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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나를 잃고 나는 걸었네 [강동삼의 벅차오름(끝)]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나를 잃고 나는 걸었네 [강동삼의 벅차오름(끝)]

    # 모든 것을 잃고 나서야 걷는 여행의 의미를 알게 됐습니다 ‘상심 증후군’에 빠진 듯 했습니다. 상심증후군은 전문 의학용어로 타코츠보 증후군이라고도 합니다. 심장 초음파 검사에서 좌심실이 수축되어 위쪽이 부풀어 오르는 모습이 일본에서 쓰이는 문어 잡는 항아리 타코츠보와 비슷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어떤 상실과 고통으로 인해 힘든 시간이 지나고 났을 때, 별안간 모든 목표를 상실했을 때, 지독한 열병을 앓는 듯 멍 때리는 시간이 많아졌을 때, 타코츠보 증후군에 빠졌을 때, 그때 ‘걷기’를 택했습니다. 살기 위해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엔 몇걸음만 걸어도 헉헉대는 내 몸에 절망했습니다. 큰 병을 앓고 난 내 몸은 한마디로 저질체력이 돼 있었습니다. 가까운 도두봉도 헉헉대며 올라갔습니다. 안되겠다싶어 제주도의 오름을 주말마다 한번씩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것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걷는 여행’의 참맛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새별오름에서 시작한 ‘벅차오름’ 토요연재 시리즈도 50회를 눈앞에 두게 됐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오름을 어디로 해야 할 지, 선뜻 정할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오름을 선택하기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49회에 나간 말미오름과 함께 올레길 1코스를 마지막으로 정할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심사숙고하다가 새별오름 옆 오름이 떠올랐습니다. 새별오름에서 시작한 오름연재니까 새별오름으로 끝내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오름을 ‘이달오름’으로 정하게 됐습니다. # 이달봉과 이달촛대봉이 나란히 솟아오른 모습이 마치 젖가슴 같습니다 이달오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새별오름 옆에 있는 오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달오름에 눈길이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제주당 억새풍경을 감상하다가 그 앞의 오름이 궁금해졌습니다. 이름이 뭔지 궁금해졌습니다. 김종철의 ‘오름나그네’에는 이달오름을 대지에서 솟아오른 아름다운 젖가슴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봉우리가 두개인 쌍둥봉이기 때문입니다. 멀리서 보면 흡사 그렇게 보이기도 합니다. 이달봉과 이달촛대봉이 이어져 나란히 솟아 있습니다. 초행길이어서 이달오름을 가는 방법을 검색해보니 가장 쉬운 길은 새별오름 왼쪽 시멘트 길로 걸어가는 방법과 제주당 억새들녘을 지나가거나 아니면 새별오름 정상에서 내려가서 다시 올라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새별오름이 익숙해져 있어 오름 왼쪽 길을 택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 공동묘지가 나옵니다. 새별오름 서쪽 뒤편에 마을공동묘지가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참고로 이쪽 탐방로로 이달오름을 가는 것은 비추합니다. 같이 갔던 아내가 하산할 때는 이쪽으로 오고 싶지 않다고 하네요. 심란해지는 것 같다며…. 우여곡절 끝에 이달오름 앞에 멈췄습니다. 또 한번 실책을 범합니다. 탐방로 시작점에서 오름 오른쪽으로 좀 더 가서 올라가야 하는데 시작점 앞 숲속으로 난 길이 보이길래 그 길을 택했습니다. 숲속입구로 들어가는 바람에 이달촛대봉으로 가는 길을 먼저 만납니다. 이달봉은 표고가 488.7m이고, 비고가 119m입니다. 반면 이달촛대봉은 표고 456m, 비고 86m여서 낮습니다. #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비우는 법을 배우고 인생의 내리막을 내려오는 법을 배웠습니다오름을 산책하며 배우는 것이 많았습니다. 가장 먼저,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높은 산 앞에서 겸손해져야 한다는 것을. 우거진 숲에서 보이지 않는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길없는 길처럼 막막해도 다가서야 길이 열린다는 것을. 헤매고 헤매고 나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평탄한 길보다 실패하며 굴곡진 길을 걸어가봐야 상대방의 심경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생 앞에서 자신을 낮추게 된다는 것을, 가슴이 따뜻해야 상대방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을 … 깨달았습니다. 비우는 법을 배웠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비우지 않으면 채울 수 없다는 것을. 비워야 누군가가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수풀이 우거져 들어갈 공간이 없으면 들어가려다가 포기한다는 것을. 비워야 홀로 되는 순간에도 외롭지 않다는 것을. 비워야 정상에서도 가슴이 뻥 뚫린다는 것을. 비워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는 것을, 비워야 멋진 전망을 내어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려오는 법을 배웠습니다. 누구나 인생의 절정기가 있습니다. 정상을 밟았지만, 금세 정상을 내려와야 한다는 사실을. 정상을 오래 지키기 힘들다는 사실을. 인생의 내리막길은 늘 존재한다는 것을. 올라가는 법보다 내려오는 법이 더 힘들다는 것을. 늙어가지만 여전히 포기하지 않은 것이 있다는 사실을. 성숙해져야 단풍 들고 잎새를 떨굴 수 있다는 것을. 그래야 새싹이 다시 돋아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 정비 안된 길로 또 잘못 들어서서… 가시밭길을 헤매었습니다이날도 그렇게 정상에 다다랐습니다. 오르막길이 힘들어도 곧 정상이 나오고 다시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소나무숲을 오르다보니 이달오름 정상입니다. 조그만 막사같은 산불초소가 보입니다. 탐방객이 올라와 드론을 띄우고 있습니다. 정상이 탁 트이는 곳이 아니어서, 벤치조차 없어 오래 앉아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달봉이라고 쓰여있는 표지석이 누워있습니다. 세워져 있어야할 표지석이 땅에 누운 채 있습니다. 새별오름과 달리 그만큼 이달오름은 탐방로 정비가 안된, 사람 발길이 드문, 조금은 초라한 오름임을 실감합니다. 내려오는 길은 더 험합니다. 가시덤불은 아니지만, 미끄러운 흙길이고 붙잡을 밧줄마저 여의치 않습니다. 후덜덜하며 내려옵니다. 혹시라도 낙상할까봐, 천천히 걸어내려옵니다. 남들이 올라온 길을 역방향으로 내려오는 탓에 코스는 난코스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산한 뒤 새별오름 쪽으로 방향을 틉니다. 이번엔 갈림길에서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가시밭길을 헤맵니다. 가시덤불을 헤집고 겨우 빠져나와 다시 길을 찾았습니다. 20분간 지체된 듯 합니다. 다행히 겨울이어서 풀이 무성하지 않아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탐방이 때론 고행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달오름은 새별오름처럼 유명하지 않아 좋았습니다. 초라해 보일지 모르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말없이 서 있는 모습이 웬지 애정하게 됩니다. 조금은 아웃사이더 같은 인생에 연민의 정을 느끼는 이유와 비슷한 듯 합니다. 존재감 없는 모습이지만 진솔한 모습에 설득당했습니다. ‘미안하다, 몰라봐서…’ 그런 감정이 듭니다. # 서쪽 오름의 대명사 새별오름 들불축제는 불놓기 대신 빛의 축제로 열린답니다그리고 산길을 올라 새별오름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집니다. 360도가 탁 트인 오름이 50회를 소개하면서 많지 않았습니다. 남쪽이 트이면 북쪽은 막혀있고 동쪽이 트이면 서쪽은 숲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곳 새별오름은 멀리 서귀포 앞바다, 마라도, 비양도, 한라산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새별오름은 은빛 억새가 장관인 곳입니다. 겨울인데도 억새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연인이든, 가족이든, 친구든, 누군가는 셔터를 눌러대고 있습니다. 푸른 하늘의 뭉게구름 아래 억새오름을 카메라에 담고 마음에도 담습니다. 새별오름을 처음 소개할 당시 들불축제를 하느냐 마느냐 논쟁이 뜨거울 때였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그 논쟁은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론 올해 3월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새별오름 들불축제는 방애불(들불)을 놓는 행사는 하지 않습니다. 산불위험·환경보호 논란으로 ‘오름 불놓기’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불 대신 빛의 축제로 바뀝니다. 세계적인 음악가 양방언을 포함한 아티스트들의 퍼포먼스와 함께 미디어파사드, 빛, 조명, 불꽃 등으로 디지털 연출기술을 활용한 불놓기로 새로운 실험을 선보입니다. 새별오름을 유난히 사랑하는 한 선배는 이참에 365일 문화예술축제가 펼쳐지는 곳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던 말이 떠오릅니다. 2년 만에 새 모습을 보일 새별오름 들불축제가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사랑하라… 마치 상처받은 적이 없는 것처럼‘샛별과 같이 빛나는’ 새별오름을 오르며, 춤추는 억새들을 바라보며, 노래하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알프레드 디 수자의 시를 읊어봅니다. 이 시는 ‘허클베리핀의 모험’을 쓴 미국의 유명작가 마크 트웨인의 명언이라는 설도 있지만, 난 류시화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시집에서 읽고 알게 됐습니다. ‘춤춰라, 마치 아무도 안 보는 것처럼(Dance like there’s nobody watching). 사랑하라, 마치 상처받은 적이 없는 것처럼(Love like you’ve never been hurt). 노래하라, 마치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Sing like there’s nobody listening).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 처럼(Work like you don’t need money). 살아라, 마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Live like it’s heaven on earth)’. 오름을 오르는 순간만큼은 내 자신도 오름을 닮아가려 했습니다. 이 시(詩)와 같은 결로 말하자면… 걸으면서, 내 자신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마치 한번도 사랑해본 적이 없는 것처럼. 걸으면서 내 주위에 너그러워졌습니다, 마치 한번도 친구가 있어본 적이 없는 것 처럼. 걸으면서 용서하는 법을 알게 됐습니다, 마치 한번도 미워해본 적이 없는 것 처럼. 걸으면서 내 자신에게 관대해졌습니다, 마치 한번도 엄격해본 적이 없는 것 처럼. 걸으면서 내 자신에게 다시 성실해졌습니다. 마치 한번도 게을러본 적이 없는 것 처럼. 걸으면서 어느 때보다 겸손해졌습니다, 마치 한번도 거만해 본 적이 없는 것 처럼. 걸으면서, 걸으면서…
  • 봄기운 풍기는 제주 올레길 걸으러 올레? [두시기행문]

    봄기운 풍기는 제주 올레길 걸으러 올레? [두시기행문]

    제주의 봄은 특별하다. 일대를 노랗게 물들이는 유채꽃과 사랑과 기품을 상징하는 매화꽃들이 향연을 이루며 오는 이를 반긴다. 특히 3월 중순이 넘으면 제주의 왕벚나무는 개화를 시작한다. 이 시즌이 다가오면 가족과 친구 그리고 연인과 여행 계획을 짜고 제주로 향한다. 이때의 올레길은 어느때보다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굽이굽이 멋들어진 제주의 길과 꽃송이들의 조화는 눈과 마음이 즐겁고 건강도 챙길 수 있다. 지난해 사단법인 제주 올레 하반기 조사를 통해 완주자 572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이 재완주 도전 의사를 밝혔으며 97.2%는 완주 후 정신적 건강이 87.2%는 신체적 건강이 좋아졌다 응답했다. 특히 30대 이하의 경우 우울감과 스트레스 감소를 경험했다고 나타났다. 이렇듯 팔색조 같은 제주 올레의 봄이 시작되었다. 어디로 떠나도 활력이 넘치고 즐거운 봄 향기 가득한 올레 코스 3곳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올레길 1코스시흥리 정류장을 시작으로 광치기 해변으로 향하는 제주 올레길 1코스는 15.1km로 제주올레에서 가장 먼저 열린 길로 오름과 바다가 이어지는 오름, 바당 올레이다. 1코스의 시작은 말의 머리처럼 생겼다하여 붙혀진 이름인 말미오름으로 시작한다. 소를 방목하는 곳으로 풀을 뜯는 소를 마주할 수도 있고 정상에 오르면 성산일출봉과 우도를 비롯한 들판과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그 뒤 새알을 닮은 알오름의 풍경을 감상하며 종달리의 마을을 지나며 보이는 돌담길과 옛 소금밭을 볼 수 있다. 돌담과 들판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덧 해변에 다다르게 된다. 시흥해안도로를 따라 오조리로 향하는 길은 평탄하며 휠체어와 유모차도 갈 수 있는 가볍게 걸을 수 있는 해안길이다. 해안길을 걷다 보면 성산일출봉과 우도의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중간중간 준치(반건조오징어의 제주방언)을 널어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중간스탬프 지점인 목화휴게소에서는 준치를 직접 구워서 판매하고 있으며 유명 프로그램에 촬영되어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명소가 되었다. 휴게소에서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다시 해안길을 따라 이동 하다 보면 조개죽으로 유명한 맛집 시흥 해녀의집을 만날 수 있다. 해녀의집 옆으로는 희귀 조개류를 전시하는 조가비박물관도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다. 계속되는 해안길을 따라 성산갑문 그리고 성산항을 지나 성산일출봉으로 향하는 길은 평소 보지 못했던 성산일출봉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성산일출봉을 지나 만나는 수마포해안은 태평양 전쟁 때 태평양 전쟁으로 패배하여 일본 본토로 접근해오는 미군과 연합군에게 저항 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살특공대부대의 동굴진지18개가 위치한 곳으로 현재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있다. 수마포해안을 지나 성산일출봉의 바닷길을 따라 광치기해변으로 가는길 모르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곳에 잊지 말아야 할 제주의 아픔이었던 4·3사건의 희생자를 기리는 표석이 있다. 무고한 양민 400여명이 무참히 살해 되었던 장소인 터진목 4·3유적지다. 뼈아픈 역사의 현장이 표식도 없이 방치된 채 왕래자들 발길과 거친 파도로 인해 유실되고 도로확장이라는 미명 아래 역사의 현장마저 도로에 편입되어 사라진 것을 유족들이 보존하고자 추모비를 설치했다. 이곳을 지나친다면 잠시 묵념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도착 지점인 광치기해변을 마지막으로 제주 올레 코스가 마무리가 된다. 광치기해변은 펄펄 끓던 용암이 바다와 만나 빠르게 굳으며 형성된 지질구조가 특징이며 썰물 때 보이는 드넓은 암반지대가 성산일출봉 함께 아름다운 비경을 만들어낸다. 용암 지질과 녹색 이끼가 연출하는 장관은 어느곳에서 보기 힘든 풍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사진 명소로 유명하다. 올레 1코스는 오름부터 이어지는 밭 뷰로 보이는 야생화가 봄의 시작을 알리며 도착지점인 광치기해변 인근으로는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유채꽃을 볼 수 있다. 봄의 향기를 맡으며 사진 찍기도 좋으며 편안하게 휴식하며 힐링 하기도 좋은 곳이다. 해안길을 걷다보면 먹거리를 판매하는 식당가들이 있으며 특히 성산일출봉 인근으로 맛집과 카페가 즐비해 있으니 식사를 해결하기 편한 코스이며 오름길을 제외하곤 힘든 구간은 없어서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 올레길 10코스제주올레공식안내소에서 하모체육공원까지 향하는 제주 올레길 10코스는 15.6km로 화순금모래해수욕장에서 시작해 썩은다리와 황우치해안, 산방연대, 송악산을 지나 대정읍에 위치한 하모까지 이어지는 해안올레이다. 시작점인 화순금모래시장은 소금막 해변 백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고 뒤로는 산방산이 서있으며 가파도, 마라도, 형제섬이 한눈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해변이다. 해수욕장의 모래는 검은빛으로 부드럽고 고우며 야외수영장이 설치되어있어 해수욕과 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해변길을 지나 만나는 썩은다리 탐방로는 용암이 아닌 용암재가 쌓여서 만들어진 곳으로 바위사이에 낀 용암재가 마치 썩은 듯이 보여 붙여진 이름으로 막상 탐방로에 오르면 화순의 해안 절경과 아름다운 길을 볼 수 있다. 탐방로를 따라 이어지는 숲길이 너무나도 매력적이며 산방산을 코앞에 볼 수 있는 용머리해안을 지나게 된다. 용머리해안은 용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수 천만년 쌓인 사암층 암벽의 절경을 볼 수 있는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니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한번 둘러봐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용머리해안이 위치한 사계리에는 유채꽃이 많아 사진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사계포구부터 송악산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길은 사계 해변길은 유모차와 휠체어 이동이 가능한 평지로 독특한 암석해안으로 유명하다. 또한 송악산 화구에서 분출된 화산재와 그곳에서 파도와 바람에 의해 침식된 물질이 인근 해안으로 밀려와 쌓여서 형성된 지층이 생기고 간조, 만조를 반복하다 상대적으로 약한 퇴적층이 파도에 자갈과 모래 등의 마식작용으로 돌개구멍이 생긴다. 이를 마린 포트홀(marine pothole)이라 하고 간조가 되는 시간에 사계리 해변에서 볼 수 있다. 이곳에 사계란 해안변을 따라 형성된 깨끗한 모래와 푸른물이 어우러지는 명사벽계(明沙碧溪)를 일컫는 말이다. 사계해변을 지나 마주하는 송악산은 마그마에서 생성된 화산으로 두개의 단일화산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곳이이다. 송악산 둘레길을 걸으며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절벽길을 걸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기분이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수세에 몰린 일본이 제주도를 저항 기지로 삼고자 지었던 일제 동굴진지를 볼 수 있다. 송악산을 지나 섯알오름으로 향하는 길은 무성하게 자란 억새밭이 장관을 이룬다. 섯알오름에 도착하면 볼 수 있는 알뜨르비행장은 제주 다크투어리즘(참혹한 참상이 벌어졌던 역사적 장소나 재난.재해 현장을 돌아보는 여행)의 성지로 일본군이 제주도민을 동원하여 건설한 군용 비행장이다. 중일전쟁이 발발하고 일본이 이 비행장을 전초 기지로 삼아 약700km가 떨어진 중국의 난징을 폭격하기 위해 오무라 해군 항공대의 많은 전투기를 ‘알뜨르’에서 출격시켰다. 강제 징용으로 만들어진 이 곳은 제주도민이 회생된 아픔이 남겨진 곳이며 집단학살이 자행된 장소이기도하다. 일제 고사포진지와 지하벙커 등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아름다운 제주의 속에서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섯알오름과 알뜨르비행장을 지나 제주의 아름다운 돌담과 밭길을 걸으며 마음을 치유하고 하모로 향한다. 자생하는 백년초도 만나보며 숲길을 걷다보면 하모해수욕장을 만날 수 있다 멜(멸치의 제주방언)이 많이 잡혀 멜케해수욕장이라고도 불리는 하모해수욕장은 한적하게 여행을 즐기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하모의 작은 해수욕장을 지나 하모리에 도착하며 제주 올레 10코스가 마무리된다. 10코스는 사계리 용머리해안 인근과 송악산 인근에 아름다운 유채 꽃밭과 사진을 남기기 좋으며 해안절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코스이다. 제주의 아름다운면과 아픈 상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코스로 마라도, 가파도를 가까이 볼 수 있고 산방산과 오름 군락, 비단처럼 펼처진 한라산의 비경도 감상할 수 있다. 사계항 인근에 식당이 많아 선택폭이 넓으며 시작점과 도착점에도 먹거리가 많아 식사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총 길이가 길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사계 유채 꽃밭부터 이어지는 송악산 둘레길 까지만 걸어서 제주의 봄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올레길 18코스관세라운지X관덕정분식부터 조천만세동산까지 향하는 제주 올레 18코스는 19.7km로 제주시의 도심과 오름 그리고 바당길을 고르게 감상할 수 있는 코스로 중간에 제주의 4.3의 아픔 사라진 마을까지 볼 수 있는 올레길이다. 시작은 간세라운지인 관덕정분식에서 시작하여 제주시의 도심을 통과하며 제주의 옛 길과 아름다운 벽화마을 지나게된다. 옛 제주의 선비들이 학업을 닦은 공간인 장수당 귤림서원을 지나쳐 없는 것이 없는 대표시장인 동문시장을 지난다. 동문시장은 규모도 크고 특히 귤, 특산품, 횟감 등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사람 냄새나는 동문시장을 지나 제주의 옛 주막 느낌이 나는 ‘김만덕 객주터’를 지나게 된다. 김만덕은 양인의 딸로 태어나 거상으로 성장하여 흉년이 들었던 1794년의 제주에 전 재산을 털어 사들인 곡식으로 빈민을 구휼한 훌륭한 분으로 정조로부터 의녀반수의 벼슬까지 받았다고 한다. 현재 객주터는 향토음식을 판매하는 곳으로 운영되며 역사적 실체를 재현하고 몸국 맛집으로도 많이 알려져있다. 김만덕객주터를 지나 제주항 연안여객터미널을 지나 건입동에 도착하면 다시 한번 거상 김만덕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김만덕의 얼이 살아 숨쉬는 건입동은 형형색색 아름답게 그려진 벽화가 인상적인 곳이다. 건입동에 위치한 사라봉은 고은 비단을 뜻하며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열 곳을 선정한 영주십경 중 사봉낙조에 해당하는 오름이다. 사봉낙조는 붉은 노을을 의미하며, 정상에 올라 붉게 물든 바다를 보면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제주 거주민들도 많이 방문하는 곳으로 바로 옆 별도봉 산책길과 연계하여 산책하다 보면 제주 바다의 시원한 비경을 볼 수 있다. 사라봉, 별도봉을 지나 언덕을 내려오면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잃어버린마을 곤을동을 만날 수 있다. 북한의 지령을 받은 남노동원당과 제주도당이 주도하여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방해하기 위해 행했던 만행, 무고한 시민들만 피를 보고 가족을 잃었던 안타까운 사건인 4.3사건의 최대의 피해지는 곤을동이었다. 1949년 1월 4일 불시에 들이닥친 반란군에 의해 가옥이 전소되고 많은 주민들이 회생당했다. 용천수 흐르는 마을로 반농반어로 생계를 꾸리던 주민들의 생활터전은 그렇게 없어져갔고 마을터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곤을동에 피어나는 유채꽃은 더욱 애잔한 마음을 들게하는 느낌이다. 아픔의 역사를 뒤로하고 화북포구로 향하는 길은 비석이 가득한 거리를 지나며 고즈넉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특히 화북마을에 들어서면 용천수가 나오는 곳을 활용하여 목욕탕과 빨래터, 놀이터 등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도 이용이 가능한 곳으로 이색코스로 방문하기 좋다. 화북 조용한 마을을 지나 검은모래해변으로도 유명한 삼양해수욕장을 만날 수 있다. 모래에 철분이 함유되어 있어 검은색을 낸다고 하며 잘고 검은 모래로 찜질을 하면 신경통, 관절염, 피부염 등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먼 거리까지 해변이 깊지 않아 남녀노소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해수욕장을 떠나 아름다운 해안길인 세비코지도 만나볼 수 있는데 인적이 드물어 흐트러짐 없는 자연경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낚시꾼들에게는 명포인트로 알려져 있어 언제 방문해도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세비코지의 코지는 해안가의 인접한 ‘곶’ 지대를 뜻한다. 해안길을 걷다 보면 보이는 닭머리의 형상을 하고 있는 닭모루(닭머르)도 구경할 수 있다. 현무암과 억새풀이 가득하여 바다와 조화롭게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닭머루를 지나 탄탄한 돌탑과 호수처럼 고요한 바다가 있는 신촌마을의 대섬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다. 18코스의 도착지점인 조천만세동산이 있는 조천마을의 용천수(피압면 대수층의 지하수가 누출되어 그 압력으로 땅에서 솟아나는 물) 탐방길은 옛 제주의 모습과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곳이다. 현재 전체 식수의 98%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는 제주, 그 중에서도 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용천수이다. 조천리는 용천수가 가장 많은 마을로 20여개의 용천수가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벽화들도 함께 볼 수 있어 좀 더 시간내어 둘러봐도 좋을만한 곳이다. 조천마을을 끝으로 제주 올레 18코스가 마무리가 된다. 봄에 찾는 18코스는 사라봉부터 별도봉 산책길을 가다보면 빨갛게 물든 동백꽃들을 만날 수 있고 벚꽃나무들이 줄지어 있어 하얀 눈이 내리듯 벚꽃 잎 떨어지는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다.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을 지날 때에도 푸른빛 바다와 조화롭게 넘실거리는 유채꽃을 만날 수 있다. 닭모루에는 금빛 향연의 억새밭과 해안길 유채밭이 아름답다. 올레 18코스는 코스의 길이가 상당히 길지만 그만큼 볼거리가 다양해서 지루하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여유로운 시간이 있다면 전체를 다 둘러보아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사라봉부터 시작하여 닭모루까지 걸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다. 시작지점인 관덕정분식에서 제주의 모닥치기(여럿,다함께라는 제주방언)를 맛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삼양해수욕장 근처와 닭모루, 신촌포구에 식당들이 모여 있다.
  • 한라산 설경여행? 난 ‘앉아서’ 한다

    한라산 설경여행? 난 ‘앉아서’ 한다

    한라산 사전예약도 귀찮고 눈길운행이 위험해서 5·16도로를 달리며 한라산 설경마저 보기 어렵다면 서귀포시 인스타그램을 방문하면 한방에 ‘맛집’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가 제주도 여행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 SNS 라이브 방송으로 지역의 명소와 이야기를 소개하는 랜선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요즘 핫플레이스인 한라산 영실코스편은 마치 진경산수화와도 같은 한폭의 그림과 마주한다. ‘차안에서 바라보는 한라산 여행’ 편은 잔잔한 배경음악과 함께 무아지경의 매력에 빠진다. 하얀 겨울왕국으로 초대받아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앉아서 제주여행’이라는 프로그램으로 구독자들에게 서귀포의 동쪽 성산에서 서쪽 대정까지 서귀포 구석구석으로 난 길을 걸으며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1월 21일에는 말미오름 정상에서 조각보 같은 제주의 돌담 밭을 소개한 첫방송을 시작으로 알오름, 시인 이생진시비 공원, 터진목과 광치기 해변의 슬픈 과거 등을 소개하며 라이브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하루 15km를 걸으며 중간중간 지명의 유래와 역사, 지역에 담긴 이야기를 하는 방식으로 현재까지 이틀간 8편이 제작되어 조회 수 7000회를 기록했다. 앞으로 8번의 기행을 통해 서귀포시 곳곳의 아름다움과 함께 걷는 즐거움을 구독자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한 구독자든 ‘여기는 가본다고 해 놓고 못 가보지 못했는데 너무 가보고 싶게 만드는 곳이네요’‘와 너무 좋아요. 자세히 설명해주시니 다음에 오름에 오르면 더 잘 보이겠어요’등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달부터는 서귀포의 야생화와 계절에 맞는 꽃과 나무를 소개하는 ‘서귀포 어디路’ 라이브 방송을 시작한다. 서귀포를 식물과 꽃으로 탐사해보는 이 프로그램은 오름 해설사 주성해(닉네임:윤슬)씨가 참여한다. 서귀포의 봄을 알리는 걸매생태공원의 매화원, 유채꽃이 활짝핀 성읍마을등을 찾아가 계절에 피는 다양한 식물들로 서귀포의 자연을 소개할 예정이다. 랜선 여행 ‘앉아서 제주여행’, ‘서귀포 어디路’는 서귀포시 공식 인스타그램(@seogwipo_official)을 통해 시청 할 수 있다.
  • 붉은 닭의 첫 울음, 정유년 새 아침 깨운다

    붉은 닭의 첫 울음, 정유년 새 아침 깨운다

    기상청, 1월 1일 ‘구름 조금’ 예보 전국 대부분 일출·일몰 관측 가능 AI 확산 우려… 탐방 자제 요청도 지진, 폭염, ‘최순실 국정 농단’, 대통령 탄핵 등 한 해 동안 국민의 어깨를 짓눌렀던 병신년(丙申年)이 저물고 있다. 한쪽에서는 붉은 닭의 기운을 품은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국정 안정, 경기 회복, 가족 건강, 취업, 시험 합격 등 새로운 희망을 기원하는 국민의 마음은 벌써 일출 명소로 향하고 있다. 다만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해 중앙·지방정부 모두 해돋이 명소 탐방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유년 새해 첫 일출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볼 수 있다. 올해 마지막 날 해넘이도 구름 사이로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새해 첫날인 1월 1일 전국 날씨를 ‘구름 조금’으로 예보했다. ●한반도 가장 이른 해 뜨는 울산 간절곶 28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정유년 새해 첫 일출은 2017년 1월 1일 오전 7시 31분 울산 간절곶에서 시작된다. 울산 간절곶, 부산 해운대, 포항 호미곶, 강릉 정동진, 제주 성산일출봉 등에는 각각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려 해돋이를 즐길 것으로 예상한다. 병신년 마지막 해는 오는 31일 오후 5시 40분 전남 신안 가거도에서 볼 수 있다.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는 말로 유명한 울산 간절곶은 한반도 육지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 해마다 1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관광객은 매년 12월 31일 밤부터 새해 첫날 아침까지 하룻밤을 꼬박 새워 해를 맞는다.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면서 경기 회복, 가족의 건강, 자녀의 취직, 연인의 사랑, 학생 수능 합격 등을 기원한다. 국내에서 가장 큰 소망우체통에 엽서를 보내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는 속설도 있다. ‘2017년 해돋이 행사’는 AI로 취소됐지만, 편의시설은 정상 운영된다. ●부산 해운대·통영 미륵산·포항 호미곶 부산에서는 일몰과 일출을 함께 즐길 수 있다. ‘2017 해맞이 부산축제’가 해운대에서 열린다. 해운대 백사장에 모인 관광객들은 새해 첫해를 보고, 새로운 한 해를 맞는 뜨거운 마음을 바다수영으로 식히기도 한다. 해맞이 행사는 축하 공연, 새해 인사, 해맞이 감상, 헬기 축하비행, 바다수영 순으로 진행된다. 경남 통영의 미륵산 케이블카에서 맞는 일출도 명품이다. 정유년 첫날 케이블카 탑승권을 1일 오전 5시부터 판매하고, 탑승은 오전 6시부터다. 탑승 예약은 받지 않는다. 1인당 구매 한도도 50장이다. 케이블카를 타면 미륵산에 올라 보는 일출이 장관이다. 해발 1915m의 지리산 천왕봉에선 7시 35분 장엄한 일출을 볼 수 있다. 지리산 모든 대피소의 ‘31일 숙박 예약’은 이미 끝났다. 경북 포항 호미곶도 전국적인 해돋이 명소다. 매년 새해 첫날 10만명 이상이 호미곶을 찾아 붉게 떠오르는 일출을 보며 새해 희망을 기원했다. 올해는 AI로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포항시는 1일 새벽 수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을 대비해 호미곶 새천년광장 일대에 차량 안내원과 안전요원들을 배치한다. ●강릉선 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행사 강릉 경포 해변 특설무대에서는 해넘이·해돋이 행사가 이어진다.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오륜기 촛불 밝히기, 무사 기원 신년 운세 보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도 선보인다.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는 지름 8.06m, 폭 3.20m, 모래 무게 8t로 세계 최대 규모의 모래시계 시간을 다시 돌리는 모래시계 회전식이 새해 첫날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열린다. 속초 해변에서는 오징어채낚기 어선 해상 퍼레이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붐 조성 문화도민카페 등 관람객을 위한 부대행사가 진행된다. 동해 망상해변, 양양 낙산 해변, 등에서도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제주 한라산·고흥 팔영산 코스도 인기 제주 한라산에서도 새해 첫 일출을 볼 수 있다. 정유년 첫해를 맞으려는 탐방객을 위해 1월 1일 0시부터 성판악 탐방로를 개방한다. 1950m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 정상에 올라서면 제주 전역에 있는 360여개의 봉긋한 오름과 그 사이로 해가 솟아오르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성판악 탐방로를 제외한 나머지 탐방로는 오전 6시 이전 입산을 제한한다. 제주 올레길 일출도 매력적이다. 특히 제주올레 1코스가 장관이다. 1코스 말미오름 정상에서는 성산 일출봉 앞 푸른 바다를 뚫고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과 만날 수 있다. 전남 고흥의 해돋이도 좋다. 고흥 1경 팔영산에서 편백건강숲, 남포미술관, 우주발사전망대, 커피마을, 중산일몰전망대로 이어지는 1박 2일 코스가 인기다. 우주발사전망대에는 연간 수십만명이 찾는 명소다. 해돋이 이후에는 커피마을에서 한국산 커피를 맛보면 좋다. 해남 땅끝전망대에서는 일출, 일몰을 한 장소에서 모두 볼 수 있다. ●서울 도심 곳곳서도 ‘소원 빌기’ 등 행사 서울에도 수백만명의 인파가 몰려 일출을 즐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서울 도심에 있는 남산과 인왕산에서는 소망 박 터트리기, 가훈 써 주기, 소원지 작성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 남산 팔각정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관광 명소로, 합창 및 중창단 공연, 주민 새해소망 영상, 소원지 작성 등을 마련한다. 인왕산 청운공원에서는 풍물패 공연을 시작으로 소망박 터트리기, 가훈 써 주기 등을 진행한다. 서울 도심의 해맞이 행사 장소로는 성동구 응봉산, 동대문구 배봉산, 성북구 개운산, 서대문구 안산, 양천구 용왕산, 강서구 개화산 등이 있다. 응봉산 팔각정은 한강, 서울숲, 잠실운동장 등 서울 동부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으로 해맞이 장소로 제격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배낭 하나 둘러메고 꼬닥꼬닥 올레길… 제주 가을을 걷는다

    배낭 하나 둘러메고 꼬닥꼬닥 올레길… 제주 가을을 걷는다

    가을 제주는 말 그대로 천고마비다. 제주의 푸른 초원을 뛰노는 말은 살찌고 파란 하늘은 자꾸 높아만 간다. 들판에 감귤 익어 가는 소리도 달콤하다. 가을바람에 살랑거리는 억새는 제주의 오름(기생 화산)이며 들판을 금빛으로 수놓는다. 제주가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계절이 가을이다. 바쁜 일상에서 탈출해 자신을 힐링을 하고 싶다면 제주의 가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제주 올레 걷기 축제 제주의 가을 콘텐츠는 단연코 올레길 걷기다. 배낭 하나 둘러메고 꼬닥꼬닥 올레길만 걸어도 행복한데 더 특별하게 걷기 여행을 할 수 있는 올레 축제가 열린다. 제주 올레 걷기축제는 제주의 대표 가을 축제다. 하루 한 코스씩 올레길을 걸으며 공연, 먹거리 등을 즐길 수 있다. ‘걷기’에 ‘문화’라는 색깔을 더한 이동형 축제다. 2010년 1코스에서 시작해 매년 2~5개 코스에서 축제를 벌여 왔다. 지난해 드디어 제주도 한 바퀴를 축제로 완주했다. 올해는 축제가 시작된 1코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해. ‘다시, 이 길에서’라는 주제로 오는 21, 22일 이틀간 제주 올레 1코스와 2코스에서 펼쳐진다. 올해 제주 올레 걷기축제는 처음으로 ‘역올레’로 진행된다. 코스 시작점에서 종점 방향으로 걷던 것과 달리 종점에서 시작점으로 역방향으로 걷는다. 역방향 올레걷기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첫날인 21일에는 1코스 광치기 해변에서 시작해 시흥초등학교까지 15㎞ 길을 걷고, 둘째 날인 22일에는 2코스 온평포구에서 시작해 광치기 해변까지 14.5㎞를 걷는다. 걷다가 뒤돌아봐야만 만날 수 있던 풍광을 마주하며 걸을 수 있어 올레꾼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개막식은 21일 시작점인 광치기 해변에서 열린다. 축제가 펼쳐지는 제주 올레 1코스는 제주 올레에서 가장 먼저 열렸다. 오름과 바다가 이어지는 ‘오름·바당 올레’로, 말미오름과 알오름에 오르면 성산 일출봉과 우도, 조각보를 펼쳐놓은 듯한 들판과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검은 돌담을 두른 밭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는 들판의 모습은 색색의 천을 곱게 기워 붙인 한 장의 조각보처럼 아름답다. 성산 일출봉의 아름다운 자태와 광치기 해변의 물빛은 가히 환상적이다. 2코스는 물빛 고운 바닷길부터 잔잔한 저수지를 낀 들길, 호젓한 산길까지 색다른 매력의 길들이 이어진다. 대수산봉 정상에 서면 시흥부터 광치기 해변까지 아름다운 제주 동부의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제주 ‘삼성신화’에 나오는 고·양·부 삼신인이 벽랑국에서 찾아온 세 공주를 맞이했다는 온평리 바닷가와 그들이 혼인식을 치렀다는 혼인지도 만날 수 있다. 축제 기간 올레길에서는 꾸밈없는 제주 자연을 무대로 다양한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올해는 제주살이를 시작한 지 딱 10년째를 맞는 가수 장필순, 포크그룹 여행스케치, 성악가 서정학 등이 올레길이 지나는 초등학교, 바닷가 오름 등을 무대로 멋진 공연을 펼친다. 제주에 머물며 음악 작업을 하는 퓨전 대중음악팀 거지훈과 노노들, 퓨전 국악팀 리노앤마주, 재즈밴드 신동수 재즈유닛, 인디밴드 남기다밴드, 여성 난타팀 두드림 퓨전 난타, 어쿠스틱 싱어송라이터 루스미니킨 등도 공연에 나선다. 올레길 주민들도 전국에서 모여든 올레꾼을 맞이한다. 제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성산에서 성산고등학교 관악부가 축제 출발을 알리고, 성산읍주민자치센터 한마음 민요 동아리가 제주 전통 방식의 ‘멜후리기’를 시연한다. 옛 제주 사람들이 먼 바다에서 그물로 멸치떼를 후린 후 마을 사람들 모두가 해안가로 그물을 끌어당기는 작업을 하며 부른 어업노동요다. 축제에 빠질 수 없는 먹거리도 풍성하다. 종달리 부녀회, 시흥리 부녀회, 고성리 부녀회 등 올레길 마을 아주망(아줌마)이 솜씨를 발휘한다. 종달 바당(바다)에서 채취한 싱싱한 소라와 조개를 다져 넣고 가마솥에서 오랜 시간 정성으로 끓인 종달바당죽, 걷고 난 후 필수인 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늙은호박전과 오징어초무침 등이 마련된다. 한치 몸통을 썩썩 썰어 신선한 채소와 함께 쓱쓱 비비고, 칼슘의 왕 톳을 고명으로 올려 영양까지 한가득 담긴 톳톳한 한치비빔밥 등을 맛볼 수 있다. 가장 제주다운 축제인 올레 걷기축제에는 해마다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 중국, 캐나다, 미국 등에서 1만명의 올레꾼이 참여한다. 공식 참가자에게는 트레킹 타월, 배지 등과 선크림, 물병 등 풍성한 선물을 준다. ●세계로 가는 제주 올레 제주 올레는 몽골 울란바토르시관광청과 상호 협력을 맺고 내년 하반기 2개 코스 오픈을 목적으로 길을 찾고 내고 있다. 몽골이 가진 자연, 문화, 사람 등을 압축해서 경험해볼 수 있는 코스로 개발 예정이다. 각 코스는 10㎞ 전후 길이가 될 예정으로 테를지국립공원 내 코스, 울란바토르시 코스 2개로 제주 올레의 노하우를 이용해 울란바토르시관광청과 울란바토르관광협회에서 트레일을 탐색 중이다. 앞서 제주 올레는 일본에 규슈 올레를 수출했다. 규슈관광추진기구가 운영하는 도보여행길인 규슈 올레는 ‘제주 올레’ 브랜드가 2012년 2월 수출해 조성됐다. 제주 올레 ‘자매의 길’이라 불리는 규슈 올레는, 올레라는 이름 이외에도 간세, 화살표, 리본 등 제주 올레의 길 표식을 같게 사용한다. 다만 제주 올레는 리본과 화살표에 제주의 바다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감귤을 상징하는 주황색을 사용하는 반면, 규슈 올레는 제주 올레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일본에서 행운을 상징하는 다홍색을 사용해 차별성을 뒀다. 2012년 2월 첫 코스를 개장한 규슈 올레는 규슈 7개 현 전역에 총 17개 코스(총길이 198.3㎞)가 운영되고 있다. 온천을 중심으로 한 규슈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던 이전의 규슈 여행 형태를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3년 6개월 동안 규슈 올레를 찾은 사람들은 총 16만 2490명, 한국인이 약 64%인 10만 110명, 일본인이 36%인 5만 8380명를 차지했다. 안은주 제주 올레 사무국장은 “내년에 개장 예정인 몽골 올레를 통해 더 많은 해외 여행자들에게 제주를 알리고 오리지널 올레가 있는 제주로의 유입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사시사철 제주 올레길 완주 열풍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사시사철 제주 올레길 완주 열풍

    암 투병 아버지와 함께, 미래 꿈꾸는 청춘들도, 사색 즐기는 외국인도 들판을 가득 메운 노란 유채꽃 물결, 터질 듯 말 듯 기어코 만발하겠다는 산천단 왕벚나무, 벌써 푸름을 더해 가는 가파도 청보리밭, 잔설 속에서 개화의 기회를 엿보는 한라산 선작지왓 산철쭉. 화창함을 더해 가는 서귀포 앞바다이다. 지난겨울의 쓸쓸했던 기억을 털어낸 제주의 봄은 정말 ‘봄’스럽다. 제주가 빚어내는 봄의 교향곡은 모두를 설레게 한다. 누구보다 제주의 봄을 반기는 이들이 있다. ‘꼬닥꼬닥’(‘서둘지 말고 천천히’라는 뜻의 제주어) 두 발로 여행하는 제주올레 여행자들이다. ‘올레’는 길에서 집까지 연결된 아주 좁은 골목 비슷한 길을 일컫는 제주어다. 2007년 제주 올레길이 생긴 뒤 전국에 생긴 도보 여행길만 600여개에 이른다. 마음만 먹으면 전국 어디에서나 도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제주올레 26개 전 코스를 한 곳도 빠지지 않고 걷는 올레길 완주 열풍이 불고 있다. 올레꾼들은 주말이면 어김없이 제주를 찾아 올레길을 차례차례 걸으며 자신들의 내면과 대화하고 제주의 속살을 엿보며 도보 여행의 진수를 만끽한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에 따르면 제주올레 26개 전 코스를 모두 완주해 지난해 제주올레 명예의 전당에 오른 완주자는 417명이다. 제주올레 26개 코스는 425㎞로 서울~부산 간 거리(415㎞)보다 길다. 2012년 11월 제주올레 완주를 인증하는 시스템 도입 이후 2013년 287명, 2014년 308명, 2015년 471명 등 해마다 제주올레를 완주하는 ‘올레꾼’이 늘고 있다. 이들은 제주 올레길 한 길 한 길마다 색다른 풍광과 매력을 즐길 수 있다며 수년에 걸쳐 제주를 찾아 올레길을 걷고 또 걷는다. 올레길이 저마다 다른 매력을 빚어내듯 올레길 여행에 푹 빠진 완주자들의 사연도 다양하다. 지난해 8월 제주올레를 완주한 이제국(52·서울 도봉구)씨는 아버지(79), 어머니(76)와 함께 올레길을 걸었다. 때로는 외국에 사는 동생이 잠시 귀국해 함께 걷기도 했고 손자들까지 합세해 3대가 나란히 길을 걷기도 했다. 암 투병 중인 아버지와 함께 길을 걷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가족 여행에서 아름다운 서귀포 칠십리 바다 해안 올레길을 시작으로 2년에 걸쳐 제주 올레길을 모두 완주했다. 이씨는 “지난 2년 동안의 제주올레는 가족이 함께한 가족의 길, 행복의 길, 연대의 길인 동시에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치유의 길 그리고 그동안 하지 못한 가족 간 대화의 길이었다”고 말했다. 김호진(56·강원 인제군)씨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에 걸쳐 제주올레를 완주했다. 2009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활동이 다소 불편해진 그는 올레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몸도 마음도 한층 좋아졌다. 올 들어서는 두 번째 제주올레 완주를 진행하고 있다. 뇌졸중으로 인해 오른쪽에 장애가 있는 4명의 재활병원 환우들과 ‘오른쪽 사총사’라는 걷기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김씨는 “제주올레는 건강의 길이자 인생에서 진실한 벗을 얻는 만남의 길”이라며 “두 번째 다시 걷는 올레길에서는 처음에는 느끼지 못한 제주의 풍광과 속살에 푹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은 홀로 올레길을 걸으며 자신의 미래를 그려 보기도 한다. 2013년 제주 올레를 완주한 박으뜸(31·서울시 서초구)씨는 20대 후반 제주 여행을 왔다가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올레꾼의 권유로 올레길을 처음 경험했다. 올레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취업에 대한 고민이 작게만 느껴졌다. 박씨는 “올레길을 완주하면서 무슨 일을 해야 할까보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라는 큰 방향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완주한 조현우(24·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씨는 대학 졸업 이후 지역기반의 사회적기업 운영이라는 꿈을 위해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제주올레가 올레길이 지나는 마을과 상생하는 최고의 모델이기 때문이다. 올레길, 게스트하우스, 올레길 동네 등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지역 기반 기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조씨는 올레길을 걷듯 한 발 한 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외국인 완주자들도 있다. 일본인 히데오 후쿠모토(67)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난 한국 여행자에게 제주 올레에 대한 정보를 듣고 2013년 10월 제주 올레길을 모두 완주했다. 혼자 생각할 시간이 생겨서 도보 여행에 푹 빠졌다는 히데오는 제주올레의 아름다운 풍광뿐 아니라 제주 사람들의 친절함에 반해 올레길을 완주했다고 한다. 히데오는 요즘 제주올레가 일본 규슈에 수출돼 만들어진 ‘규슈올레’ 길을 걷고 있다. 안은주 제주올레 사무국장은 “도보 여행은 더이상 육체적 건강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걷는 동안 생각들이 정리되고, 나를 되돌아보게 되고, 함께 걷는 사람과 마음을 나누게 된다”며 “제주올레가 알려지지 않았던 제주의 구석구석을 보여 줬던 것처럼, 마음의 구석구석도 들여다보게 한다”고 말했다. 올레길 코스마다 시작과 중간 지점, 종점에 설치된 올레 표식판에서 스탬프를 찍은 후 제주올레 사무국에 인증을 요청하면 완주 증서와 메달을 주고 제주올레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에 등재해 준다. 그동안 제주 올레 완주자는 50대가 111명, 40대 98명, 30대 79명, 60대 77명, 20대 51명, 70대 이상이 19명, 20대 이하 9명 등이다. 거주지별로는 수도권이 178명으로 가장 많고 경상권(89명), 제주도(71명) 순이다. 이들이 제주 올레를 완주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횟수는 연평균 2~4회다. 제주의 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올레는 시흥 초등학교~광치기해변 14.6㎞의 1코스로 소요시간은 4~5시간이다. 오름과 바다가 교차로 빚어내는 풍경은 압권이다. 첫 번째 만나는 말미오름에서는 사철 푸른 시흥리 밭 풍경과 성산 일출봉, 우도 등 제주 동쪽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이어져 나타나는 알오름 정상에서는 성산포의 들판과 성산 일출봉, 다랑쉬오름 등 제주 동부의 뛰어난 풍광을 360도로 즐길 수 있다. 끝자락인 광치기 해변까지 걷는 동안 널따란 유채꽃밭을 만날 수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겨울이 시샘할까 봄 마중 가는 길

    겨울이 시샘할까 봄 마중 가는 길

    겨울철, 추운 날씨에 꼼짝하기 싫다. 볼거리도 빈약하다. 눈이 내리지 않으면 그저 을씨년스러운 풍경들이 전부다. 그렇다고 겨우내 구들장만 지고 있으랴. 이럴 때는 걷기가 최고다. 운동량이 부족한 겨울에 딱이다. 서너 시간 걷다 보면 정신도 맑아진다. 한국관광공사에서 2월에 걷기 좋은 길 10곳을 추천했다. 전체 코스는 관광공사 걷기안내 사이트(koreatrails.or.kr)에 잘 나와 있다. ●‘소나무 숲길’ 북한산둘레길 1코스(서울 강북구) 소나무 숲길로도 불린다. 전체적으로 완만해 트레킹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다. 우이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시작한 길은 맑은 약수 흐르는 만고강산을 지나 1000여 그루의 소나무가 빼곡히 자라고 있는 솔밭근린공원에 이른다. 웅장하면서도 우아한 자태가 신령스럽기까지 한 소나무가 즐비한 이 구간에 들어서면 강렬한 송진 향이 온몸을 감싼다. 거리는 우이령 입구부터 3.1㎞다.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북한산국립공원 탐방시설과 둘레길운영팀 (02)900-8085. ●갈대밭·호수 따라…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 호반낭만길(대전 동구) 갈대밭과 호수를 따라 걷는 길이다. 마산동 삼거리에서 신상동 오리골까지 12.5㎞ 정도 이어진다. 소요시간은 6시간 남짓. 마산동 삼거리 ‘할먼네집’ 쪽에서 길을 시작해 추동 방면으로 500m 걸어가다가 샛길로 들어서면 너른 호수가 펼쳐진다. 이어 S자 모양의 갈대밭이 펼쳐진다. 4구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다. 가래울마을의 추동습지공원, 주산동의 송기수 사당, 신선바위, 황새바위 등도 볼거리다. 대전마케팅공사 개발사업팀 (042)869-5163. ●‘영남알프스 핵심’ 하늘억새길-1코스 억새바람길(울산 울주군) 배내골을 중심으로 재약산, 천황산, 신불산, 영축산 등을 한 바퀴 도는 길이다. 영남알프스 중에서도 핵심을 모아 놓은 대표적인 길로 간월재, 신불평원, 사자평 등의 억새 명소를 두루 감상할 수 있다. 총 4개 구간으로 나뉘는데, 그중 대표 코스가 1구간 억새바람길이다. 거리는 4.5㎞,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간월재를 출발해 신불산과 신불재를 거쳐 영축산까지 간다. 영남알프스의 주능선을 걷는 코스다. 울주군 산림공원과 (052)229-7872~5. ●평창 자연 즐기며… 효석문학100리길 1코스 ‘문학의 길’(강원 평창) ‘효석문학100리길’은 가산 이효석(1907~1942)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속 허생원 일행의 여정을 따라 아름다운 평창의 자연을 즐기며 걷는 길이다. 전체 5개 코스 가운데 1코스 ‘문학의 길’에 이효석의 문학적 발자취가 가장 많이 남아 있다. 장돌뱅이와 성씨 처녀가 정을 나눈 물레방앗간, 이효석생가마을 등을 둘러본다. 2월이면 소금을 뿌린 듯 새하얀 메밀꽃은 없지만 설경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1코스 거리는 7.8㎞,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평창군관광안내센터 (033)330-2771. ●해안선 따라… 대부해솔길 1코스(경기 안산) 대부도의 해안선을 따라 걷는 길이다. 전체 길이 74㎞ 가운데 방아머리에서 돈지섬안길까지 이어진 1구간이 특히 인기다. 해변을 따라 걷다 야트막한 북망산에 오르면 영종도, 인천대교, 송도신도시, 시화호 등이 펼쳐진다. 바다 위로 샘솟는 구봉약수터에서 샘물을 마시고 걷다 보면 바다와 갯벌이 연이어 펼쳐진다. ‘개미허리 다리’로 연결된 ‘낙조전망대’에선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1구간 길이는 11.3㎞. 4시간쯤 걸린다. 안산시 관광과 (031)481-3406~9. ●남녀노소 오가기 쉬운 ‘산막이옛길’(충북 괴산)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4㎞를 걷는다. 한 시간쯤 걸린다. 옛길엔 대부분 목재데크가 깔렸다. 괴산댐 주변을 휘휘 돌아가기 때문이다. 된비알이 없어 오가기도 쉬운 편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도전해 볼 만하다. 산막이 마을이 있는 칠성면 사은리 일대는 예부터 유배지였을 만큼 멀고 외진 곳이었다. 지금도 댐 주변 생태계가 훼손되지 않아 싱그러운 바람과 맑은 물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다. 괴산군 문화관광과 (043)830-3451~6. ●전해오는 전설 들으며… 구불길 8코스 고군산길(전북 군산) 구불길은 모두 11개 코스로 나뉜다. 비단강길, 구슬뫼길, 탁류길 등 대부분은 뭍에 있는 데 반해 고군산길은 선유도에 조성돼 있다. 고군산군도의 빼어난 자연을 감상하고 선유도, 대장도, 무녀도에 전해지는 전설을 들으며 걸을 수 있다. 8코스의 전체길이는 14㎞다. 5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들머리는 선유도 선착장이다. 오룡묘를 지나 대봉전망대에서 고군산군도 전경을 감상한 뒤, 대장도와 장자도를 거쳐 다시 선유도 선착장으로 돌아온다. 군산시 관광진흥과 (063)454-3336. ●‘해안절벽 백미’ 금오도-비렁길 1코스 (전남 여수) 금오도는 여수에서 불과 25㎞ 정도 떨어져 있으면서도 절해고도의 풍모를 지닌 섬이다. 특히 웅장한 해안절벽이 백미다. ‘비렁길’은 이 같은 금오도의 숲과 바다, 기암절벽을 따라 걷도록 설계됐다. ‘비렁’은 벼랑의 사투리다. 군데군데 높낮이는 있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다. 비렁길 전체 길이는 18.5㎞다. 이 가운데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1코스는 5㎞로 2시간 정도 걸린다. 함구미 마을을 출발해 미역널방, 신선대를 거쳐 두포마을로 나온다. 여수시 관광과 (061)690-2036. ●‘블루로드’ 해파랑길 21코스(경북 영덕) 영덕블루로드 B코스라고도 불린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에서 동해안을 따라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770㎞ 길이의 걷기길이다. 각 지자체에서 조성한 길과 겹치는 구간이 대부분인데, 그 가운데 영덕에서 조성한 ‘블루로드 B코스’에 해당되는 구간이 해파랑길 21코스다. 돌미역이 유명한 노물항, 낚시로 이름난 경정리, 대게원조 마을 등 걷는 내내 빼어난 풍경이 따라온다. 해파랑길 21코스 길이는 12.3㎞로 4시간 30분쯤 소요된다. 영덕군 문화관광과 (054)730-6514. ●해안 풍경 한눈에… 제주올레길 1코스 시흥~광치기 올레(제주 서귀포) 제주올레의 여러 코스 가운데 가장 먼저 열린 길이다. 제주에서도 해안풍경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지역을 따라 걷는다. 시흥초등학교를 출발해 말미오름과 알오름에 오르면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손에 잡힐 듯하고, 조각보를 펼친 듯한 들판과 바다도 한눈에 들어온다. 종달리 옛소금밭, 성산일출봉이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는 광치기해변에서 다음 코스로 바통을 넘긴다. 1코스 전체길이는 15㎞다. 5시간 정도 소요된다. 제주올레 콜센터 (064)762-2190.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폐쇄됐던 올레길 재개장

    지난달 17일 탐방객 살해 사건이 발생하자 지난달 24일 전격 폐쇄됐던 제주 올레 1코스가 다시 열린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지난달 24일 잠정 폐쇄한 제주 올레 1코스를 오는 24일 재개장한다고 19일 밝혔다. 제주올레 1코스(성산읍 시흥~말미오름~종달리 소금밭~광치기해변)는 2007년 9월 제주에서 가장 먼저 생긴 올레길로 제주 올레의 상징적인 코스다. 제주올레는 올레 1코스 재개장과 함께 24일 기존에 개설된 올레 20개 코스를 모두 이어 걷는 제주 올레 이어 걷기 행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 마을 주민들과 협의해 올레 1코스에 올레지킴이 등을 상시 배치할 예정이다. 제주올레 관계자는 “올레길 사건 이후 안전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다양한 올레길 안전 대책이 추진되고 있어 올레 1코스를 재개장하기로 했다.”며 “올레꾼들은 안전 수칙을 반드시 지켜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올레길 안전 수칙은 ▲나 홀로 올레꾼은 시작점에서 오전 9시에 함께 모여 걷기 ▲올레길 걷기 종료 시간은 동절기 오후 5시, 하절기 오후 6시▲나 홀로 올레꾼은 수시로 가족과 지인에게 자신의 위치와 안전 여부를 알리는 전화하기 등이다. 제주올레는 21코스(구좌읍 하도리 해녀박물관~성산읍 시흥초등학교)도 예정대로 다음 달 15일에 개장하기로 했다. 21코스가 개장되면 제주 올레는 모두 26개 코스 430여㎞에 이른다. 한편 제주지방경찰청과 제주도 등은 올레길 폐쇄회로(CC)TV 설치와 관련해 범죄 예방을 위해 다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올레 살해범’ 성폭행 시도중 살해 가능성

    ‘올레 살해범’ 성폭행 시도중 살해 가능성

    제주 올레길 여성 탐방객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24일 피의자 강모(46·서귀포시)씨에 대해 살인 및 시체 유기, 시체 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강씨의 범행 동기가 석연치 않다고 보고 강씨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이날 경찰 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제주 올레 1코스를 잠정 폐쇄 조치했다. 경찰은 강씨가 자신을 성추행하는 것으로 오인하는 피해자 강씨를 우발적으로 목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성폭행을 위해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의 시신은 상의가 속옷까지 완전히 벗겨져 있고 청바지 등 하의는 육안으로 보기에는 손을 댄 흔적은 없었다.”며 “성폭행을 시도하다가 반항하는 강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시신을 은폐하기 위해 옮기는 과정에서 상의가 벗겨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피의자 강씨가 피해자의 유류품을 버린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등을 중심으로 현장을 확인하며 피해자의 휴대전화 케이스 등 일부 유류품을 수거했다. 피해자 시신을 유기한 말미오름 대나무밭에서는 시신의 손목을 자르는 데 사용한 흉기를 수거했다. 한편 피의자 강씨는 제주에서 수산 관련 고교 졸업 후 10여년간 외항 선원으로 일했고 최근에는 특별한 일 없이 배를 타기로 하고 받은 선불금 등으로 동네 PC방을 드나들며 한게임(포커), 리니지 등 인터넷 게임을 하며 지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도박을 즐기다 빚을 진 강씨가 도박빚을 갚기 위해 2차례 강도 행각을 벌였고 성 관련 범죄 전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복형제 등 11남매 가운데 열째인 강씨는 평소 형제 간 왕래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네 주민들은 “강씨의 아버지는 부인이 다섯 명이나 되는 등 가족 관계가 다소 복잡했다.”며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강씨가 혼자 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고 말했다. 강씨의 어머니(80)는 “아들이 15년 전쯤 원양어선을 타면서 고생해 번 돈을 내 암 수술비로 내놓는 등 효자 아들이었다.”면서 “아들이 몇 년 전 사업에 실패한 후 밖에는 자주 나가지도 않았는데 언제 집 밖에 나가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피해자 강씨의 남동생은 이날 올레길 폐쇄와 제주올레 관계자들이 유가족과 국민에게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남동생은 “제주올레가 9시 넘어서 여럿이 올레길을 가라고 하는 것은 올레길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인정한 것으로 이걸 이제서야 알았다는 말이냐.”고 반문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주올레 등에 책임을 묻는 등 싸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이날 경찰 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제주 올레 1코스를 잠정 폐쇄 조치 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올레 코스 가운데 야산, 숲길, 곶자왈 등 취약 지역에 대한 안전시설 추가, 일정 기간 출입자제 유도, 올레 코스 조정, 폐쇄회로(CC)TV 설치 등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제주에서는 서귀포에 사는 여성 2명이 인신매매단에 납치됐다는 글이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 확산돼 경찰이 사실 확인에 나서는 등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제주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는 여성 2명 납치설은 사실무근이며 최초 유포자를 색출하기 위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관광女 시신 발견…살해범 얼굴 보니

    제주관광女 시신 발견…살해범 얼굴 보니

    올레길 관광을 위해 제주에 왔다가 실종된 여성 강모(40)씨를 살해한 용의자가 23일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강씨의 시신도 실종 11일 만에 발견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이날 관광객 강씨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한 강모(46·서귀포시 성산읍)씨로부터 범행사실을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또 이날 오후 6시 20분쯤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말미오름(두산봉) 인근 농로변 대나무밭에서 강씨의 시신을 찾아냈다. 상의는 벗겨져 있었으며, 신원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다. 시신 주변에는 강씨의 배낭도 있었다. 시신 발견 장소는 올레 1코스 구간에서 걸어서 10분 남짓 걸리는 곳이다. 범인 강씨는 경찰에서 “지난 11일 오전 8~9시쯤 올레길에서 소변을 보고 있는 자신을 보고 강씨가 성추행하는 것으로 오인, ‘신고를 하겠다’고 해 휴대전화를 빼앗으려고 하자 반항, 강씨가 메고 있던 배낭끈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또 “범행 당일 지병인 당뇨병 치유를 위한 운동을 하기 위해 올레 1코스에 갔다.”고 말했다. 범인 강씨는 시신을 올레길 옆에 숨겨 두었다가 오후에 차량을 이용해 500m가량 떨어진 대나무밭으로 옮긴 뒤 13일 다시 찾아가 흙으로 덮었다. 범인 강씨는 “가매장했다.”고 말했다. 범인 강씨는 강씨의 신체 일부를 잘라 버스정류장에 갖다 놓은 이유에 대해 “경찰 수사망이 좁혀지자 불안을 느껴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19일 시신을 버린 장소를 다시 찾아가 흉기로 손목을 절단, 이날 오후 10시쯤 만장굴 버스정류장에 갖다 놓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범인 강씨는 취재진에게 “유족들에게 신체 일부라도 돌려주기 위해 신체 일부와 운동화를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장소에 갖다 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범인 강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 성폭행 여부와 사전 계획 등 구체적인 범행동기와 공범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제주 올레 1코스 주변 마을에서 별다른 직업 없이 혼자 살고 있는 범인 강씨는 전과 2범으로 2008년 택시강도 등으로 징역 3년을 산 데다 외항선 선원으로도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6시 10분쯤 강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숨진 강씨가 실종된 지난 12일 오전 올레 1코스에서 범인 강씨를 봤다는 목격자 제보 및 CCTV 등을 통해 용의자로 지목,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지난 19일 범인 강씨가 다른 사람의 차량을 빌린 사실과 차량의 보조석 시트에서 혈흔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었다. 경찰은 24일 범인 강씨를 살인 및 시체 유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올레길 여성’ 살해범도 마을주민 이었다

    ‘올레길 여성’ 살해범도 마을주민 이었다

    올레길 관광을 위해 제주에 왔다가 실종된 여성 강모(40)씨를 살해한 용의자가 23일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강씨의 시신도 실종 11일 만에 발견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이날 관광객 강씨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한 강모(46·서귀포시 성산읍)씨로부터 범행사실을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또 이날 오후 6시 20분쯤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말미오름(두산봉) 인근 농로변 대나무밭에서 강씨의 시신을 찾아냈다. 상의는 벗겨져 있었으며, 신원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다. 시신 주변에는 강씨의 배낭도 있었다. 시신 발견 장소는 올레 1코스 구간에서 걸어서 10분 남짓 걸리는 곳이다. 범인 강씨는 경찰에서 “지난 11일 오전 8~9시쯤 올레길에서 소변을 보고 있는 자신을 보고 강씨가 성추행하는 것으로 오인, ‘신고를 하겠다’고 해 휴대전화를 빼앗으려고 하자 반항, 강씨가 메고 있던 배낭끈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또 “범행 당일 지병인 당뇨병 치유를 위한 운동을 하기 위해 올레 1코스에 갔다.”고 말했다. 범인 강씨는 시신을 올레길 옆에 숨겨 두었다가 오후에 차량을 이용해 500m가량 떨어진 대나무밭으로 옮긴 뒤 13일 다시 찾아가 흙으로 덮었다. 범인 강씨는 “가매장했다.”고 말했다. 범인 강씨는 강씨의 신체 일부를 잘라 버스정류장에 갖다 놓은 이유에 대해 “경찰 수사망이 좁혀지자 불안을 느껴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19일 시신을 버린 장소를 다시 찾아가 흉기로 손목을 절단, 이날 오후 10시쯤 만장굴 버스정류장에 갖다 놓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범인 강씨는 취재진에게 “유족들에게 신체 일부라도 돌려주기 위해 신체 일부와 운동화를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장소에 갖다 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범인 강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 성폭행 여부와 사전 계획 등 구체적인 범행동기와 공범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제주 올레 1코스 주변 마을에서 별다른 직업 없이 혼자 살고 있는 범인 강씨는 전과 2범으로 2008년 택시강도 등으로 징역 3년을 산 데다 외항선 선원으로도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6시 10분쯤 강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숨진 강씨가 실종된 지난 12일 오전 올레 1코스에서 범인 강씨를 봤다는 목격자 제보 및 CCTV 등을 통해 용의자로 지목,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지난 19일 범인 강씨가 다른 사람의 차량을 빌린 사실과 차량의 보조석 시트에서 혈흔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었다. 경찰은 24일 범인 강씨를 살인 및 시체 유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치유’의 올레길 ‘공포’의 그림자

    ‘치유’의 올레길 ‘공포’의 그림자

    전국에 걷기 열풍을 몰고 온 제주 올레길에서 탐방객이 엽기적으로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올레길 안전 문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제주도가 올레길 개설과 탐방객 유치에만 열을 올렸지 정작 안전 여행을 위한 장치에는 무관심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들어 홀로 올레길을 찾는 여성들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는 요구가 나왔던 상황이다. 지난 12일 혼자 제주 올레길에 나섰다가 실종된 뒤 살해된 강모(40·여·서울)씨의 가족들은 블로그에서 “제주에서 그렇게 홍보하는 올레길에 폐쇄회로(CC)TV 등 아무런 안전 장치가 없다. 단순히 길만 연결해 놨다고 올레길이 아니다. 여행자의 안전을 담보로 무슨 짓을 하신 건지요.”라고 분노했다. 강씨의 남동생은 “올레길을 이렇게 위험하게 만든 책임을 물어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0년 11월에는 올레 16코스에서 한 여성이 실족 사고를 당한 뒤 사흘 만에 경찰에 구조되기도 했다. 또 수년 전에는 올레꾼들이 가장 많이 찾는 7코스에 바바리맨이 나타나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경찰에 정기 순찰을 요청한 적도 있다. 올레꾼들은 제주 올레길 해안 코스를 제외한 오름(기생화산)과 곶자왈 숲길 등이 연결되는 일부 코스가 안전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강씨가 실종된 1코스 말미오름과 14코스 저지 곶자왈, 17코스 무수천 숲길 등은 혼자 다니기에 불안하다는 것이다. 최모(38·대구 달서구)씨는 “올레길을 여행하면서 곶자왈과 오름을 낀 일부 숲길에서는 낯선 사람을 만나면 겁이 난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서도 “낯선 여행지에서 여행자에게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제주 올레길 보이콧하겠다.”며 안전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주도와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뒤늦게 안전 대책을 세우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2007년 9월 올레 1코스가 개장될 때부터 올레길 개설과 관리는 제주올레가 맡고 있다. 도는 그동안 올레꾼들의 편의를 위해 안내소와 화장실 설치 등을 지원했지만 CCTV 등 탐방객의 안전을 위한 시설 등에는 제대로 신경 쓰지 못했다. 제주올레는 22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여성 혼자 올레길을 탐방하는 것은 자제해 달라.’는 글을 게재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제주올레 정지혜 홍보팀장은 “그동안 지역 경찰과 협약을 맺고 취약 지역 순찰 등을 실시해 왔다.”면서 “앞으로 여행객들의 안전에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김의근 제주 국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주변 경치만 내세우면서 올레길을 개설하다 보니 탐방객 안전 문제는 뒷전으로 밀린 감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경찰청은 지난 20일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입구 시외버스정류장 의자에서 발견된 절단된 오른쪽 손목이 강씨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이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 강씨의 신체 일부는 예리한 흉기로 잘렸으며 강씨의 주민등록증 지문과 일치했다. 경찰은 강씨가 납치, 살해된 것으로 결론짓고 범행에 쓰인 흉기를 다루거나 범행이 이뤄진 시간 올레 1코스에 있었을 만한 용의자를 쫓고 있다. 21일 용의자 1명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조사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 올레길 ‘몸살’

    제주 올레길 ‘몸살’

    “이대로 방치하면 복구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23일 제주 올레 10코스인 서귀포 대정읍 사계리 송악산(기생화산)에서 만난 한 주민은 “올레꾼들로 송악산이 몸살을 앓고 있어 올레코스를 바꾸거나 출입을 제한하든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에 도보여행 바람을 몰고 온 제주 올레는 제주관광의 효자 상품이다. 지난해 25만여명이 다녀갔고 올해는 40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사가 안 돼 문을 닫았던 올레길 주변 시골 구멍가게들이 다시 문을 열었고 동네 민박도 되살아나는 등 올레길 주변 골목경제는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올레꾼들이 넘쳐 나면서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은 벌써부터 군데군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송악산·말미오름 곳곳이 만신창이 송악산 올레길은 인근 산방산과 형제섬, 한라산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등 아름다운 풍광으로 올레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 중의 한 곳이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를 비롯, 가파도가 손에 잡힐 듯 보이고 시원스러운 바다 풍경을 자랑한다. 평소에도 일반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송악산에 올레길이 개설된 뒤 올레꾼 등 탐방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요즘 송악산은 곳곳이 파헤쳐지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사계리 마라도 유람선 선착장에서 해안 산책로를 따라 가다 송악산에 오르는 입구 주변은 이미 만신창이가 돼버렸다. 밀려 드는 올레꾼들로 땅이 파헤쳐지면서 등산로 입구 나무들은 앙상하게 뿌리를 드러냈고 올레꾼들의 발길이 닿을 때마다 화산석인 송이(Scoria)가 주루룩 산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다. 더구나 해발 104m 정상에 오르는 올레길이 세 갈래로 나뉘는 바람에 송악산 허리는 넓은 면적에 걸쳐 훼손이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송악산 꼭대기에 있는 분화구의 훼손도 우려된다. 올레꾼들이 깊이 70여m 분화구 아래까지 마구 내려가면서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분화구의 옛 모습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올레꾼 김창수씨는 “송악산을 이대로 두었다가는 훼손 범위가 더 넓어져 손을 쓰지 못할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면서 “올레길을 해안가 쪽으로 변경하거나 휴식년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휴식년제·출입제한 등 방안 검토해야 올레꾼에 의한 자연 훼손은 송악산뿐만 아니다. 제주 올레 1코스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말미오름(두산봉)도 올레꾼들이 몰려들면서 정상에서 500여m 내려간 지점까지 파헤쳐지는 등 크게 훼손돼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서귀포시 슬로도시육성팀 김민하 팀장은 ”송악산에는 국비 지원 등을 받아 정상에 이르는 올레길에 나무 데크 설치 등 복구 방안을 마련했고 말미오름에는 올레길을 우회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사단법인 제주 올레는 올레꾼들의 편의를 위해 올레길 안내판을 새로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 올레길의 작은 돌멩이나 나무 등에 화살표와 리본 등으로 길안내 표시한 것을 개선해 새롭게 디자인한 안내판 300여개를 올레길 1㎞마다 세우는 작업이다. 제주 올레 김민정 홍보팀장은 “제주의 지리에 어두운 올레꾼들이 가장 애를 먹는 것이 길을 찾는 것이어서 제주 조랑말을 형상화한 안내판을 새로 설치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시는 올레꾼이 늘어나자 지난해 올레길 6곳에 안내소 등을 설치했고 올해도 2곳에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 올레꾼들은 “제주 올레길은 자연 그대로의 소박한 길이라는 데 멋이 있다.”면서 올레길에 더 이상 인공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주대 최재영 교수(관광조경학과)는 “올레꾼들의 편의를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레길 주변에 인공시설물은 최소화돼야 한다.”면서 “외지 올레꾼들이 제주 지리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올레 지도 한 장을 손에 들고 자연 그대로의 올레길을 찾아 즐기는 게 제주 올레의 진짜 매력”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스토리텔링 로드 열풍] 역사 한 걸음 문화 두 걸음

    [스토리텔링 로드 열풍] 역사 한 걸음 문화 두 걸음

    인간이 어떻게 하면 오래 살 수 있을까. 새는 끊임없이 날갯짓을 하고, 네발 달린 동물은 열심히 뛰어다니고,두발 달린 인간은 부지런히 걸어야 건강하고 오래 산다고 한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 요즘들어 길과 인간이 부쩍 소통·교감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로드, 그곳엔 이야기와 생태, 나름대로의 테마가 있어 생기롭다. 향토색 짙은 역사와 문화의 향기도 담뿍 깔려 있다. 하여 지자체별로 이러한 ‘길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저 깊은 곳에 자리잡았던 퇴계의 상상길도 새삼 다가오고 백의종군길 등 이름도 다양하고 흥미롭다. 자, 세상 살면서 간이 안 맞거들랑 그 곳으로 한번 떠나봄이 어떨지. ‘오늘도 걷는다마는~’ 주말을 맞아 전국의 ‘스토리텔링 로드’를 잠시 감상해보자. 시청 주변 산자락 13㎞ ‘사색·만남의 숲’ ●경기 시흥 늠내 숲길 “시흥판 올레길인 ‘늠내 숲길’을 아십니까.” 시흥 늠내 숲길이 지난 10월10일 개장된 이래 시민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말이면 1000여명이 찾아 이 길의 진가를 만끽하면서 ‘제주도 올레길’ 못지 않다고 강조한다. 늠내 숲길은 시청 주변 산자락을 이어 만든 길로서 그리 높진 않지만 아름다움을 지닌 산봉우리들을 넘나들며 이어진다. 시흥시청을 출발해 군자봉~진덕사~선사유적공원을 거쳐 시청으로 되돌아오는 13㎞ 코스로 한바퀴 도는 데 5~6시간이 걸린다. ‘늠내’는 고구려 때 시흥의 지명으로 ‘뻗어가는 땅’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시흥이 건강한 생명도시이고, 아름다운 자연의 향내가 묻어나는 도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늠내 숲길은 군자봉 ‘사색의 숲’과 가래골 약수터 인근 ‘만남의 숲’, 수압봉과 가래울마을 사이 ‘잣나무 숲’ 등 숲을 테마로 한 아기자기한 코스가 이어지고 6곳의 쉼터가 마련됐다. 늠내길 제2코스인 ‘갯골길’도 지난달 30일 개장됐다. 시흥시청~해토미~갯골생태공원~섬산~갈대밭~시흥시청을 잇는 16.9㎞ 코스로 갯골 생태계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산소·자전거길 3000리… 단종 유배 체험도 ●강원 산소길 “싱그러운 강원도 산소를 팝니다.” 전국 최고의 청정 삼림자원을 간직한 강원도가 ‘산소길과 자전거길 강원 30 00리’를 조성한다. 동해안과 생태계가 잘 보존된 비무장지대(DMZ), 백두대간, 북한강, 남한강 등 5개의 주요 축을 기준으로 조성된다. 도보 전용인 산소길(총 연장 475㎞)은 도심 인근을 중심으로 70개 코스가 만들어진다. 자전거길(총 연장 1226㎞)은 DMZ와 동해안, 백두대간을 따라 조성된다. 올해부터 겨울올림픽 유치 목표를 세운 2018년까지 연차적으로 추진된다. 산소길은 산림이 울창해 산소가 풍부한 5개 권역을 중심으로 원시림 길을 탐사해 조성된다. 걷기에 부담 없고 접근성이 쉬운 산책로, 폐철로, 옛길, 숲길, 해안, 하천길 등 소규모 노선을 집중 발굴한다. ‘스토리텔링 로드’를 위해 역사 등에 얽힌 이야기뿐 아니라 자연생태에 관한 이야기까지 발굴해 접목시킨다. 단종 유배 체험 길, 치유의 숲 길, 장뇌삼 캐기 길 등 다양한 이야기와 테마길로 조성된다. ‘신(新)관동팔경’을 테마로 한 동해안 길은 청간정과 낙산사, 경포대, 소금강, 죽서루 등을 연계하고 ‘평화생태’를 주제로 한 DMZ 길은 한탄강, 쉬리마을, 파로호, 두타연, 대암 용늪 등을 이어 만든다. 1226㎞에 이르는 자전거길에도 테마를 설정해 동~서를 잇는 DMZ 길(평화체험), 북한강 길(호수문화체험), 남한강 길(생태하천체험) 등 3개 축과 동해안 길(해안관광), 백두대간 길(생태체험) 등 남~북 2개 축으로 조성된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안동 퇴계 오솔길… 김천엔 직지문화 모티길 ●경북 명품 3길 경북에는 걸으면서 아름다움과 예스러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명품 길’ 3곳이 있다. 안동의 퇴계 오솔길과 봉화 청량산길, 김천 직지 문화 모티길이 바로 그 곳이다.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퇴계 오솔길 전망대~고산정까지 3㎞ 구간에 나 있는 퇴계 오솔길은 말 그대로 그 옛날 퇴계가 걸었던 길이다. 환경부가 2006년 생태 탐방로 20선에 선정한 길이기도 하다. 오솔길은 내내 낙동강과 절벽, 은빛 모래사장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얼굴에 덤빌 듯 와 닿는 안동·봉화의 청량산이 위풍당당함을 자랑한다. 퇴계는 이 길을 두고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연간 관광객 1만명 이상이 찾고 있다. 봉화 청량산길은 안동 고산정~봉화 농경문화전시관까지다. 8㎞ 남짓. 낙동강을 따라 봉화 청량산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옛날 영남의 시인묵객들이 저마다 일생에 한번쯤은 다녀가는 꿈의 순례 코스였다. 구간에는 천년고찰 청량사와 학이 날아들었다는 학소대, 청량산박물관 등이 자리잡고 있다. 낙동강이 수려한 청량산 12봉우리를 휘감아 도는 등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김천 직지 문화 모티길은 천년고찰 직지사와 연결되는 코스로 대항면 향천리 직지초교~직지문화공원까지 10㎞ 구간이다. 걸어서 3시간 가량 걸린다. ‘모티’란 ‘모퉁이’의 경상도 사투리다. 황악산 자락의 모티길은 호젓하면서도 꼬불꼬불해 길손들에게 걷는 재미를 더한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동서남북 종주루트·과거 보러가는 길 발굴 ●충북 휴먼녹색길 충북도가 추진중에 있거나 계획중인 휴먼녹색길 사업은 총 세 가지다. 도는 우선 올해말까지 3000만원을 들여 ‘한남금북정맥 걷는 길’ 개척사업을 벌인다. ‘한남금북정맥’이란 한반도 13정맥의 하나로 속리산 천왕봉에서 서북으로 뻗어 충북 북부내륙을 동서로 가르며 경기도 안성 칠장산에 이르는 산줄기를 말한다. 정맥은 산맥과 같은 의미다. 한남금북정맥길 사업은 다시 말해 한강과 금강수계를 따라 등산을 하거나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는 사업이다. 구간은 청주 상당산성~염티재(보은)~속리산 천왕봉~이티봉(청원)~칠보산·보광산(괴산)~만뢰산(진천)으로 193km에 달한다. 도는 속리산 , 대청호 등 관광명소와 이 길을 연계해 산과 호수, 댐을 연결하는 테마코스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12월에 탐사가 끝나면 안내지도를 제작할 예정이다. 도는 또 6000만원을 들여 2010년 12월까지 ‘충북도계 종주 걷는 길’ 찾아 잇기 사업을 전개한다. 총 거리는 970km. 이미 청주~청원~진천~음성~충주~제천 구간은 탐사를 마쳤고, 현재 옥천~보은~영동~단양을 잇는 길을 개척하고 있다. 대한산악연맹 충북연맹 회원들이 탐사단을 구성, 도계를 따라 이동하며 사람들이 걸을 수 있는 신 루트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2년간은 옛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가기 위해 걸었던 길’을 찾아 테마코스로 발굴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경북 문경~괴산·충주·음성~경기 여주·이천을 잇는 구간으로 총 길이는 120km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활엽수·침엽수 지나 정상엔 주상절리대 장관 ●전남 무등산 옛길 올들어 복원된 ‘무등산 옛길’이 생태탐방과 휴식을 아우르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 길은 광주 동구 산수동~원효사~서석대(무등산 정상부근)에 이르는 11.9㎞ 코스 이다. 지금의 신작로가 생기기 이전부터 시내에서 무등산 정상에 이르는 길이다. 요즘 주말과 휴일이면 옛길을 따라 겨울산행을 즐기는 인파가 300 0~4000여명에 이른다. 최근 개방된 무등산 옛길이 ‘명품’이란 입소문이 퍼지면서 외지인들도 몰려들고 있다. 도심에서부터 걸어서 해발 1000m 이상 고지까지 오를 수 있는 코스이다. 또 정상에는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된 서석대와 입석대를 직접 감상할 수도 있다. 서석대와 입석대는 우리나라 내륙의 최대 주상절리대로 외지 탐방객들도 자주 찾는다. 주말마다 산행을 한다는 박현석(47·회사원)씨는 “이 코스를 걷다 보면 관목 활엽수와 소나무·잣나무 등 침엽수대가 차례로 나타나 사계절 풍광이 독특하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지난 5월 동구 산수동~원효사지구 사이 옛길 제1구간(7.75㎞)을 친환경적으로 복원,개방했다. 이어 지난 10월 원효사~서석대 제2구간(4.2㎞)를 복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충무공 묵었던 집·쉼터 정비해 호국의 길로 ●경남 백의종군로 경남도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직을 박탈당한 뒤 백의종군을 하며 걸었던 경남도내 백의종군로 구간을 복원 조성하는 사업을 지난 4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애국정신과 혼이 담겨 있는 역사길을 복원해 호국 정신을 기르는 교육현장 및 관광명소를 만들기 위해서다. 합천·산청·진주·하동을 잇는 이충무공 백의종군로 복원 사업은 5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내년 12월까지 마무리 한다. 161.5㎞의 탐방로를 정비하고 난중일기에 나오는 내용 등을 적은 안내판 102개를 설치한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길을 걷다 묵었던 합천의 이어해 집과 산청 이사재 집, 진주 손경례 집, 하동 이희만 집 등의 유숙지와 쉼터도 복원·수리한다. 복원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역사적 고증과 전문가 자문 등을 여러차례 거쳤다. 경남도는 백의종군로를 독일의 철학자의 길, 홍콩 침사추이 산책로에 있는 영화거리, 제주도 올레길, 서울 인사동의 골동품 거리 등에 맞먹는 세계적인 유명 길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백의 종군로를 관광명소로 널리 알리기 위해 청소년과 일반인 등 각계 각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변산 앞바다·모악산·백제 숨결 도보 ●전북 예향천리 마실길 전북도내에서는 시·군 마다 앞다투어 도보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10개 시·군이 11개 길 417㎞를 조성할 예정이며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도는 지역 마다 개발되고 있는 도보길의 상품성을 높이고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모든 길의 명칭을 ‘예향천리 마실길’로 통일했다. 변산 마실길은 부안군 변산면 일대 변산 앞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다. 새만금전시관~변산해수욕장~고사포 송림~하섬 앞~격포 해수욕장~닭이봉을 연결하는 18㎞로 경관이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천혜의 경관을 자랑한다. 전주시, 김제시, 완주군에 걸쳐 있는 ‘모악산 마실길’도 접근성이 좋고 볼거리, 먹거리 등이 풍성해 걷기 동호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길은 완주군 구이면 도립미술관과 금산사~금구향교 등을 돌아오는 56㎞의 트레킹 코스다. 완주 위봉산성길은 위봉폭포~위봉사~위봉마을~위봉산성~태조암-오도제~오성저수지~오성마을을 연결하는 산성길 6㎞이다. 역사유적과 오염되지 않은 산촌마을, 아름다운 경관이 유명하다. 백제의 숨결 익산 둘레길은 함라면 소재지~칠목재임도~자생녹차 군락지~입점리 고분 전시관~숭림사를 잇는 12㎞로 백제문화유적을 두로 살펴 보며 느릿 느릿 걷는 맛이 도보여행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는 평이다. 고창군은 고인돌과 질마재를 따라 걷는 100리길을 내놓았고 남원시는 소리꾼이 들려주는 동편제 판소리길 59.9㎞를 개발했다. 군산시는 나포면~임피면 축산리~나포면 옥포리~동산로 지선을 연결하는 망해산 둘레길을 내놓았다. 흙길로 진화하는 국내 생태탐방로 대명사 ●제주 올레길 생태 탐방로의 대명사격인 제주 올레길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등 해외 관광객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여행객들에게 도보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기존 시멘트 포장도로를 흙길로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흙길 복원 시범사업의 첫 대상은 올레꾼들의 발길이 잦은 제주올레 제7코스 구간인 속골천~법환 포구 진입로 구간이다. 또 제주 올레 제3코스 신천 바다목장 진입로와 제6코스 보목 하수처리장 진입로, 제8코스 예래 갯깍 진입로 등도 흙길로 복원키로 했다. 제주도는 또 바닷가 올레길 외에 한라산 중산간에 도보 생태 탐방로 2개 구간을 내년에 시범 개통시켜 탐방객들을 맞이한다. 제주도는 사단법인 지역희망디자인센터 부설 세계유산연구소가 환경부의 ‘국가 생태문화 탐방로’ 인증을 목표로 설계한 ‘곶자왈 숲길’과 ‘오름길’ 2개 구간에 모두 3억원을 들여 편의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생명의 곶자왈 숲길’은 절물휴양림 후문∼큰지그리오름∼교래자연휴양림∼늡서리오름∼교래리∼대천이오름∼우진제비오름∼선흘2리∼거문오름 방문객센터∼용암길∼알밤오름∼동백동산∼선흘1리∼북촌 ‘너분숭이 기념관’을 연결하는 구간이다. 곶자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도의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을 말한다. ‘평화의 오름길’은 거문오름 방문객 센터∼송당목장∼아부오름∼동거미오름∼손지오름∼용눈이오름∼은월봉∼말미오름이 연결됐으며 총연장 24.5㎞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한라산 생태탐방로 2곳 내년 개통

    제주 바닷가 올레길에 이어 한라산 중산 간에 도보 생태 탐방로 2개 구간이 내년에 시범 개통된다. 제주도는 사단법인 지역희망디자인센터 부설 세계유산연구소가 환경부의 ‘국가 생태문화 탐방로’ 인증을 목표로 설계한 ‘곶자왈 숲길’과 ‘오름길’ 2개 구간에 모두 3억원을 들여 편의시설을 설치하기로 하고 국비 1억 5000만원을 지원해 주도록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생명의 곶자왈 숲길’은 절물휴양림 후문∼큰지그리오름∼교래자연휴양림∼늡서리오름∼교래리∼대천이오름∼우진제비오름∼선흘2리∼거문오름 방문객센터∼용암길∼알밤오름∼동백동산∼선흘1리∼북촌 ‘너분숭이 기념관’을 연결하는 구간이다. 곶자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도의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을 말한다. ‘평화의 오름길’은 거문오름 방문객 센터∼송당목장∼아부오름∼동거미오름∼손지오름∼용눈이오름∼은월봉∼말미오름이 연결됐으며 총연장 24.5㎞다. 이들 생태탐방로는 이미 조성돼 있거나 조성 중인 탐방로를 연결하고, 차도는 가급적 배제하도록 설계됐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한라산 숲길·올레길 만난다

    한라산 숲길과 해안길 올레가 만난다. ㈔지역희망디자인센터 부설 세계유산연구소는 한라산을 한 바퀴 도는 산길인 ‘한라산 숲길’과 해안을 한 바퀴 도는 ‘올레길’을 연결하는 걷기 코스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올 하반기에 한라산 중산간 지역에 숲길 코스를 개발하고, 여기에 최근 도보여행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제주 해안 올레길을 연결한다는 것. 한라산 중산간 지역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대평원 지대를 조망할 수 있고, 오름과 곶자왈,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를 포함해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곳이다. 세계유산연구소는 한라산 숲길은 새로 길을 내지 않는 대신 도보를 원칙으로 하고 역사문화자원이나 마을을 연결해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길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생명의 곶자왈 숲길’(절물 휴양림~교래자연 휴양림~거문오름지구~선흘동 백동산~북촌)과 ‘평화의 오름길’(거문오름~아부오름~동거미오름~용눈이오름~은월봉~말미오름) 등 12개 노선의 숲길 산책로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지훈 세계유산연구소 소장은 “한라산 숲길과 해안 올레길이 만나면 국내 최고의 생태문화 탐방로가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5) 제주 성산 일출봉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5) 제주 성산 일출봉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성산일출봉은 신년 해맞이 장소의 원조격이다. 전국적으로 해맞이 축제가 유행하기 전부터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다. 성산 일대는 날이 따뜻하고 볕이 잘 들어 그런지 유독 밝고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일출봉에 올라 해를 맞고, 주변 산책로를 거닐며 ‘걱정하지마, 올 한 해도 잘 될 거야~.’ 하는 희망을 품고 돌아간다. ●바다에서 치솟은 오름 제주 동부 지역에서 성산일출봉은 독보적인 존재다. 구좌, 수산, 성읍, 표선 그 어느 방향에서 오든지 바닷가에 왕관처럼 솟아난 일출봉의 모습에 감탄하기 마련이다. 성산일출봉 주차장에서 바라보면 봉우리가 까마득히 높아 보인다. 하지만 높이는 불과 182m. 간혹 일출봉이 높아서 안 올라간다는 관광객이 있는데, 그 생김새에 기가 눌린 까닭이다. 성산(城山)은 말 그대로 일출봉이 성처럼 둘러쳐져 있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실제로 일출봉은 바다에서 봐도, 마을에서 봐도, 전망대에 올라 봐도 난공불락의 고성(古城)처럼 경이롭다. 매표소를 지나 몇 발자국 가면 순간 가슴이 시원하게 뚫린다. 일출봉 아래로 널찍한 잔디밭이 유감없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잔디밭을 관통해 이어지는 길을 따르면 왼쪽으로 산책로가 보이고, 바다 건너편으로 우도가 살짝 머리를 내민다. 이곳 산책로는 내려오면서 둘러보는 게 순서다. 상쾌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길을 재촉하면 어느새 계단이 시작된다. 지그재그로 이어진 계단길에 숨이 차오를 무렵, 희한하게 생긴 바위가 길을 막는다. 바위는 꼭 짐승의 얼굴처럼 보이는데, 곰바위란 안내판이 보인다. 이곳 벤치에 앉으니 성산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일출봉은 약 5만~12만 년 전 얕은 수심의 해저에서 화산이 분출되면서 만들어졌다. 본래는 육지와 떨어진 섬이었다. 차츰 일출봉과 본섬 사이에 모래가 쌓이기 시작했고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그래서 마을 시내 뒤로는 바다가 들어와 있고, 왼쪽으로 광치기 해안을 따라서 이어진 길과 본섬이 간신히 이어지는 신비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부 오름들의 기막힌 스카이라인 작년 겨울, 해가 저물 무렵에 일출봉의 숨은 진가를 발견했다.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일출봉에서 본 일몰이었다. 구름에서 나온 석양은 바다로 떨어지기 직전 마지막 젖먹던 힘을 다해 동부 산간 지대를 비추었다. 그 빛에 동부 지역에 몰려 있는 영주산, 좌보미오름, 백약이오름, 동거미오름, 높은오름,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 말미오름, 지미봉 등의 기막힌 스카이라인이 펼쳐졌다. 올망졸망한 오름들은 그야말로 제각각이었다. 어떤 것은 고개를 들었고, 어떤 것은 납작 엎드렸으며, 콧날처럼 솟았거나 누웠고, 또 어떤 것은 비스듬했다. 그리고 그 뒤로 오름 왕국의 어머니 한라산이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잊지 못할 감동적인 풍경이었다. 곰바위에서 급경사를 좀 오르면 정상 전망대다. 일출봉 분화구는 생각보다 넓다. 동서 450m, 남북 350m로 둥근 형태를 이루고 있다. 99개의 크고 작은 바위로 둘러싸여 있고, 깊이는 100m에 이른다. 분화구 안에는 풍란 등 희귀식물 150여종이 분포하고 있다고 한다. ●일출봉~광치기 해안~섭지코지 해안길 추천 이곳 전망대는 1월1일이면 어둑새벽부터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찬다. 분화구 너머 바다에서 치솟는 해돋이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출을 못 봤다고 서운해할 것은 없다. 근처의 광치기 해안이나 섭지코지에서도 기막힌 일출을 볼 수 있다. 일출봉을 내려와 산책로로 발길을 옮긴다. 해안을 따라 이어진 이 길이 제주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에는 훈훈한 바람이 분다. 우도가 바다 건너편에서 어서 오라 손짓하며, 일출봉이 감춰둔 해안절벽을 보여준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옆 사람의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고 싶다. 그렇게 천천히 풍경을 음미하며 일출봉과 작별을 고한다. 성산일출봉은 2007년 한라산, 거문오름(용암동굴계)과 함께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일출봉은 전망대까지 오르는 데 30분가량 걸린다. 좀 더 걷고 싶은 사람은 일출봉~광치기 해안~섭지코지 해안길을 따른다. 총 3시간가량 걸리고, 다양하게 변모하는 일출봉의 모습과 바닷가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산악전문작가 #가는 길과 맛집 김포, 청주, 부산 등에서 비행기를 타거나 부산, 완도 등에서 배를 타고 제주시까지 간다.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성산행 버스가 수시로 다닌다. 제주의 겨울 바다는 방어가 주인공이다. 방어는 씹히는 질감이 있으면서도 부드러워 인기가 좋다. 광치기 해안의 해변공원 옆에 자리 잡은 광치기해산물촌(011-9660-3884)이 숨은 맛집이다. 방어가 싱싱하고, 전복죽과 성게칼국수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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