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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유학생 체류 4년 제한’…시행 하루 전 美 법원이 막았다

    트럼프 ‘유학생 체류 4년 제한’…시행 하루 전 美 법원이 막았다

    미국 법원이 유학생과 외신 기자의 체류 기간을 제한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새 이민 규정에 제동을 걸었다. 14일(현지시간) 미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의 F. 데니스 세일러 4세 판사는 국제교육자협회와 고등교육·대학총장 이민정책연합, 언론노조 뉴스길드-CWA 등 8개 단체가 국토안보부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새 규정의 효력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규정 시행을 하루 앞두고 나온 결정이다. 이에 따라 국토안보부와 이민세관단속국은 본안 소송이 끝나거나 법원의 추가 명령이 나올 때까지 관련 규정을 시행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새 규정은 40년 넘게 유지된 ‘체류 신분 기간’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유학이나 취재 등의 활동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동안 미국에 체류할 수 있다. 그러나 새 규정이 시행되면 F비자 유학생과 J비자 교환·연수생의 체류 기간은 최대 4년으로 제한된다. I비자를 받은 외신 기자는 최대 240일까지만 머물 수 있다. 정해진 기간을 넘겨 체류하려면 미 이민국에 별도로 연장을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 강화와 비자 사기·남용 방지를 규정 도입의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법원은 체류 기간을 제한하는 조치가 이런 문제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정부가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세일러 판사는 국토안보부가 제시한 목표와 새 규정 사이에 “합리적인 연관성이 없다”며 행정절차법상 자의적인 조치라고 지적했다. 외신 기자에 대한 체류 제한 역시 문제가 있다고 봤다. 비판적인 보도를 한 기자의 체류 연장이 거부될 가능성과 그에 따른 자기 검열, 외국 정부의 미국 기자에 대한 보복 우려 등을 정부가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토안보부가 I비자를 소지한 외신 기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국가 안보 위협을 초래했는지 사례를 제시하지 못한 점도 지적했다. 이번 결정은 소송을 제기한 단체에만 적용되지 않고 미국 전역에서 효력을 갖는다. 일부 대학이나 기관에만 기존 제도를 적용하면 서로 다른 체류 규정이 동시에 운영돼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다만 법원이 새 규정을 최종적으로 무효화한 것은 아니다. 본안 소송이나 법원의 추가 결정이 나올 때까지 시행만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 [서울광장] 신뢰 잃고 집값 잡을 수 있나

    [서울광장] 신뢰 잃고 집값 잡을 수 있나

    ‘나 홀로 볼링’으로 잘 알려진 미국 정치학자 로버트 퍼트넘은 사회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자산을 ‘사회적 자본’이라고 불렀다. 사람 사이의 신뢰와 호혜, 사회적 연결망이 두터울수록 협력이 쉬워지고 제도도 잘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국민의 수용이 중요한 정책일수록 이 힘은 결정적이다. 세금과 대출, 개인의 재산권이 한꺼번에 얽힌 부동산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정책 수용성은 기준의 일관성에서 비롯된다. 이재명 정부는 국민에게 ‘집을 향한 욕망을 절제하라’면서 정작 권력 안에서는 같은 욕망에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다주택자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까지 세금으로 압박하는 와중에 이번 개각은 그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지난해 말 청와대 참모 48명 가운데 12명이 다주택자였는데 새 내각 후보자들의 부동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웬만한 사람은 존재조차 모르는 ‘철거민 특별분양’으로 서초 아파트를 마련했다. 야당은 군 복무 중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했고 후보자는 적법한 청약이었다고 맞선다. 부친·형·고모까지 같은 특별분양에 얽혔다는 의혹도 있다. “군인만 하기엔 아까운 부동산 감각”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과천 아파트를 17년 보유하고도 실제 거주는 넉 달이었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아파트를 임대하고 다른 곳에서 전세로 산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10억원대 아파트를 사면서 주택담보대출에 장모에게 빌린 돈까지 보탠 ‘영끌 매수’로 논란이 됐다. 이런 인선은 정부가 내세운 부동산 정책의 명분을 스스로 약화시킨다. 사람들은 직장이나 학업 때문에 거처를 옮기면 살던 집을 세놓기도 하고, 더 나은 집을 마련하려 대출을 받아 허리띠를 졸라맨다. 자녀 교육이나 출퇴근 때문에 당장 사는 집과 보유한 집이 달라지는 경우도 흔하다. 집은 거처이면서 가장 큰 자산이고 노후의 버팀목이다. 내 집 한 채에 재산 대부분이 묶인 국민에게 집값은 생활의 안전판이기도 하다. 가진 재산의 가치가 오르기를 바라는 마음도 특별한 탐욕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 복잡한 현실을 외면한 채 ‘실수요냐 투기냐’로 갈라쳤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은 필요해서 보유하는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 갖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고, 부동산 정책 조직에서는 “용지를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는 안 된다”고까지 했다. 남의 집엔 원칙, 제 집엔 사정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역대 최장 기록을 넘어 86주 연속 올랐다. 정부 정책을 옹호하던 전문가들도 하나둘 등을 돌렸다. 끝까지 정부 편에 섰던 전문가마저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이대로 가면 부동산 폭등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한 뒤 “부동산 얘기를 하는 게 괴롭다”고 토로했다. 정책은 더 세졌지만 시장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았다. 부동산 정상화를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쉬운 일로 보고, 시장과의 힘겨루기에서도 정부가 밀리지 않을 것이라 자신했다. 그러나 불법 평상을 철거하는 행정과 수천만 명의 이해와 기대가 얽힌 시장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시장은 힘으로 눌러 사라지게 할 대상이 아니다. 사람들의 욕망과 선택을 인정한 위에서 공급·세제·금융 정책을 짜는 것이 진짜 정부의 몫이다.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는 최근 이 대통령의 ‘만독불침’식 자신감이 이제 독약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정치적 승부사의 확신이 정책에선 현실을 얕보는 오만으로 변한다는 뜻일 것이다. 부동산처럼 이해가 복잡하게 충돌하는 시장일수록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고 잘못된 판단을 고칠 줄 아는 겸손이다. 공자는 정치에 필요한 식량과 병력, 백성의 믿음 가운데 부득이하게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면 군대와 식량은 버릴지언정 백성의 믿음만큼은 끝까지 버려서는 안 된다고 꼽았다.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정부가 신뢰를 잃으면 아무리 대책을 내놓아도 약발이 들지 않는다. 2500년 전의 교훈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박상숙 논설위원
  • “나도 모르게 유부남”…김범룡도 당한 ‘몰래 혼인신고’ [라이프]

    “나도 모르게 유부남”…김범룡도 당한 ‘몰래 혼인신고’ [라이프]

    가수 김범룡(67)이 과거 극성팬의 일방적인 혼인신고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유부남이 됐던 사연을 공개했다. 김범룡은 12일 방송된 MBN 예능프로그램 ‘속풀이쇼 동치미’에 출연해 “호적을 떼러 갔는데 내가 유부남이 돼 있더라”며 “자주 찾아오던 팬 중 한 명이 나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혼자 혼인신고를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에는 혼자 가도 혼인신고가 됐다”고 회상했다. 이는 한 사람만 관공서를 찾아 혼인신고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다만 당시에도 혼인이 성립하려면 당사자 모두의 혼인 의사가 필요했다. 해당 팬은 다른 가수에게도 돌발 행동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범룡은 “전영록 형도 그 팬을 알고 있었다”며 “전영록 형이 무대에 있을 때는 물감을 뿌렸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문제는 김범룡이 실제로 결혼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그는 “결혼했을 때 아내가 둘째 부인으로 들어갔다”며 “혼인무효 판결을 받으려면 재판을 해야 했다. 나중에는 기록을 지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 사주에는 여자가 많아야 한다고 하더라”며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을 보면 그때 액땜한 것 같다”고 농담했다. 상대방 몰래 혼인신고를 한 사례는 최근에도 소개됐다. 지난해 9월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2년간 동거한 여자친구가 남성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자 A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여자친구는 이미 1년 전 혼인신고를 마쳤다며 재산분할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민법은 당사자 간 합의가 없는 혼인을 무효로 규정한다. 혼인신고서에는 당사자 두 명과 성년인 증인 2명이 서명해야 한다. 한 사람만 관공서에 신고서를 제출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동의 없이 혼인신고를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서명 등을 위조한 혼인신고는 가정법원의 혼인무효 판결을 받아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할 수 있다. 다만 신고 흔적까지 없애려면 상대방 등의 범죄행위로 혼인무효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형사판결문 등이 필요하다. 허위 혼인신고에는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구체적인 적용 여부는 신고 경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진다.
  • 전남 국립의대 후보 선정 논란 가열…법원 판단이 ‘관건’

    전남 국립의대 후보 선정 논란 가열…법원 판단이 ‘관건’

    옛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 후보로 순천대가 선정된 이후 지역사회와 정치권에서 심사의 공정성과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탈락한 목포대 등 서부권은 ‘선정 무효화’를, 순천대 등 동부권은 ‘조속한 확정’을 촉구하고 있지만 민형배 시장은 법원판단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어서 조만간 나올 법원 심리 결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1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목포대는 이달 초 광주지법에 통합특별시장을 상대로 ‘후보대학 선정 및 추천처분 취소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해당 처분의 효력을 중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제기했다. 목포대는 순천대가 순천시 소유부지를 활용, 의대와 대학병원을 건립하겠다고 제시한 계획이 관련 법령상 국립대 교지 확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특별시는 후보대학 심사 당시 현재 부지 소유 여부만을 판단한 것이 아니라 향후 확보계획과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임차한 토지를 교육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규정이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민형배 통합특별시장은 이와 관련 지난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 선정 심사가 불공정했다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해남·완도·진도)의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민 시장은 “심사 과정 전체가 불법·불공정하다고 말씀하신 대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제가 중요하게 말씀드린 것은 서부권 의료체계를 어떻게 하면 탄탄하게 만들 것인가였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존중해 이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국립의대 후보지 선정 논란’은 법원의 판단에 따를 수 밖에 없게 됐다. 현재까지 법원 심문기일은 공식적으로 잡히지 않은 상태지만, 사안의 심각성과 중대성을 감안하면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법원 심리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심리 이후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는 일주일 가량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민형배 시장은 이달 중 서부권 의료인프라 확충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 김종인, 오세훈 재판 증인 출석…“명태균 날 계획적으로 이용”

    김종인, 오세훈 재판 증인 출석…“명태균 날 계획적으로 이용”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를 명태균에게 의뢰한 적 없다”고 증언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구회근) 심리로 열린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에게 명씨를 처음 소개했고, 명씨에 대해 ‘지방에서 여론조사를 하는 사람’으로 전해 들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선거를 앞두고 중앙에서 어떻게 해볼까 싶어 김 전 의원을 통해 나를 찾아온 것 같다”며 “(명씨가) 자꾸 과장된 말을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 명씨의 말을 신뢰할 수 있는지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그 사람 이야기를 신뢰한 적 없다”며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 후보에게 접근하기 위해 나를 아주 계획적으로 이용했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 측이 김 전 위원장에게 ‘명씨를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만남을 이어간 이유’를 묻자 김 전 위원장은 “순 엉터리로 거짓말을 많이 하고 뻥을 쳐서 그렇지, 그전까지는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고 했다. 앞서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 보고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비용 3300만원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이 중 5건에 대해 오 시장이 의뢰하고 비용을 대납했다며 당선무효형인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일까지 재판 절차를 마무리하고 10월 23일 전후로 선고기일을 열 예정이다.
  • 서울 시내버스 노조, 총파업 찬성…조정 결렬 시 16일 파업

    서울 시내버스 노조, 총파업 찬성…조정 결렬 시 16일 파업

    오는 16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찬반 투표에서 파업이 가결됐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11일 2026년 임금협정 체결을 위한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 조합원 수 대비 찬성률 96.52%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61개 일반버스 회사 재적 조합원 1만 8296명 중 1만 6089명이 투표해 1만 6089명이 찬성했다. 반대는 575명, 기권은 1580명, 무효 52명이었다. 전체 조합원 대비 찬성률은 87.94%다. 또한 일반회사와 별도의 단체교섭을 하는 지선회사 3곳의 조합원들도 투표 조합원 수 대비 90.91%가 찬성했다. 조합원 수 323명 중 286명이 투표해 260명이 찬성했다. 전체 조합원 중 80.50%가 찬성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오는 15일 제2차 조정 회의에서 협상이 결렬될 경우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 노조는 앞서 지난 1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역대 최장 기간 파업을 한 바 있다. 다만 막판 조율의 가능성도 남아있다. 박점곤 시내버스 노조위원장은 투쟁사에서 “사측이 합의 약속을 파기하고 실질 임금 삭감을 도모한다면 강력한 총파업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노동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서울시와 사측의 만행을 꺾고 2026년 임금 인상률도 쟁취하겠다”고 말했다.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파업에 대비해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대체 교통수단을 마련할 계획이다.
  • 경기도형 유연근무제 ‘0.5&0.75잡’, 기업·근로자 만족도 높아

    경기도형 유연근무제 ‘0.5&0.75잡’, 기업·근로자 만족도 높아

    경기도 맞춤형 유연근무제도인 ‘0.5&0.75잡’에 대해 참여 기업과 근로자의 만족도가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일자리재단 일자리연구센터는 11일 발간한 지제이에프(GJF) 고용이슈리포트 ‘경기도형 유연근무 확산 사업 추진 성과와 과제-경기가족친화기업 0.5&0.75잡 지원사업 사례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제도 만족도를 비롯해 근로자의 일·생활 균형, 조직문화 개선, 인력운영 안정성, 업무효율성 등에 대한 평가가 5점 만점에 평균 4.30~4.66점이었다. 보고서는 ‘경기가족친화 0.5&0.75잡 지원사업’ 26개 참여기업과 참여자 의견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업 성과를 분석하고 향후 과제를 도출했다. 참여기업은 인력 운영 부담을 완화(42.4%)하고 워라밸을 향상(34.8%)시키기 위해 주로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을 단축한 참여자들은 자녀돌봄뿐 아니라 자기계발, 건강관리, 여가시간 확보 등 다양한 목적으로 제도를 활용했다. 이는 0.5&0.75잡 근무제도가 연령별 생애주기에 따라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도 활용에 따른 일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35점, 여가 및 생활 만족도는 평균 4.62점으로 조사됐다. 특히 참여자의 80%가 지원 종료 이후에도 제도를 계속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지속가능성을 확인했다. 다만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임금 감소에 대한 보상과 지원뿐 아니라 조직 내 신뢰문화 구축 등 조직문화적 요인이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0.5&0.75잡 근무제도’는 근로시간을 단축해 근로자의 일·생활 균형을 지원하는 경기도형 맞춤형 유연근무제도다. ‘경기가족친화 0.5&0.75잡 지원사업’은 도내 중소기업 중 경기가족친화기업을 대상으로 제도 도입과 활용을 지원한다. 사업주에게는 근태시스템 구축과 추가 인력 고용을 지원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한 근로자와 업무를 분담한 동료 근로자에게는 각각 단축근로 지원금과 업무분담 지원금을 지급한다. 김민영 경기도일자리재단 연구위원은 “경기도 0.5&0.75잡 지원사업은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상생형 정책으로, 유연한 근로문화 확산과 지속가능한 일터 환경을 만드는 제도로 활용될 수 있다”며 “새롭게 시도하는 근무제도인 만큼 제도 확산과 정착을 위해 지속적인 홍보와 우수사례 확산, 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열린세상] 잠실 247만장 재검표의 운명

    [열린세상] 잠실 247만장 재검표의 운명

    6·3 지방선거가 끝난 뒤 서울 송파구 등을 포함해 재검표 요구가 제기되는 곳이 여럿이다. 그중 하나가 7월 15일 실시된 충주시장 재검표다. 이 재검표는 더불어민주당 맹정섭 후보가 국민의힘 이동석 충주시장에게 진 뒤 선관위에 당선무효 소청을 제기해 이루어졌다. 애초 선거는 맹 후보가 5만 2838표(49.94%)로 5만 2962표(50.05%)를 얻은 이 시장보다 124표 적은 것으로 끝났다. 하지만 무효표가 2277표로 득표 차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이해 안 된다고 맹 후보가 소청을 제기했다. 재검표 결과는 표차가 겨우 2표 줄어들었을 뿐이다. 선관위가 지금 선거를 부실하게 관리했다는 오명에 시달리고 있지만 역대 재검표 사례 가운데 승부가 뒤바뀔 정도로 개표가 부실했던 적은 없다. 2000년 이후 선거에서 재검표가 진행된 사례는 대통령선거 1건, 국회의원선거 19건, 지방선거 30건이다. 2002년 대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이 이의를 제기해 전국 각급 법원에서 재검표가 진행되었으나 당락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2000년 이후 19건의 국회의원선거 재검표 결과에서도 승부가 달라진 사례는 단 1건도 없었다. 득표 차이가 줄어든 경우가 11건, 반대로 늘어난 경우가 4건이지만 선거 결과를 바꾸는 경우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재검표를 해도 득표 차이가 전혀 변하지 않은 사례가 4건이 있을 정도로 정확했다. 2006년 이후 이루어진 30건의 지방선거 재검표 가운데 당락이 바뀐 사례는 극히 예외적으로 딱 1건 발생했다. 득표 차이가 줄어든 경우가 11건, 반대로 늘어난 경우가 12건이지만 승부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표차의 변동 폭은 적게는 1표 차이(2006년 대구 서구의원선거 포함 9건)에서 많아야 11표 차이(2010년 경기 화성시장 선거)가 최고였다. 오히려 재검표를 해도 득표 차이가 전혀 바뀌지 않은 사례가 5건이나 있었다. 이 중 매우 독특한 사례는 2014년 서울 금천구의원 선거다. 당선인이 2만 7202표로 선거소청인(2만 7200표)보다 애초 2표를 더 얻었으나 재검표 결과 그 표차가 1표로 줄었다. 선관위의 재검표에도 당락이 안 바뀌자 이번에는 낙선자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다시 검표한 결과 표차는 오히려 원래대로 2표로 다시 벌어졌다. 결국 선거 결과가 안 바뀐 것이다. 이와 반대로 예외적으로 당락이 바뀐 사례는 2018년 충남 청양군의원 선거다. 이 사례는 1표의 유·무효 판정을 두고 선관위와 법원을 오가며 당락이 번갈아 바뀌었다. 애초 무소속 김종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임상기 후보를 단 1표 차로 이겼다. 하지만 낙선한 임 후보 측이 소청을 제기해 재검표한 결과 무효표 1장이 임 후보의 표로 인정되어 두 후보의 득표수가 같아졌다. 그 결과 공직선거법상 연장자 우선 원칙에 따라 임 후보가 당선자가 되었다. 이에 김 후보는 충남도선관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선관위 판단을 뒤집어 김 후보의 투표지는 유효표로, 임 후보의 투표지는 무효표로 판단해 최종적으로 김 후보가 당선증을 받았다. 다행히도 한국의 재검표 사례에는 특별한 증가 추세가 없다. 대통령 선거에서 재검표 사례는 단 1건에 그쳤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재검표 사례는 2000년 9건, 2004년 1건, 2016년 1건, 2020년 8건으로 편차가 크다. 지방선거에서도 2006년 11건, 2010년 5건, 2014년 6건, 2018년 2건, 2022년 2건, 2026년 4건으로 들쭉날쭉하다. 지방선거에서 재검표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은 이유는 지방선거 특성상 무효표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간 무효표의 판정 기준이 명확하게 확립됐고 일관적으로 적용된 덕분에 그나마 개표 관리는 꽤 성공적이었다. 올림픽공원에 보관 중인 송파구 지방선거 투표용지 247만장의 재검표가 이루어질 것이다. 재검표 결과로 당락이 바뀌는 일이 생길지 궁금해진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휴렉, 에너지원 측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관련 특허(제10-2009673호) 등록무효심판(2026당243)서 무효 심결 받아

    휴렉, 에너지원 측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관련 특허(제10-2009673호) 등록무효심판(2026당243)서 무효 심결 받아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전문기업 휴렉은 에너지원 대표 이기성이 제기한 공릉 가처분(2021카합21021)과 항고(2022라20272), 에너지원과 이기성 대표가 공동으로 제기한 광명 가처분(2025카합21787) 신청까지 모두 기각됐다고 밝혔다. 이어 선제적으로 청구한 등록무효심판(2026당243)에서도 무효 심결을 받았다. 휴렉은 광명 가처분이 진행 중이던 올해 1월, 상대 측이 근거로 내세운 특허 제10-2009673호를 상대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했다. 특허심판원은 7월 30일 휴렉의 청구를 인용하고 해당 특허를 무효로 심결했다. 이 특허는 청구항 2부터 4까지가 이미 삭제돼 청구항 1만 남아 있었다. 특허심판원은 마지막 남은 청구항 역시 기존 기술을 조합하면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이라며 진보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2015년 에너지원 측이 LH에 공급한 장치가 선행기술 가운데 하나로 등장했다. 공릉 사건에서 첫 번째 특허 주장을 막았던 장치가 광명 가처분에 사용된 또 다른 특허의 무효 근거 중 하나로 활용된 것이다. 이기성 대표는 2021년 특허 제10-1907322호를 근거로 LH와 휴렉을 상대로 가처분을 신청했다. 휴렉 제품의 생산과 사용을 막아 달라는 요구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2년 3월 관련 신청을 기각하면서, 에너지원 측이 특허 출원 이전인 2015년 6월경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이미 해당 장치를 직접 공급했던 점에 주목했다. 법원은 당시 공급된 장치에 이미 해당 특허의 핵심 기술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특허 자체에 무효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2023년 8월 서울고등법원 역시 이기성 대표가 제기한 항고를 기각했으며, 서울중앙지방법원도 올해 6월 11일 에너지원과 이기성 대표가 제기한 광명 가처분 신청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에너지원 측 특허가 하나의 구동 방식을 채택한 반면 휴렉 제품은 두 개의 구동부를 각각 사용하여 기본적인 작동 원리부터 확연히 다르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휴렉 제품이 에너지원 측 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주장을 배척했으며, 이와 함께 제기된 부정경쟁행위 주장 역시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해 모두 기각했다. 휴렉 관계자는 “광명 가처분의 근거로 제시된 특허에 대해 특허심판원이 무효심결을 내렸고, 앞서 상대 측이 제기한 공릉 가처분과 항고, 광명 가처분도 모두 기각됐다”며 “이어진 공식 판단의 결과가 어느 쪽의 주장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 10억 재력가 행세에 속아 혼인신고까지…2년 만에 혼인 취소 소송 끝 악연 마침표

    10억 재력가 행세에 속아 혼인신고까지…2년 만에 혼인 취소 소송 끝 악연 마침표

    소개팅 앱에서 만난 여성과 그 가족을 상대로 수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50대 남성이 결국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상대 남성이 재력가인 줄 알고 속아 혼인신고까지 마쳤던 피해 여성은 2년 만에 법적 소송을 통해 잔혹했던 악연의 고리를 끊어냈다. 10일 전주지법 형사5단독 문주희 부장판사는 사기 및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피해자 B(50대)씨와 그녀의 아들을 속여 명의를 도용하거나 돈을 빌린 뒤, 2억 3000여만원에 달하는 신용카드 대금을 갚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22년 9월 한 소개팅 앱에서 시작됐다. 당시 A씨는 약 10억원의 잔액이 찍힌 가짜 은행 계좌를 보여주며 자신을 재력가로 포장했다. 그는 “완주군에서 크게 소 농장을 하고 있으며, 상가와 상속받을 재산도 많다”고 속여 B씨의 환심을 샀다. 거짓말에 속은 B씨는 이듬해 3월 A씨와 혼인신고를 하고 신혼살림을 차렸다. 하지만 결혼 직후 A씨의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A씨는 “통장에 든 10억원이 묶여 당장 현금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했다. 심지어 “내 명의로 차량을 구매할 수 없다”며 B씨 명의 카드로 고급 SUV를 할부 구매했는가 하면, 예비 의붓아들에게까지 접근해 “엄마와 살 집을 구하는 데 계약금이 부족하다”며 수천만원을 뜯어냈다. B씨 가족에게 편취한 돈의 일부는 게임머니를 구입하는 데 탕진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주장했던 농장과 상가, 주식 등은 모두 거짓이었으며 실제로는 신용불량자 상태였다. 뒤늦게 모든 진실을 깨달은 B씨는 2024년 9월 혼인 취소 및 무효 소송을 제기해 2년 만에 겨우 비극적인 관계를 끝맺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과의 신뢰를 악용해 반복적으로 돈을 편취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나 준법의식이 현저히 부족해 재범 우려가 크므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수출 1조 달러’ 눈앞인데 왜 마음 놓고 웃지 못할까 [강 기자의 세종실록]

    ‘수출 1조 달러’ 눈앞인데 왜 마음 놓고 웃지 못할까 [강 기자의 세종실록]

    수출 7094억 달러, 작년 연간 수출 추월 117일 앞당겨…6월 첫 월 1000억弗 돌파 반도체 수출 8개월째 세 자릿수 상승 대미흑자 작년 두 배…美 AI 인프라 수요↑ 반도체 투자 압박 등 美 ‘새 청구서’ 될라 오는 18일 대미투자 프로젝트 1호 공개 한국 수출이 지난 5일 오후 1시 기준 7094억 달러(약 957조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7093억 달러)을 뛰어넘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을 117일이나 앞당긴 것으로 추세대로라면 세계 4번째로 ‘꿈의 연간 수출 1조 달러’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올해 수출은 중동 전쟁 등 어려운 대외 여건에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등 반도체 활황에 힘입어 올해 1월부터 역대 동월 대비 최대 실적들이 쏟아졌습니다. 6월에는 사상 처음 월간 수출액 100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의 견조한 수출 흐름이 이어진다면 12월 초쯤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전망된다”는 이종욱 관세청장의 보고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로 공개하기도 했었죠. 그런데 정작 수출·통상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는 마음 놓고 웃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동맹국이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우방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전쟁을 벌이는 미국을 상대로 무역흑자가 1000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산업부는 지난 1일 ‘8월 수출입 동향’에 이어 5일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해 올해 화려한 수출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참고로 산업부는 매월 1일이 되면 전달 수출입 결과를 발표합니다. 핵심 주역은 역시 ‘슈퍼 사이클’을 탄 반도체였습니다. 반도체 수출은 1~8월 누적 2812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9.6%로 급증하며 전체 수출 비중의 40.6%를 차지했습니다. 반도체 수출이 209% 증가한 지난달에는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8%까지 올랐습니다. 거의 절반 가까운 실적을 반도체 한 품목에서 올린 셈입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올해 8월까지 컴퓨터 주변기기(262.2%), 석유제품(40.7%), 무선통신기기(28.1%), 선박(12.4%) 등 다른 주요 품목들도 고루 성장했습니다. 반도체 수출은 중동 전쟁으로 인해 수출이 9.8% 급감한 중동 지역 수출 감소를 상쇄하고도 남았습니다. 중국(76.1%), 미국(57.0%) 등 주요국에서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면서 전년보다 전체 수출이 50% 이상 늘었고 베트남(57.7%), 말레이시아(95.4%), 대만(61.3%) 등에서도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미국과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산업부는 ‘1조 달러’ 달성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 무역법 301조 ‘과잉 생산 관세’ 부과가 남아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 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미국이 적자를 보는 국가들과 무역을 중단하겠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연준을 겨냥해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우리가 적자를 보고 있는 국가들과의 무역을 중단할 것”이라며 “연방대법원은 어리석고 값비싼 관세 판결에서 ‘대통령이 그렇게 할 절대적 권한이 있다’고 강력히 인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고용 호조로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자 대미 흑자국과의 교역 중단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든 것이죠. 2012년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에 불만을 제기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한국산 제품에 25%의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합의하고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습니다. 지난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반이라며 무효화했습니다. 헌법상 관세 부과 권한은 원칙적으로 의회에 있고, IEEPA의 수입 규제 권한에 관세를 매길 권한까지 포함되지는 않는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미국이 무역 적자를 보는 국가를 겨냥해 미 무역법 232조로 임시 10%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어 다시 301조를 활용해 ‘불공정 무역관행’을 바로잡겠다며 추가 관세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301조로 관세율이 더 높아지는 걸 막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대미 무역흑자가 오히려 더욱 커지고 있는 겁니다. 한국의 대미 흑자폭은 지난해 약 490억 달러에서 지난달 25일 기준 누적 647억 달러를 넘어 연말 두 배인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미 흑자가 줄어야 관세를 내릴 명분이 생기는데 되레 호수출이 협상에 부담이 되는 역설이 생긴 셈입니다. 지난달에도 대미 수출은 165억 달러로 89% 증가했습니다. 특히 반도체는 아마존·구글 등 초대형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 확대로 AI 인프라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300% 상승하는 등 8개월째 세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여기에 컴퓨터 수출도 기업용 SSD 핵심 부품인 낸드 가격이 상승과 수출 물량이 늘면서 1040%가 증가했습니다. 심지어 미국이 관세 장벽을 쳤던 철강마저 109% 대미 수출이 늘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끌어올렸습니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가능하다. 대미 수출 흑자가 이미 지난해 흑자 수준을 넘어 굉장히 커지고 있는데 이는 반도체 때문”이라며 “특히 유럽연합(EU) 수출 규제로 인한 철강 감소분도 미국의 AI 데이터센터용 강재료 등으로 메우면서 수출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EU 철강 쿼터로 인한 수출 하락분을 미국 AI ·전력 수요로 인한 철강 수입 증가가 완충해주는 모양새라는 거죠. 문제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국 기업에 대미 반도체 투자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추가 투자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 7월 뉴욕주 클레이에서 열린 마이크론의 신규 반도체 생산공장(팹) 착공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직접 거론하며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두 회사와 투자 확대를 논의 중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불러와 생산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습니다. 미국 기업의 반도체 수요 증가로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과 무역흑자가 크게 늘었다면, 미국에서 필요한 반도체는 아예 생산시설을 미국에 지어 현지에서 공급하라는 논리인 셈입니다. 한국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800조원 규모의 대규모 국내 투자를 추진할 여력이 있다면 그만큼 미국에도 추가 투자하라는 요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죠. 이미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370억 달러 이상(약 51조원)을 들여 첨단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 2곳과 연구개발(R&D) 시설을 건설하고 있으며, 기존 오스틴 공장도 확장할 계획입니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 7000만 달러(약 5조원)를 투자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와 R&D 시설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수출은 기업의 영역인 만큼 대미 흑자를 둘러싼 미국의 요구는 ‘투자’ 등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수출은 기업 문제이고 대미흑자는 정부가 ‘투자’ 측면에서 풀면 될 일”이라며 “상호이익 관점에서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기업에 우려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영원한 우방’이라 믿었던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 연일 관세 압박을 벌이는 데 대해 정부는 상황을 타파할 해법으로 미국과 ‘미국이 경계하는’ 중국이 가입해 있지 않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고 농어민 등을 대상으로 공론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미중 양국이 없는 메가 자유무역협정(FTA)급 다자간 공동경제협력체는 CPTPP가 유일하다는 이유에서죠.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아세안, 멕시코 등 신규 시장을 확보하고 K-콘텐츠, 소비재 수출을 가속하도록 CPTPP 가입을 검토해 나가겠다”, 같은 달 6일 관훈토론회에서는 “한국 같은 통상 국가가 CPTPP에 가입을 안 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며 농수산 분야의 어려움에 대해 충분히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산업부는 지난 4일 농어업계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분야별·업종별 의견 수렴에 착수했습니다. 오는 18일에는 대미투자 프로젝트 1호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233억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1200억 달러(약 161조원) 규모의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 프로젝트가 막바지 조율 중입니다. 전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1500억 달러를 제외한 2000억 달러의 약 71%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천문학적인 대미 투자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에는 수출 호조의 성적표인 ‘대미 무역흑자 1000억 달러 시대’가 역설적으로 미국의 또 다른 ‘투자 청구서’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수출 호조의 성과는 지키면서 미국의 추가 투자 압박은 막아야 하는 딜레마를 정부가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됩니다. ‘강 기자의 세종실록’은 대한민국 행정의 수도 세종시에서 생산되는 정부 정책과 관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생생하게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세종시에 포진한 각 정부부처가 내놓는 모든 정책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고, 오늘의 행정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관점으로 ‘세종 현대사(現代史)’를 기록하겠습니다.
  • 번번이 웃돈 얹는 ‘트럼프 청구서’

    번번이 웃돈 얹는 ‘트럼프 청구서’

    대미투자는 재촉, 핵잠 논의는 ‘감감’통상 엮어 호르무즈 파병 압박까지靑 “결정된 것 없다… 국익 기반 기여” 한국은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대미 투자 등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미국은 1년이 넘도록 실제 이행한 약속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까지 추가로 압박하면서 한국 정부도 실질적 대가를 적극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대미 투자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 요구사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한국에 약속한 핵심 사안의 이행에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않으면서 한국을 향해서는 계속 양보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양측은 합의사항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선 한국은 3500억 달러(약 46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과 관련해 ‘1호 사업’으로 220억 달러(약 29조원) 규모의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 등을 오는 18일 발표할 예정이다. 또 이달 중 처음으로 대미 투자금도 송금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방위비 부담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를 3.5%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2년 연속 국방비를 약 8% 증액했다. 미국이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던 비관세 장벽도 허물었다. 정부는 지난 2월 구글이 요구해 온 1대5000 축척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온라인플랫폼 규제 입법은 국회 처리가 미뤄진 상태다. 반면 미국이 약속한 것들은 진척 사항이 없다. 미국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도 확대키로 했다. 그러나 양측은 지난 6월에서야 첫 고위급 협의를 한 차례 개최했을 뿐이다. 7월 미 워싱턴DC에서 2차 협의를 갖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깜깜무소식이다. 미국이 15%로 낮추기로 한 상호관세는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이를 301조 관세로 대체했고, 과잉생산 관세 등도 추가 검토 중이라 15% 수준을 사수할 수 있을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이 추가로 파병을 압박하면서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에 현지 점검단까지 파견했다. 정부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미국의 압박 수위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달 미국에서 양국 정상이 만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제공조에 있어 어떻게 할지 큰 방향은 나와 있지만 세부 사항은 검토 중이고 정해진 바는 없다”며 “(이 대통령은) 우리의 국익과 국민의 공감대에 기반해 기여 방안을 구체화해 나가겠다는 그런 기본 입장을 가지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는 국민들의 반대가 심하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강행하지 않거나 파병을 하더라도 비전투 인력을 보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동맹에 계속해서 부담을 전가하는 모습에 정부 안팎에선 미국의 요구가 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북미유럽연구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의 외교 문법을 무시한 채 동시다발적으로 현안을 수시로 제기하면서 다른 사안까지 연계해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에 대한 국민 감정은 악화되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3월 3일부터 4월 4일까지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에 대해 ‘비호감’이라고 답한 비율은 55%였다. 지난해 대비 16% 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한국리서치의 지난 4월 조사에서도 미국 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44.8점으로 2018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낮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개인 호감도는 26.9점이었다. 외교가에선 정부도 미국의 추가 요구를 단순 수용하기보다 이를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국제안보연구센터 교수는 “파병 전력과 시기를 단계적으로 나눠 협상하면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실질적 반대급부를 확보해 이익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한국이 미국을 위해 어려운 것들을 해 주고 있다는 인식을 미국에 심어 줘서 거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포착] “중국, 부끄러운 줄 알아라! 한국에도 예의 아냐”…필리핀 장관에 호평 쏟아진 이유 [영상]

    [포착] “중국, 부끄러운 줄 알아라! 한국에도 예의 아냐”…필리핀 장관에 호평 쏟아진 이유 [영상]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갈등해 온 필리핀이 다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중국을 비판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일 국방부 주최로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서울안보대화(SDD)의 패널로 참석해 발언하던 중 청중석에서 전달된 쪽지를 받았다. 해당 쪽지에는 “(남중국해) 중재 판정은 불법이며 무효”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문제의 쪽지는 행사에 참석한 주한 중국대사관 측이 중국 정부의 입장을 적어 한국 측 행사 요원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요원이 이를 그대로 테오도로 장관에게 전달했고, 이를 본 테오도로 장관은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그는 쪽지를 읽은 직후 “중국 쪽에서 전달한 쪽지 같다”며 “만약 이것이 중국이 내게 전달한 입장이라면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바닥에 내던지고 짓밟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주최국인 한국에 갖춰야 할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는 것이며 실질적인 강압이자 괴롭힘이고 침략 행위”라면서 “중국은 기본적인 예의를 갖춰 행동해야 한다. (이러한 행동을 두고) 필리핀에서는 ‘적당히 좀 품위를 지키고, 최소한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현지 언론인 마닐라 불레틴은 8일 “테오도로 장관의 일침이 쏟아지자 현장에서는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속마음을 큰 소리로 말한 듯 시원해”해외에서도 ‘사이다’ 같은 그의 발언에 호평을 쏟아냈다. 워싱턴 DC의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소볼릭 선임연구원은 엑스에 “테오도로 장관의 발언은 놀랍고 명쾌하다”며 “이웃 국가를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중국이 더 이상 회색 지대에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명쾌함과 솔직함은 국제 정치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당시 국무부 중국 정책 고문을 지낸 마일스 유 허드슨연구소 중국 센터 디렉터는 “(테오도로 장관이) 세상 앞에서 속마음을 큰 소리로 말했다”며 “중국은 기본적인 예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 출신인 모건 오테이거스도 “이게 중국을 다루는 방법”이라고 했다. 제이슨 케니 전 캐나다 국방장관은 “토론 도중 이뤄진 중국의 위협적인 시도에 완벽하고 훌륭하게 대응했다”고 평가했고, 리처드 콜스 유럽의회(EU) 의원은 “간단하고 우아하며 신랄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운 인물로 꼽히는 조 론스데일 팰런티어 창업자는 “중국 공산당은 품위가 없는 깡패”라며 “테오도로 같은 용감한 인물이 그들에게 논리적으로 맞서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필리핀이 앙숙이 된 이유중국과 필리핀은 오랜 시간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다퉈오다 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상설중재재판소가 필리핀의 손을 들어주면서 관계가 더욱 악화했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중국이 ‘역사적 권리’를 근거리 주장해 온 ‘구단선’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은 채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과 필리핀이 다자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사이에 두고 거친 설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4년 10월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당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필리핀 선박 사이에 잇따른 충돌이 발생한 데 대해 중국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제법 준수를 촉구했다. 이에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남중국해 갈등의 배후에 외부 세력이 있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고,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고수하면서 맞섰다. 이튿날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는 남중국해 관련 문구를 둘러싼 이견으로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되기도 했다. 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물대포를 동원해 충돌하기도 했다. 2024년 3월 중국 해경은 분쟁 해역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서 필리핀군 보급선과 호위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당시 물대포 공격으로 필리핀 보급선이 파손되고 승조원들이 부상을 입으면서 양국의 긴장이 크게 고조됐다. 같은 해 4월에도 스카버러 암초 인근 해역에서도 중국 해경이 필리핀 해경선과 수산자원국 소속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는 등 외교적 설전을 넘어 물리적 충돌로 번진 바 있다.
  • ‘철도 민영화 중단’ 촉구 9·14 철도 파업 ‘정당’

    ‘철도 민영화 중단’ 촉구 9·14 철도 파업 ‘정당’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철도 민영화 중단’ 등을 촉구하며 벌인 총파업은 정당했고 사측이 불법 파업으로 규정해 노조원에게 내린 징계는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전지법 제12민사부는 9일 철도노조 조합원 25명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을 상대로 낸 징계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SRT 확대 운행을 앞두고 수서행 KTX 운행과 철도 민영화 중단 등을 주장하며 2023년 9월 14일부터 18일까지 총파업을 벌였다. 코레일은 파업 목적에 정부 정책·경영상 결정에 대한 요구가 포함된 것은 불법이라며 원고들에게 감봉 1개월과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재판부는 정당한 쟁의행위였다는 조합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계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임금협상 등 안건도 파업의 주된 목적 가운데 하나로 파업 정당성을 부정할 수 없다”며 “수서행 KTX 운행과 철도 민영화 중단 등은 공공성과 관련돼 있어 공기업 파업 목적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고려할 요소“라고 밝혔다. 이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도 쟁의 대상에 포함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개정 이유가 헌법상 노동 삼권을 실질화하기 위한 점을 고려하면 파업이 법 개정 전에 발생했더라도 파업 목적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개정 취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파업의 권리가 단체협약의 체결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노동 분쟁에만 한정되어서는 안 되며 필요하다면 더 넓은 맥락에서 조합원의 이익에 영향을 주는 경제 사회적 사안에 대한 그들의 불만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국제노동기구(ILO) 보고서 등도 파업 목적의 정당성 판단 근거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 법원, 철도 민영화 중단 촉구 파업 ‘정당’…징계 무효

    법원, 철도 민영화 중단 촉구 파업 ‘정당’…징계 무효

    법원이 2023년 철도노조가 ‘철도 민영화 중단’ 등을 주장하며 돌입했던 총파업은 정당했고, 한국철도공사가 이를 불법 파업으로 규정해 조합원들에게 내린 징계는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전지법 제12민사부(임성실 부장판사)는 철도노조 조합원 25명이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낸 징계 무효 확인 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철도노조는 2023년 ‘수서행 KTX 운행’, ‘고속철도 통합’, ‘철도 민영화 중단’ 등을 주장하며 총파업했다. 코레일은 파업 목적에 근로조건과 직접 관련 있는 사안이 아닌 정부 정책·경영상 결정에 대한 요구가 포함된 것은 불법이라며 원고들에게 감봉 1개월, 정직 1개월 징계를 내렸다. 재판부는 정당한 쟁의행위였다는 조합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계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임금협상 등 안건도 파업의 주된 목적 가운데 하나였던 만큼 파업 정당성을 부정할 수 없다”며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 결정’도 쟁의 대상에 포함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란봉투법) 개정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개정 이유가 헌법상 노동 3권을 실질화하기 위한 점을 고려하면 파업이 법 개정 전에 발생했더라도, 파업 목적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개정 취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철도공사는 대표소송 원고들뿐만 아니라, 같은 사유로 징계받은 전체 조합원에 대해 징계를 취소하고 인사·임금상 불이익을 원상회복하라”고 촉구했다.
  • 베트남에서 ‘짝퉁’ 판매 총책…인터폴과 공조해 첫 국내 송환

    베트남에서 ‘짝퉁’ 판매 총책…인터폴과 공조해 첫 국내 송환

    국내에서 단속이 심해지자 해외에서 온라인으로 위조상품(짝퉁)을 판매한 30대가 국제 공조로 체포됐다. 지식재산처 상표특별사법경찰(상표경찰)은 8일 베트남에서 판매조직을 운영하며 ‘짝퉁’을 유통·판매한 총책 A 씨를 상표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유튜버 B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2010년 상표경찰 출범 이후 해외로 도피한 위조 상품 판매 피의자를 인터폴 등 국제 공조로 검거해 국내로 송환한 첫 사례다. A 씨는 지난해 5월부터 베트남에서 올해 5월까지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유튜버와 공모해 라이브 방송으로 국내에 위조 상품을 유통·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내 유통책인 유튜버 B 씨 등 3명에게 위조 상품을 공급하다 지난해 7월 적발되자 현지에서 활동 중인 유튜버를 모집해 ‘00 연합’이라는 위조 상품 판매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씨 등의 사무실에서는 가방·의류 등 위조 상품 8000여 점(정품가액 37억원 상당)을 압수했다. A 씨는 현지 숙식 제공, 고수익 보장 등을 미끼로 판매자(유튜버)를 모집한 후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서 게릴라식 라이브 방송을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확인된 유튜버만 10명에 달했다. 상표경찰은 A 씨의 해외 판매조직을 확인한 후 인터폴·검찰청·경찰청과 공조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여권 무효화와 인터폴 적색수배 등 신병 확보를 위한 조치에 나섰다. 또 주베트남 대한민국대사관, 베트남 수사기관과 협력해 현지에서 A 씨를 체포해 지난달 국내로 송환했다. 정연우 지식재산처 차장은 “위조 상품 범죄가 온라인 플랫폼과 SNS 등에서 판매자를 모집하고 해외에서 공급하는 수법으로 조직화·국제화되고 있다”며 “단순 판매자뿐 아니라 공급자와 상위 단계까지 철저히 추적해 엄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자치광장] 기초학력은 학생들의 기본 인권이다

    [자치광장] 기초학력은 학생들의 기본 인권이다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글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가 뜻밖의 뭇매를 맞았다. “무슨 사과를 심심하게 하느냐”며 불쾌해했던 것이다. ‘심심하다’를 ‘지루하다’는 뜻으로만 알았던 탓이다. ‘금일 마감’이라는 공지를 보고 마감일을 금요일로 착각해 낭패를 본 학생들의 이야기도 낯설지 않다. 웃어넘기기엔 씁쓸한 이 해프닝들은 아이들의 문해력이 이미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적신호다. ‘평가하지 않는 것이 곧 평등’이라는 교육계의 잘못된 믿음이 이런 문제를 초래했다. 학력을 측정하면 서열이 생기고, 서열은 상처를 남긴다는 논리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평가를 없애자 격차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격차가 ‘보이지 않게’ 됐을 뿐이다. 형편이 되는 가정은 사교육으로 자녀의 학력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관리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가정의 아이는 자신이 또래보다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학년만 올라간다. 헌법에 교육받을 기본권이 보장되어 있듯, 학생들이 기초학력을 진단받을 권리 역시 마땅히 보장되어야 한다. 서울시의회 의장 재임 시절,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문해력·수리력 평가 시스템을 추진했다. 서울시교육감은 강하게 반대했고, 교육청 예산 삭감이라는 강수를 두고서야 3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평가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다. 또한 서울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2023년 5월 ‘서울특별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를 시의회가 제정했으나, 시교육청은 ‘학교 서열화’와 ‘인권 침해’를 명분으로 반대했다. 시교육청은 대법원에 조례안 재의에 대한 무효확인 제소까지 했고 2025년 마침내 대법원으로부터 의회가 만든 모든 조례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아냈지만, 판결이 곧 실행을 보장하지는 않았다. 제도는 있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겉돌고 있다. 국가 발전의 한 축은 결국 인재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학생 한 명 한 명은 소중한 자산이며, 이들을 잘 키워내는 것은 기성세대의 책무다. 기초학력은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문해력과 수리력이 갖춰지지 않은 채 학년만 올라가는 것은, 기초 체력 없이 등에 짐만 더 얹는 것과 같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격차는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진다. 박근혜 정부까지 존재했던 국가 수준 기초학력 평가가 그 후 사실상 사라졌고, 우리는 이 격차를 추적할 공적 지표조차 잃어버렸다. 강남은 대한민국 교육 1번지다. 그 이름에 걸맞게, 이 물길을 돌리는 첫 지자체가 되겠다. 관내 초·중·고 82개교가 기초 학력 평가에 지원토록 안내하겠다. 357억원 규모의 교육경비보조금을 활용해 문해력·수리력 및 기초학력 평가, 독서교육에 적극 참여하는 학교에 지원을 늘리겠다. ‘독서로 하는 인공지능(AI) 질문력 수업’을 통해 활자를 읽는 능력을 넘어 텍스트의 맥락을 파악하고 AI에게 정확히 질문할 줄 아는 능력, 즉 AI 시대의 문해력을 함께 길러내겠다. 이미 서울시교육청의 문해력·수리력 평가 모델은 다른 15개 시도교육청이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됐고, 최근 정부도 독서교육 활성화에 나섰다. 공교육이 제 역할로 바로 설 때 비로소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 자연스럽게 약화할 것이다. 강남에서 시작된 이 걸음이, 대한민국의 모든 아이에게 공평한 출발선을 만드는 길이 되기를 바란다. 기초학력은 학생들의 기본적 인권이기 때문이다. 김현기 서울 강남구청장
  • ‘전남광주 국립의대’ 순천대 추천 후폭풍… 목포·서남권 “부실 심사 무효” 반발 격화

    ‘전남광주 국립의대’ 순천대 추천 후폭풍… 목포·서남권 “부실 심사 무효” 반발 격화

    전남광주 동부권과 서부권 지역의 최대 숙원인 국립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으로 순천대학교가 선정된 이후, 탈락한 목포대학교와 목포시 등 서남권 지역사회의 반발이 연일 확산하고 있다. 단순한 항의 차원을 넘어 상경 삭발 집회와 행정소송 제기, 심사위원 고발까지 이어지며 국립의대 설립 추진 자체가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목포시장과 국회의원, 지역시민사회단체 등 서남권 정·관·학계 관계자 300여 명은 지난 5일 서울 청와대 앞에서 대규모 상경 집회를 열고 릴레이 삭발식을 단행하며 공모 결과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목포대 역시 광주지방법원에 ‘후보대학 선정·추천 처분 취소 청구’ 본안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데 이어 교육부에 공식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법적·행정적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서남권 측이 제기하는 핵심 쟁점은 심사 과정의 불공정성과 후보 대학 부지의 법적 요건 미비다. 목포시와 지역 정치권은 “평가표와 세부 채점 근거가 공개되지 않은 깜깜이 심사”라며 “순천대가 소유권이나 임차권을 확보하지 못한 부지를 제출했음에도 심사를 통과한 것은 명백한 위법·부실 심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도서·연안 지역이 집중돼 의료 접근성이 극히 열악한 서남권의 특수성이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강하게 지적한다. 반면 전남광주통합시는 객관적이고 적법한 공모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추진된 국립의대 신설이 심각한 사법 리스크와 지역 분열에 휩싸이면서, 정부 차원의 최종 검토와 조정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 정치적 압력보다 ‘브랜드 신념’… 트럼프에 반기 든 기업들

    정치적 압력보다 ‘브랜드 신념’… 트럼프에 반기 든 기업들

    파타고니아, 국립기념물 축소 반대대조적 행보로 반사이익 얻은 곳도“일관성 지키는 게 장기적으로 이득” 빅테크 기업들조차 눈치를 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행태에 맞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해외 기업들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정치적 보복을 감수하고서라도 오랫동안 구축한 브랜드 정체성과 소비자 신뢰를 지키는 쪽으로 경영 방향을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아웃도어 의류업체 파타고니아는 환경단체 및 원주민 단체들과 함께 미 유타주의 유명 바위협곡 지대인 베어스 이어스의 국립기념물 지정 면적 축소를 취소하라며 트럼프를 상대로 법정 싸움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보호구역 면적을 축소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는데, 이를 무효화하라는 소송을 낸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트럼프 1기 때도 같은 조치에 소송을 내고 홈페이지에 “대통령이 당신의 땅을 훔쳤다”는 문구를 내걸며 반대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중소 디지털 지도업체인 맵퀘스트는 미국·캐나다 국경지대에 자리한 호수 ‘온타리오호’ 명칭을 ‘아메리카호’로 바꾸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 중인 캐나다에 대한 보복 조치로 호수 이름 바꾸기에 나섰는데, 구글과 애플은 압박에 굴복해 미국 내 지도 서비스에 ‘아메리카호’를 표기하기 시작했다. 반면 이를 거부한 맵퀘스트는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에 오르는 등 반사이익을 얻었다. 트럼프 1기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 폭력 사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글로벌 제약사 머크 등의 최고경영자(CEO)가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직에서 잇따라 사퇴하며 정치적 이슈가 됐다. 트럼프 행정부를 상징하는 상호관세가 대법원에서 무효화된 것도 중소기업들이 소송에 나섰기에 가능했다. 정치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기업들의 선택에 대해 전문가들은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등 일관성을 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경영상 이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치적 양극화가 뚜렷할수록 기업의 가치관이 드러나는 행보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의 강한 지지가 나타난다”며 ‘신념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계의 화두가 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사례라는 분석도 있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ESG 경영의 관점에서 기업이 구축해 온 기존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굴복하며 얻는 불이익보다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순천대 의대 부지 확보 법 위반”…목포대, 후보대학 추천 취소 소송 제기

    “순천대 의대 부지 확보 법 위반”…목포대, 후보대학 추천 취소 소송 제기

    전남광주 국립 의과대학 신설 후보 대학 선정에서 탈락한 목포대학교가 평가 과정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목포대는 통합특별시장이 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으로 순천대학교를 선정해 교육부 장관에게 추천한 처분에 대해, 3일 광주지방법원에 ‘후보대학 선정 및 추천처분 취소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목포대는 판결 확정 시까지 추천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함께 제출했다. 목포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후보대학 선정 평가 과정에서 순천대의 부지 확보 계획에 명백한 법령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고 소송 제기 이유를 설명했다. 목포대 측의 주장에 따르면 국립대학은 의대 신설 부지로 국유지를 확보해야 하는 법적 요건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순천대가 제출한 의대 부지 확보 계획은 순천시 소유의 토지를 임대받는 방식이어서 관련 법령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전남광주시는 지난달 30일 전남연구원의 심사 평가를 거쳐 순천대를 국립 의대 신설 후보대학으로 최종 선정하고 교육부에 추천을 완료한 바 있다. 하지만 목포대가 후보 추천 처분의 무효를 주장하며 전격적인 법적 절차에 착수함에 따라, 지역 내 최대 현안인 전남권 국립 의대 신설을 둘러싼 대학 간 갈등과 진통이 법정 공방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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