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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시대 외국어 배우는 이유…“합리적인 자아·사회의 열쇠”

    AI 시대 외국어 배우는 이유…“합리적인 자아·사회의 열쇠”

    기원전 196년 고대 이집트에서 제작한 로제타석은 고대 그리스어, 이집트 민중문자, 이집트 신성문자라는 세 가지 다른 기호로 동일한 텍스트를 기록했다. 당시 이집트 사람들이 다중언어 구사자였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정신과 언어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 심리언어학자인 저자는 기원전부터 이어오고 있는 다중언어의 역사 속에서 그동안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다중언어의 놀라운 힘을 소개한다. 저자 자신이 루마니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러시아어와 영어는 물론이고 독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거기다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등등 10개가 넘는 언어를 구사하는 다중언어 능력자다. 저자는 “다른 언어를 쓸 때마다 또 다른 자아가 된다”고 설명한다. 아는 언어가 많아질수록 정보를 추출하고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생각과 감정, 인식과 기억, 의사결정, 아이디어와 통찰력에 더해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사용할 때 ‘정직의 목소리’가 커지며 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소개한다. 오랫동안 과학계에서는 뇌가 언어를 옮겨갈 때 하나의 언어를 꺼두고 다른 언어를 켜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다중언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어떤 단어를 들으면 비슷한 발음의 다른 언어를 동시에 떠올린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는 뇌가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항상 활성화된 상태로 남아 있어서 저절로 동시에 일을 처리한다는 ‘병렬 활성화’에 집중하며 다중언어 사용자의 뇌가 가진 잠재력과 가능성에 주목한다. 나아가 저자는 언어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사회적 맥락에서도 언어를 폭넓게 살핀다. 사회 구조는 물론 정치, 역사, 과학에서도 언어의 힘이 작용하며 수학, 인간의 DNA 코드 등도 언어의 눈높이로 해석한다. “상징체계가 우리 정신의 코드이고 우리 정신이 우주로 통하는 창문이라면, 언어는 우주의 신비를 여는 열쇠를 쥐고 있다. 다중언어 사용은 우리가 자물쇠에 딱 맞는 열쇠를 찾을 가능성을 높여준다.” 인공지능(AI)이 순식간에 언어를 번역해주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언어가 AI의 한계를 초월할 힘이 있다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이란, 트럼프에 ‘전쟁 배상금’ 요구…얼마 받을 수 있을까? [송현서의 디테일+]

    이란, 트럼프에 ‘전쟁 배상금’ 요구…얼마 받을 수 있을까? [송현서의 디테일+]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에 대한 배상금 등 전쟁 종식을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1일 엑스에 “시온주의 정권과 미국이 촉발한 이 전쟁을 끝낼 유일한 방법은 이란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고, 배상금을 지급하며, 향후 침략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고한 국제적 보장을 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측이 러시아와 파키스탄 등 중재국 측에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재발 방지 확약을 휴전 조건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이란은 전쟁이 끝난 뒤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한다”면서 “현재 유럽과 중동 국가들의 지원 아래 비공식 협상 채널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란의 휴전 협상 조건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동의할 의사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 “미국이 이란에 ‘불가침 보장’을 약속할 뜻이 있는지, 이스라엘에게도 이를 강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블룸버그에 “미국은 여전히 대이란 군사작전을 진행 중”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잠재적인’ 새 지도부가 대화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전쟁 승리’ 선언한 트럼프, 이란 요구 받아줄까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켄터키주 히브런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가 이겼다. (전쟁) 시작 1시간 만에 끝났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사실상 전쟁 승리를 선포한 상황에서 전쟁 배상금 등 이란의 요구 조건을 들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불어 이란과 핵 협상에서 ‘제로 핵농축’을 요구했던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허용하거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끄는 이란의 새 정권을 인정하는 일도 쉽지 않다. 이란도 당장 물러설 기세가 아니다. 지난 9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우리”라고 맞선 뒤 11~12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과 이라크·바레인 등에서 공세의 파고를 높였다. 지난 10일에는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가 보낸 휴전 제안을 두 차례 거부했다는 보도가 영국 가디언을 통해 나오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조기 종료’ 발언과 배치되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공식 행사에서 “우리의 염원은 이란 국민이 폭정의 멍에를 벗어던지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쟁 조기 종료와는 거리가 먼 장기전을 시사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인정·침략 재발 방지 약속·배상금 지급 등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그럼에도 만약 미국이 이란에 전쟁 배상금을 줘야 한다면 직접 피해, 경제적 손실, 환경·사회적 피해 등과 함께 이란의 GDP 규모 등을 고려한 배상금이 책정될 수 있다. 이 기준과 역사적 사례를 들어 봤을 때, 배상금 규모는 최소 수백억 달러에서 1조 달러 이상에 달할 수 있다. 전쟁 배상금 지급된 역사적 사례비록 미국이 이란에게 전쟁 배상금을 지급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역사적으로 전쟁이 끝난 뒤 패전국이 승전국에 배상금을 지급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1871년 프랑스는 프로이센 중심의 독일 연합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뒤 약 50억 프랑을 배상금으로 지급했다. 이후 독일군이 프랑스 일부 점령지에서 철수했다. 1890년대 중반과 1900년대 초반에 벌어진 중국 청나라와 일본의 전쟁에서 패전국이 된 청나라는 일본과 시모노세키 조약을 맺고 2억 냥(당시 기준으로 3억~4억 상당)의 배상금을 건넸다. 일본은 이를 통해 군사·산업 확장의 자금을 확보했고 빠르게 강대국으로 성장했다. 독일은 1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국이 된 뒤 베르사유 조약을 통해 1320억 금마르크를 전쟁 배상금으로 내놓았다. 금마르크는 금의 양으로 화폐(마르크)의 가치를 정한 것으로, 당시 기준 1금마르크는 0.358g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약 4만 7000t의 금에 해당하는 돈을 배상금으로 쓴 셈이다. 이후 독일은 경제 붕괴와 초인플레이션, 사회 불안과 정치 극단화로 고통받았고 이러한 상황은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 전기모터 단 은밀한 자폭 드론…이란 개량형 ‘샤헤드-101’ 배치 [밀리터리+]

    전기모터 단 은밀한 자폭 드론…이란 개량형 ‘샤헤드-101’ 배치 [밀리터리+]

    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이란 전쟁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샤헤드 드론의 개량형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포스트 등 외신은 이란의 악명 높은 샤헤드 드론의 ‘은밀한 버전’이 공개돼 방공시스템 탐지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전장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이 드론은 ‘샤헤드-101’의 개량형으로 가장 큰 특징은 전기 모터로 구동된다는 점이다. 이란이 개발해 러시아에도 공급한 샤헤드-136의 경우 장거리 자폭 드론으로 가성비 높은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시속 185㎞ 내외의 느린 속도와 가솔린 엔진에서 뿜어내는 소음이 큰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반해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샤헤드-101 개량형은 기수 부분에 프로펠러를 배치해 공기역학적 효율을 높였으며 후방에 X자 형태의 꼬리날개로 비행 안정성을 높였다. 여기에 이륙할 때는 후방에 장착된 로켓 부스터를 사용해 이동 중인 차량에서도 발사가 가능하다. 보도에 따르면 이 드론은 최대 800㎞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으며 디자인 변경을 통해 소음 및 열 신호를 모두 줄여 레이더 및 적외선 탐지 가능성을 낮췄다. 목표물에 은밀하게 접근해 자폭이 가능한 드론인 셈이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밀리타르니 등 외신은 “지난해 러시아군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이 드론을 사용한 바 있다”면서 “전기 추진 방식의 조용한 작동으로 인해 값비싼 레이더나 열화상 장비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방어 전략의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보유한 샤헤드 드론을 요격하고 방어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실전 경험과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0일 영상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드론 공격에 대응하는 데 있어 세계 최고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리 군사 전문가들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로 가 이란이 발사하는 드론 공격에 대한 방어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경험이 없다면 유럽과 미국의 파트너들이 강력한 방어 체계를 구축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우리를 돕는 사람들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 우크라이나를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 “이란 드론 막고 싶어? 그럼 우크라 도와”…‘몸값’ 올리는 젤렌스키 [핫이슈]

    “이란 드론 막고 싶어? 그럼 우크라 도와”…‘몸값’ 올리는 젤렌스키 [핫이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예기치 않게 우크라이나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드론 전문가들을 중동에 파견해 방어를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0일 영상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드론 공격에 대응하는 데 있어 세계 최고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리 군사 전문가들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로 출발해 이란이 발사하는 드론 공격에 대한 방어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경험이 없다면 유럽과 미국의 파트너들이 강력한 방어 체계를 구축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우리를 돕는 사람들을 도울 준비가 되어있다. 우크라이나를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가 돕는 것에 대해 확실한 대가를 받겠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먼저 우리의 방어, 특히 방공망 강화에 계속해서 도움을 주어야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드론 방어와 관련한 노하우를 얻고 싶다면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내놓으라는 의미다. 이에 대해 BBC는 “우크라이나는 이란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의 전쟁에 개입하지 않으려 했던 중동 지역의 더 많은 동맹국을 확보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역전돼 서방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키이우에서 잘 알고 있다”고 짚었다. 이 같은 상황 역전은 지난 9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아일랜드 출신의 저널리스트 카일란 로버트슨과의 인터뷰에서도 잘 드러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많은 파트너 국가가 키이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라면서 “미국 측에서도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파트너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이란 전쟁은 오히려 존재감을 키우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보유한 이란제 샤헤드 드론에 수년간 시달려 이를 요격하고 방어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실전 경험과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란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을 강조하며 우크라이나가 공동의 적에 맞서고 있다는 연대감을 형성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 이란 정권의 무력화가 지역 및 세계 안보의 필수 조건”이라면서 “이란 국민에게 정권을 타도할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하며 이는 이란의 테러로 고통받아온 모든 국가의 안보를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벚꽃 추경’ 공식화… 물가 안정책 병행해야 민생 살린다

    ‘벚꽃 추경’ 공식화… 물가 안정책 병행해야 민생 살린다

    정부가 ‘벚꽃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공식화했다. 반도체 활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재원으로 중동발(發) ‘S(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공포’를 조기에 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생 지원에 방점을 둔 이번 추경이 고유가·고물가·고환율의 파고를 넘는 소방수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와 함께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상황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추경을 포함한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해 충분한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성장보다는 민생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그런 부분이 부차적으로 성장 부분에 기여한다면 더 좋은 상황 아니냐”며 추경 편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 국민에게 돈을 지원하겠다는 게 아니라 화물자동차, 택배 기사, 농어민 등 취약계층을 타깃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로만 추경 편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추경으로 시중에 자금이 풀리는 만큼 불안한 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당시 정부는 54조 9000억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전쟁 발발 직후인 그해 2월 3.8%였던 전년 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은 추경안이 통과된 5월 5.3%로 올라섰고, 예산이 집행된 6월 6.0%, 7월 6.3%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하반기 내내 5%대 고물가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경기 상황이 2022년과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추경의 적절성을 두고는 시각차를 보였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러·우 전쟁 당시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기였기에 추경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작았지만 지금은 경기 회복세에 접어든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위험이 있고, 만약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면 시중 자금이 주식과 부동산 시장으로 쏠려 자산 거품을 키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통화당국이 물가 불안 등으로 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라 재정정책 외에는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면서도 “정부가 내수 경기 부양을 우선해 추경을 강행하겠지만 이로 인해 물가는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시나리오별로 선제 대응에 나선다면 물가 자극은 제한적일 것이란 반론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러·우 전쟁 당시 물가 상승은 추경이 아니라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폭등 때문이었다”며 “중동 정세가 유동적인 만큼 한 달 정도 상황을 지켜보며 최적의 추경안을 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추경 규모는 10조~20조원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 부총리는 “피해 현황과 유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 [사설] ‘중동發 추경’ 재정원칙 세워 신속 핀셋 지원해야

    [사설] ‘중동發 추경’ 재정원칙 세워 신속 핀셋 지원해야

    중동 정세 불안이 우리 경제에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 국제 유가가 출렁이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이 지난달 말 대비 11%, 경유는 18% 넘게 급등했다. 고환율에 고유가가 겹치면서 살아날 기미를 보이던 경제에 찬물이 뿌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그제 국무회의에서 “조기 추경을 해야 할 상황”이라며 ‘벚꽃 추경’ 논의에 불을 당겼다. 전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면 진지하게 고민할 상황”이라면서 신호를 보낸 데 이어 대통령이 직접 카드를 꺼낸 것이다. 정부도 어제 발 빠르게 비상경제장관회의를 가동하면서 “추경 포함, 가능한 정책 수단을 활용한 충분한 지원”을 약속했다. 소상공인·화물 운송업자·에너지 취약계층이 유가 충격에 직격을 당하는 비상 국면에서 추가 재정 투입은 불가피한 측면이 크다. 대외 충격이 실물경제로 번지기 전에 선제적 방어막을 치려는 추경의 명분은 분명하다. 정부는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른 거래세 증가 등으로 재원 여력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추경 규모는 ‘10조원+α’ 수준이 거론된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는 54조 9000억원 규모 추경을 편성하고 그중 3조 1000억원을 민생·물가 안정 자금으로 배정했다. 이번 추경 설계에 참고가 될 만하다. 문제는 녹록지 않은 재정 여건이다. 정부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말 49.1%였던 국가채무비율이 올해에는 51.6%로 사상 처음 50%를 넘어선다. 지난해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00조원을 넘어서는 등 적자 구조가 점점 굳어지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정부 부채 비율이 2030년 64%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추경을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로 충당하겠다지만 간단히 볼 사안은 아니다. 초과 세수를 미래를 위한 완충 재정으로 쌓아 두지 못한다는 점에서 재정 부담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추경을 편성하더라도 마구 뿌리는 것이 아니라 실효 있는 핀셋 지원을 해야 한다. 유류세 인하, 유가연동보조금 상향,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과 같은 수단을 먼저 활용하고 추경은 그 빈틈을 메우는 방식으로 설계해야 할 것이다. 쓰임새가 불분명한 예산이 어물쩍 끼어드는 일 또한 없어야 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정부가 위험에 맞서는 최전방의 파수꾼이 되겠다”고 했다. 피해 계층에 집중적으로 재정을 투입하되 미래 세대에 떠넘길 빚을 한푼이라도 줄이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 [송민순 칼럼] 힘이 합의를 밀어내는 세계, 한국의 힘은?

    [송민순 칼럼] 힘이 합의를 밀어내는 세계, 한국의 힘은?

    평화(pax)와 합의(pacta)의 어원은 같다. 평화는 합의가 지켜질 때 유지된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벌거벗은 힘’으로 ‘합의’를 밀어내면서 미국 주도의 평화질서 자체가 붕괴 중이다. 이미 전철을 밟은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2차대전 패전의 무게에 눌려 온 독일과 일본까지도 ‘힘’을 강조한다. 세계는 미국의 행보가 ‘트럼프의 미국’에 그칠지, ‘미래의 미국’이 될지를 가늠 중이다. 미 연방대법원의 트럼프 관세 위법 판정과 벌집을 쑤신 이란 공격으로 미국은 안팎의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미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어떤 경우에도 트럼프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 바이든 행정부부터 국가 산업정책, 일자리 강제 송환, 대외 개입 축소와 방위 부담 이전, 국제합의의 선택적 이행으로 퇴행해 왔다. 적게 일하고 많이 쓰는 미국의 저노동·고소비 패턴은 바뀌기 어렵다. 누가 백악관 주인이 되더라도 내부의 모순을 밖에서 해소하려는 유혹을 떨치기 어려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중, 미러의 ‘전략적 안정’(strategic stability)을 유난히 강조한다. “서로의 핵심 안보 영역은 존중하자”는 신호다. 결과는 미주대륙과 태평양, 중국과 동아시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서유럽으로 구분되는 ‘세력권 국제질서’로의 회귀다. 조정자도 맹주도 없는 중동이 먼저 화염에 휩싸였다. 한반도는 누구의 핵심 영역에 속하는가? 중국은 ‘역사의 바른편’을 들고나온다.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이 동원했던 담론을 이제 중국이 내세우면서, 주변국부터 가담하란다. 중국은 전략무기 감축협정 참여를 거부하면서 미국에 필적할 전략 핵무력을 구축 중이다. 군사행동에 신중한 군부의 반대그룹도 숙청 중이다. 일본은 2월 총선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보수 자민당에 압승을 안겨 주었다. 국민총생산(GNP)의 2%를 방위비에 투입하고 통합작전사령부를 발족시키면서,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비울 공간을 채울 태세를 갖추는 중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결국 러시아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 숨을 돌릴 러시아는 “북한의 핵은 번영을 위한 보장이므로 제재를 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 미중 대립의 가중과 러·우 전쟁의 파생효과로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안보와 경제 지원이 전보다 두터워지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김정은은 2월 당대회에서 ‘사탕도 총알도 다 만든다’면서 핵·경제 병진에 나름의 자신감을 보였다. 이 험난한 세계에서 미국이 안보우산을 접으면 한국은 구명조끼 없이 급류에 쓸려 갈 처지다. 안보의 절대적 대외 의존은 통상협상에도 여지없이 작용한다. 국가의 자율성이 절박한 시기에 접어들었다. 첫째는 한미동맹을 자립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남북 핵 불균형의 극복, 작전통제 권능, 그리고 사기를 갖춘 군이 관건이다. 미국의 핵우산이 작동하는 동안 우라늄 농축 같은 평화적 핵능력에 집중해야 한다. 작전통제권 전환은 한반도의 안보를 ‘미국·북한’에서 ‘남한·북한’ 구도로 바꾸는 길이다. 미국도 미군 주둔을 전제로 전환하고자 한다. 이 과제들은 대통령이 최우선적 집중력으로 지휘해야 성취할 수 있다. 둘째는 남북을 ‘정상적 이웃’ 관계로 설정해야 한다. ‘통일’이라는 목표는 역설적으로 통일을 멀리 보낸다. 통일은 ‘설계’가 아니라 다가올 수 있는 하나의 ‘결과’로 상정해야 한다. 주변 누구도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을 목표로 내걸고 있으면, 한국의 대외자율을 불필요하게 제약하고 스스로를 ‘을’의 처지에 가두게 된다. 북한에는 “앞으로 나오지 않으면 쏘지 않는다. 그러나 나오면 쏜다”는 ‘보장과 억지’ 태세를 확고히 견지해야 한다. 북한 핵위협 때문에 서해를 포함한 주변 지역에서 적정 수준의 한미 연합훈련이 불가피하다. 중국에도 한국이 이 점을 적극적으로 교신하는 동시에 방공식별구역(ADIZ) 같은 민감한 문제도 한국이 주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평화적 핵능력, 작전 통제권능, 남북의 ‘정상적 이웃’ 관계는 한국이 갖추어야 할 ‘힘’의 세 가지 기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청년이 정책 전 과정 참여해야” “지역에서 미래 꿈꾸게 하자”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청년이 정책 전 과정 참여해야” “지역에서 미래 꿈꾸게 하자”

    ‘지속가능 청년 정책’ 제언 쏟아져주거·일자리·지역 불균형이 원인단순 복지·보조금 제공 단계 넘어정주 여건 등 구조적 문제 개선을정책 수혜자 넘어 동반자인 ‘청년’AI시대 생존할 좋은 일자리 확보창업 기반 될 초기 시도부터 지원실효성 있는 청년 체감 정책 강조 11일 서울신문과 삼성이 공동으로 주최한 ‘청년, 지역의 내일을 만들다’ 캠페인 좌담회가 열린 국회 의원회관 2층 제3세미나실. 이 자리에서는 청년의 지역 활동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다양한 제언들이 쏟아졌다.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현장의 경험과 각계의 전문성이 어우러진 의견들은 청년 정책과 사회적 책임 활동이 나아갈 방향을 가리키는 든든한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에서 “청년들이 어디에 살든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과 구조를 함께 만들어 가는 일이 중요하다”며 “정책의 설계 단계부터 집행, 평가에 이르기까지 청년이 직접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 걸음 전진하는 포럼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빈집을 고쳤지만 청년은 오지 않았다’는 제목의 서울신문 기사를 봤다”며 “단순히 낡은 집을 청소하고 페인트칠한다고 해서 청년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주 여건과 삶의 기반이 없으면 청년이 지역에서 일하고 결혼하고 삶을 꾸리려 하지 않는다”며 “이번 캠페인이 이런 구조적인 문제 해결의 전환점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도 축사에서 “청년들은 주거비와 일자리 불안, 지역 불균형 등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인사권과 재정권까지 포함하는 연방제 수준의 지역균형발전이 이뤄져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어도 청년의 삶터인 지역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죽은 정책”이라며 “청년의 목소리가 입법과 예산이라는 구체적인 결과로 이어지도록 국회에서 ‘실행’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축사를 보내 “청년이 어느 곳에서든 꿈을 키우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대하고 시급한 시대적 과제”라며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스스로 미래의 길을 찾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도 축사를 통해 “청년과 지역의 문제는 서로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 함께 풀어야 할 하나의 과제”라면서 “청년이 지역에서 일하고, 생활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지역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계와 학계, 시민단체, 기업 등 각계가 참여한 이번 좌담회에서는 청년 정책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들이 제시됐다. 홍지민 서울신문 부국장의 진행으로 1시간 20여분 간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발언에 나선 민병덕 의원은 “청년들이 기성세대의 마음에 조금 들지 않더라도 그들 내부에서 나온 이야기를 계속 들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내적인 힘과 자신감을 기르기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5%에 해당하는 고립 청년을 사회로 이끌어내기 위해 책을 읽고 토론에 참여하면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안준상 함께만드는세상(사회연대은행) 상임이사도 청년들의 주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이 보조금에 의존하는 단계를 넘어서 지역 순환 경제의 주체이자 생산자로 서야 된다”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도전하는 청년 리스크와 실패 경험을 인정해주는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청년들이 활동하는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김홍락 삼성물산 사회공헌단장 겸 상무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이 있다. ‘청년, 지역의 내일을 만들다’라는 주제에서 말하는 현장은 결국 청년들이 중심이 되는 현장”이라면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들과 소통하고,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로드맵을 갖고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석호 한국노동재단 상임이사도 “이 캠페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정책이) 현장에 뿌리를 내릴 필요가 있다”면서 러시아의 19세기 브나로드 운동(농촌계몽운동)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서울신문과 사회연대은행, 삼성에서 적극 지원하면 지방에 정착하고자 하는 하나의 흐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사회 흐름 속 청년의 역할도 강조됐다. 이성녕 삼성생명 사회공헌단장 겸 상무는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고, 그 중심에 AI가 있다”면서 “이런 변화 속에서 우리 지역이 어떻게 좋은 일자리를 확보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 각계각층의 아이디어를 모아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청년들의 지역살이에 대한 고민과 해법을 모색했다. 그는 농가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하는 일본의 파나소닉 센터를 예로 들며 “수도권으로 인구가 들어오는 악순환을 끊고 (청년들을) 지방으로 초대하는 대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농어촌의 빈집 리모델링을 삼성에서 하면 어떨까 한다”고 제안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평택의 사례를 들며 정책의 현장체감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평택시의 한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대표적인 청년 거점공간인 ‘청년쉼,표’의 인지도는 22% 수준이고 실제 이용 경험이 있는 청년은 6% 안팎에 그친다”면서 “청년정책의 화두는 실천에 있다는 점에서 (이 캠페인은) 시의적절하고, 하나의 정책이라도 청년들에게 닿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2018년부터 시작된 청년마을 사업(현재 51개)을 소개하며 “행안부는 청년에게 필요한 금전적·재정적 지원 뿐아니라 네트워크 기회, 공동체와의 관계 속에서 정착하거나 성장할 수 있는 기반과 토대 등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청년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단순히 일자리, 주거 부족 때문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구조가 안 되기 때문”이라면서 “청년을 단순 수혜자나 정책 대상이 아니라 지역 변화를 주도하는 동반자가 되도록 정책을 설계하고 있고, 오늘 나온 내용을 잘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지역에서 청년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라면서 “청년의 직간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주요사안에 대해 청년들의 의사가 실질적으로 관철될 수 있도록 주체로서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란아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아울러 “지역으로 간 청년은 대부분 대표가 되고, 청년에 대한 지원 정책은 대부분 ‘창업’에 집중된다”면서 “창업의 기반이 되는 초기 비즈니스 모델의 실험과 시도를 안정적으로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전쟁 중’ 트럼프, 국방부와 불협화음?…“해군이 호르무즈 호위 거절” 체면 구겼다 [핫이슈]

    ‘전쟁 중’ 트럼프, 국방부와 불협화음?…“해군이 호르무즈 호위 거절” 체면 구겼다 [핫이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가운데,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에 대한 호위를 거절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해운업계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시작된 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을 군사적으로 보호해 달라고 미 해군에 요청해왔다. 그러나 미 해군은 아직 이란의 공격 위험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당분간 선박 호위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해운업계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필요할 경우 미 해군이 유조선 등 상선을 호위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는 상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개전 직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자 지난 3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미 해군이 호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이틀 사이 10% 넘게 급등했던 국제유가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란의 거센 반격으로 이내 급등세로 다시 돌아섰다. 현재까지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업용 선박을 호위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가 불협화음을 내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앞서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대이란 군사작전 개시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탄약 부족 등을 이유로 이란 작전을 만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란 공격 결정권자는 나”라고 일축하며 미군 수뇌부와 행정부 사이에 해당 작전에 대한 온도 차가 드러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메시지와 군의 현실적 군사 판단이 어긋나면서 불협화음이 이어진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행정부 내에서도 ‘삐끗’? 에너지부 장관 SNS 소동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인사가 사실이 아닌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10일 SNS에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때 미 해군이 호위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이 올라온 직후 국제유가는 20% 가까이 급락하는 등 빠른 변화를 보였다. 그러나 라이트 장관은 얼마 지나지 않아 SNS 게시글을 삭제했고 국제유가 낙폭은 다시 줄어들었다. SNS 글 하나에 국제유가가 거대한 파도처럼 흔들리며 혼선이 빚어지자 백악관은 급히 수습에 나섰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미 해군이 유조선이나 선박을 호위한 사실은 없다”면서 “다만 대통령이 필요할 경우 적절한 시점에 이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혀온 만큼 관련 선택지는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군은 대통령 지시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개방하기 위한 추가 옵션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도 전 세계 선박 수백 척이 호르무즈 양 끝에 정박한 채로 통과를 못 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미군의 유조선 호위’ 약속은 지켜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 수백 개 설치 가능”한편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미국 CNN은 10일 미 정보당국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는 징후가 포착됐다”면서 “현재까지는 수십 개 정도로 아직 대규모는 아니지만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수백 개까지 설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CBS 방송도 익명의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려는 움직임이 미 정보 자산에 포착됐다면서 “이란이 기뢰를 2~3개씩 운반할 수 있는 소형 선박들을 사용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케인 합참의장은 “미 중부사령부가 오늘도 (이란의) 기뢰 부설 함정과 기뢰 저장 시설을 타격하고 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법적으로 봉쇄된 상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현재 이란의 기뢰 보유량은 2000~6000개로 추정되며, 대부분 자체 생산했거나 중국·러시아에서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 “박제된 미모의 저주?”… 세계 최고 미소녀 CEO 됐는데 미소년 왜 망가졌나 [핫이슈]

    “박제된 미모의 저주?”… 세계 최고 미소녀 CEO 됐는데 미소년 왜 망가졌나 [핫이슈]

    어린 시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이’로 불리며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던 스타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프랑스 모델 틸란 블롱도(24)는 최근 약혼 소식을 전하며 모델과 사업가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한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으로 불렸던 배우 비요른 안드레센은 평생 그 별칭의 그림자 속에서 힘든 삶을 살다 세상을 떠났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10일(현지시간) 어린 시절 ‘세계 최고 미모’라는 타이틀로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던 아이들의 엇갈린 인생을 조명했다. ◆ ‘세계 최고 미소녀’로 불렸던 틸란 블롱도 틸란 블롱도는 2005년 네 살의 나이에 장폴 고티에 패션쇼 런웨이에 서며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프랑스 아동 패션 잡지 ‘보그 앙팡’ 표지를 장식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녀’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완벽한 이목구비로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며 ‘미모 천재’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10살 때 촬영한 패션 화보가 어린 모델을 지나치게 성인처럼 연출했다는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당시 일부에서는 아동 모델을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 속에서도 블롱도는 모델 활동을 이어갔고, 2017년 돌체앤가바나 패션쇼에 서며 성인 모델로 본격 데뷔했다. 현재 그는 모델 활동과 함께 헤어케어 브랜드 ‘에날리트’를 창립하며 사업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어린 시절 ‘세계 최고 미소녀’로 불렸던 그는 이제 패션업계에서 영향력을 가진 미녀 CEO로 성장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블롱도는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약혼 소식을 공개했다. 그는 “내 가장 친한 친구에게 ‘예스’라고 말했다. 영원히 함께하겠다”고 적으며 약혼 사진을 올렸다. 약혼 상대는 프랑스 배우 벤자민 아탈로, 두 사람은 2022년부터 교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러시아 ‘미소녀 스타’들 등장 러시아 출신 모델 크리스티나 피메노바도 어린 시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녀’라는 별칭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는 8살 때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모델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보그·아르마니·버버리 등 유명 브랜드 캠페인에 참여했다. 다만 일부 사진이 어린 모델을 성적 대상으로 소비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현재 피메노바는 모델 활동과 함께 연기 학교에서 배우 수업을 받으며 영화 출연 등 연기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 SNS 시대 ‘세계 최고 미모’ 타이틀 2010년대 들어 SNS가 확산하면서 어린 나이에 화제가 되는 ‘미소녀 모델’들도 잇따라 등장했다. 러시아 모델 안나 파바가는 세 살 때 모델 활동을 시작해 ‘러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녀’라는 별칭을 얻었고 패션 화보와 광고에 등장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나스타샤 크냐제바 역시 여섯 살 때 SNS 사진이 화제가 되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녀’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는 현재 음악과 방송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의 비극 반면 어린 시절 외모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가 힘든 삶을 겪은 사례도 있다. 스웨덴 배우 비요른 안드레센은 15살 때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 출연하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으로 불렸다. 그러나 그는 이후 인터뷰에서 영화 제작 과정에서 자기 외모가 과도하게 소비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성적 대상이 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별칭은 평생 그를 따라다녔고, 그는 개인적 비극과 우울증을 겪으며 오랜 기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안드레센은 2025년 10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 어린 명성의 두 얼굴 전문가들은 어린 나이에 외모로 얻는 명성이 양면성을 지닌다고 지적한다. 일부는 이를 발판으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지만, 과도한 관심과 기대가 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SNS 시대에는 어린 모델의 이미지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논쟁과 비판도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녀’라는 타이틀은 누군가에게는 성공의 출발점이 되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평생 따라다니는 무거운 꼬리표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기름값 어쩔 건데…‘유조선 호위’ 약속 어긴 트럼프, 호르무즈서 기뢰 터지나 [핫이슈]

    기름값 어쩔 건데…‘유조선 호위’ 약속 어긴 트럼프, 호르무즈서 기뢰 터지나 [핫이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전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 행정부 고위 인사가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을 호위했다”는 글을 올렸다 삭제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간) SNS에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때 미 해군이 호위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이 올라온 직후 국제유가는 무려 20% 가까이 급락하는 등 빠른 변화를 보였다. 그러나 라이트 장관은 얼마 지나지 않아 SNS 게시글을 삭제했고 국제유가 낙폭은 다시 줄어들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7.8달러로 전장보다 11%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3.45달러였다. SNS 글 하나에 국제유가가 거대한 파도처럼 흔들리며 혼선이 빚어지자 백악관은 급히 수습에 나섰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미 해군이 유조선이나 선박을 호위한 사실은 없다”면서 “다만 대통령이 필요할 경우 적절한 시점에 이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혀온 만큼 관련 선택지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군은 대통령 지시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개방하기 위한 추가 옵션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대이란 군사작전을 시작한 직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자 지난 3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미 해군이 호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이틀 사이 10% 넘게 급등했던 국제유가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란의 거센 반격으로 이내 급등세로 다시 돌아선 바 있다. 현재도 전 세계 선박 수백 척이 호르무즈 양 끝에 정박한 채로 통과를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군의 유조선 호위’ 약속은 지켜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성과 원유 공급에 대한 상반된 신호가 이어지자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혼조로 마감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7% 내린 4만 7706.51에 거래를 마쳤고, S&P500지수는 0.21% 내린 6781.48, 나스닥 종합 지수는 0.01% 오른 2만 2697.104에 각각 마감했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 설치”전 세계가 국제유가에 흔들리는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미국 CNN은 이날 미 정보당국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는 징후가 포착됐다”면서 “현재까지는 수십 개 정도로 아직 대규모는 아니지만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수백 개까지 설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CBS 방송도 익명의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려는 움직임이 미 정보 자산에 포착됐다면서 “이란이 기뢰를 2~3개씩 운반할 수 있는 소형 선박들을 사용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지난 몇 시간 동안 우리는 비활동 상태(작전 중에 있지 않은)의 기뢰 부설 선박 10척을 타격해 완파했다”면서 “추가 타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군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보유한 기뢰 부설 함정과 저장 시설 타격에 나섰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미 중부사령부가 오늘도 (이란의) 기뢰 부설 함정과 기뢰 저장 시설을 타격하고 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법적으로 봉쇄된 상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현재 이란의 기뢰 보유량은 2000~6000개로 추정되며, 대부분 자체 생산했거나 중국·러시아에서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 [열린세상] 이란은 왜 걸프 국가들을 공격할까

    [열린세상] 이란은 왜 걸프 국가들을 공격할까

    2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상대로 한 전면적인 공습,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개시하면서 중동이 다시 한번 불길에 휩싸였다. 이란은 이스라엘은 물론이고 역내 미군 기지, 나아가 미군 기지가 있는 걸프 국가들(아랍에미리트·카타르·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을 향해서도 공격에 나서면서 응전했다. 마침내 호르무즈가 봉쇄되면서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비상등이 켜졌다. 여기서 이란이 걸프 국가들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란을 공격하는 미군 기지까지는 그렇다 쳐도 공항이나 호텔까지 공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란을 일종의 ‘시아파 광신주의’로 여기며 비이성적 발악이라고 보는 여론도 많다. 어쨌든 같이 살아가야 할 주변국들, 그것도 경제적으로 풍족한 걸프 국가들을 공격해서 무기만 낭비하고 이득이 뭐가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판단을 내리기 이전에 이란이 단순한 종교 광신 국가가 아니라 중동에서 오랜 기간 미국·이스라엘·사우디 등과 역내 영향력을 놓고 복잡한 체스를 둔 지역 강국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즉 그들의 정책 동기에 팔레스타인 해방을 비롯한 이념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기는 하더라도, 이란의 지휘부 역시 자신들의 전략에 따라 판단하는 국가 엘리트다. 그렇다면 이란의 전략은 무엇인가. 이란은 군사적으로 미국에 절대 열세다. 이는 어떤 변화로도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란의 전략은 약자가 강자에 대항할 수 있는 방안을 있는 대로 총동원하는 것이 된다. 그중 하나가 호르무즈 봉쇄다. 전 세계 공급망에 치명적인 고통을 줘서 이란에 대한 공격을 멈추도록 여론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호르무즈 봉쇄는 이란이 전면전 상황에서 쓸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전략적 수단으로 익히 알려져 왔다. 그런데 지난 20년간 중동에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걸프 왕정 국가들이 막대한 에너지 수출액을 바탕으로 탈석유 시대를 대비하는 메가 프로젝트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국가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공항, 화려한 미술관과 백화점, 첨단 기술 투자에 전념했다. 아울러 미군 기지가 보장해 주는 지정학적 안정 속에서 모든 나라 사람들이 정치를 떠나 비즈니스만 이야기할 수 있는 일종의 ‘중립지대’ 위치를 내세웠다. 그래서 두바이와 도하에는 전 세계 부호가 몰려들었고 최근에는 암호화폐 사업과 데이터센터까지 걸프를 찾았다. 걸프 국가들은 매우 인상적인 국가 비전을 구축하고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이 걸프 국가들의 신화적 성공이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을 쏘는 순간 신기루가 된다는 데 있다. 언제 미사일 경보가 울릴지 모르는 불안한 곳에 세계의 부호들이 거점을 마련할 리가 없다. 게다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허브 공항들은 운항을 중단했고, 예약돼 있는 국제 행사와 투자 미팅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요컨대 이란은 이 국가들에 ‘물귀신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공들여 쌓은 첨단 미래 도시가 파산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면, 미국에 압력을 넣어서 어떻게든 사태 해결에 참여하라는 메시지를 폭탄으로 발신하는 것이다. 이 전략이 성공할지 아닐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란의 전략 목표에 부합하는 합리성을 지니고 있기에 이란 입장에서는 ‘걸어 볼 만한 도박’이 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란 전쟁까지 세계에 전쟁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우리도 안전한 상황이 아니다. 전쟁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피지기 백전불태’의 태도가 아닐까. 상대방이 전략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 아마 그것이 난세를 헤쳐 나가는 데 필요한 첫 번째 지혜일 것이다. 임명묵 작가
  • 한국적으로… 정공법으로… ‘바냐 아저씨’ 매력 속으로

    한국적으로… 정공법으로… ‘바냐 아저씨’ 매력 속으로

    5월 22~31일 국립극단 ‘반야 아재’ 19세기 러시아, 한국 마을로 옮겨사회 모순과 고립을 투영한 변주‘바냐’ 조성하·‘소냐’ 심은경 연기5월 7~31일 LG아트센터 ‘바냐 삼촌’ 원작 유지하며 인물 밀도에 집중‘타인의 삶’ 손상규가 연출 맡아이서진·고아성 연극 데뷔작 기대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황금기를 이끈 대문호 안톤 체호프는 “인간은 식사하고 차를 마시고 시시한 소리를 늘어놓으며 살아간다. 그 와중에 행복이 무너지기도 하고 비극이 결정되기도 한다”는 말을 남겼다. 그의 4대 희곡은 이런 일상의 비극을 파고든다. ‘갈매기’에서 예술가들은 자신이 원하는 사랑과 재능을 갖지 못하고, ‘세 자매’에선 모스크바로 돌아갈 미래를 낙관하지만 지방도시에서 꿈을 잃어간다. ‘벚꽃동산’에선 집과 땅이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도 파티를 열고 수다를 떨다가 결국 삶의 터전을 잃는다. ‘바냐 아저씨’는 가족을 위해 살아온 바냐와 조카 소냐의 상실을 그린다. 바냐는 매형에게 평생 헌신했지만 그가 무능한 지식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무력감에 빠진다. 소냐는 사랑을 얻지 못한다. 비장한 파국마저 어이없이 실패한다. 비극 속 희극, 견디는 삶의 숭고함을 보여주는 ‘바냐 아저씨’는 체호프 문학의 정수로 꼽힌다. 오는 5월,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를 다른 색채로 풀어낸 연극 두 편이 관객을 만난다. 국립극단은 한국적 정서로 번안한 ‘반야 아재’를, LG아트센터 서울은 원작을 현대적 감각으로 살린 ‘바냐 삼촌’을 올린다. 2024년 ‘벚꽃동산’, 지난해 ‘헤다 가블러’를 동시에 올린 데 이어 세 번째 ‘같은 작품 다른 해석’으로 만났다. 국립극단의 ‘반야 아재’(5월 22~31일)는 원작의 배경인 19세기 말 러시아 영지를 현대 한국의 어느 마을로 옮겨왔다. 번안과 연출을 맡은 조광화 연출가는 한국적 변주를 더해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 위에 한국 사회의 모순과 고립을 투영한다. 주인공 이름도 바냐는 박이보로, 소냐는 서은희로 바꿨다. 박이보 역은 중후하고 탄탄한 연기력으로 정평이 난 조성하가 맡아 무력감과 내면의 갈등을 깊이 있게 그려낸다. 일본에서 먼저 연극 무대를 경험한 심은경은 서은희로 분해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삶을 지탱하는 인물을 연기한다. 이번 작품이 심은경에게는 첫 한국 연극 무대다. 손숙, 남명렬, 기주봉, 정경순, 임강희, 김승대 등 오랜 무대 경험을 가진 배우들이 흐름을 뒷받침하면서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LG아트센터 서울의 ‘바냐 삼촌’(5월 7~31일·LG시그니처홀)은 원작의 결을 유지하면서 인물의 밀도에 집중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공동창작집단 양손프로젝트 소속 배우인 손상규가 극작과 연출에 나섰다. 손상규는 지난해 연극 ‘타인의 삶’을 연출하면서 인물 표현과 제한된 무대를 영리하게 활용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이번 ‘바냐 삼촌’에서는 어떻게 원작에 집중하면서 치밀한 무대를 만들어낼지 기대를 모은다. 이 작품이 배우 이서진과 고아성의 연극 데뷔작이라는 점도 관심을 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특유의 까칠함을 보여준 이서진이 허무한 바냐와 만나는 지점에 궁금증이 쏠린다. 고아성은 최근 영화 ‘파반느’에서 고립 속에 살다가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6일 첫 대본 리딩 현장에서 고아성은 “이런 좋은 대사를 매일매일 내뱉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면서 “늘 카메라 너머로 상상하던 관객들 앞에서 직접 연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 중재 나선 푸틴, 트럼프와 1시간 통화… 中·프랑스는 이란에 휴전 요청

    중재 나선 푸틴, 트럼프와 1시간 통화… 中·프랑스는 이란에 휴전 요청

    트럼프 “푸틴과 매우 좋은 통화”이란 “침략 재발되면 안 돼” 강조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로 세계 경제가 흔들리자 국제사회가 중재에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1시간가량 통화하고 이란전 종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웠던 만큼 자국 우방인 이란과의 중재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고 통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일부 국가에 대한 석유 관련 제재를 면제해 공급 부족을 완화하겠다”고 밝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 러시아가 미국과 소통하는 사이 다른 국가들은 이란과 접촉에 나섰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이란 국영방송에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가 휴전을 요청했다”며 이들 국가의 중재 시도가 있었다고 공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통화해 튀르키예가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이라크는 적대 행위 중단을 목표로 중동 지역 국가들과 유럽연합(EU)이 참여하는 외교연합 구성을 촉구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카타르 군주(에미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와 통화해 중동 분쟁 확대를 피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의 중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란도 공격 중단을 전제로 한 종전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이날 이란 방송에서 “유엔 헌장에서 규정한 자위권 행사 종결 조건 중 하나가 침략이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휴전이 이뤄진다면 당연히 침략은 재발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스라엘이 지난해 6월 대이란 전쟁 후 지난달말 또다시 공습에 나선 것을 지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 [영상] 길 걷던 남성 코앞에 이란 미사일 ‘쾅’…“방공망 뚫은 집속탄” [포착]

    [영상] 길 걷던 남성 코앞에 이란 미사일 ‘쾅’…“방공망 뚫은 집속탄” [포착]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으로 중동 전역이 불바다로 변한 가운데, 이란 로켓이 이스라엘 거리에서 폭발하는 모습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9일(현지시간) “이날 이스라엘 중부 여러 도시에 이란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예후드에서는 한 명이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 또 다른 도시에서도 심각한 부상자 1명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집속탄으로 추정되는 이란 로켓이 텔아비브구에 있는 오르예후다에 떨어지면서 폭발한다. 당시 거리에는 남성 행인 한 명과 자동차 한 대만 있었으며 이란의 로켓은 길을 걷던 남성 바로 앞에 떨어졌다. 근처를 지나던 자동차 한 대는 곧장 속도를 줄이면서 현장을 벗어났고 주변에서 사람들이 뛰쳐나와 폭탄을 가까스로 피한 남성을 도왔다. 폭발 현장을 담은 영상과 사진을 보면 미사일 폭격의 영향으로 땅에는 거대한 구멍이 나 있고, 차량과 건물 등이 폭격과 폭발로 인한 화재로 피해를 입었다. 오르예후다 당국은 해당 남성이 심각한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란은 이번 공격에서 집속탄을 장착한 미사일을 사용했다”면서 “이는 이란이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들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며 발사한 7번째 미사일 공격”이라고 전했다. 이란이 사용한 집속탄 미사일이란?집속탄은 하나의 미사일이나 로켓 안에 수십~수백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있는 무기로, 사람과 차량, 시설 등 광범위하게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군사기지나 보병 집결지 공격에 사용되지만, 지뢰처럼 남아있는 불발탄과 넓은 지역을 겨냥한 동시 공격이 군과 민간을 구분하지 않고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사용이 금지돼 왔다. 집속탄 금지 협약에는 120개 이상 국가가 가입했으나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 러시아 등은 해당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위한 미사일”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은 이란이 새로 선출한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충성과 완전한 복종을 선언하면서 이뤄졌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지휘 아래 점령지를 향해 첫 미사일 공격을 발사했다”면서 ‘당신의 명령에 따르겠다. 사이이드 모즈타바’라고 적힌 미사일 사진을 공개했다. ‘사이이드’(Sayyid)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후손에게 붙이는 존칭이다. 최고지도자로서 이란 국정 전반에 걸친 최종 결정권을 쥐게 된 모즈타바는 핵심 세력인 이란 혁명수비대의 총사령관직을 수행하며 고농축 우라늄 비축권에 대한 통제권도 갖게 됐다.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모즈타바의 명령에 완전한 복종과 헌신으로 따를 준비가 돼 있음을 선언한다”면서 “이번 선택은 이란에 있어 새로운 시작으로 하메네이의 고통스러운 죽음을 견딜 수 있게 해 준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모즈타바는 하메네이 생전 이란 정권에서 공식 직책을 맡지 않았고 공식 석상에 등장하는 일도 거의 없었음에도 하메네이 권력의 ‘막후 실세’로 평가됐다. 특히 복무 경험이 있는 혁명수비대와 정보 당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메흐디 라흐마티 이란 정치 분석가는 “모즈타바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며 “그는 이미 국가의 안보와 군사 체계를 운영하고 조율하는 과정에 깊이 관여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란 전문가인 발리 나스르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모즈타바 선출은 놀라운 선택이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며 “모즈타바 선출은 그의 부친과의 연속성을 의미하는 동시에 그가 알려진 것보다 더 빠르게 권력을 통합하고 체제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반미’ 모즈타바 결사항전 의지… 혁명수비대 “완전 복종” 맹세

    ‘반미’ 모즈타바 결사항전 의지… 혁명수비대 “완전 복종” 맹세

    ‘순교자 아들’ 상징성으로 내부 결속‘명령 따라’ 문구 새긴 미사일 발사도하메네이 “세습 반대” 유훈 안 먹혀트럼프 공개 경고에도 강경파 선출중·러 “모즈타바, 새 지도자로 인정”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반미 강경 성향의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최고 지도자로 선출하며 미국·이스라엘에 대한 결사 항전 의지를 대내외에 공식 선포했다. 내심 온건파를 원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정면으로 맞선 것으로, 장기전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성직자 88명으로 구성된 헌법 기구인 전문가회의는 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매체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공식 발표했다. 이란 신정 체제를 수호하는 핵심 무력 조직인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완전한 복종’을 맹세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모즈타바의 지도 아래 점령지를 향해 첫 미사일 공격을 했다”며 ‘당신의 명령에 따라’라는 문구가 적힌 미사일 사진도 공개했다. 생전에 하메네이가 세습 통치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음에도 이란 지도부가 모즈타바를 택한 건 혁명수비대 등 강경파가 현재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혁명수비대는 입법·행정·사법부를 장악한 최고지도자를 보위하며 정치·경제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미국은 ‘하메네이 제거’로 이란의 정권 교체를 노렸지만, 오히려 혁명수비대로 대표되는 강경파가 결집하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된다. 혁명수비대는 앞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걸프 국가들에 대한 사과와 공격 중단 의사를 밝힌 것에 반발하며 또다시 공습을 이어갔다. 말 그대로 ‘정부 위에 군림하는 군부’인 셈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이란 새 최고지도자로 하메네이의 ‘핏줄’을 거부한 점이 이란의 새 지도자 결정을 촉진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란으로선 ‘순교자의 아들’이 대미 항전을 이끈다는 상징성을 부여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도 읽힌다. 모즈타바는 혁명수비대와 정보기관들과 긴밀히 교류하며 부친 하메네이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권력 승계 과정에서 막후 영향력을 과시한 혁명수비대의 등에 올라 부친보다 더 강경한 대미 저항 노선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국장은 “이란의 현 체제가 타협 없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저항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앞서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에 대한 ‘제거’ 엄포를 놓은 만큼 모즈타바에 대해서도 ‘참수 작전’을 재개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이란 차기 최고지도자 제거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모즈타바를 향한 미국의 경고 속 이란의 우방국인 러시아는 모즈타바에 축하와 연대의 뜻을 전했다. 중국 역시 모즈타바를 새 지도자로 인정한다는 뜻을 밝혔다.
  • ‘한국 직격탄’ 두바이유 가장 많이 뛰어… “150달러 간다” 경고

    ‘한국 직격탄’ 두바이유 가장 많이 뛰어… “150달러 간다” 경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9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우리나라 원유 수급의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유가 급등에 따른 피해를 상대적으로 크게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71.24달러에서 지난 6일 100.42달러로 40.9%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가 27.9%,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5.6% 오른 것과 비교해 상승폭이 특히 컸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의 저장 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이에 따른 감산이 이어져 해당 지역의 지표인 두바이유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것이다. 정유업계는 이번 고유가 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자재 슈퍼사이클이던 2008년, ‘아랍의 봄’ 등 정세가 불안했던 2011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진 2022년 등에도 유가가 100달러를 넘었지만 이번에는 중동 원유 감산과 물류 마비가 겹쳤다. 특히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 물량 중 중동 비율은 70%에 달한다. 특히 202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경제의 원유 의존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제조업 중심인 데다 수출 주도 모델이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비용 가운데 유류비 비중이 높은 항공업계 등은 비상이다. 연간 3000만 배럴 이상의 항공유를 소비하는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비용이 약 450억원 늘어난다. 유가 100달러 수준이 장기화하면 1조 4000억원에 가까운 추가 부담이 생기는 셈이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글로벌리스크팀장은 “우리나라 원유 의존도가 러시아보다 중동이 훨씬 크기 때문에 비용 상승에 따른 소비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동 지역 원유 감산이 잇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계속되면 이달 말 배럴당 150달러까지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드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장관도 외신을 통해 “중동 전쟁이 세계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2~3주 내 배럴당 15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했다. 중동 불안이 수개월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 압력도 심해질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뿐 아니라 수급도 불안하다는 게 문제”라며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보장돼야 유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석유 최고가격제’ 이번 주 시행… 소비자 직접 지원도 검토

    ‘석유 최고가격제’ 이번 주 시행… 소비자 직접 지원도 검토

    정부는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유가 상승과 관련해 이번 주중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키로 했다. 또 유류세 인하폭 확대 등 소비자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경기가 악화되면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도 검토할 계획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9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중동상황과 관련한 비상경제점검회의 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산업통상부는 석유사업법에 근거해 이번 주 내로 최고가격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고시 제정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효성 있는 제도 시행을 위해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는 없는지 담합과 세금 탈루 등 시장 교란이나 불법 행위는 없는지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등을 중심으로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면 1997년 유가 자유화 조치 이후 29년 만이다. 김 실장은 “일정한 상황이 발생하기 이전(미국의 이란 공격)을 기준으로 최고가격을 설정하고 (최고가격으로 정한) 첫 가격은 지금 시중에서 소비자들이 맞닥뜨린 가격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2주 간격으로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도입 2주 후에 최고 가격을 조정할 때 유가 상승 여부에 따라 유류세 인하 조치의 시점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유류 소비자에 대한 ‘직접 지원’도 도입될지 주목된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은 일률적 유류세 인하보다 (유류 가격 상승으로) 직접 피해를 보는 소비자 쪽에 직접 지원하는 게 낫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지원은 화물차 운전자와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에너지 바우처와 같은 유류 쿠폰 형태를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유가가 치솟으면서 추경을 편성해 에너지 바우처 등을 지급한 바 있다. 다만 정부는 개별 지원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상대적으로 빠르게 시행 가능한 유류세 인하 조치를 먼저 하겠다는 계획이다. 현행 유류세 최대 인하 한도는 37%다. 지금은 휘발유 7%, 경유·액화석유가스(LPG) 10%씩 적용 중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유류 최고가격제에 따른 구체적인 가격이 나오는 것을 보고 유류세를 추가로 인하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고가격제 도입을 지시하며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 행위는 철저하게 단속하고 위반할 경우 그로 인해서 생길 이익의 몇 배에 해당되는 엄정한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정유사들에 유가 급등으로 초과 이익을 얻은 데 대해 추가로 과세하는 ‘횡재세’ 도입은 논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국회 산자중기위에 출석해 “한번 검토는 해 볼 만하다”며 다른 의견을 보였다. 정부는 이와 함께 정유사 담합 여부 및 주유소 가격 조사 세무 검증, 가짜 석유 척결을 위한 현장 점검 등에 나선다. 김 실장은 중동발 추경 편성 가능성에 대해 “진지한 논의들을 많이 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은 아니지만 거기(중동 상황 대응)에 필요한 재원이 많이 생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올해 경제 전망이 상당히 괜찮았는데 지금은 또 달라졌다”고도 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 상황 장기화에 대비한 시나리오도 계획했다. 김 실장은 “호르무즈 봉쇄에 영향을 받는 원유 도입량은 매일 170만 배럴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1억 9000만 배럴의 석유를 비축하고 있고 국제에너지기구 기준으로 208일 지속 가능한 수준”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산유국과 공동 비축한 물량인 0.2억 배럴도 우선 구매권을 행사하면 우리가 인수할 수 있으며 한국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국내로 돌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주식시장 하락 등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선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주가 하락 등) 흐르는 측면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필요시 (금융 지원) 100조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추가 조치 방안도 선제적으로 마련해 대응하겠다”고 했다.
  • [영상] 이스라엘, 이란에 ‘악마의 무기’ 쓰나…“소이탄 추정 폭탄 포착” [밀리터리+]

    [영상] 이스라엘, 이란에 ‘악마의 무기’ 쓰나…“소이탄 추정 폭탄 포착” [밀리터리+]

    이스라엘 공군이 이란 공격에 ‘악마의 무기’로 불리는 소이탄을 사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은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F-16 전투기가 정체불명의 정밀 폭탄을 탑재한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폭탄에 새겨진 뚜렷한 표식으로 보아 소이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지난주 초 공식 엑스 계정에 F-16C/D 바라크 전투기 날개 아래에 특이한 표식이 있는 2000파운드(약 907㎏)급 GBU-31 시리즈 JDAM(합동정밀직격탄) 두 발이 장착된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게시물은 이란 영토와 테헤란 상공 출격 임무를 다룬 내용이 담겨 있었으나 폭탄과 관련된 설명은 없었다. 엑스를 통해 공개된 사진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폭탄의 표식이었다. 일반적인 고폭탄 표식인 노란 띠 이외에 탄두 전방에 붉은 띠와 붉게 칠해진 노즈 플러그가 확인됐다. 이에 더워존은 “미국 표준 기준상 붉은 띠가 소이탄을 의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JDAM이 소이형 무장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소이탄(燒夷彈, incendiary bomb)은 사람이나 시가지·밀림·군사 시설 등을 불태우기 위한 탄환류로, 폭탄이나 로켓탄, 수류탄 등의 탄환류에 소이제를 넣은 것이다. 소이탄의 일종인 백린탄은 가연성이 매우 강한 백린 파편을 타격 지점 주변에 광범위하게 뿌리는 화학 무기로, 끔찍한 살상력 때문에 ‘악마의 무기’라고도 불린다. 백린탄은 산소가 고갈되지 않는 이상 계속 연소하기 때문에 한 번 불이 붙으면 소화하기가 매우 어렵다. 연기를 흡입하는 것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더워존은 이 무기가 이란 내 목표물에 투입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미국산 무기를 자국 환경에 맞게 개조해 온 전례가 있는 만큼 붉은 표식이 이스라엘군 고유의 식별 체계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과거에도 백린탄 사용 의혹앞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등 일부 지역에 ‘악마의 무기’로 불리며 인구 밀집 지역에서의 사용이 금지된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더워존은 “소이탄을 탑재한 JDAM의 실전 배치 사례는 2000파운드급 ‘BLU-119/B 크래시 PAD’로, 145파운드(약 66㎏)의 고폭약과 420파운드(약 190㎏)의 백린을 결합한 탄두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이 무기는 과거 이라크 전쟁 당시 대량살상무기(WMD) 저장고를 타격하기 위해 개발된 특수 폭탄이다. 고성능 폭탄이 탄체를 뚫고 들어가면 함께 탑재된 백린이 섭씨 약 818도의 고온으로 타오르며 내부의 화학·생물학 작용제를 완전히 소각하는 원리다. 이스라엘은 2008~2009년 가자지구 ‘캐스트 레드 작전’ 당시 백린탄 약 200발을 인구 밀집 지역에 발사해 민간인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다. 2023년 10월에도 가자시티와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역에서 백린탄 사용이 확인됐다. 이스라엘군은 당시 “가자지구에서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주장은 명백히 거짓”이라고 부인하면서도 “서방 군대와 마찬가지로 백린탄을 포함한 연막탄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용 여부는 작전상 고려에 따라 결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번 작전에 ‘BLU-119/B 크래시 PAD’를 동원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란의 핵시설이나 미사일 연료 공장, 혹은 생물학 무기 연구소 등을 타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환경 재앙을 차단하기 위함일 것으로 추측한다. 실제로 2025년 미 국무부는 이란이 공격 목적의 생물학적 물질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국제전략연구소(IISS)도 이란이 핵시설 내에 독성이 매우 강한 핵물질과 화학 위험 물질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자국이 보유하고 운용하는 무기와 관련해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붉은 띠를 두른 JDAM의 실체가 향후 전개될 대이란 작전의 성격과 강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악마의 무기’ 소이탄 사용 사례한편 국제법상 사용이 금지된 소이탄과 백린탄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사용됐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에서 양측 모두 금지된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해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0세기 초중반부터 쓰인 백린탄이 지난 15년 동안에도 반복적으로 사용돼 왔다”면서 “미군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극단주의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와 싸울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백린탄과 함께 소이탄의 또 다른 종류인 테르밋 소이탄은 일반적으로 로켓이나 집속탄의 형태로 폭격기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투하되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는 폭격기가 아닌 드론에 테르밋 소이탄을 장착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정확하게 적을 파괴했다. 러시아 역시 동부 격전지인 바흐무트 인근 등 여러 지역에서 금지된 백린탄을 사용한 바 있다. 영국 민간 연구 그룹 ‘무장 폭력에 맞선 행동’(AOAV)은 “특정 군사 자산을 표적으로 삼도록 설계된 기존 무기와는 달리 테르밋 폭탄은 동네 전체, 학교, 병원, 주택을 삼키는 대규모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강렬한 열은 즉각적인 파괴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생존자들에게 심각한 화상, 호흡기 문제,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는 장기적인 건강 위험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 유가 100달러 넘었는데…트럼프 “작은 대가일 뿐, 바보들만 다르게 생각” [핫이슈]

    유가 100달러 넘었는데…트럼프 “작은 대가일 뿐, 바보들만 다르게 생각”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상황을 두고 “작은 대가일 뿐”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란 핵 위협을 제거하면 단기적으로 상승한 유가는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과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한 아주 작은 대가일 뿐”이라고 적었다. 이어 “바보들만 다르게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군사 작전이 성공하면 유가도 다시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위협이 제거되면 유가는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며 이번 공격이 장기적으로 에너지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 충격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 전쟁 충격에 국제유가 급등…2022년 이후 첫 100달러 돌파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장중 배럴당 111달러(약 16만 6000원)를 넘겼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약 15만원)를 돌파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시장이 흔들렸던 2022년 이후 처음이다. WTI 선물 가격은 하루 15% 상승하며 시장 충격을 보여줬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도 100달러를 넘어 107달러(약 16만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마비…“유가 150달러 갈 수도” 유가 급등의 핵심 원인은 중동 전쟁이다.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군사 충돌이 확대되면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사실상 마비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며칠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이란 관련 유조선과 중국 소유로 알려진 벌크선 두 척뿐이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는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일주일 만에 이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통행량이 90%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선박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최근 일주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에서 최소 9건의 선박 공격이 발생해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원유 물류가 막히면서 중동 산유국들도 생산 감축에 들어갔다. 로이터통신은 이라크 남부 주요 유전의 생산량이 기존의 약 3분의 1 수준인 하루 130만 배럴로 줄었다고 전했다. 하루 333만 배럴 수준이던 이라크의 원유 수출량도 80만 배럴로 급감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에너지 시장 충격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투자자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국제 유가가 이달 말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클레이턴 시글 선임연구원은 “현재 하루 2000만 배럴 규모의 공급 부족이 발생했다”며 “시장에 부여됐던 유예기간은 이미 끝났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란은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을 최고지도자로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출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모즈타바가 권력을 승계하면서 미국과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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