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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러 ‘3자 핵군축 협정’ 띄우는 美… 中은 “참여 안 해”

    미중러 ‘3자 핵군축 협정’ 띄우는 美… 中은 “참여 안 해”

    세계 최다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 간 전략 핵무기 수를 제한하는 유일한 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뉴스타트)이 5일(현지시간) 종료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3자 핵 군축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4일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뉴스타트 종료 관련 의견을 묻는 말에 “지금 당장 뉴스타트에 관해 발표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추후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에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하지 않고는 21세기에 진정한 군비 통제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판단하는 이유로 “그들(중국)의 방대하고 급속히 증가하는 (무기) 비축량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만 협정을 연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중국의 핵무기 수는 미국과 러시아에 비해 작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은 2024년 현재 핵탄두 600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나, 2030년에는 1000기가 넘을 것이라고 미 국방부가 지난해 말 추산한 바 있다. 미국의 이러한 구상에 관해 중국은 미국·러시아와의 핵전력 수준 차이를 이유로 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핵전력은 미·러와는 전혀 같은 차원에 있지 않다”며 “현 단계에서는 핵 군축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핵전력을 국가 안보에 필요한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며, 어떤 국가와도 군비 경쟁을 할 생각이 없다”며 “핵 군축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글로벌 전략적 안정과 각국의 안보가 훼손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설명했다.
  • 트럼프, 쿠바·그린란드에도 눈독… 강대국 ‘힘의 전쟁’ 불붙나

    트럼프, 쿠바·그린란드에도 눈독… 강대국 ‘힘의 전쟁’ 불붙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을 시작으로 서반구(남북 아메리카 대륙) 장악을 본격화한 가운데 국제 정세가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국제법을 무시한 이번 침공이 도미노처럼 다른 강대국의 무력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현지시간)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작전 이후 서반구 국가 중 미국과 껄끄러운 콜롬비아와 쿠바를 향한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으며 다음 ‘작전’ 대상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전날 지난해 연말부터 머물러 온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을 향해 “코카인을 제조해서 미국에 보내는 걸 좋아하는 병든 남자가 통치하고 있는데 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위협했다. 쿠바를 향해서는 “쿠바는 무너질 것”이라며 베네수엘라 석유에 의존하는 쿠바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북극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미중러의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서반구에 속한 그린란드에 대한 점령 의사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국가 안보 차원에서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며 “유럽연합(EU)도 우리가 그린란드를 보유하길 원한다”고 주장하며 영토 야욕을 드러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제2, 제3의 베네수엘라를 시사하는 모습은 다른 강대국 무력 사용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만을 노리는 중국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자신들의 침략적 행위를 정당화할 기회로 삼을 것이라는 우려다. 다만 중국은 당장은 자국의 도덕적 리더십을 부각하는 모습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일방적이고 패권적인 행위가 국제질서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며 강대국일수록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가 미중 패권 경쟁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그간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확장해왔던 중국으로선 이번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으로 당장은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중남미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또 다른 조치를 취할 경우 미중 갈등이 격화할 수도 있다. 상하이 푸단대 미국학 센터의 자오밍하오 부소장은 “미국과 중국 간 서반구에서의 경쟁은 더 복잡하고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이 (중남미의) 제3국에서 대중국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 트럼프, ICBM 시험 발사 성공…푸틴 “핵시험 준비 검토” 맞불

    트럼프, ICBM 시험 발사 성공…푸틴 “핵시험 준비 검토” 맞불

    미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시험 재개 발표 6일 만인 5일(현지시간) 전략핵무기 핵심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핵실험 준비를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미러 핵 군비 경쟁이 다시 신호탄을 올린 모양새다. 미 공군 지구권 타격 사령부(AFGSC)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 미니트맨3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미니트맨3 재진입 비행체는 약 6760㎞를 비행해 마셜 제도의 로널드 레이건 탄도미사일 방어 시험장에 떨어졌다. 최대 사거리 9600㎞인 미니트맨3는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군의 전략 무기체계다. ICBM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탑재순항미사일(ALCM)과 함께 3대 전략핵무기로 규정된다. ‘GT 254’로 명명된 시험 발사에 대해 기지 측은 “ICBM 시스템의 지속적인 신뢰성과 작전 준비 태세, 정확성을 평가하기 위해” 시험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통상 미군은 한 해 수 차례 ICBM 시험발사를 한다. 그러나 이번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북한·중국·러시아는 다 하는데 우리만 안 한다”며 33년 만에 핵무기 시험 재개를 발표한 뒤 첫 발사인 만큼 의미가 부각됐다. 미국의 핵 억제 태세와 기술력을 다른 핵보유국에 과시하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도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당선 1주년을 맞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국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우리는 세 나라(미중러)가 비핵화 계획을 함께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을지도 모르며, 그게 효과가 있을지 보겠다”며 군축 협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이전에도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맞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핵무기 실험 준비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핵시험 재개 발표를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외무부, 국방부, 정보기관 및 관련 민간 기관에 “핵무기 실험 준비 가능성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따른 의무를 엄격하게 준수해 왔다”면서도 “미국이나 다른 핵보유국이 핵무기를 시험한다면 러시아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은 이 자리에서 “전면적인 핵시험에 즉시 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러시아 북부 북극해 실험장에서 핵무기를 단기간에 실험할 수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29일 핵추진 수중 드론 ‘포세이돈’ 실험 성공을 발표하며 미러 핵 군비 경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 북중러 회동·북미 대화 가능성에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 조현 “北, 정상국가 위해 한미 협력 필요”

    북중러 회동·북미 대화 가능성에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 조현 “北, 정상국가 위해 한미 협력 필요”

    북중러 3국 정상은 오는 3일 중국 80주년 전승절 열병식에서 처음 한데 모여 3국 간 협력 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중 관세 협상 등 초대형 외교 일정이 줄줄이 예정된 가운데 북미 대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한반도 주변 국제 정세의 향방은 쉽게 단언하기 힘든 모습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31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과 관련, “그동안 북한이 러시아와 굉장히 가까워졌는데 아마 러시아의 한계를 알았을 것”이라며 “다소 소원해진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할 기회를 보고 있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그것(대중 관계)의 한계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제대로 된 정상 국가가 되려면 언젠가는 미국, 또 우리와도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전승절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북중러 협력을 강조하겠지만 예전 같은 ‘한미일 vs 북중러’ 대결 구도의 고착화로 볼 수는 없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된 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연내에 만난다면 한반도 주변 정세는 완전히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이달 유엔 총회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다음달에는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이 개최된다. 특히 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할 경우 미중 정상회담을 비롯해 미러·미중러 정상회담 등 ‘빅 이벤트’가 한꺼번에 펼쳐질 수 있다. 다만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APEC 참석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김 위원장 참석에 대해서는 “기대치를 너무 부풀리거나 가능성을 띄우는 발언을 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응하느냐가 관건인데, 그동안 북한은 소극적 태도를 보여 왔다”며 “너무 많은 기대를 갖는 것은 건설적이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조 장관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매우 낮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조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궁극적으로는 북한 비핵화까지 갈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 “매우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중국 2만명 열병식 예행연습 “복사, 붙여넣기 아냐”

    중국 2만명 열병식 예행연습 “복사, 붙여넣기 아냐”

    중국이 9월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여는 열병식을 앞두고 2만 2000여명이 참석하는 예행연습을 9~10일 주말 이틀간에 걸쳐 실시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열병식이 열린다고 전했다. 베이징시 당국은 9일 오후 6시부터 시내 중심 톈안먼 지역 일대 교통을 통제했다. 대규모 경찰력이 철제 바리케이드를 치고 아예 출입을 막았으며 지하철 일부 역이 폐쇄됐다. 시내버스 노선 65개가 우회 운행이나 무정차 통과했고, 시내 여러 공원은 조기 폐장했다. 토요일 오후부터 음식 배달이 중단되는 등 베이징 시민들은 극심한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드디어 사진이 나왔는데 몇 초만 봐도 피가 끓는다” “이건 복사 붙여넣기가 아니라 중국 군인이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기대감이 넘친다”는 등 애국심에 넘치는 댓글을 달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기념대회에서 연설하고 국산 신형·현역 무기들이 나오는 열병식을 사열할 예정이다.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했던 열병식에서는 사거리 1만 1000㎞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둥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선보였다. 젠(J)-10, 젠-11, 젠-15 등 최신 전투기도 대거 등장해 공군력을 과시했다. 올해 열병식에서는 J-20, J-35 등 스텔스 전투기로 구성된 편대가 등장할 것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전망했다. 열병식에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벨라루스의 알렉산더 루카셴코 대통령 등 여러 해외 정상이 참석 예정이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도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 회원국 지도자 가운데 처음으로 열병식 참석을 확정했다. 반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31일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위해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지만, 열병식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번 열병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할 것으로 알려져 미중러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낳았다. 하지만 서방 국가 지도자가 중국 열병식에 참석한 전례가 없어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한국 경주에서 10월 31일~11월 1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지만 11일에는 미국산 대두 수입을 4배로 늘리라고 시 주석을 압박했다. 또 말레이시아 출신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의 중국 연계 의혹을 들어 사임을 요구했다. 탄 CEO가 인텔에서 일하기 전 운영하던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는 중국 군사 대학에 자사 칩 설계 제품을 판매한 혐의에 대해 지난주 유죄를 인정했다.
  • “中, 9월 전승절 트럼프 초대”… 미국도 시진핑에 답방 요청할까

    “中, 9월 전승절 트럼프 초대”… 미국도 시진핑에 답방 요청할까

    10년 만에 열릴 최대 열병식 초청관세 전쟁·대중 강경파 반발 영향트럼프 방중 현실화될지 불투명日, 미중러 ‘반일 전승’ 구도 경계 美도 시진핑 유엔총회 제안 전망中, 돌발 상황 우려 리창 참석 조율 중국 정부가 오는 9월 3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항일전쟁 승전일) 80주년 기념 군 열병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초대할 방침이라고 일본 교도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두 정상이 대면하게 되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첫 정상회담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였던 2017년에도 베이징을 국빈 방문한 바 있다. 다만 관세 협상 일정과 한층 소원해진 미중 관계를 고려할 때 이번 방중이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전승절 열병식은 항일전쟁 승리를 기념함과 동시에 중국이 자국 군사력을 대외에 과시하는 대표적인 정치적 이벤트다. 이번 열병식은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열리는 행사이며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될 전망이다. 중국이 이런 행사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대한 것은 군사적 상징성과 함께 미국과의 정치적 거리를 좁히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번 초청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를 넘어 미중 간 전략적 재접촉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당시 시 주석과의 ‘개인적 친밀감’을 강조해 왔다. 통신은 복수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의사를 내비치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중국 측이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포함한 미 정부 내 대중 강경파들의 반발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으로서는 불편한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고 통신은 짚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참석이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까지 열병식에 참석하면 미중러 3국 정상들이 ‘반일 전승’을 공동 기념하는 구도가 펼쳐진다. 미국 역시 올해 창설 80주년을 맞는 유엔총회가 오는 9월 뉴욕에서 열리는 데 맞춰 시 주석의 방미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만 중국은 유엔총회에 시 주석 대신 리창 국무원 총리를 보내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공개 석상에서 언쟁을 벌였던 전례처럼 돌발 행동이 재연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엔총회라는 다자 외교 무대에서 트럼프와 시진핑 간의 대면 회담이 성사되면 미중 관계는 다시 ‘톱다운식 조율’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미중 무역 분쟁 당시에도 양 정상은 직접 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 바 있다. 2019년 6월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무역 협상 재개를 선언하며 국면을 전환한 게 대표적이다.
  • [남성욱 칼럼] 반기문의 분노와 우려

    [남성욱 칼럼] 반기문의 분노와 우려

    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헌장과 국제법이 무시되는 작금의 국제 정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다큐멘터리 ‘조용한 리더’(The Quiet Diplomat) 국내 시사회에서 반 전 총장은 중동 가자지구에서 자행된 3만여명의 아동 살상 및 이란·이스라엘 전쟁과 관련해 유엔이 평화 조정자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에 개탄했다. 그러면서 유엔이 1차 대전 이후 설립됐다가 2차 대전 발발로 1946년 해체된 최초의 국제평화기구인 국제연맹(LN)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한숨을 쉬었다. 국제연맹은 1920년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제1차 세계대전과 같은 파괴적 전쟁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결성됐다. 그러나 국제연맹은 1930년대 이후 일본 군국주의의 만주 침략, 무솔리니의 에티오피아 침공, 히틀러의 베르사유조약 거부를 막지 못하는 등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1946년 해체되고 전승국들이 유엔을 새로이 출범시켰다. 최근 유엔을 둘러싼 국제 정세는 묘한 기시감을 주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와 무역전쟁, 미중 갈등과 중동 사태 등 1차 대전 이후 상황과 비교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지난달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금 우리는 전쟁과 전쟁 사이의 기간인 전간기(interwar years)에 있다”며 “전간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현재 유엔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스트롱맨이 집권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의 국가주권 이기주의 때문이다. 포르투갈 출신의 9대 사무총장인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면담을 하지 못했다. 마가(MAGA)로 치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경시 때문이다. 반 전 총장이 재임 기간(2007~2016) 중동 평화를 위해 수차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것과 달리 구테흐스 총장은 취임 8년이 지나도록 이스라엘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은 선출 과정에서부터 상임이사국들의 동의와 협조가 필수다. 상임이사국 간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라는 태생적 한계는 불가피하다. 선출됐다고 끝이 아니라 이후 운영 과정에서도 강대국의 입김을 피할 수 없다. 세계 최대의 국제기구를 대표하는 자리이니만큼 상임이사국들을 상대로 고도의 외교력이 요구된다. 국제정치가 각자도생의 시대에 들어가며 5대 상임이사국인 미중러 최고지도자들의 힘자랑이 도를 넘어섰다. 미국의 경제력은 축소됐다. 1970년 기준 미국의 국제경제 비중은 50% 선이었으나 2023년엔 25% 이하로 축소됐다. 반면 중국의 비중은 1%에서 15%까지 상승했다. 국제경찰로서의 미국 역할은 한계에 직면했다. 재정과 무역 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은 품위를 팽개치고 동맹국을 상대로 방위비 인상을 압박한다. 서방세계를 대표했던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는 겨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의지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방관했다. 국제기구의 다자외교를 무시하는 유엔 상임이사국들의 종착역은 명약관화다. 힘이 지배하는 정글 사회다. 인류가 세계대전의 참상을 경험하고 설립한 국제연맹은 강대국들의 도발로 26년 만에 끝이 났다. 평화의 희망을 갖고 두 번째로 설립한 유엔조차 80년을 지나며 불길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자외교의 보루인 유엔의 역할을 정상화하는 데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협력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반인륜적 전쟁을 막지 못할 것이란 반 전 총장의 우려는 역사의 경고다. 세계평화, 경제개발, 인권 3대 좌표를 지향하는 유엔을 중심으로 다자주의를 회복하는 게 그의 간절한 소망이다. 반 전 총장은 “아카데미상을 받으려고 다큐멘터리 제작에 동의한 건 아니다”라고 농담했지만 속내는 편치 않다. 혼신의 노력을 다해 2015년 체결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흔들리는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영화 제목에는 ‘조용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그는 재임 기간 결코 조용하지 않았던 설득과 경청의 리더였다. 반 전 총장이 요즘 불면의 밤을 보내는 이유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 미중외교, 한미동맹 근간으로 하되 국익중심 유연성 확보해야[K이슈 플랫폼]

    미중외교, 한미동맹 근간으로 하되 국익중심 유연성 확보해야[K이슈 플랫폼]

    우호적인 中 활용… 美 올인 넘어야美이익 우선 트럼프, 일시적 아니다민감 분야 美 공조, 대중 협력 확대한미동맹 강화돼야 中도 우호 유지트럼프 행보는 협상 전략으로 봐야美 대중 제재, 韓 산업 분야에는 기회K이슈플랫폼은 다툼만 있고 해결이 없는 우리 사회에 합의를 통한 정책방향 제시를 목표로 기획됐다. 주최자인 [진실과 정론]은 K정책플랫폼(이사장 전광우), 한반도선진화재단(박재완), 안민정책포럼(유일호), 경제사회연구원(최대석)으로 구성된 싱크탱크 연대이다. 의제 : 미중 간 외교전략 방향토론자 :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전략적 유연성)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전략적 명확성)사회 : 박지영 경제사회연구원장원고 : 박진 K정책플랫폼 공동원장(KDI대학원 교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중심주의, 대중국 견제가 본격화되면서 우리의 미중 간 외교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미동맹의 기치 아래 확실히 미국 편에 설 것인가, 아니면 미중 간 균형외교를 펼칠 것인가. 1. 기본 입장 [사회] 기본입장을 설명해 주시지요. [김흥규] 21세기 들어 중국의 급격한 부상과 미국발 금융위기는 미국 자유주의 패권시대의 종말을 가져왔습니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을 맞아 중국 과학기술 수준은 미국과 대등하거나 일부 능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미국의 중국 견제도 이러한 미국의 위기감에 기인한 것이지요. 지금 세계는 미중러를 세 축으로 하면서 유럽연합(EU), 인도, 개도국들이 나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극화 시대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은 대중국 포위를 돌파하기 위해 한국 등 주변국에 우호적 태도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야 합니다. 그간 미국에 올인했던 전략적 경직성을 넘어서는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주재우] 중국의 사회주의 노선은 최종 목표인 공산주의 실현을 위한 전략입니다. 중국이 현 정치체제를 유지하는 한 경제적,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며 미국의 세계 패권은 당분간 유지될 것입니다. 우리가 전략적 모호성을 표방하면 미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얻어내야 하는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합니다. 한미원자력협정이 그 예입니다. [사회] 김 교수님은 우리가 한미동맹 포기까지 각오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김흥규]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의 위협이 존재하므로 한미동맹은 불가피합니다. 중국은 안보상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고 중국도 우리와 동맹관계를 맺을 생각이 없기 때문이죠. 중국과 우리의 체제상 차이도 크고요. [사회] 주 교수님은 우리가 중국과의 적대적 관계까지 각오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주재우] 그렇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는 중요한 목표입니다. 그러나 한미동맹의 훼손을 비용으로 지불해선 안 됩니다. 한미동맹이 강화돼야 중국도 우리에게 우호적 태도를 유지하려고 할 것입니다. [사회] 그렇다면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미중 사이에서 최대한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한다는 원칙에 합의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모두] 좋습니다. 2.사안별 검토 [사회] 구체적 사안별로 살펴볼까요. 미국은 중국에 대해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의 수출 및 투자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협력해야 할까요. [주재우] 이러한 제한 조치는 과학기술 차원을 넘는 안보 이슈입니다. 한미동맹을 인정한다면 협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을 제외한 공급망 구축은 중국과 많은 산업 분야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우리로서는 기회이지요. [김흥규] 민감 분야에서 미국과의 공조는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미중 경제 관계가 완전히 단절될 수는 없습니다. 미중 전략경쟁에 제약받지 않으며 미국의 양해를 얻을 수 있는 한중 협력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사회] 민감 분야에서는 미국과 공조하되 그 외 분야에선 유연성 확보를 위해 노력한다는 합의가 가능하겠습니다. [사회]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외교적 대응과 유사시의 군사적 대응은 어때야 할까요. [주재우] 우리 정부는 대만해협에서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습니다. 이는 국제사회의 원칙에도 부합합니다. 유사시 미국이 대만에 개입하면 우리도 개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만 중국과의 군사 충돌은 피해야 합니다. 주한미군이 대만으로 이동할 경우 그 공백을 노린 북한의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고 미국을 설득해야 합니다. [김흥규] 대체로 공감합니다. 다만 하나의 중국 원칙, 즉 대만 국민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중국 통일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 하나의 중국은 인정하되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에 합의가 가능하겠네요. [사회] 미래에 한중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은 또 무엇이 있을까요. [주재우] 한미일 동맹입니다. 저는 중국이 민주화되기 전에는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동맹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중국이 우리의 방공식별구역(KADIZ), 서해의 잠정수역조치구역 등에서 군사도발을 일삼는 등 영토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상황에 대한 불가피한 대응이지요. [김흥규] 일본과의 관계 개선과 협력은 필요하나 동맹까지는 불필요합니다. 중국·러시아·북한이 3국 동맹을 체결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미일 동맹은 동북아 냉전체제를 재등장시켜 우리의 국익과 전략적 유연성을 크게 제약할 겁니다. 제가 향후 우려하는 바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주도 강정항을 미군 해군기지로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강정항의 전략적 가치는 엄청납니다. 당연히 중국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강도로 반발할 것입니다. 저는 제주 미군기지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미중 갈등의 최전선에 직접 뛰어드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미군 함정을 수리하고 물품을 조달하는 수준은 가능하겠지요. [주재우] 저는 우리 영해를 지키기 위해 제주에 한미 연합 해군기지의 설립을 찬성하고 이를 대미, 대중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이견의 배경 [사회] 두 분의 의견은 결국 두 가지 전망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중국이 미국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여기에는 중국 경제의 성장 전망, 미국의 패권 유지 가능성, 미국의 대중 견제 효과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겠습니다. [주재우]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발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의 군사비 지출은 9000억 달러를 넘겼는데 이는 2위인 중국의 세 배가 넘고 2~11위를 더한 지출과 비슷합니다. 전 세계 항공모함 22척 중 미국이 11척을, 중국은 2척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독일, 일본, 한국 등 70여개국에 800여개 군사기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 제1의 농산물 수출국이자 영화 제작국입니다. 전 세계 최고의 두뇌들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EU나 인도는 중국·러시아와 안보적 경쟁 관계에 있어 긴밀한 관계로 발전할 수는 없습니다. 아프리카 등 일부 개도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개도국은 미국과의 우호 관계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패권은 당분간 유지될 것입니다. 미국의 대중 견제는 거대 인구를 바탕으로 미국의 견제를 버텨 낼 수는 있겠지만 성장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김흥규] 트럼프의 등장은 중국에 위기이지만 중국은 이를 기술독립과 세계 영향력 확대의 기회로 활용할 것입니다. 2012년 조사에선 미국 대비 67% 수준이던 중국의 기술 수준은 2022년엔 82.6%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고 지금은 거의 대등한 수준에 올라왔습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제조업의 35%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을 포함한 2~9위 제조업국의 역량을 합한 것보다 많습니다. 무역의존도는 21.5% 정도에 불과해 트럼프의 관세 등 대중 압박은 큰 충격을 주지는 못할 것입니다. 미국의 대중 견제는 전 세계적인 호응도 얻기 힘들고 미국도 이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사회] 미국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미국은 세계 경찰의 역할을 포기하고 세계는 국가별 각축 시대로 진입하는 것일까요. [김흥규] 트럼프의 정책에 이미 서방 연대는 없고 미국의 이익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번 미국·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은 서방의 분열을 가시화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트럼프는 단순히 대중 전략경쟁 우위라는 목표를 넘어 19세기적인 약육강식의 세계로 돌아가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백인사회의 우월주의와 그 좌절감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어 일시적인 현상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전혀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지요. [주재우] 표면적으로는 서방의 분열로 보이지만 오히려 서방 중심의 세계질서 유지를 위한 재정비의 일환으로 봐야 합니다. 미국은 자유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동맹과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중인 것이지요. 트럼프의 최근 행보는 협상전략으로 보아야 합니다. [사회] 전망에 대한 이견은 합의 대상이 아니라 연구로 풀어야지요. 국제 정세의 미래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겠네요. 합리적 토론을 해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 [사설] 미중러 밀착, 유럽은 자강론… 국제질서 급변에 대비를

    [사설] 미중러 밀착, 유럽은 자강론… 국제질서 급변에 대비를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 온 자유주의 동맹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거칠어진 ‘미국 우선주의’로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3년을 기해 지난 24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미국이 제출한 친러시아 결의안이 찬성 10표, 기권 5표로 채택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표현이 빠져 논란이 된 이 결의안에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중 미국, 중국, 러시아가 찬성했고 프랑스와 영국은 기권했다. 미국·영국·프랑스의 자유주의 진영과 러시아·중국의 권위주의 진영 간 대립 구도로 이어진 오랜 국제질서 지형이 뒤엎어진 이변이다. 같은 날 유엔 총회에서도 미국은 러시아를 규탄한 내용이 담긴 우크라이나 제안 결의안을 러시아, 북한 등과 함께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의 우려에도 아랑곳 않고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한 종전을 밀어붙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로 칭하며 전쟁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전가하는 한편 희토류 등 광물 수익의 50%를 내놓으라는 광물협정을 압박했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은 백기를 들고 28일 미국으로 가서 협정에 서명하기로 했다. 동맹의 가치를 자국 이익에만 종속시키는 트럼프식 완력 외교에 속수무책이다. 이러니 유럽은 자강론으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영국은 국내총생산(GDP)의 2.3%인 국방비 지출을 3%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독일은 유럽 자체 핵 억지력 논의를 제안하고 국방비 확보에 나서는 등 ‘안보 독립’을 모색 중이다. 지난 80년간 익숙했던 질서가 무서운 속도로 깨지고 있다. 우리도 서둘러 대비해야 할 때다. 트럼프의 다음 타깃은 북미 협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동맹의 가치를 넘어서는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트럼프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제안이 준비돼야 한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더욱 치밀하고 전략적인 외교가 절실해졌다.
  • [씨줄날줄] 하트랜드 vs 림랜드

    [씨줄날줄] 하트랜드 vs 림랜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베트남 방문에서 지정학 시대를 부활시키려는 꼼수가 읽힌다.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북한 김정은과 푸틴은 자동군사개입 조약 체결로 유럽과 한반도를 잇는 북러의 의기투합을 보여 줬다. 유엔 제재를 허문 푸틴의 러시아산 호화 자동차 아우르스 선물은 덤이다. 영국의 해퍼드 매킨더는 105년 전 ‘민주주의의 이상과 현실’에서 하트랜드(heartland·심장 지대) 개념을 제시한다. 풍부한 자원과 비옥한 대지의 유라시아 대륙을 의미한다. 대부분 러시아 영토에 해당한다. 러시아의 볼가강, 레나강과 중국의 티베트, 북극해로 이어지는 하트랜드는 해양 세력의 접근이 어렵고 크기나 부존자원에서 그 어떤 지역도 능가한다. 하트랜드를 지배하면 전 세계 지배가 가능하다는 게 이론의 핵심이다. 푸틴이 김정은과의 친밀함을 과시한 것은 하트랜드를 평양까지 연장하려는 노림수일 수 있다. 미국의 니컬러스 스파이크먼은 하트랜드 이론에 하나를 더 붙인다. 그는 80년 전 ‘평화의 지리학’에서 세계 정치의 핵심 지역은 하트랜드가 아니라 그에 인접한 해안지역이라고 주장한다. 이름하여 림랜드(rimland·주변 지대)다. 러시아 서쪽, 유럽 대륙, 북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지역을 아우른다. 스파이크먼은 림랜드를 지배하는 자가 유라시아를 지배하고, 유라시아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강조했다. 림랜드의 강자는 중국이다. 하트랜드, 림랜드 이론을 적용하면 미중러의 지정학적 갈등이 이해된다. 푸틴 방북은 한미일에 대항하는 중러북 3각 체제에 균열을 낳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무기를 구걸하는 러시아가 북핵을 용인하면서까지 김정은에게 추파를 던지고 군사 기술 협력까지 조약에 명시한 장면을 중국은 언짢은 얼굴로 주시 중이다. 국제 제재로 중국 예속이 심화되는 러시아가 불량국가 북한을 껴안고 딴살림을 차리려는 속셈을 모를 리 없다. 중러의 반미 연대에 금이 가면 인도태평양에 주력하는 미국이 중국과 일시적으로 제휴하는 핵 강대국의 짝짓기가 일어날 공산도 있다. 미중러의 지정학적 대결과 러시아의 비핵화 이탈은 우리의 중대한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 위성락 “외교 사안은 초당적 접근을… 北 도발엔 묵과도 과잉 대응도 경계” [초선 열전]

    위성락 “외교 사안은 초당적 접근을… 北 도발엔 묵과도 과잉 대응도 경계” [초선 열전]

    1호 법안, 특임공관장 자격 강화미중러엔 ‘한국형 외교 좌표’ 필요 ‘외교 전문가’인 위성락(70·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교 사안은 곧 국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초당적 접근’을 강조했다. 또 대북 문제에 대해 도발을 묵과해선 안 되나 과잉 대응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치 입문 계기는. “2015년 외교부에서 퇴직하고 북핵 문제와 4강 외교에 대한 나름의 대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모든 게 현실정치와 결합하지 않으니 이행하기 어려웠다. 국회에서 외교 위상을 격상시키고 싶다. 우리는 국내 정치에 중요한 대외 이슈를 쉽게 종속시켜 버린다. 외교 사안에는 초당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제를 국회에 던지고 연구 모임도 만들려 한다.” -계획하는 1호 법안은 뭔가. “특임공관장 임명을 위한 자격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 공관장은 군에 비유하면 전방을 맡고 있는 사단장이다. 거기서 뚫리면 전선이 뚫려 버린다.” -한미일 대 북중러 간 대치 구도가 선명해졌다. “아주 심각한 문제다. 북중러 그룹이 한미일에 대적하려고 부단히 움직이고 있다. 중러 간의 연대는 사상 최고 수준이고 북중 관계도 강화되고 있다. 반면 한러 관계, 한중 관계는 최악이다. 우리나라에는 비핵화, 한반도 평화 정착, 통일이라는 우리만의 과제가 있다. 중국, 러시아와 등지면 세 가지 다 포기해야 한다. 미국과의 공존 수위는 물론 중러와의 외교 공간을 얼마나 확보할지를 고민해 ‘한국형 외교 좌표’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한 평가는. “의미는 있지만 ‘이벤트’를 여러 번 한다고 달라질 건 없다. 앞서 말한 여러 구도 속에서 한국 외교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 좌표가 있어야 한다.” -미국과 중러 사이에서 균형외교가 가능할까. “나는 균형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곡해될 수 있다. 한국 외교가 각 나라와 산술적인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미국, 일본으로 기울어지는 건 필요조건이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북중러와 조율하자는 거다.” -현 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했다. “북한의 도발을 묵과해선 안 된다. 그러나 지금은 과잉 대응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 일종의 국면 전환을 위해 긴장을 고조시킨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민주당이 ‘라인야후 사태’를 두고 반일 감정에 기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핵심은 정부가 할 일을 안 했다는 것이다. 일본이 보안 사고와 관련해 (라인야후에) 행정지도를 했을 때 즉각 개입해야 했다. 오히려 정부는 야당에 반일 프레임을 씌워 역공을 펼쳤다. 향후 일본에서 일하는 한국 기업에 안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 5번째 ‘달 착륙국’… 또 구겨진 열도의 꿈

    5번째 ‘달 착륙국’… 또 구겨진 열도의 꿈

    달 탐사에 있어 전통의 강호 러시아가 쇠락하고 인도가 신흥 강호의 면모를 뽐내자 달 탐사에 나선 강국들의 자존심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다급해진 쪽은 일본이다. 내년 1~2월 소형 탐사선 ‘슬림’(SLIM)을 달에 내려놓을 계획인데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슬림을 탑재한 로켓 발사를 28일 오전 예정했다가 기상 악화로 또 취소했다. JAXA는 오는 9월 15일까지인 발사 예비기간 중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날짜를 다시 잡기로 했다. JAXA는 이날 오전 9시 26분쯤 규슈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2A 로켓 47호기를 쏘아 올리려다가 상공의 바람이 강해 연기했다. 이 로켓에는 천문위성 ‘구리즘’(XRISM)도 실려 있다. JAXA는 원래 지난 5월에 H2A 47호기를 발사할 예정이었다. 지난 3월 H2A를 대체할 로켓인 H3 1호기가 상승 도중 2단 엔진이 점화되지 않아 파괴되는 바람에 발사를 석 달이나 미뤘다. 곡절 끝에 지난 26일을 예정일로 잡았지만 날씨 때문에 이날로 세 차례 미뤄졌다. JAXA는 지난해 11월 미국 아르테미스Ⅰ 미션의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에 초소형 탐사기 ‘오모테나시’를 실어 보냈으나 통신 두절로 달 착륙에 실패했다. 이어 일본의 벤처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가 개발한 달 착륙선도 지난 4월 달 표면에 착륙하던 중 추락했다. 일본으로선 잇단 실패에다 인도에 세계 네 번째 달 착륙의 영예를 빼앗긴 터라 자존심을 다치게 됐다. 러시아 루나 25호가 지난 20일 달 표면에 떨어져 산산조각 났는데 사흘 뒤 인도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하면서 달은 국가 간 자부심 경쟁의 장이 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내년 달 궤도 유인비행, 2025년 인류 최초 여성과 유색인종 달 착륙을 거쳐 유인 심우주 탐사의 전진기지를 달에 건설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중국도 뒤질세라 내년에 ‘창어 6호’를 발사해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샘플을 채취하고, 2026년 달 남극에 탐사선을 보낼 계획이다. 이어 2030년쯤 중국 우주인의 첫 번째 달 착륙을 실현하고 연구기지 건설을 목표로 세웠다. 한편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지난 27일 오전 9시 16분(미국 동부시간) 호주 상공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했다. 스페이스X의 7번째 ISS 유인 수송 임무(크루 7)를 수행하는 크루 드래건이 전날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서 발사된 지 약 30시간 만이다. 비행사들은 오전 11시 2분쯤 우주선 출입구를 열어 ISS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던 비행사들과 만났다. 6개월간 ISS에 머물며 200여 가지의 과학 연구와 실험을 진행하는데 이란계 미국인 여성 재스민 모그벨리, 유럽우주국(ESA) 소속 덴마크인 안드레아스 모겐센, 일본인 후루카와 사토시, 러시아인 콘스탄틴 보리소프 등 처음으로 각기 다른 국적의 우주비행사들이 힘을 합쳐 일한다.
  • 미중러 해군 모두 불러 모은 ‘인도네시아 파워’ [뉴스 분석]

    지난해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유럽연합(EU) 대 중국·러시아’ 구도가 굳어지는 가운데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다국적 해상 훈련에 미국과 중국, 러시아, 호주 해군이 모두 함정을 파견해 관심을 끈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리더 국가’로 인도네시아의 전략적 가치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인도네시아 안타라통신에 따르면 전날 마카사르에서 개막한 ‘국제 다자간 해군 코모도 훈련’(MNEK)에 미국과 중국, 러시아, 호주 해군이 참가했다. 코모도 훈련은 인도네시아가 주도해 2014년부터 격년으로 열리는 행사로, 올해는 한국을 포함해 총 36개국이 함께 훈련한다. 미국은 연안전투함(LCS)을 파견했고 중국도 유도 미사일을 장착한 구축함을 보내는 등 모두 17척의 각국 군함이 참가했다. 코모도 훈련은 비전투 훈련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서방 진영과 중국·러시아가 공동 훈련을 벌이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념과 관계없이 훈련에 초청된 국가는 대부분 참가했다. 인도네시아의 지정학적 잠재력이 이들 나라를 한자리에 불러 모은 원동력이 됐다. 그동안 인도네시아는 20세기 미소 냉전 시대부터 비동맹 중립 노선을 추구해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들과 종종 각을 세웠다.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유지하면서 중국과도 안보 동맹을 강화해 왔다. 지금은 미중 패권 전쟁의 최전선인 남중국해 지역의 핵심 국가라는 지정학적 위치를 십분 활용해 갈등의 중재자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 핵심 소재로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니켈의 최대 매장국이기도 하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니켈 수출만 하지 않고 전기차 제조사와 이차전지 공장을 유치해 인도네시아를 ‘글로벌 전기차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이 있다. 글로벌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미국과 중국 입장에서는 인도네시아를 반드시 자기편으로 끌어안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한편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은 전날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과 만나 양국 간 국방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국방과 안보 분야에서 양국 간 포괄적인 협력이 증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부실 철로·신호 오류… 모디 정부, 고속화 내달리다 ‘안전 탈선’

    부실 철로·신호 오류… 모디 정부, 고속화 내달리다 ‘안전 탈선’

    세계 최대 철도망을 가진 인도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일어난 세 대의 열차 충돌 사고로 4일 오전까지 적어도 275명이 목숨을 잃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1175명 가운데 793명은 귀가했다. 부상자 구조가 일단락된 가운데 북동부 오디샤주에서 벌어진 이번 사고의 원인을 둘러싸고 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14억 2000만명의 세계 1위 인구대국 인도는 과거 영국 식민지 시대에 조성된 광범위하고 복잡한 철도망을 갖고 있다. 총연장은 10만㎞에 이르며 여객 열차는 1만 4000대, 철도역만 8000곳에 이른다. 사고 발생도 그에 비례한다. 지난해 당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21년 열차 관련 사고의 희생자는 10만명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기간 이 나라에서 일어난 2017건의 철도 사고 중 탈선이 6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선로 결함, 부실한 유지 보수, 옛날식 신호 장비, 인재 요소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이번 참사는 잘못된 신호로 벌어진 전형적인 인재로 파악되고 있다. 고속으로 달리던 여객 열차가 엉뚱한 철로로 진입하라는 신호를 전달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 열차가 정차해 있던 화물 열차를 들이받으며 튕겨 나갔는데 마침 역에 진입하던 다른 여객 열차와 충돌하는 바람에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인도 정부와 철도당국은 매년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철도 현대화와 고속화에 힘쓰고 있다. 올해에만 선로 개선, 혼잡 완화, 신규 열차 도입 등에 지난해보다 절반가량 늘어난 2조 4000억 루피(약 38조 2000억원)를 투입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수도 뉴델리와 북부 우타라칸드 주도 데라둔을 오가는 준고속 전기열차의 개통식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영상 연설을 통해 “인도는 이 열차 속도처럼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의 발언은 일주일 만의 대형 참사로 무색해지고 말았다. 충돌 방지 장치를 열차마다 달아야 한다는 논의는 무성했지만 지금까지도 델리~뭄바이, 델리~콜카타 두 노선을 운행하는 열차에만 달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관리 인력을 제대로 훈련하지 못하고, 선로 보수를 끝낸 뒤 기록하고 보고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항조차 지켜지지 않는 일이 수두룩했다. 현장 점검에 매달리는 인력이 업무량 과다로 제대로 쉬지 못해 대형 참사를 낳은 것으로 분석된다.열차 참극 현장을 찾은 모디 총리는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는 이들을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2017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연방정부의 감사 결과를 보면 1129건의 탈선 사고 가운데 책임자를 가려 책임을 물은 사례는 20건밖에 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트위터를 통해 “한국을 대표해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미국·중국·러시아·유럽 주요국 지도자들도 애도의 뜻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 안보리 ‘北 ICBM’ 빈손… “내정 간섭” 반발 北은 中과 밀착

    안보리 ‘北 ICBM’ 빈손… “내정 간섭” 반발 北은 中과 밀착

    북한의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이번에도 성과 없이 끝났다. 안보리 회의 소집을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한 북한은 중국과는 친전을 주고받는 등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한층 밀착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개회의를 열고 지난 13일 북한의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 시험 발사 문제를 다뤘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 반대에 막혀 대북 추가제재 등은 논의하지도 못했다.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는 “미국이 한반도 인근에서 핵추진 항공모함, B52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해 군사훈련을 한 것이 북한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며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대사 역시 대북 추가제재에 대해 “불법적이고 일방적이면서 북한 내부의 절박한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며 “안보리 회의가 정치적 선전 목적으로 열려선 안 된다”고 대북 추가제재에 반기를 들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다가 이를 악용해 핵무기를 개발한 유일한 국가”라며 “NPT 체제상 핵보유국인 동시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기도 한 5개국이 더욱 특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중러를 겨냥했다. 다만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은 18일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공동으로 발표한 규탄성명에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함해 지역 안정 및 국제 평화에 중대 위협을 초래하는 도발적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안보리의 교착 상황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 미중러 간 신냉전 상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안보리 틀 안팎에서 중러 등에도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북중은 친전 교환을 과시하며 밀착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주석직 3연임’을 축하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지난 12일 답전을 보내 양국 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해 나가자는 메시지를 피력했다고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 北, 안보리에 “내정 간섭” 반발하며 중국과 밀착, G7 외교장관 北 규탄성명

    北, 안보리에 “내정 간섭” 반발하며 중국과 밀착, G7 외교장관 北 규탄성명

    북한의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이번에도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안보리 회의 소집을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한 북한은 중국과는 친전을 주고받는 등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한층 밀착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개회의를 열고 지난 13일 북한의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 시험 발사 문제를 다뤘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 반대에 막혀 대북 추가제재 등은 논의하지도 못했다.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는 “미국이 한반도 인근에서 핵추진 항공모함, B52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해 군사훈련을 한 것이 북한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며 미국에게 책임을 돌렸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대사 역시 대북 추가 제재에 대해 “불법적이고 일방적이면서 북한 내부의 절박한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며 “안보리 회의가 정치적 선전 목적으로 열려선 안 된다”고 대북 추가제재에 반기를 들었다. 이에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다가 이를 악용해 핵무기를 개발한 유일한 국가”라며 “NPT 체제상 핵보유국인 동시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기도 한 5개국이 더욱 특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중러를 겨냥했다. 다만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은 18일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공동으로 발표한 규탄성명에서 북한을 향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함해 지역 안정 및 국제 평화에 중대 위협을 초래하는 도발적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우리 정부는 안보리의 교착 상황이 근본적으로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이사국들 간 시각 차이라기보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미중러 간 신냉전 상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안보리 틀 안팎에서 중러 등에도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한편 북한은 안보리 회의 직전인 지난 17일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하며 안보리 회의 개최에 반발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리 부위원장은 북한의 ICBM 개발 및 시험발사를 “미국의 가증되는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수호하고 전쟁을 억제하며 평화적 인민의 삶과 미래를 보위하기 위한 합법적인 자위력 강화 조치”라고 규정했다. 이어 미국 주도의 안보리 소집을 겨냥해 “(북한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이자 명백한 내정간섭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미국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한다면 필요한 행동적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며 추가 도발도 암시했다. 이런 와중에 북중은 친전 교환을 과시하며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주석직 3연임’을 축하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지난 12일 답전을 보내 양국 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해 나가자는 메시지를 피력했다고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답전에서 “중국과 조선은 산과 강이 잇닿아 있는 친선적인 이웃나라”이라며 “지금 국제 및 지역정세는 심각하고 복잡하게 변화되고 있다. 나는 (김정은) 총비서 동지와 전략적 의사 소통을 강화하고 중조관계의 발전방향을 공동 인도함으로써 쌍방 사이의 친선협조가 보다 높은 단계로 올라서도록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 “러 가스관 폭발 美 소행” 미스터리 취급…회색지대 분쟁 확대 [월드뷰]

    “러 가스관 폭발 美 소행” 미스터리 취급…회색지대 분쟁 확대 [월드뷰]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시였다미국 탐사보도 전문기자 세이무어 허쉬(84)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해저 폭발 배후로 미국을 지목했다. 허쉬는 베트남전 때 미군이 어린이와 부녀자 등 주민 500여명을 학살한 ‘미라이 사건’ 보도로 1970년 퓰리처상을 받았고, 2004년 미군의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 수감자 가혹행위를 폭로한 저명 언론인이다. 미국의 권위 있는 시사·문예지 ‘뉴요커’ 고정 필진이었으며, 지금은 독립 언론인으로 활동 중이다. “CIA와 노르웨이 해군 극비 합작…가스관 원격 폭파” 허쉬가 8일(현지시간) 서브스택(저작물 유료 구독 플랫폼)에 올린 기사에 따르면 미 해군 특수 잠수요원들은 지난해 6월 노르트스트림 1, 2 가스관 4개 중 3개에 원격 작동 C4 플라스틱 폭약을 심었고, 3개월 뒤 미 중앙정보국(CIA)이 노르웨이와 극비 작전을 벌여 폭발물을 터트렸다. 허쉬는 ‘작전 계획을 직접적으로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동대서양·지중해를 관할하는 미 6함대가 지난해 6월 발틱해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례훈련(BALTOPS)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가스관에 폭약을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또 노르웨이 해군의 P-8 ‘포세이돈’ 초계기는 폭발 당일 위장 비행하며 소노부이(음파탐지 부표)를 투하, 원격으로 폭발물을 터트렸다고 설명했다.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독일 등 유럽으로 가스를 직수출하는 주요 경로다. 노르트스트림의 본사는 스위스에 있지만, 최대 주주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이다. 당시 폭발로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저에 설치된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4개 중 3개가 파손되면서 막대한 양의 가스가 누출됐다. “침묵하는 미국 언론…‘미스터리’ 취급” 당시 덴마크와 스웨덴 수사당국은 강력한 폭발로 가스관이 훼손됐다고 잠정 결론을 냈지만, 폭발을 누가 일으켰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서방 언론은 폭발의 원인이 ‘미스터리’로 남았다면서, 러시아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허쉬는 폭발 배후에 다름 아닌 미국 정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축소하기 위해 극비 작전을 통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폭파했다고 설명했다. 허쉬는 “이 작전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서유럽이 러시아의 값싼 천연가스에 중독되는 것을 바이든 대통령이 우려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 주류 언론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허쉬는 “미국 언론은 가스관 폭발을 ‘미스터리’처럼 취급했다. NYT는 러시아가 수리 비용 견적을 받았다는 사실과 관련해 ‘누가 공격 배후인지 알기가 복잡하다’는 식으로 문제의 핵심을 비껴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가스관에 대한 위협을 제대로 파헤친 미국 주요 신문은 없었다”고 일갈했다. LNG 패권 전쟁, 미국 중심의 에너지 공급망 재편 노림수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부터 각종 제재를 통해 노르트스트림-2 건설에 계속 딴지를 걸었다. 독일·프랑스·네덜란드 등 주요 유럽 국가의 대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게 표면적 이유였다. 그러나 이면에는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유럽 수출에 노르트스트림이 최대 걸림돌이란 판단이 있었을 거란 게 다수의 전문가 의견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다. 전쟁은 우크라이나와 미국 등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진영’ 대 러시아·중국·북한·이란·시리아·벨라루스 등 ‘권위주의 진영’의 대리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서방은 러시아에 각종 경제 제재를 가했고, 러시아는 에너지를 무기로 유럽을 위협했다. 미국은 그 틈을 파고들었다. 가스 수요의 절반을 러시아에 의존하던 유럽에 러시아산 가스 수입 중단을 압박하며 LNG 패권 전쟁에 가세했다. 러시아의 에너지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고자 하는 야욕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허쉬는 “러시아가 수익성이 좋은 가스관을 파괴하려는 이유는 분명하지 않았다. 반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가스관 폭발 나흘 뒤) 기자회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에너지 무기화를 없앨 엄청난 기회’라고 했다”며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의 미국 배후설을 재차 강조했다. 백악관, 노르트스트림 폭발 ‘배후설’ 부인…중·러 역공세 백악관은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허쉬의 보도 당일인 8일 “완전히 거짓이자 허구”라고 선을 그었다. CIA와 미 국무부 대변인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NYT를 비롯해 워싱턴포스트(WP) 등 유력 언론은 허쉬의 폭로기사를 외면하다시피 했다. 서방 언론 가운데 허쉬의 노르트스트림 보도를 정식으로 다룬 매체는 영국 더타임스 정도였다. 로이터통신이 허쉬의 보도 내용을 간략히 전하긴 했으나 “출처는 익명의 취재원 한 명뿐이어서 해당 내용을 확증할 수 없었다”는 평가 위주였다. 또 “과거 허쉬가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은 거짓이었다’고 폭로할 때도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진 못했다”는 지적을 담았다. 반면 당사자인 러시아와 ‘정찰 풍선’ 문제로 미국과 관계의 골이 깊어진 중국은 국제적 조사를 촉구하며 날을 세웠다. 양국 언론도 연일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례가 없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기반시설 파괴 행위에 대한 공개적인 국제 조사를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정찰 풍선’ 문제로 미국과 얽힌 중국도 역공세를 펼쳤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만약 사실이라면 용납할 수 없고, 반드시 규탄받아야 할 행위“라며 ”미국 측은 응당 세계를 향해 책임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속 진실게임…회색지대 분쟁 확대 우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한미일과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가 선명해진 가운데, 노르트스트림 가스관과 정찰 풍선 문제를 둘러싼 미중러의 대립이 ‘진실게임’으로 치달으면서 책임 소재가 모호한 회색지대 분쟁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은 10~12일 사흘 연속으로 북미 영공을 침입한 미확인 고고도 비행체를 격추했다. 4일 미 대륙을 횡단한 중국 정찰풍선을 캐롤라이나 해안에서 격추한 데 이어 열흘간 벌써 네 차례다. 10일과 11일에는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유콘에서 미확인 비행체를 각각 격추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중국이 책임 소재가 모호한 도발을 이어가는 ‘회색지대 전략’을 확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정찰풍선 격추 후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하던 중국이 미국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추가로 소형 고고도 풍선을 띄우는 ‘저강도 도발’을 감행했단 해석이다. 처음 정찰 풍선 문제가 불거졌을 때까지만 해도 중국은 협력 모색을 강조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이 40여개 국가에 정찰풍선을 보내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동맹 규합에 나서고, 미 상무부가 중국 기업 5곳과 연구소 1곳을 무역 제재 대상(블랙리스트)에 올리자 중국은 공세 모드로 돌아섰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의회의 중국 정찰풍선 규탄 결의안에 대해 “정치 공작으로 단호히 반대한다”고 날을 세웠다.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문제를 거론하며 역공세도 펼쳤다. 마오닝 대변인은 “미국 측은 응당 세계를 향해 책임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다시 공세 모드로 돌아선 중국이 회색지대 도발을 확대해 나갈 거란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군사적 대응은 모호한 저강도 도발, 의도적 자극 회색지대 전술이란 무력 분쟁이나 전쟁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정도의 저강도 도발을 통해 안보 목표를 달성하려는 전략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에서 종종 활용하는 해양민병대다. 어선 수백 척이 떼로 몰려다니며 상대를 압박하지만, 상대가 이들을 공격하면 중국은 ‘민간인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이번 정찰 풍선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기상관측용 민간 비행선’이라고 항변했으나 전쟁도 평화도 아닌 회색지대의 모호성을 활용해 정치적·외교적·군사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가 숨은 걸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멀로이 전 국방부 차관보는 ”(추가로 격추한 미확인 비행체가) 중국의 다른 정찰풍선으로 확인되면 중국이 작전 수행에 무능하거나, 미국을 의도적으로 자극하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찰 풍선과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재점화되고, 군사적 대응을 하기에는 모호한 수준의 저강도 회색지대 분쟁 우려가 커지면서, 신냉전 기류로 인한 세계화의 후퇴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서울광장] 대통령의 욕설과 사대주의/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통령의 욕설과 사대주의/박록삼 논설위원

    사고 이후 15시간 만에 나온 대통령실의 해명을 믿는다. 백 번 이상 돌려 봤다.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 미국 의회를 싸잡아 욕설을 내뱉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그 상황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어깨를 부여잡고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48초 만남’을 가진 직후였다. 최소한의 예의를 가진 이라면 그렇게 표변할 수 없다. 대미 관계에서 윤 대통령은 일관성이 있다. 취임 전부터 딱히 실체조차 불분명한 한미동맹의 위기를 계속 거론하면서 한미동맹 강화 의지를 밝혔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칩4 참여 등 반중국 연대를 꾀하는 미국의 군사안보전략, 경제전략에 보조를 맞췄다. 급기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즈음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공개적으로 ‘탈중국 선언’까지 했다. 잡상인 대하듯 내치는 일본에 ‘저자세 굴욕 외교’라는 말까지 들어 가면서 매달린 것도 미국이 원하는 한미일 삼각동맹을 완성하기 위함이었음은 말할 나위 없다. 대중 경제 무역 규모는 우리 경제 전체의 25%에 달한다. 1992년 수교 이후 30년 동안 대중 무역 흑자는 누적 7100억 달러(약 940조원)를 넘어섰다. 톡톡한 효자 노릇을 했다. 하지만 최근 대중 무역 수지는 급락했다. 넉 달 연속 적자 행진이다. 미중 균형 외교를 통해 추구해야 할 국익을 등진, 편향된 친미 기조에 대한 중국의 조용한 보복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그날 자신도 모르게 미국을 향한 불편한 감정이 터져 나왔을 개연성은 있다. 추종하다시피 미국에 순응했지만 여전히 찬밥 신세임을 문득 깨달았다면 말이다. 문제의 발언은 세계 최고 부자 나라에 예정에도 없던 1억 달러(약 1440억원) 기부를 약속하고 돌아서는 행사장에서 나왔다. 미국 민주당이 주도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해 국내 전기차·배터리 관련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막대한 손해를 볼 위기다. 달러당 1440원까지 치솟는 환율에 제2의 외환위기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한미 통화스와프를 바랐지만, 이 의제를 꺼낼 정상회담조차 좌절됐다. 영국, 프랑스, 필리핀과는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한국과는 만나 주지 않았다. 국익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대통령이라면 홧김에라도 충분히 욕설이 터져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차라리 명확히 미국을 가리켜 한 욕설이었다면-물론 외교적으로야 적절하지 않고 얼른 사과해야 할 일이겠지만-국민들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조용하지만 뜨거운 응원을 보냈을지 모른다. 진짜 문제는 순방에서 돌아오며 본격화됐다. 윤 대통령은 사과 대신 ‘오보, 가짜뉴스’라고 규정하며 자신의 발언을 보도한 언론이 동맹 관계를 훼손했다고 비판했고,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자기 발언의 진상을 밝히라고 자기가 요구하다니…. 아마도 자신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진상을 밝히라고 말한 것 같다. 사실상 수사 지시를 내린 셈이다. 궁지에 몰리자 ‘검사 DNA’가 발동된 탓일 테다. 이제 대한민국 검찰이 MBC뿐 아니라 모든 신문과 방송, 그리고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등 해외 언론까지 수사에 나서는 모습을 보게 될지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왔다, 사과한다, 미국이 너무 자기네들 잇속만 챙기려 해서 열받았다, 외교에서 부족함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으면 오히려 그의 인간적 매력에 새롭게 빠진 이들이 많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미 백악관에서도 “문제없다”고 반응하지 않았나. 어느 상황에서도 미국이 우리의 동맹국가임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조건 미국의 입장을 좇는 사대주의로 국익이 담보되지는 않는다. 힘든 일이지만 미중러일 사이에서 균형 잡힌 외교를 추구하길 간절히 바란다.
  • 오로지 국익 ‘모두 다 동맹’ 진영 넘나들기[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오로지 국익 ‘모두 다 동맹’ 진영 넘나들기[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정치·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이 커지는 인도의 ‘마이웨이 외교’ 노선은 미중러의 삼각 패권 게임에서 진영을 뛰어넘으며 빛을 발하고 있다. 국익과 실용주의를 앞세운 인도가 과거 전통적 비동맹 노선이 아닌 다양한 진영과 손을 잡는 ‘다자동맹’ 외교를 펼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국제 위기 속에서 인도는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도 관계를 지속하고, 앙숙 중국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인도는 반중(反中) 쿼드에선 미국·일본 정상과 악수하고, 상하이협력기구(SCO)에선 러시아·중국 정상과 손을 잡았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몇 달간 보여 준 행보다. 최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글로벌 강대국들이 치열한 패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14억명의 ‘인구 대국’ 인도는 진영을 넘나드는 독특한 외교안보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경제 등 여러 부문에서 중국 대신 ‘세계의 엔진’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엔진의 연료는 다자동맹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쟁은 일종의 위험 분산 게임이라는 시각도 있다. 인도는 전 세계 파트너 사이에서 특정 국가를 고르지 않고 국익이란 잣대로 다자동맹 또는 ‘전부 다 동맹’이란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인도 특유의 실용주의 국익 극대화 전략인 것이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비동맹 외교 노선을 걸어왔다. 미국과 구소련이 주도하던 냉전시대 어느 편도 지지하지 않고 제3세계 국가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1955년 반둥회의를 계기로 촉발된 비동맹운동의 좌장 노릇을 하며 국제정치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인도는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에 맞춰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1997년에는 벵골만기술경제협력체(BIMSTEC) 설립을 주도하며 남아시아 지역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BIMSTEC는 인도, 태국, 방글라데시, 미얀마, 스리랑카, 네팔, 부탄 등 벵골만에 인접한 7개국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 러시아가 영향력 확대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 브릭스(BRICS), 상하이협력기구의 회원국이기도 하다. 동시에 ‘중국 견제’ 목적이 강한 안보 협의체 쿼드에도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 속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이 주도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선언하기도 했다. 또 이스라엘,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간 협의체인 I2U2의 멤버이자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다. 인도는 미국이 주도한 쿼드 회원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미국의 제재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S400을 도입하기도 했다. 경제 분야에서도 인도의 독자 행보는 거침이 없다. 인도는 미국과 서방의 압박 속에서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확대 중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 등의 제재로 인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자 각국에 할인된 가격으로 원유 판매를 제안했고 인도가 흔쾌히 응한 것이다. 원유 수입의 80%를 수입에 의존하는 인도는 미국의 제재 동참이라는 ‘명분’보다는 국내 물가 안정이라는 ‘실리’를 택했다. 인도는 주요 7개국(G7)이 결정한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참여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러시아는 과거부터 인도와 깊은 우호 관계를 이어온 데다 러시아산 무기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크다. 미국의 요청으로 인도가 IPEF에 몸을 담고 있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수용하지는 않는다. 인도는 ‘세계 최대 FTA’로 불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경우 협상 초기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2019년 11월 최종 타결 직전 불참을 선언했다. 조금이라도 국익이 침해될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인도의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런 행보를 통해 인도는 정치·경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의 GDP는 명목 기준으로 8547억 달러를 기록, 세계 5위 영국(8160억 달러)을 넘어섰다. 경제 전문가들은 인도의 GDP 규모가 2027년에는 4위 독일, 2029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가 될 것으로 관측한다. 인도는 올해 2분기에 경제성장률 13.5%를 기록하며 무서운 질주를 이어 가고 있다. 인도는 주요 20개국에 속해 있지만, 이 중 가장 가난한 나라이며 주변 국가인 방글라데시(2362달러), 스리랑카(3699달러)보다도 1인당 소득이 낮다. 인도의 전체 가계소비 지출도 2조 달러로 세계 5위 소비시장이지만, 1인당 지출액은 1500달러에 불과하다. 비슷한 소비시장 규모를 가진 독일의 1인당 소비지출액이 2만 4000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인도는 독일 구매력의 14분의1에 불과하다.
  • 중러 “달러 패권 맞서 독자 결제망 개발”

    러시아·중국 주도의 ‘반미연합체’로 평가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달러 패권에 맞설 SCO 회원국 간의 독자적 국제 결제망 개발을 제안했다. 지난 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은 “지역 통화(회원국의 화폐) 화폐를 이용한 국제 지불과 결제 시스템 개발을 강화하고 SCO 개발은행 창립을 추진, 지역경제 통합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착수한 대러 금융 제재는 물론 향후 중국에 가해질 금융 제재에 대비, 달러·유로화가 아닌 위안화·루블 등의 통화로 SCO 회원국 간에 결제를 할 수 있게 하자는 제안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금융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되자 자국 최대 국책은행인 스베르방크를 통해 SWIFT를 대체할 독자적 결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또 중국의 독자적 국제 위안화 결제 시스템인 국경간위안화지급시스템(CIPS)도 허용했다. 이미 중러가 독자적 결제 시스템을 바탕으로 양국 통화를 활용한 결제 비중을 높이는 가운데 이에 동참할 국가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2001년 출범한 정치·경제·안보 협의체인 SCO의 회원국은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이었으나 ‘옵서버’ 이란이 이번 회의를 통해 사실상 정회원으로 추가됐다. 중러 주도의 국제 결제망을 전 세계 인구의 41%,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4%를 차지하는 SCO 회원국으로 확대시켜 ‘달러 패권’에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SCO 정상회의는 시 주석의 제안을 받아들여 공동성명인 ‘사마르칸트 선언’을 통해 “SCO 국가들의 통화를 상호 교역 결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점진적으로 늘린다”고 공식화했다. 미중러 삼각 경쟁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2차 세계대전 후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후반부터 공산 진영인 중러는 국경 전쟁을 벌이며 갈등을 증폭시켰다. 이 틈을 타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전격적인 수교를 단행하면서 중국을 끌어들여 소련을 견제하는 ‘세력 균형 전략’을 펼쳐 냉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냉전 이후 미국이 일극 패권국이 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고 미국에 맞서는 새로운 패권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승리에 도취한 미국은 어느 날 문득 중국과 러시아의 달라진 모습을 알아챘다. 중국은 더이상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저임금으로 지탱하는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기술 표준과 통상 규칙을 제시할 정도의 기술 강국으로 거듭나 있었다. 러시아도 구소련 해체 뒤 만신창이 국가가 더이상 아니다. 체첸 전쟁, 조지아(그루지야) 전쟁을 거쳐 크림반도 합병과 시리아 개입에서 보여 준 대국으로서의 군사력을 자랑했고, 가스·석유 등 자원 강국으로서의 외교적 역량 등을 보이면서 유라시아의 또 다른 거인으로 재등장했다. 이런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면서 더이상 미국의 압력(제재)과 요구에 개의치 않고 있다. 2011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였던 두 나라 관계를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킴으로써 최고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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