점씩 전시하는 등 박물관을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김진배 대표는 경북 경주시 하동 민속공예촌에서 공방 삼선방을 운영하고 있다. 부친이자 국내 금속 공예계 거장이었던 고 김인태 선생 곁에서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금속공예를 접했다. 1982년 대학에 다니며 부친의 작업을 도왔고 부친 작고 뒤 1993년부터는 공방을 이어받았다. 43년간 정통한 길을 걸어오며 1000점이 넘는 유물을 재현, 금속 유물 복제 최고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 트럼프 마음 사로잡은 ‘신라금관’…제작자 “40년 만들다보니 이런 날도”

    트럼프 마음 사로잡은 ‘신라금관’…제작자 “40년 만들다보니 이런 날도”

    ‘신라금관으로 트럼프의 마음을 샀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바라본 외신의 평가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의 숨은 공신 역할을 한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을 제작한 장인(匠人) 김진배(63)씨는 “개인적으로는 영광이고 얼떨떨하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주 하동 민속공예촌에서 ‘삼선방’ 공방을 운영하는 김씨는 3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선물인지도 몰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외교부로부터 금관 모형 제작을 의뢰받은 건 지난 10일. 외교부 관계자는 김씨에게 “APEC에서 VIP에게 전달할 선물을 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신라시대 금관 중에서도 천마총 금관을 콕 집어 주문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주문을 받자마자 도금한 동판을 일일이 잘라 머리띠와 ‘출(出)’자 모양 장식을 손수 만들었다. 동그란 장식 380여 개와 곡옥 58개도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통상 한 달가량 제작 시간이 걸리지만, 촉박한 일정 탓에 아들 준연(34)씨와 함께 하루 10시간씩 금관 제작에 몰두했고 20일 만에 제작을 마쳤다. 그는 “동판을 두드려서 얇게 펴고 장식과 곡옥에 도금 철사를 끼워 본체에 고정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며 “미리 장식을 만들어 둔 데다, 아들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고 했다. 그는 금속공예 명장인 아버지 고(故) 김인태씨에 이어 40여 년 동안 금속공예 외길을 걸어왔고 이제는 아들에게 이어져 3대째 가업이 이어지고 있다. 김씨는 그간 신라금관을 비롯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무령왕 금제관식 등을 제작했다. 특히, 100여 개가 넘는 금관 모형을 제작해왔지만, 다른 나라 국가 원수에게 선물할 금관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한다. 김씨는 “내가 만든 금관이 나중에 누구에게 선물 됐을지는모르겠지만, 주로 일반적인 선물용이나 실습용 등으로 금관을 제작해왔다”며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보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이 대통령으로부터 금관 모형을 선물 받은 뒤 “너무 아름답다. 정말 특별하다”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당초 정부는 금관 모형과 무궁화 대훈장을 재포장해 각국 외교공관이 본국과 외교 서류나 장비를 주고받을 때 사용하는 외교행낭으로 보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과 훈장을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실으라고 직접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천마총 금관은 신라 22대 왕인 지증왕이 썼던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전해지는 신라시대 금관 6개 중에서도 가장 크고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높이가 32.5㎝, 머리띠 둘레가 63㎝에 이르는 대관(大冠)이다.
  • 신라의 정신을 담아… K컬처의 오늘, 경주를 적시다

    신라의 정신을 담아… K컬처의 오늘, 경주를 적시다

    “신(新)은 덕업이 날로 새로워진다는 뜻이고, 라(羅)는 사방을 망라한다는 뜻이니 이를 나라 이름으로 삼는 것이 마땅합니다.”(‘삼국사기’ 신라본기 권4) 서라벌, 사라, 사로, 신라 등으로 불리며 찬란한 문화를 널리 꽃피웠던 고대 국가. 1000년이란 시간을 존속하며 화려한 황금 문화를 융성한 신라의 고도(옛 도읍) 경주 전역이 온통 미술관, 박물관으로 변모한다. 오는 31일~11월 1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K컬처’의 뿌리인 문화유산부터 한국 현대미술의 정수까지 우리 문화의 진면목을 세계에 선보이기 위해서다. 솔거미술관석가탑 재해석, 코리아 판타지…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솔거미술관과 우양미술관에서 ‘경주 APEC 한국미술 특별전’을 마련했다. APEC 주제어인 ‘우리가 만들어 가는 지속가능한 내일: 연결, 혁신, 번영’을 예술적 언어로 풀어 국제적 담론과 조응하는 한국 미술의 확장성을 확인하는 자리다. 신라 시대 화가였던 솔거의 이름을 따 2015년 문을 연 공립 솔거미술관에서는 ‘신라한향: 신라에서 펼쳐지는 한국의 향기’전을 통해 신라의 정신과 불교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내년 4월 26일까지 선보인다. 전시에는 수묵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을 비롯해 송천 스님, 김민·박선민 작가 등이 참여했다. 김민 작가는 금박과 은박을 활용해 해와 달이 뜬 하늘 아래 놓인 석가탑, 다보탑의 형상을 표현해 냈다. 우주의 심연과 같은 검은 바탕은 전기석(電氣石)이라 불리는 투어말린을 갈아 넣어 보는 각도에 따라 반짝인다. 작품 앞에 검은 못을 놓아 작품의 형상이 수면에 비칠 수 있도록 했다. 박대성 화백은 너비 15m, 높이 5m에 달하는 거대한 수묵화 속에 백두산 천지부터 한라산 백록담까지 금수강산을 그려 넣은 ‘코리아 판타지’를 선보였다. 평소 대작을 많이 선보인 작가지만 이 작품이 그의 작품 중 가장 크다. 박 화백은 “히말라야, 알프스 다 가 봤지만 우리나라 금수강산이 최고”라며 “우리나라가 세계 모든 질서에서 상당한 위치에 가 있는 것을 돌이켜보면 이런 배경이 우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해 그림을 그리게 됐다”고 소개했다. 작품에는 단군왕검부터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고구려 사신도, 신라 천마도, 금강산과 해금강, 북두칠성 등이 담겼다. 작품의 맞은편에는 화백의 또 다른 작품 ‘반가사유상’(경북대 박물관 소장)이 걸려 있다. 상반신이 깨져 없어지고 하반신만 남은 ‘봉화 북지리 석조반가상’을 소재로 그렸다. 화백의 상상력이 상반신까지 완벽한 석조반가상을 빚어냈다. 박 화백은 “외과 수술보다 어려운 작업이었다”며 농담을 건넸다. 전통 불화 기법을 현대적 조형 언어로 확장한 작품 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송천 스님의 작품들과 폐유리를 재가공한 설치 작품을 통해 환경과 예술의 순환적 관계를 시각적으로 제시한 박선민 작가의 작품 ‘시간의 연결성’도 만날 수 있다. 박 작가는 신라 시대에 유리를 귀한 재료로 여겨 사리를 봉안하는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로 사용한 것에 착안해 모두 250점의 유리병을 만들어 냈다. 우양미술관백남준 ‘파우스트’ 30년 만에 공개 1년여에 걸친 리모델링 뒤 다시 문을 연 우양미술관에서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을 소환한다. 다음달 30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백남준 : 휴머니티 인 더 서킷츠’ 전시에서는 소장품 12점을 공개한다. 백남준의 작품은 텔레비전, 로봇, 위성, 퍼포먼스 등 다매체적 장치를 통합하며 동양과 서양, 정신과 물질,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넘나든다. 이런 ‘유기적 회로’로서의 세계관은 APEC이 추구하는 포용 그리고 혁신과 연결된다. 특히 주요작인 ‘나의 파우스트-경제학’과 ‘나의 파우스트-영혼성’은 오랜 수리, 복원 과정을 거쳐 30여년 만에 공개돼 눈길을 끈다. 1989~1991년 사이 제작된 이 연작은 독일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고전을 바탕으로 자본, 윤리, 시간, 존재라는 주제를 동서양의 철학과 기술적 상상력 안에서 교차시킨다. 국립경주박물관신라 금관으로 보는 권력과 위신 백미는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오는 28일부터 12월 14일까지 열리는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시에서는 ‘황금의 나라’라고 불렸던 신라의 금관 6점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한다. 1921년 집터 수리 중 나온 금관총 금관부터 금령총(1924), 서봉총(1926), 교동고분(1972), 천마총(1973), 황남대총 북분(1974)에서 출토된 금관을 선보인다. 지금까지 발굴된 신라 금관 전체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최초의 기회라는 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자리에 모인 금관 6점은 개막 하루 전인 27일 언론에 공개된다. 이 밖에도 ‘왕릉뷰 미술관’으로 유명한 오아르미술관은 내년 3월 16일까지 소장품 기획전 ‘잠시 더 행복하다’를 선보인다. 단색화의 거장 이우환·박서보를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한국 현대미술의 성취와 국제 미술의 흐름을 함께 조망할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 공예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2025한국공예전 ‘미래유산’이 천군복합문화공간에서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열리며, 신라 어린 공주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쪽샘 44호분’에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축조 실험 설명회를 연다. 지난해부터 앞선 10년간의 조사·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다시 무덤을 쌓아 보는 축조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세계 고고학사적으로도 유일한 실험이기도 하다.
  • ‘케데헌’ 인기 힘입은 국립중앙박물관 500만 돌파…세계 5위 ‘우뚝’

    ‘케데헌’ 인기 힘입은 국립중앙박물관 500만 돌파…세계 5위 ‘우뚝’

    국립중앙박물관의 연간 누적 관람객이 500만명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이대로라면 전 세계 박물관 가운데 관람객 수 5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연간 누적 관람객이 501만 6382명(지난 15일 기준)이라고 17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295만 5789명 대비 약 70% 증가한 수치다. 넷플릭스 인기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인기로 국립중앙박물관은 ‘K컬처 시대’를 대표하는 전통문화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과 젊은 세대의 방문이 크게 늘었다. 외국인 누적 관람객 수는 18만 5705명으로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 수치 19만 8085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수치는 연간 관람객 수 기준 세계 박물관 5위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수치다. 미술 전문 매체 ‘아트 뉴스페이퍼’가 발표한 지난해 세계 박물관 관람객 조사에 따르면, 연간 500만 명을 넘은 박물관은 세계 5위권 수준이다. 2024년 기준 관람객 수로는 루브르박물관, 바티칸박물관, 영국박물관,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 이어 국립중앙박물관이 5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국립박물관 총관람객 수가 스포츠 관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것도 눈에 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전국 13개 소속 박물관(국립경주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 등)을 합한 총 관람객 수는 1129만 6254명으로, 올해 시즌 프로야구 누적 관중(1231만 2519명·지난 4일 기준)에 근접했고 프로축구 관중(196만 3301명·지난 5일 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현재 추세로 볼 때 연말에는 국립박물관 총관람객 수가 프로야구 연간 관중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관람객 증가는 전시 공간의 새 단장, 감각적 콘텐츠 개발,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 확대 등 다방면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로 분석된다. 2021년 국보 반가사유상 2점을 나란히 전시한‘사유의 방’을 시작으로 ‘분청사기·백자실’, ‘청자실’, ‘기증관’, ‘외규장각 의궤실’, ‘선사·고대관’ 등 상설전시관을 혁신적으로 개편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디지털 맵핑과 VR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실감영상관을 개관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올해는 시각, 청각, 촉각으로 유물을 감상하는 감각전시실 ‘공간_사이’를 선보였다. 이처럼 다양한 시선과 감각으로 문화유산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또한 청년 참여형 행사 ‘2025 국중박 분장놀이’, 공연예술축제‘박물관 문화향연’, 추석 전통공연 ‘디 아트스팟 시리즈’ 등 계기별 문화행사 및 공연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박물관 문화상품 ‘뮷즈’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도 관람객 증가에 힘을 보탰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K컬처의 확산과 함께 전통문화에 대한 내외국인의 관심이 커지며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 규모가 프로야구 관중 수준에 이를 만큼 확대되고 있다”며 “관람객 중심의 전시 콘텐츠 확장과 관람 환경 개선, 문화유산 보존·관리 기능 강화로 국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박물관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국립박물관 ‘뮷즈’ 역대 최고 매출 전망…해외 진출 계획도

    국립박물관 ‘뮷즈’ 역대 최고 매출 전망…해외 진출 계획도

    국립중앙박물관과 소속 지역 박물관의 소장품을 바탕으로 만든 문화상품 ‘뮷즈’(MU:DS)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따르면 올해 1~8월 ‘뮷즈’ 매출액은 약 217억 130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212억 8400만원)을 이미 넘겼다. 이 기간 구매자도 56만 4381명에 달한다. 재단 측은 지난해 2004년 재단이 설립된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300억원을 달성하며 또다시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뮤지엄(museum)과 굿즈(goods)를 합쳐 브랜드화한 뮷즈는 방탄소년단(BTS) RM이 소장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차가운 음료를 부으면 선비 얼굴이 붉게 변하는 취객선비 변색 잔 세트, 소스를 부으면 바닥에 새긴 얼굴무늬 수막새가 선명해지는 신라의 미 소스볼 세트 등이 대표적인 인기 상품으로 꼽힌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으로 작품 속 캐릭터를 닮은 더피 까치 호랑이 배지가 연일 동나기도 한다. 매장에 보유한 수량이 적으니 개관 전에 도착하는 게 좋다는 팁도 나온다. 뮷즈는 2016년 이후 성장세를 보이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약 37억 6100만원)에 매출액이 줄었다가 2022년부터 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구매자 중 온라인숍 이용자는 12만 3120명으로, 2016년(2만 625명)과 비교하면 6배에 육박한다. 재단은 해외 시장도 겨냥해 11일부터 주홍콩한국문화원에 뮷즈 상설 홍보관을 열고 반가사유상, 백제금동대향로, 청자 등을 주제로 한 상품 74종을 선보인다. 홍보관에서는 이달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만든 상품도 볼 수 있다. 개관일에는 홍콩 최대 한국문화축제 ‘한국광장 2025’도 함께 열린다. 오는 11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리는 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기증품 특별 전시에 맞춰 현지에서도 뮷즈를 소개할 예정이다.
  • 독대의 사유…오롯이 홀로

    독대의 사유…오롯이 홀로

    유물 감상 뉴노멀 ‘공간의 확장’ 1400여년 전 백제 장인들의 숨결과 혼이 담긴 백제금동대향로. 397㎡(120평) 공간에서 오롯이 이 유물의 소우주가 장엄하게 확장되는 순간을 만난다면. 최근 전시 공간을 박물관 혹은 미술관을 대표하는 한두 점의 유물만으로 구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존의 관람 동선, 나열식 전시에서 과감히 벗어나 관람자가 온전히 하나의 유물과 독대하며 사유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다. ●국립부여박물관 12월 ‘대향로관’ 공개 국립부여박물관은 오는 12월 대향로관(가칭)을 공개할 예정이다. 209억원을 들여 지상 3층으로 구성된 이 공간은 1993년 충남 부여 능산리의 한 논바닥에서 발굴돼 충격과 놀라움을 안겼던 국보 백제금동대향로만을 위해 마련됐다. 향로는 백제인의 신화와 도교·불교 사상을 아우르는 한국 고대 정신문화의 낙원관을 고도의 금공 기술로 빚어낸 유물이다. 하나의 유물을 위해 전용관이 세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향로관은 향로를 상징화한 120평의 단독 전시 공간과 더불어 관람객이 직접 듣고, 만지고, 맡아 보며 다각적으로 향로를 이해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나뉘어 선보인다. 박경은 부여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백제금동대향로는 출토지와 발굴 사연이 명확하며 도상 연구·공예 기술·향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방대한 연구가 이뤄진 유물로, 하나의 전시관을 채울 수 있을 만큼 풍부한 해설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백제 문화의 온화함과 원만함의 미학을 키워드로 관람객이 이상향과 마주하며 안식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대구간송미술관 ‘윤두서의 심산지록’ 대구간송미술관은 최근 ‘명품 전시’(전시실2) 공간을 조선 후기 대표 선비 화가인 윤두서의 걸작 ‘심산지록’으로만 꾸몄다. 해남 윤씨인 윤두서는 격화된 당쟁 속에서 자신의 가문이 속한 남인이 정치적 입지를 잃자 벼슬길을 단념하고 일생을 문학과 예술에 전념했다. ‘심산지록’은 커다란 화폭에 사슴, 영지, 대나무, 바위, 측백나무 등을 통해 길상적 상징을 담아내는 한편 그 안에 세속에서 멀어진 화가 자신의 현실과 은거의 마음을 숨겨 뒀다. 이 공간은 지난해 9월 개관 당시 신윤복의 ‘미인도’를 단독 전시하는 공간으로 기획됐다. 개관전 종료 뒤에는 조명으로 인한 작품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4개월을 주기로 작품을 교체 전시하며 김홍도의 ‘백매’, 조희룡의 ‘매화서옥’ 등을 선보였다. …허용 대구간송미술관 학예총괄은 “개관 당시 ‘독대’와 ‘발견’을 키워드로 명품 전시실을 기획했다”며 “‘미인도’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여유롭게 감상했던 경험이나 기회는 드물었기 때문에 내밀한 공간을 조성해 관람객이 혼자 작품을 마주하고 감상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대표작 하나의 유물에 ‘독상’을 차려 주는 흐름의 진원지는 국립중앙박물관이 2021년 11월 선보인 ‘사유의 방’이다. 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관 2층 439㎡(132평) 공간에 사유의 방을 마련하고 대표 소장품인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만 놓았다. 오른발을 왼쪽 무릎에 가볍게 얹고 오른손을 살짝 뺨에 댄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생각에 잠긴 반가사유상은 깊은 생각 끝에 도달하는 영원한 깨달음의 찰나를 관람객에게 선사했다. 사유의 방을 기획한 신소연 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코로나19 시기에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닌 자신의 경험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주목하게 됐다”면서 “사유의 방이 현재까지도 엄청난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문화와 예술이 주는 진정한 위로와 치유의 힘 덕분이다. 인간의 희로애락이 녹아 있는 듯한 반가사유상의 미소 앞에서 관람객들은 고요한 휴식과 평안에 잠기며 140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감동과 여운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미완’이기에 이어지는 삶… 다시 차오른 老시인의 샘

    ‘미완’이기에 이어지는 삶… 다시 차오른 老시인의 샘

    “패배가 고맙다” 75세 시인의 선언산다는 건 완성 향해 나아가는 것죽음 향한 사유 시집에 짙게 배어기독교의 믿음과 불교의 깨달음과정 달라도 결과는 ‘진리’로 통해 성공보다는 실패로, 승리보다는 패배로, 얻기보다는 잃기로, 완벽보다는 실수로 우리의 삶은 이뤄진다. 1979년 ‘슬픔이 기쁨에게’로 시력(詩歷)을 시작한 노(老)시인을 밀어붙이는 건 여전히 이러한 부정(否定)의 힘이다. 새 시집 ‘편의점에서 잠깐’으로 돌아온 시인 정호승(75)을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사옥에서 만났다. 이번으로 열다섯 번째 시집이라는 사실을 전하며 시인은 “너무 많이 냈죠?” 하고 멋쩍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시인은 항상 ‘현재’에 있는 사람”이라며 “시인이기에 시를 쓰면서 제 가치를 찾는다”고 했다. 앞으로 정호승의 열여섯, 열일곱, 열여덟 번째 시집도 기대할 수 있겠다. “일흔다섯이니까 노년의 중심이죠. 저도 궁금했어요. 나이가 들어서도 시를 계속 쓸 수 있을지. 3년 전 전작 ‘슬픔이 택배로 왔다’를 써내고 제 안의 시의 샘이 마른 것 같았어요. 포기하고 있었는데 그건 시인의 삶이 아닌 것 같았죠. 샘에서 물을 퍼냈어요. 그럴수록 또 새로운 게 고이더라고요. 인간은 늙어도, 시는 늙지 않더라고요. 인간이 시를 사랑하는 게 아니었어요. 시가 인간을 사랑하는 거지.” 시집을 펼치자마자 시인은 다짜고짜 “나는 패배가 고맙다”(‘패배에 대하여’)고 선언한다. ‘패배가 없었다면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란다. ‘사람은 어리석어서 죽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어서 살아가는 것’(‘어리석음에 대하여’)이라고도 한다. 산다는 건 완성을 향해 가는 것이지 결코 완성 그 자체가 아니다. 우리 삶의 계기는 언제나 미완이다. 완성될 수 없으므로 삶을 이어 가는 것이다. 그러다가 갑작스레 찾아드는 것이 있다. 바로 죽음이다. 시집에는 죽음을 향한 사유가 짙게 배어 있다. “저도 죽음이 무엇인지 몰라요. 누군들 알겠습니까. 죽음은 삶의 결과라고들 하죠.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삶은 천박해요. 저는 집에서 청소 담당이에요. 매일 무선 청소기를 돌리는데 항상 충전해도 갑자기 배터리가 다 될 때가 있어요. 그때마다 죽음을 생각해요. 갑자기 훅, 그대로 끝나 버리는 것.”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간은 종교를 발명했다. 정호승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다. ‘명동성당’이라는 시는 시비(詩碑)로도 제작돼 명동성당에 서 있다. 또 다른 대표작인 두 번째 시집의 이름도 ‘서울의 예수’다. 이번 시집에도 예수가 여러 번 등장하지만, 불교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시도 다수 있다. 예수와 부처 모두 정호승에게는 똑같은 ‘스승’이다. 그의 방에는 십자고상과 반가사유상이 동시에 모셔져 있단다. “기독교는 믿음, 불교는 깨달음. 진리로 도달하는 과정은 달라도 결과는 같아요. 진리란 결국 사랑이죠. 두 종교는 이렇게 통합니다. 물론 인간은 성현의 가르침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어요. 그래도 진리를 가슴에 품고 사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의 삶은 다릅니다.” “인간은 사랑의 동물”이라는 게 정호승의 결론이다. 그러면서 사랑의 여러 조건을 열거했다. 무한성, 영원성, 절대성…. 사랑의 이런 속성은 꼭 신이 아니라 인간에게서 발견되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모성, 즉 어머니의 사랑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무한하고 영원하고 절대적이다. 어머니의 육신이 흙으로 돌아가더라도 그것은 자식을 이룬다. 자식의 가슴에서 또 그의 자식으로, 영원히 이어진다. “법정 스님은 돌아가시면서 자기가 쓴 책을 모조리 불태우라고 하셨지만, 저는 평범한 인간이기에…. 그러면 아까울 것 같아요. 불태우지 않기를 바라요. 시는 시대를 초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죽은 뒤에도 제 시는 남겠죠. 저는 그 시가 시대를 막론하고 ‘위안’을 줬으면 좋겠어요. 인간의 삶을 위로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시의 역할이에요.”
  • “달항아리에서 작품 아이디어 떠올라요”

    “달항아리에서 작품 아이디어 떠올라요”

    유홍준 관장과 중앙박물관 관람“창작물에 한국 정체성 접목 시도한국 문화, 보여 줄 게 끝없이 많다” “저에게 내재된 한국의 정체성을 창작물에 접목하는 시도를 계속 이어 가겠습니다.”(매기 강 감독)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이 2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5세 때 가족과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했고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넷플릭스 영화 부문 역대 누적 시청 수 1위 달성을 앞둔 ‘케데헌’은 그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이날 강 감독과 함께 디지털 실감 영상 ‘어흥, 호랑이-용맹하게, 신통하게, 유쾌하게’를 관람하고 사유의 방과 분청사기·백자실을 찾아 ‘반가사유상’과 ‘달항아리’를 감상했다. 유 관장이 왕사발 두 개를 잇는 달항아리 제작 방법을 설명하자 강 감독은 “그런 세부적인 부분은 몰랐는데 설명을 들으니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또 ‘멋있다’, ‘대단하다’를 연발하며 “디테일을 하나하나 알게 돼 새롭다. ‘케데헌’을 만들기 전에 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 관장은 자신이 직접 호랑이 그림을 그려 넣은 부채와 ‘케데헌’ 덕에 품절 사태를 빚고 있는 까치·호랑이 배지를 선물했다. 강 감독은 답례로 ‘케데헌’에서 전령 역할을 하는 호랑이 캐릭터 더피 인형을 건넸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재가 녹아 있는 ‘케데헌’의 영향으로 방문객이 급증한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0일 올해 누적 관람객 40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 추세라면 역대 최고였던 2023년 기록(418만명)도 무난하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강 감독은 전날 아리랑국제방송 특별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과 대담을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국의 진짜 모습을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있는 그대로 보여 주려 한 것이 세계인들에게 통한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 문화에는 전 세계에 보여 줄 수 있는 게 끝없이 많다. 한계가 없다”며 K콘텐츠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 “살아있는 유물이 돼라”…국중박 분장대회서 ‘오픈런’ 뮷즈 받는 법

    “살아있는 유물이 돼라”…국중박 분장대회서 ‘오픈런’ 뮷즈 받는 법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으로 덩달아 주목받은 국립중앙박물관이 ‘2025 국중박 분장대회’를 개최한다. 지난 18일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9월 7일까지 유물 코스프레 대회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국중박 분장대회’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다양한 유물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행사다. 만 14세 이상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지원 가능하며 팀(최대 4인)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유물, 건축물, 풍경 등으로 분장한 사진과 함께 참여 동기, 작품 소개 등을 제출해야 한다.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게재된 링크를 통해 지원하면 된다. 온라인 심사를 통한 수상자 결과는 9월 13일에 발표되며 오프라인 행사는 9월 27일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다. 반가사유상(1명)과 분장놀이상(1명), 함께해주상(3명) 수상자는 각 100만원, 50만원, 1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감사하상(5명) 수상자에게는 4만원 상당의 국립중앙박물관 뮷즈(뮤지엄과 굿즈의 합성어)가 수여된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진행된 오프라인 행사에는 백제금동대향로, 일월오봉도, 경천사 십층석탑 등으로 분장한 참가자들이 등장해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올해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뮷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분장대회 역시 많은 화제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 상반기 국립중앙박물관 방문객 수는 67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 증가했다. 이는 20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 공개 이후 온라인 뮷즈샵 일일 방문자 수는 약 7000명에서 60만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상반기 뮷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4% 증가한 115억원을 기록했다.
  • ‘케데헌’에 국중박 ‘한정판 굿즈’ 품절대란…‘10분컷’ 뚫고 예매 성공하는 팁

    ‘케데헌’에 국중박 ‘한정판 굿즈’ 품절대란…‘10분컷’ 뚫고 예매 성공하는 팁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K콘텐츠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 판매량도 덩달아 급증한 가운데, 광복절을 맞아 출시된 한정판 굿즈도 품절 대란을 겪고 있다. 12일 3D프린팅 아트커머스 플랫폼 스컬피아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 브랜드 뮷즈(MU:DS)와 함께 출시한 굿즈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광복 에디션’ 1차 물량이 공개 10분 만에 완판됐다고 밝혔다. 2차 판매분 역시 공개 직후 품절됐고, 3차 판매는 8월 말로 예정돼 있다. 판매 페이지에서 재입고 알림 신청을 하면 휴대전화로 재입고 소식을 받아볼 수 있다. 오프라인 판매와 온라인 판매가 별도로 이뤄지지 않아 재입고 알림을 받은 뒤 온라인으로 곧바로 구매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번 한정판 굿즈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반가사유상 미니어처’와 함께 손에 탈부착할 수 있는 ‘무궁화 팟츠’와 ‘데니 태극기 팟츠’를 제공했다. 데니 태극기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보물로, 현존하는 태극기 중 가장 오래된 태극기다. 앞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2022년 방탄소년단(BTS) 멤버 RM이 소셜미디어(SNS)에 구매를 인증하면서 유명해진 바 있다. 현재까지도 다양한 색깔로 출시되면서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엠넷 ‘월드 오브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등 K-컬처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판매되는 굿즈들이 잇달아 품절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까치 호랑이 배지’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호랑이·까치 캐릭터를 닮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품절 대란을 겪고 있다. 해당 굿즈는 지난달 11일부터 온라인 예약 판매를 시작했는데, 현재 10차 예약 판매까지 전부 마감된 상태다. 약 한 달 사이 온라인에서만 4만 6900개가 판매됐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에 판매되는 ‘갓 끈 볼펜’은 입고 즉시 품절되고, ‘일월오봉도’를 소재로 한 굿즈 등도 인기를 끌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엠넷 ‘월드 오브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한국팀 ‘범접’의 공연에 등장한 작호도, 갓 등 한국 전통문화 요소가 주목받으며 박물관 문화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지난달 국립중앙박물 관람객 수는 69만 45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만 8868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박물관문화재단 문화상품점 매출과 판매량도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한 문화상품점 매출액은 27억 2300만원으로 2년 전 같은 기간(8억 5900만원)보다 3배가량 뛰었다. 판매량도 같은 기간 8만 8816개에서 21만 559개로 2배 이상 늘었다.
  • 김혜경 여사 국내 첫 외교무대… 두 영부인 ‘뮷즈’로 친교 다졌다

    김혜경 여사 국내 첫 외교무대… 두 영부인 ‘뮷즈’로 친교 다졌다

    김 여사, 반가사유상 등 직접 소개리 여사 “한국인 매제 덕에 관심” 이재명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가 11일 국빈 방한 중인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배우자 응오프엉리 여사와 함께 각자 자국 전통복을 입고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김 여사가 국내에서 외교 무대에 데뷔한 것은 처음이다. 분홍빛이 도는 저고리를 갖춘 한복 차림의 김 여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베트남 전통 의상인 황금빛 아오자이를 입은 리 여사를 맞이했다. 김 여사는 리 여사가 미술 전공자이자 국영방송사 문화예술국장 출신인 것을 언급하며 “피아노 전공자로서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아 리 여사를 꼭 만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리 여사가 전날 한국에 와 있는 베트남 여성들을 만났다고 하자 김 여사는 베트남 여성들과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한국 사회의 일부로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김 여사는 안내를 맡은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과 함께 리 여사에게 반가사유상, 외규장각 의궤, 백자 달항아리, 감산사 불상 등 대표 전시품을 소개했다. 리 여사가 반가사유상을 보며 “고뇌하는 표정이 아니라 은은한 미소를 띠고 있어 인상적”이라고 하자 김 여사는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가 가장 인기 있는 ‘뮷즈’(박물관 유물 활용 상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리 여사는 또 “베트남 젊은 세대도 K팝과 김밥을 좋아한다”며 “제 여동생 남편이 (한국인인데) 베트남에 살아서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리 여사는 1시간 30여분간 박물관을 돌아본 뒤 기념품 가게에 들러 남편인 럼 서기장에게 선물하겠다며 곤룡포가 그려진 타월을 구매했다.
  •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국보로 213억 매출, ‘뮷즈’의 성공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국보로 213억 매출, ‘뮷즈’의 성공

    최근 몇 년 사이 문화예술 기획을 통해 이미지 개선과 수익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주저 없이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상품 브랜드 뮷즈(MU:DS·뮤지엄과 굿즈의 합성어)를 꼽는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2022년부터 뮷즈 정기 공모제를 도입해 박물관 소장 유물에서 영감을 받은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상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개인이나 기업 등 제약 없이 공모에 참여할 수 있으며 공예품, 생활소품, 문구, 패션잡화, 유물 재현품 등 상품군도 다양하다. 대표 상품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표 유물이자 방탄소년단 멤버 RM이 소장해 화제가 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조선 후기 김홍도 그림 속 술에 취한 선비를 모티브로 해 소주를 따르면 선비의 얼굴이 빨개지는 ‘취객선비 3인방 변색 잔 세트’, 작가 나난과 협업한 ‘롱롱타임플라워 초충도 에디션’ 등을 꼽을 수 있다. 뮷즈는 전통 유물도 얼마든지 ‘트렌디’해 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동시에 현대 미술 작가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상품과 작품의 경계가 사라지는 일상 공예품을 선보인다. 젊어진 보물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2024년 뮷즈의 연간 매출은 213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42% 늘었다. 2020년 38억원대에서 4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20~30대의 호응이 두드러지며 온·오프라인 매장과 기업특판, 해외 진출 등 다양한 경로로 세계의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 김미경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사업본부장에 따르면 오는 11월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개막하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서 국보 ‘인왕제색도’, 달항아리 등 이건희 컬렉션의 주요 작품을 모티브로 만든 상품 38종을 선보인다.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은 2026년 미 시카고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으로 이어지는데 뮷즈 역시 매 전시 해외 관객들을 만난다. 뮷즈는 박물관의 이미지를 젊고 역동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실질적인 수익 창출과 한국 문화유산의 세계적 확산에 기여 중이다. 이세라 아츠인유 대표·작가·방송인
  • [씨줄날줄] 펜디와 매듭

    [씨줄날줄] 펜디와 매듭

    한반도에서 매듭은 당연히 선사시대부터 쓰였다. 구석기시대 돌도끼를 묶는 데 사용한 흔적이 있고 신석기시대 토기엔 노끈을 엮어 두드린 문양이 선명하다. 서양에서도 ‘헤라클레스의 매듭’이 BC 3세기 공예품으로 전한다. 이렇게 보면 매듭은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엇비슷한 시기 발생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한국에선 일찌감치 아름다운 매듭이 안악3호분에서 보인다. 안악3호분은 북한학자들이 1949년 발굴조사한 고구려 벽화 무덤이다. 2004년에는 다른 무덤과 함께 ‘고구려 고분군’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 무덤에는 서기 357년에 해당하는 중국 연호와 고구려에 망명한 중국 무장 동수(冬壽)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북한학계는 이 이름이 무덤 주인이 아닌 지휘관인 장하독(帳下督)의 머리 위에 적혀 있는 만큼 동수는 묘지기에 불과하다고 일관되게 본다. 무덤의 주인은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안악3호분이 중국 매장 문화가 고구려에 영향을 미친 초기 양상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렇다 해도 벽화에 보이는 모습이 모두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무엇보다 백제금동대항로 뚜껑의 악사가 연주하는 비파의 일종인 완함에서 늘어진 장식은 분명 매듭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 있는 반가사유상에서도 비단을 엮은 매듭인 광다회를 볼 수 있다. 매듭이 이미 삼국시대에 크게 발전한 상태였음을 보여 준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가 한국의 매듭 장인과 협업한 ‘바게트백’을 내놓자 중국 네티즌이 “문화 도용”이라 주장했다고 한다. 중국 언론은 “매듭은 당나라와 송나라의 민속 예술로 명나라와 청나라에서 인기를 얻은 장식용 수공예품”이라고도 설명했다. 그렇다면 당나라와 같은 시기 한반도에선 매듭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는 사실엔 무슨 딴소리를 할지 궁금하다.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문화의 이치를 저들이 이해하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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