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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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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럭맨’ 총리 뒤 ‘젠틀맨’ 후보자… 미소 속에 한방 품은 정세균

    ‘버럭맨’ 총리 뒤 ‘젠틀맨’ 후보자… 미소 속에 한방 품은 정세균

    관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버럭맨’으로 통한다. ‘군기반장’으로도 불린다. 살충제 계란 파동 당시인 2017년 8월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미숙한 대처로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질책을 받은 사례는 지금도 회자된다. 여름철 부처 회의 때 모 국장급 인사가 선풍기 바람에 흐트러진 머리 매무새를 자꾸 가다듬자 회의에 집중하라며 주의를 준 일도 있다. 장관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정부세종청사의 한 공무원은 5일 “모 부처 장관이 이 총리에게 계속 지적을 받는 바람에 우리 부는 그날 무사히 넘어갔지만 회의 시간은 한참 길어졌다”고 전했다. 이 총리의 군기 잡기를 두고 한 국장급 인사는 “전 정권의 국정농단 시기에 흐트러진 공직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문재인 정권 초대 총리이자 역대 최장수 총리로 기록될 이 총리가 여의도 복귀를 앞두고 있다. 이 총리는 최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자신을 ‘실용적 진보주의자’로 규정했다. 그는 “진보는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고, 실용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늘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성장과 포용이 동시에 중요한 시기에 그런 문제들을 실용적 진보주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의 후임으로 지명된 정세균 후보자는 공무원들 사이에 ‘젠틀맨’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산업통’이기도 한다. 사회부처의 한 서기관은 “버럭맨 이 총리보다는 회의 분위기가 좀 더 부드러워지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조용한 카리스마와 진취적 리더십’으로 정 후보자의 특징을 요약했다. 정치부 국회 출입 기자들의 투표로 모범적이고 성실한 의정 활동을 하는 국회의원에게 주는 백봉신사상을 15차례나 받아 현역 의원 중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독립운동가이며 정치가인 백봉 나용균 선생의 업적을 기려 1999년 제정된 상이다. 그는 15대 국회 한보 청문회 당시 ‘유일하게 한보 측 로비를 거절한 사람’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종청사 공무원들은 정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총리를 맡게 되면 아무래도 이 총리 때보다는 경제·산업 쪽 업무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는 경제·산업적 측면을 좀 더 특화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정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발의한 법안들을 유심히 살펴보는 분위기다. 정 후보자가 대표발의한 법안들에는 인턴이나 수습의 근무 처우를 개선하는, 청년열정페이 방지법인 ‘일경험수련생 보호에 관한 법률안’(2017년 2월), 청년고용의 재원 조달을 위해 청년세를 도입하는 ‘청년세법안’(2016년 11월), 특별회계 신설을 통해 청년고용을 지원토록 하는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일부 개정안’(2016년 11월), 일자리창출형·민간주도형 4차 산업혁명 기본법인 ‘디지털기반 산업 기본법안’(2017년 3월), 관광객의 방문시간 등을 제한하거나 자연환경 또는 생활환경 보호를 위한 공공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조치로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한 정책기반을 마련하는 ‘관광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2018년 12월) 등이 있다. 국회에서 정 후보자를 오래 지켜본 정치권 인사들은 정 후보자를 한마디로 ‘실사구시적 개혁주의자’로 정의한다. 2006년 산업자원부 장관 재임 시절에는 회의실마다 실학자들의 호를 써서 붙이기도 했다. 다산(정약용)실, 연암(박지원)실, 담헌(홍대용)실 같은 식이다. 다만 정 후보자를 실사구시를 추구하는 젠틀맨으로만 볼 수 없다는 평가도 있다. 그는 장관을 마치고 2007년 펴낸 책 ‘나의 접시에는 먼지가 끼지 않는다’에서 “일하다가 접시를 깬 사람은 용서하겠지만, 일을 하지 않아 접시에 먼지가 낀 사람은 용서하지 않겠다”고 썼다. 당대표 시절에는 일부 법안에 대해 단식을 하면서 저지 투쟁을 벌였고, 비교적 순탄한 전북 지역구를 떠나 종로를 택하기도 했다. 국회의장 시절에는 대부분 여성인 국회 청소노동자의 정규직화를 관철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정 후보자를 오래도록 지켜본 한 관계자는 “정세균은 부드러운 미소 속에 강한 한방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고 촌평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이 총리, 28일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김황식 넘는다

    이 총리, 28일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김황식 넘는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게 된다. 27일 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는 28일 ‘재임 881일’(2년 4개월 27일)을 맞으며 직전 최장수 총리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재임 기록(880일)을 뛰어넘는다. 이 총리는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5월 31일 임기를 시작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이 총리를 지명하면서 “의정활동을 하는 동안 온화하고 합리적으로 처신하신 분”이라며 “협치행정·탕평인사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온화한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 총리의 잘 알려진 별명은 ‘군기반장’이다. 총리실 간부나 장관들이 현안에 대해 제대로 답하지 못하거나 행정편의주의적인 대책을 내놓으면 질책하면서 얻은 별명이다. 류영진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년 전인 2017년 9월 ‘살충제 계란’ 파동에 이어 ‘생리대 안정성’ 논란과 관련해서도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호되게 질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총리는 외교 측면에서도 문 대통령과 ‘투톱외교’를 펼치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24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하며 대일 외교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후 1년여만의 양국 최고위급 대화로, 강제징용 문제에서 이견을 확인한 자리였지만 언론인 시절 도쿄특파원, 한일의원연맹 수석부회장 등을 지낸 ‘지일파’ 정치인으로 꽉 막힌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총리는 안정감 있는 국정운영 등으로 대중의 호평을 받으며 현재 여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 1004명에게 차기 정치 지도자로 누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 이 총리가 22%로 가장 많은 지지율을 얻었다. 이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7%로 2위,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7%로 공동 3위,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6%로 5위를 차지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조국 사태 이후 여권의 인사 부담이 높아져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내년 총선 이후까지 내각에 남아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도 지난 25일 청와대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서 “지금 법무부 장관 (인선) 외에는 달리 개각을 예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이 총리가 총선에 직접 나선다면 거취 결정 데드라인은 내년 1∼2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에 따른 공직자 사퇴 시한(선거 90일 전)이 1월 중순이기 때문이다. 총선에 직접 출마하지 않더라도 선거에서 역할을 담당하려면 늦어도 2월 안에는 당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과도한 의전은 그만… 쓴소리해 주는 조언자 필요”

    “비서진들의 과도하고 불필요한 의전 문화가 느껴집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인데 그 인력들이 의전에 낭비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과도한 의전이 지양됐으면 합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3월 인사혁신처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인사처는 정부 기관장 비서진을 위한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자 지난 3월 15일부터 29일까지 김 위원장,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판석 인사혁신처장,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 기관장 4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관장들은 인터뷰에서 비서들이 직무 동반자로서의 비서 역할을 수립하고, 정무 감각 등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인사처는 지난달부터 전문비서 양성 과정과 비서실장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비서의 기능, 장관의 눈과 귀 돼야” 1일 인사처의 인터뷰 자료를 보면, 김 위원장은 비서의 기능을 ‘장관의 눈과 귀’로 규정했다. 조직 내의 애로사항 등에 대한 조직 내부정보를 제공하는 장관의 숨겨진 눈과 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비서진 인력이 과도하게 배치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서 직무 수행 후 받는 보상에 비해 2년 동안 하는 업무의 난이도는 지나치게 기본적”이라고 말했다. 류 처장은 비서의 덕목 중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비서가 자신과 직원 간 소통 창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류 처장은 “기관장과 비서실 관계는 지나친 수직적 문화를 지양하고 유연하게 상사에게 직언할 수 있는 수평적 문화가 돼야 한다”며 “비서실에서 부처 내 여론을 차단시키면 안 된다”고 주문했다. 또 “식약처는 다양한 전문부서가 많으므로 행정·약무·수의직 등 다양한 직무 경험자로 비서진을 구성해 다양한 이슈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조언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박 장관은 비서진의 임무와 목표가 명확히 정의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런 역할 정의가 없어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장관은 “손님 접대 등 기본 서비스는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비서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으면 좋겠다”며 “예를 들어 받은 명함을 쌓아 놓는 게 아니라, 명함을 통해 장관이 특정 분야 사람들하고만 접촉이 많은 건 아닌지 보고하고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무·목표 명확히 정의됐으면” 김 처장은 “비서는 기관장과 정치적 파트너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상사가 국회, 언론과 늘 씨름하기에 정무·정치적 감각을 갖춰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비서의 역량이 중요함에도 공공기관 비서직에 대한 역할 정의가 명확하지 않았다”며 “중앙부처 모든 비서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앞으로 이런 비서 교육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텅 빈 세종청사 회의실… 장관들은 화상회의

    텅 빈 세종청사 회의실… 장관들은 화상회의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낙연(가운데 줄 가운데) 국무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대부분의 장관들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으로 참석했다. 이 총리는 “장관님들은 왜 이렇게 서울에 많이 계시냐”며 “현안조정회의에 상정되는 안건의 소관부처는 거의 전부가 세종에 있다. 현안조정회의는 세종에서 여는 걸 원칙으로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청사 회의실에는 이 총리와 배재정(이 총리 왼쪽) 국무총리비서실장과 노형욱(이 총리 오른쪽)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김현수(왼쪽) 농림축산식품부 차관과 류영진(김 차관 왼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만 참석해 한적하다. 반면 빈자리 앞쪽 영상에 보이는 서울청사에는 많은 장관들이 앉아 있다(점선 안). 연합뉴스
  • [사설] 日 수산물 수입 WTO 패소, 국민 불안 해소를

    한국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 패소했다. 판정의 골자는 한국 정부의 첫 수입금지 조치가 정당했지만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수입금지를 유지한 것은 WTO협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2015년 5월 한국을 WTO에 제소한 지 2년 9개월 만의 공식 결정이다. 이번 조치는 국민의 수산물 식탁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사안의 중대성이 크다. 물론 이번 패소로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곧바로 한국 식탁에 오르는 건 아니다. WTO 규정상 상소 절차는 원칙적으로 3개월 이내 끝내야 하고, 그 이후 이행기간이 15개월까지 주어진다. 이르면 내년, 늦으면 내후년에 수산물 수입 재개 여부가 최종 결론 날 것이다. 정부도 즉각 상소한다고 한다. 그러나 항소에서도 패소하면 우리 정부는 일본에 보상금을 지불하고, WTO가 결정하는 이행 기간 안에 수입금지 조치를 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 정부는 우리 수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물릴 수도 있다. 정부가 그동안 일본의 제소에 제대로 대응했는지부터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1심 판정이 긍정적이지 않다”고 사실상 패소를 시인했다. 미리 판정 결과를 알고 있으면서도 패소 결정이 공식적으로 날 때까지 뭘 했는지 궁금하다. 만에 하나 해양수산부나 식약처 등 관련부처의 직무유기 의혹이 있다면 철저히 밝혀 문책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상소심에서도 패소할 공산이 크다고 자포자기하는 태도를 보여서는 결코 안 된다. 우리 정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자 같은 해 후쿠시마 인근 농·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한 뒤 2013년 후쿠시마 인근 8개 현 수산물을 전면 수입금지했다. 처음에는 상당히 미온적으로 대응하다 외국처럼 수입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자 마지못해 수입금지 조치를 확대했다. 중국·대만·싱가포르·홍콩·마카오·러시아 등 6개국은 후쿠시마 인근 지역 수산물 수입을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2014~2016년 3년간 일본에서 들여온 수입식품 30건에서 방사능이 검출됐다는 정부 자료가 있는 만큼 수입·유통단계 안전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이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일만은 없길 바란다.
  • [월요 정책마당]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월요 정책마당]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우리는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자원이 배분되고 가격이 결정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속에 살고 있다. 시장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인 가격을 통해 효율적으로 작동하지만 때로는 시장의 실패로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 국민의 삶과 밀접한 분야에서 시장의 실패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선진국인 영국에서 2012년 당뇨병, 간질 치료제 등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 공급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영국 내 의약품 가격이 낮다 보니 내수 물량의 상당 부분이 다른 유럽 국가로 수출돼 정작 자국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급기야 영국 하원은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에 대해 수출 금지를 추진하기까지 했다. 이런 현상은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해외 수입에 100% 의존하던 결핵 치료제 ‘카나마이신’ 원료가 제때 공급되지 못하면서 해당 원료를 사용한 주사제 생산이 국내에서 중단됐다. 900여명의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은 하루 한 번 투여받는 카나마이신 주사제를 구하지 못해 8개월 동안 대체 항생제 주사제를 매일 3차례나 맞아야 하는 고통과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 건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분야의 시장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각종 대비책을 마련하고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의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특히 의료 제품의 공공성 강화를 핵심 정책으로 삼아 3가지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신종 전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시장기능만으로 공급이 어려운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필수의약품 안정공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결핵 치료제, 기초 수액제 등 211개 품목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했고 의료계, 제약업계 등 현장 의견을 수렴해 해당 목록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또 필수 의약품이 부족한 경우를 대비해 대체 의약품을 신속히 수입할 수 있는 ‘특례수입제도’를 운영하고 자급 기반이 필요한 의약품은 국내 제조시설을 활용한 위탁 제조가 가능하도록 해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일례로 카나마이신 주사제는 프랑스에서 특례 수입하고 국내 제약사에 위탁 생산해 제품 공급이 빠르게 안정됐다. 둘째, 소아마비백신 등과 같이 국내 수급이 불안정하거나 시장에서 출시되지 않은 백신 자급화도 추진 중이다. 백신은 국민 건강 주권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의약품 중 하나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유행으로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였을 때 우리나라는 국내 개발 백신으로 질병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물량이 부족했던 터라 국내 백신이 없었다면 더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백신 개발 수준은 높지만 자급률은 5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백신 자급률을 80%로 끌어올리기 위해 제품 개발 초기부터 컨설팅을 제공하고 생산현장을 직접 방문해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셋째, 희귀·난치성 질환자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소아 당뇨 환자가 사용하는 연속혈당측정기처럼 국내 대체 의료기기가 없는 제품에 대해서는 수입 허가 절차를 면제해 신속하게 수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근본적 치료법이 없는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제품 생산, 허가·심사 등 분야별 전문가로 이뤄진 ‘치매 치료제 및 진단기기 제품화기술지원단’을 구성하고 개발 단계별 특성에 맞는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 ‘심성구지 수부중불원의’(心誠求之 雖不中不遠矣)라는 말이 있다. ‘마음으로 간절히 구하고 노력하면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식약처는 필요한 의료 제품을 공급받지 못해 고통받는 사람이 없도록 마음과 정성을 다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안전관리를 추진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건강한 국민이 행복한 국가를 만든다. 2018년 무술년 새해, 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국민 건강을 위한 힘찬 걸음을 내딛는다.
  • 서울신문, 제7회 마약 퇴치기원 걷기대회 개최

    겨울 입구에 성큼 다가선 지난 4일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마약청정국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서울신문이 주최한 ‘2017 마약 퇴치기원 걷기대회’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렸다. 서울신문은 마약의 유해성을 알리기 2011년부터 매년 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최저기온 3도의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참가자들의 발걸음은 경쾌했다. 이날 행사는 동료, 친구, 가족 단위 시민 20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참가자들은 늦가을의 정취가 한껏 느껴지는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둘레길을 따라 5.8㎞를 1시간 30분 동안 걸었다. 아빠와 엄마의 손에 이끌려 나온 아이들이 많았다. 올해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했다는 조용인(47·회사원)씨는 “사회의 해악인 마약을 퇴치하기 위한 언론사의 취지도 공감하고 오랜 만에 가족들과 발걸음을 맞출수 있는 무난한 코스가 좋아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김정호(34·대학원생)씨도 “마약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마약에 물든 사회는 고속도로에서 음주운전하는 트럭보다 더 위험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출발에 앞서 참가자들은 페이스 페인팅 등을 하며 체험부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관세청이 마련한 마약탐지견 시범 행사는 참가자들의 관심을 자극했다. 마약탐지견이 여러 개의 가방 중에 마약이 든 가방을 찾고, 마약을 소지한 사람을 식별하는 시범을 보였다. 이 밖에도 식품의약안전처, 관세청,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마련한 마약의 위험성을 소개한 소책자 등을 보며 공감을 나타냈다. 윤여권 서울신문 부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마약퇴치를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곳곳에 마약은 계속 퍼지고 있는 실정이다”며 “마약은 특정 계층만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도 축사에서 “최근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 불법사용, 오남용으로 인해 국민의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식약처는 검찰, 경찰과 관세청 등 유관기관들과 협력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열 관세청 차장과 이경희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도 불법 마약류의 폐해와 마약 퇴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처음으로 미국 마약단속국 하워드 슈 한국지국장도 참가했다. 이번 행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관세청, 대검찰청, 재단법인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후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백운규 58억·김은경 4억… 평균 17억5000만원

    백운규 58억·김은경 4억… 평균 17억5000만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재산 신고액은 57억 8000여만원으로 문재인 정부 장차관 가운데 가장 많았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4억 4000여만원으로 재산이 가장 적었다. 3일 공개된 문재인 정부의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26명의 평균 재산은 17억 5000여만원이었다.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날 문재인 정부의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26명을 포함해 재산공개자(1급 이상) 124명의 재산등록 사항을 관보에 게재했다. 지난 7월 2일부터 8월 1일까지 임명된 33명, 승진자 21명, 퇴직자 65명, 기타 4명 등이다. 백 장관은 총 57억 8191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특히 예금이 34억 9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본인 예금이 25억 9832만원, 배우자가 7억 1903만원, 장녀가 7139만원, 차녀가 2026만원이었다. 건물 신고액은 14억 9600만원이었다. 배우자와 함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건물(169.18㎡) 한 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자동차는 본인이 2013년식 렉서스(3362만원) 한 대, 배우자가 2012년식 벤츠 E350(4203만원) 한 대를 갖고 있었다. 백 장관은 배우자와 함께 호텔신라 반트헬스 회원권(총 5600만원)도 재산으로 신고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9억 178만원을 신고했다. 김 장관은 다주택자로 강남구 대치동의 아파트(94.49㎡·11억 4400만원) 한 채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134.55㎡·5억 3200만원) 한 채를 보유해 건물 가액이 총 16억 7600만원이었다. 다만 대치동 아파트 전세보증금 10억원을 부채로 신고했다. 예금 신고액은 본인과 배우자, 셋째 딸 모두 포함해 2억 1165만원이었다. 부산에서 약사 생활을 오래 한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19억 8169만원을 신고했다. 류 처장은 부산 부산진구의 아파트(202.42㎡)를 비롯해 건물 5채를 갖고 있었다. 신고액만 11억 2200만원이다. 김은경 장관은 4억 4417만원을 신고했다. 서울 도봉구의 아파트(49.94㎡·1억 7000만원)를 비롯해 건물 2채와 전세 임차권 1개를 소유했지만, 신고액은 2억 3302만원이었다. 사인 간 채무 3000만원을 비롯해 총 9500만원의 빚도 신고했다. 7월 임명된 청와대 참모진 중에서는 차영환 경제정책비서관의 신고 재산이 총 78억 9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청와대 참모 중에는 장하성 정책실장(93억 19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수석비서관 중에서는 반장식 일자리수석이 총 36억 2900만원을 신고했고 홍장표 경제수석은 11억 2800만원이었다. 박종규 재정기획관은 20억 7600만원, 김홍수 교육문화비서관 5억 9400만원, 은수미 여성가족비서관 5억 3500만원, 황태규 균형발전비서관 4억 3400만원, 최혁진 사회적경제비서관 1억 4800만원을 신고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주요 인사의 재산도 공개됐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50억 2656만원을 신고했다. 지난해(51억 1211만원)보다 1억 5987만원 줄었다. 학자금(9321만원)이 주요 원인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햄버거병’ 사과? 韓맥도날드 대표 “인과관계 수긍 어렵다”

    ‘햄버거병’ 사과? 韓맥도날드 대표 “인과관계 수긍 어렵다”

    조 대표 “햄버거 패티 문제는 납품업체 책임…사과는 검찰 수사 중이라 말못해”여야 “소비자는 납품업체가 아닌 맥도날드에 가는 것…인과관계 없단 걸 스스로 밝혀야”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가 31일 국정감사에서 어린이의 신장 장애를 일으킨 이른바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과 관련해 “안타깝지만 의학적 인과관계는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햄버거병과 관련한 사과 의향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 중이라 말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여야는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 대표이사에게 햄버거병 발병 사례와 관련한 책임을 추궁했다. 그러나 조 대표는 자사 제품과 햄버거병 사이의 직접적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된 햄버거 패티 제품과 관련된 책임은 납품업체에 있다고 주장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2년간 맥도날드의 햄버거 패티에서 장출혈성대장균이 3차례 검출됐지만 유통된 62.3t 중 회수된 물량은 7t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과관계가 없다고 하는데 이는 맥도날드가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관련법에 의하면 회수 및 처리의 책임은 패티를 공급하는 업체인 맥키코리아에 있다”며 “맥키코리아의 자체 조사에 따라 (균이 검출된 패티를) 유통하지 않고 파기한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 대표는 대장균 3차 검출 시 전량 폐기했다고 답변했는데 33%만 회수되고 나머지는 소비됐다”고 재차 추궁하자 조 대표는 “문제가 있는 박스는 전량 폐기하고, 생산된 물량을 회수 처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햄버거병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의향이 있나’고 묻자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부분이 있어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이에 대해 같은 당 정춘숙 의원은 “조 대표의 답변이 실망스럽다”며 “햄버거병이 맥키코리아 책임이라고 하는데, 소비자는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를 먹지, 맥키코리아에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소속 양승조 복지위원장이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과할 뜻이 없다고 받아들여도 되겠나”라고 거듭 물었지만 조 대표는 사과 없이 “위생관리를 철저하게 하겠다”고만 언급했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최근 5년간 맥도날드의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가 82건이지만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부과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말씀대로 그 부분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WTO 패소땐? 정부, 상소 검토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WTO 패소땐? 정부, 상소 검토

    패소해도 당장 수입해제 아냐…2019년까지 수입 가능성 없어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 1차 패소하면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상소를 검토하기로 했다.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17일 “정부로서는 국민건강이 최우선 고려사항이므로 WTO 최종판정 결과가 우리 국민의 건강보호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상소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WTO 패널은 한국 정부의 후쿠시마 인근 8개 현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일본이 제소한 사건의 판정을 지난 16일(현지시간) 당사국에 통보했다. 몇 달 뒤 전체 회원국에 번역본이 회람되면 최종보고서는 2018년 1∼2월쯤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쟁점 별로 판단하기에 한국이 유리한 부분과 일본이 유리한 부분이 있지만, 대체로 일본 측에 유리하게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심에 해당하는 패널 판정 패소가 일본 수산물에 대한 즉각적인 수입해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1심 판정이 나오면 당사국은 60일 이내에 최종심에 해당하는 상소 기구에 상소할 수 있으며, 이후 양국 협상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적어도 2019년까지는 원전사고 인근 해역의 일본산 수산물이 수입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자 같은 해 후쿠시마 인근 농·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2013년 후쿠시마 인근 8개 현 수산물 수입금지 특별조치 등을 발표했다. 일본은 2015년 5월 “한국의 임시특별조치가 일본 수산물을 차별하고 있으며, 기타 핵종 검사 추가 요구가 부당하다”면서 WTO에 우리 정부를 제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류영진 식약처장, 생리대 관련 질문에 ‘버벅’…이낙연 총리 또 ‘호통’

    류영진 식약처장, 생리대 관련 질문에 ‘버벅’…이낙연 총리 또 ‘호통’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살충제 계란’ 파동에 이어 ‘생리대 안정성’ 논란에 대해서도 이낙연 국무총리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처장은 이 총리로부터 또 호된 ‘질책’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28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류 식약처장이 생리대 안전성 조사 결과와 대책을 보고하자 이 총리가 꼬치꼬치 질문을 던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류 처장은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0종의 인체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최대 검출량을 기준으로 해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간략히 보고했다. 이에 이 총리는 “10종을 제외한 나머지 VOCs 검사는 어떻게 하느냐”, “VOCs가 아닌 다른 화학물질은 어떻게 하느냐”, “역학조사는 어떻게 하느냐”며 질문을 계속했다. 류 처장은 역학조사와 관련해 “역학조사는 관계기관이 협조해서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이에 이 총리는 “아직도 협조가 안 됐다는 말인가. 생리대 사태가 8월에 생겼는데 두 달 동안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았나. 여성들이 당장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호통’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류 처장의 답변이 미진하자 총리가 격노했고, 회의장이 순간 얼어붙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는 앞서 지난달 17일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류 처장에게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해 질문했고, 류 처장이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이런 질문은 국민이 할 수도 있고 브리핑에서 나올 수도 있는데 제대로 답변 못 할 거면 브리핑을 하지 말라”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류 처장은 이후 국회에 출석해 총리의 질책에 대해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고 언급했다가 여야 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총리는 평소 각료 및 고위 공직자들의 현안 숙지와 대국민 설명 의무를 강조해 왔다. 지난달 24일 차관급 공직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살충제 계란 파동을 예로 들면서 “공직자는 국방·근로·교육·납세라는 4대 의무 외에 ‘설명의 의무’라는 것이 있다. 그걸 충실히 못 하면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특히 임명장 수여 당시 오동호 국가인재원장에게 “‘국민 앞에 나설 때는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하는 것을 공무원교육 커리큘럼에 추가했으면 좋겠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국가인재원은 이달 중앙부처 4급 이상 공무원을 대상으로 ‘정책설명·소통’ 교육과정을 신설했다. 이 총리는 이날 현안조정회의 서두에서도 “식약처는 사실에 부합하는 가장 과학적인 설명을 소비자들이 가장 알기 쉽고 믿을 만하게 해야 한다. 두 가지 요구에 부응하는 그런 설명을 여성들께 해드렸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식약처뿐만 아니라 모든 부처가 정확성과 알기 쉬움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다 충족시켜서 설명하는 것을 생활화하라고 주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잇단 검증 실패 靑 인사 시스템 바꿔야

    부실 검증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결국 국회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집단 퇴장이라는 ‘묵시적 동의’ 내지 ‘방조’ 속에 야당 의원들이 그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담은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통과시킨 것이다. 지난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국회 인준 부결에 이은 박 후보자 부적격 판정은 몇 가지 아주 분명하고도 단순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본다. 청와대가 인사 검증에 실패했다는 것,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은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인사 실패 재발을 막기 위해 즉각 인사 시스템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를 장관으로 임명할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고 하나 이는 인사청문의 취지나 향후 정국의 향배 등 그 어떤 잣대를 들이대더라도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박 후보자는 그동안 자질이나 능력 등에서 여야를 떠나 국민 다수의 우려를 자아낸 인물이다. 그를 배척함으로써 문 대통령에게 타격을 안기겠다는 정치적 목적과 상관없는 여야의 결론인 셈이다. 비록 국회의 인사청문 보고서가 법적으로 참고 사항에 불과할지언정 문 대통령은 즉각 박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 ‘협치’를 강조하는 입장에서 취할 마땅한 자세다. 청와대 일각에선 지금 박 후보자 거취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임명 동의와 연계해 야당과의 타협을 모색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박 후보자를 물러앉히고 뒤이어 김 후보자마저 낙마하는 ‘참사’가 벌어지면 청와대가 입을 타격이 막대한 만큼 어느 정도 김 후보자 임명 동의안 통과를 자신할 만한 정도의 정지 작업을 벌여 놓고 나서 박 후보자 사퇴 카드를 뽑겠다는 얘기다. 딱한 노릇이다. 대체 이런 발상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국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과 몇몇 인사 관련 참모들을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박 후보자의 경우 인사검증 실패에 대해 조현옥 인사수석과 조국 민정수석 등 대통령 인사 참모들의 사과와 상응한 문책으로 풀 일이지 김 후보자 인준과 연계한 정치적 흥정으로 풀 사안이 아니다. 김 후보자 인준이 부담스럽다고 해도 이는 어디까지나 향후 국회에 대한 설득 작업으로 풀 일이며, 그에 따른 결과도 겸허히 수용하는 것이 순리라고 할 것이다. 새 정부 출범 넉 달 동안 이미 4명의 장관급 후보자가 낙마했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 여전히 자질 논란을 빚고 있는 현직도 적지 않다. 지난 정부의 인사검증 부실과 코드 인사를 강도 높게 비판하던 인사들이 모여 있는 문재인 정부다. 적폐를 청산하겠다며 스스로 이를 답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장 부실 부적격 인사에 대해 사과하고 인사검증 라인에 책임을 물어야 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인사 시스템 정비에 나서야 한다.
  • [김이수 부결 이후] 앙다문 與… “공수처·부자증세 등 개혁입법 줄줄이 낭패 볼라”

    [김이수 부결 이후] 앙다문 與… “공수처·부자증세 등 개혁입법 줄줄이 낭패 볼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다음날인 12일 더불어민주당은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대책 마련에 골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에 가려진 여소야대라는 현실의 벽을 임명동의안 부결로 확인한 만큼 대야(對野)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민주당은 ‘국민의당은 자유한국당 2중대’라는 표현을 써 가며 야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추미애 대표는 “국회가 헌법기관의 권한을 갖고 있다는 당당함을 내세워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헌재소장 자리를 날려 버린 것은 참으로 염치가 없는 소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표결 전날 저에게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 3명을 정리해 달라고 얘기했다”며 “하지만 제가 지나친 요구라고 거절하면서 더는 조건을 걸지 말라고 했고 김 원내대표도 의총에서 조건을 걸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점심때쯤 김 원내대표가 전화해 (국민의당 내 찬성표가) 20명이 될 것 같다고 했고 제가 국민의당 요청에 답변하지 않아 김 후보자를 낙마시켰다는 박지원 전 대표의 발언은 선배로서 옳지 않고 점잖지 못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으로서는 임명동의안 부결 책임을 야당에 돌리고 있지만 개혁법안을 하나라도 처리하려면 야당과의 협치는 필수불가결한 조건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는 방송법 개정안과 증세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개혁법안의 국회 통과는 지금 상태에선 어느 하나도 쉽지 않다. 꼬여 버린 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지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국회 표결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을 한 뿌리 태생이라는 점을 믿고 설득하는 건 안이한 태도라는 게 이번 부결로 증명됐다. 문 대통령이 촉구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와 여야 대표 청와대 초청 행사는 성사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특히 민주당으로서는 한국당을 비롯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등 야 3당이 ‘신(新)야권 연대’ 구도를 토대로 전선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박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게 되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도 임명동의안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야 3당에서는 13일 박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으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민주당에서조차 박 후보자의 자진 사퇴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민주당은 당분간 야당에 공세를 취하되 지도부에 책임을 묻지 않고 내부 단합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국민의당과의 관계 설정이 이대로 가는 게 맞는지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도 의총에 앞서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운영 전반에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되묻게 된다”고 말하며 대야 전략 수정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식약처장 ‘살충제 달걀’ 파동 중 꼼수 휴가 논란

    식약처장 ‘살충제 달걀’ 파동 중 꼼수 휴가 논란

    식약처 “내년 연가 당겨 써 무방” 약사회車·법인카드 부정 사용도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유럽발 ‘살충제 달걀’ 파동이 확산됐을 당시 3일간 여름휴가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류 처장은 휴가 기간에 식약처 법인카드를 사용하는가 하면 약사회 직원의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10일 식약처 등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류 처장은 지난달 7∼9일 휴가를 냈다. 이는 공무원으로 임용된 이후 최소 3개월이 지나야 연가를 허용하는 인사혁신처의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어긋난다. 류 처장은 지난 7월 12일 임명됐다. 또 당시는 유럽에서 발생한 살충제 달걀 파동 여파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확산되던 시기였다. 류 처장은 지난달 8일 휴가를 낸 상태로 이낙연 국무총리에 대한 업무보고에 참석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류 처장이 공휴일 또는 휴무일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내부 지침을 어긴 채 9건이나 ‘불법 결제’를 했다”며 “지난달 7일에는 부산지방식약청 방문을 이유로 대한약사회 직원의 차를 빌려 탔다”고 주장했다. 식약처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따라 내년에 발생할 연가를 앞당겨 쓴 것”이라며 김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식약처는 “법인카드는 처장실 운영에 필요한 물품 구입과 직원 격려 목적”이었다며 “식중독 관리로 고생하는 부산지방청 직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전달하려고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약사회 직원 차량에 탑승한 것은 지인이 같은 방향으로 가는 길이라고 해서 우연히 타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류영진 식약처장, ‘살충제 계란’ 파동 중 ‘꼼수 휴가’ 논란

    류영진 식약처장, ‘살충제 계란’ 파동 중 ‘꼼수 휴가’ 논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살충제 계란’ 파동이 확산되던 시기에 3일간 여름 휴가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10일 식약처 등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류 처장은 부임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지난달 7∼9일 휴가를 냈다.이는 공무원으로 임용된 이후 최소 3개월이 지나야 연가를 허용하는 인사혁신처의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어긋난다 지적이다. 또 당시는 유럽에서 발생한 살충제 계란 파동 여파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확산하던 상황이었던 만큼 식품안전 당국의 수장으로서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류 처장은 지난달 8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에 대한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던 상황임에도 불구, 휴가를 낸 상태로 보고에 참석하기도 했다. 또한 류 처장은 휴가 복귀날인 8월 1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국내산 달걀과 닭고기는 피프로닐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가 닷새 만에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닌이 검출돼 비난을 샀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류 처장이 휴가 직후 업무현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은 류 처장이 휴가 중이던 지난달 7일 부산지방식약청 방문을 이유로 대한약사회 직원의 차를 빌려 탔던 사실이 확인됐다며 “특정 이익단체 의전을 받은 것은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명백한 갑질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류 처장이 공휴일 또는 휴무일이거나 관할구역을 현저히 벗어나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데도 내부 지침을 어긴 채 ‘불법 결제’를 한 사례도 총 9건 이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10일 해명자료를 내고 “류 처장의 휴가 사용과 법인카드 결제는 모두 적법한 절차로 규정에 맞게 집행되었다”고 반박했다. 식약처는 “복무 규정상 남은 연가 일수가 없더라도 다음 분기나 다음 연도의 연가를 당겨서 쓸 수 있는 조항이 있다”며 “처음 임용된 공무원은 3개월 뒤부터 연가를 쓰도록 하는 규정이 있긴 하지만 본인이 원하면 3개월 이내에도 3일까지 휴가를 쓸 수 있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또한 “류 처장의 휴가는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여름휴가를 적극 활용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계란 수입단계 검사 강화, 유럽산 알가공품의 유통·판매 잠정 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한 이후 휴가를 갔으며 휴가 중에도 전화·문자 등으로 업무 지시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법인카드 사용 논란에 대해서는 “휴가 중 방문한 부산지방청 직원 격려를 위해 아이스크림 등을 구매하며 사용했고 이는 ‘처장실 운영에 필요한 물품(손님접대용 다과 등) 구입’에 해당하므로 적법하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 이용 역시 약사회의 의전을 받은 게 아니라 아이스크림을 전달하러 가던 중 같은 방향으로 가는 지인과 동승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살충제 계란 파동의 핵심/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살충제 계란 파동의 핵심/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이것은 짜증이 아니라 질책입니다.”살충제 계란 파동은 한풀 꺾인 듯하지만 이낙연 총리의 발언은 관가 주변에서 계속 회자되고 있다. 임기를 막 시작한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국회 답변에서 업무 미숙을 문제 삼은 총리의 질책을 짜증이라고 표현한 것도 상식을 넘어선 일이지만, 총리가 공식 석상에서 짜증이 아니라 질책이라며 여러 차례 면박을 준 것도 예사로운 일은 아니다. 이를 두고 어떤 이들은 농조로 짜증이냐 질책이냐를 따지며 행간을 곱씹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계란 파동의 본질이 곁가지 레토릭 한마디로 희화화되고 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드러내기도 한다. 훗날 2017년 여름 살충제 계란 파동은 이 총리의 레토릭으로 기억되고 복기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이번 계란 파동에서 정부는 초동 대응 단계부터 부처 간 엇박자와 혼선으로 국민 불안을 가중시켰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실패했다. 농장 계란은 농림축산식품부, 판매 계란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이원화된 관리 체계에 국민이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서로 다른 통계와 자료가 쏟아지면서 불쾌지수를 높였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이 몇 곳이고 어디인지….’ ‘달걀 껍질 표시를 믿어도 되는 것인지….’ 농림부와 식약처가 제각각 서로 다른 정보와 메시지를 던질 때마다 소비자는 혼란스러웠고 그만큼 불신도 깊어졌다. 불신은 이내 불안으로 이어졌다. ‘한 달 뒤엔 살충제 성분이 몸 밖으로 배출된다 하니 그냥 먹어도 될는지….’ ‘매일 2.6개씩은 괜찮다고 하는데 그러면 3개는 안 되고 2개는 되는 것인지….’ 부모가, 아이가, 나 자신이 안전하고 무탈할 것이라는 확신을 정부는 심어 주지 못했다. 정부의 위기 대처 능력이 거의 ‘낙제점’에 가까웠다고 해도 박한 평가는 아닌 듯싶다. 혼란이 커지고 위기가 확산된 책임에서 총리와 총리실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 따지고 보면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그 책임의 중심에 총리가 있고 총리실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권력의 파이를 키우는 것만이 책임총리의 본질은 아니다. 국민의 안전한 삶을 책임지고 보호하는 국정 컨트롤타워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총리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의무 아니던가. 지난 정부에서 식약처를 당초 보건복지부 외청에서 총리실 소속으로 격상시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돌이켜 보면 이번 사태의 초동 단계에서부터 총리와 총리실이 문제의 본질과 심각성, 파장을 제대로 분석, 진단하고 국민 앞에 직접 나섰다면 적어도 ‘부처 간 엇박자’니 ‘따로 국밥’이니 하는 이류, 삼류의 행태가 연출되는 일은 없었을 테다. 살충제 계란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총리실에 꾸리고 모든 메시지의 창구를 총리실 TF로 일원화했다면 시민들의 불신과 불안은 한결 덜했을지 모른다. ‘그것이 짜증이든 질책이든’ 당장 밥상에 계란을 올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하루하루 식단을 걱정해야 하는 시민 입장에서는 권력 집단 내부의 입씨름이나 수사(修辭)일 뿐이다. 본질은 짜증과 질책이 아니다.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소통의 실패, 이로 인한 시민 안전의 위협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ckpark@seoul.co.kr
  • [사설] ‘멈춤’ 공공기관장 인사, 낙하산 ‘신호대기’ 중인가

    새 정부 출범 100일이 훌쩍 지났는데도 주요 공공기관장의 임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현재 기관장 자리가 비어 있거나 기관장이 사의를 표명한 공공기관은 24곳이다.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자가 없어 자리를 지키고 있는 5곳과 3개월 내에 임기가 끝나는 17곳 등을 더하면 당장 공공기관장의 인선 작업을 서둘러야 할 곳은 줄잡아 40~50여곳에 이른다. 이래서는 일할 수 있는 진용을 갖춘 정부라 아직 말하기 어렵다. 정부 지정 공공기관은 공기업 35곳, 정부기관 89곳을 비롯해 모두 322곳에 이른다. 이 기관들의 수장을 비롯해 임원, 감사 등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줄잡아 2000개가 넘는다. 이에 적합한 인물을 임명하는 것은 정부 정책을 올바르게 추진하고 뒷받침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유능한 공공기관장을 엄선해 가급적 빨리 임명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공기관장은 공모 절차를 통해 임명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하면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같은 절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대통령과 청와대, 여권 등 권력 핵심부의 의중에 따라 인선이 되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현재 공공기관장의 인선 작업이 늦어지는 것도 임명권자인 대통령이나 청와대로부터의 별다른 지침이 없었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공공기관 인사의 공정성, 투명성, 독립성을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새 정부도 장관 등 국무위원 인선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어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이유정 헌법재판관의 코드인사 문제를 비롯해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낙하산 인사 논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선 실패 등 인사와 관련된 잡음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공공기관장 인사는 불필요한 잡음을 없애야 하는 만큼 신중해야 하지만 속도를 더 내야 한다. 대부분의 공공기관들이 (이)사장 등의 선임 절차를 시작도 못 하는 바람에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언급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 등 갖가지 현안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특성상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업무가 많은 만큼 정부의 정책을 제대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도 공공기관장 인선은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낙하산, 코드인사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공공기관장 인사가 늦춰지고 있다는 말도 한다. 본격적인 공공기관 인사는 국정감사가 끝나는 10월 말쯤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중에는 “낙하산들이 신호 대기중이다”라는 말도 떠돈다. 금융기관 임원 인선 과정에서 불거진 낙하산 논란에 빗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4당 대표 회동 당시 “공공기관 인사 때 캠프, 보은, 낙하산 인사는 없게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원칙과 초심을 잃지 말고 이 약속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서울광장] 탁류(濁流), 탁현민과 류영진/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탁류(濁流), 탁현민과 류영진/이순녀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은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에서 참여정부 인사의 최대 실패 사례로 서울대 총장 재직 시절 사외인사 겸직과 아들의 이중 국적 문제 등으로 취임 이틀 만에 사퇴한 이기준 교육부총리 인사 파동을 꼽았다. 검증 과정에서 흠결을 확인하고도 인사추천회의에서 아무도 부적격 사유라고 판단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시민사회수석이었던 문 대통령은 지방 출장으로 회의에 빠졌는데 그때 참석했으면 반대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그 일을 빼면 참여정부의 인사 추천과 검증 시스템은 자랑할 만했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인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시스템을 존중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지를 꼽았다. 노 전 대통령이 좋아하거나 높이 평가한 사람을 후보군에 포함시키기는 했으나 검증에 문제가 있으면 배제했다. 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은 한 번도 자신의 뜻을 고집하지 않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의 의중을 앞세우면 시스템은 금방 무력화된다”고 썼다. 지난 100일간 벌어진 문재인 정부의 여러 인사 논란을 보면 이 대목에서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자진 사퇴를 시작으로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 등 네 명이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는 참여정부의 인사 시스템을 복원해 인사추천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건 둘 중 하나다. 인사추천위가 부실 검증을 했거나 아니면 ‘대통령의 의중’이 앞섰다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낙마 인사들은 모두 문 대통령과 오랜 인연이 있는 지인들이다. 특히 박 전 본부장의 경우 내부에서 반대 의견이 있었음에도 임명된 걸 보면 후자일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대통령의 의중이 앞선 것으로 의심할 만한 두 명의 현직 인사가 더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2급)과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차관급)이다. “대한민국을 어지럽히는 탁류(濁流)”(국민의당)라는 비판에도 요지부동이다. 대선 캠프 출신으로 임명 당시부터 ‘코드 인사’라는 말을 들었던 류 처장은 살충제 달걀 파동에 무능하게 대처하고, 책임 회피로 일관해 야당의 집중적인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제대로 하라”고 질책한 것을 ‘짜증’으로 표현하고, “사퇴 종용을 받았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웃으며 “없다”고 대답하는 오만한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연이어 터진 생리대 부작용 논란, 유럽산 간염 소시지 파문에 대한 조치도 허둥지둥이다. 식약처 수장으로서 자격 미달이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난 만큼 류 처장은 하루빨리 자진 사퇴를 결정하는 게 옳다. 과거 책에 쓴 여성 비하 표현으로 논란이 된 탁 행정관은 야당은 물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까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5·18 행사, 100대 국정과제 프레젠테이션, 대통령과 기업인 간 호프미팅, 서울성모병원에서의 문재인 케어 발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 등 탁월한 무대 기획력에 힘입어 여전히 건재하다. 보여 주기식 ‘쇼통’에 불과하다는 야당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민이 목말라했던 소통하는 친근한 대통령의 모습을 세련된 기법으로 보여 준 성과는 분명히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이벤트는 100일로 충분하다. 지난 20일 생중계된 ‘정부 출범 100일 대국민 보고대회’는 과유불급이었다는 의견이 많다. 탁 행정관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가 바로 물러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금이 그나마 박수받고 떠날 수 있는 적기일 것이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22일 국회 답변에서 탁 행정관과 관련해 “대통령 인사권이 존중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류 처장에 대해서도 “좀더 지켜봐 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그토록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인사 시스템이 무력화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cora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우려되는 문재인 정부 인사 시스템/이제훈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우려되는 문재인 정부 인사 시스템/이제훈 정치부 차장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물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후임으로 대통령에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넘겼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 위기 속에서 이렇다 할 정권 인수인계 절차도 밟지 못한 채 출범한 상황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 준 리더십은 충분히 후한 점수를 받을 만하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나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위기 대처는 비교적 잘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국정 방향 역시 수긍이 가는 점이 있다.그런데 한 가지 눈에 걸리는 게 있다. 바로 인사 문제다. 출발은 지난 6월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시중에 도는 구설을 이유로 자진 사퇴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때만 해도 정권을 인수받았지만 인사 시스템이 아직 정비되지 않아 일어난 혼란 정도로 치부했다. 하지만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허위 혼인신고 문제로 물러나고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음주운전 거짓 해명 등으로 자진 사퇴하는 과정을 보면서 과연 인사를 둘러싼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여기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임명됐던 박기영 순천대 교수를 임명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궁금했다. 박 전 본부장 임명에 ‘황우석’ 사태와 관련된 과(過)도 있지만 공(功)도 함께 봐 달라는 청와대 해명에는 할 말을 잃었다. 최근 국회에서는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답변 태도와 업무 장악력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살충제 달걀’ 사태를 둘러싼 기관장의 한심한 답변과 직원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차관급 자리에 해당하는 고위공직자를 어떻게 인사 시스템에서 거르지 못했을까. 시스템은 문제 없는데 캠프 인사라는 이유로 위에서 내리꽂은 것은 아닌가. 문제는 이렇게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인사가 정부 곳곳에서 보인다는 점이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임명하며 참신함을 선보인 법무부, 검찰 인사 역시 잘 살펴보면 특정 지역 출신이 요직을 독차지했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이들의 능력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총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고검장이 모두 호남 출신이다. 1700여명에 달하는 전국의 검사 중에서 호남 외에 인재가 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지역 균형 안배 등을 신경쓰지 않은 것인지 궁금하다.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을 모집하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들린다. 공개 모집이라는 이름을 빌려 청와대가 낙점한 캠프 출신의 예비역 대령이 온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외교부 장관 정책보좌관도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의 인연으로 낙점받았다는 말이 부서에서 나왔다. 정책보좌관은 강경화 장관과는 특별한 인연이 없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에서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과 같은 시기에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의원은 최근 문재인 정부의 인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오만한 끼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역시 문 대통령과 함께 참여정부 시절 인사를 담당했던 정찬용 전 인사수석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인사를 선택하는 인사수석실의 기능과 대상자를 검증하는 민정수석실의 기능이 거의 준비가 안 돼 있었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의 민심을 얻어 출발했다. 그 초심을 잃는 순간 성난 민심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parti98@seoul.co.kr
  • 李총리 “공직자는 ‘설명 의무’ 더해 5대 의무가 있다”

    李총리 “공직자는 ‘설명 의무’ 더해 5대 의무가 있다”

    “일반 국민은 4대 의무가 있지만 공직자는 5대 의무가 있습니다. 국방, 근로, 교육, 납세 외에 설명의 의무가 있습니다.”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차관급 임명장을 수여하며 신임 차관급 인사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도 이 총리는 각 부처 장관들에게 같은 취지로 언급했다. 최근 살충제 달걀 파동에서 드러난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 총리는 “이번 달걀 파동에서 관리 책임 못지않게 설명의 의무를 적절히 못했다는 것이 더 많은 질책을 받고 있다”며 “이것은 짜증이 아니라 질책”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총리는 “설명의 의무를 다하려면 사회적 감수성과 정성적·정량적 접근의 배합, 질문에 대한 준비 등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어떻게 설명해야 국민들을 덜 분노케 하고 불신이나 의심을 최소화시킬 것인지 거의 본능적으로 알아야 한다”며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을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하는데, 그것이 사회적 감수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장 부적합하고 불량한 달걀을 하루에 2.6개씩 평생 먹어도 괜찮다,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설명하길래, 괜찮다면 왜 전량 폐기하냐고 물으니까 그다음부터 설명이 막혀 버린다. 정성적 접근이 너무 압도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과학적 근거를 갖고 설명하는 정량적 접근과 마음으로 하는 정성적 접근의 설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어떤 질문이 나올 것인가는 당연히 본능적으로 알아야 한다. 국민과 언론에 설명할 답변이 미리, 충분히 준비돼야 기자들한테 나설 수 있다”며 “덤벙덤벙 나섰다가는 완전히 망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이 총리는 김영문 신임 관세청장 등 차관급 16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류 식약처장 등 나머지 14명은 오는 29일 임명장을 받는다. 총리실은 “각 부처 차관 등에 대한 임명장 수여는 그동안 대통령이 했으며 국무총리가 수여한 것은 1993년 김영삼 정부 이후 처음”이라며 “국무총리의 역할을 중요시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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