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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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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수대 소멸에 경남 양식장 ‘긴장’…고수온 피해 확산 우려

    냉수대 소멸에 경남 양식장 ‘긴장’…고수온 피해 확산 우려

    경남 남해 연안에 형성됐던 냉수대가 소멸하기 시작하면서 고수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남도 수산안전기술원은 지속되는 폭염과 연안 수온 상승에 대응해 도내 양식어장의 고수온 피해를 줄이고자 현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경남은 전국 해상가두리 양식 면적 85만㎡ 가운데 42%인 42만㎡가 집중돼 있다. 다만 고수온(경보 기준 수온 28도 이상 3일 이상 지속) 특보 발령 기간이 매년 길어지면서 양식어가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해양수산부 설명 등을 보면 고수온 특보 발령 기간은 2021년 43일에서 2022년 64일, 2023년 57일, 2024년 71일, 2025년 85일로 증가했다. 2024년에는 71일간 이어진 고수온으로 양식어류가 줄폐사해 경남에서만 664억원의 역대 최대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고수온으로 383만 8000마리가 폐사한 데 이어 적조까지 겹치면서 309만 마리가 추가 폐사했다. 올여름 들어서는 지난달 30일 고수온 특보가 확대된 이후 이달 6일부터는 연안에 형성됐던 냉수대(주변 해역보다 수온이 5도 이상 낮은 찬물 덩어리)가 소멸하기 시작하면서 연안 수온이 다시 빠르게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올해 장마마저 비가 적은 ‘마른장마’로 지나가면서 적조 현상까지 동시에 덮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실제 이달 4일에는 하동군 금남면 한 양식어가에서 가숭어 8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피해를 줄이고자 수산안전기술원은 양식장 현장에서 산소 공급기 등 대응 장비의 작동 상태를 점검하고 사육밀도와 사료 공급 실태 등을 확인하고 있다. 어업인들에게는 수온 변화를 수시로 확인하고 양식생물 상태에 따라 사료 공급량을 조절할 것을 당부했다. 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고 사육밀도를 조절하는 한편 출하가 가능한 양식생물은 조기 출하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기술원은 앞으로 양식생물의 이상 징후와 어장별 수온 변화를 살피고 피해 우려가 큰 해역을 중심으로 현장 예찰과 기술 지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수온 변화나 양식생물 이상이 발생하면 어업인들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비상 연락 체계도 유지한다. 박정희 경남도 수산안전기술원장은 “고수온은 짧은 기간에도 양식생물에 큰 피해를 줄 수 있어 현장에서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양식 현장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어업인들에게 필요한 관리 요령을 안내하는 등 고수온 피해 최소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 “반도체 팹 유치에 사활… 제2 애니콜 신화 창조할 것”

    “반도체 팹 유치에 사활… 제2 애니콜 신화 창조할 것”

    “전국 최적의 반도체 팹 조건 갖춰AI·식품·로봇 중심 성장에 집중” “구미는 한국에서 세계적 프리미엄 브랜드(삼성전자 휴대폰 ‘애니콜’)를 처음 만든 자랑스러운 도시입니다. 앞으로 41만 시민과 함께 ‘제2의 애니콜 신화’를 창조하겠습니다.” 6·3 지방선거에서 66.78%의 압도적 지지로 재선에 성공한 국민의힘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은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구미를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첨단과학 기술단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재선에 성공한 소감은. “먼저 시민들의 절대적인 지지에 거듭 감사를 드린다. 늘 현장에서 낮은 자세로 주민들과 소통하며 낙동강처럼 멈추지 않는 혁신과 도전을 통해 성과로 보답하겠다.” - 민선 8기 주요 성과를 소개하면. “방산 혁신클러스터와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 교육발전특구, 기회발전특구 등 대규모 국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유치해 구미 재도약의 발판을 확고히 했다. SK실트론·LG이노텍 등 1000여 개 기업으로부터 총 16조원의 투자 유치를 통해 1만 20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민선 9기 중요 정책 과제는. “‘더 큰 구미’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에 매진할 작정이다. 우선 투자 유치와 첨단 전략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육성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 분야별로는 투자에서 민생까지 챙기는 경제혁신, 생활 속 변화로 완성하는 정주혁신, 구도심부터 신공항까지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공간혁신을 이뤄내겠다.” -반도체 팹(제조시설) 유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구미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00조 원 규모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대규모 반도체 팹 투자에서 배제됐다. 하지만 (유치 노력을) 절대 멈추지 않겠다. 구미는 당장 대규모 팹이 들어와도 가동될 수 있는 전국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경북의 전력 자립도는 228%로 전국 1위이며, 구미를 관통하는 낙동강 수계의 풍부한 공업용수와 3.3㎡(1평)당 1000원 수준의 파격적인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사활을 걸고 반드시 반도체 팹을 유치해 구미의 낙동강 기적을 재현하겠다.” -어려운 민생은 어떻게 챙길 계획인지. “우선 지역경기살리기위원회와 골목상권지원단을 신설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청년·여성 창업가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체감형 지원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 구미사랑상품권과 공공배달앱 ‘먹깨비’도 확대하겠다.” -구미의 미래산업 핵심 성장동력은. “구미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로봇·인공지능(AI), 반도체, 방산, 식품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동력을 키우겠다. 이를 위해 지난 4일 각계 전문가 70명으로 구성된 ‘구미 첨단산업 혁신태스크포스(TF)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구미 19조원 투자계획’이 구체화되면서 구미시가 로봇 산업 특화도시로의 완전한 체질 전환을 꾀하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 생가 재단(가칭)’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구미는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박정희 대통령의 고향 도시다. 기존 박 대통령 생가와 역사자료관 등 관련 시설의 통합 관리와 연구·교육·전시·기념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재단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 박 대통령이 구미시 상모동에서 태어난 지 110주년이 되는 해인 내년 출범할 계획이다.”
  • [성낙인 칼럼] 87년 헌법정신은 대통령 직선과 5년 단임

    [성낙인 칼럼] 87년 헌법정신은 대통령 직선과 5년 단임

    1948년 제헌 이후 자유민주주의를 향한 1987년 6월항쟁의 시대정신은 유신헌법에서 박탈된 대통령 직선제의 회복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1인 장기집권 청산이다. 이에 대통령 5년 단임과 더불어 연임·임기연장에 관한 한 개헌 당시의 대통령에게는 허용하지 아니한다고 대못을 박고 있다. 헌법 ‘제4장 제1절 대통령’에서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제70조)는 조항만으로도 대통령 임기연장이나 중임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1인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제10장 헌법개정’에 다시 중언·복언 규정을 둔다.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제128조 제2항) 1987년 국회의 개헌안 제안서에서도 대통령 직선제·단임제를 통해 헌정사의 장기집권을 배척하고 평화적 정부 이양을 보장하려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에 재적의원 258명 중 254명 찬성에 반대 4명으로 통과되었다. 헌정사는 대통령 중임 제한을 위한 헌법규범이 집권자에 의해 훼절된 나쁜 역사를 기억한다. 1948년 제헌헌법은 대통령 중임제한 규정을 두고 있었지만, 1954년 제2차 개헌은 “초대 대통령에 한하여” 중임제한을 폐지하는 위인설관 개헌을 단행했다. 이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 한해 장기집권의 길을 터 준 것이다. 이승만은 1960년 4선 연임에 성공했지만 3·15부정선거에 따른 4월 학생혁명 이후 하야와 하와이 망명길에 올랐다. 1962년 제3공화국 헌법도 대통령 중임 제한 규정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춘궁기를 극복한 “단군 이래 가장 위대한 지도자를 한 번만 더 모시자”는 구호 아래 1969년 3선 개헌을 단행했다. 1972년 유신헌법에서는 대통령 연임제한 규정을 아예 삭제함으로써 박정희 대통령의 영구집권의 길을 터 주었지만,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국가원수의 중임제한과 장기집권 양상은 외국에서도 극명하게 차별적이다. 중국은 권불십년에 따라 5년 중임으로 제한했으나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를 개정해서 3연임하고, 4선으로 간다고도 한다. 러시아도 시장경제 도입 이후 2000년 푸틴이 4년 중임 대통령에 취임했으나 중임 이후 총리를 거쳐 다시 대통령에 취임해 오늘에 이른다. 30년 장기집권이다. 반면에 미국의 초대 대통령 워싱턴은 헌법에 중임제한 규정이 없음에도 중임 이후 스스로 사퇴했다. 4년 중임은 150년 동안 관습헌법으로 정립되었다. 하지만 루스벨트 대통령이 4선에 이르자 이후 개헌으로 중임제한을 규정한다.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의 역사에서 대한민국은 어느 쪽으로 작동해야 하는지 명확하다. 난데없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들에 의해 헌법규범이 희화화되고 있다.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는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부터 “국민이 결단할 문제”라는 법령해석기관의 장인 조원철 법제처장, “5년은 너무 짧다”는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 이어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최근까지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조정식 국회의장까지 대통령 연임·중임 조항도 국민의 뜻에 따라 개헌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론이 들끓자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이 부인하고 나섰다. “헌법 체계가 허용하지 않고, 국민도 쉽게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신분 당시 말씀하셨다”고 했다. ‘위헌’(違憲)이라고 한마디만 하면 될 것을 여러 가지 사유를 드는 건 궁색하다. 헌정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전두환도 7년 단임을 실천하지 않았는가! 헌법의 해석은 객관적·체계적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입법자인 국민의 의사도 존중되어야 한다. 그 무엇보다도 헌법에 표현되어 있는 문의(文意) 즉 ‘글의 뜻’에 정면으로 어긋나서는 아니 된다. 대통령 단임과 중임·연임 제한을 둔 헌법정신과 헌법의 문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정치 지도자들의 언행이 한심하기 그지없다. 헌법사의 교훈을 잊은 자에게는 미래가 없다. 우리 모두 역사 앞에 겸허하게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헌법학
  • [서울광장] 내국세 20.79%, 누구를 교육할 것인가

    [서울광장] 내국세 20.79%, 누구를 교육할 것인가

    숨이 턱에 차서야 겨우 한 발을 뗄 수 있는 개혁들이 있다. 내국세 수입의 20.79%를 자동으로 배정해 초·중등 교육예산으로 쓰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가 그런 자리에 섰다. 학령인구는 2016년 596만명에서 올해 492만명으로 줄었는데 같은 기간 교부금은 43조원에서 76조원으로 배 가까이 불었다. 학생 한 명 몫의 연간 교부금은 10년 새 625만원에서 1528만원으로 뛰었다. 이 재원이 늘어나면서 과거 학부모에게 은근히 요구되던 육성회비가 없어졌다. 학용품과 교구를 풍족하게 채우던 단계를 넘어 이제 학생마다 태블릿을 나눠 주고 교통카드까지 사준다. 그러고도 남으면 교육지원청 새 청사를 올렸다. 감사원은 지난 2023년 이를 ‘방만 재정’이라고 규정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 초 정부는 1972년 교부금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재정당국과 교육당국의 장관을 한자리에 앉혔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고 낙관하기는 어렵다. 논의의 위상은 높아졌지만, 오가는 이야기는 오래된 평행선 그대로여서다. 유아교육에도 교부금을 쓰자는 주장은 유보통합의 흐름 속에서 이미 진행 중인 정책 방향에 속도를 내자는 정도의 제안이다. 고등교육, 즉 대학에 투입하자는 견해는 이미 지난 정부에서 시도했다가 형평성 시비 때문에 제한적 시행에 그쳤던 카드를 보완 없이 다시 꺼낸 것에 가깝다. 교육당국의 새 용처 찾기가 여의치 않자 재정당국은 아예 내국세 연동 비율 자체를 낮추자고 나섰으나, 그 방안이 한국 사회의 오래된 정서에서 용인될지는 검증된 바 없다. 교육교부금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다. 내국세 일정 비율을 교육에 먼저 떼어놓는 법제는 주요 선진국 어디에도 없다. 한국이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옮겨간 유일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인 교육열을 재정으로 뒷받침한 제도다. 이승만 정부가 반공만큼 문맹퇴치에 국력을 쏟고 박정희 정부가 경부고속도로와 소양강댐을 지을 돈보다 먼저 교육예산을 확보하려 노력한 결과로 나온 세제다. 당장의 식량보다 지식의 식량을 먼저 채우겠다는 건 가난했던 한국엔 도박에 가까운 결정이었다. 새마을운동을 배우려는 나라들도 이 담대한 세제만은 끝내 따라하지 못했다. 교부금 내국세 비율 조정이 우리 정서에 맞는지 의문스러운 건 그래서다. 고속도로, 항만, 반도체 공장마저 교육 예산을 빼내 지을 만큼 긴요한 건지 한국인이라면 쉽게 답하지 못한다. 이런 맥락에서 물어야 할 것은 20.79%를 몇 퍼센트로 깎을지, 기존 쓰임에서 부족한 곳을 더 발굴할지가 아니다. 이 세제를 만들었던 그때만큼 절실한 교육의 당면 과제가 무엇인지, 더 근본적인 물음이 필요하다. 주된 일자리에서의 평균 퇴직 연령 52.9세와 희망 근로 연령 73.4세 사이의 20년 공백, 그리고 정규직 궤도를 20대에 못 올라타거나 그 궤도를 한번 놓치면 좀처럼 돌아갈 수 없는 노동시장. 한국인의 생애를 조여 오는 모순들은 각종 자원을 학령기에 몰아쓰는 교육제도와 무관하지 않다. 필자는 지난 대선 무렵 40세 이상의 성인 국민이 직업 재교육, 정서적 회복, 관계와 건강의 재구성을 원할 때 국가가 3년 치의 교육과정과 비용을 교육교부금 재원으로 제공하자는 정책 제안서 ‘세컨찬스’를 썼는데, 책의 제목을 이렇게 부연하곤 했다. 광복 이후 80여년 동안 한국인이 단 한 번도 보장받지 못한 권리, 그것이 세컨찬스라고. 지금 필요한 건 ‘모두의 세컨찬스’다. 아이나 부모 돌봄으로 몇 해를 비웠더니 기술이 낡아버린 사람, 숙련공으로 살아왔는데 그 산업이 사라진 40대, 자영업으로 버티다 폐업한 뒤 다시 이력서를 쓰는 50대의 이야기다. 궤도 이탈이 두려워 첫 직장에서 평생 버텨야 하나 막막해진 청년들에게 세컨찬스는 “40세까지만 버텨보자”는 숨통이 되고, 인공지능(AI) 재교육이 급한 기업들에는 활로가 된다. 중장년들이 세컨찬스로 직업이동에 성공하면, 그들이 떠난 자리에 청년 일자리가 열린다. 우리 헌법 제31조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교육받을 권리에 연령의 벽은 애초에 없었다. 내국세 20.79%의 새 길, 기왕 숨이 턱까지 찬 김에 더 담대하게 접근해 볼 일이다. 홍희경 논설위원
  • 조선 서울~부산 잇던 영남대로 위에… 강남 개발의 역사 오롯이 담은 길[서울 로드]

    조선 서울~부산 잇던 영남대로 위에… 강남 개발의 역사 오롯이 담은 길[서울 로드]

    영남대로 흔적은 양재 말죽거리에강남대개발이 강남대로 탄생의 길박정희 고속도 건설 대선 공약 첫발1982년 연 강남역이 인구 폭증 역할강남·서초구 나누는 행정구역 경계미디어폴 설치로 최신 K팝 등 홍보하이메 아욘 조형물 서울 랜드마크‘길에는 주인이 없고,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 조선 영조 때 실학자 신경준은 ‘도로고(道路考)’에 이렇게 썼다. 소설가 김훈은 ‘허송세월’에서 ’“길은 소통의 통로란 의미”라고 풀었다. 오래 전부터 길을 중심으로 사람과 재화, 서비스가 움직이고 건물이 들어섰다. 이처럼 길은 도시의 경쟁력이자 풍경이며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600여년 역사의 서울에는 많은 길이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이 쫓겨갔던 유배길부터 3·1 운동과 4·19 혁명, 6월 민주항쟁, 2002년 월드컵, 두 번의 탄핵 촛불까지, 역사의 변곡점마다 길이 있었다. ‘서울 로드’에서 길에 스며든 과거와 현재, 미래를 풀어보려 한다. 조선시대 ‘영남대로’는 한양(서울)과 동래(부산)를 잇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숭례문을 벗어나 관문 격인 이태원을 찍고 강을 건너면 현재의 강남 일대에 해당하는 광주를 거쳐 용인-충주-문경새재-상주-대구-밀양-부산까지 이어졌다. 걸어서 보름 남짓이던 이 길은 영남 유생에게는 청운의 꿈을 품고 과거를 보기 위해 상경하는 길이었고, 등짐과 봇짐을 지고 다녔던 보부상에겐 생계를 위한 수단이었다. 통신사들은 이 길을 거쳐 부산포에서 일본으로 가는 배에 올랐고, 임진왜란 때는 왜군이 한양으로 밀고 올라가는 침탈의 길이기도 했다. 무수한 이야기가 가지를 뻗쳐 이 길 위에 뻗어 있다. 영남대로의 흔적은 서초구 양재동 ‘말죽거리’에 남아 있다. 조선시대 한강나루를 건너 첫 번째 역(여러 마리 말을 두고 공문을 전달할 목적으로 말을 제공해 주거나 바꾸어 주던 곳)이 ‘양재역’이었다. 지금의 동호대교 근처인 한강나루를 건너 우면산 동쪽 기슭을 넘어서면 양재천을 만나게 되는데, 냇가에 양재역이 있었다. 양재역은 종6품이 상주하며 경기도 전체 역을 관리할 만큼 규모가 컸다. 양재역 근처 마을을 ‘역말’, 한자로는 ‘역촌(驛村)’이라고 했다. 말에게 죽을 먹이는 집이 많아서 길손들이 ‘말죽거리’라고 불렀다는 설이 유력하다. 1624년 이괄의 난으로 피난길에 나선 인조가 허기에 시달리다 동네 선비들이 쑤어 온 팥죽을 말 위에서 허겁지겁 먹었는데, 그 이야기가 퍼져 말죽거리란 지명이 생겼다는 설도 있다. 지하철 3호선 양재역 4번 출구 앞에는 이곳이 말죽거리였음을 기억하는 비석이 있다. 말죽거리란 지명은 유하 감독의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2004)’로도 친숙하다. 1978년 말죽거리 일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정문고’란 이름으로 등장하는 학교는 유하 감독의 모교인 상문고다. 영남대로의 맥을 잇는 강남대로의 탄생은 ‘강남 대개발’이 첫발을 내디딘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남 일대는 경기도의 일부였다. 대부분 논과 밭, 과수원이었다. 서울시는 1963년 1월 1일 경기 광주군, 시흥군 일대를 편입했다. 인구 300만명을 돌파한 상황에서 1985년 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면서다(실제로는 1970년 500만을 돌파했다). 1967년 5월 3일 대선을 하루 앞두고 박정희는 고속도로 건설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이어 재선에 성공하자마자 경부고속도로 설계와 공사를 병행하는 속도전을 펼쳤다. 제3한강교(한남대교)가 고속도로의 시발점이 되면서 정부는 부지를 확보해야 했고, 구획정리사업을 하면서 강남 개발을 본격화했다. 1970년 11월 양택식 서울시장은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한강 이남으로 인구를 분산하고 강남 일대에 제2서울을 건설한다는 이른바 ‘남서울 계획’을 통해 이를 공식화했다. 양택식은 앞서 4월에 마포구 창전동 와우시민아파트 붕괴사고로 물러난 ‘불도저’ 김현옥 시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터였다. 영동과 잠실 지구를 포함하는 1300만평에 이르는 강남 대개발의 서막이다.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는 서울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박정희 정권이 천문학적인 정치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정부가 토지를 구획하고 기반시설을 건설하면 땅주인은 가치 상승을 대가로 토지 일부를 내놓아야 했다. 그러면 정부에서 그 땅을 판매해 개발자금을 충당하는 방식이었다. 강남대개발은 부동산 투기의 기원이기도 하다. 1970년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등을 지낸 고 손정목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서울 도시계획이야기’(한울)에 “제3 한강교 건설 이전 한국사회에는 토지투기란 것이 없었다. 단군 이래 처음으로 이 나라에 토지투기가 시작하려는 조짐이 나타났다”고 썼다. 강남 땅값이 평당 200원도 안 하던 1960년대 남다른 안목이 있던 김형목(영동고 설립자)과 조봉구(삼호그룹 창업주) 같은 이들이 30만~40만평씩 사모았다. 동시에 정권 2인자였던 박종규 청와대 경호실장의 하명에 의해 정치자금 마련을 위한 투기도 이뤄졌다. 손 교수는 “1970년 5월 윤진우(서울시 도시계획과장)가 청와대 정치자금분으로 매입한 토지가 23만여평, 동원된 토지대금이 12억여원이었다”고 기록했다. 당시 여의도 시범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14만 남짓, 40평짜리가 571만원이었다고 하니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 다만 손 교수는 “강남 토지투기사건은 박종규, 김현옥 두 사람이 장차 있을 대선에 대비해 박 대통령에게 목돈을 좀 마련해주겠다는 발상에서 시작된 것이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정치자금이 조성돼 대통령에게 바쳐진 마지막 단계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토지구획정리사업이 확정되면서 영남대로를 대체하는 직선 도로가 계획됐다. 한남대교 남단에서 양재역 사거리까지 이르는 10차선 도로에 1972년 ‘영동 1로’라는 이름이 붙었다가 1976년 강남대로로 바뀌었다. 1975년 성동구에서 강남구가 분리되면서 도로가 속한 자치구 이름을 붙인 것이다. 사실 ‘영동’이란 이름이 ‘강남’보다 먼저였다. 한강 남쪽에 개발되기 시작한 ‘제2서울’은 애초 영등포 동쪽이란 의미에서 ‘영동’(永東)으로 불렸다. 김현옥과 양택식에 이어 1974년 서울시장에 오른 구자춘은 강남의 오늘을 만드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당초 왕십리~영등포로 예정됐던 지하철 2호선을 순환선으로 바꾸고 강남역을 포함시켰다. 손 교수는 “1975년 2월 구 시장은 미리 준비해 둔 지도를 펴놓고 도시계획국장, 도시계획과장, 지하철건설본부장 등이 보는 앞에서 2호선 노선을 (새로) 그었다. 애초 2호선은 왕십리-을지로-마포-여의도-영등포였다. 그런데 구 시장은 마포와 여의도를 피해 신촌-제2한강교(양화대교)-당산을 이었고, 그것을 연장해 구로공업단지-봉천동-관악구청앞-사당동-서초-강남-삼성동-잠실-성수-뚝섬을 거쳐 왕십리로 이었다. 선을 긋는 데 걸린 시간은 20분도 채 되지 않았다”라고 회고했다. 박정희의 대구사범 후배이자 5·16군사정변에 적극 가담한 포병장교 출신다웠다. 1982년 개통된 2호선 강남역은 유동인구를 폭증시킨 ‘트리거’가 됐다. ‘말죽거리 잔혹사’에 묘사됐듯 1970년대 후반만 해도 휑하던 일대에 대중교통망이 신설되고 사람들이 모이자 대로변 양쪽으로 상업·업무 시설이 들어섰다. 현재 강남역은 하루 평균 15만 2232명(2025년 기준)이 이용할 만큼 붐빈다. 잠실역(15만 7600명)과 홍대입구역(15만 3298명)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유동인구가 많다. 강남대로는 행정구역상 강남과 서초구를 나누는 경계다. 1988년 서초구가 강남구에서 분구되기 전까지 강남대로는 강남구 관할이었으나 분구 이후부터 대로 동쪽은 강남구, 서쪽은 서초구가 관리한다. 강남구는 2009년 대로 동쪽 가로변에 영상과 광고물을 송출하는 미디어폴을 설치했다. 2022년 리모델링을 거쳐 K팝·미디어아트 콘텐츠와 구 정책홍보 및 공익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강남역 11·12번 출구 사이에는 조형물과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미디어월이 조합된 ‘강남스퀘어’와 ‘아이러브강남’(I LOVE GANGNAM) 조형물이 있다. 서초구는 최근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 설치미술가 하이메 아욘과 손잡고 조형물을 설치했다. ‘러브(Love)’, ‘위드(With)’, ‘루미너스(Luminous)’로 이름 붙여진 3점의 조형물은 삭막한 도심 속 사랑을 전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강남은 물론 서울을 상징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 ‘올바른’ 민주주의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는 환상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올바른’ 민주주의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는 환상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배재고 야구부 사태를 계기로 근현대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게 있다. 근현대사 수업을 몇 시간 더 늘리면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갖출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올바른’ 역사관으로 정신무장을 한다는 것은 과거 군사독재 시절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체득한 ‘국민 만들기’와 과연 무엇이 얼마나 다를까? 최근 흘러가는 논의과정을 보면 이런 질문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어 보인다. 지금 고등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8종의 한국사 교과서에서 민주주의를 어떻게 가르치는지 살펴보자. 예외 없이 민주화 이전 시기를 독재 정치 대 민주화운동의 대립과 갈등이라는 이분법으로 보는 시각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민주화운동이 이승만 정부의 부정선거, 박정희 정부의 유신 체제, 전두환 정부의 강권 통치를 극복한 항쟁의 역사라는 골조로 짜여 있다. 하지만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부를 모두 독재 정부라고 부르지만 그 공통점과 차이점, 통치 이념과 사회적 기반을 체계적으로 설명하진 않는다. 개별 사건만 촘촘히 나열할 뿐이다. 더 큰 문제는 1987년 민주화 이후를 다룬 부분이다. 교과서는 이 시기를 정부와 시민사회라는 두 주체를 중심으로 서술하면서 평화적 정권 교체의 정착과 시민사회의 성장을 강조한다. 정권 교체가 실은 보수 세력과 진보 세력 간의 갈등과 투쟁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서술하지 않는다. 대통령 탄핵과 파면, 촛불집회 같은 주요 사건은 소개되지만 그 사이를 채우는 정치·경제·사회적 갈등의 서사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 주요 사건과 인물을 엮어 역사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서술하지 못하니, 그림으로 치면 데생 수준의 개략적 서술에 그치고 있다. 물론 이 문제는 민주화 이후 시기를 다룬 역사학 연구 자체가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다는 근본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교과서가 87년 이후 역사를 서사화하지 못하고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이라는 민주화 이전의 민주화운동에만 서사적 무게를 싣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이 세 사건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민주주의 역사의 정수처럼 받아들여지게 된 과정 자체도 역사적으로 형성된 것이라는 걸 가르쳐야 한다. 그것들은 1980년대 이후 재야운동과 학생운동, 민중운동, 시민운동을 거치며 축적된 기억 투쟁과 1990년대 이후 정부의 공식적 명예 회복 조치, 그리고 보수 세력과 진보 세력 간의 역사 전쟁을 거쳐 비로소 오늘날과 같은 상식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즉 이 사건들이 지닌 상징성은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사회적 경합의 산물이다. 이러한 형성 과정에 대한 이해 없이 세 사건을 절대화해 가르치는 것은 역사를 상식으로 소비하게 할 뿐 역사적 맥락을 고민하도록 돕지는 못한다. 이처럼 민주주의 서사를 둘러싼 문제는 사건의 나열이나 수업시간 부족 때문이 아니라 역사적 서사를 구성하는 틀 자체에서 온다. 독재와 민주화운동을 대립시키는 관성적인 이분법, 그 이분법 아래 역사교육 차원에서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지배 담론으로서의 반공 담론과 개발 담론, 그에 맞섰던 민족 담론과 민중 담론, 또한 지배 담론이자 저항 담론이었던 민주주의 담론을 상호비판적으로 재구성해 가르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쟁점을 정면으로 다루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독재와 민주화라는 도식만을 암기할 뿐 그 시대를 지탱했던 다양한 힘의 관계를 이해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여기에 더해 최근 나타나는 새로운 흐름도 눈여겨봐야 한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민주주의 승리 서사, 즉 독재를 극복하고 민주주의가 공고화되어 왔다는 진보적 역사 인식이 이제는 여러 관점 중 하나로, 특정한 정치적 입장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지는 풍토가 생겨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역사교육이 전제해 온 합의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징후다. 그런데 지금의 근현대사 교육 강화 논의는 이러한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여전히 근현대사 수업 시간을 늘리고 관련 내용을 추가하는 양적 대응에 몰두할 뿐 민주주의 서사 자체가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 그리고 그 서사를 어떤 틀로 다시 구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적 논의는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 배재고 야구부 사태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는 근현대사 수업 시간을 얼마나 늘릴 것인가가 아니다. 그것은 독재와 민주화라는 이분법에 가려진 반공 담론과 개발 담론, 민족 담론과 민중 담론, 그리고 지배와 저항의 저류를 동시에 관통한 민주주의 담론을 어떻게 정면으로 다룰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또한 1987년 이후의 역사를 구체적 사건과 인물에 기반해 어떻게 맥락적으로 서사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나아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이 오늘의 상식으로 자리잡기까지의 역사 전쟁 과정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며 민주주의 승리 서사 자체가 하나의 관점으로 상대화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냉정하게 마주할 것인지 다뤄야 하는 문제이다. 이는 한국 현대사를 구성하는 틀 자체를 다시 세우는 작업으로 역사교육계의 전면적이고 치열한 논의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시수를 늘리는 양적 확대가 아니라 틀과 내용을 논쟁적으로 성찰하는 질적 재구성, 그것이 지금 한국 현대사 교육이 마주한 진짜 과제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 ‘광화문 현판 한글병기’ 토론자 4명 중 3명 “원형 보존”

    ‘광화문 현판 한글병기’ 토론자 4명 중 3명 “원형 보존”

    광화문의 한글 현판 추가 여부를 논의하는 첫 토론회에서 4명 중 3명이 원형보존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는 2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를 주제로 ‘모두의 토론회’를 열었다. 사전 모집한 일반 국민과 전문가 등 205명이 참석해 토론을 거쳐 최종 의견을 모은 결과 ‘한글 현판을 병기하지 않아도 전시·행사·디지털 콘텐츠 등으로 한글의 가치를 알리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응답이 75%(154명)를 차지했다. ‘현재의 광화문 한자 현판 모습도 역사적 복원 결과로서 존중되어야 한다’는 문항에도 참석자의 90%인 185명이 동의했다. 현판 실물 추가보다는 기존 한자 현판의 역사적 가치를 존중하면서 다각적인 콘텐츠로 한글 가치를 전파하자는 데 무게가 쏠린 셈이다. 광화문 현판은 시대 상황과 정책 판단에 따라 여러 차례 모습을 바꿔 왔다. 1968년 복원 당시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한글 현판이 설치됐다. 2010년 광복절에는 ‘제모습 찾기’ 사업에 맞춰 19세기 경복궁 중건 당시 훈련대장 임태영의 서체를 복원해 흰 바탕에 검은 글씨 한자 현판으로 교체됐다. 이후 현판 균열 문제와 바탕색 고증 논란이 이어진 끝에 2023년 10월 검은 바탕에 금빛 글자를 새긴 지금의 현판으로 다시 교체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팽팽히 맞섰다. 찬성 측 박현모 세종국가경영연구원 원장은 “세종대왕 시기 한글 창제의 역사성과 국가 정체성을 반영해 한글 현판을 함께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세계적으로도 문화유산의 원형 유지가 절대적 원칙은 아니며 한글 현판 병기는 역사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측 김현경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광화문은 여러 차례 복원과 변화를 겪었지만 그때마다 하나의 현판만을 선택해 왔다”며 “한글 현판 추가는 과거와 다른 중첩적 개입으로 보존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시, 해설, 교육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글의 가치를 알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향후 정책 검토 과정에 반영할 방침이다.
  • 광화문 ‘한글 현판’ 더 달까...국민 200명 목소리 들어보니

    광화문 ‘한글 현판’ 더 달까...국민 200명 목소리 들어보니

    광화문 현판의 한글 병기 여부를 두고 정부와 전문가, 일반인이 토론하는 자리가 처음 마련됐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26일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를 주제로 첫 ‘모두의 토론회’가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가 공동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는 사전 모집된 국민 200여명과 문화유산·역사·한글·도시경관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한글 현판 추가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했다. 광화문 현판은 시대 상황과 정책 판단에 따라 여러 차례 바뀌었다. 1968년 복원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한글 현판이 설치됐고, 2010년에는 원형 복원을 이유로 한자 현판으로 교체됐다. 이어 2023년 10월 기존 현판의 균열 문제로 검정 바탕에 금색 글자를 새긴 현재의 한자 현판이 새로 걸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진행된 전문가 발제부터 찬반이 팽팽히 맞섰다. 찬성 측 박현모 세종국가경영연구원 원장은 “세종대왕 시기 한글 창제의 역사성과 국가 정체성을 반영해 한글 현판을 함께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세계적으로도 문화유산의 원형 유지가 절대적 원칙은 아니며 한글 현판 병기는 역사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측 김현경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광화문은 여러 차례 복원과 변화를 겪었지만 그때마다 하나의 현판만을 선택해 왔다”며 “한글 현판 추가는 과거와 다른 중첩적 개입으로 보존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판 추가 대신 전시, 해설, 교육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글의 가치를 알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전문가 발제 이후 열린 소그룹 토론과 패널 토론에서는 국민들이 각자의 생각을 나눴다. 행사장에서는 현장 투표를 실시해 참여자들의 찬반 의견을 직접 수렴하기도 했다. 토론에 참여한 대학생 전가람(24)씨는 “문화재 가치 보존 측면에서 논의 실익이 없고, 경복궁 복원사업 취지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진서(68)씨는 “세종대왕과 광화문광장, 경복궁으로 이어지는 맥락에서 우리 국어로 민족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은 의미가 크다”는 의견을 냈다. 문체부는 그간 토론회(3월), 누리집 의견게시판 운영(4~5월) 등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했다. 아울러 이번 모두의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까지 종합해 향후 정책 방향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 “배재고 학생들, 민주교육 때 다 잤다고?” 강연했던 이재오 “완전히 잘못됐다”

    “배재고 학생들, 민주교육 때 다 잤다고?” 강연했던 이재오 “완전히 잘못됐다”

    서울 배재고 야구부 학생 선수들의 ‘스타벅스 응원구호’ 파문을 계기로 배재고 학생들이 민주시민 교육을 받은 가운데, “강의 시간에 학생들 대부분이 잠을 잤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당시 강연을 한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정면 반박했다. 이 이사장은 23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러한 내용의 기사에 대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강의 주제는 한국 민주주의 전개 과정에서 민주화 운동이 어떤 기여를 했느냐였다”며 “혐오 표현이라든지 야구 이런 건 내 강의 요청 주제가 아니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강의 대상이 1학년 400여명”이었다며 “자는 학생보다 안 자는 학생들이 훨씬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강의를 시작하기 전 ‘잘 사람은 자고 들을 사람은 잘 들으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자지 말고 열심히 들으라’라고 하면 학생들이 ‘꼰대’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잘 사람은 자지만 들을 사람은 열심히 들으라’고 해 학생들이 ‘자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도록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언론에서 내가 ‘자라’고 하자 학생들이 다 잔 것으로 보도한 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청소년 언론사 ‘토끼풀’은 배재고 학생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이 이사장의 민주교육 강연 당시 학생들 대부분이 잠을 잤다고 보도했다. 매체와 인터뷰한 재학생 A군은 “30명이 넘는 반 학생들 가운데 나를 포함해 2명만 깨어 있었다”면서 “(이 이사장이) ‘자도 상관없는데 들을 학생들은 확실히 들으라’고 말하자 학생들이 일제히 자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이사장의 강의 내용에 혐오 표현에 대한 것은 없었으며, “강연은 하는 둥 마는 둥 했고, 학생들도 심각하게 위기의식을 갖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박정희 정부 시절 학생운동에 몸담았다 옥고를 치른 이 이사장은 이후 중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근무했다. 이 이사장은 “내 수업 시간에 자는 학생이 없겠나. 문제는 안 자는 학생들이 더 많다”고 교사 시절의 경험을 떠올리며 “배재고 자체를 완전히 가해자로 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 ‘고문기술자’ 이근안·‘박종철 사건’ 박처원… 167명 정부 포상 박탈한다

    ‘고문기술자’ 이근안·‘박종철 사건’ 박처원… 167명 정부 포상 박탈한다

    정부가 12·12 군사반란, 5·18 민주화운동 진압 등에 관여한 이들이 받은 정부 포상 198건을 박탈한다. ‘고문 기술자’ 이근안 전 경감, ‘남영동 대공분실 총책임자’ 박처원 전 처장 등도 포함됐다. 참여 정부 이후 최대 규모다. 21일 국무회의에서는 167명에게 수여된 정부포상 198건에 대한 서훈취소안이 심의·의결됐다. 취소된 포상은 국방부 소관 76건, 경찰청 소관 36건, 국가정보원 소관 86건 등이다. 구체적으로 12·12 군사반란, 5·18 민주화운동 및 계엄 업무 관련자 76명이 1980~1981년 받았던 무공훈·포장 76건, 1960~1990년대 발생한 간첩조작사건 등 관련자 91명이 받은 훈·포장과 대통령·국무총리 표창 등 122건이 대상이다. 정부는 “간첩조작사건 관련자는 법원에서 간첩조작 등 위법 사실이 확인돼 거짓공적으로 취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취소 대상에는 올해 3월 사망한 고문 기술자 이근안 전 경감의 국무총리표창 1건이 포함됐다. 이 전 경감은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 경기도경 대공분실 등에서 수사관으로 활동하며 민주화 운동가에게 전기 고문 등 잔혹한 수법을 사용했다. 박종철 고문치사를 은폐하며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진술했던 박처원 전 치안본부 대공수사처장의 녹조·홍조근정훈장과 대통령 표창 등 4건도 취소됐다. 12·12 군사반란의 핵심 인물이었던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의 화랑 무공훈장도 박탈됐다. 그는 12·12 군사반란 당시 육군본부 작전차장을 맡으며 신군부의 진압 작전 등을 수행한 바 있다. 하나회 창립 멤버인 백운택 전 중장과 12·12 군사반란 핵심 인물인 조홍 전 수도경비사령부 헌병단장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날 조치가 참여정부 이후 최대 규모 취소 조치라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 4월 기준으로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취소된 정부포상은 총 833건이다. 김영삼·김대중 정부에서 본격화된 포상 취소는 노무현 정부 때 429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에서 이날까지 세 차례에 거쳐 총 200여 건의 취소 조치가 이뤄지며 누적 건수는 1000건을 넘어서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관련 조치를 보고받은 뒤 “오랫동안 누적된 왜곡을 잘 정리했다”고 밝혔다. 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잘못되거나 반론에 부딪히지 않게 꼼꼼하게 파악해 잘 다뤄달라”고도 지시했다.
  • 빨리빨리 민족에 과속방지턱을 놓다

    빨리빨리 민족에 과속방지턱을 놓다

    2년여 만에 만든 경부고속도로초고속 인터넷·총알 배송까지 한국 사회 움직이는 ‘속도’ 해부노동의 과부하 등 모순도 살펴“느림의 귀환, 퇴보 아닌 새 속도중요한 가치 놓치지 않나 성찰을” 자장면은 ‘속도의 음식’이다. 설렁탕은 식은 채 배달되면 다시 끓이면 그만이지만, 불어버린 자장면은 되돌릴 길이 없다. 속도는 한국에서 언제나 화두였다. 세계 최고 수준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고 시속 300㎞로 달리는 고속철도가 전국을 잇는 나라이니 오죽할까. 2010년대 초반 통신사 광고에서 “빠름 빠름 빠름”을 외치며 속도를 찬양했다면, 최근에는 배송·물류 플랫폼의 속도 경쟁과 그 그늘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손에 철가방을 든 채 마력 8.5의 시티100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배달 기사의 사진으로 시작하는 책은 현대 문명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인 ‘속도’를 탐구했다. 다소 생소한 ‘기계비평’으로 인간과 기술 간의 관계를 사유해온 이영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이번에 ‘속도비평’을 풀어놓는다. 저자는 단순히 속도를 비판하지 않는다. 그의 표현대로 “속도야말로 근대인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요소이며 영혼까지 팔아가며 추구해온 가치”이지 않은가. 책은 역사, 철학, 기계학을 넘나들며 속도가 가진 함의를 다각도에서 살핀다. 이 과정에서 ‘속도의 체인’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흔히 속도는 한 사물이 움직일 때의 빠르기, 즉 단편적인 물리적인 현상으로 풀이한다. 하지만 저자는 복합적인 사슬 형태의 속도를 살핀다. “속도를 특정 기계의 성능이나 개인의 욕망 같은 단일한 차원으로 보지 않고 이 세상의 온갖 요소들이 얽혀서 나타나는 복합적인 현상”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특유의 속도 문화는 어디서 비롯된 걸까. ‘고구려 무용총 수렵도’나 조선 후기 김득신의 그림 ‘야묘도추’처럼 다이내믹한 그림을 비추어 봤을 때 속도를 중시하는 DNA가 근대에 들어서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닌 듯하다. 도화선이 된 것은 1960년대부터 시작한 압축성장과 개발주의다. 경부고속도로가 그 대표적 결과물이다. 1960년대 후반, 400㎞가 넘는 도로를 불과 2년 5개월 만에 완공한 배경에는 박정희 정권의 날림 설계와 공기 단축 압박이 있었다.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노동자의 시간과 목숨을 단축한 결과 77명의 노동자가 희생되기도 했다. 이런 속도 정책의 전시장 역할을 했던 곳이 바로 서울이다. ‘불도저 시장’이라 불렸던 김현옥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청계고가도로나 강변도로는 순수한 기능적 동기가 아닌, 최고 권력자가 워커힐 호텔이나 김포공항으로 편하게 이동하기 위해 지어진 정치적 결과물로 꼽힌다. 얼핏 보면 한국은 막힘없이 굴러가는 속도의 유토피아처럼 보인다. 하지만 속도에 의한 모순과 역설이 존재한다. 더 빠른 사회를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속도를 억제하기 위한 과속방지턱, 보행자 중심 도시계획 등을 만들어야 한다. 속도가 만든 교통 체증, 물류 병목, 플랫폼 노동의 과부하, 끊임없는 시간 압박 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는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조언한다. 속도 자체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속도가 우리에게 적절한 것인지, 속도를 추구하는 도중에 더 중요한 가치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봐야 한다. (중략) 느림의 귀환은 퇴보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속도의 기계들에 새로운 속도의 개념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 [성낙인 칼럼] 개헌으로 견제와 균형 복원해야

    [성낙인 칼럼] 개헌으로 견제와 균형 복원해야

    1948년 7월 17일, 선조들은 인민민주주의와의 갈등 속에서도 자유민주주의를 향한 이념적 표상으로서의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했다. “삼천만 한결같이 지킬 언약 이루니 옛길에 새걸음으로 발맞추리라 이날은 대한민국 억만년의 터다.”(제헌절 노래, 정인보 작사·박태준 작곡) 4대 국경일의 하나로 상찬되던 제헌절은 무휴일의 수모를 거쳐 2026년에 공휴일로 제자리를 되찾았다. 헌법은 그간 파란과 혼돈의 소용돌이에 휘둘렸다. 39년간 9번의 개헌과 5개 공화국을 거쳐야 했다. 1987년 체제에서 마침내 헌법의 안정을 구가한다. 5년 단임제로 이승만·박정희 시대의 장기집권은 사라졌다. 꿈에 그리던 평화적 정권교체가 다섯 번이나 실현됐다. 하지만 헌정의 불안정은 계속된다. 2024년 총선에서 대통령 재임 중 단일 야당이 국회 다수파를 형성하며 갈등이 심화됐다. 국회는 예산 삭감, 탄핵소추 의결, 국무총리·국무위원 해임건의권으로 정부를 압박했다. 대통령은 법률안 거부권으로 맞대응했다. 두 개의 국민적 정당성이 마주 오는 기차처럼 충돌하는 와중에 헌법이 정해 놓은 형식적·실질적 적법절차를 위배한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결국 탄핵과 파면으로 이어졌다. 민주시민의 호헌 의지로 헌정은 회복되었지만 엎어진 물을 도로 담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드러난다. 돌이켜 보면 87년 헌법 체제는 직선 쟁취에 매몰된 나머지 ‘야 8인 정치회담’으로 탄생한 속전속결의 결과물이다. 이에 따라 헌법에 잔존하던 권위주의시대의 유산을 청산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한 성찰도 부족했다. 평화적 정권교체만 이룩하면 그토록 염원하던 자유민주주의가 이 땅에 만개하리라고 보았다. 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정치적 양극화만 심화된다. 정권교체 이후에 펼쳐지는 밀물과 썰물 현상에 따른 이합집산과 정치적 앙가주망(engagement)은 예견하지 못한 참상을 그대로 드러낸다. 온 나라를 정치적 옳고 그름의 소용돌이로 빨아들인다. 이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할 때가 되었다. 첫째, 파국에 이른 견제와 균형을 회복시켜야 한다.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회 다수파의 지지를 받으면 더욱 그러하다. 정부 내에서의 견제와 균형도 사라졌다. 총리를 비롯한 내각은 대통령의 충직한 신하일 뿐이다. 대통령의 독주와 독선을 견제하기 위해 국회의 내각불신임제를 도입해야 한다. 독일은 의원내각제의 고질병인 정부의 불안정을 해소해 마침내 흡수통일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 요체는 의회가 정부 불신임을 제기하려면 먼저 후임 총리를 선출하도록 한 건설적 불신임투표제다. 둘째, 단원제 국회는 이제 그 역사적 소임을 다했다. 단원제 국회는 졸속과 독단이 횡행하지만 효율적이다. 단원제 국회의 난폭한 독주는 제왕적 대통령만이 제어할 수 있다. 그런데 제왕적 대통령과 단원제 국회가 함께하면 대화와 타협은 사라지고 폭주와 독선만 넘쳐난다. 선진 민주국가는 한결같이 양원제를 채택한다.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기의 사상가인 부아시 당글라는 “하원이 공화국의 상상력(imagination)이라면, 상원은 공화국의 이성(raison)”이라고 했다. 젊고 역동적인 하원의원들은 생기발랄한 아이디어로 입법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하원의원들의 넘치는 상상력만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는 없다. 여기에 상원의원들의 이성적 성찰이 자리잡는다. 하원의원들의 패기에 찬 상상력이 오랜 경륜으로 쌓아 올린 상원의원들의 성숙한 이성과 조응할 때 비로소 의회는 스스로 그 본연의 소임을 다할 수 있다. 끝으로 민주화 이후 제도 만능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민주화 이후 특검, 공수처, 중수청, 감찰관, 사법3법 등 갖가지 새 제도가 홍수를 이룬다. 제도는 지속 가능할 때 비로소 생명력을 가진다. 헌정의 혼란 속에서도 그간 쌓아 올린 헌정사적 관행과 관습을 존중해야 한다. 선진 민주국가에서는 합리성과 객관성을 다소 결여한 구시대적 관행조차도 역사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제도는 켜켜이 쌓인 역사적 퇴적층과 함께해야만 빛을 발할 수 있다.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헌법학
  • “5·18은 폭동 혁명” 허위사실 유포한 20대 여성 불구속 송치

    “5·18은 폭동 혁명” 허위사실 유포한 20대 여성 불구속 송치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지난달 30일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20대 여성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18일 자신의 블로그에 ‘5·18 폭동 혁명 민주화 전두환, 박정희 무장 공비 사건 그날의 실체’라는 제목으로 게시글을 작성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호기심 차원에서 공개 채팅방의 게시글을 복사한 뒤 붙여넣기 하는 방법으로 글을 쓴 것”이라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도록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지속해서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 ‘47살 대치 은마’ 마침내 재건축 궤도… 49층 5850가구 들어선다

    ‘47살 대치 은마’ 마침내 재건축 궤도… 49층 5850가구 들어선다

    상습 침수지역서 강남의 대명사로노후 단지에도 재건축 수십년 표류김현기 구청장 “속도·결과 보일 것”관리처분 등 거쳐 2028년 착공 목표4424가구 이주 땐 시장 자극 우려도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2일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으면서 2028년 착공을 위한 최대 관문을 통과했다. 그동안 각종 규제와 주민 갈등으로 몇 차례나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재건축이 추진된 지 30년 만에 비로소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강남구는 2일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했다고 밝혔다. 사업시행인가 신청 후 27일 만이다. 김현기(사진) 강남구청장은 “민선 9기 들어 첫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라며 “법정 처리기한(60일)보다 33일을 앞당겨 처리해 역대 강남구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 가운데 최단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청장이 챙기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속도와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은마는 정비사업 단계별 표준 처리기한보다 약 1년 빠르게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1967년 박정희 정권이 ‘한강개발 3개년 추진계획’을 통해 동부이촌동·압구정동·여의도·잠실지구에 아파트를 올릴 때만 해도 상습 침수지역이던 대치동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이후 탄천과 양재천에 제방을 세우고 빗물펌프장을 건설하면서 이 땅을 눈여겨봤던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이 1979년 4424가구 대단지를 건설했다. 은마의 몸값이 높아진 건 대치동이 ‘학군 1번지’로 자리 잡으면서다. 1970년대 휘문고, 숙명여고, 경기고 이전과 맞물려 학원가가 형성됐다. 1980년대부터 명문고 진학을 위한 ‘대치동 위장전입’이 이미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준공된 지 17년이 흐른 1996년부터 재건축이 추진됐다. 2002년 삼성물산과 GS건설(당시 LG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2003년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3차례 안전진단에서 미끄러졌지만, 2010년 D등급(조건부 재건축)으로 통과했고, 2017년 최고 49층으로 재건축을 진행하는 정비계획안을 세웠다. 박원순 시장 시절 ‘35층 제한 룰’과 조합원 분쟁으로 좌초 위기를 맞았지만, 2021년 오세훈 시장 취임으로 규제가 풀리면서 2023년 조합 설립, 지난해 정비계획 변경을 거쳐 올해 2월 통합심의까지 급물살을 탔다. 이제 은마는 24만 3552.6㎡ 부지에 지하 6층∼지상 49층, 29개 동 5850가구(공공임대 909가구·공공분양 195가구) 대단지로 재탄생한다. 조합은 관리처분인가와 이주, 철거를 거쳐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공사비 조정, 상가 조합원 권리관계, 이주 일정, 해체공사 안전관리 등이 향후 사업 속도를 좌우할 변수다. 특히 4424가구가 이주 및 해체공사 과정에서 쏟아져 나오면 강남 일대의 전월세·매매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담대한 선언”… 기업 띄우고, 충청 챙긴 李

    “담대한 선언”… 기업 띄우고, 충청 챙긴 李

    삼전닉스 240조, 셀트리온 2조… 충청 AI 성장엔진 달군다삼성·SK·셀트리온 등 392조 투자李 “이재용 결단, 故이병철 떠올라” 삼성과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이 총 392조원에 달하는 충청권 투자 계획을 2일 내놓았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의약품 등을 아우르는 최첨단 산업 생태계 조성이 목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서남권 투자 계획 발표에 이어 이날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제2캠퍼스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신뢰의 약속이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담대한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충청권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고 이병철 회장께서 1983년 도쿄에서 반도체 산업 진출을 선언하셨던 역사적 순간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이어 “그날의 선견지명이 대한민국을 반도체 강국으로 만들었듯이, 오늘 이 회장의 결단이 새로운 도약을 선도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치켜세웠다. 이 대통령은 “기업의 전략적 투자와 정부의 견고한 의지가 더해진다면 충청은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중심을 넘어, 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하는 세계적 혁신의 중심지로 우뚝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이 회장님을 압박해서 그런(투자) 결정을 한 게 아니냐는 구태적인 생각을 하는 분들이 계시던데, 그렇게 하면 기업 경영, 세계적인 투자 유치를 할 수 있겠는가. 불가능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삼성은 미래 먹거리인 최첨단 디스플레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팹(Fab·공장), 차세대 배터리,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을 중심으로 충청권에 14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충청을 글로벌 최첨단 소재·부품 기지로 조성해 양질의 일자리 25만 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이 회장은 환영사에서 “국토의 중심 충청은 앞으로 정보기술(IT) 소재 부품의 글로벌 허브로 더 큰 성장을 이뤄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의 꿈이 이곳 충청에서 뿌리내리고 자라고 결실을 봤다”며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의 대도약을 위해서도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 지역에 스마트폰·IT용, 확장현실(XR)·자동차용, 휴머노이드·웨어러블용 등 고부가가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최첨단 HBM 팹 투자에 나선다. 온양을 HBM 팹 5개 라인 투자로 최첨단 산업 기지로 재탄생시키고, 천안은 HBM 대응 설비 증설 및 현대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천안에 9조원을 들여 마더라인(표준이 되는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삼성전기는 세종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설비 증설에 8조원을 투자한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총 100조원을 투자해 낸드 생산 거점인 M17(80조원) 및 첨단 패키징 팹인 P&T7(20조원) 건설을 추진한다.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가 도입되면서 낸드가 적용되는 분야와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일정 규모의 낸드 팹 증설이 필요하게 됐는데 청주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건설할 수 있는 거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충북 청주시에 본사를 둔 셀트리온제약은 충청권에 2조원을 투자해 의약품 생산시설을 추가한다. 그 외 기업들도 AI 데이터센터에 150조원 상당을 투자한다. 보고회에서는 투자를 발표한 기업과 정부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대표들이 ‘충청권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보고회에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2캠퍼스를 찾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첨단 기술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전시장을 둘러보던 중 “시골 촌놈이 서울 구경 온 기분”이라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박정희 정부의 중화학 공업 육성, 김대중 정부의 IT 강국 도약을 언급하며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이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 우뚝 서는 세 번째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미래 30년을 책임지고 전국의 모든 청년에게 더 큰 기회의 창을 열어 줄 이 길에 국민과 기업, 정부, 정치권 모두 하나 된 힘을 모아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 ‘강남 재건축 대표주자’ 은마 31년만에 사업시행인가

    ‘강남 재건축 대표주자’ 은마 31년만에 사업시행인가

    서울 강남 재건축 대표 주자인 은마아파트가 사업의 7부 능선을 넘었다. 30년 전부터 재건축 사업을 추진해 온 은마아파트는 그 동안 주민 갈등과 재건축 규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이번에 사업시행인가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강남구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했다고 2일 밝혔다. 사업시행인가 신청 후 27일 만이다. 이날 오후 은마아파트를 방문해 사업시행인가서를 주민들에게 전달한 김현기 강남구청장은 “민선 9기 들어 첫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라며 “법정 처리기한(60일)보다 33일 앞당겨 처리해 강남구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 가운데 최단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청장이 직접 챙기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속도와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은마는 정비사업 단계별 표준 처리기한보다 약 1년 빠르게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1967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한강변 주거 단지를 개발 당시 대치동은 상습 침수 지역이었던 탓에 대상지에서 제외됐다. 그런데 양재천과 탄천 정비로 대치동 일대 침수 위험이 줄자, 당시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이 4424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를 건설한다. 이 아파트가 바로 은마다. 서울 인구가 폭발하던 시절 아파트 건설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다. 때문에 은마도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앞서 개발된 압구정지구의 부동산 투기가 사회 문제가 되자, 정부는 ‘딱지’(분양권) 전매에 양도세 100%라는 철퇴를 내렸다. 은마는 미분양이라는 예상밖 성적표를 받았다. 위기 탈출 기회는 의외의 곳에서 찾아왔다. 1979년 제2차 오일쇼크가 발생하자,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규제를 풀었고, 그 바람을 타고 은마는 완판에 성공했다. 당시 3.3㎡당 분양가는 약 68만원으로, 30평은 2000만원, 34평은 2300만원에 분양됐다. 1979년 8월 준공된 은마는 1996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IMF)를 겪으며 수년간 사업이 표류했다. 이후 부동산 경기가 활황을 보이던 2002년 소유주 3분의 2의 동의를 받아 삼성물산과 GS건설(당시 LG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2003년에는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으며 속도를 올렸다. 2010년 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2017년에는 최고 49층으로 재건축을 진행하는 정비계획안까지 세웠다. 하지만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서울시의 ‘35층 룰’과 조합원 간의 분쟁으로 사업은 좌초 위기를 맞았다. 그러다 2021년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규제가 완화 되면서 2023년 조합설립, 지난해 정비계획 변경을 거쳐 올해 2월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이제 은마는 24만 3552.6㎡ 부지에 지하 6층∼지상 49층, 공동주택 29개 동 5850가구(공공임대 909가구·공공분양 195가구 포함) 규모의 대단지로 재탄생한다. 또 주민 편의를 위한 공원, 공영주차장, 개방형 도서관 등 부대 복리시설도 조성된다. 조합은 관리처분인가와 이주, 철거를 거쳐 2028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李대통령 “박정희는 중화학공업, 김대중은 IT…3대 메가프로젝트 역사적 결단”

    李대통령 “박정희는 중화학공업, 김대중은 IT…3대 메가프로젝트 역사적 결단”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우리 국민 주권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이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 우뚝 서는 세 번째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1970년대 박정희 정부는 중화학공업 육성으로 수출입국의 길을 열었고 2000년대 김대중 정부는 IT 기술 대국의 길을 닦았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 생산 투자 등을 담은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 “단순히 지방에 대한 시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4차 산업 혁명의 최종 승자가 되는 유일한 길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역사적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평가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미 한계를 직면한 수도권을 넘어 성장의 축을 전국으로 다극화하면 국토 전체를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탈바꿈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와 정부는 관련 정책과 법령의 정비, 또 예산 배정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고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아울러 추가로 이어질 투자 계획 수립과 투자 계획 추진에도 만전을 기해 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양극화 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미래 30년을 책임지고 전국의 모든 청년에게 더 큰 기회의 창을 열어줄 이 길에 국민과 기업, 정부, 정치권 모두 하나된 힘을 모아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어 “미래의 성장 동력 창출과 동시에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 중의 하나는 사회 곳곳에 깊숙이 자리한 불균형과 격차의 완화”라며 “K자형 양극화를 방치하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고 나아가 국민 통합과 사회의 안정성마저 흔들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양극화 완화에 국정 성패가 달렸다는 자세로 다각도의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기본적 생활 안전망 강화를 토대로 공정한 노동시장 형성, 골목 경제 활성화, 청년을 포함한 모두의 자산 사다리 구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특히 “최근 예상되고 있는 추가 세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미래 세대를 위한 안정적인 투자 재원을 조성하는 데도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APEC 이후 세계인이 찾는 경북… 관광산업 새 반세기 첫걸음

    APEC 이후 세계인이 찾는 경북… 관광산업 새 반세기 첫걸음

    ‘경북 방문의 해’ 연계 사업 활성화PATA 총회 개최 MICE 역량 증명日 여행사 상품 기획자들 초청 홍보 백두대간 트레킹 등 콘텐츠 고도화울릉도 체류형 ‘섬케이션’ 조성 추진숙박·미식 소비 유도 지역 수익 증대경북문화관광공사가 반세기 대한민국 관광 역사와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발판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포스트 APEC 원년이 되는 올해 실질적인 관광 성과를 실현해 새로운 반세기의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딛으려 한다. 지난해 APEC 정상회의가 몰고 온 한국과 경북에 관한 관심을 이제는 지역 주민과 상권이 체감할 수 있는 관광 수익 및 지속 가능한 소비로 끌어내 완성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1호 관광단지 ‘경주 보문’ 29일 공사에 따르면 상반기 동안 추진해 온 경북 관광 주요 사업들이 하반기엔 확실한 성과로 이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6 경북 방문의 해’와 연계한 관광 사업들을 활성화하고 대한민국 관광을 이끌어온 저력과 새로운 반세기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공사는 대한민국 제1호 관광단지인 보문관광단지와 함께 1975년 탄생했다. 197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주를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육성하라는 지시와 함께 ‘경주 관광종합개발계획’을 확정하며 보문단지 조성이 시작됐다. 이에 보문단지 개발과 관리를 전담하기 위해 대한민국 최초의 관광 전문 공기업인 공사가 설립돼 현대 관광의 역사가 출발한 것이다. 이후 보문단지는 1979년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연차총회를 계기로 관광 산업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APEC 정상회의로 다시 한번 국제 사회에 대한민국과 경북 관광의 매력을 알리게 됐다. 이런 역사와 성과를 바탕으로 공사는 포스트 APEC 전략 실행과 글로벌 관광객 발길을 모으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5월 35개국 550여명의 글로벌 관광 리더가 경주를 찾은 ‘2026 PATA 연차총회’는 해외 공략의 성공적인 신호탄이 됐다. 47년 만에 PATA 연차총회를 재차 개최하면서 전 세계에 경북의 관광·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역량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안동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또한 경북 관광의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했다. 정상회담 이후 공사는 곧바로 일본 주요 여행사 상품 기획자들을 대상으로 경북 북부권 초청 홍보 여행을 전격 실시했다.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정기적인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시스템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또한 지난 5월에는 대만 타이베이 K-관광 로드쇼에 참가해 3100여명을 대상으로 여행 성향과 소비 동향을 조사하며 현지 수요 분석에 나서는 등 중화권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도 다졌다. 대만 소셜미디어(SNS) 채널 신규 팔로워 확보와 함께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와 대만관광협회, 현지 여행사 등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마케팅 기반을 넓혔다. 공사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일 정상회담에서 주목을 받은 ‘안동 선유줄불놀이’를 해외 관광객 유치를 견인할 대표 킬러 콘텐츠로 육성, 하반기엔 본격적인 상품 개발과 실행에 집중할 방침이다. ●트레킹·미식·섬·농촌 ‘TGIF 경북’ 단순 관광객 유치를 넘어 지역에 머무는 체류 시간을 늘려 실질적인 소비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전략이 바로 ‘TGIF 경북’이다. TGIF는 트레킹(Trekking), 미식(Gourmet), 섬(Island), 농촌(Farmstay)이라는 전략을 담고 있다. 공사는 먼저 백두대간 자원을 활용한 트레킹 콘텐츠를 고도화한다. ‘백두대간 트레일 6 챌린지’와 ‘경북 12선 둘레길’ 조성, 팸투어 운영으로 브랜드화를 추진한다. 미식 분야에서는 종가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종가 다이닝’을 상품화하고, 종부와의 차담·레시피 체험 프로그램을 연계한다. 월별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월간 미식여행’(M.E.T.I.) 캠페인과 ‘기차 타고 경북맛로드’도 확대해 체류형 소비를 유도할 계획이다. 해양 관광은 울릉공항 개항을 대비한 선제적 투자에 초점을 맞춘다. 독도와 울진 왕돌초 등을 포함한 ‘경북 수중 비경 10선’을 발굴해 다이빙 관광을 활성화하고, ‘울릉 나리옛길’과 결합한 장기 체류형 ‘섬케이션’ 상품을 만들 예정이다. 농촌 체류를 늘리기 위해 고택과 농가를 활용한 ‘경북형 촌캉스’, ‘논멍·밭멍’ 체험형 숙박을 통해 감성 소비를 자극한다. ‘금요일 퇴근길 팜파티’ 등 생활밀착형 상품도 함께 추진한다. 체류 시간을 늘려 숙박 수요를 높이고, 미식과 체험으로 소비를 유도해 지역 관광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 1~5월 경북을 찾은 누적 외지인 방문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성장한 약 7654만명을 기록했다. 이들을 지역에 머물도록 해야만 지역 주민과 상권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효과로 전환되는 것이다. ●경주를 MICE 산업 메카로 공사는 문화 콘텐츠 다변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2월부터 경주 솔거미술관에서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경북청년작가 기획전은 그간 3만 2000여명이 다녀갔다. 관광객들을 위한 문화 경험 공간을 마련함과 동시에 지역 청년 예술가들에게는 무대를 열어준 것이다. 최근 보문관광단지 개장 및 공사 창립 50주년 기념사업 중 하나인 공동집필 출판물 ‘그래도 보문이더라’도 발간했다. 책에는 보문관광단지 조성 과정과 대한민국 관광산업 초기의 기록을 담았다. 또한 관광·건축·조경·호텔 분야 전문가와 시민 27인이 참여해 보문단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다양한 시선으로 조명했다. 책에는 포스트 APEC 시대를 맞이한 경주가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세계적인 MICE 산업 메카로 도약하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도 제시하고 있다. 책은 국제적인 대형 행사의 중심지로 떠오른 경북과 경주의 관광 인프라를 운영하는 공사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기록해 새로운 반세기를 이어 나갈 나침반이 될 전망이다. 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APEC을 통해 전 세계에 경북과 경주의 존재감을 알린 만큼 포스트 APEC 전략을 발 빠르게 실현해 실질적인 관광 성과로 끌어낼 것”이라며 “오래 머물고 싶은, 다시 찾고 싶은 경북 관광이 될 수 있도록 매력적인 콘텐츠를 지속해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 유승민 “李 대통령, 신재생에너지 논리 막히니 언제적 호남차별론”

    유승민 “李 대통령, 신재생에너지 논리 막히니 언제적 호남차별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규모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과 관련해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28일 “신재생에너지를 얘기하다 논리가 막히니 드디어 전가의 보도로 호남차별론, 호남소외론을 꺼내 들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1998년 이후 지난 28년 중 16년을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했는데, 이제 와서 무슨 호남 차별이냐. 박정희를 언제까지 우려먹을 작정이냐”고 쏘아붙였다. 이 대통령은 엑스(X)에 “박정희 정부 시절의 수도권 및 영남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세계가 놀라는 산업화의 성과를 냈지만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 전체의 소외, 영·호남 차별정책에 따른 호남 소외, 호남 내부의 지리적·경제적 이유에 따른 전북 소외를 낳았다”고 썼다. 또 “정치적 목적으로 지역 갈라치기나 지역 갈등 조장은 자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33년간 전국 꼴찌였다는 것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이냐”며 “반도체 같은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는 소멸 위기의 모든 지역이 절박하게 원하는 것이니 공정한 경쟁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깜깜한 밀실에서 ‘닥치고 무조건 호남’으로 정해버리니 합리적 근거가 있을 리가 없다”며 “호남소외론이야말로 지역 갈라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을 겨냥해 “기업이 모든 지방을 대상으로 반도체 투자 입지의 핵심 요소인 전력, 용수, 인력, 부지, 소부장을 공정하게 객관적으로 평가한 채점표가 있어야 하지만 애초부터 지역 간 유치 경쟁이 없었다”며 “이재명 정부가 처음부터 호남으로 못 박은 것”이라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전날 엑스(X)에 ‘2023년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 국민의힘 정부에서 이미 전남·광주를 반도체 특화단지 공모에서 최고 점수로 평가했다’는 기사를 올린 것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지방 중에는 경북 구미만 선정되었고 광주전남은 탈락했다”고 반박했다. 전날 이 대통령의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라는 말에도 “공정한 경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통령이 돼지라고 비하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직권남용”과 “지역차별” 반발오세훈 “권력의 강요, 기업 결단으로 포장”김진태 “정권이 기업 의사 개입한 국가폭력”윤상현 “민주당 8월 전당대회 시간표 맞춰”한편 이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을 두고 “행정지도나 조성행정”이라고 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일제히 “직권남용”과 “지역 차별”이라며 반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인허가권과 규제라는 생사여탈권을 쥔 권력이 방향을 정해두고 압박하는 순간, 그것은 설득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강요’이자 ‘정책적 협박’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소불위의 권력 앞에서 기업이 강요당한 선택을 자발적인 결단으로 포장해 ‘결국은 너희들이 선택한 거야’라고 회피하는 태도는 참으로 무책임하다”면서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대한민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로 작동하는 나라’라는 낙인이 찍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페이스북에 “4년 전 강원에서 반도체를 하겠다고 했을 때는 물이 없네 하면서 민주당이 반대를 했었는데 전남으로 가겠다고 하니 꿀 먹은 벙어리다”라며 “삼성전자가 진심으로 강원은 멀어서 안 되고 전남은 좋다고 생각했겠나. 정권이 기업 의사에 개입한 국가폭력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호남이든 충청이든 영남이든, 미국의 반도체법(칩스법)처럼 객관적 기준과 공모·심사 절차를 법으로 제도화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 시간표에 맞출 게 아니라 국회 차원의 신중한 논의를 모아 진행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했다. 김미애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4류 정치가 세계 초일류 기업에 ‘행정지도’를 한다니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고 했고, 주진우 의원은 “정부가 정치적 사유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면 주주에 대한 배임이자 직권남용”이라면서 “즉각 원점에서 재검토하지 않으면 직권남용죄 고발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이종욱 의원은 “미르재단 등으로 곤욕을 치른 삼성이 배임 논란을 피하고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을 정도의 월등한 조건을 제시했다면 정부 입장에서는 오히려 직권남용이나 국정농단 논란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했다.
  • 李대통령 “반도체 입지로 지역갈라치기 멈춰야…장기소외 호남에 큰 기회”

    李대통령 “반도체 입지로 지역갈라치기 멈춰야…장기소외 호남에 큰 기회”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반도체 호남 입지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되, 합리적 근거가 있다면 협조해주시고, 정치적 목적으로 지역 갈라치기나 지역 갈등 조장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논쟁이 이어지자 연일 소셜미디어(SNS)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서 “서남해안은 발전에서 장기 소외되었던 탓에 역설적으로 반도체와 같은 첨단 공장을 지을 수 있는 광활하고 안정된 가용토지가 남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 오후 2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주재하고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발전사는 눈부신 성취의 역사인 동시에, 심각한 불균형과 차별의 누적 과정이기도 하다”며 “박정희 정부 시절의 수도권 및 영남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세계가 놀라는 산업화의 성과를 냈지만 다른 한편으로 극단적 수도권 집중이라는 거대한 부작용을 낳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 인한 지방 소멸은 이제 단순한 균형 발전의 문제를 넘어 ‘국가 생존’을 위협하는 당면 과제가 되었고, 균형 발전은 이제 대한민국 핵심 생존 전략이 되었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마주한 불균형의 역사는 세 가지 층위의 차별과 소외를 낳았다”면서 “첫째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 전체의 소외이며, 둘째는 정치적 목적의 영·호남 차별 정책에 따른 호남 소외이고, 셋째는 호남 내부의 지리적·경제적 이유에 따른 전북 소외”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제는 정의와 형평의 측면만이 아니라 지속적 포용 성장의 측면에서도 이 오랜 세 가지 차별과 소외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며 “그 해답의 중심에 서남해안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호남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은 특혜 아냐지역주의 조장하는 소모적 정치투쟁 멈춰야”이 대통령은 서남해안의 입지 조건과 관련해 “용수는 물론 글로벌 시장의 핵심 화두인 RE100을 충족할 풍부한 재생에너지 잠재력까지 갖추고 있어, 반도체와 AIDC 등 전기를 대량 소비하는 최첨단 미래 산업의 세계적 최적지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도로, 용수, 전력, 인력, 문화, 교육, 주거 등 정주 여건과 기반 시설을 과감하고 충분하게 지원해 준다면, 호남은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중심 도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용수와 전력이 한계에 다다른 수도권의 기존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계획은 앞당겨 신속히 추진하되, 동시에 제2의 대규모 집적단지를 초고속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며 “장기 소외에 따른 고통과 설움을 겪었던 호남에게는 지금까지의 2중 차별이 예상 못 한 큰 기회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전화위복을 통해 상전벽해(桑田碧海)를 만들 절호의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호남 특혜론’에는 재차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호남에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라며 “정부의 대대적 지원 속에 관련 기업의 결단으로 가장 합리적인 반도체 산업 중심지를 추가 조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토 균형 발전을 이뤄내고, 뿌리 깊은 지방차별과 영·호남 갈등을 완화할 국가적 대의(大義)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치열하게 논쟁하되 이제는 정치적 목적으로 지역 갈등과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소모적 정치 투쟁은 멈춰주시기 바란다”며 “수도권 집중 완화와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 생존 목표를 위해, 모두가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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