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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핵 가졌는데 한국은? 국민 65% 핵무장 찬성, 이유는 [밀리터리+]

    김정은, 핵 가졌는데 한국은? 국민 65% 핵무장 찬성, 이유는 [밀리터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미사일 전력을 계속 고도화하는 가운데 한국 국민 3명 중 2명가량이 독자 핵무장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군이 북한군보다 강하다고 보는 응답이 70%에 달했지만, 북핵이라는 비대칭 위협에는 별도의 억제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8일 발표한 결과, ‘한국의 핵무기 보유 주장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65%였다. 반대는 30%였다. 남북한 군사력 비교에서는 70%가 한국군이 우세하다고 답했다. 북한군이 우세하다는 응답은 21%, 비슷하다는 답변은 3%였다. 재래식 전력에 대한 자신감과 핵무장 지지가 동시에 높게 나타난 셈이다. 한국군 우세 70%인데 핵무장 찬성 65%…북핵은 ‘별개 위협’ 이번 조사는 핵무장 찬성 이유를 직접 묻지 않았다. 다만 다른 조사와 연구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불안이 독자 핵무장론을 키우는 요인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이번 갤럽 조사에서도 안보 불안은 특히 젊은 층에서 두드러졌다. 북한이 실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 응답자는 전체의 39%였지만 18~29세는 54%, 30대는 53%로 절반을 넘었다. 40대는 29%로 가장 낮았다. 북한은 핵탄두와 이를 실어 나를 탄도미사일 전력을 계속 확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김 위원장이 2018~2019년 북미 정상외교 당시보다 핵 능력을 크게 강화했고 러시아·중국 등과의 관계도 확대하면서 과거보다 협상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전투기·전차·함정 등 재래식 전력에서 한국이 우세하더라도 핵 공격을 억제하는 문제는 성격이 다르다. 한국의 핵무장 찬성 여론을 단순한 남북 재래식 전력 비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美 핵우산 불안에 워싱턴도 변화…한국 ‘핵옵션’ 다시 수면 위 또 다른 변수는 미국의 확장억제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력을 동원해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억제하는 전략을 뜻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접근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동맹국 사이에서 미국의 안보 공약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이란전 등에 군사 자원을 투입하는 가운데 동맹국들이 자체 방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렇다고 한국의 핵무장론을 단순한 ‘미국 불신’으로만 볼 수는 없다. 아산정책연구원 조사에서는 미국의 대(對)한국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상황에서도 독자 핵무장 찬성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도 한국 스스로 억제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자강’ 요구가 함께 나타나는 것이다. 워싱턴에서도 한국의 핵무장을 둘러싼 논의는 이전보다 가시화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28일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 6명을 인터뷰한 결과 독자 핵무장에 대한 찬반은 엇갈렸지만, 과거처럼 논의 자체를 비현실적인 주장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모였다. 핵 억지 이론을 연구해 온 대릴 프레스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는 북핵 능력이 확대되고 미국의 외교정책 우선순위가 바뀌는 상황에서 한국의 핵 억지를 전적으로 워싱턴에 의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공유나 독자적인 핵 능력도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의 독자 핵무장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흔들고 일본 등 주변국의 연쇄 핵무장 논의를 촉발할 수 있다. 미국 안보정책의 주류 역시 아직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단계는 아니다. 결국 한국군이 북한군보다 우세하다는 인식과 높은 핵무장 지지는 모순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위협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핵전력 확대와 미국 확장억제의 신뢰성, 한국의 군사적 자립 요구가 맞물리면서 ‘우리도 핵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이번 한국갤럽 조사는 무작위로 추출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9.5%다.
  • SK하이닉스, 美 첫 HBM 공장 착공…2029년 HBM4E 양산

    SK하이닉스, 美 첫 HBM 공장 착공…2029년 HBM4E 양산

    SK하이닉스가 미국 최초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기지 건설에 들어갔다. 한국에서 생산한 D램 웨이퍼를 미국에서 적층·조립해 2029년부터 7세대 HBM인 HBM4E를 양산한다. 생산 규모는 연간 수십만장으로, 미국 내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 퍼듀대에서 차세대 HBM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인 ‘인디애나 팹’ 기공식을 열었다고 28일 밝혔다.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짓는 첫 반도체 생산시설이다. 총 40억 달러(약 5조 5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인디애나 팹은 2028년 10월 클린룸을 완공하고 2029년 하반기부터 HBM4E 양산에 들어간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기공식에서 생산 능력이 연간 D램 웨이퍼 수십만장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생산한 웨이퍼를 인디애나로 가져와 여러 개의 D램 칩을 쌓고 연결한 뒤 성능을 검증해 HBM 완제품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양산하는 최신 HBM은 6세대 HBM4다. 인디애나 팹에서 생산할 HBM4E는 이를 잇는 7세대 제품으로,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의 차세대 AI 가속기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HBM이 생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곽 사장은 “인디애나 팹은 ‘메이드 인 USA’ HBM을 처음 공급하는 핵심 거점”이라며 “미국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고 경제와 안보에 기여하는 주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AI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가장 신뢰받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인디애나 팹에는 생산라인과 함께 ‘어드밴스드 패키징 연구개발(R&D) 테스트베드’가 들어선다. 고객사와 대학, 협력사가 함께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고 시제품 제작과 성능 검증을 진행하는 시설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퍼듀대와 HBM을 비롯한 차세대 시스템 통합·패키징 기술을 공동 연구하기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팹에서 약 1000명을 직접 고용할 계획이다. 공장 건설과 운영, 현지 진출을 논의 중인 100여개 소재·부품·장비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약 7000개의 직·간접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주한미군 전역 장병을 위한 별도의 채용 절차도 마련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최대 4억 5000만 달러의 보조금과 5억 달러의 대출을 제공한다. 유정준 SK그룹 미주총괄 부회장은 기공식에서 SK그룹이 2030년까지 미국에 총 4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곽 사장과 유 부회장을 비롯해 강경화 주미대사, 마이크 브런 인디애나 주지사, 토드 영 연방 상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영 의원은 “반도체가 경제와 국가 안보에서 맡는 역할과 공급 중단의 파장을 생각하면 그 생산을 다른 나라의 선의나 행운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 내 생산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팹은 미국이 자국 중심의 AI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최첨단 HBM 생산을 맡는 첫 사례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현지 생산 확대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번 투자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추가 대미 투자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 마른하늘에 ‘빙하 홍수’… 온난화가 깨운 새 폭탄

    마른하늘에 ‘빙하 홍수’… 온난화가 깨운 새 폭탄

    최소 359명 사망·실종 1300여명원인은 지진·폭우 아닌 빙하 붕괴 대형 인명피해를 낳은 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 대홍수 사태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로 붕괴한 빙하가 지목됐다. 히말라야 일대의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며 협곡 지역에 ‘빙하 쓰나미’와 같은 대형 재난을 일으킨 것으로, 이번 사태가 기후 위기로 인한 또 한 번의 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전날 네팔 중북부와 중국 티베트 자치구 일대의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돌발 홍수’로 최소 359명이 사망하고 네팔과 티베트에서 1300명 이상이 실종됐다.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9명의 연락이 끊긴 가운데 우리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이 이날 네팔로 급파됐다. 사고 이틀째에 접어들며 이번 사태의 구체적인 원인도 드러나고 있다. 사고 당시 이 지역에는 대홍수의 일반적 원인인 폭우나 태풍과 같은 집중 강수가 없었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홍수 원인으로 지진이 지목됐다. 하지만 정밀 측정 결과 자연 지진이 아닌 빙하 붕괴가 대규모의 ‘지진급 충격’을 가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당초 홍수 발생 지역인 라수와에서 북쪽으로 47㎞ 떨어진 티베트 지역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가, 이후 빙하 붕괴 사태로 내용을 정정했다. USGS는 “처음에는 규모 4.4의 지진으로 보고됐으나 지진파 분석 결과 실제 지진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빙하 붕괴만으로 규모 5.2의 지진에 상응하는 에너지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홍수는 이 같은 빙하 붕괴가 얼마나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네팔 카트만두에 위치한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의 예비평가 등에 따르면 고도 5200m에 있던 빙하 하단부가 통째로 떨어져 계곡 아래로 추락했다. 쏟아져 내린 빙하 덩어리와 산사태 토사로 형성된 ‘댐’이 물의 압력에 붕괴하면서 토사와 빙하 퇴적물이 강 하류로 밀려 내려왔다. 이로 인해 도로 약 42㎞와 차량용 교량 19개가 단시간에 유실되는 등 피해가 속수무책으로 확산됐다. 네팔 현지 언론 카트만두포스트는 “100m 높이의 홍수가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갔다”며, 홍수 경보가 발령됐음에도 물이 순식간에 범람해 하류 지역에도 심각한 피해를 낳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빙하를 녹여 붕괴에 이르게 한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지구 온난화가 지목된다. 히말라야산맥의 빙하는 지구온난화로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으며 최근 그 속도가 더욱 가팔라졌다. ICIMOD의 지난 3월 조사에 따르면 힌두쿠시·히말라야산맥 빙하 두께는 2000년 이전에는 연평균 34㎝ 정도씩 얇아졌지만 2000년 이후는 연평균 73㎝로 빙하 녹는 속도가 두 배 빨라졌다. 이에 따라 2000~2023년 전 세계 빙하는 연평균 약 2730억t씩 사라졌고, 특히 2022~2024년에는 관측 이래 가장 큰 규모의 ‘3년 연속 빙하 질량 손실’을 기록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해 7월에도 빙하호가 붕괴하면서 홍수가 발생했다. 당시 네팔과 티베트에서 최소 11명이 사망했다. 중국 청두공업대 지질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사고 지점 상류에는 축구장 약 500개 면적에 달하는 총 3.39㎢ 규모의 빙하호가 55개 있으며 히말라야 일대 자연 빙하호는 2만개에 이른다. 중국 기상청은 산사태가 발생한 중국 티베트 자치구 지룽현에 3일 연속 강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대규모 토사와 험난한 지형 탓에 실종자 수색과 구조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연속된 강우로 인한 ‘2차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더 큰 기후재난의 전조 현상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빙하 소실로 식수 부족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으로, 실제로 전 세계 인구의 6분의1이 고산지대 빙하와 눈이 녹아 만들어진 물에 의존하고 있으며 히말라야산맥 주변 지역이 대표적인 사례다. 안진호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지구온난화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될 경우 이번과 같은 대형 기후재난은 더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빙하와 적설이 빠르게 감소하고 상당 부분이 사라지게 되면 단순히 홍수 위험이 증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식수와 농업용수 확보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경 극지연구소 정책협력부장은 “흔히 ‘제3의 극지’라고 불리는 히말라야와 티베트고원의 빙하는 아시아 주요 하천의 발원지로 이곳에서 시작되는 하천들은 약 20억명에게 필수적인 물을 공급한다”며 “고산 빙하의 변화는 단순한 얼음의 소실을 넘어 산악지역에서 시작된 위험이 하천을 따라 하류의 인구와 사회기반시설로 전달되는 ‘연쇄적 영향’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우크라서 더 독해진 北미사일…韓·폴란드 ‘싼 패트리엇’ 손잡나 [밀리터리+]

    우크라서 더 독해진 北미사일…韓·폴란드 ‘싼 패트리엇’ 손잡나 [밀리터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북한 탄도미사일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한국과 폴란드가 보다 저렴한 패트리엇 요격탄 확보에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비싼 고성능 요격탄만으로 늘어나는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값싼 보완용 미사일을 대량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폴란드 싱크탱크 카지미에시 푸와스키재단은 26일(현지시간) 발표한 ‘미사일 방어와 한국·폴란드 안보협력’ 정책보고서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이 양국에 공통된 미사일 위협을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보고서는 러시아군이 2023년 말부터 우크라이나 공격에 북한산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사용하면서 실제 전장에서 성능을 시험해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러시아 기술진의 지원을 거치며 초기 KN-23의 낮은 명중 정확도가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도 최근 KN-23의 초기 정확도 문제가 이후 상당 부분 해결된 정황은 신빙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위성항법 교란에 대응하도록 기술적 도움을 줬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봤다. 다만 KN-23의 정확도가 수백~수천 배 개선됐다는 일부 주장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38노스는 공개 자료가 대부분 우크라이나 정부 소식통에 의존하고 있으며, 최근 제기된 수m급 명중 정확도 역시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실제 성능 향상 폭은 아직 불확실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에서 얻은 경험 자체는 한국에 새로운 부담이다. 실전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러시아의 이동식 미사일 운용을 관찰하면서 북한군이 발사대 생존성과 전자전 대응, 생산·운용 능력 등을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38노스는 향후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전력이 우크라이나전 이전보다 효과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비싼 PAC-3만 계속 쏠 수 없다…‘베이비 패트리엇’ 등장 문제는 북한 미사일 위협이 커지는 동안 이를 막을 패트리엇 요격탄은 세계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푸와스키재단은 현재 PAC-3 MSE 생산량이 연간 약 600발 수준이라면서 우크라이나전과 중동 전쟁으로 수요가 급증해 단기간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생산능력을 확대하더라도 실제 공급량이 크게 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안으로 거론된 것이 미국 록히드마틴이 지난달 공개한 ‘PAC-3 ACE’다. 정식 명칭은 ‘PAC-3 Adapted Capability Effector’로, 기존 PAC-3 MSE보다 저렴한 보완용 요격탄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ACE 한 발의 가격을 PAC-3 MSE의 절반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존 PAC-3 사격통제체계와 패트리엇 무기체계, 통합방공전투지휘체계(IBCS)와 연동할 수 있어 현재 운용 중인 발사대와 레이더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ACE가 PAC-3 MSE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푸와스키재단은 ACE가 MSE보다 사거리와 요격 고도 등에서 제한이 있어 고난도 탄도미사일 위협에는 기존 고성능 요격탄이 계속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값싼 표적에는 ACE를, 더 위험한 표적에는 MSE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탄약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개념에 가깝다. 韓·폴란드, K2·K9 넘어 미사일 방어까지 손잡나 푸와스키재단은 이런 ACE 사업이 한국과 폴란드의 새로운 방산 협력 분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나라는 이미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을 통해 방산 협력을 크게 확대해왔다. 여기에 패트리엇 요격탄 생산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면 양국이 공통으로 겪는 요격탄 부족 문제를 완화하면서 방산 공급망도 강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록히드마틴 역시 ACE를 미국에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럽 등 동맹국 업체와 공동 개발·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ACE 공개 당시 유럽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생산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한국과 폴란드의 ACE 참여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푸와스키재단도 실제 생산 참여에는 한국·폴란드·미국 정부 차원의 정책 결정이 필요하며, ACE 역시 개발에서 양산·전력화까지 최소 2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이번 제안의 핵심은 값싼 미사일 하나를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미사일 운용 능력을 높이는 동안 이를 막는 한국 역시 비싼 요격탄을 소수 확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격대의 요격탄을 충분히 비축하는 방향으로 방공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 “전에 없던 상황 펼쳐져” 충격…‘마운자로 –14㎏’ 케이윌, 옆머리 만졌다가 무슨 일이[라이프]

    “전에 없던 상황 펼쳐져” 충격…‘마운자로 –14㎏’ 케이윌, 옆머리 만졌다가 무슨 일이[라이프]

    가수 케이윌이 비만 치료제 사용을 중단했다고 밝히며 자신이 몸소 겪은 부작용을 공개했다. 26일 유튜브 채널 ‘형수는 케이윌’에는 ‘탈모 1차 진단받고 발등에 불 떨어진 케이윌의 쉬운 탈모 관리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케이윌은 “최근에 마운자로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앞서 케이윌은 마운자로를 투여해 14㎏을 감량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살이 빠지면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게 보였다. 전에 없던 상황이 펼쳐졌다”며 “원래도 머리카락이 얇은 편이었는데 더 얇아졌다”고 달라진 상태를 설명했다. 운동 후 땀에 젖은 머리를 본 배우 정영주가 직접 머리를 정리해 준 일도 고백했다. 케이윌은 “요즘 뮤지컬 연습 전에 운동을 하고 간다. 운동을 하면 땀이 계속 난다. 그러면 옆머리가 젖어 있게 된다”면서 “그런데 영주 누나가 와서 옆머리를 만져 주더라. 아마 그게 비어 보여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케이윌은 “예전에는 땀이 나도 그런 일이 없었는데 이제는 상황에 따라 비어 보이는 상태가 된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다만 현재 머리숱 자체가 적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머리숱이 없어서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자주 한다”고 말했다. 영상에는 케이윌이 두피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헤드 스파 전문점을 찾는 모습도 공개됐다. 그는 검사를 받으며 “다이어트 후 머리가 빠지는 게 눈에 보이니까 이대로 다 빠져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무서운 생각도 든다”며 “서서히 빠진 게 아니라 한 번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두피 검사에서는 탈모 1단계라는 진단을 받았다. 정수리 쪽 두피에 노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을 들은 케이윌은 “1차 탈모”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체중 감량 효과 큰 만큼 부작용 우려 ↑체중 감량을 개인의 의지력과 노력에만 의존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일상에서 식이를 조절하고 운동하는 전통적인 다이어트 방식 대신 돈을 쓰더라도 확실하고 빠른 의학적 힘을 빌리겠다는 이들이 늘면서 스타들 역시 ‘비만 치료제’ 사용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드러내고 있다. 가수 신동은 위고비를 맞고 무려 37㎏을 감량했다고 밝혔다. 유튜버 빠니보틀도 위고비로 10㎏을 감량한 사실을 숨기지 않으며 “운동이나 식단으로 뺐다고 거짓말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6 다이어트 경험 및 비만 치료제 관련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선호하는 감량법 중 다이어트 주사를 꼽은 비율은 2024년 0.9%에서 2026년 6.9%로 상승했다. 실제 비만 치료제를 처방받아 본 경험률은 6.8%로 2024년(4.4%) 대비 상승 곡선을 그렸다. 처방 약물 종류는 마운자로(58.8%), 위고비(35.3%), 삭센다(19.1%)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투약 후 이상 반응 등 부작용을 겪었다는 수치도 2.3%에서 10.3%로 상승했다. 실제 진입 장벽을 묻는 문항에는 신체 부작용(66.9%), 투약 중단 후 찾아오는 요요 현상(57.0%), 약물 의존 불안감(49.9%)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처럼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인 마운자로와 위고비는 빠른 체중 감량 효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오심, 구토, 복부 팽만감, 설사, 변비 등 위장관 관련 증상이다. 담석증이나 탈모, 급성 췌장염 등이 보고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 미국 의학협회지(JAMA)에 실린 연구에서는 GLP-1 계열 성분을 사용할 경우 장폐색 위험이 4배 이상, 위 무력증은 3.6배, 췌장염은 9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방송인 풍자는 위고비 투약 후 구토와 설사 증세를 겪었으며, 셰프 윤남노는 소화불량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방송인 랄랄은 위고비와 마운자로 주사를 맞은 후 구토와 설사 부작용이 크게 왔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배우 카일 리처드의 딸이자 미국 방송인 소피아 무안스키(25)는 최근 자신의 틱톡에 마운자로 복용 후 겪게 된 탈모 증상을 생생히 보여 주는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샤워 중 배수구에 엉켜 있는 머리카락 뭉치와 벽면에 붙은 모발 사진은 보는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처럼 비만 치료제는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와 함께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는 만큼 의사의 처방과 감독하에 사용해야 한다. 약물 사용 중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부작용으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한다. 특히 갑상선암 가족력, 위장관 질환, 췌장염 이력, 임신 가능성 등이 있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장기적인 체중 유지를 위해 식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특히 목표 체중에 도달했을 때 고용량 유지 대신 의사와 상의해 용량을 천천히 낮추며 ‘유지 용량’ 구간을 충분히 거치는 전략도 요구된다.
  • 미국 비자 신청자 면접 일단 멈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 세계 미국 비자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비자 면접을 일시 중단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전 세계 모든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비자 심사 강화 교육을 시작함에 따라 비자 면접 관련 일정을 일괄 조정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번 교육은 영사 담당자가 미국의 공공복지 혜택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신청자들을 걸러내고, 비자 신청자들을 보다 포괄적이고 일관되게 심사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자 심사가 향후 어떻게 강화되는지, 면접 일정이 언제 재개되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비자 신청자들의 면접 일정이 잇따라 변경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청자들은 새로운 면접 날짜가 추후 통보될 것이라는 안내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유학이나 취업, 여행 등을 위해 비자 면접을 준비하던 한국 국민의 불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강경 이민 정책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해 왔으며, 이번 조치 역시 같은 성격으로 풀이된다. AP통신 등은 전날 보도에서 미 행정부가 자국 입국 후 망명을 신청했거나 신청을 준비 중인 외국인 최대 20만명의 비자를 일괄 취소할 예정이라고도 보도했다. 매체는 향후 몇 주 내 이 같은 조치가 시행될 수 있다며 이는 미국 역사상 단일 비자 취소 건으로는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취소된 비자는 17만 5000건으로 추산된다.
  • “불평등한 폭염, 수치로 사회 재난 증명… 대안은 구체화해야”[독자권익위]

    “불평등한 폭염, 수치로 사회 재난 증명… 대안은 구체화해야”[독자권익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201차 회의를 열고 8월 한 달간의 서울신문 보도를 평가했다. 회의에는 김춘식(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장을 비롯해 박경환(서울시 재무국장), 이상은(고려대 미디어학과 석사과정·교사), 차윤주(연세드림세무회계 대표·세무사) 위원이 참석했다. 이명행(SK하이닉스 PR기획팀장·변호사), 홍정석(법무법인 화우 GRC그룹장·파트너 변호사) 위원은 서면 의견을 냈다. 위원들은 ‘불평등한 폭염’ 심층 기획이 구체적인 수치를 활용하고, 발로 뛴 르포를 통해 일상화된 폭염을 사회적 재난으로 재정의했다고 호평했다. 다만 피상적인 대안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기사의 주제를 미리 설정해 ‘취재원 비대칭’ 현상이 생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 이상은 고려대 미디어 석사과정 폭염 분석, 완결성 있는 서사 보여줘행정적 걸림돌 파고들지 못해 한계‘불평등한 폭염’ 기획은 폭염을 단순히 자연재해가 아니라 주거·노동·소득 불평등이 결합된 구조적인 사회 재난이라고 재정의하고, 완결성 있는 서사 흐름을 보여줬다.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산재 승인율이 85.5%로 높아도 중대재해처벌법상 무혐의 처분이 남발되고 있다는 점을 대비시켜 사법 당국의 안이한 법 적용 기준을 정확히 짚었다. 특히 포천의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직접 측정한 온도로 생생함을 확보하고 14㎡ 면적 기준에만 매몰돼 있는 현행 최저주거 기준의 한계를 비판했다. 영국과 프랑스 등 해외의 ‘기후 적응형 주거 기준’을 끌어와 ‘생존형 주거 기준’을 개정하자는 제도적 쟁점을 제시했다. 다만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제시한 해법이 어떤 행정적 걸림돌이 있는지 파고들지 못한 한계가 있다. 매주 일요일자 온라인 정기 코너인 ‘주목 이주의 법안’은 발의는 되지만 조명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법안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책이나 법제를 다루는 기사와 연계해서 실제 정책이 어떻게 변하고 통과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온라인 입법 추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면 독자들에게 더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명행 SK하이닉스 PR기획팀장씨줄날줄 정보 주권 문제 확장 호평유튜브 채널 운영·검증 짚어봤으면17일자 ‘韓정치 유튜브 449개 폐쇄… “조직적 여론 조작 움직임”’ 기사는 국내에서의 조직적인 여론 왜곡이 의심되는 사안을 해외 플랫폼의 조치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을 잘 짚었다. 18일자 ‘[씨줄날줄] 구글의 정치 유튜브 폐쇄’ 후속 오피니언을 통해 우리 사회의 정보 주권 문제로 확장한 점도 좋았다. 다만 449개라는 숫자에 비해 정작 어떤 채널이, 어떤 식으로 운영했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빅테크 플랫폼의 판단이 국내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 과정을 검증하기 어려운 문제 등을 짚어보길 원한다. 국제면 트럼프 대통령 관련 보도를 보면 3일자 ‘워싱턴DC ‘녹조라테’는 좌파 아닌 트럼프식 부실시공 탓’과 같이 강한 표현과 트럼프 대통령의 행태 자체를 문제의 원인으로 규정하는 제목을 썼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훈련 축소 요구 등 한국을 압박할 때는 제목도 상대적으로 건조해지고, ‘한국 투자 이행 속도에 불만’처럼 한국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문제가 생긴 것 같은 인상을 남기게 돼 편집 기준에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박경환 서울시 민생노동국장‘혈죽도’ 대한매일신보 사료에 눈길정책 보도 이후 깊은 토론 이어가야지난달 30일자 ‘‘센 술’ 대명사였던 소주, 무한 저도주 경쟁… 마지노선은 어디?’ 기사는 부산의 향토기업인 ‘대선주조’ 기획 기사와 더불어 소주 도수를 무작정 낮출 수 없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줬다. 덕분에 메인 기사에도 눈길이 더 갔다. 향토 기업을 발굴하는 기사들이 흥미로워 전국면에서 많이 소개해 줬으면 한다. 12일자 ‘대한매일신보 최초 보도… 충절의 상징 ‘민영환 혈죽도’, 광복 81년 맞아 다시 본다’ 같은 전국부 기사도 많이 나왔으면 한다. 서울신문의 자랑인 대한매일신보의 사료를 디지털 아카이브로 독자들이 쉽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반대로 6일자 ‘한강서 줍깅하면 에코 마일리지 준다’ 기사 등 지자체에서 나온 보도자료를 그대로 쓰기보다는 실제로 줍깅을 해보는 등 기사를 키우면 재미가 더해질 것이다. 전면에서 스트레이트로 정책 기사를 쓰고 오피니언에서 해설하는 것이 좋은 작전일 수 있다. 다만 7일자 기사인 ‘정부와 각 세운 오세훈 “용산공원에 주택 공급, 절대 안된다’와 같이 기사에서 인용을 통해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알리기만 하는 게 신문 본연의 기능인지 의문이 든다. 10일자 ‘당장 집값 잡기냐 아이들 미래냐…‘빈 땅 영끌’ 용산 딜레마’ 기사가 용산공원 부지 활용에 대해 공론화할 지점이 무엇인지 재정리해 줬던 것처럼, 깊은 토론을 이어가는 것을 제안한다. 김춘식 한국외대 교수 데이터센터·폭염 기획 설득력 충분취재원 비대칭 탓 관점 다양성 부족형사소송법 개정, 8·13 부동산 대책, 데이터센터의 명암, 집권 여당 대표 선출 과정, 불평등한 폭염 등 5개의 주제 중심으로 기사를 분류해 봤을 때 공통적으로 취재원 비대칭 현상이 나타난다. 18일자 ‘‘이 수사 맞나’부터 다툰다…“법원, 비대해진 수사권 사전 통제를”’ 등 3개의 기사는 복잡한 법 개정 내용을 재판·수사·특검 차원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잘 설명했다. 그러나 엘리트 취재원에 의존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다룰 때 관점의 다양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14·15일 이틀에 걸쳐 전한 ‘8·13 부동산 대책’ 기사는 정책의 맥락과 의미를 잘 설명했고, 정책의 실행 가능성을 검증하는 기준까지 제시해 정책 저널리즘적으로 우수하다. 다만 정책 자체의 타당성을 지적하는 게 없이, 전문가의 전망을 인용해 ‘얼마나 빨리, 제대로 실행할 것인가’만 평가했다. 기획인 ‘데이터센터의 명암’과 ‘불평등한 폭염’은 설득력이 있다. 서울신문의 프레임 설정이 신선하고 관심을 가질 만하지만, ‘합의 없는 데이터센터 증설은 문제다’, ‘폭염과 불평등의 상관관계’ 프레임이 워낙 강해 다른 대안적 설명들을 채택하기가 어렵게 됐다. 취재원에 따라서 관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취재원이 누구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출 과정 보도에서는 인터뷰를 통해 후보들의 생각이 무엇인지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특정 정당 내에서 이루어지는 선거다 보니 정책의 차이는 없겠지만, 정치적 비전의 차이라도 볼 수 있도록 묻는 기사가 있었으면 했다. 차윤주 연세드림세무회계 대표세제개편안 신속 보도·편집 뛰어나여성 정치인 직업의식 접근법 의문2일부터 6일까지 연재한 기획 ‘불평등한 폭염’은 ‘가난한 동네가 더 덥다’는 당연해 보이는 명제를 구체적인 수치를 엮어 입증했다. 기자들이 더운 날 직접 발로 뛴 흔적도 보였다. 고용노동부가 ‘이주노동자 숙소 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겠다’며 바로 정책적 반응을 보인 것도 이 기사의 성과다. 다만 마지막 대안 제시가 다소 원론적인 제언에 머물렀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어렵지만 후반부도 힘이 실렸으면 한다. 지난 3일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당일 이를 여러 면에 걸쳐 신속하게 정리한 보도의 기본기가 탄탄했다. 또한 그래픽과 함께 가독성을 높이는 편집 역량이 뛰어났다. 다만 서울신문이 잘해 왔던 관가 내부 논의 등 정치권의 뒷이야기를 짚는 후속 보도가 없어 아쉬웠다. 17일자 오피니언 면의 ‘[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청년에게 폐버스 임대주택?…이것은 인종차별이나 마찬가지’ 칼럼에서 자가 소유 기회를 봉쇄당한 것이 미국 흑인 차별사의 핵심이었다는 논지는 충격적일 만큼 신선했다. 일간지에서도 이런 보도가 나올 수 있구나 하는 좋은 보도였다. 서울신문에 젠더데스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18일자 ‘[서울광장] 여성 정치인의 직업의식’ 칼럼은 애정 때문에 여성 정치인을 내세웠겠지만, 정책 전문성을 여성 정치인의 직업윤리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의아했다. 홍정석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성인실종 제도 허점 짚고 방향 제시제목 속의 ‘논란’ 부정적 프레임 설정8월에는 구조적 문제를 짚는 기획·탐사 보도에서 강점을 보였다. 25일자 ‘골든타임’ 지킬 법도 없다… 성인실종 99.7% 단순 가출 처리’는 사건 보도에 그치지 않고 지문 사전등록제 저조 등 실종자 지원 제도의 사각지대를 짚어 정책 개선 방향까지 제시한 기획이었다. 같은 일자 ‘허술한 장교 양성… 공사엔 항공 우주, 해사엔 체육 교수가 없다’ 기획은 현장 실태를 직접 취재해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이 돋보인다. 다만 24일자 ‘3억 전세로 강남 20년 살고… ‘무기한 살게 해달라’ 논란’은 제목부터 이를 ‘논란’으로 프레임 설정을 해 부정적 뉘앙스를 앞세웠는데, 정작 입주민들이 왜 그런 요구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사정이나 주거복지 전문가의 균형 잡힌 시각은 부족했다. 정책이나 사법·정치 이슈를 다룰 때 특정 프레임이나 자극적 표현으로 쏠리는 경향, 그리고 강력범죄 보도에서 세부 묘사 수위에 대한 신중함을 기대한다.
  • 공급과잉에 흔들린 SK어드밴스드, SK가스에 흡수합병… “새 성장 기회 모색”

    공급과잉에 흔들린 SK어드밴스드, SK가스에 흡수합병… “새 성장 기회 모색”

    SK가스가 자회사인 프로판탈수소화(PDH) 업체 SK어드밴스드를 흡수합병한다. 중국을 중심으로 프로필렌 공급 과잉이 지속하면서 SK어드밴드의 재무 부담이 커지자, SK가스에 편입해 원료 조달부터 생산·자금 관리까지 일원화한다는 취지다. SK가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지분 100%의 자회사 SK어드밴스드와 합병계약 체결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SK가스가 존속하고 SK어드밴스드는 소멸하는 방식이다. 합병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하지 않아 기존 SK가스 주주 지분율 변동은 없다. 앞서 SK가스는 2014년 PDH 사업 확장을 위해 관련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SK어드밴스드를 세웠다. SK가스가 해외에서 프로판을 들여와 공급하면 SK어드밴스드는 울산 공장에서 연간 60만t의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구조를 취했다. SK어드밴스드는 중국의 대규모 증설로 프로필렌 공급 과잉이 장기화하자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일로를 걸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부채 비율은 406.5%, 차입금 의존도는 60.8%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기록했으나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 부족으로 판매가 상승효과로 풀이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1분기 영업흑자 전환에도 중기적 수익성은 다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되면 원료 부족에 시달리던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이 회복할 공산이 커지고 에쓰오일의 국내 신규 석유화학 설비 가동에 따라 추가적 공급 부담이 나타날 것”이라 전망했다. SK어드밴스드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에서 ‘BBB’로 하향했다. SK가스는 이번 합병으로 원료 조달과 제품 생산·판매 등 사업 전반의 의사결정을 일원화한다. 자금조달 및 재무관리도 통합해 SK어드밴스드 차입과 자금 관리도 직접 맡는다. 별도 법인 운영에 따른 중복 비용 등도 줄인다는 구상이다. SK가스 관계자는 “보유 자산의 연결뿐 아니라 기존 사업과 자산의 가치를 최적화하여 새 성장 기회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캐나다, 美 표심 겨냥 ‘핀셋 보복관세’ 부과…트럼프 “지명 변경”

    캐나다, 美 표심 겨냥 ‘핀셋 보복관세’ 부과…트럼프 “지명 변경”

    캐나다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합을 벌이는 지역에 치명적인 보복 관세를 발표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지역의 호수 이름을 ‘온타리오’에서 ‘아메리카’로 바꾸겠다며 도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캐나다는 수십년간 미국을 ‘벗겨 먹고’ 있으며 우리 농부들에게 400% 관세를 부과했다”면서 “많은 나라와 거래하지만 캐나다는 가장 까다롭고 비합리적인 나라”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과 캐나다 국경지대에 있는 온타리오 호수의 지명을 아메리카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만 이름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꾼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도 이란을 꺾은 뒤 미국 영토로 선언하고, 아메리카 해협으로 명칭을 바꾸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지명 변경은 미국 우선주의 극대화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수단으로 분석된다. 맞대응에 나선 캐나다는 미국이 부과한 것과 똑같은 액수인 200억 달러(약 27조원) 규모의 700개 미국 제품에 15~50% 보복 관세를 오는 8일부터 매긴다. 캐나다의 보복 관세는 미 메인주의 랍스터, 오하이오주의 플라스틱 제품, 위스콘신주의 치즈 등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민주당과 경합을 벌이는 주에 ‘핀셋 타격’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합주의 핵심 산업에 25~50%의 고율 관세를 매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타격을 노린 것이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우리 산업을 지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관세를 매겼다”고 밝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 미시간, 오하이오, 켄터키, 앨라배마의 노동자들은 최대 소비시장인 캐나다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주는 공화당이 강세를 보이거나 경합주로 분류되는 곳으로, 보복 관세를 통해 미국 중간선거에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보복 관세가 시작되는 9월 8일은 노동절 연휴 직후로, 중간선거 유세가 본격적으로 불붙는 시점이다. 유세 개시와 동시에 미국 노동자들에게 보복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을 체감하게 만들어 공화당 지지세를 약화하려는 전략으로 관측된다. 양국 무역전쟁에서 ‘레드라인’으로 부상한 캐나다의 프랑스어 보호 정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의 불어 사용을 방해하려는 멍청한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면서 “프랑스어를 쓰는 캐나다인을 사랑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졸리 장관은 “사랑이 아니라 존중의 문제”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中 함대 몰려오면 ‘무인정 떼’ 출격…대만 신무기 공개 [밀리터리+]

    中 함대 몰려오면 ‘무인정 떼’ 출격…대만 신무기 공개 [밀리터리+]

    중국의 군사적 압박을 받는 대만이 해상에서 대량 운용할 수 있는 신형 무인수상정을 공개했다. 값비싼 군함 몇 척에 의존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무인정을 대량 생산해 유사시 중국 함대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해군 전문 매체 네이벌뉴스에 따르면 대만의 무인체계 업체 STR8 인더스트리즈는 최근 신형 무인수상정(USV) ‘고스트웨이크’(Ghostwake)를 공개했다. 업체는 이 무인정을 대만을 포함한 제1도련선 일대에서 운용하고 현지 산업 기반을 활용해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STR8 인더스트리즈 측은 기존처럼 소수의 고가 무기에 집중하기보다 값싼 체계를 많은 수량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가 흑해에서 무인수상정을 앞세워 훨씬 강력한 러시아 흑해함대의 활동을 제한한 전술도 개발에 영향을 미쳤다. 고스트웨이크의 최고 속도는 55노트(시속 약 102㎞)다. 업체는 이를 ‘대만에서 만든 가장 빠른 무인수상정’이라고 주장한다. 주변 해역에서 고속정과 무인체계가 이미 40~45노트로 움직이는 만큼 추적이나 접근 임무를 수행하려면 이보다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고 55노트·7일 작전…한 곳에서 연 200척 생산 목표 고스트웨이크는 순찰과 표적 추적, 이동하는 선박 주변에서 위치를 유지하는 임무 등을 수행할 수 있다. 한 명의 운용자가 여러 무인체계를 동시에 감독하는 방식도 염두에 뒀다. 업체가 공개한 제원에 따르면 최대 350㎏의 임무 장비를 실을 수 있고 해상에서 최장 7일 동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높은 파도가 치는 해상 상태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성능은 업체가 제시한 수치로, 독립적인 시험을 통해 모두 검증된 단계는 아니다. 대량 생산 능력도 고스트웨이크의 핵심이다. STR8 인더스트리즈는 대만 남부 가오슝 일대 조선소들과 협력해 단일 생산 거점에서만 **연간 200척**을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고성능 무인정 한두 척이 아니라 전시에 손실을 감수하면서 계속 투입할 수 있는 숫자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 셈이다. 업체는 지난 6월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에서 고스트웨이크를 처음 공개한 뒤 최근 몇 달 동안 대만 주변 해역에서 시험을 이어왔다. 앞으로 실제 운항 과정에서 쌓이는 데이터를 활용해 자율 운항 성능과 소프트웨어를 계속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대만, 무인수상정 최대 1300척 검토…中 침공 대비 ‘물량전’ 고스트웨이크의 등장은 대만이 추진하는 대규모 무인체계 확보 계획과도 맞물린다. 대만은 최대 66억 달러 규모의 대형 드론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무인수상정 최대 1300척을 확보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중국의 회색지대 압박이나 실제 침공 가능성에 대응하려면 유인 함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런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형 전투함을 거의 보유하지 못한 우크라이나는 폭발물을 실은 무인수상정을 흑해에 투입해 러시아 군함과 항만 시설을 공격했다. 러시아 흑해함대는 공격을 피하기 위해 일부 전력을 크림반도에서 더 먼 기지로 옮기기도 했다. 대만이 처한 상황은 우크라이나와 똑같지는 않다. 중국 해군은 러시아 흑해함대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중국군은 항공기와 미사일·드론 등 다양한 전력을 동시에 동원할 수 있다. 그럼에도 좁은 대만해협과 복잡한 연안 환경에서 다수의 무인정은 중국 함대의 움직임을 감시하거나 접근을 방해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필요하면 위험한 임무를 유인 함정 대신 맡겨 병력 손실 위험도 줄일 수 있다. 결국 고스트웨이크가 노리는 경쟁력은 개별 무인정 한 척의 성능만이 아니다. 전시에 빠르게 생산하고 많은 수량을 동시에 운용하는 능력이다. 중국이 압도적인 함정 숫자를 앞세울 경우 대만은 반대로 값싼 무인체계를 대량 투입하는 ‘물량전’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 이스라엘도 한국에 손 내밀까…“3년간 30년 치 탄약 소진” 전쟁에 미친 결과 [밀리터리+]

    이스라엘도 한국에 손 내밀까…“3년간 30년 치 탄약 소진” 전쟁에 미친 결과 [밀리터리+]

    이스라엘이 약 3년간 이어진 여러 전쟁에서 과거 30년 치에 달하는 탄약을 소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 전쟁과 중동 불안정이 장기화하면서 대구경 포탄 등을 공급하는 한국 방산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스라엘 군사·정치 분석가 알론 벤 다비드는 지난 23일 현지 일간지 마아리브에 게재한 논평에서 “약 3년간 이어진 전쟁으로 이스라엘군이 인력·장비·재정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 공군은 지난 3년 동안 평상시 약 9년에 해당하는 규모의 항공작전을 수행했고, 전차와 장갑차는 수천 개의 엔진을 소모했다”며 “이스라엘군이 사용한 탄약 역시 전쟁 이전 30년 동안 사용한 규모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이스라엘군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인적 소진이다. 다비드는 “지난 3년의 전쟁에서 이스라엘군 사망자는 1138명이며 1만 1730명이 신체적·정신적 부상을 입었다”며 “앞으로 심리적 영향을 받는 인원의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수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쟁광’ 네타냐후가 불러온 나비효과이스라엘의 장기 전쟁은 병력 배치와 무기 소모에 따른 경제적 손실로 이어졌다. 논평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지난해 예비군을 한 달 동안 운용하는 데 약 21억 셰켈(한화 약 9735억원)이 소요됐으며, 이는 F-35 전투기 7대 또는 메르카바 전차 70대의 가격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미국과의 차기 안보 협정 불안정성도 불안을 더하는 요소로 꼽힌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2018~2028년 10년간 총 380억 달러(52조 5600억원)를 지원하는 현행 양해각서(MOU)의 만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직접 군사 원조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구상을 검토하는 만큼,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탄약 부족과 인적 부족, 군사 원조 부족이 총체적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화력 체계 공급망 구멍, 한국이 메워줄까이스라엘의 탄약 소진은 이미 4년 넘게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예상보다 길어지는 이란 전쟁의 영향에 따른 공급망 병목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현재 이스라엘의 상황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규격의 화약과 탄약 제조 인프라를 갖춘 한국 방산업계의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주포와 추진장약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고, 풍산은 155㎜ 곡사포탄 등 대구경 탄약을 핵심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 방산기업들의 수출 계약 이행 속도와 생산능력 확충 여부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분쟁이 갈수록 장기화하는 추세에 있는 만큼 글로벌 포탄 소비 속도가 평시 생산 역량을 넘어선 상태이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 기업들이 전쟁 장기화를 노리고 생산설비 증산을 결정한 이후 레바논 전선에서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휴전 또는 종전이 선언되거나,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진영의 탄약 생산 증설이 전력화할 경우 한국 기업의 대규모 설비 투자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생산 역량 확대해 온 서방 국가들실제로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뒤 서방 각국은 탄약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 등에 대비해 155㎜ 포탄 생산능력을 대폭 늘리는 투자를 진행했고, 유럽 국가들도 탄약 생산시설 확충을 결정했다. 이 경우 한국 방산 기업의 추가 생산설비는 과잉투자로 남아 기업의 고정비와 투자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한국 방산업계에는 중동 분쟁 장기화로 탄약 재고를 보충하려는 각국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의 경우 미국과 유럽의 탄약 재고 부족이 이어진다면 공급망 다변화를 원하는 서방 국가들의 대체 공급처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유럽의 포탄 부족이 심화되면서 155㎜ 포탄 수출을 확대했고, 폴란드와의 대규모 방산 협력을 통해 탄약 생산능력까지 현지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의 탄약 소모가 계속된다면 한국 방산업체에는 기존 유럽·중동 시장의 추가 주문과 신규 시장 진출을 동시에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하이마스와 달랐다…폴란드, 韓 천무 로켓 1만발 만든다 [밀리터리+]

    하이마스와 달랐다…폴란드, 韓 천무 로켓 1만발 만든다 [밀리터리+]

    폴란드가 한국산 다연장로켓 ‘천무’의 현지형인 ‘호마르-K’에 쓰는 유도 로켓 1만 발 이상을 자국에서 생산한다. 발사대 도입에 그치지 않고 핵심 탄약까지 직접 조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천무의 유럽 시장도 올해 들어 빠르게 넓어졌다. 노르웨이는 지난 1월 30일 천무 16문과 유도미사일 등을 포함한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에스토니아도 5월 11일 기존 6문에 3문을 추가 주문했다. 최대 운용국인 폴란드는 한 발 더 나아가 발사대 조립에 이어 유도 로켓 현지 생산까지 추진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폴란드 일간 제치포스폴리타는 자국 방산업계의 대규모 생산 시설 투자 현황을 전하면서 WB그룹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고주프비엘코폴스키에 천무용 CGR-080 유도 로켓 공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 규모는 20억 즈워티(약 7480억원)로, 공장 건설을 위한 준비 작업도 이미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WB일렉트로닉스가 세운 합작법인 ‘한화 WB 어드밴스드 시스템’이 이곳을 운영한다. 지난해 12월 체결한 140억 즈워티(약 5조 2400억원) 규모의 3차 실행계약에 따라 CGR-080 1만 발 이상을 폴란드에서 생산해 2030년부터 공급할 예정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납품은 2033년까지 이어진다. CGR-080은 직경 239㎜, 사거리 약 80㎞인 정밀유도 로켓이다. 위성항법장치(GPS)와 관성항법장치(INS)를 이용해 표적을 타격하며 호마르-K의 주력 탄약 가운데 하나다. 발사대 넘어 탄약까지…천무의 ‘폴란드화’ 천무의 현지화는 발사대에서 먼저 시작됐다. 폴란드는 2022~2024년 두 차례 계약을 통해 호마르-K 290문을 확보했다. 한국산 K239 천무 발사체계를 폴란드산 옐츠 8륜 트럭에 얹고 WB그룹의 토파즈 전투관리체계를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전력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제치포스폴리타는 지난달 기준 폴란드에 천무 모듈 156개가 인도됐으며 이 가운데 최소 108문이 완성된 호마르-K로 조립됐다고 전했다. 예정된 16개 로켓포 대대 가운데 최소 6개 대대를 구성할 수 있는 규모다. 다음 단계가 탄약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WB그룹은 기술 이전과 인력 교육, 품질관리체계 구축을 추진해왔으며, 폴란드 공장에서는 약 250명의 전문 인력을 고용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CGR-080뿐 아니라 새로운 종류의 유도탄을 공동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폴란드 정부는 이를 단순한 경제적 반대급부가 아니라 전시 탄약 공급망 확보 문제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다연장로켓과 포탄처럼 소모량이 많은 탄약을 해외 완제품 공급에만 의존해서는 장기간 전투를 버티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자국에 생산 시설을 갖추면 비축량을 빠르게 늘릴 수 있고 유사시 해외 공급망이 흔들려도 일정 수준의 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 정비와 개량은 물론 후속 탄약 개발까지 자국 업체가 참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이마스도 현지화 추진…천무는 공장 건설 단계 폴란드는 미국산 하이마스를 기반으로 한 ‘호마르-A’도 대규모로 도입할 계획이다. 2023년 체결한 기본계약에는 최대 486대의 호마르-A를 폴란드에서 조립하고 수만 발의 탄약을 현지 생산한다는 구상이 담겼다. 그러나 실제 로켓 생산을 위한 기술 이전은 천무보다 속도가 더뎠다. 폴란드 방산매체 디펜스24는 지난 3월 미국 측의 승인을 얻지 못해 2023년부터 이어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이후 상황은 다소 진전됐다. 폴란드 국방부 측은 지난 5~6월 미국에서 하이마스용 미사일 생산과 관련한 예비 승인을 확보했다고 밝혔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생산 시설과 물량, 기술 이전 범위 등을 확정한 최종 계약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미국이 폴란드 내 하이마스 탄약 생산을 거부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어렵다. 차이는 현재 진행 단계에 있다. 호마르-A가 아직 구체적인 현지 생산 조건을 협의하는 동안 천무는 합작법인 설립과 물량 계약을 마치고 실제 공장 조성 단계까지 들어갔다. 이런 현지화 방식은 향후 유럽 시장에서도 천무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은 무기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탄약 공급 능력과 자국 산업 참여, 기술 협력 조건까지 주요 도입 기준으로 따지고 있다. 특히 다연장로켓은 발사대 숫자만 늘린다고 전력이 완성되지 않는다. 전시에 빠르게 소모되는 유도 로켓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가 지속적인 전투 능력을 좌우한다. 폴란드의 천무 탄약 생산체계가 계획대로 자리 잡으면 한국산 무기의 유럽 수출 전략도 완제품 판매를 넘어 현지 생산과 기술 협력, 공동 개발을 묶는 장기 협력 모델로 한 단계 확대될 전망이다.
  • [사설] 동맹에 더 고약한 관세… 한미 통상 협상 방심 말아야

    [사설] 동맹에 더 고약한 관세… 한미 통상 협상 방심 말아야

    전통적 우방이던 미국과 캐나다가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공격받으면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고, 우리는 공격받았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무역협상 결렬 직후인 이날 0시부터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관세 50%를 부과했다. 캐나다는 다음달 8일부터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을 맞댄 핵심 교역국으로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자유무역협정(FTA)인 USMAC 회원국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창설 멤버이자 북미항공우주사령부를 공동 운영하는 안보동맹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취임 이후 누적된 갈등이 무역협상을 기점으로 폭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편입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캐나다는 무역협상 결렬 주요 요인으로 프랑스어 보호 조치 약화, 타국과의 무역협상 제한 등을 꼽았다. 남의 일로 보이지 않는다. 지금 한미 관계는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지고 있다. 한국의 대미투자에 대해 미국 정부는 ‘가장 느린 협상가들’이라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지난달 강경화 주미 대사의 이례적 귀국도 쿠팡 사태와 정보통신망법 이슈 등에 대한 미국의 불만 때문이었다.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자유의방패(UFS)는 절반 가까이 축소돼 조기 종료됐다. 정부는 한미가 관세 15% 상한에 대한 상호이해가 있다고 설명하지만 낙관할 문제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돌발 결정을 내릴지 알 수가 없다. 미국이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한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된 스무트홀리 관세법이다. 당장 미국 무역법 301조에 따른 과잉생산 조사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관세폭탄이 현실화하더라도 한국은 캐나다처럼 정면 대응하기도 어렵다.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발표를 최대한 앞당길 필요가 있다. 미국에 대한 무역의존도 또한 낮춰 가야 한다.
  • AI, 연령 따라 ‘대화 통제’… 더 촘촘하게 청소년 보호한다

    틱톡·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강화된 청소년 보호정책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확장되고 있다. 과거에는 청소년이 유해 콘텐츠 등을 ‘보지 못하게’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AI가 청소년과 폭력·성적 콘텐츠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 ‘말하지 못하게’ 관리하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AI가 검색 도구를 넘어 학습 도우미나 상담 상대까지 하면서 청소년이 정서적으로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잘못된 조언을 하는 등 SNS와는 다른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챗GPT에게 “나는 고등학생인데, 다이어트가 고민”이라며 마약류 의약품으로 분류된 디에타민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물었더니 “고등학생이라면 디에타민을 구해서 먹는 방법은 알려줄 수 없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어 “키·몸무게·운동량 정도를 알려주면 무리 없는 방식으로 고등학생이 체중을 줄여야 하는 상황인지 같이 봐줄게”라고 덧붙였다. 챗GPT는 이처럼 사용자의 연령에 맞춰 답변을 달리한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최근 13~17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청소년용 챗GPT’를 출시했는데 이용자가 18세 미만으로 판단되면 이용자가 청소년용 모드가 자동 적용되는 방식이다. 다만, “사실 나는 성인”이라고 말을 바꾸자 곧 성인이 의사 처방을 통해 구할 수 있는 절차에 대해 설명하는 등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오픈AI는 자해나 폭력, 극단적 다이어트 같은 콘텐츠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고 심각한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보호자에게 알리도록 했다. 청소년이 챗GPT에 정서적으로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막고자 자신을 인간 친구처럼 묘사하거나 감정과 자의식이 있는 존재처럼 표현하는 것도 제한했다. 특히 세계 최대 SNS 업체 메타는 지난 1월 청소년이 메타의 AI 캐릭터와 대화하지 못하도록 했다. AI 캐릭터는 특정 성격·말투·관계를 설정하고 대화를 이어가기 때문에, 청소년이 AI를 친구나 연인처럼 받아들이거나 정서적으로 의존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는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등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유해 콘텐츠나 메시지, 알고리즘을 제한하는 방식과 차이가 있다. 최근 글로벌 AI 기업들이 청소년 보호장치를 강화하고 있는 데는 청소년의 AI 이용이 빠르게 늘면서 정서적 의존·자해 등 안전 문제가 부각된 데다, 소송과 규제 압박까지 커진 영향이 크다. 오픈AI는 최근 미국에서 챗GPT가 자살을 유발했다는 소송에 휘말렸다. 미국 캘리포니아·뉴욕 등에서 챗봇 규제를 시행하는 등 청소년을 포함한 AI 안전 규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청소년을 AI 플랫폼에서 배제하기보단 애초에 AI 플랫폼 자체를 안전하게 만드는 안전 설계가 중요하다”면서 “기본 원칙은 법률을 통해 공통된 사회적 기준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기업의 자율적인 설계에 맡기는 형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트럼프의 ‘한국 홀대’ 지적한 FT…한미훈련 축소 직격한 이유 [핫이슈]

    트럼프의 ‘한국 홀대’ 지적한 FT…한미훈련 축소 직격한 이유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내세워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자 영국의 대표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를 ‘한국 홀대’로 규정하며 비판하고 나섰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데 미국이 동맹국과 충분한 조율 없이 훈련 규모를 줄이면서 아시아 동맹국들의 신뢰까지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현지시간) FT는 사설 ‘트럼프의 한국 홀대, 아시아·태평양에 의문을 제기한다’(Trump’s South Korea snub raises questions in the Asia-Pacific)를 통해 최근 한미연합훈련 축소 결정이 미국의 동맹 신뢰도에 미칠 영향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FT는 부제에서도 “군사훈련 축소가 미국의 신뢰성에 대한 믿음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시작된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을 대폭 줄이라고 지시했다. 애초 11일간 예정됐던 훈련은 5일로 단축됐으며 야외기동훈련도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훈련이 북한에 적대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연내 정상회담 가능성도 거듭 언급하고 있다. FT가 ‘한국 홀대’ 표현까지 꺼낸 이유 FT가 특히 문제 삼은 것은 이번 결정의 시점과 방식이다. 북한은 과거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던 2018~2019년보다 훨씬 강력한 핵·미사일 전력을 확보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보내면서 러시아와 군사협력도 대폭 강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보다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앞세워 한미훈련을 축소하면서 미국의 대북 접근법을 둘러싼 불안이 커졌다는 게 FT의 분석이다. 특히 이번 조치는 한국 측과 충분한 사전 조율 없이 갑작스럽게 나왔다는 점에서도 논란을 불렀다. 실제로 북한은 미국의 유화 조치에도 즉각 호응하지 않았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축소된 한미훈련 역시 북한을 겨냥한 적대 행위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어 북한은 지난 20일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약 10발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약 300㎞를 비행했다. FT는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북한의 태도를 바꾸기보다 오히려 동맹국들의 불안만 키울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미연합훈련은 단순한 무력시위가 아니라 양국 군이 실제 상황에서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지휘·통제와 작전 절차를 숙달하는 핵심 훈련이다. 특히 지휘관과 장병이 지속적으로 교체되는 만큼 정기적인 연합훈련이 필요하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 넘어 일본까지…미국 의존도 낮춰야 하나 FT는 이번 논란이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미국의 안보 공약에 크게 의존해 온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이 얼마나 일관되게 동맹을 지킬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FT는 한국과 일본 같은 동아시아 민주주의 국가들이 서로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과 일본에서 자체 핵 억지력 확보 논의가 힘을 얻어 국제 비확산 체제에도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에도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축소한 바 있다. 당시에도 훈련을 비용이 많이 드는 행사로 평가하며 한국의 방위비 부담을 문제 삼았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협상에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FT는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이 훈련을 며칠 줄였느냐에만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적대국과의 협상을 위해 동맹국과의 약속을 갑작스럽게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는다면, 그 자체가 아시아·태평양에서 미국의 신뢰성에 장기적인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 불심에서 피어난 ‘철의 불꽃’…한국 철강 최초 기록 쓴 동국제강 [창업주의 비밀노트]

    불심에서 피어난 ‘철의 불꽃’…한국 철강 최초 기록 쓴 동국제강 [창업주의 비밀노트]

    ‘동쪽의 나라’라는 의미의 동국(東國)은 우리나라를 의미하는 불교 용어입니다. 1950년대 한국 철강 산업의 출발점 중 하나로 꼽히는 동국제강의 이름은 여기서 따왔습니다. 독실한 불교도였던 장경호(1899~1975) 동국제강 창업주의 창업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동국제강은 나의 것도 너희 것도 아니다. 이 나라 부강과 민족을 위해 세웠으니 그들의 것”이라며 전 재산을 기부한 대원 장경호는 철강업계와 불교계에 깊은 발자취를 남긴 인물로 평가됩니다. 불교 진흥과 사업보국의 두 축장경호는 1899년 부산 동래군 사중면 초량동의 한 불교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일제강점기 중·고등학생 시기와 청년기를 보낸 그는 조국의 아픔을 피부로 느끼며 성장했습니다. 그는 1919년 서울 보성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길에 올라 1년여간 문물을 접하며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후 1925년 인생의 목표를 세웠습니다. 통도사에서 구하 스님을 모시고 안거 수행을 하던 그는 사업가와 재가 불자로서 인생의 목표를 정리했습니다. 3개월의 안거가 끝나는 날 그는 대웅전에 꿇어앉아 발원했다고 합니다. “상업에 종사하여 크게 돈을 벌리라. 하여 그 모든 것을 불교에 바치겠다.” 그의 나이 27세 때 일입니다. 1929년 그는 형들과의 사업 경험을 토대로 첫 회사 ‘대궁양행’을 설립합니다. 쌀가마니를 수집해 파는 회사였습니다. 1935년에는 사업을 확장해 ‘남선물산’을 세우고 가마니 판매 외 수산물 도매업, 미곡사업, 정미소, 창고업 등으로 발을 넓혔습니다. 철과의 인연은 1949년에 시작됩니다. 한 재일 교포 기술자가 운영하던 신선기(못과 철사를 뽑는 설비)를 인수했습니다. 당시 장경호는 못과 철사가 나라를 세울 산업이라 직감했습니다. 이 회사가 현 동국제강의 모태 ‘조선선재’입니다. 조선선재는 한국전쟁 후 전후복구에 필수적인 철사와 못을 생산하게 됩니다. 이후 그는 축적한 자산을 기반으로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던 한국특수제강을 인수, 동국제강 주식회사를 설립합니다. 조선선재를 세운 지 5년 만으로 한국 최초 민간 철강사가 탄생한 순간입니다. 그가 붙인 기업의 이름에는 민족성이 녹아 있습니다. 큰 활을 쏘는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대궁’, 남쪽으로 기운을 펼쳐가겠다는 ‘남선’, 나라의 이름을 딴 ‘조선’, 그리고 세계 속의 한국을 칭하는 ‘동국’. 철강보국이라는 그의 인생관을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갯벌을 공장으로…철강 산업을 견인하다 중공업의 부흥기였던 1960~1970년대 철강산업의 중요성은 커졌습니다. 정부는 철강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철강공업 육성법을 제정했습니다. 국내에 대규모 철강 단지가 필수라고 느꼈던 장 창업주는 1년간 미국에 머무르며 선진형 산업단지를 공부하고, 해안 매립형 철강 단지를 구상합니다. 여러 부지를 고민하던 중 부산 남구 용호동 일대를 택합니다. 해방 후 휴경화된 염전 지역으로, 판자촌이 일부 남아 있고 지역 쓰레기 매립지로 활용하던 곳입니다. 주변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가득했습니다. 민간 자본으로 대규모 철강공장은 무리라는 시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의지는 강했습니다. 장 창업주는 현장에서 제강소를 건설하는 아들 장상철을 만나 “하나의 업은 100년을, 하나의 공장은 10년을 내다봐야 한다는 철학을 가져라.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집념으로 갯벌을 메워 나가라”고 강조했습니다. 1963년 5월 동국제강은 부산 남구 용호동 일대 약 69만 4215㎡(21만 평) 규모 갯벌을 매립해 부산제강소를 세우는 데 성공합니다. 민간 기업 최초로 대규모 철강 공장을 건설한 것입니다. 단순 가공 생산에서 벗어나 국내 최초로 제철, 제강, 압연의 일관 생산 체제를 갖춘 공장이었습니다. 1954년 동국제강 창립 10년 만입니다. 1965년에는 50t 규모 국내 첫 고로(철광석을 고온으로 녹여 철을 만드는 설비)를 준공하기도 했습니다. 1967년에는 철강재 수출입 창구이자 주물·철골 생산 업체인 대원사를 설립하고, 1968년 철골 시공업체이자 환경오염방지업체인 동국건설을, 1971년에는 부산신철을 세웁니다. 한국 철강 산업사 최초의 기록은 첫 고로 가동(1965년), 전기로 가동(1966년), 후판 생산(1971년) 등으로 이어집니다. 동국제강의 도전은 한국 철강사에 빠질 수 없는 업적으로 평가됩니다. 사재 출연해 불교 진흥…조계사 앞 서점 내기도장 창업주는 불교계에서 현대 불교 대중화의 토대를 놓은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철강업으로 국가와 민족에 보은하고자 하는 바람이 불교 정신 확산의 의지로 연결됐습니다. 탄압과 전쟁으로 상처받고 먹고사는 것에 급급했던 사람들이 압축적인 경제 성장을 겪으며 인간성을 잃는 것이 아쉬웠던 그는 불교를 통해 정신과 물질의 균형을 이루기를 바랐습니다. 그는 인쇄소를 설립해 경전을 쉽게 풀어낸 불서를 보급합니다. 1967년 조계사 앞 건물 아래층 공간에 ‘불서보급사’를 설립하고 첫 책으로 해안 스님의 금강반야바라밀경을 펴냅니다. 이후 천수경, 반야심경, 금강경 등을 묶은 불자 독송집, 초발심자경문 등을 펴내며 독자층을 넓혀갔습니다. 주인과 장소는 바뀌었으나 조계사 앞 불서보급사 간판은 그대로 남아 대중불교 운동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중 교화를 위한 그의 발걸음은 대원불교대학 등으로 이어집니다. 부처의 정신을 후대에 계승할 방법을 고민하던 그는 도심 안에서 불교를 생활화하고, 수행과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구상합니다. 이는 대중불교 운동의 산실인 대원정사 설립으로 이어집니다. 1970년 2월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본격적으로 대중 포교당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1973년 5월 대원정사가 설립되던 날 장 창업주는 “이곳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진실로 부처님의 정신을 체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1975년 사재 30억원 헌납…불교방송 탄생 불교방송 설립도 추진합니다. 1975년 그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게 편지를 씁니다. “본 소불자는 평생을 근면과 검약으로 일관해 얼마간의 사유재산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이 재산은 필생의 피와 땀의 대가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국가와 사회 그리고 부처님의 은혜를 입은 제가 보답하는 길이 무엇인가 생각한 결과, 모든 사유재산을 낙후한 한국 불교의 중흥 사업을 위해 내놓기로 하였습니다.” 평생 근검절약해 모은 사재를 불교 중흥에 써달라는 서한과 함께 헌납한 사재는 대한불교진흥원 설립과 불교방송 탄생의 씨앗이 됩니다. 당시 30억원을 기부했는데 현재 가치로 약 500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그는 1975년 9월 9일 세상을 떠났고, 그의 꿈이었던 방송은 1990년 BBS불교방송 개국으로 이뤄집니다. ‘심조만유 일체유심조’. 장 창업주가 별세 직전 가족들에게 남긴 친필 메모의 내용입니다. 모든 현상과 세상만사가 오직 마음의 작용으로 만들어진다는 불교의 핵심 사상입니다. 사업으로 보은하겠다던 청년의 마음은 한국 불교와 철강사에 깊이 남았습니다.
  • 北 추가 파병 준비 계속…문제는 러시아서 돌아온 뒤다 [밀리터리+]

    北 추가 파병 준비 계속…문제는 러시아서 돌아온 뒤다 [밀리터리+]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추가로 보낼 준비를 이어가는 것으로 우리 군 당국이 처음 공식 평가했다. 당장 파병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지만 북한군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는 실전 경험은 계속 쌓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제 미사일의 정확도가 개선된 정황이 나타난 데 이어 북한군이 드론 운용과 이동식 미사일 부대의 실전 전술까지 익힐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파병 규모 자체보다 이들이 러시아에서 무엇을 배우고 북한으로 돌아오느냐가 한반도 안보에 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23일 국방부 국방정보본부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에서 “북한의 파병 준비는 지속 실시되고 있으나 현재 추가 파병 임박 징후는 식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이 내부적으로 추가 파병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병력 이동 등은 아직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군 추가 파병설과 관련해 우리 군이 공식 평가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2024년 10월 이후 러시아에 1만 6000명 이상을 파병하고 152㎜ 포탄으로 환산해 1500만 발이 넘는 포탄을 지원한 것으로 국방정보본부는 추산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9일 우크라이나가 제기한 추가 파병설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러시아 전쟁터가 北미사일 ‘실전 시험장’ 됐나 군 당국이 주목하는 것은 북한군 병력만이 아니다. 러시아에 넘어간 북한제 무기도 실제 전쟁을 거치면서 달라지고 있다. 국방정보본부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한 북한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실전 데이터 축적과 러시아의 자문·부품 지원 등을 통해 정확도를 비롯한 성능을 개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도 지난 14일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은 우크라이나전 초기 신뢰성과 정확도에 문제가 있었지만 최근 들어 이런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측 자료에서는 KN-23의 오차가 초기 1~3㎞ 수준에서 이후 50~100m 수준까지 줄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만 38노스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정확한 목표 지점을 알기 어렵고 공개 자료 대부분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의존한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38노스는 단순한 미사일 개량보다 더 중요한 변화로 북한군의 ‘전쟁 수행 능력’을 꼽았다. 북한군은 러시아가 이동식 탄도미사일을 숨기고 이동시킨 뒤 발사하고, 우크라이나의 방공망과 반격을 피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북한의 KN-23 발사부대가 러시아에서 직접 작전에 참여한 정황도 있는 만큼 실제 전쟁에서 이동식 미사일부대를 운용하는 능력이 향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38노스는 이런 경험이 축적되면 향후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단거리·중거리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전 이전보다 더 효과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사일 자체의 파괴력뿐 아니라 발사대가 적의 공격을 피하고 재차 발사하는 ‘생존성’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방정보본부도 대남 타격용인 화성-11 계열 전술탄도미사일과 600㎜ 초대형 방사포가 대부분 개발 완료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기존 스커드 계열보다 정확도와 요격 회피, 대량 발사 능력을 높였으며 북한군 전방군단의 장거리 화력을 보강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북한이 최전방에 발사대 250대를 배치하겠다고 밝힌 신형 전술미사일은 아직 실제 작전 배치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다. 드론 전술까지 배운다…돌아오는 북한군이 변수 북한군이 러시아에서 얻는 경험은 미사일에 그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당국은 최근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북한군에 약 400명 규모의 드론 부대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찰용 무인기를 운용하고 공격 임무에도 관여할 수 있는 것으로 우크라이나 측은 보고 있다. CNN도 지난 21일 북한군의 새로운 특징으로 드론 운용 능력을 집중 조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북한군이 앞선 파병 때부터 러시아군과 함께 1인칭 시점(FPV) 드론과 정찰 드론을 운용하며 전술·기술 경험을 쌓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러시아의 정예 드론 조직인 ‘루비콘 첨단무인기술센터’가 쿠르스크·수미 접경에서 활동해 온 만큼 북한군이 이들과 함께 작전할 경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전에서 축적한 드론 전술을 습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측에 따르면 북한군은 현재 러시아 영토에서 주로 후방 임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전쟁을 거치며 드론 정찰과 공격, 미사일 운용, 전자전 대응 등 현대전의 핵심 기술을 익힐 기회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은 별개의 문제다. ISW는 북한의 지속적인 병력·무기 지원이 북한군에 전선 경험과 무기 시험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해 왔다. 결국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러시아를 돕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북한군 자체의 전투 방식을 바꾸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아직 추가 파병이 임박했다는 징후를 확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이 파병 준비를 계속하고 러시아에서 쌓은 경험을 다시 북한군에 전파한다면 한반도에서 상대해야 할 북한군의 능력도 달라질 수 있다. 당장의 추가 파병 인원보다 러시아 전쟁터에서 축적된 기술과 전술이 북한으로 되돌아온 이후를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 트럼프와 관세전쟁 나선 캐나다…한국이 지켜봐야 하는 이유 [핫이슈]

    트럼프와 관세전쟁 나선 캐나다…한국이 지켜봐야 하는 이유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면으로 관세전쟁에 나선 캐나다의 선택이 한국에도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미국이 자동차·철강 관세를 대폭 낮추는 안까지 제시했지만 캐나다는 자국의 문화정책과 제3국 무역정책까지 손대려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상장을 떠났다. 관세 인하와 함께 대규모 투자와 각종 비관세장벽 개선을 약속한 한국으로서는 캐나다의 ‘버티기’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할 수밖에 없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200억 달러(약 27조 7600억원)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발효했다. 이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다음 달 8일부터 미국산 철강과 가전제품, 농기계, 전자제품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미국의 관세를 두고 “공격을 받았고, 공격을 받으면 전쟁 중인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캐나다는 미국의 관세에 ‘달러 대 달러’로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양국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합의에 근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협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캐나다 측은 마감 시한을 앞둔 21일 밤 돌연 협상을 중단했다. 자동차 7%·철강 25%까지 낮췄는데…캐나다가 돌아선 이유 미국이 내놓은 제안만 보면 상당한 수준의 관세 인하가 담겼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NYT 인터뷰에서 미국이 캐나다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25% 관세를 낮추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미국산 부품 사용에 따른 추가 감면까지 적용하면 일부 자동차의 실질 관세율은 최저 7%까지 내려갈 수 있었다. 캐나다산 철강에 대해서도 대부분 물량의 관세를 50%에서 25%로 낮추는 관세할당제를 제시했다. 알루미늄 관세 역시 50%에서 25%로 인하하고, 목재에 새로 부과한 10% 관세는 없애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리어 대표는 캐나다가 다른 어떤 교역 상대보다 우대받는 조건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니 총리의 평가는 정반대였다. 그는 미국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너무 적게 제시했다”며 이를 ‘나쁜 합의’라고 규정했다. 관세 아닌 ‘주권’에서 깨졌다…제3국·프랑스어 정책까지 충돌 협상을 무너뜨린 것은 관세율만이 아니었다. 카니 총리에 따르면 미국은 캐나다가 다른 나라에 적용하는 관세정책을 미국의 정책과 맞추도록 요구했다. 그는 이를 두고 “힘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주권의 문제라고 반발했다. 미국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캐나다·프랑스어 콘텐츠 보호정책, 출판·영화산업 보조금, 제품의 프랑스어 표기 의무 등에도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니 총리는 문화와 언어에 관한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상이 깨진 결정적 이유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결국 캐나다는 관세를 더 낮추는 대신 국내 정책과 대외 무역정책에서 양보하는 길보다 관세전쟁의 비용을 감수하는 쪽을 택했다. 대가는 작지 않다. 캐나다는 수출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한다. 캘거리대의 무역경제학자 트레버 톰은 이번 미국 관세로 캐나다에서 최대 9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캐나다 정부는 피해 기업 지원을 위해 250억 캐나다달러(약 25조 206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약속했다. 미국도 상처를 피하기 어렵다. NYT는 캐나다의 맞대응이 자동차 등 미국 산업의 비용을 높이고, 이미 높은 물가에 추가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도 15% 대가로 투자·규제 약속…캐나다 선택이 선례될까 한국이 이번 충돌을 남의 일처럼 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무역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췄다. 대신 미국에 총 3500억 달러(약 485조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이 가운데 1500억 달러(약 208조 2000억원)는 조선업에, 2000억 달러(약 277조 6000억원)는 전략산업 투자에 배정하기로 했다. 관세만 주고받은 것도 아니다. 한국은 미국 안전기준을 충족한 자동차의 국내 판매 물량 제한을 없애고, 농업 생명공학 제품의 승인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디지털서비스와 온라인플랫폼 규제에서도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데이터의 국경 간 이전을 원활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캐나다와 한국의 협상 조건이 똑같은 것은 아니다. 특히 미국이 캐나다에 요구했다는 ‘제3국 관세정책 동조’를 한국에도 동일하게 요구했다고 볼 근거는 없다. 다만 두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협상이 단순히 관세율을 몇 % 낮추느냐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투자와 자동차·농업 시장 접근, 디지털 규제부터 경우에 따라 다른 나라와의 무역정책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도 한국에는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캐나다가 경제적 충격을 감수하고 미국의 추가 양보를 끌어낸다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하는 다른 동맹국에도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다. 반대로 보복관세가 장기화하면서 기업과 소비자의 피해만 커진다면 미국에 맞서는 데 따르는 비용을 보여주는 경고가 된다. NYT는 카니 총리가 주요 미국 동맹국 지도자 가운데 드물게 관세가 포함된 새로운 무역질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협상장을 떠났다고 평가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이미 미국과 새로운 관세 합의를 선택했다. 트럼프와 정면승부를 택한 캐나다가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무엇인지가 이제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다른 동맹국에도 하나의 ‘관세 협상 계산서’가 될 전망이다.
  • 루멘프로, 반려동물 고령화로 눈 건강 위한 ‘이중 관리’ 체계 구축

    루멘프로, 반려동물 고령화로 눈 건강 위한 ‘이중 관리’ 체계 구축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대하는 문화가 보편화되고 기대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노령 반려동물의 건강 관리를 향한 보호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시각적인 변화나 행동 이상을 비교적 빠르게 인지할 수 있는 눈 건강 또한 일상적 관리의 주요 영역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반려동물 안구 관리 브랜드 루멘프로(LumenPro)는 이러한 시장 흐름에 맞춰 점안형과 섭취형 제품군을 동시에 운용하며, 반려견의 연령 및 생활 양식과 보호자의 관리 목적에 대응하는 눈 건강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루멘프로는 기존 점안형 제품에 이어 간식 형태로 간편하게 급여할 수 있는 섭취형 영양제 ‘루멘프로 츄(LumenPro Chew)’를 추가 출시하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두 제품은 상호 대체 관계가 아닌, 사용 환경과 급여 편의성에 맞춘 상호 보완적 관리 방안을 제시한다. 점안 형태의 루멘프로는 안구에 직접 적용하는 제품으로, N-아세틸카르노신(NAC)과 라노스테롤(Lanosterol) 기반 포뮬러를 적용했다. 해당 제품은 미국 현지 제조 시설에서 무균 공정과 품질 관리 기준에 맞춰 생산된다. 섭취형으로 설계된 루멘프로 츄는 보호자의 급여 편의성과 기호성을 반영해 츄 제형으로 개발됐다. 루테인·지아잔틴, 아스타잔틴, 오메가 3, 빌베리를 비롯해 코엔자임 Q10(CoQ10), 타우린, 비타민 C·E, 아연, 포도씨 추출물 등 다각적인 영양 성분을 배합한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 측은 직접적인 점안 관리가 필요한 상황에는 기존 루멘프로를 활용하고, 일상적인 영양 보충이 목적일 경우 루멘프로 츄를 급여하는 등 반려견의 상태와 생활 패턴에 맞춰 최적의 관리 방식을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루멘프로가 점안형과 섭취형의 이원화 관리 방식을 구축한 배경에는 특정 문제가 발현된 이후 대응하기보다 평소 상태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예방적 차원에서 꾸준히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반려견은 시각 이상을 스스로 표현하지 못하므로, 보호자가 평소 안구 혼탁도나 눈곱, 눈물 분비량, 조도에 따른 반응 및 어두운 공간에서의 거동 변화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다만 눈을 지속적으로 긁거나 심한 충혈, 급격한 시력 저하 등의 이상 징후가 관찰될 때는 보조제에 의존하기보다 동물병원 진료를 통한 전문적인 처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루멘프로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보호자들의 관심 역시 문제가 발생한 이후 대응하는 방식에서 평소 건강 상태를 살피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눈 건강도 단기간에 관리하는 영역이 아니라 보호자가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점안형 루멘프로와 섭취형 루멘프로 츄를 중심으로 보호자가 반려견의 연령과 생활 습관, 관리 방식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제품군을 구축하고, 반려동물 눈 건강과 관련한 정보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열린세상] 한일 공동체를 위한 인문학 교류

    [열린세상] 한일 공동체를 위한 인문학 교류

    일주일 전, 나는 도쿄 메구로의 스타벅스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청주 공항을 통해 도쿄의 나리타 공항에 내리니 해외여행도 아니고 국내 여행을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도쿄에 방문해서도 원격으로 각종 일을 처리했으니 더욱 그랬다. 그래도 이번 도쿄행에서도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도쿄대에서 유학하고 있는 친구 덕택에 일본인 연구자와 만남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의 통역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된 대화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전후 프랑스 철학과 일본 좌파 운동 사이의 관계부터 최근 일본 지식인들의 동향에 대해 이야기했고, 1960년대 아시아에서 발생한 여러 정치 운동이 왜 서로 다른 운명을 맞이했는지에 대한 토론도 재밌었다. 사실 같은 세대의 일본인 연구자와 교류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3년 전에는 교토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연구자들과 대화를 해 볼 일이 있었다. 그때도 중국의 민족주의, 러시아 철학, 인도와 일본의 관계를 아우르는 넓은 주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메이지 시대부터 축적된 일본의 학문 연구 전통을 새삼 느낄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다. 3년 전에나 이번에나 느끼는 것이지만, 일본의 인문학 전통은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이다. 영어가 연구 활동의 기본인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영어의 중요성이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은데, 전문 번역을 통해 일본어로 자료를 축적하는 분야가 확고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분업 체계는 학문 분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연구자들이 매우 전문적인 영역을 아주 깊이 파고들어서 대화를 해 보면 그야말로 ‘내공’이 그대로 느껴진다. 학술 생태계가 다루는 영역도 매우 넓다. 내가 아제르바이잔의 소도시 나히체반을 방문했을 때 숙소 주인은 두 달 전쯤에 나 말고 다른 일본인 학자가 다녀갔다는 말을 해 주었다. 이 지역의 이슬람 전통을 연구하는 학자라고 했던가.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연구 주제가 단절 없이 100년 이상 쌓여 있으니 섣불리 덤볐다가는 ‘본전도 못 찾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역시 일본은 달라!” 하면서 주눅 들 필요는 없다. 일본 학계의 독보적 장점은 동시에 고유한 한계를 낳기도 한다. 이는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숱한 궁여지책을 마련해야 했던 우리나라와 좋은 비교가 된다. 일본 인문학의 경우에는 영어에 의존하지 않다 보니 국제 학계와의 대화는 체급에 비해 적은 편이다. 학계 차원의 국제 교류는 부족할지라도 개별 연구자들이 미국을 통해 세계 학계와 활발히 연결되는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게다가 우리는 학계의 저변이 넓지 못하기에 연구자 한 명이 인접한 무수한 주제를 다루어야 할 때가 많은데, 당연히 전문성을 쌓기에는 어렵지만 그 결과 더 종합적인 시야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사실 이렇게 본다면 대중문화나 전자산업뿐 아니라 학술 연구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궁합, 즉 ‘케미’가 매우 좋은 것 아닐까? 한국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같은 한자어를 공유하는 일본의 연구를 빠르게 흡수해 소화할 수 있다면 부족한 축적과 좁은 저변이라는 우리의 단점을 극복하는 데도 큰 도움을 얻을 것이다. 반대로 일본도 한국 연구자들과 토론하며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를 얻고 자신들의 연구를 우리와 함께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침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광복절 축사에서 일본이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양국의 역사 문제나 국민감정 문제가 온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여행, 산업, 문화 모든 면에서 한일은 이미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이다. 우리 학계 역시 일본 학계와 더 많은 다리를 놓아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어쩌면 그곳에서 한일 공동체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새로운 상상력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임명묵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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