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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에 들어찬 개구리, 버섯으로 변한 친구… 골때리는 시의 뒷맛

    뇌에 들어찬 개구리, 버섯으로 변한 친구… 골때리는 시의 뒷맛

    예측을 불허하는 55편의 시 수록하나의 연으로만 구성된 토막글넘쳐나는 언어유희에 웃다가도 책장을 덮으면 강렬한 잔상 남아 책을 읽는 독자의 머릿속에서는 무수한 ‘방해 공작’이 펼쳐진다. 성공적인 독서를 위해 수많은 ‘예측’과 ‘결단’이 필요한 이유다. 글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상상하기, 그리고 반드시 그렇게 될 거라고 믿기. 이것으로 독자는 무사히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한다. 시(詩)는 반대다. 시는 독자의 예측을 깨고 결단을 배반한다. 시집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독자의 뇌리에 강한 잔상을 남긴다. 그리고 독자는 지금껏 진실이라고 믿어왔던 세계를 의심하게 된다. 차성환(48)의 새 시집 ‘초절임 생강’이 그렇다. 시인과 독자가 공유한다고 생각됐던 현실의 법칙을 깨뜨린다. 속된 말로 ‘골 때리는’ 시집이다. 아니, 골(骨)을 때리는 걸 넘어 아예 골을 부숴버린다고 해야 할까. 어안이 벙벙해진 독자에게 다가가 시인은 자기만 알고 있던 비밀과 슬픔을 조용히 들려준다. “내가 소였을 때는 늘 딱딱한 발굽으로 대지를 딛고 서 있었지. 여물을 먹다가도 발굽을 땅에 구르고 주인이 부드럽게 목덜미를 어루만질 때도, 축사에 따스한 붉은빛이 기분좋게 번지는 황혼 무렵에도 나는 이 발굽으로 대지에 노크를 했지. 그땐 내 영혼이 살아 있는 것 같았어. 내 유일한 기쁨이었지. 그런데 죽어서 재킷이 되고 나니까 알량하고 경박하게 허공에 떠돌아다니고 있어. 나는 바닥이 없어. 질 좋은 가죽구두가 되고 싶었는데, 걸을 때마다 울려퍼지는 묵직한 굽소리와 대지의 감각에 마음껏 취해 이 굽이 닳아서 사라질 때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 걸어가고 싶었는데.”(‘가죽 재킷’ 부분) 소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그 가죽은 인간을 위한 ‘가죽 재킷’이 된다. 그러나 소가 슬픈 건 단지 죽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딛고 서 있을 ‘바닥’이 사라져서다. 대지에 우뚝하게 서 있을 ‘가죽구두’가 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바닥에 발을 딛지 못하고 둥둥 떠다니는 가죽 재킷은 존재의 근본적인 불안을 형상화하는 것 같다. ‘정처 없음’의 슬픔. 그는 땅에 힘껏 발을 구르던, 자기가 ‘소’였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그때는 이 세상에 자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소리로써 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나는 빵이다 선언을 하자 지나가던 제빵사가 뻥치지 말라며 내 몸에 식칼을 꽂았다 나는 천천히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다음날 나는 멀쩡한 빵으로 다시 태어났다 기뻐서 뛰어다니다가 막 오븐에서 나온 빵틀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두개골이 박살났다 그래서 죽었다 다음날 나는 진짜 빵이 되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가만히 누워 누군가 날 먹어버리길 기다리는 조신한 빵이 되었다”(‘빵’ 전문) 이번 시집에 실린 55편의 시는 모두 하나의 연으로 구성됐다. 행갈이 없는 토막글은 저마다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빵’과 같은 시를 읽고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아주 난감하다. 화자는 왜 빵도 아니면서 왜 빵이라고 자처하는가. 괜히 이상한 소리를 해서 제빵사에게 죽임을 당하는가. 칼을 맞은 것도 서러운데 왜 죽지도 못하고 빵이 되는가. 이윽고 ‘진정한’ 빵이 됐을 때 그는 기쁜가, 슬픈가. 죽었나 살았나. 시인이 단단히 묶어놓은 매듭은 ‘정상인’(?)의 머리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것이다. 단칼에 베야 한다. 시인이 벌이는 게임에 놀아나지 마시라. 그저 빵과 뻥 사이에서 벌어지는 즐거운 언어유희를 만끽하면 된다. 가죽 소파에 앉아 있던 친구가 갑자기 버섯으로 변해버리는 세계(‘버섯’), 머릿속에 뇌 대신 개구리가 들어차 있는 세계(‘개구리의 맛’)는 도대체 어떤 곳일까. 그곳은 현실보다 더 살 만한 곳일까. 시인에게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계는 온갖 잡동사니와 의미로 가득 차 있다. ‘뇌에 개구리가 들어있는 것’은 그걸 견딜 수 없는 상태다. 다른 이들의 목소리로 웅성거리는. 개구리가 뇌에 터질 듯이 차오르면 어느 순간 쏟아져 나올 때가 있다. 세상의 사물이 정해진 용도와 쓰임에서 풀려나 다른 것으로 변신하는. 그때가 바로 ‘친구가 갑자기 버섯으로 변할 때’다. 어디가 살 만하고 자시고도 없다. 어느 쪽도 다 견딜 수 없는 세계니까.”
  • 레깅스 입은 10대 알바 엉덩이 만진 뒤 “훈계” 변명…법원엔 안 통했다

    레깅스 입은 10대 알바 엉덩이 만진 뒤 “훈계” 변명…법원엔 안 통했다

    아르바이트하는 10대의 엉덩이 등 신체를 만진 뒤 행실과 복장에 대한 훈계 차원이었다고 주장한 업주가 법원으로부터 성추행 판단을 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 김송현)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30대 업주 고모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고씨는 2024년 7월 4일부터 16일까지 10여일 동안 광주의 한 가게에서 10대 아르바이트생 A양을 여러 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손으로 A양의 겨드랑이, 옆구리, 엉덩이를 만지거나 목덜미를 감싸 안는 방법으로 성추행했다. 고씨의 이런 행동은 A양이 112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이뤄졌다. 그는 재판부에 A양이 가게에서 착용하지 말라는 레깅스를 입고 있어 행실과 복장을 지적하기 위해 엉덩이 등을 가볍게 접촉했다고 변명했다. 이어 “A양의 품행을 지적하고 격려하기 위해 신체적 접촉을 했을 뿐이며 성적 의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양이 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고씨가 신체 각종 부위를 만져 수치심과 자괴감이 들었다고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고씨가 A양에 대한 성추행 범행을 부인하며 복장, 행실 등의 핑계를 대는 것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 쓰러진 학생 위에 올라타 ‘퍽’…중학교 학폭 영상에 경악한 日 “끔찍해”

    쓰러진 학생 위에 올라타 ‘퍽’…중학교 학폭 영상에 경악한 日 “끔찍해”

    일본의 학교에서 벌어지는 학교 폭력 실태가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 중학교 복도에서 한 남학생이 다른 남학생을 무차별 구타하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9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엑스(X)에는 한 학교 복도에서 촬영된 학교 폭력 영상이 올라와 40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1분 분량의 영상에서 학교 여름 체육복 차림인 A군은 복도에서 피해 학생인 B군을 향해 욕을 하며 다가갔다. 이어 실내화가 벗겨진 채 바닥에 넘어져 있는 B군을 발과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했다. A군은 이어 B군의 머리채를 잡아 반대 방향으로 밀쳐 넘어뜨린 뒤 폭행을 이어갔다. B군이 일어서자 A군은 B군의 머리와 목덜미를 눌러 다시 넘어뜨렸다. A군의 계속되는 폭행에 B군은 몸을 가누지 못했고, A군은 B군의 몸 위에 올라탄 채 구타를 이어갔다. B군이 바닥에 엎드린 채 고통스러워하는 가운데 다른 학생들이 다가오자 상황은 종료됐다. 엑스에는 A군의 이름과 사진, 출신 지역 등 구체적인 신상정보가 확산했다. 네티즌들은 이들 학생이 입고 있는 체육복 등을 근거로 오이타현 오이타시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추측했다. 이에 오이타시 교육위원회는 “시내 중학교에서 촬영된 영상으로 보인다”면서 영상의 진위와 촬영 날짜 등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이어 사안에 관해 설명하기 위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도치기현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무차별 폭행하고 다수의 학생이 마치 격투기 경기를 보듯 환호하는 영상이 SNS에서 확산해 파문이 일었다. 9초 분량의 영상에서 학생들은 화장실 안에 서 있었고, 이들 중 한 학생이 마치 격투기 경기의 시작을 알리듯 구호를 외치며 들고 있던 빗자루를 들어 올렸다. 가해 학생인 C군은 다른 남학생들의 환호 속에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화장실 안에 서 있던 D군을 주먹과 발로 폭행했다. D군은 C군을 마주 보고 서 있을 뿐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고, 남학생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환호했다. 해당 영상은 1억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당 고교의 관할 교육당국과 경찰은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학교 측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폭력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러한 학교 폭력 실태가 SNS에 확산하는 일이 잇따르면서 네티즌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SNS가 없었다면 얼마나 많은 피해가 묻혔을까”, “맞고만 있는 아이가 안타깝다”며 학교폭력에 대한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 초등생 목덜미 잡고 교실 밖 쫓아낸 교사… 법원 “아동 학대, 해임 정당”

    초등생 목덜미 잡고 교실 밖 쫓아낸 교사… 법원 “아동 학대, 해임 정당”

    수업 중 학생의 목덜미를 잡고 교실 밖으로 끌어낸 초등학교 교사에 대한 해임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행정1부(부장 이윤직)는 초등학교 교사 A씨가 제기한 해임 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A씨는 2023년 1월 초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하던 중 B(9)군이 반 친구들이 쌓아올린 탑에 컵을 던져 무너뜨린 것에 화가 나 B군에게 소리를 치면서 목덜미를 잡아끌고 복도로 던지듯이 내보냈다. B군은 수업이 끝날 때까지 20여 분간 교실 밖 복도에 혼자 있었다. A씨는 이미 유사한 2건의 아동학대 관련 비위 행위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또다시 이런 행위를 저질렀다. 이후 A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울산교육청은 A씨가 국가공무원법이 규정한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해임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해임이 너무 과한 징계 처분이라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교육청이 권한을 남용해 과도한 징계를 내린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피해 아동에 대한 신체적·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하며, 훈육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하더라도 학생의 인격을 교육하거나 교육 활동 참여를 독려하는 목적의 지도 행위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평균적인 교원을 기준으로 볼 때 A씨가 교육자로서 교원 사회 전체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초등학교 교사가 보호하는 아동을 상대로 저지른 학대 행위는 가중 처벌되고, 징계를 감경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며 “해임 처분이 사회 통념상 타당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 초등생 교실 밖으로 내쫓은 교사 해임…법원 “정당”

    초등생 교실 밖으로 내쫓은 교사 해임…법원 “정당”

    수업 중 초등학생의 목덜미를 잡아끌어 교실 밖으로 내쫓은 교사가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 행정1부(부장 이윤직)는 초등학교 교사 A씨가 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 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A씨는 2023년 저학년 교실에서 수업을 하던 중 한 학생이 다른 학생들이 쌓아 올린 탑을 향해 컵을 던져 무너뜨리자 격분해 해당 학생에게 소리를 지르며 목덜미를 잡아끌고 복도로 내보냈다. 이후 수업이 끝날 때까지 약 20분간 학생을 혼자 복도에 서 있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당시 이미 아동학대 관련 비위 2건으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이 같은 행위를 저질렀다. 이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가 인정됐고,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울산교육청은 A씨의 행위가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해임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훈육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해임은 과도한 징계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문제의 행위는 학생의 인격을 존중하며 교육 활동 참여를 유도하는 지도 행위로 볼 수 없다”며 “평균적인 교원을 기준으로 할 때 교원 사회 전체의 신뢰를 실추시킬 수 있는 중대한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초등학교 교사가 보호 대상인 아동을 상대로 저지른 학대 행위는 가중 처벌 대상이며, 징계를 감경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며 “해임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 예술 향한 끝없는 열정… 연기 경력 187년의 ‘내공’을 만나다

    예술 향한 끝없는 열정… 연기 경력 187년의 ‘내공’을 만나다

    2차 대전 중 ‘리어왕’ 공연 막전막후박근형 “노년의 인간적 고뇌 표현”정동환 “내 이야기 하는 느낌 들어”송승환 “두 분 연기 달라 재미있어”“그만해, 그만하라고. 너 때문에 연기에 집중할 수가 없어!” 영국 셰익스피어 전문극단에서 평생 주연을 하며 왕 노릇을 해온 노배우 ‘선생님’은 오만하고 폭력적이며 매사에 불만이 가득하다. 그런데 공연 30분 전, 선생님이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몸이 떨리지? 멈출 수가 없어. 어떻게 좀 해줘.” 멍하니 눈을 껌뻑이는가 하면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주체하지 못한다. 이 와중에 밖에서는 포탄이 떨어지고 공습 경보가 울린다. 오는 27일부터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 오르는 연극 ‘더 드레서’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어느 날 227번째 ‘리어왕’ 연극의 막이 오르기 직전, 혼란 가득한 극장의 막전막후를 다룬다. 극작가 로널드 하우드가 쓴 희곡은 1980년 영국에서 처음 선보였고 영화와 TV 시리즈로도 제작됐다. 대배우조차 벗어나지 못하는 불안감과 공허, 극을 올리기 위해 무대 뒤에서 헌신하는 이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을 하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이자 그들을 향한 헌사를 압축해 담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연습실에서 미리 본 작품은, 한국 대배우들의 연기 내공까지 얹어져 또 다른 입체감을 전했다. 선생님 역할을 하는 정동환(76)은 미간을 움츠리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오만 가득한 얼굴을 만들다가도 한순간 늙고 유약한 표정을 드러내면서 불안한 상태를 고스란히 전달했다. 2020년 서울 정동극장 공연부터 지난해 세 번째 무대까지 선생님을 연기했던 송승환(68)은 이번엔 의상담당(드레서) 노먼을 맡았다. 변덕스럽고 괴팍한 선생님 옆에서 공연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역할이다. 서늘한 연습실에서도 연기를 시작한 지 40분쯤 지나자 그의 목덜미에선 땀이 흘러내렸고, 한 시간쯤 후엔 회색 셔츠가 젖을 정도로 몰입했다. “뭔가 좀 새로워져야 한다는 생각에 문득 노먼에 도전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는 송승환은 “두 ‘선생님’ 연기가 워낙 다르고 새로운 표현 방법을 갖고 계셔서 자연스럽게 노먼의 반응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연습이 매일매일 재미있다”고 했다. 새롭게 선생님을 연기하는 박근형(85)은 “나이 먹어 가니까 뭔가 놓친 것 같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져서 계속 작품을 하고 있다”면서 “(이 작품에는) 무언가를 남기고 싶은, 인간적인 고뇌 같은 게 있다. 우리가 어떤 조화를 이루었는지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동환은 “연기를 할 때 ‘그 사람에 대하여’가 아니라 ‘그 사람으로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노쇠해져서 어찌할 수 없는 그런 처지에도 연기를 하려는 신념을 가진 인물, 이 사람은 남의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이기도 해 이 작품에 대한 느낌은 다르다”고 덧댔다. 박근형은 67년, 정동환과 송승환은 각각 60년. 노배우 세 명의 연기 경력을 모두 합치면 187년이다. 또 다른 노먼인 오만석(50)도 데뷔한 지 27년이 됐지만 ‘선생님’들 앞에선 새파란 청년일 뿐이다. 이번 네 번째 시즌까지 참여하는 오만석은 “관객들이 두 ‘선생님’으로 휘몰아치는 파도 위에서 함께 즐겨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장유정 연출은 “이 작품은 오로지 배우들의 합이 상승 효과를 만들고 깊이 있는 성찰로 이끈다”고 소개했다. 연극은 왜 존재하며 어떻게 버텨왔는가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다. 공연은 내년 3월 1일까지.
  • 건강했던 70대, 목 아파 병원 갔더니 한꺼번에 ‘4개 암’…‘죽음의 열매’ 씹었다

    건강했던 70대, 목 아파 병원 갔더니 한꺼번에 ‘4개 암’…‘죽음의 열매’ 씹었다

    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70대 남성이 한 번에 4가지 암 진단을 받은 사례가 대만에서 보고됐다. 10일(현지시간) MS뉴스에 따르면 대만 이비인후과 전문의 천량위 박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한 고령 남성 환자의 사례를 공개했다. 천 박사에 따르면 이 남성은 단순한 인후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가 정밀 검사 끝에 설암(혀암), 갑상선암, 신장암, 대장암 등 네 가지 암을 동시에 진단받았다. 천 박사는 환자에 대해 “체력도 좋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등 겉보기에는 건강한 편이었다”며 “그런데도 여러 장기에 다른 암이 발견된 것은 장기간 흡연, 음주, 그리고 빈랑(빈랑껌) 섭취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씹는 담배’, ‘죽음의 열매’ 등으로도 불리는 빈랑은 구강암을 유발하는 성분 ‘아레콜린’을 함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선 빈랑을 물고 있으면 각성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며 껌처럼 씹기도 한다. 해당 환자는 오랜 흡연과 음주도 즐긴 것으로 파악됐다. 천 박사는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담배, 술, 빈랑 같은 고위험 습관이 상쇄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오랜 기간 축적된 손상이 나이가 들수록 한꺼번에 드러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행히 환자는 수술과 항암치료 등 집중적인 의료 개입을 통해 4가지 암 모두에 대해 치료받고 회복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천 박사는 “예전에는 암에 걸리면 곧 ‘말기’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조기 발견과 치료 기술 발달 덕분에 상당수 환자가 회복 가능하다”며 “목이나 목 주변에 평소와 다른 불편함이 느껴지면 단순 감기 정도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했는데 갑자기? ‘다발성 원발암’ 요인은 한 사람이 두 종류 이상의 암에 걸리는 ‘다발성 원발암’은 전체 암 환자의 약 2~6%에서 보고된다. 다만 이번 대만 환자의 사례처럼 서로 다른 4개 원발암이 한 사람에게서 확인되는 사례는 드물다. 한 국제 학술지에 실린 증례 보고에 따르면, 후두·폐·전립선·대장에 각각 다른 암이 발생한 74세 남성의 사례가 소개되면서 ‘4중(四重) 원발암’의 발생 빈도는 약 0.007%로 추정되기도 했다. 국내 의료진이 참여한 보고에서도 유방·직장·난소·자궁내막 등 네 부위에 각각 원발암이 발생한 60대 여성 환자 사례가 학계에 소개된 바 있다. 이처럼 한꺼번에 각기 다른 암에 걸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암 발생에 취약한 유전적 소인이 있을 수 있다. 일례로 유방암을 일으키는 브라카(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을 경우, 유방암에 이어 난소암, 췌장암이 추가로 생길 수 있다.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 역시 브라카 돌연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안 뒤, 암 발생 예방 차원에서 유방과 난소 절제술을 받은 바 있다. 흡연과 음주, 만성 염증처럼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생활 습관이나 환경도 다발성 원발암 요인으로 꼽힌다. 드물게는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 후유증으로 암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70대 이후에는 DNA 복구 기능이 떨어지고, 암세포를 걸러내는 면역 감시 기능이 저하돼 암이 추가로 생기기 쉽다. 특히 혈액암 위험이 커진다. 전문의들은 ▲흡연을 즉시 중단하고 ▲음주는 권장량 이하로 줄이며 ▲대만 사례와 같이 고위험 기호식품은 아예 끊는 것이 다발성 암을 포함한 각종 암 예방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목·입안·목덜미 등에서 지속적 통증이나 이물감이 느껴질 경우 진료를 서두르는 것이 조기 발견의 관건이라고 조언한다.
  • [백종우의 마음 의학] 세상의 모든 ‘김 부장’을 위하여

    [백종우의 마음 의학] 세상의 모든 ‘김 부장’을 위하여

    서울 자가에 대기업을 다니는 김낙수 부장은 목에 힘만 잔뜩 들어간 ‘꼰대’다. 남들과의 비교, 자리 욕심이 그를 움직인다. 식당 직원에게 갑질을 하다 아들에게 “뭐가 위대한 거냐”고 한소리 듣는 ‘진상’이다. 그의 위기는 사실 ‘승진’에서 시작됐다. 궂은일을 도맡고, 문제가 생기면 협박도 접대도 하며 충성으로 버텨 그 자리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상사인 백 상무는 “너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일하는 기분을 내고 있을 뿐”이라며 아프게 찌른다. 결국 그는 한직으로 밀려 은퇴를 눈앞에 둔다. 그때 동아줄이 하나 내려온다. 단 한 번의 기회. 눈 딱 감고 회사의 개가 돼 약자들의 목덜미를 물면 된다. 하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고, 그는 책상을 정리한다. 퇴직 후에도 김 부장은 칭찬받고 싶고, 건물주로 우쭐대고 싶었다. 체면은 위기를 더욱 가속한다. 퇴직금에 대출까지 몰방해 분양사기를 당한다. 야생에 나오니 그는 하이에나들의 한 끼 먹잇감일 뿐이었다. 바닥을 치자 공황 발작이 왔다. 정신과에 가 보라는 말에 “나를 미친 사람으로 보느냐”며 분노한다. 그는 늘 ‘내가 왜’라고 울부짖으며 달릴 줄만 알았다. 누군가에게 기대어 우는 법은 배운 적도, 본 적도 없다. 김 부장은 손에 피를 묻히는 대신 기름과 먼지를 닦는 삶을 택한다. 대기업과 서울 자가, 슈트와 반짝이는 구두를 내려놓고 나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27년 다닌 회사를 그만둔 날, 아내는 단 한마디 “수고했다”며 그를 따뜻하게 안아 준다. 아들은 대리운전을 함께 나가며 아버지를 지켜 준다. 그제야 아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보인다. 내가 잘나갈 때 꼬꾸라지는 형을 보며 우쭐했는데, 이제 형 덕에 새로운 둥지를 튼다. 정신과 의사에게 처음으로 나를 이야기해 본다. 임원이 되기는커녕 임원 차를 세차하며 지내지만 더 잘 보일 이유가 없는 후배 과장은 그에게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말한다. 드라마의 시작부터 거의 끝까지 그는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한다. 그리고 이제야 슈트와 구두를 벗고 아내와 맨발로 산책하며 처음으로 ‘쉼’을 경험한다. 따뜻하다. 아버지 세대는 늘 말했다. “뭐든 열심히 하면 먹고는 산다.” 참, 다들 열심히 살았다. 김낙수가 태어난 1972년과 견주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30배 뛰었다. 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어떤 위기는 뜻밖의 선물을 남긴다. 우울증 치료를 종결하는 마지막 진료일에 반드시 묻는 게 있다. “우울증이 없었다면 좋았겠지만 혹시 우울증을 통해 얻은 것이 있었나요?” 대부분 ‘있다’고 답한다. 우울증의 터널은 길고 고통스러웠지만 그 끝에서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됐다”, “이제야 내가 원하는 것이 보인다”고 말한다. 그 선물은 결국 ‘나’다. 내가 나에게 건네는 선물이다. 오늘도 쉬지 못하고 밤낮으로 달리는 또 다른 김 부장들이 떠오른다. ‘괜찮지 않다고 말해도 괜찮다’고 전하고 싶다. 그게 위대한 것이다. 그게, 용기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묻지마 ‘사커킥’으로 17차례 여성 공격한 축구유망주...부산판 ‘돌려차기男’인가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묻지마 ‘사커킥’으로 17차례 여성 공격한 축구유망주...부산판 ‘돌려차기男’인가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사람 죽인 것 같아”... 전직 축구선수의 잔혹했던 7분, 그리고 징역 25년의 기록 부산의 한 겨울 새벽, 인적이 끊긴 골목길에서 발생한 참혹한 사건이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묻지마 폭행’의 공포를 불어넣었다. 가해자는 전직 축구선수 출신의 40대 남성. 그는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을 상대로 마치 축구공을 차듯 머리를 가격하는 이른바 ‘사커킥’을 날렸다. 무려 14범의 전과를 가진 그는 이미 수차례 강력 범죄로 사회와 격리된 바 있었으나, 교화되지 않은 채 다시 거리로 나와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 본지는 판결문과 수사 기록을 토대로 사건이 발생한 그날의 끔찍했던 7분과, 법정에서 이어진 치열한 진실 공방을 재구성했다. 폭풍전야: 분노로 얼룩진 밤사건의 시작은 2024년 2월 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에 거주하는 권모 씨(40대)는 이날 여자친구와 심한 말다툼을 벌였다. 다툼은 다음 날인 6일 새벽까지 이어졌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권 씨는 여자친구에게 “다 죽인다”라는 섬뜩한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이미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는 부산 중구의 한 식당으로 향했다. 혼자 술잔을 기울이며 분노를 삭이던 권 씨의 눈에 오전 4시 16분경, 한 여성이 들어왔다. 피해자 A씨(29)였다. A씨는 술을 마시러 온 것이 아니었다. 단지 잃어버린 물건을 찾기 위해 잠시 들른 것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그 어떤 인연도, 원한도 없었다. 그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우연히 머물렀다는 사실이 비극의 씨앗이 되었다. 악마의 카운트다운: 흉기 구입과 미행약 40분 후, 식당을 나선 권 씨는 우연히 A씨와 같은 방향으로 걷게 되었다. A씨의 뒷모습을 보며 그는 순간적으로 ‘강도질을 하자’는 마음을 먹었다. 단순한 충동이라기엔 그의 행동은 지나치게 치밀하고 신속했다. 오전 5시 16분, 권 씨는 부산 서구의 한 편의점에 들어가 흉기를 구입했다. 범행 도구를 손에 넣은 그는 흉기를 옷 속에 숨긴 채 다시 거리로 나섰다. 불과 3분 뒤인 5시 19분, 그는 A씨의 뒤를 덮쳤다. 권 씨는 A씨의 목덜미를 낚아채고 약 100m를 끌고 갔다. 그가 멈춰 선 곳은 인적이 드문 어두운 뒷골목이었다. 겨울 새벽의 냉기만이 감도는 그곳에서, 누구도 A씨의 비명을 들을 수 없었다. 잔혹한 7분: ‘사커킥’과 무차별 폭행골목에 들어서자 권 씨는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옷 속에 숨겨둔 흉기를 꺼내 A씨를 위협했다. 공포에 질린 A씨가 떨어진 안경을 줍기 위해 몸을 숙이는 순간, 권 씨는 A씨의 머리채를 잡고 거칠게 벽으로 밀쳤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A씨가 저항하며 권 씨의 모자를 벗기자, 권 씨의 무자비한 폭행이 시작됐다. 그는 주먹으로 A씨를 가격해 쓰러뜨린 뒤, 바닥에 쓰러진 A씨의 머리를 향해 발길질을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한 발길질이 아니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마치 축구공을 차듯 온 힘을 실어 A씨의 머리를 가격하는 ‘사커킥’을 날렸다. 권 씨는 A씨의 옷과 가방을 뒤지며 금품을 찾는 와중에도 약 2분간 주먹질과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1차 폭행 후 자리를 떴던 그는 곧바로 골목으로 되돌아왔다. 이미 A씨는 1차 폭행의 충격으로 완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저항조차 할 수 없는 피해자를 두고 권 씨는 다시 발로 차고 소지품을 뒤졌다. 그의 잔혹함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권 씨는 골목을 떠났다가 1분 만에 다시 돌아와 똑같은 짓을 반복했다. 또다시 자리를 떴다가 재차 돌아와 폭행을 이어갔다. 오전 5시 26분, 그가 골목을 완전히 떠날 때까지 약 7분 동안 이어진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수사 결과 권 씨는 주먹으로 13차례, 농구화를 신은 양발로 17차례나 A씨를 무참히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의식을 잃은 A씨의 휴대전화를 뺏어 도주 중에 버렸다. 방치된 생명, 그리고 검거혹한의 겨울 날씨, 차가운 골목길 바닥에 A씨는 약 2시간 동안 방치되었다. 지나가던 행인이 그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기지 않았다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A씨는 목숨은 건졌으나 처참한 부상을 입었다. 턱뼈가 부러지고 얼굴 여러 뼈가 파열되었으며, 치아가 다수 부러지는 등 전치 8주 이상의 중상을 입었다. 무엇보다 신체적 고통보다 더 큰 정신적 트라우마가 20대 여성의 삶을 덮쳤다. 범행 직후 권 씨는 도주했으나, 그의 도주극은 오래가지 못했다. 같은 날 오후 2시경, 부산역 인근에서 경찰이 그를 발견했다. CCTV에는 가방을 움켜쥔 채 전속력으로 달아나다 넘어진 권 씨를 삼단봉을 든 경찰관이 제압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범행 당일 오전 9시경, 그는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을 자백하는 듯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나, 사람 죽였어. 내 얼굴과 신발에 피가 너무 많이 묻어 사람을 죽인 것 같아. 내가 죽으려고 나쁜 짓 했어.” 스스로도 자신의 폭행이 살인에 이를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법정 공방: “살인 고의 없었다” vs “미필적 고의 인정”강도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권 씨는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상해의 고의만 있었을 뿐,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감형을 호소했다. 검찰의 입장은 단호했다. 검찰은 “권 씨가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고, 피해자의 손에 흉기에 의한 상흔이 발견되었다”며 계획적인 범행임을 강조했다. 또한 “20대 여성이 평생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상황은 한 인격체를 살해한 것과 다름없다”며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 과정에서 권 씨의 태도는 불량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공황장애’ 등을 핑계로 세 차례나 재판에 불출석했다. 재판부가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하자 지난 7월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선고일이 잡히자 또다시 사유서를 내고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계속된 재판 지연에 구속 기한 만료가 임박하자, 재판부는 “교도관이 업어서라도 피고인을 데려오라”고 주문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범행 반년이 지나서야 선고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선고 기일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피고인 없이 선고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재판은 진행되었다. 쟁점이 된 ‘축구선수’ 경력이 사건의 또 다른 쟁점은 권 씨의 ‘축구선수’ 이력이었다. 1심 판결문에는 ‘권 씨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교까지 축구선수로 활동하며 경북지역 대회에서 우승하고 MVP상을 받은 유망주였으나, 고교 2학년 때 자퇴했다’고 적시되었다. 이는 권 씨가 자신의 다리, 즉 ‘발차기’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문가임을 의미하며, 따라서 머리를 가격한 행위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다. 하지만 권 씨 측 변호인은 항소심에서 이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권 씨의 축구선수 경력이 과장되었다”며 “초등학교 4~6학년 때만 축구선수였고, 우승이나 MVP 수상 경력은 없다. 유망주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권 씨가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살인 병기가 아니었음을 강조하여 형량을 줄이려는 시도였다. 또한 변호인은 “권 씨가 소지품을 잃어버린 A씨에게 소주와 과자를 사주기도 했다”며 애초에 금품 갈취의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권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산지법 제7형사부(부장 신헌기)는 1심 선고에서 권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 씨는 축구선수 출신으로 ‘사커킥’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의식을 잃은 피해자의 머리 등 급소 부분을 무차별 폭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골목을 빠져나갔다가 다시 찾아와 화풀이하듯 폭행을 반복한 점을 볼 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나, 미수에 그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권 씨의 범죄 이력 또한 중형 선고의 배경이 되었다. 그는 전과 14범의 상습 범죄자였다. 2008년 6월에는 20대 여성을 상대로 강도·성폭행을 저지른 뒤, 집에 피해자의 어머니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집까지 찾아가 추가로 금품을 빼앗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출소 후인 2016년에는 편의점 2곳에서 흉기로 종업원을 위협하고 돈을 빼앗아 징역 5년을 복역했다. 범죄자의 길을 걸으며 교화의 기회를 수차례 걷어차고 또다시 무고한 시민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권 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에서 그는 “흉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고, 스스로 현장을 떠났다. 피해자의 상태도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며 끝까지 살인의 고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부산고법 형사 2부는 권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의 징역 25년 선고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피해자가 입은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막대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폭행 사건이 아니었다. 전문적인 운동 능력을 갖춘 건장한 남성이 저항 불능 상태의 여성을 상대로 잔혹한 폭력을 행사하고, 이를 단순한 화풀이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징역 25년이라는 판결은 반복되는 강력 범죄와 심신미약 주장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로 해석된다. 그러나 피해자가 겪어야 할 평생의 고통 앞에, 이 숫자가 진정한 위로가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무거운 질문으로 남는다.
  • 성추행 봉변 고소한 멕시코 대통령 “경호 강화하거나 고립될 생각 없다”

    성추행 봉변 고소한 멕시코 대통령 “경호 강화하거나 고립될 생각 없다”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대낮 길거리에서 남성 취객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멕시코는 여성 인권이 열악한 대표적 국가로, 셰인바움 대통령은 성추행범을 직접 고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현지시간) 서부 미초아칸주 우루아판의 시장인 카를로스 알베르토 만소 로드리게스가 축제 기간에 총격 암살된 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기간에 발생한 사건이어서 시민들의 치안 강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어제(4일) 대통령궁에서 교육부 청사로 걸어가던 중 누군가 제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는데, 완전히 취한 상태였음을 감지했다”며 “이것은 내가 여성으로서 겪은 일이지만 우리나라 모든 여성이 겪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고소하지 않는다면 멕시코 여성들이 어떤 상황에 남겨지게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그는 “경호를 강화하거나 시민과의 접촉 방식을 바꿀 생각은 없다”며 “스스로를 고립시키거나 방탄차를 타고 돌아다닐 정도로 위험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날 오후 수행원과 함께 멕시코시티에 있는 멕시코 대통령궁에서 연방 교육부 청사로 도보로 이동하던 중 시민과 인사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섰다가 성추행을 당했다. 엑스(X) 등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 영상에는 한 남성이 셰인바움 대통령 뒤쪽에서 접근한 뒤 손을 뻗어 대통령 목덜미에 입을 가져다 대고 상체를 손으로 만지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다. 경호처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급하게 남성을 제지하는 와중에 셰인바움 대통령이 놀라며 남성의 얼굴을 확인하는 장면도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주변에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하는 음성도 들린다. 경찰은 우리엘 리베라 마르티네스(33)로 확인된 가해 남성을 체포해 성범죄 수사부에 구금했다. 여성 대통령이 대낮에 공개된 장소에서 성추행당하는 장면은 SNS 등을 통해 널리 확산됐고, 멕시코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시티 시장이었던 2021년 학생 시절 대중교통에서 겪었던 추행 경험과 교수에게 성적 괴롭힘을 당한 경험을 직접 털어놓기도 했다.
  • (영상) “대통령까지 당했다”…성추행 사건에 발칵 뒤집힌 ‘이 나라’ [포착]

    (영상) “대통령까지 당했다”…성추행 사건에 발칵 뒤집힌 ‘이 나라’ [포착]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수도 멕시코시티 거리에서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그는 “이건 나만의 일이 아니라 모든 여성을 위한 고소”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번 사건은 여성 안전과 대통령 경호 체계 논란은 물론 멕시코 사회 전반의 성폭력 현실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가 고소하지 않으면 어떤 메시지가 되겠는가” 셰인바움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전날 대통령궁에서 교육부 청사로 걸어가던 중 완전히 취한 남성이 다가왔다”며 “그는 범죄를 저질렀고 나는 모든 여성을 위해 고소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로 규정하며 “내가 고소하지 않으면 멕시코 여성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일이 대통령에게까지 일어날 수 있다면 우리 사회가 어떤 상태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당일 오후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시티 중심부에서 시민들과 인사하던 중 자신의 뒤에서 남성이 접근해 목덜미에 입을 대고 상체를 만지는 추행을 당했다. 그 장면은 시민들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경호원이 문제의 남성을 급히 제지했고 대통령은 놀란 듯했지만 미소를 잃지 않고 남성을 바라보며 “괜찮다. 걱정하지 말라”고 주변에 말했다. “한 명에게 손대면 모두에게 손대는 것”클라라 브루가다 멕시코시티 시장은 “대통령께서 ‘모든 여성이 도달했다’고 말한 것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여성혐오의 관행을 끝내자는 약속이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도달했다’는 말은 여성들이 이제 사회적 평등과 존엄의 지점에 이르렀다는 의미로 쓰였다. 브루가다 시장은 이어 “한 명에게 손을 대면 모든 여성에게 손을 대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강하게 규탄했다. “성희롱, 여전히 연방 차원에선 범죄 아냐”…법 개정 검토 착수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방 차원에서 성희롱과 성추행이 명확히 범죄로 규정되지 않은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성희롱은 멕시코시티에서는 범죄지만 모든 주(州)에서 그렇지는 않다”며 “모든 여성이 나처럼 고소할 수 있도록 제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여성의 신체 공간은 침해될 수 없다”며 “이 문제를 사회 전체가 인식해야 한다. 학교 교육과 인식 개선 캠페인을 통해 남성의 태도 변화를 이끌고 여성의 신고가 낭비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대낮에도 일상적인 폭력”…여성들 “놀랍지 않다”사건 직후 현지 소셜미디어(SNS)에는 “놀랍지 않다”는 여성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여성들은 “이런 일은 일상”이라며 공감의 목소리를 냈다. 한 여성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대낮에 사람들 앞에서도 이런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이런 일은 너무 흔하다. 익숙해져서는 안 되지만 현실이 그렇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셰인바움 대통령이 자신의 경험을 공개하고 법적 조치를 취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웬디 브리세뇨 전 국회의원은 “그가 직접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이런 폭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고 말했다. “경호 공백 논란”…대통령 경호 최소화 방침 도마 위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대통령 경호대를 해체하고 소수의 보좌진만 두고 있다. 이번 사건 이후 경호 체계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멕시코 안보전문가 라울 베니테스 마나우트는 “2018년 경호대 해체 이후 고위직 인사를 위한 전문 보호 체계가 복구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은 그 공백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우리는 국민과 떨어져 살 수 없다”며 “경호를 강화하기보다는 시민 속에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멕시코 여성 70%가 폭력 경험”…대통령 “변화를 이끌겠다”멕시코 통계청에 따르면 15세 이상 여성의 70%가 한 번 이상 폭력을 경험했고 절반은 성적 폭력을 겪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 사건을 단순한 개인 피해로 끝내지 않겠다”며 “여성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 (영상) “나만의 일 아니다”…성추행 피해 고소한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영상) “나만의 일 아니다”…성추행 피해 고소한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이슈&트렌드 | 케찹(@ccatch_upp)님의 공유 게시물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수도 멕시코시티 거리에서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그는 “이건 나만의 일이 아니라 모든 여성을 위한 고소”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번 사건은 여성 안전과 대통령 경호 체계 논란은 물론 멕시코 사회 전반의 성폭력 현실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가 고소하지 않으면 어떤 메시지가 되겠는가” 셰인바움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전날 대통령궁에서 교육부 청사로 걸어가던 중 완전히 취한 남성이 다가왔다”며 “그는 범죄를 저질렀고 나는 모든 여성을 위해 고소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로 규정하며 “내가 고소하지 않으면 멕시코 여성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일이 대통령에게까지 일어날 수 있다면 우리 사회가 어떤 상태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당일 오후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시티 중심부에서 시민들과 인사하던 중 자신의 뒤에서 남성이 접근해 목덜미에 입을 대고 상체를 만지는 추행을 당했다. 그 장면은 시민들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경호원이 문제의 남성을 급히 제지했고 대통령은 놀란 듯했지만 미소를 잃지 않고 남성을 바라보며 “괜찮다. 걱정하지 말라”고 주변에 말했다. “한 명에게 손대면 모두에게 손대는 것”클라라 브루가다 멕시코시티 시장은 “대통령께서 ‘모든 여성이 도달했다’고 말한 것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여성혐오의 관행을 끝내자는 약속이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도달했다’는 말은 여성들이 이제 사회적 평등과 존엄의 지점에 이르렀다는 의미로 쓰였다. 브루가다 시장은 이어 “한 명에게 손을 대면 모든 여성에게 손을 대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강하게 규탄했다. “성희롱, 여전히 연방 차원에선 범죄 아냐”…법 개정 검토 착수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방 차원에서 성희롱과 성추행이 명확히 범죄로 규정되지 않은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성희롱은 멕시코시티에서는 범죄지만 모든 주(州)에서 그렇지는 않다”며 “모든 여성이 나처럼 고소할 수 있도록 제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여성의 신체 공간은 침해될 수 없다”며 “이 문제를 사회 전체가 인식해야 한다. 학교 교육과 인식 개선 캠페인을 통해 남성의 태도 변화를 이끌고 여성의 신고가 낭비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대낮에도 일상적인 폭력”…여성들 “놀랍지 않다”사건 직후 현지 소셜미디어(SNS)에는 “놀랍지 않다”는 여성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여성들은 “이런 일은 일상”이라며 공감의 목소리를 냈다. 한 여성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대낮에 사람들 앞에서도 이런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이런 일은 너무 흔하다. 익숙해져서는 안 되지만 현실이 그렇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셰인바움 대통령이 자신의 경험을 공개하고 법적 조치를 취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웬디 브리세뇨 전 국회의원은 “그가 직접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이런 폭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고 말했다. “경호 공백 논란”…대통령 경호 최소화 방침 도마 위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대통령 경호대를 해체하고 소수의 보좌진만 두고 있다. 이번 사건 이후 경호 체계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멕시코 안보전문가 라울 베니테스 마나우트는 “2018년 경호대 해체 이후 고위직 인사를 위한 전문 보호 체계가 복구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은 그 공백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우리는 국민과 떨어져 살 수 없다”며 “경호를 강화하기보다는 시민 속에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멕시코 여성 70%가 폭력 경험”…대통령 “변화를 이끌겠다”멕시코 통계청에 따르면 15세 이상 여성의 70%가 한 번 이상 폭력을 경험했고 절반은 성적 폭력을 겪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 사건을 단순한 개인 피해로 끝내지 않겠다”며 “여성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 폭행 위협·아이 울음 초단위로 콕 찍어… AI가 아동학대 잡는다

    폭행 위협·아이 울음 초단위로 콕 찍어… AI가 아동학대 잡는다

    아동 방치 등 위험상황 분류 저장인물 감정 분류 학대 여부 포착도하루 걸리던 분석 4시간으로 줄어 #장면1. 어린이집 교사가 아동의 목덜미를 잡아채자 프로그램 화면에 ‘폭행 위험’이라는 문구가 떴다. ‘6시간 중 1시간 23분 12초’이라고 해당 화면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의 재생시간과 함께 프로그램 안에 위험 징후가 저장됐다. #장면2. 폭행 위험이 감지된 이후 울고 있는 듯한 아이의 모습이 나오자 프로그램 화면엔 ‘슬픔’이라는 감정이 표시됐다. 마찬가지로 ‘6시간 중 1시간 26분 20초’라고 해당 화면이 포착된 CCTV 재생시간과 ‘아동/슬픔’이라는 기록이 남았다. 인공지능(AI) 딥러닝을 기반으로 CCTV 등 증거 영상을 분석하는 이 프로그램은 경찰이 지난 6월부터 서울·대구·인천·경기남부·경기북부·경남 등 전국 6개 시도경찰청에 보급해 사용 중인 ‘AI 아동학대 분석 시스템’이다. 기존 아동학대 사례에서 나타난 행동들을 AI에 입력해 이를 바탕으로 AI가 폭행이나 폭행 위험 상황을 분류하는 방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일선에서 장시간 저장된 CCTV를 분석하는 데 획기적으로 시간을 줄여주는 등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향후 2년 내로 전국 18개 시도청으로 이 시스템을 확대·보급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아이가 폭행을 당하거나 ▲위협을 받거나 ▲방치되는 상황 등을 영상에서 포착해 ‘위험 징후 상황’을 분류한다. 아직은 아동학대 사건에만 사용하는 만큼 성인은 가해자로, 아이는 피해자로 지정해 특정 행동이나 감정 등도 판단한다. 아이의 경우 주로 ‘슬픔’을 나타내는 표정이나 행동을 감지하고, 성인은 ‘화남’이나 ‘분노’가 느껴지는 행동 등을 포착하는 식이다. 아울러 성인이 물건이나 손·발을 이용해 때리거나, 물체를 던지거나, 할퀴거나 깨물거나, 벌을 세우는 등의 행위는 모두 ‘폭행’ 상황으로 분류된다. 신체 일부를 잡거나 아이의 몸을 잡고 흔드는 등의 행위는 ‘폭행 위험’ 상황으로 기록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런 직접적인 폭력 행동은 물론 영상 속 성인과 아이의 감정도 분류해 학대 여부를 포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통상 10시간짜리 영상을 분석 시 하루 정도 걸리던 시간이 4~5시간까지 줄어든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 7월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의심 사건에서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CCTV 열흘치 영상을 분석했고, 통상 한달 걸리던 조사를 2주일도 채 안돼 끝냈다. 이를 토대로 종합 수사를 마무리한 경찰은 어린이집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했다. 시스템을 사용해 아동학대 수사를 진행한 한 경찰관은 “기존 모니터링 시간과 비교하면 60~70% 정도는 관련없는 내용을 미리 AI가 걸러내준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는 담당 수사관이 직접 교차 검증을 하는 방식으로 AI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신화 이민우, ‘혼전임신’ 결혼 앞두고 위기…“응급상황”

    신화 이민우, ‘혼전임신’ 결혼 앞두고 위기…“응급상황”

    신화 이민우, 이아미 예비부부가 출산을 앞두고 위기를 맞았다. 지난 11월 1일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에서는 이민우, 이아미 커플의 동거 생활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 말미 이민우는 6살 딸과 만삭인 아내를 케어하는 아빠로서의 일상을 공개했다. 그는 이아미와 함께 검사를 받으러 산부인과를 찾았다. 이아미는 현재 이민우의 아이, 둘째 딸을 임신한 상태다. 초음파를 보던 의사는 “목덜미에 탯줄을”이라고 발언하더니 “응급 상황이 더 많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해 긴장감을 높였다. 한편 이민우는 지난 7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결혼 소식을 직접 전하는 손편지를 공개했다. 이민우는 “최근 여러 가지 상황들을 겪으며 심적으로 힘들고 지쳤을 때 가족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가지면서 가족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됐다”며 “언젠가는 ‘서로 힘이 되어 주는 나만의 가정을 꾸리고 싶다’라는 막연한 마음이 있었다. 그러던 중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소중한 인연과 서로 같은 마음을 확인하고 한 가족이 되기로 했다”고 결혼 소식을 전했다. 이어 이민우는 “2013년 1월 지인을 만나는 자리에서 예비 신부를 처음 만났다”고 첫만남에 대해 밝히고 “여자친구 뱃속에 아이가 있다”는 2세 소식까지 공개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또 이민우는 예비 신부가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예비 신부와 아이를 함께 품고 가정을 꾸릴 것을 전했다. 이민우는 결혼 전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에서 예비신부, 6세 딸과 한집살이를 시작한 상태다. 예비신부 이아미는 재일교포 3세로 이들은 출산 후 내년 5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 [세종로의 아침] 황유민과 롤모델 그리고 씨름 감독

    [세종로의 아침] 황유민과 롤모델 그리고 씨름 감독

    한가위 명절이던 지난 5일 풍성한 보름달만큼이나 기쁜 소식이 미국에서 들려왔다. 거침없는 장타로 ‘돌격대장’이라는 별명을 얻은 황유민이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에바비치의 호아칼레이CC(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에서 김효주를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는 소식이었다. 올 시즌을 마치고 미국 무대 진출을 선언한 황유민은 퀄리파잉 스쿨에 참가하는 수고를 덜게 됐다. 또 자신의 후원사인 롯데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초청선수로 출전해 우승하면서 기쁨도 두 배가 됐다. 그는 올 시즌 남은 LPGA 투어 대회는 참가하지 않고 KLPGA 투어에 전념하고 내년부터 2027년까지 2년간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22세에 불과한 황유민이 미국 무대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기까지는 황유민이 그토록 닮고 싶어 했던 롤모델의 역할이 컸다. 6년 전 고교 1학년이던 황유민은 경기 성남의 한 골프연습장을 찾아 실력향상은 물론 한 사람을 닮고 싶다고 했다. 황유민이 찾은 사람은 바로 ‘천재 골퍼’로 불리던 김효주를 지도한 한연희 감독이었다. 여덟 살 위인 김효주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하던 황유민은 한 감독의 지도로 김효주와 함께 훈련하며 실력을 키웠다. 한 감독에 따르면 황유민은 김효주에 대한 존경심으로 그녀의 훈련 루틴, 연습 방법 등을 모두 따라했다고 한다. 김효주는 2012년 강민구배 한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황유민은 2021년 같은 대회에서 우승하며 김효주가 밟았던 길을 따라갔다. 우연인지 모르겠으나 김효주와 황유민은 롯데를 메인 스폰서로 한다는 점도 같다. 지난 6월 열린 KLPGA 투어 롯데 오픈 당시 같은 조에서 플레이한 황유민과 김효주는 서로를 응원하는 사이가 됐다. 특히 김효주는 미국 진출을 선언한 황유민에게 많은 애정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 김효주를 보고 배운 황유민은 마침내 자신의 롤모델을 넘어서는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황유민과 김효주가 서로를 응원하던 비슷한 시기인 지난 6월 경북 상주의 한 중학교 씨름부 A 감독은 훈련 자세가 미흡하다며 2학년 학생의 머리를 삽으로 때렸다. 폭행 정도가 심각해 피해자인 B 학생의 상처는 의료용 스테이플러로 봉합해야 할 정도였다. A 감독은 부모에게 세면대에 부딪혀 다친 것이라는 거짓말로 둘러댔다. 그는 연습경기에서 패했다며 경기장 입구 근처에서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괴로워하던 B 학생은 7월 가족에게 “고마웠다”는 문자를 남기고 14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기 직전 아버지에게 발견돼 살아남았다. 이준희 대한씨름협회장은 지난 8월 씨름을 사랑하는 모든 분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비슷한 시기인 지난 7월에는 강원 양구에서 열린 전국 시도 대항 레슬링대회에서 고교 지도자가 경기 직후 선수의 머리를 때린 뒤 목덜미를 잡고 경기장 밖으로 나가 목과 가슴을 때리는 일이 벌어졌다. 이 모습은 인터넷 중계를 통해 고스란히 공개됐다. 따라 하고 싶고 본받고 싶은 존재가 있다는 것은 사람을 발전하게 한다. 황유민이 그토록 꿈에 그리던 미국 무대에 진출한 것은 자신의 꿈을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 지도자와 함께 훌륭한 롤모델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주의 중학교 씨름부에서 감독의 폭력을 경험한 씨름 선수는 씻을 수 없는 아픈 기억을 평생 갖게 됐다. 그런 선수가 훌륭한 씨름 선수로 성장하길 기대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대한체육회를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등은 체육계의 폭력 문제를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고 보고 폭력은 ‘훈련’이나 ‘지도의 일부’가 아닌 만큼 가해자는 즉시 퇴출하겠다고 강조한다. 그런데도 이런 문제는 계속된다. 우리 사회의 롤모델은 누구일까. 황유민의 미국 진출에 바탕이 된 김효주일까 아니면 삽으로 자신이 속한 팀의 선수에게 폭행을 가한 씨름 감독일까. 이제훈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 “마취 없이 했다” 반려견 몸 전체에 용 문신…“얜 통증 못 느껴요” 中 남성 논란

    “마취 없이 했다” 반려견 몸 전체에 용 문신…“얜 통증 못 느껴요” 中 남성 논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 펫 박람회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반려견에게 마취 없이 문신을 시술했다고 자랑했다가 결국 쫓겨났다. 2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2일 상하이에서 열린 펫 박람회에서 털이 없이 없는 멕시코 출신 견종의 반려견의 몸에 화려한 용 문신이 새겨져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반려견은 금 목걸이와 손목시계까지 착용해 마치 조직폭력배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 견주는 자신의 반려견과 사진 촬영을 장려하며 “문신 시술 시 마취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의 목덜미를 들어올리며 “전혀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목격자는 “개가 내내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고 말했으며 다른 이는 “다른 부스 운영자가 주는 간식조차 먹지 않았다”고 전했다. 개의 다리에 부상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박람회 주최 측은 해당 견주를 퇴장 조치했다. 매체에 따르면 문신 아티스트인 Lv씨는 지난해 6월 견주의 요청으로 문신을 시술했으며 해당 견종은 통증에 덜 민감하다고 주장했다. Lv씨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견주의 계속된 요청에 시술을 진행했다”면서 “일회용 도구를 사용했으며 시술 후 즉시 폐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액체 마취 주사를 사용했으며 수의사의 지도하에 소독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개의 모습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통증이 없을 리가 있나. 말 못하는 개가 불쌍하다”, “반려견 눈이 슬퍼보인다”, “견주가 비인간적이다”, “분명한 동물학대”라며 공분했다. 브라질선 ‘동물에 대한 문신’ 학대로 처벌“동물을 대신해서 결정할 수 없어”한편 지난 6월 브라질에서는 동물에 대한 문신이나 피어싱을 중대한 동물학대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법이 제정됐다. 해당 법을 대표 발의한 브라질 하원의원 프레드 코스타(민주혁명당)는 “인간이 자신에게 타투를 하거나 피어싱을 하는 건 개인의 자유이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동물을 대신해서 그런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는 데 의원들이 공감했다”면서 “인간의 독단적 결정으로 동물이 고통을 겪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법은 순수 미적 이유로 동물에게 타투나 피어싱 시술을 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농장에서 개체 식별을 위해 소의 귀에 귀표를 다는 건 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미적인 목적으로 개나 고양이의 귀를 뚫고 피어싱을 한다면 동물학대로 간주돼 처벌을 받는다. 타투나 피어싱을 진행한 행위자와 이에 동의한 주인에게는 2~5년 징역과 함께 벌금형이 선고되고 경중에 따라 동물에 대한 소유권이 박탈된다. 타투나 피어싱으로 동물이 사망하면 가중처벌도 내려진다.
  • 깨지고, 그을리고, 희미해져도… 숲과 계곡은 결국 버텨내리

    깨지고, 그을리고, 희미해져도… 숲과 계곡은 결국 버텨내리

    범종은 갈라지고 그을렸다. 아름다웠던 옛 건물은 토대만 남기고 전소됐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선 채 숯이 됐다. 경북 의성의 옛 절집 고운사 일대 모습이다. 지난봄 경북 일대를 강타한 산불은 의성을 지나 안동, 영양, 청송, 영덕 등지를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그 흔적이 여태 처연하다. 반면 산불의 아가리에서 앙버틴 곳들도 많다. 이번 여정은 화마가 스친 경북 북부 특별재난지역의 숲과 계곡, 문화유산을 찾아간다. 재난 지역으로의 여행은 곧 기부다. 행동거지 잘 다스리고 쓸 곳에 돈을 쓰는 게 지역 주민들을 돕는 일이다. 의성 고운사는 신라의 문장가 고운(孤雲) 최치원의 호를 딴 절집이다. 들머리에 들자마자 전소된 건물이 객을 맞는다. 최치원문학관이다. 현대식 건물이지만 ‘괴물 산불’ 앞에서는 버틸 재간이 없었던 게다. 바로 옆은 법계도림이다. 의상대사(625~702)가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화엄일승법계도(華巖一乘法界圖)를 토대로 만든 미로다. 화엄사상의 요체를 210개 글자의 간결한 시로 축약한 뒤 이를 54개 굽이(角)의 사각형 미로로 만들었다. ●법계도림에서 고운사까지 천년숲길 해마다 초봄이면 법계도림은 꽃잔디로 장식된다. 지난봄에 이 분홍 꽃길을 찾아 걸을 예정이었다. 화엄에 대해서는 단 ‘1’도 모르지만, 걷다 보면 뭐라도 하나는 건지지 싶었다. 소박한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산불은 참 많은 것을 앗아갔다. 법계도림에서 고운사까지는 ‘천년숲길’이 펼쳐져 있다. 늙은 소나무와 굴참나무 등이 1㎞쯤 어우러진 길이다. 화마에 그을려 산 채 숯이 된 노거수들의 모습이 애처롭다. 숲길 끝에서 고즈넉한 자태로 객을 맞던 가운루, 연수전 등 늙은 건물들도 토대와 기와 몇 장만 남기고 사라졌다. 범종은 깨진 채 서 있다. 법고, 목어, 운판 등 범종각의 법구사물(法具四物)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 세상 모든 생명을 소리로 구원한다는 법구사물이 화마에 스러져 갈 때 절집 납자들의 가슴도 덩달아 ‘숯검뎅이’가 됐을 터다. 그나마 일주문과 사천왕문, 대웅전 등이 살아남았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 해야 할까. 해마다 의성 사람들의 천연 물놀이터가 돼 줬던 점곡 사촌빙벽물놀이장도 올해는 열지 않는다. 산불이 절벽을 훑고 간 뒤 낙석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웃한 사촌가로숲(천연기념물)은 온전히 살아남았다. 1390년쯤 기와집들이 숲을 이루던 사촌마을 주변에 조성된 비보림(기가 약한 곳에 조성한 숲)이다. 현지 주민들은 ‘가리쑤’라 부른다. 바람을 가리는 ‘쑤’(숲)라는 뜻이다. 아름드리나무들이 800m가량 밀집돼 있어 찬찬히 둘러보기 좋다. 사촌마을에서는 1582년 지은 만취당(보물) 등의 고택과 만날 수 있다. 의성, 화엄사상 담긴 미로 법계도림내년 봄 분홍 꽃잔디 다시 만나길안동, 병산서원 배롱나무꽃 절정영양, 검마산 자작나무숲 입소문●삼복더위에도 얼음이 언다더니 의성 남쪽의 빙계(氷溪)계곡은 과장 좀 보태 ‘여름에도 개울에 얼음이 언다’는 계곡이다. 계곡 안쪽의 수심 깊은 곳은 대부분 출입 금지다. 여름철 안전사고를 의식한 탓인지 곳곳에서 안전요원이 눈을 부라리고 서 있다. 그래도 빙계계곡의 대표 스타인 얼음 동굴 빙혈과 바람 풍혈, 빙산사지오층석탑(보물)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빙혈에 들면 서늘한 기운이 목덜미를 스친다. 땀이 순식간에 마르고 한기마저 느껴진다. 벽에 걸린 온도계는 영상 5도를 가리키고 있다. 에어컨보다 낮은 온도다. 주변의 풍혈들에서도 에어컨 같은 바람이 쉼 없이 나온다. ‘삼복더위에도 얼음이 언다’더니, 피서지로 딱이다. 풍혈 앞 빙산사지오층석탑은 통일신라 시대 말기부터 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석탑이다. 빙계계곡의 웅숭깊은 풍경과 퍽 잘 어우러진다. 안동에서는 아슬아슬하게 화마를 피한 문화유산들을 찾는다. 드라마 제작진의 못질로 온 국민을 안타깝게 했던 유네스코 유산 병산서원도, 국내 최고(最古)의 목조 건물인 봉정사 극락전도 굳건히 살아남았다. 특히 병산서원의 경우 요즘 주변의 배롱나무꽃이 절정을 향해 가는 중이어서 방문하기 딱 좋다. 병산서원 만대루에 오르면 굽이치는 낙동강과 병산 앞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덟 기둥 한 칸 한 칸은 그대로 병풍이 되고 풍경화가 된다. 애초 전소가 예상됐던 만휴정도 방염포로 덮는 등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덕에 살아남았다. 만휴정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유진 초이(이병헌)가 고애신(김태리)에게 “합시다. 러브. 나랑 같이”라고 말한 뒤 악수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이 장면 하나로 만휴정이 깃든 ‘조용한 계곡’ 묵계(默溪)는 단박에 소셜미디어(SNS) 성지로 떠올랐다. 다만 지난 산불 이후 기약 없이 출입 통제 중이어서 아쉽다. 안동 선유줄불놀이도 시작됐다. 원래 음력 7월 16일 부용대 절벽 아래로 흐르는 강 위에서 열던 시회 겸 불꽃놀이인데, 요즘은 상설 공연화됐다. 6~11월 사이 한 달에 두 차례 토요일에만 열린다. 공연 일정은 안동시청 누리집 참조. 영양은 경북 오지의 대명사 ‘BYC’(봉화·영양·청송) 중 한 곳이다. 한여름에는 ‘오지의 끝판왕’이라 할 수비면이 방문 0순위다. 6·25전쟁 당시 수비면 끝자락의 오무마을 사람들은 전쟁이 난 줄도 모르고 살았을 정도였다니 말 다 했다. 요즘 자작나무숲으로 ‘핫 플레이스’가 된 죽파리가 바로 그 수비면에 속한 마을 중 하나다. 검마산의 능선 두어개가 온통 자작나무 일색이다. 영양군에 따르면 면적은 약 31㏊다. 산자락에 축구장 40개 크기 정도의 자작나무숲이 펼쳐져 있는 셈이다. 죽파리 자작나무숲은 1993년 조성됐다. 이 일대가 솔잎혹파리 공격을 받아 황폐해지자 대안으로 자작나무를 심었다. 이후 나이(평균 수령 30년)도, 크기(평균 높이 20m)도 비슷한 자작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게 됐다. 들머리에서 자작나무 군락지까지는 2㎞ 정도 숲길이 이어진다. 산책로 수준의 완만한 숲길이다. 길 아래 계곡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시원의 골짜기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탁족을 즐기기 좋다. 계곡 끝에 있는 자작나무숲은 차분하면서도 화사하다. ‘자작자작’한 하얀 수피와 ‘초록초록’한 이파리들이 동화 속 세계를 펼쳐 놓았다. 주변에 검마산 자연휴양림이 있다. 반려견과 함께 묵을 숙소도 마련돼 있다. 다만 자연휴양림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조금 더 어렵다는 것은 ‘아는 비밀’이다. 인근에 백암온천도 있다. 온천욕을 즐기는 이라면 부러 찾을 만하다. 자작나무숲에서 수하계곡 쪽으로 가면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이 나온다. 별 관측이 취미인 이들에게 이 일대는 ‘별들의 고향’이다. 오지라서 빛 공해가 거의 없다. 게다가 ‘밤하늘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조명이 낮게 땅을 비춘다. 여름철은 은하수의 시간이다. 뜨는 시간이 빨라져 관측하기가 한결 편하다. 밤하늘보호공원 가운데에 반딧불이천문대가 있다. 우리 은하계 행성은 물론 멀리 심연의 ‘딥 스카이’까지 관측할 수 있는 망원경을 갖췄다. 물론 장비 없이 그저 근처 풀밭에 누워 봐도 된다. ●여름밤 또 하나의 선물 ‘반딧불이’ 영양의 밤이 선사하는 또 하나의 선물은 반딧불이다. 소리 없이, 연둣빛 불빛을 반짝이며 제 반쪽을 찾아 혼인 비행하는 녀석들의 모습이 강렬하다. 초여름의 애반딧불이 시즌은 지났다. 8월 중순~9월 중순에 출현하는 늦반딧불이를 기대해야 한다. 천문대 바로 앞의 반딧불이 생태공원 일대가 널리 알려진 반딧불이 관찰 포인트다. 천문대 앞으로는 수하계곡이 흐른다. 수하계곡 끝자락에 전쟁도 모르고 지냈다는 ‘그’ 오무마을이 있다. 고립무원의 마을로 사람도 차도 이 마을에서 발길을 돌려야 한다. 수하계곡 맑은 물은 산자락을 몇 굽이 돌아 울진 땅의 왕피천과 연결된다. 예전에는 사륜구동 지프로 물길을 몇 번 건너야 마을에 이를 수 있었다. 요즘은 오무마을 앞까지 도로가 나 있다. 영양읍에서 가까운 삼지마을은 비단조개를 닮은 독특한 형태가 일품인 마을이다. 옛 삼지마을은 안동 하회마을처럼 물돌이동이었다. 한데 물길이 변경되면서 더이상 물이 돌지 않게 됐고 습지를 거쳐 서서히 육지가 됐다. 이를 ‘우각호’라 부른다. 8월이 되면 삼지마을 연못에 법수홍련이 핀다. 가야 시대부터 전해져 온 토종 연꽃이다. 3㎞ 길이의 탐방로를 따라 연꽃을 감상할 수 있다. 이웃한 청송도 예전에는 대표적 오지였다. 요즘에는 ‘산소 카페’라는 별칭으로 더 잘 불린다. 청송에서 영덕 방향으로 가다가 부남면에서 남관생활문화센터와 만났다. 청송 출신으로 한국의 1세대 추상화가로 꼽히는 남관(1911~1990)의 이름을 딴 복합문화공간이다. 폐교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2020년 문을 열었다. 실감형 미디어 아트홀이 주요 시설이다. 오는 11월 30일까지 ‘상상, 그 너머의 세계’ 특별전이 진행된다. 본관 뒤 부속 건물은 카페, 체험장이 됐다. 나무로 장식된 카페에서 커피 한잔 홀짝대는 재미가 각별하다. ●옥 같은 물, 쉼 없이 솟아 흐르다 이제 여정의 하이라이트, 계곡과 만날 차례다. 청송과 영덕 경계 어름에 팔각산(628m)이 솟았다. 뾰족한 8개의 암봉이 이어져 있다는 산이다. 팔각산은 아래로 멋들어진 계곡을 만들어 뒀다. 그게 영덕 옥계계곡이다. 계곡이 많은 경북 북부에서도 옥계계곡은 늘 수위로 꼽히는 곳이다. 옥 같은 물이 흐른다는 이름만큼이나 맑은 물이 쉼 없이 솟아 흐른다. 청송과 영덕, 그리고 포항이 이 물줄기에서 한데 만난다. 청송 주왕산 남쪽 자락에서 발원한 물과 저 유명한 포항의 하옥계곡에서 흘러나온 물이 옥계리 침수정 앞에서 합쳐진 뒤 영덕의 젖줄인 오십천으로 흘러간다. 이처럼 자연은 늘 하나다. 청송 얼음골, 영덕 옥계계곡, 포항 하옥계곡 등 사람이 정한 경계가 있을 뿐이다. 영덕 침수정은 ‘베개 침’(枕)자와 ‘양치질할 수’(漱) 자를 쓴다. ‘흐르는 물을 베개 삼고 돌로 양치질한다’는 뜻의 ‘침류수석’(枕流漱石)에서 따온 이름이다. 시루떡 같은 절벽을 병풍처럼 두르고 너른 너럭바위를 타고 앉아 비췻빛 옥계계곡을 내려다보고 있다. 청송과 영덕 경계 뾰족한 8개 암봉팔각산 ‘옥계계곡’ 물 맑기로 유명지품면 일대 다디단 ‘복숭아’ 산지한여름 다 자란 ‘은어’ 이방인맞이침수정 주변에 옥계 37경이 펼쳐져 있다. 피서철에는 수심이 깊은 일부 명소들의 출입이 통제된다. 침수정에서 포항 하옥계곡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옥녀교가 나온다. 풍경도 좋고 물놀이하기 좋은 공간도 많다. 다만 주차 공간이 협소하고 화장실이 없는 게 흠이다. 1㎞ 정도 떨어진 옥계계곡 야영장에는 주차장, 매점, 화장실 등이 갖춰져 있다. 스노클링을 즐겨도 좋을 만큼 물이 맑고 절벽과 어우러진 풍경도 빼어나다. ●자연의 시계는 어김이 없다 영덕 지품면 일대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복숭아 산지다. 이른봄, 선남선녀 달뜨게 했던 화사한 복사꽃이 수밀도의 다디단 복숭아가 돼 이방인을 맞고 있다. 복숭아와 함께 자라는 게 오십천 은어다. 살에서 은은한 수박 향이 난다는 녀석. 복사꽃이 필 때쯤 민물에 올라와 치어로 살다 한여름 무렵이면 성어로 자란다. 해마다 8월 초에 은어 축제가 열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화마가 할퀴긴 했어도 자연의 시계는 어김없다.
  • “저속노화? 자외선 맞으면 도루묵”…다이소에서 ‘가성비’ 필수템 챙겨가세요

    “저속노화? 자외선 맞으면 도루묵”…다이소에서 ‘가성비’ 필수템 챙겨가세요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자외선(UV) 차단 용품 기획전’을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아성다이소에 따르면 이번 기획전은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도 스타일링까지 고려된 상품 30여종으로 채워졌다. 차광모자와 토시 등 패션 소품, 우양산, 선글라스 등이 기획전 상품에 포함됐다. 이번 행사는 최근 초여름 무더위 속 자외선 지수가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해 기획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곳곳에서 한낮 기온 35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자외선 지수도 연일 ‘높음’ 또는 ‘매우 높음’ 수준이라 당국도 온열질환 예방과 자외선 차단을 강조하고 있다. 자외선 지수 수준은 ‘낮음’ ‘보통’ ‘높음’ ‘매우 높음’ ‘위험’ 등 총 5단계로 나뉜다. ‘높음’ 수준에서는 햇볕에 1~2시간만 피부를 노출해도 화상을 입을 수 있어 긴소매 옷 등 대비책이 요구된다. ‘매우 높음’이나 ‘위험’일 때는 수십 분만 야외에 있어도 피부 화상을 입기 때문에 한낮 외출을 삼가야 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피부 세포와 섬유 조직이 변형돼 피부 노화가 빨라지고, 심할 경우 피부암까지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이소의 이번 행사는 여름철 자외선으로 인한 건강 부담이 커지는 와중에 열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행사 품목에 포함된 ‘자외선 차단 목 가림 차광모자’는 챙이 넓고 목덜미 가림막이 달려 있어 햇빛 차단에 효과적이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돌돌 말아 끈으로 고정해서 휴대하면 된다. 색상은 브라운(갈색)과 그레이(회색) 등 2가지다. ‘케이프 쿨 차광모자’에는 어깨까지 덮는 망토가 달렸다. 내리쬐는 햇볕에서 오랜 야외활동이 필요할 때 사용하기 좋다. 얼굴 전체를 감싸면서도 시원한 촉감의 소재로 제작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다이소의 설명이다. 민트와 그레이 등 색상으로 내놓은 ‘자외선 차단 쿨 토시’는 냉감 원단을 사용했다. ‘자외선 차단 팔 토시 장갑’은 손등까지 덮는 장갑형 디자인을 채택했지만 손이나 손가락을 뺄 수도 있다. 최근 변덕스러워진 날씨로 인해 유행 중인 우양산도 만나볼 수 있다. 우양산은 우산과 양산을 합친 말로, 우산과 양산의 기능을 모두 갖췄다. 이번 기획전에 내놓은 ‘컬러암막 투톤 우양산’은 바깥쪽과 안쪽 모두 밝은 파스텔 색조로, 맑은 날 화사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다. 색상은 핑크, 블루, 그린, 화이트 등 4가지다. 이보다 크고 튼튼한 ‘암막코팅 컬러살대 골프우산’은 안팎을 검은색 천으로 둘러싸 자외선 차단 효과에 집중했다. 선글라스 제품도 행사를 꾸민다. 안경테 눈꼬리가 올라간 ‘반투명 캣 선글라스’와 두꺼운 테두리에 타원형 렌즈를 넣은 ‘와이드 오벌 선글라스’ 등 2종이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강해지는 햇빛에 대비해 실용성과 스타일 모두를 가성비 있게 챙기실 수 있도록 기획전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계절별 일상생활에 필요할 만한 상품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 어지럽고 숨 못 쉬어 약 먹었다가 꾸벅꾸벅… ‘약물 운전’은 조심

    어지럽고 숨 못 쉬어 약 먹었다가 꾸벅꾸벅… ‘약물 운전’은 조심

    뇌 기능·자율신경계 균형 이상 영향돌연 흉통·메스꺼움 등 증상과 함께극심한 불안과 공포 겪는 정신 질환항우울·항불안제 사용해 치료할 땐졸음 발생 우려 운전·기계 조작 주의규칙적 수면·절주 등 생활습관 관리 #. 직장인 고주희(37·가명)씨는 지난 1월 생전 처음 겪는 신체 이상을 경험했다. 식사 도중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지고 온몸에 힘이 빠져 쓰러질 뻔했다. 조부모의 죽음과 예비 남편과의 잦은 다툼으로 스트레스가 심했던 탓이라고 넘겼지만 이후에도 발작 증상이 반복됐다. 고씨는 “목덜미가 조여 오면서 현기증이 나고 과호흡이 왔다”며 “정신을 차리기 힘들어 ‘이대로 죽는 건가’ 싶었다”고 말했다. 이른바 ‘연예인 병’으로 불리는 공황장애가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황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약 22만명으로 10년 전(9만 2664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최근 방송인 이경규(65)씨가 공황장애 약물을 복용하고 차량을 운전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관련 약물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호흡곤란, 두근거림, 어지럼증, 떨림, 흉통이나 메스꺼움 등 다양한 증상과 함께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겪는 ‘공황발작’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 질환이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카페인을 과하게 섭취하면 누구나 공황발작 증상을 한두 번쯤 겪을 수 있다. 이건석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황장애는 이러한 발작이 구조화되고 지속돼 삶의 질 저하와 회피 행동으로 이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공황장애를 흔히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병으로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뇌 기능과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양육 분위기 등 성장 환경도 작용할 수 있다. 긴장도가 높은 가정에서 자랐다면 공황장애가 더 잘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외에도 각성제나 고함량 카페인, 술, 다이어트약 등이 공황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치료는 크게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로 나뉜다. 인지행동치료는 공황 증상에 대한 과도한 불안 반응을 줄이고 신체 반응을 스스로 조절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박혜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예를 들어 대중교통에서 공황발작을 겪었던 경험 때문에 불안해진다면 예전에 문제없이 탔던 기억을 떠올리며 ‘큰일 나지 않아, 괜찮아’라고 스스로 다독이며 불안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복식호흡 등 부교감신경을 강화하는 이완 요법도 신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약물은 크게 항우울제(SSRI, SNRI 계열)와 항불안제(벤조디아제핀 계열)로 나뉘며, 공황장애 치료에는 주로 항우울제가 사용된다. 이 교수는 “일부 항우울제의 경우 복용 초기 1~2주 동안 불안이나 초조감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고 드물게 자살 위험이 커질 수 있어 보호자나 의료진의 관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준희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항불안제는 공황장애뿐 아니라 신경과나 내과 질환 치료 시에도 흔히 처방되는 약물로 적정량을 복용하면 일반적으로 안전하다”면서도 “복용 초기나 용량 조절 시 졸음이 발생할 수 있어 운전이나 위험한 기계 조작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약 복용 중에는 알코올과의 상호작용으로 과도한 진정, 호흡 억제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음주는 삼가야 한다. 공황장애는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치료 후에도 꾸준한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 절주 등 생활 속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며,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이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오주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이 들더라도 자율신경계의 일시적인 이상 반응일 뿐이며 결국 지나가게 돼 있다. 이것 때문에 절대 죽지 않는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아이돌 경호원은 사람 때려도 되나”…공항서 또 ‘연예인 과잉 경호’ 논란

    “아이돌 경호원은 사람 때려도 되나”…공항서 또 ‘연예인 과잉 경호’ 논란

    인천국제공항에서 또 유명 연예인의 ‘과잉 경호’ 논란이 불거졌다. 아이돌 그룹이 출국하는 과정에서 그룹의 팬인 20대 여성이 접근하자 경호원이 폭행하는 모습을 찍은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되면서다. 11일 가요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엑스(X)와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신인 걸그룹 ‘하츠투하츠’의 경호를 맡은 경비업체 직원이 인천국제공항에서 한 여성을 폭행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지난 8일 하츠투하츠가 중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탑승동으로 향하는 셔틀트레인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을 보면 경비업체 직원 B씨는 “같이 타지 마세요. 나와 주세요”라고 말하며 하츠투하츠를 인솔했다. 그러다 하츠투하츠 멤버들이 셔틀트레인에 탑승하려는 도중 여성 A씨가 접근하자 B씨는 A씨의 목을 팔꿈치로 에워싸 막았다. 건장한 체격의 남성 경호원에게 목덜미를 붙잡힌 A씨는 순간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이어 A씨가 셔틀트레인에 탑승하려 하자 B씨는 팔꿈치로 A씨의 얼굴을 강하게 밀고 손으로 재차 몸을 밀었다. B씨는 A씨에게 “너 미쳤어, 뭐 하는 거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저도 가야 돼요. 티켓 있어요”라며 탑승권으로 추정되는 하얀 종이를 내밀었지만 B씨는 A씨를 향해 고함을 질렀다.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과 탑승동을 연결하는 셔틀트레인은 면세구역 내에 설치돼 있으며, 입·출국 수속을 마친 승객들만 진입할 수 있다. 아이돌과 부딪힌 팬 목덜미 잡아 흔든 경호원영상이 확산되자 K팝 팬들을 비롯한 네티즌들 사이에서 ‘과잉 경호’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편 SNS에는 B씨가 A씨를 폭행하기 직전 상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는 카메라를 들고 있는 A씨가 셔틀트레인에 탑승하기 위해 걸어가는 하츠투하츠 멤버들 옆에서 걸어가다 한 멤버와 어깨가 부딪치는 모습이 담겼다. SM엔터테인먼트는 “‘사생팬’의 돌발 행동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JTBC 사건반장에 “소위 ‘사생’이 공항 입구부터 지속적으로 멤버들을 밀치고 신체적인 접촉을 시도하는 행위를 반복, 매니저와 경호원이 수차례 구두로 제지했음에도 계속 멤버들과 접촉하려 했다”면서 “일반 승객들의 불편을 줄이려 비교적 한산한 곳으로 이동하자 돌발적으로 또다시 멤버들을 밀치며 접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나친 대응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경호업체 및 해당 경호원에 항의 및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면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A씨는 “멤버들에게 접촉을 시도하지도, 밀치지도 않았다”면서 SM엔터테인먼트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A씨는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공항 입구부터 지속적으로 밀친 적도, 접촉을 시도한 적도 없다”면서 “뉴스에 실릴 공식 입장문을 이렇게 사실 없는 내용으로 올려도 되는거냐”라고 반발했다. A씨는 “(멤버들과) 동선이 겹쳐 멤버와 부딪친 것은 충분히 잘못했다 생각한다”면서도 “어깨가 부딪쳤다고 사람을 짐승 다루듯 진압해도 된다는거냐”라고 항변했다. A씨는 피멍이 든 팔 등을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A씨는 “팔 뼈에 금이 갔고 뇌에 핏줄이 터졌다. 경추부 염좌, 요추부 염좌, 우측 상완부 염좌, 좌상 두부 염좌 등 전치 4주가 나왔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온갖 SNS에도 기사에도 내 욕이 잔뜩이다. 혼자 대기업을 상대할 힘이 없어 고소를 안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의 SNS 계정은 현재 삭제됐다. 하츠투하츠는 불과 2개월여 전에도 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과정에서 ‘민폐’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 3월 일본 일정 참석을 위해 서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던 도중 팬들과 취재진이 몰려들었고, 출국 장이 혼잡해지자 불편을 겪은 일반 승객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한 남성이 하츠투하츠와 몰려든 팬들, 경호원들을 향해 욕설을 하며 “우리도 출국해야 할 것 아니냐”고 고성을 지르는 영상이 SNS에 확산됐고, K팝 팬들과 네티즌 사이에서는 “연예인이 뭐라고 저렇게 요란하게 출국하나”, “소속사가 입출국 스케줄을 알리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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