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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인가 마켓인가, 지금까지 이런 컬래버는 없었다

    게임인가 마켓인가, 지금까지 이런 컬래버는 없었다

    홍대 골목길 복고 매장에 9일간만 운영 방문객, 메신저·게임하듯 제품에 친근감 비티·신디 등 귀엽게 변신한 게임 캐릭터 편의점·영화관·키즈카페 등 다양한 제휴 키덜트 문화 타고 年20조 시장 경쟁 가세“저 소주잔 살까.” “그걸 어디에 써. 마시지도 못하는데….” “ㅋㅋㅋ 그래도 예쁘잖아.” “예쁘긴 이 인형이 예쁘지~.” 14일 점심시간을 조금 지난 시간 분홍색으로 벽을 칠한 좁은 가게에 들른 학생들이 상품을 둘러보며 대화를 이어갔다. 옛날 동네 점방처럼 카운터가 있는 한쪽 벽면을 뺀 3개의 벽면을 빙 두른 좌판과 선반에 가방에 매다는 인형, 텀블러, 노트와 펜 같은 학용품, 스티커 등이 빼곡하게 채워진 가게는 ‘스푼즈마켓’이란 간판을 달고 있었다. 스푼즈(Spoonz)는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의(엔씨) 캐릭터 브랜드로 각종 제품을 선보이는 ‘스푼즈마켓’은 지난 9일 개점해 17일까지만 운영되는 팝업숍이다.가게도, 제품도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이었지만 기자가 머문 20여분 동안 스푼즈마을 찾은 5~6개 일행은 마치 메신저나 게임에 접속한 것처럼 움직였다. 그저 지나가다 들른 이들도 있지만, 홍대 대로변도 아닌 골목에 위치한 이곳을 찾은 이들 대부분은 9일 동안의 짧은 운영기간에 맞춰 주로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제품을 실제로 만져보고 사겠다는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일단 가게에 들어선 뒤엔 목적의식은 옅어졌다. 원래 사려던 게 아닌 다른 제품을 기웃거리고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그러다 제품을 사거나 구경만 하고는 빠져나갔다. 할 말이 있어서 메신저 대화창을 열었다 신변잡기식 이야기를 끄적이다 특별한 결론도 없이 대화창을 닫는 것처럼 말이다. ‘큰 목적 없는 즐거운’ 팝업 스토어를 통해 스푼즈를 선보이고 있지만, 엔씨는 철저한 기획을 거쳐 스푼즈를 출시했다. 엔씨 내 UX디자인실이 엔씨의 히트 게임인 블레이드앤소울과 아이온의 괴물·괴수·요정 캐릭터에서 영감을 얻어 비티, 신디, 디아볼, 핑, 슬라임 등 5개 캐릭터를 만들었다. 다소 험악하고 괴기스러운 면모를 지닌 게임 속 원작 캐릭터가 쉽게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귀엽고 무해(無害)한 이미지의 캐릭터다.일단 귀엽게 변모한 캐릭터는 제휴(컬래버레이션)할 곳이 많다. 탄생한 지 1년도 안 된 스푼즈 캐릭터 역시 다른 사업과 다양한 분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만든 ‘스푼즈 크림모찌’는 지난해 5월 이 편의점 디저트 카테고리에서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같은 해 6월엔 롯데시네마 모바일 앱에 스푼즈 캐릭터가 등장하는 ‘올라올라 스푼즈’가 출시됐다. 스푼즈 캐릭터 ‘신디’를 좌우 버튼으로 조작해 창문 틀을 밟고 롯데시네마 영화관 건물을 타고 올라가며 점수를 얻는 게임이다. 엔씨는 나아가 스푼즈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2048 스위츠 스타’를 지난해 8월 독일 쾰른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게임전시회 ‘2018 게임스컴’에 선보였다.스푼즈의 오프라인 진출은 지난해 겨울부터 활발해지고 있다. 엔씨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관 7층에 미니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엔씨는 또 지난달 메가박스와 손잡고 디지털을 접목한 놀이 공간인 ‘타이니 키즈카페’를 열었다. 경쟁사인 넥슨에 비해 엔씨는 게임 외 사업 분야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아 왔다. 그래서 게임 출시보다 캐릭터 사업을 먼저 키운 형태로 진행되는 스푼즈는 엔씨의 이례적인 외도로 읽힌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메신저 캐릭터인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의 성공이 자극제가 됐다. 메신저 라인 스티커에서 출발한 라인프렌즈는 2015년 1월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뒤 서울·뉴욕·상하이·베이징·홍콩·도쿄 등 전 세계 11개국에 132개 매장을 둘 정도로 성장했다. 브라운, 초코, 코니, 샐리 캐릭터가 주축이고 방탄소년단과 함께 개발한 BT21 등으로 라인업을 학대하고 있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IX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도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에 2개 매장을 열었을 때 개장 첫날 2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고 한 달 동안 두 개 매장에 35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의 성공으로 K캐릭터 산업이 주목받았는데,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은 2011년 7조 2000억원이던 캐릭터 산업 매출 규모가 2015년 20조 800억원으로 증가했다고 집계한 바 있다.캐릭터 산업이 사회 변화, 이에 따른 게임산업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콘진의 위탁을 받은 세종대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8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1인 가구 확산과 노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키덜트 콘텐츠 대상과 정서적인 애정 관계를 형성해 삶의 만족을 추구하려는 ‘키덜트 문화’를 형성하는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이 보고서는 “국내 캐릭터의 독자적 성장은 어려운 환경”이라면서 “국내 키덜트 캐릭터 성공 사례는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로 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업체 엔씨의 시도가 키덜트 캐릭터의 또 다른 성공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단독]“페브리즈 無害 발표 성급…DDAC 체내 축적 치명적”

    [단독]“페브리즈 無害 발표 성급…DDAC 체내 축적 치명적”

    “정부 ‘안전’ 근거, 접촉 독성 기준”정부측 “폐에 축적 가능성 작아” 한국피앤지(P&G)의 탈취제 ‘페브리즈’ 성분인 ‘제4급 암모늄클로라이드’(DDAC) 성분의 흡입독성이 이미 여러 논문을 통해 보고됐다는 주장이 18일 제기됐다. 환경부가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인체 무해성 결론을 전한 지 하루 만이다. 전날 “흡입 실험 실시를 검토 중이지만(즉 조사한 바 없지만), 인체에 위해를 주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한국P&G의 발표를 동어반복한 환경부의 태도가 소비자 불안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페브리즈 홈페이지엔 ‘환경부에서 페브리즈 안전성을 입증하였다’는 공고가 게시됐다. 사용 후 청색증 피해 주장이 제기된 ‘119가습기 살균제’의 판매사인 LG생활건강도 이날 입장자료에서 “119 살균제의 주성분은 환경부가 인체 위해를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한 DDAC 계통”이라고 자신했다. 박철원 전 연세대 내분비연구소 조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DDAC에 대한 동물실험 결과 폐 염증과 섬유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논문이 이미 학계에 보고됐고, DDAC가 세포 변형을 유발한다는 연구도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일본의 환경독성연구소 연구팀은 2010년 국제 독성학회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쥐 실험 결과 몸무게 1㎏당 폐에 인공주입된 DDAC 양에 따라 1500㎍일 때 부종, 150㎍일 때 염증이 나타났고, 15㎍일 때 가시적 증상이 없었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6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페브리즈의 유해 성분 함유 의심을 최초로 제기한 박 교수는 환경부의 “인체 무해” 인용이 성급했다고 비판했다. DDAC가 미량(미국 정부 허용 기준치 0.33%보다 낮은 0.14%) 사용돼 인체에 무해하다는 주장에 대해 박 박사는 “1회 사용량이 유해하지 않다고 해도 독성 성분이 체내 축적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부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필재 국립환경과학원 위해성평가 과장은 “수용성이며 고분자 물질이 아닌 DDAC가 폐 등에 오래 잔류하며 축적될 가능성이 작다”고 재반박했다. 미국 EPA 검토 보고서를 한국 환경부가 인용한 데 대해서도 박 박사는 “미국 연구는 대부분 접촉 독성에 관한 것”이라면서 “고깃집, 차 시트 등에 듬뿍 뿌리고 향기 흡입을 유도하는 내용의 페브리즈 광고가 나오는 국내에선 흡입독성 연구 및 독성 표시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박 대통령의 대중 외교 레거시/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박 대통령의 대중 외교 레거시/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2015년이 ‘중국 경사(傾斜)론’의 해였다면 올해는 새해 벽두부터 ‘대중(對中) 외교 실패론’이 도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한·중 국방장관이 핫라인을 통해 통화했지만 불과 1주일 만의 북 핵실험 앞에서는 먹통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통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중국을 과도하게 때리는 것은 우리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일단 중국 외교의 경직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국민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의 전화를 받아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중국의 관행과 특수성만을 이해하라는 것은 강대국의 도량이 아니다. 국제적 보편성에 맞춰야 했다. 불통으로 대통령을 무안하게 했고 한국민을 섭섭하게 만들었다. 중국은 중국대로 계산과 행보가 있다. 중국 외교부는 4차 핵실험 당일 북한의 핵실험을 절대 반대한다고 했다가 8일엔 모든 당사국의 냉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10일 핵무기를 탑재하는 미군 B52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출격한 이후 중국의 태도는 더욱 ‘냉정’해졌다. 대북 제재와 관련해 중국은 단독 제재가 아닌,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유엔 차원에서 동참할 것이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중국의 북핵 입장은 ‘무핵화’(無核化)가 아니라 ‘무해화’(無害化)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북핵 관련 레드라인은 이미 비확산에 가 있다. 중국은 북한의 핵 공격이 아닌, 북한 핵 사고로 인한 중국의 해를 우려할 뿐이다. 중국은 북핵을 미국의 재균형, 남중국해 갈등, 한·일 간 위안부 협상 타결, 최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움직임과 함께 전체 전략 구도로 보고 있다. 대통령의 북핵 담화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대통령이 사드 배치 가능성을 흘린 것은 의도성이 다분했다. 사드를 안보와 국익에 근거해 결정하겠다고 한 것은 안전장치이지만 아쉬운 한 수였다. 우리 패를 너무 솔직하게 보여 주었다. 그냥 짐작하게 해야 했다.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은 중국이 자국에만 모든 책임을 전가한다고 오해할 빌미를 주었다. 대통령이 중국 정부가 한 말을 믿는다고 했다면 중국 지도자와 정부 그리고 인민에게 마음의 부채를 안길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했더라면 가장 이상적이었다. 중국 비판론과 사드 배치론은 사실상 북한 좋은 일만 시켜 주게 된다. 북한을 혼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끼리 사이가 나빠져 북한에 예상치 못한 로또 당첨의 기회를 줄 수 있다. 중국이 북한을 포용할 수밖에 없는 ‘덤’까지 안길 수 있다. 대통령의 주요 치적이라 할 수 있는 대중 정책마저 위태로워지게 한다. 한·중 관계는 질적으로 떨어질 것이다. 사드 배치 시 한·중 정치·군사 분야에 장벽이 생길 것이다. 중국도 일정 순간 반대하다가 곧 체념할 수밖에 없다. 한국과 완전히 척을 지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대신 속으로 ‘가재는 역시 게 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사드 배치의 결정은 우리가 한다. 단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통일이다. 사드를 배치한다면 이 지역에 보이지 않는 새로운 냉전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통일이 우리의 지상과제라면 더욱 실현하기 어려워진다. 중국은 한국 주도의 통일정책을 지지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럼 앞으로 한국의 대중 정책은 어떠해야 하는가. 중국을 한국의 우군화(友軍化)해야 한다. 한·중은 북핵 포기라는 전략 목표가 일치한다. 전술적 측면에서 한·중 간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한국은 압박, 중국은 협상을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 단 양국의 전술적 차이가 전략적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 중국을 적으로 돌리면 안 그래도 어려운 핵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한다. 통일 또한 더욱 멀어지게 된다. 통일을 위해 한국식 도광양회(韜光養晦·몸을 낮추어 상대방의 경계심을 늦춘 뒤 몰래 힘을 기른다)를 해야 한다. 무대 앞에 서 있다고 해서 문제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막후에서 겸손하게 보이지 않는 외교를 해야 한다. 제재 효과를 갖춘 구속력 있는 다자기제를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제 남은 임기 2년 동안 박 대통령은 한·중 관계를 잘 관리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박 대통령의 대중 외교 레거시(유산)를 남기는 것이다.
  • [세종로의 아침] 신년사/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세종로의 아침] 신년사/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새해 들어 건강과 성공을 기원하는 덕담들이 풍성하다. 가족끼리의 건강, 무사안녕을 비는 소원부터 직장을 비롯한 각종 사회 단체에서 번창과 성공을 염원하는 기원이 무성하고 나라의 각급 기관에서도 한 해의 야심찬 목표와 다짐 짓기에 바쁘다. 모두가 새해 벽두 나와 나의 이웃, 공동체의 복과 무해(無害)를 바라는 옹골찬 기원들이니 각별한 다짐과 소망이 아닐 수 없다. 그와 맞물려 이때쯤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신년사가 있다. 새해의 복과 발전을 향한 염원을 담아 발표하는 첫 인사 겸 다짐이다. 그중에서도 종교계 수장들의 신년사는 각별하다. 인간이 가진 ‘최고의 도덕률’이라는 종교계 지도자들이 신도와 사회에 던지는 희망 메시지라는 점에서다. 신도, 사회 구성원들에게 구속력을 갖는 성명이나 선언은 아니지만 신행(信行)이나 평소 몸 가짐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요성을 갖는다. 특히 종교 지도자들이 평소 각자 종단, 교단에 국한한 것과 달리 사회 구성인 모두를 향해 내는 메시지인 만큼 신년사에 각별한 정성을 쏟는다고 한다. 그런데 병신년 벽두에 종교 지도자들이 특별한 정성을 담아냈다는 신년사들이 입을 맞춘 것처럼 꼭 같은 화두를 품고 있다. 갈등을 씻고 평화의 길을 여는 지혜를 모으자는 것이다. 배려와 화해를 통한 평화의 공존 다짐이자 천명이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더 잘 돌보며 사랑하는 삶을 살자.”(천주교 염수정 추기경) “새롭게 선출되는 지도자들이 미래를 향한 지혜를 모아 제시하고 국민들이 공감할 때 모두 상생과 평화의 길을 열어 갈 수 있다.”(불교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갈등은 화해로, 반목은 화목으로, 증오는 이해로 바뀌어 가길 희망한다.”(개신교 김영주 NCCK 총무)…. 종교계 신년사 메시지의 특징이라면 아무래도 공동선(共同善)을 향한 노력과 희생일 것이다. 올해 그 노력과 희생의 주 목표는 ‘싸우지 말고 평화롭게 살자’는 것으로 요약되는 듯하다. 최고의 핵심 사안을 콕 집는다는 종교계 신년사이고 보면 우리의 갈등과 분열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은 신년사에서 심지어 이렇게까지 지적하고 있다. “1236년 병신년에 어려운 국난을 극복하고 국민 통합을 위해 팔만대장경 불사를 시작했던 것처럼 2016년에도 어려움을 극복하는 역사적인 한 해가 되기를….” 자승 스님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올해 나라 안팎엔 이 나라의 향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총선과 미국 대선을 비롯해 굵직한 중대사들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그런데 벽두부터 구석구석에서 들려오는 상서롭지 못한 이야기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민생을 위한다는 국회의원이며 정치인들의 제 밥그릇 챙기기와 보신의 기웃거림에 민초들의 투덜거림과 원성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해마다 연말이면 대학교수들이 총의를 모아 한 해를 특징짓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그런데 그 사자성어를 볼 때마다 왜 이리 어둡고 답답한 말만 골라 낼까 하는 생각이 우선 든다. 우리 사회의 특징을 대변해 희망의 방향타 역할을 한다는 종교계 신년사도 같은 맥락에서 다가온다. 내년 신년사에선 ‘화해’, ‘평화’ 이런 말들이 쏙 빠지길 기대해 본다. kimus@seoul.co.kr
  • ‘암초에 만든 인공섬’ 국제법상 영해 인정 안 돼

    27일 미국 구축함 래슨함의 진입으로 긴장이 한층 높아진 남중국해 갈등의 핵심은 중국 고유의 영해인가, ‘항행(航行)의 자유’가 있는 공해인가로 압축된다. 각국은 국제법으로 해안선에서 12해리(약 22㎞)를 영해로, 200해리(370㎞)까지를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지정할 수 있다. 영해는 바다의 영토로, 해당 국가가 수중과 상공에 대해서도 고유의 지배권을 갖는다. 즉 영해와 그 상공을 지나가는 비행기, 선박은 해당 국가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 내수가 아닌 영해일 경우 외국 선박은 연안국의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항해할 권리, 즉 ‘무해통항권’(無害通航權)을 국제법으로 보장받는다. 중국은 본토 연안에서 1000㎞ 떨어진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에 대해 역사성을 들어 영해라고 주장한다. 가장 먼저 발견해 이름을 붙였으며 2000년 전부터 관할했다는 게 중국 측의 주장이다. 반면 미국 등은 역사적 경위에 기초해 주권을 주장하는 것은 유엔 국제해양법(UNCLS)에 어긋난다며 스프래틀리 군도 주변은 공해라고 반박해 왔다. 그동안 잠복해 있던 이곳에 대해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암초를 메워 인공섬 7개를 건설하고 인공섬 주변 12해리 이내를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남중국해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특히 수비 환초와 파이어리크로스 환초에 활주로를 건설한 중국이 미스치프에 세 번째 활주로를 건설 중이라는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지난달 15일 보고서가 나온 이후 중국은 이 일대를 군사 기지화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암초에 시멘트를 부어 넣어 만든 인공섬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또 이 인공섬 주변을 영해라고 하는 주장 자체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국제법상으로는 암초나 인공섬을 기점으로 영해를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유권이 인정되는 섬이냐, 아니면 단순 암초냐 하는 구분은 섬에 식수가 나와 거주가 가능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이 있다. 화산 활동이나 융기 작용 등의 지각변동으로 섬이 생겨나 진짜 섬으로 인정받게 되면 그 섬을 기점으로 주변 12해리 이내는 영해가 된다.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들은 이런 영유권을 인정받는 ‘진짜 섬’으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미국 등은 주장한다. 미스치프 환초와 수비 환초는 만조 때 물에 잠기는 암초다. 암초를 기점으로 영유권을 인정하면 항행의 자유는 무너져 버린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필리핀 등 인접국들은 “그동안 전 세계의 배들이 자유롭게 항해하고 그 상공을 비행기들이 지나다니던 지역에 중국이 인공섬을 만들어 놓고 ‘우리 영해니까 우리한테 허락받고 다니라’고 말하는 것은 무법적인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이 주장하는 영해권이 설령 존재한다 해도 이번 미군 함정 통과로 무해통항권이 허용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군 함정 통과가 일회성 작전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도 무해통항권을 근거로 지난달 초 미국 서알래스카에서 12해리 이내인 알류샨열도 근처에 자국 군함을 통과시킨 바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쥐가죽을 삽니다”

    “쥐가죽을 삽니다”

    전국에 거의 무진장으로 널려 있는 쥐 자원(?)을 개발, 이를 수출해 돈을 벌겠다는 색다른 수출업자가 등장했다. 쥐는 「밍크」의 사촌쯤 되는 동물이어서 그 가죽털은 「밍크」에 버금가는 고급의류제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 상사에 이미 월 7만장 정도의 쥐가죽을 수출키로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는 이준석(李俊錫· 38)씨 이색(異色) 「쥐가죽 수출 국부론(國富論)」 을 들어보면 -. 사상 최초의 쥐잡기 대작전(大作戰)이 지난 1월 26일 하오 6시 전국적으로 실시되었다. 동원 행정인원 4만 5천명, 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번 작전의 전과(戰果)는 아직 확실히 집계되지 않았으나 우리나라 전체 서족(鼠族)의 3분의 1정도가 피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쥐는 망국(亡國)의 동물 - 연간 2백 40만섬의 쌀을 「실례」한다. 2백 50억원의 국가재정 손실이다. 이밖에도 의류, 가구등에 20억원의 피해를 해마다 입히고, 또 각종 전염병도 유발시킨다. 약 1억 마리로 추산되는 우리나라의 쥐가 보여주는 「행패」의 내역이다. 이준석(李俊錫)씨의 「아이디어」는 이렇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쥐의 섬멸을 실제 피해자인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룩하자는 것. 자발적인 참여를 얻는 지름길은 적당한 「보상」을 주는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품목「리스트」에 쥐가 하나 더 추가되게 된 것은 이런 이씨의 오랜 구상이 열매맺은 덕이다. 『지금까지 쥐는 그냥 더럽고 해로운 동물로만 금기(禁忌)가 되어왔읍니다. 그러나 그런 쥐도 적당히 인공적인 처리만 하면 우리 생활에 도움이 되는 동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 착안한 겁니다. 쥐를 잡는 일이 돈벌이와 직결될 수만 있다면 구서(驅鼠)사업도 훨씬 잘 될 것 같았어요』 쥐가죽 가공을 실험했다. 예상했던대로 쥐가죽과 털은 「밍크」와 같이 의류와 장식품에 훌륭히 적응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씨는 자신의 쥐가죽 제조 방법을 상공부에 특허출원했다. 발명특허 출원 8호로 정식 접수되었다. 올해 1월의 일이다. 『아시다시피 여자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시중 「밍크」의 99%는 인조입니다. 진짜 「밍크」하면 「오버」하나에 1백 20만원쯤은 주어야 살 수 있을 거예요. 만일 쥐가죽으로 「오버」를 만들면 값이 기껏 5만원 안팎입니다. 그 대신 털의 보드라움과 빛깔, 윤기, 감촉등은 진짜 「밍크」 이상입니다』 쥐의 모피(毛皮)는 토끼의 것보다 훨씬 보드랍다. 털이 너무 길지도 않고 또 잘 빠지지도 않는다. 색깔도 염색으로 여러가지를 낼 수 있다. 뿐만아니라 쥐의 털엔 묘한 윤기가 있어 도시 여성들의 고급품 취향에도 잘 「매치」되리라는 것. 여성용 「오버」와 목도리, 장갑, 「숄」 , 조끼등 제품에 이 쥐가죽 모피(毛皮) 는 아주 십상이라고 이준석(李俊錫)씨는 자랑이다. 『여자용 「코트」하나 만드는데 쥐 모피가 약 1백 50장쯤 들어 갑니다. 1백 50마리의 쥐로 만든 「오버」- 하면 좀 섬뜩하겠지만 생각 나름입니다. 「밍크」도 결국은 쥐나 다름없는 동물아닙니까』 순전히 「기분학적」인 배려에서, 이 쥐가죽 모피 이름을 다른 예쁜 이름으로 바꿀 예정이란다. 그렇게 되면 박제(剝製)의 여우 목도리 같은 것 보다는 훨씬 깨끗하고 실용적인 의류제품이 되리라는 것. 이씨는 지금 「한국 방서(防鼠)협회」라는 것을 만들어 농림부에 사단법인 인가신청을 내고 있다. 「방서(防鼠)」 보다는 「양서(養鼠)」 를 해야 할 것이, 쥐를 이용한 사업계획과 수출계획이 너무 거창하다. 일본의 저명한 수출입 상사인 삼정물산(三正物産)에서 쥐가죽 수입 교섭이 들어와 있다. 한 달 수출량은 7만장. 한 장당 단가가 35「센트」니까 이것만 해도 2만5천「달러」나 된다. 연간 수출액이 30만 「달러」는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국 방서(防鼠)협회를 통해 이씨는 올해 모두 1천 4백 40만 마리의 쥐를 전국에서 사 들이기로 계획하고 있다. 하루 수집량 4만 마리 꼴이다. 이가운데 실제 가공된 것은 전체의 반인 7백 20만 마리. 절반은 썩어서 버려야 한다. 방서협회에서 지금 사들이고 있는 쥐의 1마리 값은 12원. 전국 지부에서는 이것을 마리당 3,4원씩 각 가정에서 산다. 1마리에 8,9원의 「마진」이 붙는 셈인데 이것은 지부에서의 1차 처리비, 인건비로 충당된다. 이준석(李俊錫)씨 가 지금까지 가공해 놓은 것은 30만장. 서울 용두동에 가공 공장이 있다. 올 6,7월부터 제품화된 쥐가죽 의류가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농림부의 쥐 소탕작전에서는 좀 손해를 봤읍니다. 당초부터 쥐를 잡아선 땅에 묻기로 각 가정에 시달이 되었나 봐요. 아까운 외화를 땅에 묻어버린 셈입니다』 이준석(李俊錫)씨의 논리를 따르면 쥐는 죽어서 「돈」 을 남긴다. 가죽과 털의 수출로, 국내 시장 개척으로 돈을 벌어 주는가 하면 내장과 살은 과수원에 비료로 팔린다. 과수원 땅에 쥐고기를 묻으면 다른 어느 인공 비료를 주는 것보다 더 흙이 비옥해진다는 것. 「백해무익(百害無益)」이라던 서족(鼠族)이 이젠 「백익무해(百益無害)」의 영물로 승격될 모양이다. 『우선 국제 의류가공업자들이 이 쥐가죽 모피에 관심을 좀 가져 주었으면 좋겠읍니다. 수출도 이걸 제품화해서 내보내면 값을 몇십배 더 받을 수 있어요. 국가적으로도 좋고 개인 소득증대에도 좋은 사업인데…』 사업자금이 없어 안타깝다는 눈치이다. 농림부에서는 이씨가 회장으로 되어있는 한국방서협회 사업을 적극 밀어주기로 결정, 보조금 지급도 계획하고 있으나 아직은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준석(李俊錫)씨 의 구상으론 1개 도에서 하루 2만 마리 정도를 납품, 그 가운데 1만 마리를 가공하면 대형 쥐 목도리 1백개를 만들 수 있으리라는 것. 쥐는 한쌍이 1년에 1천 2백 마리의 새끼를 번식한다. 2년 동안에 1억 20만 마리로 불어나는 놀라운 번식력을 가지고 있다. 가공할 이 번식력이 이준석(李俊錫)씨에겐 더할 수 없는 돈벌이 밑천이 되고 있는 셈이니 「아이러니컬」하다. [선데이서울 70년 2월 15일호 제3권 7호 통권 제 72호]
  • 겁주는 콜라 “암 걸려요”

    겁주는 콜라 “암 걸려요”

    말썽많던「코카」,「펩시」등 외산(外産)「콜라」가 이번엔 발암설로 또한번「뉴스·메이커」가 되고있다. 미국 정부의「코카」,「펩시」,「로열·크라운」등「콜라」판금 조처는 이전투구(泥田鬪拘)하던 국내의「콜라」전쟁을 기습한 하나의 복병(伏兵)-화제가 분분하다.「짜릿한 맛」에「플러스·알파」로「암의 공포」라는「드릴」까지 선사하겠다는「가구가고(可口可苦)」,「백사가고(白事可苦)」의「콜라」를 지상 시음해 보니-. 판금령(販禁令)에 당황한 업계선 “설탕제다” 무해(無害)라고 주장 10월19일의 외신은 미국정부의「코카·콜라」「펩시·콜라」판금조처를 대리적으로 보도해 큰 충격을 불러 일으켰다.「로버트·핀치」보건후생성장관은 이들「콜라」의 판매금지 이유로 이에 함유된 인공감미료「사이클라메이트」가 실험결과 발암물질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코카·콜라」「펩시·콜라」의 미국 본사와 국내대리점인 한양·한미 두 식품회사는 이번에 판금된「콜라」가 식이요법용인「다이어트 펩시」와 「태브」「페스카」「콜라」에 국한되는 것이라고 해명, 일반「콜라」는 전혀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혔다. 『미국엔「다이어트」용으로 설탕 대신 「사이클라메이트」를 넣은「콜라」가 따로 있다. 그것은 전체 생산량의 몇%밖에 안된다. 국내에서 나오고 있는「코카」「펩시」두「콜라」는 순설탕으로 되어 있어 전혀 인체엔 해가 없다』-한양·한미식품 측의 해명. 그러나 국내에선 지금 1천8백「톤」의「사이클라메이트」가 해마다 생산되고 있다. 해외수출용인 8백「톤」을 제외한 나머지가 어쨌든 국내에서 식품첨가물로 해마다 소비되고 있다는 당국자의 말. 특히 청량음료의 경우 순설탕만으로 하기엔 많은 제조원가가 먹혀「사이클라메이트」가 전혀 쓰이지 않으리라는 것은 장담할 수 없다고 당국자도 솔직히 시인하고 있는 형편이다. 「사이클라 메이트」란?=「사이클라메이트」는 설탕 보다 40배의 감도(甘度)를 지닌 인공감미료로서 보통「사이클라민」산「나트륨」과「사이클라민」산「칼슘」으로 나뉜다. 「마이클·스베다」박사가 발명한「벤젠」의 정제로 미국에선 56년부터 실용화된 것, 문제는「사이클라메이트」국내소비 한해 천「톤」이나 우리나라에서 지금 사용되고 있는 인공감미료엔「사카린」과「사이클라메이트」의 2종류가 있다.「사카린」은 당도(糖度)가 설탕의 4백배나 되어 일반식품첨가제로는 적당치않아 보통 청량음료류나 과자류, 통조림류엔「사이클라메이트」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 「사이클라메이트」에 대한 실험은 지난 66년부터 미국 보건교육 및 후생성 산하 식량약품국에서 실시되었다. 그 결과「사이클라메이트」가 주입된 4천마리의 병아리 가운데 15%가 기형으로 판명되었다고. 또한「모르모트」실험에서는 염섹체균열과 담낭종양등의 부작용이발생되었다고「재클린·버릿」박사는 보고하고 있다. 「사이클라메이트」가 암의 원인이 된다는 설도「재클린·버릿」박사의 이 보고에 근거를 둔 것.「사이클라메이트」제조회사들은 이것이 인체에 해로운 것은 사실이나 현재식품에 들어있는 양은 극히 소량이기 때문에 별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발명자인「마이클·스베다」박사 같은 이는 적자 운영에 빠진 미국의 설탕 산업을 구하기 위한 정부의 비열한 정책적 특혜라고 독설을 퍼붓고 있는 실정. 미국에서는「사이클라메이트」함유 식품의 판금조처로 약10억「달러」의 손실을 보게될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다. 수출한다고 상륙한「콜라」어느덧「한국의 입」점령 외제「콜라」상륙경위=1967년 2월27일 한양식품 주식회사로부터「코카·콜라」공장건설을 위한 자본재도입 인가신청을 받은 상공부는 그해 7월24일『청량음료의 수출및 군납증대를 위해』이를 인가했다. 당시 국내 청량음료업계가 이런 상공부처사에 반발, 이를 따지자 상공부는『사업주체인 한양식품주식회사의 사업계획에 의하면 전량을 수출및 군납품 생산을 계획하고 있으므로 본사업 추진으로』국내 청량업계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얼마뒤 국내 시판의 길을 열어주는 사업계획 변경을 승인, 시판개시는 68년7월부터. 「펩시」는「코카」등장후 칠성「사이다」와「스페시·콜라」의「메이커」인 동방음료가 한미식품을 창설, 서독차관을 얻어「펩시」생산에 전용, 올해 2월8일부터 국내 시판을 개시, 여름철 두제품의 하루 생산량은 30만병. 「콜라」의 정체=1886년 미국「조지아」주 시골의 한 약사에 의해 발명된「코카·콜라」는 1년에 2백 70억병을 생산, 그 중 3분의 2를 미국에서 소비하며 1년매상은 5억「달러」를 넘는다. 이보다 12년늦은 1898년 역시 미국「노드·캐롤라이나」주의 한 시골약사가 발명한「펩시·콜라」는「코카」의 30%규모로 세계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화학자들의 분석결과를 보면 2종류 모두 99.6%가 설탕과 물이며 나머지 0.31%가 기본적인「에키스」원액(原液)이다. 이 0.31%에 전세계인이 정복당한 셈이다. 이 0.31%를 다시 정량분석해 보면「카페인」이 ℓ당 1.55g으로 나타난다. 이「카페인」함유때문에 중독성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말썽이 나기도. 보사부는「코카」·「펩시」등의「콜라」류는 물론 일반 식품류도 수거하여 업자들 주장대로「사이클라메이트」가 사용되고 있는 지의 여부를 곧 가려내리라 한다.「사이클라메이트」를 사용금지품목으로 할경우 해마다 3천만「달러」어치의 설탕 원당을 수입해야한다니 발암「콜라」시비는 이제「사이클라메이트」시비로 연소(延燒)될판이다. 더 달고 값싼 인공감미료 여러 가공식품에 쓰는듯 「사이클라메이트」가 만든 식품들=현재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사이클라메이트」는 연간 1천8백「톤」. 이 중 8백「톤」이 수출되고 1천「톤」이 국내에서 소비된다. 말썽이 된「콜라」드의 청량음료외에도 과자, 빵, 과일 통조림등의 제조에 설탕대신 이「사이클라메이트」가 사용되고 있으리라는 당국의 추정. 설탕을 지독하게 아끼는 다방 같은데서도 시민들은 숙명적으로 발암물질인 이「사이클라메이트」를 섭취하고있는 셈. 보사부 전원배(田元培) 위생관리관은 이번「코카」,「펩시」소동에 대해『이것은 전혀 미국적 사고방식의 결과』라고 오히려 태연해 하고 있다. FDA(美 식량약품국)의 발표에 의하면「사이클라메이트」의 인체 유해량은 1일 3.5mg인데 이것은 발광(?)을 해도 하루엔 섭취할 수 없는 대량(大量)이라는 것. [선데이서울 69년 10/26 제2권 43호 통권 제 57호]
  • “폐수 無害性 업체가 입증해야”

    기업의 폐수 방류로 법정소송이 발생하면 기업이 폐수가 무해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2부(주심 배기원 대법관)는 2일 전남 여천공단 인근의 재첩 양식업자 주모씨 등이 “여천공단의 폐수중 페놀 성분이 양식장에 흘러들어 양식을 망쳤다.”며 13개 여천공단 입주업체를 상대로 낸 33억여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연과학적으로 가해 행위와 공해로 인한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란 어렵다.”면서 “기업이 피해자보다 기술적·경제적으로 원인을 조사하기가 쉽고, 배출한 물질이 해가 없다는 것을 입증할 사회적 의무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게다가 88년쯤 여천공단의 폐수로 광양만 수질이 오염됐고 이 해수가 양식장으로 유입됐다는 점이 인정됐기에, 폐수와 양식피해간 인과관계가 어느 정도 증명됐다.”며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86년 전남 여천시 일대에서 재첩 양식업을 하던 주씨 등은 88년부터 수확량이 감소,3년뒤 양식을 포기할 상황에 이르자 인근 여천공단 입주업체들의 폐수방류 때문이라며 소송을 냈다.1,2심 법원은 이들 업체의 공장에서 페놀 등 폐수가 배출돼 일부가 양식장으로 흘러든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페놀 추정치가 재첩 생육에 영향을 줄 정도가 아니며 당시 가뭄이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패소 판결을 내렸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北상선 세계편람에 등록 제주해협 통과 하자없어

    최근 제주해협을 통과한 북한상선은 국제해사기구(IMO)에정식 등록돼 있어 국제법상 하자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11일 “국제항로를 이용할 수 있는상선은 IMO의 ‘세계 상선 편람’에 등록된 상선에 한해 인정된다”면서 “지난 2∼4일 제주해협을 통과한 북한상선청진2호,령군봉호,백마강호,대홍단호는 IMO에 정식 등록,호출부호를 부여받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90년 10월 런던에 있는 IMO에 대표부를 개설한 바 있다.이 관계자는 그러나 “국제법적으로 공식 등록된 북한상선에 대한 (제주해협) 무해(無害)통항권 인정 여부는 남북한의 특수한 사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주석기자 joo@
  • 北선박대처 문제점 뭔가

    6,7일 북한 상선 청천강호와 대홍단호가 동·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잇달아 통과하자 정부 초동대응의 문제점이 다시 쟁점화하고 있다. 7일 야당과 일부 보수세력은 지난 4일 처음 제주해협 통과를 강행한 청진2호와 백마강호에 대해 지나치게 ‘무른’군과 정부의 대응이 NLL 월선을 불렀고,이후 거듭 빗장이열렸다고 주장했다. 북한 선박이 제주해협 통과를 강행하자기다렸다는 듯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 “금번에 한해 통과를 허용하고 앞으로는 사전통보 및 허가요청이 있으면 허용할 것”이라며 물러선 게 화를 불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군사력을 동원한 강력대응에 ‘재갈’이 물렸고속수무책으로 통과를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과정에서 정치논리를 앞세운 국방부의 유연한 대처에 평시작전권을 가진 합참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김동신(金東信)국방장관이 청진2호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주장한 해군의 건의를 외면,NSC 소집을 요청했을 때부터 초등대처의 본질이 변색됐다는 분석도 있다.이후 국방부와 합참이 ‘NLL사수’를 외쳤지만 결국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말았다. 6·15공동선언 1주년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남북 해운합의 등의 성과에 얽매인 통일부와 외교부·국정원 등 관계부처의 ‘남북관계를 해치지 않는 지혜로운대처’ 주문도 군의 발목을 잡았다. ‘실리’를 챙긴 뒤 영해와 NLL을 우회,기존의 항로를 통해 북으로 간 북한 상선의 항해를 ‘또 NLL 침범’이라고몰아세운 일부 보수언론의 의도적인 보도도 파국은 피하자는 정부와 군의 대응을 더욱 난처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을면하기 어렵다. 노주석기자 joo@. *“NLL 수호” 궁색한 해명. 6,7일 잇따른 북한 상선들의 동·서해 북방한계선(NLL) 통과에 대한 군의 미온적 대응이 또 도마에 올랐다. 군은 그동안 국제해양법에 따른 ‘무해(無害)통항권’ 인정과 관련,제주해협 통과와 NLL 통과는 별개의 사안이라며분리대응 원칙을 세웠다.제주해협 통과는 사전통보 등 허가절차를 밟으면 허용하되 NLL 통과는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천명해 왔다. 하지만 지난 4일 백마강호와 청진2호가 동·서 NLL을 침범한 데 이어 대홍단호가 6일 오후 4시45분쯤,청천강호가 7일0시 50분쯤 각각 동·서 NLL을 또다시 통과해 유유히 북한지역으로 넘어가자 군의 강력 대응 의지가 ‘거품’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과연 NLL을 지켜낼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군은 NLL의 개념 및 북 상선의 NLL 통과 상황에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오해라며 군의 NLL 수호의지는분명하다고 강변하고 있다. NLL을 침범한 것은 청진2호가 유일하다는 주장이다. 해군의 전체 저지선이 백령도 서쪽 42.5마일까지라는 점에서 굳이 지적하자면 NLL을 넘은 것이 인정되지만 북한 상선들의 통상 출입항로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해명이다. 무엇보다 해군의 저지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실토다. 해군관계자는 “북한 상선들이 지금같이 영해로 몰려오면 현 전력으론 검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해군은 구축함(3,000t급) 3척,호위함(1,800t급) 9척,초계함(1,200t급) 32척,고속정(300t) 80척과 P-3C 대잠초계기 8대로 동·서·남 영해를 방어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주석기자
  • [사설] 무력대응으로 맞서라니

    북한 상선들의 우리 영해 무단통과로 빚어진 남북 갈등이일단락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 같다.북한 선박들이 우리쪽 경고에 따라 제주해협을 우회하거나 영해 밖으로나가고 있기 때문이다.이번 사태가 벌어졌을 때 우리는 당국간 협의도 없이 ‘무해(無害)통항권’을 우격다짐으로 주장하는 북한의 태도를 엄정 비판하고,북한에 대해 이성적자세로 남북 당국간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한 바 있다. 정부는 북한이 군사적 목적과 관계없는 선박의 우리 영해나 북방한계선(NLL)통과를 사전에 요청해 오면 이를 허용하되,상호주의에 따라 우리 선박도 사전에 북한의 허가를 받아 북쪽 영해와 북방한계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북한은 서둘러 우리 당국과 대화를 갖고 ‘해운합의’를 통해 무해통항 문제를 둘러싼 남북 긴장을 해소해야한다. 많은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 일각에뿌리깊이 박혀 있는 냉전 세력에 새삼 놀랐을 것이다.그들은 남북 현 상황은 준전시상태라며 북한 상선의 영해 침범에 대해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주장하고 나왔다.북한 선박을 무력으로 정선시켜 나포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군사적 대응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날마다 수백척의 외국선박들이 오고가는 국제통항로인 제주해협에서 뚜렷한 적대 행위를 하지 않은 북한 상선에 대해 포격을 가할 경우 국제사회의에서 쏟아질 비난은 잠시 접어두기로 하자. 북한도 무력 대응으로 나와 전면전으로 번지기라도 하면어떻게 되겠는가.국지전이 벌어져도 그렇다.국민들의 일상적인 생활이 송두리째 흔들릴 뿐 아니라 가까스로 회복 기미를 보이는 경제도 하루 아침에 무너지고 만다.전쟁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남북 강경 대치는 그동안 어렵사리 이뤄낸남북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만다.남북간에 긴장이 높아지는 것은 결코 이로울 게 없다.산업자원부가 5일 발표한 ‘5월중 외국인 투자동향’을 보면 지난달 외국인 직접투자액(신고 기준)은 5억9,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비해 26.6%가 감소했다.이런 마당에 남북간에 긴장을 격화시켜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기를 바라는가.이번 사태에 무력으로 맞서라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 남북 관계는 마치 살얼음 위를 걷는 것과 같다.전쟁의 불씨는 가능한 한 줄이고 평화의 싹을 키워가야 한다.“평화를 원한다면,전쟁을 두려워 하지 말라”는 말은 백번 옳다. 그러나 전쟁의 목표도 궁극적으로는 평화가 아닌가.평화를확보·유지하는 비용은 전비(戰費)보다 높고,평화는 엄청난 인내를 요구한다.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태를 인내로써 풀어간 우리 해군의 지혜로운 대응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수구 언론과 야당은 우리 군의 사기를 저상(沮喪)시키지말아야 할 것이다.
  • ‘北 영해침범‘ 향후 과제

    북한 상선의 잇따른 영해침범과 북방한계선(NLL) 월선사태가 6일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방부 등 정부 관계부처는 이번 사태가 남긴 과제를 점검하고 향후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국방부는 우선 경색된 남북관계의 악화를 우려,지나치게조심스럽게 초동대응을 한 탓에 영해 및 NLL 수호라는 자위권 발동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군 당국은 그러나 ‘힘’이 없어서 통과를 허용한 게 아님을 북측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이 지난 3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강경대응을 경고했듯 우리 군의 영해 수호의지는 결코 의심이나 시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2년전 연평해전 당시 수시로 NLL을 침범하는 북한 꽃게잡이 어선에 대한 군의 유화적 초동대응에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즉각 고속정 등을 이용한 육탄저지,사격 등의 수순을 밟았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의 치밀하게 계산된 침범에 ‘제주해협 무해(無害)통항권’과 ‘민간선박의 NLL 통과’라는 일방적 실익을 너무 쉽게 내줬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민간상선을 상대로 인도주의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어려움을 이해하지만 상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민간선박을 내세워 제주해협 통과를 강행한 북한의 의도는 무해통항권이 아니라 ‘통과통항권’ 쟁취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유엔 해양법협약에 따르면 제주해협과 같은 국제항해용 해협에서는 통과통항권이 인정되며 이 경우 군함은 물론 잠수함의 수중항해,군용기의 상공비행도 인정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민간선박에 한해 제주해협의 무해통항권을 인정받은 북한의 다음번 요구는 통과통항권 쟁취가 될 수 있으며이에 대해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노주석기자 joo@
  • NLL통과 허용 검토

    정부는 최근 북한상선의 북방한계선(NLL) 통과 및 영해침범과 관련,남북한 합의를 거쳐 민간선박의 NLL 통과를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5일 “제주해협 통과와 달리 NLL 통과는 남북 당국이 합의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남북이 해운합의서를 채택할 경우 군함 및 군수물자 수송선박을 제외한 사전통보된 민간선박의 NLL 통과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NLL은 북한선박뿐 아니라 남북 경협과 관련한 우리 선박의 운항에도 많은 지장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다만 백령도 부근의 서해바다에서의 어로작업에대해서는 남북 당국이 별도의 어업협정을 맺어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쌀 1만t을 싣고 일본 홋카이도를 출발,우리 영해인 제주해협으로 접근하던 1만3,900t급 북한상선 청천강호가 오전 1시쯤 제주해협 인근 해상까지 접근했다가 북한상부의 긴급 지시에 따라 항로를 틀어 공해상인 제주 동남쪽으로 우회했다.청진강호는 현재 서해 공해상으로 북상 중이다. 원산을 출발,일본으로 가던212t급 국사봉1호도 이날 오후1시 20분쯤 독도 인근 해상에서 동해 공해상으로 항로를 바꿨다. 이는 지난 2일 이후 무해(無害)통항권을 내세우며 4차례나영해를 침범했던 북한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의사전통보 요구와 우리 군의 강력대처 방침 천명 이후 태도를 바꾼 것으로,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황의돈(黃義敦·준장)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 선박의 영해침범 사태가 일단락된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다”면서 “하지만 청천강호와 국사봉호의 영해 이탈이 통일부장관 및 비서장회의 전통문 접수과정에서 보인북한측의 태도 변화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말해 남북관계 정상화 조짐을 시사했다. 앞서 이날 오전 1시 제주해협을 통과한 대홍단호는 해경과의 무선교신을 통해 “영해를 침범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해군과 해경은 이날 대홍단호가 제주해협에 진입하자 1만t급 군수지원선 등 9척의 함정을 동원해 공해상으로 밀어내기 작전을 벌였으며,이 과정에서 북한 상부의 영해이탈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치권은 이날도 북한상선에 대한 정부와 군의 유연한 대응을 비판했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부총재는 이날 국회 대표연설에서 “명백한 도발과 국권 유린에 대해,북한이 공식 요청하면 무해통항권을 인정하겠다는 이 정부에 우리의 안보를 맡겨놓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으며,자민련 이양희(李良熙) 사무총장도 “남북 교류협력은 교류협력이고 안보는 안보이므로,국민을 안심시켜주길 촉구한다”고 가세했다. 노주석 진경호 이지운기자 joo@
  • [기고] ‘無害통항’ 대승적 대처를

    북측상선이 제주해협 영해통과로 나라안이 어수선하다.그도 그럴 것이 지난 50년동안 북한의 민간선박이 사전 허락도 없이 우리 영해인 제주해협을 통과한 것은 분단 이래 처음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제주해협이 우리 영해라 하더라도군함 및 정부선박이 아닌 외국 민간선박에게는 국제해양법제17조에서 연안국은 무해통항권을 보장해줄 의무가 있다는점도 생각해야 한다.문제는 그동안 남북관계가 50년동안 적대적 대치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서 우리 영해안에 이러한 무해통항허용을 상상도 못한 데 불과하다. 자 이제 우리의 생각과 사상의 지평을 넓게 보자.90년대이후 국제사회는 지구촌의 평화와 인간의 존엄과 행복이라는보편적 가치추구로 치닫고 있다.이에 동참못한 한반도의 우리도 지난해 6·15 공동선언이후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에동참할 뿐더러 평화를 나누어 주는 나라로서 대승적인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잘못한 것은 엄중 경고하고,북한이 잘 한것은 인정,민족화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건은 적극적으로 기회를놓치지 말고적극 대응해야 한다.북한상선의 제주해협과 북방한계선(NLL)통과도 과거 남북관행에는 벗어나 돌출적으로행동한 것은 명백히 북한이 도덕적으로 잘못한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우리 배가 북한지원 물자를 싣고 북한 영해에 들어 갈 때 북한은 항상 사전허가를 요구했기 때문에,북한도 제주해협통과에 우리와 충분한 사전 양해를 구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엄격히 국제해양법(제17조)적으로 볼 때 북한 민간상선은 제주해협의 영해에서 무해통항권을 주장할 수 있다. 또 우리 영해 및 접속수역법(1977) 제5조도 외국의 민간선박은 평화,공공질서,안전보장을 해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영해를 무해통과할수 있으며, 사전 허가 승인 사전동의를요구하지 않고 있다.그리고 명백히 북방한계선(NLL)은 정전협정상 아무런 근거가 없고,국제연합사령부(UNC)가 1953년8월30일 내부적 작전 규칙으로 작성한 것을 북측에 정식으로 통고하지도 않았다.그리고 남북기본합의서상 제2장의 부속합의서 제10조도 “남과 북의 해상 불가침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해상불가침구역은해상불가침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하여온 구역으로 한다.” 라고 명시하고 있다.여기서 서해의 해상 불가침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과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하여온 구역”에 NLL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그 이유는 NLL이 남북사이에 경계선이 되려면 쌍방이 합의하고 인정해야 하는데,UNC가 내부작전규칙으로 NLL을 설정,해군부대에만 시달하였고 상대방인 북한에는 통고조차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따라서 북한상선의 NLL 통과는 영해 침범은 아니고 월선이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식량난·에너지난 극복을 위해경제적 항로를 개척하려는 북한의 시도를 남북한해운협정을 맺는 돌파구를 마련하는 협상으로 활용해볼 필요도 있다.남북한의 상호 직항로 개설은 쌍방 모두에게 물류비용을절감할 수 있는 큰 이점이 있다.정부는 북한 상선 제주해협통과와 NLL 월선에 대한 국제법적인 논거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동시에 국민들의 안보에 대한 깊은 우려도 아울러 깊이 고려하는 유연하고 차분한 대응을 하는 것이필요하다.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교수
  • [사설] 北 상선 ‘무해통항’의 전제

    북한 상선 3척이 2일 제주해협을 무단 통과해서 서해와 남해 공해상으로 빠져나간 데 이어 4일 또 다른 상선 1척이 소흑산도 인근 영해를 침범했다.정부는 당초 북한 선박들이 생필품을 실었고 적대행위를 하지 않았음에 비춰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영해통과를 허용했다.그러나 북 상선의 재차 영해침범이 확인되자 앞으로는 사전통보와 허가요청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같은 사건이 재발할 경우 교전규칙 적용 등 강력 대응키로 하고 이를 대북통지문을 통해 북측에 전달하는 한편 유사사태 방지를 위한해운합의서의 조속한 체결을 제의했다. 우리는 남북 직항로가 개설되고 금강산 관광선이 운항되는현실에서 북한 상선에 대한 영해 통과 허용을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북한 선박이 제주해협을 통과하면 시간과 경비를 절감할 수 있고 남북화해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이 사안에 대해 몇가지 짚고 넘어갈 대목이 있다. 첫째,분단 이후 최초로 제주해협 통과를 시도한 북한의 의도다.북한 선박들은 우리 해군의 통신 검색에는 순순히 응하면서도 “상부의 지시에 의한 항로”라며 퇴거 지시에 불응했다.국제법상 ‘무해(無害)통항권’을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게다가 선박 2척은 우리 북방한계선(NLL)을 무단 통과했다.정전협정과 직접 관련되는 문제다.국제법상 인정되는 무해통항권은 평시(平時)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 남북한은 정전상태라는 특수상황에 있다.따라서 북한 선박에 대한 영해 통과 허용은 두가지 사항을 전제로 해야 한다.먼저 남북 당국간의 협의를 거쳐야 하고 남북한 상호주의가 적용돼야 한다. 또 현존 정전협정에 영향을 미치지 말아야 한다. 남북 당국간 협의를 통해 인천항∼남포항·해주항 항로가이미 개설돼 있는 마당이다.이같은 사실을 모를 턱이 없는북한이 당국간 협의도 거치지 않고 우격다짐으로 무해통항권을 주장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더구나 북방한계선 무단 통과는 남북한 사이에 새로운 문제를 야기해 일을 더욱꼬이게 할 뿐이다.북한은 이성적인 자세로 우리 당국과 협의에 나서기 바란다.정부도 공식 협의와 함께 북한에 대해 추궁할 것은 추궁해서 영해 침범이나 무단 통과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北월선 “”일과성 아니다”” 비상

    *정부 관계부처 움직임. 북한상선 1척이 4일 또다시 소흑산도 서쪽 해상에서 영해를 침범하자 국방부와 통일부 등 정부 관련부처는 대책회의를열고 사태 파악 및 대응책 마련에 진력하는 모습이었다. ●통일부=이날 오후 부랴부랴 대북 통지문을 보내 엄중 항의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통일부는 지난 2일 북한 상선 3척이 처음으로 제주해협을침범했을 때만 해도 ‘일과성 시위’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우리의 영해 개념을 흔들려는 의도보다는 일본의 대북 지원 쌀 30만t을 최단거리로 수송하려는 뜻이 강할 것이라는판단이었다. 그러나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주권포기’라는 반발이 제기되고 북한 선박의 영해침범이 또다시 이어지자 당혹스러운표정을 감추지 못했다.한 당국자는 “남한 정부를 완전히 무시하는 북측 행태 때문에 국민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일단 대북통지문 전달을 기점으로 더 이상의 무단 영해침범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당국자는“통지문을 보낸 만큼 향후 무단 영해침범은 단계별로 강력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가 남북화해의 걸림돌이 돼선 안된다는 입장이다.따라서 지난 3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사전통보를 조건으로 영해 통과를 허용키로한 정책기조는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위 당국자는 “상선의경우 사전통보를 조건으로 북방한계선(NLL)도 통과할 수 있도록 남북간 해운합의서를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말했다. ●국방부=국회 국방위에 참석중 북한 대흥단호의 남해안 영해침입 사실을 보고받고 국방부로 급거 복귀한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은 “비상사태에 준하는 마음가짐으로 근무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이어 합참 통제실로부터 북한상선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며 참모진과 대책을 숙의했다. 합참 고위 관계자는 “장관이 북한상선을 영해 밖으로 몰아내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해야 할지,사용한다면 시점은 언제로 할지 등을 고심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합참은 그러나 오후 3시15분쯤 영해를 침범한 대흥단호가다시 영해 밖으로 나가 영해기선을 따라 항해하는 바람에 영해침범으로 봐야하는지 여부를 놓고 우왕좌왕했다.결국 제주해협 진입을 영해침범으로 판단키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김 장관과 조영길(曺永吉) 합참의장은 대흥단호가 오후 9시30분쯤 제주해협으로 본격 진입하자 오후 11시쯤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다.해군과 해경은 초계함 1척과 고속정 편대(3대),해경함 1척 등 5척을 동원해 합동으로 영해 침범 차단작전을 펼쳤다.하지만 대흥단호가 제주해협에 진입한 시간이야간인데다 6,000t이 넘는 대형 선박이어서 움직임을 제지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주석 진경호기자 jade@. *北상선침범과 남북관계. 한번 열린 빗장을 다시 잠글 수 있을까. 북한 민간선박 2척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한으로 돌아간데 이어 4일 또다시 1척이 제주해협 통과를 강행중이다. 북측으로서는 우리 정부의 영해 및 NLL 고수 의지를 ‘시험’해 본 것으로 해석된다.정부가 이를 저지하려면 유엔사의교전규칙에 따라 차단,경고,위협사격 순으로 군사력을 동원하는 길밖에 없다. 국방부와 합참 등 군수뇌부의 표정에는 2년전 서해 연평해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일촉즉발의 팽팽한 위기감이 흐르고 있다. ●영해 통과 허용에 따른 득=정부가 야당 및 국내 보수세력의 반발을 무릅쓰고 영해 및 NLL 통과를 허용한 데는 극심한 유류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처지를 감안,6·15 남북정상회담 정신을 바탕으로 한 남북경협 차원의 배려가 깔려 있다. 답보상태에 놓인 남북관계를 풀어 보겠다는 고육지책이기도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일본이 북한에 지원하는 쌀 50만t 가운데 아직 30만t가량이 남아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를 운반하기 위한 최단거리 이동통로를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북한 남포나 해주방면으로 이동하는 선박의 경우제주해협을 통과한 뒤 서해상에서 NLL을 우회하지 않고 곧바로 해주항으로 들어가면 이틀정도 일정을 줄일 수 있다는 합참의 풀이도 이를 뒷받침한다. ●영해 통과 허용에 따른 실=정부가 청진2호 등 3척의 영해운항과 NLL 월선을 전격 허용한 것은 초동단계에서 대응미숙이라는 지적이다.앞으로 사전통보나 허가요청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북한 민간선박에 한해 제주해협 통과는 물론 NLL 통과도 긍정 검토키로 한 것은 북한의 ‘계산된 전술’에말려든 결과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제주해협을 통과한 북한상선 2척이 ‘보란 듯이’ NLL을 통과한 뒤 또다른 1척이 제주해협 통과를 강행한 점이 북측의계산된 의도를 잘 반영한다.군사력 등 물리력을 동원,영해를 지키지 않는 한 이같은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북측이 우리 정부의 인도주의적 방침을 정치적으로 이용,새로운 항로 개척이라는 명분 아래 정전협정과 NLL 무력화를계속해 기도할 경우 남북간의 새로운 분쟁거리가 될 뿐이라는 주장이다. 노주석기자. * 북한 해상침범 왜했나. 북한이 4일 민간 선박을 내세워 제주 인근 영해를 침범한데 이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통과한 속셈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를 떠나 북한 해주로 항해하던 북한 상선 청진 2호는 3일 우리 영해인 제주해협을 침범한 뒤 공해로 나갔다가 4일 서해 백령도 인근 NLL을 아래서부터 침범해 해주항으로 입항했다. 청진2호의 이동 통로는 북측이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는해상 군사분계선 안쪽이므로 북측으로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우리측의 주장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초 일본과 중국을 오가는 민간선박의 경비절감을 위해 제주해협의 ‘무해(無害)통항권’을 요구하는 것으로 분석됐던 북측의 노림수는 한 단계 더 나아가 ‘NLL 무력화’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북한은 이미 99년 9월2일 NLL 무효화 선언에 이어 같은달 10일 노동당 등 23개정당·단체의 성명을 통해 “해상 군사분계선을 침범하면 자위권을 총동원해 타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그 뒤 해군사령부 중대보도를 통해 ‘서해 5도 통항질서’를 공포했다. 북한의 일련의 조치는 긴장 고조를 통해 주민들의 내부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전문가들은북한이 북·미 대화 등을 겨냥,NLL 문제를 새로운 협상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향후 군사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속셈에서 ‘NLL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제성호(諸成鎬) 중앙대 교수는 “북한이 미 부시 행정부와의 대화 재개를 앞둔 시점에서 해양문제를 새로운 대미 협상 카드로 만들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내다봤다. 우리 정부의 차분한 조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시각도 있다.세종연구소 이종석(李鍾奭)연구위원은 “북한이 남쪽의 6·15 공동선언 이행의지를 시험하는 동시에 경제 항로를 개척하려는 두가지 의도를 가진 것 같다”며 “정부의 차분한 대응은 북한 협상파의 입지를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 국회국방위 전체회의

    국회 국방위는 4일 북한 상선의 우리나라 영해 침범과 관련,김동신(金東信)국방부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소집,대응 방안을 논의했다.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추궁=다수 의원들이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추궁하며 강력한 대책마련을 주문했다.특히 정부의 안일한 조치로 대북 협상의 중요한 카드 하나를 놓쳐선 안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의원은 “영해에 진입한 것인가 침범한 것인가”를 묻고 김장관이 “침범”이라고 답하자 “왜영해를 ‘침범’한 선박에 정선(停船)등 물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무소속의 강창희(姜昌熙)의원은 “침범이 확실하다면 무해(無害)통항권이 우선하느냐,유엔교전규칙이 우선하느냐”고추궁,김 장관으로부터 “유엔 교전규칙이 우선”이라는 답을 이끌어낸 뒤 “그렇다면 배에 승선해 나포하든 정선을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나무랐다. 한나라당의 이연숙의원은 “북한 체제내에 민간 상선이 있을 수 있느냐.왜 상선이라고 하느냐”고 반문한 뒤“‘트로이의 목마’처럼 무기를 싣고와 대포를 쏘면 어떻게 대응하려고 하느냐”며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나무랐다.같은당 박세환(朴世煥)의원도 “교전규칙에 따르면 정선을 시키고,군인이 탑승해 육안으로 확인한 뒤 나포 또는 영해를 벗어나게 하든가 해야 한다”면서 “국방원칙이 무너졌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장영달(張永達)의원은 그러나 “앞으로 무단 침범하는 상선에 대해 나포 등 단호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면서도 “과거 정부 같으면 민심 전환용으로 상선을 침몰시켰을수 있지만 쉽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답변=김장관은 교전규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에 “무력 사용을 제외하고 모든 방안을 동원했다”고 해명했다.그는이어 “재발할 경우 교전규칙뿐 아니라 다른 군사적 조치도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동형 이지운기자 yunbin@
  • 北상선 3척 영해 침범

    쌀과 소금을 실은 북한 상선 3척이 지난 2일 제주해협을무단 침범,최대 27시간여 항해한 뒤 서·남해 공해상으로각각 빠져 나갔다. 3일 합참에 따르면 지난 2일 선원 30∼40명이 탄 청진2호(1만3,000t급)와 령군봉호(6,700t급),백마강호(2,700t급) 등북한 상선 3척이 동·서해 공해를 항해하던중 각각 남해안영해를 침범했다. 북측 선박이 제주해협을 무단 통과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이날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 주재로 청와대에서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고 정부대책을 논의,황의돈(黃義敦) 국방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성명에서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금번에 한해 영해통과를 허용했다”면서 “향후에는사전통보 및 허가요청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차후재발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같은 입장정리는 향후 북한이 협의에 응해올 경우 선박의 영해 통항을 허용하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돼 냉각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제주해협은 국제법상 ‘무해(無害)통항권’이 인정되는지역으로 군함을 제외한 외국 상선은 연안국에 해를 끼치지않는한 사전 통보 없이 통과할 수 있다. 군 당국은 그러나정전상황이라는 특수성에 따라 북한선박의 운항을 규제해왔다. 이날 해군은 북한선박을 나포하거나 정선시키는 등 강제조치를 취하지 않고 P-3C 해상초계기와 초계함,경비함 등을긴급 출동시켜 경계,감시활동을 펴는 한편 무선교신을 통해영해이탈을 유도했다. 군당국은 북한이 민간선박의 운항 경비 및 시간절감을 위해 ‘무해통항권’을 인정받겠다는 의도로 파악하고 있다. 노주석기자 joo@
  • 北 상선 왜 영해침범 했나

    3일 북한 상선 3척이 제주해협을 잇따라 무단 침범,통과한것은 우리 영해인 제주해협의 무해(無害)통항권을 인정해달라는 ‘계산된 시위’로 해석된다. 정부가 이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개최,“이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사전통보 및 허가요청 등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북한당국에 촉구한 것은 북한이절차에 따라 통항을 요구해 오면 이를 협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입장변화로 풀이돼 주목된다. 정부는 지금까지 제3국 선박에 대해 ‘연안국에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제주해협 항해를 보장해왔다.그러나북한 선박에 대해서는 ‘정전상태’임을 이유로 인정하지않았다. 합참은 이날 북한 상선이 제주해협을 항해한 것은 단순한영해침범이 아니라 제주도 영해를 둘러 항해하는 데 드는경비와 기간을 줄이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미리제주해협으로 항로를 설정, 출항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이들 북한 선박이 해군과의 무선통신에서 “김정일 장군님이 개척하신 통로이므로 통과하겠다”고 일방통고한 데서도 의도된 영해침범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본과 중국,북한지역에서 출항한 북한 상선이 제주해협을거치지 않고 남해 공해상으로 항해할 경우 통상 1∼2일 정도가 더 걸리는 탓이다.이런 실정을 감안해 비록 정전체제이지만,남북정상회담과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전쟁위험제거 노력’에 합의한 만큼 사안에 따라 협의할 수도 있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경수로 건설 및 금강산 관광을 위해 이미 최단거리 통항을 인정한 전례가 있다. 문제는 북측이 이같은 인도주의적 결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즉 제주해협을 통과한 북측 상선이 서해상의 북방한계선(NLL)을 우회하지 않고그대로 통과하겠다고 요구할 경우 남북간 새로운 쟁점으로부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도 “인천항∼남포항,해주항의 항로처럼 남북간 협의가 가능한 사안”이라며 우리 정부가 이 문제를 남북협상 의제로 준비해왔음을시인했다.다만 국내 보수세력의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다소의 파장이 예상된다. 노주석기자 joo@. *北 상선 영해침범…합참 관계자 일문일답. 합참은 3일 “인공기를 달고 우리 영해를 침범한 북한 선박은 비무장 민간상선으로 확인돼 나포 등 강제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다음은 김성재(金聖在·해군준장)작전기획차장 등 합참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 ■북한 상선들이 왜 무단 침범했다고 보나 남해 공해로 우회할 경우 생기는 경비 및 기간을 줄이려는 의도로 추정된다. ■나포 등 강제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데 무선통신을 통해 민간 선박임을 확인했고,강제 조치시 발생할 충돌을 우려해근접 감시하며 공해상으로 이탈토록 유도했다. ■남북 화해분위기를 고려했나 선박을 나포하려면 ‘위해행위’ 증거가 있어야 한다. 통신검색에 순순히 응했고,일정한 속도와 방향에 따라 항해하는 등 위해행위를 할 만한 의도가 없다고 판단했다. ■교신 내용은 청진2호는 제주도 해협이 국제통항로인 만큼항해하겠다고 통고했다. 령군봉호는 ‘상부’에서 내린 지시라고 밝혔다. ■‘무해통항권’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정전상태에서 제3국 선박과 동등하게 볼 수없다는 게 군당국의 시각이다. 노주석기자.
  • 집중취재/ 겉도는 폐기물 재활용 정책

    *1회용품 사용, 실태와 문제점. 쓰레기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비닐봉투 등 1회용품의 사용을 제한하는 등규제 일변도인 폐기물정책은 대폭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폐기물 정책에 관한 패러다임(paradigm)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규제일변도의 정책은 폐기물 정책에 관한 근본적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단기간가시적 성과를 거두려는 발상에서 비롯됐다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한국환경정책학회(회장 서울대 金貴坤 교수)가 지난 98년 9월에 펴낸 ‘플라스틱 포장재의 환경적 특성 및 관련 정책에 관한 연구’라는 보고서는 선진국에서 오래 전부터 도입하고 있는 ‘전과정 평가’에 대한 진지한 검토도없이 폐기물의 원천적 감축 및 사용 규제라는 개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하고 있다. 우리의 환경정책은 종국적으로 쓰레기가 되는 제품의 원료를 취득해 제조부터 폐기 단계에 이르는 전(全)과정에 걸쳐 소모되는 에너지,배출물의 양을정량화(定量化)해 이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또 환경개선의 방안을 모색하려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환경영향평가 기법도 도외시하고 있다. 96년부터 2005년까지의 환경정책 방향을 제시한 ‘환경비전 21’이라는 환경부의 중장기 정책은 감량화,자원화,무해화(無害化)라는 3가지 틀을 기본으로 한다.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후관리에서 사전예방으로 정책을전환하고,각종 자원이 부족한 현실을 고려해 폐기물 재활용을 권장하며,재활용산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이 정책은 복합재질 제품 등 분리 배출이 안되는 포장재 및 용기류등의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포장재 재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나,산업계 및 일반소비자에 미치는 국민경제적인 측면은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또 재활용품과 일반 폐기물을 구분하기 위해 사업자의신청에 따라 시행 중인 재활용 가능 표시제도도 신청률이 품목별로 3∼16%에불과해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폐기물 반환 예치금 반환률이 90%가 넘는품묵에 대해 예치금 부과를 면제하는 예치금 졸업제도를 추진하고 있으나,그 조건으로 재활용률을 높이도록 함으로써 폐기물 회수 및 처리 비용이 증가해,결국 산업계의 재활용 목표를 준수하기 위한 경제적 노력이 생산성 하락과 경쟁력 상실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97년 예치금 반환률이 평균 31.9%로 전체 예치금 428억원 중 136억원만 반환된 사실을 볼 때 반환되지 않은 예치금이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회수·처리 체계 구축 등과 같은 기본적 인프라 구축이라는 본래 목적에 사용되지 못했다.더욱이 환경개선특별회계로 편입됨으로써 산업계는 예치금 부담과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 대한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다. 재활용정책도 혼선을 빚기는 마찬가지다.포장규칙은 특정재질(주로 플라스틱류) 포장재의 사용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상위법인 ‘자원의절약 및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은 특정재질 포장재의 사용을 ‘자제’하라고 하고 있을 뿐이다.상위법에 없는 내용을 하위법에 규정한 것이다.따라서 1회용 비닐봉투 등의 사용을 금지하기 위해서는 ‘자원의 절약 및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을개정해야 한다. 우리의 환경정책은 단지 ‘환경에 해로울 것’이라는 관점에서 규제를 설정하고,그 대안으로 제시되는 정책이 환경에 이로울 것이라는 검증되지 않은상식에 근거함으로써 논란의 소지를 남겨 두고 있다.‘자원의 절약 및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규칙에 포함된 “합성수지 재질의 1회용품 사용 억제”는 “플라스틱은 유해하다” “비닐 포장재는 분해가 안되고태울 때 유해물질이 많이 나온다”는 견해를 전제로 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견해는 선진국인 일본이 생활쓰레기의 70% 이상,음식물쓰레기의 97% 이상을 소각 처리하고 있음을 비교할 때 설득력이 없다.또 환경부가 대체재로 제시하고 있는 종이류는 사용상의 불편은 물론 합성수지 포장재의 환경성 및경제성에 대한 전과정 분석이 고려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거없이 추진되고 있다.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할 종이류 포장재를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나무를베어야 하며, 그 만한 나무를 심고 가꾸려면 얼마나 많은 돈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지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문호영기자 alibaba@. *처리기 빌려주고 전기료만 징수. 쓰레기 중에서 처리하기가 가장 까다로운 것이 음식물찌꺼기이다.음식물쓰레기는 사료나 퇴비 등으로 재활용되지만 수거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소각할 때 나오는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 때문에 분리 수거가 잘 안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한 지자체에서는 각 가정에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기를 나누어 줌으로써 음식물쓰레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일본 시코쿠(四國)에 있는 가가와(香川)현 센츠지(善通寺)시는 올해 2억엔을 들여 가정용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기 1만여대를 각 가정에 무상 대여하기로 했다.우선 4월에 100대 가량을 가정에 배포할 예정이다. 시는 처리기기는 무상으로 빌려주지만 달마다 몇 백엔의 전기료를 징수,처리기기 무상 대여에 드는 비용을 회수할 계획이다.이 처리기기는 2∼6개월마다 처리기기 바닥에 쌓인 잔류물을 제거하고 항균필터를 교환해야 한다.따라서 주민들의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다이옥신을 거의 발생시키지않는다는 잇점이 있다. 시는 처리기기를 사용하면 음식물쓰레기 수거 횟수가 현재의 주(週) 2회에서 월 1회로 8분의 1로 감소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된다는 계산 아래이 제도를 도입했다. 소각량이 감소함으로써 소각에 드는 비용이 감소하는효과도 염두에 뒀다. 일본은 음식물쓰레기의 97% 이상을 소각한 뒤 매립하고 있다.가축 사료 또는 퇴비로 만들어 재활용하는 방안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96년 김포 수도권매립지 주민들이 젖은 쓰레기 반입을반대함에 따라 서울·인천·경기도의 자치단체들이 1대에 1,200만∼1,500만원 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기를 구입,아파트 단지 등에 설치한 적이 있다. 그러나 악취가 많이 나는 데다,유지비가 월 40만∼50만원이나 들어 지금은폐기했거나 가동을 중지한 상태다. 문호영기자. *全과정평가로 본 환경영향 비교. 최근 선진국에서는 폐기물 정책을 수립할 때 전(全)과정평가라는 개념을 기초로 하고 있다.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는 원료를 구하는 단계부터 폐기물 처리에 이르는 단계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기법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 환경기술위원회(TC 207)는 현재 산하에 전과정평가를다루는 소위원회(SC5)를 두고 전과정평가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전과정평가는 지난 69년 미국 미드웨스트연구소가 코카콜라의 의뢰에 따라유리,철강,알루미늄,플라스틱 등 4가지 재질과 9종류의 포장용기에 대한 자원 및 에너지 소비량,환경 배출물을 분석한 데서 비롯됐다. 90년 미국의 프랭클린 어소시에이트(Franklin Associate) 연구소가 발표한스티로폼(발포폴리스티렌),판지,유리 등 3가지 재질의 컵에 대한 전과정평가에 따르면 에너지 소비량은 유리컵이 가장 많았으며 판지컵,스티로폼컵의 순으로 나타났다.캐나다 빅토리아대의 스티로폼컵과 종이컵이 환경에 미치는영향에 대한 전과정평가에서도 종이컵은 컵을 만드는 데 필요한 종이 1t을생산하는 데 시간당 980㎾의 전력을 소비했다.이는 스티로폼컵의 120∼180㎾보다 적어도 5배 이상 많은 것이다.소각했을 때 회수되는 열의 양도 스티로폼컵이 종이컵보다 2배나많았다. 98년 독일의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을 종이류 등 다른 재료로 대체했을 때 중량은 404%,쓰레기 발생량은 256%,에너지 소비량은 201%,비용은 212%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일본의 연구에서도 종이류 포장재는 스티로폼 포장재에 비해 원료 취득에서 생산에 이르는 전과정에서 에너지를 3.1배나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반면 종이류 포장재는 스티로폼 포장재보다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을 각각 3배와 7.5배 더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종이류 포장재는 1회용 쇼핑백 재료인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에 비해 에너지는 46배나 더 필요로 하는 반면,이산화탄소는 4.8배,질소산화물은 11.9배,아황산가스는 2.8배나 더 배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연구들은 쓰레기가 될 제품의 생산을 원천적으로 막아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는 정책이 경제성,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유해성을 간과하는 것임을 잘 설명해 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전과정평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적이 한 번도 없다.따라서 환경단체나 국민의 의식에도 전과정평가에대한 개념이 자리잡고있지 못하다.환경부도 폐기됐을 때 한 가지 경우만을 상정해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단지 종이류를 재생 가능한 자원이라는 초보적 시각에서 벗어나지못하고 있는 것이다.전과정평가는 환경정책을 수립할 때 단지 참고사항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문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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