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무죄판결
    2026-03-21
    검색기록 지우기
  • 기업우대
    2026-03-21
    검색기록 지우기
  • 주거용
    2026-03-21
    검색기록 지우기
  • 모다드렁
    2026-03-21
    검색기록 지우기
  • SK 와이번스
    2026-03-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33
  • [사설] 공천 취소 거래설 와중에 조작 기소 국조까지 강행한 與

    [사설] 공천 취소 거래설 와중에 조작 기소 국조까지 강행한 與

    그제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에 나온 출연자는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인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 검사 다수에게 이 대통령 사건을 공소 취소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여권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유지를 맞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어졌다. 만의 하나 사실이라면 탄핵까지 거론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이지만 누구도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당사자로 거론되는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황당한 음모론”이라며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상식적으로 믿기 어려운 공소 취소 거래설까지 난무하는 것은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 사건이 검찰의 조작 기소에 의한 것이므로 공소 취소돼야 한다는 데는 여권 내에서 견해 차이가 별로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어제 이 대통령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비롯해 7개 사건의 조작 기소 여부를 규명하겠다며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한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조사 대상에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조작 증거가 밝혀질 경우 특검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공소 취소는 법적·정치적·도덕적 논란을 낳을 수밖에 없는 민감한 문제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상 진행 중인 수사나 재판에 관여할 목적의 국정조사는 할 수 없게 돼 있다. 검찰 수사에 조작이 있었다면 구체적 근거를 제시해 법원의 무죄판결을 얻어내거나 직권남용으로 고발하는 등 형사사법 절차에 의해 바로잡으면 될 일이다. 이 대통령도 최근 SNS를 통해 “집권 세력이 됐다고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며 개혁에도 권력의 절제가 필요함을 강조하지 않았던가. 여권이 자신들 관련 사건 수사나 재판을 공소 취소 등을 통해 힘으로 뒤집으려 한다면 국민 눈에 법치를 무시한 집권 세력의 오만으로 비칠 것은 불문가지다.
  • [씨줄날줄] ‘소년공 동지’

    [씨줄날줄] ‘소년공 동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10대 시절 소년공 생활을 했다. 19세 때 금속 공장에서 일하다 왼손 새끼손가락을 잃었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2003~2010년 집권한 룰라 대통령은 빈곤층 복지 확대와 경제 활성화 등의 업적을 쌓으면서 퇴임 때 지지율이 87%였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퇴임 후 검찰이 주도하는 권력 부패 사건에 휘말려 6건의 기소를 당했고 구속 수감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뒤 브라질 최초의 3선 대통령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룰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소년공 시절 팔을 다친 경험을 꺼냈다. 룰라 대통령이 깊이 공감하면서 두 사람은 함께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 이 대통령과 방한 중인 룰라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된 핵심광물 협력도 이번에 체결된 통상·생산 통합 협약을 계기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브라질은 인구 2억 1000만명이 넘는 최대 내수시장을 가진 중남미 국가다. 나이오븀 매장량 세계 1위, 희토류·니켈·흑연 세계 2위, 망간·보크사이트는 세계 3위다. 한국으로서는 신시장 개척과 공급망 협력을 동시에 모색할 수 있는 중요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브라질은 단순히 한국의 핵심광물 공급국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청정에너지와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에 정제·가공·부품 제조까지 포함된 형태로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기술 리더십은 브라질 경제의 성장에도 소중한 파트너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양국 정상의 ‘소년공 출신’ 동지 의식에 바탕한 협력 관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소중히 지켜 나가는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
  • “무죄 나오면 檢 잘못 탓해야지… 이재명·민주 관련 땐 檢 두둔”

    “무죄 나오면 檢 잘못 탓해야지… 이재명·민주 관련 땐 檢 두둔”

    이재명 대통령은 7일 “법원이 검찰의 기소가 잘못됐다고 판결하면 우리는 통상적으로 잘못 기소한 검찰을 비판한다”며 “그런데 희한하게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관계되면 법원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검찰을 두둔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순방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의 서해 구조물 문제에 대한 언론의 공정한 보도를 당부한 뒤 “이 얘기 한번 해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상하지 않나. (검찰이) 기소한 걸 탓해야지 왜 법원이 판결을 잘못했다고 (검찰에게) 항소해서 법원의 판결을 뒤집으라고 하느냐”라며 “완전히 중립성을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기준이 그때마다 다르다. 원래 무죄가 나오면 무리한 기소라고 비평하는 것 아닌가. 항소하겠다면 혼내야지”라면서 “그런데 묘하게 검찰이 왜 항소 안 했느냐고 비난을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똑바로 안 서고 삐딱하게 서 있으니까 세상이 삐딱하게 보이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최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의혹 등에 대한 법원의 무죄판결 이후 검찰이 일부 항소 또는 항소 취하한 데 대해 야당이 이 대통령을 고발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자 이 대통령이 직접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정에 없었던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특유의 농담으로 간담회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중국 측으로부터 받은 선물이 비교적 적다는 지적에 이 대통령은 “물량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선물은 마음이 중요한 게 아니냐”라면서 농담으로 응수했다. 김혜경 여사와 정상회담을 함께 준비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 없다”고 잘라 말한 뒤 “우리는 그렇게 심각하게 살지 않는다”고 웃으며 답했다. 기자들이 이 대통령의 모두 발언 종료 후 박수를 치자 “박수 치면 무슨 ‘레기’라는 소리 듣는다. 박수 안 치셔도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45분간 예정된 생중계 간담회 종료 시간이 임박해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간담회를 마치려 하자 이 대통령은 “법으로 정한 것도 아닌데 기회를 더 주시라”고 말하며 약 20분을 더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생중계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약 1시간 동안 식사를 함께 하며 국정 현안에 관한 대화를 이어 갔다.
  • [사설] ‘서해 피살’ 항소 저울질 檢, 정치적 고려 없어야 떳떳할 것

    [사설] ‘서해 피살’ 항소 저울질 檢, 정치적 고려 없어야 떳떳할 것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 사건 1심 무죄판결에 대한 항소 기한이 오늘이다. 여야는 날 선 대립 중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작 기소”라며 수사 자체를 문제 삼자 국민의힘은 “국민을 두 번 배신하는 일”이라고 맞섰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당혹스러운 광경이 이어지고 있다. 항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검찰청법에 규정된 검찰의 고유 권한이다. 1심 판결에서 관련자들에게 전원 무죄가 선고되기는 했으나 재판부는 ‘증거 부족’을 무죄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국무회의에서 “사실상 조작 기소”라며 검찰의 항소 포기는 당연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없는 사건을 만들고 있는 증거를 숨겼다”면서 “책임을 묻든지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엄연히 상급심 제도가 있는 법치국가에서 국가 권력자들이 항소 포기를 공개 압박한 것 자체가 무엇보다 놀랍고 위험한 일이다. 무분별한 항소는 지양해야 하지만, 이 문제는 그렇게 접근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다. 아직은 서해 피살 사건을 조작이라고 규정할 단계도 아니다. 1심 판결에서도 조작이라고는 판단하지 않았고 단지 증거 부족을 무죄의 근거로 들었다. 검찰이 증거를 더 보완할 수도 있으며, 2심 재판부는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월북으로 판단된다”는 정부 발표가 ‘의견 표현’에 불과해 허위 여부를 따질 수 없다고 봤지만, 법조계는 정부 기관의 공식 발표를 단순 의견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항소 주체인 서울중앙지검 내부는 술렁거린다. 수사·공판팀과 수뇌부 간 항소 여부를 놓고 의견 차이가 감지된다는데,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발언이 큰 압박이 됐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때와 같은 논란이 빚어지지 않을지 우려가 크다. 검찰은 마지막 순간까지 한 치의 정치적 고려 없이 이 문제를 판단하길 바란다. 그래야 국민 앞에 떳떳할 수 있다.
  • 산으로 가는 내란재판부

    산으로 가는 내란재판부

    법조계 “특정 사건 위한 특별재판부 발상 자체가 위헌”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법왜곡죄 신설에 대해 전국 법원장들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학계와 법조계에서는 위헌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위헌 우려를 불식하겠다’고 했지만 특정 재판을 위해 특정 재판부를 설치한다는 법안의 발상 자체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각급 법원 판사 회의체인 전국법관대표회의는 8일 정기회의를 열고 사법제도 개편안에 대해 논의한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왜곡죄 도입 등의 구체적 쟁점에 대한 법원행정처 입장도 듣는다. 일선 판사들이 법원장들과 비슷한 견해를 표명할 경우 여당과 사법부 갈등은 더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각급 법원장 43명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정기 전국법원장회의를 열고 내란전담재판부와 법왜곡죄 관련 법안에 대해 “재판의 중립성과 사법부를 향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해 위헌성이 크다”고 밝혔다. 민주당 일각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내부에서도 위헌 논란이 제기되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내란·외환 관련 형사재판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있어도 재판을 중단하지 않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법사위 법안소위는 5일 해당 법안을 심사했다.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이 통과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위헌 심판을 청구해 재판이 중단되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위헌 법안을 또 다른 위헌 법안으로 막겠다는 것’이라는 비판이 다시 제기됐다. 법조계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자체가 위헌이라고 본다. 앞서 특정 사건을 위한 재판부를 구성할 경우 모두 헌법에 근거를 둬 위헌 논란을 차단했다. 반민족행위처벌 특별재판소는 제헌 헌법에 근거를 뒀고, 3·15 부정선거 특별재판소는 4차 개헌을 통해 근거를 마련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정한 사건만을 재판하기 위해, 그것도 사후에 재판부를 인위적으로 구성하는 것은 공정한 재판이라는 기본 전제를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 고위 법관도 “중립적인 재판관에 의해 재판받는 것이 국민의 기본 권리”라며 “내용을 어떻게 고친다고 해도 취지가 특별재판부를 구성하는 것이라면 위헌”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법무부 장관, 각급 법원 판사 회의에서 3명씩 추천한 9인의 전담재판부후보추천위원회가 내란재판부를 구성하는 것도 위헌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급 법원 판사 회의에서 후보를 추천하지 않아 재판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최윤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 장관 등 외부 기관이 법관을 임명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이후 윤 전 대통령이 위헌 심판을 청구하거나 재판부가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할 경우 재판이 지연되거나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추 의원이 발의한 헌재법이 통과되더라도 재판부 법관들이 위헌 심판을 제청할 가능성도 있다. 윤 전 대통령 재판은 내년 2월에 선고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한 재경지법 부장판사는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늦어지고, 피고인이 ‘침대 축구’식으로 버틸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꼬집었다. 위헌 결정이 나오지 않더라도 내란 재판 당사자인 피고인들이 추후 문제를 제기하는 등 역으로 공격할 수도 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5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이 통과되면 윤석열 변호인단은 만세를 부를 것”이라며 “그대로 시행되면 윤석열이 풀려나 거리를 활보하거나 내란 재판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고 강하게 우려했다. 한 부장판사는 “향후 재판이 어떤 식으로든 확정된 뒤 재심을 통해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다”며 “재판소원이 생기면 헌재의 판단을 다시 받으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왜곡죄에 대해서도 한국 실정에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차 교수는 “독일에서도 거의 사문화돼 실제 처벌로 이어진 경우가 몇 건 없다”며 “어떤 수사와 판결도 다 수사와 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법치주의를 짓밟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한 고위 법관도 “이론적으로는 모든 판결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어 판사 입장에서는 보신주의적으로 무죄판결을 하는 등 형사사법체계가 무너지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 산으로 가는 내란재판부...법조계 “위헌으로 위헌 막겠단 것”

    산으로 가는 내란재판부...법조계 “위헌으로 위헌 막겠단 것”

    전국법원장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 훼손”8일 전국법관대표회의서 개편안 논의“특정사건·인위적 구성 재판부 위헌”위헌법률심판 제청시 재판지연 우려내란 피고인들 추후 역공격 빌미 줄수도더불어민주당이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법왜곡죄 신설에 대해 전국 법원장들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학계와 법조계에서는 위헌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위헌 우려를 불식하겠다’고 했지만 특정 재판을 위해 특정 재판부를 설치한다는 법안의 발상 자체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각급 법원 판사 회의체인 전국법관대표회의는 8일 정기회의를 열고 사법제도 개편안에 대해 논의한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왜곡죄 도입 등의 구체적 쟁점에 대한 법원행정처 입장도 듣는다. 일선 판사들이 법원장들과 비슷한 견해를 표명할 경우 여당과 사법부 갈등은 더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각급 법원장 43명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정기 전국법원장회의를 열고 내란전담재판부와 법왜곡죄 관련 법안에 대해 “재판의 중립성과 사법부를 향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해 위헌성이 크다”고 밝혔다. 민주당 일각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내부에서도 위헌 논란이 제기되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내란·외환 관련 형사재판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있어도 재판을 중단하지 않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법사위 법안소위는 5일 해당 법안을 심사했다.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이 통과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위헌 심판을 청구해 재판이 중단되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위헌 법안을 또 다른 위헌 법안으로 막겠다는 것’이라는 비판이 다시 제기됐다. 법조계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자체가 위헌이라고 본다. 앞서 특정 사건을 위한 재판부를 구성할 경우 모두 헌법에 근거를 둬 위헌 논란을 차단했다. 반민족행위처벌 특별재판소는 제헌 헌법에 근거를 뒀고, 3·15 부정선거 특별재판소는 4차 개헌을 통해 근거를 마련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정한 사건만을 재판하기 위해, 그것도 사후에 재판부를 인위적으로 구성하는 것은 공정한 재판이라는 기본 전제를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 고위 법관도 “중립적인 재판관에 의해 재판받는 것이 국민의 기본 권리”라며 “내용을 어떻게 고친다고 해도 취지가 특별재판부를 구성하는 것이라면 위헌”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법무부 장관, 각급 법원 판사 회의에서 3명씩 추천한 9인의 전담재판부후보추천위원회가 내란재판부를 구성하는 것도 위헌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급 법원 판사 회의에서 후보를 추천하지 않아 재판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최윤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 장관 등 외부 기관이 법관을 임명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이후 윤 전 대통령이 위헌 심판을 청구하거나 재판부가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할 경우 재판이 지연되거나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추 의원이 발의한 헌재법이 통과되더라도 재판부 법관들이 위헌 심판을 제청할 가능성도 있다. 윤 전 대통령 재판은 내년 2월에 선고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한 재경지법 부장판사는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늦어지고, 피고인이 ‘침대 축구’식으로 버틸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꼬집었다. 위헌 결정이 나오지 않더라도 내란 재판 당사자인 피고인들이 추후 문제를 제기하는 등 역으로 공격할 수도 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5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이 통과되면 윤석열 변호인단은 만세를 부를 것”이라며 “그대로 시행되면 윤석열이 풀려나 거리를 활보하거나 내란 재판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고 강하게 우려했다. 한 부장판사는 “향후 재판이 어떤 식으로든 확정된 뒤 재심을 통해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다”며 “재판소원이 생기면 헌재의 판단을 다시 받으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왜곡죄에 대해서도 한국 실정에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차 교수는 “독일에서도 거의 사문화돼 실제 처벌로 이어진 경우가 몇 건 없다”며 “어떤 수사와 판결도 다 수사와 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법치주의를 짓밟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한 고위 법관도 “이론적으로는 모든 판결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어 판사 입장에서는 보신주의적으로 무죄판결을 하는 등 형사사법체계가 무너지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 검찰, 대장동 일부 무죄에도 관례 깨고 이례적 항소 안 해

    검찰, 대장동 일부 무죄에도 관례 깨고 이례적 항소 안 해

    1심, 특경법상 배임죄 등 무죄 판단“명백한 기소 잘못 이외엔 항소 원칙”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항소를 포기하면서 ‘검찰 항소 및 상고 관례’를 어겼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장동 사건은 피고인들에게 일부 무죄판결이 내려졌는데, 무죄가 나온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이 상소하는 것이 원칙이라서다. 9일 대검찰청 예규인 ‘검사 구형 및 상소 등에 관한 업무 처리 지침’에 따르면 무죄(전부무죄·일부무죄·이유무죄), 면소, 공소기각이 선고된 경우 검찰이 상소(항소·상고)하는 게 일반 원칙이다. 이번 사건에서 1심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을 무죄로 보고 형법의 업무상 배임죄만 적용했기 때문에 피고인 형량이 낮아졌다. 1심은 특경법상 배임의 손해액을 엄밀히 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봤다. 또 서판교터널 사업 관련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결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5억원을 준 뒤 추가로 428억원을 주기로 약정한 데 대해서도 뇌물죄로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전 의원은 “공소사실 전부 혹은 일부에 무죄가 선고되면 검찰은 거의 예외 없이 항소한다”며 “대법원에 가는 상고를 포기하는 경우는 있어도 2심에 보내는 항소는 명백히 기소가 잘못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다”고 말했다. 또 항소 기준은 기본적으로 선고 형량이 구형량의 2분의1 미만일 경우다. 정영학 회계사는 구형량의 절반, 김씨와 남욱 변호사는 구형량의 3분의2가 나왔다. 유 전 본부장, 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으로 일한 정민용 변호사는 모두 구형량보다 선고가 높게 나왔다.
  • 대통령 지적 하루 만에… 與, 1·2심 무죄 땐 ‘檢 상고 제한법’ 발의

    대통령 지적 하루 만에… 與, 1·2심 무죄 땐 ‘檢 상고 제한법’ 발의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의 ‘기계적 상소’ 관행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지시하자마자 여당에서 ‘상고 제한법’이 발의됐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검찰의 상고를 제한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1심 재판부에서 무죄·면소·공소기각 등 판결이 나온 사건에 대한 검사의 항소가 2심에서 기각되는 경우 상고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즉, 1·2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면 재판을 종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서 “1·2심 모두 무죄판결이 선고된 사건은 검찰의 상고권 행사의 적정성을 제고하고 기소 오류를 조기에 시정할 필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무죄를 받아도 (검찰이) 상고를 하면 대법원 재판까지 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며 검찰을 질타한 바 있다. 여기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형소법 개정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 직후 여당에서 상고를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된 것이다. 다만 3심제를 규정한 헌법에 배치될 수 있고 범죄 피해자 권리를 침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 법안은 이 의원 개인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 측은 이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나오기 전부터 준비를 해 왔던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 법무부·대검, 검찰의 무분별한 ‘항소·상고 관행’ 제한 검토

    법무부·대검, 검찰의 무분별한 ‘항소·상고 관행’ 제한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의 무분별한 항소·상고 관행을 제한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다음날인 1일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즉각 관련 규정 개정 검토에 들어갔다. 법원의 1·2심 무죄판결에도 검찰이 기계적으로 항소·상고를 하는 관행을 바꾸려면 검찰 내부 규정을 고치거나 형사소송법을 개정해야 한다. 규정을 고치는 것은 대검찰청 소관이고, 형사소송법에 해당 내용을 담으려면 법무부에서 검토한 뒤 국회 의결이 필요하다. 법무부 관계자는 “형사소송법 개정은 논의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은 초기 검토 단계”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상소권을 제한하는 경우는 해외에도 적지 않다. 미국에서는 1심 무죄판결에 대해 검찰이 항소할 수 없다. ‘동일한 범행으로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협을 재차 받지 않는다’는 수정헌법 5조에 따른 것이다. 미국 법원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피고인은 유죄 평결에 대해 항소할 수 있지만, 피고인이 무죄를 선고받은 경우 정부(검찰)는 항소할 수 없다. 다만 어느 쪽이든 유죄 평결 후 선고된 형량(sentence)에 대해서는 항소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와 같은 대륙법 체계인 독일에서는 비교적 가벼운 사건엔 3심제를 허용하지만, 형이 무거운 중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따지는 항소를 제한한다. 비교적 중한 범죄에 대해서는 1심 판결에 불복하는 경우 연방대법원으로 곧장 상고만 가능하고, 상고할 경우 사실관계가 아닌 법리적 오류만 따지게 된다. 프랑스는 무죄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을 오직 검찰총장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 우상호 “사퇴 논의한 바 없다”…‘조희대 논란’ 발 뺀 대통령실

    우상호 “사퇴 논의한 바 없다”…‘조희대 논란’ 발 뺀 대통령실

    대통령실은 16일 여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대법원장의 거취를 논의한 바 없고 앞으로 논의할 계획도 없다”며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대선 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만나 이재명 대통령 재판 관련 논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전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가 나오는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선 돌이켜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실이 사퇴론에 공감을 표했다는 분석이 나오자 확대해석 차단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강 대변인 발언은) 사법개혁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해서 입법부에서 논의되는 일에 대해 대통령실이 세세히 관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도 조 대법원장 사퇴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사법부를 향한 압박의 수위를 점차 높였다. 특히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조 대법원장이 지난 4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사흘 뒤 한 전 총리 등을 만나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한다’고 말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후보 신분이던 이 대통령에 대한 2심 무죄판결을 뒤집는 파기환송 결정이 나왔다는 것이다. 부 의원은 “사실이라면 사법부가 대선판에 뛰어든 희대의 사건”이라며 “공정성, 청렴성을 위반했을 때는 법관으로서 자질이 없는 것이다.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민석 국무총리는 “사실이라면 굉장히 충격이 되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상처를 주는 일”이라며 “진위가 명확하게 밝혀지는 것이 낫겠다”고 답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조 대법원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적었다. 앞서 이 대통령이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두고 “그게 무슨 위헌이냐”고 말한 것을 계기로 민주당에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선 내란전담재판부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때 국회 추천권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위헌 논란을 피해 가는 절충안도 거론되고 있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당론으로 추진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선거를 통해서든 임명을 통해서든 그 권력의 원천은 언제나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사법개혁 등에 반발하는 사법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내가 시험을 봤든 선거를 통해 표를 얻었든 (권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잠시 위탁받고 대리하는 것”이라며 “자기가 마치 그 권력을 가진 특별한 존재인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착각에 빠지지 않게 노력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법부를 향한 민주당의 공세가 거세지자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탄핵에 대한 법적 검토 착수를 공식화하고 오는 21일 대규모 ‘장외투쟁’을 대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나서는 것은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전날과 달리 대법원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퇴근길 촬영도 불허했다. 정치권의 압박에 사법부가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 “제재 만능주의로 산재 못 줄여… 엄벌보다 예방 체계 정비해야”[최광숙의 Inside]

    “제재 만능주의로 산재 못 줄여… 엄벌보다 예방 체계 정비해야”[최광숙의 Inside]

    유례없는 초고액 과징금 ‘제재 공화국’모호한 중처법, 전문가도 헷갈려안전 예산 늘렸지만 사고 더 늘어‘서류 안전’ 치중해 책임 회피 초래선진국, 예방 중점… 처벌, 최후 수단산업안전감독관 과잉, 경찰국가 조성1만명당 산업안전 인력 미국의 8배자의적 집행에 불기소·무죄율 높아안전 책임 역할 명확하게 설정해야법 부작용 검토해 조속한 개선 필요최근 잇따른 산재 사망 사고와 관련해 정부는 15일 강력한 제재 방안을 밝혔다. 중대 재해 발생 사업장의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 시행된 지 3년 6개월이 지났지만 산재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더 센 방망이를 들고 나온 것이다. 산업안전 전문가인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산업안전 제재는 세계 최고 수준인데, 여기에 더 강력한 제재를 추가한다고 해도 산재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노동부에서 오랫동안 산업안전 정책 업무를 담당했던 정 교수는 “안전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예방 시스템을 실효성 있게 정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제재 강화 같은 손쉬운 정책에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안전을 망친다”고 말했다. -정부가 산재 처벌을 보다 강화한다는데. “우리나라의 산업안전 제재는 북한, 중국 같은 권위주의 국가를 제외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중처법은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법이다. 그런데도 초고액 과징금, 영업정지 요건 완화 등을 추진한다면 한국은 ‘제재 공화국’이 될 것이다. 제재만 강화하면 기업 군기 잡는 데는 효과가 있겠지만, 기업은 피동적이고 형식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강한 제재로 산업안전 문제가 단숨에 해결될 것이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 ●예측 어렵고 실효성 없는 법 규정 많아 -인명 사고가 나오는 현실에서 제재를 안 할 수는 없지 않나. “제재는 필요하지만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산업안전 위반은 형사범과 달리 고의성이 약하고 몰라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지도·안내 등 사전 예방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예방 시스템 정비는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리다 보니 정부는 제재 강화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제재 만능주의로는 산재를 줄일 수 없다. 최선의 산업안전 정책은 제재가 아니라 예방이다.” -최근 발생한 산재 사망 사고 후 원청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견이 나온다. “원청의 잘못이 드러나면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중대 재해가 발생한 사실만으로 원인이 파악되기도 전에 원청만을 비난한다면,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는 셈이다. 자칫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다. 사회구조적 문제나 중소기업 상황이 더 심각한데, 일부 대기업을 엄벌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정작 산업안전의 심각한 구조적 문제는 방치되거나 가려지게 되면서 문제 해결에서 더 멀어지게 된다.” -중처법 시행에도 산재가 감소하지 않는 이유는. “중처법 시행 후 정부에서 막대한 인원과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사고는 오히려 늘었다. 이런 실패를 반성하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 처벌이 강해졌는데도 산재가 줄지 않는 건 예측하기 어렵고 실효성 없는 법 규정이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행할 수 없는 규정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선 처벌을 아무리 강화해도 산재가 줄어들지 않는다.” -처벌 조치에 효과가 없다는 건가. “일반적으로 법이 예방 효과를 거두려면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중처법이나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등은 이행 방법과 관련해 주무 부처조차 답변을 하지 못하거나 회피할 정도로 모호하고 조잡한 부분이 많다. 기업에 부담만 줄 뿐 산재 감소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처벌 집중하면서 정작 원인 규명 뒷전 -이재명 대통령의 산재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가 현장에 변화를 가져올까. “이 대통령이 산업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인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실제 예방 효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대통령의 초강경 발언은 잠깐의 ‘사이다’ 행보는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산업안전의 본질을 흐리고 구조적 문제를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제재를 너무 강조하면 행정기관이 효과, 부작용도 따져 보지 않고 제재 일변도로 치달을 수 있다.” -처벌에만 집중하면서 정작 원인 규명은 뒷전으로 밀린다던데. “산재 예방을 위해서는 재해 원인 조사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기업에선 과도한 처벌을 의식해 깊이 있는 원인 조사를 하지 않는다. 회사에서 충실하게 원인을 밝혀 내면 그것이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단서나 증거로 이용될 걸 우려해서다. 재발 방지를 위한 소중한 교훈을 얻을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원청이 하청 근로자 안전에 소극적인 것도 처벌 강화와 연관이 있나. “있다. 작업을 발주·도급하는 원청에서 하청 근로자 안전에 관여를 많이 하면 할수록 법적으로 책임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청은 하청 근로자의 안전에 대해 최대한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사법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엉성한 법이 되레 하청 근로자에 대한 적극적인 안전조치를 가로막는 셈이다.” -기업이 먼저 산재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하지 않나. “중처법 시행 이후 기업들은 안전 예산을 3배 이상 늘렸지만 전문성과 진정성이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기보다 법적 기준을 형식적으로 충족하거나 면피용 대책을 수립하는 데 급급한 실정이다. 수사기관과 로펌, 컨설팅 업체만 바빠지고 있다. 실질적 안전이 아니라 서류 작업에 치중하는 ‘서류 안전’만 강화돼 ‘고비용 저효과’ 산업안전이라는 비판이 많다.” ●산업안전감독관 증원, 해결 도움 안 돼 -산재에 누가 가장 책임이 있다고 보나. “기업이 안전에 형식적 대응을 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는 법이 행동 규범으로 작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처벌만 강화하다 보니 일어난 현상이다. 정부가 실효성 있는 규제와 인프라 강화에 주력해야 하는데, 거친 규제와 제재를 남발하면서 기업 옥죄기만 하다 보니 산재가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그런 법을 만든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근로자의 안전 의식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재 예방을 위해서는 원청·하청 등 각 의무 주체의 지위와 역할에 맞는 책임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은 이것이 혼란스럽게 뒤섞여 있다. 또 근로자를 보호 대상으로만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근로자는 보호 대상이면서 의무 주체이기도 한 이중적 지위를 갖고 있다. 산업안전을 위해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계층의 참여와 헌신이 필수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임기 내 산업안전감독관 3200명을 확충하기로 했다. “현재도 우리나라의 산업안전 행정 인원은 근로자 1만명당 미국의 8배, 일본의 4배나 될 정도로 많은데, 단속 강화를 위해 2028년까지 3200명 이상 늘리겠다는 것은 지나친 비대화를 초래하고 산업안전 경찰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법제의 실효적 개선, 중복적 행정조직 개편과 행정의 전문성 강화 없이 인력을 단순히 늘리는 것은 재해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가 재정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며 행정 역량에 오히려 역기능을 초래할 수 있다.” -산업안전감독관 증원이 본래 취지와 달리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인가. “산안법, 중처법 등이 예측하기도 이행하기도 어려워 고용노동부의 ‘묻지마식’ 적발이 횡행하는 등 자의적 법 집행이 남발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근로감독관의 지나친 증원은 기업 활동을 불필요하게 짓누르는 족쇄로 작용할 것이다.” -중처법이 불기소와 무죄율이 높다던데. “중처법에 엉성하고 위헌적인 규정이 많아 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 보니 검찰의 불기소와 법원의 무죄판결이 많은 편이다. 문제 많은 법에 대해선 형벌권 행사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검사와 법관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산재 예방 주체의 역할·책임 불명확해 -중처법의 모델은 영국의 ‘법인과실치사법’이라고 하던데. “영국 법이 중처법의 모태가 되었지만, 본질적인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영국 법은 법인만 처벌하는데, 중처법은 법인뿐 아니라 개인까지 처벌한다. 영국은 산안법과 법인과실치사법이 중복·충돌되지 않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산안법과 중처법이 중복·충돌된다. 그 외에도 많은 차이가 있어 결코 유사한 법이라고 할 수 없다.” -다른 선진국의 산재 예방은 어떤가. “영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은 산재 예방에 중점을 두고 처벌은 최후 수단으로 활용한다. 법 규제의 정교성·실효성과 예방 행정의 전문성 등 예방 시스템에 집중한다. 선진국은 모두 법령에서 산재 예방 주체의 지위와 역할에 맞는 의무와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즉 의무 주체별로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의무 주체가 누구인지 얽히고설켜 있어 전문가도 이해할 수 없는 게 큰 문제다. 산재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정부에 조언을 한다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은 ‘정책을 판단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실수는 결과가 아니라 의도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법 제정이나 정책 입안 때 부작용까지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시행 후 문제가 없는지 면밀하게 살펴 문제가 발견되면 조속히 정비하는 게 책임 있는 자세다. 법 제정 의도가 좋으니 당연히 잘 시행되리라 단정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며 매우 위험하기까지 하다.” ■정진우 교수는 서울대 치대 입학 후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본과 3학년 때 5년 다니던 학교를 자퇴했다. 이후 독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은 뒤 행정고시에 합격해 노동부에서 20여년간 산재예방정책과장, 제조산재예방과장, 성남지청장 등을 역임해 산업안전 행정에 밝다. 고려대 사회법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15년부터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실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우리나라 안전학을 학문 수준으로 끌어올린 국내 최고의 안전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걸음마 수준인 안전 이론 정립을 위해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안전관리론 등 12권의 안전 이론 전문서를 냈다.
  • 장동혁 “유죄 재판 뒤집기 나선 李대통령, 명백한 탄핵 사유”

    장동혁 “유죄 재판 뒤집기 나선 李대통령, 명백한 탄핵 사유”

    국민의힘은 15일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압박하고 대통령실이 여기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이재명 대통령 유죄 재판 뒤집기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의 메시지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명백한 탄핵 사유”라고 말했다. 정부 출범 후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의 탄핵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법에 임기가 보장된 대법원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사퇴하라고 외치는 민주당의 저열한 목소리에 대통령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표현했다면 저는 명백한 탄핵 사유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 대표는 “대법원을 향해 ‘내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로 판결했으니 당신 물러나라’라고 하는 게 반헌법이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 반헌법이냐”며 “명백한 탄핵 사유”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부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을 겨냥해 “유무죄가 바뀔 가능성은 0%”라며 “그것이 두려운 대통령실은 지금 조 대법원장을 사퇴시키고 그 이전의 유죄판결을 뒤집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란특별재판부 추진과 관련해서도 장 대표는 “무엇이 위헌이냐는 인식을 가지고 민주당에 더 속도를 내라는 보이지 않는 명령을 한 것 아닌가”라며 “이 모든 것들이 대통령에 대한 명백한 탄핵 사유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탄핵 추진 계획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았다. 앞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자기 범죄 재판을 막기 위해 대법원장을 쫓아내는 것은 중대한 헌법 위반이며 탄핵 사유”라고 썼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견제와 균형’ 원칙을 위배한 위헌적 발언이며 그래서 탄핵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입법부가 판결문까지 쓰겠다는 폭언이자 폭거”라며 “민주당 머릿속에는 오로지 지난 대선에서 발목 잡힌 ‘선거법 파기환송’의 앙금만 남아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긴급 회견에서 “헌법과 삼권분립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독재국가로 가기 위한 선전포고”라고 규탄했다. 법사위 간사로 내정된 나경원 의원은 “지금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체제를 무너뜨리고 이 대통령의 ‘무죄판결문’을 직접 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를 거론하며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일으킨 극우 세력과, 재판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사법부 수장을 내쫓으려는 이 대통령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우리 국민들이 계엄 이후 또 다른 민주주의 파괴 현장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현대 정치에서 보기 어려운 무식한 정치”라며 “전방위적으로 완장을 찬 채 전체주의적으로 밀어붙이는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 80년대 美 ‘이란·콘트라 사건’ 노스 중령·비서 홀 결혼

    80년대 美 ‘이란·콘트라 사건’ 노스 중령·비서 홀 결혼

    1980년대 미국에서 회자된 스캔들이었던 ‘이란·콘트라 사건’의 주역 올리버 노스(왼쪽·81) 전 해병대 중령과 그의 비서였던 폰 홀(오른쪽·66)이 지난달 27일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 카운티에서 비밀리에 결혼했다고 9일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이들의 결혼 소식은 당시 이 사건을 집중 취재했던 미국의 유명 언론인 마이클 아이시코프가 처음 세상에 알렸다. ‘이란·콘트라 사건’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이슬람 혁명 이후 적대적인 정책을 취해 온 이란에 1985년부터 은밀하게 미국산 무기를 판매하고 여기서 번 돈의 일부를 니카라과의 친소련·좌파혁명 정권(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에 맞서는 반군을 지원하는 데 쓴 사건이다. 당시 이란은 이라크와 전쟁 중이었으며, 미 의회는 이란에 대한 무기 판매와 니카라과 반군에 대한 군사·재정 지원을 법으로 금지했다. 이 사건으로 레이건 대통령은 탄핵 위기까지 몰릴 정도였다. 당시 레이건 행정부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레바논에 억류한 미국인 인질 7명을 석방하길 원했고 결국 관련 법을 어기면서 이란에 약 4800만 달러어치의 무기를 팔았다. 여기서 번 1800만 달러는 니카라과의 콘트라 반군 지원에 썼다. 이 거래는 백악관의 승인을 받아 당시 해병대 중령이었던 노스가 주도했다. 이후 1986년 레바논 매체에 의해 이란 무기 판매와 미국인 인질 석방이 보도되자 노스의 비서인 홀은 그의 지시를 받아 관련 서류를 파기했다. 특히 홀은 빼어난 미모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홀은 “때로는 법 위에 서야 할 때도 있다”며 노스와 자신이 한 임무를 신뢰했다고 말했다. 노스 역시 시종일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또 젊은 유부남 장교인 자신에게 쏟아진 홀과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도 부인했다. 노스는 3건의 중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의회에서 ‘면책특권’을 받아 증언한 내용에 기초한 것이라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고 사건은 종결됐다. 이후 공화당의 보수 논객으로 활동하며 버지니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홀은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모델 일을 하다 결혼했으며 남편은 2005년 폐암으로 사망했다. 노스와 홀이 다시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 노스의 부인 장례식장이었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냈고 조용히 결혼식을 올렸다. WP는 “노스와 홀이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아마 신혼여행 중일지 모른다. 니카라과는 아주 로맨틱한 곳이라고 들었다”고 평했다.
  • “적극 행정? 정권 바뀌면 줄감사”… 공직사회 잡는 ‘감사 포비아’

    “적극 행정? 정권 바뀌면 줄감사”… 공직사회 잡는 ‘감사 포비아’

    정책 타당성 위해 참여정부서 도입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 “의욕 꺾여”모호한 감사원 권한 명확히 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과도한 정책 감사를 자제하라(8일 국무회의)”고 공개 지시하면서 정권마다 반복된 전 정권에 대한 ‘정치 감사’ 관행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정책 감사는 정책 타당성과 적절성을 감사원이 점검하는 제도로, 2003년 도입됐다. 본래 정책 품질 향상을 위한 취지였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의도를 가진 감사가 이뤄지면서 공무원 의욕을 꺾는 것은 물론 ‘자기 검열’과 ‘복지부동’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17일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대 정원 확대처럼 민감한 정책을 추진할 때는 회의 단계부터 ‘이 사안은 감사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정책을 실행하기 전 감사부터 대비해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월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정원 확대가 “절차상 위법하다”며 복지부에 대한 국민 감사를 청구했다. 문재인 정부 때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윤석열 정부 감사원의 감사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직전에야 종료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으로 ‘내상’을 입었다. 문재인 정부의 월성1호기 원전 영구 정지 결정에 대해 윤석열 정부에서 감사와 수사가 이어졌고 국·과장급 공무원 3명이 구속돼 옷을 벗었다. 결국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나왔지만 후유증은 여전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답을 정해 놓고 감사하는 느낌”이라며 “열심히 일해도 다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4대강 사업을 두고 상반된 감사 결과를 받아야 했다. 총 다섯 번의 감사 끝에 이명박 정부에선 ‘물 부족 해소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문재인 정부에선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관계자는 “공무원이 왜 정치적 희생양이 돼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국토교통부도 ‘주택 통계 조작’ 의혹으로 조직이 흔들렸다.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대책 효과를 과장하기 위해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으로 감사와 수사를 받았다. 실무자들이 감사원 조사국으로 불려 가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고 카카오톡 대화도 조사 대상이 됐다. 국토부의 핵심인 주택정책 라인은 사실상 붕괴했다. 한 관계자는 “정책 결과가 좋지 않으면 감사 낙인이 찍힐까 두렵다”고 말했다. 사회부처 한 공무원은 “적극행정을 요구하면서도 근거가 부족하면 감사를 받고 책임은 개인이 진다”며 “살아남으려면 오히려 소극행정을 해야 하는 아이러니”라고 털어놨다. 앞서 이 대통령이 “공무원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때 감사나 수사 부담이 있다. 과감하게 일할 수 있는 풍토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감사포비아’를 제거하지 않으면 관료사회의 역동성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감사원 권한과 범위를 법으로 명확히 하지 않으면 행정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권선필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도 “지금처럼 부처 전체를 뒤흔드는 방식의 감사는 행정 시스템 자체를 흔들 수 있다”며 “법률상 모호한 감사원의 권한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감사원은 사업 성과에 대한 감사만 맡고, 나머지 평가는 총리실이나 각 부처의 자체 감사 기능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준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책 결정은 대통령실이나 국회에서 이뤄지는데, 책임은 실행자인 공무원에게 전가된다”며 “행정 책임 구조를 왜곡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 檢, 기소부터 상고까지 무리수로 완패… “먼지털이 수사 바뀌어야”

    檢, 기소부터 상고까지 무리수로 완패… “먼지털이 수사 바뀌어야”

    300여명 조사·50여곳 전방위 압색수심위 ‘불기소 권고’는 처음 무시李 구속영장 기각에도 기소 강행1·2심서 모든 혐의 무죄는 이례적美선 1심 무죄 땐 검찰 항소 못 해“요즘 대기업은 글로벌화로 달라져수사도 핵심만 찔러야” 자성론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대법원 무죄 확정판결을 받으면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부터 기소, 항소, 상고 등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특히 23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가 나왔는데도 검찰이 끝까지 상고한 것을 두고 ‘먼지 털기식 수사’와 ‘기계적 상고’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건은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수사에서 시작됐다. 참여연대가 삼성이 합병 비율을 정당화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산을 부풀렸다고 고발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가 2020년 5월 이 회장을 불러 조사하기까지 1년 5개월이 소요됐다. 기소까지 총 1년 9개월의 수사 기간 동안 검찰은 300명 넘는 관련자를 조사했고 5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삼성그룹을 압수수색해 분석한 디지털 자료는 2270만 건에 달했다. 재계에서는 ‘그룹 전체를 흔드는 과도한 수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담당 부장검사는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 검찰총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다. 이 회장은 수사 막바지인 2020년 6월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심의위는 10대3 의견으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다. 같은 달 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그러나 검찰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으로 사법적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2020년 9월 이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수사심의위 제도가 시행된 이후 검찰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은 첫 사례였다.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이 1심 무죄를 선고한 후 검찰은 2심에서 2000개의 추가 증거와 1500쪽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대로였다. 공소장도 변경했지만 유죄 입증에 실패했다.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수사심의위원회에서도 불기소를 권고했고, 1심부터 3심까지 모두 무죄 판단이 난 사안에 대해 검찰이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심에서도 또 무죄가 나오자 수사를 담당했던 이 전 원장이 사과했지만 검찰은 불복했다. 대검찰청 내규상 1심과 2심 모두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로 판단된 사건을 상고하려면 형사상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위원회의 결정에는 강제성이 없는데도 검찰은 ‘상고 제기’ 의견을 따라 2심 결과가 나온 지 나흘 만에 상고했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565일간 수감 생활을 하다 2021년 8월 가석방된 뒤 이듬해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됐지만, 이 사건의 재판은 계속됐다. 3년 5개월이 걸린 1심은 107차례 재판을 열었고 2심도 6차례 재판이 진행됐다. 법조계에서는 1심 19개, 2심 23개 혐의 사실에 대해 단 한 건도 유죄로 인정되지 않은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특수통’이 대대적인 기업 수사를 벌이면 핵심 혐의는 아니더라도 일부 가벼운 혐의에서 유죄판결이 나고 이로 인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나오곤 했다. 이에 따라 ‘무조건 밀어붙이는’ 식의 기업 수사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특수통 검사는 “요즘 대기업은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배임, 횡령, 분식 회계는 없다고 보면 된다”며 “기업 수사도 과거 전례에서 벗어나 핵심만 찌르는 식으로 정교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계적 항소와 상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독일식의 형사소송법을 따르고 있는 한국은 1심 무죄판결에 대해 검찰이 항소할 수 있다. 그러나 영미법을 따르는 미국의 경우 1심 유죄판결에 대해 피고인은 항소할 수 있지만, 무죄판결에 대해 검찰은 항소할 수 없다. 검찰의 기계적 항소로 인해 피고인이 억울한 상황에 빠질 수 있는 점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검찰 입장에서는 1심에서 단 한 번의 기회만 있기 때문에 그만큼 신중하고 철저하게 수사·기소 후 공소 유지해야 한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검찰의 상소 재량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며 “검사가 항소나 상고를 했다가 기각되는 경우 무죄판결에 준해서 국가가 보상 및 배상하도록 하는 것도 견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잃어버린 9년’ 끝내고 ‘뉴삼성’ 본격화… 반도체·AI 혁신 등 과제로

    대규모 투자·인수합병 가능성 커中·日·美 경영 행보에 ‘빅딜’ 주목이 회장, 이사회 복귀 여부도 촉각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대법원에서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9년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를 털고 ‘뉴삼성’ 비전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당장 위기에 처한 반도체 사업 회복을 비롯해 인공지능(AI)·로봇·바이오 등 신성장 산업 발굴, 조직 혁신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이 회장 변호인단은 이날 선고 직후 입장문을 통해 “오늘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통해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5년에 걸친 충실한 심리를 통해 현명하게 판단해 주신 법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2017년 2월부터 시작된 사법 리스크에 성장이 묶이면서 ‘잃어버린 9년’의 시기를 보냈다. 이번 건만 하더라도 2021년 4월부터 이날 선고까지 총 114차례 진행된 재판에 이 회장은 102회 출석했다. 2주에 한 번씩 재판에 불려 다닌 셈이다. 그러는 사이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글로벌 투자 시기를 놓치면서 오늘날 삼성의 위기가 초래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반도체 사업에서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설계) 부문의 조 단위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초격차를 자부해 온 메모리 부문은 AI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 시기를 놓쳐 글로벌 점유율 1위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은 중국의 거센 추격에 시달리고 있고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안팎의 경영 환경마저 녹록지 않다. 그러나 사법 리스크 해소와 함께 그룹의 경영 활동도 다시금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위기를 돌파하고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 이 회장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7년 3월 당시 9조 3000억원 규모의 하만 인수 이후로 눈에 띄는 대형 M&A가 없었으나 올해 들어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향후 반도체와 AI, 바이오 분야에서 빅딜이 있을지 주목된다. 이 회장의 이사회 복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은 과거 사내이사로 등기 임원을 맡은 적이 있지만 재판 과정에서 등기 임원직을 내려놓았다. 현재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9% 오른 6만 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 檢, 기소부터 상고까지 무리수로 완패…“먼지털이 수사 바뀌어야”[이재용 무죄 확정]

    檢, 기소부터 상고까지 무리수로 완패…“먼지털이 수사 바뀌어야”[이재용 무죄 확정]

    검찰의 관행적 사법처리 도마에300여곳 조사·50여곳 전방위 압수수색수심위 ‘불기소 권고’는 처음으로 무시1·2심서 모든 혐의 무죄는 이례적美선 1심 무죄 땐 검찰 항소 못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대법원 무죄 확정판결을 받으면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부터 기소, 항소, 상고 등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특히 23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가 나왔는데도 검찰이 끝까지 상고한 것을 두고 ‘먼지 털기식 수사’와 ‘기계적 상고’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건은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수사에서 시작됐다. 참여연대가 삼성이 합병 비율을 정당화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산을 부풀렸다고 고발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가 2020년 5월 이 회장을 불러 조사하기까지 1년 5개월이 소요됐다. 기소까지 총 1년 9개월의 수사 기간 동안 검찰은 300명 넘는 관련자를 조사했고 5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삼성그룹을 압수수색해 분석한 디지털 자료는 2270만건에 달했다. 재계에서는 ‘그룹 전체를 흔드는 과도한 수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담당 부장검사는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 검찰총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다. 이 회장은 수사 막바지인 2020년 6월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심의위는 10대3 의견으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다. 같은 달 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그러나 검찰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으로 사법적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2020년 9월 이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수사심의위 제도가 시행된 이후 검찰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은 첫 사례였다.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이 1심 무죄를 선고한 후 검찰은 2심에서 2000개의 추가 증거와 1500쪽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대로였다. 공소장도 변경했지만 유죄 입증에 실패했다.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수사심의위원회에서도 불기소를 권고했고, 1심부터 3심까지 모두 무죄 판단이 난 사안에 대해 검찰이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심에서도 또 무죄가 나오자 수사를 담당했던 이 전 원장이 사과했지만 검찰은 불복했다. 대검찰청 내규상 1심과 2심 모두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로 판단된 사건을 상고하려면 형사상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위원회의 결정에는 강제성이 없는데도 검찰은 ‘상고 제기’ 의견을 따라 2심 결과가 나온 지 나흘 만에 상고했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565일간 수감 생활을 하다 2021년 8월 가석방된 뒤 이듬해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됐지만, 이 사건 재판은 계속됐다. 3년 5개월이 걸린 1심은 107차례 재판을 열었고 2심도 6차례 재판이 진행됐다. 법원의 허가로 불출석한 11차례를 제외하고 이 회장은 총 102차례 재판에 출석했다. 법조계에서는 1심 19개, 2심 23개 혐의 사실에 대해 단 한 건도 유죄로 인정되지 않은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특수통’이 대대적인 기업 수사를 벌이면 핵심 혐의는 아니더라도 일부 가벼운 혐의에서 유죄판결이 나고 이로 인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나오곤 했다. 이에 따라 ‘무조건 밀어붙이는’ 식의 기업 수사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특수통 검사는 “요즘 대기업은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배임, 횡령, 분식 회계는 없다고 보면 된다”며 “기업 수사도 과거 전례에서 벗어나 핵심만 찌르는 식으로 정교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계적 항소와 상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독일식의 형사소송법을 따르고 있는 한국은 1심 무죄판결에 대해 검찰이 항소할 수 있다. 그러나 영미법을 따르는 미국의 경우 1심 유죄판결에 대해 피고인은 항소할 수 있지만, 무죄판결에 대해 검찰은 항소할 수 없다. 검찰의 기계적 항소로 인해 피고인이 억울한 상황에 빠질 수 있는 점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검찰 입장에서는 1심에서 단 한 번의 기회만 있기 때문에 그만큼 신중하고 철저하게 수사·기소 후 공소 유지해야 한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검찰의 상소 재량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며 “검사가 항소나 상고를 했다가 기각되는 경우 무죄판결에 준해서 국가가 보상 및 배상하도록 하는 것도 견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부당합병 1·2심 무죄’ 이재용 새달 17일 대법 선고

    ‘부당합병 1·2심 무죄’ 이재용 새달 17일 대법 선고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대법원 최종 선고가 다음달 17일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이 회장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을 다음달 17일 오전 11시 15분으로 확정했다. 이 회장이 재판에 넘겨진 지 4년 10개월 만이자 2심 선고 5개월여 만이다. 이 회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려는 목적으로 부정거래, 시세조종 등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지난해 2월 1심에 이어 올해 2월 2심에서도 이 회장은 19개 혐의에 대해 전부 무죄판결을 받았다.
  • ‘제주 4·3’ 92세 생존수형인, 76년 만에 무죄

    ‘제주 4·3’ 92세 생존수형인, 76년 만에 무죄

    제주 4·3사건 당시 불법 재판을 통해 억울하게 누명을 썼던 고령의 생존수형인이 76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았다. 22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제4형사부는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 형사모의법정에서 4·3 일반재판 생존수형인 강택심(92)씨에 대한 직권재심을 열고 무죄를 선고했다. 강씨는 아직 4·3 희생자로 결정되지 않아 4·3특별법이 아닌 형사소송법에 따라 이번 재판을 받았다. 일반재판 수형인 중 4·3 희생자 미결정자가 직권재심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4·3 희생자 미결정자에 대한 직권재심은 군사재판 수형인에 대해서만 이뤄졌었다. 강씨는 1949년 4월 30일 내란 음모 및 방조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은 지난 4월 강씨에 대해 직권재심을 청구했다. 재판장에게 강씨는 “18살에 밀고를 당해 ‘빨갱이’라는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살아왔다”면서 “젊을 때는 공무원시험에 합격했으나 신원조회(연좌제)에서 떨어졌다. 고통받고 살아온 지난날의 사무친 한을 풀어달라”고 흐느꼈다. 이번 재판은 고령인 강씨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유관기관 간 협의를 거쳐 거주지 근처인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 형사모의법정에서 진행됐다.
  • “빨갱이 누명 벗으려 6·25참전, 왼쪽다리 잃었다”… 92세 희생자 76년만에 무죄

    “빨갱이 누명 벗으려 6·25참전, 왼쪽다리 잃었다”… 92세 희생자 76년만에 무죄

    # 4·3희생자 미결정 일반재판 수형인 첫 직권재심 무죄 4·3 희생자로 결정되지 않은 92세 고령의 일반재판 생존수형인이 4·3특별법이 아닌 형사소송법에 의한 직권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제주도는 22일 4·3 일반재판 생존수형인 강택심(92)씨가 직권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76년만에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단장 강종헌·이하 합동수행단)은 1949년 4월 30일 제주지법에서 ‘법령 제19호 위반죄’ 등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일반재판 생존수형인 강씨에 대해 직권재심을 청구했다. 법령 제19호 위반죄는 ‘집회를 통해 정부계획을 방해하려고 기도한 죄’라고 규정돼 있다. 4·3특별법에 따라 직권재심은 4·3 희생자로 결정된 군사재판이나 일반재판으로 나뉜다. 합동수행단은 강씨의 경우 희생자 미결정 생존수형인에 대해서는 세번째이며 일반재판 희생자 미결정 생존수형인에 대해서는 첫번째로 4·3특별법이 아닌 형사소송법에 의한 직권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이끌어냈다는 점에 의미가 깊다고 전했다. 합동수행단은 희생자 결정이 없는 군사재판 생존수형인 박화춘 할머니, 부산 거주 오씨 할아버지 등 2명에 대해 형사소송법에 근거한 직권재심을 청구하고 재심개시결정 및 무죄선고를 받은 전례가 있다.또한 지난해 강순주씨는 첫 일반재판 직권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희생자로 결정된 생존수형인이었다. 결국 희생자 미결정 생존수형인으로서 형사소송법에 근거한 직권재심을 받는 경우는 강씨가 처음인 셈이다. #공무원시험 붙어도 신원조회서 떨어져… 고문 후유증에 청각 상실 “사무친 한 풀어달라”끝내 눈물 이날 재판장에게 강씨는 “18살에 밀고를 당해 ‘빨갱이’라는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살아왔다”면서 “그 빨갱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6·25참전까지 했으나 다리 부상을 입어 왼쪽다리를 절단했으며 지금껏 의족을 차고 다니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젊을때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공무원시험에 합격했으나 신원조회(연좌제)에서 떨어졌다. 고통받고 살아온 지난날의 사무친 한이 풀어달라”며 끝내 흐느끼자 재판장은 숙연해졌다. 강씨는 고문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청각을 잃고 보청기를 끼고 있으나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재판은 고령인 강씨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유관기관 간 협의를 거쳐 거주지 근처인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 형사모의법정에서 진행됐다. 제주 4·3사건 전담재판부인 제주지법 제4형사부(부장판사 노현미)는 강 씨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어린 나이에 고초를 겪었다. 고통과 두려움, 피맺힌 억울함을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꽃다운 소년이 90세가 넘도록 잘못을 바로 잡는데 통한의 세월이 흘렀다. 깊이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4·3사건법에 따른 직권재심은 4·3희생자로 결정된 군사·일반재판 수형인을 대상으로 검사가 직접 재심을 청구하는 제도다. 일반재판 수형인에 대한 직권재심 청구는 2022년 12월 28일 처음 시작됐다. 김인영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생존수형인에 대한 무죄 선고를 위해 애써준 제주지방법원, 직권재심합동수행단, 사법연수원 관계자분께 감사드린다”며 “일반재판 수형인 중 희생자로 결정되지 않은 분에 대한 첫 직권재심 무죄 선고로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4·3 사건으로 억울하게 수형된 분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까지 파악된 4·3수형인 4327명 중 2640명(군사 2168명, 일반 472명)이 직권·청구재심이 완료됐으며, 2518명(군사 2167명, 일반 351명)이 무죄 선고를 받았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