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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 오른 베네치아영화제…‘가능한 사랑’으로 24년만에 황금사자상 도전 이창동 감독

    막 오른 베네치아영화제…‘가능한 사랑’으로 24년만에 황금사자상 도전 이창동 감독

    2002년 ‘오아시스’로 베네치아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을 거머쥐었던 이창동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24년 만에 황금사자상에 도전한다. 제83회 베네치아영화제는 2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개막을 알렸다.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사자상을 놓고 겨루는 장편영화 경쟁 부문에 이 감독 신작 ‘가능한 사랑’을 포함해 20개 작품이 초청됐다.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룩백’을 비롯해 대니 보일 감독의 ‘잉크’, 할리우드 배우 케이시 애플렉 연출 ‘컴퍼니’, 케이트 마라·루니 마라 주연의 ‘버킹 패스터드’, 마틴 맥도나 감독의 ‘와일드 호스 나인’ 등이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가 작품 제작을 위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등을 연출한 이 감독이 ‘버닝’(2018)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등 굵직한 배우들이 한자리에 출연해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는 오는 23일 일부 극장에서 개봉하고, 넷플릭스에선 11월 6일 공개한다. 이 감독은 앞서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제목대로 사랑에 관한 영화다. 보통 사람의 삶을 바꿀 만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일수록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이 감독은 10여 년 전 한 기업의 대규모 정리해고 사건을 모티브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 영화가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건 2002년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이다. 당시 ‘오아시스’로 감독상과 신인배우상(문소리), 국제비평가연맹(FIPRESCI)상 등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경쟁 부문에 진출했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앞서 2012년 고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베네치아영화제는 칸, 베를린과 함께 3대 국제영화제로 불리는 영화제다. 올해는 오는 12일까지 11일간 열린다. 시상식은 12일 폐막식과 함께 진행된다.
  • 고수온 덮친 경북 동해안… 양식어류 263만 마리 폐사, 역대 최대치 근접

    고수온 덮친 경북 동해안… 양식어류 263만 마리 폐사, 역대 최대치 근접

    올해 경북 동해안에서 고수온에 따른 양식장 물고기 피해가 260만여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고수온 경보가 발효된 상태여서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31일까지 도내에서는 물고기 약 263만 5000마리(26억 2000만 원)가 고수온으로 폐사했다. 피해 물고기는 강도다리가 258만 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역별 피해는 포항 251만 7000마리, 영덕 4만 마리, 울진 7만 7000마리다. 경주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같은 피해 규모는 역대 최고치였던 2024년 300만 5000마리(약 27억 5000만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경주∼울진 연안에는 지난달 10일부터 고수온 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1일 현재 수온은 포항 구룡포 하정 26.0도, 포항 청하 26.4도, 울진 죽변 26.6도다. 현재 울진·영덕에서는 피해 신고가 거의 없지만 포항에서는 매일 피해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도 관계자는 “고수온에 따른 양식 어류 피해 신고가 조금씩 줄긴 하지만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바닷속 지형 살피고 장애물 없애고… 해저 ‘에너지 고속도로’ 닦는 로봇

    바닷속 지형 살피고 장애물 없애고… 해저 ‘에너지 고속도로’ 닦는 로봇

    2017년 무인 준설 로봇 개발 나서수중 케이블·상수도 등 공사 투입동해 왕돌초 기지는 생태계 관찰 지난 27일 찾은 경북 포항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로봇실증센터. 가로 35m, 세로 20m, 깊이 9m 대형 수조에서는 해저면 준설 로봇 ‘키오-가온(KIO-Gaon)’이 연구진 조종에 따라 빠른 속도로 유영을 시연하고 있었다. 해저 지형을 살피는 것을 넘어 장애물을 뚫고 사람이 갈 수 없는 바닷속에서 손과 눈 역할을 했다. 앞으로 각종 수중 건설과 해양 탐사에 투입될 ‘해양로봇’의 역할에 이목이 쏠린다. 서남권 에너지고속도로 건설과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 변화로 해저면 탐사의 중요성이 커진 까닭이다. 해양로봇은 해저에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을 설치하는 에너지고속도로 사업, 해저 상수도 공사, 석유 등 자원 탐사를 위한 필수 기술로 꼽힌다. 먼저 해저 면으로 내려가 지형을 확인하고 전선이나 관로가 지나갈 길을 찾는 역할을 한다. 장애물을 피해 돌아갈 수 없으면 해저 크레인을 투입해 장애물을 직접 제거함으로써 길을 뚫는다. 해외 업체에 의존하던 해저로봇 기술은 해양과학기술원이 2017년 해양로봇실증센터를 세우고 업계와 함께 개발에 나서며 급발전했다. 독자 개발한 수중 건설 로봇 3종(URI-L·URI-T·URI-R)은 통영 욕지도·거제 지심도 해저 상수도 공사, 베트남 해저 가스파이프라인 공사에 투입되며 상용화됐다. 에너지고속도로 부설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인성 해양신산업연구본부장은 “인간이 닿지 못하는 영역까지 로봇이 대신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기술원은 해양환경 변화도 연구한다. 이튿날 찾은 왕돌초 해양과학기지는 경북 울진 후포항에서 동쪽으로 약 20㎞ 떨어진 망망대해에 서 있었다. 지난 5월 완공한 왕돌초 기지는 국내 4번째이자 동해 최초의 해양과학기지다. 해저 23m, 해상 53m 높이의 기지는 5개 층에 태양광 발전시설과 담수화 시설, 해저면 관측 설비, 바닷물 채취·분석 설비 등을 갖췄다. 평소 무인으로 운영되며 연구자들이 주기적으로 찾아와 관측 자료를 점검한다. 왕돌초 기지는 태평양 난류와 북쪽 한류가 만나는 지점에 있어 해양환경 변화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요충지다. 해양기술원은 이곳에서 쌓이는 관측 자료로 동해의 아열대화와 갯녹음 등 생태계 변화, 어장 변동까지 장기 추적할 계획이다. 기지 수중 카메라 2대는 주변 물고기를 지속 관찰한다. 정진용 해양데이터·인프라본부장은 “최근 기후변화로 동해안에서 참치가 잡히는 등 어종이 변하고 있다”며 “데이터가 쌓이면 새로운 어종 출현 시 실시간 알림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라 ‘녹조·악취’ 하천, 경제청·LH 갈등

    인천 청라국제도시 북쪽과 남쪽 경계를 따라 흐르는 지방하천 공촌천과 심곡천의 관리권 이관을 놓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31일 인천경제청·LH 등에 따르면 LH는 2006~2012년 청라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총 327억원을 들여 두 하천을 정비했다. 수변 생태환경·유수지 조성과 관리, 공촌천 준설 등에 투입된 사업비까지 합하면 956억원 규모다. LH는 이후 2019~2020년 관리권부터 인천경제청에 넘길 계획이었다. 그러나 두 하천은 좁고 수위가 높은 배수갑문 탓에 물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녹조와 악취, 퇴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공촌천에서는 2017년 물고기 집단 폐사가 잇따랐고, 심곡천에서도 2020년 물고기 약 2t이 폐사했다. 이 때문에 인천경제청은 배수갑문과 하천 환경 개선 작업이 선행되어야 관리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두 가지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하천을 인수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반면 LH는 두 하천이 인천시가 수립한 하천기본계획에 따라 조성된 만큼 인천경제청이 관리권부터 인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인수 과정에서 추가로 제기된 배수갑문 개선은 관리권 이관과 별도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 기관이 함께 추진하던 ‘청라 하천 배수갑문 개선방안 검토용역’도 현재 중단된 상태다.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청라 주민들은 최근 토론회를 열고 “기관들이 책임을 미루는 동안 두 하천이 악취 나는 정체 수로로 전락했다”며 양 기관의 조속한 정비계획과 관리권 이관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 영끌로 ‘40억 건물주’…“공실 다 채워도 月 100만원 남아” 하소연

    영끌로 ‘40억 건물주’…“공실 다 채워도 月 100만원 남아” 하소연

    배우 출신 유튜버 이해인(39·본명 이지영)이 40억원대 꼬마빌딩을 매입한 뒤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와 공실로 인한 손해를 털어놓았다. 이해인은 지난 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건물을 사고 공실을 다 채우면 일 안 하고 생활비 벌면서 부자가 될 줄 알았다”며 “그건 신기루였다”라고 털어놓았다. 앞서 그는 지난해 11월 자본금 8억원에 대출 32억원을 받아 40억원 규모의 건물을 매입한 뒤 꼬마빌딩의 건물주로서의 상황을 콘텐츠로 만들어왔다. 당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연 2.50%였다. 이해인은 “밤마다 이자를 계산하고 잠을 못 잤다”면서도 “32억 빚도 내 인생의 일부이자 인생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건물의 절반이 공실로 남은 탓에 월세 수익으로 월 600만원밖에 거두지 못했다. 월 이자로 1200만원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절반인 600만원을 사비로 채워 넣었다. 당시 6개였던 공실은 최근 2개로 줄었지만, 대출 이자 등 각종 경비를 빼고 나면 남기는커녕 여전히 손해라고 이해인은 전했다. 그는 “계산상으로는 월 100만원 정도만 내가 부담하면 되지만, 월세가 밀리는 곳이 있어서 지금도 월 300만~400만원을 부담하고 있다”면서 “공실을 다 채워도 한 달에 이것저것 빼면 100만원이 남을까 말까”라고 토로했다. 이해인의 이 같은 상황은 금리 인상기에 꼬마빌딩을 ‘영끌’로 매수한 건물주들이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이다. 그가 32억원을 대출받아 건물을 매입한 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지난 27일 재차 0.25%포인트 올리며 이례적으로 2차례 연속 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금리 인상과 정부의 대출 규제 등에도 서울 강남 등 핵심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고점을 갈아치우며 치솟는 사이 꼬마빌딩을 비롯한 수익형 부동산은 경기 침체와 오프라인 상권 붕괴로 직격탄을 맞았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 전국의 상업·업무시설의 낙찰률은 10~20%대에 머물고 있다. 한편 이해인은 2005년 CF 모델로 데뷔해 드라마 ‘황금물고기’ ‘다섯 손가락’ ‘지성이면 감천’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활동했다. tvN 예능 ‘재밌는 TV 롤러코스터’에서 ‘꽃사슴녀’로 얼굴을 알렸고, 최근에는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 푸틴 “범고래는 북극곰을 찢어”…민간인 37명 사망 직후 ‘최악의 명언’ [핫이슈]

    푸틴 “범고래는 북극곰을 찢어”…민간인 37명 사망 직후 ‘최악의 명언’ [핫이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비 교사들에게 자신을 북극곰을 잡아먹는 범고래에 비유했다. 푸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국립 사범대학교에서 예비 교사들과 학생들을 상대로 연설하던 도중 한 학생으로부터 “북극곰을 직접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물론이다”라며 “범고래들은 곰들을 마치 작은 물고기처럼 잡아먹는다. 그들은 떼를 지어 북극곰들을 쾅 하고 덮친 다음 갈기갈기 찢어버린다”고 말했다. 이어 “매우 흥미로운 일이고, 이것이 바로 먹이사슬”이라며 “학생들에게도 이런 내용을 알려줘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과 우리가 왜 특수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의 러시아식 표현)을 수행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자신과 러시아를 범고래에, 우크라이나를 범고래에 찢기는 북극곰에 비유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인권 운동가 올가 로마노프는 “푸틴의 ‘가장 황당한 발언’이 나왔다”며 “범고래가 북극곰을 공격하는 것이 곧 특별군사작전과도 같다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루는 한 텔레그램 채널은 “푸틴은 자신의 세계관이 얼마나 왜곡돼 있는지 더 이상 숨기려 하지 않는다”며 “그는 그저 짐승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러, 수도 키이우 일대에 사흘 연속 드론 공격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방공망 부족 현상을 해결하지 못하는 틈을 타 연일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지난 28일 밤부터 29일 새벽 사이에 우크라이나를 향해 최소 2발의 미사일과 267기의 드론을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수도 키이우 일대에 사흘 연속 러시아의 드론 공습이 가해진 가운데, 지난 28일 밤 키이우 서부 외곽 부차 지역 밀라 마을의 주거지 근처의 탄약고로 추정되는 창고가 폭발하면서 37명이 숨지고 어린이 4명을 포함해 4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주거지 근처에 왜 무기고가?주거지 인근 창고에 무기나 탄약이 보관돼 대형 참사로 이어지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군 내부의 직무유기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청은 탄약고 소유주가 폭발물 보관에 필요한 당국 승인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에 “탄약을 민가나 기타 주거 지역 인근에 보관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 존재한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방치한 자들은 자신들의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에도 키이우 인근 비슈네베의 창고가 러시아 공습으로 2차 폭발해 10명이 숨지고 수백 채의 주택이 파손됐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공중전이 격화하면서 양국의 민간인 피해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 크리비리흐의 쇼핑센터에서 러시아 공습으로 최소 16명이 사망했다. 지난 22일에도 러시아의 폭격으로 키이우·자포리자·오데사 등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본토와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를 겨냥해 반격했다.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대형 유통업체 오존의 물류창고에 불이 나 3명이 숨졌다.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서도 우크라이나 측 공격으로 1명이 사망했다.
  • 美백악관 사진 속 독수리에 밟힌 캐나다기러기 안죽었다

    美백악관 사진 속 독수리에 밟힌 캐나다기러기 안죽었다

    캐나다와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백악관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새 사진이 논란을 낳고 있다. 백악관은 2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독수리가 기러기를 발로 짓누르고 있는 사진을 게시했다. 독수리는 미국, 기러기는 캐나다를 상징하는 새로 미국이 캐나다를 제압했다는 인상을 주는 사진이지만 실제 상황은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 CBC 방송은 새 사진이 온타리오주의 얼어붙은 벌링턴만에서 촬영된 것으로 머빈 세케이라(74)가 지난해 2월 찍었다고 전했다. 세케이라는 두 새가 싸우는 것을 20분 동안 지켜봤는데, 독수리의 손쉬운 점심거리로 여겨졌던 기러기가 죽지 않았다고 밝혔다. 항공기 기장으로 일하다 은퇴한 세케이라는 캐나다의 야생동물 촬영이 취미로 그는 당시 자신이 찍은 장면에 대해 “흰머리독수리는 기러기를 여러 차례 공격했다”면서 “기러기가 정말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이상하게도 독수리가 그냥 포기하고 떠났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격당했던 캐나다기러기가 병든 것처럼 보였으며, 온통 얼어붙은 겨울에 물고기를 잡기 힘들어진 독수리가 아픈 기러기를 공격했다고 말했다. 캐나다 네티즌들은 비버가 트럼프 대통령 나무 조각상을 갉아먹는 이미지를 올리거나 “독수리가 결국 타코(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Trump Always Chickens Out) 했다”면서 조롱했다. 세케이라는 또 백악관에서 자신의 사진을 사용하기 위해 허락을 구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를 쓰거나 창작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음악 등 콘텐츠를 사용해 비난을 산 전례가 여러 차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예수나 교황으로 묘사한 AI 이미지가 논란을 낳았지만 백악관 측은 “밈(인터넷 상의 유행)은 계속될 것”이라며 비난을 일축했다. 공개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던 인기 여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노래를 무단으로 사용하자 해당 소셜미디어 영상에 대해 저작권 차단 절차를 진행하기도 했다.
  • 트럼프 출구 전략, 이거였나…“중국 때문에 이란에 졌다 할 것” [핫이슈]

    트럼프 출구 전략, 이거였나…“중국 때문에 이란에 졌다 할 것”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전쟁의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한 채 협상이 교착에 빠진 가운데, 전쟁의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 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중국국제커뮤니케이션그룹(CICG)이 운영하는 논평 플랫폼 차이나포커스는 이번 주 논평에서 “미국 언론들은 이란 전쟁의 성공 여부가 중국의 협력 여부에 달려 있다는 식의 서사를 구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중국을 겨냥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주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왕따’ 작전을 실시하며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에 대한 ‘3차 제재’를 시행하겠다고 밝히자, 미국 안팎에서는 중국의 협조 없이는 해당 전략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차이나포커스는 “미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적 제재가 실패하면 중국 탓일 것이라는 변명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이는 미국이 정책 실패에 대한 희생양을 찾고 제재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나 유가 변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해당 플랫폼은 이란이 미국의 숱한 제재에도 굴복하지 않은 지난 역사를 근거로 제시했다. 차이나 포커스는 “현재 미국과 미국 언론의 태도는 자국 제재의 근본적인 실패를 은폐하려는 시도”라며 “1979년 이후 수십 년간 강화된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굴복하지 않았다. 최근의 조치는 실질적인 효과를 지닌 경제적 무기라기보다는 정치적 제스처이자 억지력에 가깝다”고 깎아내렸다. 이어 “제재는 평화를 가져올 수 없고, 강압은 결코 존경을 얻을 수 없다”며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정책 결과는 미국이 일방적인 압력을 포기하고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 전쟁과 관련해 중국을 굴복시키려는 시도는 ‘물고기를 잡으려고 나무에 오르는 것’과 같다”며 “이번 ‘경제적 왕따’ 작전은 국제 관계 역사상 또 하나의 어처구니없는 드라마와 같다”고 일갈했다. 트럼프 “이란 임무 완수” 선언미국의 ‘경제적 왕따’ 작전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이란 전쟁과 관련한 ‘임무 완수’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은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 옆에 ‘임무 완수, 2026’(Mission Accomplished, 2026)이라고 적힌 그림을 담고 있다. 왼쪽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사진과 ‘임무 완수 실패, 2001-2021’이라고 적힌 그림이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데일리뉴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임무 완수’를 선언했지만, 이 전쟁은 인기가 없고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전쟁을 통해 세운 목표 중 어느 하나라도 달성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승리 선언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영구 폐지, 이란의 이웃 국가 공격 방지, 테러 대리 단체 자금 지원 차단 등 그가 제시했던 핵심 전쟁 목표에 대한 뚜렷한 진전 없이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 교체를 공언했지만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아들인 무즈타바 하메네이가 이후 권력을 잡았고 이란 정권은 거의 변화가 없는 상태”라며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권력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란 외무부, 미국 추가 제재에 “허풍” 비판한편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대이란 추가 제재와 국제적 압박을 ‘허풍’이라고 일축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6일 SNS를 통해 최근 미국의 대이란 정책을 ‘허풍’이라고 비판하며 “미국이 대이란 공조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바레인의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바레인과 이란 간 실질적인 경제 교류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이란과의 스포츠·학술 교류를 중단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바가이 대변인은 해당 교류는 이미 사실상 멈춘 상태라고 지적하며 “미국이 이미 제재를 받고 있는 대상에 다시 제재를 부과하고 ‘허울뿐인 조직’을 ‘동맹’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란의 메시지 역시 오락가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과의 협상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27일 회담 자체를 비판하는 자국 내 여론과 관련 국영 통신사 IRNA에 “협상은 후퇴의 신호가 아니다”라며 “전쟁의 성과를 공고히 하고 적들이 계획한 심각한 재앙으로부터 나라를 안전하게 이끌기 위해 권력의 수단을 수호하고 보호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강경파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대변인을 통해 “이란과 오만의 영토인 호르무즈해협과 관련해 각자 국가의 몫(통행료)과 그 수익에 대해 합의했다”며 “미국이 양해각서(MOU)로 복귀한다면 합의된 틀 안에서 해협을 개방할 수 있다”고 요구했다. 이어 “미국이 조건을 수용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폐쇄된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AI도 사람처럼 눈치 보고 다수 의견 따른다

    여러 명이 모였을 때 사람들은 다수의 의견에 동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고립을 두려워하거나 체면을 잃을 걱정도 없는 인공지능(AI)도 다른 인공지능의 눈치를 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콘스탄츠대, 이탈리아 엔리코 페르미 연구센터, 복잡계 연구소, 오스트리아 복잡계 과학 허브 공동 연구팀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협력하고 심지어 눈치 보기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14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AI 에이전트 1000개에게 옳고 그름을 정확히 나눌 수 없는 두 가지 선택지를 주고 각자 고르게 했다. 정답도, 보상도 없고 ‘합의하라’는 지시도 없었다. 그런데도 이들은 하나의 답으로 수렴했다. 새 떼나 물고기 떼에서 나타나는 ‘다수 따르기’가 AI 집단에서도 그대로 작동한 것이다. 연구팀은 GPT, 클로드, 라마 세 계열의 10개 모델로 가상 집단을 만들고 질문을 던질 때마다 에이전트 하나를 무작위로 뽑아 자신을 뺀 나머지 전원이 어떤 의견을 지지하는지 보여준 뒤 새로 고르게 했다. 에이전트에게는 기억이 없어 직전에 자신이 무엇을 골랐는지 모르는 상태였다. 그 결과 대부분 모델이 다수 쪽 의견을 따라가는 현상을 보였다. 집단 크기를 50개로 했을 때 클로드 오푸스3과 GPT-4 터보는 20번의 실험에서 모두 완전 합의에 이르렀다. 반면 성능이 낮은 클로드 하이쿠3과 GPT-3.5 터보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 AI도 사람처럼 눈치보고 다수 의견 따른다 [사이언스 브런치]

    AI도 사람처럼 눈치보고 다수 의견 따른다 [사이언스 브런치]

    여러 명이 모여있을 때 사람들은 다수의 의견에 동조하는 경우가 많다. 소수파에 속하는 사람은 목소리를 덜 내면 다수는 더 커 보이게 만들고 남은 소수는 더욱 침묵하게 된다. 독일 언론학자 엘리자베트 노엘레노이만이 1974년 제시한 ‘침묵의 나선 이론’이다. 그런데 고립을 두려워하거나 체면을 잃을 걱정도 없는 인공지능(AI)도 다른 인공지능의 눈치를 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동조라는 행위에 반드시 마음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독일 콘스탄츠대, 이탈리아 엔리코 페르미 연구센터, 복잡계 연구소, 오스트리아 복잡계 과학 허브 공동 연구팀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협력하고 심지어 눈치 보기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8월 14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AI 에이전트 1000개에게 옳고 그름을 정확히 나눌 수 없는 두 가지 선택지를 주고 각자 고르게 했다. 정답도, 보상도 없고 ‘합의하라’는 지시도 없었다. 그런데도 이들은 하나의 답으로 수렴했다. 새 떼나 물고기 떼에서 나타나는 ‘다수 따르기’가 AI 집단에서도 그대로 작동한 것이다. 연구팀은 GPT, 클로드, 라마 세 계열의 10개 모델로 가상 집단을 만들고 질문을 던질 때마다 에이전트 하나를 무작위로 뽑아 자신을 뺀 나머지 전원이 어떤 의견을 지지하는지 보여준 뒤 새로 고르게 했다. 에이전트에게는 기억이 없어 직전에 자신이 무엇을 골랐는지 모르는 상태였다. 그 결과, 대부분 모델이 다수 쪽 의견을 따라갔고 작은 차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집단 전체가 한쪽 의견으로 굳어졌다. 집단 크기를 50개로 맞췄을 때 클로드 오푸스3과 GPT-4 터보는 20번의 실험에서 모두 완전 합의에 이르렀다. 반면 성능이 낮은 클로드 하이쿠3과 GPT-3.5 터보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연구팀은 쏠림의 세기를 ‘다수 힘’이라는 값으로 요약했다. 눈에 띄는 것은 GPT-3.5 터보를 뺀 9개 모델의 데이터가 모두 같은 곡선 위에 포개졌다는 점이다. 이 수식은 쇳조각 속 원자 자석들이 같은 방향으로 정렬해 자석이 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물리 모형인 ‘퀴리-바이스 모형’과 완전히 일치했다. 이에 연구팀은 통계물리학 이론을 그대로 적용해 ‘임계 집단 크기’를 계산했다. 임계 집단은 합의에 걸리는 시간이 폭증해 사실상 합의가 불가능해지는 규모다. 라마 3 70B는 약 30개, GPT-4o는 약 80개, GPT-4 터보는 약 1000개였다. 클로드 소네트 3.5는 실험 최대치인 1000개에서도 한계에 닿지 않았다. 모델의 언어 능력이 높을수록 이 값이 지수적으로 커지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금까지 AI 안전성 평가 방식에 의문을 던진다. 모델 하나를 놓고 위험한 답을 하는지 검사하는 방식이었지만 개별적으로 멀쩡한 에이전트들도 서로 눈치를 보다가 아무도 원치 않은 상태로 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공동 코딩 작업에서 단지 널리 쓰인다는 이유로 비효율적 코드가 계속 재생산되는 상황으로 “다수 AI 에이전트가 만든 규범이 인간의 가치에 부합한다는 보장은 없으며 뭉친 집단은 방향을 되돌리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데이비드 가르시아 독일 콘스탄츠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AI가 사회를 형성했다는 측면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협력하라고 설계하지 않더라도 협력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지금까지 AI 안전성 평가를 할 때처럼 ‘위험한 답을 하는가’를 검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 구병모 소설 원작 애니메이션 ‘아가미’, 다음달 9일 개봉한다

    구병모 소설 원작 애니메이션 ‘아가미’, 다음달 9일 개봉한다

    소설가 구병모의 소설 ‘아가미’를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애니메이션이 다음 달 9일 개봉한다. 한국 개봉에 앞서 프랑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영국 런던프라이트페스트, 이탈리아 볼로냐24프레임퓨처필름페스티벌, 일본 도쿄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됐다. ‘아가미’는 물속에서 아가미가 돋아난 아이 ‘곤’의 이야기다. 정해인이 곤을 연기했으며 물고기 인간 곤의 세계가 되어 주는 ‘강하’는 강하늘이 목소리를 맡았다. ‘해류’는 이청아, ‘노인’은 유재명, ‘이녕’은 김선영이 각각 연기했다. 애니메이션 각색은 안재훈 감독이 맡았다. 안 감독은 “‘아가미’는 모든 이에게 던지는 삶의 메시지”라며 “살아가며 물속에 떨어질 때마다 내 몸에도 조금씩 아가미가 생겨나 지금을 살고 있지 않을까 짐작한다. 누군가 우리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아내도 꿋꿋이 살아냈던 것처럼 삶의 모든 순간이 모여 결국 우리가 갖게 된 아가미에 대해 생각하는 영화로 만들고 싶다”라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안 감독은 ‘소중한 날의 꿈’(2011), ‘무녀도’(2021) 등을 통해 한국 고유의 색을 품은 애니메이션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한국 개봉에 앞서 여러 영화제에 초청된 ‘아가미’는 프랑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경쟁 장편 부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 바다의 강태공?…조개껍데기로 물고기 잡는 돌고래 첫 포착 [핵잼 사이언스]

    바다의 강태공?…조개껍데기로 물고기 잡는 돌고래 첫 포착 [핵잼 사이언스]

    사회적이며 지능이 매우 높은 돌고래가 ‘도구’를 사용해 사냥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영국 BBC 등 외신은 12일(현지시간) 돌고래가 조개껍데기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아먹는 모습이 카메라에 처음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그간 돌고래가 다양한 방식으로 사냥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이중 해면(바다스펀지)을 입에 장갑처럼 끼고 바닥을 뒤지는 방식이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 조개껍데기도 주요 도구로 확인됐다. 호주 선샤인 코스트 대학 연구팀은 2025년 7~10월 퀸즐랜드주 동부 해안의 그레이트 샌디 해양 공원에서 큰돌고래(Bottlenose Dolphin)의 특이한 사냥 방법을 목격해 기록했다. 암컷 돌고래가 빈 조개껍데기를 입에 물고 물고기를 이 안으로 몰아넣은 다음, 물 밖으로 들어 올려 그대로 삼킨 것. 마치 사람이 ‘뜰채 낚시’를 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특히 이 기술은 새끼에게 그대로 전승됐다. 어미가 조개껍데기를 떨어뜨린 지 불과 몇 분 후 이번에는 새끼 돌고래가 이를 주워 들고 같은 방식으로 따라 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알렉시스 레벤굿 연구원은 “우리가 촬영한 영상은 모계 사회적 전파, 즉 자손이 어미의 행동을 관찰하여 행동을 배우는 과정에 대한 최초의 잠재적 증거”라면서 “이는 돌고래가 동료로부터 이러한 도구 사용법을 배운다는 통념에 도전하는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돌고래가 얼마나 영리하고 혁신적인지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병 모양의 주둥이로 잘 알려진 큰돌고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인 돌고래 종으로 꼽힌다. 성체의 길이는 2~4m, 무게는 300~650㎏ 정도로, 입 구조상 사람이 봤을 때 항상 웃고 있는듯한 표정으로 느껴진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해양 포유동물 과학’(Marine Mammal Science) 최신 호에 발표됐다.
  • 낯선 이름 속의 익숙함…국립민속박물관, 북한 민속유물 첫 전시

    낯선 이름 속의 익숙함…국립민속박물관, 북한 민속유물 첫 전시

    북청사자놀음은 함경남도 북청군에서 전승된 민속놀이다. 황해도 해주에서 만들어진 해주항아리는 분단 이전에는 한반도 전역에서 생활용품으로 쓰였다. 그러나 이들 문화가 분단 이전 북녘에서 이어져 온 생활문화였다는 사실은 분단 80여 년을 거치며 희미해졌다. 그래서 이번 북한 민속 전시는 먼 이름으로 읽히면서도 익숙하게 보인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2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제로ZERO: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박물관이 소장한 광복 이전 북한 지역 민속유물 316건 346점을 선보이는 전시로, 북한 지역 민속유물을 중심으로 구성한 첫 전시다. ‘제로’는 북한을 둘러싼 선입견과 익숙한 인식을 비우고 이해를 시작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박물관은 “북한을 낯선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같은 역사와 문화의 토대에서 형성된 생활문화로 살피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시에서는 ‘박천 반닫이’ 등 수십 년간 수장고에 보관돼 온 생활유물을 처음 공개한다. 전시 공간은 파주관 개방형 수장고에서 착안한 여섯 개의 수장타워로 구성했다. 관람객은 수장타워 사이를 걸으며 북한 지역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관 중앙에 4개 층으로 놓인 해주항아리의 집합은 눈길을 끈다. 김의광 목인박물관 목석원 관장이 기증한 해주항아리 232점 가운데 88건을 선보였다. 해주항아리는 옹기의 실용성과 청화백자의 기법이 결합된 생활자기로 푸른 안료로 재기롭게 그려진 모란·물고기·국화 등의 문양에는 부귀, 번영, 장수를 바라는 뜻이 담겼다. 한글로 ‘김치 항아리’라고 적힌 한 항아리는 당시 해주항아리가 얼마나 친숙한 물건이었는지 잘 보여준다. 조선 후기 평양의 대표 명소와 도시 풍경을 담은 ‘평양성도 8폭 병풍’, 보기 드문 조선시대 여성 초상화인 ‘의기 계월향 초상’도 선보인다. 조선 선조 때 문장가 최경창과 이별하며 함경도 경성의 기생 홍랑이 지은 시조 ‘묏버들 가려 꺾어’ 관련 자료와 봉산탈춤·강령탈춤·해주탈춤·북청사자놀음에 쓰인 탈도 전시된다. 아울러 서예가 관지 송신일의 금강산 관련 글귀와 김소월의 ‘진달래꽃’, 백석의 ‘국수’ 등을 필사한 작품도 전시된다. 아울러 화첩과 액자, 제작 과정 영상 등을 통해 서예 작품과 문학 자료를 함께 소개한다. 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이번 전시가 북한 민속문화를 이해하고, 함께 이어 온 문화적 기반을 다시 살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뜨거운 서해” 고수온에 직격탄 맞은 양식장

    “뜨거운 서해” 고수온에 직격탄 맞은 양식장

    충남 연안 고수온 경보 발령…대응 총력천수만·가로림만 연안 ‘현장 대응반’ 운영태안 9개 어가서 약 16만 마리 폐사태안군 “양식어류 물량 늘려야”기후변화 대응 가두리 시설 지원 필요 기록적인 폭염으로 수온이 오르면서 충남 서해안 양식 어민에게 비상이 걸렸다. 충남도 비롯해 태안군 등은 양식어류 긴급 방류 확대 등에 나섰지만, 어민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예방 중심의 근본적인 대응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8일 충남도에 따르면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 3일 오후 2시를 기해 천수만과 가로림만 연안에 고수온 경보 발령에 따라 양식장 피해를 막기 위한 대응 강화에 나섰다. 고수온 경보는 해수온이 28℃ 이상인 상태가 3일 이상 지속되거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7일 기준 천수만과 가로림만 연안 수온은 29℃를 기록하고 있다. 도는 시군과 함께 피해가 우려되는 양식장에서 물고기를 긴급 방류하고, 액화 산소 공급 장비를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고수온 대응에는 35억 4000만원을 투입해 액화 산소와 가두리 그물, 차광막, 면역증강제와 약품 등을 지원한다. 양식수산물 재해보험료와 가두리 시설·장비 지원도 추진 중이다. 태안군과 보령시는 고수온 취약 어종인 조피볼락 수십만 마리를 연안 해역에 긴급 방류했다. 하지만 폭염이 이어지면서 양식장마다 줄줄이 물고기 폐사가 속출하면서 큰 피해가 예상된다. 올해 충남에서 고수온 피해를 본 양식장은 태안에서만 9개 어가다. 폐사 물고기 수는 약 16만 마리에 달한다. 태안에서는 2025년 안면·고남 가두리양식장에서 조피볼락을 양식하는 37개 어가에서 93만 6000마리가 폐사해 25억 9900만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앞서 2024년 충남 서해안 일대에서는 물고기 824만 마리가 떼죽음으로 약 97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태안군은 올해 고수온 피해가 우려되는 양식어류 437만 마리에 대한 긴급 방류를 정부에 신청했지만, 현재 정부 배정 물량은 91만 7000마리에 그쳐 실제 수요를 크게 밑돌고 있다. 윤희신 태안군수는 지난 6일 해양수산부에 양식 어류 345만 마리의 추가 배정과 함께 이어 고수온 피해가 반복되는 천수만 양식장의 근본적인 해법으로 기후변화 대응 가두리 시설 지원사업’을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수온이 낮은 근흥면 가의도 인근 냉수대 해역(수심 18~20m)에 대체 가두리 시설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희신 태안군수는 “어업인의 생계와 직결된 긴급방류 확대 및 대체어장 조성 등 핵심 사업들이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실시간 수온정보 제공과 현장 예찰 등 피해를 최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고수온에 따른 피해 발생 시 시군·수협·수산자원연구소 등 관계 기관과 합동으로 신속한 피해 조사와 복구 지원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씨줄날줄] 쏘가리

    [씨줄날줄] 쏘가리

    오래전 경기도 광주 분원의 팔당호숫가 매운탕집 어항에서 황쏘가리가 헤엄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황금색의 황쏘가리는 1967년에 국가문화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황쏘가리는 일반적인 쏘가리와 같은 꺽짓과 쏘가리속이지만 색소가 변이한 개체라고 한다. 분원의 황쏘가리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지만 비싼 값이 매겨져 회나 매운탕이 됐을 것이다. 당연히 잡아서도 먹어서도 안 된다. 고산 허균(1569~1618)은 ‘도문대작’(屠門大嚼)에 ‘금린어(錦鱗魚)는 산 좋은 고을에 모두 있는데, 양근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양근은 팔당호수가 있는 양평이다. 고산은 ‘이 물고기를 예전에는 천자어(天子魚)라 불렀는데, 중국 사신이 이름을 묻자 역관이 천자를 말할 수 없어 금린어라 둘러댔다’는 일화도 적었다. 고산은 궐어(鱖魚)도 언급했다. 서울 주변에서 많이 나는데 민간에서는 염만어(廉鰻魚)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그가 쏘가리는 궐어, 황쏘가리는 금린어라 구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문대작은 ‘도살장 문 앞에서 크게 입맛을 다신다’는 뜻이다. 고산이 함열 유배 시절 그동안 맛봤던 각 지역 음식을 떠올린 품평서다. 실학자 풍석 서유구(1764~1845)는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 쏘가리를 ‘수돈(水豚)이라 한다. 그 맛이 돼지고기처럼 좋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은 쏘가리가 많이 나는 지역으로 광주목과 양근군은 물론 장단부·적성현·삭녕군·마전군·충주목·청주목을 들었다. 모두 북한강과 남한강·임진강·금강이 흐르는 고을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쏘가리 서식지와 일치한다. 엊그제 북한강 상류 화천에서 황쏘가리 치어 5000마리를 방류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황쏘가리는 고사하고 자연산 쏘가리도 구경하기 어려운 요즈음이다. 폭염 기세가 엄청나니 이열치열의 쏘가리 매운탕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 허균의 표현을 빌리자면 쏘가리 이야기만 들어도 입맛을 다시게 된다고나 할까.
  • [길섶에서] 청계천의 여름

    [길섶에서] 청계천의 여름

    3개월여 만에 청계천 산책로에 갔더니 조금씩 내리던 비가 폭우로 변했다. 물이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멀리서 들리는 사이렌 소리. 안전요원이 다가와 계단을 통해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오니 계단마다 바리케이드가 쳐진다. 장마철에는 청계천도 걷기 힘들구나 싶었다. 얼마 후 다시 찾은 청계천. 30도가 훨씬 넘는 햇빛 쨍쨍한 날씨다 보니 걷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늘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다리를 몇 개 지나면서 꽤 많은 사람들이 다리 아래 그늘 계단에 앉아 물놀이하는 것을 보게 됐다. 독서를 하는 사람들, 드러누워 쉬는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갑자기 터지는 환호성. 공중을 날아오른 큰 백로가 활짝 편 날개를 뽐냈다. 갈퀴가 노란색인 작은 백로는 물속에 부리를 넣더니 순식간에 작은 물고기 한 마리를 낚아챘다. 물고기를 문 채 고개를 들어 올려 두리번거리더니 한입에 꿀꺽 삼키는 모습은 마치 물고기를 잡은 것을 자랑이라도 하는 듯했다. 오랜만에 찾은 청계천의 여름은 여전히 평화로웠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을 다시금 새긴다.
  • 따뜻한 강서, 저소득층 자활 ‘ON’[현장 행정]

    따뜻한 강서, 저소득층 자활 ‘ON’[현장 행정]

    자치구 첫 자활상품 전용매장판매수익금 자립 지원 재투자진교훈 구청장 “새 도전 응원” “‘강서마켓온’이 따뜻한 강서를 만드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은 지난 24일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에 문을 연 자활홍보관 강서마켓온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곳은 서울 자치구 최초로 저소득층 자립을 지원하는 자활센터나 사회적 경제기업의 생산품을 전시·판매하는 전용 공간이다. 구는 지난해 9월 ‘자활박람회’를 계기로 자활 사업을 꾸준히 알릴 수 있도록 기부채납으로 공간을 마련했다. 판매 수익금은 자활 사업에 재투자한다. 이름에도 온기와 희망의 불을 켠다는 뜻을 담았다. 평일 오전 10시~오후 8시 30분, 주말 오전 10시~오후 6시 운영한다. 진 구청장은 강서마켓온과 플리마켓을 둘러보며 시범 운영 기간 방문객 수, 상품 종류 등을 확인했다. 58.08㎡ 남짓한 공간을 활용도가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꾸몄다. 강서·등촌지역자활센터에서 만든 손뜨개, 파우치, 앞치마, 액세서리와 사회적경제 기업이 만든 나무도마, 참기름 등이 눈길을 끌었다. 구 관계자는 “특히 야구공이 달린 키링이 인기”라고 전했다. 성동지역자활센터에서 생산한 꿀이나 광진지역자활센터의 커피 원두도 만날 수 있다. 구는 원데이클래스 등 콘텐츠를 강화하는 한편, 5호선 마곡역과 9호선 마곡나루역으로 이어지는 유동 인구가 많은 구간에 플리마켓 형식으로 ‘강서마켓온’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진 구청장은 “플리마켓으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상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계자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풍요’를 기원하는 물고기 모양 목걸이를 구매한 진 구청장은 “자활기업의 우수 상품을 전시·판매하는 공간이 부족해 아쉬움이 컸다”며 “강서마켓온이 자활의 가치를 알리고, 참여자의 새로운 도전에 빛을 비추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물의 즐거움에 K 컬처 더해’···장흥 물축제 45만명 북적

    ‘물의 즐거움에 K 컬처 더해’···장흥 물축제 45만명 북적

    지난달 25일부터 2일까지 탐진강과 편백숲 우드랜드, 빠삐용Zip 일원에서 열린 ‘제19회 정남진 장흥 물축제’가 9일간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막을 내렸다. 이 기간 44만 8000명의 관광객이 찾아 축제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번 물축제는 물놀이 중심의 체험 프로그램을 넘어 치유와 문화, K-컬처를 결합한 새로운 축제 모델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축제의 시작을 알린 ‘살수대첩 거리퍼레이드’ 는 장흥읍 시가지를 가득 메운 관광객과 군민이 함께 어우러지며 화려한 축제의 서막을 열었다. 국가별 전통문화 퍼포먼스와 물을 활용한 퍼레이드는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즐기는 참여형 콘텐츠로 큰 호응을 얻으며 다시 한번 존재감을 나타냈다. 축제 기간 탐진강에서는 지상 최대의 물싸움, 황금물고기를 잡아라, 우든보트와 바나나보트, 수상자전거 등 다양한 물놀이 프로그램이 연일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시원한 탐진강을 무대로 펼쳐진 다채로운 체험은 무더위를 식히는 동시에 장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올해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인 ‘MyK FESTA’ 와의 연계였다. K-POP 콘서트와 장흥 Rock 페스티벌, Water Beat 공연은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의 참여를 확대하며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글로벌 축제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빠삐용Zip은 올해 축제의 새로운 관광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를 활용한 K-드라마 콘텐츠와 AR 미션투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관광객과 청년층의 큰 호응을 얻었다.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도 성과를 거뒀다. 별빛달빛 청년존, 장흥 물빛야장, 짱! 흥나는 장흥 캠핑 스테이 등 낮과 밤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은 관광객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 상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 냈다. 축제장 내 향토음식관 대신 정남진 장흥토요시장과 지역 음식점을 연계해 장흥한우삼합과 된장물회 등 지역 대표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소비가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효과를 거뒀다. 축제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장흥군은 탐진강 물놀이장(수영장)을 오는 11일까지 연장 운영한다. 사순문 장흥군수는 “제19회 정남진 장흥 물축제는 군민과 관광객, 자원봉사자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축제였다”며 “물축제는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름축제를 넘어 K-컬처와 치유관광이 결합된 글로벌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올해도 축제의 성과를 지역사회와 나누기 위해 수익금 중 5000만원을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 [이병률의 마음 만보(萬步)] 해에게서 소년에게

    [이병률의 마음 만보(萬步)] 해에게서 소년에게

    시(詩)를 지도하러 섬에 다녀왔다. 전남광주 신안군 도초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다. 1박 2일 동안 10시간을 가르치고 쓰는 시간이라니 일단 머리를 비워 둔다. 대상을 직접 만나지 않은 상태에서 계획이나 준비가 많으면 막상 닥쳤을 때 상황과 다를 수도 있으므로. 그렇지만 어떤 아이들이 수업에 들어올지는 여전히 설렜다. 10대 후반부터 섬에 매료되어 혼자 섬을 찾았던 여행 경험 덕분에 섬에 가는 일이 내겐 언제나 즐겁고 두근거린다. 교실에는 스무 명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시 이야기를 시작하려는데 아이들은 집중을 하지 못했다. 아이들을 엄하게 대한다면 곧 시를 써야 될 아이들 마음이 굳어 버릴까 봐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전화기를 한 곳으로 모아 놓기도 하고, 크게 떠드는 아이를 일으켜 세워 선 채 수업을 들으라고도 해 본다. 써야 할 시의 주제는 ‘음식’ 혹은 ‘요리’에 관해서다. ‘음식에 대한 소중한 기억’ 혹은 ‘누구를 위해 요리를 해 준다면’…. 시로 쓸 내용을 몇 줄의 글로 촘촘하게 밑그림을 그리되 검사를 받을 것. 그런 다음 본격적으로 시를 쓸 것. ‘검사’라는 단어를 쓰니 아이들 눈빛이 달라졌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의 밑그림을 하나하나 검사하면서 밑그림이 좋은 아이들에게 ‘통과’라는 단어를 외쳤다. 엄격한 단어를 사용하자 비로소 아이들은 몰두하기 시작했다. 어찌 됐건 시 한 편을 쓰지 않으면 게임에서 탈출할 수 없는 아주 고약한 시 선생을 만난 것이다. 시를 처음 써 보는 아이도, 아주 오랜 시간 시를 쓰는 아이도 있었다.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이 쓴 시를 전교생 앞에서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다 소개하고 싶었지만 시간상 네 편만 무대에 올렸다. 시 발표의 무대가 끝나자 한 학생이 빈 내 옆자리에 앉더니 말했다. “이제 다시 볼 수 없나요?” ‘다시 만날 수 있을까’와 ‘다시 볼 수 없는가’라는 두 질문에는 상당한 울림의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모든 수업이 끝나고 숙소로 향하는 길에 헛헛한 기분으로 휴대전화를 켰다. SNS로 다른 학생이 말을 걸어온다. “저 기억하세요?” 이 친구는 기특하게도 좋은 시를 써서 나를 울컥하게 만들던 친구였는데 시의 몇 줄을 옮기자면 이렇다. “젊음이란 뙤약볕 아래에서 뜨거운 줄 모르고 달리는 것이지. 소나기가 와도 묵묵히 맞서며 몸을 키우는 것. 흙이 묻어도 금방 털어내는 것이야.” 다음 날, 그 친구가 사진을 보내왔다. 학교 친구들이 바닷가에 모여 물고기 잡는 체험을 하면서 찍은 사진이었는데 시를 가르쳤던 아는 얼굴들이 보였다. 그 아이들 뒤로는 흔들린 사진 속에서도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수업 중에 내가 했던 말. 우리가 불안해하고 있다는 건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야. 그게 없으면 우린 살아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반갑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겠지만 실컷 많이 불안해했으면. 그 불안을 장대 삼아 스무 살을 높이 뛰어넘을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알게 되기를. 이병률 시인
  • [르포] 악취에 미끄럼 사고 위험까지… 조개체험하러 왔다가 ‘파래’에 갇힌 오조리포구

    [르포] 악취에 미끄럼 사고 위험까지… 조개체험하러 왔다가 ‘파래’에 갇힌 오조리포구

    “이게 무슨 냄새예요?” 푹푹 찌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지난 25일 제주 성산읍 오조리포구 조개체험장에 들어선 관광객들은 초록빛으로 뒤덮인 갯벌과 코를 찌르는 악취에 발길을 멈추며 이렇게 물었다. 발밑에는 두껍게 쌓인 파래가 질척거리고, 햇볕에 말라 하얗게 변한 파래는 비닐 쓰레기처럼 보일 정도다. 여름철 하루 200명 이상이 찾는 제주 대표 조개체험장이지만 올해는 갯벌 대부분이 파래에 뒤덮이면서 미끄러짐 사고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 60년 넘게 오조리에 살아온 고규삼(67)씨는 “예전에도 여름이면 파래가 생겼지만 금세 가라앉았다”며 “올해처럼 파래가 가득 덮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온 상승 영향도 있지만 바닷물 순환이 예전 같지 않아 심해진 것 같다”며 “어릴 적 바지락, 맛조개, 물고기가 넘쳐나던 갯벌이 이제는 파래로 점령당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주민들은 악취보다 안전을 더 걱정한다. 파래 아래에는 푹 꺼지는 모래와 울퉁불퉁한 바닥이 숨어 있어 아이들이 뛰다 넘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도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지만 미끄러워 오래 체험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오조리는 제주올레길 2코스이자 일출과 일몰 풍경이 뛰어난 곳인데 여름이면 파래의 악취 때문에 걷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그동안 마을 주민들이 직접 파래를 수거했지만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파래가 물 밑으로 가라앉으면서 수거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구멍갈파래 수거량은 2023년 3555t에서 2024년 7363t, 2025년 8357t으로 다시 크게 늘었다. 지난해 수거량의 97.3%인 8130t이 서귀포에서 발생했으며 대부분 성산 지역에 집중됐다. 도는 해수욕장 등 주요 관광지는 우선적으로 파래를 수거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일반 연안까지 관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씨는 “갯벌은 마을의 삶의 터전이지만 행정과 마을이 서로 관리를 미루는 사이 점점 망가지고 있다”며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인 만큼 도 차원의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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